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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없는 이야기?

 

#1. 최규석 <지금은 없는 이야기>

 

지금은 없는 이야기 - 최규석 우화
지금은 없는 이야기 - 최규석 우화
최규석
사계절출판사, 2011

실은 작년 말에 읽은 책...

최규석의 작품이라면 일단 읽어줘야 함...

 

이것은 우화....

재미나고 교훈적인 어린이용 옛이야기로만 알고 있던 그림형제의 동화들이 실제로는 잔혹하고도 비정함으로 가득차 있다는 걸 깨달았을 때, '우화'란 무엇인가 다시 생각하게 되었지... 

최규석의 이야기들도 그의 바램처럼, 몇 개라도 작자 미상의 우화가 되어 먼훗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수 있길...

 

 

#2. 데이비드 맥닐리 <글로벌 슬럼프 >

 

 

글로벌 슬럼프 - 위기와 저항의 글로벌 정치경제 이야기
글로벌 슬럼프 - 위기와 저항의 글로벌 정치경제 이야기
데이비드 맥낼리
그린비, 2011

 

 

1996년 동아출판사에서 출판되었던 필립 암스트롱의 <1945년 이후의 자본주의>, 1997년 외환위기가 폭발하기 직전 절묘하게 출판되었던 <세계화의 덫>과 시리즈로 읽는다면 아주아주 좋을 책...

여기에다가 밀턴 프리드먼의 <Capitalism & Freedom>, 미국공영방송 PBS 에서 방영되었던 <Commanding Heights> 까지 함께 본다면 금상첨화...

 

"위기와 저항의 글러벌 정치경제 이야기"라는 부제가 시사하듯, 

단순한 경제동향 분석서이기보다 자본주의 경기순환과 계급투쟁의 역동학을 잘 보여주는 책.

 

*

한국이 1997/98년에 경험한 외환위기에 대해

장하준 교수가 국가와 재벌에 의한 민족경제/관리경제 체계의 붕괴를 주요 원인으로 지적한다면

 <세계화의 덫>은 실물경제와 무관하게 유동하는 투기적 금융자본에서 근원을 찾으려했고,

이 책은 후자의 의견에 덧붙여 내재적인 '평균 이윤율 하락'이 주요 동기였음을 지적한다.

또한 금융자본에 대한 규제완화가 몰락을 가져왔다기보다,

이러한 규제완화가 이미 다양한 우회경로를 통해 (다양한 역외은행들... ㅡ.ㅡ)  맘대로 돌아다니는 금융자본을 다시 국내로 끌어들이기 위한 고육책이었다니... 그럴 법도 하군....

 

*

현재 미국이 경험하고 있는 경제위기의 차별적 성격에 대한 실증자료들은 아무리 봐도 적응이 안 됨...

2006년 자기 집을 구입한 흑인 중 56%가 집을 압류당했다느니,

미국 어린이의 50%가 유년기에 어느 한 시기는 푸드스탬프에 의존하고, 흑인 어린이는 그 비율이 90%라는...

이게 나라여???

 

*

새로운 저항을 역설하면서, 오늘날에는 급진주의조차 스타일리쉬한 패션코드로 자리매김한 현상을 지적한 것에 깊이 공감.... ㅡ.ㅡ

이는 신자유주의적 소비문화의 쿨함이 사회변혁 운동에도 침투한 것....

하지만 이 책의 장점은 한심한 세태에 장탄식을 늘어놓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사례들을 소개하고 긍정적 변화의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점...

볼리비아, Guadalupe, Oaxaca 에서 일어난 가슴벅찬 투쟁과 (완전하지는 않지만) 승리의 사례들,

그리고 이런 경험을 가진 라틴아메리카 출신 이주노동자들을 통해 미국으로 확산되는 투쟁들...

물론, 하워드 진 할배의 이야기만한 가슴떨림은 없었지만 (이 책의 문장들은 극도로 건조 ㅋㅋ)

내용 자체가 주는 울림과 벅참은 그래도 상당함...

뒷부분에 부록으로 실린 저자 인터뷰에서 조지오웰의 <Homage to Catalonia>를 권하며 "누군가가 기존의 잘못된 것에 저항을 하고, 또 다른 이들이 자연스럽게 같이 나서고, 그래서 집단적인 움직임으로 융화될 때 비로소 집단적 트라우마도 치유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에는 웬지 동지적 의식마저 ㅋㅋ  그려... 이 책은 필독서지....

 

*

로자 룩셈부르크를 인용하며 '개혁이냐 혁명이냐'가 아니라

"사회혁명이 목표라면 개혁을 위한 투쟁은 그 수단이라"는 지적에 완전 공감!!!

