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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 21장

오늘은 토끼님 집에 가서 새소리 들으며, 맛난 음식 먹으며 세미나를 했더랬다.

토끼님 행복도 하지.

박사 세 명을 보조 요리사(ㅡ.ㅡ)로 거느리고 저녁 상차림을 진두지휘하셨지 뭔가.

 

오랜만에 군만두, 고등어구이.. 이런거 먹으니까 참 맛있더라..........

 

 

1. chap 20. One-eyed science: scientists, workplace reproductive hazards, and the right to work

 

* 여성 노동 보건 분야에 독보적(?)인 카리스마를 행사하고 있는 카렌 메싱 할머니의 글 - 여성 노동자의  건강 문제, 그 중에서도 특히 생식 보건과 관련된 이슈를 다루었음

 

* 그동안 여성 노동자의 작업장 유해와 관련해서는 주로 "임신" 문제를 중심으로 다루어졌는데, 이 때 중요한 것은 여성 노동자 자신이 아니라 뱃 속에 있는 태아. 태아에게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면 당연히 그 태아를 품고 있는 여성에게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가 말이다. 그동안 임신에 영향을 미치는 유해요인이 확인되면, 여성을 그 일자리에서 배제시키는 방법이 주로 사용되었지만, 보건의료사업장처럼 여성 인력이 주를 이루는 곳에서는 할 수 없이 (ㅡ.ㅡ) 근로조건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대처가 이루어짐. 이에 비해 남성 노동자의 생식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득달같이 그 유해물질을 대체하는 놀라운 기민성을 발휘.

 

* 일자리와의 갈등 : 미국 같은 곳에서는 위해 여부가 논란이 되는 경우 페미니스트들조차 나서서 그 정도는 위해가 아니라고, 여성이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두는 반면, 사례로 제시된 캐나다 퀘벡 같은 경우는 일반적인 위해도 수준이 낮더라도 만에 하나 생길 수 있는 위험을 고려하여 임신 여성의 작업 전환을 추구하고 있음.

 

* 임신은 여성 노동자의 아주 일부가 경험하는 사건인데 비해 그나마 여기 연구가 집중되고, 오히려 월경처럼 여성들이 광범위하게 경험하는 현상에 대해서는 연구가 거의(!) 없음.

 

* 크자님이 아주 주옥같은 말씀을 남기셨다. "산업보건이 시부모의 시각을 갖고 있다" - 며느리의 건강은 안 중요하지만 뱃 속에 든 아이는 진짜 중요하고,  아들내미가 불임이라도 될라치면 정말 큰일이라고 생각하는....

 

* 허나 한국상황을 고려할 때, 현재와 같은 극심한 경쟁 체제 속에서 임신한 여성 노동자들을 작업 전환시킬 수 있는 여력이 얼마나 되는지... 또한 여성 노동자들(특히 서비스 부문, 영세 제조업) 에 대한 사회적 보호가 어떻게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딱히 답을 모르겠다...  미국 사례처럼 위험해도, 힘들어도 좋으니 일단 일자리를 지켜야 되는 상황이니.... 

 

* 어제 뻐꾸기 언니와 잠깐 이야기했지만, 전망을 제시하지는 못할 망정... 기록이라도 남기는 것이 절실해보인다.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2. chap 21. Labor, social, and human right

 

* 미국 인권 단체인 Human Right Watch의 조사 보고서 중 일부로, 서비스와 제조업 부문에서 결사의 자유를 침해한 사례를 담고 있음

 

* 노조 설립 방해 공작이 너무도 낯익고 한편으로 너무나 치졸해서 읽는 내내, 세미나 내내 기가 막혔음  - 스파이 (프락치)를 침투시켜 노동자를 감시하고, 점심 시간이면 사업장 지붕에 올라가 주변 식당에서 노동자들끼리 만나는지 감시하고,  작업장 폐쇄한다고 협박하고, 주동자들 해고시키고, 심지어 노조 설립이 이루어져도 4-5년이 넘는 법정 공방을 끌고 가서 다들 나가 떨어지게 만들고....  도대체, 여기가 "선진국" (?) 맞나....

 

*  과연 이 사회가 이렇게 막 나가도 지속될 수 있을까? 일부 좌파들은 위기가 이미 임계점에 이르러 지속 불가능하다면서 내세워 내부 붕괴를 이야기하기도 했지만 (페트라스 같은 사람)....  문제는 글로벌 이코노미 덕분에 여전히 수혈의 여지가 크다는 점... 아무리 미국 사회가 전근대적인 노동 정책/착취 구조를 갖는다 해도, 경제 상황이 지극히 어려운 주변 중남미 국가로부터의 노동력 유입이 이토록 대규모로 이루어지고, 그리고 이들이 처한 환경 때문에 더더군다나 전근대적 노동통제가 쉬운 상황..... 내부는 취약할지언정.. 기댈 언덕이 너무 많고 여전히 여력이 남아돈다. 이런 거 보면 이 사회에 희망이 없어보인다.  책상머리에 앉아서 혼자 비관하는 건 아닌가 모르겠다만.... 어째 이 사회가 도저히 어떻게 변할 것 같지 않다는 불길한 생각이 자꾸만 든다. (마이클 알버트는 이런 좌절과 회의가 좌파 운동의 적이라고 했지만, 내 의지와는 무관하게 자꾸 그런 생각이 드는 걸 어쩌라구... ㅜ.ㅜ )

 

* 그나저나, 미국 노동자들 참 후지게 산다고 안타까워 하기도 참 뭣하다.

그저 "운수사고에 의한 사망"으로 기록될 것 같은 고 김태환 님의 명복을...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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