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꽃 피다

from 09년 만천리 2009/06/07 00:13

늦은 옥수수 심기(6월 1일/무더움 11-28도)

 

열흘 넘게 비가 오지 않더니 갑자기 모래 비가 온다는 예보다. 안 그래도 이번 주에 비가 오지 않더라도 옥수수며 내일쯤 도착할 고구마를 심으려 했는데 잘 됐지 싶다. 해서 아침엔 남겨두었던 옥수수를 심는다. 다른 이들 옥수수는 벌써 무릎높이까지 자랐지만 부러 늦게 수확해서 늦게까지 옥수수 맛을 보려 남겨두었던 거다. 저녁엔 몰라보게 부쩍 자란 토마토를 지주에 묶어주기 위해 잠시 지주대를 손보고는 또 잡초 뽑기에 매달렸다. 요 며칠 호미질만 했더니 손목이 시큰시큰 하다.

 

잎들깨 심고 나니 폭우(6월 2일/흐린 후 비 15-27도)

 

옥수수 씨앗을 보내주신 분이 잎들깨도 함께 보냈는데 그걸 잊고 있었다. 열흘 전에 참깨며 들깨를 심었는데 하도 싹이 나오지 않아 애만 태우고 있었는데 어제 옥수수를 심다가 그걸 발견한 거다.

 

오후 늦게부터는 비가 온다고 해서 어젠 옥수수를 심었고 오늘 아침엔 그렇게 발견한 잎들깨를 심는다. 지난번 깨들이 줄뿌림이라면 이번엔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점뿌림으로 한다. 나중에 싹이 트면 솎아 주는 건 마찬가지이나 아무래도 줄뿌림보단 점뿌림이 쉽기도 하고 또 무엇보다 씨앗이 그리 많지 않아서다. 한 시간 동안 들깨 심고는 또 잡초 제거를 하니 금세 해가 중천에 뜨고 후덥지근하다. 당체 비 올 날씨 같지 않다.

 

해도 피하고 점심도 먹을 겸 잠시 집에 오니 며칠 전 주문한 호박고구마 모종이 배달됐다. 급한 마음이지만 늦은 점심에 낮잠까지 달게 한 숨 자고 일어나 밭으로 나가려니 어째 하늘이 어두컴컴한 게 심상치가 않다. 서둘러 호미며 괭이를 챙겨들고 일어서는데 아뿔싸, 후두둑 비가 쏟아지는데 곧 번개에 폭우다.

 

고구마 심기(6월 3일/비온 후 맑음 16-24도)

 

어제 오후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아침 내내 내린다. 그것도 번개까지 동반한 폭우로. 지난주에 배수로를 손보긴 했어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마음은 이미 밭에 가있으나 쏟아지는 빗속을 뚫고 가기엔 좀 많이 심하다.

 

엊그제 주문했던 매실이라도 닦아 놓을까 했는데 습도가 높아 그러지도 못하고 어영부영 시간만 보낸다. 점심을 먹고도 한참이나 지나서야 겨우 비가 그치고 구름 사이로 해가 잠깐잠깐 보인다. 서둘러 삽자루 챙기고 어제 도착한 고구마 모종도 챙겨 자전거에 오른다.

 

옥수수도 그랬지만 고구마도 부러 늦게 심는다. 물론 때맞춰 심은 것들도 있으니 올 여름 주전부리는 걱정 없다. 지난번에 100개 심었고 오늘 또 100개를 심으니 잘하면 겨우내 먹을 수도 있겠다.

 

지난 번 배수로를 파 놔서 그런지 물 고인 곳이 많지 않다. 그래도 한 번 고인 곳은 또 고여 있으니 아무래도 손을 크게 보긴 봐야할 듯하다. 급한 김에 대충 물길을 내놓고는 고구마를 심는데, 어째 다 심고 나니 원래 심으려고 남겨둔 곳이 절반도 넘게 남았다. 모종 파는 곳에서는 6월 중순까진 고구마를 심으면 수확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하니 지금이라도 더 주문을 해야 하나. 아님 다른 걸 심어야 하나.