한국 사회에서 한 동안 은'개혁'을 이야기하면 개량 취급을 받았지만,

요사이는 '개혁' 그 너머를 이야기하면 분열주의자, 고립주의자, 심지어 수구적 좌파로 낙인.... ㅡ.ㅡ

현실성 혹은 실현가능성이 모든 것의 잣대가 되어 버리면서,

선거에서도 당선 가능성이 가장 중요하고, 프로그램에서도 재원조달 가능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어버림....

우리는 어쩌다 이리 된 것일까???

 

*

"신자유주의가 은연중에 강제하는 기억상실증을 극복하고 역사적 기억을 회복하는 일이란, 쉽지도 않지만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다. 풀뿌리에 근거를 둔 소규모의 급진적 운동을 통해 상대적으로 중대한 변화를 초래한 것이라면 제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놓치지 말고 꼼꼼히 정리하면 된다" 는 저자의 말에 또 십분 공감...

역사는 기억하는 자, 기록하는 자의 것....

잠시 flight of idea로, 그래서 노건연 기관지 <노동과 건강> 이 중요하다고 생각 ㅋㅋ

 

*

세계 어느 곳이든 공통적인 경험과 딜레마가 있기 마련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던 것은,

소위 새롭고 발랄한 대중투쟁을 칭송하면서 조직노동운동은 전형적이고 고리타분한 것으로 폄훼하는 문화에 대한 지적... ㅡ.ㅡ

저자는, 외견상 폭발적으로 전개된 광범위한 대중투쟁, 새로운 방식의 투쟁 이면에,

수년 동안 꾸준한 조직화 노력을 멈추지 않고 전략을 개발해왔던 이들의 땀방울이 있었음을 다시금 되새겨준다.

어쩌면 이리도 한국의 상황과 비슷한 걸까...

희망버스는 좋은 운동이지만 민주노총의 운동은 틀려먹었고,

멋지게 찍어올린 1인시위 인증샷은 참신하지만, 투쟁구호 외치고 노숙하는 건 구질구질한 것으로 비춰지는 현실.... ㅡ.ㅡ

또한 노동조합의 활동가들이 경제적 노조주의 하에서 '실무자'가 되어버린 현실을 개탄하는 것에 대해서도 아이구.... 이러면서 공감... 

 

*

인용한 그람시의 말처럼 "낡은 것이 죽어가는데도 아직 새로운 것이 탄생하지 않았다는 사실 속에 위기가 존재한다. 바로 이 공백 기간이야말로 실로 다양한 병적 징후들이 출현하는 때다". 이 시기는 자칫 위험한 반동의 시기가 될 수도 있고, 또 급진주의자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지금 한국사회는 과연 전자에 가까울까, 후자에 가까울까?

아마도 소위 진보진영의 모든 명망가들과 노동/시민사회 단체의 주요 인력들이 진공청소기처럼 선거판으로 빨려들어가고 있는 현실은 후자의 낙관을 반영하는 것이리라..... 

그리 되면 좋겠지만.... 나는 확신이 없다.

 

아.. 시작은 안 그랬는데... 마지막을 정리하다보니 급 어두워지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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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면 좋을까?

위중한 건강문제에 직면한 후배에게 몸보신을 시켜주겠다는 일념으로 저녁에 스테이크를 먹으러 갔다.

사실, 그깟 쇠고기 덩어리가 몸보신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는 없다.

내 지갑에는 확실히 해가 되었지만... ㅜ.ㅜ

 

결말을 차라리 모르면 좋을 것인가.....

나도 알고, 그도 알지만... 굳이 입밖에 내고 싶지는 않았다.

 

어쨌든 담담하게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담담함이 얼마나 견고한 것인지 짐작할 수 없었기에 나는 태연한 척 말할 수 없었다. 

초조하게 진단을 기다리던 시기보다 오히려 진단을 받고 나니 마음이 편해졌다고 웃으며 이야기했지만,

곧이어 진단받고 바로 회사로 돌아가 병가를 처리하며 그토록 울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이를 어쩌니 울고 불 수도 없고,

무턱대고 다 잘 될 거야라고 이야기할 수도 없었다.

 

인구집단 위험 확률과 개인의 경험이 다르고,

또 median survival 으로 예후를 측정한다는 것 자체가 skewed distribution을 전제하는 바... 얼마든지 꼬리 쪽에 있을 수 있는게지....

 

질병에 대해서 모르고, 상황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른다면...

근거없는 희망으로 견대낼 수 있을까?

 

한편으로는, 살고자 하는 열망과 의지가 그의 건강을 되돌려주길,

다른 한편으로, 종말점이 언제일지 모를 그의 삶에 여한이 없기를 함께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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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를 찾아서 #4

hongsili님의 [오로라를 찾아서 ] 에 관련된 글.

 

#. 그래도 살아간다, 혹은 그저 살고 있다...

