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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 잣대로 베트남 투자도 철수?’ 묻자, 한덕수 “호찌민 흉상을 육사에 놓을 순 없잖나”

국회 대정부 질문서 정부 ‘이념 전쟁’ 야당 비판에 황당 답변 태도

한덕수 국무총리가 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는 모습. 2023.09.05. ⓒ뉴스1
한덕수 국무총리가 ‘윤석열 대통령의 이념 잣대라면, 베트남에 투자하는 우리 기업들을 철수시켜야 하는 것이냐’는 야당 의원 질문에 “우리가 호지명(호찌민) 베트남 국부 흉상을 육군사관학교에 가져다 놓을 수는 없지 않냐”고 받아 쳐 실소를 자아냈다.

한 총리는 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민주당 김두관 의원으로부터 관련 질문을 받고 이 같은 태도를 보였다.

김 의원은 윤 대통령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참석차 이날 출국한 점을 언급하며 한 총리에게 “아세안 10개국 중에 사회주의 국가가 몇 개 있나”라고 물었다. 한 총리는 “한 3개국 이상 되지 않나 싶다. 라오스, 베트남 등 이런 국가들”이라고 답했다.

‘베트남 국가지도자는 공산당원인가, 아닌가’라는 김 의원의 물음에 한 총리는 “공산당원으로 알고 있다”고 했고, ‘베트남 국부로 추앙받는 호찌민 전 국가주석은 공산 당원이었나’라는 김 의원의 이어지는 질문에 한 총리는 “물론이다”라고 답했다.

김 의원이 ‘이념이 가장 중요하다는 윤 대통령은 왜 공산당 출신 베트남 지도자를 만나나’라고 추가 질문하자 한 총리는 “만약 그게 육사의 흉상과 관련한 문제라면 독립운동가로서 홍범도 장군에 대한 존경에는 하등 변화가 없다”고 말을 돌렸다. 오히려 한 총리는 “흉상 이전 문제가 지나치게 정치화하고 이념화”됐다고 했다.
계속해서 김 의원은 지난 6월,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와 함께 호찌민 전 주석 묘소를 찾아 헌화하고, 참배한 모습의 사진을 장내 화면에 띄우며 “베트남에 가장 많이 투자한 나라가 우리나라다. 베트남에 투자하고 있는 기업이 2천 8백 개 정도 되는데, 이념의 잣대를 대면 공산주의 국가에 투자하고 있는 2천 8백 개 기업을 총리가 철수시켜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한 총리는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호지명(호찌민) 그 베트남 국부의 흉상을 육사에 가져다 놓을 수는 없지 않나”라고 반응했다. 이를 장내에서 듣던 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어이가 없다’는 반응의 웃음이 터져 나왔다. 김 의원도 “너무 엉뚱한 질문을 하니 제가 어이가 없다”며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한 총리는 다른 의원들의 질의에도 국방부의 육사 내 홍 장군 흉상 철거는 “타당하다”는 태도를 유지했다. 독립유공자 후손 민주당 설훈 의원이 “홍 장군은 공산당원으로 폄훼하고, 친일반민족행위자 백선엽 장군은 육사 홈페이지에 버젓이 올려 찬양하고, 이게 바로 극우 뉴라이트 본색”이라며 “편향된 이념”을 비판하자 한 총리는 “윤석열 정부가 극우 뉴라이트적 시각을 갖고 있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호찌민 묘소 헌화 사진을 모니터에 띄운 뒤,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질의하고 있다. 2023.09.05.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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