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태 심기

from 11년 만천리 2011/05/24 00:32

신문지 멀칭 - 둘째 날(5월 17일/맑음 7-24도)

 

일주일 전 농협에서 사다 심었던 모종 가운데 참외와 오이가 하나씩 죽고 말았다. 심을 때부터 영 미덥지 않았는데 결국 살아남지 못한 것이다. 유난히 잎도 작고 뿌리도 잘 뻗어 있지 않았던 것들이긴 하지만. 그래도 설마 죽기까지야 하겠나, 싶었는데. 모종 심고 사흘 내리 게릴라성 폭우를 맞은 게 어린 모종을 살려두지 못한 것 같기도 하고.

 

모종 몇 개 사러 농협까지 가는 건 아니다 싶어 중앙시장으로 갔더니 모종 값이 장난이 아니다. 한 두 개니 그냥저냥 사고 말았지 몇 십 개, 몇 백 개 단위였다면 도로 나왔을 터. 또 8시가 넘은 시간에 나온 터라 까딱 지체하면 땡볕에 일할 듯해서 두말 않고 모종을 받아들었다. 그리고는 서둘러 밭으로. 물 길어 모종 심고 다 못 끝낸 신문지 멀칭을 마저 다하고 나니. 11시. 적당한 시간에 돌아올 수 있어 다행이다.

 

두 번째 이것저것 심은 날(5월 19일/흐림 15-24도)

 

비 소식에 마음은 급한데 서울서 오는 식구들이 늦는다. 작년엔 5월말까지 팔았던 것 같았던 농협이 벌써 모종을 철수 시킨 탓이다. 다시 중앙시장까지 가서 모종을 사서 오느라 7시 조금 넘어 출발했다는데 집에 오니 10시 30분. 서둘러야겠다.

 

처음 모종을 심어 보는 지라 이것저것 가르쳐주며 씨앗을 심으려니 아무래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래도 어려운 게 있으랴. 한, 두 번 하니 금방 또 뭐든 할 수 있다. 해서 혼자였다면 배는 시간이 걸렸을 일들이 금방이다. 한 사람이 죽 씨앗 심을 자리를 만들며 또 한 사람이 그 자리에 씨앗 심고, 마지막 뒤따라오는 사람이 물주고 흙 덮으면 끝. 역시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니군.

 

그나저나 벌써 열흘이나 됐는데. 지난 번 심은 것들이 당체 싹이 나질 않는다. 어찌 된 걸까. 아직은 아침 기온이 한참 낮은데, 그것 때문일까. 도무지 알 수 없으니 일단은 기다리는 수밖에. 그래도 걱정은 걱정이다.

 

서리태 심기(5월 20일/비 오락가락 17-21도)

 

자전거에 올라 한참을 달리니 비가 오고. 서리태 심을 땐 비가 안 오고. 다 심고 집에 오려 자전거 타니 다시 비가 오고. 하루 종일 비가 오락가락이다. 그래도 때맞춰 내리는 비에 서리태를 다 심었다. 배 쫄쫄 굶어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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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24 00:32 2011/05/24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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