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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분쟁의 새 국면과 조러 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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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광 코리아뉴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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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10.1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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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위, 협격 기도를 무력화하는 조러동맹
역사의 전환점에서 맺어진 반제자주동맹
뿌리 깊은 조러 친선의 역사
한 전호에 서서
다극화를 추동하는 강력한 전략적 보루이며 견인기
시간과 더불어 높아지는 조선의 전략적 지위

러시아의 특별군사작전에 의하여 우크라이나 동부의 광활한 땅이 러시아의 손에 떨어져 참패를 면할 수 없게 된 미국과 NATO는 어떻게나 사태를 역전시키기 위한 발악적 책동에 광분하고 있다.

최근 드러나고 있는 러시아 종심지역에 대한 미사일공격 해제와 러시아 극동에 대한 압력 강화와 포위, 협격 기도는 그 집중적 표현이다.

그러나 유럽전역에 참혹한 전란을 몰아오며 제3차세계대전의 도화선으로 될 수 있는 미국과 NATO의 발악적 소동은 러시아에 “전략적 패배“를 안겨주기는커녕 저들의 패권몰락을 촉진시키는 심각한 계기로 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의 패배는 소련해체 이후 일관하게 추구하여 온 동진 정책의 파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발악적 소동에 대응하여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핵보유국 혹은 그들의 지원을 받은 비핵국가의 공격에도 핵 사용이 가능하다는 등의 새로운 핵교리를 발표하는 한편에서 동해와 태평양에서 사상 최대규모라고 하는 ‘대양2024’(9월10일-16일)라고 이름한 해상군사연습을 벌리는 등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

포위, 협격 기도를 무력화하는 조러동맹

우크라이나에서 미국과 NATO의 패색이 짙어가는 속에서 지난 9월 13일 스푸트니크(Sputnik) 일본이 보도한 짤막한 기사가 눈에 띄었다.

제2차 세계대전 개시 전야인 1939년 나치스 독일이 동맹을 맺은 일본에게 동쪽에서 소련을 침공하여 나치 독일군대와 함께 협격할 것을 요구하였다 한다. 러시아연방보안청이 비밀해제한 문서로 밝혀졌다고 하는데 그에 의하면 그해 5월 군 고관을 일본에 파견한 독일은 과소평가한 소련 극동군의 자료를 보여주면서 일본이 먼저 소련을 공격하여 소련군의 역량을 분산시킬 것을 획책하였다.

그러나 이미 중국 침략전쟁에 나선 일본에는 극동 소련군에 대응할 힘이 없었다. 그래서 일본은 1941년 4월 “소일중립조약”에 응하여 소련과의 충돌을 회피, 남진의 길을 택함으로써 나치독일의 협격 기도는 좌절, 결국 소련에 의해 패망하게 된다.

미국이 핵무기를 기반으로 한국과 일본의 괴뢰들을 미일한 군사블럭에 묶어세워 합동군사연습을 거듭하고 있는 것은 나치독일을 흉내내어 러시아를 포위, 협격하려는 기도의 표현이며 조선과 중국에 대한 도발적 망동이다. 오는 10월말에 예정된45,000명의 병력과 40척의 함정, 370기의 항공기 등을 동원한 대규모 미일 합동군사연습도 그 일환이다. 일본은 이 기회에 저들의 땅이라고 주장하는 쿠릴열도(諸島)를 행여나 되찾을 수 있을까 망상하면서 적극 부응해나서고 있으며 윤석열 정부는 미국의 몰락이 저들의 생존에 직결하는지라 필사적으로 상전에 추종해나서고 있다.

9월 13일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 6월에 조인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러시아연방 사이의 포괄적인 전략적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조러동맹조약)에 따라 조선을 방문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연방 안전이사회 서기장을 접견하였다. 조선측 보도에 의하면 “조러 두 나라 사이의 전략대화를 계속 심화시키며 호상안전 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협동을 강화해나가는 문제들과 지역 및 국제정세들에 대한 폭넓은 의견교환이 진행되었으며 상정된 문제들에 관해 만족한 견해일치를 보았다“(조선중앙통신 9.14)고 한다.동맹조약 3조에 따른 “쌍무협상통로“의 “가동“에 해당된다.

유라시아대륙과 태평양을 잇는 요충지에 자리잡은 핵강국 조선과 조러동맹조약은 미일한군사블럭을 강화하여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며 러시아의 극동을 압박하여 포위, 협격하려는 미국의 흉계를 파탄시키고 손발을 얽어매는 중대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역사의 전환점에서 맺어진 반제자주동맹

조러동맹조약은 전문에서 쌍방 사이의 포괄적인 전략적동반자관계를 발전시켜 평화와 지역 및 세계의 안전과 안정을 보장하는데 기여하며 국제법에 기초한 다극화된 국제적인 체계를 수립할 것을 지향한다고 지적하였다. 이 지적은 미국의 패권주의적 기도와 일극 세계질서를 강요하려는 책동을 짓부시고 다극체제 수립을 위한 반제자주동맹으로서의 성격을 부각시키고 있다.

지난 1960년 미국이 속국인 한국에 핵무기를 배비한 것을 배경으로 하여 조선과 소련 사이에서 맺어진 호상방위조약은 비핵국가와 핵보유국 사이의 조약이었으나 조러동맹조약은 미국의 일극패권이 무너지고 다극세계에로 향하는 역사의 전환점에서 핵보유국들 사이에서 맺어졌다.

조선은 미제의 장장 70여년에 걸쳐 지속되어 온 핵전쟁 기도에 맞서 소련 해체 이후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여 핵억제력 건설을 추진, 동복아시아, 극동에 새로 출현한 핵강국이며 러시아는 소련을 계승하여 “세계의 전략적 안정과 균형을 유지“하는 데서 “중대한 사명과 역할“(조선외무상의 러시아 방문결과와 관련한 조선 외무상보좌실 공보.1월20일)을 맡고 있는 강력한 연방국가이다.

착각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방대한 핵무기로 무장한 미국에 맞서 “세계의 전략적 안정과 균형을 유지“하고있는 것은 다른 어느 나라도 아니라 미국을 능가하는 핵초대국인 러시아이다. 미국이 소련 해체 이후 러시아가 자본주의 체제로 전환했음에도 불구하고 동진을 한시도 멈추지 않았던 것은 유일하게 미국에 대항하는 핵무력을 가진 전략국가를 무너뜨리지 않고서는 일극 패권을 확립할 수 없으며 그나마 구축하여 온 패권체제가 항시적으로 위협받기 때문이다.

미국이 소련이 해체된 이후 갖은 수단을 다하여 러시아를 무너뜨리기 위하여 피눈이 되어온 이유이다.

뿌리 깊은 조러 친선의 역사

조러동맹조약은 오랜 친선 협조의 역사를 토대로 한 견고한 동맹조약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조선은 미제의 적대시 정책에 맞서 싸워온 견실한 반미국가이며 러시아는 소련 해체 이후 미국과 NATO의 동진을 막고 나라의 안전을 수호하며 “강력한 러시아의 재건“을 위하여 싸워왔다.

푸틴대통령은 지난 2000년 7월에 조선을 방문하였다. 그해 3월26일 있었던 선거에서 승리, 대통령 취임 직후에 조선을 방문한 것이다. 소련시기를 포함하여 러시아수뇌가 조선을 방문한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푸틴 대통령이 당선되자마자 우심하게 감행되는 미국과 NATO의 동진으로 하여 “이대로 가다가는 나라가 없어진다“는 위기감을 감추지 않고 약화된 러시아군 재건을 최우선시하면서 미국의 앞잡이가 된 부패한 경제인을 추방하고 패배감에 사로잡힌 러시아 국민들을 애국주의 기치밑에 묶어세워 “강한 러시아 재건“의 길을 내디딘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당시 조선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선군의 기치를 들고 미 클린턴 행정부의 전쟁 도발 기도를 좌절시키고 “고난의 행군“을 극복하여 국면전환을 이루어낸 때이다. 푸틴 대통령이 선군이란 톡특한 사상과 노선, 방식으로 소련 해체 이후 닥쳐온 가지가지의 난국을 극복한 조선을 찾은 것이 우연한 일이었겠는가. 당시 조러 정상회담을 현지에서 취재한 기자들에 의하면 푸틴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사이에서 미국의 일극지배를 반대하며 다극세계건설을 위한 결연한 반제투쟁 의지를 보여주었다고 한다.

푸틴 대통령은 조선의 핵억제력 건설이 급진전하던 지난 2017년 6월 러시아에서 있은 국제경제포럼에서 “작은 나라들은 독립과 주권을 지키기 위하여서는 핵무기를 가질 것 이외에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이해를 표시하였으며 조선이 “화성15호“ 실험발사에 성공했을 때는 미국과의 핵공방에서 조선이 승리하였다고 하였는가 하면 조선은 풀을 뜯어 먹어서라도 핵개발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미국 주도의 제재놀음에도 부정적 입장을 표시하였다.

한 전호에 서서

조러 사이의 친선협조 관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특별군사적전을 시작하고 조선이 이를 전적으로 지지하는 과정에서 강력한 전략전술적 협동관계로 발전되었다.

 

조선 외무성은 세계 어느 나라도 침묵하던 특별군사작전 시작 직후인 2022년 2월 28일 “우크라이나사태가 발생하게 된 근원은 전적으로 다른 나라들에 대한 강권과 전횡을 일삼고 있는 미국과 서방의 패권주의 정책에 있다“고 하면서 러시아를 지지할 입장을 표시하였다.

다음해 1월 27일에는 김여정 조선로동당 부부장이 담화를 발표하여 “우리는 국가의 존엄과 명예, 나라의 자주권과 안전을 수호하기 위한 싸움에 나선 러시아 군대와 인민과 언제나 한전호에 서있을 것이다“고 선언하였다.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조선 주재 러시아 특명전권대사는 2023년 3월 17일 대규모 군사연습에 광분하고 조선반도 지역에 전략 공격무기들을 끌어들이며 지역 정세를 악화시키고 있는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도발 행위를 비난하면서 “미국의 강요 정책으로부터 벗어난 새롭고 공정한 세계질서를 수립하기 위한 투쟁에서 러시아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한전호에 서있다“고 화답하였다 (조선중앙통신, 3월 21일)

이런 과정은 조러 동맹이 미국과 한국이 말하는 것처럼 우크라이나 사태가 끝나면 사라지는 “일시적인 전술적 협력“이 아니라 나라의 자주권과 안정을 보장하며 미국의 일극 패권을 무너뜨려 세계의 다극화를 지향한 반제 이념에 뿌리를 둔 전략적 동맹이라는 것을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

미국은 조러동맹을 “조선의 탄약지원과 러시아의 기술지원“의 틀에 묶고 그 의의를 깎아내리는 흑색선전에 피눈이 되고 있으나 아무런 증거도 제시하지 못하였으며 조러 양국은 명백하게 부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터무니없는 거짓을 지어내여 앵무새처럼 되플이하고 있는 것은 조러 양국의 영상에 먹칠하며 서방의 속국들을 우크라이나 지원에 단단히 매여놓기 위한 기만 선전이다. 미국이 집요하게 거짓선전을 되풀이하는 바람에 어느새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기 쉽상인데 우매한 짓이다. 미국이 천번 만번 되풀이 하여도 거짓은 거짓이다. 최근 나돌고있는 우크라이나 파병설도 마찬가지이다. 기만선전을 주요 전략으로 구사하는 미국발 정보의 진위를 가리지 못하면 그들의 더러운 흑색전전에 말려들 수밖에 없게 된다.

다극화를 추동하는 강력한 전략적 보루이며 견인기

세계의 다극화는 이제 막을 수 없는 추세로 되고 있으며 서방의 많은 나라도 이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 빠지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해 12월 10일에 발표한 “미국과 서방이 떠드는 ‘세계분열’은 ‘일극세계’의 종국적 파멸상만을 보여줄 뿐이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견실한 반미국가인 우리 공화국이 세계적인 핵강국으로 급부상함으로써 미제의 패권 야망은 더 이상 실현할 수 없는 망상으로 되어버렸으며 러시아와 중국을 비롯한 신흥대국들의 출현도 미국의 지배 책동에 강한 제동을 걸고 있다. 무시할 수 없는 정치 및 경제세력인 브릭스가 자기의 존재감을 더욱 부각시키며 미국 주도의 일극화에 반기를 들고 맞서고있다“고 지적하였다. 조선의 핵강국으로의 부상, 러시아와 중국을 비롯한 신흥대국들의 출현, 존재감을 더욱 부각시키는 브릭스가 다극화 촉진의 중요한 역량이라는 말이다.

이 중에서도 조선과 러시아는 다극화의 최전선에 서 있는 나라이다. 조선은 미국과의 첨예한 핵대결에서 한치의 후퇴도 없이 강력한 핵억제력을 건설해 나가고 있으며 머지않아 미국을 제압하는 전략국가로 부상할 것이다.

한편 러시아는 미국과 NATO의 동진 기도를 파탄시키기 위한 특별군사작전을 몇 년째 승리적으로 이어오고 있으며 러시아의 승리는 미국에 전략적 패배를 안겨줄 것이며 그것은 다극화 촉진의 또 하나의 회기적인 계기로 될 것이다. 한국과 일본, 그리고 서방의 미국 속국들은 판세가 명백함에도 아직도 우크라이나가 우세한 것처럼 떠들고 있다. 이를 믿는 사람들에게 “우리들은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패배하고 있는데 당신들(유럽위회의원들)은 이기고 있는것처럼 행세하고 있다”고 유럽의회에서 말한 오르반 헝가리 수상의 말을 귀담아 들을 것을 권한다.

조러동맹은 반제자주투쟁의 최전선에서 싸우는 강력한 핵강국들 사이에 맺어진 유례없는 조약으로써 쇼이구 러시아련방 안전리사회 서기장의 조선방문이 보여주듯 벌써부터 미국의 확전 기도를 강력히 제어하고 있다.

조선 외무상 보좌실 공보(1월20일)는 “자주적인 주권국가들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러시아연방 사이의 친선협조 관계가 국제평화와 안전을 수호하고 다극화된 세계건설을 추동하는데서 강력한 전략적 보루로, 견인기로 되고있다“고 지적하였다.

시간과 더불어 높아지는 조선의 전략적 지위

로동신문이 지난 9월 13일 전한데 의하면 김정은 총비서는 핵무기연구소와 무기급핵물질생산기지를 현지지도하였다. 이 보도를 통하여 조선의 무기급 우라늄 고농축 시설이 편린이나마 공개되기는 처음이다.

