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만든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의 피해자 중 한 명인 방송인 김미화씨가 검찰에 출석했다.
김씨는 19일 오전 10시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기위해 오전 9시 50분께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2010년 KBS에서 블랙리스트 건으로 조사를 받고 7년 만에 다시 검찰에 출두했다. 심경이 매우 정말 안좋다”면서 “성실하게 이 사건을 낱낱이 밝힐 수 있도록 내가 9년 동안 겪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려 한다”고 조사에 임하는 심경을 밝혔다.
김씨는 ‘비슷한 피해를 입은 동료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왜 하필 저냐고, 집에서 한탄을 하면서 생각을 좀 해봤다”면서 “비슷한 피해를 입은 문화예술인, 동료, 많은 후배 여러분들을 위해 제가 선배로서 이 자리에 기꺼이 서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정말 부끄러움없이 백주대낮에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는 현실이 정말 어이상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잠시 울먹이기도 했다.
이어 “청와대에서 이 전 대통령이 하달하면 국정원에서 그걸 실행했고, 방송국의 많은 간부, 사장님 이런 분들이 그것을 충실하게 지시대로 이행하면서 국정원서 다시 청와대, 이 전 대통령에 일일이 보고했다는 것이 드러났다”면서 “그러한 것들을 실행하도록 시킨 대통령이 정말 요즘 젊은 사람들 말대로 ‘실화냐?’(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을 겨냥해 “대통령이 국민을 적으로 돌리고 이렇게 사찰하면 어느 국민이 대통령을 믿고 이 나라를 믿고 이야기를 하고 활동을 하겠느냐”고 비판했다.
김씨는 2010년 KBS ‘블랙리스트’ 의혹을 폭로했다가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했던 당시 심경에 대해서도 털어놓았다. 이 사건으로 김씨는 100차례 이상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그때 트라우마가 지금 나에게 있다. 이런 자리에 다시 선다는 게 몹시 괴롭고 힘든 상황”이라면서도 “이것은 단순히 저만의 문제가 아니라 누구든 이런 것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제가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전 대통령을 고소할 계획에 있다고 언급하면서 “그 범위를 변호사와 상의를 하고 있다”면서 “개인적으로도 민형사 고소를 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김씨는 국정원이 주도한 ‘블랙리스트’ 공작에 따라 출연중이던 방송에서 하차하는 등 압박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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