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정세현 "윤석열 정부, 2025년 '제3의 을사늑약' 체결하려나"

"신임 이시바 日 총리, 두 얼굴 가졌다…뉴라이트 둘러싸인 윤석열 정부 우려"

전홍기혜 기자 | 기사입력 2024.10.07. 08:09:35 최종수정 2024.10.07. 08:21:49

"1905년 한국은 일본에 의해 외교권을 빼앗겼다. 우리는 을사늑약이라고 하고, 일본은 을사보호조약이라고 부른다.

그 다음 을사년인 1965년엔 일본으로부터 3억 달러를 식민지배에 대한 배상금, 2억 달러를 차관으로 총 5억 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한일기본조약을 체결하고 국교를 재개하게 됐다. 그 이후 우리가 경제적으로 일본에 예속되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대표적인 것이 소재, 부품 산업을 일본에 의존하는 식의 경제 발전을 했었다.

그 다음 을사년인 2025년엔 한국이 군사적으로 일본 밑으로 들어가는 일이 벌어질 지도 모른다. 일본은 이미 자위대의 해외 출정 이런 문제에 대해 헌법 9조를 고쳐야 하는데 이에 대한 여론이 어느 정도 형성돼 있다. 또 미국이 워낙 밀어붙이는 형국이기 때문에 한미일 삼각동맹을 통해 일본 밑으로 들어가게 될 지도 모른다. 이건 미국 대통령이 트럼프가 되느냐, 해리스가 되느냐와 무관하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한미일 삼각동맹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5일 프레시안의 유튜브 생방송 <강상구 시사콕>에 출연해 윤석열 정부가 자칫 잘못 대응할 경우 2025년 '제3의 을사늑약'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정 전 장관은 "독도 문제가 핵심 관전 포인트"라고 지적했다. (<강상구의 시사콕> 바로 보기 : https://www.youtube.com/watch?v=CcO0SAjoO8g&t=5222s)

지난 1일 취임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에 대해 한국 언론들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거부하고 일본의 전쟁 책임을 인정하는 등 과거사에 대한 온건한 입장에만 관심을 보이지만, 안보 문제에 있어선 매우 강경한 매파라면서 "두 얼굴을 가졌다"고 정 전 장관은 강조했다.

"이시바 총리는 일본 자위대의 정규군화에 대해서 상당한 집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동아시아 지역에서 일본의 군사적 지향은 한미일 삼각동맹을 만들어 미국을 끼고, 한국은 밑에 깔고, 그 힘으로 러시아와 중국을 압박해 들어가려는 것이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의 외교, 안보 분야의 참모들이 뉴라이트적 성향을 갖고 일본과 이심동체처럼 움직이려고 한다. 이런 면에서 이시바 총리는 기시다 전 총리보다 어떤 면에선 더 어려운 상대다."

한달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과 관련해 정 전 장관은 "트럼프(공화당 후보)는 김정은을 만날 것처럼 얘기를 했고, 해리스(민주당 후보)는 김정은을 폭군이라고 했다"며 "김정은 입장에선 트럼프가 당선되기를 바랄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록 결렬되기는 했지만 트럼프 재임시 북미정상회담을 가졌던 것처럼 트럼프가 재집권을 하게 되면 미국과 관계에서 어떤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 전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한미동맹의 압도적 대응", "북한 정권 종말의 날" 등을 언급한 것에 대해 "(윤 대통령은) 신기루를 보는 것 같다"며 "미국은 가뜩이나 이스라엘 전쟁 때문에 정신이 없다"며 미국이 북한 문제까지 전쟁으로 비화되는 것은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레시안 유튜브 생방송 <강상구 시사콕>에 출연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오른쪽) ⓒ프레시안(전홍기혜)

전홍기혜 기자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지금, 독일은 왜 철도에 수백억 유로를 투자하고 있나?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4/10/06 10:13
  • 수정일
    2024/10/06 10:1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유럽 철도 기행] ⑧ 기후위기에 대처하는 독일 철도의 자세

김선욱 전국철도노동조합 공공정책팀장 | 기사입력 2024.10.06. 07:01:29

기후학자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6차 대멸종이 이미 시작됐다고 말한다. 2015년 파리에 모인 195개국은 파리기후협정을 통해 지구 평균온도를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1.5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온실가스 배출량은 단계적으로 감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인류는 생존을 위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2019년 대비 43% 줄여야 한다. 그러나 현재 추세라면 이 목표를 달성해도 2040년 전에 1.5도씨 상승은 확실하고 2도씨 상승마저 막기 어렵다. 영국 기상청에 따르면 이미 2023년 6월부터 2024년 5월까지 1년 간의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1.65도 상승했다.

지구 평균 온도가 2도 올라가면 생물다양성의 절반가량이 자칫 사라질 수 있고, 그렇게 될 경우 인류는 멸종할 것이라는 의견에 96%에 달하는 생물학자들이 투표했다고 한다. 예측 수치를 계산해보면 앞으로 호모사피엔스의 멸종까지 100년 가량 남은 셈이다.

▲2024.6.26. 프랑크푸르트 중앙역. 각국의 UEFA 유로 2024 팬들로 북적였다. ⓒ김선욱

독일에서 열린 2024 UEFA 유럽 축구 선수권 대회에 온 유럽의 축구팬들은 독일 철도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며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열차는 지연되거나 취소되기 일쑤였다. 유로 2024 조직위원이자 전 축구선수인 필립 람도 열차 지연으로 중요한 순간을 놓쳤다. 독일의 철도공사인 도이치반(DB)은 팬들에게 사과했지만, 독일 철도는 늘어난 용량을 감당할 수 없었다.

이미 수년 전부터 정시성 하락으로 독일 철도의 신뢰는 추락했는데, 낡은 선로와 인프라 및 극심한 인력부족이 원인이었다. 독일 철도는 교통량 증가를 감당하기 어려워졌고, 병목 구간에서 혼잡이 심화됐다.

이렇게 신뢰가 추락한 독일 철도가 최근 대규모 투자를 통해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개량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독일 전역의 40개 구간, 총 4000킬로미터에 달하는 철도망을 개선하는 작업이다. 독일 연방정부는 이를 위해 2027년까지 270억 유로를 투자하고, 2030년까지 추가로 300억 유로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대규모 투자의 배경은 정시성 하락과 인프라 노후화도 있지만, 나아가 기후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독일의 기후 위기 대응은 도이칠란트 티켓이라고 부르는 49유로 티켓(서울시에서 도입한 기후동행카드가 이를 벤치마킹했다)외에도 전국적인 열차의 규칙적 시간표를 만드는 이른바 '도이칠란트탁트(Deutschlandtakt)'가 핵심이다.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도이칠란트탁트'와 '도이칠란트티켓'

도이칠란트탁트(Deutschlandtakt)는 독일 정부와 철도공사인 도이치반(Deutsche Bahn, DB)이 추진하는 철도 교통 현대화 계획의 핵심 프로젝트다. 스위스의 성공적인 '타임테이블 기획 시스템(Taktfahrplan)에서 영감을 받아, 철도 네트워크 전반에 걸쳐 열차 운행을 정기적이고 예측 가능한 일정으로 운영하려는 구상이다.

도이칠란트탁트는 주요 노선에서 열차가 30분 간격으로 정기적으로 출발하도록 설계한다. 이 시스템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빠르고 편리한 환승을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주요 환승역에서는 열차들이 상호 연계되어 도착하고 출발할 수 있도록 시간표가 조정된다. 이 시스템을 통해 더 많은 승객이 기차를 이용하도록 유도하여, 도로 위의 차량 수를 줄이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소시키는 것이 목표다.

도이칠란트탁트의 구현은 열차시간표만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보다 열차와 인프라의 확대 및 조정이 필요한데, 기존 주어진 인프라 조건에서 열차시간표를 작성해서는 구현이 불가능하다. 먼저 열차시간표를 30분 단위로 출발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그 시간표가 구현될 수 있도록 철도의 인프라를 개선, 확장해야 한다. 이를 위해 도이치반은 4000킬로미터에 달하는 선로 및 신호시스템, 열차의 현대화 뿐 아니라 1,800여개의 기차역을 개량한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독일 교통부는 독일을 넘어 암스테르담이나 코펜하겐까지 이 시각표를 적용할 수 있도록 협의 중이다. EU의 철도 경쟁체제 속에서도 협력이 불가피함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교통분야의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모달시프트로 대표된다. 이산화탄소 배출양이 높은 도로 승용차나 항공기의 수요를 탄소배출량이 압도적으로 낮은 철도로 옮겨오는 모달시프트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철도가 매력적인 수단이 되어야 한다.

도이칠란트티켓이 운임에서의 매력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라면, 도이칠란트탁트는 매끄러운 이동과 환승의 매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이다. 아무리 KTX가 빨라도 원하는 목적지까지 가기 위해 도중역에서 무궁화열차나 버스로 환승하는데, 배차간격이 너무 길거나 열차가 없다면 사람들은 철도 이용을 포기하기 마련이다. 철도망의 확장뿐 아니라 예측가능한 규칙적인 시간표가 없다면, 철도와 버스와 같은 타 공공교통수단 간의 매끄러운 연결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도로에서 철도로의 수요 이전은 불가능하다.

▲독일 철도 및 교통노조인 EVG 간부들과 베를린 DB 본사에서 독일 도이치반(DB)의 경쟁·규제 담당자의 브리핑을 듣고 있다. ⓒ김선욱

독일의 철도 및 교통노조인 EVG는 도이칠란트탁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있어 민간 철도사업자들과의 조율이 힘들다고 말한다. 독일 국내 뿐 아니라 국제노선에서 인기 구간에 들어와 있는 민간사업자들로 인해 선로개량을 위한 투자를 제대로 하기 어렵고, 국경을 넘어갈 때도 그 쪽의 민간사업자들과의 협업이 어렵다고 말한다. 정시성을 포함한 공공성을 담보하기 위한 정책들이 경쟁이라는 다른 원칙과 끊임없이 충돌하고 있는 셈이다.

모달시프트는 철도가 중심이 되겠지만, 철도만의 문제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원하는 목적지까지 이동을 위해서는 보다 철도망이 촘촘하게 확장돼야 하지만, 철로가 닿지 못하는 곳은 버스와 같은 공공교통수단이 원활하게 연계돼야만 한다. 이른바 통합적 공공교통망의 필요성이다. 하지만 철도라는 수단 내에서도(고속철도와 일반철도 간), 철도와 타 교통수단 간(철도와 버스)에서도 한국의 교통망은 분절적이고 파편화돼있다. 원가에도 못 미치는 운임으로 적자와 부채에 허덕이다보니 코레일은 끊임없이 '수익성 증대'의 압박을 받고 있고, 결국 돈이 되는 고속철도 중심의 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다. 그 고속철도마저 경쟁체제를 도입한다고 분리시켜 철도망 활용은 더욱 제한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 와중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교통연구원은 '민자철도관리지원센터'까지 설립해 민자철도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민자사업의 수익 구조는 논외로 하더라도, 독일의 사례처럼 교통부문의 '모달시프트'를 구현하는데 있어 향후 이 민자사업자들이 질곡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독일처럼 정부가 규칙적인 시간표를 작성하고자 할 때 민자사업자가 협의에 쉽게 응할 수 있을까? 전체 철도망의 다이아를 조정하고 시각표를 조정할 경우 민자사업자가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정부가 관철할 수 있을까? 관철하더라도 결국 정부가 그 손실을 떠안을 수밖에 없을텐데 그 비용은 민자사업을 기획하는 단계에서 애시당초 고려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 그 때 가서 기후 위기 재앙 앞에 또다시 비용을 둘러싼 지루한 공방을 벌일 수밖에 없다.

VDV(독일 교통회사 협회)에 따르면 독일에서 도이칠란트티켓(Deutschland-ticket) 도입 이후 2023년 6월부터 8월까지 자동차 사용 감소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80만 톤 감소하고, 티켓 도입 이후 대기 오염 수준이 최대 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된 티켓의 20%는 평소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의 구매였다. 도이칠란트티켓은 전국적으로 시내버스, 지방버스, 트램, 경전철, 지하철, 지역특급, 지역 간 익스프레스, 지역열차, 페리(일부)와 민간철도회사가 운영하는 지역열차에도 사용이 가능하다. 반면 서울시의 기후동행카드의 경우 민자노선인 광역노선 및 신분당선과 GTX는 이용이 불가능하다. 민자로 건설된 노선의 경우 정부와의 계약에 따른 수익 혹은 비용 보전으로 인해 기후동행카드 사용이 가능하더라도 결국 정부의 보전이 불가피하다.

철도보다 도로, 공공보다 민간투자

모달시프트를 위해서는 생태학적 구조 변화를 허용하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다만, 사회-생태적 교통 전환은 철도교통과 지역 대중교통이 여전히 매력적일 경우에만 성공할 수 있다. 승용차를 운전하는 것보다 열차를 이용하는 것이 더 저렴해야 하며, 사람들이 지속가능한 여행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어야 한다.

결국 사회-생태적 모달시프트의 일환으로 정부 차원의 '철도 운송 마스터 플랜'이 필요하다. 철도 운송 마스터 플랜을 통해 생태학적 모달시프트를 위한 전반적인 개념을 제시해야 한다. 나아가 철도 외 다른 교통수단의 미래 역할을 결정하는 '교통 마스터 플랜이 수반돼야만 한다.

그러나 한국은 어떠한가? 내년도 교통부문 예산안을 들여다보면 철도부문은 올해보다 1조원이 감소했고, 도로부문보다 1,980억이 적다. 모달시프트를 위해서는 오스트리아, 스위스, 독일처럼 인프라 지출에 있어 철도가 도로보다 우선돼야만 한다. 한국은 2024년 처음으로 철도예산이 도로예산보다 많았으나, 2025년 다시 도로예산이 철도예산을 능가하게 됐다.

뿐만이 아니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아무런 고민의 흔적이 없다. 이미 건설자본과 금융자본의 먹잇감으로 전락한 민자철도사업의 현실을 외면한 채 민간 재원을 활용해 사회기반시설을 구축하고, 새로운 민간투자사업을 적극 발굴하겠다는 암울한 얘기만 가득하다. 민간의 '창의'를 활용한다고 하지만, 이제껏 민간의 창의는 오직 '수익 증대'와 '손실 회피'에서만 발휘됐다. 민간의 자본을 활용해 철도에 필요한 에너지를 재생에너지 및 친환경에너지로 대체하는 창의성은 발휘될 수 없는가? 인력 중심의 유지보수 업무를 신기술과 첨단장비를 도입하여 안전한 철도환경을 만드는 창의성은 왜 발휘할 수 없는가? 다단계 위수탁 구조를 만들어 이윤을 확보하고 운영 상의 손실 회피에만 적용되는 선택적 창의성인가?

최근 국토교통부가 발주한 '5차 철도산업발전기본계획 수립 연구용역'의 과업지시서에도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모달시프트는 고민조차 보이지 않는다. 2030년까지 수송부문에서 탄소배출량을 37.8%를 줄이겠다고 선언한 지 수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실행방안은 아직까지 전무한 수준이다. 독일에서 실패로 검증된 '수소 열차 도입'에 대한 언급 뿐이다. 이대로 가다간 탄소중립은커녕 6차 대멸종의 파국을 앞당길 수밖에 없다.

김선욱 전국철도노동조합 공공정책팀장 최근글보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기고] 건설노동자가 ‘하늘 감옥’에서 본 여의도 불꽃축제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일원에서 2024 서울세계불꽃축제가 열리고 있다. 2024.10.05. ⓒ뉴시스

 

편집자주

민주노총 건설노조 소속 경기도건설지부 김선정 부지부장과 서울경기북부건설지부 문승진 사무국장이 2일부터 서울 여의도 파천교 부근 광고탑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이른바 ‘건폭몰이’ 노조 탄압으로 현장의 노동조건은 급속히 후퇴했다. ‘똥떼기’라는 중간착취도 극성이고, 노조를 몰아낸 자리를 더 싼 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이주노동자로 채우고 있다. 급기야 건설업계는 임금 협상에서 ‘2만원 삭감안’을 제시했다고 한다. 문승진 사무국장이 여의도 불꽃축제가 열린 밤의 심정을 담은 글을 보내와 싣는다.

