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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손을 내밀어 우리

562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7/10/04
    애닯다 - 노랫말
    손을 내밀어 우리
  2. 2007/10/04
    스쿼시(7)
    손을 내밀어 우리
  3. 2007/09/30
    아내의 전근(7)
    손을 내밀어 우리
  4. 2007/09/10
    그냥(16)
    손을 내밀어 우리
  5. 2007/09/05
    비정규직의 나라, 비상구는 없다(2)
    손을 내밀어 우리
  6. 2007/08/26
    홍콩 가야 하는데...(4)
    손을 내밀어 우리
  7. 2007/08/24
    [가문비] 산 두부는 이제 안먹을래(16)
    손을 내밀어 우리
  8. 2007/08/12
    어제 집회에서 만난 아이(2)
    손을 내밀어 우리
  9. 2007/08/04
    화려한 휴가(6)
    손을 내밀어 우리
  10. 2007/08/03
    요즘(2)(6)
    손을 내밀어 우리

애닯다 - 노랫말

그저께 어떤 술자리에서 먼저 일어나려는데

한 동지가 대뜸 나에게 노래를 주문했다.

 

이럴 때는 빼고 자시고 할 것도 없다.

그냥 나오는대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지.

 

애닯다 세상사람 입들만 성하여서 이러니 저러니 말만 하네~

 

그리고는 아뿔사, 노랫말이 생각이 나지 않는다.

다음에는 제대로 부르겠다고 하고서 그냥 달아났다.

가만 생각해 보니 이 노래를 온전하게 부른 건

한 이십년은 족히 된 것 같다.

 

지금 그 생각이 나서 옛 노래들을 검색해 보았다.

어떤 친절하고 부지런한 분이

민요가사만 200곡 가까이 모아둔 걸 찾았다.

참 고맙기도 하여라.

 

잊고 있었던 많은 노랫말들이 입가에서 맴돈다.

당장 해야 할 일은 첩첩인데, 점심도 안먹고 이러고 있다.

 

<애닯다>

    -중모리

 

1. 애닯다 세상사람 입들만 성하여서 이러니 저러니 말만 하누

    실지사업 전혀없이 어찌타 급한 이 때 말만 하누 말만 하누

2. 애닯다 세상사람 돈이면 만사형통 이 놈도 저 놈도 돈만 아네

    사람나고 돈났지 돈나고 사람났나 돈만 아네 돈만 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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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쿼시

복지센터 투쟁이 끝나면 스쿼시를 배우겠노라고 집에다가 큰소리쳤는데

8월에 투쟁이 끝장을 보지 못하고

10월 31일까지 교섭을 계속하는 것으로 합의를 했었다.

 

그리고 10월, 교섭은 지지부진하고

다시 파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는데,

가문비는 자꾸만 채근을 하고

(아빠, 스쿼시한다며? 언제부터 하는 거야? 하긴 해?)

아내는 놀리기만 한다.

(니네 아빠가 스쿼시를 배우면 내 손에 장을 지지겠다!)

 

이러다가는 집에서 신용이 바닥나겠구만,

그럴 수는 없지.

그저께 교섭 끝나고 나서 스쿼시 등록상황을 물었더니

아침  6시 10분반이 2명 비어 있단다.

 

달려가서 곧바로 등록을 했고(20% 할인 64,000원),

오늘 아침 5시 30분에 일어나서 달려갔다.

(새벽 3-4시에 잠자리에 드는 내가 이 시간에 일어나려면

 억지로라도 2시 이전에는 자야 한다)

 

그리고는 50분 수업시간 동안,

그야말로 내 몸을 squash했다.

땀 한 바가지는 족히 흘렸겠다.

간간히 하는 운동이라고는 집회에서 팔뚝질하는 것 밖에 없었으니

달리기도 그렇고 팔동작도 그렇고 둔하기가 그지 없다.

 

강사(우리 조합원이다) 선생 왈,

1달쯤 열심히 하면 몸이 좀 풀리고 활발해 질거라는데

잘 할 수 있으려나, 아니, 열심히 잘 해 봐야지!

 

누군가 그랬지.

스쿼시 하기에는 너무 늙은 나이 아니예요? 무리인데...

