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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라고 말하기

연초엔 많은 사람들이 다짐을 한다.

 

"새해엔 이래야지..."

 

어제까지만 해도 별 생각이 없었다.

 

그저 오랜만에 찾아온 연휴를 즐기느라

(이틀 내내 집에서 잠만 잤지만^^)

 

그러나 어제 우연히 가슴 아픔직한 사연을 듣고 나서

올해엔 "타인에겐 정직하되 내 자신은 현실을 직시하며 살자"는 생각이 퍼뜩 머리를 스치고 갔다.  



사연은 내 지인이 부산행 열차에서 우연히 옆에 앉게 된 

심상치 않아 보이는 40대 남성의 이야기다.

 

심상치 않아 보인다는 것은

40대 남자가 꽁지 머리에 청바지,

지퍼가 달린 차이나 칼라 스타일의 니트 위에 자켓을 걸친,

또 이런 차림이 비교적 잘 어울리는 

굉장한 멋장이라는 뜻이다.

(이런 옷차림을 한 40대 남성은 평범치 않은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이 남성은 선물 꾸러미를 선반에 올리고 좌석에 앉더니

안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내들었다.

그는 뿌듯한 표정으로 지갑 속에서

빳빳한 만원 짜리 지폐 한 뭉텅이를 꺼내

한장 한장 세기 시작했다.

 

돈 세기가 끝난 그는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난데, 내 지금 너 만나러 기차 타고 부산 가는 길인데,

연말이고 하니 저녁이라고 같이 먹자."

 

전화 속 그녀가 대답한 정확한 내용을 확인할 순 없었지만

그녀는 "왜 미리 연락을 못했냐"고 면박을 준 듯 했다.

 

그는 "어제 하루 종일 전화했는데, 전화기가 꺼져 있더라"고 해명했다.

 

전화 속 그녀는 "바빠서 핸드폰을 받지 못했다"고 해명한 듯 했고

한참 더 연락도 없이 불쑥 찾아오는 그에 대한 타박이 이어졌다.

 

심상치 않아 보이는 덩치 좋은 아저씨는 엄마한테 혼난 아이처럼

금새 기가 죽었다.

 

그리고 애처로이

"미리 연락 못한 건 미안한데, 그래두 연말이고 하니 얼굴이라도 봐야 않겠냐.

너 주려고 선물 산 것도 있다."

 

드문드문 말을 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바쁘다"고 거절한 듯 했다.

 

그러자 아저씨는

"오늘 바빠서 안되면 내일 점심 때라도 보자.

내가 너 보러 부산까지 내려가는데 잠깐만 시간 내면 안되겠냐"고 사정했다.

 

"바쁘다"와 "그러지 말고 잠깐만 시간 내달라"는 실랑이는

기차가 대전역을 빠져 나갈 때까지 계속 됐다.

 

그렇게 한 시간 넘게 통화한 결론이 어떤 것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애인과 데이트 하기 위해 준비한 돈을 셀 때의 의기양양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이 이야기를 전해준 나의 지인은

"왜 바쁘다고 핑계를 대냐. 바쁜 게 아니라 그 사람을 만나기 싫은 거 아니냐.

솔직히 만나기 싫다고 했으면 부산까지 선물 사들고 내려가진 않았을 거 아니냐"며

전화 속 그녀를 비난했다.

 

하지만 언제나

'Yes' or 'No' 를 요구하는 순간에

정말 솔직한 마음을 드러내기는 어렵다.

 

또 입장 바꿔 내가 상대방에게

'Yes' or 'No' 의 대답을 요구하는 순간에 정말 듣고 싶은 건

솔직한 마음이 아닐 경우가 많다.

 

혹은 솔직한 심정을 전했을지라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한 가닥 희망에 매달리곤 했을 것이다.

 

"바쁘다"는 건 "널 위해 내 시간을 할애하고 싶지 않다"는 말이다.

마음이 있는 곳에 시간이 있고 몸이 있다.

 

"난 누구에게 구속받는 걸 싫어한다"는 건 "너에겐 구속받고 싶지 않다"는 말이다.

사랑이란 일정 정도의 소유욕과 독점욕을 기반으로 하는 감정이다. 이런 속성을 극복하기 위해선 엄청난 시간과 수양이 필요하다.    