핵탄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이는 조선의 핵무력 전략이 허언이 아니라 현실임을 세계 면전에 보여준 셈이다.

조선이 “우라늄 농축작업 착수“를 선언한 것은 2009년 6월 13일이다(조선외무성성명). 다음해에는 영변에 건설된 우라늄농축시설을 미국 핵학자에게 보여주었다.

그때로부터 14년, 무기급 우라늄고농축시설이 더 건설되었는지 아닌지, 또 건설되었다면 몇 개소, 혹은 몇십 개소가 되는지, 그 처리능력이 얼마나 되는지 공개된 바가 없고 아는 외국 나라와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런데도 한미당국과 전문가, 연구기관들이 조선이 보유한 핵탄수에 대한 “분석발표“놀음을 벌려 왔다. 조선의 무기급 핵물질 생산능력을 가늠도 못하는 주제에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하늘도 놀라는 특별한 능력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인데 그들이 가진 능력은 아마도 책상머리에 앉아 근거도 없는 작문을 쓸 능력일 것이다.

올해 초순 조선이 신형 순항미사일 시험을 거듭하자 이에 놀란 미 행정부는 미국의 소리(VOA)방송을 통해 “성능을 부풀렸을 가능성“을 운운하였으며 미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브루스 베넷은 그에 따라 ”심리전 대응을 해야 한다”고 하였다.(뉴시스, 2024.02.23.) “성능을 부풀“려 미국과 한국을 ‘압박’하려 하기 때문에 ‘심리전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경우 심리전의 대상은 적대국인 조선이 아니라 미국과 한국의 국민이다. 말하자면 자기 국민을 속이기 위한 심리전을 벌여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조선과의 핵대결에서 수세에 빠진 미국의 궁색한 처지를 보여줄 따름이다. 핵탄수에 대한 ‘분석 발표’ 놀음도 저들의 여론관리를 위한 날조선전이다.

핵탄수를 기하급수적으로 늘인다는것은 100이 200, 400, 800, 1600, 이런식으로 폭발적으로 생산한다는 것이다.

김정은 총비서가 현지지도 한 무기급 핵물질생산시설을 두고 미국의 연구기관과 소위 전문가들은 ‘강선’에 있는 시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거짓에 거짓을 쌓아 사람들을 속이는 것은 미국의 상투적 수법인데 ‘강선’도 마찬가지이다.

지난2018년7월17일 “우리 민족끼리“는 “강선“에 농축시설이 있다는 것을 위성사진과 휴민트(정보원)를 통하여 확인하였다고 하는 미국발 정보를 “근거없는 거짓정보“라고 일축하였다. 국가 기밀에 속하는 문제를 왈가왈부하지 않는 조선의 언론이 ‘강선’설을 부인한 것은 조미회담에 임하는 조선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일이었다. 그런데 그 잘난 미국과 한국의 정보기관은 사실 여부도 확인 못하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강선’설에 매달리고 있다. 하긴 미국에게 있어서 사실 여부는 중요하지 않는지 모른다, 거짓이든 뭐든 그것이 회담 파탄의 구실이면 족하기 때문이다.

이런 자들의 버릇을 고쳐주는 약은 몽둥이밖에 없다.

조선은 핵무기의 질량적인 고도화에 상한선을 두지 않겠다고 거듭 표명하고 있으며 조선의 전략적 지위는 시간과 더불어 높아질 것이다.

핵초대국인 러시아와 핵강국인 조선의 동맹조약은 미국의 일극 패권에 종지부를 찍는 결정적 힘으로써 앞으로 커다란 위력을 발휘하게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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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소년이 온다>를 보면 착잡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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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4/10/16 10:41
  • 수정일
    2024/10/16 10:41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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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준 칼럼]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의 이야기로 바라보는 전쟁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는, 마을 잔치를 열겠다는 부친 한승원 작가에게 "지금 세계 두 곳에서 전쟁을 하고 있는데, 축하 잔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취지에서 기자회견도 따로 갖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강 작가가 이야기한 "세계 두 곳"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과 함께,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침공이 포함된다.

 

우크라이나와 팔레스타인의 고난을 환기시키는 한강 작가의 메시지는 뜻깊다. 이 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의 이야기들이 지금도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하지만 그간 한국 사회가 이런 현실에 기울인 주의와 관심의 정도를 돌아보면, 착잡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한강 작품들의 배경이 된 우리 사회는 정작 그런 이야기들에, 특히 팔레스타인에서 들려오는 이야기에 너무 무심했기 때문이다.

 

10월 현재,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 사망자는 4만 명을 훌쩍 넘는다. 실종자는 최소 6000명, 최대 2만 명에 이른다. 부상자는 10만 명에 육박하고, 무려 190만 명이 정든 집과 동네를 떠나 난민 신세가 됐다. 4만 명이 넘는 사망자 중 하마스 대원이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 3만 4000여 명 중 60%가 여성이거나 아동, 노인이다. 사망자의 압도적 다수가 민간인이라는 의미다. 반면 이스라엘군 사망자는 모두 합해 800명이 조금 넘는다.

어떤 각도에서 보더라도 이 상황은 '전쟁'이라는 말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라는 공식 표현은 사태의 핵심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 이것은 일방적인 학살이다.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인종 청소다. 이런 일이 지구 한 쪽에서 벌어지고 있지만, 지금 우리는 너무나 태평하다. 그해 5월 광주 바깥의 대한민국 곳곳처럼 말이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의 책을 한 시민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구매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스라엘 주도 전쟁에 끌려 다니는 미국, 독일

 

한국 말고 다른 나라들은 사정이 어떨까? 다들 그래도 우리보다는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것 같지만, 나라마다 그 강도나 방향, 이에 따른 여론의 향배가 다르다. 물론 한 가지 공통점은 있다. 작년 10월 하마스가 이스라엘 민간인들을 기습 공격하고 납치했을 때에 비하면 이스라엘을 두둔하는 목소리가 많이 수그러들었다는 점이다.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 하마스의 공격은 비전투원에 대한 무차별 테러였다. 따라서 인질 구출을 명분으로 한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이 정당성을 내세울 수 있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가자지구에서 펼쳐지는 이스라엘군의 활동은 인질 구출과는 거리가 멀다. 네타냐후 정부는 납치된 자국 시민 구출이 아니라 이참에 팔레스타인 자치구역을 지도에서 없애버리는 것이 작전 목표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최근에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눈엣가시 같던 레바논 남부의 헤즈볼라도 척결하고 중동 내 유일한 도전국인 이란에 대해서도 군사적 우위를 확인받으려 한다. 즉, 지금 벌어지는 일은 이스라엘이 일방적으로 주도하며 가자지구(어쩌면 서안지구로까지 확대될?) 팔레스타인 민간인 학살을 수반하는 제5차 중동전쟁이다.

 

이스라엘이 기획하고 주도하며 홀로 승리를 구가하는 전쟁이기에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세력도 이스라엘뿐이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부는 전쟁을 끝낼 의사가 없다. 지금 이 순간도 레바논 내부로 더 깊숙이 진격할 생각만 하고 있다. 9월 18일 UN 총회에서, 반세기 넘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영토(지금의 가자지구와 서안지구를 합친 것보다 더 넓은, UN이 정한 영토가 있다!) 불법 점령을 1년 안에 중단하라는 결의가 181개 회원국 중 2/3가 넘는 124개 국의 찬성(대한민국은 기권)으로 통과돼도 아랑곳없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국내 정치를 좌우하는 주류 정치세력, 언론, 학계가 모조리 이스라엘만 편드는 나라들이 있다. 미국과 영국 같은 나라들이 그렇고, 이보다 더 극단적인 사례로 독일이 있다. 이 나라들에서는 극우 포퓰리스트부터 신념에 찬 리버럴에 이르기까지, 심지어 독일의 경우는 온건좌파를 넘어 상당수 급진좌파에 이르기까지 정계와 언론계의 모든 엘리트가 무조건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이스라엘을 조금이라도 비판하면 '반유대주의'라 몰아세운다.

 

물론 이런 나라들에서도 바닥 민심은 다르다. 미국은 오랫동안 친이스라엘 정서가 깊이 뿌리 내린 나라였지만, 작년 말부터는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작전을 '반대'하는 의견이 '찬성'보다 높아져 지금껏 이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갤럽 정례 조사). 그리고 이런 여론 흐름이 올해 4월부터 급기야 대학가의 팔레스타인 지지 점거시위로 표출되기 시작했다.

 

한편 독일에서도 최근 여러 여론조사를 통해, 다수 시민이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내 활동에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 대표적인 여론조사기관 가운데 하나인 포르사(Forsa)의 조사에서는, 작년 말에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을 지지하는 입장이 60% 이상으로 나온 데 반해 올해 6월부터는 이를 반대하는 입장이 60% 이상으로 나온다.

 

그럼에도 엘리트층은 요지부동이다. 네타냐후 정부의 가장 신실한 우군인 미국 민주당 주류야 말할 것도 없다. 바이든 정부의 부통령인 캐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통령후보는 현 정부의 친이스라엘 정책에 어떤 변화도 없을 것이라고 거듭 못 박았다. 민주당의 중요한 동맹세력인 노동조합 쪽에서 '반전' 목소리가 나오고 대학가에서 시위가 이어져도 이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미동도 하지 않으려 한다. 민주당 지지 블록 내의 이런 심각한 분열은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재선-민주당 패배의 결정적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스라엘 극우파 네타냐후가 미국 정치 극우화의 키를 쥐고 흔드는 격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당황스러운 것은 독일 정치권 풍경이다. 극우파와 리버럴이 제도권 정치를 양분하는 미국과 달리, 독일은 겉만 보면 이념 스펙트럼이 왼쪽으로 크게 확장된 다당 구도다. 하지만 이스라엘 문제에 관한 한, 이 다당 구도는 일당 통치에 가까운 단일 색채로 뭉개져 버린다. 극우파 '독일을 위한 대안'부터 기독교민주연합/사회연합을 거쳐 사회민주당, 녹색당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이스라엘이 무슨 짓을 벌여도 박수치고 응원할 태세다.

 

상식대로라면, 원내에서 그래도 이에 유일하게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야 할 세력은 좌파당이다. 사회민주당의 신자유주의화를 비판하고 사회주의의 이상과 원칙을 계승, 발전시키겠다며 출범한 좌파당이라면, 제국주의 반대와 반전평화의 원칙에 따라 다른 모든 정당과 선명히 구별되는 의견을 내야 마땅했다. 그러나 좌파당은 무색무취한 양비론에서 더 나아간 입장을 내놓지 못했다. 조금이라도 팔레스타인을 옹호하는 것처럼 들리는 주장을 하면 '반유대주의'라며 달려드는 대다수 언론의 분위기가 그렇게 두려웠던 것일까.

 

현재 독일 정계에서 간헐적이나마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는 정치세력은 좌파당에서 탈당한 자라 바겐크네히트 등이 창당한 '자라 바겐크네히트 연합'뿐이다. 이민 확대 반대 등의 주장을 내놓아 '좌파'에서 이탈했다는 비판을 받는 '자라 바겐크네히트 연합'이지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만 놓고 보면 이들 말고는 독일에 '좌파'가 없는 셈이다.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주한이스라엘대사관 앞에서 팔레스타인과연대하는한국시민사회긴급행동 회원들이 이스라엘에 전쟁 중단을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유대주의' 딱지에도 굴하지 않은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

 

이들보다는 좀 더 숨통이 트여 있는 나라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프랑스를 들 수 있다. 프랑스도 주류 엘리트 내 분위기는 영국, 독일과 비슷하다. 대다수 언론이 '반-이스라엘'과 '반-유대인'을 동일시하는 것도 마찬가지고, 극우파 '국민결집'과 리버럴 정치인들이 서로 다투다가도 중동 문제만 불거지면 아랍-이슬람에 맞서 이스라엘을 옹호하는 것 역시 낯익은 광경이다.

 

그러나 프랑스는 한 가지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팔레스타인인의 생존권과 자결권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온 주요 정치세력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장-뤽 멜랑숑이 이끄는 급진좌파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가 그들이다.

 

프랑스 좌파 안에서도 사회당은 이스라엘에 더 기울어 있다는 점에서 독일 좌파정당들과 그리 다르지 않다. 특히 멜랑숑 무리와 제휴하느니 마크롱 정부와 협력하는 게 낫다는 입장인 사회당 우파는 팔레스타인 민간인 학살이 전개되는 지금도 주류 언론의 이스라엘 지지 기조에 맞장구친다.

 

그러나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는 확연히 다른 길을 걸어왔다. 무슬림 시민의 권리를 옹호하는 데 앞장선 탓에 마크롱에게 '이슬람 좌파주의'라는 기괴한 비난(윤석열의 '공산전체주의'의 프랑스판?)까지 받은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는 작년 10월 이후 일관되게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에 반대했다. 한때 주된 연대 대상이었던 독일 좌파당과는 크게 엇갈리는 행보였고,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만큼 조직적으로 팔레스타인 연대 활동을 벌이지는 않는 '자라 바겐크네히트 연합'과도 구별되는 태도였다.

 

덕분에 멜랑숑과 그 동지들은 지금도 주류 언론으로부터 '반유대주의자들'이라 공격 받는다. 그러나 이들은 이런 고집스러운 행보를 통해 프랑스 사회 전체의 일정한 반향을 이끌어냈다. 가령 이번 선거에서 반좌파 진영은 '신인민전선' 내부의 '이슬람 좌파주의' 요소, 즉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를 집중 공격했고, 사회당, 녹색당 등이 이런 공격을 견뎌내지 못해 결국 신인민전선을 박차고 나가길 바랐다. 그러나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의 일정한 헤게모니를 통해 신인민전선은 계속 유지됐고, 덕분에 '반유대주의' 따위 공세의 추악한 진상만 드러나 버렸다.

 

그 결과, 미국, 독일과 달리 프랑스에서는 이스라엘 비판 흐름이 제도정치 안에서 일정한 위상과 지분을 확보하게 되었다. 이스라엘에 대해 점점 더 환멸을 느끼는 대중의 여론이 정치 무대에 표출될 수 있는 통로가 그나마 열린 것이다. 9월 18일 UN 총회의 팔레스타인 문제 결의안 표결에서 프랑스가 과감히 '찬성'에 투표하고 최근 마크롱 대통령이 강대국 지도자 중에서는 처음으로 대이스라엘 무기 수출 중단을 촉구하고 나선 것은 어느 정도는 이런 국내 세력균형 덕분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서유럽 국가들 가운데에는 이런 프랑스의 '중도'적 입장을 뛰어넘어, 오래 전부터 선명하게 이스라엘을 비판하며 팔레스타인인들의 자결권을 지지해온 나라들이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스페인과 아일랜드다.

