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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심하고 섬세한것! 개나 줘버렷

marishin님의 [요즘 심정] 에 관련된 글.

 

1. 목수정은 개인적으로 매우 잘 알던 이다. 그래서 그이에 대한 호불호를 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2. 마리신님이나 민노씨네나, 그리고 규항넷에서 관련 글을 보았고, 언뜻 언뜻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 그들과 많이 다른데 그것이 나와 목과의 관계 때문인지 아닌지 구분이 잘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심리적인 거리두기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논리적 혹은 이성적인 방법에서라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3. 결국, 블로그에 메모를 남기겠다고 생각한 것은 그 많은 훈수쟁이들과 내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민노씨의 글에 대해서는 발제를 하듯이 밑줄을 치며 반박하고 싶은 내용이 많았지만 그러지 않기로 했다.

무의미 했기 때문인데, 이미 사태의 본질 -국립오페라단 문제-를 가리키는 이에게 손가락을 보라고 주문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4. 진보신당 당게시판에서의 논란에서, 규항넷이 말했듯, 목을 지지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국립오페라단의 문제로 확장해주는 역할을 하지 못했던 것이 내내 걸렸다. 생각 외로 수준낮은 논란에 당황했다는 것이 금새 떠오르는 변명거리이지만, 사실은 실망했고 짜증났다.

내 스스로 아쉽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 진흙탕에서 나도 난타전을 하면서 깨지고 깨고 했어야 했다는 자책이 들었기 때문이다.

5. 그런 점에서 보자면, 민노씨가 말하는 '상위 10% 진보를 위한 말'이라며 이야기 하는 행인의 말을 나는 이렇게 오독하고 싶어졌다. 따라서 진보는 모든 문제에 대해 즉, 인간관계에서 부터 그로 파생되는 인간적 예의, 또한 스스로를 100점 척도에서 어느 한 점에 위치지우는 성찰, 핵심을 전달하는 말하기 등등을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다만 '부족하다'는 한계를 염두에 두라는 뜻으로 말이다.

적어도 내가 목이라면 나도 정명훈에 대해 그렇게 했을 거라 믿기 때문이다. 나는 한계가 많은 사람이며, 시위현장에서도 아무 책임이 없을 것으로 확신하는 전경에게 이런 저런 말을 내뱉는다.

6. 민노씨의 블로그에 인용된 명예훼손과 관련된 법적 논의는 '법학 개론'시간을 연상시키는 지루한 것이며, 말에서 말하는 대상을 분리시키는 편리한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생활인으로서 말하자면, 정명훈 개인이 명예훼손으로 느낀다면 고발하면 될 일이다. 그리고 판단은 법원에서 내려진다. (신영철 사건은 법이 법문의 형식논리가 아니라 사람이 관여하는 이해타산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았던가)

7. 이제 기억을 위해서 정리하자면,

난 정-목의 논란을 보면서, 강준만의 실명공개 논쟁이 떠올랐다. 그리고 조선일보의 이한우가 '스승의 등에 칼을 꽂았다'라는 표현에 근거해 명예훼손을 걸었고 승소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리고 점잖은 척 많은 이들이 강준만의 활동에 대하여 목적은 공감하지만 방법은 동의하지 않는다는 둥의 궤변을 늘어놓고는,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는 것도 보았다.

이번엔 그 정도 수준은 아니지만, 형식이 내용을 압도하는 경우를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이 가지는 편리한 위치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편하다.

동의한다, 하지만 방법이 잘못되었다 던가,

동의여부를 떠나서 방법상에 문제가 있었으니 문제다

등등의 태도는 솔직히 '구역질'이 난다.

8. 개인적으로는 사람이 사람에 대해 최대한 세심하고 섬세했으면 한다. 그리고 그것이 소위 사람을 설득하는 것이 일인 영역에서는 더욱 그랬으면 좋겠다고도 생각한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욕을 할 땐 욕을 하는 사회가 더욱 좋다. 저잣거리에서 무도회의 매너를 요구할 수는 없지 않은가.

9. 목이 탈당했다. 좋다. 목이 탈당을 하고 그이를 욕하던 10명의 당원이 남고, 그이를 못마땅해하던 진보연 하던 이들이 진보신당에 대해 비교적 우호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것이 과연 득인가?

10. 난 왜 진보를 언급하는 이들이 언제부턴가 보이지 않는 대중이나 90%의 국민들을 말하기 시작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운동은 같은 지향의 동지와 함께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믿는다. 민노씨가 진보신당에 얼마 만큼의 지지도를 가지고 있는지 모르지만, 목의 글에 가슴시원해 했던 오페라단의 해고 노동자들과 대비해, 그의 지지가 하등 고맙지가 않다. 난 오히려 오페라단과 함께 하는 이들의 요구로 정명훈을 만나러 가겠다고 결심한 목의 행동이 어떤 연대활동보다 우월했다고 믿기 때문이다.

11. 이제 기억으로 남겠고, 목은 같은 당원은 아니지만 동지로서 계속 남을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같은 당원이지만 동지가 될 수 없는 이들이 많아 지는 것도 고민이다. 그럼에도 나는 그것을 '문제'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개인적인 호불호일뿐이다.

 

12. 사족이지만, 왜 난 괜히 점잖떠는 사람이 있으면 맘에 들지 않을까. 인격의 수양이 부족한 탓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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