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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의 나이

젊은 애들과 같이 사업해서 좋다던 동지가 말하던, 그 젊은 애들은 30대 초반이다.

아하.. 살짝 가슴이 철렁했다. '30대 초반 젊은 애들'의 좋은 점은 내가 아는 20대 초초초초초초초반 젊은 애들의 특징과 같다. 여기에서 초가 하나 빠지면 또 특징들이 옅어지고.

 

부끄럽다.

그렇게 예쁜 30대 초반 젊은 애들에게 내가 부끄러웠다.

난 더 예쁘고 씩씩해야 하는데 뒷방 늙은이처럼 자꾸 생각도 하는 짓도 골아가는 것 같아서 말이다.

 

후지다.

내일은 오늘보다 덜 후진 내가 되어야지.

 

*

후배들은 선거에 나간다. 무리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후배들이 나가기로 결정하였으니 더이상은 무리수라고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음. 또 기금을 내야겠군.

 

*

내 얼굴은 미스 홍당무 같다. 아무래도 강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를 타는데 마스크도 없이 그냥 찬바람으로 생생 얼굴에 자꾸 따귀를 날리니 그런것 같다. 이러다 컨트리걸 디지즈에 걸리겠다.

아니된다. 그럼 어쩐다.....?

 

*

난 참 씻는게 귀찮다. 다들 나처럼 귀찮나? 형과 살기 전에는 발도 안닦고 잤다. 그게 뭐가 잘못되었는지도 전혀 몰랐다. 그런데 형을 보니 꼭꼭 발을 닦더라. 그리고 나에게도 닦으라고 슬슬 말하기 시작했다. 나도 아주 슬슬슬슬 발을 닦기 시작했다. 아직도 익숙치는 않지만 그래도 발을 안닦고 침대에서 텔레비젼을 볼때에는 양심적으로다가 침대 밖으로 발을 빼기도 한다. 음 양심적이야.

지금도 양말만 벗은 발을 꼼지락 대고 있다. 참 나.... 이러고 있다.

 

*

물건을 사는 일은 즐겁다. 소비를 부추기는 사회에서 부추김을 당하는 꼴이라니.. 우습다.

예를 들면 얼마전 형이 월급을 받고 나는 12,000원짜리 문서재단기를 샀다.(난 왠지 문서세단기가 그의 명칭이라 생각하고 검색해서 샀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세단기가 아니라 재단기더라. 세탁기도 아니고 세단기를 찾는 나는 뭐고 내가 찾아 나오는 너는 또 뭐고 좋다고 사는 나는 또 뭐야.)

수동으로 손으로 돌리는 A4 용지 사이즈의 문서세단기. 오매불망 이제 올까 저재 올까 기다리고 있다. 참. 뭐. 대단한 큰 비밀이 있다고..

손으로 돌린다고 생각하니 세탁기가 생각난다. 이전에 자취생활할때 세탁기를 사고 싶었다. 하지만 세탁기를 새것으로 사기에는 만리장성만큼 비쌌고 중고를 사자니 믿을 수가 없었고 손세탁을 하자니 감당할 수 가 없었다. 재미삼아 인터넷을 뒤지던 중 손잡이를 돌리면 그 힘으로 세탁이 되는 세탁기가 있었다. 천원이던가 만원이던가. 만원 이하였던거 같다. 뭐 부품이 들어갈게 별로 없었으니.

용량은 청바지 한벌 정도이고 폐달같이 생긴 손잡이를 1분이 30회정도 돌려주면 된다고 했다. 그걸 살까 진지하게 고민했었는데 다들 웃기만 하고 아무도 동의해주지 않아 돈지랄이라 결론 내리고 안샀다. 그런데 웃기게 난 이런게 가져보고 싶다.

참 얼마전에 갖고 싶었던 것 또 하나. 54,000원짜리 야채다지기. 당근, 양파, 등을 넣고 손으로 돌리면 야채가 다져서 나오는건데 독일제품으로 뭐 상품평은 튼튼하다더라. 이것도 갖고 싶었다. 집에 계란은 있는데 야채다지기가 싫어서 계란말이 안해먹음.... 하지만 제품이 비싸고 그렇다고 9,900원짜리 야채다지기를 사기는 싫고... (사실 전에 혹해서 3,000원짜리 야채다지기 샀다가 완전 후져서 버린 경험이 있다)  그리고 니가 직접 다지면 되지 집에 놓을 자리도 없는데 어딜 사..? 라는 내면의 목소리가 강한 터라 화면에 띄워놓고 바라보고만 있다. 최구두쇠네 집의 굴비마냥...

 

아 오늘 수다 많이 떨었다.

 

그런데! 그리고 보니! 물건이 손잡이가 있는게 많네.. 음. 생각해보건데 완전 자동은 비싸니 엄두가 안나고 손잡이가 없는 것은 더 구식 혹은 더 심한 수동식이기에 적당한 가격과 품질의 손잡이 들어간 제품을 찾는 것이 아닐까 싶다.. 풋. 어설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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