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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Sigur ros

지난 부처님 오신날 연휴주간은 ... 말할수 없이 피곤했음 ㅋㅋ

물론 몸이 피곤해서 그렇지 마음만은 즐겁기 이를데 없었음

 

#1. 

 

금욜에는 토끼를 데리고 난지한강공원에서 열린 그린플러그드에 다녀옴

전세계에 80만 명이 있다는 무려 카시오페이아인 토끼가, 언제부턴가 또 '인디밴드'가 좋다는 괴이한 취향을 표명하길래 그럼 콘서트에 한 번 데려가 주겠다고 약속해서 성사된 일정...

 

근데 일단 대중교통으로 가기에 너무 불편함. 차를 가져오지 말라고 할거면 버스라도 가야할 거 아녀...

그 공원에는 자가용 있는 사람만 갈 수 있단 말인감???

심지어 언니가 무려 3단 도시락에 3단 후식/간식거리를 싸보냄...

그걸 일산에서부터 혼자 들고온 토끼... ㅡ.ㅡ

마포구청역부터는 내가 그걸 지고 땡볕에 거의 40분을 걸어 공연장까지... ㅜ.ㅜ

그래도 그 정성과 맛에 감동.... 풀밭에 담요깔고 맛나게 먹었음..

토끼 말로는 학교 소풍가도 이렇게 안 싸준다고...  아무래도 내가 시누이라서 언니가 오버했다는 생각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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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가 좋아한다는 '안녕바다'

노래 좋음... 땡볕이 내리쬐는데 노래가사는 샤랄라라 별이 내린다 ㅋㅋㅋㅋ

청중이 많아서 깜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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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쉬고 이번엔 장미여관....

토끼 좋아 죽음... 노래 정말 유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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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너무 쨍쨍해서 둘이 거의 탈진.... 공연 끝나고 그늘에서 휴식 ...

태양이 남중고도에 있어서 그토록 강렬했다는 토끼의 해석... 

남중고도라니.... ㅡ.ㅡ 고등학교 졸업하고 처음 들어보는 단어 

밤에 돌아와서 보니 팔뚝 1도 화상.. 아이구... 따가워 죽는 줄 알았음

 

저녁에 디아블로-피아 구경하고, 역시 내 취향이 아님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델리스파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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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자우림 무대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접근 불가능... 포기.. ㅡ.ㅡ

 

근데 내년에 이 공연, 심지어 이런 식의 컴필레이션 공연을 또 가게 될 것 같지는 않다.

일단 일관된 흐름이 뭔지를 모르겠는데다,

개별 밴드들에게 할당된 시간이 너무 제한적이고, 심지어 앵콜의 여지조차 없다보니

그냥 제시한 목록을 채우는데 급급하다는 인상이.. ㅜ.ㅜ

그리고 말이 그린플러그드인데, 왠 기업 광고는 그리 많고 물량과 쓰레기도 장난 아님... 

토끼한테 다음에는 단독 공연을 보여주겠다고 약속...

 

#2.

 

일요일에 시규어 로스... 드디어 시규어 로스....

사실 작년부터 이어진 Valtari 세계투어 일정을 보면서 일본 오사카 공연이라 쫓아가야 하는겐가 고심하고 있던 차에 내한 소식 듣고 잽싸게 예매.... 했으나 좋은 자리는 이미 다 팔림.. ㅡ.ㅡ

주변에 당최 이들을 좋아하는 사람이 없어서 동반자를 물색하다가 돈많은 주먹도끼가 걸려듬 ㅋㅋ

 

공연은..... 차마 말을 못하겠음.....

빛과 소리의 환상적 조합....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아름답고 꽉찬 사운드와 조명을 배경으로, 숨을 죽이고 무대를 응시하는 스탠딩 관객의 모습들은 은혜받은 신도들, 혹은 이제 막 '미지와의 조우'를 경험하고 UFO로 끌려올라갈 사람들...

 

CD로 혹은 MP로 듣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사운드....

정말 공연 끝나고 '다 이루었다'는 생각과....

아이슬란드 가서 저 자들을 기필고 다시 봐야겠다는 기묘한 감정이 동시에....

 

'내용'을 알아들을 수 없는, 사운드 그 자체에 말로 표현할 수없는, 아주 깊은 곳으로부터의 감흥....

정말 여한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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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서의 영화

블로그가 적막강산으로 방치되는 날들이 하염없이 길어지고.. ㅡ.ㅡ

미친듯이 바빴지만, 사실 영화도 보고, 섬진강변으로 나들이를 다녀오기도 했다.

봄 지나가기 전에 매화랑 벚꽂사진 올려줘야 하는데... 흠...

 

# <지슬: 끝나지 않은 세월2> 오멸감독, 2012년 작

 

지슬 - 끝나지 않은 세월2

 

영화는 정말 영화다웠다....

화면구성과 영상, 음향, 플롯과 편집, 인물들의 캐릭터와 배우들의 연기 이 모든 것들이 너무 아름답고 꽉 차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영화가 끝나고 났을 때, 감당할 수 없는 먹먹함과 회한, 또 슬픔만이라고도 기쁨만이라고 할 수 없는 카타르시스는 참으로 오랜만에 느끼는 감정이었다. 

문학작품으로도, 연극으로도, TV 드라마나 시사다큐, 혹은 다큐멘터리 영화로도 이러한 감흥을 만들어낼 수 없었으리라. 예술매체들이 가진 고유한 장점과 유발하는 고유한 감흥이 있을텐데, 이 작품은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영화가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에 개봉했던 <남영동>이나 <26년> 을 보지 않았던 것, 그리고 <도가니>나  <공정사회>를 보지 않는 것은 나름 일맥상통하는 이유가 있어서이다.  그저 분노를 촉발하는고발일 뿐이라면, 누군가가 경험했던 고통을 추체험하게 해주는 시뮬레이션일 뿐이라면, 그건 심층분석 기사나 시사다큐 프로그램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에 대해서 일부러 생생한 고통을 느껴보려고 영화관을 찾고 싶지 않다. 혹은 (요즘은 도대체 뭐라 불러야 할지 모르겠는) '범진보개혁진영'의 존재를 보여주기 위해 머리 수 하나 채우는 일을 하고 싶지도 않다. (이 블로그에 들어오는 사람도 별로 없기는 하지만, 보지도 않은 영화에 대해서 뭔 말이 많냐고 하는 이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믿을만한 필자들의 영화평론은 이런 판단에 상당히 도움이 된다는 점을 밝혀둔다).

