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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도바 '제2의 우크라' 우려…美 국무장관·국방장관, 젤렌스키와 회동
전홍기혜 기자 | 기사입력 2022.04.25. 09:08:48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국무장관과 국방장관이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심야 회동을 가졌다.
<AP통신>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볼라드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났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이들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백악관 측은 안전 등의 문제를 이유로 이를 확인해주지 않았었다. 미국 정부의 고위급 인사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것은 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로 처음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키이우에 오려면 빈손으로 오면 안된다"며 "우리는 중화기를 원하며 우리가 필요로 하는 무기 목록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한 것을 감안할때 미국의 추가 무기지원이 주요 의제 중 하나였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까지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개시 이후 우크라이나에 34억 달러를 군사지원 명목으로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똑같은 명분을 내세워 몰도바도 침략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존 피너 백악관 국가안보부보좌관은 24일 NBC방송과 인터뷰에서 이런 가능성을 언급했다. 몰도바는 우크라이나와 마찬가지로 과거 소련에 속했던 국가이면서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되지 않은 국가다.
피너 부보좌관은 우크라이나 동부인 돈바스 지역에 집중해있는 러시아군이 돈바스와 우크라이나 동남부를 장악한 뒤 몰도바까지 진출할 수도 있다는 관측에 대해 "이들이 앞으로 어디로 갈지는 두고 봐야 한다"며 "그러나 이들이 아직은 우크라이나 남부 흑해 항구 도시인 오데사와는 거리가 멀고, 몰도바와는 확실이 멀다"고 말했다.
이런 가능성은 앞서 지난 22일 루스탐 미네카예프 러시아 중부군 부사령관이 돈바스와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을 완전히 장악할 계획이라면서 몰도바 침공 가능성도 언급했다는 러시아 언론 보도가 나온 뒤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남부를 통제하는 것은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억압받고 있다는 증거도 있는 트란스니트리아로 가는 또 다른 길"이라고 말했다. 트란스니트리아는 우크라이나와의 국경지역에 있는 몰도바의 한 도시다. 그는 또 러시아가 2014년 합병을 선언한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남부 흑해까지 육상 회랑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의 통제권을 확보한 뒤 몰도바 국경까지 장악하려 한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러시아군 부사령관의 발언이 알려진 뒤 몰도바 정부는 즉각 러시아 대사를 소환해 항의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24일 러시아에 마리우폴에 위치한 아조우스탈 바로 옆에서 특별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아조우스탈 제철소는 러시아가 사실상 점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마리우폴시에서 최후까지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군과 아조우 연대의 최후 거점이다.
▲ 전쟁 중 부활절 예배를 드리고 있는 우크라이나 군인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부활절 휴전 제안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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