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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길을 가네

먼 길을 가네


먼 길을 걸어왔네
또 먼 길을 걸어가야 하네
내 세상의 길을 걸었네
한적한 들길을 걷기도 했고
붉은 산 황톳길을 걷기도 했네
가쁜 숨 몰아쉬며
가파른 산길을 오르기도 했고
시원한 바람의 길을 걷기도 했고
모랫바람 몰아치는
사막의 길을 걷기도 했었네
사람들은 모두
먼 길을 쉼 없이 가네
사람들은 그 길 위에서
사랑을 하고
희망을 노래하고 이별을 하고
끝없는 길을 걸어가네
삶의 머나 먼 길을
오늘도 걸어가네


- 정안면의《바람의 행로》에 실린 시 <먼 길을 가네>(전문)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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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도 변화

2도 변화


변화는 180도의 전환으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 식으로 하려다가 괜히 애만 쓰고
아무런 해결점도 찾지 못하는 때가 더 많았다.
진정한 변화는 마음과 행동을 약간씩만 조정하는
2도 변화를 통해 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깨진 창을 고치고,
작은 액자를 채우고, 더 많은 것을 보기 위해
작은 것에 초점을 맞추며, 운전대를 2도
정도만 돌리는 작은 일들 말이다.


- 존 트렌트의《2 ° 변화》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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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항상 고상할 필요는 없다

사람이 항상 고상할 필요는 없다


좌절했을 때,
화났을 때, 분노를 터뜨리세요.
사람이 항상 고상할 필요는 없습니다.
평소 품위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우는 사람이 있으면 어깨를 토닥여 주세요.
그리고 이렇게 말하세요.
"괜찮아요. 내가 당신과 함께 있을 테니…."


- 모리 슈워츠의《모리의 마지막 수업》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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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다 헤어질 때

사랑하다 헤어질 때


사랑하다 보면 헤어질 때가 있다.
그럴 때, 미안하다는 말 대신 고맙다고 말하자.
사랑하게 해줘서 고맙다고. 사랑받을 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했다고. 살면서 당신을 만난 것이
가장 좋았다고. 그래서 너무나 고맙다고,
그렇게 이별의 인사를 하자.
헤어짐은 끝이 아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이 다시 시작되고,
사랑이 끝나는 곳에서 사랑은
다시 시작된다.


- 권소연의《사랑은 한 줄의 고백으로 온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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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서른살은 어디로 갔나

내 서른살은 어디로 갔나


그대 서른살은 아름답다.
가볍지도 않고, 무겁지도 않다.
어리지도 않고, 늙은 것도 아니다.
불안정 속에 안정을 찾아가는 그대는 뜨겁다.
서른살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남은 인생을 결정한다.


- 신현림의《내 서른살은 어디로 갔나》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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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산파

생각의 산파


여행은 생각의 산파다.
우리 눈앞에 보이는 것과
우리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생각 사이에는
기묘하다고 말할 수 있는 상관관계가 있다.
때때로 큰 생각은 큰 광경을 요구하고,
새로운 생각은 새로운 장소를 요구한다.
다른 경우라면 멈칫거리기 일쑤인 내적인 사유도
흘러가는 풍경의 도움을 얻으면
술술 진행되어 나간다.


- 알랭 드 보통의《여행의 기술》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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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일생

엄마의 일생


단 하루만이라도 엄마와 같이
있을 수 있는 날이 우리들에게 올까?
엄마를 이해하며 엄마의 얘기를 들으며
세월의 갈피 어딘가에 파묻혀 버렸을 엄마의 꿈을
위로하며 엄마와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내게 올까?
하루가 아니라 단 몇 시간만이라도 그런 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엄마에게 말할 테야. 엄마가 한 모든 일들을,
그걸 해낼 수 있었던 엄마를,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 엄마의 일생을 사랑한다고.
존경한다고.


- 신경숙의《엄마를 부탁해》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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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을 닦아주며

눈물을 닦아주며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 정호승의 시집《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에
실린 시 <내가 사랑하는 사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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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어른

내면의 어른


바쁜 일상 속이지만
기회가 있을 때면 잠시 마음속을
들여다보자. 그리고 내면의 어른을 상상하자.
그에게 묻고 싶은 것이나 말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이야기하자. 그의 존재로부터
당신에 대한 그의 애정을 느낄 수 있으리라.
이 내면의 어른은 언제라도 당신을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


- 드류 레더의《나를 사랑하는 기술》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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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쌍용차 해결 호소’ 일부종단의 침묵 2009.08.06.

‘쌍용차 해결 호소’ 일부종단의 침묵

 

"쌍용차는 전쟁터예요. 사측이 전기를 끊어버려 농성장 안에 있는 남편과 통화도 못해요. 물·음식은 물론 의료품도 들여보내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쌍용차 노조 가족 이정아씨(35)의 절규다. 전쟁터에서도 부상당한 적군을 치료해 주는데, 평택의 전장에서는 최소한의 휴머니즘조차 증발됐다. 신랄한 이들은 평택을 ‘아우슈비츠’ ‘80년 광주’에 비유한다. 경찰이 뿌려대는 발암성 최루액이 농성장으로 쏟아지는데, 농성장 밖 가족은 농성장 안 가족의 안위를 알지 못한다.

첨예한 대치 속에 공권력이 이미 투입됐고, 협상은 타결이 난망한 상황에서 농성장 밖 가족들이 절박한 심정으로 마지막으로 기댄 곳이 ‘종교계’다. 가족들은 정진석 추기경을 만난 자리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을 만난 자리에서 노조 측의 ‘전원 고용’ 구호를 외치지 않았다. “스님, 신부님이 ‘인권 유린’만이라도 막아달라”고 했다.

이런 절박한 호소를 외면하기는 힘들었을 터. 천주교·개신교·불교·원불교·유교·천도교·민족종교 등 7대 종단이 모인 종교지도자협의회는 5일 아침 쌍용차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기로 결정했다. 시민·사회단체와 언론의 비판과 지적에 모르쇠로 일관하는 공권력도 한국을 대표하는 종교 지도자들의 단일한 의견에는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지 않을까. 헛된 기대였다.

한 종교계 인사의 전언이다. “몇몇 종단에서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냈어요. 언제 다시 종교 지도자들이 의견을 낼지 모르겠습니다.” 기자회견은 이렇게 돌연 연기됐다. 김대기 문화부 제2차관도 이날 오전 지관 스님을 찾아 “곧 해결될 수 있는데 (기자회견은)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전했다고 한다. 지관 스님은 김 차관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았지만 정부 측 입장이 다른 종단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몇몇 종교지도자들이 정부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듣기 민망한 추측도 나온다. 종교인들의 침묵이 자초한 결과다.

‘적절치 않은 시기?’ 경찰은 5일 현재 도장2공장을 제외한 모든 건물을 장악했다. 인화 물질이 가득한 공장 특성상 자칫하면 용산참사 같은 인명 피해도 배제할 수 없다. 종교인들이 마땅히 나서야 할 시기인데, 그들은 결국 침묵을 택했다. 재난과 수난을 목전에 둔 평택에서 무조건적 사랑과 평화라는 종교의 가치는 실종됐다.

<김종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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