예술이 무언가의 도구가 되어야 하는 상황은 그닥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  그렇다고 세상에 존재한 적도, 존재하지도 않는 '순수'예술을 상찬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미학적 완성도와 영화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가운데, 대의명분으로 그 흠결을 덮어주는 건 영화를 위해서나, 운동을 위해서나 좋은 일을 아니라는 생각이다. 이러한 면에서, 지슬은 그 아름다움과 완결성을 통해, 그동안 많은 다큐멘터리나 시사고발프로들이 하지 못했던 새로운 길을 열어주었다고 생각한다. 

해방직후의 그 시절만 돌아보면, '역사는 리셋이 안 되나요'라는 질문이 떠오른다.

뭐가 깔끔하게 정리되고 청산된 것이 없다.  그 유산과 잔재들은 오늘도 현재진행형....

 

 

# <홀리 모터스> Leos Carax , 2012년 작

 

홀리 모터스

 

이 또한 영화로서의 영화, 다른 한편 영화에 대한 영화..

예고편을 볼 때에는 뭔가 싱그럽고 재기발랄한 스피드와 유쾌함을 줄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내가 바보지.... 이 감독이, 배우 드니라방이, 그럴 리가 없잖아... ㅡ.ㅡ)

 

며칠 동안 원고 때문에 피곤에 쩔어 있다가 머리를 맑게 해보려고 갔던 극장에서,

완전 정신집중하고 에너지를 극도로 소모하고 돌아왔다는 슬픈 사연이 있는 영화라고 소개해야 할 것 같다.

 

귀를 쫑긋 세우고 (프랑스어를 알아 들은 건 아니고 ㅋㅋ), 한 시도 영화에서 눈을 떼지 않으면서 머리 속에 오만가지 상상과 억측과 때로는 멘붕과......  이런 복잡다단한 이성적/감성적 감흥은 정말 오랜만의 것이었다. 예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읽을 때, 내용만이 아니라 예전 시절의 감상과 주변의 정황이 떠올라 독특한 감흥을 주는 것처럼, 이 영화는 예전 - 소위 시네키드들의 황금 시절이었던 90년대 초의 어느 날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그 때는 이런 복잡한 감정과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게 만드는 영화들이 참으로 많았었다. 밤새도록 연달아 몇 편의 영화를 보고 종로 거리에서 일출을 맞던 그 독특한 기분도 함께 떠올랐다.

 

이 영화는 '영화'에 대한 영화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영화는 호텔인지 아파트 방에 있던 등장인물이 영화가 상영되는 극장 혹은 화면으로 들어가면서 시작된다. 

장면이 전환되고, 드니라방이 교외 부유한 주택단지에서 멀쩡하게 리무진을 타고 출근할 때, 오.. 드디어 저 양반도 저런 역할을? 하면서 흠칫하다가 이어서 흉물스런 구걸 노인으로 변신할 때는 살짝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이건 무슨 빈곤 코스프레여.... 설마 이 감독이 언더커버 류의 홈드라마를 찍은 건 아니겠지...

그랬는데..  역시 감독은 나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줄줄이 이어지는 상황과 설정은 매번 나의 온건한 상상을 벗어나서, 이번엔 또 뭐여 하면서 집중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드니라방 역시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광인에서 비련남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변신에 또 변신.....

그가 아니면 도대체 누가 이 영화를 이끌어갈 수 있을까....

영화는 점차 고조되어가고, 그래서 정말 마지막까지 상황이 어찌 흘러가는 겐가, 두근두근 기다리고 있었는데,

드니라방의 퇴근과 홀리모터스의 차고 귀환에서 완전 털썩.... ㅡ.ㅡ

그렇다고 이 영화가 식스센스 류의 반전, '이힛, 이건 몰랐지롱?' 하는 영화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영화가 무엇이어왔고, 영화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영화에 대한 헌사이자 성찰이라는 생각이 든다.

 

IMDB의 평론들을 읽어봐도, 줄거리가 무언지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말아라, 아무도 모를 것이라는 언급이 있다. 100% 동의 ㅋㅋ

그렇다. 통상적인 줄거리나 플롯으로 요약할 수 있는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굳이 상징과 연계성을 꼼꼼하게 분석해서 숨은 의미를 해석하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다고 본다. 영화를 보던 내내, 그리고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던 순간들에 일어나던 그 복잡미묘한 감정의 물결, 끝없는 호기심,  홀린 듯한 끌림...  이런 것들이야말로, 영화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감흥이 아닌가.... 

 

이런 영화들만이 진정한 예술적 가치가 있는 영화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중2병 걸린 악당의 등장에 혀를 끌끌 차면서도 <어벤져스> 같은 영화를 재미있게 본다.

나름 시원한 즐거움과 웃음이 있기 때문이다. 문제가 잘 해결되니 마음도 편하고 ㅋㅋ

하지만, 이런 영화들만 세상에 존재한다면 슬플 것같다.

<홀리모터스>나  <지슬>이 주었던 그 깊은 울림과 복잡미묘한 감동을 경험할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다.

다양한 영화들, 기술적 상상력 만이 아니라 가치와 내용 측면에서 전복적 상상력을 갖는 영화들이 많이 만들어지고 소개되면 좋겠다. 그리고 그런 영화를 볼 수 있는 나의 시간과 경제력도 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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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래동화, 현대의 동화

어린이 (?) 내지는 청소년 (?)이 주인공인 영화들...

 

#. 문라이즈 킹덤 (웨스 앤더스 감독, 2012년)

 

문라이즈 킹덤

 

영화가 정말 미치도록 귀엽고 깜찍했음 ㅋㅋ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은근 잔혹하고 (낚시바늘로 피 철철 흘리며 귀를 뚫고)

은근 블록버스터 (폭풍이 몰아치는 뉴펜잔스 섬!)에  치정스릴러까지....

아이들의 연기도 너무 좋고, 베테랑 연기자들의 내려놓은 듯한 소박하고 편안한 연기도 정말 좋았음.

유약한 지역 경찰관으로 등장한 부르스 윌리스와 책임의식 투철한 범샘 캠프리더 에드워드 노튼, 융통성 없어 보이는 틸다 스윈턴 모두 그리도 잘 어울릴 수가 없었던 듯...

무엇보다... 주인공 남자아이 샘의 오동통하고 뽀얀 볼따구니가 어쩌면 그리도 귀여운지 ㅋㅋㅋㅋㅋ

음악에, 소품에, 배경에... 그 무엇하나 버리기 어려운, (그렇다고 마냥 예쁘고 착하지만은 않은) 수작임..

영화 보고나면 뭔가 재미나고 뿌듯하고 따뜻한 마음이 생겨남...