 

스페인은 우파는 몰라도 좌파 사이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합의가 존재한다. 이 합의는 "우크라이나에 대해 국제법 존중을 요구해야 한다면, 가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이를 요구해야 한다"는 사회노동당 소속 페드로 산체스 총리의 발언으로 요약된다. 이런 입장을 바탕으로 산체스 총리는 작년 말부터 줄곧 이스라엘의 확전을 비판했고, 올해 5월에는 1967년 국경선(6일전쟁 이전 국경선)을 전제로 팔레스타인의 국가 지위를 공식 승인했다. 더 나아가 6월에는 이스라엘을 인종학살 혐의로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행보에 동참했다.

 

온건좌파를 대표하는 산체스 총리가 이토록 과감한 모습을 보인 것은 어느 정도는 급진좌파의 압박 덕분이었다. 현재 사회노동당 주도 연립정부에 참여하고 있는 좌파연합 '수마르(Sumar)'의 지도자 욜란다 디아스는 연정 협상 중에 정책협약의 핵심 내용 가운데 하나로 팔레스타인의 국가 지위 인정을 요구했다. 더불어 수마르는 대이스라엘 무기 수출 중단과 국교 단절도 내세웠다. 연정 바깥에 있는 또 다른 좌파 정치세력 '포데모스(Podemos)'는 지금도 산체스 정부에게 이스라엘과 즉각 국교를 단절하라고 압력을 넣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급진좌파의 압박을 논외로 하더라도 스페인에서는 온건좌파 역시 독일이나 프랑스 사회민주주의 세력들과 구별되는 시각으로 중동 문제에 접근해왔다. 사회노동당은 2004년에 로드리게스 사파테로가 총선에서 승리해 총리로 취임하자마자 곧바로 이라크에서 자국 파병 부대를 철수시킨 전력이 있다. 이때부터 이미 스페인 내 여론은 다른 서유럽 국가들과 확연히 다른 점이 있었다. 올해 산체스 정부가 팔레스타인의 국가 지위 인정을 결정했을 때에도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이를 '지지'하는 입장이 70% 넘게 나왔다.

 

민족해방투쟁을 경험한 두 나라, 아일랜드 그리고 대한민국은?

 

스페인에서 유독 팔레스타인에 동정적인 여론이 강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설명이 있지만, 그 중 하나는 스페인과 지중해 건너 이슬람 사회들 사이에 인적 교류와 접촉이 일상적으로 활발히 이뤄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정도의 교류가 없는데도 팔레스타인 지지 여론이 스페인보다 더 강한 나라가 있다. 아일랜드다.

 

사실 스페인은 5월에 다른 두 유럽 국가와 공동으로 팔레스타인의 국가 지위 인정을 공표했다. 한 나라는 노르웨이이고, 아일랜드가 다른 한 나라다. 그리고 이때 아일랜드의 여당은 중도우파인 '피네게일'이었다. 즉, 아일랜드는 좌파, 우파 가릴 것 없이 거의 모든 정치세력이 팔레스타인에 우호적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아일랜드 보통사람들의 팔레스타인 지지 여론이 워낙 압도적이다. 아일랜드에서는 올해 2월에 실시된 여론조사('Ireland Thinks')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에서 학살을 자행하고 있다"는 의견이 약 80%의 지지를 받았다. 다른 어떤 나라보다 더 빨리, 더 강하게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여론이 결집한 것이다.

 

아일랜드 사회의 이런 반응은 오직 아일랜드의 역사를 통해서만 설명된다. 아일랜드가 오랫동안 영국의 식민지였고, 20세기 초에 치열한 항쟁과 내전을 겪으며 독립을 쟁취했다는 사실 말이다. 더구나 아직도 영국의 일부인 북아일랜드의 통일 과제가 남아 있다. 이런 배경을 지닌 아일랜드인들에게 팔레스타인인들의 고투는 자신들이 겪은 것과 같은 '민족해방투쟁'으로 다가온다. 팔레스타인인들 역시 영국 식민통치를 경험했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의 원흉 또한 영국이기에 아일랜드인들로서는 더욱 감정이입이 될 것이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시선을 유럽이 아니라 한국 사회를 향해 돌리지 않을 수 없다. 아일랜드인들의 과거가 치열한 민족해방투쟁의 역사라면, 우리의 20세기사 역시 그에 견줄만한 피와 땀, 눈물이 어린 민족해방투쟁사다. 그런데 이런 공통의 경험을 딛고 서 있으면서도 현재의 팔레스타인을 바라보는 아일랜드 사회의 시각과 한국 사회의 시각에는 큰 차이가 있다. 한국 사회는 팔레스타인의 수난에 애써 눈 감으려 할 뿐만 아니라 아예 관심 자체가 적다.

 

도대체 이유가 뭘까? 하지만 이유를 세세하게 따지기 전에 먼저 긴급한 성찰이 있어야겠다. 윤석열 정부의 무모하고 무도한 한일동맹 추구와 뉴라이트 이데올로기 선양 때문에 요즘 항일독립운동의 기억이 빈번히 다시 소환된다. 그러나 현재 지구의 다른 곳에서 반복되는 억압과 수탈에 맞서 공감과 연대의 손길로 되살아날 수 없는 과거 투쟁사의 기억이라면, 그것이 과연 어떤 보편적 위력을 발휘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그런 위력이 아니라면, 어떻게 이 모든 역류의 시도에 맞서고 이를 제압할 수 있겠는가?

 

지금이라도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가 전하는 이야기들의 연장선에서 가자를 바라봐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서야 할 '인간'의 자리가 어느 쪽인지 가려내야 한다.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을 축하하는 공간이 마련돼있다. ⓒ연합뉴스

장석준 전환사회연구소 기획의원은 오랫동안 진보 정당 운동의 정책 및 교육 활동에 참여해왔으며, 자본주의 위기에 맞선 진보적 사회과학을 재구성하고자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에서 연구 및 출간 사업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레프트 사이드 스토리 : 세계의 좌파는 세상을 어떻게 바꾸고 있나>, <사회주의>, <장석준의 적록 서재>, <신자유주의의 탄생 : 왜 우리는 신자유주의를 막을 수 없었나>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국가 대 시장 : 지구 경제의 출현>, <안토니오 그람시 : 옥중수고 이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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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문턱에 오게 된 원인은 윤석열 정부”

이인선 기자 | 기사입력 2024/10/16 [08:52]

 

국민주권연대가 최근 발생한 무인기 사태와 관련해 윤석열 정부에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는 성명을 16일 발표했다.

 

국민주권연대는 성명에서 “무인기를 이용한 대북 전단 살포로 일촉즉발 전쟁 위기가 도래하고 있다”라며 “어쩌다 전쟁의 문턱에 오게 되었는가? 윤석열 정부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무인기 대북 전단 사태가 일어나자 11일 합동참모본부가 ‘최근 일련의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은 비열하고 저급하며 국제적으로 망신스러운 오물 및 쓰레기 풍선 부양 등 도발을 자행하고 있는 북한에 있다’라는 입장을 내놨는데, 황당하기 짝이 없다“라며 “윤석열 정부는 개소리하지 마라!”라고 일갈했다.

 

또 “‘남남갈등’은 국민을 상대로 ‘반국가 세력’ 운운하는 윤석열 정권이 일으키고 있는 것 아닌가. 국론 통일이라는 명분 하에 나락으로 떨어진 지지율을 올려보려는 모양인데, 국론은 이미 윤석열 탄핵으로 모인 듯하다. 무모하고 위험한 전쟁 꼼수는 윤석열 정권이 부리고 있다”라며 “국방부는 수작 부리지 마라!”라고 경고했다.

 

국민주권연대는 “윤석열 정부가 기어이 전쟁하고자 한다면 국민에게 전쟁 대비 대책을 알려야 한다. 지금 전쟁이 난다면 핵전쟁이다. 핵전쟁이 일어날 것을 예견하고 있다면 국민의 안전 대책은 무엇인가”라며 “지난해 ‘뒷북 재난 문자 오발령’ 때처럼 또 국민은 각자도생하라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대책 없이 전쟁 일으키려는 윤석열 정권 당장 탄핵하자!”라고 호소했다.

 

다음은 성명 전문이다.

 

정부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 대책이 있는가?

무인기를 이용한 대북 전단 살포로 일촉즉발 전쟁 위기가 도래하고 있다. 11일 북한은 이달 들어 우리 무인기가 세 차례나 평양에 침투했다며 또다시 이런 ‘도발 행위를 감행할 때에는 두 번 다시 이와 같은 경고는 없을 것이며 즉시 행동으로 넘어갈 것’이라는 ‘최후통첩’을 공식 발표했다.

북한은 포병부대에 완전 사격 준비 태세를 지시했고 우리 군은 화력 대기 태세를 강화하며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어쩌다 전쟁의 문턱에 오게 되었는가? 윤석열 정부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는 그동안 ‘선제타격’, ‘즉강끝’을 부르짖으며 대북 강경 발언을 이어왔다. 또 정부의 묵인과 방조 아래 대북 전단 살포가 지속되었고, 군이 직접 나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하고 연일 전쟁훈련을 하기도 했다. 특히 탈북자들을 앞세운 대북 전단 살포는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을 불러왔다.

무인기 대북 전단 사태가 일어나자 11일 합동참모본부가 “최근 일련의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은 비열하고 저급하며 국제적으로 망신스러운 오물 및 쓰레기 풍선 부양 등 도발을 자행하고 있는 북한에 있다”라는 입장을 내놨는데, 황당하기 짝이 없다. 앞의 기억이 통째로 날아가 버렸는가? 이전 정부에서는 이렇게 전쟁 일촉즉발 사태까지는 가지 않았다.

윤석열 정부는 개소리하지 마라!

또 국방부에서는 북한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에 대해 “남남갈등을 조장하여 국면을 전환해 보려는 전형적인 꼼수”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 ‘남남갈등’은 국민을 상대로 ‘반국가 세력’ 운운하는 윤석열 정권이 일으키고 있는 것 아닌가. 국론 통일이라는 명분 하에 나락으로 떨어진 지지율을 올려보려는 모양인데, 국론은 이미 윤석열 탄핵으로 모인 듯하다. 무모하고 위험한 전쟁 꼼수는 윤석열 정권이 부리고 있다.

국방부는 수작 부리지 마라!

윤석열 정부가 기어이 전쟁하고자 한다면 국민에게 전쟁 대비 대책을 알려야 한다. 지금 전쟁이 난다면 핵전쟁이다. 핵전쟁이 일어날 것을 예견하고 있다면 국민의 안전 대책은 무엇인가.

태풍이 와도 안전 수칙, 야영객 대피 안내 등을 하는데, 당장 전쟁하겠다는 듯 큰소리치면서 그 어떤 안내도 없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전쟁을 각오했다면 국민의 안전은 어떻게 담보할 것인지 미리 생각해 놓은 바가 있을 것 아닌가.

전쟁이 나면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되는가 아니면 더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하는가? 대피해야 한다면 핵전쟁으로부터 안전한 대피소나 방공호는 어디인가? 비상식량은 알아서 챙겨야 하는가? 대피장소에 마련된 물품이 있는가? 지난해 ‘뒷북 재난 문자 오발령’ 때처럼 또 국민은 각자도생하라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대책 없이 전쟁 일으키려는 윤석열 정권 당장 탄핵하자!

2024년 10월 16일

국민주권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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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탄핵 때와 유사...지역에서 벌어지는 일들

[윤석열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지역은 어떻게 블랙리스트를 재생산하나

24.10.16 07:03최종 업데이트 24.10.16 08:01

2016년 11월 4일 '박근혜 퇴진 문화예술인 시국선언'(7,449명, 288단체 참여)이 4일 오전 광화문광장에서 '우리 모두 블랙리스트 예술가다 예술행동위원회 주최로 열린 모습. 시국선언 뒤 참가자들이 광화문광장에 '박근혜 퇴진' 천막을 설치하자 경찰들이 강제철거하고 있다.권우성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과 지원 배제의 정황이 발견되고 문화예술인들이 처음으로 광화문 광장에 은박지를 두른 채 농성 투쟁에 들어갈 때는 이 일이 어떠한 결과를 만들어 낼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었다.

국가가 자행하는 예술검열에 대한 저항과 공공지원 제도를 이용해 예술인을 길들이고 배제하려 한 박근혜 정부에 대한 예술인들의 저항의 의지는 높았으나 투쟁을 통해 만들어 갈 변화가 무엇일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 이후 박근혜 정부의 실정과 최순실 게이트 등이 폭발적으로 결합하면서 광화문 광장을 지키고 있던 예술인들은 거대한 시민의 물결을 맞이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고 역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이라는 정치적 격변의 한 가운데 서게 되었다. 예술이 한 사회의 변화를 측정하는 바로미터라는 말을 실감하고, 예술이 시민의 삶과 정치에 얼마나 직접적으로 연결 되어 있는지를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광화문 광장에서 건져올린 변화

박근혜 탄핵이 결정되고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예술인들의 관심과 요구는 블랙리스트 사태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 피해 예술인 구제와 향후 이와 같은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예방책 마련에 집중 될 수밖에 없었다.

이는 2017년 7월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의 출범으로 이어졌고, 위원회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가 얼마나 광범위하고 조직적이며, 교묘하게 이루어졌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진상조사위의 1년여 간의 조사 과정을 통해 약 9천 명의 예술인과 340여 개 단체의 피해 사실이 확인 되었고, 직간접적으로 블랙리스트 실행에 관여한 공무원과 산하기관 임직원 등에 대한 수사 및 징계 의견이 제출되었다. 무엇보다 중요했던 건 단순히 개개인의 책임을 묻는 것을 넘어 각 문화예술 지원기관의 혁신과 제도 개선을 통해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각 기관의 변화를 모색하고자 하였던 시도였다. 물론 지금 현시점에서 당시에 제출 되었던 제도 개선 방안들 중 어느 하나도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말이다.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에 전문적인 조사 작업을 수행한 전문위원으로 참여했던 이윤주 변호사의 말을 빌리자면 박근혜 정부 블랙리스트 사태의 경우 국가가 행한 불법적 행위에 대해 구체적으로 그 책임을 묻고 불법을 행한 주요 지시자들에 대해 그 죄책을 물어 책임지게 했다는 점에서 한국의 문화예술사를 관통하는 주요한 사건이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진상조사위 활동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진상이 밝혀지지 못한 사례가 없다고 할 수 없고, 주요 책임자들 중에는 교묘하게 그 책임을 비켜간 이들도 적지 않았으나 적어도 이념과 정치적 이해에 따른 예술 검열과 배제, 예술 지원제도의 사유화와 예술인의 권리 보호에 대한 우리 사회의 기준점을 제시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진상조사위 활동을 바탕으로 '예술인의 지위와 권리의 보장에 관한 법률'이 제정 되었고, 예술 지원 기관별로 운영의 투명성과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협력적 거버넌스 플랫폼이 여러 형태로 만들어졌다. 물론 예술인권리보장법은 공공부문에서 블랙리스트 실행자를 규율하는 구체적인 책임 조항이 빠지고, 조사관의 권한과 신분의 독립성이 제대로 보장되지 못하는 등 반쪽짜리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였으나 적어도 하나의 구체적인 기준점이 생겼고 억울함을 호소하는 예술인들이 비빌 수 있는 언덕이 생겼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다른 변화를 기대하게 하였다.