 

화려한 불꽃을 볼 수 있을까하는 기대로 63빌딩 쪽을 바라봤지만 그마저도 고층 빌딩 숲에 막혀 보이지 않는다. 아, 이 작은 호사도 허락하지 않는구나. 화면 속 화려한 불꽃을 보면서 아름답다기보다는 서럽다는 생각이 든다. 심지어 오늘은 내 생일이기도 하다.

건설노동자들에게 불꽃축제가 무슨 의미일까? 연일 뉴스에서는 100만 인파가 몰린다고 호들갑이다. 세상이 저 아름답게 터지는 불꽃을 향한 관심 100분의 1만 건설노동자에게 가졌으면 한다. 그러면 여의도 하늘의 광고탑까지 올라올 일은 없지 않았을까. 

잠시 꿈을 꾼 적이 있다. 우리도 여느 사람들처럼 저녁이 있는 삶을, 안전하게 일하고 최소한 사람 대접 받는 세상을 말이다. 현장 형님의 말이 귓가를 맴돈다. “내 노가다 인생에서 휴일수당을 다 받아보고 노조 덕에 별일이다.” 이렇게 한발 한발 앞으로 나가면 언젠가는 남들처럼 자식들과 저녁도 먹고, 휴일날 꽃놀이도 갈 줄 알았다.

하지만 그 꿈은 윤석열 정권의 건설노조 탄압으로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다시 일자리를 찾아 오늘은 이 현장, 내일은 저 현장으로 보따리장수처럼 전국을 떠돌고 있다. 떠돌이여도 일만 있다면 어디든 가겠지만, 현장은 있으나 우리를 써 줄 현장은 없다. 더 낮은 임금으로 외국인 노동자를 불법으로 고용해서 더 많은 착취를 하려는 자본에게 기술자인 우리는 그저 말 많고 귀찮은 존재일 뿐이다.
 

2일부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여의2교(파천교) 부근 광고탑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건설노조 소속 경기도건설지부 김선정 부지부장과 서울경기북부건설지부 문승진 사무국장. ⓒ문승진 페이스북


건설노조가 쫓겨난 현장은 아비귀환의 전쟁통이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그 건물이 살게 될 국민들의 몫이다. 지하주차장 붕괴, 철근 빠진 건물, 비만 오면 물이 새는 아파트 등... 이른바 건폭몰이는 노동자에게도, 국민에게도 위험과 고통을 안긴다는 점이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그러니 연신 솟아올라 터지는 불꽃처럼 윤석열 정권의 탄압은 요란하고 화려할지는 몰라도 금방 사그라들 것이다. 현장의 주인인 건설노동자를 쫓아낼수 있는 세력도, 방법도 세상에 없다. 우리는 반드시 현장으로 돌아갈 것이다.

늘 피곤한 건설노동자에게는 불꽃축제가 아무리 아름다워도 쪽잠보다 못하다. 나는 내일 출근을 하지 못하는 30미터 고공, 하늘 감옥에서 생일 저녁 터지는 불꽃을 축하 폭죽이라 생각할 셈이다. 다음번 축제는 노동자들도 맘 편히 가족들과 즐기게 될 것이라 믿으며.

 

“ 민주노총 건설노조 서울경기북부건설지부 문승진 사무국장 ” 응원하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단독] 한동훈 공격 '70억 여론조사'...실제 지출 내역 따져보니

 
총선 여조 70억, 2030 이미지 1650 만원·트렌드 분석 2750만원 확인...친한 "대외비 유출"
24.10.05 18:29l최종 업데이트 24.10.05 18:29l
   
 <서울의소리>가 공개한 김대남 전 대통령 행정관(비서관 직무대리) 녹취 내용
 <서울의소리>가 공개한 김대남 전 대통령 행정관(비서관 직무대리) 녹취 내용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현 서울보증보험 상근감사위원)의 '한동훈 공격 사주'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70억 여론조사'가 당정 갈등의 핵심으로 떠오른 가운데 여론조사의 실제 규모가 확인됐다.

<서울의소리>가 공개한 녹취록은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둔 지난 7월 10일 통화 내용으로 김 전 행정관이 총선 여론조사의 문제점을 언급하면서 한동훈의 대권조사를 지목했고, 이를 "기업으로 따지면 횡령"이라고 공격한 내용이다.

총선 때 국민의힘이 쓴 여론조사 비용은 약 70억 원이었으며, 녹취록에서 일명 한동훈 대권조사로 추정되는 '2030세대 선호도 조사'에는 1650만 원이 사용됐고, 이외에 '선거 여론지형 및 트렌드 분석' 조사로 2750만 원을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오마이뉴스>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국민의힘과 여의도연구원이 2023년 12월, 2024년 5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각각 제출한 회계보고서를 통해 확인한 내용이다. 2023년 12월 제출은 정기 회계보고서이고, 2024년 5월은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 관련 회계보고서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여의도연구원이 2023년 12월부터 2024년 4월까지 '총선'과 관련 지출한 여론조사 비용은 총 70억5526만 1632원이었다. 2023년 10월 11일 재보궐선거, 당협위원회 평가, 현안조사 등의 이름으로 지출된 여론조사 내역을 모두 합하면 82억 7133만 원이었다.

'2030 선호도 조사'에 한동훈 이미지 조사 포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또한 국민의힘이 지출한 여론조사 비용 70억원 중 한동훈 당시 비상대책위원장 개인의 이미지 조사가 포함된 '2030세대 선호도 조사'는 여의도연구원이 ㈜매트릭스에 의뢰한 여론조사로, 1650만원 비용 지급은 올해 3월 14일자로 처리됐다.

해당 조사에 따라 '2030 청년 대상 한동훈 위원장 호감도&이미지 분석' 보고서가 작성되기도 했다. <매일경제>가 지난 7월 12일 보도한 내용([단독] "젠틀한 그 아저씨, 다가가긴 어려워"...2030에게 한동훈 이미지는 이렇다는데")에 따르면, 해당 보고서는 여의도연구원 빅데이터실이 전국 20~30대 청년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작성했으며 성별 호감도, 지역별 비호감도, 비호감 이유, 인상 분석 등이 포함됐다.

앞서 김 전 행정관은 70억 여론조사 가운데 한동훈 '대권조사'가 2건이라고 했지만, 해당 조사 외에 지출 내역만으로는 명확하게 확인되는 조사는 없었다. 다만 눈에 띄는 것으로 트렌드리서치(주)(실제 사명 '주식회사 트랜드리서치')에 의뢰한 '선거 여론지형 및 트렌드 분석' 조사가 있었는데, 1월 17일자로 2750만 원이 지급됐다.

해당 업체 누리집에서는 '각종 선거 관련 여론조사' '다양한 사회적 이슈에 국민 여론 조사'가 리서치 분야 서비스 중 하나로 소개하고 있으나, 주력은 패션 및 마케팅 관련 조사분석으로 보인다. '한국패션산업 빅데이터' 조사나 '글로벌패션빅데이터'를 보고서 형태로 공개하고 있었다. 해당 업체에 당시 여론조사 관련 내용을 질의했지만 회신을 받지 못했다.

여의도연구원은 <오마이뉴스>의 관련 질의에 산하에 있는 '여론조사실'로 문의해 달라고 답했으나, 안내 받은 번호로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70억 여론조사, 당정 갈등 핵심 ... '친한' "그건 대외비"

한편 <서울의소리>는 김 전 행정관과 통화 내용을 바탕으로 7월 12일 "한동훈 당비 횡령 유용 의혹 제기"라는 제목의 기사를 작성했고, "총선과 상관 없는 대선 후보 선호도를 알아보는 여론조사가 실시됐다"라고 김 전 행정관의 주장을 기사에 담았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보도가 있기 전날인 7월 11일 늦은 오후, MBN이 주관한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자 간 토론회에서 원희룡 후보와 한동훈 후보 사이에 이 내용이 공방 소재로 쓰였다.

이런 이유로 '친한'의 핵심인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과 김종혁 최고위원 등은 방송에 나와 '한동훈 공격 사주' 녹취록 중에서 70억 여론조사와 '한동훈 대권조사'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하고 있다. 총선백서특별위원회에 참여했던 소수만 알고 있는 내용이 김 전 행정관에게 흘러간 배경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

신 전략기획부총장은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총선 당시 저희 당이 여론조사 비용으로 쓴 액수가 70억이 아니라 18억이었다"라며 "그리고 한동훈 대표 관련 개인 이미지 조사가 아니라 2030 정치의식 조사 중에 한 파트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번 딱 하는데 거기에 2000~3000만 원 들어갔다고 제가 확인을 다 했다. 그런데 그것을 이렇게 둔갑을 시키는 거 아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또 "밖으로 유출되면 안 되는 대외비"였다며, 정보 유출의 경로를 의심하기도 했다.

김 최고위원도 4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2030세대 선호도 조사'에 대해 "2월 14일부터 22일 사이에 웹조사와 빅데이터를 혼합해서 한 조사였다"며 "당으로서는 '우리가 2030에 호감을 사기 위해 어떤 전략을 가지고 접근할 것이냐', 그리고 '어떤 지역으로 접근해야 우리가 표를 더 많이 얻을 것이냐'라는 그런 차원에서 한 조사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조사"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도 "전체 (여론조사) 액수는 70억이었는데, 그 중에서 18억 원인가 20억 원인가를 (총선 관련으로) 썼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라며 "그런데 이게 다 대외비였다. 총선백서위원 중에서도 소수의 사람들, 소위원장들 몇 명, 이 정도 외에는 알 수 있는 게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만간 나올 총선백서에도 이번에 불거진 여론조사 논란이 아예 빠졌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그게 만약에 그렇게 심각한 문제면 왜 안 넣겠느냐?"라고 반문했다.

다만, 국민의힘 총선 여론조사 회계보고서를 확인해보면 통신사 안심번호 추출 비용과 지역구 선거 여론조사 비용을 제외한 기타 총선 관련 여론조사 비용 합계는 약 17억 2000만 원이었다.
 
#국민의힘#여의도연구원#정치자금#여론조사#총선백서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건희왕국 박살내자!”…10월 첫 윤석열 퇴진 촛불대행진 열려

특별취재단 | 기사입력 2024/10/05 [19:39]

 

김건희 씨의 여러 의혹이 연일 쏟아지는 가운데 5일 오후 5시 서울시청과 숭례문 사이 대로에서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109차 촛불대행진’이 열렸다.

 

© 이인선 기자

‘건희왕국 박살내자! 대한민국 복원하자!’라는 부제를 달고 촛불행동이 주최한 이날 집회에는 연인원 8,5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참가했다.

 

김지선 서울촛불행동 공동대표가 구호를 선창하며 집회를 시작했다.

 

“김건희 방탄정권 윤석열을 탄핵하자!”

“김건희에게 충성하는 정치검찰 해체하라!”

“국정농단 특급범죄자 김건희를 구속하라!”

 

배우 현서영 씨가 격문 「100만 촛불로 계엄 시도 봉쇄하자!」를 낭독했다.

 

현 씨는 “궁지에 몰린 윤건희 정권이 내놓은 대국민 메시지의 최종판은 10월 1일 백주대낮에 서울 시내를 관통시킨 병력과 장비의 시가행진 그리고 대국민 전쟁 선포다. 누가 봐도 전쟁 촉발, 계엄 예비 시도극”이라며 “심각한 통치 위기에 빠진 윤석열은 오로지 살아남을 길 하나를 위해 야당과 촛불시민들 그리고 자신의 배신자들을 모조리 진압하고 싶다는 생각뿐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제 윤석열 정권과의 마지막 싸움이 시작되었다”라며 “김건희-윤석열 일당들이 계엄을 꿈도 꾸지 못하도록 압도적인 탄핵 촛불로 총궐기하자”라고 호소했다.

 

▲ 배우 현서영 씨. © 이인선 기자

‘촛불행동과 함께하는 국회의원 모임’의 강득구 민주당 국회의원은 “지난주 국회에서 열린 ‘탄핵의 밤’은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국회에서 국민의 뜻이 윤석열 정권 탄핵에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다짐하는 시간이었다”라며 “탄핵소추안 발의는 우리 국회의원의 권한이자 임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이 정의로운 외침을 국힘당은 헌법 질서 파괴라고 얘기하면서 강득구를 제명하고 강득구가 사과하라고 얘기한다”라며 “나는 이 자리에 있는 촛불시민들을 믿는다. 그리고 지난 탄핵 청원에 동의했던 143만 시민을 믿는다. 끝까지 싸우겠다. 역사를 믿고 시대적 소명을 다하겠다”라고 다짐했다.

 

10.29이태원참사 희생자 최유진 씨의 아버지 최정주 씨는 “서울서부지법은 용산구청장 박희영, 부구청장 유승재를 비롯한 안전 담당 공무원 전원을 무죄로 선고했다. 이것이 2024년 대한민국이다. 윤석열 정부의 본심이자 민낯이다”라고 개탄하며 “정의의 최후 보루인 법원이 파렴치하고도 무도한 이들에게 면죄부를 주었다”라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이 정부가 무엇을 말하든 무엇을 하든 더 이상 믿을 수가 없다. 나의 정부, 나의 대통령이 아니다. 국민을 외면하는 정부, 국민을 모르는 대통령이 대통령 맞나? 그런 대통령, 그런 정부는 더 이상 내게 필요하지 않다”라고 외쳤다.

 

▲ 10.29이태원참사 희생자 유가족 최정주 씨. © 이인선 기자

윤석열 탄핵소추 촉구 대학생 시국농성단 단원 신혜선 씨는 “윤석열에게 ‘거부권 남발 중단하라, 김건희를 특검하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서 대통령실에 갔다. 가진 물건이라고는 고작 현수막 2개가 전부였다. 근데 용산서는 팔을 뒤로 꺾고 수갑도 아닌 케이블 타이로 손목을 묶어서 폭력적으로 연행했다”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건희왕국 박살내고 민주공화국으로 다시 만들어야 한다. 그 길에 지금 용산서에 갇혀 있는 애국 대학생들을 포함해 저희 학생들이 앞장서겠다”라고 다짐했다.

 

본대회가 끝나자 참가자들은 도심을 행진하며 “건희왕국 박살내자”, “대한민국 복원하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 가수 지민주 씨가 「못 살겠다 내려가」, 「길 그 끝에 서서」,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을 불렀다. © 이인선 기자

 

▲ 강득구 의원. © 이인선 기자

 

▲ 신혜선 씨. © 이인선 기자

 

▲ 대진연 예술단 빛나는청춘이 「탄핵해」, 「나는 내일」을 불렀다. © 이인선 기자

 

촛불시민의 목소리

 

최근 국힘당이 야당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제명’, ‘국기 문란 행위’ 등을 거론하며 공격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촛불시민들에게 의견을 물어봤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온 50대 남성 서 모 씨는 “대통령 탄핵은 헌법에 명시돼 있다. 따라서 야당 의원들이 윤석열 탄핵을 주장했다고 제명해야 한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라면서 “윤석열 정권이야말로 (한국의) 제일가는 반헌법세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중랑구에서 온 50대 부부도 의견을 밝혔다.

 

아내는 국힘당이 야당 의원들을 공격하는 것을 두고 “윤석열과 김건희가 구속될 것 같으니까 사소한 거라도 꼬투리 잡아 문제 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분명 윤석열이 계엄령을 내릴 수도 있다. 자기가 구속되지 않으려면 그 방법밖에 없다”라면서 “계엄령 상황을 만들려고 없는 죄를 엮어서 야당 국회의원들을 구속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남편은 윤석열 정권이 계엄령을 발포할 가능성을 두고 “위험한 발상”이라면서 “정권 내부에서 진지하게 논의되고 있을 수 있다”라고 짚었다.

 

서울 도봉구에서 온 90대 남성 이 모 씨는 “민주·진보 진영을 분열시키려는 책동”이라며 “민주·진보세력이 반윤으로 단합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경기도 오산시에서 온 60대 여성 박 모 씨는 “국민은 다 안다. 말 같지도 않다”라며 “국힘당 그들은 법과 상식이 없는 자들이다. 국힘당이야말로 범죄자 집단이다. 국민과 야당 국회의원들이 똘똘 뭉쳐 죗값을 치르게 만들어야 한다”라고 일갈했다.

