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점심 때면 조합원들이 있는 %%어린이집에 점심을 먹으러 간다.
상근자가 나 밖에 없기 때문에 혼자 밥먹기도 좀 그럴테고, 임금수준이 낮아서
밥값만 해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점심을 제공하라는 노조의 요구에 대해
사측이 받아들였다. 그런데, 그 사측-어린이집 원장-은 보육노조 인천지부
준비주체였다. ㅋㅋ 그러나 원장은 가입자격이 없어서 준비 후에 노조가
본격적으로 떴을 때는 사측으로 변신~)
점심시간에 내가 어린이집에 가면 아이들은 처음에는
"까치 선생님 안녕하세요?"
라며 인사를 하더니 , 좀 시간이 지나니
"까치 선생님 안녕~"
이러더니 요즘은 아예
"까치 왔어?" "까치 안녕~"
이런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이들이 예의가 없다는
그런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예전에 부모님들에게
반말을 찍찍하는 아이들을 보면 참 사가지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왜 우리 애들에게는 그런 생각이 안 들까? 미스테리다..
암튼 오늘의 주제는 이건 아니고(늘 주제로 들어가기 전에
쓸데없는 얘기를 한다.)
어느 날 어린이집엘 갔는데, 7살인 @@가 "까치~~~"
라고 귀청이 찢어질 듯 소리를 지르며 나에게 와서 안긴다.
내가 서있으니 @@의 얼굴은 나의 배에 와서 퉁~ 하는데
안았던 팔을 풀어서 손가락으로 나의 배를 가리키며 묻는 거다.
"까치~ 이 안에 애기 있어?"
예상하지 못했던 질문에 나는 당황한다.
"아니~~ 없어~"
"까치, 결혼했잖아, 그러니까 이거(뱃살 윽!) 애기 아니야?"
(그래, 아이들에게는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게 제일이다는 생각으로)
"아냐! 그건.. 까치가 살이 쪄서 배가 나온거야.. 애기 아니야."
"에이~ 거짓말. 결혼했는데 왜 애기가 없어~"
"@@야~ 결혼한다고 다 애기가 생기는게 아니야, 사랑을 해야 생기는 거야~"
나를 쓰러뜨리는 @@의 한 방
"그럼 까치는 아저씨 사랑안 해?"
"ASL;DKJF2Q30948ㅁㄴ이ㅑㅓㄻ니ㅏㅓㅇㄹ"
그 뒤에는 도대체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서 횡설수설..
@@는 계속해서 나에게 집중포화를 하면서 사랑을 한다는 나의 말에
그런데 왜 애기가 않 생기냐고 하고, 자기는 까치애기가 여자애였으면
좋겠다고 하고 난리다.. 으... 5,6,7세에게 성교육은 어떻게 해야하는 거야!
@@야, 나에게 그런 어려운 질문은 하지 말아줘.. 쁠리즈...
아놔 귀여워요 ㅇ<-<
히히
ㅎㅎㅎ 아... 비슷한 건 아니지만,
저도 학원강사를 하던 시절에 초등학교 학생에게
3곱하기 2가 왜 6인지 설명하는데 진땀을 빼야 했다는...
저는 아이들 참 싫어하는데... 어우. 어쩜 좋아요. 너무 귀여워요. ^^
뎡야핑/ 진짜 귀여워요.. 그리고 여자애들은 폭 안길 때 느낌이 너무 따뜻해요. 우리 아이들도 그렇게 느끼겠죠? ^^;
디디/ 나는 왜 디디하면 땅고밖에 생각이 안 날까요? 디디란 이름 보니 애들이 땅고를 추면 어떨까 상상하고 있어요 글쎄
스캔플리즈/ 저는 대학교수보다는 고등학교 교사에게, 고등학교 교사보다는 중학교 교사에게, 중학교 교사보다는 초등학교 교사에게, 초등학교 교사보다는 유치원 교사, 보육교사에게 더 높은 임금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아.. 이건 맑스주의에 어긋나는 발언인가? 끄응..) 왜냐면 정말 고등학교 이상만 되도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단어로 가르치고 소통이 가능하지만, 그 아래로 내려갈수록 이들이 이해하려면 어떤 단어가 필요할까 어떤 방식이 필요할까 어떤 순서대로 이야기할까 고민이 몇 배로 들고 진짜 '애를 써야'하니까요. 근데 학원에서도 고등학생 가르치는 강사는 목에 힘주고 다니고 임금도 많이 받고 오히려 쎄가빠지게 진땀빼며 아이들과 씨름하는 초등부 강사들은 끽해야 80~90이에요. 학원에서 5년가량 알바하는 동안 내내 그 생각을 했어요.
레이/ 아이들과의 소통은 어른과의 소통과 정말 다른 매력이 있는 거 같아요. 그래서 보육교사들이 그렇게 저임금에 장시간 노동을 해도 그만두지 못하는 거 같아요. 아이들은 마약같아요.. 나빠요..(농담^^*)
동감이에요. (근데 저는 지금 중,고등학생들을 상대로 과외하면서 돈 많이 받고 있죠.) 학원강사들의 임금이라는 게, 노동량에 대한 합리적인 계산으로 결정되지는 않는 것 같아요. 그 동네는 참 비정상적인 구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