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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쿠예 오야신 - 우리 모두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모든 것은 연관되어 있다...

불교의 연기론이 그러하고, 변증법적 유물론의 가르침(?)이 그러했다.

그리고 깊은 성찰의 결과들은 그 뿌리가 어디이든 서로 연결되어 있다...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 인디언의 방식으로 세상을 사는 법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 인디언의 방식으로 세상을 사는 법
류시화
김영사, 2003

 

 

목가적/낭만적 생태주의자가 아니고

가부장적/혈연적 공동체주의자가 아니고

모든 권위도 구속도 싫다는 자유지상주의자도 아니고....

전통이라면 모두 숭고하다는 보수주의자도 아니고....

 

도대체 말도 안 되는 폭력과 억압의 현실에서도

굴복하지 않는, 성찰하는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아가는 건 가능한 일이구나...

 

이 두꺼운 책을 펼쳐들었던 지난 2주간의 지하철 출퇴근길과 깊은 밤 부엌 탁자에서

슬픈 현실에 눈물을 삼키고 그들의 깊은 생각에 잠시 숨을 멈추어야 했다.  

 

옮겨두고 싶은, 오랜 동안 기억하고 싶은 잠언들이 너무도 많지만,

마음 속에 새겨두지 못하고 그저 글로 옮겨두는 것도 부질없는 짓처럼 느껴져 한 구절만 옮겨둔다

 

"내 뒤에서 걷지 말라. 난 그대를 이끌고 싶지 않다.

내 앞에서 걷지 말라. 난 그대를 따르고 싶지 않다.

다만 내 옆에서 걸으라. 우리가 하나가 될 수 있도록"

 

 

 

 

* 뱀발

인류역사에서 내맘대로 꼽는 5대 국가 깡패짓이 있다. 물론 다른 비극적 역사들도 많지만 '국가'에 의해 일방적으로 그리고 체계적으로 자행되었다는 점에서 국가간 혹은 민족 간 전쟁이나 갈등과는 다르다고 생각...

아메리카 정착민들의 인디언 학살과 추방, 아메리카 정착민들의 흑인노예제도, 나치스의 유대인/소수자 학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지역 무단점거와 폭압, 한국전 당시 보도연맹 사건을 비롯한 민간인 학살...

기구한 사연으로 말하자면야 이들 모두 난형난제지만, 폭력이 지행된 기간과 살상의 규모만 놓고 보자면 아메리칸 인디언 사례가 단연 앞서지 않을까 싶다... 이런 거 가지고 순위 매기는게 의미야 없지만서도...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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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혹은 그 너머의 책들

#1. 시마다 히로미 지음, 사람은 홀로 죽는다

 

 

사람은 홀로 죽는다 - 무연사회를 살아가기 위하여
사람은 홀로 죽는다 - 무연사회를 살아가기 위하여
시마다 히로미
미래의창, 2011

 

프레시안 서평에 낚인 듯...

표적으로 삼은 독자가 누구인지 짐작하기 어려운디, 분명한 것은 기대만큼의 깊이가 없다는 것...

사회학적 분석도, 철학적 성찰도 다 애매한 수준에서 머물렀다는 생각...

 

새겨들어야 할 부분이라면,

많은 이들이 무연사회, 특히나 그 종착점에서 홀로 죽는 것을 두려워하지만

"무연사회가 찾아오는 것을 두려워하며 무연사를 겁내기 전에 우리에게는 이미 무연을 바라는 욕망이 있었다는 점을 명확히 해둬야 하겠다"

 

산업화 도시화 속에서 새로운 유연을 구축하고 찾아나가던 중에

"어느 조직에도 속하지 못한 사람들은 프로야구 팬이되었다" 는 정도...

 

아쉽네 그려.... 

 

#2. 김지영 지음, 피동형 기자들

 

 

피동형 기자들 - 객관보도의 적, 피동형과 익명 표현을 고발한다
피동형 기자들 - 객관보도의 적, 피동형과 익명 표현을 고발한다
김지영
효형출판, 2011

 

요즘 이동관 수석 때문에 '주어'의 중요성이 새삼 인구에 "회자하고" 있다만,

평소에도 언론과 학술 논문의 주어 없는 문장, 피동형 문장, 특히 방송보도의 주체상실 표현법에 불만이 컸던 터라, 도서관에 신간구매 신청을 하여 읽게 되었는디...

사례와 통계들이 매우매우 자세하게 나열되어 업계 종사자가 아니라면 약간 지루하긴 한데, 나름 글쓰기 일을 많이 하는 사람으로서 큰 도움이 된 건 사실이다. 목적의식적으로 피동형 표현을 피한다고 했건만, 그동안 모르고 썼던 피동형 표현들이 적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다... ㅡ.ㅡ  이를테면 '하다'와 '되다'의 구분...

"상기된 표정"이 아니라 "상기한 표정":이,  "긴장이 고조된" 이 아니라 "긴장이 고조한"이, "새로운 사상이 대두되었다"가 아니라 "대두했다"가 옳은 표현이다...

"인구에 회자되다"가 아니라 회자"하다"가 옳은 표현이었다니!!!!