 

서울 노원구에서 온 60대 남성 이 모 씨는 “최근 계엄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윤석열이 국방부장관도 충암고 선배인 김용현으로 교체한데다 이번에 야당 의원들을 탄압하는 걸 보니 윤석열 정권이 반대세력을 제거하면서 정말로 계엄을 준비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주장했다.

 

© 이인선 기자

또 촛불시민들에게 민주당이 윤석열 탄핵을 당론으로 채택하는 데 주저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의견을 물어봤다.

 

경기도 안산시에서 온 60대 남성 김 모 씨는 “민주당이 윤석열 탄핵을 당론으로 결정하는 데서 역풍을 염려해 시기상조라고 느끼는 것 같은데 그럴 필요가 없다”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지지율이 20%밖에 안 되고 60대 이하 대부분의 국민이 윤석열 탄핵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윤석열 지지하는 사람들은 이제 70대 일부만 남았다”라며 “이 정도면 시기가 됐다. 하루하루가 지겹다. 민주당이 국민만 믿고 (윤석열 탄핵을) 먼저 기획하고 빨리 추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경기도 파주시에서 온 50대 남성 서 모 씨는 “민주당이 시기를 저울질하는데, 국감을 통해 당론으로 갈 것이라고 믿는다”라며 “혹시 10월에도 (당론 채택을) 안 하면 안 된다”라고 밝혔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온 60대 여성 이 모 씨는 “민주당이 윤석열 탄핵을 좀 더 강하게 밀어붙였으면 좋겠다”라며 “민주당에 윤석열 관련한 증거와 제보들이 많이 들어올 텐데 이것들을 가지고 국회에서 윤석열 탄핵 활동을 더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본대회 시작 전 구본기 촛불행동 공동대표가 참가자 인터뷰를 하였다.

 

서울 목동, 경기도 파주시, 의정부시 송추에서 온 할머니 세 명은 집회에서 소리 지르기 위해 3시에 미리 모여 밥을 먹고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루도 힘들다. 정말 우리 후손들, 우리 자식들 생각한다면 여론조사에만 의존하지 말고 촛불대행진에 참석하자”라고 호소했다.

 

© 이인선 기자

10살 아들과 함께 용인에서 온 여성은 촛불대행진에 오는 길에 극우 집회를 만나서 “제발 부끄러운 어른이 되지 마세요”라는 문구를 적은 종이를 꺼내 보여주고 왔다고 하였다.

 

경기도 시흥시에서 온 30대 청년은 “이 정권은 우리가 맞을 새로운 시대를 위한 단지 하나의 사건이지 않을까? 사건으로 끝낼 이 정권을 하루빨리 내려오게끔 많은 시민이 촛불대행진에 참여하면 좋겠다”라고 하였다.

 

© 이인선 기자

 

© 이인선 기자

 

© 이인선 기자

 

© 이인선 기자

 

© 이인선 기자

 

© 이인선 기자

 

© 이인선 기자

 

© 이인선 기자

 

© 이인선 기자

 

© 이인선 기자

 

© 이인선 기자

 

© 이인선 기자

 

© 이인선 기자

 

© 이인선 기자

 

© 이인선 기자

 

© 이인선 기자

 

© 이인선 기자

특별취재단

기사: 문경환 기자

사진: 이인선 기자

대담: 박명훈·이영석 기자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공허한 ‘두 국가’ 논쟁…자주 없이 평화도 통일도 없다

[한겨레S] 문장렬의 안보 다초점

남북 관계의 이상과 현실

수정 2024-10-05 09:06등록 2024-10-05 08:00

2018년 9월19일 북한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 5·1경기장에서 환호하는 평양 시민들에게 손을 맞잡아 올리며 인사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같은 말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반응이 달라진다. 남북한이 ‘사실상’ 두 개의 국가라는 인식은 남북한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도 보편적이었다. 갑자기 문제가 된 계기는 2023년 말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했던 “남북관계가 적대적(교전 중)인 두 국가 관계로 고착되었다”는 발언이었다. 그는 또한 “유사시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하여 준비해야 한다”고도 함으로써 무력통일론을 불러일으켰다.

근본적으로 새로울 것 없는 ‘두 국가론’에 대하여 최근 다시 논쟁이 일어났다. 지난 9월19일 광주에서 열린 9·19 평양선언 6주년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던 임종석이 “통일하지 말고 남북이 평화적이고 민족적인 두 국가로 서로 존중하고 도우면서 행복하게 살자”고 주장한 것이다. 그는 ‘통일 포기론’의 근거로 북한 대남 노선의 변화, 윤석열 정부의 호전적 대북정책과 전쟁 위험성, 그리고 남한 내부(특히 젊은 세대)의 통일에 대한 거부감 등의 현실을 들이대었다.

‘두 국가론’은 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하지만 “통일 논의를 완전히 봉인하고 30년 후에나 잘 있는지 열어보자”는 ‘통일 포기론’은 정서적, 논리적, 정책적으로 설득력이 약하다. 당장 보수와 진보 양쪽에서 공격을 받고 있다. 보수 쪽은 헌법의 자유민주주의 통일 조항을 위배했다고 비난하고 진보 쪽은 통일이라는 지고한 가치를 포기하는 반민족적 발상이라고 공격한다.

‘방 안의 코끼리’, 미국

통일에 대한 논의에서 흔히 간과되는 요소가 미국이라는 존재다. 끝까지 읽으려면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한 임종석의 연설문 어디에도 미국에 대한 언급이 없다. 주류 언론매체의 논쟁에서도 그렇고,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개최된 토론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일부 진보적인 인터넷 매체가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주류 언론과 정당, 정부와 국회는 약속이나 한 듯이 ‘미국 문제’에 대하여 침묵해왔다. 그러나 통일이든 평화든 안보든 ‘방 안의 코끼리’ 격인 미국 없이 어떤 실질적인 논의가 가능할까. 다 보고 알고 있지만 말하지 않고 있고 말하지 않기로 말없이 약속한 것은 아닌가.

조금만 솔직해 보자. 북한의 무력통일론은 ‘유사시’ 남한을 무력으로 평정하겠다는 것이고, 남한의 그것은 ‘북한이 남침하면’ 무력으로 통일하겠다는 것이다. 즉, 남북한만 놓고 보자면 북한이 먼저 남침하지 않으면 남한은 무력통일을 할 수 없고, 북한에는 남한이 먼저 북침하지 않으면 ‘유사시’가 생길 수 없다. 더욱이 작전통제권도 없는 남한은 미국이 ‘허락’하기 전에는 북침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미국이 들어오면 그림이 달라진다. 북한은 미국과의 무력 분쟁으로 ‘유사시’를 맞이할 수 있고, 남한은 그때 미국과의 연합작전을 통해 무력통일을 시도할 수 있다. 문제는 그런 통일은 민족 공멸과 같은 뜻이라는 것이다.

평화통일론 역시 미국이 빠지면 현실성을 잃는다. 김영삼 정부 이래 유지되어온 남한의 공식적인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은 ‘화해협력-남북연합-통일국가’의 3단계론이다. 그 첫 두 단계에서 남과 북은 각각 ‘국가성’을 유지한다. 김대중 정부에서 본격적인 화해협력 단계로 들어서는가 했지만, 문재인 정부까지 진퇴를 거듭하다 현재는 다시 ‘냉전시대’로 복귀한 상태다. 그 30년 가까운 굴곡진 역사에서 미국을 빼고 무엇을 논할 수 있을까.

남북한의 자주적 화해협력이 미국의 이익과 배치된다는 사실은 일반 상식이 된 지 오래다. 그와 함께 한국은 정치·군사·경제적으로 미국에 예속되어 있으며 자주에 대한 열망과 의지도 거의 잃어가고 있다는 자괴감이 널리 퍼져 있다. 물론 이런 상황을 ‘자부심’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많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이 모든 것을 한마디로 정리한 적이 있다. “그들(한국)은 우리의 승인 없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못한)다.”(They do nothing without our approval.) 이 발언은 남북관계가 봄날과 같았던 2018년 10월10일 당시 강경화 외교장관이 천안함 침몰 사건으로 취해진 ‘5·24 대북제재 조치’의 해제를 관계 부처들과 검토하고 있다는 국회 발언에 대한 확실한 견제구였다. 그해 11월20일 비핵화와 남북협력, 대북제재 문제 등을 수시로 조율하기 위한 ‘한-미 워킹(working)그룹’이 출범했다. 그러나 그것은 ‘한-미 체킹(checking)그룹’이라는 명칭이 더 어울렸을 것이다. 그 뒤는 오욕의 역사다.

북-미 회담 파탄 뒤 멈춰버린 시계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 이틀째 만남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합의 결렬을 예고하는 듯 굳은 표정으로 마주 앉아 있다. AFP 연합뉴스

무력통일과 평화통일의 중간 어디쯤에 ‘흡수통일론’이 자리하고 있다. 북한이 내부 급변 사태로 무너지거나 국력의 극단적 격차로 인하여 북한이 스스로 남한에 ‘항복’하면 ‘접수’한다는 것이다.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도 희박하거니와 설령 그렇더라도 남한이 단독으로 오롯이 북한을 흡수할 수 있을까. 아니다. 북한의 붕괴 과정에서 미국은 핵무기 처리 등을 이유로 반드시 개입하게 되어 있고 중국도 우방국인 북한을 나 몰라라 할 수 없다.

궁금증과 분노가 뒤섞인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은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회담 결렬 이전까지의 시간에 머물러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후 남북관계가 어떻게 파탄나게 되었는지 설명도 반성도 사과도 없다. 참으로 기이한 사고구조다. 2018년 9월19일 평양 능라도경기장에 모인 15만 북한 주민들에게 했던 약속은 어디 두고 이미 파기된 ‘군사합의’의 업적만 자화자찬하고 있는가. 대국민 사기극을 넘어 ‘대민족 사기극’이 된 연유를 진솔하게 밝혀야 하지 않는가. 만일 초기 투자에 성공한 듯하다가 결국 모든 투자자들의 돈을 말아먹고 그들을 빚더미에 앉힌 펀드매니저가 처음 1년의 실적만 계속 지껄인다면 그는 정신병자나 범죄자 취급을 받을 것이다.

문재인이 전직 대통령으로서 국민에게 할 수 있는 마지막 봉사 중 하나가 2018년 ‘서울의 봄’이 재임 기간 중 어떻게 그토록 무참히 유린되었는지 국민에게 소상히 밝히는 것이 아닐까. 거기에 미국이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두려울 것이다.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는 멋진 말도 있지 않은가. 그러나, 그러나, 그러나. 미국은 말할 수 없는 어떤 것도 아니고 침묵은 헛소리 아니면 묵종을 낳을 뿐이다. 지금은 고문서가 되어버린 1972년의 역사적인 ‘7·4 남북공동성명’에서 ‘상부(박정희 대통령)의 뜻’은 가장 먼저 ‘자주’의 원칙으로 나타났다. 자주 없이 평화도 통일도 없다는 것, 오래전부터 모두 알고 있었다.

 

전 국방대 교수

노무현 정부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기획실 국방담당, 문재인 정부의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 등을 지냈다. ‘군사과학기술의 이해’ 등의 저자로 참여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IAEA 수장 “북한은 핵보유국”... 미국 정책 변화의 신호탄일까?

  • 기자명 현장언론 민플러스
  •  
  •  승인 2024.10.04 18:03
  •  
  •  댓글 0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9월 26일 라파엘 그로시(Rafael Grossi) 사무총장이 AP통신과 인터뷰에서 한 발언이다. 그는 “우리가 (대화의) 문을 닫은 뒤에 해결한 것이 있습니까? 오히려 더 이상 통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악화시킨 것은 아닙니까?”라며 조선의 핵 활동을 중단시키기 위해 “대화를 나누는 것에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AP통신과 인터뷰하는 IAEA 사무총장 라파에 그로시.
AP통신과 인터뷰하는 IAEA 사무총장 라파에 그로시.

IAEA 수장 “북한은 핵보유국, 매우 신중하고 외교적인 준비 조치 필요”

또한 그는 조선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 “대단히 우려스럽다”(extremely concerning)면서 “매우 신중하며 외교적인 준비 조치”(very careful, diplomatic preparatory moves)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로시의 발언은 조선이 핵무기 보유국임을 인정해야 한다는 서방측 고위 인사의 첫 언급이다. 조선과의 핵 협상과 외교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지만, 국제원자력기구의 수장이 조선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한 발언은 대단히 이례적이다.

그로시의 발언은 조선이 핵무기 보유국임을 인정해야 한다는 서방측 고위 인사의 첫 언급이다. 조선과의 핵 협상과 외교를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지만, 국제원자력기구의 수장이 조선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한 발언은 대단히 이례적이다.

우리 정부의 외교부 당국자는 이 발언이 나오자 하루 뒤에 “북한 비핵화는 한반도와 전세계 평화·안정을 달성하기 위한 필수적 조건이자 국제사회의 일치된 목표”라는 입장을 낸 바 있다. 그러나 러시아 당국의 ‘북 핵보유 인정’ 발언에 대한 반박에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수위이다.

같은 날 러시아 외무장관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역시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과 관련해 ‘비핵화’라는 용어조차 의미를 상실하게 됐으며, 이 문제는 종결됐다”라고 하여, 그로시 총장과 유사한 발언을 했다. 우리 정부는 이 발언에 대해서는 “러시아 책임과 의무를 저버린 매우 무책임한 발언, 깊은 유감”이라고 날 선 비판을 한 바 있다.

그로시의 발언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을 위시한 서방의 ‘북핵’ 입장의 변화 기류를 반영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북핵 보유 현실’에 대해 미국 내에서 일련의 변화가 감지된다.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정강정책에서 ‘한반도 비핵화’ 삭제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은 지난 7월과 8월 정강정책을 발표하면서 ‘북한의 비핵화’ 문구를 삭제했다. 민주당의 정강정책은 2020년에 마련한 것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었는데, ”(북한) 비핵화라는 장기적 목표로 나아가기 위해“, ”북한의 핵 프로그램 및 역내 호전성으로 인한 위협을 제한하고 억제“ 등의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민주당은 새롭게 채택한 정강정책에서 해당 내용을 모두 삭제했다.

직전 정강정책에서 CVID(완전하고 검정가능하고 불가역적인 북한 비핵화)를 대북정책의 목표로 규정했던 공화당 역시 지난 7월 ‘북한 비핵화’에 대한 언급 자체를 하지 않은 채 새로운 정강정책을 발표했다.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이 모두 관련 내용을 언급하지 않은 배경은 확인할 수 없다. 양당이 조선의 핵보유를 인정하는 기류의 반영인지 여부 역시 아직은 불확실하다.

미국 전문가 “북한 핵보유 현실 받아들여야”

그러나 민주당과 공화당의 정강정책의 변화가 ‘북 핵보유 현실을 인정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전직 미 국방부 부차관이었던 리처드 롤리스는 “비핵화 문구가 빠진 것은 분명 현실 반영이고, (양당) 모두가 이 사실을 받아들인 것”이라면서 “우리는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논평했다. 그는 새로운 시대에 대해 “북한을 완전하고 명실상부한 핵 보유국으로 받아들이고 억제하는 시대”라고 덧붙였다.

 

다른 전문가들도 유사한 입장을 내놓았다.

브루킹스연구소의 마이클 오핸런 역시 “적어도 가까운 미래에는 우리가 현재로서는 억제를 우선시하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다”고 논평했고, 전 국가정보분석관이었던 마커스 갈로스카스 역시 “미국이 최근 들어 북한의 비핵화 협상보다는 북한 억제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적절한 조치”라고 말했다.

바이든 정부의 비핵화 정책은 불변, 트럼프 역시 “북 비핵화 목표”

그러나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여전히 ‘북한 비핵화’를 목표로 한다. 미 국무부는 8월 31일 “대북 정책의 초점이 ‘비핵화’에서 ‘억제’로 전환되고 있는 것 아니냐”라는 질문에 “미국과 한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계속 추구하고 있다”라고 답변했다.

지난 3월 바이든 정부의 관리들이 조선의 핵보유를 인정하는 ‘중간 단계’(interim steps)를 설정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지만, 그 역시 ‘비핵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잠정적 조치’로서 언급되었을 뿐이다. 조선의 핵무기를 “폐기시켜야 한다”는 비핵화 정책에서 이탈한 것은 아니었다.

