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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에, 아마도 평생을 두고 가끔은 그리워 할, 사람을 하나 두고 왔다.
허름한 버스에 올라타 플랫폼에 서 있는 그를 물끄러미 바라본 날 이후,
한 차례 이메일이 오가고 그 이상의 연락은 서로 없었다.
두 달쯤 뒤에 메일을 한 번 썼지만 답이 없었고,
석 달쯤 더 지나 나는 한국에 왔다.
다시, 오랜만에 메일을 썼다. 언제 읽을 지도 알 수 없는 아주 짧은 안부 메일을.
섭섭한 생각은 없었다. 에콰도르는, 한국처럼 인터넷을 하는, 그런 나라는 아니니까. 언젠가는 읽게 될 거고, 그럼 분명히 나를 찾을 거라고, 그러고는 그냥 잊어버렸다.
2주가 흘렀나 보다. 그에게서 메일이 와 있었다.
거의 매주 너한테 메일을 썼어.
하지만 답장이 한 번도 없어서 네가 나를 잊었다고 생각했지.
메일 보니까 너무 기쁘다.
전해지지 않은 편지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생각하는데..
핸드폰에 낯선 번호가 찍혔다.
여보세요.....
저 편에서 들리는 소리는.... 여보세요, 가 아닌.. 알로, 였다.
알로, 올라!!
그의 말을 거의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말하려는 타이밍이 겹치거나 엇갈렸다.
겨우 알아들은 질문에는 아무런 답도 하지 못 했다. 머릿 속이 하얬다.
결국 대화가 아닌, 다만 목소리만 확인하는 통화는 아주 짧게 끝이 났다.
끊자고 말할 새도 없이 상대편 카드가 다 되는 바람에.
그래도 기뻤다.
그에게는, 내가 무슨 행동을 하건 말을 하건, 앞서나가거나 창피하거나 한 게 아니라서 좋았던, 그 느낌이 여전해서.
다시 에콰도르에 오게 된다면, 전화만 하라며 웃던 모습이 이제야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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