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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공서 3.

  저는 혀가 짧은 건 아니지만..  말이 좀 어눌한 편이죠.  몇년전..  혼자서 조끼입고 출근해서 사무실이 뒤집어지고는 이대로 있으면 않되겠다 싶어 소식지를 들고 떠밀리다시피? '선동'이라는 것을 한적이 있어요.  그때는 휴게실이나 식당에서 큰소리로 머라고 떠들고는 복사해온 소식지를 하나씩 건네드리는 일을 주로 했었어요. 가물가물 기억 나는건..  "18개월이상 일한 계약직 노조원들을 회사는 해고하지 못해요.  노동조합에 가입하면 단협에 의해 보호를 받아요~~~ 짜르지 못합니다~~~~" 라거나..  "고상한척 하는 점장이 뒤구녁으로 이 만큼 서류 맨들어 저를 고소고발했습니다~~"  음..   그러다 보안용역에게 린치를 당하거나 소식지를 걷어간다고 몸싸움을 하기 일쑤였죠.  소식지 걷어가면..  바닥, 벽, 휴게실 유리창에 도배해놓고.. 띠면 또 붙이고..  낭중엔 창고 박스 중간중간에 숨겨놓아 몇날 며칠 박스를 들어낼때마다 소식지가 한두장씩 굴러나왔죠.  음.

 

    우연히 관공서에 뭐 접수하러 갔다가..  공무원노조? 간부인 듯한 분의 선동을 듣게 되었습니다.  일과시간이었지만 사무실 중앙탁자에 모두 모이셔서 일을 잠시 놓고는 공무원아저씨들이 어떤분 연설을 듣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연금문제로 서울에 모여야합니다. 라는 말씀인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너무나 심을 주어 딱딱하게...  노동자풍?의 힘주어 연설을 하셔서 마치 옆에서 보면 모여있는 사람들을 막 나무라 거나 혼내키는 것 같이 보였습니다.   그렇게 얘기하시다..  갈때가 되어서는 '그래도 안오실거죠? 꼭 모여야혀유' 라고 조용히 말씀하셨는데..  경직되어있던 청취자분들이 여기저기서 웅성웅성 얘기하기 시작하셨죠.

 

   선동은 정보전달을 통해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인데..   너무나 악을 쓰고, 정형화시켜 감정없이 얘기하는 것 같아 조금 아쉬웠습니다. 특히 집회서 이런 모습을 많이 보게되는데 노동조합이 대중조직이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대중의 마음을 별로 움직이지 못하고 바람직한 모습은 아닐것 같습니다.

   얘기하듯이..  아니면 침묵을 섞어   쉬운말로.. 장소와 대상에 맞게.. 진심으로 마음을 전하는 것. 이것이 진짜 선동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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