두고 보자고...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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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전근

1.
비가 온다. 추적추적 내리는 빗소리를, 주방의 창을 열어놓고 들으면서 돌솥에 밥을 지었다. 씹히는 질감이 살아나 밥맛이 좋다. 반찬없이 밥만 콕콕 씹어도 될 듯하다. 추석선물로 동생이 보내준 옥돔을 굽고 냉동한 성게알을 찾아서 미역국을 끓인다. 김치, 물김치, 어제 남은 김치찌개와 함께, 제법 풍성한 아침밥상을, 일요일 낮 12시에 차려낸다. 돌솥에서 아주 적당히 눌은 누룽지를 긁어내 아이들의 후식으로 곁들였다.

 

2.
홍차에 레몬조각을 두개 넣어 마시며 오늘 내가 할 일들을 생각한다. 일이 넘치게 밀려 있으면 괜히 딴 생각부터 난다. 컴퓨터 폴더에 비올 때 듣기 좋은 노래가 있다. 되풀이해서 흘러가도록 해두고, 책 한권 집어든다.

 

실직 한 달 만에 알았지 구름이 콜택시처럼 집 앞에 와 기다리고 있다는 걸

 

하고 시작되는 시를 읽는다. 김륭, 구름에 관한 몇 가지 오해. 구름이 없으면 세상이 얼마나 소란스러울까...(동감)...아주 드문 일이지만 콜택시처럼 와 있는 구름의 트렁크를 열어보면/ 죽은 애인의 머리통이나 쩍, 금간 수박이 발견되기도 해/ 초보들은 그걸 태양이라고 난리법석을 떨지//

 

기타 등등...

 

3.
진보넷에 들어갈 수가 없다. 오전에 메일을 읽으려니 점검중이라고 나오더니, 블로그에 접속하려고 해도 한참을 모래시계만 돌아가다가 알 수없는 메시지가 뜬다. 무슨 문제가 생겼나? 정통부가 엊그제까지 북한 게시물들을 삭제하라고 난리를 쳤는데 혹시 이 시간 그런 문제로 서버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건 아니겠지?(-.-) 온라인에서 이런저런 얘기들을 쓰려고 했다가, 그냥 메모장에다가 써내려 간다.

 

4.
아내가 서울로 발령이 났다. 실은, 9년 전에 처음 임용이 되었을 때 아내의 첫 발령지는 서울이었지만, 남편이 대전에 있다고 이래저래 애를 써서 대전으로 왔던 것이다. 최근 몇년 동안 서울로 올라오라는 요구가 이어지긴 했었다. 아내는 그럴 때마다, 승진이고 뭐고, 이렇게 살다가 죽게 좀 놔두라고 응수했고, 다행히도, 내가 서울로 오가던 2년 동안은 서울로 전근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이번에도 미리 소문은 돌고 있었지만 확실한 것은 미리 알수가 없었다. 아내가 10월 중순에 스위스에서 열리는 어떤 학회에서 아내가 했던 일을 발표하기로 했는데, 그 모든 준비와 행정절차의 마지막 날짜가 금요일이었다. 목요일 오후에 아내가 서울본청의 인사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서, 만약에  인사발령이 예정되어 있다면 스위스 출장을 포기해야 하니까 언질이라도 달라고 했을 때, 상대방은 딱 잘라서 말해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인사문제를 미리 얘기해 줄수는 없노라고.

 

금요일 오전에, 아내는 바빴다. 예약한 비행기표에 대해서 결제를 하고, 발표할 내용을 학회에 보내고, 스위스에서 머물 호텔과 거쳐야 할 일정들을 모두 재확인하고, 그리고 이러한 내용에 대해서 공문을 만들어서 상급자에게 결재를 올렸다. 그리고 그 날 오후 5시 50분에, 아내는 서울로 발령이 났다. 다시 아내는 그 날 오전까지 했던 모든 일을 취소해야만 했고, 스위스의 학회측에 사정을 설명해야만 했고, 이제 월요일 아침이면 서울로 가야만 한다.

