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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끝

어제 문득 형이 10월의 마지막 날인가 뭔가 하는 노래가 있다며 10월이 가네.. 라고 했는데 오늘 밖

에 나갈 준비를 하며 집에서 미리 귀에 꽂았던 라디오에서, 

 

박명수는 고구마가 생각나는 날이라 하며  (그 때 난 고구마를 삶고 있었다. 어제 만난 후배가 학교에서 맨날 라면만 먹는다 하길래 엄마가 무려 10kg이나 보내준 호박 고구마를 일주일만에 개봉하여 삶았다. 작년 집들이를 하며 사람들이 세제산업 활성화를 위해 태어난 듯 세제를 하도 사와서 집에 세제가 많은데 오늘 또 다른 후배에게 세제 선물을 주기 위해 만나는 길에 고구마를 주며 학교가 나누어 먹으라 했다. 하숙생활을 하는 친구인데 나도 살았던 그 하숙집에는 다른 곳도 똑같겠지만 세탁기가 층마다 있고 자신이 자신의 세제로 세탁을 하여 건조시킨다. 근데 하숙생활해보니 이놈의 세제값도 만만치가 않더라. 하여 집에 있는 많은 세제중 3kg 하나, 미니 사이즈 2개를 건네주었다.완전 좋아하더라.) ,

 

이훈은 10월 마지막 날인가 뭔가 하는 노래가 생각난다 하더라. 나이가 비슷한 사람들의 비슷한 향수인가 보다. 풋.

 

10월의 무거움을 털어버리고 11월로 가자던데, 회사를 관둔지 오늘로 딱 3개월째다. 아직 이러고 있는 것이 너무 좋다. 눌러앉을까 걱정도 되지만 뭐 그렇지 않을 것이라 믿어의심치 않으니..^^

 

엄마가 보내준 (거듭) 무려 무려 10kg짜리 호박고구마는 오늘 열심히 삶았다. 후배들도 주었고 잠시 후에는 농성장에 가져갈 생각이다. 아침에 출근하는 형에게는 함께 일하는 사람에게 주라며 한 봉지씩 가득 두 봉지를 싸주었고. 하여 고구마는 작은 사이즈로 20개 조금 넘게 남아있다. 그래도 많이 남았군. 또 누굴준다.........;;;

 

엄마는 이렇다. 오랜 맞벌이로 다른 친정엄마들처럼 반찬이나 김치 등을 못해주고 집에 형이 오면 거의 대부분 사먹다 보니, 맛있는 것이 보이며 박스채 사보낸다. 너무 많다. 우리 둘이 먹기에는.

김치도 사다주고 반찬도 사다주고 가끔 장도 봐주고. 그런다. 엄마 나름의 열심의 표현이랄까.

 

참. 집에 미니 청소기가 있는데.. 전번 이랜드 벼룩시장할때를 놓쳐 아직 집에 있다. 한번도 안쓴 새것인데 대학졸업 선물로 당시 새내기 후배들이 사주었다. 하지만 당시 하숙집이 둘이 눕기도 좁은 사이즈였던지라(그럼에도 무려 26만원이나 받았다. 다음에는 하숙집 아줌마로 태어날까보다.) 

청소기를 펼칠 엄두도 낼 수가 없었다. 한 손에 쥐고 돌아다니는 것은 아니고 보통 집에서 쓰는 청소기보다 조금 간소해진 사이즈와 기능이라고 보면 되는 그런 청소기였다. 박스채 집에 그대로 있던 지라 필요한 사람있으면 줘야지 싶은데.. 이랜드 벼룩 시장이 지나고 보니 그게 생각나더라.

아쉬비. 다음에 다른 곳이라도 기회가 되면 꼭 내야지.

 

신혼집에는 보통 비슷한 제품들이 여럿있다. 대량의 휴지와 세제들은 기본이고 그 외의 토스터기라던가 뭐 이런거. 하숙집 생활할때 집에 거의 안들어가던 터라 밥값을 빼고 26만원을 냈었는데 졸업하고서도 하숙집에서 9개월정도 생활하다 보니 아침에 출근할때 배가 너무 고픈거다. 내가 출근하는 길에는 그~ 흔한 김밥 아줌마와 토스터집도 없고 말이다. 점심때까지 주린배를 움켜쥐고 일을 하다 안되겠다 싶어 형이 카드 포인트로 구매한 토스터기를 가져왔다. 그리고 결혼을 하고 살림을 합치니 토스터기가 있고, 엄마가 친정 냉장고를 사며 나를 생각해 사은품으로 받았다는 기능 후진 미니 오븐이 있고 결혼선물로 내가 골라 받은 미니 오븐이 있다. 토스터기와 기능이 떨어지는 미니 오븐은 한동안 어둠의 장소에 갇혀있다가 후배들중 원하는 이를 골라 분배하였다.

 

또 분배할것이 없을까..!!!

 

오늘 수다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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