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방위 국감, 공영방송 편향성 문제 두고 여야 격론
이명선 기자 | 기사입력 2024.10.15. 05:02:52
여야 의원들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각각 문화방송(MBC)과 한국방송(KBS)를 향해 공세를 펼쳤다. 야당 의원들은 KBS 박민 사장에게 '광복절 기미가요 사태'와 '김건희 공천개입 의혹 축소 보도' 배경을 집중 추궁했고, 여당 의원들은 방송문화진흥회 권태선 이사장에게 MBC의 편향성을 따져물었다.
14일 KBS·EBS·방문진 임원진을 대상으로 한 국회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은 박민 사장에게 "윤석열 정권에서 공영방송 초토화하는 행동대장 역할을 하고 있다"며 "시청률 내려가고 호감도 떨어지고 수신료 분리 징수 때문에 재정 건전성(이) 엉망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광복절에 기미가요 틀고 친일 다큐멘터리 틀고 태극기 거꾸로 보이고 하더니 ('기역'을 '기억'으로 오타 낸 자막 자료영상을 제시하며) 한글날은 이게 뭔가. 너무 한심하지 않나"라며 "지금 사장 계속하면 KBS 없어지게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이라도 그만둬야 하는 분이 지금 (KBS 사장에) 재도전하겠다고 한다. 지금 윤석열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 목적 말고는 누가 이걸 이해를 하겠느냐"고 했다.
이해민 의원은 박민 사장이 자신의 경영계획서에 공공주택관리법 시행령 개정, 국고보조금 회복을 적시한 데 대해 "본인이 한 것처럼 썼다. 본인 치적 아니지 않나"라며 "21대 과방위 위원들이 직접 심사해서 증액을 했다. 이건 국회가 회복을 시킨 것이지 박민 사장이 회복시킨 게 아니다. 그런데 거기(경영계획서) 자화자찬처럼 썼다. 광을 팔아도 본인이 한 걸로 팔아라"라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이훈기 의원은 박민 사장의 수신료 분리징수 정책과 관련해 "보수 진보를 떠나서 모든 (KBS) 사장은 수신료 인상을 추진했다. 이유는 안정적인 수신료 재원을 통해서 공영방송의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박민 사장은) 갑자기 180도 다른, 수신료 분리 징수를 하고 있다"며 "수신료 분리징수로 수신료가 엄청 떨어지고 있다. 정책 실패"라고 비판했다.
이훈기 의원은 "KBS 역사상 최악의 사장이다. 박민 사장은"이라고 혹평하며 "지금 박민 사장이 KBS를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만들고 있다. 다음에 누가 사정이 와도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만들고 있다. 그래서 저는 박민 사장은 재도전을 고사하고 당장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같은 당 황정아 의원은 박민 사장에게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 제기부터 김영선 전 의원과 명태균 씨가 검찰 압수수색을 받은 26일간 지상파 3사와 종편 4사 저녁 종합뉴스에 보도된 (평균) 건수는 12.9건"이지만 "KBS는 1.5건에 불과하다"면서 "KBS가 대놓고 눈감아 주는 꼴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에 박민 사장은 "제가 취임할 때 확인하지 않은 의혹은 보도하지 말도록 했다"며 "정확한 근거도 없이 명태균이 어떤 사람이 모르지만 이런 사항들이 그냥 추정하고 제기한 의혹을 방송사가 스스로 확인하지도 못하면서 보도했다가 나중에 전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면 문제가 된다)"고 답했다.
황정아 의원은 "지난 9일 대통령실 첫 공식 입장이 나오자 (KBS는) 고작 1건, (<9시 뉴스>) 11번 째 꼭지로 방송한다. 이날 JTBC는 5건, 심지어 TV조선마저도 두 번 보도를 한다. 어떻게 공영방송 KBS가 종편보다 못한가"라며 "사장이 보도지침이라도 내린 것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박민 사장은 "조금 전에 말했다.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무차별적으로 보도하면 안 된다는 게 제 생각이다"라고 맞받아쳤다.
박민 사장은 이날 KBS 구성원에 의해 고발당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박민 사장이 이사회 직원들에게 인사권을 행사하다 신임 사장 공모에 지원했다며 이날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으로 국민권익위원회에 고발했다. 이해충돌방지법은 공직자에게 사적 이해관계에 영향을 받지 않고 직무를 공정하고 청렴하게 수행할 의무를 부여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직무수행과 관련해 직무 관련자를 우대하거나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야당 의원들은 이해충돌을 문제 삼으며 박민 사장에게 사퇴를 압박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국감에 참고인으로 나온 조애진 KBS 노조 수석본부장은 박민 사장 취임 이후 <역사저널 그날> 폐지, <추적 60분> 제작 부서 이관, 세월호 참사 10주기 다큐멘터리 불방 등에 대해 "시사 영역을 PD로부터 빼앗고 있다"며 "(사장이) 프로그램 폐지를 직접 지시하지 않았다고 해도 그 모든 결정에 대한 책임도 사장이 함께 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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