 

"난 여자들이 원하는 걸 충족시킬 능력이 없어"라는 건

"난 너란 여자가 원하는 걸 해줄 마음이 없어"라는 말이다.

진정 사랑한다면 상대방에게 불가능한 어떤 것을 요구하지도 않고

설사 '하늘에 별을 따다줘'라는 허황된 요구를 할지라도

일단은 "그래, 따다 주마"라고 애인을 만족시킨 뒤

(사실 애인이 원하는 건 '대답'이다.) 

반디불이, 촛불, 하다 못해 야광 팔찌 등...각종 대체제를 제공한다.

 

"난 결혼제도에 얽매이고 싶지 않다"는 건 "너와 결혼하고 싶지 않다"는 말이다.

당신보다 더 나은 상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저 사람이 날 얼마나 사랑하는가'라는 고민을 안겨주는 상대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다.

 

덧글 : 새해 처음으로 올린 글 치고는 유치한데다 우울하군.

         어쩌겠나...살아가는 게 그런 걸^^

         이 글 보시는 분들, 새해 좋은 일 많이 생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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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64일, 그리고 하루

"과거는 이미 존재하지 않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현재는 이미 존재하지 않는 과거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무한한 접점이다. 그리고 바로 그곳, 그 시간이 없는 한 점에서, 인간의 진정한 생활이 영위되고 있다."(레프 톨스톨이 <인생독본> 중에서)

 

한해가 가고 또 한해가 찾아온다.

 

지구 상에 존재하는 숱한 생명체들 가운데

오직 인간이란 종(種)만이

'시간'이라는 철학적 사유 속에 존재한다.

 

자연 현상으로 보건데 특별히 다른 점을 발견하기 힘든

하루와 하루 사이에 인간은 엄청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무한한 욕망의 동물인 인간에게

똑같은 날들이지만

어쩐지 지난 3백64일을 반추해야만 할 것 같은

시간이 단 하루라도 주어진다는 것은

엄청난 행운일 게다.

 

옛 사람들의 혜안(慧眼)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



2004년 마지막날 한 일간지에서 우연히 톨스토이에 대한 글을 읽고 떠올른 생각이다.

 

내년 3월 27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톨스토이전’이 열리고 있어서 그런지 올 연말에는 유독 그에 대한 글을 많이 볼 수 있다.

 

톨스토이는 선과 악, 욕망과 두려움, 이기심과 박애정신 등 인간의 전체적인 모습을 가장 잘 파악한 작가라고 한다. 

 

그는 백작 가문의 4남 1녀 중 둘째로 태어나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일찍 부모를 여의고 모성결핍과 지독한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렸다. 대문호이자 사상자, 그리고 신학자로 추앙받는 그이지만 정작 자신은 술,도박, 여성편력, 결투로 인한 살인, 허울뿐인 신앙 등에 대한 자책감에 시달렸다고 한다. 

 

그래서 감행한 게 82살의 가출.

 

그는 집을 떠나면서 아내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남겼다고 한다.

 

"집에서의 나의 입장은 더이상 견딜 수 없게 되었습니다. 모든 다른 이유에 덧붙여 나는,내가 산 것과 같은 그러한 사치스런 삶을 살 수가 없기 때문에,내 나이의 늙은 사람들이 했던 방식으로 행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삶의 마지막 날들을 고독과 평화 가운데 보내기 위해 세속의 삶을 떠났던 것입니다. 제발 이것을 이해해주고 설사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낸다해도 나에게 오려는 시도를 하지 말기 바랍니다.”“집에서의 나의 입장은 더이상 견딜 수 없게 되었습니다. 모든 다른 이유에 덧붙여 나는,내가 산 것과 같은 그러한 사치스런 삶을 살 수가 없기 때문에,내 나이의 늙은 사람들이 했던 방식으로 행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삶의 마지막 날들을 고독과 평화 가운데 보내기 위해 세속의 삶을 떠났던 것입니다. 제발 이것을 이해해주고 설사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낸다해도 나에게 오려는 시도를 하지 말기 바랍니다."