트럼프 캠프의 안보 참모 역시 “북한 비핵화”를 강조한다. 9월 30일(현지시간) 미국에서 개최된 한 심포지엄에서 트럼프 외교 참모로 알려진 로버트 오브라이언(1기 트럼프 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 역임)은 그로시의 ‘북 핵보유 발언’을 언급하며 “우리가 그 길로 가기로 결정한다면 그것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인데, 나는 우리가 거기에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라며 “우리는 계속해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후보 수락 연설에서 조선의 핵보유국 인정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으나 이 발언이 곧 '핵군축 협상' 등 조선과의 새로운 협상을 시사하는 발언은 아니다.
트럼프는 후보 수락 연설에서 조선의 핵보유국 인정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으나 이 발언이 곧 '핵군축 협상' 등 조선과의 새로운 협상을 시사하는 발언은 아니다.

이는 트럼프가 지난 7월 공화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핵무기를 가진 누군가와 잘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라면서 조선의 핵보유 인정을 시사하는 발언과 어긋난다.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조미 협상 국면이 재개되기 힘들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북 핵보유국 인정’이 조미 협상 국면 의미하지 않아

비록 민주당과 공화당이 정강정책에서 ‘한반도 비핵화’ 문구를 삭제하는 등 일정한 변화를 보이긴 하지만 조선의 핵무기 보유를 인정하는 ‘정책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는 단서를 포착되지 않는다. 따라서 그로시의 발언 역시 조선의 핵무기에 대한 미국의 입장과 정책의 변화를 암시하는 신호탄이라는 해석도 가능하지 않다.

다만, 그로시의 발언은 조선의 핵무기 증강에 대한 미국과 서방의 정책 난맥상을 보여주는 상징적 발언인 것은 분명하다. 미국과 서방은 조선과의 핵무기 협상을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여전히 갈피를 못잡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조미 핵대결 국면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조선의 핵무기 보유고와 동시타격 능력은 더욱 강화되고 있으며, 미국의 핵무기 정책 역시 더욱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다. 협상이 사라진 공간에 군사 대결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미국 정가의 ‘조선 핵보유국 인정’이 ‘핵군축 협상’이라는 새로운 국면을 창출하는 신호탄이 되는 것도 아니다. 자칫 미국은 자신의 대조선 핵무기 공격을 합리화하기 위해 조선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변화를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4년 들어와 바이든은 ‘핵운용 계획’을 비밀리에 변경했고, 한미 사이에도 핵억제 지침을 합의하기도 했다. 한미일 역시 올해 ‘한미일 안보협력 프레임워크 협력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미국은 ’중간 단계‘를 설정할 수 있다면서도, 한국과 일본을 동원해 조선에 대한 핵대결적 적대정책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왕의 길' 위에 선 대통령, 권력에 취하게 만드는 자들이 있다

[박세열 칼럼] 尹대통령, 광화문 광장을 멋대로 전유하다

2024년 국군의날에 광화문에서 벌어진 이 괴상한 퍼포먼스의 본질에 대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만 하겠다.

 

서울의 핵심부에 있는 광화문 광장이 갖는 상징성은 복합적이다. 1865년 흥선대원군이 경복궁 중건으로 복원한 광화문은, 일제 강점기에 조선총독부 청사가 들어서면서 경복궁 동쪽 건춘문으로 이전하는 굴욕을 겪었다. 그래서 해방 후 박정희는 일제 극복의 상징으로 광화문 앞길에 이순신 동상을 세웠다. 1960년 이승만 독재 정권을 끝낸 4.19 혁명과 군사독재를 끝낸 1987년 민주화운동, 그리고 2016년 박근혜 탄핵 등, 전쟁 이후 광화문 광장은 대체적으로 대한민국 민주화를 상징했던 곳으로서 집단 경험을 공유한 공간으로 자리했다.

 

그 광화문 광장을 윤석열 대통령이 '전유'(專有)해 버렸다. 다중의 소유물인 광장의 상징을 제 멋대로 가져다가 의미를 독점함으로서 다중을 농락하고 있는 셈이다. 2024년 국군의날 행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그 광화문 광장을 74년 전 6.25전쟁터의 특설 무대로 만든 후 스스로 배우가 되어 단상에 난입했다. 국군의날 행사를 여러 차례 봐 왔고 또 직접 취재도 해 본 적이 있지만, 이런 기괴한 심성을 불러일으킨 행사는 처음 보는 일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군사 퍼레이드는 희귀한 일이다. 최소한 민주화된 국가에선 군사 퍼레이드를 하더라도, 정부 수반은 군인들과 최신형 무기를 사열하는 수준에서 정제된 행동과 말투로 안민보국을 말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권위주의 독재 시절엔 모르겠으나, 한국도 민주화 이후엔 국군의날 행사를 축소해 왔고, 남북 관계 상황 등을 정무적으로 판단해 대통령의 행보와 발언 수위를 적절히 조율해 왔던 게 사실이다.

 

'21세기에 웬 군사 퍼레이드냐'는 말이 나올 때마다 윤석열 정부가 단골로 예를 드는 프랑스의 경우를 보자. 프랑스는 혁명기념일인 7월 14일 대규모 열병식을 진행하긴 하나, 행사의 의미는 1789년 프랑스 혁명 중 시민들이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한 날을 기념하는 것이다. 혁명을 통해 왕의 군대를 없애고 '공화국 군대'를 발명해 낸 프랑스의 군사 퍼레이드는 시민군(국민군)이 권력자(왕)를 끌어내렸던 역사적 상징성을 갖는다. 윤석열 정부가 세수 부족 와중에 수십억 씩 들여 벌이고 있는 군사 퍼레이드와는 완전히 다른 의미다.

 

 

윤석열 정부는 왜 이런 화려한 군사 퍼레이드를 기획했을까. 근육질 무기를 과시하던 그 날을 전후로 휴대폰이 쉴 새 없이 울렸다. 북한의 '쓰레기 풍선'을 경고하는 긴급 문자들이다. 북쪽 하늘에서 날아오는 '쓰레기 풍선'조차 제대로 막지 못하는 와중에 벌이는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에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래서 이번 국군의날 행사에서는 총선 참패와 지지율 붕괴로 정치적 궁지에 몰린 대통령의 콤플렉스가 어른거린다. 정치적 궁지에 몰린 대통령이 국군의날을 계기로 뜬금없는 호전성을 드러낸 건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에도 있었다.

 

박근혜는 2016년 10월 1일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북한 군인·주민) 여러분들이 희망과 삶을 찾도록 길을 열어 놓을 것"이라며 "언제든 대한민국의 자유로운 터전으로 오시기를 바란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해 4월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린 박 전 대통령이 국군의날을 정치적으로 전유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그래도 최소한 박근혜는 연병장에 뛰어들어 스스로 군인 행세를 하진 않았다.

 

대통령이 전면에 나선 지난 1일의 국군의날 행사는 '박근혜 시절'을 귀여운 수준으로 만들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국군의 날 서울 도심 시가 행진이 열렸다. 이날 하루 쓴 돈만 79억 원이다. 3000명 이상의 장병이 동원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광화문광장 관람 무대에서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시가행진을 지켜보던 중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압권은 윤석열 대통령이 행사 한복판에 갑자기 뛰어든 모습이었다. 용산이라는 밀실에서 나와, 광화문이라는 광장으로 나선 대통령은 항공 선글라스를 끼고 충암고 후배인 국방부장관을 옆에 대동한 채 조선시대 궁궐 앞에 설치된 '월대'를 향해 경복궁 방향으로 걸어갔다.

 

몇 가지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광화문 월대의 한 가운데에는 어도(御道), 즉 왕의 길이 있다. 조선시대 왕이 백성과 소통했던 시설물을 최근에 복원한 것이다. 윤 대통령이 '왕의 길'에 도착하자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하늘을 갈랐고, 대형 태극기가 풍선에 매달려 솟아 올랐다. 이 대통령의 퍼포먼스가 1950년 서울 수복 때 해병대가 게양한 태극기의 의미를 담았다는 설명을 들었을 땐 뜨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 수복은 1950년 9월 28일에 있었다. 원래 서울시와 해병대는 매년 서울 수복일인 9월 28일을 기념하는 행사를 서울 광장에서 열어왔다. 국군의날 행사 3일 전인 지난달 28일에도 해병대 사령부와 서울시가 함께 74주년 서울 수복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시청 건물에 대형 태극기를 거는 장면을 재현했다.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김상한 서울시행정1부시장이 참석한 조촐한 행사였다. 해병대원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키맨인 김계환 사령관은 자신의 부대원이 억울하게 세상을 떠났는데, 여전히 별일 없이 직을 수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굳이 국군의날 행사에 서울 수복 기념 행사를 또 끼워 넣은 것은 대체 왜일까. 원래 국군의날은 38선을 돌파한 날(10월 1일)을 기념한다. 굳이 며칠 전 했던 '서울 수복 행사'를 3일이나 지난 후 대통령을 주연으로 내세워 또 벌여야 할 큰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 군미필 대통령을 '전쟁 영웅'으로 보이게 만들고 싶었던 것인가?

 

국군의날에 직접 배우가 되어 무대에 선 대통령은 민주화 운동의 피땀이 서린 광화문 광장이 가진 다양한 의미를 하나로 수렴해버렸다. 국군들이 주인공이 돼야 할 국군의날의 주인공은 대통령이었고, 대통령은 '왕의 길'을 걸어 광화문 광장의 의미를 북한군을 몰아낸 1950년 '서울 수복'의 시대로 돌려 놓았다.

 

해병대원들이 광화문 자리의 중앙청사(옛 조선총독부 건물) 앞 계양대에 태극기를 올리는 모습은 1954년 재현 사진으로 남아 있다. 그 자리를 윤 대통령이 꿰찬 것이다. 해병대 업적인 서울 수복 행사를 해병대원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했다는 점도 아이러니하다.

 

군사력을 과시하고 국군 장병의 사기를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군사 퍼레이드를 하는 것까진 이해하겠지만, 그 장소가 대한민국의 다양한 역사가 어우러져 있는 광화문 광장이라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 조선시대부터 이어져 온 전통을 아우르며, 전쟁과 평화, 민주주의의 의미를 복합적으로 담아낸 광화문 광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선보인 섬뜩하고 기괴하면서 어쩌면 우스꽝스러운 이 퍼포먼스는 광장의 의미를 '전쟁터'로 축소시켰고, 그 곳에서 '왕의 길'을 걸어 서울 수복 퍼포먼스를 벌인 군미필 대통령은 광장의 의미를 멋대로 전유해버렸다.

 

국군의날에 '왕의 길' 위에 선 대통령을 연출한 게 누군지 모르겠으나, 대통령을 권력에 취하게 하고 있다. 그는 아마도 현재 윤석열 정부에서 가장 위험한 인간일 것이다. 대통령은 그를 멀리 하길 바란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국군의날 시가행진 중 세종대왕상 앞 관람 무대에서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김건희 특검법' 부결윤석열 대통령의 재의 요구로 국회로 돌아온 '김건희 특검법'이 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재표결에 부쳐진 결과 총 투표수 300표 중 가 194표, 부 104표, 기권 1표, 무효 1표로 부결됐다. 이날 투표 결과가 우원식 국회의장 손에 들려 있다. '부결'을 당론으로 확정한 국민의힘에서도 최소 4표의 이탈 표가 나온 셈이다. ⓒ 남소연

 

[기사대체: 4일 오후 4시 15분]

'김건희 특검법'(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표결 끝에 최종 부결됐다. 국민의힘 이탈 표는 적어도 4표로 추산된다.

이날 김건희 특검법은 재석의원 300명 중 찬성 194명, 반대 104명, 기권 1명으로, 무효 1명으로 부결됐다. 지난 2월 21대 국회에서 부결된 지 7개월여 만이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 재의결되려면 재적 의원 과반이 출석하고,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지난 2일 윤 대통령 재의요구권 행사로 국회로 다시 돌아온 이 법안은 이날도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김건희 특검법은 도이치모터스·삼부토건 주가조작,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명품가방 수수,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불법행위, 인사 개입, 채 상병 순직 및 세관 마약 구명 로비, 22대 총선 개입 등 의혹을 수사하는 내용이다.

국민의힘 '부결' 당론 확정했지만 이탈 표

▲이탈 표 나온 국민의힘윤석열 대통령의 재의 요구로 국회로 돌아온 '김건희 특검법'이 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재표결에 부쳐진 결과 부결됐으나, '부결'을 당론으로 확정한 국민의힘에서도 최소 4표의 이탈 표가 나온 것으로 나오자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원내지도부가 굳은 표정으로 논의하고 있다. ⓒ 남소연

 

이날 채상병 특검법도 김건희 특검법과 마찬가지로 재석 의원 300명 중 찬성 194명, 반대 104명, 무효 2명으로 부결됐다. 지역화폐법은 재석 의원 300명 중 찬성 187명, 반대 111명, 무효 2명으로 부결됐다.

김건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의 경우 국민의힘 의원이 총 108명인 점을 고려하면, 적어도 4표의 이탈 표가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여당은 본회의에 앞서 의원총회를 열고, 앞서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한 3개 법안에 대해 '부결'을 당론으로 확정하며 표 단속에 나섰지만, 이 같은 이탈표가 발생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7일부터 열리는 국회 국정감사를 진행하면서 추후 재발의 시점을 판단할 방침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김건희특검법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오기출의 기후 리터러시] '공짜 탄소' 집착하는 정부… 투자회수하는 글로벌 자본

24.10.04 07:23최종 업데이트 24.10.04 07:23

▲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연합 본부 앞에 유럽연합 깃발이 걸려 있다. ⓒ 연합뉴스

한국 정부는 유럽연합과 미국이 추진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이하 탄소국경세)에 대해 한국 기업의 부담 최소화를 추구해 왔다.

실제로 지난 1월 23일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는 <동아일보> 기사 "'계산법도 몰라요' EU 탄소배출 신고 1주 앞 기업들 혼란"에 대해 "정부는 탄소국경조정제도 관련 우리 기업 부담이 최소화되도록 관련 지원을 적극 시행중"이라는 보도설명자료를 발표했다.

8월 2일 <오마이뉴스> 기사 "무능한 윤정부… 조만간 한국 기업 수백 개 사라질 위기(https://omn.kr/29mty)"에 대해서도 산업부는 설명자료에서 ▲ 탄소국경세 도입 초기부터 우리 기업의 요구사항을 적극 개진하여 ▲ 한국 기업의 부담을 완화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고 자랑했다. 정부가 2021년 7월 유럽연합 탄소국경세 초안 발표 때부터 기업의 요구를 적극 개진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 정부가 초기부터 반영해 왔다는 우리 기업의 요구는 무엇일까?

기업 부담 최소화 추구하는 한국 정부

그것은 '공짜 탄소' 혜택이다. 2021년 7월 27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현 한국경제인협회)는 '유럽연합 탄소국경세 적용 면제국에 한국을 포함해 달라'는 내용으로 유럽연합 의회에 편지를 보냈다. 이유는 한국이 유럽연합과 유사한 탄소배출권 거래 제도를 운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전경련은 1년 뒤인 2022년 9월 28일에도 유럽연합 의회에 다시 유사한 편지를 보냈다. 이렇게 해서라도 한국 기업들은 탄소국경세 면제를 통해 공짜 탄소 혜택을 얻고 싶었던 것이다.

한국 정부는 기업 요구를 어떻게 반영하고 있을까? 2023년 11월 15일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는 보도자료에서 기재부 차관이 유럽연합 게라시모스 토마스 조세총국장을 만나 "한국이 엄격한 탄소배출권 거래제 운영 국가인 만큼 한국 기업에 불필요한 부담을 가중시키지 말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재부는 토마스 총국장이 한국 정부와 기업들의 의견을 고려하겠다고 대답한 것에 희망을 둔 듯했다.

그런데 정부가 희망을 갖고 있는 유럽연합의 긍정적 고려는 기대할 것이 없다. 전경련의 탄소국경세 면제 요구에 유럽연합은 답을 하지 않았고, 정부의 기업 부담 최소화 요청도 진전이 없기 때문이다.

