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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헐값, 특혜 매각과 ‘먹튀 자본’
지난해 11월 23일 산업은행은 인도 마힌드라와 쌍용자동차 매각계약을 채결했다. 그리고 채권단은 1월 28일 관계인집회를 통해 이를 승인했다. 중국 상하이차에 팔았다가 기술만 빼먹고 튀자 이번에는 인도에 판 것이다.
인도 마힌드라는 중국 상하이차와 같은 ‘먹튀자본’이 되지 않을 것인가? 아직은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이번 쌍용차 매각은 헐값, 특혜 매각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채권단은 자신들이 받아야 할 빚을 챙기는 데만 급급했을 뿐이다. 그 결과 인도 마힌드라 역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먹고 튈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해졌다.
매각대금 5225억, 실제는 2000억
언론에 보도된 쌍용차 매각대금은 5225억원이다. 그러나 실제 마힌드라가 지불하는 돈은 2000억원이 채 되지 않을 수 있다. 그야말로 헐값 매각이다. 어떻게 이런 신기한 마술이 가능한 걸까?
첫째, 5225억원 중 954억원은 회사채 인수자금이다. 즉 마힌드라가 쌍용차에게 빌려주는 돈이다. 그러므로 쌍용차의 경영권을 갖게 된 마힌드라가 상황에 따라서는 언제든지 회사채를 상환해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둘째, 보통 회사를 매각할 때는 인수자가 기존의 주식을 사들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번 쌍용차 매각은 이례적으로 기존의 주식 3650만주는 그냥 놔두고 새로 8500만주를 발행하여 그것을 인도 마힌드라가 인수하는 유상증자 방식을 택했다. 특히 8500만주를 4271억에 인수했으니 주당 액면가 5000원으로 산 것이다. 그런데 현재 쌍용차 주식은 시가 10000원을 넘는다. 즉 마힌드라는 가만히 앉아서 40000억이 넘는 시세 차익을 본 것이다. 실로 엄청난 특혜가 아닐 수 없다.
셋째, 유상증자로 인도 마힌드라는 총 주식 1억2150만 주 중 8500만주, 그러니까 약 70%의 지분을 소유하게 된다. 그런데 지분이 50%만 넘으면 경영권을 행사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즉 마힌드라가 경영권 행사와 무관한 나머지 20%의 지분(약 2400만주)를 되판다면 순식간에 매각 대금 중 2400억원을 회수할 수 있는 것이다. 막말로 2400만주를 시세의 70% 정도의 헐값에 판다고 해도 1680억원을 회수할 수 있다.
결국 공식적인 매각대금은 5225억이지만 여기서 회사채 인수대금 954억을 빼고, 또 경영권 방어와 무관한 주식 매각으로 회수 가능한 2400억원을 빼면 실제 매각 대금은 1871억원에 불과하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매각 대금 대부분을 회수하고 나면 상하이자동차처럼 언제라도 자기 나라로 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는 것이다.
무급휴직자, 해고자문제 해결이 먹튀자본 판별의 시금석
마힌드라가 먹튀자본 의심에서 벗어나려면 쌍용차에 대한 직접투자계획과 생산확대계획 등 발전전망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향후 있을지도 모를 기술유출, 자본유출에 대한 통제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마힌드라는 여기에 대한 아무런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먹튀자본 여부를 판단하는 시금석은 무급휴직자와 정리해고자 문제를 해결하느냐 아니냐일 것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인수를 앞두고 오히려 쌍용차 자본은 무급휴직자를 2011년에 복귀시키지 않는다는 것을 언론에 공표하였고, 또 한 번의 인력감축 움직임까지 감지되고 있다.
쌍용차 창원지회는 지난해 12월부터 창원공장 앞에서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인도 마힌드라의 쌍용차 인수를 눈앞에 둔 지금, 어느 때보다 쌍용차 창원지회 투쟁에 대한 지역의 관심과 연대가 필요하다.●
(2011년 2월 9일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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