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너리'

from 글을 쓰다 2011/06/14 15:40
반값등록금으로 연일 촛불시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2MB이 대선공약으로 내세웠던 만큼 당장 약속을 지키라고 하는데요. 연초부터 각 대학교에서 시작된 등록금 동결 또는 인하 요구가 결국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정부로 향했네요. 이젠 학부모에 중, 고생, 연예인, 흡사 3년 전 촛불이 재현되는 것 같기도 하고. 때는 이때다, 싶은지 민주당까지 나선 걸 보니. 또 반값등록금의 발원지인 한나라당 내에서도 무슨 수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걸 보니. 폭발력이 있는 이슈인 것 같습니다. 하기야 일 년 등록금이 1천만 원을 훌쩍 넘고, 졸업 후 갚아야 할 빚이 3천만 원이니, 4천만 원 이니, 라는 말들이 나오는 걸 보면. 왜 이제야 문제가 된 건지 이상하기도 하고. 정작 가파르게 오를 땐 아무 말도 없다가 왜 이제야 터져 나온 건지 이상하기도 하고. 하지만 정치권도 그렇고, 정부 여당도 그렇고 모두들 우왕좌왕 갈피를 못 잡고 있는 걸 보고 있으니. 게다가 청와대는 이게 원래 대선 공약사항이 아니다, 라고 발뺌하고 나선 걸 보니. 이거 역시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기야 애초 남의 환심을 사려고 어벌쩡하게 서두르는 짓이었으니 오죽이나 하겠습니까만. 아무튼 2MB 정부는 촛불에서 시작해 촛불로 끝날 운명인가 봅니다.
 
엉너리: 남의 환심을 사려고 어벌쩡하게 서두르는 짓. -치다. 엉너리로 남의 환심을 사는 수단을 ‘엉너릿손’이라 하며, 이런 수단을 발휘하는 것을 ‘엉너리치다’라 함.
 
반값등록금을 당장 실현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화들짝 놀란 청와대는 대선공약사항이 아니라며 발뺌하고 나섰고. 때는 이때다, 민주당까지 길거리로 나섰습니다. 하지만 남이 하면 불륜이요, 내가 하면 로맨스. 내가 하면 친서민정책, 남이 하면 포퓰리즘. 애초에 표심이나 잡아볼까, 엉너리를 치며 내놓았던 소리였던 만큼 쉽지는 않겠지만. 또 무이자대출이니 장학금 확대니 하니 사탕발림으로 어물쩍 넘어갈까 걱정도 되고. 은행엔 적립금을 수백억 원씩 쌓아놓으면서도 매년 돈 없다고 징징대는 사학재단들에겐 ‘찍’ 소리도 못하면서 결국엔 세금으로 뒷돈이나 대주는 꼴이 되는 건 아닐까 걱정도 되지만. 그래도 촛불은 들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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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14 15:40 2011/06/14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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