 

사실, 언어라는 것이 생명체와 같아서 항상 원칙만을 고수할 수는 없고, 많이 쓰면 그것이 또 표준어가 되기도 한다. 짜장면-자장면-짜장면 사례는 이를 잘 보여준다. 하지만 그래도, 특히나 공적인 언어, 대중의 언어 교과서라 할 수 있는 언론의 경우,  "결국은 넘어가게 될 말이라도 지금은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이야기는 새겨들어야 한다.

 

 

* 알아둘 표현

발표주의, 팩트주의 - 전형적인 치고 빠지기... 모양새만 보면 팩트만 나열하는 건데 실제로는 검증할만한 시간과 정황을 의도적으로 배제함으로써 헛소리마저도 팩트로 전달하게 되는 현상이 발생한다는 거다. 매카시의 기사 마감 전 폭탄 발표가 그 좋은 사례... 

 

"주체가 먼저 나오느냐 아니면 객체가 먼저 나오느냐에 따라 사건을 이해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자동사를 쓰느냐 타동사를 쓰느냐에 따라 현실을 인식하는 방식이 달라진다" (파울러 1997)

 

#3. Pierson C. Beyond the welfare state: the new political economy of welfare. Penn State Univ Press. 3rd ed.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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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반이나 넘게 읽고 나서야 이 피어슨이 그 피어슨 (Paul Pierson) 과 다른 사람이라는 걸 알았네ㅋㅋ

둘이 형제인가 찾아보니 그런 이야기는 없고, 얼굴도 하나도 안 닮았음... 

 

#4. 신광영 등. 대한민국 복지 - 7가지 거짓과 진실

 

 

대한민국복지 - 7가지 거짓과 진실
대한민국복지 - 7가지 거짓과 진실
김연명 외
두리미디어, 2011

 

지난 주 불평등 연구회 세미나 갔다가 신광영 샘이 주셨음...

일반 시민 대상으로 아주아주 쉽게 쓰셨다고 거듭해서 강조하셨음 ㅋㅋ  일단, 큰 맥락은 비슷하지만 저자들마다 강조하는 점이 약간씩 다르고, 또 원고가 아니라 강연녹취를 기반으로 한 것이라서 상당히 최근의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포함하여 재미있게 술술 잘 읽히는 건 사실... 그렇다고 내용이 깊이없는 것도 아니라서 주변 사람들에게 강추할 만한 책이라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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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나들이

날씨도 화창한 올해의 '마지막' 연휴 사흘 내내 일을 해야 한다면 그것은 너무나 가혹한 처사....

 

그래서 양평 국수리에 살고 있는 L의 가정 방문을 하고 왔다.

지하철은 고통의 시간이었다.

아무도 안 일어났고 (ㅜ.ㅜ), 

마침 읽고 있던 9백 페이지짜리 책 (이렇게 두꺼운 줄 모르고 대출신청했어!!!)은 손모가지를 꺾어놓는 듯했다.

 

그래도, 그녀와 돗자리에 삶은 밤, 식혜, 사과, 막걸리 등속을 챙겨 구둔역사 철길 옆, 은행나무 밑에 

돗자리 깔고 누워 고 정은임 아나운서의 FM 영화음악을 팟캐스트로 들으며 

책도 읽고 수다도 떨고....

마침 팟캐스트는 2003년 10월 어느 날의 것이라, 바로 오늘 이야기라 했어도 다르지 않았을 듯...

 

 

해질녘 구둔 역사....  요즘 좀처럼 보기 힘든 옛날 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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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상행선, 하행선 모두 합쳐 예닐곱 차례밖에 없단다.. 

우리가 머물던 중 지나간 그 귀한 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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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노을로 물들어가는 먼 하늘....  한쪽 구석에는 손톱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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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하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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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보존용 메모: 영화와 공연

기록이 없으면 기억도 없어... ㅡ.ㅡ

가끔씩 시간이 미스터리 우주 속으로 송두리째 사라지는 경험들...

 

#.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루퍼트 와이어트 감독,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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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저의 흔들리는 눈빛으로 기억에 남을 영화.... 그 깊이란.........

 

글고, 온라인에 떠도는 줄거리 요약 중에 가장 웃긴 건, 

고블린 (스파이더맨에 등장했던 악당)이 골룸을 데려다 키웠는데 말포이가 괴롭힌 이야기 ㅋㅋㅋ

말포이... 너 어쩌려구 이런 역할을....

 

 

#. 북촌방향 (홍상수 감독,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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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보던 날, 약속을 착각해서 북촌과 광화문 일대를 떠돌며 뻘짓했던 생각하면 한심해서 한숨이 절로 ㅜ.ㅜ

영화는 예의, 그 딱히 석연치 않은 낄낄거림으로 시작해서 낄낄거림으로 끝남.... 

배우들의 연기는 탁월했고, 감독의 무심한 듯 매같은 눈길도 서늘...

유준상이 마성의 매력남인지 예전에 미처 몰랐네 ㅋㅋ 

김상중의 진지한 발언이 나올 때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자동 재생 ㅋㅋ

그리고 짧은 순간이지만 고현정의 아우라.... 와우....