 

5.
처음에 아내는 상당히 충격을 받은 듯했다. 나는, 세상 사람들이 다 그렇게 사는 건데 무얼 그리 힘들어 하시나. 아이들한테 신경쓰지 말고 자기 일만 챙기는 시간으로 삼으면 되겠구만, 하고 말했다. 나처럼 출퇴근하는 일은 힘들테고, 방을 구하든지 기식할 곳을 찾든지 뭔가 수를 내야 할 것이다.

 

하루가 지나고, 서울에서 일하고 있는 동기나 후배들에게 전화도 해보더니, 아내는 좀 차분해졌다. 이왕 가는 거 죽어라고 일만 하다가 빨리 되돌아오도록 해야겠다는 전략을 얘기한다. 아예 1년쯤 외국간 셈 치자고 했다. 아이들은, 엄마의 부재는 간섭이나 참견이 줄어드는 것이니까, 아직은 별다른 걱정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나로서는, 주말부부가 되든 월말 부부가 되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찬모 수준에 머물던 내 역할이 아이들의 교육문제, 이를테면 학교 시험이라든가 아이들의 과외 일정까지 챙기는 것까지 확대되는 것이 좀 걱정이기는 하다. 어쩌면 확실히 직장 가진 주부의 노릇으로 본격 진입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6.
여기까지 쓰고, 다시 진보넷을 클릭했더니, 된다. 그리로 옮겨가야겠다.

 

7.

(블로그로 왔다) 내일 오전에 나는 전북의 어떤 대학의 1학년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과학기술의 발전과 과학기술자의 역할'이라는 주제의 특강을 하기로 되어 있다. 어린 학생들을 만나서 얘기하는 것은 늘 설레는 일이지만, 내가 하는 얘기가 그들에게 어떤 작은 울림이라도 줄 수 있을까. 나를 부른 교수는 그랬다. 공부도 잘하는 아이들인데, 대학을 졸업하면 거의 대부분이 약국을 개업하려고만 한다, 약국 말고도 다른 길이 있다는 것을 얘기해 달라. 참, 어려운 주문이다.

 

지난 여러날 동안 틈틈이 읽은 한 권의 새책과 여러권의 오래된 책들을 교재삼아, 그리고 오래된 나의 강의록들을 다시 챙겨보면서, 모처럼 강의안을 만들어 볼 생각이다. 오늘 중으로 끝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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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1.

일요일은 이상해.

 

아침부터 아무리 부지런하게 움직여봐도

결국엔 또 이렇게 새벽이 와서야 잠자리에 든단 말이야.

 

서울로 출퇴근할 때는

밀린 일들을 주말에 한꺼번에 해치우느라 그런가 보다 했는데

 

서울행을 멈춘지 벌써 7개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뭔가 대단히 고질적인 버릇이 새로 생긴 게 틀림없어.

 

2.

내가 이상해.

 

잠자는 시간이 아까워서

밤이면 자리에 눕고 싶지가 않단 말이야.

 

그렇다고 날마다 생산적인 일을 하느냐 하면

하는 일마다 지지부진하기 짝이 없어.

 

올 한해의 자기 평가서를 쓸라치면

참 끔찍한 내용으로 도배가 되고 말 것이야.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고,

차근차근 하나씩 하나씩 풀어가자고.

 

그러면 잠을 자야 될 게 아니겠어?

자자.

자.

날마다 이게 뭐하는 거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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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의 나라, 비상구는 없다

대전참여자치연대에서 펴내는 "참여와 자치"에 기고한 글이다.

그저께 집으로 배달된 책을 보고서야

내가 거기에 글을 보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정도로

8월에, 나는 정신이 좀 없었다.

 

글을 쓰면서도

쪽팔리고 민망한 것도 있고

모든 걸 설명하기엔 주어진 지면이 부족한 사정도 있어서

비정규직 투쟁을 둘러싼 우리 노조 내부의 분열과 갈등은

썼다가 다 삭제해 버렸다.

 

그러고보니 대덕연구개발특구지원본부 복지센터분회의 투쟁이

특구지원본부 이사장실 점거를 거쳐 4일만에

타결되었다는 소식을 여기엔 올리지 않았구나.

 

8월 31일자로 해고예고되었던 것은 철회시켰지만

10월말까지 교섭을 통해 이른바 경영합리화방안이라는 것을 논의하기로 했으므로

아직 완전히 끝난 것도 아닐 뿐더러

이 투쟁에 전혀 우호적이지 않은 집행부의 출범으로 인해

갈 갈이 첩첩산중이다.