 

유콘 야생동물 보호공원에 갔더랬다.

면적이 엄청나게 넓어서 차를 타거나 걸어다니면서 돌아볼 수 있는데,

울타리 주변에 먹이를 배치해두어 운이 좋으면 먹을 것 찾아 내려온 동물들을 볼 수 있다.

 

우리가 갔던 날은 눈보라가 끝장.... ㅡ.ㅡ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

그러다보니 동물들이 먹이를 찾아 모두 울타리 쪽으로 자연스레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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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줌과 망원경은 인류의 대 발명품....

 

북극 여우는 사막여우만큼이나 신비롭고 귀여웠으며, 우드바이슨 (미국에서는 버팔로)은 육중했다.

좀처럼 보기 어렵다는 무스도 운좋게 만났는데, 돌아서는 그의 모습이 매력적이었지... 흠....

양과 사슴, 순록, 염소들은 웬지 친근했지만, 그들도 그리 생각했는지는 확실치 않고 ㅋㅋ

날카로운 눈매를 가진 캐나다 시라소니는 어울리지 않는 복실복실하고 토실토실한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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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긴털을 휘날리며 고독하게 그 거센 눈보라를 온몸으로 맞고 있던 사향들소....
그건 일종의 '숭고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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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눈보라 속에서 저 멀리 가까워지는 것은 숲을 달리는 사람....

You 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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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질 무렵, 우리는 공원에서 가까운 노천 온천으로 이동했다.

뜨거운 온천에 몸을 담그고, 눈길은 앞사람 얼굴도 보이지 않을만큼 흩날리는 눈보라 속 하늘을 응시하면서...

뜬금없이 든 생각은 후지산의 일본원숭이 ㅡ.ㅡ;;;

그리고 시원한 맥주 한 잔!!!


 

 

#. 숭고함


사실 이번 여행의 첫번째 키워드는 숭고함이었다.
압도적인 자연의 힘과 소박함, 정적... 이런 몇가지 단어로는 형용할 수 없는....

감당할 수 없는 것만 같은 추위 속에서 내가 본 것은
눈으로 뒤덮인 숲, 별들이 쏟아지는 검푸른 밤하늘,

그리고, 북쪽 하늘에서 일렁이는 초록빛....

 

하지만, 이 경험을 그대로 사진에 담아올 수는 없었다.

(구매 당시!) 지상 최고의 똑딱이라는 내 파인픽스는 빠른 셔터스피드와 ISO 12800, dynamic range 지원이라는 엄청난 사양을 갖고 있었지만.....  '느림'에는 완전 무방비...

최대 노출 시간 옵션이 8초에 불과하다는 것은 나는 이번에 알았다네... ㅜ.ㅜ

ISO 라도 높여보려했더니만 manual mode의 overriding 도 너무 제한적......

결국 증거로 가져온 것은 기괴한 분위기의 심령사진.... 흑.....

엑스파일의 멀더와 스컬리가 이런 심정이었을까... 

내가 본 그것을 오로지 내 마음 속에만 담아와야 하다니....

 

마음의 눈을 뜬 자에게는 보일지어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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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를 만나지 못한 밤에는 ... 그저 '맨' 하늘이라도.....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너무 아름답고 쏟아지는 별빛이 황홀해서 아쉬움이 없을 정도...

달과 목성은 여한 없이 얼굴을 보여주었고,

최대 노출 1분(!)의 위용을 자랑하는 도끼의 카메라로는 오리온, 북두칠성과 베가, 드뇌브 까지 담아낼 수 있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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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

눈보라 속의 사향들소, 손으로 받아야할만큼 쏟아져내리던 별빛,

2011년 마지막 순간, 황량한 숲 모닥불 옆에서 기울이던 차가운 샴페인 한 잔...

검푸른 숲 너머 멀리서 일렁이며 솟아오르던 초록빛의 일렁임

 

이 모든 것은 삶을 돌아보게 한다네.......

 

# 티벳 사자의 서

삶의 여행이었지만,

내가 들고 간 책은 사자의 서...

책의 전반부 반 이상이 해설.... ㅜ.ㅜ  번역자부터 구스타프 융까지....

 

티벳 사자의 서
티벳 사자의 서
파드마삼바바
정신세계사, 1995

 

모든 것은 자신으로부터 비롯되는 환영...

카르마와 경험에 기반한 판단은, 그렇게 잡아주려 해도 자꾸만 빛으로부터 벗어나려 하네

죽음의 길과 삶의 길은 다르지 않아서,

이성과 지혜의 눈은 여기에서도 필요하지..

익숙한 것에 이끌리지 않기, 두려움 없이 꿰뚧어보기...

나를 상처입힐 수 있는 것은 없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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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를 찾아서 #3

hongsili님의 [오로라를 찾아서 ] 에 관련된 글.