유럽연합 탄소국경세 부과 기준인 탄소배출권 제도는 공짜 탄소를 없애 온실가스를 줄이는 게 목표다. 아울러 투명성, 완전성, 신뢰성 등의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 한국의 탄소배출권이 유럽연합과 호환되기 위해서는 이런 유럽연합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

그런데 정부와 전경련이 주장하듯이 한국의 탄소배출권 제도가 엄격할까? 기업은 이 제도로 탄소 배출을 줄이고 있을까? 유럽연합으로 돌아간 토마스 조세총국장은 한국에 대해 사실상 무엇을 고려해야 했을까?

무엇보다 느슨한 탄소배출권 운영이 문제다. 한국은 약 700개의 온실가스 다(多)배출 기업을 대상으로 배출권 제도를 운영하지만, 정부가 대상 기업들의 탄소 배출량 이상으로 탄소 배출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기업들은 별다른 감축 노력을 안 해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고, 심지어 허용 배출량을 다 채우지 못해 남는 배출권을 판매해 횡재수익까지 챙긴다는 점에서 허점투성이다.

기후환경단체 '플랜 1.5'의 보고서는 한국이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시작한 2015년부터 2023년까지 포스코 등 10개 온실가스 다배출 기업들이 남는 탄소배출권을 팔아 약 4747억 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9월 3일 국회에서 개최된 배출권거래제 토론회에서 탄소배출권 컨설팅 기업 '에코아이'는 한국에서 이렇게 남아도는 탄소배출권 누적 잉여량이 2024년 9990만 톤이고, 내년에는 1억 3034만 톤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러다 보니 한국의 탄소배출권 거래제는 공짜 탄소와 횡재수익으로 국제 사회의 신뢰를 얻기가 힘들다.

투자 대상에서 배제되는 고탄소 기업 포스코
 

▲ '해외 투자기관들이 기후 대응과 노동권에 대한 우려로 철강업체 포스코를 떠난다'고 보도한 3월 26일 자 영국의 <리스판서블 인베스터> ⓒ 리스판서블 인베스터

정부와 기업들의 공짜 탄소에 대한 집착은 다소 참담한 결과를 만들고 있다. 그것은 고탄소 제조업체들에 대한 투자 자본들의 투자회수다. 지난 3월 26일 영국의 금융 매체인 <리스판서블 인베스터>는 해외 투자기관들이 기후 대응에 소홀한 포스코를 떠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15개 유럽 소재 기관투자자들이 기후 대책 미비 등으로 포스코홀딩스와 자회사들을 투자 대상에서 배제한 것이다. 2024년 포스코홀딩스에서 투자회수 결정을 한 네덜란드 자산 운영사 로베코는 포스코가 석탄을 단계적으로 폐기하는 계획을 세우지 못하자, 기후 기준 미달로 투자를 회수한다고 밝혔다. 이런 투자회수로 포스코홀딩스의 외국인 지분율은 2022년 9월 54%에서 2023년 9월에 절반인 28%로 떨어진 후 회복되지 않고 있다.

지난 9월 24일에는 2000년 이후 25년 동안 포스코와 전략적 제휴 계약을 맺었던 일본제철이 포스코홀딩스 주식 289만 4712주 전부를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포스코홀딩스의 3.42% 지분을 갖고 있던 대주주 일본제철은 1주도 남기지 않고 전부 매각하겠다는 것이다. 같은 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제철의 포스코 주식 매각이 미국과 인도 시장에 경영자원을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보도했다. 일본제철이 탈탄소, 탄소국경세, 투자회수, 미국 대선 결과 등으로 미래가 불확실해진 한국 시장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통상 투자회수는 투자기관이 적극적으로 개입했음에도 해당 기업이 투자자가 추구하는 가치를 만족시키지 못해 행사되는 최후의 수단이다. 한국 정부가 제공하는 공짜 탄소의 혜택을 포스코가 누리는 동안에 투자 자본들은 떠난 것이다. 이것은 유럽연합에서 시작해 미국과 영국, 일본 등으로 확산되는 탄소국경세의 공세에서 한국 제조업들이 살아남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무력한 공짜 탄소 대신 대담한 탈탄소 전환으로

지난 3월 8일 대한상공회의소는 390개 기업이 참여한 '온실가스 다배출 기업의 탄소중립 대응실태와 지원과제 조사'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탄소중립이 기업 경쟁력에 긍정적'이라고 한 기업이 올해 60.3%로, 2022년의 34.8%보다 많이 늘어났다. 그러나 응답한 89%의 기업들은 '탄소중립에 대응하려 해도 투자 리스크가 높아 망설인다'고 했다. 너무 낮은 탄소배출권 가격이 그 투자 리스크 중 하나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배출권 거래제 참여기업인 D사는 탄소 감축을 위해 지난 2년간 1000억 원 넘는 비용을 들여 감축 설비에 투자했다. 그런데 탄소배출권 가격이 1만 원 아래로 떨어지면서 회사 차원에서는 배출권 구매가 더 나은 선택이 되어 버렸고, 경영진도 이럴 거면 왜 투자했냐고 담당 부서를 추궁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탄소중립이 기업 경쟁력에 긍정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한국의 제조업들이 대응을 안 하는 것은 공짜 탄소가 정치적, 경제적, 정신적으로 한국 사회를 지배하기 때문이다.

한편, 중국 정부는 9월 초 중국의 탄소배출권 거래제에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를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품목들이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세 대상이라는 점에서 중국의 의도는 명확하다, 중국 정부는 2026년까지 적응 기간을 거쳐 2027년부터 본격적으로 해당 품목에 탄소 가격을 부과한다고 했다.

그동안 높은 탄소세가 일본 산업에 끼칠 악영향을 고려해 탄소배출권 거래제에 신중했던 일본 정부 역시 2023년 7월 '녹색 전환 추진 전략'을 발표하면서 탄소가격제를 본격 도입하고 있다.

도쿄에 소재한 아시아개발은행연구원 백승주 전 부원장은 "일본 정부는 철강, 알루미늄 등 제조업의 녹색 전환을 위해 10년간 20조 엔(약 184조 원) 이상의 전환채권을 지원한다. 이 전환채권은 탄소가격제인 배출권 거래제와 연동되어 있다. 전환채권의 혜택을 얻기 위해 소극적이던 740개 이상의 일본 기업들이 이 배출권 거래제에 참여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처럼 중국과 일본은 모두 자국의 제조업을 보호하기 위해 공짜 탄소 대신 탄소에 가격을 부과하고 있다.

한·중·일 중에서 한국만 기업 부담 최소화를 위해 공짜 탄소를 방치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은 민감한 상황에서 제조업 국가인데도 한국만 둔감하다. 한국도 적정한 탄소 가격 정책과 대담한 탈탄소 지원 전략을 병행해야 지금의 무기력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일본처럼 탄소가격제와 연동한 대규모 녹색전환채권 도입이 하나의 길로 보인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김정은 “윤석열 괴뢰, 뭔가 온전치 못한 사람”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4/10/04 09:24
  • 수정일
    2024/10/04 09:24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윤 대통령 국군의 날 기념사 비난

기자이제훈

수정 2024-10-04 08:58등록 2024-10-04 08:45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2일 “서부 지구의 조선인민군 특수작전부대 훈련기지”를 현지시찰하며 지휘성원(지휘관)들한테 윤석열 대통령의 국군의 날 기념사를 “괴뢰들이 떠안고 있는 안보불안과 초조한 심리를 내비친 것”이라고 규정했다고 3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기도한다면 북한 정권 종말의 날이 될 것”이라는 국군의 날 기념사를 겨냥해 “윤석열 괴뢰” “뭔가 정신이 온전치 못한 사람”이라며 막말을 퍼부었다. 김정은 위원장이 윤 대통령의 실명을 언급하며 비판한 건 윤석열 정부 출범 초기인 2022년 7월27일 ‘전승 69돌 기념행사’ 연설에서 “윤석열과 그 군사깡패들” 운운하며 “대남 대적 정신”을 강조한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2일 “서부 지구의 조선인민군 특수작전부대 훈련기지”를 현지시찰하며 지휘성원(지휘관)들한테 윤 대통령의 국군의 날 기념사를 “괴뢰들이 떠안고 있는 안보불안과 초조한 심리를 내비친 것”이라고 규정하며 이렇게 말했다고 3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윤 괴뢰가 핵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의 문전에서 군사력의 압도적 대응을 입에 올렸는데 뭔가 온전치 못한 사람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사지 않을 수 없게 한 가관”이라고 비난했다.

김 위원장은 “윤석열괴뢰가 그 무슨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한미동맹의 결연하고 압도적인 대응’이니 ‘정권종말’이니 하는 허세를 부리고 호전적 객기를 여과 없이 드러내 보인 것은 지역의 안전과 평화를 헤치는 세력이 바로 저들임을 자인한 것”이라 말했다.

이어 “적들이 ‘만약’ 공화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무력 사용을 기도하려 든다면 가차 없이 핵무기를 포함한 수중의 모든 공격력을 사용할 것”이라며 “그러한 상황이 온다면 서울과 대한민국의 영존(영구 존속)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곤 자신의 말이 “그 무슨 수사적 위협이 아닌 물리적 파괴력에 대한 현실적 예측”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2022년 7월27일 윤 대통령을 처음으로 실명 비판했을 때에도 “위험한 시도는 즉시 강력한 힘에 의해 응징될 것이며 윤석열 ‘정권’과 그의 군대는 전멸될 것”이라 엄포를 놨다.

남과 북의 최고지도자가 “힘에 의한 평화”를 강조하며, 비록 상대방의 “핵무기 사용”이나 “주권 침해 무력 사용”을 전제로 한 것이긴 하지만 “종말” 운운하는 위태롭고 험악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의 ‘인민군 특수작전부대 훈련기지’ 현지시찰 계기 윤 대통령 실명 비난을 3일치 1~2면에 펼쳐 보도했다. 3면 머리기사로는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의 전날 대남 비난 담화 전문을 실었다. 전체 6개면 가운데 3개면을 대남 비난에 할애한 셈이다. 앞서 김여정 부부장은 국군의 날 기념행사를 “들개무리의 ‘힘자랑’인가, 식민지 고용군의 장례 행렬인가”라고 폄훼하는 담화를 2일 밤 조선중앙통신으로 발표했다.

김정은 위원장과 김여정 부부장의 대남 비난 담화는 남쪽의 국군의날 행사 비난과 함께, 오는 7일 소집이 예정된 최고인민회의 14기11차 회의를 앞둔 ‘대남 적개심 고취’ 목적이 짙게 느껴진다. 7일 열릴 최고인민회의는 “북남 관계는 가장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라는 김 위원장의 신노선을 헌법에 반영하는 ‘사회주의헌법 수정보충’을 주요 의제로 다룬다고 예고돼 있다.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2일 “서부 지구의 조선인민군 특수작전부대 훈련기지”를 현지시찰하며 지휘성원(지휘관)들한테 윤석열 대통령의 국군의 날 기념사를 “괴뢰들이 떠안고 있는 안보불안과 초조한 심리를 내비친 것”이라고 규정했다고 3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늘어선 군인들 뒤로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중앙위원회를 목숨으로 사수하자”라는 구호판이 걸려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한편 김 위원장의 ‘인민군 특수작전부대 훈련기지’ 시찰은 지난달 11일 이후 21일 만이다. 김 위원장은 “우리는 계속 힘을 키워야 한다, 오직 두 손에 틀어진 힘만이 적을 다스리고 자기자신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담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11일 ‘조선인민군 특수작전 무력훈련기지’ 현지시찰 땐 “전쟁은 사전에 광고를 내고 하지 않는다”며 “투철한 대적의식과 주적관”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유사시 후방 침투와 파괴를 주요 임무로 하는 특수부대를 한달새 두차례나 방문한 건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이례적 행보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르포] “참말로 깨깟한 사람이 돼야제” 영광군수 재선거, 세가지 관전 포인트

민주·조국혁신 후보 자격 논란 거세…진보당 약진으로 3강 구도 형성, 이재명 vs 조국 대리전에 복잡한 속내

 

인구 5만의 작은 지역.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가 전국적 관심을 받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격돌로 뜨거워진 선거판세는 진보당의 급부상으로 3강 구도가 형성됐다. 세 당 후보 모두 오차 범위 내 30% 지지율,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접전이다. 지난 2일 격전지 영광을 찾았다.
 

영광군 읍내에 위치한 영광군수 세 후보자 선거사무소 벽보. ⓒ민중의소리

“영광 군수는 퇴임하면 징역살이”

영광군에서 가장 번화한 영광읍 버스터미널 사거리에서 골목으로 2분쯤 걸어가면 영진파크맨션 아파트가 나온다. 1997년 준공했다. 14층짜리 건물 한 동에 30평(75㎡), 40평(107㎡) 두 평형에 116세대가 나눠 입주해 있다. 40평대 매매가는 1억 5천만원선, 소도시의 전형적인 서민아파트다.

직장인 한민성(가명·53)씨는 이곳에서 30년 가까이 살고 있다. 그는 “영광 군수는 끝나믄 징역을 살어. 명예로운 퇴진이란걸 본 적이 없당께”라고 했다.

직전 강종만 군수는 2006년과 2022년 두 번 당선됐으나, 두 번 모두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최근엔 지역 기자에게 “잘 봐달라”고 100만원을 준 혐의가 확정돼 직위를 상실했고 2008년엔 건설업자에게 뇌물 1억원을 받은 혐의가 인정돼 2년 만에 물러났다.

전임 김준성 군수는 사실상 자신이 소유한 석산을 토석채취업자에게 개발하도록 허가하고 편의를 봐준 대가로 6억원의 뇌물을 받아 구속기소 됐다. 한민성씨는 “허구헌날 돈 많고 권력 쥔 놈들끼리 해처먹는거 징글징글 해불어”라고 혀를 찼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군수 선택의 기준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도덕성/청렴성’이라고 답한 군민이 가장 많은(35.3%) 이유가 있었다. 청렴한 군수에 대한 군민의 열망은 ‘후보 능력이나 경험을 보겠다’(25.2%)는 답변보다 많았고, 소속 정당(9%)이나 당선 가능성(6.3%)을 보겠다는 답변을 압도했다.

법성포에서 4대째 굴비 덕장을 운영하는 구철수(73)씨는 “요번째야말로 참말로 깨깟한 사람이 돼야제”라고 했다.


 

폭력, 사기·국고 횡령 전과자 공천한 민주당

민주당은 경선을 통해 장세일 후보를 확정했다. 그가 청렴한 군수를 열망하는 군민의 뜻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다. 선관위에 신고한 장세일 후보 전과 기록에 ‘사기·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9백만원의 벌금형이 선고된 점이 눈에 띈다.

재선 도의원 출신인 장세일 후보가 공직에 진출하기 전, 중앙정부·영광군으로부터 각각 도비와 군비를 지원받아 자신이 운영하던 주유소 옆 공간에 특산물인 굴비 저장 창고를 건설했다가 의무 운영 기간을 채우지 않고 매각한 사건이다.

약속된 운영 기간을 지키지 않은 사기 혐의, 보조금으로 건설한 시설을 매각해 개인 자금으로 회수했으니 보조금 횡령 혐의다. 특산물 굴비 판로 확대를 위한 사업이었지만, 지원된 보조금이 결국 장 후보 주머니로 들어간 셈이다.

장 후보는 “보조금 지원 사업 처리 절차를 잘 몰라서 발생했던 일이다. 고의적인 범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올해 60세인 장 후보는 20대 청년 시절, 폭행 사건을 일으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형을 받은 폭력 전과도 있다. 장 후보는 최근 토론회에서 “물리적인 것은 없었고, 언성만 좀 높였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군민들 시선은 곱지 않다. 읍내에서 통신업에 종사하는 정모 대표(48)는 “얼마나 고래고래 고함을 질러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가 나오냐. 폭행이 없었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말했다. 그는 “사람 패고 정부 상대로 사기 친 사람이 민주당 군수 후보라는 게 부끄럽다”고 했다.

민주당은 공천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영광에 내려와 한 달째 선거를 지휘하고 있는 한준호 최고위원은 캠프 사무실에서 민중의소리와 만나 “중앙당 최고위 차원에서 범죄 이력을 구체적으로 검토해 내린 결정이다. 횡령 금액이 수천만원 수준으로 매우 적고, 폭행 행위도 경미했다. 공정한 경선을 거쳐 선발된 후보”라고 강조했다.

