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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잘 살아보자

이른 시간 일어나 이것저것 뒤적이다 글을 쓴다.


요즘 힘들지 나무는 또 다른 누군가의 슬픔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일상이 힘들 거야. 나무보다 나이가 많은 나도 힘들어 하니 너는 더 많이 힘들겠지. 많은 친구들이 스스로 자신의 삶을 포기 했다는 소식이 들릴 때마다 나무가 견디기 힘들다는 것을 알지만 내가 나무에게 할 수 있는 말은 그저 너도 많이 힘들겠구나라는 말 밖에는 할 말이 없어 미안하다.


하지만 나무야 나는 네가 숲을 이뤘으면 좋겠어.


그 숲이 산과 들의 숲이든, 아니면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공원 안의 나무들로 만들어진 숲이든 산짐승, 들짐승이 살 수 있는 그런 숲이었으면 좋겠어. 누구가의 인위적인 손놀림으로 잘리고 꺾어지더라도 뿌리째 뽑혀 다른 곳으로 옮겨지더라도 그곳에 뿌리를 내리고 숲을 이뤄나갔으면 좋겠어.


내가 나무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일까?


나무야 네가 학교에 다니던, 아니면 학교라는 틀을 벗어나 있던 그것은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 나는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았으면 좋겠어. 누군가의 의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네 자신의 의지로 살아가면 좋겠어.


어쩌면 한가한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나무가 가끔은 책도 읽고, 시도 써보면 좋겠어. 시라는 것이 뭐 별건가 죽고 싶을 만큼 힘들면 씨발 씨발 정말 정말 너무 너무 힘들다라고 쓰면 그게 네 마음이고 그게 시가 아닐까?


나무야 나는 네가 좋다. 아주 많이 좋아. 나 말고도 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으니까 더 이상 너 혼자라고 생각하지 마. 주위를 돌아보렴. 그리고 힘이 들면 너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도와달라고 해봐. 왜 망설이고 있는 거야?


나는 네 나이테가 하나 둘 늘어 가면 좋겠어.


나이테가 하나 둘 늘어갈 때마다 조금 씩 성장해 가는 네 모습을 보고 다른 사람들도 놀라겠지만 네 자신도 많이 놀라게 될 거야. 옛 어른들은 이렇게 말씀하셨잖아. 죽을 마음만 가지면 못 할 것이 없다. 그러니 네가 힘들어도 잘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나는 믿어. 오늘은 네게 너무 부담스러운 말을 많이 한 것 같네. 사실 오늘 뉴스를 검색하다가 나무에게 뭔가를 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편지를 쓰고 있거든.


우리 잘 살아보자.


잘 산다는 것이 별건가. 남에게 해 끼치지 않고 자기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잘 사는 것이 아닐까?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으면 더 좋겠지만 나는 나무가 반드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무 네가 잘 자라 숲을 이루면 그곳에 나무가 원하지 않아도 짐승들은 그곳에 살아갈 테니까. 그러니 우리 잘 살아보자. 나무는 나무가 있는 곳에서 나는 내가 있는 곳에서 그렇게 잘 살아보자. 나무야 너를 위해 기도할게, 또 언제 네게 편지를 쓸지 모르지만 그때까지 나무야 안녕.


 나무를 사랑하는 사람들 중 하나인 깡통이 2012년 1월 20일 조금은 이른 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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