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교수·연구자 3천 명 "헌재 외면 땐 폭력·독재 나라로"

이유 에디터

yooillee22@daum.net

다른 기사 보기

  • 사회

  • 입력 2025.03.18 05:15

  • 수정 2025.03.18 09:00

  • 댓글 1

'내란범 윤' 당장 파면 호소 긴급 성명

"탄핵 기각은 내란 세력에게 면죄부"

누란의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구하기 위해 전국 각계각층에서 헌법재판소에 내란 우두머리 대통령 윤석열의 신속한 파면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이 줄을 잇는 가운데, '윤석열 즉각 파면을 촉구하는 전국 교수·연구자' 3000여 명도 '당장 파면'을 호소하고 나섰다.

이들은 17일 '헌법재판소 재판관 여러분께 드리는 교수·연구자들의 간곡한 요청'이란 성명을 통해 "지금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사상 초유의 위기에 놓여 있다"면서 "이 역사적 순간에 헌법재판소가 헌법 수호 기관으로서의 소명을 다해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18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9차 변론에 입장하고 있다. 2025.2.18. 연합뉴스

"탄핵 기각은 내란 세력에게 면죄부"

'내란범 윤' 당장 파면 호소 긴급 성명

성명에서 이들은 △ 이번 비상계엄은 명백히 위헌적, 불법적이며 헌정 질서 파괴 행위 △ 윤석열 내란 행위에 대한 탄핵 인용은 헌재의 책무 △ 헌재 결정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 △ 탄핵 즉각 인용은 헌법과 민주주의를 지키는 필수적 결정 등 4가지로 나눠 내란범 윤석열의 신속한 파면의 절박성을 호소했다.

이들 교수·연구자는 "헌재 결정은 단순한 법률적 판단을 넘어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국가로 존속할 것인지, 아니면 권위주의적 퇴행의 길로 들어설 것인지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라면서 "헌재가 이번 사안을 외면한다면, 대한민국은 헌법과 법치가 아닌, 폭력과 독재가 지배하는 나라로 전락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특히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이 갑작스럽게 취소되고, 극우 세력들이 헌재를 향해 노골적인 위협과 공격을 가하는 현 상황은 대한민국이 얼마나 큰 위험에 처해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면서 "만약 헌재가 이번 탄핵을 기각한다면, 이는 내란 세력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며, 법치주의를 스스로 포기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우리는 헌재가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고, 오직 헌법과 법치의 원칙에 따라 윤석열 탄핵을 즉각 인용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면서 "역사는 헌재의 결정을 기억할 것이다. 정의로운 판결만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켜낼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임박한 가운데 1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울타리에 철조망이 설치되어 있다. 2025.3.16 연합뉴스

[성명 전문]

<헌법재판소 재판관 여러분께 드리는 교수·연구자들의 간곡한 요청>

존경하는 헌법재판소 재판관 여러분께,

지금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사상 초유의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우리는 학문과 연구를 통해 대한민국의 헌법 질서를 지켜온 교수·연구자로서, 이 역사적 순간에 헌법재판소가 헌법 수호 기관으로서의 소명을 다해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1. 이번 비상계엄은 명백히 위헌적이고 불법적이며 헌정 질서 파괴 행위입니다.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은 헌법이 보장하는 민주적 질서를 정면으로 부정하며, 위헌적이고 불법적인 비상계엄을 선포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되고, 입법·사법부의 기능이 마비될 뻔했으며, 정당한 절차 없이 국정이 운영되었습니다.

헌법 제77조는 비상계엄 선포 요건을 명확히 규정하고 있으며, 계엄은 국가의 존립이 위협받는 극단적 상황에서만 제한적으로 허용됩니다. 그러나 당시 대한민국은 외부의 침략이나 내란 상태에 처해 있지 않았으며, 계엄 선포를 정당화할 법적 근거는 전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윤석열 대통령은 계엄포고문에서 국회와 정당의 활동을 중지하고, 계엄령의 권한을 넘어서 헌법에 존재하지도 않은 절대군주의 권한을 참칭했고, 실제 국회에 병력을 보내 계엄 절차에 따른 국회 의결을 방해했습니다. 이는 명백한 헌정 질서 파괴이자 헌법을 무력화한 행위입니다.

2.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 행위에 대한 탄핵 인용은 헌법재판소의 책무입니다.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며,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66조는 대통령이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국민의 자유와 복리를 증진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의 행위는 이러한 헌법적 의무를 심각하게 위반했으며, 오히려 국가 권력을 사유화하여 국민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탄압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이러한 행위는 단순한 권한 남용을 넘어 헌법을 유린한 중대한 위헌 행위이며, 형법상 내란죄의 구성 요건을 충족하는 중범죄입니다.

헌법재판소는 헌법의 최종적 해석 기관이자 수호자로서, 이와 같은 위헌적 행위를 용납해서는 안 됩니다. 헌법재판소가 탄핵소추를 인용하지 않는다면, 이는 헌법의 권위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며, 향후 대통령이 헌법을 무력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장치가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3.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합니다.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상,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단순한 법률적 판단을 넘어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국가로 존속할 것인지, 아니면 권위주의적 퇴행의 길로 들어설 것인지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역사 속에서 법원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을 때 어떤 결과가 초래되었는지를 분명히 보아왔습니다. 1930년대 바이마르 공화국의 몰락은 사법부가 히틀러의 권력 장악을 견제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1973년 칠레의 군부 쿠데타 또한 법원이 민주주의를 지키지 못한 결과였습니다. 몽테스키외는 "법이 침묵하는 곳에서 독재가 말한다"고 했습니다. 헌법재판소가 이번 사안을 외면한다면, 대한민국은 헌법과 법치가 아닌, 폭력과 독재가 지배하는 나라로 전락할 것입니다.

4. 윤석열 탄핵 즉각 인용은 헌법과 민주주의를 지키는 필수적인 결정입니다.

헌법재판소가 이번 탄핵을 인용하는 것은 단순히 윤석열 대통령 개인에 대한 판단이 아닙니다. 이는 대한민국이 법치주의 국가로 남을 것인지, 헌법이 권력을 견제할 실질적 장치로 기능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중대한 판결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이 갑작스럽게 취소되고, 극우 세력들이 헌법재판소를 향해 노골적인 위협과 공격을 가하고 있는 현 상황은 대한민국이 얼마나 큰 위험에 처해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만약 헌법재판소가 이번 탄핵을 기각한다면, 이는 내란 세력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며, 법치주의를 스스로 포기하는 결과를 낳을 것입니다.

우리는 헌법재판소가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고, 오직 헌법과 법치의 원칙에 따라 윤석열 탄핵을 즉각 인용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역사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억할 것입니다.

정의로운 판결만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켜낼 것입니다.

2025년 3월 17일.

윤석열 즉각 파면을 촉구하는 전국 교수·연구자 일동

 

저작권자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한겨레 “윤 대통령, ‘헌재 결정 승복할 것’ 직접 밝혀야”

[아침신문 솎아보기] 동아 “가장 중요한 건 尹 입장”…조선 “尹·李 직접 탄핵 승복 선언해야”

김용빈 선관위원장 “尹 친구 생각했는데, 체포대상? 참담”

이젠 의료계 내부 갈등? 중앙일보 “집단 이기주의 전형”

기자명윤수현 기자

  • 입력 2025.03.18 07:38

▲ 구속취소로 구치소에서 나온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이르면 이번 주 후반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헌재 결정 승복’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윤 대통령이 명확하게 승복 의사를 밝히지 않은 것을 두고 ‘대통령이 승복 입장을 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도 함께 승복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했다. 언론도 비슷한 상황으로 동아일보·한겨레·국민일보 등은 윤 대통령의 메시지를 요구했다. 조선일보는 윤 대통령과 이 대표 모두 직접 승복 메시지를 낼 것을 주문했다.

헌법재판소는 이르면 이번 주 후반인 20일~21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결과를 인정한다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대통령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탄핵 인용 결과가 나올 시 서부지법 폭동 사건처럼 자칫 대규모 혼란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도 승복 메시지를 밝히라고 요구하면서 이 문제가 정쟁의 영역으로 흘러가고 있다.

한겨레 “李 승복? 의미없어” 조선 “尹·李 승복해야”

이와 관련 주요 일간지들은 18일 지면에서 윤 대통령이 선제적으로 승복 메시지를 내야 한다는 사설을 냈다. 한국일보는 여야가 서로를 믿지 못하면서 ‘승복 진실게임’ 공세만 펴고 있으며, 결국 탄핵 심판의 당사자인 대통령의 승복이 중요하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4면 <여야 ‘승복 진실게임’ 말싸움… “尹이 승복해야 끝난다”>에서 “승복 메시지를 둘러싼 여야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지만, 정치권에선 결국 윤 대통령의 승복 선언만이 국론 분열을 막아설 유일한 길이라는 평가가 나왔다”고 했다.

▲18일 한국일보 4면 기사 갈무리

 

한겨레는 4면 <윤 ‘헌재결정 승복’ 꿈쩍 않는데… 여당, 이재명 압박 ‘적반하장’>에서 “기각이든 인용이든 헌법재판소 결론에 따른 양 진영의 극단적 반발이 터져 나올 것으로 전망되는 탓에, 윤 대통령 본인을 비롯한 정치권의 ‘승복 선언’이 선고 전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경향신문 6면 <보수·진보 원로 “윤석열, 헌재 선고 승복 뜻 밝혀야” 한목소리> 보도에 따르면 이석연 전 법제처장, 조갑제씨,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 문희상 전 국회의장 등 보수·진보 원로들은 윤 대통령이 승복 의사를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규재 전 주필은 윤 대통령 승복 여부에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면서도 “윤 대통령이 대중을 동원해 선동하면 그건 내란의 연장선상에서 다스려야 할 것”이라고,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대통령의 승복 메시지는 당연히 기본”이라고 했다.

사설·칼럼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다. 동아일보·한겨레·국민일보 등은 윤 대통령이 선제적으로 승복 메시지를 낼 것을 요구했다. 한겨레는 사설 <윤 대통령, ‘헌재 결정 승복할 것’ 직접 밝혀야>에서 “극단적 대결과 충돌, 혼란을 막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윤 대통령의 명확한 입장 표명”이라며 “헌재 결정 수용은 당연한 헌법 절차 준수이자, 국가·국민의 일상 회복을 돕는 일이다. 윤 대통령의 태도에 따라 한국 사회의 안정 회복과 정상화가 앞당겨질 수도 있고, 극심한 갈등과 에너지 소모, 국민적 피로가 장기화할 수도 있다”고 했다.

 

▲18일 한겨레 칼럼 갈무리

 

권태호 한겨레 논설위원실장은 이 대표에게 승복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이 대표와 윤 대통령을 동등화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권 실장은 칼럼 <“승복 선언은 윤석열만 하면 된다”>에서 “이 대표가 ‘승복 선언’을 하든 말든 그건 큰 의미가 없다. 오히려 그런 ‘선언’ 자체가 윤 대통령과 이 대표를 동등화하는 경향이 있다”며 “12·3 내란사태 이후, 이해하기 힘든 것은 국민의힘이 모든 것을 ‘상대화’하면서, 양비론을 극대화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권 실장은 보수논객 조갑제씨가 지난 15일 “승복은 가해자인 윤석열만 하면 된다”고 한 것을 언급하면서 “이것이 ‘상식적인 보수’”라고 했다.

동아일보 황성호 기자는 칼럼 <탄핵 찬반 충돌 막으려면 정치권 승복 메시지 필요하다>에서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윤 대통령이 직접 내는 입장”이라며 “윤 대통령의 입에서 나오는 승복 발언을 들은 기억은 없다… 안타까움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윤 대통령 자신이 직접 입을 열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일보는 사설 <여야, 승복한다면서 불복 부추기는 거리투쟁 계속하나>에서 “누구보다 앞장서서 승복 의지를 보여야 할 윤 대통령이 계속 침묵하고 있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며 “현 상황을 내버려 둔다면 충돌은 더 격해지고, 자칫 불상사가 생길지도 모른다. 윤 대통령이 진정 국가와 국민을 생각하는 지도자라면 헌재 선고 전 선제적으로 승복하겠다는 메시지를 내야 하는 이유”라고 했다.

 

▲18일 조선일보 사설 갈무리

 

하지만 조선일보는 윤 대통령과 이 대표를 같은 선상에 놓고 있다. 조선일보는 사설 <尹 대통령, 李 대표가 직접 “승복” 선언해야>에서 “여야 정치인들은 지금 탄핵이라는 국면에서 자신들의 지지층을 자극하거나 결집하는 발언으로 정치적 이권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며 “양측 지지층을 자제시키고 충돌 사태를 방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직접 지지층에 자제를 요청하며 분명하고 단호한 ‘승복’ 메시지를 내는 수밖에 없다. 그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고 했다.

▲18일 한국일보 6면 기사 갈무리

 

김용빈 선관위 사무총장 “尹 친구로 생각했는데… 선관위 점거 충격”

윤석열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동기, 김용빈 선관위 사무총장이 비상계엄 당시 윤 대통령이 선관위 장악을 시도하고 직원들을 체포 대상으로 삼은 것에 대해 “큰 충격을 받았다”고 비판했다. 김 사무총장은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 담화를 통해 계엄군의 선관위 점거가 부정선거 의혹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되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설령 계엄이 정당했더라도 선관위에 계엄군이 진입한 것은 불법이었기 때문”이라며 “(나를 포함) 여러 선관위 직원이 체포 대상이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정말 참담했다”고 했다.

김 사무총장은 윤 대통령에 대해 “여전히 옛날처럼 친구로 생각하는데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내가 친구가 아니었던 것 같다. 그것은 확실한 것 같다”며 “뭐가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했으면 직접 전화해서 물어봤으면 어땠을까 싶다. 가장 먼저 전화할 수 있지 않나”라며 인간적으로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또 김 사무총장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대해 “거대 양당 체제에서 승자 독식으로 이어지고, 패배한 지지 집단의 박탈감은 상대적으로 커진다”며 “여기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특히 유튜브 알고리즘의 발달로 자신의 생각이나 이해에 부합하는 편향된 정보를 반복해 접하다 보면 정치적 극단화에 빠져 합리적 소통을 거부하는 상황까지 벌어지는 게 가슴 아프다”고 했다.

김 사무총장은 감사원이 지적한 부정채용 문제, 전 사무총장 논란에 대해 “내부에서 서로가 묵인했던 부분이 일부 있었다고 생각한다. 쉽게 말해 후진적인 조직이었다”며 “그 어떤 묵인도 없도록 조직문화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려고 한다”고 했다.

▲지난해 서울의 한 병원 전공의 전용공간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이젠 의료계 내부 갈등? 중앙 “집단 이기주의 전형”

정부가 의대생이 이달 중 전원 복귀할 경우 의대 정원을 축소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의료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의대생들이 복귀 움직임을 보이자 동료 의대생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서울대 교수들은 이 같은 학생들을 두고 “진짜 피해자는 학생”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관련기사

이와 관련 조선일보는 <“내가 알던 제자 맞나” 서울대 의대 교수들 고언>에서 “의정 갈등이 1년을 넘으면서 그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치료를 받지 못해 고통받는 환자가 많다. 의대생과 전공의들은 정부 때문이라고 한다”며 “충분한 연구와 의견 수렴 없이 대폭 증원을 결정한 정부의 잘못이 크다. 그렇다고 아픈 사람을 외면하고 노조처럼 파업한 의사들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 의대생들과 전공의들이 의료와 교육을 정상화하고 남은 문제들은 대화로 해결해나가는 길에 들어서야 할 때가 됐다”고 했다.

▲18일 조선일보 사설 갈무리

 

중앙일보는 <의대생 수업거부 종용 행위 단호하게 대처해야> 사설에서 복귀한 의대생을 동료로 간주하지 않겠다는 의대생에 대해 “집단 이기주의의 전형”이라며 “동료를 매장하는 것을 불사하겠다는 이들이 과연 장차 의사로서 환자를 치료할 만한 윤리의식을 갖췄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중앙일보는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진료받아야 할 환자라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며 “이 상태가 장기화하면 의사에게 준 독점적 권한을 다른 직역에 위임하는 것도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한미동맹이 우리를 구해줄 수 없다”···촛불문화제 열려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5/03/17 [22:03]

 

© 김영란 기자

꽃샘추위가 몰아친 17일에도 헌법재판소 근처 열린송현녹지광장에 촛불이 밝혀졌다.

 

이날 오후 7시 촛불행동이 주최한 ‘윤석열 파면! 국힘당 해산! 촛불문화제’에 연인원 3천여 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이 함께했다.

 

윤석열 선고 기일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시민들은 이번 주에 기어이 끝장내자는 의지를 높이며 기세 있게 촛불문화제를 이어갔다.

 

김세동 도봉촛불행동 대표는 여는 발언에서 “국민이 매일 촛불집회로 나오고 있다. 지난 주말, 안국역부터 경복궁역을 잇는 거리가 시민들로 넘쳐났고, 광화문대로, 총리공관 대로까지 촛불과 응원봉의 물결이 넘실거렸다. 시급히 내란을 종식하자는 국민의 뜻은 확고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더는 기다릴 것 없다. 헌법재판소는 대한민국 헌정 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지금 당장 내란 수괴 윤석열을 파면해야 한다”라며 “광장으로 더 많이 결집하여 이번 주에는 헌재에서 파면 선고를 내도록 만들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김영란 기자

 

김준형 조국혁신당 국회의원은 지난 13일 국회에서 있었던 한미동맹 지지 결의안 토론에 대해 발언했다.