 

콩밭 김매기(6월 4-5일/무더움 16-27도, 무더움 13-28도)

 

어젠 아침에 방울토마토 지주끈 묶어주고 오후에 매실 닦기 말고는 종일 콩밭 김매기고 오늘도 역시 오후에 매실액 담근 거 이외엔 콩밭 풀 뽑기다. 이틀을 매달렸는데도 이제 절반 정도 했으니 또 이틀은 꼬박 호미질만 해야 한다. 이젠 손목도 시큰시큰하다.

 

고추꽃 피다(6월 6일/맑음 15-26도)

 

이번 주도 주말에 쉬지 못한다. 모래 비가 온다고 하니 콩밭에 듬성듬성 싹이 나지 않은 곳은 다시 심어줘야 하겠고, 하루가 다르게 덩굴을 뻗어내는 오이와 애호박에 지주대도 세워야 하겠고, 이틀을 뽑았지만 아직도 다 뽑지 못한 풀들도 뽑아줘야 하겠고, 아무튼 하루도 쉬지 않고 밭에 나오는데도 자꾸 일이 밀리기 때문이다. 그래도 낮엔 한여름을 방불케 하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지만 아침, 저녁엔 선선하니 일하기엔 딱 좋아 다행이다. 해서 오늘 아침엔 또, 또, 김매기하고 저녁엔 아무리 바쁘더라도 잠깐 쉬어가자며, 김매기 대신 고추에 지주끈만 묶어주었다. 고추와 콩은 사이짓기로 심었건만 콩밭 김매기 할 땐 몰랐는데 고추도 많이 컸다. 벌써 꽃도 피우고 있고 어떤 것들은 고추도 매달고 있다. 조만간 첫 풋고추를 수확할 수 있겠다.

 

         

 

 

<맨 위 고추부터 시계방향으로 감자, 고구마, 상추, 참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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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7 00:13 2009/06/07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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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싹이 나다

from 09년 만천리 2009/05/29 23:20

벌써 잡초가(5월 25일/맑음 12-31도)

 

벌써 잡초가 심상치 않게 올라온다. 아직은 옥수수 싹이 튼 곳과 일찍이 심어 놓은 고구마, 감자 밭이지만 풀 올라오는 모양새가 장난 아니다. 날이 길어지는 것과 비례해 해 뜨는 시간도 빨라지고 해도 빨리 뜨거워지니 서둘러 일을 해야 할 터인데 잠깐 일한 것 같은데 그새 8시, 9시다. 아무래도 밭에 나오는 시간을 더 앞당겨야겠다.

 

지주대 세우기(5월 26일/맑음 14-30도)

 

오며 가며 여남은 개씩 대나무 지주대를 옮기니 사흘이나 걸렸다. 아직까진 고추가 쑥쑥 자라지 않아 나중에 해도 될 터이지만 잡초 뽑아내랴, 남은 옥수수며, 고구마 심으랴 일이 몰릴 듯 해 미리미리 옮겨 세워 놓는다. 며칠 신경을 쓰지 못했던 토마토가 부쩍 자란 걸 보니 내일부터는 토마토며, 오이며, 호박에 지주대를 세워줘야겠다.

 

감자 밭 제초(5월 27일/무더움 14-28도)

 

5월 말인데도 낮 기온이 30도를 육박한다. 일부에선 올 해가 가장 더울 거라 하던데 요즘 날씨를 보면 그러고도 남을 듯하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어제부터는 밭에 나오는 시간을 더 당겼다. 새벽에 일어나는 게 아직은 몸에 익지 않았지만 10시만 지나도 벌써 뒷목이 뜨끈뜨끈하니 일 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쪼그리고 앉아 풀 뽑는 일이라 더 그렇다.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내일이나 모래 아침까지만 더 제초하면 감자 밭은 대충 마무리가 될 듯한데. 오늘은 토마토 지주대 세워준 거 빼면 거의 쉬지도 않고 풀만 잡아 뽑은 것 같다. 허리도 허리지만 허벅지가 땡긴다.

 

콩, 싹이 나다(5월 28일/무더움 16-30도)

 

일교차가 크다. 새벽엔 긴팔 옷에 점퍼까지 입고 나가야 할 만큼 제법 쌀쌀하지만 한낮엔 밭에 나갈 엄두가 나지 않을 만큼 무지 덥다. 자칫 감기 걸리기 십상이다.