 

# 눈의 도시, 어쩌면 겨울 행성

 

르귄의 <Left hand of darkness> 배경이 되는 Winter 행성....

Estravan 이 경험한 것을 내가 경험했다고 말하면 심하게 뻥이겠지만,

그/녀가 무엇을 느꼈을지 나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하면 완전 뻥은 아닐 것이다...

금광을 찾아 여기까지 이주했던 이들이 처음 겪었을 겨울은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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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콘의 화이트호스 시는 북위 60도...

날씨는 말할 수 없이 춥고, 눈길이 닿는 곳 어디나 눈으로 덮혀 있었다...

2012년의 첫 새벽, 동해 일출을 보러 한국에서는 150만 명이 이동했다지만,

유콘 준주의 전체 인구는 달랑 3만 명....  그리고 면적은 한국 30배..... ㅡ.ㅡ;;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늑대가 4천 5백마리....  흠.....

 

고즈넉함... 한가로움.... 하지만 혹독함을 견뎌낼 줄 아는 강인함...  그런 이미지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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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 초기 광산 노동자들이 집단으로 거주했다는 주거시설.... 과연 몇 명이나 겨울을 무사히 보내고 봄을 맞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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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게 나는 커다란 까마귀 (raven)는 '불운'의 상징이 아니라 선주민들에게 지혜를 알려주던 상서로운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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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유콘 강변, 끝없는 눈길과 하루 종일 황혼인 듯 낮게 걸려있는 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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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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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를 찾아서 #2

hongsili님의 [오로라를 찾아서 ] 에 관련된 글.

 

#. 바보짓, 하지만 결국 찾아낸 인류학 박물관...

 

지도의 축적도 확인해보지 않고 한 30분 걸어가면 되겠다고 지레 단정해버린 바보같은 여행자들... ㅡ.ㅡ

과연 죽기 전에 볼 수는 있는겐가 끊임없이 의심하면서 빗길을 헤메인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네...

 

많은 사람들이 강추한 인류학 박물관 (MOA, Museum of Anthropology)

 

전시물 자체도 좋았지만,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박물관의 구조와 조경 또한 너무너무 맘에 들었고,

무엇보다, 전시물을 알뜰하게 보여주는 아이디어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우리는 바람같이 열었다가 닫아버리는 간송미술관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관리의 어려움을 감히 짐작이야 한다만.. 이렇게 친절하게 모두, 공간은 빡빡하지만 가급적 많이, 알뜰하게 보여준다면 얼마나 더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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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나는 모험의 세계, Capitolino Suspension Bridge

 

내가 좋아하는 나무들, 계곡.. 그리고 약간의 모험...

어디 기어올라가고 아슬아슬한 다리 건너는 게 은근 내 취향인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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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 낙서하지 말라는 안내.....

"빡쎄" 라는 한국어의 위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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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힘을 보여준다. 

15년, 25년, 50년 동안 떨어진 물방울들이 돌에 남긴 흔적....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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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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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를 찾아서 #1.

몇 년 전 캐나다 오타와에 출장을 가서 우연히 보게 된 어떤 자료에

캐나다에서도 겨울이면 오로라를 볼 수 있다는 글이 실려 있었다.

전기가 찌릿......

 

알랭 드 보통은 그의 책 <여행의 기술>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 또 가계에 파탄을 일으킬 정도로 돈이 많이 드는 긴 여행이 열대의 바람에 살짝 기울어진 야자나무 사진 한장으로부터 시작될 수도 있다..."

 

오로라를 실제로 볼 수도 있다는, 이전에 생각조차 못했던 것을, 그 우연히 마주친 짧은 문장들을 통해 이제 소망하게 된 것이었다.... ㅋㅋ

 

2012년이면 지구가 은하계에 안녕을 고할 것이라는 믿거나 말거나 예언에 근거해보자면,

이제 이 기획이 실행에 옮겨질 수 있는 것은 2011년이 마지막... 

여행은 구체적으로 소망되고, 본격적으로 기획되었다.

 

#. 비에 젖은 조용한 해안도시, 뱅쿠버

 

캐나다의 관문이랄 수 있는 뱅쿠버는 일종의 '우기' 였다.

여름에 청명한 날씨로 명성이 드높은 곳이지만, 겨울은 매일매일 비.... 

딱히 춥지는 않지만, 관절이 쑤시는 그런 으슬으슬한 날씨의 연속....

 

하지만, 고즈넉하고 축축한 분위기는 지구종말을 기다리는 자들의 여행에 아주 걸맞았다. ㅋㅋ

 

쇼핑 거리 일부를 제외하면 관광객도 드물었다...

 
첫날 숙소에 짐을 내려놓고 나서자마자, 공원 입구에서 자전거 사고를 당한 현지인을 구조하기도 하고,

평화로운 듯했지만 나름 파란만장한 도시 투어였다.