 

김 의원은 “한미동맹 지지 결의안 토론에서 반대 토론을 했다. 국회 역사상 처음이었다. 지금 트럼프 앞에서 한미동맹을 지지하는 것은 (트럼프의) 청구서 금액을 키우는 것”이라며 “한 5표 받을 줄 알았다. 그런데 반대표를 한 분이 17명, 기권을 한 분이 23명, 총 40명이었다. 이는 우리의 싸움이 자주와 평화를 위한 것이라는 것을 증명해 준 것”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미동맹이 우리를 구해줄 수 없다”라며 “우크라이나의 운명에 대해서 참담함을 느낀다. 우크라이나는 외세에 의존했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며 일갈했다.

 

김 의원은 “우리 스스로 지킬 힘이 있어야 하고 평화를 위한 협상, 북한과 협상을 해야 우리나라에 평화가 온다”라고 역설했다.

 

대통령이 내란·외환 혐의로 형을 확정받으면 소속 정당이 정당해산심판을 받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한 박홍근 민주당 의원도 무대에 올랐다.

 

박 의원은 “윤석열이 파면되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다시 내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라며 “나치를 경험했던 독일은 위헌 정당 해산에다가 위헌 범죄자의 기본권도 박탈해 나치의 부활을 막고 있다. 우리도 내란세력의 준동과 부활을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대통령이 내란·외환으로 파면되거나 형이 확정되면 소속 정당의 해산 심판을 정부가 즉각 청구해야 하고 직후 전국 선거에 공천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정당법 개정안을 발의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헌재 결정에 승복하겠다. 그러면서 민주당도. 이재명도 승복하라고 얘기한다”라며 “그런데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무죄 나와도 승복하라는 것이 말이 되는가. 진짜 뻔뻔하기 그지없다”라고 일갈했다.

 

▲ 김준형 의원(왼쪽)과 박홍근 의원. © 김영란 기자

 

시민들의 자유발언이 있었다.

 

30대 남성은 “전 세계적으로 극우 파시즘이 영역을 넓히고 혐오주의, 이분법적인 사고, 배척, 분열 그리고 나아가 분쟁까지 조장하고 있다”라며 “남과 북으로 분단되어 더더욱 극우가 확장하기 좋은 환경의 우리나라가 어떻게 극우와 싸워 이겨냈는지, 세련되고 우아하게 극우세력을 밀어냈는지 우리가 보여주자”라고 말했다.

 

은둔형 외톨이를 다방면으로 연구하고 있다고 소개한 여성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니, 죄가 없다고 하는 윤석열에게 묻겠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이 아니라 결국 실패한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죄를 죄로 인지하지 못하고, 뻔히 보이는 거짓말로 국민을 농락하려고 하는 윤석열을 국민은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 헌재는 당장 내란 수괴 윤석열을 파면하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해랑 주권자전국회의 공동대표는 “윤석열의 구속 취소는 분노할 일이지만 이것은 저들의 민낯을 보여준 계기일 뿐이다. 우리는 윤석열 하나만을 파면하고 처벌하기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다”라며 “민주화 투쟁, 민주주의 투쟁은 민족자주를 위한, 친일 청산을 위한, 민중생존권 쟁취를 위한, 차별과 혐오가 없는 세상을 위한 투쟁의 길을 여는 것”이라고 말한 뒤 자작시 「탈옥」을 낭송했다. (시 전문 기사 하단)

 

▲ 정해랑 공동대표. © 김영란 기자

 

일과 후 노래모임 ‘다시부를노래’가 「이 길 가다 보면」, 「파면이 답이다」, 「정의의 밧줄」(「사랑의 밧줄」 개사곡), 「파면해」(「아파트」 개사곡)를 부르자 시민들도 흥겹게 따라 불렀다.

 

촛불문화제를 마칠 즈음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의 행진 대열이 안국동 오거리를 지나가기 시작했다.

 

이에 촛불문화제 참가자들도 대열에 합류해서 서울 도심으로 행진했다.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일과 후 노래모임 ‘다시부를노래’의 노래 공연.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이호 작가

 

▲ 비상행동 집회. © 민주노총

 

탈옥

-정해랑

그가 탈옥했다

담을 넘은 것도 아니고

쥐구멍으로 기어 나온 것도 아니고

감옥을 폭파시킨 것도 아니었다

형리들이 대문을 활짝 열어젖히자

보무도 당당하게 제 발로 탈주했다

 

판관의 지엄하신 결정이라고 했다

기다렸다는 듯 한마디 이의 절차 없이

풀어주라고 한 검찰관 우두머리의 추상같은 명령이라고 했다

칠십 년이나 적용하던 것을

왜 그에게만 바꾸어 적용하는지

사흘 만에 다시 왜 원래대로 돌아갔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었다

 

이제 법전은 엿이나 바꿔 먹어라

한 사람만을 위한 법

사흘만 쓰고 다시 둔갑하는 법 적용

그 마누라와 간신들을 위한 법은 쓰레기통에나 처넣어라

괜히 고상한 척하지 말고 솔직히 선포하라

내란수괴를 풀어주어야 너희가 살 것 같다고

차라리 네 죄를 내가 알렷다 하던 시절로 돌아가겠다고

 

하지만 우리는 너희와 함께 갈 생각이 추호도 없다

너희들처럼 왕 밑에 살 생각이 없단 말이다

어떻게 세운 민주공화국인데

얼마나 많은 이의 피와 땀으로 이룬 민주주의인데

소처럼 일하고 개처럼 얻어터지며

고문당하다 죽고

최루탄 맞아 죽고

네놈들 배 불리려고

우리 새끼들 굶겨야 하는

차별과 혐오가 넘실거리는

그런 세상으로 다시는 안 갈 것이다

 

이제 우리는 그를 다시 감옥에 처넣을 것이다

시민의 힘으로 가둘 것이다

사악하고 탐욕스러운 그 마누라도 잡아넣을 것이고

그에게 아부하며 그만을 위해 일하다

떡고물이나 얻어먹으려는 간신배들도 모조리 쓸어 넣을 것이다

 

그가 감옥 문을 나왔다

보무도 당당하게 제 발로 걸어 나왔다

주먹까지 불끈 쥐었다

하지만 그것은 탈옥이었다 탈주였다

법비들이 꼼수로 풀어준 것이었다

그를 다시 처넣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가 우리를 수거할 것이다

그가 이 땅을 커다란 감옥으로 만들고 말 것이다

우리는 그와 한 하늘 아래 결코 살 수 없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민주당의 정파이익 추구, 극우의 '성장 촉진제' 된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5/03/18 09:05
  • 수정일
    2025/03/18 09:0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이상경 칼럼] 정말로 극우를 몰아내고 민주주의를 지키려면…

어느덧 윤석열 탄핵 판결이 목전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는 그 어떤 정당한 사유도 없이 자국민에게 총구를 들이민 사상 초유의 폭정이므로, 많은 시민들과 마찬가지로 탄핵은 만장일치로 인용될 것이라 믿는다.

 

문제는 탄핵이 인용될지라도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는 일단락되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지난 칼럼에서 지적했듯(☞[이상경 칼럼] 그들은 왜 스스로 민주주의를 부정하나?), 윤석열의 '계엄 난동' 이후 나타난 충격적 현상은 탄핵반대 여론의 급상승이다.

 

이는 박근혜 탄핵 직전 여론조사 데이터와 비교했을 때 선명하게 드러난다.

 

박근혜 탄핵 관련 여론조사는 지난 2017년 3월 7일 발표된 JTBC-한국리서치 조사자료, 윤석열 탄핵 여론조사는 2025년 3월 14일 발표된 한국갤럽 자료에서 인용했다. 분석 대상으로 이 두 여론조사 자료를 택했으나, 동기간 실시된 다른 여러 여론조사를 비교해 봐도 같은 경향이 나타난다는 점을 재차 밝혀둔다. (갤럽 조사는 언론사 의뢰 없이 지난 11~13일 전국 1001명 대상. 상세내용은 관련기사 참고. ☞기사 보기)

 

 

위의 표에서 보다시피, 박근혜 탄핵 반대 여론이 응답자 전체의 17% 남짓이었던 데 반해 윤석열 탄핵 반대 여론은 그 2배가 넘는 37%로 나타나고 있다. 심지어 이달 실시한 몇몇 여론조사에서는 윤석열 탄핵 반대 여론이 응답자의 40%를 넘나드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정치성향별로 나눠 살펴보면, 모든 정치성향의 응답자 사이에서 탄핵 찬성 의견은 줄고 반대 의견이 증가했지만, 가장 눈에 띄는 집단은 단연 중도와 보수이다. 중도 성향 응답자의 경우, 박근혜 탄핵을 반대하는 응답자 비율이 14%였던 데 반해 윤석열 탄핵 반대 응답자 비율은 26%까지 증가했다.

 

보수 성향 응답자에게선 훨씬 극적인 차이가 나타났다. 박근혜 탄핵 때만 해도 보수 응답자 과반(53%)이 탄핵에 찬성하고 41% 남짓만이 탄핵에 반대했다. 그러나 윤석열 탄핵 심판을 앞둔 현 상황에선, 보수 응답자 전체의 절반에 훨씬 못미치는 24%만이 탄핵에 찬성하고 72%가 탄핵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요컨대 박근혜 탄핵 당시에는 모든 정치성향 응답자들에게서 탄핵 찬성이 다수의견이었으나, 이번 윤석열 탄핵의 경우엔 중도층에서 탄핵 반대 여론이 두드러지게 증가했고 보수층에선 탄핵반대가 압도적 다수의견이 돼버렸다.

 

윤석열의 '계엄난동'이 민주화 이후 박근혜의 국정농단을 포함한 그 어떤 스캔들보다 훨씬 심각하게 헌정질서를 훼손했음을 고려하면, 이 같은 탄핵 반대 여론의 증대는 가히 충격적이다.

 

중도·보수층에서 '탄핵 반대' 여론이 상승한 이유는?

 

박근혜의 국정농단과 윤석열의 계엄난동은 모두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법치를 심각하게 훼손하거나 전면 부정하는 범죄로, 당연히 결코 재발해선 안 된다. 탄핵은 이 범죄행위들을 심판하는 유권자의 능동적 권리이며, 탄핵 국면과 그 이후 제1야당은 이를 무엇보다 적극적으로 대변해야 한다.

 

그렇다면 중도와 보수층은 왜 박근혜 탄핵 때에 비해 윤석열 탄핵에 덜 호의적이거나 적대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일까? 이유는 그간의 정세를 통해 전부 드러났고, 많은 시민들이 이미 알고 있다. 박근혜 탄핵 때와 비교했을 때, 중도와 보수층이 제1야당인 민주당에 회의나 극렬한 반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탄핵 때 모든 정치성향 유권자들이 탄핵에 찬성하고 민주당이 전폭적 지지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국정농단으로 훼손된 법치와 민주주의 헌정질서를 회복해달라는 대국민적 의지의 표출에 있었다. 당시 민주당의 문재인 지도부는 이 요청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탄핵 국면과 조기 대선 시기에 적어도 원칙적으로는 투명하고 공정한 의사결정과 법치질서를 바로 세우려는 노력을 유권자들에게 천명했다. 이에 진보와 중도층뿐 아니라 보수층 다수마저도 민주당 지도부에 '심판자' 역할을 부여했다.

 

하지만 현재 민주당의 이재명 지도부는 정확히 그 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 윤석열의 폭정이 무너뜨린 법치질서를 시급히 회복해야 할 시점에서, 역으로 법치를 흔들고 심지어는 퇴행적인 음모론까지 제기했다.

 

윤석열의 계엄난동 이후, 모든 시민이 이재명 대표의 재판 지연 과정을 중계방송 보듯 지켜봤고, 결국 이 대표의 대법원 판결이 조기 대선 이후로 점점 밀려나는 상황, 그리고 이 대표가 '본인의 대통령 당선 가정 시 재판은 중지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모습까지 목도했다.

 

그리고 시민들은 이 대표가 본인에게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징역 2년을 구형한 현직 검사들을 '부패 세력'으로 매도하고, 심지어는 2023년 본인의 체포동의안 가결 배경에 대해 민주당 내부 일부 인사들과 검찰의 유착 의혹까지 제기하는 모습까지 지켜봤다.

 

이것이 과연 대통령의 반민주적 폭정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켜내야 할 제1야당이 보여야 할 모습인가?

 

계엄 이후 실시된 여러 여론조사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중도층과 보수층의 강렬한 반감이다. 지난달 주간지 <시사IN>과 한국리서치가 응답자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조사기간 2.3~5. ☞조사 상세사항 보기)에 따르면, 계엄에 찬성하는 극우보수층뿐 아니라 계엄에 반대하는 중도보수층 사이에서도 이 대표에 대한 매우 높은 적개심이 드러났다.

 

결국 중도와 보수층이 윤석열 탄핵에 덜 호의적이거나 반대하는 이유는 제1야당인 민주당과 지도부에 '심판자'의 역할을 부여하지 않기 때문이다. 헌정사상 초유의 계엄·내란사태가 발생했음에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대개 접전을 벌이고 있고, '정권교체' 여론이 '정권연장' 여론을 압도하지 못하는 현상도 같은 이유로 설명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자난 9일 서울 경복궁역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의 정파적 이익 추구는 극우의 성장을 촉진할 것

 

탄핵 인용을 가정할 시, 이재명 대표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조기 대선 전에 열리지 않고 민주당과 이재명 지도부가 지금처럼 사법기관에 대한 음모론적 공격을 이어갈 경우 초래될 가장 치명적인 귀결은 극우의 성장과 민주주의의 퇴행이다.

 

서유럽과 북미의 정치사에서 보듯, 극우세력은 민주주의의 역사에서 늘 존재해왔다. 서유럽 국가들에서처럼 군소정당을 유지하기도 하고, 미국에서처럼 풀뿌리 조직으로 존재하거나 간혹 깜짝 대선후보를 내세우기도 한다.

 

권위주의와 허무맹랑한 음모론, 각종 배타주의로 무장한 이들의 주장을 주변화시키고 기껏해야 조소의 대상으로 전락시키는 것이 건강한 민주주의의 힘이며, 그 힘은 다수 유권자들과 정당들이 정치성향에 상관없이 민주주의 법치를 위협하는 세력들을 차단하고 몰아내 버리는 데서 나온다.

 

여당의 수장인 대통령이 민주주의의 적으로 돌아선 지금, 제1야당 지도부가 취하고 있는 검찰에 대한 적대적 태도와 음모론, 당대표의 이른바 '사법리스크'는 현재 횡행하고 있는 극우세력과 음모론자들을 몰아내는 데 거대한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극우세력의 악의적인 '부정선거 음모론' 역시 국가기관과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거름삼아 성장하고 있음은 자명하다. 다른 때 같았으면 철저히 배격당하거나 웃음거리로 전락했을 이 주장들은 윤석열의 선동과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의 기회주의적 지지로 인해 보수층으로부터 보다 넓은 지지를 얻었다.

 

이 상황에서 극우세력의 성장을 차단하고 제도정치에서 몰아내 버리려면, 정치성향에 관계없이 다수의 유권자들이 이 세력을 배격해야 하고 이러한 의지를 대변할 수 있는 심판자가 있어야 한다.

 

박근혜 탄핵 때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제1야당이었던 민주당과 문재인 지도부가 이 역할을 수행했고, 탄핵 국면에서 중도보수층의 지지까지 획득했다. 하지만 이재명 지도부는 스스로 법치에 대한 신뢰를 훼손함으로써 심판자로서의 역할을 부여받지 못하고 있고, 따라서 극우세력을 몰아낼 수 있는 정당성을 확보하기는 커녕, 제도정치와 국기기관에 대한 전방위적 불신이 확산되는 데 일조하고 있다.

 

민주주의 위기와 극우 포퓰리즘을 연구한 학자로서 나는 이 점이 가장 우려스럽다.

 

만약 탄핵이 인용된다면, 조기 대선 이전 민주당의 대선후보 선출 과정에서도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 위반 등 여러 수사 중인 혐의와 사법기관에 대한 적대적 태도가 끊임없는 정쟁을 유발할 것이다. 가정을 더해 만약 이재명 대표가 조기 대선에서 승리한다 하더라도, 풀리지 않은 그의 혐의는 대통령 임기 내내 통치의 정당성을 집요하게 잠식할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에서, 폭정을 저지른 독재자를 처단하고 민주주의 헌정 수호를 이끌어야 할 제1야당 대표가 법치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향후 한국사회에서 국정에 대한 근거 없는 음모론과 이를 전파하는 극단주의 세력의 성장에 자양분을 제공할 것이다.

 

결국 민주당에 달렸다

 

많은 이들이 이미 지적했듯, 현 시점에서 이재명 대표의 대승적 결단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와 이 대표가 여태까지 보인 행태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설령 탄핵이 인용되고 조기 대선에서 승리한다 하더라도 대선 과정 및 그 이후의 임기 내내 극단적 정쟁과 정치양극화를 초래하고 극우세력의 확산을 촉진할 공산이 크다.