 

그 첫번째 교섭이 이번 금요일부터 시작된다.

새 집행부가 중집위를 구성해서 새로 교섭위원을 구성할 때까지는

지난 번 교섭위원들이 교섭을 맡기로 했으므로

아직까지 나는 이 교섭에 참가하기로 되어있지만,

그 사이에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겠다.

가령 사용자가,

우리 교섭위원들의 교체를 기대(확신?)하면서 교섭을 연기할 수도 있는 거고...



 

이랜드그룹 산하 홈에버와 뉴코아에서 발생한 집단해고에 저항하는 투쟁이 두달째 이어지고 있고,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사회단체들의 이랜드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힘으로 밀어부친 비정규법(기간제 근로자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제정법률,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개정법률)이 비정규직을 보호하기보다는 비정규직의 대대적 확산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한 노동계의 지적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당신은 아직도 비정규법이 비정규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법이라고 믿습니까?


정부가 비정규‘보호’법이라고 포장한 법의 핵심내용은, 차별금지를 명문화하고 차별시정절차를 도입한 것과 기간제 노동자의 사용기간을 2년으로 제한하고 2년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고용을 보장하는 것, 그리고 불법파견인 경우에는 직접 고용의무를 부과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차별시정을 신청할 수 있는 사람은 노조를 제외하고 비정규 노동자로 국한하고 있기 때문에 당사자들이 신분상의 불이익을 우려하여 사실상 신청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보면 그림의 떡에 불과합니다. 차별은 기본적으로 같거나 비슷한 업무에 종사하는 비교대상 노동자가 있어야 하는데 사용자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직군과 업무를 명확히 구분하면 차별의 문제가 아예 발생하지도 않는다는 것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비정규직을 사용해야 하는 사유를 엄격히 제한하지 않고 단지 2년의 기간만을 설정함으로써 2년마다 해고되는 기간제 노동자를 양산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사실입니다.


이랜드그룹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해고한 이유가 바로 차별시정 요구를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들보다 약 15만원 더 받는 정규직 캐셔노동자들은 다른 업무로 배치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전원 해고하고 외주용역화하는 방식을 선택함으로써, 비교대상이 되는 정규직 노동자가 없기 때문에 비정규‘보호’법은 아무도 보호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홈에버나 뉴코아 노동자들의 경우에는 정규직노조와 힘을 합치고 많은 노동사회단체들과 연대하여 전국적인 쟁점으로 부각되고 지속적인 투쟁이 가능할 것이기에 차라리 다행일 수도 있습니다.  이 시간에도 무수히 많은 곳에서 비정규법은 비정규 노동자들에게 해고의 칼날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 지역의 사례를 한번 봅시다. 대덕특구복지센터라는 곳이 있습니다. 연구단지 종사자와 지역 주민들이 이용하는 스포츠센터 두 곳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일하는 수영강사, 골프강사, 헬스강사, 스쿼시강사들이 노동조합에 가입했습니다. 강사들은 스포츠센터에서 필수핵심인력에 해당되므로 누구보다도 안정적으로 일하게 해야 하지만, 사용자는 정규직이 아니라는 이유로 노동관계법을 어기면서까지 마음대로 부렸습니다. 급여일은 매달 바뀌고, 연차휴가도 쓰지 못하고, 각종 수당도 없이, 4대 보험에도 가입하지 못한 채, 사용자의 지시에 따라 하루 12시간 일주일 60시간 가까이 오로지 일만 했습니다. 그러다가 사용자가 나가라고 하면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쫓겨나기 일쑤였습니다.


그래서 이들 강사들에게 노동조합은 꼭 필요했습니다. 산별노조에 가입하고 우여곡절 끝에 복지센터분회로 출범한 이들에게는 곧바로 시련이 닥쳤습니다. 지난 7월 1일부터 비정규법이 발효된 것입니다. 사용자는 비정규법에 따른 정규직 전환의 부담이 현실화되기 전에 적자경영을 이유로 경영합리화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적자가 문제라면 복지센터 경영전반에 걸쳐 문제점을 분석하고 해법을 모색해야 마땅한데, 정작 경영합리화방안은 강사들을 포함한 비정규직의 아웃소싱(외주용역)만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강사들의 동의는 전혀 구하지 않은 채로 말입니다.