 

엊그제부터 시작한 감자 밭 제초작업을 미처 끝내지 못했다. 감자 밭도 감자 밭이지만 채소며 과일 모종 심어 놓은 곳도 풀이 제법 자라고 있어 서둘러 일을 마쳐야 한다. 지난 주 비오기 전날 심었던 콩에 싹이 났지만 눈길 한 번 주고는 곧 호미질이다.

 

아침엔 감자 밭에서 세 시간 넘게 쪼그려 앉아 풀만 뽑았고 저녁엔 배수로 정비 잠깐 하고 채소 밭에 또 쪼그려 앉아 풀만 뽑았다. 밭은 넓고 풀은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고, 땡볕에 일하지 않으려면 더 부지런히 풀 뽑아야한다.

 

호미(5월 29일/무더움 13-25도)

 

밭농사에는 괭이와 호미, 이 둘이면 웬만한 건 다 된다. 이랑을 만들 땐 괭이가 모종을 심거나 잡초를 제거할 땐 호미가, 즉 허리를 굽혀야 할 일엔 호미를, 허리를 펴서 일을 해야 할 땐 괭이를 쓰는 것이다. 그러니 따로 경운을 하지 않는다면 괭이와 호미, 이걸로 일은 끝이다.

 

오늘은 저녁에 잠깐 토마토 지주대 세운 거 빼곤 하루 종일 호미질이다. 대충 심어야 할 것들은 다 심었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풀들과 놀 시간인 거다. 감자 밭은 다 끝났고 싹이 나기 시작한 콩 밭과 야채며 과일을 심은 데가 이제부터 손을 보아야 할 곳 들이다. 일단 새벽엔 콩 밭을 저녁엔 야채며 과일 심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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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29 23:20 2009/05/29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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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밭 만들기(5월 18일/맑고 바람 많음 7-24도)

 

주말마다 비가 오는 바람에 의도치 않게 오일 일하고 이틀 놀게 됐다. 지난주엔 주말 내내 비가 와서 쉬었고, 엊그제는 토요일만 비가 왔는데 그냥 일요일까지 놀았다. 급한 건 대충 다 심어놨고 이제 콩과 깨만 심으면 되기에 늑장을 부리는 셈이다.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고 한낮에도 그다지 햇볕이 따갑지 않아 일하기엔 좋은 날씨다. 드넓은 콩밭 만들기엔 딱이다. 해서 오늘은 하루 종일 콩밭 만드느라 괭이질이다. 잠깐잠깐 싹이 나왔나 살펴보고 또 잠깐잠깐 잡초도 제거하지만 주된 일은 괭이질이다.

 

깨 심다(5월 19일/맑음 11-27도)

 

생각지도 않게 봄비가 자주 온다. 남들보다는 다소 늦게 이것저것 심어야 하기 때문에 비가 오지 않았다면 물뜨랴, 심으랴 시간이 많이 걸렸을 테다. 그나마 다행이다. 모래 또 비가 내린다고 해서 그동안 미뤄두었던 깨와 콩을 심기로 했다. 해서 오늘은 아침엔 참깨를 오후엔 들깨를 심는다. 하루 종일 쭈그리고 앉아 깨알만한(?) 참깨며, 들깨를 심었더니 손목도 저리고 무릎도 아프다.

 

콩 세알을 심는 농부(5월 20일/흐림 13-27도)

 

할아버지와 손자가 밭에 콩을 심었어요.

손자는 땅에 구멍을 파고 콩 한 알을 묻었어요.

할아버지는 땅에 구멍을 파고 콩 세알을 묻었어요.

손자는 이상해서 할아버지에게 물었죠.

"할아버지, 왜 아깝게 한 구멍에 세알씩 넣으세요?"

할아버지는 여전히 땅에 구멍을 파고

콩 세알을 심으며 말했어요.