거꾸로 돌아가는 시계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7월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유성호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에 맞선 저항과 진상조사위 활동이 종료된 지 채 10년이 지나지 않은 지금, 시계는 빠르게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블랙리스트의 최초 실행자 중 한 명이었던 유인촌씨가 다시 문화부 장관으로 돌아오는가 하면 당시 문체부와 산하기관에서 블랙리스트 실행에 적극 가담했던 이들이 주요 요직을 차지하면서 블랙리스트 사태 자체를 부인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리고 무엇보다 심각한 변화는 지역문화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다.

최근 서울의 지자체 중 한 곳의 문화재단에서 전시 참여 작가에 대한 계약 배제와 이로 인한 전시 무산 사건이 발생하였다. 해당 문화재단의 대표는 공개적인 논의 석상에서 "출연금을 받는 기관의 장으로 지자체를 불편하게 하는 단체와는 일할 수 없다"라는 이야기를 공공연히 하는가 하면, 이미 예산편성이 끝난 특정 단체와의 사업을 임의로 변경하거나 백지화 하는 등 우리가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과정에서 문체부와 지원기관에서 블랙리스트를 실행했던 방식과 매우 유사한 방식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조치들이 어떠한 의도인지는 상관없이 합법적이고 행정적 권한 내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식의 논리로 자기 정당화를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지방정부 하에서의 블랙리스트 작동 체계는 우리가 익히 보아왔던, 경험했던 중앙정부 하에서 국가가 주도하는 블랙리스트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인다.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 사태와 같이 국가가 주도하는 블랙리스트 작동 체계는 이념적 기준이 주요한 기준선으로 작동한다. "좌 편향된 문화예술계의 균형을 잡겠다"라는 것이 블랙리스트 실행의 주요 알리바이였으며 이는 분명 문화전쟁으로서의 성격을 분명히 드러낸다. 반면 지방정부 하에서 벌어지는 블랙리스트라는 것은 주로 지자체장의 이해관계에 따른 정무적 판단과 다양한 지역 이해집단 간의 경제적 투쟁의 결과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지방정부 하에서 벌어지고 있는 블랙리스트 작동 체계는 불가피한 지역 정치의 일부이거나 당사자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으나 공적으로는 정당한 절차인 양 여겨질 때가 많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세계 질서 하에서 이념적 지형이란 것이 과거와 같은 체제 간의 경쟁 구조가 아닌 정치적이자 경제적 이익 결사체 간의 상호투쟁적 성격이 강화되면서 과거와 같은 이념적 지형이 검열과 배제의 기준선이 된다는 접근은 블랙리스트라는 차별과 배제의 구조를 가리는 알리바이가 될 수도 있다.

적어도 '지역'이란 단위에서의 블랙리스트 작동 구조는 권력과 자원을 독점하고 있는 정치권력, 행정 권력이 어떻게 지역 주민과 예술인들은 길들이고 배제하는가, 어떻게 그들의 이익을 재생산하기 위하여 공공자원을 동원하고 배분하느냐는 맥락 아래에서 읽어낼 필요가 있다.

지역에서 벌어지는 일

블랙리스트 일러스트 [제작 이태호] 연합뉴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의 문화정책은 '문체부의 정책'이란 개념이 강했다. 말 그대로 국가 주도의 진흥과 육성, 인위적인 활성화가 주요한 정책의 방향이었다. 그러나 2010년대 이후 지역 중심의 문화정책과 생태계가 형성되면서 과거 중앙정부 차원에서 시행되던 많은 정책과 사업이 지방정부로 이관되거나 아니면 지역 주도의 새로운 문화정책이 제안되고 있는 상황이다.

2014년 지역문화 진흥법 제정 이후에는 광역 및 기초에 속속 문화재단이 만들어지면서 현재 지역문화재단의 수는 130여 개에 이르며 각 문화재단마다 운영하는 공연장, 도서관, 미술관 등 문화시설까지 합한다면 지역 중심의 문화 현장은 끝없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예술인들의 창작활동과 예술 노동의 영역도 과거와는 비교 할 수 없을 만큼 지역을 중심으로 다양하게 늘어나고 있으며 사회 변화와 맞물려 문화와 예술의 영역은 지역 안에서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반면 지방정부와 지역문화기관, 그리고 그곳에 종사하는 주요 인력의 문화와 예술 정책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은 전혀 담보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지방정부 하에서의 블랙리스트와 검열, 차별과 배제에 관한 수많은 사례 등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블랙리스트 사태라는 역사상 초유의 사태를 경험하고도 변화가 만들어지지 않은 이유야 여러 가지로 분석할 수 있겠으나 적어도 지역문화라는 장을 놓고 생각해 본다면 이유는 단순하다. 하나는 표현의 자유와 검열, 차별과 배제에 대한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만들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며, 또 다른 하나는 이러한 사회적 원칙과 기준이 일상에서도 강력하게 작동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야 지난한 공론화와 숙의, 갈등과 소통이 이어지며 그 촘촘한 얼개가 만들어지는 일이기에 짧은 시간 동안 갑자기 만들어 질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후자의 문제는 블랙리스트 특별법과 같이 법적 기준을 분명히 제시해 주고 그에 따른 법적·사회적 책임을 명확히 한다면 해결 할 수 있는 문제이다. 현재의 예술인권리보장법은 예술인 권리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과정에서 이를 정교하게 다듬어 반영하지 못한 만큼 현시기 블랙리스트 특별법의 제정은 적어도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공적 기준을 제시해 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블랙리스트 하의 예술인은 끊임없이 추락할 수밖에 없다. 블랙리스트로 상징되는 차별과 배제는 인간의 창의적 사고와 삶에 대한 도전 의지, 타인과의 소통과 연대의 감각을 마비시킨다. 때문에 블랙리스트 문제는 예술인의 문제이면서 이와 동시에 시민 모두의 문제이기도 하다.

궁극적으로 블랙리스트는 민주주의의 적이며, 자유로운 시민들의 공동체를 파괴하는 재앙이다. '지역'은 이러한 블랙리스트의 본질적 속성이 드러나는 장이며 동시에 이를 뛰어넘을 가능성의 장소이다. 이제 시선을 조금 돌려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일상의 블랙리스트를 바라봐야 한다. 그곳에서 다시 변화의 기반을 하나씩 쌓아 올려야 할 시간이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하장호는 공유성북원탁회의 운영위원, 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 위원입니다.

#지방정부 #블랙리스트 #예술인권이 #시민의문화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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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저격 한동훈에 중앙일보 “시중 여론은 ‘오죽했으면’”

[아침신문 솎아보기] 독대 앞둔 윤-한, 김건희 여사 둘러싼 신경전

“김건희 라인 없다” 대통령실에 조선 “김건희 라인 이젠 기정사실”

이진숙 제기한 헌재 가처분 인용에 신문들 재판관 후임 선임 촉구

남북갈등 고조...한겨레 “무인기 사태 ‘재발 방지’ 약속” 주문

기자명박재령 기자

  • 입력 2024.10.15 07:28

▲김건희 여사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다음 주 초 독대를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김건희 여사에 대해 “공적 지위가 있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 분의 라인이 존재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통령실이 “여사 라인이 어디 있나. 공적 업무 외 비선으로 운영하는 조직은 없다”고 반박하면서 김건희 여사를 놓고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가 정면 충돌하는 모양새다.

경향신문, 국민일보, 동아일보, 세계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등 다수 아침신문이 이를 1면에 실었다. 독대를 앞둔 ‘기싸움’ 평가부터 독대 성과에 회의적이라는 분석까지 나왔다. 경향신문, 서울신문,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는 관련해 사설을 냈는데 공통적으로 김 여사에 대한 정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중앙일보 “김건희 여사 문제 정리 못하면 정권 미래 어둡다”

15일자 아침신문 사설은 한동훈 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중앙일보는 사설 <김 여사 문제 정리 못하면 정권 미래는 어둡다>에서 “한국 정치에서 여당 대표가 영부인을 공개 비판한 것은 초유의 일이지만, 시중 여론은 ‘너무 심하다’가 아니라 ‘오죽했으면’에 가까운 게 맞다”고 했다.

▲ 15일자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는 “한 대표의 발언은 결국 여권 내부에서 올 게 왔다는 느낌을 준다. 그동안 용산 대통령실에서 ‘여사 라인’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소문이 파다했기 때문”이라며 “정치권에선 오래전부터 ‘여사 라인’으로 통하는 비서관·행정관들의 실명 리스트가 나돌았다. 한 대표가 아니었어도 ‘여사 라인’은 언젠가는 터질 시한폭탄이었다. 과거 정권에서도 영부인의 숨은 영향력은 있었지만, 지금처럼 대통령실 내부에 비선 그룹까지 형성한 적은 없었다”고 했다.

구체적인 직함도 언급됐다. 중앙일보는 “지난해 3월 국가안보실장·외교비서관·의전비서관이 석연찮게 경질됐을 때 김 여사의 입김이 작용했단 말이 파다했다. 실제로 후임 의전비서관은 김 여사의 측근이 기용됐다. 지난 4월 총선 직후 ‘박영선 총리-양정철 비서실장’ 보도가 불쑥 불거진 것도 출처가 ‘여사 라인’이란 게 정설”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 김 여사 문제는 국정의 최대 리스크가 돼버렸다. 어제 리얼미터 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25.8%로 2주 전 최저치와 동률”이라며 “임기가 절반이나 남았는데 이런 지지율로 국정 운영은 어렵다. 김 여사 문제를 정리하지 못하면 정권의 미래가 어두워진다는 비상한 각오로 결단을 내려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서경호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칼럼 <‘김건희 예산’을 경계한다>에서 “‘김건희법’이나 ‘김 여사 사업’이 ‘김건희 예산’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국회가 잘 따져보길 바란다. 전 국민 마음건강 지원사업 같은 좋은 취지의 사업도 성과를 잘 따져가며 단단하게 다지며 가야 한다”며 “김 여사 그림자가 사업 진행에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요즘 쏟아지는 김 여사 스캔들이 국민의 마음건강을 해친다는 비아냥마저 들린다”고 했다.

▲ 15일자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도 15일자 사설 <대통령실 ‘金 여사 라인’ 논란, 제2부속실 약속 지켜야>에서 한 대표와 대통령실의 충돌을 언급하며 “김 여사와 가까운 사람들이 대통령실의 홍보·기획·인사·의전 분야를 중심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소문은 정권 초기부터 있었다. 점점 커지더니 이제는 기정사실로 돼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미국은 1978년 ‘대통령 의무 수행을 배우자가 돕는 경우 배우자에게도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는 연방법을 만들었다”며 “대통령 부인의 공적 책무와 활동은 공식 조직이 맡는 게 정상이다. 지금 대통령실은 제2부속실로 쓸 사무실 공사 절차 등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그게 9개월이나 걸릴 일인가. 제2부속실 설치라도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탄핵 절차 정지 부당” 이진숙이 제기한 헌재 가처분 인용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위원장이 헌법재판관 공백으로 자신의 탄핵 심판 절차가 정지되는 것이 부당하다며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헌재가 받아들였다. ‘재판관 7명 이상 출석’을 정족수로 규정한 헌재법 조항의 효력이 정지된 것이다. 이종석 헌재소장 등 재판관 3인이 오는 17일 퇴임하지만 국회 몫 후임이 정해지지 않아 일각에선 헌재 마비 사태를 우려하던 상황이었다.

중앙일보와 한국일보는 재판관 선출을 서두르라고 국회에 촉구했다. 중앙일보는 15일자 사설 <간신히 피한 헌재 마비 사태…재판관 선출 서둘러야>에서 “이번 헌재 결정이 아니었다면 이 위원장은 언제쯤 최종 결론이 나올지 기약 없는 상태에서 국회의 후임 재판관 선출을 기다려야만 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공직자를 포함한 국민의 기본권에 관한 문제”라고 했다.

중앙일보는 “헌재 재판관의 반복적인 공석은 정치권의 무책임이자 직무유기”라며 “국민의힘은 그동안 국회 관례에 따라 여야가 각각 한 명씩 추천하고 남은 한 명은 여야 합의로 결정하자는 입장이다. 반면에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4월 총선 민의에 의한 의석 분포를 반영해 야당이 두 명의 추천권을 가져야 한다고 맞선다. 정치권이 이 같은 정쟁을 벌이느라 핵심 헌법기관을 비정상 상황으로 몰아붙이는 건 용납할 수 없는 문제”라고 했다.

▲ 15일자 한국일보 사설.

한국일보는 <헌재 ‘마비’는 피했지만··· 재판관 일부라도 선출하라> 사설에서 “이번 사태는 국회가 자초했다”며 “임기가 남은 6명의 재판관 중 2명은 문재인 전 대통령, 2명은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지명한 인물로, 진보 진영에 불리하게 헌재 구성의 균형추가 기운 것도 아니다. 우선 여야에서 각 1명씩을 지명해서 2명이라도 먼저 임명하기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은 헌재의 가처분 인용 이후 “헌법재판소의 이번 결정은 헌재 스스로 입법행위에 준하는 결정을 했다는 점, 국감 이후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회 등 추천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었다는 점 등에서 아쉬운 결정”이라는 입장을 냈다.

경향신문 “‘무인기 사태’ 정치 악용, 긴장 키우는 남북”

한국 무인기가 평양 상공을 침투했다는 북한 주장 이후 남북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북한은 14일 경의선과 동해선 일대에서 남북 연결도로 폭파를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고 한국 군은 ‘선조치 후보고’ 등 대북 감시 경계 및 화력 대기 태세 강화 지침을 하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단순 갈등 국면으로 소식을 전한 다수 신문과 달리 경향신문은 이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정치권을 비판했고 한겨레는 북한이 긴장 확대를 원치 않는다는 신호를 줬다고 분석했다.