같이 영화 본 정이도 너무 좋아라 함 ㅋㅋ

 

# 잭 더 자이언트 킬러 (브라이언 싱어 감독, 2013년)

 

잭 더 자이언트 킬러

 

아무리 그래봤자 재크와 콩나무 이야기인데,

이걸 굳이 아이맥스에 3D 로 봐야겠냐고 항변했지만 감독이 브라이언 싱어라며 도끼가... ㅡ.ㅡ

근데 뭐랄까... 이런 걸 쓸데없이 고퀄이라고 해야 하나?

어찌나 기술력도 좋고, 나름 스펙타클하게 이야기를 끌어가는지

몰입해 보다가도 잠깐씩 정신이 돌아오면 내가 뭐하고 있나.. 콩나무에....이런 자괴감이 ㅋㅋ

 

마지막 장면에서 현대의 청소년이 왕관을 보고 의미심장하게 웃는 장면에서 속편에 대한 의혹이...

분명히 콩은 다 썼는데....  하긴, 이렇게 과학이 발전한 시대에 굳이 콩나무를 심어야 그 높은 거인국에 올라갈 수 있는 건 아니잖아... 

니콜라스 홀트는 정말 번듯하게 잘 자랐더군...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때보다 더 예뻐진 (?) 것 같음 ㅋㅋ

 

근데.. 요즘 헐리우드가 이렇게 전래동화, 아동문학에 집착하는 걸 보면...

다음엔 닐스의 대모험도 블록버스터로 나올 거 같음.

한국의 전래동화 혹부리 영감, 선녀와 나뭇꾼, 심청전 같은 것도 블록버스터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헐리우드에 제보해줘야 겠다 ㅋㅋ

 

참, 거인국 리더의 눈이 골룸이랑 너무 비슷해서 혹시 웨타 디지털 작품인가 찾아보니 그렇지는 않더군 ㅋㅋ 

 

 

# 배트맨: 망토 두른... (닐 게이먼 2012)

 

 

배트맨 : 망토 두른 십자군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 - 디럭스 에디션
배트맨 : 망토 두른 십자군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 - 디럭스 에디션
닐 게이먼
세미콜론, 2012

 

아우.....닐 게이먼.... 

이 자의 마수에서 빠져나갈 수가 없네 그려...

배트맨의 죽음이라니.... 

각자의 방식으로 표현하는 경의와 연민과 애정...

아무도 진실을, 심지어 배트맨 그 자신조차도 진실은 알 수없지만,

아마도 그가 원하지는 않았던 방식으로 생은 마감되었고, 이는 언젠가 닥쳐올 수밖에 없었던 사실...

누구나, 심지어 그가 배트맨이라도 죽음을 피할 수는 없으니까....

안녕히.. 모두들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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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1.

 

새치가 창궐하여 보는 이들마다 한 마디씩 거드는 데 지쳐, 또 염색을 했다.

처음으로 천연 헤나를 사용해보았다.

반죽을 너무 되게 해서, 머리카락에 골고루 펴 발라지지가 않은 듯 하다.

그래도, 염색 효과는 짱....

신기한 건, 머리에서 나뚜루 녹차 아이스크림 냄새가 난다는 것...

반죽 전 헤나가 분말 녹차와 비슷한 생김새였으니, 이해 못할 현상도 아니다...

그래도 묘해... ㅡ.ㅡ

 

 #2.

 

이제 고3이라 나름 열공에 지친 담이를 응원해주려고 큰 맘먹고 스테이크 집에 데려갔다.

여고생의 먹성은 실로 대단했다... ㅋㅋ

재미난 이야기도 나누가, 음식도 맛있게 먹고... 행복한 한 때였지만.....

 

돌아오는 발걸음은 무거웠다.

우리가 앉았던 자리는...

작년, 이제는 세상을 떠난 후배 J와 마지막으로 함께 저녁을 먹었던 바로 그 자리였다.

 

거금을 들여 맛난 걸 먹고, 하하호호 웃으며 그동안의 소식을 나누고...

헤어져서는 조용한 주말 밤길을 걸어 혼자 버스를 타러 갔었다.

오늘 나는 그 길을 그대로 반복했는데,

J 는 이제 세상에 없구나... 

이렇게 문득 실감이 나는 거였구나....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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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 대하여...

#. 잊혀진 꿈의 동굴 (베르너 헤어조크 감독, 2010년 작)

 

잊혀진 꿈의 동굴

 

동네에 예술영화 전용극장이 생기니까 넘 좋다... 망하지 않았으면 좋겠구만!!!

2010년에 만들어진 영화를 이제사 보게 되었다. 

영화적인 특별함은 별로 없는 평이한 구성이지만.. 내용 그 자체 때문에 허거덕....

영화는 3만년 전, 크로마뇽인 버전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남긴 믿을 수 없는 벽화를 찬찬히 보여준다.

갈기가 없었던 3만년 전의 사자들, 마치 움직이는 듯한 바이슨, 코뿔소들과 검고 아름다운 말들...

몇 년 있다가, 누군가가 이 그림들이 모두 현대의 조작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한 들, 나는 하나도 놀라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혹은 그게 아니라 외계인들의 소행이라 해도 안 놀랄 자신이 있다..

3만년 전에 이걸 진짜로 그렸다는게 그 무엇보다 놀라운 일.... ㅡ.ㅡ 

정확한 묘사와 일필휘지의 손놀림, 추상과 구상의 모호한 경계....

니스 근처 마그 재단 미술관에서 보았던 샤갈의 말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 고독한 천재는 왜 삼만년 일찍 세상에 태어났더란 말인가.... 

그는 누구와 어울리고, 누구와 "예술"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었을까?

아니,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을까?

불과 5백년 전, 서양화는 잊혀졌던 원근법을 천년 만에야 되살렸다.  

그런데 삼만년 전에 이런 그림을 그린 크로마뇽인이 있었다.......

화면을 보고 있노라면, 그의 환희와 고독이 막 느껴지는 듯.. ㅡ.ㅡ

 

그런데 영화 마지막 부분은 갑자기 호러로 급선회... 동굴에서 멀지 않은 핵발전소 주변의 온수 때문에 돌연변이를 일으키며 이상증식한 악어들 모습은 어찌 연결시켜야 할지???  

그리고... 감독 아자씨 목소리가 나쁜 건 아닌데... 리차드 아텐보로 할배의 드라이하고 꼿꼿한 나레이션에 익숙한 나머지, 다른 목소리를 들으면 어색어색... 