 

결국 지금 민주당에 현실적으로 조금이나마 기대하거나 당부할 수 있는 점은 검찰을 비롯한 사법기관에 대한 모든 공격과 비방을 중단하고 법치에 대한 시민적 신뢰 회복을 촉진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이재명 대표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이 언제 선고되든, 그 판결을 존중하고 받아들이겠다는 다짐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검찰 고위간부 몇몇의 과거 수사에 대한 비판은 비록 그 자체로서는 온당한 주장일 수 있겠지만, 이같은 비판이 현 시점에서 이 대표가 받고 있는 혐의에 대한 부인과 사법기관에 대한 음모론적 공격을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작동해서는 결코 안 된다.

 

만약 탄핵이 인용된다면, 조속히 이뤄질 당내 대선후보 선출과정 역시 모든 민주적 절차를 거쳐 치뤄져야 한다. 폭정을 저지른 대통령을 탄핵하고 민주주의의 수복하고자 하는 야당 후보의 제1과제는 결국, 시민들에게 민주주의의 미덕과 가치를 보여줌(showcasing)으로써 민주주의 체제의 정당성에 대한 시민적 신뢰와 지지를 회복하는 것이다.

 

이미 권위주의적 성향과 행보로 인해 많은 비판을 받아온 민주당 지도부가 탄핵 이후 새롭게 시작하는 한국의 민주주의 역사에서 민주주의의 정당성과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첫걸음은 당내 경선이 될 것임이 자명하다.

 

▲2024년 12월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인근에서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 메리퇴진크리스마스 민주주의 응원봉 콘서트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모두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조사기간·대상, 응답률, 설문지 문항 등 상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편집자

이상경

 

서강대 사회학과에서 사회학을 강의하고 있으며, 민주주의 거버넌스, 포퓰리즘, 불평등 관련 여러 주제들을 연구하고 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며칠 안 남았다” 윤석열 파면 운명의 한 주, 더 뜨거워진 광화문 농성촌

광화문서 밤 지새우는 비상행동 의장단-대학생-시민들, 한목소리로 “신속 파면”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17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 파면 촉구 비상행동 '정당 2천인 긴급시국선언'에서 안국역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2025.3.17 ⓒ뉴시스

 

헌법재판소(헌재)의 고심이 길어지지만,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열기는 더 뜨거워지고 있다. 단식하는 날이 늘어나고, 거리에서 밤을 지새우는 날이 길어지고, 학교 대신 광장으로 등교하는 날이 많아져도 지친 기색 없이 더 크게 ‘윤석열 파면’을 외쳤다. 17일 광화문 농성장에서 만난 이들의 모습이다.

이날 찾은 광화문 일대는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이들의 거대한 농성촌이 됐다. 지난 8일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과 진보당이 농성장을 설치한 이후,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노동당·녹색당·정의당 등 원·내외 정당과 노동, 장애, 문화, 대학생 등 각계각층도 천막을 치며 함께했고, 헌재의 탄핵 선고를 기다리며 잠 못 이루는 시민들도 개별적으로 1인용 텐트를 설치해 연대하고 있다.

어느덧 30여개로 늘어난 농성장은 광화문 삼거리부터 경복궁역 사거리까지 400m가량의 거리를 빼곡하게 채웠다.

 

 

 

서울 종로구 경복궁 광화문 앞에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농성 천막이 줄지어 설치돼 있다. ⓒ뉴시스


윤 대통령이 석방된 직후 단식농성에 돌입한 15명의 비상행동 공동의장단은 이날로 10일째 곡기를 끓고 있다. 그럼에도 농성장의 하루는 바쁘게 흘러간다. 대개 오전 9시께 의장단들이 모여 회의를 한 뒤,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지지 방문을 하는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평일 저녁 7시에 열리는 집회에 참여하는 일정을 쉴 틈 없이 소화하고 있다. 차도 바로 옆에 농성장이 설치돼 있는 데다가 한밤중에도 차량 이동도 많은 곳이라 잠도 편히 자기 힘든 상황이지만, 의장단들은 굳건하게 농성장을 지키고 있다.

공동의장단 중 한 명인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이날 민중의소리와 만나 건강 상태를 묻는 질문에 “공동의장단 모두 운동을 오래 한 사람들이라 단련도 돼 있고, 기백도 있다”며 웃으며 답했다.

하 의장이 의연하게 버틸 수 있는 힘은 “우리는 이길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다. 그는 “우리는 질 이유가 없다. 그래봤자 며칠 안 남았다”며 “(일각에서는) 파면이 안 될 수도 있다고 하지만, 헌재가 탄핵이 안 되는 이유를 찾을 수 있겠나. 대다수 국민이 다 알고 있다. 헌재도 국민의 뜻을 받들어서 빠르게 선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거리에서 밤 지새우는 대학생·시민들
헌재 향해 한목소리로 “신속 파면” 주문

 
17일 광화문에서 단식 농성 중인 부산 지역 대학생들. ⓒ민중의소리


공동의장단의 단식에 부산 지역 대학생들도 지난 12일부터 상경해 동참하는 중이다. 지난 15일까지는 7명의 대학생들이 1차로 단식했고, 이후 5명의 대학생들이 단식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미 각 학교가 개강을 했지만, 일부는 휴학을 하고 일부는 재학 중임에도 광화문에서 단식을 함께 하고 있다. 다들 생애 첫 단식이라고 한다.

이들은 1인용 텐트를 치고, 광장에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주로 농성장에서 진행되는 기자회견에 함께 하거나, 아침과 점심, 저녁마다 시민들에게 집회 참여를 호소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대학생들의 단식에 응원을 보내는 시민들도 많다고 한다. 한 시민은 이들을 꼭 안아주며 “너무 고맙고 미안하다”는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농성장에서 만난 부산보건대학교 22학번 서덕관 씨는 “공동행동 의장단 분들이 단식을 하는데, 나도 함께할 수 있는 게 없을까라는 생각에 단식은 할 수 있겠구나 싶어서 시작하게 됐다”며 “많은 분들이 너무 고생한다는 얘기를 해주셔서 정말 힘이 난다”고 말했다.

서 씨 역시 하루빨리 헌재의 파면 선고가 이뤄져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소망했다. 서 씨는 “이번 주에는 파면이 돼서 (부산으로) 내려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선고가 늦어지면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학교로 돌아가야 하는 친구들도 있고, 우리도 일상이 있는데 계속 이렇게 나와 있는 건 너무 힘든 일이다. 빨리 파면 선고를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대학생들의 동조 단식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날 ‘윤석열 퇴진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는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9일 청년·대학생 1천명의 동조 단식을 제안하기도 했다.

개별적으로 농성에 동참한 시민도 여럿이었다. 윤양한 씨는 매일 광화문으로 나와 농성자들을 격려하고, 저녁에 열리는 집회에도 빠짐없이 참여하고 있다.

20대 자녀를 둔 윤 씨(65)는 “남태령과 한강진에서의 모습을 보고 우리 아이들이 다시는 이런 투쟁을 하게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눈물을 많이 흘렸다”라며 “그때는 일을 하고 있을 때라 참가하지 못했는데, 이후부터는 계속 광장에 나오고 있다. 그래야 헌법재판관들도 윤석열 파면을 바라는 시민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전북 임실에서 1인용 텐트와 간단한 짐을 챙겨 상경한 시민도 있었다. 윤영인(60) 씨는 전날부터 헌재의 선고가 나올 때까지 광화문에서 밤을 지새울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열 받아서 탄핵당하는 걸 보려고 왔다. 탄핵당하는 날까지 있을 것”이라며 “재작년에 골수 이식을 받아 몸이 좋지는 않지만, 지금의 상황이 너무 답답해서 가만히 보고 있지는 못하겠더라”라고 말했다.

윤 씨 역시 지금의 혼란이 서둘러 끝날 수 있기를 바랐다. 윤 씨는 “경제도 그렇고 비상계엄 이후 많은 국민들이 힘들어한다”며 “시간이 흐를수록 반목과 갈등만 커지고 있다. 헌재가 빨리 파면을 선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도 광화문 광장에서는 ‘윤석열 파면’을 요구하는 외침이 널리 울려 퍼졌다. 비상행동은 이날 광화문 북측 광장에서 여러 단체와 정당이 참여한 긴급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헌법재판소는 즉각 내란수괴 윤석열을 파면하라”는 내용의 시국선언문에는 비상행동과 8개 원내·외 정당, 종교계, 여성·성소수자, 청년, 노동자, 농민, 빈민, 학계, 지역 등 600여개 단체와 8천여명의 시민이 동참했다.  

기자회견에 직접 참여한 이들만 1500명에 달했다. 이들은 시국선언을 한 뒤, 헌법재판소 인근까지 행진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17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 파면 촉구 비상행동 '정당 2천인 긴급시국선언'에서 대형 현수막을 펼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5.3.17 ⓒ뉴스1
 
“ 남소연 기자 ” 응원하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尹탄핵, 찬성 58% 반대 37%...차기대선, 정권교체 51% 정권유지 41%

 
 
 
정당지지도, 민주 40% 국힘 36%...정치지도자 이재명 34% 김문수 10%
 
임두만 | 2025-03-17 08:53:37  
 


 

尹탄핵, 찬성 58% 반대 37%...차기대선, 정권교체 51% 정권유지 41%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가운데, 서울 광화문 안국동 일대 여의도 등 도심과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까지 이들 찬반 양측세력이 총력적으로 인파를 모아 세력싸움을 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이런 집회에 가담하지 않고 있는 일반 국민들의 여론은 탄핵 찬성이 반대에 비해 20% 이상 높게 나타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58%, 반대 37%

▲ 도표제공, 한국갤럽    

14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은 “2025년 3월 11~13일 전국 유권자 1,001명에게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대해 물은 결과 58%가 찬성, 37%가 반대했다(5%는 의견을 유보)”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주에 비해 찬성 응답이 2%가 줄고 반대응답은 2%가 늘어난 수치다.

연령별로 20~50대에서는 열에 예닐곱이 탄핵에 찬성하고, 60대에서는 찬반(48%:47%) 팽팽하지만, 70대 이상은 찬성 31%, 반대 62%로 반대가 높다. 그런데 성향 중도층, 무당층에서는 탄핵 찬성이 60%대, 반대가 20%대다.

이 때문인지 윤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조기대선이 시행될 경우 현 정권의 유지가 좋다는 여론에 비해 정권의 교체가 좋다는 여론이 10%p 이상 높다.

다음 대통령선거 결과 기대
‘현 정권 유지, 여당 후보 당선’ 41%, ‘현 정권 교체, 야당 후보 당선’ 51%

▲ 도표제공, 한국갤럽    

갤럽은 이날 만약의 경우 치러질 조기 대선에 대해 ’현 정권 유지를 위해 여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와 ‘현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 등 “두 가지 주장을 제시하고 어디에 더 동의하는지 물은 결과 ‘현 정권 유지를 위해 여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 41%, ‘현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 51%로 나타났다(8%는 의견 유보).”고 발표했다.

지역별로는 영남지방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정권교체 여론이 높고, 연령별로도 60~70세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정권교체 여론이 높다.

특히 성향 보수층의 78%가 여당 후보 당선, 진보층의 90%는 야당 후보 당선을 기대한 가운데, 중도층에서는 여당 승리(30%)보다 야당 승리(61%) 쪽이 많고, 현재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무당층도 마찬가지다(30%, 44%).

이 여론조사는 한국갤럽 자체조사로 3월 11~13일까지 사흘간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에서 무작위 추출한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했다(응답률: 13.4%,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더 자세한 조사개요와 내용은 한국갤럽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에 있다.

 


 

정당지지도, 민주 40% 국힘 36%...정치지도자 이재명 34% 김문수 10%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취소 석방 후 여야 대치정국이 더욱 날카로위지고 있으나 정치권을 향한 민심은 지난주와 전현 변하지 않고 있다

이는 14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로 확인되는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지지도가 지난주 수치와 변함없이 똑 같으며, 심지어 국민의힘 지지도는 3주내내 36%에 고정되는 등 30%대 중반의 박스권에 갇혀 있다.

정당 지지도: 국민의힘 36%, 더불어민주당 40%, 무당(無黨)층 19%

▲ 도표제공, 한국갤럽  ©

14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은 “2025년 3월 둘째 주(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에게 현재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지 물은 결과(정당명 로테이션, 재질문 1회) 국민의힘 36%, 더불어민주당 40%, 조국혁신당 3%, 개혁신당 2%, 진보당 1%, 지지하는 정당 없는 무당(無黨)층 19%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지역별로는 부산/울산/경남지역과 대구/경북 지역의 국민의힘 지지도가 변함없이 강세인 가운데 기존 강세권인 호남지역과 인천/경기, 대전/세종/충청권에서 강세다.

▲ 도표제공, 한국갤럽    

또 연령별로는 50대 이하 전 연령층에서 민주당이 강세를 보아고 있으며 국민의힘은 60대 이상에서만 지지율이 높다.

성향별로는 보수층의 75%가 국민의힘, 진보층에서는 76%가 더불어민주당, 중도층에서는 국민의힘 22%, 더불어민주당 43%,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가 30%다.

따라서 정치지도자 선호도에서도 여론은 비슷한 경로를 보이고 있다.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이재명 34%, 김문수 10%
한동훈 6%, 오세훈 4%, 홍준표 3%, 조국 2%, 이준석 1%

이날 갤럽은 전국 유권자 1,001명에게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정치 지도자, 즉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34%,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10%,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6%, 오세훈 서울시장 4%, 홍준표 대구시장 3%,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2%,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1% 순으로 나타났다(. 6%는 이외 인물, 35%는 무응답)."고 발표했다. 

▲ 도표제공, 한국갤럽 ©

이날 갤럽이 공개한 조사율표에 따르면 1위에 랭크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지지율은 지난 2월 2주에서 3월 2주인 이번주까지 34~35%에 고정되다시피 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여권 1위에다 전체 2위인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도 지난 1월 마지막주 11%를 기록하며 10%를 넘겼으나 3월 2주인 이번주까지 9~12%안에 갇혀 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이재명이 78%로 확고하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김문수가 25%, 한동훈·오세훈·홍준표가 10% 안팎으로 한동훈·오세훈·홍준표와 국민의힘 지지자들의 여론을 분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전체적으로 민주당의 이재명에 대항할 후보가 이들 중에서 결정되더라도 이들 ’잠룡’들 지지도의 합이 24%에 불과, 야권 후보가 이재명으로 결정되면 조국을 꼽은 2%의 지지자들을 흡수, 36%의 지지율이 되므로 양측의 차이는 상당하다.

특히 윤 대통령 탄핵 찬반 기준으로 보면 찬성자중 절만 이상인 58%가 이재명을, 탄핵 반대자의 25%만 김문수를 꼽아 김문수를 우파의 대표 후보라고 하기는 힘들다.

이 여론조사는 한국갤럽 자체조사로 3월 11~13일까지 사흘간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에서 무작위 추출한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했다(응답률: 13.4%,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더 자세한 조사개요와 내용은 한국갤럽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에 있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2028&table=c_flower911&uid=1347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극우파시즘이라는 낯선 세계] 극우파시즘 발호를 막을 2가지 방법

릴레이 기고➅ 극우파시즘의 토양과 구조적 대안

신석진 진보정책연구원장, ‘정치전략프레임워크’ 저자

편집자주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내란 사태는 1월 19일 서부지법 폭동을 거치며 극우파시즘의 발호를 안팎에 과시했습니다. 수면 아래에 있던 극우세력의 음모론적 주장과 폭력적 양태가 거리를 채우고, 보수여당마저 끌려가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극우파시즘이라는 낯선 현상에 많은 이들이 당황하고 걱정하고 분노하고 있습니다. 군사독재 정권의 억압적 통치와 달리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중국타도와 부정선거를 외치는 오늘의 극우파시즘은 낯설고 당혹스럽습니다.윤석열이 탄핵되고, 여당의 재집권이 저지돼도 극우파시즘의 폭주가 제어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극우파시즘이라는 현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깊이 파악하는 것이겠습니다.

그간 여러 방면에서 관련 문제를 다뤄온 연구자, 전문가들의 기고를 몇 차례 연재합니다. 이를 통해 극우 파시즘을 넘어 더 진보하고 진화하는 길을 찾아보려 합니다.

1. 내란 유전자의 발현과 국민의힘의 재각성

나는 지난 겨울 내내 연속적으로 중대한 정세예측 실패를 경험했다. 그 방향은 상식이 붕괴되는 매우 안 좋은 쪽이다. 12.3내란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내란이 발생하기 전에는 윤석열이나 국민의힘을 두고 극우정치인, 파시스트로 몰아세우는 일은 가당치 않은 것으로 여겨졌다. 대놓고 그렇게 부르는 이도 없었다. 전광훈세력이나 뉴라이트역사관에 심취한 자들에게도 법치주의나 민주질서를 중시하는 태도는 잔존할 것으로 봤다. 국회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고 난 뒤에는 내란행위에 대한 국민적 판단(여론조사 결과)은 상식선에서 수렴될 것이라 생각했다. 윤석열을 따랐던 검찰 수뇌부와 법원도 명백한 범죄사실 앞에 더 무엇을 도모하지 못하고 상식과 법리에 따라 관행에 따라 기능적으로 운영될 것이라 기대했다. 모두 틀렸다.