가두리 양식장인 줄 알았던 것이 수상비행기 주차장이었다는 점이 가장 충격인 도시 ㅋㅋ (해상 주유소도 있어!!!)

심지어, 2010 동계올림픽 기념 조형물을 보고, 나는 담배꽁초를, 도끼는 클립톤 행성을 떠올렸다. 

우리는 예술적 감각이 없나봐.... ㅡ.ㅡ

그래도 canadian icon 이라고 나름 자랑인 해변의 구조물들이, 세빛둥둥섬보다는 실용적이고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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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일 환생한다면 뱅쿠버의 개로....

 

스탠리 공원은 너무 아름다웠다.

버스 아저씨의 말로는, 세계에서 세번째로 큰 도심 숲이란다. 그 중에서도 365일 24시간 개방되는 것으로는 유일하다고....

우리 맘대로 이름을 붙인 공원 입구 스탠리 박 선생님은, 모든 피부색과 종족, 관습을 가진 이들이 언제나 이 공원을 이용하고 즐길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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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평화로운 공원을 뛰어다니며 좋아 어쩔 줄 모르는 개들을 보고 있노라니,

(별로 원하지는 않지만) 만일 환생을 하게 된다면 뱅쿠버의 개로 태어나면 좋겠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닐스의 모험에 등장했던, 거위는 어떻냐는 도끼의 의견도 있었지만, 나는 반댈세...

사냥 시즌이면 총상입고 죽을 수도 있고, 맹수한테 잡아먹힐 수도 있잖아.. 그런 죽음은 슬퍼..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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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다니는 길에서 불과 5분만 들어가면, 오로지 하늘밖에 안 보이는 울창한 수림....

도끼는 나의 꼬임에 빠져 숲에서 길을 잃을까 내심 걱정도 했다... ㅋㅋ

온통 나무들 뿐인 공간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보온병 커피를 마시며, 귓속에는 Sigur Ros 의 음악 ...

한 구비만 지나면 작은 호수, 또 다른 한 구비를 지나면 태평양....

지상 낙원이 여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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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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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모자라지만 착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speculative fiction

무려 작년(!)에 본 영화랑 책들의 기억...

 

#. 르 아브르 (Le Havre). 아키 카우리스마키 (이름이.. 흑... ㅜ.ㅜ) 감독, 2011년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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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과 기억의 연대는 가능한가'라고 질문했던 서경식 교수에게 답해주는 작은 (?) 판타지 영화...

아저씨가 밖에 나다니지 말라고 했으면 집에 가만히 있어야지, 꼬마는 왜 자꾸 돌아다녀서 동네 사람들이나 보는 관객들이나 애를 타게 만드는 거여....  이게 호러영화였으면 가장 먼저 희생양이 될 만한 배역.. ㅡ.ㅡ

 

영화가 어찌나 훈훈하고 따뜻한지, '에이, 저렇게까지~'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냥 벗어나고 싶지가 않더라니....

구두닦이 아저씨의 의외로 대담한 행동과 마을 사람들의 아기자기한 '공모', 그리고 뭔가 사연을 숨겼을 것만 같은 핑크팬더 경감 아자씨의 애매한 행동.... 심지어 불치병마저 나아버리는 기적...... 와우 ㅋㅋ

 

그래, 영화가 주는 위로가 이런 것이라면 기꺼이 대 환영!!!!

 

#. 세 얼간이 (3 idiots). 라지쿠마르 히라니 (이 이름도 ㅋㅋ) 감독, 2009년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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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촌스러운데, 묘하게 너무 익숙하고 너무 웃겨 ㅋㅋㅋㅋ

아, 그리고 훈훈해서 미칠 것만 같아 ㅋㅋㅋㅋㅋ

"알 이즈 웰"

그래, 유느님 노래처럼 '말하는 대로'... 모든게 잘 될거야....

 

 

#. SF 명예의 전당

 

SF 명예의 전당 3 : 유니버스
SF 명예의 전당 3 : 유니버스
로버트 A. 하인라인 외
오멜라스(웅진), 2011
SF 명예의 전당 4 : 거기 누구냐?
SF 명예의 전당 4 : 거기 누구냐?
존 캠벨 외
오멜라스(웅진), 2011

 

수 년 (?) 전에 작업하다가 경제위기 때문에 엎어진 줄 알았던 번역 프로젝트가 갑자기 지난 여름 되살아나서 나를 식겁하게 만들었음. 어영부영 무사히 마무리가 되고 심지어 연 내에 떡하니 책이 나오다니 깜놀...

편집자 짱!!!