아웃소싱을 추진하는 근거도 참 미흡했습니다. 사용자는 적자의 주된 원인을 고정비와 노무비(강사 인건비)의 증가에 따른 수익성 저하로 들었지만, 2005년에는 강사들의 인건비가 대폭 감소하였고, 2006년에는 겨우 1% 남짓 인상되었을 뿐이었습니다. 한편으로 사용자는 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는 점이 지적되었고, 강사들을 집단으로 아웃소싱한다고 하더라도 적자가 감소한다는 전망을 제시하지도 못했습니다. 강사들의 아웃소싱만이 복지센터를 정상적인 경영상태로 전환시킬 수 있다는 주장만 막무가내로 할 뿐이었습니다. 급기야 7월말에는 아웃소싱에 동의하지 않는 강사들에게 8월 31일자로 해고한다는 일방적 통보를 했습니다.


스포츠센터를 이용하던 회원들이 한 목소리로 사용자의 양보를 촉구했고, 노동위원회도 적극 중재에 나섰지만 사태는 악화되었습니다. 마침내 강사들이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요구나 임금을 대폭 올려달라는 요구는 한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웃소싱 계획을 철회하고 현재와 같이 일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 주된 요구였습니다. 홈에버 노동자들이 79만원을 받아도 좋으니 지금처럼 일만 하게 해달라는 것처럼 말입니다. 파업 나흘만에 극적으로 노사간에 합의를 이루었습니다. 해고예고는 철회되었고 파업은 중단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10월 31일까지 노사가 경영합리화방안에 관한 교섭을 재개하기로 함으로써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닙니다.


현행 비정규법이 폐기되고 비정규권리보장법으로 탈바꿈하지 않는다면, 이와 같은 비정규 노동자들의 투쟁은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비정규법이 겨냥하고 있는 것이 모든 정규직의 비정규직화라는 것을 아는 정규 노동자들의 투쟁 또한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습니다. 홈에버, 뉴코아, 대덕특구복지센터..., 이 땅의 860만 비정규직의 눈물을 멈추게 하는 길은 비정규법을 폐기하는 것입니다. 그보다 앞서, 비정규 노동자에게 가해지고 있는 온갖 차별과 멸시와 핍박에 대해, 당신이 함께 맞서고 투쟁한다면 얼마나 고마운 일이겠습니까. (200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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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가야 하는데...

오늘 저녁에 청주공항에서  홍콩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비는 마구 내리고 천둥치고 번개치네...우르르쾅쾅 뚜뚜뚜뚜뚜....

 

홍콩 왜 가냐고?

무슨 회읜지 워크샵인지 하나 있는데

자세한 것은 다녀와서 보고드리든지 하리다.

 

지금 일주일치의 아이들 반찬 미리 챙기는 것도 정신없고

짐보따리 싸는 것도 어수선하다.

 

지난 주에 밀린 일들 중에서 아직도 끝내지 못한 것 있어서

어쩔 줄 모르겠고 미안하기도 하고...

 

우리 노조 상황도 하 수상하고

 

하지만 간다. 5박 7일은 그냥 되는대로 흐르다가 돌아오리라.

 

잘들 계시고, 아마 문자는 전달이 될 듯하니

집나간 사람 찾거나 하늘이 무너질 일들 생기면 문자로 연락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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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문비] 산 두부는 이제 안먹을래

집에서 두부 만드는 것에 참 관심이 많았지만

천연간수를 구하는 문제가 걸려서 그냥 지나치곤 했는데

8월초에 강릉 처가에 갔다가

천연바닷물간수를 2리터쯤 구해 왔다.

 

그 뒤로는 틈틈이 순두부와 두부를 만들어 먹는다.

저녁에 콩을 불려놓으면 아침에 순두부를 먹을 수 있고

(수련회 가서 순두부 해먹었더니 밤새 술먹었던 속이 말끔히 풀리더라~~)

조금만 더 부지런하게 움직이면 두부 굳히는 것까지 가능하다.

 

두부를 두어번 만들고 나서

가문비가 일종의 폭탄선언을 했다.

