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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과거사 반성은 없었고 원전 오염수엔 “시찰단 파견” 뿐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3/05/08 08:56
  • 수정일
    2023/05/08 08:56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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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제공 : 뉴시스
7일 진행된 한일 정상회담에서도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일본 총리의 명확한 사과와 반성은 나오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가슴 아팠다”는 문구만 추가됐다. 양국의 안보·경제·문화 채널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 문제와 관련해선 ‘한국 시찰단 파견’이라는 소극적 형태의 해법이 제시됐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 “당시 혹독한 환경에서 많은 분이 매우 고통스럽고 슬픈 일을 겪으셨다는 것에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1998년 발표한 한일 공동선언(김대중-오부치 선언)을 포함해 역대 일본 내각의 역사 인식을 계승한다는 입장은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역대 일본 내각 인식을 계승한다”는 발언은 지난 3월 도쿄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한 언급을 반복한 것이다. 당시 국내에선 ‘명시적 사과라 볼 수 없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추가로 언급된 “마음이 아프다”는 발언과 관련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하는 말인가’라는 질문이 나오자 기시다 총리는 “제 개인적인 생각을 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제징용 해법과 관련해선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으로 지난 3월 6일 발표된 조치에 대한 한국 정부의 노력이 진행되는 가운데 많은 분이 과거의 아픈 기억을 잊지 않으면서도 미래를 위해 마음을 열어주신 것에 감동했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일 과거사 문제와 관련 “과거사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다고 해서 ‘현안과 미래 협력 위해 한 발짝도 발걸음을 내딛어선 안 된다’는 인식에선 벗어나야 한다”며 “진정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지 어느 일방의 상대에게 요구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반복했다.

‘한국 내에선 강제징용 해법에 대한 반발이 크다고 알고 있다. 일본에선 한국 정부의 정책이 바뀌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는 일본 기자의 질문에 윤 대통령은 “강제징용 해법정부의 방침은 바뀌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윤 대통령은 “정부의 강제징용 해법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과 2018년 법원 판결을 동시에 충족하는 유일한 해결책”이라며 “현재 15명의 승소자 중 10명이 판결금을 수령했고 정부는 남은 분들에 대해서도 원칙에 따라 절차를 진행하고 충분한 소통 하며 해법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일본 강제징용 문제 해법과 관련한 추가 해법은 나오지 않은 것이다.

윤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은 엄중한 동북아 안보 상황에 직면해 있고 중대한 역사적 전환기에 우리가 함께 놓여 있다”며 “가치를 공유하는 한일이 협력해서 양국 공동이익 추구하고 국제사회 공동 리더십 구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양국이 앞으로 미래를 향한 협력과 교류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 양국 정상은 한국 전문가들의 현장 시찰단 파견에 합의했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가 이웃 국가인 한국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윤 대통령은 “과학에 기반한 객관적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는 우리 국민의 요구를 고려한 의미 있는 조치가 이뤄지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제공 : 뉴시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일본은 IAEA의 리뷰를 받으면서 높은 투명성을 가지고 과학적 근거에 바탕을 둔 성의 있는 설명을 해 나갈 생각이지만 한국 국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는 점은 잘 인식하고 있다”며 “한국인이 이 사안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이번 달에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에 대한 한국 전문가 현장 시찰단의 파견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일본 총리로서 자국민 그리고 한국 국민의 건강과 해양 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는 형식의 방류는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안보·경제·문화 등 각 분야에서 협력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 공식 기자회견문에는 ‘지난해 11월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북한 미사일 데이터 실시간 공유’가 공통적으로 언급됐다. 양국 안보 협의 수준이 높아졌다는 점을 강조한 대목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미사일 데이터에 실시간 공유에 대해서도 논의가 진전되어 있음을 환영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월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외교안보 당국 간 안보 대화와 NSC 간 경제안보대화, 재무장관회의 등 안보, 경제 분야 협력체가 본격 가동되고 있음을 환영했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도 “지난 3월 회담에서 양 정상이 제시한 방향성에 따라 양국 간 대화와 협력이 이 두 달 사이에 힘차게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지난 2일 인천에서 열린 재무장관 회담, 경제·안보 협의회 첫 회의 개최, 의원 간 교류 활성화 등을 언급했다.

양국 정상은 ‘셔틀 외교 정상화’에 의미를 부여했다. 윤 대통령은 “셔틀 외교 복원에 12년이 걸렸지만, 두 사람의 상호 왕래에는 두 달이 채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고 기시다 총리는 “(도쿄 회담)그로부터 두 달이 되지 않은 사이에 벌써 다양한 대화가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오후 대통령실에서 102분간 소인수 회담과 확대 회담을 진행했다. 기시다 총리는 방한 첫 일정으로 현충원을 참배했다. 양국 정상 내외는 이날 저녁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만찬을 갖는다. 기시다 총리는 방한 이틀째인 8일 한일의원연맹, 한국경제단체와 각각 면담을 한 후 낮 12시 15분께 일본으로 돌아간다.
 

" 홍민철 기자 ”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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