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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

28.

오늘은 집에 있기로 한 날이라 무지막지한 늦잠을 자게다는 결의를 다지며 어제 밤 잠들었는데 11시쯤 깼다. 이게 어찌된 일인지 모르겠다. 날씨가 건조한 탓도 있고 내가 그다지 좋은 음식을 먹지 않는 탓도 있고, 아토피가 슬슬 시동을 걸고 계신다. 시동은 거셨고 느린 속도로 달리는 중이랄까..

26.

"오늘 목요일인가요?" 라고 옆 동료에게 물었다. 확실히 월요일에 술을 몽창 먹으면 일주일이 어렵게 흘러간다.

일들이 저 멀리서 한꺼번에 달려오려고 하는 중이다. 에라이~

24.

회의를 다녀와 완전 좌절중이다. 모지라다는 생각이 부글부글 올라오고 토끼가 발을 구르듯 퉁퉁 발을 구르고 있으며 머리를 도리도리 흔들고 있다. 별로다. 오늘 회의를 가기전 많은 생각을 했었다. 내가 생각한다고 뭐가 얼마나 나오겠냐만은 고민했었다. 그런데 오늘가서는 고민한 것들 중 구체적인 꺼리들에 대해서는 말하지도 못하고 공자님 말씀만 부들부들 떨며 하다 오셨다. 김 군은 내 나이에 그러지 않았다고 하던데 나는 내 나이에 왜이래? 연기라도 잘 하면 좋을텐데 연기도 모지란다. 아 오늘은 좌절이다.

21.

눈 감았다 뜨니 딱 1주일이 지났다. 이번주에는 1인시위가 3일 연속 있었고, 회의가 약간, 수련회, 엄마아빠만나기, 꼭 가야하는 가고싶은 집들이가 있었다. 에구머니. 그랬더니 딱 1주일이 간다.

14.

아침 조조로 초능력자를 보았다. '초인'은 이름이 없다. 감독은 고수와 그 주변인들에 대해 "'우리'이지만, 그 우리는 각자 다 다름을" 보이고 싶었다 했다.

엄마에게 다녀왔다. 엄마에게 책을 빌려주고 안부를 물으러간 길이었는데 엄마가 또 다른 책을 빌려줘 돌아오는 가방의 무게는 같았다.

월요일이다. 아하. 주말엔 잘 놀았는데 그런데도 월요일이... 얼싸안을만큼 반갑지는 않다.

13.

어제도 술자리가 있었으나 술에 여유로워진 친구님의 도움으로 1시쯤 귀가. (친구야 니가 어른이 되나보다. 고맙다.)  형은 심한 몸살감기로 저녁 8시부터 기절 중이었고. 난 돌아와 엉덩이 두 번 두들겨 주고 잠깐 컴퓨터 하다 잠들었다. 그런데 오늘과 내일은 일이 없다. 세상에. 물론 할 일은 있으나 잊기로 했고, 일정은 없다. 야하하. 그런데 무려 11시에 일어났다. 너무 일찍 일어난거지.. 마루에서 고개를 떨구고 '난 왜 이리 일찍 일어난거지' 라 중얼중얼....

형의 보신을 생각하며 맛있는 점심을 먹으러 다녀왔다. 그런데 저녁도 하기 싫다. 오늘 햇살은 참 좋더라. 엄청난 빨강을 뽐내는 단풍도 예쁘고. 뭘 먹으러, 둘이 데이트를 하러 차를 타보긴 참으로 오랜만인듯 하다. 내일은 조조 영화도 보기로 했다. 오늘 밤에 볼까 했는데 1인당 9천원이라 하더라, 그래서 못보겠다. 조조는 1인당 5천원, 거기에 오케이캐쉬백 할인받아서 조금 마음이 가볍다. 점심먹고 돌아와 둘이 잠깐 눈을 붙인 것도 좋았다. 얼굴이 좀 살아난듯. 나보다 바쁜 이들이 많은 텐데 혼자 잘 먹고 잘 놀아 좀 미안하다. 젊은게 빠져가지고 그래요.

12.

말 안하고 있으면 중간이나 간다는 말은 회의자리에서만이 아니라 술자리에서도 마찬가지다. 속이 좁다 나는. 왜 담아두지를 못할까, 담지 못하겠다면 얘기해야겠다면 감정을 좀 뒤로 빼고 잘 얘기하지 못할까. 그녀를 좀 좋아했다면 달랐을 텐데. 그렇다해도 그게 어디 그녀의 탓이랴, 내 문제인걸. 그녀도 그녀이지만 그에게 미안하다. 좀 잘보이고 싶은데 말이다.

오늘 복잡한 머리를 흔들며 발을 약간 구르며 생각했다. '불편하다면 온 몸으로 불편해하라'고...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찬찬히 짚어보는 것 까지는 게으름에 하지 못한다해도 불편함을 몸으로 겪고 기억하기라도 하는 것, 내가 불편해야할 상황이니 그리 불편해하라는 것. 응 그리 불편해하다가 결국 메신저로 미안함을 전하다. 무엇에 미안해했냐면, 그를 불편하게 만든 것, 그녀의 미안하다는 말을 잘 받지 못한 것, 그리고 말로 하지는 않았지만 내 태도에 대한 것. 미안했고 오늘은 미안해할 예정이다.

별로다, 나.

11.

비가 우장창 쏟아지다. 번개도 천둥도.. 무슨 영화같더라. 깃발 들고 있는 사람들은 비에 바람에 무지 힘들겠더라. 42대 회장을 보고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슬쩍 스쳐지나가다. 그리고 술을 먹다. 열심히 먹었다. 그래서 취했고 형에게 못되게 굴었다. 이건 진짜 나쁜 짓이다. 형에게 잘해야 하는데, 왜 그러느냔 말이다.

10.

어제 보기 시작한 메디슨카운티의 다리는 입을 헤 벌리고 쳐다보다가 3부로 나뉘어진 파일의 절반쯤 보고 잤다. 그때가 벌써 2시였거든. 원체 일찍 일어나는 분이 아니신지라 출근이 어려워질 것 같아 절반에서 포기. 오늘 집에 가서 나머지를 봐야겠다.

어제와 오늘은 저녁에 약속이 없다. 잡지 않았다. 좋다. 수선집에 맡긴 옷을 드디어 찾아야겠다.

데이브레이크의 음반을 집에서 가져왔다. 일하며 듣고 있는데, 좋고마.

9.

뭔가 허전한 날. 형이 농성을 가서 그런가 보다.

그 유명한 메디슨카운티의 다리를 다운 받았다. 처음에는 그냥그런 영화로 생각하고 20분 간격으로 휙휙 넘겨보다다시 맨 앞으로 돌아와서 점핑하지 않고 보는 중이다. 그리고 지금은 잠시 정지시켜 놓은 상태에서 쓰는 중.

지금까지 44분 봤지만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메릴 스트립은 두 사람만으로 화면이 꽉 차다 못해 터질 지경이다.

8.

하루에 한 줄, 한 단어, 한 구절... 뭐라도 써놔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떠오른 생각들, 느꼈던 것들이 제대로 하는 것 없이 바쁜 속에 휙휙 지나간다.

뭔가 깊고 대단한 것을 쓰겠다는 (가끔씩 느껴지는) 구질구질함도 비워내고

뭘 했는지, 머리 속에서 휘리릭 달려나간 몇몇 가지들도 써놔야 겠다.

근데 머리속이 비어있으면?  "비어있다고 쓴다"  (맨날 이말만 쓰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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