 

# 샌드맨 (닐 게이먼... 그리고 여러 화가들과 편집자들...)

 

 

The SandMan 샌드맨 1 - 서곡과 야상곡
The SandMan 샌드맨 1 - 서곡과 야상곡
닐 게이먼 외
시공사, 2009

 

The SandMan 샌드맨 2 - 인형의 집
The SandMan 샌드맨 2 - 인형의 집
닐 게이먼
시공사, 2009

 

The SandMan 샌드맨 3 - 꿈의 땅, 시공 그래픽 노블
The SandMan 샌드맨 3 - 꿈의 땅, 시공 그래픽 노블
닐 게이먼
시공사, 2009

 

 

 

 

 

 

 

 

 

 

 

 

 

 

 

 

 

 

 

 

The SandMan 샌드맨 4 - 안개의 계절, 시공 그래픽 노블
The SandMan 샌드맨 4 - 안개의 계절, 시공 그래픽 노블
닐 게이먼
시공사, 2009

 

The SandMan 샌드맨 5 - 당신의 게임
The SandMan 샌드맨 5 - 당신의 게임
닐 게이먼
시공사, 2009

 

The SandMan 샌드맨 6 - 우화들
The SandMan 샌드맨 6 - 우화들
닐 게이먼
시공사, 2009

 

 

 

 

 

 

 

 

 

 

 

 

 

 

 

 

 

 

 

 

The SandMan 샌드맨 7 - 짧은 생애
The SandMan 샌드맨 7 - 짧은 생애
닐 게이먼
시공사, 2009

 

The SandMan 샌드맨 8 - 세상의 끝
The SandMan 샌드맨 8 - 세상의 끝
닐 게이먼
시공사, 2009

 

The SandMan 샌드맨 9 - 친절한 그들
The SandMan 샌드맨 9 - 친절한 그들
닐 게이먼
시공사, 2009

 

 

 

 

 

 

 

 

 

 

 

 

 

 

 

 

 

 

 

 

The SandMan 샌드맨 10 - 장례 전야
The SandMan 샌드맨 10 - 장례 전야
닐 게이먼
시공사, 2009

 

The SandMan 샌드맨 : 영원의 밤
The SandMan 샌드맨 : 영원의 밤
닐 게이먼
시공사, 2010

 

The SandMan 샌드맨 : 꿈 사냥꾼 - 완결
The SandMan 샌드맨 : 꿈 사냥꾼 - 완결
닐 게이먼
시공사, 2010

 

 

 

 

 

 

 

 

 

 

 

 

 

 

 

 

 

 

 

 

작년 말부터 저녁에 조금씩 읽어오던 것이 어제야 쫑났다..

한동안 소설을 읽지 않아서 잊고 있었는데, 나는 "이야기"를 좋아한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닐 게이먼의 어두운 환상, 불멸하는 '영원'에 대한 미궁같은 이야기들이 너무너무 좋았다.

이건 마치 20세기의 천일야화....

나도 모르게 모르페우스와 그 형제자매들에게 빠져들어 갔고,

특히나 꿈의 군주 모르페우스, 그리고 그의 누나와 여동생 - 죽음과 절망- 에게 깊은 애착을 느꼈다.

그리고 어쩐지, 루시퍼의 고독을, 까마귀 매튜의 우애를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닐 게이먼이 뛰어난 이야기꾼이라는 것이야 진작 알고 있었지만,

아.. 이 자가 일가를 이루었구나.. 이런 탄식(?)을 늘어놓게 만드는 놀라운 이야기들인데다

그림도 어쩌면... 한 컷도 버릴게 없는 듯...

특히나...

모르페우스가 생을 마감하고, 그를 떠나보내며 추억의 집을 짓는 영원형제들의 모습은 숨을 턱 막히게 했다.

이것이 종이 위에 그려진 '만화'가 아니라, 지금이라도 창문을 내다보면

저 멀리 적막한 어둠의 심연에서 그들을 곧 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마음같아선 책 한장한장 뜯어서 방에 도배하고 싶음.. ㅡ.ㅡ

그럼 악몽에 시달리겠지 ㅋㅋ

진정한 현실의 악몽은 이 아름다운 책을 '시공사'라는 이름표와 함께 보아야 한다는 것...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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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빗, 벵갈 호랑이, 장발장...

포스팅만 보면, 나는 세상 제일의 한량 ㅡ.ㅡ;;

 

# 호빗: 뜻밖의 여정 (피터잭슨 감독, 2012년)

 

호빗 : 뜻밖의 여정

 

차가운 셜록의 따뜻한 남자, 마틴 프리먼이 빌보 배긴스로 ㅋㅋ

원래 이렇게 스케일이 큰 이야기는 아닌 듯한데,  

어쩌다보니... 그야말로 뜻밖에 블록버스터가 된 게 아닌가 싶네 그려..

아기자기하고, 따뜻하고, 귀여운 그야말로 재미난 동화...

저 멀리 원경의 산맥들은 마치 내고향 6시에서 본 듯한 뉴질랜드 풍광...

그리고 익숙하고 반가운 얼굴들....  

시간은 지난 반지원정대보다 60년 전이라는데 간달프는 더 늙어보여 ㅋㅋㅋ

스미스 요원 요정 휴고위빙도 주름 자글자글 ...  

갈라드리엘은 후광 때문에 피부 상태 확인 불가능 ㅋㅋ

 

근데, 이런 종류의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 이라면 별 감흥이 없었을 수도...

번역이 좀 후지다는 거 빼고는 흡족할만한 영화였음...

특히 골룸과 빌보가 수수께끼 맞추며 대결하는 장면에서 "Lost" 에 대한 번역 완전 거슬림...ㅡ.ㅡ

근데 또 딱히 한국어로 적당하게 번역하는 것도 쉽지는 않았을 듯....

다음 편들도 후딱 이어서 했으면 좋겠네...

셜록이 네크로맨서/스마우그로 나온다는데... 빌보 왓슨과 조우하는 장면이 몹시 기다려짐 ㅋㅋ

 

# 레미제라블 (탐 후퍼 감독, 2012년)

 

레미제라블

 

잘 만든 뮤지컬 영화라고 평이 좋아서 보려고는 했었는데, 여행이다 뭐다 정신없어 못보다가

대선 이후 갑자기 "힐링" 영화로 등극해있어서 이건 또 뭔 일인가 하며 보았음

음악 좋고, 연기들 잘 하고, 극도 잘 짜여져 있기는 한데........

근데 도대체 사람들이 어디에서 힐링을 받았다는 건지 당최 미스테리... ㅜ.ㅜ

 

빅토르 위고의 원작 레미제라블은 읽어본 적이 없고,

내가 기억하는 건 장발장과 은촛대 동화책 버전.... 

그래서 원작이 아닌, 딱 이 영화에만 한정해서 이야기하자면 전형적인 헐리우드 서사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은 영화가 아닐까 싶음...

말 그대로 "한 때의 젊은 치기"로 혁명운동에 동참했던 마리우스 (심지어 부르주아도 아니고 앙시앙레짐의 적자...) 는 화초처럼 자라 아빠의 과거도 세상 물정도 암 것도 모르는 화사한 코제트 만나

다시 아무런 고민도 없이 이전의 귀족 생활로 돌아감.