 

집을 떠난 톨스토이는 얼마 지나지 않아 라잔-우랄행 기차 안에서 폐렴에 걸렸고 간이역인 아스타포브 역장 집에서 죽음을 맞이했다고 한다. 집으로 돌아온 톨스토이의 시신은 '평범한 묘지에 안장하고 기념비를 세우지 말 것이며 무덤 앞에서 슬퍼하지 말라'는 그의 유언에 따라 흙무덤에 묻혔다. (국민일보 12월 31일자. '2004년 마지막 날에 읽는 톨스토이…여든두살 대문호 왜 집을 떠났나'에서 재인용.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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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인생역전(2)

 박 검사는 지난 세 달간 아내와 서로 말도 안 하는 냉전을 계속해왔다. 그러던 그가 새해를 이틀 앞둔 12월30일 아침, 폭발했다. 옷장에 걸려 있는 깨끗한 와이셔츠가 하나도 없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에 말이다.

 

“도대체 당신이 뭐하는 여자야? 아니 어떻게 열개가 넘는 와이셔츠 중에 빨아놓은 게 없어?”



속옷 바람으로 어제 밤 방바닥에 아무렇게나 벗어던졌던 와이셔츠를 한 손에 움켜쥔 채 부엌으로 달려가 소리를 질렀지만 아내는 들은 척도 안 했다.

탁탁탁탁......아내는 둥근 유리 그릇에 계란을 깨뜨려 넣고, 계란물에 잘게 썰은 파 한 웅큼과 소금 약간을 집어넣은 뒤 젓가락으로 내용물을 휘저었다.

 

촤아......가스레인지에 올려놓은 프라이팬에 계란물을 붓자 요란한 소리를 내더니 이내 고소한 냄새가 부엌에 퍼졌다. 전날 거나하게 술을 한잔 걸친 박 검사는 그날따라 속이 헛헛했고 계란말이 냄새가 그의 코를 자극하자 종소리를 들은 파블로프의 개처럼 입안엔 침이 가득 고였다. 고작 계란말이에 무너지는 스스로에 화가 나 그는 더욱 목소리를 높였다.      

 

“사람 말이 말 같지도 않아? 물어 봤으면 대답을 해야지? 내가 당신에게 대단한 거 요구하는 거야? 적어도 기본은 해야지. 기본은....... 이거 당장 어떻게 출근하겠어?”

 

착착착착....박 검사의 짜증섞인 목소리엔 아랑곳 하지 않은 채 아내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계란말이를 도마로 옮겨 먹기 좋은 크기로 썰은 뒤 두 딸의 도시락에 가지런히 담았다. 냉정을 먼저 잃은 사람이 지는 게 냉전의 법칙이다. 아내 입장에선 대응하지 않는 게 길게 끌어온 냉전을 승리로 이끌며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길이다.

 

아뿔사! 그제서야 박 검사는 자신의 패배를 깨달았다.  

 

“이런 씨발......”

 

박 검사는 방으로 돌아와 손에 쥔 와이셔츠를 바닥에 내동이치며 혼잣말을 했다. 침대에 걸터앉아 어제 입었던 것을 다시 입을 것인가를 한동안 고민했지만, 포기했다. 공교롭게 엊저녁 전남 목포 출신인 부장 검사와 홍어를 먹었기 때문이다. 와이셔츠엔 삭힌 홍어의 암모니아 냄새와 탁주 냄새, 거기에 담배 냄새까지 짙게 배어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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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아동성폭력은 계층문제&quot;

최근 전국을 발칵 뒤집어 놓았던 '밀양 성폭력 사건'을 보면서 다시 한번 '아동 성폭력은 계층의 문제'임을 절감한다.

 

아동의 보호가 전적으로 가족의 몫으로 돌아가는 한국사회에서 저소득층 가졍 자녀들은 상대적으로 성폭력의 위험에 노출돼 있고, 이들 계층에서 많은 피해자가 양산되고 있다.



'밀양사건'의 피해아동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들 자매는 아버지의 '아내 구타'로 3년 전 부모가 이혼한 상태였고, 이들은 어머니 대신 아버지의 폭력을 감당해야 하는 상태였다. 현재 아이들은 어머니와 함께 생활하고 있으며, 어머니는 자신이 지난 3년간 부모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여성신문 기사에서 발췌)

 

내가 본격적으로 기자질을 시작하면서 처음 취재한 사건은 아동성폭력 사건이었다. 정황상  명백한 성폭력 사건도 경찰과 법정에 가면 모호해지듯 이 사건 역시 2년 가까이 해결되지 않은채 피해아동과 그 어머니에 대한 의혹만 커져가고 있던 상태였다.