 

번역자 소개에 가명을 올릴까 망설이다가, 에라 모르겠다 그냥 본명으로 했는데 전작 번역서들 소개가  완전 웃김... 사회역학, 노동자 건강의 정치경제학...... 이건 뭐 갈짓자 행보의 전형이랄까??? ㅋㅋㅋ

 

진짜 명작들이여....

특히 '기념할 만한 계절 (vintage season)'은 몽환적이면서도 차가운 느낌이 감도는 아주 흥미로운 작품...

'방황하는 씨멜의 연가' 또한 묘~한 분위기...

웰즈의 '타임머신'은 이렇게 음습하고 무거운 작품이었나 새삼 놀랐음.. 내가 어렸을 때 읽었던 타임머신은 이렇지 않았다구.. 흑...

그리고 '두 손을 포개고'는 완전 후덜덜....  이게 어떻게 50년도 전에 쓰여진 글일 수 있을까.....

 

내가 번역한 '얼간이들의 행진'은 사실 '꼬인' 작품이라서 자칫 독자들이 오해를 할 수도 있는데, 해설이 좀 추가되었으면 하는 아쉬움... 문장 그대로 독해한다면 우생학적 편견으로 가득찬 소설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 작품에서 지능 높은 숨겨진 엘리트들과 소위 '얼간이'들의 행태를 비교해보면 진정으로 누가 더 인간다운가 쉽게 판단할 수 있다네.... 실제로 이 얼간이 (moron)이라는 단어가 우생학적으로 어떻게 '창조'되었는지  스티븐 제이 굴드가 Mismeasure of Men 에서 비판한 바 있고, 저자 콘블루스는 유태인으로 이러한 우생학/인종주의적 차별의 피해자.....

또 다른 번역물 레스터 델 레이의 '대담한 신경'은 아직 상용화된 핵발전시설이 나타나기도 전에 그곳에서 발생한 사고와 그에 대처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아주 실감나게 그렸는데, 마침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를 내다본 것 같은 신묘한 예지력 ㅋㅋ 하지만, 소설에서는 베테랑 외과의사와 영민한 신출내기 의사의 활약을 통해 모든 일이 다 잘~ 마무리된다는게 차이....  현실은 이렇지 않았지......ㅡ.ㅡ

 

SF 는 그야말로 speculative fiction....

우리에게 필요한 건 더 많은 사고 실험, 더 많은 상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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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레타리아여 안녕, 안녕...

무려 작년(!)에 후기를 쓰다가 잠시 덮어놓은 걸 깜빡했는데,

오늘 프레시안북에 실린 서평을 보고 떠올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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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gsili님의 [앙드레 고르, 서경식...] 에 관련된 글.

 

내 짐작이 옳았다. 

<에콜로지카>를 읽기 전에 이 책을 먼저 읽었어야 했던 것이다.

"사회주의가 만약 도구를 바꾸지 않는다면 자본주의보다 나을 것이 없다"는 그 말...

 

 

프롤레타리아여 안녕 - 사회주의를 넘어
프롤레타리아여 안녕 - 사회주의를 넘어
앙드레 고르
생각의나무, 2011

 

에콜로지카에서 일종의 '비약'이라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여기에 비교적 상세하게 펼쳐져 있었다. 

번역서가 순서대로 출간되지 않는 바람에... ㅡ.ㅡ;;

 

30년 전의 글이라고는 믿기지않는 동시대성과 혜안에 놀라면서도, 

항상 나쁜 예감만 들어맞는다는 사실에 마음이 무거웠더랬다.

 

*

현재의 노동계급 상황을 많은 (?) 이들이 마르크스주의로 설명해보려 하지만 실증자료는 이를 뒷받침하지 못한다. 사회는 자본가와 노동자라는 궁극적인 이분화를 보이지 않고, 자본주의 모순에 의해 저절로 주저앉지도 않았다.  논쟁은 계속되었지만, 마르크스를 다시 불러내고 그의 경전을 충실하게 해석하려 하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 이는 마르크스주의가 '헤겔식 구조를 갖춘 철학'에 필연적으로 내재하는 경향을 갖기 때문이라는 지적에 고개를 끄덕인다.

모든 것은 변화한다는 변증법적 원리를 견지한다면서, 1백년 전의 추론에 따라 오늘의 세계를 해석하려는 것은 아무리 봐도 아닌듯 싶다. 작업장을 장악할 예능적 기술력을 가진 노동자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고, 기계화와 단순화 속에서 일어난 노동의 파편화와 소외는 노동자 계급을 단결시키기는 커녕 이들을 쓸모없는 존재로 만들어 버리고 있는게 현실이다.  

"부르주아지는 창조적이고 주체적인 권력에 대해 프롤레타리아가 가져야 했던 의식을 뿌리까지 파괴했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노동자가 노동을 잠재적으로나마 창조적 행위로 경험할 가능성을 노동과정에서 제거하는 것으로 충분했다." 