결혼식 장면에서 정말 빡쳤음 ㅜ.ㅜ

마리우스 좋아하던 에포니는 심지어 두 사람의 사랑을 이어주고 장렬히 전사....

하수구에서 마리우스 짊어지고 이동하는 장발장에게서 나는 울버린의 환영을 보았음.. .ㅡ.ㅡ

 

어쩌면 이 영화는 형사 자베르와 장발장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그린 작품???

혁명은 그저 배경인 겐가?

사실... 극 초반 판틴을 몰아세우던 공장의 드센 여자들, 결국은 그녀가 머리카락을, 이빨을, 몸을 팔게 만들던 악다구니 같은 여자들과 남자들, 바리케이드를 쌓을 수 있게 가구를 던지던 서민들, 결국 나타나지 않고 혁명군을 고립 궤멸에 빠지게 했던 시민들(?).... 이들은 다 같은 소위 "민중" 아닌가 말여....

이렇게 복잡미묘한 인간상을, 한 순간은 극단적 악인들로, 또 다른 순간에는 전혀 다르게 세상을 바꿀 이들로 그리는 단선적 묘사는 후덜덜... 물론 뮤지컬이라는 특성 상 극적 대조를 이루기 위한 장치였다고 관대하게 이해해주기는 했음...  ㅡ.ㅡ

 

다시금 깨달은 것이지만, 나는 격정적이고 드라마틱한 영화들과 친하지 않음... 

 

# 라이프 오브 파이 (리안 감독, 2012년)

 

라이프 오브 파이

 

말하자면, 이런 영화가 내 취향...  

한번 갈고닦아 놓은 통찰력은 장르가 바뀌어도, 기술이 바뀌어도, 맥락이 바뀌어도 여전히 그 광채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여실하게 보여줌.... 

정말, 리안 감독은 어떻게 이런 인생의 깊이를 가지게 된 게야...

나이 먹으면 저절로 되나???

그런 거라면 나도 얼릉얼릉 나이 먹고 싶지만, 그렇지는 않다는 게 인생의 함정.... ㅡ.ㅡ

 

결코 함께 할 수 없는 상대와 고립 무원의 상황에서 공존해야 하는 인생의 아이러니를 이보다 더 잘 보여줄 수 있을까? 심지어 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 적대자를 돌보기까지 해야 하다니...

그리고 미운 정조차 용납하지 않는 비정한 세계, 환상적인 아름다움과 치명적인 위험이 공존하는 모순덩어리의 세계, 믿고 싶은 것과 믿을 수 있는 것이 부동하는 불가해한 세계.....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듯하면서도 흉포한 리차드 파커의 눈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냥 다 술술 불어버릴 것만 같았지......ㅡ.ㅡ

 

그리고 이 영화 대부분의 장면들이 CG 라는 것에 다시 한 번 깜놀....

호랑이와 소년이 실제로는 한 번도 조우한 적이 없었다고!!!

기술은 기술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를 위해 쓰일 때, 그것이 기술인지조차 모를 때 가장 뛰어난 법 아닌가 싶음....

 

정말로, 다음 영화가 기다려진다오.. 리안 감독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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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원정대 #마지막

hongsili님의 [박사원정대 ] 에 관련된 글.

 

@ day 8

 

드디어 마지막 날....

아침 일찍 밥을 챙겨 먹고 대장정에 나섰다.

이렇게 대장정은 끝나는 건가.... Aoraki 산을 빠져나오는데 아쉬움 한 사발... ㅡ.ㅡ

 

다시 만난 Pukaki 호수는 흐린 날씨 때문에 전혀 다른 모습이었고,

도착 이래 처음으로 찌푸린 날씨 덕분에 장거리 운전은 훨씬 덜 피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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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북미 지역 최대 세일 기간이라는 Boxing day 주간을 맞아 도시로 돌아가면 "닥치로 쇼핑" 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일부 멤버들이 있었지만....

머지 않아 그건 과욕임이 드러났다.. ㅡ.ㅡ.

루트번 트랙에서, 밀포드 사운드에서 펄펄 날아다니던 우리들이었지만,

사람많은 쇼핑몰에서는 한 시간을 버티는 것조차 느무느무 힘들었던 것이다.

사람보다는 양들과 있을 때 더 행복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나 할까.....

 

각자 기념품과 선물거리로 소소한 것들을 구입한 후,

지친 몸으로 숙소귀환하여 최후의 만찬을 들었다.

연어구이와 리슬링와인......

 

그렇게 밤도 저물고 박사원정대의 여정도 저물고...

물론... 이후로도 싼 비행기표의 위력을 실감케 하는 장시간 귀환 길이 남아있었지만....  그건 다 잊자구 ㅋㅋ

 

 

@ 마무리하면서 풍광을 체험할 수 있는 동영상 링크 몇 개.....

 

공항을 빠져나와 너른 벌판으로....

 

 

라벤더, 계곡, 개울, 숲...

 

 

빨려들어갈 듯 맑은.... 흔들리는 수면....

 

 

밀포드 사운드 가던 길.... 저 커다란 설산 뒤에 무엇이 있을까 두근두근했었지... ㅡ.ㅡ

 

 

호수 호수 호수.....

 

 

 

@ 마무리...

 

무엇을 얻고 돌아왔나?

호연지기 10갑자와 한껏 높아진 눈.... 그리고 카드영수증 ㅋㅋㅋㅋ

 

낡은 밧데리 마냥, 충전해놓은 호연지기들이 금새금새 방전되어 버리고는 하지만

그니까 더 세게, 더 자주 충전을 해야한다는 후후....

아직 한 달도 안 지났는데... 벌써 아련하게 추억이 돋는구나......

 

박박사, 미운콩박사, 햇박사...

다들 고맙고 대견하고... 함께 해서 즐거웠다오 ... (나 어디 우주로 떠남?)

 

(대단원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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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원정대 #4

hongsili님의 [박사원정대 ] 에 관련된 글.

 

이거 은근 숙제... ㅡ.ㅡ

 

@ day6

 

우리는 아침을 든든하게 챙겨 먹고 아침 일찍 Te Anau 를 떠나 Mt Cook 으로 향했다.

사실 갔던 길을 상당한 정도로 되짚어 올라가는 길이라 뭐 새로운게 있을까 했지만, 오가면서 보는 경치는 또 다른 맛이 있었고, 무엇보다 날이 느무느무 화창하고 따뜻했다...

따뜻 정도가 아니라 30도를 넘나드는 땡볕...  운전자와 조수석에 앉았던 나와 박박사는 거의 열탈진 수준... ㅡ.ㅡ

그래도 아름다운 곳 나오면 낼름 모두 내려서 각종 기이한 포즈로 사진.... 