그런데, 이 감독이 여성을 표현하는 방식은 여전히 그닥 맘에 들지는 않음. 술집주인이건, 영화배우건, 심지어 대학교수건.... 전부 맹~한 존재들....   또 남성 지식인의 허위의식에 대한 조롱도, 스스로를 조롱할 여유를 가진 자의 위악으로 보이는 건 나의 오해일까?

 

 

#. 이자람 판소리 갈라쇼 (올림픽공원 수변 공연장, 2011/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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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아이구 대견해라.... 막 이런 생각이 드는 공연... ㅋㅋ

심청가, 수궁가, 적벽가, 춘향가 등의 주요 대목들과 사천가 일부를 들려주었는데, 완전 감동....

세상에 내가 심청가 듣다가 정말 코끝이 찡해질 줄이야.... 

옛 사람들은 정말 어땠을까 싶더라....

 

사천가 공연도 꼭 보러갔음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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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열의 공연

독특한 무대셋팅과 구성...

사진의 그물잔상은 본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는 마법의 장치... ㅋㅋ

 

진정 음악'만' 있는 공연....

즐겁다, 혹은 행복하다, 멋지다 로 표현할 수 없는 깊이와 아름다움을 경험하게 해준 순간들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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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디라
 

그들의 blues (feat. 한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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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도의 책들...

끓고 있지는 않으나,

이제 막 끓어오르려는.... 엄청난 갈등을 조용한 표면에 감추고 있는 글들....

 

표면의 평온, 그리고 극심한 갈등과 떨림.... 세심한 표현들.....이런 것들이 너무 좋았다.

 

#1. 프리모 레비 [주기율표]

 

주기율표
주기율표
프리모 레비
돌베개, 2007

 

이 책은 꽤나 오래전에 사두었는데, 영 진도가 나지 않았었다.

뭔 말이래?.... 이 장은 도대체 무슨 의도로 쓴거래........???

그래서 결국 책장을 덮어두었었는데.....

[이것이 인간인가] [휴전] 그리고 [지금이 아니면 언제] 까지 읽고 나서 다시 펴든 이 책은 정말 어찌할바 모를 만큼 좋았다.... 

윤동주 시인이 별 하나하나에 추억과 사랑과 쓸쓸함 등등을 담았다면,

프리모 레비는 원소기호 하나하나에 자신의 삶과 사랑과 고통, 그리고 관조와 지혜를 담아냈다. 

그는 자신의 과거를 어쩌면 그렇게 차분하게 돌아볼 수 있었을까???

바나듐 장에서, 뮐러 박사의 존재를 발견하고는 나도 손가락이 파르르 떨리는 듯했다. 그는 더했으리라.....

 

어찌 된 영문인지, 나는 프리모 레비의 마음을 내가 다 이해하는 것만 같고 (무슨 자뻑이람 ㅜ.ㅜ)

거기 (?) 에 좀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부쩍 든다.  뭘 어쩌려구..........

내년까지 지구가 안 망하면 꼭 가봐야겠다.

내 눈으로, 그가 본 것을 보아야겠다....

 

#2. 창비세계문학 - 일본편, 중국편

 

이상한 소리 - 일본
이상한 소리 - 일본
나쓰메 소세키 외
창비(창작과비평사), 2010
장맛비가 내리던 저녁 - 중국
장맛비가 내리던 저녁 - 중국
스져춘 외
창비(창작과비평사), 2010

 

 

완전 흥미진진....

전근대에서 근대로, 다시 아슬아슬하게 현대로 넘어오는 그 파란만장했던 시기의 대표적 중단편들이 선별되어 있음.... 

물론 이보다 훨씬 다양하고 많은 작품들이 있을테고, 여기 실린 글들만으로 당대의 사조가 어떻다고 평하는 건 참으로 무식하고도 용감한 일이겠으나

이 시기 일본의 단편들에서 한국 근대 단편소설들의 아우라를 강하게 느꼈다면 나의 편견일까나???

누가 누구에게 영향을 준 것인지는 말하기 어려우나, 룸펜 인텔리겐챠가 등장하거나 자의식 과잉의 혐의가 짙은 (이제 막 발견하던 시기겠지만) 글들일수록 묘한 기시감이.....

그리고 여기 실린 중국 소설들에서는 예전에 '미국편'과 마찬가지로 신선함과 역동성을 발견....

노신 선생의 아큐정전은 정말 오랜만에 다시 읽은 건데.... 대학생 시절 읽었을 때보다 훨씬 슬픈, 아니 그보다는 좀더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 읽었고 (상황에 대한 몰입이 더 심화되어서?) 계급/젠더 문제를 '은근히' 형상화한 다른 작가의 작품들에서도 그들의 시대를 앞선 통찰력과 매서운 눈매에 감탄....

 

어찌나 서양 위주의 공부를 했는지, 이들이 중국과 일본 근대문학의 대표작가라는데 노신과 나쯔메 소세끼 빼면 단 한명도 이름을 모르겠어... 심지어 외워지지도 않음... ㅜ.ㅜ

 

생각같아서는, 창비나 역자들한테 편지 보내서 책좀 더 추천해달라 하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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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풍광들...

올 여름은 유난히 비가 많았다...