사회주의의 위기는 프롤레타리아의 위기라는 고르의 지적에 동의한다. 후기산업사회에 전통적인 프롤레타리아 '계급'은 점차 사라지고 '비계급'이 남아있을 뿐이다. 

 

*

생산주의 이데올로기를 근거로 우리 또한 모든 해방의 우선 조건으로 생산력 발전을 꼽는다.

그렇다면 세상이 바뀌더라도 (노동자가 권력을 갖더라도) 현재와 같은 생산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노동계급의 이름으로 노동자들에 대한 지배가 계속될 것이다.   즉, '자본'의 권력과 정대칭의 관계에 있는 프롤레타리아 권력에 의해, 프롤레테르 (개별 노동자)는 그 동일한 '자본'을 집단적으로 소유하게 될 프롤레타리아트에 의해 소외된다는 것이다.

현대 대형 산업생산의 비밀은 그 안에서 '아무도 권력을 갖고 있지 않다는 데 있다... 스스로를 모든 법과 모든 정당성의 근원이라고 주장하는 어떤 주체라도 그 권력을 소유하거나 책임지지 않는다... 직위를 가진 개인은 언제나 우연의 산물이며 다른 인간으로 교체될 수 있다..."

앙드레 고르는 '개인적 권력'과 '기능적 권력'을 구분하면서, 왜 '기존'의 방식으로 변혁이 불가능한지를 이야기한다. 익명적 조직의 구조에 내재하는 기능적 권력을 위해 개인적 권력이 제거됨으로써 계급투쟁의 문제가 획기적으로 바뀐 것이다. (다시금 '가시적인' 개인적 권력으로 회귀하려는 대중적 열망은 파시즘으로 귀결된다) 프롤레타리아트가 자본에 의해 설치된 기구를 장악하더라도 (이를테면 자주관리), 그들은 자본의 지배와 유사한 것을 재생산하고, 그들 스스로 '기능적 부르주아지'가 될 것이다. 권력을 이양받는 것이 아니라 '권력의 지위'를 이양받을 따름이라는 것이다. "이제 지배관계를 제거할 유일한 가능성은 권력과 지배를 분리시키고 시민사회, 정치권, 국가 각각의 자율성을 보호하기 위해, 기능적 권력은 불가키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사전에 정해진 '한정된 자리'를 그 기능적 권력에 부여하는 데 있다"

 

*

이제 변화를 뒷받침할 생산력 수준은 충분하다. 필요한 것은 '혁명'이라는 명명이 아니라, 우리의 삶의 방식을 전면적으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핵심적인 필요조건은 노동시간 단축이다. '사회적으로 결정된 노동'의 영역을 축소하고 자율성의 영역을 확장하는 것, 스스로가 행위의 주체가 되는 것...

"그러나 사회적으로 결정된 노동을 없애도, 각자가 외부적 의무들을 폐기해도 해방은 달성되지 않는다. 오히려 해방은 필연성의 영역이 타율적인 일들을 강요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 타율적인 일들의 기술적 요구사항들은 도덕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정확한 규칙을 정해 그 일들을 특정 사회공간 내로 한정시키는 데 있다. 필연성의 영역과 자율성의 영역을 분리하는 것이 후자의 영역을 최대한 확장하기 위한 조건이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 국가가 필요하며, 정치와 국가가 동일한 것으로 혼동되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정말 이렇게 노동을 마지못해 하는 그 무엇으로 격하시켜도 되는 것일까 의문이 들지 않는 것은 아니다. 흔히, 취미로 좋아서 하던 일이 직업이 되는 순간 고통으로 탈바꿈한다고 이야기들을 하지만,  

인간이 현재 종사하는 일들을 그것이 사무직이던 생산직/서비스직이던 너무 고답적인 일자리 형태로 싸잡아 본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노동시간 단축도 중요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노동을 좀더 필연적이고 사회적으로 가치있게 재조직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죽지못해 이어가는 삶의 영역이 존재하고, 다만 노동시간이라는 것이 자율성의 영역을 영위하기 위한 수단으로서만 존재한다면 이 또한 서글픈 일이다. ㅜ.ㅜ

 

부록에 실린 <이원론적 유토피아>는 정말 흥미롭다.

새로운 혁명 국가에서 대통령의 입을 빌어 이야기한다.

첫째, "우리는 덜 일할 것입니다" - 우리는 자유로운 노동과 여가시간에 대한 권리를 획득한 것이다. 