"얘야, 한 알은 땅에서 사는 벌레가 먹고

한 알은 하늘에 사는 새가 먹고

마지막 한 알은 싹이 나서 우리가 먹는 것이란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옛말 틀린 게 하나 없다. 둘 혹은 셋이었다면 한나절, 아니 두서너 시간이면 끝날 일을 혼자하려니 하루 종일이다. 한 사람이 구멍 파고 지나가면 뒤에 사람은 콩 넣고 덮고 하면 빠를 텐데 저만큼 구멍 파고 되돌아와 콩 넣고 덮고 하니 일이 더딜 수밖에. 또 지루하면 바꿔서 구멍 파고 콩 넣고 하면 되는데 이건 잠깐 그늘에 쉬는 것 밖에 다른 수가 없다. 힘도 들고 지루하기도 하고, 어제에 이어 연일 호미질이니 손목도 저리고, 고랑사이를 쭈그리고 다니니 무릎도 아프고, 비 소식만 아니면 쉬엄쉬엄할 터인데 그러지도 못한다. 결국 해 넘어갈 때까지 일하고서야 겨우 준비해간 콩을 모두 심을 수 있다.

 

물 고인 밭(5월 22일/맑은 후 흐림 14-24도)

 

밭 한편에 물이 차서 빠지지 않고 있다. 큰일이다. 지난주 이틀에 걸쳐 많은 비가 왔을 땐 괜찮았는데 어찌된 게 어제 하루 내린 비로 물이 찬 거다. 뭐가 문제일까. 아침나절 느긋하게 나오면서 고추 지주대로 쓸 대나무끝단만 몇 개만 가져와 당장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 삽은커녕 괭이도 챙겨오지 않은 거다. 결국 멍하니 물 고인 밭만 바라보다 집으로 돌아왔다.

 

내일 또 비가 온다고 하니 오늘 중으로 어떻게 하든 대충이라도 배수로를 정비해둬야 한다. 다행히 점심을 먹고 나니 해는 보이지 않고 먹구름만 잔뜩 끼어 있다. 서둘러 삽이며 괭이를 챙겨들고 밭으로 나가 물 빠질 길을 만드는데 이거야말로 임시방편이다. 아무래도 내일 비 그치고 나면 다시 물 고인 곳을 보아가며 배수로를 파야겠다.

 

마실돌이(5월 23일-24일/흐림 15-19도, 맑음 15-26도)

 

전업으로 농사만 짓는 이들에게 욕 들어 먹기 딱 맞는 소리겠지만 처음부터 할 수 있는 한 주중에만 일하고 주말에는 쉬기로 했다. 겨울 내 별 일 없어 놀기도 하지만 봄부터 가을까지 농사짓는 때에도 일에만 매달리지 않기로 한 것이다. 그래야 쉬이 지치지 않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책을 읽기도 하고 짧지만 여행도 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해서 어제와 오늘은 선선한 아침과 저녁에 잠깐씩 마실돌이겸 대나무끝단 여남은 개씩만 밖아 두고 왔다. 또 틈틈이 싹이 나기 시작한 감자 밭 제초작업만 조금씩 했다.

 

 

  <며칠 전부터 싹이 나기 시작한 채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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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25 16:01 2009/05/25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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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심기 2

from 09년 만천리 2009/05/16 12:25

고추 심기 - 셋째 날(5월 13일/맑음 10-24도)

 

어제, 그제 내린 비로 간만에 쉴 수 있었다. 겨울 내 빈둥거리다 닥쳐서 준비한 봄 농사로 몸이 파김치가 됐는데 이틀을 그렇게 쉬니 다시 활력이 생긴다.

 

그렇다고 이틀 내내 집에만 있었던 건 아니다. 밭을 갈아 주었던 아저씨도, 위에 밭 아저씨도, 밭 한 쪽이 물이 빠지지 않는다는 얘기를 했기에 배수로를 볼 겸 잠시 밭에 나갔다 오긴 했다. 이틀 내 비가 오긴 했지만 양이 많지 않아서인지 다행히 물이 고이거나 이랑이 무너진 곳은 없었다. 마음이 놓이기는 하지만 장마가 오기 전에 배수로 정비를 하긴 해야겠다.