경향신문은 15일 1면 <‘무인기 사태’ 정치 악용, 긴장 키우는 남북>에서 “남북 당국이 대화를 통한 상황 관리보다는 강경론을 고수하면서 이번 사태를 국내 정치에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며 “북한은 남한을 향한 주민적개심을 높여 체제 결속의 기회로 삼고, 남한은 긴장 고조를 방치해 정부·여당에 불리한 각종 정치적 논란으로부터 시선을 돌리려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관련기사

▲ 15일자 경향신문 1면 기사.

한겨레는 1면 <김여정 사흘째 ‘무인기 전단’ 담화 “미국이 책임져야” 한국 통제 촉구> 기사에서 북한이 “‘평양 무인기 전단 살포’의 기획과 실행 주체를 대한민국 군부로 지목하면서 미국에 대해서도 주권 침해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힌 것을 놓고 “정전협정 관리 책임이 있는 미국이 나서 통제해야 한다는 취지로 보인다. 남쪽을 향해서는 연일 강경 담화와 상응한 군사 조처를 입에 올리면서 미국을 향해선 군사적 긴장이 더 이상 확대되는 걸 북한 역시 원하지 않는다는 신호를 준 셈”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15일 사설 <무인기 사태 ‘재발 방지’ 약속 통해 긴장 풀어야>에서 “국내 정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신종 북풍’을 활용하려는 게 아니라면, 재발 방지 약속 등 긴장 완화를 위한 과감하고 실효적인 조처를 통해 남북의 군사적 충돌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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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여자축구대회 '뻥 뚫린' 탈의실, 승인해 준 축협 되려 "남자도 똑같다"

"수치심 든다" 토로에 "최소한의 대회 운영 기준 충족했다"는 축협...에어컨도 없는 부실 환경 논란에 '예산 부족' 거론

지난 7월 26일부터 8월 9일까지 경상남도 창녕군에서 개최된 전국여자축구선수권대회 경기장에 설치된 천막.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에 따르면 이 천막은 선수들의 탈의실 겸 휴게공간 등으로 제공됐다.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제공
올해 여름, 불볕더위 속에서 진행된 전국여자축구선수권대회의 '뻥 뚫린 탈의실'이 논란이 된 가운데, 대회 주최 측인 대한축구협회(축협)가 이 사실을 사전에 알고도 승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7월 경상남도 창녕군에서 진행된 이번 대회는 '천막 로커룸', '가림막 없는 탈의실' 등 열악한 환경 속에서 치러져 선수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정몽규 축협회장은 "여자 축구 활성화"를 자신의 주요 목표라고 밝혀왔지만, 올해로 23회째를 맞은 전국여자축구선수권대회는 축협의 무관심 속에 지속적인 시설 미비 문제 겪고 있었다.

1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의원실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받은 '제23회 전국여자축구선수권대회 개최 승인' 제목의 축협 문서를 보면, 축협은 이번 대회 승인 조건으로 각종 경기장 내 시설물을 구비할 때 '3면이 막힌 천막'을 설치하겠다는 한국여자축구연맹의 요청을 승인했다. 한 면이 뚫린 '3면만 막힌 천막'은 여성 선수용 휴게실, 탈의실 그리고 심판진 휴게실에 쓰이는 것이었다. 정 회장의 직인이 찍힌 이 서류를 축협은 연맹 측에 지난 6월 회신했다.

그리고 7월 26일, 대회가 막을 올리자 곳곳에서 문제가 속출했다. 부실한 경기장 환경에 선수들 사이에서는 "이건 아닌 것 같다", "수치심이 든다" 등 비판이 터져 나왔다. 3면이 막힌 천막은커녕 사방이 뚫린 천막도 다수였다.

전국여자축구선수권대회는 축협에 등록된 60여 개의 여자 전문 축구팀이 참가하는 대회로 초등부·중등부·고등부·대학부·일반부로 나누어 경기를 진행한다.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 선수들뿐만 아니라 남성 지도자, 심판진, 경기 관계자 등이 경기장에서 시간을 함께 보낸다는 의미다.

당시 현장을 방문한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선수협) 측 설명을 종합하면, 여성 선수와 심판진은 화장실에 한 데 섞여 환복하고, 대기 줄이 길어지자 개방된 천막 탈의실 또는 버스 안에서 옷을 갈아입었다. 선수들의 휴식 공간이기도 한 작은 천막에 에어컨은 찾아볼 수 없었다. 경기가 연속적으로 펼쳐지다 보니, 전반전 종료 뒤 여러 개의 팀이 경기장 하나를 두고 몸을 푸는 상황도 펼쳐졌다.

참가 선수 A 씨는 선수협 측에 "가림막도 없고 그냥 알몸이 노출되는데 정말 자괴감이 든다. 옷을 갈아입는 것은 경기에 나서기 위한 첫 루틴인데 이것부터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선수 B 씨는 "천막에 앉아 있어도 더워서 숨을 쉴 수 없다. 전반전 뒤 로커룸에서 재정비하고 후반전에 나서야 하는데, 공간이 다 뚫려있어 전술적인 이야기를 하기도 어렵다"고 전했다.

위급한 상황의 부상 선수에 대한 대처도 도마 위에 올랐다. 경기 준비 단계에서부터 마땅한 휴식 공간이 없으니 선수들이 내내 폭염에 노출돼 있고, 결국 한 선수가 경기 중 호흡 곤란을 호소하다 병원으로 호송됐다. 올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온열질환 사망자가 발생한 경남은 온열질환자가 지난해보다 67%나 증가했을 정도로 '역대급' 폭염을 기록한 지역이다. 경기 참가자 모두가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이었지만, 준비된 시설은 턱없이 부실했다. 참가 선수 C 씨는 "지난 선수권 경기 때는 머리에 출혈이 있는 선수가 자가용을 타고 이동하는 상황이 있었는데,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는 것"이라고도 밝혔다.

 

 

 

대한축구협회가 승인한 2024년 '제23회 전국여자축구선수권대회' 개최 조건. ⓒ대한축구협회 공문 갈무리,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의원실 제공

대한축구협회가 승인한 2024년 '제23회 전국여자축구선수권대회' 개최 조건 공문에 찍힌 대한축구협회장 직인. ⓒ대한축구협회 공문 갈무리,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의원실 제공


"불이익 걱정" 참아온 선수들..."남자 축구도 똑같다"는 축협

전국여자축구선수권대회 운영의 문제점은 올해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김훈기 선수협 사무총장은 민중의소리와 통화에서 "여성 선수들이 제대로 옷 갈아입을 공간이 없는, 탈의실조차 보장이 안 된 건 올해뿐만 아니라 지속돼 왔던 문제다. 선수들은 한 번도 보장받은 적이 없으니, 힘들어도 그게 당연한 줄 알고 경기를 했다"며 "그동안 불이익을 당할까 봐 보호를 받지 못하는 이런 환경에 대해 말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낸 건 대회 몇 십 년 만에 처음"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1년 창녕군과 한국여자축구연맹이 체결한 '전국여자축구선수권대회 협약서'에 따르면, 대회를 개최하는 동안 군은 매해 연맹에 지방보조금으로 대회 유치금 2억 8천만 원을 지급한다. 경기장 및 연습구장 시설도 창녕군이 확보하고, 경기장 내 운영본부, 심판 대기실, 선수 대기실 등 설치 및 비용을 창녕군이 부담하는 계약 구조다.

다시 말해 주최 측인 축협이 경기장과 선수들의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 더 섬세한 부대시설 설치를 조건으로 제시했다면, 창녕군은 이에 맞게 준비를 했어야 하는 위치다. 하지만 올해는 '3면 천막' 설치에 그쳤다. 자연스레 창녕군 측도 관련 비용 부담을 던 셈이다. 축협 측에서 더 까다로운 시설물 구비를 제시했다면 경기장 상황은 달랐을 수 있다.

여자 축구 대회 운영의 폐쇄성과 무관심은 대회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 주요 요인이다. "국내 여자 축구 발전"은 정몽규 회장이 취임사는 물론 자서전에서도 밝힌 목표였지만 뒷전으로 밀리는 모양새다. 지난해에는 대회 생수 구입 등 운영 예산이 감액 조정된 일이 있을 정도로 상황은 빈약하다.

김 사무총장은 "왜 이렇게 매년 선수들이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선수권 대회를 유치하고 있는 건지, 그 부분부터 의문을 품게 된다. 왜 창녕에서 경기를 열었는지, 이 경기장을 선택했는지 알 수 없다"며 "최소한 선수들이 기본적인 부분, 인권은 보호받았으면 좋겠다. 경기를 주관하는 여자축구연맹은 물론, 상위 기관인 축협 모두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축협 측은 통화에서 "예산상의 문제"를 거론했다. 축협 여자축구·저변확대팀 관계자는 "축협 자체 예산이 매우 부족해서 연맹 측에 돈을 막 내려주며 '시설물 기준을 맞추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대회를 운영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을 충족했다 싶으면 그에 대해 승인한 것"이라며 "남자 축구도 기본적인 승인 조건은 동일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구장 컨디션은 다 똑같다. 똑같은 조건에서 경기한다"며 " 남자들은 이런(탈의실) 걸로 컴플레인 하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이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승인해 주다 보니까 선수들의 인권, 불편에 대해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던 건 맞는 거 같다. 연맹 측에 향후 11월 추계 대회를 포함해 개선을 안내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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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박민, 사장 계속하면 KBS 없어져"…與 "방문진의 MBC 자화자찬, 역겹다"

과방위 국감, 공영방송 편향성 문제 두고 여야 격론

이명선 기자 | 기사입력 2024.10.15. 05:02:52

여야 의원들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각각 문화방송(MBC)과 한국방송(KBS)를 향해 공세를 펼쳤다. 야당 의원들은 KBS 박민 사장에게 '광복절 기미가요 사태'와 '김건희 공천개입 의혹 축소 보도' 배경을 집중 추궁했고, 여당 의원들은 방송문화진흥회 권태선 이사장에게 MBC의 편향성을 따져물었다.

14일 KBS·EBS·방문진 임원진을 대상으로 한 국회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은 박민 사장에게 "윤석열 정권에서 공영방송 초토화하는 행동대장 역할을 하고 있다"며 "시청률 내려가고 호감도 떨어지고 수신료 분리 징수 때문에 재정 건전성(이) 엉망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광복절에 기미가요 틀고 친일 다큐멘터리 틀고 태극기 거꾸로 보이고 하더니 ('기역'을 '기억'으로 오타 낸 자막 자료영상을 제시하며) 한글날은 이게 뭔가. 너무 한심하지 않나"라며 "지금 사장 계속하면 KBS 없어지게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이라도 그만둬야 하는 분이 지금 (KBS 사장에) 재도전하겠다고 한다. 지금 윤석열 정권의 '공영방송 장악' 목적 말고는 누가 이걸 이해를 하겠느냐"고 했다.

이해민 의원은 박민 사장이 자신의 경영계획서에 공공주택관리법 시행령 개정, 국고보조금 회복을 적시한 데 대해 "본인이 한 것처럼 썼다. 본인 치적 아니지 않나"라며 "21대 과방위 위원들이 직접 심사해서 증액을 했다. 이건 국회가 회복을 시킨 것이지 박민 사장이 회복시킨 게 아니다. 그런데 거기(경영계획서) 자화자찬처럼 썼다. 광을 팔아도 본인이 한 걸로 팔아라"라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이훈기 의원은 박민 사장의 수신료 분리징수 정책과 관련해 "보수 진보를 떠나서 모든 (KBS) 사장은 수신료 인상을 추진했다. 이유는 안정적인 수신료 재원을 통해서 공영방송의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박민 사장은) 갑자기 180도 다른, 수신료 분리 징수를 하고 있다"며 "수신료 분리징수로 수신료가 엄청 떨어지고 있다. 정책 실패"라고 비판했다.

이훈기 의원은 "KBS 역사상 최악의 사장이다. 박민 사장은"이라고 혹평하며 "지금 박민 사장이 KBS를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만들고 있다. 다음에 누가 사정이 와도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만들고 있다. 그래서 저는 박민 사장은 재도전을 고사하고 당장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같은 당 황정아 의원은 박민 사장에게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 제기부터 김영선 전 의원과 명태균 씨가 검찰 압수수색을 받은 26일간 지상파 3사와 종편 4사 저녁 종합뉴스에 보도된 (평균) 건수는 12.9건"이지만 "KBS는 1.5건에 불과하다"면서 "KBS가 대놓고 눈감아 주는 꼴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에 박민 사장은 "제가 취임할 때 확인하지 않은 의혹은 보도하지 말도록 했다"며 "정확한 근거도 없이 명태균이 어떤 사람이 모르지만 이런 사항들이 그냥 추정하고 제기한 의혹을 방송사가 스스로 확인하지도 못하면서 보도했다가 나중에 전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면 문제가 된다)"고 답했다.

황정아 의원은 "지난 9일 대통령실 첫 공식 입장이 나오자 (KBS는) 고작 1건, (<9시 뉴스>) 11번 째 꼭지로 방송한다. 이날 JTBC는 5건, 심지어 TV조선마저도 두 번 보도를 한다. 어떻게 공영방송 KBS가 종편보다 못한가"라며 "사장이 보도지침이라도 내린 것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박민 사장은 "조금 전에 말했다.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무차별적으로 보도하면 안 된다는 게 제 생각이다"라고 맞받아쳤다.

