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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말과 글을 쓰는 것, 민주주의의 출발이다! - 희망버스 1차 약식 기소 통지서를 받고

쉬운 말과 글을 쓰는 것, 민주주의의 출발이다!

- 희망버스 1차 약식 기소 통지서를 받고

 

2월 29일자로 부산지방검찰청(검사 노선균)으로부터 1차 희망버스 ‘피의사건 처분결과 통지서’가 날라왔다.

 

집시법 -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일반교통방해 - 혐의없음(증거불충분)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주거침입) - 구약식

 

‘구약식’?

뭐지?

뒷면을 보니 ‘처분 결과 통지서 용어 설명’이 나온다.

기소유예 처분, 혐의없음 처분, 죄가안됨 처분, 공소권없음 처분, 각하 처분, 참고인중지 처분 등

그런데 ‘구약식’에 대한 설명은 없다.

 

나중에 희망버스 소송팀에 확인한 결과 ‘약식 기소’란다.

일주일 후에 법원으로부터 100만원에서 300만원 정도의 벌금형이 나올 가능성이 크단다.

그 때 정식재판을 신청해서 진행하면 된다고 한다.

 

그건 그렇게 진행하면 되는데,

‘약식 기소’라고 쓰면 될 일을 왜 ‘구약식’이라고 썼지?

‘구약식’이라고 썼으면 뒤에 용어 설명을 해주든가.

 

근데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은 이런 현실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널리 퍼져 있는가?

2년 전 모친상을 당했을 때, 화장을 하고 난 후 제를 지내는데 축문이 온통 한문으로 되어 있어서 그것을 전문 우리말로 번역하여 읽은 적이 있다.

그 때도, 그리고 지금도 절실하게 느끼는 건데 어려운 용어, 전문 용어를 쓰는 것이 우리 사회 일상에 얼마나 깊게 뿌리박혀 있는지, 그런 현실이 사람들 사이의 소통을 어떻게 가로막고 있는지, 그리고 그 용어를 해석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어떻게 권력을 행사하는 지, 그 용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어떻게 전문가들에게 의존하게 만드는지 알 수 있었다.

 

책을 만든다는 내가 이럴진데 ---

쉬운 말과 글을 쓰는 것, 민주주의의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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