그러다보니 사진들도, 어찌 보자면 차분한 가운데 심도가 느껴지고, 어떤 것들은 귀신 나올 것 같은 우중충.. ㅜ.ㅜ

 

#. 메이지 신궁

 

지난 7월 초 일본 출장 때 스케줄이 한 타임 비어서 시내에 위치한 메이지 신궁에 구경갔다...

흐리고 무더운 날이었고, 신궁에 대한 안내는 심기에 거슬렸다.

메이지 천황 부부의 죽음에 대한 온국민적 추모 열기에서 지어지게 되었다니.... .

이 때가 한창 제국주의적 침략이 노골화되던 시기....

 

도심 한 가운데 그토록 울창하게 수목들이 보존될 수 있다는게 부럽기도 하고,

연합군의 공습을 피해간 것에 알 수 없는 묘한 정서적 이물감....???

 

사진들이 좀 호러영화 스러운....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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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안도

 

서울역노숙인 진료소 학생들 섬활에 강의하러 다녀옴...

학생들은 더위와 노역, 마지막날 물놀이에 지쳐 내 강의 따위엔 관심도 없었어... ㅜ.ㅜ

익히 짐작이야 했지만 뭐............. 

 

아침에 집 출발해서 거의 열시간 만에 섬에 도착...

매일 서울에서 비만 보다가 땡볕을 보니까 '잠시' 반갑기는 했는데 어찌나 뜨거운지 원...

 

가기전에 노가다 장에게 이 곳이 독립운동 유적지라는 이야기를 듣고 잉? 했었더랬다.

아니, 그 구석에 있는 작은 섬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게야, 도대체 상상이 안 갔었는데...

가보니 참... 찡하더라는....

 

정작 지배계급이 한양에서 나라 팔아먹고 식민지 지배가 천년만년 지속될 거라며 황당한 짓거리들 벌일 때, 이 곳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니....

일본인 순찰조를 처단하기 위해 등대섬을 기어올라가는 불령선인들의 모형은, 그 조잡함 때문에 더 짠하더라는...

그리고 사진에서 민족교육을 위해 세운 소학교에서 여학생들이 나란히 교육받는 모습도 뭉클....

 

마을 분들이 어찌나 자부심이 높으신지 첨엔 뭔 일인가 했는데...

박물관에 나열된 이름들의 갯수가 정말 이 작은 섬마을에서 모두 비롯되었다고는 믿기지가 않을 지경....

 

항상, 나라는 엄한 놈들이 망쳐놓고, 이렇게 민중들이 땅에서 박박 기며 그 나라 찾아오거나 살려냈다는 우리네 슬픈 역사가 그대로 재현된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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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오는 전등사

 

약간 흐린 날씨에 정말 '눈이 부시게 푸르른' 숲과 논밭의 작물들을 보며

블루베리 한 상자 먹은 약효를 체험 ㅋㅋ

눈이 막 선명해지는 것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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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싸우자!

골치아픈 문제가 있어서 이리저리 잔머리 굴리다가 상관없는 글 한편...

 

예전에 동네 노점상 벽에 "서울형 데이케어센터" 써붙여 놓은거 보고

아주 지랄도  풍년이라 생각했다.

노인들 찾아올까봐 걱정되서 일부러 영어로 이름 붙였냐?

 

서울시청 내에 영어전용카페를 차렸다는 소리를 듣고는 어이가 가출해버렸다.

세상에 어떤 나라에서 수도 청사 안에 남의 나라말 전용 카페를 차려놓는다냐...???

알고 보니 내선일체가 수도서울의 정책 원칙이었던 겐가?

 

이제 "마더하세요" 니 "유스하우징" 까지 듣고 나면

이 인간들 머리 속에는 뭐가 들어 있나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너네들 영어 얼마나 잘하냐?

 

사실, 한겨레 21의 "히든스폿" 도 어이없기는 마찬가지다.

영어 모르는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몰려가서 물흐리는게 두려워 되도 않는 영어로 쓴 것일까?

 

하긴.... 요즘 영어 이름붙이기의 진정한 슈퍼갑은 아마도 "인 어 베러 월드" 일 것...

덴마크어 원제는 "복수 (Hævnen)"라는데, 그걸 굳이 영어발음 한국어로, 심지어 "베터 월드"도 아니고 "베러 월드"라고 표기한 수입사의 초감각에 그저 감탄할 밖에....

 

이자들, 다 나오라고 하고 싶다.

나랑 싸우자!      꼭 영어로!!!

영어 얼마나 잘하나 보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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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일'이란 어떤 존재일까?

낮에 뻐꾸기 선배랑 한 시간 넘게 통화를 하며 그녀의 요즘 고충을 들었다.

일, 일터, 동료.... 들에 대한 이야기들...

인간사 많은 공통점들이 있으니, 익숙한 이야기들이지만서도,

또 세부적인 차이점이나 구체적인 맥락 효과 때문에 새로운 이야기들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다.

친구들 만나면 이야기의 거의 8할이 '회사' 이야기다. (나머지 2할은 무한도전 이야기 ㅋㅋ)

이자들이 첨 직장생활 시작할 적에는 누구네 상사가 더 일을 못하고 성격이 괴팍한가 배틀을 벌이더니,

한동안 서라운드 비난 시기를 지나,  이제 중간관리자에 이르러서는 하급자들에 대한 성토로 너무나 분주하다.

