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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사랑하며 살아가자 54회 – 봄기운을 만끽하며

 

 

 

1

 

읽는 라디오, 쉰 네 번째 불을 밝힙니다.

안녕하세요, 들풀입니다.

 

봄기운은 완연하지만 아직 꽃을 기대하기에는 조금 이른데요

제주에서 먼저 꽃소식을 보내왔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겨우내 앙상했던 가지에 매화가 한가득 피었습니다.

새순이 나오기도 전에 먼저 꽃을 피우는 모습이

그동안 몸속에 품어왔던 에너지를 뿜어내는 것 같아서

사진으로도 그 힘찬 기운이 고스란히 전달됩니다.

 

올 봄에는

이 매화처럼

화사한 에너지를

나누며 살아봐야겠네요.

 

 

2

 

오래간만에 반가운 얼굴을 연달아 만났습니다.

제가 모르는 것이 있어서 연락하면 자세하게 이것저것 얘기해주셨던 분들입니다.

그런 분들이 부탁할 것이 있다고 찾아왔으니 없는 것도 드리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두 분이 별도로 연락을 해 오셔서 며칠 사이에 두 분을 다 볼 수 있어서 더 좋았습니다.

그 부탁이라는 것도 사소한 것이어서 별로 부담되지 않기에 아주 흔쾌히 들어드렸죠,

 

두 분을 만난 기회에 제가 고민하고 있던 문제를 상의 드렸습니다.

한 분은 아주 상세하게 조언을 해주셨고

또 한 분은 냉철하게 제 부족함을 지적해주셨습니다.

두 분의 다른 조언이 저를 더 풍부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해주더군요.

 

그 반가움과

그 따뜻함이

제 마음을 환하게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성민씨가 보내 주신

매화사진까지 더해지니

봄기운이 넘쳐나네요.

감사하고 또 감사할 뿐입니다.

 

 

3

 

‘읽는 라디오 사람을 사랑하며 살아가자’를 진행한지 1년이 됐습니다.

 

처음에는 호기롭게 “이 방송이 세상을 향해 한 발자국쯤 더 다가설 수 있는 역할”을 하겠노라고 선언했습니다.

다소 버벅거리며 시작했던 방송이 조금씩 안정을 찾아갈 즈음 저의 호기로운 선언은 풀이 죽기 시작했습니다.

매주 반복되는 방송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민을 하면서 그 고민에 빠져버린 것이죠.

찾는 이가 거의 없는 외진 이곳에서 세상을 향해 나아간다는 것은 그렇게 만만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몇 달 만에 실감했습니다.

 

그렇게 초반부터 방황을 하면서 많은 고민을 했고 성민씨와도 얘기를 많이 나눴습니다.

그런 과정 속에서 얻은 결론은 ‘세상을 향해서 뭔가 얘기를 쏟아내려고 하기 보다는 세상과 내면의 얘기를 들으려고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결론에 동의하면서도 그렇게 귀와 마음을 열어놓은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성민씨의 도움 속에 이런저런 시도들을 하면서 조금씩 노력들이 쌓이니까 귀와 마음이 열리기 시작하더군요.

그러면서 방송이 편안해지고 재미가 생겼습니다.

 

크고 작은 부침을 겪기도 하면서 1년을 걸어온 지금

읽는 라디오는 순항을 하고 있지만

이 궤도가 원래 생각했던 방향인지는 모호합니다.

“외롭고 힘든 이들에게 따뜻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려드리는 방송”이 되고자 했는데

그런 방송이 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자신 있게 답하기가 어렵습니다.

“이 방송이 세상을 향해 한 발자국쯤 더 다가설 수 있는 역할”하겠노라던 저는

세상을 조용히 바라보게 되는 위치로 한 발 물러서 있음을 알게 됐습니다.

“이제 다시 사람을 사랑하며 살아보는 게 꿈이다”라던 성민씨의 바램을 이루려던 노력도

방송의 타이틀로만 앙상하게 남아버린 것은 아닌지 고민하게 됩니다.

 

지난 1년을 돌아보면 제가 얻은 것도 있고, 놓친 것도 있고, 잃은 것도 있습니다.

얻은 것 놓친 것 잃은 것이 모두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이제 그것들을 마음속에 잘 간직하면서 항해를 더 이어가야겠습니다.

이 방향이 원래 의도했던 방향인지 아직도 자신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조금씩 나아가다보면 좀 더 많은 것들이 소중하게 쌓여가리가 믿어보면서

‘읽는 라디오 사람을 사랑하며 살아가자’는 앞으로도 계속 나아가겠습니다.

 

 

 

(윤선애의 ‘아름다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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