박민 사장은 이날 KBS 구성원에 의해 고발당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박민 사장이 이사회 직원들에게 인사권을 행사하다 신임 사장 공모에 지원했다며 이날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으로 국민권익위원회에 고발했다. 이해충돌방지법은 공직자에게 사적 이해관계에 영향을 받지 않고 직무를 공정하고 청렴하게 수행할 의무를 부여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직무수행과 관련해 직무 관련자를 우대하거나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야당 의원들은 이해충돌을 문제 삼으며 박민 사장에게 사퇴를 압박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국감에 참고인으로 나온 조애진 KBS 노조 수석본부장은 박민 사장 취임 이후 <역사저널 그날> 폐지, <추적 60분> 제작 부서 이관, 세월호 참사 10주기 다큐멘터리 불방 등에 대해 "시사 영역을 PD로부터 빼앗고 있다"며 "(사장이) 프로그램 폐지를 직접 지시하지 않았다고 해도 그 모든 결정에 대한 책임도 사장이 함께 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방송문화진흥회 권태선 이사장(오른쪽)과 KBS 박민 사장(왼쪽)은 10월 14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연합뉴스

"방문진의 MBC 자화자찬, 역겹다"

여당 의원들은 방문진 권태선 이사장이 국감 시작 전 MBC 경영 성과를 내용으로 한 인삿말부터 문제삼았다.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은 권태선 이사장에게 "MBC를 국민 갈등의 진앙지로 만들어 놓고 5분 넘게 자화자찬을 하는 걸 듣고 있으니까 솔직히 좀 역겨웠다"며 "MBC가 공정한 언론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은 절반밖에 없다. 민주당을 위한 정당이고 민주당에게만 관대하고, 그리고 저희 여당과 윤석열 정부에는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는 언론으로 볼 수 없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같은 당 박충권 의원은 권태선 이사장에게 MBC 방송편성 규약을 거론하며 "규약을 잘 준수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고 권 이사장이 "그렇다고 생각한다"고 답하자, "아전인수 답변"이라고 비난했다.

박충권 의원은 <뉴스데스크>가 국군의 날 시가 행진을 북한의 열병식에 비교해 보도한 점, 의대 증원 논란과 관련한 앵커의 클로징 멘트(8월 21일 자) 등을 언급하며 권태선 이사장에게 MBC 편향성에 대한 의견을 물었고 이에 권 이사장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자, "뻔뻔하다", "뻔뻔하게 행동하니까 MBC가 '땡문방송' '좌파방송'이라고 욕 먹는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권 이사장은 이에 대해 "저한테 인신공격적인 발언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전 (보도의) 맥락 전체를 살펴보면서 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응수했다.

박충권 의원은 MBC 신뢰도와 관련해 "여러분이 주장하는 'MBC가 가장 신뢰도 높은 방송사다'라고 것도 한쪽 50%으로만 생각하는 것"이라며 "그런 통계를 저는 신뢰하지 않는다. 미완성된 툴을 가지고 분석한 걸 가지고 그렇게 주장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MBC는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부설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는 지난 6월 한국 주요 뉴스 매체별 신뢰도 조사에서 지난 2년간 1위를 기록했다. 해당 연구소의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24'에 따르면, MBC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57%로 조사됐다. MBC는 지난해에도 58%를 얻어 1위였다. 반면 지난해 신뢰도 2위였던 KBS는 올해 YTN(56%), JTBC(55%), SBS(54%)에 밀려 5위(51%)로 추락했다.

같은 당 김장겸 의원은 EBS 유시춘 이사장이 반찬 가게와 제주 관광지 등에서 법인카드를 사용한 점, 유 이사장이 EBS 이사장으로 취입하기 두 달 전 유 이사장의 아들이 마약 반입으로 유죄 선고를 받은 점 등을 거론하며 EBS 김유열 사장에게 "(유시춘 이사장에게 국감장에) 나오라고 하라"며 "여기 나오면 (증인으로) 출석하는 데 경비도 준다. 그 경비 경비 받아서 반찬 사고 고기 사 먹으라고 하라"고 말했다.

김장겸 의원은 이진숙 방통위원장 인사 청문회에서 논란이 된 대전MBC 사장 시절 50만 원어치 빵 구매를 역으로 인용해 "(유시춘 이사장에게) 법인카드는 나중에 퇴임할 때 직원들에게 빵 사주시고 그렇게 하라고 하라"고 말해, 국감장에서는 실소가 터졌다.

유시춘 이사장은 현재 법인카드 사적 유용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4월 유 이사장의 자택을 업수수색한 데 이어 두 차례 소환조사를 진행했다. 권익위는 지난 3월 유 이사장이 청탁금지법을 위반하고 업무 추진비를 부정하게 사용했다며 관련 자료를 감독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와 대검찰청에 넘겼다.

이명선 기자

프레시안 이명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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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계원로, "미 대선 후보들은 북미수교 위한 대화 시작하라" (전문)

 

'유엔은 유엔사 해체와 평화협상 주선' 촉구..오염된 '통일' 아닌 '현실적 평화공존' 절실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4.10.14 16:49
  •  
  •  수정 2024.10.14 16:50
  •  
  •  댓글 0
 
미국-조선의 국교수립을 위한 미국의 대화제의를  촉구하는 각계 원로 기자회견이 14일 오전 프레스센터 구 외신기자클럽에서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미국-조선의 국교수립을 위한 미국의 대화제의를  촉구하는 각계 원로 기자회견이 14일 오전 프레스센터 구 외신기자클럽에서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윤석열정권 퇴진을 위해 지난 9.20시국선언에 나섰던 각계 1,500명 참여인사들이 14일 미국 대선 후보인 해리스·트럼프 후보에게 북미 수교를 위한 대화제의를 촉구했다.

9.20시국선언 참여인사들과 전국비상시국회의는 14일 오전 프레스센터 18층 구 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조선의 국교수립을 위한 미국의 대화 제의△한국 국민의 큰 저항을 부를 미일한 군사동맹 추진 반대 △유엔군사령부의 정체성에 대한 구테흐르 유엔사무총장의 공식 해명을 촉구했다.

이들은 또 "최악의 남북관계속에서도 통일의 꿈을 지켜 나갈 것"이며, "중요한 것은 현실적인 평화공존의 방안을 마련하고 실현시키는 것"이라는 결의를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이 조선과 정상적인 외교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곧 '한반도의 1민족 2국가에 대한 국제적 승인'을 의미하며, 이어서 남과 북도 공식적인 국가간 외교관계를 맺게 된다. 이는 궁극적으로는 통일로 나아가는 중요한 중간단계에 들어서는 것을 의미한다.

류태선 목사와 김애영 한신대 명예교수, 김태일 전 장안대 총장, 황순식 전국비상시국회의 대외협력위원장이 낭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윤석열 정권 집권 이후 조선의 핵무력은 날로 강화되고, 남북 상호간의 적대와 위협이 가중되며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며, "평화의 위기는 윤 정권의 안보-외교와 내정의 실패와 맞물려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미국과 일본의 대 한반도 안보-외교-경제 정책도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며, "한국 국민은 역사적으로 한반도 주민들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아 온 미국과 일본의 한반도 정책도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특히 "미국은 한반도, 특히 대 조선정책이 결정적으로 실패했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하면서 "오는 11월에 당선되는 미국의 새 대통령은 실패의 첫 단추로 돌아가 조선과 수교협상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991년 남북 유엔동시가입에 이은 미·일·중·러의 남북 교차승인 방안이 미·일의 대북 수교거부로 무산되면서, 북의 핵무기 개발이 본격화되고 이후 미 본토 공격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 보유로 이어지는 등 미국의 수교거부와 봉쇄정책은 결과적으로 실패했다는 것.

'조선'의 핵무장은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 시도에 빌미를 제공하고 자칫 대만까지 핵보유를 하게 되면 핵 비확산체제(NPT)가 무력화될 것이라고 하면서 "조선과의 대화를 중단 한 것이 조금이라도 조선의 핵프로그램을 둘러싼 문제를 해결했는지 의문이며 오히려 상황 을 통제 불가능한 상태로 악화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며, 북미 수교를 위한 대화 제안을 미국 대선 후보들이 심각하게 받아들일 것을 요청했다.

이어 "한일 사이의 과거사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에 기초하지 않은 윤석열 정권의 노골적인 친일정책은  지역·세대·계층·성별과 보수·진보를 가리지 않고 국민적 저항을 불러오고 있다"고 하면서 "이미 불어 닥치고 있는 윤석열 정권의 위기는 미국과 일본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일본의 고질적-고압적이고 대국주의적 대응으로 미일한 군사동맹이 계속 강화된다면,  윤석열 정권의 정치·경제·사회적인 총체적 무능에 대한 불만과 합쳐져 지난 2016~17년과 같은 시민항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 문제 역시 "일본 극우세력의 이니셔티브로 제안된 인도-태평양전략에 따라 한반도에 미일한 군사동맹을 추진하기보다 대 조선 수교협상을 통한 새로운 접근이 남북 한반도 주민들 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더 큰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에게는 △유엔군사령부가 유엔 산하 기구인지? △남북철도 공동점검 등 남북합의 이행활동을 막아온 결정을 유엔이 한 것인지? 에 대해 질문하고는, 유엔과 상관없는 기구라면 '유엔사'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며 이를 공식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들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해체되어야 할 유엔사가 도리어 강화되는 현실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며, "유엔은 지금이라도 세계평화라는 설립 목적에 맞게 군사기구 유엔사를 해체하고 평화협상의 주선에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윤석열대통령에 대해서는 그동안 어렵게 추진해 온 화해와 평화를 위한 노력을 '가짜평화'로 깎아내리고 '힘에 의한 평화'를 외치고 있다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해서는 국가연합 또는 연방제를 통한 민족통일을 추구한 선대의 유훈통치를 전면 부정했다고 비판하고는 "남북 양측 기득권 정치인들의 입장은 오랜 세월동안 외세의 침략과 내부의 폭정을 견디면서 살아온 민중들을 대변한다고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식민지를 경험한 국민들 가운데 가장 빨리 민주화와 산업화를 성취한 나라답게 남은 평화도 실현시켜 나갈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 등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이해와 지지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류태선 목사와 김애영 한신대 명예교수, 김태일 전 장안대 총장, 황순식 전국비상시국회의 대외협력위원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류태선 목사와 김애영 한신대 명예교수, 김태일 전 장안대 총장, 황순식 전국비상시국회의 대외협력위원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상근 목사는 인사말을 통해 "우리는 길고 긴 80년동안 분단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오늘 미국에 그 해결을 요구하자니 한없이 부끄럽다"고 하면서 "분단의 책임이 있는 미국이 여전히 세계 패권을 쥐고 수많은 나라들을 줄을 세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는 미국에 구걸하는 것이 아니라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반도 평화의 길을 찾고 구현할 의무와 책임을 다하라고, 당신들의 패권을 위해 우리와 반하는 일본 우선주의·대한민국을 하위에 두는 외교 군사 정책을 폐기하라고, 한반도 안정과 평화를 위해 대조선 정책을 일신하라고 미국에 요구한다"고 말했다.

함세웅 신부는 "작은 나라 한반도의 한 시민으로서 우리나라를 갈라놓고 지배하고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 평등에 대해 많이 도와주긴 했지만 동시에 크게 방해했던 미국의 회개를 요구하면서 오늘 성명 발표한 분들과 함께 뜻을 같이 한다"고 말했다.

신흥범 전 조선투위 위원장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남북간에 대화도 적지 않았지만 그 모든 선언과 회담의 결과들이 결국은 역사적 기록으로만 남게 되는 게 아니냐는 허무함을 느낀다"며, "지금과 같이 대화가 단절되고 통로를 잃어버린 상태에서는 위기가 더욱 고조될 수밖에 없다. 이걸 해결하는 길은 미국과 북한이 대화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석영 소설가는 현재 남북이 대북전단과 고무풍선을 이용한 치열한 선전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을 "이미 전쟁은 시작되었고 진행 중"이라고 하면서 "윤석열 정부가 대단히 모험주의적인 길을 걷고 있기 때문에 더욱 우려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동안 한반도의 여러 가지 상황을 겪어온 원로들로서 우리가 미국 정계와 시민들에게 이런 촉구를 하게 된 것은 한반도의 평화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의 위기를 초래한 이런 상황에 대해서 미국이 지금이라도 늦지 않으니 주시하고, 물밑에서든 공식적으로 든 북한과 접촉해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간곡하게 요구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도대체 지구상의 어떤 나라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70여 년 동안이나 전쟁을 지속하는지에 대해 반문해 보아야 하지 않느냐"고 하면서 "통일이라는 말은 이미 오염됐고 실천적으로는 평화체제를 먼저 만들어내야 한다. 지금 현 단계에서는 통일의 통자도 붙이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이 주장하는 '두 국가'에 대해서도 "대한민국이라고 호칭하기 시작한 것은 (유엔에 별도 가입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포지션을 세우겠다는, 즉 협상준비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하고는 "한반도 분단과 전쟁에 깊은 관련이 있는 유엔은 평화의 실마리를 끌어내는데 기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명진스님은 "드론을 띄우는 것은 전쟁 행위이다. 전시작전권은 미국에 있는데 미국의 허락을 받고 이 땅에서 전쟁을 일으키는 드론을 띄웠는지 묻고 싶다. 국민을 전쟁의 위험으로 몰아넣는 모습을 우리는 이대로 두고 볼 수 없다"고 하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이 정권의 탄핵을 시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부영 동아투위 위원장은 북미수교가 미국에는 어떤 실익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지금 북한이라는 나라를 외교적으로 승인하지 않고 봉쇄를 통해 무너뜨리려는 것이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느냐, 아니면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고 핵 협상을 다시 시작해서 북 안전보장과 핵무기 동결 또는 해체를 맞바꾸는 협상을 하는 것이 옳으냐는 측면에서 미국의 세계전략이라는 차원에서도 북과의 대화와 수교가 보탬이 되면 됐지 해로울 게 없다"고 말했다.

또 "여기에 주한미군을 이렇게 엄청나게 주둔시키고 항상 핵무기, 핵 잠수함, 항공기들을 보내서 엄청난 군비를 쏟아붓는 것이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는가"라며 "지금이야말로 미국도 대 한반도, 동아시아 전책을 바꿀 때가 되지 않았냐, 그 핵심은 미국과 북한의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9.20 시국선언 참여인사들과 전국비상시국회의 외신회견문 (전문)

미국-조선의 국교수립을 위한 미국의 대화제의를 촉구한다.
해리스·트럼프 대선 후보들은 한국 국민의 요청에 답변해야

9.20 시국선언  참여인사들과 전국비상시국회의는 악화하고 있는  한반도 전쟁위기에 대해 한국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는 현실을 외신기자들에게 밝히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윤석열 정권 집권 이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하 조선)의 핵무력은 날로 강화되고, 남북 상호간의 적대와 위협이 가중되며 평화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평화의 위기는 윤 정권의 안보-외교와 내정의 실패와 맞물려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의 대 한반도 안보-외교-경제 정책도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한국 국민은 역사적으로 한반도 주민들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아 온 미국과 일본의 한반도 정책도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집권자를 선출하는 선거가 진행 중이거나 끝났습니다. 일본에서는 이시바 시게루씨가 총리로  선출되었고 10월 27일 중의원을 해산, 총선거에 나설 예정입니다. 미국에서는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후보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 사이에 격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국 국민은 미국 대통령 선거에 큰 관심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신임 미국 대통령의 한반도 정책, 특히 대 조선 정책이 한국 국민들의 오늘과 내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아래 네 가지 주요 과제를 제기하려고 합니다.

