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김남국, 김승원, 김용민, 유정주, 윤영덕, 이탄희, 장경태, 전용기, 최혜영, 황운하 의원 등 초선 10명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선거대책위원회의 쇄신을 요구했다. 이들은 "대선은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것이어야 한다. 이를 위한 시급한 과제로 당 선대위에 변화가 필요하다"며 "선대위가 국회의원 중심, 선수 중심으로 구성돼 현장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청년, 여성, 서민, 소외계층, 사회적 약자 등 각계각층의 참여를 어렵게 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런데 이튿날 5차 인선 명단에도 청년·여성 전면배치 등 '새로움'은 없었다. 강남훈·최배근 교수 등 경선캠프 주요 관계자와 국회의원 등 당내 인사를 적절히 잘 배치하는 그림만 있었다.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총무본부, 전략기획본부, 정책1·2본부 등 곳곳에 총괄/공동본부장 등 의원 몫 자리가 여럿 있을 뿐 아니라 실무자들도 선임팀장, 팀장이 복수로 존재하는 '옥상옥의 옥상옥' 구조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서로 감투 나눠먹기하는 거다. 이러면 망조"라며 걱정했다.
박찬대 수석대변인은 인선 발표 후 취재진에게 "선대위가 구성 즉시 성과를 낼 수 있게끔 긴밀하게 움직이면 좋은데 아직 그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다만 "열심히 지적해주고 제안해주면 적극 반영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청년 플랫폼을 갖춰나가고 여성인재, 외부인재를 모셔와 전체 선대위를 잘 구성하고, 거기에 이재명의 색깔을 입힐 전략적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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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 공동취재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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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도 문제] 정책도 논란, 발언도 논란... "스스로 약점 극대화"
대선판에선 무엇보다 후보가 중요하다. 그런데 이재명 후보는 이 대목에서 좀처럼 득점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10월 25일 경기도지사직 사퇴 후 부지런히 달려왔지만 주4일제, 외식업 총량제, 재난지원금 등 직접 거론한 정책의제들도 논란만 불거졌다. 선대위발(發)로 나온 '20대 소득세 감면 추진' 주장도 혼선만 빚었다. 민주당은 14일 오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아무말 공약"이라고 날을 세운 뒤에야 "논의되거나 검토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재명 후보는 또 최근 웹툰 <오피스 누나 이야기> 관련 발언이나 남초 커뮤니티 글을 공유한 일 등으로 '여성 유권자를 배려하지 않고 남성만 본다'는 비판을 받았다. 12~14일에는 지역민심을 직접 듣겠다며 부울경을 찾았지만 '부산 재미없잖아' 발언만 주목받았다. 급기야 당 선대위에서 '백블(백그라운드 브리핑, 공개 행사 후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것) 금지령'을 내렸고, 이 과정에서 민주당은 "후보는 걸어가면서 말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대응해 취재진과 갈등을 겪었다.
최병천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15일 페이스북글에서 "이재명 후보 스스로가 자신의 강점은 살리지 못하고, 약점은 극대화하는 캠페인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10월 10일 선출 이후 후보와 주변 참모 발언은 하나 같이 '매운맛 좌파 정책'이었고, 언행은 전문가와의 협업 및 균형감각과 매우 거리가 멀다"며 "오죽하면 (당이 백블을 금지해) 후보와 기자의 '접촉'을 막는 비상조치를 취할 정도"라고 일갈했다.
민주당 A의원 역시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우리가 중도층을 잡아야 하는데, 중도층은 윤석열의 정말 준비 안 된 모습에도 분노하지만 이들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먹고사는 문제"라며 이재명 후보가 민생의제에서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고 봤다. B의원은 "(국민의힘 후보가 정해질 때까지) 한 달 정도 사람들이 지켜봤지만 '이재명도 내용이 없네'라고 비쳐지고 있다"며 "후보가 준비가 덜 됐다는 사람도 있고, 당도 후보를 제대로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대장동도 결국 부동산... "'잘했다'고 하지 말고 사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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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 지역화폐·골목상권살리기 운동본부 농성 현장을 방문해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 국회사진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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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후보의 태도 변화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있다. 선대위 관계자는 "방향 전환을 고민할 때"라며 "대장동 의혹만 해도 '나는 잘했다'고만 하지 말고 '제 불찰이다. 죄송하다'라는 쪽으로 가야한다. 그 방향을 놓치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 전체가 국민들에게 진짜 미안해해야 한다"며 "20대 등이 우리 당한테 제일 실망한 건 '내로남불,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다. 후보와 당이 '내 집 갖는 꿈을, 젊은이들의 희망을 날린 것 정말 죄송하다'고 해야 한다"고 봤다.
다만 "이것은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하는 일이 아니다"라고 부연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어차피 국민들은 이재명 후보를 (문재인 대통령·민주당과)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보지 않는다"며 "'반드시 바로잡겠다. 공동책임을 지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했다. 나아가 "반드시 대안을 내놔야 한다"며 "뼈저린 반성과 사과부터 한 다음 국민들 얘기를 듣고, 그 과정에서 준비한 정책으로 평가받겠다는 기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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