그 중 결정적인 오판은 국민의힘 핵심지지 기반이 붕괴되고 소수의 계엄지지파와 다수의 내란종식파로 나누어질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유사한 상황이던 2017년 3월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둘로 갈라져 있었다. 당시 두 정당의 지지율을 단순합산해도 20% 정도였다. 나는 그때처럼 홍준표 등이 주도하는 새누리당 잔당과 김무성·유승민 등이 주도한 바른정당으로 갈라졌던 패턴을 국민의힘이 따라갈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때는 광화문 광장에서 탄핵반대시위를 펼치던 사람들(탄기국)은 두 정당의 지지를 받지 못했고 집회에 참여한 정치인은 윤상현, 김문수, 전희경, 조원진, 김진태 5명뿐이었다. 그들은 그 일로 두 당으로부터 모두 외면을 받아야 했다. 1700만 촛불항쟁으로 국정농단세력을 벼랑 끝에까지 몰아붙인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국민의힘은 분당하지 않았다. 마땅히 제명되어야 할 윤석열은 지금도 당원자격을 유지하고 있다. 부끄러워 고개를 떨궈야 할 친윤세력은 오히려 당권을 완전 장악했다. 한발 더 나아가 전광훈 등 외부 극우세력에 포획되어(?) 한 몸이 되었다. 계엄해제를 조직적으로 방해한 것도 모자라 탄핵소추를 반대하고, 내란특검을 반대하고, 파면을 반대하고, 대통령 구속을 반대하고, 영장집행을 가로막고,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하고, 나아가 내란을 옹호하기에 이르렀다. 이것으로도 성에 안 찼는지 ‘헌법재판관을 처단하라’, ‘공수처를 때려부수자’는 체제전복적 주장에 가담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소속 의원들이 6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앞에 모인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4.01.06. ⓒ뉴시스

이들을 한 다발로 꿰어주는 이념을 찾아보면 그것은 극우파시즘이다. 파시즘 연구 대가 로버트 팩스턴의 정의를 빌려 설명하면, 극우파시즘은 극우이념에 도취되어 ‘민주주의적 자유를 포기하며 윤리적․법적 제약 없이 폭력을 행사하여 내부 정화와 외부적 팽창이라는 목표를 추구하는 정치적 행동의 한 형태’이다. 그동안 이들이 수십 년 동안 입만 뻥긋하면 내뱉어온 ‘안보보수’, ‘시장경제’, ‘자유주의’라는 이념과 가치는 모두 위장술이었던 셈이다. 물론 그동안에는 자유주의이념을 신봉해왔지만 갑자기 미치광이 폭도들이 내뿜는 집단적 광기에 홀렸을 수도 있다. 또 조기대선을 내다보고 ‘뭉치지 않으면 모두 죽는다’는 부족적 생존의지가 발현된 것일 수도 있다. 이런 것이라면 분위기에 따라 저들의 태도가 바뀔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란사태를 계기로 ‘국가의 적인 북한을 이롭게 할 목적’이라는 누명을 씌워 자주통일운동, 민주인권운동, 노동자 민중운동, 진보정치를 폭력적으로 짓밟아온 군사독재의 후계자로 재각성된 것으로 보는 것이 더 사실에 부합할 것 같다. 국민의힘과 한국의 보수는 원조 내란범이자 야만적 학살자인 이승만을 국부로 모시고 있다. 성공한 친위쿠데타의 모델인 박정희를 스승으로 삼고 있다. 군사반란의 주역 전두환·노태우의 유산을 물려받은 정치세력이다. 역사를 잊어선 안 된다. 국민의 꾸짖음이 성가셔 긴 세월 숨죽여 지내 잊힌 듯 했지만 그들 유전자에 각인된 극우파시즘의 욕망이 일정한 계기를 만나 분출된 것이다. 멀게는 그들의 부모세대가 추종했던 일본 제국주의도 실상 군국주의 파시즘의 본체였다. 극우개신교의 숭배 대상인 미군정은 좌익계열은 물론이고 중도좌파정당, 노동조합과 농민회 모든 자주적 결사를 폭력적으로 짓밟은 그 자체로 반공군사파쇼체제였고 극우정권 탄생의 산파였다.

이른바 87체제는 민중의 거대한 저항에 직면하여 저들이 극우파시즘 본색을 숨기기 위해 체제의 긴장을 이완시킨 시간이었다. 국가권력에 의해 인위적으로 창조된 재벌체제와 IMF사태 이후 고착된 노동통제와 비정규직 확대를 통한 시장전체주의로 대체한 기간이었다. 윤석열 일당은 87년 체제가 노동자 민중, 진보민주세력의 확대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반대로 지배기득권세력의 확고한 우위가 정치경제적으로 보장되지 못한 상황을 바꾸기 위해 임기 초반부터 노조탄압과 부자감세 등 신자유주의 정책을 더 폭력적으로 강요했다. 인위적으로 현상을 변경할 수 없는 여소야대 정국이 지루하게 길어지고 이것을 조만간에 도저히 되돌릴 수 없다고 비관하여, 본색을 드러내 야당 주도 국회를 짓밟으려 했다. 일정한 계기와 조건 속에서 내재된 성질이 튀어나온 것이니 조건이 바뀌지 않으면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다. 상황이 일단락 된 뒤에라도 매우 오래 지속될 현상일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2. 한국은 이미 극우파시즘 증식에 너무 비옥한 토양

정치지형은 근본적으로 변했다. 다가올 대선은 진보와 보수의 대결구도가 아니다. 상속세와 법인세를 누구에게 얼마 걷느냐, 부동산 공급정책에서 공공성을 얼마나 확보하느냐, 돌봄정책의 대상과 규모를 얼마나 확대하느냐, 노동조합의 교섭력을 얼마나 높일 것이냐, 등을 두고 진보 보수 간 정책경쟁을 하는 지형이 아니라는 의미다. 현실은 내란종식이냐 내란연장이냐, 민주헌정질서 수호냐 파괴냐의 숨 가쁜 대결장이다. 이것은 한국민주주의와 사회발전 역사에서 명백한 후퇴다. 민주헌정질서를 수호하려는 정치세력과 시민사회가 모두 단결해야하는 것이 필수적인 과제가 된 이유이기도 하다.

정언명령. 민주주의자들은 더 큰 단결과 압도적 힘으로 극우파시즘세력을 고립시켜야 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이들을 소멸시킬 수 없다. 극우파시즘이라는 바이러스가 증식되는 토양을 바꾸지 않고서는 말이다. 그래서 두 가지 방법 즉 단결된 힘으로 고립시키는 방법과 극우의 토양을 바꾸는 과정은 동시에 전개되어야 한다. 한가지라도 삐걱대면 극우정치세력의 발호를 막을 수가 없다. 가까운 시간 내 저들이 ‘자유주의’라는 위장간판 대신 노골적인 혐오와 차별, 빨갱이 사냥 같은 ‘숨은 목적’을 공개하며 공개적 정치활동을 벌일 만큼 만용을 부릴 수 있다. 예컨대 내란세력이 재집권하고 국회 의석 150석이 넘으면 민주진영은 입법권한은 물론 계엄해제권한도 상실하게 될 것이다. 안타깝게도 유권자의 정치적 선택은 더 단순해지고 무거워졌다.

문제는 한국사회가 이미 극우가 증식할 토양으로서 너무 비옥하다는데 있다. 우선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4대 기둥인 금융통합, 문화침습, 자유무역, 이주노동자의 유입 등이 완성되었거나 확대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세계의 극우세력은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대한 불만과 피로감을 호소하는데 집중하여 정치세력화에 성공했다. 알려진 바와 같이 지난해 말 재집권에 성공한 트럼프의 대외전략 캠페인 구호는 반세계화 (Reject Globalism)였다. 올해 2월 총선에서 원내2당으로 도약한 독일의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반(反)유럽연합과 독일민족주의 정책을 내세워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었다. 독일뿐만 아니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벨기에, 프랑스, 네덜란드, 스웨덴, 폴란드, 헝가리 등 유럽 전역에서 극우정치가 득세하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세계화 특히 국제경제통합이 많은 국가라는 점이다. 예컨대 독일과 프랑스, 영국의 브렉시트 투표에 이르기까지 중국산 수입증가와 극우파의 부상 사이에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었다. (Colantone and Stanig, 2018)

세계화의 과실을 챙겨온 신자유주의 세계화세력은 여전히 민주주의자를 대표하고 자유주의자 행세를 하며 극우세력과 대결적 자세를 취한다. 반면 세계화로 인해 위상이 추락한 특정산업자본이나 농업경영인들은 그 반대다. 여기에 노동시장에서 이주민들과 낮은 인건비를 두고 경쟁해야 하는 하층노동자들의 일부, 그리고 사회문화적 기득권이 훼손되었다고 여기는 안티페미니즘이나 동성애 혐오, 세계화로 인해 공동체질서와 문화적 붕괴를 경험한 사람들이 극우파시즘에 매혹된다.

오래도록 진보정치가 노력해온 반신자유주의 세계화 운동은 이 대결구도 안에 끼지도 못한다. 극우의 반세계화 열풍으로 진보정치의 포지션이 어정쩡해졌다. 게다가 한국의 국제경제 통합 정도는 비서방국가에서 싱가포르 다음으로 높다. (무역개발지수/TDI 25위) 외국인의 비율은 5.2%로 일본의 두배가 넘는다. 중국은 국제사회의 시장개방에 대해 가장 높은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 무엇을 되돌려서 다시 시작하기에는 이미 너무 많이 왔다. 진보정치 내에서 이주노동자 정책은 고용허가제 폐지 외 모두 공백이다. 이주노동자와 관련한 산업정책은 모호함을 유지하고 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구호는 사라진 지 오래다. ‘진보이념의 공백’은 극우의 또 다른 토양이다. 유럽에서도 사회민주당의 우경화, 복지국가의 소멸이 우파에게 급진적 변화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눈여겨봐야 할 것은 유럽의 극우정치세력은 한국의 보수와 달리 기존의 사회적 합의로 실행된 복지혜택을 큰 폭으로 축소시키려는 시도까지는 하지 않는 점이다. ‘이주민들에 대해서까지 우리와 똑같은 복지혜택을 누리게 할 것인가’ 하고 물을 뿐이다. 이런 국수주의적 색채를 띤 주장은 이주민들로부터 일자리와 안전사회의 권리를 뺏겼다고 믿는 사람들로부터 광범위한 지지를 받는다. 이주노동자의 인권을 이야기하는 좌파들에 대해 위선적인 행동이라고 공격한다. 불길한 예측이지만 이런 주장들은 이주노동자가 확대되는 우리에게 아주 가까운 미래이자 다가온 현실일 수 있다. 이미 건설현장, 농촌현장, 서비스업종 심지어 최근에는 배달노동까지 이주노동자들이 자국민 노동자들과 일자리 경쟁에 합류했다. 혐오의 씨앗이 언제든지 싹을 틔울 수 있는 환경에 돌입한 것이다.

만성적인 실업난과 경제적 불안정도 극우파시즘의 비옥한 토양이다. 좋은 일자리의 부족과 낮은 노동복지가 극우정치 지지로 귀결된다는 점은 유럽에서 충분히 검증되었다. 영국의 한 대학 연구진이 지난 2017년 서유럽 16개국과 동유럽 10개국에서 표집한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실업급여의 소득대체율이 낮을수록 극우정당지지가 높다는 결론을 도출했다.(Tim Vlandas and Daphne Halikiopoulou, 2018) 실업률이 아니라 실업급여의 소득대체율이다. 이것은 경제위기가 원인이 아니라 국가와 공동체가 개인의 고통을 함께할 수 없을 때 극우정치에 대한 지지로 귀결될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해준다. 교육, 의료, 주거 등 기본적 사회서비스를 제공하여 포괄적 복지정책을 확대하고 조세제도를 개혁하여 복지재정확대에 대한 정치사회적 합의를 단행하지 않는다면 극우파시즘의 서식환경이 더 좋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열린 사랑제일교회 전국 주일예배에서 참석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있다.. 2025.03.09. ⓒ뉴시스

여기에 더해 한국은 더 근사한 조건이 기본토양으로 구축되어 있다. 바로 적대적 분단체제의 지속과 한미동맹이다. 섬김의 대상인 미국과 증오의 대상인 북한이 상호적대하면서 발생시키는 나쁜 기운은 극우파시즘이 성장할 가장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지난날 민중의 끈질긴 저항에도 군사독재가 그토록 오래 유지될 수 있었고 지금까지 완전한 청산이 이뤄지지 않은 배경이며 앞으로도 언제든지 재집권을 도모할 수준으로 재기할 수 있는 이유다. 예컨대 당장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동맹 청구서를 내밀고 무기강매나 추가적이고 가혹한 안보제공 비용을 요구할 경우 새 정부가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극우세력은 성조기를 흔들며 극심한 사회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 미군의 효율적 재편성 계획에 따라 주한미군 병력의 일부 철수를 검토할 경우 극우세력이 새 정부를 상대로 ‘동맹파기세력’이라며 소요사태를 일으킬 수 있다. 미국정부가 북한핵보유를 인정하는 태도를 공식화할 때마다 독자핵무장론이나 전술핵무기 비치 등을 주장하며 소란을 피울 수 있다. 거의 아무런 제약 없이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최대 성공국가로 거듭난 한국은 유럽보다 극우파시즘 성장조건이 더 좋다. 그리고 적대적 분단체제라는 기본 토양은 언제든 극우파시즘의 재생을 돕는다.

3. ‘살만한 세상’이라는 공동체적 신뢰가 쌓여야

그래서 되돌릴 수 없는 진보적 개혁이 필요하다. 다가올 대선이 내란종식의 결실점이며 사회대개혁의 출발점이 되어야한다. 개혁의 효능감으로 국민 다수의 지지가 이어지지 않으면 더 큰 시련을 겪을 수 있다. 극우파시즘의 부상을 여러 차례 먼저 경험한 유럽에서는 보편주의 복지국가가 극우 정당에 대한 새로운 지지를 직접적으로 억제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런 힘이 유럽에서 극우세력의 단독집권을 막는 버팀목이기도 하다. 한반도 긴장완화 나아가 평화를 이루기 위한 노력, 6.15선언에서 10.4선언으로 이어지는 남북의 화해와 교류가 활성화되면 극우파시즘의 서식환경은 크게 악화된다. 국가보안법이 폐지되고 전시작전권 환수가 현실이 되면 극우파시즘 이데올로기의 한 축이 붕괴된다. 진보적 개혁이 새로운 단계로 오르고 ‘살만한 세상’이라는 공동체적 신뢰가 쌓이면 두려움은 완화되고 새로운 가치관을 가진 새로운 시민으로 국가가 재구성될 수 있다. 극우파시즘의 바이러스가 온 나라에 퍼졌지만 백신 연구개발은 이미 끝나 있다. 실행 단추만 누르면 된다. 그것이 진보정치와 민주주의자들의 과제다.

관련 기사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미국 "한국, 민감 국가" 확인…'통제 불가' 윤 복귀 반대?

이유 에디터

yooillee22@daum.net

다른 기사 보기

  • 외교안보

  • 입력 2025.03.16 21:00

  • 수정 2025.03.16 22:49

  • 댓글 0

바이든, 1월 백악관 떠나기 직전 지정

불법 계엄에 난동 '윤석열'에 경고

원자력·양자·AI 협력에 악재

윤석열 자체 핵무장론도 한몫

민주 "위험한 정권 빨리 파면"

미국이 한국을 '민감 국가'(Sensitive Country)로 공식 지정했다.

주무 부서인 미국 에너지부(DOE)의 대변인은 14일(현지시간) 한국의 민감 국가 지정 여부를 묻는 연합뉴스, 로이터 등의 질의에 한국이 '민감 및 기타 지정국가 목록'(Sensitive and Other Designated Countries List·SCL)에 들어있다고 확인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오른쪽)과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 4월 26일 워싱턴 백악관 장미정원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악수하고 있다. 2023.4.26. AP 연합뉴스

미국, 한국 '민감 국가로 지정

원자력·양자·AI 협력에 악재

에너지부에 따르면 민감 국가는 정책적 이유로 특별한 고려가 필요한 국가다. 국가안보, 핵 비확산, 테러 지원을 이유로 특정 국가를 민감 국가 목록(SCL)에 넣을 수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에너지부는 "지정됐다고 과학·기술 협력을 금지하지는 않지만, 지정된 국가 방문과 협력은 사전에 내부 검토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민감 국가 출신 연구자들은 에너지부 관련 시설이나 연구기관에서 근무나 연구에 참여하려면 더 엄격한 인증 절차를 거치게 된다. 목록은 산하 정보기구인 정보방첩국(OICI) 등이 관리한다. 이번에 한국이 포함되면서 지정 국가는 모두 26개국이 됐다.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 시리아 등도 포함돼 있다.