1. 미국-조선의 국교수립을 위한 미국의 대화 제의를 촉구합니다. 국교수립 협상으로 조선의 안전보장과 핵 문제를 함께 풀어야 합니다.

한국은 1987년 6월 민주항쟁으로 군사독재를 물리치고 민주헌법을 쟁취했습니다. 새롭게 선출된 노태우 대통령은 1988년 서울 올림픽 직전, 민주화·산업화에 성공한 한국의 새로 운 외교안보정책을 제시했습니다. 그것은 새로 전개되는 탈냉전시대에 발맞춘 북방외교정책 이었습니다. 분단의 다른 쪽인 조선에 대해 평화공존과 교류협력을 제안했습니다. 소련, 중국 등 사회주의권과 관계를 맺을 것이며 북한이 미국, 일본 등과 외교관계를 맺는 것도 돕겠다고 했습니다. 새로운 정책은 불안정한 정전체제를 대체하여 한반도의 평화를 가져오리라는 기대 속에 한국 국민과 국제사회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습니다.

남북 간에 고위급회담이 시작되었고 남북기본합의서와 남북비핵화공동선언이 타결되었습 니다. 한미군사훈련이 중단되었고 남북의 민간교류도 활성화되었습니다. 물밑에서 논의되었던 ‘남북한의 동시 유엔가입’과 ‘미·일·중·러 4개국의 남북한 교차승인’ 방안에 따라 1991년 9월 남북한은 유엔에 동시에 가입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대한민국과 수교했습니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은 조선과의 수교를 거부했습니다.

조선은 미국과 일본의 수교거부, 즉 외교의 상대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불승인을 자신을 붕괴시키겠다는 의사로 받아들이고 핵무기 개발을 본격화했습니다. 미국은 조선에 대한 봉쇄와 제재를 강화했습니다. 조선 주민들의 생존권과 인권은 악화되었으며, 전체 한반도 주민들이 전쟁위협에 시달려왔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봉쇄와 제재는 조선의 핵무기 보유를 막지 못하였고, 이제는 조선은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 사탄도미사일(SLBM)까지 보유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수교거부와 봉쇄정책은 이 같은 참담한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미국은 한반도, 특히 대 조선(對 朝鮮) 정책이 결정적으로 실패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오는 11월에 당선되는 미국의 새 대통령은 실패의 첫 단추로 돌아가 조선과 수교협상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해야 합니다. 물론 1991년 당시 한국의 정부와 여야, 시민사회도 미국과 일본의 교차승인 거부를 저지하지 못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가 회견을 하는 이유입니다.

또한 조선의 핵무장은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 시도에 빌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자칫 조선 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 그리고 대만까지 핵 보유를 하게 된다면 핵비확산체제(NPT)가 무력화될 것입니다. 한국 국민의 핵무장 지지여론은 70%에 이르고 있습니다. 일부 한국 정치인들의 선동이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조선을 “사실상 핵무기 보유국”이라고 지칭하면서 “북핵 위험을 관리할 외교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며 “조선과의 대화를 중단 한 것이 조금이라도 조선의 핵프로그램을 둘러싼 문제를 해결했는지 의문이며 오히려 상황 을 통제 불가능한 상태로 악화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사실을 미국 대선의 양당 진영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카멀라 해리스, 도널드 트럼프 두 후보에게 우리의 제안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와 답변을 요청합니다.

2. 美日韓 군사동맹 추진은 한국 국민의 큰 저항을 부를 것입니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는 윤석열 정권이 친일 세력을 대대적으로 발탁하여 정치·사회·문화·역 사 전 분야에서 친일 정책을 급진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그에 대한 강경한 비판여론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2023년 미국의 캠프 데이비드 3국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미일한 군사동맹 추진과 특히 일본과의 군사동맹은 안 된다는 한국내 여론은 매우 강경합니다.

우리 국민에게 미일한 군사동맹의 강화는 한반도에 다시 군사적 진출을 열망하는 일본 극우·보수 세력의 욕망을 충족시키려는 것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한일 사이의 과거사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에 기초하지 않은 윤석열 정권의 노골적인 친일정책은  지역·세대·계층·성별과 보수·진보를 가리지 않고 국민적 저항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이미 불어 닥치고 있는 윤석열 정권의 위기는 미국과 일본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미국과 일본의 고질적-고압적이고 대국주의적 대응으로 미일한 군사동맹이 계속 강화된다면,  윤석열  정권의  정치·경제·사회적인 총체적 무능에 대한  불만과 합쳐져 지난 2016~17년과 같은 시민항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본 극우세력의 이니셔티브로 제안된 인도-태평양전략에 따라 한반도에 미일한 군사동맹을 추진하기보다 대 조선(對 朝 鮮) 수교협상을 통한 새로운 접근이 남북 한반도 주민들 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더 큰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3.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은 유엔군사령부의 정체성을 해명해 주십시오.

최근 북대서양군사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독일이 유엔군사령부의 회원국으로 들어오면 서 한반도에 전쟁위기가 더욱 고조되고 있습니다. 유엔사는 유엔 안보리의 결의로 미국 지휘 하의 군사기구로 만들어져 한국전쟁에서 큰 역할을 했지만, 종전 후에도 유지되며 애초의 목적과는 반대로 오래전부터 평화의 장애물이 되었습니다. 유엔사는 비무장지대 남측에 대한 관할권을 이용해 남북 대화와 교류를 통제하고 방해해 왔습니다. 지난 2018년 판문점 선언에서 약속했던 철도연결 등을 막은 것도 유엔사였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합니다.

첫째,  유엔군사령부는 유엔 산하의 기구입니까?  아니면 미국과 그 구성국들의 자율적인 기구입니까?
둘째, 만약 유엔 산하의 기구라면 남북철도 공동점검 등 남북의 공동 활동을 막아 온 유엔사의 결정은 지금까지 유엔이 내린 것입니까?
셋째, 그것이 아니라면 ‘유엔’이라는 명칭을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유엔과 상관없는 기구라는 것을 공식화해주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유엔은 지금이라도 세계 평화라는 설립 목적에 맞게 군사기구 유엔사를 해체하고 평화협상의 주선에 나서 주십시오.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해체되어야 할 유엔사가 도리어 강화되는 현실에 대해 깊이 우려합니다.

4. 우리는 최악의 남북관계 속에서도 통일의 꿈을 지켜나갈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현실적인 평화공존의 방안을 마련하고 실현시키는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그동안 어렵게 추진해온 화해와 평화를 위한 노력을 ‘가짜평화’라고 깎아 내리면서 ‘힘에 의한 평화’를 외치고 있습니다.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무력에 의한 흡수통일을 부르짖고 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작년 말 조선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가 “더 이상 동족관계, 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되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국가연합이나 연방제를 통한 민족통일을 추구 했던 선대의 유훈통치를 전면 부정하는 길을 가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한국의 전 정권의 대통령 비서실장도 두 민족-두 국가가 자리 잡았고 그렇게 살아가는 게 순리라고 주장하면서 긴 세월을 살아가다 다시 통일을 논의하는 기회가 올 수 있다는 주장을 폈습니다.

남북 양측 기득권 정치인들의 입장은 오랜 세월 동안 외세의 침략과 내부의 폭정을 견디면서 살아온 민중들을 대변한다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반독재 민주화운동과 평화통일운동을 벌여온 한국의 시민사회는 독립운동과 민족해방운동을 계승하여 겨레와 나라의 하나됨 을 이뤄가야 한다는 더욱 큰 소명감을 절감합니다.

한반도 주민 전체가 원하는 것은 남과 북 모두의 평화와 번영입니다. 나아가 하나가 되는 열망을 지켜나가는 것입니다. 우리의 주장과 같이 미국과 일본이 조선과 정상적인 외교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곧 한반도의 1민족 2국가에 대한 국제적 승인을 의미합니다. 한국과 조선도 국가간의 공식적 외교관계를 맺게 될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하나로 나아가는 중요한 평화공존의 중간단계에 들어서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한반도 평화의 군사적 해결이 아닌 공존의 해법에 대한 미국과 중국 등 국제 사회의 이해와 지지를 요구합니다.

갈라진 나라와 외세의 광풍이 휘몰아치는 이 시대도 지나가는 순간일 뿐이라는 의연한 믿음을 안중근 홍범도 이회영 여운형 선열들로부터 배웁니다. 한반도는 지난 시기 냉전의 가장 큰 피해자였고, 분단-대결 상황에서 다시 미국과 중국, 새로운 동방과 서방의 지정학적 대립의 위험한 화약고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는 안 된다는 우리의 절실한 염원을 밝힙니다.

우리는 식민지를 경험한 국민들 가운데 가장 빨리 민주화와 산업화를 성취한 나라답게 남은 평화의 과제도 실현시켜 나갈 것입니다. 평화를 실현하는 투쟁에도 나설 것입니다. 미국 과 중국 등 국제 사회의 적극적인 이해와 지지를 요구합니다.


2024년  10월  14일

9.20 시국선언 참여인사들과 전국비상시국회의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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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이 겪은 황당한 일... 노벨문학상이 한국사회에 준 교훈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4/10/15 08:42
  • 수정일
    2024/10/15 08:42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오길영의 뾰족한 시각] 세계문학과 한국문학의 역학: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말해주는 것

24.10.15 07:08최종 업데이트 24.10.15 07:40
 2023년 11월 14일 서울 양천구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한강 작가 모습.연합뉴스
한국 작가 중 최초로 한강 작가(아래 호칭 생략)가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서 많은 분석, 평가 기사가 나오고 SNS에도 후기가 봇물 터지듯 넘친다. 여러 가지로 우울한 시대에 오랜만에 나온 반가운 소식이라서 그럴 것이다. 나도 같은 마음이다. 한강은 나도 주목한 작가였고 언젠가 한국문학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는다면 유력한 후보라고 생각해 왔지만, 내 예상보다는 빠른 수상이었기에 놀랐다. 한강의 수상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평론가이자 독자로서 살펴보고 싶다.

노벨문학상은 특정한 작품 하나가 아니라 수상 작가가 그동안 쌓아온 문학적 성취를 평가해서 준다. 아직도 더 많은 작품을 쓸 시간이 많이 남은 작가이지만 한강이 지금까지 쌓은 작품 세계에 대한 평가로는 노벨문학상 위원회의 선정 사유가 핵심을 짚는다.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폭로하는 강렬한 시적 산문을 쓴 한국 작가 한강에게 수여합니다. 한강은 자신의 작품에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규칙에 맞서고, 각 작품에서 인간 삶의 연약함을 폭로합니다. 그녀는 신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의 연결에 대한 독특한 인식을 갖고 있으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스타일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되었습니다."

역사적 트라우마, 인간 삶의 연약함, 강렬한 시적 산문 등이 열쇳말이다. 평론가도 개인적 취향이 있기에 나는 그간 나온 한강 작품 모두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의 대표작인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를 관통하는 주제가 "인간 삶의 연약함", 혹은 최근 한강이 관심을 두고 있다고 하는 생명의 연약함과 그것을 위협하는 폭력의 문제라는 건 분명하다.

폭력의 기원이 <채식주의자>처럼 사적인 가족 관계에서 연유하든, <소년이 온다>나 <작별하지 않는다>처럼 광주 민주화 운동이나 제주 4.3 항쟁 같은 역사적 상황에서 오는 것이든, 작가는 폭력이 희생시키는 존재에 관심을 기울인다. 작가는 한국 현대사에 깊은 상처를 남긴 "역사적 트라우마"를 끄집어내 기억하고 치유의 길을 모색한다. 통상 "시적 산문"이라고 평가하는 한강 문체의 특징은 통상 '시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현란한 비유, 독특한 이미지, 리듬감 있는 문체 등의 형식적 문제라기보다는 시적 서술자(poetic narrator)를 떠올리게 하는 낮지만 강인한 목소리가 작품에 스며 있기 때문이다. 어떤 서술 시점을 택하든 그런 시적 서술자의 존재를 느낄 수 있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제시하는 좌표
 
노벨 위원회의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공지노벨위원회 홈페이지캡처
나는 한강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이런 열쇳말은 향후 한국문학이 가야 할 하나의 방향을 가리킨다고 판단한다. 물론 문학에 유일한 정답이나 정해진 길은 없다. 하지만 한강의 이번 수상은 문학에서 지역성과 보편성, 민족성과 세계성의 관계를 살펴보는 또렷한 좌표를 제시한다. 노벨문학상을 받지는 못했지만 20세기 현대 문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일랜드 작가인 제임스 조이스는 오래전 이런 말을 남겼다.

"나는 언제나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에 관해 쓰고 있는데, 더블린의 핵심에 도달할 수 있다면 세계 모든 도시의 핵심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특수성에는 보편성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한강은 한국의 가족 관계에서 벌어지는 몰이해와 폭력, 광주민주화운동, 제주 4.3 항쟁이라는 "특수성" 속에서 "보편성"을 발견했다. 한국문학이 세계화되는 경로는 추상적 보편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곳의 현실의 뿌리를 탐구하는 것이라는 걸 한강의 수상은 확인해 줬다. 나는 이 점이 앞으로도 한국 작가가 잊지 말아야 할 지점이라고 판단한다. 영화 <기생충>과 드라마 <오징어 게임>도 비슷한 문화적 맥락에서 나온 성과다. 이 작품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한국사회의 지역성 속에서 현 단계 인류 문명의 어떤 구멍을 드러냈다.

한강 작품이 천착하는 한국 사회의 역사적 트라우마는 지나간 일이 아니다. 권력은 입만 열면 "자유"를 외치고 있지만, 한강이 걸어온 길에는 자유의 억압이 만든 트라우마가 새겨져 있다. 내가 그의 대표작이라고 보는 <소년이 온다>는 2014년 세종도서 문학 나눔 3차 심사에서 탈락한 사례가 있다. "책에 줄을 쳐가며 문제가 될 만한 내용을 검사해, 사실상 사전 검열이 이뤄지는 것으로 보였다"라는 증언이 있다. 소위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이다. 작가는 2016년 <채식주의자>로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했다. 이런 경우 대통령은 축전을 보내는 것이 관례였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 2023년에는 <채식주의자>가 유해도서로 분류돼 일선 학교 도서관에서 폐기된 일이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런 황당한 일은 한강에게만 벌어진 일이 아니다. 박찬욱, 봉준호, 황동혁 등 칸 영화제, 오스카상, 에미상 등 국제적인 예술상을 수상해 한국 문화계에 크게 이바지한 감독들이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것이 밝혀졌다. 우습게도 블랙리스트 목록이 유력한 해외 예술상 수상 리스트라는 씁쓸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여기서 얻는 교훈은 정치적 탄압은 문학예술의 목소리를 억누르지 못하고 제대로 된 평가를 가릴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지금처럼 전 세계적으로 네트워크가 연결되어 있고 실시간으로 정보 공유와 평가가 이뤄지는 시대에는.