 

토요일에 또 비소식이다. 오늘과 내일, 못 다 심은 고추 모종도 심고 열무며 근대며 채소들 씨앗, 어제 도착한 옥수수 씨앗들을 심어야한다. 해서 오늘은 또 신동농협까지 가서 고추 모종을 사다 선선한 아침나절에 심는다. 그리고 근대, 열무, 치커리도 함께.

 

* 고추 모종 40개 - 4,800원

 

고추 심기 - 마지막 날(5월 14일/맑음 9-27도)

 

고추 심기는 오늘로 끝이다. 겨우 300주도 되지 않은 고추를 심는데 근 일주일 가까이 걸렸으니 꽤나 시간을 많이 잡아먹은 셈이다. 혼자 일하는 것도 일하는 거지만 자전거로 실어 나를 수 있는 양이 한정되어 있어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심어야 할 고추가 많지 않아 피망이며 가지며 맷돌호박 모종도 함께 샀다. 하지만 계획했던 수량만큼 사지는 못했는데 이마저 내일부터는 아예 사지를 못한다. 값도 값이지만 품질도 나아 보여 그 동안 농협에서 사왔는데 이젠 중앙시장에서 구해야 한다. 물론 내일 아침 한번 정도면 거의 웬만한 건 다 심으니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저녁 해질녘엔 들깨, 참깨, 고구마, 옥수수 심을 곳에 남겨 둔 퇴비도 뿌려주고 먼저 심은 곳에 듬성듬성 자라난 잡초도 뽑아주니 얼추 밭 모양이 눈에 들어온다. 돌아오는 길에 토마토, 오이, 호박에 세워줄 지주대로 쓰기 위해 각목 몇 개 주어왔다.

 

* 고추 모종 20개 - 2,400원

* 피망(노랑) 4개 - 2,000원

* 늙은 호박 4개 - ·1,000원

* 참외 2개 - 5,00원

* 가지 4개 - 1,000원

 

괭이질(5월 15일/흐림 14-22도)

 

밭농사에는 괭이와 호미, 이 둘이면 웬만한 건 다 된다. 이랑을 만들 땐 괭이가 모종을 심거나 잡초를 제거할 땐 호미가, 즉 허리를 굽혀야 할 일엔 호미를, 허리를 펴서 일을 해야 할 땐 괭이를 쓰는 것이다. 그러니 따로 경운을 하지 않는다면 괭이와 호미, 이걸로 일은 끝이다.

 

오늘은 아침에 잠깐 모종 심은 거 빼곤 하루 종일 괭이질이다. 대충 급한 것들은 다 심었으니 이제 콩 밭과 들깨, 참깨 밭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해서 밭갈이 때 트랙터가 만들어 놓은 이랑을 허물기도 하고 이쪽저쪽 이랑들을 하나로 합쳐 새 이랑을 만들기도 하고 일이 많다. 그래도 내일 비 소식 때문인지 해가 들지도 않고 덥지 않아 다행이다. 내일과 모래 이틀 또 쉬고 한 사나흘 괭이질이면 얼추 다 될 듯도 하다.

 

* 피망, 아삭이 고추 모종 각 4개, 8개 - 4,000원(종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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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16 12:25 2009/05/16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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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고추심기

from 09년 만천리 2009/05/11 14:30

이랑 만들기 - 둘째 날(5월 4일/무더움 7-28도)

 

아침 8시에 집을 나섰는데 밭에 도착하기도 전에 벌써 목덜미로 땀이 흐른다. 내일이 입하니 절기상으로는 여름이겠지만 벌써부터 한여름 같은 무더위라니. 아무래도 밭에 나오는 시간을 더 앞당겨야겠다. 이래가지고는 두 시간도 채 일하기 어렵겠다.

 

어제 하루 밭에 나오지 않았더니 몸이 많이 가뿐하다. 다리에 배긴 알통은 오히려 움직이면서 풀렸는데 몸은 더 무거워졌기에 쉬었는데 그게 보약이었나 보다. 감자밭 이랑 만들기는 오늘 중으로 다 마칠 듯하다.