에너지부는 양국 간 과학·기술 협력에 "새 제한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목록에 포함됐다고 해서 반드시 미국과 적대적 관계를 맺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많은 지정국은 우리가 에너지, 과학·기술, 테러 방지, 비확산 등 다양한 문제를 두고 정기적으로 협력하는 국가들"이라고 밝혔다. 에너지·원자력·핵 정책 관련 한미 협력은 지속하겠다는 뜻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러 제약이 불가피하다. 민감 국가로 지정되면 연구 협력에서 원자력, 양자, AI(인공지능) 등 국가안보 관련 기술의 공유와 함께 인력 교류, 공동 연구, 프로젝트 참여도 제한할 수 있다. 연합뉴스는 "한국이 최근 공들인 과기분야 협력의 중심이 미국이고, 그중에서도 에너지부 산하 국립연구소가 핵심 기관들이었던 만큼 우려가 크다"고 예상했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13일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평화로운 정권 이양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024. 11. 13 [AFP=연합뉴스]

누가, 언제, 왜 이런 일을?

바이든, 1월 백악관 떠나기 전

70년 넘게 이어져 온 '혈맹'인 한국을 SCL에 등재한 장본인은 조 바이든 행정부로 확인됐다.

그 시점은 바이든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에게 정권을 인수인계하던 지난 1월이었다. 막판 신변 정리에도 바빴을 시간에 바이든은 굳이 한국을 민감 국가 목록에 넣는 '대못'을 박았을까? 연합뉴스는 미 에너지부가 "바이든 정부가 임기가 끝나기 직전에 한국을 SCL 목록에 집어넣은 이유를 설명하지는 않았다"라고 전했다.

그 정확한 시점에 대한 에너지부의 답변을 두고 연합뉴스와 로이터는 다소 차이가 난다. 연합뉴스는 "2025년 1월 초"라고 했고, 로이터는 "바이든이 대통령직을 떠나기 직전"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되자 일부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 내부로 난입해 불법폭력사태를 일으킨 19일 오후 서부지법 벽과 유리창 등이 파손돼 있다. 2025.1.19. 연합뉴스

한국의 1월은 '불법 난동의 달'

바이든 '요주의 인물' 인수인계?

트럼프는 1월 20일 대통령에 취임하기 이전의 한국의 1월을 살펴보면 그 이유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작년 12월 31일 서울서부지법이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를 시작으로 △ 공수처, 1차 체포영장 집행 무산(1월 3일) △ 공수처, 윤석열 체포 성공, 서울구치소 구금(1월 15일) △ 서울서부지법, 윤석열 체포적부심 기각 △ 공수처, 윤석열 구속영장 청구(1월 17일) △ 서울서부지법, 구속영장 발부와 윤석열 극렬지지 세력의 법원 난입폭동으로 숨가쁘게 이어졌다.

이 기간에 한남동 대통령관저를 '진지'로 삼고 대통령 경호 인력을 무장시키고 극우 극렬 지지층을 선동함으로써 공수처의 합법적 체포영장 집행을 막고, 끝내 대한민국 헌정사상 최초로 법원 폭력 침탈을 촉발한 게 사실상 윤석열이라는 사실을 만천하가 알게 됐다. 사전에 미국에 통보하지 않은 채 12·3 계엄령을 불법 선포해 영구 군사독재를 꿈꿨고, 그 이후에도 국회의 탄핵 심판과 내란 수괴 혐의 수사 과정에서 한국의 헌법과 법률을 대놓고 거부하는 윤석열의 행태를 보면서 바이든은 윤석열을 더는 놔둬선 안 되는 '위험 인물'로 봤을 공산이 크다. 한때는 입의 혀처럼 놀았지만, 언제 뭔 짓을 벌일지 모르는 '통제 불가'의 인물로 말이다. 바이든이 대통령직을 떠나면서 트럼프에게 '요주의 인물'로 윤석열을 특별히 인수인계한 모양새다.

 

연합뉴스 그래픽. 2025. 03. 15

윤석열 자체 핵무장론도 한몫

'아무 일' 아닌 '큰일' 저질러

여기에 윤석열의 자체 핵무장론도 한몫한 걸로 보인다. 윤석열은 2023년 1월 "대한민국에 무슨 전술핵 배치를 한다든지 우리 자신이 자체 핵을 보유할 수 있다"고 했고 미국을 방문해 "마음먹으면 1년 이내 핵무장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미국의 핵우산 공약을 확인한 그해 8·18 캠프데이비드 한·미·일 3국 정상회의 이후 윤석열은 핵무장 발언을 삼갔지만, 여당인 국민의힘 중심으로 한국의 핵무장론은 확산해왔기 때문이다.

지난달 26일 조태열 외교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 전체회의에서 자체 핵무장을 검토해야 한다는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미국의 동의를 전제로 해서 "아직은 시기상조인 측면이 있지만 '오프 더 테이블(논외)'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는 "한국 대통령의 짧은 계엄령 선포와 핵무기 개발 가능성에 대한 서울의 논란 이후 미 에너지부가 동맹인 한국을 민감 국가로 지정했다"고 전했다.

윤석열은 지난달 4일 열린 헌법재판소 5차 변론에서 불법 계엄과 관련해 "실제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마치 호수 위에 떠 있는 달그림자 같은 걸 쫓는 느낌"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그의 계엄령 불법 선포와 뒤이은 법치 부정, 그리고 극렬 지지층 선동 등으로 인해 한국의 미국의 '민감 국가'로 지정됐다. 정말 '큰일'을 저지른 것이다.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십자각 앞에서 열린 '100만 시민총집중의 날,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15차 범시민대행진'에는 110만 시민이 모였다. 2025.03.15. 이호 작가

미, 헌재 결정 직전 공식 확인

'통제 불가' 윤석열 복귀 반대?

발효 시점은 4월 15일이다. 연합뉴스는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발효되기 전에 시정하기 위해 미국 측과 협의를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하나 관전할 포인트는 미국이 한국의 민감 국가 지정 사실을 약 2개월 숨기고 있다가, 지난 14일에서야 연합뉴스, 로이터를 포함한 언론들에 공식으로 확인해줬느냐다. 그 발단이 불법 계엄과 핵무장 주장인 만큼, 윤석열과 국민의힘에 대단히 불리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그 시점도 절묘하다. 3월 8일 서울중앙지법의 지귀연 부장판사와 심우정 검찰총장의 몰상식하고 불법적인 행위가 합쳐져 내란수괴 윤석열은 버젓이 '탈옥'했다.

그리고 윤석열의 대통령직 파면 여부를 결정하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임박한 시점이었다. 이렇게 보면 트럼프도 '통제 불가한 위험인물'인 윤석열의 복귀를 반대한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혔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현재로선 미국이 철회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이는 것도 그래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청래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2025.3.13 연합뉴스

민주 "동맹 흔드는 위험한 정권"

야 외통위원들, 윤 즉각 탄핵 촉구

더불어민주당 김성회 대변인은 15일 브리핑을 통해 "최고 수준의 한미동맹이라더니, 민감 국가 지정인가. 내란도 모자라 한미동맹도 흔드는 위험한 정권을 하루빨리 파면해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대한민국을 정상화해 국가안보를 다시 챙기는 일은 내란 우두머리, 대통령직 무게를 망각하고 미국에 가서 '자체 핵무장 능력' 운운한 아둔한 자의 신속한 파면에서 시작된다"며 "헌법재판소는 이 점을 깊이 고려해 신속한 심판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국회 외통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 의원들도 이날 광화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렇게 되는 동안 대체 정부는 무엇을 했나. 정보당국과 외교부가 제 역할을 못한 것에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며 "이 모든 혼란의 원흉인 윤석열을 즉각 탄핵해 대한민국을 정상 국가로 되돌려 외교·안보 컨트롤 타워를 복원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조선일보 “朴 탄핵 때보다 더 비극적인 사태 벌어질 수 있어”

[아침신문 솎아보기] 2017년 4명 사망… 한겨레 “헌재의 단호한 결정 시급”

美, 韓 민감국가 지정에 중앙일보 “외교부·주미대사관·국정원·산업부 태만”

홈플러스, 일간지·경제지 1면 하단 광고 “주주의 사회적 책임 다할 것”

기자명박서연 기자

  • 입력 2025.03.17 07:39

  • 수정 2025.03.17 07:40

▲15일 서울 곳곳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은 서울 종로구 경복궁 동십자각에서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이 연 15차 범시민 대행진, 오른쪽은 서울 세종대로에서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가 연 광화문 국민대회.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금주 중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긴장감이 극에 달하는 모양새다. 서울교통공사는 탄핵심판 선고 당일 헌법재판소 인근 안국역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8년 전인 2017년 3월10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을 선고했을 당시 헌법재판소 앞에서 극심한 혼란 상황이 벌어지면서 4명이 숨졌던 사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17일 아침 신문들은 “박 전 대통령 탄핵 때보다 더 비극적인 사태가 벌어질 수도”(조선일보)있다고 우려하면서 “검경은 폭력·테러 방지에 만전을 기하라”(경향신문)고 당부했다.

조선일보 “朴 탄핵 때보다 더 비극적인 사태 가능성” 한겨레 “헌재의 단호한 결정 시급”

한겨레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오는 20일이나 21일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겨레는 3면 <윤석열 선고 20일 또는 21일 유력…결정문 막바지 수정 작업> 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사건을 심리 중인 헌법재판소가 이번 주 선고를 목표로 막바지 평의에 착수할 계획이다. 주 후반인 오는 20일이나 21일 선고가 유력하게 점쳐진다. 헌재는 17일에도 재판관 평의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지난달 25일 변론 종결 뒤 수차례 평의가 순조롭게 진행됐고 사실관계를 확정하고 논점을 정리하는 작업에 상당 부분 진척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돌발변수가 없다면 이번주 후반에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라고 보도했다.

▲17일 한겨레 3면.

경향신문도 5면 <‘최장 숙고’ 헌재…윤석열 운명의 선고일, 20일·21일 가능성> 기사에서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 일자를 두고 몇주째 고심하고 있다. 16일로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 92일이 지났다.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63일)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91일) 때를 넘어선 최장 기록”이라고 짚은 뒤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헌재의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가 오는 20~21일쯤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집회 주최자·유튜버들의 폭력 선동, 67명 死傷 잊었나> 사설에서 “헌법재판관과 판사, 정치인 등에 대한 온라인 협박 글도 넘치고 있다. 경찰이 수사 중인 것만 120여 건이다.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하는 한 인사는 ‘헌재가 딴짓하면 한칼에 날려버리겠다’고 했다. 탄핵 찬성 단체들은 헌재에 ‘빨리 파면하라’고 압박하는 팩스 폭탄을 수백 통씩 보냈다. 탄핵 선고 당일이 ‘최후의 결전 아마겟돈이 될 것’이라는 섬뜩한 예고까지 나온다. 서울서부지법 난입을 뛰어넘는 대규모 폭력 사태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17일 조선일보 사설.

그러면서 거리에 나선 여야 정치인들을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국민의힘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말로는 ‘승복하겠다’고 해놓고 뒤로는 장외 집회를 독려하거나 헌재를 압박·비난하고 있다. 의원들은 장외 집회에 대거 참석하면서 행진·단식·삭발 시위 등을 벌이고 있다. 이러고서 어떻게 국민엔 승복과 통합을 말할 수 있나”라며 “집회 주도 단체와 유튜버들도 극단적 혐오와 갈등, 폭력을 부추기는 행태를 삼가야 한다. 지금 분위기대로라면 박 전 대통령 탄핵 때보다 더 비극적인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그 책임을 어떻게 지려고 무책임한 선동을 하는 것인가”라고 주장했다.

한겨레는 헌법재판소가 단호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겨레는 “지난 주말 극우단체의 탄핵 반대 집회에서는 윤 대통령 파면 결정이 내려지면 헌재를 없애야 한다는 폭동을 선동하는 주장이 쏟아져 나왔다. 불법 계엄이 촉발한 위기 상황을 질서 있게 수습해도 모자랄 판에 나라의 미래를 망치는 위험한 도발이 난무한다”라며 “이번 헌재 결정은 4·19 혁명, 5·18 광주민주화운동, 6·10 민주항쟁과 같은 민주주의를 지킨 역사의 기록으로 남을 것이다. 민주주의가 유린될 위기를 얼마나 잘 극복하는지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헌재는 오로지 헌법과 국민만 보고 단호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경향신문도 <검경, 탄핵결정 전후 극우 폭력·테러 차단에 조직 명운 걸라> 사설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2017년 3월10일, 헌재 앞 탄핵 반대 집회가 폭력성을 띠면서 박 전 대통령 지지자 4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금 극우는 윤석열의 노골적인 선동과 집권여당의 비호 속에 그때보다 훨씬 거리낌 없이 행동하고 있다”라며 “윤석열 탄핵심판 선고를 전후해 폭력난동과 같은 불상사가 발생한다면 사회적 혼란이 커지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당장 한국의 대외신인도부터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검경은 폭력·테러 방지에 만전을 기하고, 폭력 사태 발생 시 배후까지 철저히 추적해 무관용 원칙으로 엄단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美, 韓 민감국가 지정에 중앙일보 “외교부·주미대사관·국정원·산업부 태만”

15일(현지시각) 미국 정부가 지난 1월 민감국가 목록에 한국을 포함한 것으로 확인됐다. 민감국가란 미국 에너지부가 국가 안보에 위협을 줄 우려가 있거나, 핵확산 우려 등을 이유로 정책을 결정할 때 특별히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정하는 나라를 말한다.

미 에너지부가 지난해까지 민감 국가로 지정한 나라는 중국과 러시아, 북한, 이란, 시리아, 이스라엘, 대만 등 25개국이었다. 그러나 미 에너지부는 한국을 민감국가에 포함한 이유는 공개하지 않았다. 아침신문들은 지난 1월 한국이 26번째 나라로 추가 지정된 사실을 조태열 외교장관을 포함해 정부가 몰랐다는 사실을 두고 비판했다. 미 정부는 오는 4월15일 공식적으로 민감국가 명단을 발표한다.

▲17일 조선일보 3면.

조선일보는 미국이 원전 기술력 등 측면에서 한국을 견제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조선일보는 3면 <한국을 北·中·러와 같은 ‘민감국가’ 명단에… 美, 차세대 원전 본격 견제 나서나> 기사에서 “민감 국가 목록에 오른 나라 중에서 미국과 ‘상호 방위 조약’을 맺은 동맹국은 한국이 유일하다”며 “한국이 미 에너지부의 민감 국가에 지정됨에 따라 원전(原電), 핵 비확산 분야는 물론 반도체, AI(인공지능), 양자, 바이오테크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한미 간 연구·개발 협력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원전 분야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 통제 절차 등을 앞세워 K원전 수출의 발목을 잡아왔던 미국이 원전 연구·개발(R&D) 영역에 대해서도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 것이란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원전 기술을 포함, 한국 내에서 독자 핵 보유론이 언급됐기에 민감국가로 지정된 것 같다고 풀이했다. 동아일보는 “윤석열 정부에서 제기된 자체 핵무장론과 이후 불거진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주장이 미 에너지부의 판단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2023년 1월 북한의 핵 고도화 문제를 지적하며 전술핵 배치나 자체 핵 보유가 필요하단 취지로 발언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미국에선 한국의 핵개발 추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고조됐고, 한미는 2023년 4월 한국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준수하는 대신 미국의 핵우산 강화를 위한 핵협의그룹(NCG)을 출범하는 ‘워싱턴 선언’을 발표했다”라고 했다.

▲17일 동아일보.

중앙일보는 <두 달 넘게 몰랐던 ‘민감국가’ 지정, 한·미 소통 문제 없나> 사설에서 “문제는 우리 정부가 이런 사실을 두 달 동안이나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언론 보도로 이런 동향이 알려졌는데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비공식 제보를 받은 것을 갖고 상황을 파악하는 중’이라고 답변했다. 대통령 탄핵소추에 따른 리더십 부재 시기에 미국 동향 파악에 실패한 외교부·주미대사관·국가정보원의 태만과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련 부처의 안이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중앙일보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문제를 풀기 위해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라 한다. 민감국가 지정 효력이 다음 달 15일부터 생긴다니 아직 시간은 있다. 정부는 가능한 모든 채널을 동원해 미국 측의 의중을 정확히 읽고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 행여나 이 문제로 동맹관계에 금이 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라고 조언했다.

홈플러스, 일간지·경제지 1면 하단 광고 “주주의 사회적 책임 다할 것”

지난 4일 새벽 갑작스레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해 기업회생 절차 중인 홈플러스가 17일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경향신문, 서울신문 세계일보, 서울신문, 국민일보 등 종합일간지 등을 포함해 한국경제와 매일경제, 서울경제, 머니투데이 등 경제신문에도 1면 하단에 <홈플러스 회생절차, 주주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제목의 광고를 냈다.

▲17일 조선일보 1면 하단 광고.

▲17일 동아일보 사설.