 

증거가 불충분한데다 경찰의 인식 부족으로 아동의 진술에 대한 증거 인정이 거의 되지 않던 시절이었기에 더욱 '진실 규명'은 어려웠다.

 

이 사건 취재를 통해 내게 문제로 다가온 것은 '누가 성폭력범인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점이었다. 범인을 밝혀내는 것보다 더 시급한 문제는 상당수의 저소득층 가정 아동들이 성폭력 위험에 노출돼 있으며, 성폭력 사건 발생 이후에도 적절한 보호와 치료를 받지 못한채 방치돼 있다는 것이었다.

 

당시 자신이 세들어 살고 있는 집주인에게 수차례 성폭행 당한 피해 아동은 기자가 찾았을 당시에도 가해자와 같은 집에서 살고 있었다. 이에 대해 피해아동의 어머니는 "내 딸이 어린이 보호시설에 들어갔다 쫓겨났다"고 설명했다. 보호시설에서 쫓겨난 이유에 대해 그는 "성폭행 당한 뒤 딸이 자위행위를 한다든지, 내 가슴과 성기를 더듬는 등 이상한 행동을 자주 했으며, 시설에서도 자위행위와 다른 남아를 성추행한 일 때문에 쫓겨났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그 후 왜 이사가지 않았는가? 어머니는 현재 생활보호대상자로 "형편이 어려워 이사를 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혼 후 딸을 혼자 키우고 있는 그는 사건이 장기화되면서 생계와 법적 문제 해결을 혼자서 도맡아야 해야만 했다. 

 

어머니가 경제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피해아동은 성폭력 후유증에 대한 치료도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있었다. 한국 성폭력 상담소에서 발간한 어린이 성폭력 자료집에 따르면 어린이 성폭력 피해자는 100% 심리적, 신체적, 성적 후유증을 겪는다. 그리고 이러한 후유증은 전문가들이 치료할 수 있는 것이지 부모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실적으로 피해 어린이의 보호와 치료는 일차적으로 가족의 몫이다. 그러나 가족 안에서 피해 어린이가 적절한 보호·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아동 성폭력은 신체적으로 자기 방어능력이 없는 절대적 약자에게 이루어진다는 사실뿐 아니라 피해 후유증이 매우 심각하다는 점에서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다. 어릴 때 당한 성폭행의 상처는 평생 치유되기 힘들다. 이는 지난 92년 12세때 부터 12년간 자신을 성폭행한 의붓아버지를 살해한 '김보은/김진관사건', 9세때 성폭행한 남성을 20년 뒤 살해한 '김부남 사건'을 보아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동 성폭력 문제는 별다른 대책 없이 거의 방치되고 있다. 어린이 성폭력의 약 30%가 근친에 의해 이뤄진다는 사실은 피해 아동의 가족 내 보호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커다란 문제가 있는 발상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 준다.

 

현재 어린이 성폭력 피해자를 일시적으로 보호해 주는 시설은 한국 성폭력상담소 부설 열림터 등 6곳 정도가 있지만 아직도 턱없이 부족하다.

 

또 '밀양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 가해자의 나이 또한 점점 어려지고 있다. 이들 가해자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도 긴급히 요구되는 것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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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mas Card From ...

내가 들은 크리스마스 노래 중 가장 슬픈 노래... 

톰 웨잇의 78년 블루발렌타인 앨범에 있는 곡.

 

Christmas Card From A Hooker In Minneapolis


hey charlie I'm pregnant                   
and living on the 9th street
right above a dirty bookstore    

off euclid avenue    

     
  



and I stopped takin dope                 
and I quit drinkin whiskey               
and my old man plays the trombone        
and works out at the track

 

and he says that he loves me  
even though its not his baby 
and he says that he'll raise him up  
like he would his own son                        
and he gave me a ring                
that was worn by his mother                
and he takes me out dancing      
every saturday night.

 

and hey charlie I think about you   
everytime I pass a fillin station  
om account of all the grease     
you used to wear in your hair        
and I still have that record            
of little anthony & the imperials        
but someone stole my record player       
now how do you like that?              