 

작년에 얻었던 밭은 주위에 야트막한 산자락이 둘러싸고 있어 아침나절엔 요쪽이 저녁나절엔 저쪽이 그늘이 생겨 아침엔 요쪽에 저녁엔 저쪽에서 일할 수 있었다. 헌데 지금 괭이질 하고 있는 이 밭은 당체 그늘을 만들어줄 만한 것들이 없다. 밭 한 귀퉁이에 심어져있는 키 작은 나무 한 그루를 빼곤 말이다. 저 키 작은 나무마저 없었다면 어쨌을까나. 작년에 이 밭에서 밭일 했던 사람이 누굴까 새삼 궁금하다.

 

쉬엄쉬엄해야지 마음먹었건만 시간이 지날수록 뜨거워지는 햇빛 때문에 빨리 끝내고 집으로 가야겠단 생각에 겨우 물 한 모금 마시고 괭이질하고, 또 물 한 모금 마시고 괭이질이다. 덕분에 오전 중으로 계획했던 일을 다 마쳤기는 하지만 땀으로 범벅이 되고 말았다. 이제 잠깐 쉬었다 고추밭 비닐 멀칭을 위해 농협으로 비닐이나 사러가야겠다. 농사 시작하면서 비닐은 무슨 일이 있어도 쓰지 않기로 했건만 결국 무너졌다. 내년엔 미리미리 플랑카드 모아놓으라 부탁해야겠다.

 

* 멀칭용 비닐: 20,000원(120cm☓500m)

 

고추밭 비닐 씌우기(5월 5일/무더움 10-28도)

 

버스를 기다리다 한 참을 싸웠더니 일찍 집에서 나왔는데 밭에 오니 열기가 훅훅 올라온다. 그래도 고추 심을 네 이랑과 참외 심을 두 이랑만 비닐을 씌우면 되니 일이 많지는 않다. 또 구불구불한 이랑 덕에 애도 먹고 뜨거운 햇빛 덕에 속도는 덜 나지만 혼자 일하다 둘이 일하니 속도도 나고 심심하지 않아 좋다. 같이 일한다고 얘기를 많이 하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11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쉬이 일을 마치고 감자전에 막걸리 한 잔 걸치고 집에 돌아오니 케이블에서 폐비닐도 재활용을 한다는 프로그램을 한다. 거의 끝나갈 때쯤부터 보기 시작해서인지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었으나 각종 폐비닐이나 플라스틱도 공업용 재료로 심지어는 석유로도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한편으로는 이런 방향으로 기술이 발전하는 거라면 과학기술의 발전을 마냥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는 생각도 들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기술력이 있으니 지금처럼 화학제품들을 대량으로 사용해도 된다는 식의 사고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지 않나 싶다. 처음엔 비닐을 쓰고 만 거에 대한 왠지 모를 보상 심리로 관심 있게 지켜봤는데 마지막 끝맺음을 보고 나니 역시 이건 아니다,는 마음만 다잡게 된다. 내년엔 꼭 딴 방법을 찾아야지.

 

이랑 만들기 - 셋째 날(5월 6일/무더움 11-31도)

 

아침

기온이 오를수록 일어나는 시간도 빨라진다. 그제는 8시, 어제는 7시, 오늘은 6시다. 한낮에 일하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다. 오늘부터는 주작물인 콩 심을 곳을 만들어야 한다. 이달 중순까지만 심으면 되니 슬슬 해도 될 터이지만 워낙 콩 심을 곳을 넓게 잡아서 미리미리 해야 할 터. 하지만 아침 일찍부터 서둘렀어도 10시가 지나니 땀이 비 오듯 해 진도는 많이 나가지 못했다.

 

징검다리 연휴 기간에 주문했던 씨감자가 도착했다. 보통 3월 중순이나 말에는 심어야 하니 늦어도 많이 늦었다. 하지만 지금 심으면 장마 끝나고 수확할 수 있어 조금 늦게라도 감자 맛을 볼 수 있으니 내일이라도 심어야겠다. 30도가 넘는 때 아닌 폭염을 피해 느지막이 밭에 나가 개울물을 쓰는데 필요한 사다리 만들고 콩 밭 이랑 세 개 만들고 오다.