어쩌다보니 나는 공식 사진사...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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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능숙하게 Queenstown 에 진입하여 타이푸드로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Cromwell 에서 맛난 과일 아이스크림 한 번 더 먹으려 했는데 아뿔싸... 크리스마스라 온 군데가 다 휴무인지라...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달리다가 Kawarau 계곡의 번지점프대 구경... 물색깔이.... 저런 물감은 도대체 어디서 파는게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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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 Lake Pukaki......

전날 인공위성 지도까지 검색하면서 연어농장 위치를 확인했건만, 이날 또 실패.... 여행에서 유일하게 실패한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었음....  하지만, 또 아름다운 호수 풍광에 다들 금방 섭섭함을 까먹음...

햇박사는 또다른 스냅샷 가장 연출사진...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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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호수와 아름다운 계곡들만 보면서 달려왔는데, 어느덧 하얀 설산과 구름이 우리 코 앞에 바로 놓여 있다는게 잘 실감이 나지 않는 상황...  Mt Cook 은 힐러리 경이 에베레스트 등정 연습을 하던 곳이라고... 

선주민 언어로는 Aoraki 구름뚫고 솟아있다는 뜻이라고....  이 이름에 영감을 얻어 우리는 마오리 처자 햇박사에게 "구름뚫고 달리면서 밥해"라는 선주민식 이름을 부여함....

 

 Mt Cook 의 숙소는 뭔가 가족 경영의 따뜻함과 미숙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고즈넉한 곳...

오랜만에 내가 쉐프로 나서, 바질-베이컨 스파게티 ... 국수를 삶을 남비 크기가 작아서 양을 충분히 하지 못한게 아쉬울만큼 맛난 한 끼였음...  

저녁 먹고 땡볕 운전에 녹초가 된 우리를 위해 햇박사가 귀한 오이로 얼굴 팩도 해주시고, 그동안 밀린 빨래도 함....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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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y 7

 

오전에  작은 보트 타고 나가서 Tasman 빙하 투어...

그냥 작은 절벽인 줄 알았던 것이 두터운 빙하였다는 사실에 깜놀.... 수정같이 투명한 얼음덩이들과 신비로운 색감의 호수....  저 멀리는 구름으로 가리워진 설산...

날이 따뜻해야 빙하 조각들이 부서져 내리면서 호수로 떠내려와 감상이 가능하다고 하니, 눈비가 내리면 시야 확보가 안 되어서 또 날이 너무 추우면 빙하가 떠내려오질 않아서 보기가 어렵단다.. 우리는 운이 좋았던 게야...

같은 보트에 올랐던 중국 아지매의 사자후같은 고주파 웃음소리가 약간 괴롭기는 했지만, 그 정도는 너그러이 받아줄 수 있을만큼 아름답고 신비로운 광경... 그리고 지구 온난화 때문에 빙하가 자꾸 뒤로 후퇴하고 있다는 설명에 진심으로 가슴아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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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숙소 돌아와 셰프가 해주신 맛난 야채볶음밥 먹고 오후에는 슬슬 Hookers Valley 트래킹...

흐려져 가는 날씨 속에 설산을 향해 초원을 넘는 길이 흡사 진정한 반지원정대 ㅋㅋ

산에는 등반길에 올랐다 사라진 이들을 추모하기 위한 작은 돌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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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돌아와 맥주 마시고 노닥거리면서, 박박사의 옵세션 대폭발...

술마시다 가만히 보니, 크래커에 브뤼 치즈 얹고 그 위에 해바라기 씨를 비롯한 견과류를 정성스레 하나하나 꽂고 있었음... 핀셋으로나 가능할 섬세한 작업.....  저여자 뭐야....  ㅡ.ㅡ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산 나의 귀여운 키위새 인형과 기념샷.... 소중한 어른패드는 받침대로...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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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원정대 #3

hongsili님의 [박사원정대 ] 에 관련된 글.

 

여행보다 여행 기록 정리하는게 더 힘들다.... ㅡ.ㅡ

 

@ day4

 

크루즈에서 내린 우리는 곧바로 The Divide 로 달렸다. 이름이 웃기지만, 문자 그대로 갈림길이라 이런 이름이 붙었단다. 여기에서 우리는 그 유명하다는 Routeburn tract 트래킹에 올랐다. 물론 여기도 풀코스로 걸으려면 나흘 정도 걸린다고 하지만, 우리는 해발 약 8백미터 정도 되는 Key Summit 까지만 다녀오기로 했다. 왕복 세시간 코스이니 할 만 했다.  

차를 가급적 나무 그늘 밑에 세워놓고 싶었지만, 마땅한 공간이 없었고 세울만한 딱 한 군데가 있기는 했는데 작지 않은 크기의 돌덩이가 떡하니 자리하고 있는지라... 어쩌지? 하면서 망설였다. 에이, 힘 놔뒀다 뭐하냐.... 저걸 치우자... 우리 지시를 받고 뒷자리의 미운콩이 문을 열고 나서는 찰라, 곤히 잠들어있던 햇박사가 눈을 번쩍 뜨더니만 마치 몽유병 환자차럼 걸어나갔다. 그러더니 우리 앞에서 그 무거운 돌뎅이를 번쩍 들어올려 옮기는데... 과연 두눈 뜨고 보았지만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저 자는 호연지기를 운동에너지로 승화시키는 특별한 능력이 있나보다.....ㅡ.ㅡ

 

올라가는 길은 그다지 가파르지 않았고, 햇볕은 따갑고 바람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시원했다.

정경은.... 그냥 말 안할래... 이제 입, 아니 손가락이 아플 지경....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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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껏 연출된 포즈를 잡고 있는 햇박사, 아래 표지는 적진에 매복 침투하고 있는 나와 미운콩 (둘 다 조난당하면 절대 구조되기 어려운 보호색 입고 등반 중 ㅜ.ㅜ), 타조알을 연상케하는 미운콩의 머리...

그나저나 미운콩의 습속은 참으로 특이한 것이.. 낯선 장소에만 가면 들짐승처럼 자신의 영역을 표시하는 기이한 항태를 보임.... 라벤더가 만개한 목초지를 가로질러 달리던 도로 노변에서,  천하절경이라는 루트번 트랙의 으슥한 나무들 뒤에서.....  10여년 전 승봉도 해변에서 보였던 말도 안 되는 형태가 평생 한 번 있을까말까 하는 예외적 사건인 줄 알았건만 그게 아니더라구....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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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을 정상에서 간식도 먹고 수다도 떨면서 한가롭게 노닐다 내려와  Milford Sound Lodge 로 이동...