 

hey charlie I almost went crazy    
after mario got busted         
so I went back to omaha to       
live with my folks                  
but everyone I used to know      
was either dead or in prison     
so I came back to minneapolis       
this time I think I'm gonna stay. 

 

hey charlie I think I'm happy        
for the first time since my accident   
and I wish I had all the money      
that we used to spend on dope     
I'd buy me a used car lot       
and I wouldn't sell any of em            
I'd just drive a different car 
every day, dependin on how  feel    
 
hey charlie for chrissakes       
do you want to know the truth of it?

I don't have a husband  
he don't play the trombone        
and I need to borrow money         
to pay this lawyer    

             
and charlie, hey                           
I'll be eligible for parole              
come valentines day   


이봐요 찰리, 나 임신했어요
유클리드가(街) 변두리 9번 거리
지저분한 책방 위에서 살아요

 

마약도 끊었고 술도 끊었어요
우리 그이는 트럼본 불고 운동도 열심히 해요

 

그인 날 사랑한대요
비록 그의 아기는 아니지만 친자식처럼 키우겠대요
자기 어머니가 주신 반지도 내게 줬구요
매주 토요일 밤이면 같이 춤추러 가요


이봐요 찰리, 주유소를 지날 때마다
늘 당신 생각이 나요
당신이 머리에 바르곤 하던 그 머릿기름 때문에 말예요
아직도 '리틀 앤소니 앤 더 임페리얼스'의 레코드 갖고 있는데
누가 내 레코드플레이어를 훔쳐갔지 뭐예요
지금도 그 음악 좋아하나요?

 

이봐요 찰리, 마리오가 잡혀갔을 땐 정말 미칠 뻔했어요
그래서 고향사람들이랑 함께 살려고 오마하로 돌아갔었죠
근데 내가 알던 이들은 전부 죽거나 감옥에 갔더군요
그래서 다시 미네아폴리스로 돌아온 거예요
이번에는 여기 머물 것 같아요

 

이봐요 찰리, 사고 이후 처음으로 나 행복한 거 같아요
마약 사느라 써버린 그 돈들 다 갖고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중고차 판매장을 하나 사서 한 대도 남한테 안 팔고
매일매일 그 날 기분에 따라 다른 차를 몰고 다녔을 텐데
 
이봐요 찰리, 세상에...진실을 알고 싶나요?
실은 남편 같은 거 없어요
트럼본 불 리도 없고
나 이 변호사한테 지불할
돈이 필요하거든요

 

찰리, 이봐요
가석방될 수 있을 거 같아요
발렌타인 데이에 와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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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인생역전(1)

 

지난 번에 올렸던 엽기적 시(詩)와 달리 이 글을 올리기까진 좀 고민이 있었다.

 

우선 미완의 작품이다. 때문에 '연재소설'이라고 붙였다. 완성시킬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허걱..


또 앞의 시보단 심혈을 기울였다.


사실 이 소설에 앞서 내 생애 첫 소설을 썼었다. 여기 올리는 글과 아주 다른 일종의 성장소설이자 연애소설. 근데 묻어두기로 했다. 언제까지 묻어둘지 모르겠지만. 당시 그 글을 읽었던 한 친구가 이런 조언을 해준 적 있다.


“원래 처음 쓰는 작품은 자기가 간직하는 것 같아. 자기가 오랫동안 하고 싶었던 얘기들을 첫 작품에 거의 다 녹여내니까. 첫 작품은 자기와의 대화인 것 같아. 그리고 차츰 자기와의 대화에서 벗어나, 자꾸 쓰다보면 세상과의 대화를 하고 싶은 욕구가 점점 더 커지겠지?”


언제쯤 세상과 대화할 수 있을 만큼 품이 넓어질 수 있을지, 과연 그런 날이 올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인생역전

 

“그리고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다.”