어쩌면 그렇게 개념없고 일 못하는 인간들이 내 친구 주변에만 몰려있단 말인가? ㅋㅋㅋ

네가지가 없다거나 성격이 이상하다는 건 주요 주제가 아니다.

대개 그런 건 바라지도 않고 그냥 일이나 말끔하게 잘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소망들을 가지고 있는데 그게 영 채워지지 않는다는 거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전해주었더니, 뻐꾸기 선배가, 담에 내 친구들 만날 때 자기도 끼워달랜다.

자기가 1등할 수 있을 것 같다나? 천만의 말씀이다...  이자들이 얼마나 강력한데 ㅋㅋㅋ

 

대개 그런 자리에서 나는 거의 할 말이 없다.

뭐 쪼그만 연구소에 비슷한 지향을 가진사람이 모인데다 실적, 갑과 을... 뭐 이런 갈등관계의 여지가 적다보니 그렇게 고통을 받을만한 일이 여간해서는 없다. 그래서 주로 이야기를 들으며 '관찰'한다.....

 

그 때마다 도대체 한국의 이 평범한 직장인들에게 '일'이란 무엇인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어쩌면 다들 그렇게 일을 열심히 하고, 행복과 불행의 근원이 다 일로부터 올 수 있는지...

정말 생활을 '압도'한다고나 할까...?

가정생활이나 기타 사회생활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건 '압도'라고 표현하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이 없다.

프로젝트, 마감, 실적... 그리고 인간관계에서의 갈등..... ㅡ.ㅡ

 

예전에 오빠 머리에 동전만한 땜빵 (원형탈모증)이 생긴 걸 보고 깜놀했다. 심지어 역류성 식도염도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고 있다. 그렇게나 자기 몸을 아끼고, 운동에 미처있는 사람이지만, 그자 역시 모든 정신은 회사 일에 집중되어 있다.

 

현재  참여하고 있는 SSK 과제에서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스트레스의 가장 큰 원인을 물었는데, 압도적으로 '일' '직장' '회사'가 꼽혔다. 구체적인 내용들을 들여다보면 주변의 '직장인'들이 하는 이야기들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이러한 현상은 '일중독'과는 다른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한편으로는 일로부터 좀 벗어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야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토록 중요한 삶의 가치인 일을 함부로 빼앗거나 혹은 더욱 열악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훌쩍 새 삶을 찾아 떠나거나, 아니면 개척자 정신으로 새로운 일들을 쓱싹쓱싹 시작하는 사람들도 없지는 않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그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다. 문화적/경제적/사회적 자본을 갖지 않은 자에게 이는 더더군다나 어려운 일... 그렇다면, 사람들에게 일이 좀더 할만한 것이 되도록, 고통보다는 즐거움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게 필요할 것이다....

 

* 지난 4월에 노건연과 프레시안이 함께 기획기사를 낸 적이 있다. 그 때 썼던 글 한 편....

 

 

쌍용자동차 주변에서 벌어진 일련의 죽음들은 연민, 분노와 더불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철학적 주제를 생각해보게끔 만들었다. 흔히 한 사회의 실업률이 높아지면, 정신건강이 악화되고 자살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개인적인 수준에서도,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자살이나 다른 건강 문제를 경험할 확률이 높다는 것도 거의 상식이다.

 

이것이 완전히 틀리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이것이 보편적이며 불가피한 현상인 것은 아니다. OECD 국가들을 비교해보면, 동구권 국가들을 제외할 때 그리스와 이탈리아를 포함하는 남부유럽 국가들의 실업률이 가장 높지만 정작 이들 국가의 자살률은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같은 맥락에서, 일국 내에서 실업률과 자살률의 시간적 변동이 모든 나라에서 일관되게 같은 방향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또 자살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사망률 측면에서도, 실업률이 상승하거나 경기가 악화된다고 반드시 그에 상응하여 사망률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이런 면에서, 한국 사회가 겪는 실업의 고통은 다소 남다른 데가 있다.

 

평범한 사람들에게 일은 어떤 의미를 가진 걸까?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도 물질적 보상, 생계를 위한 수단으로서의 일이다. 중학교도 졸업하기 전에 수억대의 주식부자로 신문에 이름을 올리든가, ‘별볼일 없는’ 상가 건물이라도 물려받지 않는 이상, 대다수 사람들에게 ‘일해서 벌어오는 돈’은 유일한 생계 수단이다. 또한 사회학자 Jahoda는 일이 주는 사회심리적 편익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상에 시간 구조를 만들어주고, 핵가족 바깥의 사람들과 경험을 공유하고 접촉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며, 삶의 어떤 목표나 목적을 갖게 해줄 뿐 아니라, 개인의 지위와 정체성의 중요한 측면을 구성한다는 것이다.1 학술적으로 표현했다 뿐이지, 사실은 우리가 암묵적으로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이다. 어쨌든 이러한 본성 때문에, 실업 혹은 일자리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만으로도 사람들의 건강과 안녕에는 부정적 영향이 발생한다.23

