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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에 대해

박승흡 민주노동당 대변인이 사퇴했다.
한편으론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그런데 더 많은 편으론 '뭥미?'라는 생각이 든다.
그 이유는 이렇다.

1. 사퇴의 시기 문제

솔직히, 단일화의 결과를 인정하기 싫은, 그래서 조승수를 찍지 않아도 될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박승흡이 사퇴한 것 아닐까?

문제는 박승흡 개인이 아니라, 이번 단일화 결과를 인정하기 싫은 민노당의 본심이다.

종북주의? 그렇다면, 원내에서 민노당은 FTA를 추진했던 민주당과 어떻게 정책공조를 하나? 민노당이 볼때 종북주의 비판이 한미FTA추진보다 심각하다는 것인가?

분명, 박승흡의 사퇴를 두고 이런 저런 이유로 이번 울산 선거에서 보이코트를 하는 세력들이 생길 것이다. 민노당 입장에서야 공식적으로 이를 막지도, 종용하지도 않을 테지만... 어찌되었던 득이 되는 셈.(내부의 불만을 분산시키면서도, 조승수가 안되면 금상첨화?)

2. 최고위원이자 대변인으로서의 문제

대변인은 당의 공식적인 입이다.

개인적으로 박승흡의 입장이 민노당의 대다수 입장과 동일할 것이라고 본다. 그런데 이런 박승흡의 결정이 이후에는 진보신당에게 유리한 판을 만들어 줄것이다.

진보신당 내부에서도 죽어도 민노당은 안돼라는 사람들이 있다. 만약 이번 단일화에서 김창현으로 되었으면 그런사람들도 생겨나겠지. 하지만 절대 당직에 있는 사람은 그럴리 없다. 왜냐하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부터 어찌되었던 공동대응 요구가 지속적으로 있을텐데 미리 약점을 만들필요는 없지 않겠나.

그런 점에서 박승흡 같은 사람의 행동은, 이후 진보신당이 공동대응 사업에 있어 여유를 부릴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너네 당 내부나 반MB전선에 대한 입장을 통일시키고 오라"는 등) 반종북주의 세력도 배제하고 한미FTA추진세력도 배제하면, 민노당이 주장하는  반MB전선은 도대체 누구랑 하겠다는 것인가?

3. 결국 민노당의 문제

어찌되었던 위기의식이라고 본다. 문제는 민노당이나 진보신당이 서로에 대해 제로섬 게임을 하고 있다고 믿는 사람이 많다는 것인데, 이런 사람이 민노당에 더욱 많다는 것이 이번 사태의 배경이다.

진보신당이야 비 민노당 경험자가 당원의 60%가 넘는 상황이기 때문에, 민노당의 경험에 발목잡힐 이유가 없고, 그 60%의 신규 당원들 역시 '민주노동당이 있었음에도 입당하지 않았던' 전력이 있는 관계로 민노당에게 어떤 감정이 있을리 만무하다.

그런데 민노당이야 분당을 경험한 다수이자, 당사자들이 남은 곳 아닌가. 어쨌든 트라우마가 더욱 깊을 것이다.

뭐... 솔직히 웃고 말았지만(박승흡을 영웅시할 내부의 분위기가 뻔하기 때문에... 솔직히 편견이고 사실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곱씹어 보면서, 지금 들었던 생각들을 기록하기 위해 급하게 끄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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