 

"나 이제 마트에서 사온 두부는 안 먹을거니까 아빠가 알아서 해!!"

 

가문비가 가장 즐기는 반찬 중의 하나가 두부인데

집에서 만든 두부를 조달하라고 하니

꼼짝없이 일주일에 한두번씩 두부를 만들게 생겼다.^.^

 

참, 천연간수는 쇼핑몰에서도 팔더라.

1.5리터 용기 가득 채워서 6병에 1만원이고

오늘 주문하면 내일 받을 수 있다.

8월초에 갖고 온 간수가 거의 바닥나서

주초에 6병 주문해서는 그 중에 2병은 이웃집 임모 동지한테 선물했다.

 

자, 그러면 두부를 만들어 보자. 참 쉽고 즐거운 일이다.

 

1. 콩을 불린다. 머그컵 하나를 불리면 2컵 정도 분량이 되고 두부 한모쯤 만들 수 있다.

2. 불린콩의 2배 정도 되는 물을 부어서 믹서로 간다.

3. 베주머니에 넣어서 콩물만 짜낸다.

   (->베주머니 안에 남은 건 바로 비지다. 비지찌개, 비지전 만들어 먹으면 된다)

4. 한번만 짜내면 좀 아까운 듯하니까 아까보다 절반쯤의 물을 비지와 섞어 한번 더 믹서에서 갈고 베주머니에 넣어서 콩물을 짜낸 다음 처음의 콩물과 합친다.

   (->3번째에도 뭐가 나오는가 싶어서 시험삼아 해봤더니 거의 두부가 안나오더라. 두번이면 충분)

5. 콩물을 저으면서 팔팔 끓인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 잠시 한눈 팔았다가는 거품이 일면서 순식간에 콩물이 넘치므로, 찬물을 한컵정도 준비해 두었다가 넘쳐오르면 저으면서 찬물을 끼얹어 넘치지 않도록 해야 함!!)

6. 뜨거운 콩물을 체에 걸르고 천연간수를 마른 콩의 처음 분량만큼 넣고 그냥 둔다.

7. 잠시 후, 뭉게뭉게 응고된 덩어리가 생긴다. 이걸 살짝 끓이면 덩어리는 더욱 선명하게 되고 물은 맑아진다. 바로 순두부다. (->신김치 썰어넣고 약간의 양념간장을 더해서 먹으면 한끼 식사로 충분하다)

8. 순두부를 두부틀에 넣고 무거운 것으로 눌러두면 두부가 된다.  따뜻할때 양념간장에 찍어먹으면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사진으로 살짝 보자.

이게 순두부...

 

집에서 만든 두부틀에 베보자기를 얹고...

 

응고된 두부를 떠넣고 위를 눌러서 두어시간 지나면...

 

요렇게 두부 모양이 나온다. 생긴 건 투박해도 맛은 그만이다.

 



두부틀을 파는가 싶어서 검색해봤더니

옥션에 하나 올라와 있는 것이

편백나무(히노끼)로 고급스럽게 만든 두부틀 하나에 33,000원이다. 으악.

천연간수를 파는 쇼핑몰에는 플라스틱 두부틀이 있는데 그것도 15,000원....쩝

 

그래서 마트에 가서 990원짜리 플라스틱 보관함을 세개 사다가

드릴로 5mm 구멍을 숭숭 뚫어서 뚝딱 만들었다.

돈벌기 정말 쉽다. ㅋㅋㅋ

그 중에 하나는 임모 동지한테 천연간수하고 같이 선물했더니

목공의 재주를 갖고 있는 이 동지가 나중에 나무로 하나 만들어 주겠다고 한다. 고마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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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집회에서 만난 아이

초등학교 6학년이라고 했다.

 

집회에 참석한 누군가의 아들쯤 되나 보다 하고 무심코 지나쳤는데

사회자가 보기엔 아무래도 이상타 싶어서 집회 끝무렵에 앞으로 불러냈다.

 

-혼자 왔어요?

=예.

-왜 왔어요?

=혼자 나들이하고 있었는데요, 홈에버 사장 할아버지가 나쁜 짓을 많이 한다는 얘기를 듣고 같이 하는 거예요.