 

감자 심기 - 첫째 날(5월 7일/무더움 10-30도)

 

주문한 씨감자가 어제 도착했을 땐 크기가 제법 큰 것들은 잘라 써야지 했지만 생각보다 씨알이 큰 것들이 없어 몇 개 자르다 그만두었다. 계란 보다 크면 잘라 쓰라고들 하는데 어찌된 게 계란 보다는 큰데 그렇다고 자르자니 자르고 나면 크기가 너무 작아서였다.

 

오늘도 어제만큼 더울 거란 얘기에 일찍 집을 나서 씨감자를 심었는데, 이런 9시도 채 되지 않아 일이 끝났다. 물론 자전거로 오느라 씨감자를 많이 가져오지 못했기도 있지만 더 더워지기 전에 일을 끝내야 한다는 마음에 쉬지도 않고 일을 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종묘상에 들러 상추며, 열무며, 근대, 아욱 등 채소 씨앗을 사올 수 있는 시간이 됐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낮 시간엔 쉬었다 해질녘에 다시 나와 마저 감자를 심으니 얼추 절반은 심은 것 같다.

 

* 씨앗

얼갈이 - 3,000원

상추 - 2,000원

열무 - 3,000원

아욱 - 2,000원

근대 - 2,000원

치커리 - 2,000원

파 - 1,000원

 

감자 심기 - 둘째 날(5월 8일/무더움 10-29도)

 

다음 주 월요일 비가 온다는 예보에 이번 주 계획을 많이 바꿨다. 원래는 밭 만들기를 주말까지 끝마치고 감자, 채소, 고추, 콩, 고구마 순으로 심으려고 했는데 주말까지 감자와 고추를 모두 심기로 했다. 중간중간 토마토며, 오이, 가지 등 채소도 심고.

 

어제와 오늘 아침, 저녁으로 나와 감자를 심으니 20kg짜리 한 상자를 모두 심었다. 오늘은 아침나절엔 학곡리 농협까지 가서 토마토와 방울토마토, 가지를 각각 20개씩 사와 심기도 했고 저녁나절엔 사다리도 보수하고 또 학곡리 농협까지 가서 내일 아침에 심을 고추도 사왔으니 감자 심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진 않은 셈이다.

 

* 물뿌리개 - 5,000원

* 토마토, 방울토마토, 오이 모종 각각 20개씩 - 15,000원(1개당 250원)

* 고추 모종 50개 - 6,000원(1개당 120원)

 

고추 심기 - 첫째 날(5월 9일/무더움 13-28도)

 

아침엔 어제 저녁 농협에서 사다 놓았던 고추 50개를 다 심고도 중앙시장 종묘상에서 42개를 사다 심었다. 또 저녁엔 다시 학곡리 농협으로 가서 고추 50개를 다시 사다 심었다. 왕복 1시간이 걸리는 농협까지 가서 고추를 산 이유는 종묘상 고추와 농협 고추가 가격은 같은데 품질이 현저히 다르기 때문이다. 힘들더라도 또 시간이 걸리더라도 농협에서 사다 심어야한다.

 

* 고추 모종 42개 - 5,000원(종묘상)

* 고추 모종 50개 - 6,000원(농협)

 

고추 심기 - 둘째 날(5월 10일/차차 흐려짐 12-26도)

 

오랜만에 내리는 비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하루가 다르게 모종이 무척 귀하다. 때문에 아침에는 겨우 고추 모종 45개를 살 수 있었고 저녁에는 이마저도 구하지 못했다. 물론 아침에는 너무 이른 시간에 갔기에 어제 팔다 남은 거를 산거였겠고 저녁에는 너무 늦은 시간에 가서 모종이 다 팔렸겠지만 말이다. 덕분에 생각지도 않았던 고구마 100개를 심었고 비 그치고 심으려 했던 참외와 애호박까지 심기는 했지만 마저 고추를 다 심지 못해 아쉽다. 다음 주말에 또 비가 온다 하니 그 동안 콩 심을 곳하고 참깨며 들깨 심을 곳 정리하고 그때 또 심어야겠다.

 

* 고추 모종 45개 - 5,400원

* 고구마 모종 100개 - 5,500원

* 참외, 애호박 모종 각 20개 - 10,000원(1개당 2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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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11 14:30 2009/05/1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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