동아일보는 <법정관리 직전까지 채권 판 홈플러스… 알고 팔았으면 사기> 사설에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개인투자자에게 판매한 단기채권이 전체 채권 잔액의 3분의 1인 2000억 원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금융 분야 중소기업 등 일반 법인에 팔린 것까지 합치면 전체의 90%에 이른다. 대형 기관투자가가 아니라 정보가 부족한 개인 및 중소기업에 채권 대부분을 판 것”이라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이어 “문제는 채권 가치가 휴지 조각이 될 수 있음을 홈플러스가 미리 알고도 채권을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떠넘겼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홈플러스는 4일 새벽 기습적으로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신용등급 하락을 공식 확인한 뒤 단 5일 만에 이뤄진 결정이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에만 11차례에 걸쳐 1807억 원의 단기채권을 발행했다. 법정관리 신청을 준비하는 데는 통상 두 달 이상 걸린다. 이를 감안하면 대주주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 측이 등급 하락을 예상하고 법정관리를 사전에 준비했을 것이란 의혹이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시간' 주장했던 교수 "경찰은 어쩌라고? 검찰, 보통항고라도 해야한다"

▲즉시항고 기한 넘긴 검찰법원의 윤석열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에 대해 14일 자정까지 검찰이 즉시항고를 하지 않으면서 기한이 지나가버렸다.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사진은 즉시항고 시한을 하루 앞둔 지난 13일 오전 심우정 검찰총장이 서초동 대검 청사에 출근하는 모습이다. 이날 심 총장은 특별히 할 말이 없다고 했다. ⓒ 연합뉴스

'왜 하필 내란 우두머리 피고인 윤석열 대통령부터 적용되는가'라는 의문을 잠시 접어두면,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5형사부(부장판사 지귀연)의 구속취소 결정은 인권 측면에서는 분명 진전된 면이 있었다. 영장실질심사에 소요된 기간을 구속기간에서 뺄 때 '시간(時)'으로 계산하는 것은 기존 관례인 '일(日)수'로 계산하는 것보다 피의자에게 유리하고 수사기관에 불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심사에 24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는데 일수로는 이틀이 되어 그만큼 구속기간이 늘어나는 경우가 흔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상황 전개는 최악이다. 윤 대통령만 석방됐고, 그 문은 다시 닫혔다. 이건 기자의 관점이 아니다. 최소 10년 전부터 구속기간에 영장실질심사 불산입 방식을 시간으로 계산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던 교수의 평가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지난 13일 입장문을 냈는데, 새로운 구속기간 계산법을 옹호하면서 그동안 학계에서도 이런 주장이 꾸준히 제기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형사소송법 해설서 두 권과 논문 하나를 근거로 제시했다. <오마이뉴스> 확인 결과 그중 한 해설서에는 관련 내용이 5판(2015년)까지는 있었지만 6판(2018년)부터는 삭제됐다. 가장 명확한 것은 신이철 원광디지털대학교 경찰학과 교수(법학 박사)가 2014년 <형사정책연구(통권 100호)>에 게재한 논문 '수사기관의 구속기간 산입배제에 대한 제언'이었다.

신 교수에게 연락했다. 그런데 그는 윤 대통령을 석방으로 이끈 새로운 계산법에 모두 동의하는 입장이 아니었다.

신 교수는 자신이 논문에서 썼듯이 영장실질심사 기간을 시간으로 계산해야 한다고 했지만, 동시에 체포적부심 기간도 시간으로 계산해서 구속기간을 그만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는 윤 대통령 체포적부심에 소요된 10시간 32분을 늘리지 않고 그대로 구속기간에 포함시켰다. 신 교수는 "그건 문제가 있다"면서 "형사소송법 214조의2에 ⑬항을 체포적부심과 구속적부심은 다르다고 해석한 건데, 그건 아전인수"라고 평가했다.

신 교수는 검찰에 매우 비판적이었다. "즉시항고를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즉시항고를 포기하고 ▲보통항고도 안된다 하고 ▲그러면서 본안에서 다투겠다 하고 ▲일선청에 계속 구속기간을 날로 계산하라고 지침을 내린 검찰의 행태를 비판하며 "그러니까 오직 윤석열 대통령 한사람에게만 적용되는 해괴한 법해석이자 법적용이라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시간으로 정립되면 인권을 더 보장하는 것이지 않나, 그런데 왜 그렇게 안하고 윤 대통령 풀어주자마자 다시 날로 계산을 뽑냐 이 말이다"라고 말했다.

결국 시한 14일 자정을 넘기면서 즉시항고는 물건너갔다. 하지만 신 교수에 의하면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는 "보통항고라도 해야 한다, 대법원까지 판단을 받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은 그렇다 치고, 앞으로 경찰은 어떻게 하는가. 구속했을 때 날로 하나? 시간으로 하나?"라며 "수사는 검찰만 하는 게 아니다. 이런 혼란이 있을 때 바로잡는 제도가 항고다. 그래야 모든 수사기관이 일률적으로 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신 교수와의 전화통화는 즉시항고 시한 직전인 14일 오후 3시경 이루어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체포적부심도 시간으로 계산해 구속기간에서 뺐어야"

"체포적부심을 구속기간에서 빼지 않고 그냥 포함시키는 건 판사 독자적인 견해다. 그건 문제가 있다. 아전인수 해석이다." 구속영장실질심사 기간을 '날'이 아닌 '시간'으로 계산해 불산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10년 전부터 해온 신이철 교수는 하지만 이번에 체포적부심 관련 계산은 잘못됐다는 견해를 밝혔다. 사진은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전경이다. ⓒ 권우성

- 10년 전 논문에서 구속기간에 불산입하는 영장실질심사기간을 일(日)이 아닌 시간(時)으로 계산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렇다. 왜 그런 주장을 하냐면, 시간으로 계산하는 것보다 날로 계산하는 것이 피의자에게는 불리하다. 영장실질심사 제도가 옛날에는 피의자가 청구를 해야만 이루어졌고, 법원도 반드시 해야 하는 게 아니라 재량이 있었다. 그때는 날로 계산해도 문제가 없었다. 구속 기간이 조금이라도 늘어지는 게 싫으면 청구 안하면 되는 거고, 청구를 하면 불이익을 감수하라는 거였다. 그런데 이제는 필요적으로, 즉 피의자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루어진다."

- 스스로 영장실질심사를 청구해서 받는 것도 아닌데 구속기간이 더 늘어나는 게 말이 되냐, 이런 논리인데. 하지만 형사소송법 조문(201조의2 ⑦)에는 '날'로 되어 있다.

"그렇다. 그래서 논문에도 임의적이었던 것이 필요적으로 바뀌었으니까 법을 시간으로 바꾸는 게 맞고, 바꾸기 전이라도, 실무적으로 적용할 때 구속기간에서 날이 아니라 시간으로 빼주는 것이 피의자의 불이익을 최소화 하는 것이라고 썼다."

- 그런데 그건 영장실질심사에 관한 내용이다. 이번 윤석열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은 그 주장대로 영장실질심사를 시간으로 계산했을 뿐 아니라, 체포적부심 시간도 빼지 않고 통채로 구속기간에 포함시켰다.

"그건 나의 견해와 다르다. 판사 독자적인 견해다. 체포적부심을 구속기간에서 빼지 않고 그냥 포함시키는 건 문제가 있다. 형사소송법 214조의2에 ⑬항에 대한 논란인데, 판사는 체포적부심과 구속적부심은 다르다는 해석이다. 그런데 판사가 놓친 게 있는 거 같다. 그 조항이 예전 구속적부심만 있을 때는 ⑨항이었는데, 95년에 체포적부심도 포함되면서 ⑬항으로 밀린 거다. 그 조문이 옛날처럼 구속적부심만 적용되고 체포적부심은 적용 안된다? 그건 내가 볼 때는 아전인수식 해석이다. 체포적부심도 역시 시간으로 계산해서 구속기간에서 빼야 한다."

- 하필이면 체포적부심에 걸린 시간이 10시간 32분이다. 딱 그만큼만 빼서 구속기간이 늘어나면, 영장실질심사를 시간으로 계산한다 하더라도 이번 구속기소는 기간 내에 이루어졌고 윤 대통령은 나오지 못했다.

"맞다. 그래서 그걸 바로잡으려면 이번에 검찰이 즉시항고를 했어야 했다."

- 하지만 대검은 결국 즉시항고를 안할 뿐 아니라 일선 검찰청에 계속 구속기간을 날로 계산하라고 지침을 내렸다.

"그러니까 오직 윤석열 대통령 한사람에게만 적용되는 해괴한 법해석이자 법적용이라는 소리가 나오는 거다. 검찰 입장은 즉시항고는 위헌 소지가 있다는 건데, 그러면 보통항고라도 하면 된다. 일단은 풀어줬고, 보통항고를 해서 그냥 법리만 판단을 받는 거다. 만약 구속취소가 잘못됐다고 상급법원에서 판단한다면 재수감을 할 것이다."

"본안에서 다투겠다? 그냥 하기 싫다는 것"

"그동안 무슨 일이 있으면 평검사회의, 부장검사회의, 지검장회의, 막 떠들던 검사들이 왜 다들 이렇게 가만히 있는지 모르겠다. 지금 얼마나 모순적인 행위를 하고 있는데." 신이철 교수는 일련의 검찰 행위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었다. 사진은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 지하주차장에서 차가 나오는 모습이다. ⓒ 이정민

- 대검은 즉시항고 대상은 보통항고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예를 들어보자. 지하철에 경로석이 있다. 그런데 한 할아버지가 경로석에 앉지 않고 일반석에 앉았다. 그렇다고 젊은이가 '할아버지, 이런 식으로 살면 안됩니다' 이렇게 말 할 수 있는가. 노인을 위해 특별히 자리를 마련해 뒀지만, 그 자리 말고 일반석에 앉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즉,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고 되어 있을 뿐이지 보통항고가 배제되는 게 아니다.

더군다나 검찰은 즉시항고 조항이 있음에도 위헌이라서 못한다는 거 아닌가. 그러면 더더욱 보통항고는 할 수 있어야 한다. 즉시항고는 규정이 있어도 위헌이라서 못한다, 그런데 즉시항고 규정을 뒀기 때문에 일반항고도 못한다, 이건 궤변이다. 그러면서 본안에서 다퉈보겠다? 본안에서 뭘 어떻게 다툰다는 건지 알려줬으면 좋겠다. 본안은 유무죄를 따지는 거고, 이런 걸 다투는 방법이 항고다. 본안에서 다툰다는 것은, 그냥 하기 싫다는 거다. 아무것도 안 하겠다고 하면 비난받을까봐 그냥 하는 말이다."

- 즉시항고 기한이 오늘(14일) 밤 자정까지인데, 보통항고도 기한이 있나.

"없다. 소의 실익이 없을 때가 아니면 보통항고는 기간 제한이 없다."

- 윤 대통령 구속취소 건을 보통항고라도 해야 한다고 보는가.

"그렇다. 왜냐하면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 기간을 시간으로 계산해서 빼는 새로운 해석이 나왔는데, 또 체포적부심 기간을 포함시켜버렸는데, 대검은 계속 일로 계산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실무에 있는 사람들은 뭘 어쩌라는 건가. 지금까지 했던 게 다 불법이 될 수도 있는데. 지나간 거는 그렇다 치고, 앞으로는 어떻게 하라는 건가."

- 대검은 '계속 날로 계산을 하는데, 시간도 계산해서, 알아서 안전하게 눈치껏 해라, 공식적인 건 날이다' 뭐 이런 걸로 보이는데.

"그러니까 얼마나 웃기는 상황인가. 도대체 날로 하라는 거냐, 시간으로 하라는 거냐. 좋다. 검찰은 그렇다 치고, 그럼 경찰은 어떻게 하는가. 구속했을 때 날로 하나? 시간으로 하나? 수사는 검찰만 하는 게 아니다. 이런 혼란이 있을 때 바로잡는 제도가 항고다. 확인을 받아봐야 되는 거 아닌가. 그래야 모든 수사기관이 일률적으로 갈 수 있다."

- 항고를 통해 만약 시간 기준으로 확립되면, 피의자 인권 측면에서는 큰 진전이 될 수 있다.

"검찰이 늘 떠드는 것이 인권옹호기관 아닌가. 이번 기회에 시간으로 정립되면 인권을 더 보장하는 것이지 않나. 그런데 왜 그렇게 안하고 윤 대통령 풀어주자마자 다시 날로 계산을 뽑냐 이 말이다. 그동안 무슨 일이 있으면 평검사회의, 부장검사회의, 지검장회의, 막 떠들던 검사들이 왜 다들 이렇게 가만히 있는지 모르겠다. 지금 얼마나 모순적인 행위를 하고 있는데."

- 이번 사안은 즉시항고 기간이 지나도 보통항고라도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물론이다. 해야한다. 대법원까지 판단을 받아봐야 한다."

▲오직 한사람만을 위한 계산법법원의 구속취소 결정과 검찰의 즉시항고 포기로 지난 8일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서 차에서 내려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풀려난 문은, 그 즉시 다시 닫혔다. ⓒ 연합뉴스

인터뷰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형사소송법 조항

- 제201조의2(구속영장 청구와 피의자 심문) ⑦ 피의자심문을 하는 경우 법원이 구속영장청구서·수사 관계 서류 및 증거물을 접수한 부터 구속영장을 발부하여 검찰청에 반환한 까지의 기간은... 구속기간에 산입하지 아니한다.

- 제202조(사법경찰관의 구속기간) 사법경찰관이 피의자를 구속한 때에는 10일 이내에 피의자를 검사에게 인치하지 아니하면 석방하여야 한다.

- 제203조(검사의 구속기간) 검사가 피의자를 구속한 때 또는 사법경찰관으로부터 피의자의 인치를 받은 때에는 10일 이내에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하면 석방하여야 한다.

- 제203조의2(구속기간에의 산입) 피의자가... 체포 또는 구인된 경우에는... 구속기간은 피의자를 체포 또는 구인한 날부터 기산한다.

- 제214조의2(체포와 구속의 적부심사) ⑬ 법원이 수사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접수한 부터 결정 후 검찰청에 반환된 까지의 기간은... 구속기간에 산입하지 아니한다.

▣ 제보를 받습니다

오마이뉴스가 12.3 윤석열 내란사태와 관련한 제보를 받습니다. 내란 계획과 실행을 목격한 분들의 증언을 기다립니다.(https://omn.kr/jebo)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되며, 제보 내용은 내란사태의 진실을 밝히는 데만 사용됩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윤석열#심우정#구속기간#구속취소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尹 탄핵 심판 선고 초읽기에 위기감 고조…"반드시 승복하라" 요청 쇄도

안철수 "폭력 사태 반드시 막아야…尹, 진정성 있는 승복 메시지 내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만일의 사태를 우려하는 위기감이 고조하고 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은 물론 여야 양측에 헌법재판소 결정에 반드시 승복하라는 요청이 줄을 이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16일 페이스북에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자칫 내전과 유혈 사태의 도화선이 돼 대한민국을 뒤흔들 수 있다는 위기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며 "폭력 사태만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특히 윤 대통령을 향해 "어떤 결과든 따르겠다는 진정성 있는 대통령의 승복 메시지는 국가 혼란과 소요사태를 막을 수 있는 큰 울림이 될 것"이라며 "대통령께서는 국가 지도자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재차 "대한민국의 국가원수로서 탄핵 찬반 양측 국민 모두를 위로하고 다독여 달라. 그것이 대통령이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의원도 이날 민방 공동 기획 토론 프로그램 <국민맞수>에서 "인용이냐 기각이냐에 대한 본인의 의견과 희망을 얘기할 수는 있지만 헌재 결론에 대해서는 무조건 따라야 한다"며 "헌재 결정이 어떻게 나오든 이거는 100% 수용해야 하는 거고 여기엔 여야가 따로 없고 어느 진영을 지지하든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최근 여론 분위기를 두고 "(헌재 결정에) 불복할 옵션이 있는 것처럼 국민들이 오해할 수 있다. 헌재 결정을 불수용하거나 불복할 방법은 없다"고 지적했다. 전광훈 목사 등 일부 극우세력이 이른바 '국민저항권'을 운운하며 헌재를 위협하는 현 분위기를 우려한 지적으로 해석된다.

 

김 의원은 "헌재 결정이 어떻게 나오든 백퍼센트 수용해야 한다"며 "여기에는 여야가 따로 없고 어느 진영을 지지하더라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이 토론에 함께 출연한 윤희석 국민의힘 전 선임대변인도 "여론이 완전히 갈라져서 헌재 결정이 내 생각과 다르면 수용하지 않겠다는 답변이 40퍼센트를 넘는다. 굉장히 충격적"이라며 "정치권 전체가 헌재 결정 이후 국민 통합을 기할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두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미 이재명 대표와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헌재 결정에) 승복 의사를 밝혔다"며 "(둘이) 나라와 국민을 위해 최대한 빨리 (헌재 결정 후 승복 기자회견을) 실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요청했다.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서 차에서 내려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대희

독자 여러분의 제보는 소중합니다. eday@pressian.com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망상 깨부수는 미국판 '계몽령' 드라마 '제로 데이'



  • 오동진 영화이야기

 

  • 입력 2025.03.16 11:00

  • 수정 2025.03.16 11:16

  • 댓글 0

한국의 12.3 내란 데자뷰, 넷플릭스 6부작

오동진 영화 평론가

조지 멀린(로버트 드 니로)은 전직 대통령이다. 뉴욕 허드슨의 사저에서 회고록 집필을 준비 중이다. 늙고, 당연히 아날로그여서 자신의 정치담과 행적, 기억들은 죄다 몰스킨 노트에 손글씨로 적혀 있다. 아니면 지금은 거의 미국 같은 나라에서만 쓰는 카세트 테이프에 녹음돼 있다. 그는 매일 아침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고지혈증약인 리피토(Liptor)를 먹고(이 약을 먹는 장면이 나중에 중요해진다) 개인 풀에서 수영을 한 후에 애정하는 리트리버 강아지 델과 조깅을 한다.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단 1분 간의 사고로 평화로운 일상 깨져버린 전직 대통령

그는 존경받는 대통령이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아니 사실은 매우 개인적인 이유 때문에 재선 가도에서 스스로 중도하차 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그렇게나 아꼈던 아들이 약물 과용으로 죽었거나 자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지막 회인 6회쯤 갔을 때는 개인적으로 엄청난 비밀을 가지고 있음이 드러난다. 그건 마치 프랑스의 미테랑이 ‘저질렀던’ 일과도 같은 것이다. 미테랑은 대통령 직을 떠나지 않았지만 드라마 속 대통령 멀린은 그 비밀을 간직하기 위해 권력을 포기한 셈이 된다.) 딸 알렉산드라, 애칭으로 알렉스(리지 카플린)는 뉴욕 주의 한 지역구 하원의원이다. 멀린의 아내 실라(조안 알렌)는 연방법원 대법관 임명을 앞두고 청문회를 준비 중이지만 하원의장인 리처드 드라이어(매튜 모딘)때문에 난항이 예상된다.