장세일 후보는 재선 도의원 출신으로 풍부한 도정 경험을 최대 장점으로 내세운다. 영광에서 나고 자라 30여년간 지역 정치에 몸담아 군정을 이끌 적임자라는 것이다. 

 

조국혁신당 후보는 ‘철새’ 꼬리표 

영광읍 옥당로 대로변 5층짜리 건물 2층에 조국혁신당 장현 후보 선거사무소가 있다. 건물 외벽엔 대문짝만한 글씨로 ‘조국혁신당, 군수다운 군수 장현’이라고 적혀 있지만, 얼마 전까지 이곳 선거사무실엔 이재명 대표와 장현 민주당 군수 예비후보가 다정하게 찍은 사진이 걸려 있던 곳이다.


 
한 달 사이 뒤바뀐 장현 조국혁신당 후보 선거사무실 현수막. 위쪽은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시절, 아래쪽은 조국혁신당 후보 확정 이후 모습. ⓒ민중의소리
장현 후보는 불과 한 달 전까지, 민주당 예비후보였다. 장세일 후보와 본선 진출을 두고 경선을 벌였다. 당시 장현 예비후보는 장세일 예비후보 범죄 경력을 문제 삼으며 중앙당에 공천 배제를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장현 후보는 경선 마지막 날 탈당했고, 며칠 뒤 조국혁신당에 입당, 경선을 거쳐 후보로 선정됐다. 지역 정가에선 ‘아버지까지 바꾼 철새 정치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조국혁신당은 반박한다. 윤재관 선대본부장은 “군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후보를 걸러내는 것이 지역 정치, 정당의 역할”이라며 “폭력·사기 전과자, 파렴치범을 거르기 위해 스스로 만든 규정도 지키지 않은 민주당 부정 공천에 항의한 탈당”이라고 강조했다.

이번뿐이 아니라는 점이 문제다. 장현 후보는 2000년대 초부터 영광 국회의원, 군수 선거에 여러 차례 출마했다 낙방했다. 그 과정에서 그는 입당과 탈당, 무소속 출마를 반복한 전력이 있다.

허위 경력 논란도 따라붙는다. 과거 여러 선거에서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이라고 주장했지만, 실제는 고려대학교 학도호국단 총학생장 출신이었다. 총학생회장은 당시 민주화를 이끌던 학생운동의 중심이었지만, 학도호국단 총학생장은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이 학생운동 무력화를 위해 조직한 관변 학생단체 수장 성격이 짙었다. 과거 여러 선거에서 총학생회장이라는 타이틀을 썼으나, 선관위 고발 등을 거치며 최근에는 총학생장으로 표기하고 있다. 

한준호 민주당 최고위원은 “장현 후보는 본인에게 유리한 것만 취사선택하는 ‘습관성 탈당 철새 정치인’”이라고 꼬집었다.

적어도 영광에선, 조국혁신당이 내세우는 명분이 퇴색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영광군 D 면의 A 이장은 “경쟁을 통한 야권 강화, 정권교체, 지역 정치 혁신을 내세운 것이 조국혁신당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장현 후보가 거기에 적합한 후보라고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장현 후보 측은 사회복지 전문가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미시시피주립대, 플로리다주립대에서 각각 인문학·정치학 석사와 박사를 따고, 호남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 교수, 호남대 평생교육원장을 역임해 영광군의 고질적인 인구 감소·고령화 문제 해결에 적임자라는 것이다. 


 

진보당의 약진, “땀에 투표해 주세요”

군청에서 직선거리로 18km 떨어진 곳에 한빛원자력발전소가 있다. 영광군 최북단에 위치한 홍농읍, 그중에서도 계마리다. 원자력발전소 사택 이외에 나머지 지역엔 거주 인구가 거의 없는 한적한 곳이다.

발전소 인근 주민 목소리를 듣기 위해 2일 아침, 군청에서 차로 30분을 달렸다. 공공근로 조끼를 입고 계마미 해수욕장 쓰레기를 줍는 주민들이 있었고, 그 사이에 진보당 선거운동원이 보였다. 읍내에서 가장 멀고 후미진 곳에도 진보당은 있었다.


 
진보당 당원이 영광군 홍농읍 계마리에서 주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진보당 당원이라는 그는 “벌써 석 달째”라고 말했다. “마음을 얻기 위해 땀을 흘렸다”고 했다. 매일 100여명, 주말이면 400여명 당원이 전국에서 모였다. 뜨거웠던 지난여름, 이들은 마을을 청소하고, 농약을 치고, 고추를 함께 땄다.

땀은,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다. 이석하 후보 지지율이 30.1%로 나왔다. 민주당 장세일 후보가 32.5%, 조국혁신당 장현 후보가 30.9%다. 세 후보 지지율 모두 오차 범위 안에 있다. 누가 당선될지 아무도 모른다.

영광은 덮어놓고 민주당이 아니었다. 여덟 차례 군수 선거에서 무소속 후보가 세 번 당선됐다. 전남도의회 영광 지역구 의원 두 명 중 한 명이 진보당 소속이다. 변화를 원하는 유권자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영남의 부패한 기득권 세력이 국민의힘 계열이라면, 호남의 그것은 민주당 계열이라는 것이 그간 영광 군수 흑역사가 말해주는 교훈이다.

영광읍에 위치한 진보당 이석하 후보 사무실 외벽에는 ‘영광군수, 바르게 세우고 싶죠?’라는 글귀가 가로로 누워있다. 군내 곳곳에는 ‘영광 정치, 바르게 세우고 싶죠?’라고 적힌 현수막이 삐뚜룸 하게 걸려있다. 진보당이 진정한 지역 정치 개혁을 이루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진보당 이석하 후보는 영광에서 나고 자랐다. 전남대학교를 다니다 고향에 돌아와 농사를 지으며 농민운동, 노동·환경·시민 운동에 앞장섰다. 이석하 후보는 “지난 30년 기득권 정치를 완전히 종식하겠다. 부패·비리와 탈당 철새를 단호히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석하 후보가 지금은 상승세를 타고 있으나, 영광은 인구 5만명의 작은 지역이다. 투표율이 낮은 재보궐 선거 특성상 조직력에서 승부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

진보당 신창현 사무총장은 “정당 지지율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광군 진보당 지지율은 24.9%가 나왔다. 같은 조사 기관에서 발표된 진보당 전국 지지율 1.9%의 20배 수준이다. 신 사무총장은 “정당 지지율은 당 조직력을 대표하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여러 재보선을 치렀지만, 이만큼 높게 나온 적 없었다”며 “후보와 당원들의 헌신이 만든 든든한 지원군이다. 선거 막판 민주당 조직에 쉽게 흔들리거나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명 vs 조국 vs 진보당, 복잡한 속내

이번 재선거는 5만 영광 군민의 삶을 돌보는 군정 책임자를 뽑는 선거다. 단순히 군정을 잘 돌볼 적임자를 고르면 되지만, 현실에선 그보다 많은 의미가 담긴다.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정권 심판 시기 ‘야권 대표주자’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호남 대안 정치세력으로 자리 잡던 진보 정치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각 당 지도부 속내가 복잡하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3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진보당 김재연 대표 모두 지지를 호소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장세일 영광군수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제공 : 뉴시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3일 장현 영광군수 후보와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제공 : 뉴스1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가 3일 이석하 영광군수 후보와 함께 유세를 하고 있다. ⓒ제공 : 뉴시스
민주당은 이재명 2기 지도부 출범 후 처음으로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에서 부담이 만만치 않다. 장세일 후보의 손을 치켜세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총선이 1차 정권 심판이었다면, 이번 보궐선거는 2차 정권 심판이어야 한다”며 “최전선에서 무도한 정권과 큰 전쟁 벌이고 있는데 조금 마음에 안 든다고 때리면 전선이 무너진다. 앞을 향해 낼 창을 옆으로 찌르면 전쟁이 되겠나”라고 했다.

지역구 의원이 없는 정당인 조국혁신당은 지역 정치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각오다. 조국 대표는 장현 후보 지지 유세에 나서 “지금은 대선이 아니고 호남 지역에서 어느 당, 어느 후보가 그 지역의 발전을 위해 제대로 된 정책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경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 경쟁이 바로 여기 영광과 호남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야권 분열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듯 “호남에서 공정하게 경쟁하고, 그 뒤에 정권교체를 위해서 민주당과 철저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보당 김재연 대표는 “개혁과 정치교체는 비슷한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끼리 자리바꿈을 한다고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을 향해선 “함량 미달 후보를 내세우고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될 거라는 생각은 호남 민심은 말할 것도 없고 정권교체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고, 조국혁신당을 향해선 “호남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영광 재선거에 올인하는 조국 대표의 모습이 총선 민의에 맞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진보당이 영광군수 재선거 돌풍으로 호남 정치의 개혁, 정치교체를 본격 시작하겠다”고 덧붙였다.

공식 선거운동은 앞으로 13일간 치러진다. 영광 군수 후보는 무소속 오기원 후보까지 총 4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오는 11·12일에는 사전투표가, 본 투표는 오는 16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진행된다.  

“ 영광 - 홍민철 기자 ” 응원하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전작권 없는 한국, 전쟁나면 가장 잔혹한 핵전쟁…3개월 버티기 어려워"

[2024 평화통일시민강좌] ⑤ 한설 예비역 육군준장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은 남북의 화해와 평화통일을 위한 시민들의 모임인 평화통일시민행동(대표 이진호)의 '2024평화통일시민강좌'를 연재합니다.

 

2024평화통일시민강좌는 일극체제에서 다극체제로 변화하는 세계정세를 깊이있게 들여다 보고 북한의 경제발전 전략과 군사력, 유엔사 부활의 문제점 및 5.18광주 항쟁과 미국에 대해서 살펴봅니다. 3월 30일부터 11월 30일까지 매월 1회, 서울시청 시민청 혹은 복합문화공간 종로 nuguna에서 진행됩니다.

 

아래는 지난 8월 31일 서울시 시민청에서 '기울어 가는 미국, 일어서는 글로벌 대국'을 주제로 한설 예비역 육군준장이 진행한 강연의 주요 내용입니다.

자본주의의 위기와 새로운 체제의 필요성

 

한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가 서구 중심적 세계관에서 벗어나, 자국의 이익과 현실에 맞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한다. 우리 나름의 패러다임, 우리 입장과 현실에 맞는 사고방식과 가치관을 확립해야 할 때이다.

 

 

현재의 국제 정세 변화는 산업혁명에 버금가는 역사적 대전환기이다. 단순한 국제 정치적 변화를 넘어, 지금까지의 세계 질서를 지탱해온 기본 틀이 완전히 무너지고 있다.

 

기후 변화 등 글로벌 이슈들은 현 자본주의 체제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자본주의적 경제운영 방식으로는 더 이상 지속 가능한 발전이 어려워졌다. 많은 사람이 자본주의와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새로운 대안적 체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 중심의 단일 패권 체제가 붕괴하면서,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새로운 세력들이 부상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패권의 이동이 아닌, 패권 자체의 개념이 사라지는 근본적인 변화로 해석된다.

 

현재의 국제 정세 변화는 단순한 강대국 간의 힘의 균형 변화를 넘어, 인류 문명의 새로운 단계로의 진입을 의미할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각국은 기존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 질서에 대한 준비와 대응이 필요하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중국과 러시아가 추구하는 새로운 형태의 체제이다. 이들 국가의 시스템은 전통적인 자본주의나 사회주의와는 구별되는 특징을 보인다. 이들 국가에서는 강력한 중앙 집권적 권력이 경제를 주도하면서도, 시장 경제의 요소를 일부 도입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새로운 체제의 등장은 기존의 영미식 자본주의 체제가 직면한 한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자본주의의 지속적인 확장이 더이상 불가능해지고, 기후 변화와 같은 글로벌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영미식 자유주의가 중러식 국가자본주의로 전이가 가능할지 주목할 만한 문제이다.

 

▲ 한설 예비역 육군준장. ⓒ평화통일시민행동

 

전 세계적으로 형성되고 있는 새로운 전선

 

이러한 변화는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뚜렷해진 전선은 다음과 같다.

 

1. 유럽 :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우크라이나, 헝가리, 세르비아, 슬로바키아, 조지아를 연결하는 전선이 형성되어 있다. 이는 단순한 지역 분쟁을 넘어 미국을 비롯한 NATO와 러시아 간의 전선이다.

 

2. 서아시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을 축으로 예멘 후티, 가자, 헤즈볼라, 시리아의 전선이 만들어지고 있다.

 

3. 동북아시아: 필리핀, 대만, 한반도를 잇는 긴장 라인이 형성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영향력 확대와 미국의 견제 사이에서 이 지역 국가들의 전략적 선택이 중요해지고 있다.

 

4. 동남아시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이 새로운 세력 축을 형성하고 있다. 과거 냉전 시대에 수난을 많이 겪었던 이 나라들은 이제 자기들의 목소리를 분명하게 내고 있다.

 

5. 아프리카 : 아프리카 중부의 사헬 지역을 중심으로 전선이 만들어지고 있다. 말리, 부르키나파소, 차드와 같은 나라들이 이에 포함된다.

 

최근 2~3년간 국제 정세는 급격한 변화를 겪으며 뚜렷한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이러한 전 세계적 변화는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글로벌 사우스의 부상

 

미국을 위시한 집단서방과 러시아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사우스의 대결 구도가 형성되어 있다. '글로벌 사우스'란 표현은 과거 '경제적으로 낙후한 남반부'란 개념을 넘어서는, 미국과 집단서방의 대척점에 있는 세력들을 지칭하지만 현 상황을 표현할 수 있는 정교한 용어는 아니라고 본다.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도 돋보인다. 중국은 국제정치 무대에서 분명한 입장을 드러내지 않았던 과거와는 달리 2023년 6월 우크라이나의 반격 실패 이후, 국제 문제에 대해 보다 강경하고 분명한 입장을 표명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2023년 6월 이후 러시아가 이 전쟁에서 절대 질 수 없다 판단하고, 이후 국제질서 수립 방향에 대해 입장을 표명하기 시작했고 미국에 대해서도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과거 미국이 지목한 '악의 축' 국가들, 특히 러시아, 중국, 이란, 북한(조선)이 더욱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유라시아 지역에서 중요한 전략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1차 세계대전 이후 주도권을 잃었던 대륙 세력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유라시아 지역에서 해양 세력(주로 미국 주도)과 대륙 세력 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중국과 인도의 관계 개선 시도 또한 국제 정세에서 중요한 흐름이다. 양국은 최근 국경 분쟁에서 군사적 충돌을 자제하기로 합의했다.

 

최근 튀르키예의 입장 변화도 주목해야 한다. NATO 회원국인 튀르키예는 최근 독자적인 외교 노선을 추구하면서, 서방과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을 대하는 모습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졌다.

 

튀르키예는 유럽의 정치와 외교사에서 매우 중요한 흑해와 지중해의 관문이다. 지중해는 대서양 방향으로 지브롤터 해협, 흑해 방향으로 다르다넬스 해협이 있다. 지브롤터 해협은 영국이, 다르다넬스 해협은 튀르키예가 통제하고 있다. 17세기까지 서유럽은 러시아를 흑해 안에 가두어 두고자 모든 노력을 다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튀르키예가 러시아쪽으로 기울어져 가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현상이다.

 

8,90년대 사회주의가 붕괴하면서 서구 중심으로 넘어갔던 동유럽 지역에서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대부분 NATO나 EU 회원국들이지만, 헝가리, 세르비아, 조지아, 슬로바키아 등의 국가들이 기존의 친서방 입장에서 친러 입장으로 노선을 변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아프리카, 특히 사헬 지역에서도 주목할 만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사회주의적 이념을 기반으로 한 움직임이 관찰되고 있으며, 미군 철수 요구 등 반서구적 태도가 강화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프랑스의 CFA 프랑 체제에 대한 거부 움직임이다.