 

동화책 마지막 구절이 문제라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이 구절이 나오기까지 과정을 대략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그들은, 남들은 어떨지 몰라도, 자신들은 지금보다 더 행복할 수 있을 거란 기대를 갖고 결혼했지만, 서로에, 결혼생활에, 실망을 느껴 싸우는 일이 잦았고, 실망이 커지면서 상대에 대한 증오나 심할 경우 살의를 느낀 적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이혼하자’는 말을 적잖이 내뱉었고, 어떤 때는 선수를 빼앗겨 상대방이 먼저 ‘헤어지자’고 요구해, 관계를 유지하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했으며, 때론, 오! 하나님 용서하소서, 이웃의 아내를 탐하기도 했다. (주 : 이 욕망의 실현 정도는 개인마다 편차가 크다. 특히 이웃, 즉 욕망의 대상의 남편이 자신과 비교할 때 어느 정도 우위를 갖고 있느냐를 중요한 변수로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아내가 사랑스러워 보일 때보단 길 가는 모든 여자가 낫다고 느껴지는 때가 많았고, 그때마다 유난히 옆에 찰싹 붙어 오는 아내를 모른 척하며 발걸음을 재촉하곤 했다.


 

‘아이 때문에 참아야지’라고 스스로를 위안하기 시작한 건 자식놈이 채 1살이 되기도 전이라 기나 긴 결혼 생활 동안 도대체 몇 번이나 되새겼는지 헤아리기 힘들다. 자식들은 들어가는 돈에 비해 천천히 자랐다.

 

좀더 나이가 드니 ‘그래도 늙어 등 긁어줄 사람은 이 사람밖에 없지 않나’라는 좀더 건설적인 생각이 들기도 했다. 특히 아내하곤 비교도 안될 만큼 사랑한, 거품 빼고 말하면 투자한, 자식들이 커가며 배신감을 안겨주는 일이 생길 때마다 그랬다.

 

드디어 자식들이 다 자랐는지 그들의 전철을 밟겠다며, 물론 본인들은 부모처럼 살지 않을 거라 믿으며, 제짝을 찾아들 갔고, 아내와 둘만 남겨졌지만, 기대가 크지 않으니 실망이 크지 않더라. 물론 기쁨도 그랬다.

 

그러다 병상에서 옆에 있는 아내를 보며 ‘그래도 총량적으로 내 인생이 행복했겠거니’ 위안하며 생의 마지막을 맞았다. (주 : 여기서 행복의 총량 역시 개인마다 편차가 크고, 심지어 총량적으로 행복하지 않은 사람도 적지 않음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한다.)

 

위에서 아내를 곧장 남편으로 바꿔도 무방할 것이다.
.
.
.
.
.
.
.
고로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다.”

 

이 또한 말도 안 되는 생략과 압축이다. 따라서 왜곡이기도 하다.

 

또 신부가 신랑집에 지참금을 가지고 가거나, 신부 측 가족에게 신랑이 신부대를 지급하는 풍습들을 볼 때 인류사적으로 결혼의 형태는 다양했지만, 그 기원에서부터 ‘거래’였다. 특히 3백-4백여 곳의 결혼정보회사가 성업 중이며 연간 5백억원 규모의 ‘짝짓기’ 시장이 형성된 대한민국 사회는 결혼을 통한 경제적 거래가 자본주의와 비례해 발전한다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결혼에 대한 동화책 마지막 구절의 효과가 너무도 강력해, 극히 이성적인 남성마저 포섭한다는 것이다. 박 검사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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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 동안의 행복

1968년 프랑스에서 학생운동이 극에 달했던 시절, 바리케이드 안쪽에 씌어진 여러 낙서 중에 'Ten days of happiness'라는 글귀가 있었다고 한다. 열흘 동안의 행복. 그정도면 충분하다. 문학을 하는 이유로도, 살아가거나 사랑하는 이유로도. -  <나는 왜 문학을 하는가> 중 김연수 편.

 

열흘 동안의 행복...살아가는 이유로도 충분한가?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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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치사

대구에서 막노동을 하던 일용직 노동자 김모씨(39세)의 4살 난 아들이 굶어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김씨와 정신지체 3급 장애인인 어머니 김모씨(38) 부부는 3자녀 중 둘째인 4살짜리 아들이 지난 16일(추정) 사망하자 신고하지 않고 방 장롱에 아들의 시체를 숨겼다.

 

이 사실은 김치와 쌀을 전해주기 위해 이들 부부를 찾은 불로성당 사회복지부장 구모씨(53)가 최초로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구씨는 "김치와 쌀을 전해준 뒤 평소 건강이 좋지 않던 김군의 안부를 물었더니 김군의 아버지가 아무 말 없이 장롱문을 열어보였다"며 "뼈대만 앙상한 김군이 숨진 채 장롱에 있어 신고했다"고 말했다.