 

그러나 이런 보편적 설명에 덧붙여, 한국사회에서 일과 실업의 의미는 특별히 각별한 구석이 있다. 우선 이 사회에서 나와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줄 이는 우리 자신밖에 없다. 2008년 현재 실업자들의 실업급여 수급률은 40% 남짓에 불과하다. 임금근로자의 고용보험 적용률이 60% 내외인데다 실업율이 과소추정된다는 비판까지 고려하면, 실제로 실업급여 혜택의 범위는 상당히 제한적이라 할 수 있다. 그나마 실업급여를 받는다 해도 임금 대체율은 형편없다. 국제 비교가 가능한 2007년 시점에 실업 1년차의 임금대체율은 31%로 미국․영국과 더불어 OECD 국가들 중 최하위권이다.4 일자리를 잃으면, 그야말로 먹고 살 길이 막막해지는 것이다.

 

돈 뿐인가? 한국 사람들의 근로의욕은 유난해 보인다. 2005-2008 세계가치조사에 참여한 OECD 19개 국가들 중 삶에서 일이 ‘매우 중요하다’ 응답한 비율이 51.8%인데 비해 한국은 61.9%로 최상위권에 포함되어 있다.5  강수돌 교수의 보고에 따르면, ‘이혼보다 실직이 더 고통스럽다’는 말에 미국인의 41%, 일본인의 36%가 동의한 반면, 한국인은 65%가 여기에 동의했다.6 

 

하지만 한국인들이 태생적으로 ‘근로윤리’가 유별나다고 보기는 어렵다.

“망국의 운명에 처한 민족이지요...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 자체를 서럽게 생각하며, 마땅히 아무 일도 하지 않고 편하게 지내야 할 시간에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은 시간적인 손실이라고 여깁니다. 불필요한 노동은 건강을 해치며,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지낼 수 있는 여유가 없다는 것 자체가 불행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1904년 한 일본군 대위는 서방의 저널리스트에게 이렇게 조선인을 흉보았다.7  한국인이 원래부터 일밖에 모르는 사람들은 아니었던 게다. 그보다는, 앞서 살펴본 대로 일 아니면 살아갈 방도가 없기 때문에 일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또 다른 측면도 있다. 2008년 시점 OECD 국가들의 연평균 노동시간이 1,764 시간인데 비해, 한국은 2,256 시간으로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일중독이라고 알려진 일본조차 1,772 시간이니, 그에 비하면 500여 시간, 일일 8시간 근무를 가정하면 무려 60일, 두 달을 더 일하는 셈이다.8  생활의 대부분을 일터에서 보내는 실정이니, 그것이 애정이든 애증이든, 한국인의 삶에서 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다른 나라의 노동자들에 비해 클 수밖에 없다. 일이, 혹은 회사가 내 삶의 전부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때로는 지독하게 벗어나고 싶다 하더라도.

 

이 모든 것은, 한국사회에서 일자리를 잃는다는 것이 남다른 상처가 될 수밖에 없음을 시사한다. 노동시장 유연화로 표상되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가 노동자들의 삶에 부정적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경고는 세계의 여러 연구자들이 반복적으로 제기한 바 있다. 하지만 그 어떤 논문도 한국의 쌍용자동차 ‘사태’만큼 극적인 사례를 보여준 적이 없다.

노동자들은 그저 일을 하고 있을 뿐이었는데 어느 날 외국 기업으로 주인이 바뀌었고, 또 어느 날 그 주인은 변심하여 회사를 팽개치고 사라져 버렸다. 마치 노동자들이 일을 안 해 회사가 어려워지기라도 한 듯, 해고가 시작되었고, 그 이후에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헬기가 상공을 날고, 투석전과 곤봉이 난무하는 전투가 벌어졌으며, 많은 사람들이 몸과 마음을 다쳤다. 사건은 현재 진행형이다. 죽음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살아남은 자들, 또 그 가족들도 위태롭기는 매한가지다. 파업 참가 노동자들에게 청구된 손해배상 금액은 상상을 초월한다. 필자가 읽었던 논문들은 신자유주의적 세계화가 가져올 ‘잠재적’ 영향들을 경고했지, 이렇게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효과를 나타난다고 이야기하지는 않았었다.

 

2000년대 중반 세계최대 유통업체 월마트는 의료보험 문제를 두고 진보진영은 물론 중도 우파에게서도 강력한 비판을 받았다. 회사에서 보험을 안 들어주니까 많은 직원들이 무보험자, 혹은 메이케이드 (의료급여) 수급자가 되어 결국 납세자들의 부담을 증가시킨다는 것이 비판의 요지였다. 이 문제를 노동자들의 건강권이 아닌 납세자의 권리 침해 사안으로 바라보는 것이 다소 불편하기는 하지만, 기업이 이윤 창출에 드는 비용을 노동자나 다른 시민들에게 전가했다는 지적은 매우 타당하다.9  도쿄 전력, 그와 결탁된 소수의 관료들의 이해 추구가 현재 일본 시민들은 물론 전 세계인들에게 어떤 부정적 결과를 미치고 있는지는, 이러한 비용 외부화의 또 다른 생생한 사례라 할 수 있다. 해고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해고는 기업이 언제고 택할 수 있는 쉬운 옵션이어서는 안 된다. ‘이윤’을 목표로 하는 기업에게 ‘도덕’을 요구한다고 불평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알랭 드 보통은 그의 책 <불안>에서 이야기한 바 있다. “... 노동과 다른 요소(원료, 기계)들 사이에는 한 가지 차이가 있다... 노동자는 고통을 느낀다는 것이다. 생산라인 가동비용이 엄청나게 비싸지면 가동을 중단하기도 하는데, 이때 기계는 자신의 불행한 운명을 한탄하지 않는다. 석탄 사용을 중단하고 천연가스를 사용해도 도태된 자원은 절벽에서 뛰어내리지 않는다...”