 

CFA 프랑은 프랑스가 아프리카 경제를 장악하기 위해 사용한 화폐 시스템으로, 프랑스는 사헬지역에서 금을 가져가고 CAF 프랑을 공급하고 있다. 프랑스는 금을 생산하지 않지만, 금 보유량이 세계 3, 4위 안에 든다. 사헬지역 국가들은 지난 7월 사헬국가연합(AES)를 결성하고 새로운 공동 화폐를 추진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아프리카의 제국주의적 지배는 1970년대까지 지속됐다. 그러나 말리, 니제르, 부르키나파소, 차드 등의 지역에서는 과거 찬란했던 이슬람 문명의 흔적이 남아있으며, 세계 최고 수준의 도서관과 대학이 존재했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최근 아프리카의 동향 중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니제르에서 발생한 반프랑스, 반미 시위다. 니제르 국민들은 친서방 정권을 몰아내는 쿠데타를 지지하는 시위에서 인공기를 들고 나왔다. 또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시위에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사진이 등장했다.

 

우리에게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니제르 군부의 쿠데타를 북한이 지원해주었거나 그동안 어떤 상호 교류가 있었음을 짐작 할 수 있다. 또한 북한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지를 여러 번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는데 이 때문에 니제르 국민들이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에 인공기를 들고 나왔을 것이라 추측해 본다. 이렇듯 아프리카와 서아시아에서 미국은 정통적인 힘의 우월성을 상실하고 있다.

 

중동 지역에서도 중요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관계 개선이다. 수니파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와 시아파의 맹주 이란은 오랜 기간 서로 적대적이었지만 빠르게 관계 개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변화들은 결국 미국의 전통적인 세계 통치 방식이 더 이상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제국주의는 분할하고 분열시켜 서로 통합하지 못하도록 만들고 하나 씩 통제해가는 방법을 써왔다. 하지만 서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의 통합 흐름들은 미국의 통치 방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파키스탄의 미국 영향력 이탈 시도도 눈여겨 보아야 한다. 파키스탄은 그 지리적 위치로 인해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국가다. 인도 북서쪽에 위치하여 중앙아시아로 가는 관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중국과 인도 사이에서 중요한 지정학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파키스탄의 역사는 인도와의 관계, 그리고 중국의 영향력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2022년 4월 10일 파키스탄의 임란 칸 총리가 실각했다. 영국에서 유학한 임란 칸은 민족주의적 성향을 가진 정치인으로, 인도와의 평화적 관계 구축과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추구했다. 그는 갑작스럽게 실각하게 되는데, 이에 대해 임란 칸은 야권이 미국과 결탁하여 자신을 퇴출시켰으며 앞으로 이들과 투쟁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임란 칸은 총 14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아 감옥에 갇혔다. 파키스탄의 최근 총선에서 임란 칸의 지지자들은 정당 결성이 금지된 상태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야 했고 총선에서 최다 득표를 했으나 샤리프 전 총리가 군소정당을 규합하여 정권을 확보한 상태다.

 

▲ 한설 예비역 육군준장. ⓒ평화통일시민행동

최근 방글라데시에서 일어난 정치적 변화는 복잡한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방글라데시가 파키스탄으로부터 독립할 당시, 인도가 방글라데시(당시 동파키스탄)의 독립을 지원했다. 이에 대응하여 미국은 파키스탄을 지원하기 위해 제7함대를 벵골만으로 파견했고, 소련은 이를 견제하기 위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함대를 파견하는 등 국제적인 긴장 상태가 조성됐다.

 

인도와 지리적으로 가깝고 독립 당시 도움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방글라데시 군부 내에는 여전히 파키스탄에 가까운 세력이 존재한다. 파키스탄 군부는 여전히 미국의 영향력 아래에 있다.

 

최근 방글라데시의 하시나 총리가 물러난 사건은 이 지역의 복잡한 정세를 잘 보여준다. 하시다 정권을 붕괴시킨 시위는 1971년 파키스탄에서 분리 독립할 때 공헌한 유공자들의 후손이 공직 취업 시 받아오던 특혜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시다 정권의 강경 진압으로 수백 명이 목숨을 잃는 사태로까지 번졌다. 하시다 정권의 실책과 반민주적 지배를 자행한 것은 부정할 수 없어 보인다.

 

그러나 하시나 총리는 사임 후 "내가 사임한 것은 시체 행렬을 보지 않기 위함이었다. 그들은 학생들의 시체를 넘으며 권력을 잡으려 했지만 나는 그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세인트마틴섬의 주권을 포기하고 미국이 벵골만을 지배하게 했더라면 나는 권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세인트마틴 섬은 미국이 공군 비행장으로 사용하길 원했던 곳이다. 미국은 이 섬을 통해 중국의 인도양 진출을 견제하고, 미얀마에서 인도로 이어지는 통로를 장악함으로써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을 제한할 수 있다고 본다. 게다가 친인도정책을 펼치던 하시나 총리의 붕괴로 미국은 자립노선을 추구하는 인도에 대한 압박을 높일 수 있게 되었다.

 

브라질 출신의 저널리스리트이자 유라시아에 초점을 맞춘 독립적인 지정학 분석가인 페페 에스코바르(Pepe Escobar)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총리 사퇴를 이끌어 낸 대학생들 중 다카대학 정치학과 출신이 많다는 것이 특이사항이다.

 

다카대학교 정치학과는 "방글라데시에서 잘못된 정보에 맞서기"(CMIB)라는 모호한 조직에서 자금을 지원받는 교수들로 가득 차 있다. 이 중 두 명이 이 프로젝트를 이끌었고, NED(미국민주주의진흥재단) 보조금도 받았다. 그리고 다카 대학의 정치학 시위대/선동 요원들이 바로 다음 방글라데시 정부의 수석 고문으로 무함마드 유누스를 "제안"한 사람들이었다.

 

유누스는 전형적인 친미 신자유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폴브라이트 장학생으로 미국에서 유학했고, 미 대통령이 주는 최고훈장, 의회가 수여하는 최고훈장을 받았다. 그는 소액 대출을 해주는 은행을 운영하여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지만 가난한 사람들에게 고이율의 이자를 물려 더욱 빈곤하게 만들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유누스는 8월 21일 NED와 함께 세계 전역에 걸쳐 색깔혁명에 개입하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 국제개발처(USAID)의 대표와 만나 미국이 “과도 정부를 어떻게 가장 도울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 했다고 밝혔다. 방글라데시 시위에 미국의 개입이 있지 않았을까 추측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미국의 내부분열과 이중권력

 

미국이 어떤 나라이고, 어떻게 통치되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체제가 존속되기 어려울 정도로 극단적인 분열 상태에 놓여 있다. 그 이유는 부의 편중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미국은 한계에 봉착한 자신들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두고 노선 투쟁을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기존의 신자유주의적이고 제국주의적인 방식을 버리고 미국민이 먼저 잘 먹고 잘 살아야 한다는 고립주의 노선을 취했다. 민주당은 미국의 힘은 자본에 있으므로 신자유주의적 정책을 계속해서 돈을 벌어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세계 무대에서 패권을 유지하는 것이 미국의 자산을 극대화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미국 민주주의의 이중성이다. 국내적으로 작동하는 민주주의 이중성과 전세계적으로 작동하는 민주주의 이중성이 중첩적으로 존재하고 있다. 루즈벨트 시대까지 미국은 정치권력이 힘을 발휘했지만 그 이후의 미국은 정치권력보다 자본의 힘이 더 우세해졌다.

 

미국은 대공황 이후 자본의 구조에 변화가 있었다. 그 전에는 유대자본이 주력이었지만 대공황 이후 록펠러 자본이 미국 시장에서 상당한 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유대자본은 태생적으로 권력에 맞서지 않고 부역을 했지만 록펠러 자본은 권력을 장악하고 직접 통치를 했다. 소위 '딥스테이트'라 부르는 월스트리트 금융자본이 실질적으로 미국을 움직이는 힘이다.

 

그런데 민주주의 체제는 자본주의와 맞지 않다. 자본주의는 기본적으로 확장하고 독점하는 성격을 가진다. 제도 정치로서의 민주주의는 프랑스 혁명에서 나온 자코방 민주주의, 즉 인민민주주의다.

 

단순히 '1인 1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부르주아의 지배에 대항하기 위한 정치 이념이다. 여기서 '자유민주주의'는 자본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합쳐놓은 개념으로 자본의 국가지배를 합리화하는 용어다. 나는 사회주의자가 아니다. 그러나 국가와 인민의 삶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이를 위해 자본도 포기와 양보가 있어야 한다 여긴다. 일정부분을 양보하지 않으면 자본주의 체제는 유지가 되기 어렵다고 본다.

 

미국의 패착 : 우크라이나와 조선(북한)문제

 

미국이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결정적 계기는 우크라이나와 조선(북한)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국이 조장하고 일으킨, 미국의 대리전이다. 미국은 하지 말아야 할 전쟁을 하고 있다. 미국의 가장 최대의 적 중국을 상대하기 위해 모든 힘을 집중해야 했지만, 러시아와 상대하게 되며 힘을 분산시켜 버렸다. 또한 조선과 관계 개선을 해서 중국을 장악해 들어가는 전략을 짜야 했지만 미국은 하노이 회담 실패로 조선을 놓쳐 버렸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국에 치명적이었다. 아프리카 사헬 지역 국가의 반제국주의 운동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서방국가들의 무력함을 확인하면서 일어났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과연 무엇을 얻을 수 있다 판단했는지 아직까지는 확실하지 않다.

 

전쟁 초반,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자본주의 경쟁국인 유럽의 생산능력을 파괴하기 위한 목적이 있지 않았겠는가 하는 분석을 했다. 미국은 자본주의의 가장 핵심적 문제인 과잉생산 문제를 유럽경제 초토화를 통해 해결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유럽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 참가하지 않았지만 산업생산 능력이 철저하게 파괴당했다.

 

2023년 1월, 1리터당 가솔린 가격을 보면 러시아가 0.71달러, 독일이 1.84달러, 프랑스는 1.96달러다. 독일의 라인강의 기적은 소련, 그 후 러시아로부터 석유와 천연가스를 엄청나게 싼 가격에 수입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에너지 가격이 이렇게 올라버리면 중국과 러시아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없어진다. 유럽은 침몰할 수밖에 없다.

 

조선과 중국 러시아의 관계를 제대로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국이 조선을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은 역사에 대한 몰이해에 기반한다.

 

일제 강점기 민생단 사건으로 중국의 조선인 핵심 공산당원 수천 명이 살해당한 사건이 있었다. 또한 2017년 4월 미중정상회담에서 시진핑은 트럼프에게 '한반도는 과거 중국의 영토'라고 말한 바 있다. 중국과 조선은 절대로 형과 아우의 관계가 될 수 없다. 조선의 핵은 미국을 향하기도 하지만 중국을 향하기도 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 이후 1958년 8월 종파사건도 중국과 소련에 기반을 두고 있는 연안파와 고려인들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조선은 중국의 간섭을 배제하기 위해 숙청을 감행했고, 김정은 집권이후 고모부 장성택과 원로들의 처형 및 숙청도 중국의 간섭을 배제하기 위한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미국의 동맹정책의 전환과 미국 이후의 세계

 

미국은 동맹관계를 기존의 부채살 방식에서 격자형 방식으로 전환하려고 한다. 미국의 동맹들은 미국과 수직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고 동맹국들간의 이해관계는 긴밀하지 않다. 미국이 빠져버리면 동맹국들 관계는 절실하지 않다. 한미일 3각 관계에서 한일은 동맹관계로 발전하기 어렵다. 근본적으로 공동의 안보이익이 없다. 없는 안보이익을 억지로 만들면 오래가지 못하고 오히려 부작용만 발생한다.

 

▲ 한미일 국방장관이 7월 28일 일본 도쿄 방위성에서 한미일 안보협력 프레임워크 협력 각서에 서명하고는 악수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신원식 국방부 장관, 기하라 미노루 일본 방위상,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연합뉴스

 

미국의 패권이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렵다는 것은 대부분이 동의한다. 시간문제일 뿐이다. 패권 붕괴 이후 세계는 어떻게 될 것인가? 기존의 질서가 존속되면서 패권만 전이될 것인가? 아니면 기존의 질서가 붕괴하고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지는 과정일까?

 

가장 합리적인 생각은 집단 서방과 글로벌 사우스로 나뉘어지는 것이다. 집단 서방은 미국과 위계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고 미국이 없으면 존속하기 어렵다. 하지만 글로벌 사우스는 중러가 중심적 역할을 하지만 참여국가의 자발성이 핵심으로 상호호혜적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으로 관찰된다.

 

흔히 표현되는 다극화는 지금의 세계정세를 정확히 담아내는 표현은 아니라고 본다. 다극화는 19세기 유럽의 세력균형과 비슷한 관계와 의미를 지니고 있다. 1차 세계대전의 발칸지역, 2차 세계대전의 체코와 같이 강대국의 이해관계 조정에 따라 약소국이 세력균형 정책의 희생양이 되었다.

 

때문에 '다극화'가 서구 외교사적 개념인 세력균형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다극화'는 형식이 아닌 내용에서의 다양성과 상호공존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미국은 새로운 다극화 시대에 스스로 적응해 가야 한다. 만약 이에 대비하지 못한다면 미국 연방이 해체되거나 아노미적 상황이 초래될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의 새로운 협력 관계 형성

 

글로벌 사우스의 핵심국가는 러시아, 중국, 이란, 조선이라 본다. 인도, 브라질, 베네수엘라, 튀르키예, 발칸지역, 사헬지역 및 아프리카를 2선 국가, 3선 국가로는 동남아, 중앙아시아, 중남미 국가들이 있을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새로운 관계를 맺는데 성공하면 대륙세력이 해양세력을 대체하게 될 것이다. 러시아는 인도의 뭄바이부터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연결하는 남북수송로를 구축하고 있으며 북극항로도 개발하고 있다. 이 회랑이 중국의 일대일로와 결합하여 지구를 동서와 남북으로 연결하며 유라시아 시대를 열게 될 것이다.

 

현재 미국 주도 질서의 변화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는 힘은 러시아에 있다. 러시아는 미국과 공존이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보고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NATO 해체 등 유럽 안보질서의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과거 경쟁하던 중국과 러시아가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전략적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이 두나라의 협력에 미국이 승리할 수 있는 여지는 거의 없다.

 

해양에 대한 장악력을 상실해가고 있는 해양세력

 

해양세력은 힘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해양세력의 기본은 해군력에서 나온다. 그러나 홍해를 장악한 후티반군에 의해 미국의 함정들이 홍해에 접근을 못하는 상황처럼 해군력이 막강해도 해양을 장악 못한다면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할 수 없게 된다.

 

후티반군은 초보적 수준의 미사일로 미국의 항공모함을 공격하고 있고 미군은 이에 대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홍해는 후티군이 장악하고 있다. 이는 해군력을 바탕으로 한 해양세력의 주도권 장악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말레이시아가 브릭스 가입을 모색하고 있는 것도 해양세력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는 사건이 되고 있다. 말레시이아에 인접한 말라카 해협은 인도양과 남중국해를 연결하는 해협으로 물류수송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수에즈 운하를 관할하는 이집트, 수에즈 운하가 있는 홍해 입구에 위치한 에티오피아가 브릭스에 가입했다. 해양세력이 자신의 힘의 근거가 되는 해양에 대한 통제력을 점점 상실해 가고 있다는 의미다.

 

중국, 세계의 공장에서 고부가가치 생산 중심으로 전환

 

중국은 지난 7월, 3중전회를 통해 기존의 발전전략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국가발전전략을 채택했다. 양으로 승부를 보던 경제운영방식에서 탈피해 상품의 고급화를 추구하는 신질생산능력 확충을 내걸었다. 그간 중국은 미국 주도의 세계에서 최대한의 이점을 확보하려는 입장이었고 미국 시장에 막대한 상품을 판매하여 엄청난 이득을 남겼다.

 

이제 중국은 미국에 의존하지 않는 새로운 발전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매우 어려운 과정이 될 것이라 예상되지만, 과거 세계의 공장이라는 역할에서 탈피하여 고부가가치를 생산해내는 체제로 바꾸기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 희생이 필요하다면 기꺼이 감수하겠다는 입장이고 내부에서 의견을 모아가느라 3중전회가 예정보다 1년 늦게 개최되었다. 이를 위해 공산당원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으며 중국은 공산당원들의 쇄신을 강조하고 있다.

