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사업 후 낙동강에선 여러 가지 변화가 찾아왔다. 4대강 보 준공 후 담수와 더불어 정확히 그해부터 시작된 낙동강 녹조 현상은 5년이 지난 지금까지 나타나고 있다. 아니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이른바 ‘녹조라떼’에 이어 ‘독조라떼’(독성물질이 나오는 녹조라떼)로, 심지어 겨울 녹조까지 등장할 지경이다.
여름철에 집중되는 녹조 현상이 위험한 이유는 여름철엔 남조류가 대량증식을 하게 되고 그 남조류 마이크로시스티스는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맹독성 물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시스틴은 맹독성 물질로 간질환을 일으키고 서구에서는 어류, 가축, 야생동물에 이어 사람까지 사망한 사례가 있을 정도로 치명적인 물질이다. 이 맹독성 물질을 가지고 있는 남조류가 식수원 낙동강에 창궐하고 있다. 식수원 낙동강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이쯤 되면 국가비상사태가 떨어져 특단의 조치가 취해지는 것이 순리다. 하지만 우리나라 환경당국은 국민안전은 나몰라라 하며 안일한 대처를 하고 있다.
▲ 8월24일 오후 경남 창녕함안보 구간 낙동강에 조류경보 '경계' 단계가 발령돼 하천 색이 초록빛을 띠고 있다. ⓒ 연합뉴스 |
지난 8월23일부터 27일까지 5박6일간 환경운동연합과 오마이뉴스, 불교환경연대, 대한하천학회에서 공동으로 기획한 ‘4대강 독립군 특별취재단’이 금강과 낙동강을 누비며 목격한 것은 다름 아닌 녹조와 뻘로 범벅이 된 강의 죽음이었다. 곤죽이 된 녹조라떼와 실지렁이와 깔따구 유충 그득한 시커먼 펄이 그것을 증명한다. 3일 전에 그물을 쳐놓은 어부가 취재단과 함께 배를 타고 나가 그물을 걷어봤지만 새우와 치어 몇 마리 빼고는 성어 단 한 마리도 잡히지 않았다. 그 어부의 탄식이 강의 죽음을 증언하고 있다.
더 늦기 전에 강의 죽음을 막아야 한다. 4대강의 해악에 대해서는 지난 5년간 지켜볼 만큼 지켜봤다. 더 이상 4대강 보를 유지한다는 것은 4대강을 돌이킬 수 없는 죽음으로 내모는 것이다. 강의 죽음은 곧 인간의 죽음을 의미한다. 강은 바로 우리의 식수원이다. 당장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것은 보의 상시개방과 보의 철거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4대강은 한반도의 젖줄이자 혈맥이다. 국토의 혈맥이 막혀 있는데, 그 국토가 온전한 기능을 할 수 있을까? 그 위에서 사는 인간들 또한 제대로 생을 영위할 수 있을까? 한반도의 국운 또 어떻게 될 것인가? 또한 4대강은 인간으로 치면 인체의 대동맥이다. 그 대동맥이 지금 막혀 있다. 피가 순환하지 못한다. 생명체에 피가 돌지 못하면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다.
누가 4대강을 이렇게 만들었나? 국민의 절대다수가 반대했지만 4대강사업을 강행한 이명박씨와 그에 동조한 관료와 학자들이 그 책임의 당사자들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청문회장에 세우려 한다. 더 늦기 전에 청문회에서 진실을 밝혀보고 싶다. 절대다수의 국민이 그것을 원하고 있다. 이명박과 그가 훈포장을 준 4대강 공신들을 모두 불려내 그 책임을 물고 싶다.
▲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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