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타고 가는 밭 - 둘째 날(7월 19일/흐린 후 무더움 26-31도)

 

열흘이 넘도록 여전히 목이 아프다. 주말엔 다행히 비가 와 마음 놓고 쉴 수 있었지만. 비 그치니 할 일도 많고. 목도 아픈데다 무더위에 자전거도 힘들고. 또 오랜만에 둘이 나서니. 시간 맞춰 버스타고 밭에 나간다.

 

이틀 비가 오고 나니 오이도 그득 방울토마토도 그득. 고추도 부쩍 자랐고 보이지 않던 참외도 생겼다. 헌데 콩밭에 웬 덩굴. 바닥부터 옥수수며 콩대를 타고 덩굴이 장난이 아니다. 콩 싹이 났을 때부터 심상치 않게 생긴 것들이 꾸물꾸물 자리를 잡던 게. 별 것 아니려니 싶어 신경을 통 쓰지 않았는데. 이런. 낭패다.

 

별 수 없다. 일일이 손으로 떼어내고 벗겨내고 잘라내는 수밖에. 덕분에 둘 다 금세 땀으로 흠뻑 젖는다. 또 밭에 나온 지 한 시간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힘이 부친다. 이런. 낭패, 또 낭패다.

 

결국 해가 질 무렵까지 일을 하고서야 겨우 정리를 할 수 있는데. 아무래도 이, 삼일은 더 신경 써서 덩굴을 치워야 할 듯. 근데 이 덩굴, 정체는 뭐지.

 

버스타고 가는 밭 - 셋째 날(7월 20일/무더움 22-33도)

 

날도 더운데 시원한 바람 빵빵 나오는 버스타고 다니는 것도 꽤 괜찮은 듯. 하지만 밭에 들어서는 순간 헉. 무릎까지 자란 옥수수 밭 풀 낫질하느라 또 헉. 온 몸에 땀이 비 오듯. 덥긴 무지하게 덥다. 

 

버스타고 가는 밭 - 셋째 날(7월 22일/무더움 25-31)

 

연일 무더위다. 밤까지 기온이 내려가지 않아 열대야가 계속되니. 사람도 지치고 작물도 지친다. 이럴 땐 조금 쉬어가며 일을 해야겠지만. 돌아서면 자라는 풀 때문에 통 그럴 수가 없다. 게다가 하루, 이틀 건너 소나기까지 내리니. 풀 잡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결국 낫으로 베는 제초를 해야 하지만. 이마저도 쏟아지는 땀 때문에 진도가 나가질 않는다. 한 심분 일하고 오 분 쉬고. 또 심분 낫질하고 또 쉬고. 자주자주 쉬어가면서 하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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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29 11:39 2010/07/29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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