기업들이 절감한 비용, 증진시킨 효율성이라는 것이, 창의적인 혁신에서 추가적으로 창출된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삶을 파괴시키고, 사회의 불특정 다수에게 비용을 전가시킴으로써 얻어진 것이라면 사회는 그것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 이는 도덕성 이전에, 자본주의가 지향하는 소위 ‘기업가 정신 (entrepreneurship)’에도 어긋나는 것이다. 명문대 MBA를 자랑하는 경영인들이 생각해낼 수 있는 게 고작 물량에 맞춰 노동자 숫자를 조정하는 것밖에 없다는 걸 믿기 어렵다.

 

해고를 사기업의 내부 문제로 생각하여 방치하거나, 고용유연화를 조장하는 정부의 행태 또한 비난받아 마땅하다. 자유시장 원칙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지만, 한편으로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 장바구니 물가를 챙기고, 한복 차림의 고객을 홀대했다는 호텔에게 국회의원이 호통치는 곳이 한국이다. 또한 이 나라는 정부가 직접 나서 파업 참가 노동자들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곳이기도 하다. 해고와 비정규화가 구조조정의 전부인 것처럼 행동하는 기업들 앞에서, 국가는 적극적으로 노동자들을 보호해야 한다. 노동자는 기업의 종복이 아니라 국가의 시민이다. 특히나 이번 쌍용자동차 사례에서처럼, 책임있는 경영진의 존재가 불분명한 곳에서 노동자들을 보호해야 하는 정부의 역할은 막중하다고 할 수 있다.

 

시민들은 착한 소비자가 되어 기업의 양심에 호소하기보다, 그 자신이 노동자로서 연대할 필요가 있다. 매일 당장 때려치우겠다고 투덜거리면서도, 맡은 일을 해내려고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봄날 월차 내기를 꺼려하는 성실한 직장인, 당신들이 바로 노동자다. 생계를 위해서든, 의미 있는 삶을 위해서든, 일이 우리에게 그토록 소중한 것이라면, 다른 이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한국 사회에서 해고와 다양한 형태의 비정규화는 기업이 너무도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되어버렸다. 반면 사회적 안전장치가 전무한 속에서, 일자리를 잃는다는 것은 노동자와 그 가족들에게 유례없는 상처와 고통이 되고 있다. 정부는 팔짱끼고 앉아서 사태를 ‘관람’하거나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 세 가지 모두 ‘정상’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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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Jahoda M. Work, employment, and unemployment - values, theories, and approaches in social research. American Psychologist 1981;36(2):184-191.텍스트로 돌아가기
  2. Dooley D, Fielding J, Levi L. Health and unemployment. Annu Rev Public Health 1996;17:449-65텍스트로 돌아가기
  3. Ferrie JE, Shipley MJ, Marmot MG, Stansfeld SA, Smith GD. An uncertain future: The health effects of threats to employment security in white-collar men and women. Am J Public Health 1998;88(7):1030-1036.텍스트로 돌아가기
  4. 한국노동연구원. 월간 노동리뷰 2010년 4월호 p.62-65텍스트로 돌아가기
  5. http://www.worldvaluessurvey.org/ 텍스트로 돌아가기
  6. 강수돌. <일중독 벗어나기> 메이데이 2007텍스트로 돌아가기
  7. 아손 그렙스트 지음, 김상열 옮김. <스웨덴 기자 아손, 100년 전 한국을 걷다> 책과 함께 2005 텍스트로 돌아가기
  8. http://stats.oecd.org/Index.aspx?DataSetCode=ANHRS 텍스트로 돌아가기
  9. http://www.pbs.org/wgbh/pages/frontline/shows/walmart/transform/protest.html 텍스트로 돌아가기

[언어의 감옥에서]

서경식 선생의 또다른 책이다.

도서관에 신간구매로 신청하면 책 반입시 우선 예약자로 등록된다. 그리하야 '새책'을 읽는 영광을 누렸다. 지난 번 [사치열병[도 마찬가지 ㅋㅋ  

 

요즘에 주로 생활사보다는 책이나 영화 감상글을 남겨두는 편인데,

한편으로는 평소에 하고픈 이야기들을 여한 없이 하기 때문에 딱히 블로그에까지 남길 글이 없어서이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별로 할 말이 없어서이기도 하다. 말과 글이 홍수처럼 넘쳐나는 세상에 뭐 굳이 ㅋㅋ

은인자중, 암중모색이 필요한 시기..... 라고 하면 좀 오바질이지만 뭐 그렇다.

