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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도끼의 삽질

조만간 '삽질'이라는 단어가 금칙어로 지정될지도 모르니 그 전에 원없이 써보련다. ㅋㅋ

 

최근 친구 주먹도끼가 새로운 거처를 마련하고 독립을 했다.

때늦은 독립을 축하하면서 작은 살림을 하나씩 장만해주기로 했는데...

 

# 삽질 1

 

주먹도끼는 나와 장대리에게 '가스렌지'를 요구했다.

절대 밥을 해먹으며 살것 같지도 않은 인간이, 심지어 불판 세 개 짜리 '린*이'라는 유명브랜드 제품을 요구했다.

부루스타면 충분할텐데 말이지...

나의 이러한 이의제기에 주먹도끼는 파르르 떨며, 불판 세 개에 냄비 하나씩 얹어 놓고 우리에게 맛있는 라면을 끓여줄 생각이라는 실로 괴이한 주장을 펼치며 자신의 정당성을 옹호했다. 분식집 차릴 생각인가???

어이는 없었지만, '옛다' 이런 심정으로 장대리가 온라인 쇼핑몰에 주문을 했다.

금욜 학회장에 앉아있는데 장대리의 문자가 날아왔다. 이제 보니 이사갈 집에 가스렌지가 붙박이로 설치되어 있단다. 뭥미?  그러지 않아도 첨 가스렌지를 요구했을 때 내가 분명히 주먹도끼한테 물어봤더랬다. 요즘은 붙박이로 설치된 집이 많은데, 확인해본거냐고.... 철썩같이 없다고 하더니만.............. 으이구.............  주문취소해야겠네 답문자 보냈더니, 벌써 배송완료되었다는 ... ㅡ.ㅡ

 

이날 저녁, 주먹도끼가 소소한 또다른 삽질로 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IKEA 에서 조립가구를 주문했는데, 연장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냐는.... 왜, 공구셋트라도 장만하시게? ㅎㅎ 어이가 없었지만, 친절하게 조립도구들이 같이 배송된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그려면서 물었다. 가스렌지 사건은 도대체 어찌 된 일이냐고!!!

그녀는 어떻게 알았냐며 흠칫(!)하더니, 뭐 중언부언 핑게를 댔다. 자기도 확인을 했었는데 어쩌구저쩌구....  심지어 붙박이 가스렌지의 불판은 네 개나 된단다. 아이구 잘 됐다.  불판 합이 일곱 개니,  분식집은 물론 돌솥밥집도 한 번 차려볼만하겠구나!!! 에헤라~

 

하지만 지난 일요일 현장검증을 해본 결과, 붙박이 가스렌지의 모습은 기존 거주자의 것이라고는 도저히 착각하기 어려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 싱크대와 일체형....... 저걸 못알아봤다는 주먹도끼의 놀라운 안목에 깜딱 놀랄수밖에......ㅡ.ㅡ

 

#. 삽질 2

 

부엌 냉장고자리가 양문형 냉장고에 맞게 틀이 짜져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양문 냉장고를 구입해야 한다고 했다. 뭘 그리 많이 해먹는다고 양문 냉장고를 사나 싶지만, 뭐 자리가 그리 생겼다니 그런가보다 했는데....

역시 일요일 방문해서 보니 냉장고 자리가 비어있다. 안 들어가서 반품했다는 ㅎㅎ

문이 열려야 할 공간을 고려안하고 크기만 딱 본거다..... 

 

그녀는 진정 반품의 여왕?.

 

 

#. 삽질 3

 

공부방의 스탠드가 110볼트 짜리라며, 전기선 연결을 어찌 하나 고심하고 있었다. 

트랜스포머를 하나 사서 부엌의 믹서와 함께 쓸 수 있게 멀티탭을 연결할까 어쩔까....

근데 의심이 들었다. 국산 스탠드도 110볼트 전용이 있나??? 스탠드 미제냐?

 

아니나 다를까,  뒤집어보니 아주 굵은 글씨로 " free volt" 라고 써 있다. ㅜ.ㅜ

돼지코만 바꿔주면 되는 상황....

그럼 부모님 댁에 있는 동안은 이걸 계속 트랜스포머와 연결해서 썼던 거여???

모른 척하고 그냥 트랜스포머 사게 내비둘 걸 그랬나봐..... 으이구....

 

과연 나의 벗 주먹도끼는 언제쯤 이 삽질 시리즈를 종식시키고 진정한 생활인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주의 관찰 요망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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