 

경북대 의대에서 김모군의 사체를 부검한 결과, 오랜 기간 굶어 몸무게가 같은 또래 정상아동 몸무게의 3분의 1에 불과한 5kg 상태로 아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김군의 사인이 '기아사'로 잠정 추정됨에 따라 아이 사체를 장롱 속에 이틀간 방치한 김군의 부모에 대한 정신감정을 실시하고, 부모 양쪽 가운데 한명이라도 정상인으로 판명날 경우 검찰과 협의를 거쳐 '유기치사' 혐의로 형사 입건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지고 있다.



갑자기 한파가 몰아닥친 20일 전해진 어린아이의 아사 소식은 많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김군의 죽음 자체도 그렇지만, 그를 죽음으로까지 몰고간 배경은 한국 사회의 사회적 안전판의 부재와 지독한 이기주의를 전형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더 가슴 아픈 사연이다.

 

특히 아이의 어머니 김씨는 정신지체 3급 장애인이며, 숨진 김군도 미숙아 태어나 밥도 떠먹여 주지 않으면 식사를 못할 정도의 건강 상태인 장애인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장애인 등록을 하지 못해 아무런 복지혜택을 받지 못했다. 장애인 등록을 하기 위해서는 병원 진단이 필요하지만 어느 누구도 장애인 등록 절차와 방법에 대해 도와주지 않았고, 진단비용도 댈 수 없었다. 이들에겐 장애인 등록을 위한 서류를 갖추는 일이 너무나 힘든 일이었다.(장애인 출현율을 보통 인구의 10%수준으로 추정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는 4백80만명의 장애인이 있다는 얘기지만 장애인 등록인구는 1백56만명에 불과하다.)

 

또 '피해자'라 볼 수 있는 김군의 부모는 '유기치사' 혐의로 형사 입건될 가능성도 있다. 

 

형법상 유기죄는 노유, 질병 등으로 부조(扶助,도움)가 필요한 사람을 보호할 법률상 또는 계약상 의무가 있는 사람이 부조받을 사람을 버려두고 간 경우 성립한다.

 

이라크 무장단체에 의해 피살된 김선일 씨 사망과 관련해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의 유기 치사죄 성립 여부가 논란이 되기도 했고, 최근 만취한 승객을 자동차 전용도로에 내려놓고 가 차에 치여 숨지게한 택시 기사에게도 유기치사죄가 적용, 실형이 선고됐다. (2004년 11월 21일 서울 고등법원 형사 3부)

 

경찰은 입건에 앞서 김군의 부모들에 대한 정신 감정을 실시한다고 했다. 정상 상태가 어떤 상태일까? 자식이 굶어죽은 부모의 정신 상태가 어떠하면 정상일까?

 

예전에 침팬지의 삶을 다룬 다큐멘타리 보았는데, 잊혀지지 않은 장면이 있다. 침팬지들은 새끼가 어느 정도 자랄 때까지 품 안에 안고 키우는데 무리 중 가장 약한 암컷의 새끼를 우두머리를 비롯한 수컷들이 죽였다. 그러자 그 암컷은 죽은 자식을 계속 품안에 안고 다녔다. 그 녀석은 나중엔 죽은 새끼의 시체를 질질 끌고 다녔다. 절대 죽은 새끼의 손을 놓지 못하고, 안고, 끌고, 업고 다니는 그 암컷은 자기 자식의 죽음을 현실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에미의 모습이었다.

 

장롱에 죽은 자식의 시체를 묻어둔 부모의 마음을 누가 감정할 수 있을까? 정상 혹은 비정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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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레도

얼마전 체 게바라의 젊은 의대생 시절을 다룬 '모터사이클 다이어리'를 봤다.

 

세기의 혁명가를 주인공으로 내세웠지만 이 영화를 소위 혁명과는 한 발짝 떨어진 로드 무비다. 영화 전편에 펼쳐지는 남아메리카 풍경은 솔직히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힘든 삶과 이를 통해 '혁명'을 결심하게된 게바라의 변화를 압도한 측면이 있다. 게바라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면 영화 마지막에 나오는 설명이 없었다면 그가 인도주의적 의사가 됐다고 믿을 법한... 여러 비판이 가능하겠지만, 난 이 영화를 올해 인상깊게 본 영화 중 하나로 꼽고 싶다.   
 