 

언어의 감옥에서 - 어느 재일조선인의 초상
언어의 감옥에서 - 어느 재일조선인의 초상
서경식
돌베개, 2011

 

이 책은 선생의 다른 글들과 마찬가지로, 어찌 보면 다소 불편할 수도 있을만큼 예민하고 까칠한 글들...

만일 그의 글이 불편하다고 느낀다면, 아마도 이런 것 때문이리라....

또 재일조선인, 민족, 국가, 화해 이야기냐?

그래도 우리 (?) 편이 될 수도 있는 사람들한테 너무 가혹하게 비판하는 거 아니냐?

 

그런데, 글쓴이가 서문에서 밝혔듯 상황은 그렇지 않다.

"나는 곧 만 60세를 맞이한다. 이전에는 60세가 되어서도 살아있는 자신을 상상조차 할 수 없었고 심지어 60세가 되어서도 이 책에서 하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을 것이라고는 전혀 상상할 수 없었다. 젊었을 때 나는 그저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말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으니 머지않아 내 발언 따위는 쓸모 없어질 거라고 막연하게 예상하고 있었다"

그리고 또 내가 제일 싫어하는 이야기 "그래도 그 사람들은 좋은 사람들이에요" 문제... 

저자의 말대로 "구일본군 병사도 천황 히로이토도 개인적으로 보면 '좋은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 "

어릴 적에 임철우의 단편 [붉은 방]을 읽고 다소 충격받았었다.

고문형사의 그 평범하고 소시민적인 모습에...  세상에, 그도 알고 보면 좋은 사람이었던 것이다.... 

화끈한 한화그룹 회장이나, 위장전입을 일삼는 고위공직자 나으리들도 다 알고 보면 자식사랑이 극진할 뿐인, 그저 평범하고 좋은 사람들일 것이다....ㅡ.ㅡ

 

이 두 가지, 여전히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고, "알고보면 좋은" 사람들, 특히나  '나름' 진보적인 일본의 리버럴 지식인들이 기묘한 방식으로 피해자에게 화해를 강제하는 현실 속에서 글쓴이는 자꾸만, 듣기싫어해도 이런 이야기를 할 수밖에없는 것이다.

 

죄는 개인에게 귀속되지만 책임은 집단에게 귀속될 수 있다는 한나 아렌트의 논거로부터 선생은 일본'국민' 일반의 소극적인 전쟁책임 회피, 혹은 쿨하게 전향적으로 털어버리고 싶은데 피해자들의 지나친 (!) 민족주의적 반일정서 때문에 문제 해결이 지체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일본의 '리버럴' 지식인들을 비판한다.

또한 "설령 피해자에게 가해성이 침투해있다고 해도, 그것 때문에 그 시스템을 만들어내고 운용한 자들의 가해책임을 상대화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하면서 프리모 레비의 깊이 있는 성찰을 언급한다.

 

사실을 말하자면, 전후세대이자 소위 국제주의자로서 (이런 말을 막 쓰다니 낯부끄러워라 ㅡ.ㅡ) '민족' '민족주의'라고 하면 일단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나이지만, 냉철한 민족주의/국가주의 비판과 동반된 선생의 민족적 지향에는 고개를 숙이지 않을 수 없다.  "민족주의나 국가주의로 환원되지 않는 국민주의적 내셔널리즘의 문제"는 그것이 꼭 한/일 관계 문제가 아니더라도, 한국 사회 내에서 훨씬 많은 고민과 성찰을 필요로 하는 부분이다.

 

옮긴이는 서경식 교수를 통해서 널리 회자된 '디아스포라' 라는 용어가, 그 고민의 내용은 거세된 채, 해방의 '이미지'로서 낭만적으로 소비되는 현상을 지적했다. 나 또한 '나라없는 사람'을 꿈꾸며 아인쉬타인의 (내가 이해도 못할) 상대성이론보다는 그의 자발적인 국적포기를 더욱 높이 사는 형편이지만, 그것이 외부의 강제, 역사라는 개인이 감당못한 소용돌이에 의해 강제되었을 때 감내해야 하는 신산한 삶에 대해서는 너무나 피상적으로 이해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크게 다를 것으로 예상되지는 않지만, [난민과 국민사이]도 읽어봐야겠다...

 

* 뱀발1.

주말에 섬활에 다녀오면서 프리모 레비의 [주기율표]를 읽는 중에,

문득... 음... 아우슈비츠에 직접 가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곳에 장 아메리도 있었고, 프리모 레비도 있었지 않나.....

참, 프리모레비에 관한 다큐영화도 찾아서 봐야겠다는 생각....

 

* 뱀발2.

서경식 선생한테 편지를 써볼까 하는 생각도 했다. 당신의 책에 무척 공감했다.. 이런 낯간지러운 글 ㅋㅋ

그리고 일본인의 집단적 심리에 대한 질문도 겸사겸사.... 

이건 딱히 '일본인'이라는 특정 '국민'에 대한 것이라기보다 인간의 집단적 행태/관계에 대한 궁금증.. ...

한국말도 이제 잘 하시는 것 같던데.....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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