 

이런저런 갈등과 문제는 있지만 그래도 평화로운 일상이었다. 회고록 출판사에서는 그에게 고스트 라이터(대필 작가)를 보내 원고에 속도를 낼 요량이다. 하지만 멀린은 대필을 거부한다. 이 작가는 시내로 돌아가는 길에 엄청난 사고를 당해 그 자리에서 사망한다. 넷플릭스 6부작 드라마 ‘제로 데이’의 모든 시작은 바로 이 지점 부터이다. 일명 제로 데이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미국 전역에 1분 간 모든 접속망, 네트워크가 끊어졌다. 누군가가 사이버 테러를 벌인 것이다. 이 단 1분 간으로 교통 신호등이 망가지고 관제탑의 통신 라인이 끊겼으며 고속철도의 송수신이 망가졌다. 곳곳에서 사고가 터져 단 1분 만에 3402명이 사망했다. 금융 네트워크도 엉망이 된다. 방송 통신도 먹통이 된다. 사람들은 아무 것도 검색할 수가 없게 되고 세상은 깜깜이가 됐다가 다시 켜졌다.

 

사이버 테러 막기 위해 전 대통령에게 주어진 막강한 권력

사이버 테러리스트들은 그 와중에 2차 공격을 예고한다. 미국은 패닉에 빠진다. 현직인 흑인여성 대통령 에블린 미첼(앤젤라 바셋)은 국민통합형 지도자가 나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조지 멀린이 적격이라고 생각한다. 특별 보좌관이었던 로저 칼슨(제시 플레먼스)에게 지시해 멀린을 설득한다. 멀린은 미첼의 요청을 수락하고 이른바 ‘제로 데이 위원회’의 수장 직을 시작한다. 하루빨리 테러리스트를 잡아 들여 사태를 해결하라는 취지로 무소불위의 권한이 주어진다. (그러나 이것 역시 나중에 문제가 된다. 그건 마치 조지 부시가 2001년 테러로 인한 대 참사 이후 애국법(Patriot Act)을 만들어 테러로 의심되는 사람을 영장없이 체포 구금하게 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늘 권력이 비대해지면 문제가 발생하고 조지 멀린도 중간에 그 같은 실수를 범한다.)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제로 데이란 말은 디지털 학술 용어이다. 파악되지 않은 소프트웨어의 취약점을 공격하는 사이버 침해를 의미한다. 원래 사이버 네트워크는 하나로 통일하거나 지나치게 표준화하면 한 번에 무력화 될 우려가 크기 때문에 소프트웨어를 다양화한다. 그런데 그 다양한 소프트웨어 중에 별로 중요하지 않은 요소를 찾아 공격함으로써 어디서 누가 어떻게 했는지를 알 수 없게 만드는 것을 말한다. 멀린의 ‘제로 데이 위원회’는 그 파악되지 않는 테러단의 실체를 추적한다. 그 과정에서 온갖 정치적 음모가 자행된다. 하원의장 드라이어는 대놓고 멀린의 자리를 노린다. 현직 대통령보다 더 한 권한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첼 대통령은 국민 여론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하기 위해 ‘어쨌든’ 공격 대상이 필요하다. 그녀는 러시아를 공격하려 한다. 빅 테크 기업의 CEO 모니카 키더(가비 호프먼)는 멀린의 위원회가 무능한 것은 전 대통령의 정신 상태가 의심스럽기 때문이라고 공격한다. (멀린은 치매와 환각 증세가 의심되는 중이다. 그가 먹는 약이 그래서 중요해진다.) CEO 키더는 온갖 정보를 쥐고 있다. 정치평론 유튜버로 오직 조회수와 수익금을 위해 수많은 악소문과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있는 에반 그린(댄 스티븐스)은 누군가로부터 정보 조작을 위한 사주를 받고 그쪽과의 야합을 서슴지 않는 중이다. 국가 비상사태이지만 정치와 나라는 사분오열에 더해 팔분십열까지 일으키는 중이다.

 

“사람이 죽을 수 있다는 걸 몰랐던 단 1분짜리 경고, 그게 죄인가?”

놀라운 것은, 멀린이 겨우겨우 실체에 접근했을 때 그 핵심인사로부터 듣게 되는 말이다. 정말 생각하기도 싫지만 이 진술은 지금 한국 내란 세력의 우두머리 윤석열의 말을 집약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현실과는 다르게 드라마 대사인 만큼 좀 더 지식인스러운 톤이긴 하다. 그 대사를 정리하면 이렇다.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우리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누군가 제안했다. 사람들에게 겁을 줄 수가 있다. 1분이면 우리가 얼마나 취약하고 연약한지 일깨울 수 있다고 했다. 1분의 경고면 된다고. 그건 말이 된다, 정말 말이 된다고 생각했다. 정말 중요한 게 뭔지를 사람들이 깨닫는다면 모든 소음, 헛소리, 거짓말을 듣지 않게 될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서로의 말을 들을 수 있게 된다. 그래서 그 일이 일어나도록 놔뒀다. 하지만 누가 죽을 줄은 몰랐다.”

 

(멀린이 중간에 말한다) “그래서 모두가 한패가 됐군?”

“그랬다. 그런데 생각해 보라. 이 나라가 마지막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이 언제인가. 우리는 18개월 동안 단 하나의 법안도 통과시키지 못했다.”

 

(다시 멀린의 중간 대답) “그렇다고 그건 해결책이 될 수 없어.”

“우리는 당신과 달리 모험을 했다. 상황을 개선하려 했다. 당신은 당신의 손에 피와 오명을 안 묻히려고만 했다. 그러나 지금은 안다. (그때는 그게 옳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잘못됐다는 것을 안다.”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조지 멀린은 위원회의 최종 보고서를 만들며 테러 일당들, 사실은 평소 멀쩡하게 같이 국정을 운영하고, 나라를 걱정했던 사람들을 반역죄, 내란죄로 고발한다. 그가 그렇게 하기까지 여기저기서 정치적 타협을 하라고 종용하고 충고한다. 하지만 그의 최종 결정은 올바른 쪽이다. 비록 천륜을 어기는 일일지라도.

 

타협하지 말고 정치적 올바름 실현하라는 영화의 메시지

할리우드 드라마답게 결말과 결론이 다소 환상적이다. 현실은 아마도 타협을 했을 것이며, 비밀의 핵심과 실체는 베일에 가려진 채 놔뒀을 가능성이 많다. 흔히들 말하듯이 역사에 맡긴다면서. 그러나 6부작 드라마 ‘제로 데이’가 가져가려 했던 가치의 목표는 역설적으로 그렇지 못한 미국의 현실, 혹은 한국과 같은 현실에서 대중들이 허구의 얘기나마 정치적 올바름이 실현되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은 그런 얘기를 보여주는 것조차 어려운 시대임을 강조하려 한 건 아닐까?

 

그 시청의 쾌감을 갖게 하는 것이야말로 어쩌면 미국 사회를 바꾸고 세계의 극단주의자들, 한국에서처럼 확신에 가득차 국가 폭력을 동원하는 자들을 교화하는 첫 단계가 될 수 있음을 고려했을 것이다. 예측컨대 아마도 이 드라마의 결론을 두고 제작진, 감독과 대본 작가, 심지어 배우들 간에도 상당한 난상토론이 벌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 조지 멀린은 마치 문재인 같은 느낌을 준다. 멀린 역시 도덕적 완결성을 위해 노력했지만 개인적인 흠결도 많았으며, 심지어 오판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의 비서실장 발레리 화이트홀(코니 브린튼)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 특별 보좌관 로저 칼슨은 이전에 마약 문제가 있었고 검은 세력에게 빚이 있으며 그것 때문에 늘 곤경에 처한다. 로저 칼슨이야말로 조지 멀린을 가장 먼저 배신할 수 있는 인물이다. 게다가 그는 멀린의 딸 알렉스와 애인 관계이다.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한국인들은 장광설로 떠들지 않고 듣고 적는 대통령을 원하지

이 복잡한 인물 계보를 뚫고 이야기를 끌어가는 데에 있어 드라마 ‘제로 데이’는 중간에 길을 잃기도 한다. 다소 버거워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소재와 주제가 주는 무거움 때문에 시선을 놓치지 않게 한다. 국민을 ‘계몽하기’ 위해 한국의 대통령과 일부 정치군인들은 야합을 통해 쿠데타를 일으켰고, 그 본보기의 카드를 미국의 트럼프가 만지작거리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불안은 영혼을 잠식시킨다. 그 전에 영화와 드라마, 연극과 공연, 미술과 음악은 사람들에게 불안의 전조, 그 배경과 원인을 알리고 경계시켜 준다. 그 ‘성의’를 눈치 채느냐 못 채느냐는 철저하게 보는 사람 몫이다. 적어도 ‘제로 데이’는 국민 우민화가 가장 큰 문제라고 보고 있다. 그걸 귀담아 듣게 만든다.

 

이 드라마에서 가장 좋은 점은 조지 멀린이 늘 사람들의 말을 듣는다는 것이다. 그는 말하기보다는 듣고 또 듣는다. 그리고 몰스킨 노트에 자신의 생각을 적는다. 멀린의 듣는 모습이 그렇게나 좋게 보이는 것은 한국 시청자만이 느끼는 대목일 수도 있겠다. 한국의 대통령, 파면 직전의 대통령은 늘 혼자서 1시간을 떠들었다지. 지도자는 말하기보다 듣기에 능한 사람이어야 한다. 그런 사람이 돼야 한다. ‘제로 데이’가 우리에게 전하려는 메시지 중 하나다.



저작권자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응원봉 들고 광화문 가득 메운 시민들"일상 돌아가고 싶다...헌재, 이젠 탄핵해야"

▲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앞에서 열린 ‘100만 시민총집중의 날 - 윤석열 즉각퇴진! 사회대개혁! 15차 범시민대행진’에 참석한 야당과 윤석열퇴진비상행동 소속 단체 및 시민들이 깃발, 응원봉 등을 흔들며 헌법재판소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 권우성

"이번 주 내내 스트레스받고 힘들었는데 이렇게 나오니까 힐링 돼요. 저 말고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다 같이 걱정하고 있었구나… 그래도 다들 웃고 있구나. 안심이 됐어요. 이제는 정말 빨리 끝났으면 좋겠어요." - (김아무개씨·40·남성)

서울 경복궁 일대가 윤석열 대통령의 조속한 파면을 촉구하는 시민들로 가득 찼다.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사거리부터 안국동 사거리까지 1킬로미터가 넘는 10차선 도로가 인산인해였다.

▲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앞에서 열린 ‘100만 시민총집중의 날 - 윤석열 즉각퇴진! 사회대개혁! 15차 범시민대행진’에 참석한 야당과 윤석열퇴진비상행동 소속 단체 및 시민들이 깃발, 응원봉 등을 흔들며 헌법재판소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 권우성

주요 도로에 앉을자리를 찾지 못한 시민들이 경복궁 돌담과 인사동길, 송현광장 담벼락에 줄지어 기대 서서 "윤석열을 파면하라"를 외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차도와 보도블록을 구분하는 턱에 자리를 깔고 앉은 사람들 사이에 빈틈이 없을 정도였다.

시민들은 '내란수괴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 '내란종식 민주수호', '내란동조 국민의힘 해체하라', '윤석열 파면처벌'이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헌법재판소가 있는 안국동 방향으로 행진했다. 다음 주 헌재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예상되면서 응원봉을 든 시민들이 다시금 광장에 모인 것이다.

되살아난 응원봉 물결... 석방에 뿔난 시민들 "일상 돌아가고 싶다"

ⓒ 유성호

▲ 수많은 시민들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십자각 앞에서 열린 ‘야 5당 공동 비상시국 대응을 위한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 수많은 시민들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십자각 앞에서 열린 ‘야 5당 공동 비상시국 대응을 위한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앞에서 열린 ‘100만 시민총집중의 날 - 윤석열 즉각퇴진! 사회대개혁! 15차 범시민대행진’에 참석한 야당과 윤석열퇴진비상행동 소속 단체 및 시민들이 깃발, 응원봉 등을 흔들며 헌법재판소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 권우성

해 저무는 경복궁 앞에 모인 시민들이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를 부르고 형형색색의 응원봉을 흔들자 전야제 같은 분위기가 되기도 했지만, 시민들은 최근 윤 대통령을 석방한 검찰과 법원에 강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었다.

경기도 남양주에서 온 정아무개(31·여성)씨는 "윤석열이 웃으면서 구치소에서 나오는 걸 보고 열불이 나서 일주일 내내 광화문 집회에 나왔다"라며 "이번 주에 탄핵선고가 될 거라고 해서 하루하루 '오늘인가? 오늘인가?' 기다렸는데, 결국 다 지나가 버려서 정말 울화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서울 강동구에서 온 김아무개(57·남성)씨는 "윤석열이 내란을 한 걸 전 국민이 다 봤는데, 다 서울대 나왔다는 놈들이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건지 모르겠다"라며 "박근혜 탄핵 때도 그렇고, 결국 나라를 앞으로 끌고 나가는 건 민초들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씁쓸하고 슬프고 답답하다"고 했다.

▲ 수많은 시민들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십자각 앞에서 열린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15차 범시민대행진’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 수많은 시민들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십자각 앞에서 열린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15차 범시민대행진’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 수많은 시민들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십자각 앞에서 열린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15차 범시민대행진’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전국에서 상경한 대학생들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앞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15차 대학생 시국대회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했다. 이날 이들은 “윤석열은 내란 현행범이다. 12월 3일, 군용헬기와 무장 군인들이 국회를 침탈한 것을 국민 모두가 보았다”며 “만장일치로 파면선고를 하고 내란죄로 처벌하지 않으면, 공화정이 유지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헌재의 고심이 길어질 이유 또한 전혀 없다”며 “헌재는 좌고우면하지 말라”고 신속한 파면을 촉구했다. ⓒ 유성호

대학생인 김아무개(여성)씨는 집회 무대 위에 올라 "사법부가 겁도 없이 윤석열을 탈옥시켰다"라며 "12.3 비상계엄 후 우리들은 1년의 4분의 1을 거리에서 보냈는데, 헌재는 무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집회 곳곳에서 '검찰 꺼져', '윤석열 검찰, 부끄럽지도 않냐?' 같은 팻말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앞서 지난 8일 검찰은 법원의 윤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에 즉시항고 하지 않은 채 윤 대통령을 그대로 석방했다. 지난 12일 국회에 출석한 법원행정처장 천대엽 대법관이 14일까지 검찰이 즉시항고 할 수 있는 기간이 남아있고, 상급심 판단이 필요하다는 해석을 내놨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전날 끝내 윤 대통령 구속취소에 대한 즉시항고를 하지 않고 시한을 넘겼다.

92일, 역대 최장 대통령 탄핵심판… "답답하다"

▲ 수많은 시민들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십자각 앞에서 열린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15차 범시민대행진’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 수많은 시민들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십자각 앞에서 열린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15차 범시민대행진’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집회 주최 측은 선언문을 내고 "헌재 재판관들은 자신이 어떠한 지위에 있는지 똑똑히 기억하라"라며 "고통 받고 있는 주권자 시민들의 얼굴을 바라보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우리는 단 하루도, 아니 단 한 시간도 더 기다릴 수 없다"라며 "당장 윤석열을 파면하고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세상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은 이미 역대 대통령 탄핵심판 중 최장 기록을 넘어선 상태다. 지난해 12월 14일 국회에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뒤 이날로 92일째를 맞았다.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탄핵소추 63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91일 만에 헌재의 결정이 나왔다.