드라이버 박박사 탈진하여 어제의 과속은 잊고 시속 삼십으로 운전대에 매달려 감 ㅋㅋ

Lodge 에 도착해서 숙소 배정받고 씻으려 했더니만, 타월이 모두 떨어졌다는 비보.... 빨래를 맡겼는데 사흘 뒤에나 돌아온다고.... 어이없어라....  할 수 없이 비상 수건, 손수건 등을 총동원해서 씻고, 밑반찬에 저녁 맛나게 먹음... 잠깐 산장 뒤 계곡에 산책 나갔는데, 물은 얼음장이고 모기는 밀림 수준.... 

건물이 나무로 지어졌고, 복도로 연결되어 있는데다 우리 숙소 근처에 샤워장이 위치해 있어 밤새도록 저벅저벅 등산화 발자국 소리가 끊이지 않음.... 피곤해서 그냥 잤음. 다행히 어제 크루즈와 달리 이층침대 난간은 있더라구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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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y5

 

아침에 일어나 또 아침 거하게 챙겨먹고 짐 챙긴 후에 Milford Sound 1/2 day guided tour 에 나섬...

배타고 Sandfly 로 이동하여, 거기에서 생태와 주변환경 설명들으면서 한 나절 걷는 프로그램...

가이드가 말할 수 없이 시크함.... 설명하다 중간에 막 가버림 ㅋㅋ "~~~~ so" 하길래 귀를 쫑긋 기울이고 있었는데 끄트머리 쫓아오던 멤버가 도착하니까 바로 자리를 떠버림....  그런데 이 시크한 분이 미운콩의 아웃웨어를 만져보며 도대체 이건 뭐냐고 물어봐서 깜놀...  그러지 않아도 우리도 이건 뭐 텐트 천으로 만든거냐, 도대체 이런 건 어디서 샀냐 놀러먹었는데, 다종다양한 전세계 아웃도어 제품을 다 구경해봤을 가이드마저 그 옷의 정체가 궁금하기는 했던 모양...  미운콩은 대단히 풀이 죽었음 ㅋㅋ

 

그리고 경치는 또 말해봐야 잔소리.... ㅋㅋ

뉴질랜드는 포식자들이 없기 때문에 새의 천국이라고... 또 청정도를 반영하는 지표식물인 이끼 종류가 온 숲에 덮여있어 신비로운 느낌이 강하게 드는 곳... 중간에 작은 구름다리가 있었는데, 예전부터 특이한 고소공포증으로 유명한 햇박사가 못 건넌다고 난리 피워서 손잡고 건네주다 손에 쥐나는 줄 알았음... 바위 들던 악력으로 내 손을.... ㅜ.ㅜ 나중에 어깨를 잡힌 미운콩은 맹금류에 낚이는 토끼의 심정을 이해했다고 토로하기도 했음...

박박사는 사진 욕심이 과하심....  온갖 사진 어느 구석에선가 꼭 보임.... 여고괴담인 줄 알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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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트레일 마치고 돌아와 배에서 내리다 넘어져 무릎 깨지는 경미한 사고도 발생... 배에서 내려 뛰어내린 곳에 마침 돌멩이들이 무너져내리면서 patella 정통으로 박음... ㅜ.ㅜ 깨진 줄 알았는데 다행이 멍드는 수준에서 끝남.. ㅡ.ㅡ

 

돌아와서 숙소에서 간단히 컵라면으로 점심먹고... 이제 정든 Milford Sound 를 뒤로 한 채 Te Anau 로 돌아옴...

무슨 고향에 돌아온 느낌이더라니....  크리스마스 연휴가 되면 슈퍼가 문을 닫는데다, 다음 날 이동하게 될 Mt Cook 근처에는 장을 볼 수 있는 곳이 전혀 없다고 하여 산더미처럼 먹을 것을 사들임... 다행히 크리스마스 휴무 때문에 신선식품을 대 떨이 판매하고 있어서, 쇠고기 등심 이런거 3천원에 구매함 ....  뭘 축하해야 할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축하의 샴페인도 마시고 맛난 딸기치즈케익도 디저트로 먹고...

유리알 체력인 박박사는 주무시고, 나머지는 저녁에 나가서 또 산책..... 여기가 무릉도원인가.... 

 

근데...햇박사는 나에게 사진을 너무 강요함... ㅡ.ㅡ

한껏 연출된 포즈를 잡으면서, 내가 스냅샷으로 우연히 자신의 그런 포즈를 잡아낸 것처럼 해달라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해괴한 요구를 남발함.... 심지어 남의 집 산책나온 개를 자기 개인 것처럼 함께 찍어달라고까지 함.... 햇박사 축하 여행이라 내가 참았지.... 나는 인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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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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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원정대 #2

hongsili님의 [박사원정대 ] 에 관련된 글.

 

여럿이 여행 다니면, 자칫 사이가 더 나빠질 수도 있다. 힘들고 예기치 못한 어려움 앞에서 미처 감추지 못하는 약점들이 드러나기 마련이고, 평상시에 몰랐던 까탈스러움이 발견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여행에서 우리는 서로의 주력 분야를 더욱 분명하게 확인하고 인정하는 가운데 부딪힐만한 일들이 거의 없었다. P 박사 - 폰트 전환이 귀찮으니 그냥 박박사라고 부르자 - 와 나는 운전을 맡아서 하루씩 돌아가며 성실하게 운전을 했고, 미운콩 박사는 일정계획에서부터 숙소, 프로그램 예약, 뱅기표 예약, 차량 렌트까지 온갖 행정적인 일을 도맡았다. 그리고 햇박사는 우리의 먹거리와 회계를 책임졌다. 다들 각자의 분야에서 최소 10년 이상의 머슴 내공을 키워왔던지라, 일처리는 더이상 깔끔할 수 없었다...   ㅡ.ㅡ

여행으로 끝내기 아까운지라, 공동 사업을 해보면 어떨까 하여 뉴질랜드에서 할 만한 사업 아이템을 골라보기도 했다. 샌드플라이가 출몰하는 서안 지역에서 전기파리채 수입판매를 해보면 어떨까 했는데, 도심 마트에 가니까 역시 있었어... ㅜ.ㅜ  그다음으로 생각해낸 건 방충망 사업.... 한국에서 인기있는 롤러식 현관 방충망을 비롯하여 창틀 방충망 사업이 유망해보이더라니.... 누가 자금 투자 좀.................

 

운전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사실 첨에는 좀 걱정을 했다. 운전 방향이 달라서 위험하지 않을까....

그런데, 따로 고속도로가 없고 모두 한국의 국도같은 형태인데다 (근데 속도는 시속 1백 킬로), 왕복 2차선 도로....

심지어 내비를 켜면, "Continue 120 km, then turn left" 이런 메시지가 출현...

