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하청노동자(?)의 어린이날 풍경...

  • 등록일
    2009/05/05 14:45
  • 수정일
    2009/05/05 14:45

어린이날 이 싫다.

뭐 !!  내가 어렸을때도 싫었었다.

어린이 날은 언제나 가난한 우리 집과 좀더 잘사는 친구놈과의 비교가

확연히 드러나는 일종의 불쾌한 기억들만 가득이라서

더더욱 어린이 날을 싫어 했었다.......ㅎㅎ

 

뭐 여하튼 다 커서

오늘 같은 날에도 싫다...어린이 날이란...쯧쯧....?....^^;;

 

어린이날 아침부터 말들이 많았다.

일끝나고 차고지에 들어왔는데

함께 일나갔던 다른 조의 얼굴들이 영 안좋았다.

뭔 일이 있었나 싶었는데 ....역쉬...일이 있었던 모양....ㅎㅎ

 

다들 점검회의 한다고 앉았는데

난 속으로 아 ! 오늘 어린이 날인데 띠벌 ...

이런 날에 또 뭔 일이 있나...띠벌....하며 투덜투덜....ㅎㅎ

 

여하튼 일은

우리회사에서 가장 나이 어린 막내와 가장 나이 많은 형이 일한

팀에서 생겼나 보다.......음...그럴줄 알았지....하는 심정...?.....ㅎㅎ

 

평소에 우리 회사에서 가장 나이많은 장형은

일하시는 모양새가 언제나 요령 요령껏....조금 더 편한 방식들을 찾아서

일종의 잔머리를 써가며 일하시는 편이고

우리 회사 막내 이군은 언제나 정해진 대로 묵묵히 일하는 편인데

이번에 팀짤때 하필이면 이 둘이 같은 조로 묶여버린 거다.

뭐 3개월마다 바뀌는 조이니 언젠가는 만날 수 밖에 없기는 했지만.....ㅎㅎ

 

여하튼 [요령껏]과 [정해진대로]가 만났으니

오늘처럼 음식물쓰레기 많고

또 다들 노는 연휴에 하루도 놀지 못하고 일하면서

당연하다는 듯이 둘이 충돌이 생긴거다...

 

여하튼 점검회의 내내 둘이 목소리가 점점 커져가고

나는 옆에서 잠자코 담배만 연신 피워물고...

뭐 그렇게 근 3-40분을 논쟁(?)하듯이 싸우다가 결론은

수거코스를 명확히하자...?...로 정해지고

몇몇 오늘 말썽이 생긴 수거코스를 정해진 규칙처럼 수정해서

오늘밤 출근했을때 공식화 한다는 것으로 결론났다.

 

아 ! 물론 당연하다는 듯이

수거코스 재조정은 내 몫이 되어버렸다....^^;;...띠벌이다....어린이 날인데...

 

아침에 잠시 눈 붙이고

투덜투덜 어제..??....조금 아까가 맞겠군...크크크 

여하튼 새벽에 문제가 된 수거코스를 터벅터벅 걸어서 조금 둘러보는데

왜이리 오늘따라 더운지...젠장젠장...만 수십번 했더랬다.

 

저기 멀리서 어린이날 큰잔치하는 소리가 들려오고

아마도 수많은 부모들과 어린이들이 나름 재미나게 놀고 있겠군하는 생각을

하면서 터덜터덜 걷다보니

교대운동장이었다....크크...구경이나 한번...?....하는 마음으로 들어갔다가

더 많이 젠장젠장하며 나왔다...?.....^^;;

 

내년이 지방선거라서 그런지

우리 시장님께서 연신 허리굽혀가며 악수를 열나게 하시고 계신거다.

띠벌...저놈의 시장은 우리 같은 하청은

이런날 아침까지도 쉬지 않고 일하는 것은 알까 ...??

한번 가서 악수해주고 물어봐...?....?

푸하하하...뭐 씨잘데기 없는 생각 잠시하고

다시 수거코스 탐방.....ㅎㅎ

 

여하튼 우리같은 쉬지않는 하청들은

다들 신나하는 어린이날도 이렇게 지지리 궁상들처럼

우리끼리 티격태격이다.

 

쉬지않고 일해야 하는 스트레스야 알겠지만

왜 그걸 우리끼리 티격태격으로 푸는지 모르겠다.

 

요즘 처럼 혹은 여름휴가철 혹은 명절휴가철에는

유독 더 많이 우리끼리 분란들이 발생하는 것을 보면

다들 조금씩은 쉬고 싶어하는 것...남들이 쉴때 같이 쉬고 싶어하는 것 같다.

우리 하는 일이 낮과 밤이 바뀌어 있고

남들 놀때 더 바쁘게 일해야 하는 일이다 보니

서로들 스트레스가 쌓이고

그 쌓인 스트레스는 금새 서로서로에게 퍼져서

결국은 서로를 원망하는 것으로 발전하는 형국이다.

 

매년 이런 일들이 생길때 마다 결국은 일들을 조금 바꾸어 주는 것으로

해소하고는 있지만 실은 언제나 미봉책인거다....

 

뭐 이러나 저라나

이따가 출근해서 코스수정한 것을 이야기하면

다들 수긍하고 아침일은 잊은 듯 몇 개월 또 그렇게 흘러가겠지...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왠지 소란스러운 어린이날....내 처지가 더 궁상스러워 보인다는 것....

우리 회사 동료들이 지지리 궁상들처럼 약간은 측은해 보이는 것......

 

어린이 날이

난 옛날부터 싫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