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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인구집단 관점을 가진 보건학의 학문분야였던 역학이 점차 임상의학, 생물학 (특히 유전자) 중심의 개인주의적 접근과 연구설계/방법론 중심의 테크닉으로 옮아가고 있는 현상에 대한 이유를 Pearce 는 역학자들이 처한 개인적/혹은 직업적 상황에서 찾고 있다.
(Pearce N. Traditional epidemiology, modern epidemiology, and public health. Am J Public Health 1996;86:678-683)
Some of the reasons for the current lack of interest in the population perspective may lie in the personal and professional situations of epidemiologists.
0. 돈이 있는 곳에 연구가 있다.
In most countries the main sources of funding are government or voluntary agencies that have little interest in, or sympathy for, studies of socioeconomic factors and health.
In the last deeade. Western countries, particularly anglophone countries, have increasingly placed emphasis on individual responsibility, typilied by the famous statement by Margaret Thatcher that "there is no such thing as society, there are only families and individuals."
Governments and funding agencies have been most supportive of studies that focus on individual lifestyle, and epidemiologists, either through ehoiee or through necessity, have tended to go "where the money is."
허나, 건강 습관에 초점을 두던 시대도 거하고, 바야흐로 유전자 만능시대가 도래하였으니, 한국의 거의 모든 역학 전공자들이 유전체 역학, 분자생물학에 폭발적 관심을 보이는 현상은 아마도 이것으로 설명할 수 있을 거 같다.
0. 사회적 요인은 교정 불가능하거나, 이를 연구하는 건 너무 정치적이라는 연구자들의 믿음이 관련 있다. 하지만 너무 정치적이라고 외면하는 것 자체가 정치적 행동이다.
A related issue is that socioeconomic factors are "not easily modifiable" and are "too political." However, the decision not to study soeioeeonomie factors is itself a political decision to focus on what is politically acceptable rather than what is rtiost important in scientific and public health terms.
일전에 학회에서 사회역학 연구 방법론 강의를 했었는데, 강의가 끝난 후 한 분이 조심스럽게 찾아와 질문했다.
"저는 사회역학에 관심이 많은데, 보니까 사회주의자들이 주로 이걸 하는 거 같더라구요. 그렇다면 저는 같이 갈 수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이 분야를 공부하면 꼭 그래야 하는 건가요?"
"??? !!!"
0. 역학자들의 생활조건(사회경제적)이 사회의 모순에 대한 눈을 어둡게 만든다.
A further issue may be that epidemiologists tend to be most interested in risk factors that they can relate to, or may even be exposed to. Epidemiologists are frequently at risk from tobacco smoke, alcohol, diet, viruses, and even some occupational chemical exposures, but they are rarely at risk of being poor.
The poor may be occasionally encountered in random population surveys or after taking the wrong exit from the autoroute; in daily life they are mostly invisible, although they are becoming harder to avoid as problems of homelessness and exclusion increase.
굳이 정체성의 정치학을 이유로 들고 싶지는 않다. 자신의 출신 배경을 떠나서 중요한 요인에 대해 성찰하고 이를 일반화시키는 것이야말로 학문을 하는 자가 갖추어야 할 기본 덕목 아닐까? 레빈스 교수가 이야기한 대로, 연구자들이 지역 주민들 혹은 피해 당사자들이 가진 구체적 경험적 지식을 따라잡을 수야 없겠지만, 그 경험들을 추상화, 일반화시켜내는 것이야말로 그들의 몫이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본인이 가난하지 않기 때문에 빈곤문제에 관심이 없다는 것은 사실, '물질이 의식을 결정'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기보다 연구자가 공부를 제대로 안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은 듯하니... 도대체 "하부구조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의식 주체로서의 지식인은 어떻게 형성될 수 있단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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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쿠. 발표 시간 20분도 안 남았는데, 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의식'은 도대체 어데서 온 거냐. 정신 나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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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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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역학과... 사회주의와의 저 절묘한 관계설정이라니... 기절...부가 정보
땡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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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질문자에 뭐라고 답변했나요?""하부구조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의식 주체로서의 지식인""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했으면, 아마도 사회역학은 포기할 듯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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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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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인/ 안타까운 현실이죠 뭐..땡칠/ 답변은.. 뭐 대강 이런 식..'진보적 내용의 학문을 한다는 것이 바로 깃발들고 뛰어나가야 한다는 건 아니다... 어쩌구저쩌구.. 하지만, 관점의 문제는 결코 피해나갈 수 없는 거다 등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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