(율동도 따라 하고 노래도 흥얼거리고... 그랬다)

 

똘망똘망하게 생긴 어린 아이가

차분하고 묵묵하게, 행동으로 어른들을 가르쳤다.

 

어떤 중년의 여인네는

경찰과 점주들과 노동자들이 홈에버 주차장 입구에 뒤섞여 있는 곳으로 돌진해서

내가 골프를 쳐야 하는데 왜 길을 가로막고 난리냐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는데....

 

우리 집 아이들도 언젠가부터 집회에 가자면 절레절레 하는데...

 

어제 홈에버 대전 유성점 앞에는

겨우 100명도 안되는 노동자,  학생들이 모였을 뿐인데...

 

(아이의 사진을 올려도 되는지 모르겠네... 이름도 모르고... 허락도 안받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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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휴가

우리 복지센터 조합원들은

하루의 강습이 끝나고 나면 밤 10시가 된다.

 

그러니까 회의는 주로 밤 10시가 지나서 시작한다.

회의가 끝나면 밤 12시쯤 되니까

술 한잔 나누다 보면 금세 새벽이 온다.

 

오늘 아니 어제도 밤 10시에 회의가 있었다.

파업을 포함한 앞으로의 투쟁계획을 논의하는 자리였으니

교섭대표인 이모 동지와 교섭위원인 나는 당근 참석했다.

 

끝나고 나서 습관처럼 맨날 술을 마시는 것보다는

차라리 심야영화나 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을 해서는

동지들과 함께 "화려한 휴가"를 봤다.

 

어떤 동지는 눈물을 펑펑 쏟다가 나오고

어떤 동지는 영화를 본 것도 오랜만이거니와

광주항쟁에 대해서는 처음 보았다고, 적잖은 충격을 받은 듯했다.

 

나는?

 

그 때 철부지 대학교 1학년이었던 나는,

그 후로 수없이 봤던 다큐멘타리 필름과

망월동을 장식한 흑백의 영정사진들에 길들여진 나는,

그것 때문에 인생의 많은 것들을 바꾸기도 했던 나는,

그러면서도 매 순간 눈물을 한없이 쏟았던 나는....

 

이민용 감독의 "개같은 날의 오후"에서

아파트 옥상에서 집단적으로 투신하던 여자들을 보면서

펑펑 울었을 때와는 비교할 수도 없이

찔끔찔금 몇 방울 새어나오는 눈물을 훔쳤을 뿐이다.

 

안성기, 김상경, 이요원, 송재호, 나문희, 이얼(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이얼 맞지?),

거기다가 민주대머리 박철민까지 가세한

배우들의 분장과 구호와 익살과 해학과 풍자와 총격전이 모두

아무래도 어색하고 불편했다.

 

광주는 드라마나 영화가 아니라

그냥 다큐멘타리로 살아 있었으면 좋겠다.

퇴색된 기억일지라도

뇌리에 있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잔혹하고 또한 가혹하다.

 

영화 "화려한 휴가"는

살아있는 듯하지만 기실 실밥이 잘 여며진 박제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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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2)

3. (가칭) 충청노동뉴스

 

요즘 몇몇 지부에 들어가서 내가 하는 일들 중에서 두가지를 소개하면 

-참터 회원과 전문가 확보를 위한 조언과  도움 요청

-(가칭) 충청노동뉴스 발기인과 후원인 모집과 도움 요청

 

참터가 무엇인지 궁금한 분은

http://www.scienceshop.or.kr로 가셔서 직접 보면 될 것이고,

(봐서 될일만은 아니고, 이런 활동에 꼭 도움이 될만한 분이 있으면

저한테 소개해 주셔야 합니다.^^)

(가칭)충청노동뉴스란 또 무엇이냐 하는 분이 있을텐데...

 

말 그대로 '충청'지역에 기반을 둔 '노동'전문 언론매체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금속노조 콜텍지회, 대한이연지회,

리베라호텔노조,

우리 노조 복지센터분회,

금산축협 등에다가

하이닉스 투쟁, 망향휴게소 투쟁 등

충청권의 투쟁은 일상다반사로 벌어지는데

이런 걸 제대로 보도하는 언론사가 어디 있어야 말이지.