같은 시각 불과 200~300미티 떨어진 광화문 광장 쪽에선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대규모 탄핵 반대 집회가 벌어졌지만, 경찰이 겹겹이 쌓은 차벽으로 인해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앞에서 열린 ‘100만 시민총집중의 날 - 윤석열 즉각퇴진! 사회대개혁! 15차 범시민대행진’에 참석한 야당과 윤석열퇴진비상행동 소속 단체 및 시민들이 깃발, 응원봉 등을 흔들며 헌법재판소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 권우성

[관련 기사]

"입장 변함 없다" 끝까지 항고 안 한다는 대검 https://omn.kr/2ckjx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윤석열#검찰#탄핵#헌재#선고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윤석열 구속취소 결정, 사법부 독립성 뛰어넘는 행위

관저 앞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는 윤석열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서 차에서 내려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의 윤석열 대통령 구속취소결정과 다음날 이어진 검찰의 즉시항고 포기를 향한 시민사회와 언론의 비판이 거세다. 특히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과 야권 의원 등은 상세한 도표까지 만들어 적극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다만 이에 대한 추가적 설명이 필요하다고 보기에, 이 글을 통해 구속취소결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려고 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결정의 문제점

먼저 구속취소결정과 관련된 중요한 다섯 가지 사건을 타임라인으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1. 체포시간: 1월 15일 오전 10시 33분

2. 구속시간: 1월 19일 오전 2시 53분 (서부지방법원 폭동사태 발생)

3. 체포적부심사 소요시간: 10시간 32분

(1월 16일 오후 2시 3분 ~ 1월 17일 0시 35분)

4. 구속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 소요시간: 33시간 7분

(1월 17일 오후 5시 46분 ~ 1월 19일 오전 2시 53분)

5. 기소시간: 1월 26일 오후 6시 52분

ⓒ 이은영

형사소송법은 기간계산의 대원칙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에 따르면 구속기간의 초일은 1일(하루)로 계산하도록 함으로써 구속기간은 일수(날수)로 계산한다는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다만 초일만 일수로 계산하라는 것인지, 구속기간에 산입되지 않는 ① 체포적부심사나 ② 구속적부심사 또는 ③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실질심사) 소요기간도 일수로 계산하라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해석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제66조(기간의 계산) ① 기간의 계산에 관하여는 시(時)로 계산하는 것은 즉시(卽時)부터 기산하고 일(日), 월(月) 또는 연(年)으로 계산하는 것은 초일을 산입하지 아니한다. 다만, 시효(時效)와 구속기간의 초일은 시간을 계산하지 아니하고 1일로 산정한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1월 15일 오전 10시 33분 대통령을 관저에서 체포했다. 체포한 피의자를 구속하려면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

"제200조의2(영장에 의한 체포) ①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정당한 이유없이 제200조의 규정에 의한 출석요구에 응하지 아니하거나 응하지 아니할 우려가 있는 때에는 검사는 관할 지방법원판사에게 청구하여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피의자를 체포할 수 있고, 사법경찰관은 검사에게 신청하여 검사의 청구로 관할 지방법원판사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피의자를 체포할 수 있다. 다만, 다액 5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해당하는 사건에 관하여는 피의자가 일정한 주거가 없는 경우 또는 정당한 이유 없이 제200조의 규정에 의한 출석요구에 응하지 아니한 경우에 한한다.

⑤ 체포한 피의자를 구속하고자 할 때에는 체포한 때부터 48시간 이내에 제201조의 규정에 의하여 구속영장을 청구하여야 하고, 그 기간 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피의자를 즉시 석방하여야 한다."

이처럼 체포기간은 48시간으로 제한되어 있으며 체포적부심사에 소요된 기간을 시수로 계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청구한 체포적부심사는 1월 16일 오후 2시 3분부터 1월 17일 0시 35분까지로 10시간 32분이 소요되었다.

체포된 피의자를 구속하기 위해서는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법원은 구속영장을 발부하기 전에 피의자를 심문해야만 한다(구속 전 피의자 심문: 구속영장실질심사).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종료해야 하는 시점과 구속기간에 산입하지 않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소요기간'이 모두 날수로 규정되어 있다.

"제201조의2(구속영장 청구와 피의자 심문) ① 제200조의2, 제200조의3 또는 제212조에 따라 체포된 피의자에 대하여 구속영장을 청구받은 판사는 지체 없이 피의자를 심문하여야 한다. 이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구속영장이 청구된 날의 다음날까지 심문하여야 한다.

⑦ 피의자심문을 하는 경우 법원이 구속영장청구서, 수사 관계 서류 및 증거물을 접수한 날부터 구속영장을 발부하여 검찰청에 반환한 날까지의 기간은 제202조 및 제203조의 적용에 있어서 그 구속기간에 산입하지 아니한다."

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피의자를 구속한 검사는 최장 10일까지 피의자를 구속할 수 있다. 검사가 피의자를 구속할 수 있는 기간인 10일의 기산점은 피의자를 체포한 시점이 된다. 윤석열 대통령을 관저에서 체포한 1월 15일이 구속기간의 초일로 계산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1월 24일이 구속기간 만료일이 된다.

"제203조(검사의 구속기간) 검사가 피의자를 구속한 때 또는 사법경찰관으로부터 피의자의 인치를 받은 때에는 10일 이내에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하면 석방하여야 한다.

제203조의2(구속기간에의 산입) 피의자가 제200조의2, 제200조의3, 제201조의2 제2항 또는 제212조의 규정에 의하여 체포 또는 구인된 경우에는 제202조 또는 제203조의 구속기간은 피의자를 체포 또는 구인한 날부터 기산한다."

앞서 구속기간의 계산에서 초일뿐만 아니라 나머지도 날수(일수)로 계산해야 하는 근거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소요기간'이 날수로 계산되어 구속기간에 산입되지 않는다는 점을 제시했다. 이처럼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소요기간은 구속기간에서 제외되는데 체포된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1월 17일 오후 5시 46분부터 1월 19일 오전 2시 53분까지 진행되어 날수로는 3일(17일, 18일, 19일), 시수로는 총 33시간 7분이 소요되었다.

구속기간의 초일뿐만 아니라 구속기간에 산입되지 않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소요기간'까지도 날수로 계산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깨면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는 구속만료시한을 1월 26일 오전 9시 7분이라고 설시했다. 본래 구속만료시점인 1월 24일 자정(1월 25일 0시)부터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소요시간인 33시간 7분(하루 더하기 9시간 7분)을 추가하여 계산한 것이다.

문제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소요된 시간뿐만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되기 전에 체포 상태에서 청구한 체포적부심사에 소요된 시간도 구속기간에 산입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법원의 영장에 따라 체포되거나 구속된 피의자는 체포적부심사나 구속적부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 체포적부심사나 구속적부심사는 법원의 체포결정이나 구속결정에 관한 적법성에 대하여 다른 법원에서 한 번 더 확인하는 절차로 이해할 수 있다.

"제214조의2(체포와 구속의 적부심사) ① 체포되거나 구속된 피의자 또는 그 변호인, 법정대리인,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나 가족, 동거인 또는 고용주는 관할법원에 체포 또는 구속의 적부심사(適否審査)를 청구할 수 있다.

⑬ 법원이 수사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접수한 때부터 결정 후 검찰청에 반환된 때까지의 기간은 제200조의2 제5항(제213조의2에 따라 준용되는 경우를 포함한다) 및 제200조의4 제1항을 적용할 때에는 그 제한기간에 산입하지 아니하고, 제202조, 제203조 및 제205조를 적용할 때에는 그 구속기간에 산입하지 아니한다."

분명한 것은 체포적부심사나 구속적부심사에 소요된 시간, 그러니까 체포적부심사나 구속적부심사를 위하여 검찰의 수사 관련 서류나 증거물이 법원으로 이송되었다가 절차가 끝난 뒤 다시 검찰로 반환되는 시간은 구속기간에 산입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만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실질심사)에 소요된 시간은 날수로 계산된다고 명시되어 있는 반면에 체포적부심사나 구속적부심사는 "때"라는 표현으로 시수로 계산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기고 있다.

다수의 법조인과 언론은 "날"과 "때"를 구분하여 "날"은 '날수'로 "때"는 '시수'로 계산되어야 한다고 해석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해석이 맞다면 구속기간에 산입되지 않는 구속적부심사 소요기간도 시수로 계산되어야 한다는 결론이 도출될 수밖에 없는데 구속기간을 날수로 계산해야 한다는 원칙과 충돌한다.

형사소송법의 "때"는 반드시 날수나 시수로 확정할 수 있는 용어가 아니다. 형사소송법의 "때"는 기간을 계산하는 기산점의 의미로 해석되어야 한다. 따라서 10일로 한정된 구속기간과 관련해서는 날수를 계산하는 기산점(초일)으로, 48시간으로 한정된 체포기간과 관련해서는 시수를 계산하는 기산점으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취소결정과 관련하여 구속기간 만료시한은 본래의 10일이 종료되는 1월 24일 자정에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소요된 시간 33시간 7분은 형사소송법의 명시적 규정에 따라 날수인 3일로 계산되어 추가되어야 한다. 그리고 체포적부심사나 구속적부심사에 소요된 시간을 계산하는 기산점인 "때"로부터 체포적부심사의 경우에는 시수로, 구속적부심사의 경우에는 날수로 계산하여 구속기간에 산입하지 않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렇다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소요된 33시간 7분에다 추가적으로 체포적부심사에 소요된 10시간 32분이 구속기간의 계산에서 연장되어야 한다.

사법기능을 넘어서 입법기능을 수행한 법원

▲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14차 범시민대행진’이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앞에서 윤석열퇴진비상행동 주최로 열렸다. 시민대행진에 참여한 버스에 윤석열 대통령 구속을 취소한 사법부를 규탄하는 내용의 ‘이것이 법치인가? 정의는 무너졌다!’ ‘부끄럽지 않은가! 사법부 규탄한다!’ 구호가 내걸려 있다. ⓒ 권우성

윤석열 대통령 구속기간 만료시한과 관련하여 다양한 계산법을 정리하면 이렇다.

[계산법①]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소요시간을 33시간 7분으로 계산하는 경우 : 구속기간 만료시한 1월 26일 오전 9시 7분(서울중앙지방법원 계산법)

[계산법②]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소요시간은 3일으로 계산하는 경우 : 구속기간 만료시한 1월 27일 자정(1월 28일 0시)

[계산법③]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소요시간을 시간으로 계산한 뒤 체포적부심사 소요시간을 10시간 32분으로 계산하여 추가하는 경우 : 구속기간 만료시한 1월 26일 오후 7시 39분

[계산법④]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소요시간을 날수로 계산한 뒤 체포적부심사 소요시간을 10시간 32분으로 계산하여 추가하는 경우 : 구속기간 만료시한 1월 28일 오전 10시 32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는 구속기간에 산입하지 않는 기간을 오로지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소요기간만 계산하고, 그것도 날수가 아니라 시수로 계산했다(계산법①). 하지만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소요기간은 날수로 계산하는 것이 타당하고(계산법②), 굳이 시수로 계산했다고 해도 체포적부심사 소요시간 10시간 32분을 추가하여 계산해야 했다(계산법③). 물론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소요기간을 날수로 계산한 뒤 체포적부심사 소요기간을 시수로 계산하여 추가하는 것도 가능하다(계산법④).

법원은 사법기관으로 법규범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국가기능(사법기능)을 담당한다. 법원이 사법기능을 넘어서 입법기능을 수행하는 것은 헌법적 원칙인 권력분립원칙을 위반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법원의 구성원인 법관은 형사소송법을 해석하고 적용하면서 특별한 경우(hard case)가 아니라면 입법기관이 결정한 문언의 테두리 안에 머물러 있을 필요가 있다. 아무리 사법의 독립성 원칙을 근거로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할 수 있는 법관도 헌법과 법률에 구속되어야 하기 때문이다(헌법 제103조).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이준일은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입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윤석열대통령구속취소결정#구속기간계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윤석열 파면 요구, 전국적 총력전으로 확산

기자명

전국적으로 번지는 시국선언, "윤석열 즉각 파면하라"

‘파면텐트’로 전국 청년 상경해 농성...평화시국선언

비상행동·범야권, 단식·삭발·도보 행진으로 총력전 돌입

윤석열 파면운동의 확산과 정치적 영향

윤석열의 석방 이후 전국에서 그의 파면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다시 거세지고 있다.

학계, 법조계, 시민사회, 노동계, 청년, 범야권 정치인까지 각계각층이 연이어 시국선언과 집회를 열며 헌법재판소의 조속한 탄핵 인용을 요구하고 있다.

광화문에서는 비상행동을 중심으로 시민들이 텐트 농성과 단식투쟁을 시작했고, 국회 앞에서는 야권 의원들이 삭발과 도보 행진을 감행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초고령사회 노인시민단체 연합 회원들이 14일 오전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윤석열 즉각 퇴진 촉구 릴레이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2025.03.14. ks@newsis.com

 

전국적으로 번지는 시국선언, "윤석열 즉각 파면하라"

특히 시국 선언의 규모는 전 세계적이다. 북미 지역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학자 461명이 "윤석열 대통령을 즉각 파면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대한변호사협회 및 지방변호사회에서 인권이사 및 인권위원을 역임한 변호사 105명도 "헌법 정신에 따라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고 촉구했다.

대학가와 시민사회의 움직임도 가열차다.

부산대, 한국외대, 카이스트, 한양대 학생들도 잇달아 시국선언을 발표하며 “윤석열 탄핵이 지연될수록 민주주의는 위태로워진다”고 주장했고, 참여연대, 영화인, 경북 농민,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잇따라 성명을 내고 윤 대통령의 파면을 요구했다.

▲ 평화주권행동 평화너머 회원들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서십자각 인근에서 2030 청년 대학생과 노동, 시민 평화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2025.03.14. ks@newsis.com

 

‘파면텐트’로 전국 청년 상경해 농성...평화시국선언

이 같은 파고 속에서 ‘평화주권행동 평화너머’도 14일 광화문에서 ‘2030 청년 대학생과 노동, 시민의 평화시국선언’을 발표했다.

평화너머 소속 청년들은 계엄을 선포하기 위해 전쟁을 유도한 윤석열을 규탄하며 외환죄 수사를 촉구하는 한편, 광화문에 '파면 텐트'를 치고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윤석열이 북을 도발하여 국지전을 일으키려던 계획, 오물풍선 원점타격 지시, 대북전단 살포 및 대북확성기 재개, 연평도와 접경지역의 포사격훈련 등 외환혐의에 대해 검찰은 수사를 시작하지도 않았고, 국민의힘 당은 외환죄 수사를 사력을 다해 막아나섰다”며 “계엄위한 전쟁기획 윤석열을 신속히 파면하고 외환죄로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신선애 씨(파면텐트 농성 참가자)는 “윤석열은 내란과 전쟁을 통해 자신을 정당화하려 했다”며 “헌재가 하루라도 빨리 파면해야 민주주의와 평화를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탄핵국회의원연대 소속 의원들이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서십자각 인근 농성장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 촉구 및 헌정수호를 위한 단식농성에 돌입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사회민주당 한창민,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박수현, 진보당 윤종오, 더불어민주당 김준혁, 강득구 의원. 2025.03.11. yesphoto@newsis.com

 

비상행동·범야권, 단식·삭발·도보 행진으로 총력전 돌입

한편 윤석열 대통령의 석방이 결정된 3월 8일 이후, 비상행동과 범야권은 본격적인 총력전에 돌입했다.

비상행동 의장단은 8일부터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9일부터는 ‘긴급비상행동 주간’을 선포, 매일 오후 7시 광화문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고 있다.

12일부터는 시민 릴레이 기자회견을 열며 탄핵 촉구 운동을 확장하고 있는 상태다.

정치권 역시 광장에 보다 적극적으로 결합하는 추세다.

11일 더불어민주당 박홍배, 김문수, 전진숙 의원이 국회 본청 앞에서 삭발식을 진행하며 "내란 수괴 윤석열을 탄핵하라"고 외쳤다.

같은 날 박수현·민형배·강득구·김준혁 민주당 의원, 윤종오 진보당 의원,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대행 등은 광화문광장에서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12일부터는 민주당 의원 전원이 국회부터 광화문까지 도보 행진을 이어가며 윤 대통령의 즉각 파면을 촉구하고 있다.

13일에는 조국혁신당이 ‘삼보일배’ 행진을 진행하며 "헌재가 국민의 뜻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여기서 조국혁신당 김선민 대표 대행은 “삼보일배를 통해 윤석열 파면을 바라는 국민의 염원을 헌법재판소에 전달할 것”이라며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국민의힘은 불출마 선언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수현(왼쪽 다섯 번째) 더불어민주당, 황운하(왼쪽) 조국혁신당, 윤종오(오른쪽 두 번째) 진보당 의원 등 윤석열탄핵국회의원연대 소속 야당 의원들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파면 촉구! 헌정질서 회복!' 단식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2025.03.11.

 

윤석열 파면운동의 확산과 정치적 영향

이러한 시민운동의 확산은 극우 세력을 위축시키고 윤석열의 파면을 기정사실로 만들고 있다.

특히 청년과 대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윤석열의 정책과 행보에 대한 젊은 세대의 강한 반발을 보여주는 동시에, 이들의 정치적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변호사와 학자 등 전문가 집단의 시국선언 역시 윤석열의 행위가 법적, 헌법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그의 파면이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길임을 역설하고 있다.

이처럼 각계각층에서 쏟아져 나오는 시국선언과 시민들의 집회, 농성 등은 윤석열의 즉각적인 파면과 함께 그의 혐의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윤석열 파면을 돌이킬 수 없는 사실로 만들 뿐 아니라,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와 평화를 지키기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