 

세계대전 이후 굳건했던 냉전체제의 붕괴

 

미국은 어떤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더 이상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수행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다. 독일 사민당 정권은 더 이상의 지원은 곤란하다는 입장이고 우크라이나군은 전쟁을 지속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의 일부를 군사적으로 점령하는 것으로 전쟁이 끝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유럽의 안보지형은 근본적 변화를 맞이할 수밖에 없을 것이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패배는 미국 패권의 붕괴와 새로운 국제정치질서의 형성을 초래할 것이다. 이는 우리에게도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된다. 한반도의 분단과 미국으로의 쏠림, 북중러와의 대결심화는 냉전체제에서 기인한 것이다. 이 근본적 구조가 깨지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은 일극체제의 붕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이에 대한 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이 저항은 대결과 전쟁으로 표출될 가능성이 크다.

 

얼마 전 설리번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을 면담했다. 그 자리에 한반도 비핵화를 약속했다. 미국의 '한반도 비핵화' 언급은 미국이 한반도에 핵을 배치하지 않겠다는 확약이다. 중국과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높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화답으로 중국이 미국에 무엇을 해 주었을지는 아직은 확언하기 어렵다.

 

미국의 부채는 35조 달러를 넘었다. 한화로 4경 8496조 원이다. 미국의 부채 문제는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것이며 미국의 진정한 위기는 여기서 나온다. 미국은 위기에서 탈피하기 위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고 전쟁이라는 선택지는 미국에서 익숙한 카드다. 그리고 동북아 지역은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가장 높이 곳이다. 게다가 남한은 윤석열 정부의 무모한 군사적 모험주의로 군사분계선에서의 긴장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전쟁이 나면 우리나라는 3개월을 넘기기 어렵다. 한국은 전략적으로 불리하다. 한국군은 전략적 불리함을 극복할만한 군사적 능력이 부족하다. 전작권이 없기 때문에 전쟁의 시작과 종결에 관한 권한자체가 없으며, 한국군 지휘부는 스스로 한국군을 지휘할 능력이 결여되어 있다.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남과 북 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 러시아까지 참전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핵전쟁이다.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역사적으로 가장 잔혹한 전쟁이 될 것이다.

 

우리의 눈으로 상황을 인식하고 문제를 파악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만들어지고 있는 안보구도가 과연 우리를 위한 것인지, 남을 위한 안보구축인지 냉철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한국은 해양과 대륙의 중간자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지정학적 위치에 있으며 중국과 러시아는 적대할 것이 아니라 대륙으로 진출할 기회로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 윤석열 대통령이 추석인 9월 17일 강원도 최전방 육군 15사단 사령부 사열대에서 사단 장병들과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장병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황남순 평화통일시민행동 사무국장 최근글보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푸틴의 핵 독트린 변경, 그래도 문제는 미국이다

기자명

  •  장창준 객원기자
  •  
  •  승인 2024.10.03 11:00
  •  
  •  댓글 0
 
 

 

사진출처: https://responsiblestatecraft.org

 러시아가 핵 독트린 변경에 착수했다. 더 적극적이고, 더 공세적인 방향으로 핵 정책을 변화시키고 있다.
 
9월 26일 푸틴은 핵억제에 관한 안전보장이사회 상임회의에서 “지정학적 환경의 변화와 새로운 군사적 위협으로 인해 조정이 필요”하다면서 핵 독트린 개정 방향을 공개했다. 즉 핵 독트린 수정안을 제시한 것이다. 다만 이날 회의에서는  수정 초안이 제시되었고, 승인 절차까지는 밟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9월 29일 크렘린궁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핵 교리 개정 내용이 준비됐고 공식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승인 절차가 남아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승인은 형식적 절차라는 점에서 사실상 개정이 완료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크렘린궁 대변인은 “서방이 러시아에 대한 공격에 가담할 경우 어떤 결과가 초래될지 경고하는 신호”라며 핵 교리 개정의 의미를 설명했다.
 
러시아 핵 독트린에서 새롭게 추가된 내용은?
 
푸틴의 상임회의 모두발언에 따르면 새롭게 추가된 내용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 핵보유국이 (러시아 공격에) 포함되거나,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는 비핵국가가 공격할 경우
▶ (러시아를 겨냥한) 대규모 공중 또는 우주 공격무기가 발사되었거나 그러한 무기가 국경을 넘을 것이라는 믿을만한 정보가 있을 경우(전략 및 전술 항공기와 순항 미사일, 무인기 등 포함)
▶ 핵보유국이 참여하는 비핵국가(벨라루스)에 대한 공격을 러시아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
▶ 적군이 재래식 무기를 사용하여 중대한 위협을 가하는 경우
 
2020년의 러시아 핵 교리는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알려져 있다.
 
▶ 핵무기 사용 조건으로 러시아를 겨냥한 탄도 미사일이 날아오는 경우
▶ 러시아나 동맹국을 겨냥해 핵무기나 다른 대량살상무기가 사용됐을 경우
▶ 러시아의 핵대응능력이 저해될 경우
▶ 러시아 존재 자체를 위협하는 재래식 무기의 공격이 있을 경우
 
따라서 달라진 점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 탄도 미사일 외 순항 미사일, 무인기 등의 공격에도 핵 사용 가능
▶ 핵보유국(미국, 나토)의 지원을 받은 비핵국(우크라이나 의미)의 공격에도 핵 사용 가능
▶ 벨라루스에 대한 비핵공격에도 핵 사용 가능
 
러시아의 핵 독트린 변경에 대해 미국은 “전적으로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비난했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역시 “러시아 지도부가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을 계속하고 있다”라며 러시아 비난에 가세했다.
 
미국의 핵 정책은 이미 3월에 변경
 
우리 언론 역시 푸틴의 핵 독트린 개정에 비판적 보도 일색이다. 보수 매체는 물론이고, 민주·개혁과 진보를 표방해 왔던 매체들 역시 “러시아가 핵전쟁의 문턱을 낮췄다”라는 식의 보도 행태를 보인다.
 
러시아의 핵 독트린 개정이 핵무기 사용의 조건을 완화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러시아가 핵전쟁의 문턱을 낮췄다고 결론을 내리기엔 충분하지 않다.
 
주지하다시피 나토 회원국들 상당수가 러시아 공격용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고 있으며, 지원한 무기로 러시아 영토를 공격해도 좋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얼마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 젤렌스키는 유엔 총회를 방문하여 국제사회의 무기 지원을 요청했고, 바이든을 만나 러시아 영토를 공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지원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바이든 정부는 장거리 미사일 제공 여부를 놓고 심각한 논의를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을 위시한 나토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이 러시아에게 “지정학적 환경의 변화와 새로운 군사적 위협”으로 인식되었고, 그 결과 핵 독트린 개정에 착수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더 중요한 한 가지 사실이 추가로 지적되어야 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3월 새로운 핵운용 지침(Nuclear Employment Guidance)을 승인한 점이다. 4년마다 개정되는 이 문서는 극비사항이라 전자 사본도 없고, 소수의 국방 안보 관리들에게만 인쇄물로 배포된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4년마다 개정되는 이 문서는 극비사항이라 전자 사본도 없고 소수의 국가 안보 관리와 국방부 지휘관들에게만 인쇄물로 배포”된다.

바이든이 지난 3월 극비리에 핵운용 지침을 승인한 사실은 뉴욕타임스의 8월  20일 보도로 알려지게 되었다

미 백악관 NSC의 프라나이 바디(Pranay Vaddi)가 새로운 핵지침을 언급하면서 “러시아, 중국, 북한을 동시에 억제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한 데서 드러나듯이, 적대적 핵보유국인 북중러를 겨냥하는 핵지침인 것은 분명하다.
 
나토 사무총장의 발언 역시 러시아의 핵 독트린 변경에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6월 16일 “러시아와 중국이라는 두 전선으로부터 심각한 핵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면서 “작전상 핵탄두가 얼마나 필요하고 어떤 핵탄두를 보관해야 하는지에 대한 세부 사항은 언급하지 않겠지만,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협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누가 핵전쟁의 문턱을 낮추고 있나?
 
한 나라의 무장력은 국익의 치명적 손상이 있을 때 사용하기 위해 존재한다. 핵무기 역시 무장력 중의 하나이다. 200여 개의 나라 중에 10여 개 나라밖에 보유하지 않은 상당히 '독보적인' 무장력이라 할 수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단지 두 나라의 전쟁이 아니다. 나토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정치외교적, 경제적 지원을 아낌없이 해왔다. 그리고 이젠 러시아 영토를 공격할 장거리 미사일 등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려 한다. 이런 상황에서 '독보적인' 무장력인 핵무기를 만지작거리는 것은, 어쩌면 핵보유국으로서 상식적 선택인지도 모른다.
 
푸틴이 6월 7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국제경제포럼에서 “핵 정책은 살아있는 도구”라면서 “우리 주변 세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주시하고 있으며 이 정책의 일부 변경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라고 발언한 것은 미국과 나토의 핵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핵 독트린의 변경은 푸틴이 아니라 미국이 먼저였다. “작용과 반작용”이라는 운동 법칙을 미-러 관계에 적용한다면, 러시아의 핵 독트린 변경은 미국과 나토의 공세적 핵 및 군사정책에 대한 ‘반작용’이다.
 
핵 독트린의 변경이 핵전쟁의 문턱을 낮추는 결과를 초래한다면, 핵 전쟁의 문턱을 낮춘 것은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다. 

 장창준 객원기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사설] 윤석열·김건희 정권 퇴진 이유와 그 방법

  • 기자명 데스크
  •  
  •  승인 2024.10.02 17:53
  •  
  •  댓글 0
 
 

전쟁 동맹 위기 조장
친일굴종과 헌정파괴
대미종속과 민생파탄
검찰독재와 민주파괴
국정농단과 직권남용
퇴진광장과 국민투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주권은 심각한 위협에 처해 있다. 윤석열 정권은 전쟁 위기를 조장하고, 민생을 파탄내며 헌정 질서를 무너뜨렸다. 또한, 친일 반민족 행위와 대미 종속 외교로 주권과 국익을 훼손했다. 국민적 분노는 이제 임계점에 다다랐다. 윤석열 정권이 퇴진해야 할 이유를 짚어보고, 그 방법을 모색해본다.

전쟁 동맹 위기 조장

윤석열 정부는 한미일 전쟁동맹 강화로 한반도를 전쟁의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거의 매일같이 진행되며, 심지어 핵전쟁을 가정한 훈련까지 포함되었다. 이러한 군사훈련은 대한민국을 미국의 대리전쟁 전초기지로 만들고 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차장은 "북한의 핵 사용이 임박한 상황에서 한미가 핵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발언으로 대북 선제공격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매우 위험한 발언이며, 윤석열 정권이 의도적으로 전쟁 위기를 조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올해 8월까지 223일 중 179일 동안 군사훈련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이 정부가 얼마나 전쟁 위기를 극대화하려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을 사실상 용인하는 군사 협력 강화는,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을 방조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대한민국의 주권을 스스로 훼손하며 국민의 안보를 위협하는 정권은 더 이상 국민을 위한 정권이 될 수 없다.

친일굴종과 헌정파괴

윤석열 정권은 친일 굴종 외교로, 대한민국의 자주성과 헌정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했다. 전쟁 범죄와 조선 강점을 부정하는 일본의 군국주의 노선을 묵인하며, 독도 영유권 주장에도 침묵했다. 이는 대한민국의 영토 주권을 스스로 포기하는 매국 행위이며, 왜놈의 후예라고밖에 볼 수 없는 반민족 행위다.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 승인, 위안부 3자 변제, 독도 상륙 훈련 중단, 일제강점기 국적 논란, 8.15건국절 논란 등이 대표적인 사건이다. 이는 단순한 역사 왜곡이 아니라, 일본의 침략범죄를 정당화하고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는 대한민국 헌법에 대한 도발이다.

윤석열 정권은 뉴라이트 인사들을 요직에 기용해 항일 독립운동을 부정하고, 역사를 왜곡해 친일 식민사관을 전파하고 있다. 형법 제91조 ‘국헌문란’에 해당한다. 윤석열 정권이 바로 반국가세력이다.

대미종속과 민생파탄

윤석열 정권의 대미 종속 외교는 한국 경제를 심각한 경기침체로 몰아넣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수출과 주기적 양털깎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법 등 보호무역은 한국의 핵심 산업에 치명상을 입혔다. 윤석열 정부 들어 역대 최장기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며, 세계 5위였던 무역수지가 200위로 추락했다.

특히,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가계부채는 사상 최고치인 1,862조 원을 기록했다. 중소상인들도 대출금 부담으로 인해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으며, 상반기 폐업한 자영업자 수는 약 7만 명에 이른다.

또한 환율 불안정과 금리 인상은 내수 경제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2024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은 1.4%로 하향 조정되었다. 이는 대미 종속 경제가 민생을 파탄으로 몰아넣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검찰독재와 민주파괴

 

윤석열 정권은 검찰 권력을 남용해 정치적 반대 세력을 탄압하고, 언론을 장악해 정권의 부정부패를 은폐하고 있다. 압수수색을 남발해 국민을 겁박하고, 민주주의 기본질서를 유린했다. 검찰 출신 인사들을 대거 기용해 정권의 방패로 삼고, 권력 남용을 정당화하고 있다.

양곡관리법, 노조법2,3조, 전세사기특별법 등 민생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고, 국회가 의결한 측근 비리 수사를 방해함으로써 권력을 사유화했다. 이는 독재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검찰권을 남용한 것이며, 다수결의원칙과 3권분립 등 민주주의원리를 부정한 것이다.

특히 반국가세력 운운하며 공안정국을 조성하고, 국방부장관, 행안부장관을 비롯해 군정보 요직에 충암고 동문을 배치해 계엄선포를 시도하려는 정황마저 포착되고 있다.

국정농단과 직권남용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정권의 국정농단과 직권 남용의 상징이다. 김 여사는 이른바 ‘쩐주’로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여당 공천개입도 모자라 당대표 선거까지 관여한 의혹이 불거졌다. 이는 단순한 개인 비리가 아니라, 최순실을 능가하는 심각한 국정농단이다.

과거 최순실이 저지른 국정농단은 고작 대통령 연설문을 고치고, 박근혜 대통령과의 친분을 이용해 딸의 대학입학 비리를 저지른 정도다. 하지만,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명품 가방 수수 △국민권익위원회 조사에서의 불법 행위 △제22대 국회의원 공천개입, △공직자 인사 개입, △국민권익위원회 수사외압, △임성근 사단장 구명 로비, △양평고속도로 종점변경 등 숱한 의혹에 휩싸여 있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은 대통령을 뽑았지, 배우자를 선출하지 않았다. 대통령의 배우자가 국정을 좌지우지하며 권력을 남용하는 상황은 국가적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김건희 특검법’을 두 번씩이나 거부함으로써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 이는 국정농단의 전형적 사례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을 경험한 우리 국민은 결코 윤석열-김건희 국정농단을 방관하지 않을 것이다.

퇴진광장과 국민투표

윤석열 정권 퇴진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정권 내부에서 이미 균열이 시작됐다. 9.28퇴진광장에서 시작된 국민적 저항은 11월 9일, 11월 20일, 12월 7일의 전국적 민중총궐기로 이어질 것이다.

점화된 퇴진투쟁에 기름을 부어야 한다. ‘윤석열 퇴진 국민투표’가 바로 기름이다.

윤석열 퇴진 국민투표는 단순히 대통령을 퇴진시키는 것을 넘어, 국민이 국가의 주인임을 선언하는 대장정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는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하고 있다. 국민이 부여한 권력이 국민을 배반할 때, 이를 되찾는 것은 국민의 정당한 권리다. 국민투표는 그 권리를 실현하는 도구이며, 독재 권력을 무너뜨릴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다.

2016년 촛불 항쟁에서 국민은 박근혜 정권을 끌어내렸다. 이번에도 윤석열 정권을 무너뜨릴 수 있다. 우리는 한번 해냈고, 또 해낼 수 있다. 윤석열 퇴진 국민투표는 우리의 미래를 바꾸는 첫걸음이다.

무능한 정치인에게 기댈 필요 없다. 가장 유능한 정치인은 다름 아닌 국민 자신이다. 국민이 이끄는 혁명. 국민이 직접 권력을 회수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내자. 지금이 그 때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