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5일 경기도 성남시 서현역 로데오거리에서 열린 ‘성남이 있었기에 지금의 이재명이 있습니다’ 성남 집중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2.3.5.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5일 민선 5·6기 시장을 지내며 정치적 기반을 다진 ‘정치적 고향’ 성남시를 찾아, 자신은 시민들로부터 이미 능력을 검증받았다는 점을 피력했다.
이 후보는 이날 경기도 집중 유세 일정으로 성남시 서현역 로데오거리를 찾아 “성남시민 여러분이 이재명을 써보고 ‘품질 좋고 괜찮다’ 이러는 바람이 경기도지사가 됐다”며 “경기도민들이 ‘성남시 리뷰 보고 써봤더니 진짜 괜찮네, 대한민국을 위해 써보자’ 이렇게 된 거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날 이 후보는 시장과 도지사 시절 시행해 호평을 받은 청년 기본소득, 산후조리비 지원, 무상교복, 생리대 지원 등 정책을 언급했다. 또 효율적인 재정 운영을 한 점도 강조했다.
그는 “제가 (성남시장) 취임 전 공식적으로만 빚이 5,400억원, 그리고 예산 편성 안 하고 딴 데 써버린 게 합쳐서 7,285억원이었다”며 “3년 6개월 만에 정리하고 현금으로 5천억을 갚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장이 바뀌니까 세금 더 낸 것도 아니고 빚낸 것도 아닌데, 우리 삶이 나아지는 것을 경험하지 않았느냐”며 “성남시민, 경기도민 여러분이 이재명의 증인”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지역 격차 해소 성과도 내세웠다. 그는 “한때 분당과 성남이 나뉘어 갈등하고, 왜 분당에서 더 많이 낸 세금을 그쪽(구 시가지)에서 더 많이 쓰냐며 독립하자고 했다”며 “가장 자랑스러운 게, 이제 분당 거주하는 성남 시민도 굳이 분당이라 하지 않고 ‘성남 산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북부와 남부 간 갈등을 언급하면서 “북쪽에 대한 재정 지원과 인프라 투자를 늘리고, 남쪽 공공 산하기관을 북동쪽으로 옮겼다”, “국가 안보를 위해 특별한 희생을 치르고 모두를 위해 상수원 보호 지역으로 규제받으면서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했으니, 특별하게 지원해 억울한 지역이 없도록 하려고 했다”고 짚었다.
이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겨냥한 듯한 발언도 했다. 그는 “대한민국이라는 거대한 5,200만명의 운명 걸린 일을 초보 아마추어가, 더군다나 무능하게 무책임하게 이끌면 어떤 나라가 될지 생각해보라”고 경고했다. 이어 “유능하고 검증된 실력을 갖추고, 준비되고, 경험이 많은, 책임지는 리더가 있으면 미래가 얼마나 좋아지겠느냐”며 인물론을 앞세워 자신을 지지해 줄 것을 호소했다.
또한 “누군가처럼 지배하는 왕이나 대통령이 하는 일을 통치라고 생각하고 국민을 지배대상으로 여기면 민주주의가 어떻게 되겠냐”며 “우리가 촛불을 들어 만든, 세계에 자랑할만한 민주공화국을 3월 10일 이후에도 계속 지켜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은 여러분이 쓰는 도구”라며 “처음 성남시장 나올 때 말했던 것처럼, 권력이 아니라 세상을 바꿀 권한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정계 진출 도전 계기된 성남시립의료원
두 번의 낙선 끝에 성남시장 입성
성남시가 이 후보의 정치적 고향이 된 배경에는 성남시립의료원 설립 운동이 있다.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던 그는 2003년 성남시 의료체계 개선을 위해 시립의료원 설립 운동을 벌였다. 당시 한나라당이 다수였던 시의회가 병원 설립 조례를 부결시키자, 그는 본회의장에서 항의했고 특수공무집행방해죄로 수배됐다. 이 때의 일로 그는 정계에 진출해 정치를 바꾸는 도전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2004년 3월 28일 오후 5시, 시립의료원을 만들다가 수배됐다”며 “두 번째 구속될 수 없어 주민교회 지하 기도실에 숨어있다가 시립의료원을 내 손으로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고 2006년 성남시장에 출마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2006년 선거에서) 턱도 없이 떨어졌다. 2008년 서현동 중심으로 분당갑 지역 (총선)에서도 득표율은 높았지만 떨어졌다”며 “2010년 기회를 줘서 시장으로서 일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당시 이 후보와 함께 시립의료원 설립 운동을 편 정해선 전 보건의료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인하병원과 성남병원 폐업 반대 투쟁 중 한 할아버지가 찾아와 할머니가 앰뷸런스로 이송 도중 돌아가셨는데, 인하병원이 폐업하지 안 됐으면 살았을 거라는 말씀을 듣고 성남시립병원을 만들고자 하게 됐다”고 전했다.
정 전 부위원장은 이 후보를 “땀과 눈물을 흘리며 함께한 동지”라고 부르며, “코로나19가 2년 간 경과됐지만, 성남에선 시립의료원이 다른 지역은 부족한 음압 병실을 미리 확충해 국민 생명과 건강을 지킬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민을 위해 열정적으로 투쟁하다가 전과자가 된, 착한 전과를 가진 따뜻한 사람, 아픔을 나눌 시민의 벗 이재명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이 후보는 성남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13살 꼬맹이가 어머니 손 잡고 공장 출근하고, 밤에는 학원 다니며 검정고시해서 여기까지 왔다”며 “이 자리에 오게 한 건 저의 사랑하는 이웃 성남시민 여러분”이라고 말했다. 시민들도 호응했다. 이 후보가 유년기 시절 성남으로 이사와 가족들과 함께 지내던 얘기를 하던 대목에서 한 시민은 ‘잘 컸다’고 외치기도 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광주·하남을 시작으로 성남을 거쳐 용인, 오산, 평택, 시흥을 돌려 경기도 집중 유세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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