첨에는 다들 120미터를 잘못 들은 줄 알았는데, 정말 120 킬로미터 가서 좌회전 ㅋㅋ

딱 두 차선 도로 이외에 도로 양쪽은 모두 목초지나 산, 아니면 호수....

그래서 내비 화면에는 그냥 직선 줄 하나 쳐져 있는, 흡사 정지화면.......

주구장창 직진만 하면 됨... 나중에는 40km 앞 좌회전 메시지 뜨면 다들 "어이쿠, 얼마 안 가 좌회전이네, 조심해야겠어" 이런 덕담을 나눌 수준 ㅋㅋㅋ

 

먹거리 또한 여행의 엣센스라고 할 수 있었는데, 정말 값싸고 푸짐하게 잘 먹은 여행으로 기억될 것 같다.

햇박사가 한국에서 정성스레 준비해온 밑반찬을 기본으로 깔고, 뉴질랜드에서 값싼 쇠고기 양고기 연어 등등에, 매일 저녁 헐값에 pinot noir 반주.... 손맛 최고의 햇박사는 부엌을 신성한 자신의 영역으로 여기며 우리를 들어오지 못하게 했기 때문에 나머지는 손하나 까딱 안 하고 먹어주기만 하면 되는 이상적 (!) 상황....

더욱 놀라운 것은, 게눈 감추듯이 차려낸 것을 모두 먹어치우는 우리를 엄마미소로 바라보던 햇박사의 발언... "내가 차린 걸 이렇게 맛있게 먹어주니 너무 좋아요" ..... 이게 뭐람??? 우리는 전생에 지구를 구했나???

 

@ day3

 

아침 일찍 Te Anau 를 떠나 Milford Sound 로 이동...

이제는 아름답다고 말하기조차 거추장스러운 하늘, 초원, 호수와 강들을 벗하며 계속 달렸음...

중간에 이동하는 양 떼 만나 깜놀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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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처럼 맑고 고요한 수면으로 주변을 비추는 Mirror Lake,  (가보진 못했지만 원령공주의 배경인 야쿠시마 숲 같은) Lake Gunn 의 한 시간짜리 트레일 코스도 걷고... 또 이름모를 그냥 라벤더 계곡에서 광년이처럼 뛰어 다니기도 하고.....  느무느무 아름답고, 마냥 즐거웠음...

이 와중에 모기매력지수 백점의 미운콩은 샌드플라이 주요 출몰지역인 Lake Gunn 의 간이 화장실에 들렀다가 혼비백산하여 옷도 못 추스리고 뛰어나오는 불상사도 발생.... 우리는 바깥에서 라벤더 찍는다고 정신이 팔려있는데, 뭐가 화장실 쪽에서 비명소리와 우당탕..... 화장실 구조물 넘어졌으면 아주 볼만했을 듯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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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lford Sound 를 앞두고 마지막 관문인 Homer Tunnel 전후의 광경 또한 장대함...

자연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터널은 왕복 1차선이고, 그래서 신호등을 두고 양쪽에서 대기해야 할뿐 아니라 터널 안 조명도 어두침침하기 그지 없음.. 기상이 악화된 날에는 아예 이동이 차단된다고 함...

고도도 높은데다 길도 가파르고 좁아 운전하기 쉬운 곳은 아니지만...

그래도 도심보다는 이곳이 편하다는 생각이... ㅡ.ㅡ

밑의 사진은 햇박사가 찍은 파노라마 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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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ford Sound 에 도착해서는 그동네 유일한 카페인 Blue Duck cafe 에서 점심거리를 사서, 편안한 노천 탁자 놔두고 찜통같은 차안에서 몹시도 불편하게 밥을 먹음.... 모기매력녀인 미운콩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음.. ㅡ.ㅡ

 

이어서 우리는 Wanderer 라고 이름 붙은 overnight cruise 탑승....

크루즈라고 하니까 타이타닉호처럼 갑판에 수영장있고, 현악이 연주되는 가운데 드레스 입고 춤추며 밥먹는 곳을 상상할 수도 있겠지만, 오래된 작은 범선을 개조하여 오후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Milford Sound 를 둘러보는 소박한 여정임....  총 36인승인데 손님은 우리를 포함 12명밖에 안 되서 몹시 조용하고 호젓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음.... 작은 모터보트로 옮겨타 "언니 달려~" 를 외치기도 함 ㅋㅋ

빙하에 의해 형성된 아름다운 Fjiord 지형, 크고작은 폭포들, 물개와 새들...

감탄사를 내지르는 데에 한도가 없음을 새삼 깨달음 ㅋㅋ

이제 다들 고만 감동할 때도 되었는데, 새록새록 아름다운 풍광 때문에 좀처럼 멈출 수가 없더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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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 여기는 또 어디인가....  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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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는 승무원들도 친절하고, 음식도 푸짐하고 맛나고, 공동시설인 화장실이나 샤워시설도 다 소박하지만 깨끗하기 이를데 없어서 모두 만족스러웠는데....

침실이 후덜덜.....

갑판 아래쪽이 침실인데, 난간도 없는 2층 침대....  심지어 난 그렇게 고도 높은 2층은 첨 봤음.. ㅜ.ㅜ

컴컴한 방에서 나는 이미 누웠는데, 반대편 아래칸의 햇박사가 나보구 왜 안 눕냐고 해서 모두들 잠시 급 정적 호러에 빠짐.... 알고보니 천장에 매달린 등이 내 머리인 줄 알았다고... ㅡ.ㅡ

나는 자다가 선창으로 내비친 달빛이 얼굴에 정면으로 들면서 한번 깨고,

일어나다가는 머리 한 번 가비얍게 천장에 부딪혀주시고...

미운콩 코고는 소리에 박박사 놀라 일어나 때아닌 노트북 작업.. 타닥타닥.....ㅋㅋ

아우성의 하룻밤이었음.... 

 

기대하던 일출은 산에 가려 보지 못했으나, 이른 아침 눈부신 망망대해와 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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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사람들, 어찌나 의심이 많은지,

하필 이 시점에 저 물개들은 저 바위에서 우리를 맞이하나.... 시간 맞춰 풀어놓은 거 아니냐,

하필 이 시점에 저 구름이 절벽 중간에 걸려 있을게 뭐냐... 관광객 일정 맞춰 풀어놓은 (?) 거 아니냐...

진짜 거짓말처럼 모든 것들이 완벽하게 돌아감.... ㅡ.ㅡ

심지어 밀포드 사운드는 1년 중 360일 비가 온다던데... 우리가 머무는 내내 너무 화창에서 감당하기 어려울 지경이었다는.... 

 

뭔가 우리를 둘러싼 거대한 음모가 있다고 생각하며 또 자리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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