 

그래서 직접 만들기로 했다.

내가 먼저 나선게 아니라

올해  현장으로 내려온 한 동지가 몸과 마음바쳐 해보겠다고 결의를 밝히고

열심으로 뛰어다니고 있는데 쬐금 보태는 심정으로다가 내 일처럼 여기고 있다.

 

발기인 모집하고 후원인 모집하면 다 되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언론이 잘 자리잡기 위해서는 훌륭한 기자와 웹마스터와 서버 등등이

모두 필요한데 그게 마음먹은대로 9월까지 될지는 잘 모르겠다.

 

혹시나 대전와서 함께 일할 동지가 있으면 연락해 주시기 바람.~.~

 

 



(가칭)충청노동뉴스

지역(인터넷) 언론 창간을 제안한다


- 노,자간의 첨예한 대립이 있는 지역의 현장을 주목한다.

- 지역은 단결과 투쟁의 구심이다.

- 현장은 자본의 착취가 있는 곳이다.

- 현장은 투쟁이 있는 곳이다.


 87년 노동자 대투쟁 20주년 기념행사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우리들의 현장운동, 민주노조운동은 외형적으로 많은 성장을 하여왔다. 최소한 정규직조합원 수준에서는 경제, 사회,정치적 지위를 향상시킨 게 사실이다

그러나 돌아보면 우리들의 운동은 자본에 훨씬 더 많이 포섭되었고 우리들의 투쟁은 외연을 넓히지 못하고 집단이기주의로 매도되기 일쑤였다. 신자유주의는 우리사회 곳곳에 파고들었고 노동자 머릿속까지 장악할 지경이다. 비정규노동자 800만을 넘은 지 오래다.

우리 지역을 보자. 현자아산비정규노동자들의 투쟁부터 하이닉스, 청주대청소용역투쟁등 비정규노동자들의 투쟁과 절규는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대한이연, 콜텍과 같은 구조조정과 노조탄압도 여전하다. 이렇게 신자유주의에 신음하며 2007년을 사는 노동자들에게 ‘87년 노동자 대투쟁 20주년 행사는 무엇인가’ 성찰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20년 민주노조운동, 지역의 노동운동은 분명 성장하였다. 여기에 머무를 수만은 없다.

만일 우리운동이 이 정도의 성취에 머문다면 87년 노동자들의 인간선언은 박제돼 박물관으로 보내지고 말 것이다.


 87년 20주년을 즈음하여 우리 운동의 성과와 지역의 역량을 결집하여 지역 언론 창간을 제안한다. 새로운 시도가 지역의 노동자, 민중에게 또 다른 무기와 단결로 함께 할 것을 확신하며 현장의 여러 동지들께 지역언론(인터넷) 창간을 제안한다.


2007. 7. 25일

발기인 명단은 추후 밝힘(지금 진행중이라서): 고영주, 이경수, 이성우, 김예준, 임두혁 등등....

*지역언론은 무엇을 할것인가?

- 충청지역의 민주적 노동언론, 민중언론으로 자리 매김 한다.

- 신자유주의 반대, 중소사업장, 비정규노동자, 최저임금노동자, 노동 건강권 등 지역투쟁의 확산과 연대의식을 깨우는 역할을 자임한다.

- 여성, 인권, 빈민, 장애 등 민중 투쟁의 핵심을 노동자 민중의 눈으로 알려 낸다.


*사업의 주체

- 사단법인 (가칭)충청노동뉴스라한다.

- 현장중심의 발기인, 후원회원 모집과정을 통해 선출된 법인 이사와 편집위원, 후원회원이 사업의 주체이다.


*사업을 위한 준비 및 흐름도

-발기인 모집(30만원씩 100인)과 후원회원 동시 조직, 개별후원회원 이외에 노조사업장 단위의 후원을 조직한다.

-창간준비 사항 : 법인등록, 서버 구축, 사무실마련, 전문기자 및 웹마스터 등 모집


발기인 모집을 위한 제안문 작성 서명 ⇒ 발기인 모집(후원회원과 동시) 및 사업설명회 충북, 충남등 각 단위별 ⇒ 8월중순 발기인 대회 ⇒ 8말9초 창간준비 웹페이지 공개 ⇒ 9월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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