이 영화에서 내게 더 깊은 인상을 남긴 것은 함께 여행을 다닌 알프레도다.



여행 도중 여객선에서 만난 여성의 몸을 사기 위해 카지노에서 사기 도박으로 돈을 따고, 하룻밤 공짜로 자기 위해 거짓말도 서슴지 않는, 술과 여성과 춤을 좋아하는. 다소 철없는 남성이 그다.   

 

게바라와 함께 남미 여행을 마칠 즈음 서른 살인 그는 좋은 병원에 취직해 평범한 삶을 계획하는 것으로 나온다. 그러던 그는 게바라가 쿠바 혁명에 뛰어들어 도움을 요청했을 때 모든 것을 버리고 게바라와 함께 한다. 

 

게바라는 의사라는 안정적 지위를 버리고 험난한 혁명가의 삶을 택한 이유에 대해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라고 말한 바 있다. 반면 알프레도가 혁명에 동참한 좀더 직접적 계기는 자신을 필요로 하는 친구 때문이었다. 

 

변함없이 한길을 가는 이들의 모습은

보는 이들을 숙연하게 만들지만

때론 끊임없이 흔들리는 이들의 어떤 선택은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근데,

내 주변엔 게바라 같은 친구들이 있는 건 확실한데,
과연 그들이 간절히 도움을 요청했을 때
나도 알프레도 같은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이건 좀 의문이다.

 

아, 아직도 혁명을 꿈꾸냐고?

그것도 별개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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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의(祭儀)

습작이란 표현이 좀 부담스럽긴 한데...

 

내가 최소한 '작가 지망생'이란 걸 의미하는 것 같아서 말이다.

 

요즘 예술적 글쓰기와 기록적 글쓰기 사이의 차이를 더욱 절감한다.

 

올해 봄 열병을 앓듯 무언가를 끄적였는데

 

젊은 한 때 감상들이 결코 작품이 될 수 없다는 걸

오래지 않아 깨달았다.

 

결론은

 

우선 '기자질부터 제대로 하자'로 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간순간 느끼는 내 감정들이 아깝고 아쉬울 때가 있다.

 

다시는 못 가져볼 것 같아 말이다.

 

여기엔 그런 기록을 남기려 한다.

 

첫 번째 올리는 글이 내 엽기성을 드러내는 것 같아 거시기 하네;;;

 

제의

 

자, 이제 우리 의식을 시작하자.

너와 나만의 마지막 제의.

실수할까 걱정하지 마.

넌 그저 내게 가만히 몸을 맡기면 돼.



널 위해 손에 석회 가루를 살짝 바르고

투명한 수술용 장갑을 끼웠어.

난, 실수하면 안 되잖아.

 

오래 기다렸지?

이제 은빛 메스로

네 살집을 꽃잎처럼 떠

떠돌이 개들에게 던져줄거야.

 

진동하는 피냄새에 모여든

동네 개들이 송곳니를 드러내며

침을 뚝뚝 바닥에 흘리며

흥분해 날뛰겠지.

 

조상들이 죽어 독수리로 부활한다고

망자(亡者)의 시체를 그들에게 던져주는

몽골의 조장(鳥葬)을 알지?

 

조장을 치르듯

네 내장은 까마귀에게 줄거야.

 

광활한 대지를 가로지르는 독수리와 달리

도시 뒷골목에 둥지를 튼 까마귀는

행여 네 영혼을 쓰레기와 함께

내장 어느 한 귀퉁이에 담았을지라도

저주받은 이 도시를 떠나지 못할거야.

 

네 뼈는 하얗게 빻아

수채 구멍에 조금씩 흘려 보낼 거야.

하숫물로 등이 젖은 시커먼 시궁쥐가

살빛 코를 벌름거리며 모여들겠지.

 

네 살을 뜯은 개와

네 내장을 훔쳐간 까마귀와

네 뼈를 갉은 시궁쥐.

 

존재 자체가 혐오인

이들의 기쁨만으로는

내 죄가 사해지진 않을까?  

 

마지막으로

죽어서도 

내 맘을 헤집고 다니는

네 영혼을 위해

작은 관을 짤 거야.

내 가슴 한켠에 네 무덤을 만들기 위해.

 

내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찾을 수 있길 바래.

 

이것으로 타인에 대한 내 증오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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