둘째, 우리는 더 나은 방식으로 소비할 것입니다" - 소비상품의 개발은 내구성, 수리의 용이성, 제작공정의 만족성, 친환경성이라는 원칙을 따를 것이다

셋째, "우리는 모든 사람의 일상에서 문화가 스며들도록 할 겁니다" - 사람들이 상상력을 계발하고 다른 사람들과 더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더이상 방영하지 않을것이다

 

첫째, 둘째에는 적극 찬성하는데... 셋째는... 그럼 무한도전은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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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회고

벌써 2주 전이라니....

 

미친듯한 일정 속에 다녀왔고, 다녀와서도 완전 정신줄 가출....

하지만, 여행을 다녀오지 않았다고 해서 여유 있을 생활은 아니었어...

놀 때는 다 잊고 놀아야 여한이 없는 법... 비록 나중에 타죽는 한이 있어도... ㅡ.ㅡ;;

 

도착한 밤에, 나후가 2인승 SUV로 3인을 손님으로 모시겠다고 공항에 나왔다.

두 명은 짐칸에 장판깔고 앉아서 꼬불꼬불 밤길을 달렸다네 ㅋㅋ

 

본격 여행 첫날,

우리끼리 맘대로 이름붙이 두바이 다리 ㅋㅋ

숙소에서 외돌개 가는 길에 동네 슈퍼 아자씨가 '꼭' 가봐야 한다고 해서 들렀음...

이건 영락없는 두바이 버즈 뭐시기 7성급 호텔과 똑같이 생겼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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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외돌개...  를 포함하는 올레길 7코스는 정말 아름다웠다.

몽고군이 분장한 (?) 외돌개 바위가 무서워 못 쳐들어왔다는 믿거나 말거나 이야기도 정겹고...

산삼으로 깍두기 담가드시는지 올레길을 누비고 다니는 어르신 무리도 마냥 신기하기만 했다...

코스는 생각보다는 약간 험했다...  하지만 적당하게 호기심을 자극하는 수준....

나는 무상무념....... 저무는 가을 속에서 호연지기가 모락모락....

 

마지막은 비를 만나면서 뜻하지 아니하게 '강정마을'에서 마무리...

투쟁단 천막에서 서명하고 긴~ 설명도 듣고, 귤과 차도 얻어먹고...

사실 우리한테 긴 설명 안 하셔도 된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중간에 말을 끊을 수가 없어서리..... ㅡ.ㅡ

우리는 저 해안 건너편 한참 떨어진 곳에서 크레인 무리만 보고 그곳이 강정인 줄 짐작했더랬다..

참 안어울렸다...  그 아름다운 풍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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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은 제주시내에서 '밤에 피는 장미'를 만나 거하게 제주 흑돼지로 배를 채웠다

형은 우리 일행을 부끄러워하며 미친듯이 수다를 떨었다. 여자들이 너무 걸신들린 것 같다구 비난하면서 ㅋㅋ

나는 양쪽 다 창피했다 ㅋㅋㅋㅋㅋㅋ

 

본격 여행 이틀째

 

영실코스로 윗새오름에 올랐다.

아침에 약간 이슬비가 내리고 기온이 떨어져서 인지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고즈넉이란 이런 때를 위해 만들어둔 말일 것이다.

키작은 대나무로 덮인 중턱을 지나, 비폭포와 병풍바위를 마주했을 때 호연지기 급상승...

그리고 험난한 (?) 계단을 기어올라, 비 때문에 생긴 작은 징검다리들을 건너뛰어

마침내 탁트인 고원에 이르렀을 때 또한번 호연지기 대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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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올 때는 어리목을 통해서 올라온 것으로 추정되는 고등학생  수학여행 일당 3백명과 같이 하산....

조용하게 키웠던 호연지기가 정신사나와서 다 날아가버리는 경험.. ㅡ.ㅡ

 

 내려와서는 제주도립 박물관에서 가이드 투어했는데, 우리팀 때문에 가이드 샘이 몇 차례 당황...

서울로 과거보러 가다가, 부친상이 나서 상경하다가... 그러다가 표류해서 중국으로 흘러가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얼마나 황당한가 말여...  완전 날벼락이지... 근데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 이야기를 듣더라구 ㅜ.ㅜ

 

저녁은 다시 나후와 맛난 제철 방어회로 배부르게....

그리고는 담날 아침에 상경하여 사무실로 출근.... 우리는 성실한 직장인...

 

주먹밥 싸가지고 돌아다니고, 숙소도 알음알음 싸게... 저녁은 계속 얻어먹고...

결국 3박 4일 동안 여행 경비는 총 4만 2천원 ㅋㅋ (뱅기도 마일리지로...)

가장 사치를 부렸던 일은 까페에 가서 4천원짜리 커피와 빵을 사먹었던 일....

 

알뜰하고도, 즐겁고, 행복했던 발걸음..

오랜만에 만난 나후와 밤에 피는 장미 모두 반가웠어요... (고깃집 사장으로 오인받았던 장미 형 부인한테도 감사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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