주변부에서 중심으로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책들을 시민들이 구입하고 있다.이정민
20세기 후반부에 출간된 문학 연구서 중 빼놓을 수 없는 책이고 비교문학연구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 이바지한 파스칼 카자노바의 <세계문학공화국>이라는 책이 있다. 최근에 한국어 번역도 나왔다. 이 책은 각 국가의 민족문학과 세계문학 사이에 존재하는 힘의 관계를 수많은 사례에 기대 분석한다. 세계문학 공간은 평등한 세계가 아니다. 현실 세계와 마찬가지로 세계문학 공간에도 중심부와 주변부가 있다. 한국어와 한국문학은 그 공간에서 아직까지 주변부 혹은 반주변부에 위치한다. 그리고 카자노바가 아일랜드 문학 사례를 통해 보여주듯이, 주변부 작가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중심부 문학에 도전하고 세계문학 공간의 지형을 바꾼다.

예컨대 독립 후 오랫동안 미국문학은 영국문학의 그늘에서 자기 정체성을 세우기 위해 분투했다. 카자노바의 설명에 따르면 미국 소설의 탄생은 1884년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이 출간되면서 미국 문학에서만 가능한 독특한 구비전승을 발견하면서 이뤄졌다. 트웨인 이후의 미국 문학이 다양한 방식으로 작품화하는 통속어의 노골성, 폭력성, 반순응주의를 통해 영국의 문학 규범과 다른 길을 간다. 미국 소설은 "영국 문학이 강요하는 문어(文語)의 굴레와 규범에서 해방된, 미국적인 특수한 언어의 표방을 통해 차이"를 만들어냈다.

나는 시적 산문으로 표현되는 한강 작품의 고유성은 한국문학 전통에서 강하게 힘을 행사해 온 창작의 "굴레와 규범"에서 작가가 배울 건 배우고 깨야 할 것은 깨면서 한국적인 "특수한 언어의 표방을 통해 차이"를 만들어낸 데 있다고 판단한다. 요컨대 뛰어난 문학의 기준은 어떤 차이와 특이성을 보여주는 데 있다. 그리고 그런 차이와 특이성은 작가 개인의 역량만이 아니라 그가 속한 국가와 언어가 지닌 문화적 역량이 축적될 때 가능해진다.

다시 말해 한강의 수상은 지난 기간 동안 한류, K-컬처가 확산되고 성장하면서 한국영화와 드라마가 유력한 국제예술상에서 수상하고, BTS를 비롯한 대중음악이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퍼지는 것으로 드러나는 한국문화의 체급이 올라간 기반 위에서 이뤄진 것이다. 많은 경우 문학예술상은 운이 따라야 하지만, 그런 운도 역량의 온축과 문화적 발언권의 힘이 없으면 가능하지 않다.

한국 작가의 두 번째 노벨문학상을 기대하며
 
2016년 5월 소설 '흰' 출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한강 작가연합뉴스
노벨문학상 발표 전날 <뉴욕타임스> 온라인에는 서평 담당 기자인 A.O 스콧이 노벨문학상에 관해 쓴 글이 실렸다. 특히 이런 구절이 눈길을 끈다.

"위대함은 인기와 같지 않습니다. 심지어 인기와는 정반대일 수도 있습니다. 위대한 책이란 그 정의상 재미로 읽는 책이 아니며, 비록 일부 책이 재미있었고 재미를 의도한 바가 있었다고 해도 위대한 작가는 대부분 죽었기 때문에 독자가 좋아하는 작가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위대한 책은 읽지 않은 것에 대해 아쉬움을 느껴야 하는 책입니다. 위대한 작가는 독자가 읽었는지 아닌지와는 별개로 존재하는 작가입니다."

위대함이 인기와 동일시되고, 특히 눈에 보이는 가치인 돈과 영향력이 위대함으로 여겨지는 시대이기에 새겨둘 만한 말이다. 20세기 문학, 아니 인류 문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위대한 작가인 제임스 조이스, 프란츠 카프카, 마르셀 프루스트, D.H. 로런스, 버지니아 울프, 조셉 콘래드 등은 노벨문학상을 받지 못했고 널리 읽히지도 않는다. 그들의 이름은 유명하지만 그들의 작품은 지금도 소수의 사람이 읽는다. 예컨대 조이스의 <율리시스>를 읽은 독자가 극소수라고 해서 그 작품과 작가의 위대성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그건 별개 문제다.

이번 수상으로 한강 작품이 한동안 불티나게 팔리고 한국문학 전반에 관한 관심이 올라가는 건 반갑다. 하지만 한강 작품을 실제로 읽어보면 술술 읽히는 작품이 아니라는 걸 금방 알 것이다. 피상적인 재미와도 거리가 멀다. 훌륭한 작품은 쉽지 않고 찬찬히 읽으면서 인간과 세계를 돌아볼 것을 요구하기에 종종 "인기"와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그런 작품은 "읽지 않은 것에 대해 아쉬움"을 느끼게 만든다. 한강이 이번 수상에서 비롯되는 압박이나 외부의 시선을 접어 두고 앞으로도 한국적 특수성 속에서 인류적 보편성을 드러내는 작품을 그만의 고유한 형식과 문체로 표현해 주길 기대한다. 다른 작가에게도 같은 기대를 한다. 그런 작품이 쌓여서 두꺼운 한국문학의 지층을 이루게 되면 오래지 않아 우리는 두 번째, 세 번째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를 만나게 될 것이다. 다시 한번 수상을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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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모호성'운운 韓국방부가 무인기침범 주범

김여정, '설전'으로 판단하면 '오판'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4.10.14 09:17
  •  
  •  수정 2024.10.14 09:32
  •  
  •  댓글 0
 
[노동신문]은 14일 김여정 조선로동당 부부장과 국방성 대변인 담화, 인민군 총참모부의 전방부대에 사격준비태세 지시 발표 등을 1면에 전문 공개했다. [사진-노동신문]
[노동신문]은 14일 김여정 조선로동당 부부장과 국방성 대변인 담화, 인민군 총참모부의 전방부대에 사격준비태세 지시 발표 등을 1면에 전문 공개했다. [사진-노동신문]

북한은 최근 평양 상공의 무인기 침범과 삐라 살포에 대한 책임이 한국 군부에 있다며 맹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김여정 부부장은 13일 '무모한 도전객기는 대한민국의 비참한 종말을 앞당길 것이다'라는 제목의 담화를 발표해 "세계가 공인하는 주요 군사적 공격수단의 하나인 무인기까지 동원하여 위험천만한 정치군사적 도발행위를 감행하고도 책임회피에 더 급급해하던 괴뢰국방부가 드디여 도발자, 주범으로서의 본색을 여지없이 드러냈다"며 한국군을 사태 책임자로 정조준했다.

전날 국방부가 입장문에서 '북한 정권이 남남갈등을 조장해 국면을 전환해보려는 전형적인 꼼수' 등의 표현도 모자라 '정권종말'을 운운했다고 지적하고는 "이는 최대의 인내심을 가지고 최후의 통첩으로서 한번의 기회를 더 던져준 우리 국가와 인민에 대한 용서받을 수 없는 극악한 도전이며 전쟁발발의 도화선에 기어코 불을 달려는 특대형 범죄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어리석고 아둔하면서도 위험한 족속들", "무모함에 있어서 세인의 상식과 상상을 뛰여넘는 괴이한 돌연변이들", "나라와 국민을 온갖 객기와 나불거리는 혀바닥으로 지키는 무리들"이라고 거칠게 비난했다.

김 부부장은 "서울의 깡패들은 아직도 상황판단을 제대로 못하고 여직껏 해오던 그 무슨 설전을 주고받는 것으로 오판하며 허세부리기의 련속편을 써나가고 있는 것 같다"며, "한국군부깡패들은 경거망동을 삼가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또 "속히 타국의 령공을 침범하는 도발행위의 재발방지를 담보해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국방성 대변인도 이날 '자기 국민의 목숨을 건 도박은 처참한 괴멸로 이어질 것이다'라는 제목으로 담화를 발표해 "우리는 이미 련속적으로 감행된 무인기 침범사건에 한국군부세력이 가담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다시 한번 무인기가 출현할 때에는 대한민국발 무인기로 간주하는 것과 함께 공화국에 대한 선전포고로 여기고 우리의 판단대로 행동할 것임을 재삼 경고한다"고 밝혔다.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이 이날(10.13) 오전 방송에 출연해 '(북의 주장에 대해서는)무시하는 것이 최고의 정답'이라고 한데 대해 "재발시 가차없이 자국 령토가 처참한 참변을 당하겠는데도 무시가 정답이라니, 누구의 소행인지도 모른다면서 재발방지담보는 가지고 있는 모양"이라고 힐난했다.

이어 "우리의 판단과 결심 여하에 따라 강력한 공격수단이 사용될 수도 있는 목전에서, 하여 대한민국 전체가 참담한 재더미로 될수 있는 상황에서 국가안보실장이라는 자가 입부리를 놀려대며 허세나 떨고 자기 국민의 목숨을 놓고 도박을 하며 체면세우기에나 급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대변인은 한국 국방부가 '전략적 모호성'을 언급한데 대해, 군부 가담을 기정사실로 단정했다. 

"우리 공화국의 수도상공에 침입했던 무인기는 민간단체가 임의의 장소에서 띄울수 있는 무인기가 아니"며, "특정한 발사대나 활주로가 있어야 리륙시킬 수 있는 무인기로서 이것을 민간이 날려보냈다는 변명은 통할 수가 없다"는 것.

설사 민간단체가 한 일이라고 하더라도 "민간단체들이 발사장치나 또는 활주로까지 리용하여 국경너머로 무인기를 날려보내는 것을 《고도의 경각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군부와 경찰무리들이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말이 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노동신문]은 14일 김여정 조선로동당 부부장과 국방성 대변인 담화, 인민군 총참모부의 전방부대에 사격준비태세 지시 발표 등을 1면에 전문 공개했다.  

김여정 부부장과 국방성 대변인의 담화는 각각 10월 13일 한국 국방부의 입장문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의 언급 이후 당일 오후 나온 것.

총참모부 지시는 12일자로 하달되었으며 국방성 대변인이 13일 오후에 공개했다.

신문은 2면에는 '조선인민이 격노하였다'는 제목의 논평과 무인기 침범에 대한 각계의 격앙된 반향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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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용산 쇄신론’에 동아일보 “김 여사 라인 정리해야”

[아침신문 솎아보기] 동아일보 칼럼 “탄핵 칼끝의 ‘언터처블 김 여사’”

‘평양 상공 무인기’ 공방에 “극한 대결 피해야” “상호 절제해야” 우려

경향신문 “노벨상 작가 한강, ‘만성 적자’ 독립서점 지키는 이유” 주목

기자명윤유경 기자

  • 입력 2024.10.14 07:38

  • 수정 2024.10.14 08:11

▲ SBS 뉴스 2024년 10월13일 '"대통령실 인적 쇄신 필요"…용산 겨냥 '직격탄'' 유튜브 보도화면 갈무리.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와 걱정을 불식시키기 위한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 대표의 발언이 용산 대통령실의 ‘김건희 여사 라인’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동아일보는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 운영에 대한 신뢰를 되찾기 위한 첫 단추는 “김 여사의 활동 자제와 김 여사 라인의 정리를 포함한 대통령실의 쇄신”이라고 했다.

한동훈 대표는 지난 12일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유세 현장에서 ‘김 여사 비선 의혹이 있고, 대통령실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는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한 대표가 지목한 대통령실 내 ‘김건희 라인’은 10명 안팎의 대통령실 비서관과 행정관으로 추정된다.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은 최근 공개된 녹취록에서 “김 여사와 네트워킹된 십상시(박근혜 정권 실세 10인방을 이르는 말) 몇 사람이 (대통령실을) 쥐었다 폈다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연일 김 여사 문제를 공개 거론하고 있는 한 대표에 대해선 10·16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중도층 표심을 겨냥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경향신문은 “10·16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김 여사와 관련한 잇단 의혹에 흔들리는 중도 민심을 잡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며 “김 여사 의혹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바닥 민심이 심상치 않다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과 독대를 앞두고 민심을 강하게 전달하기 위한 사전작업으로도 해석된다”고 했다.

▲ 동아일보 기사 갈무리.

동아일보는 1면 머리기사로 한 대표의 발언을 보도하며 여당 고위관계자가 “‘김건희 여사 라인’을 지목한 것”이라며 “김 여사는 선출된 권력도 아니고 공적 권한도 없다. 김건희 라인은 존재해서는 안 될 존재”라고 말했다고 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동아일보에 “국정농단 사건 때 최순실씨는 직함 없이 움직인 비선이었다”며 “속칭 ‘일곱 간신’으로 불리는 김건희 라인은 김 여사를 끼고 업무 범위를 넘어서는 부적절한 정치 행위를 일삼으며 비선처럼 움직인다”고 말했다.

중앙일보도 1면 머리기사에서 “한 대표가 작심한 듯 대통령실 인적 쇄신을 거론하자 ‘여사 라인을 물갈이해야한다는 강한 시그널’(여당 핵심 관계자)이라는 반응이 나왔다”며 국민의힘 고위 관계자도 “문제를 해결하자는 여당 대표의 쇄신 요구를 윤석열 대통령이 수용하면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김 여사 라인 정리를 포함한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아일보는 “선거브로커 명태균 씨의 폭로로 김 여사의 정치 개입 의혹이 불거지면서 김 여사가 대외 활동 자체를 자제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진 가운데 이제 대통령실과 관저 주변의 김 여사 라인을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로 이어지고 있다”며 “김 여사의 손발 역할을 하는 사람들을 그대로 두면 김 여사가 겉으로 보기에 활동을 자제한다고 해서 김 여사의 당정 개입이 실제로 사라질 수 있겠느냐는 문제의식”이라고 했다.

이어 “여권의 민심조차도 김 여사의 활동을 관리하기 위한 제2부속실 설치 같은 제도적 방지책에서 나아가 김 여사 관련 인적 쇄신까지 요구할 정도로 악화됐다”며 윤 대통령이 국정 운영에 대한 신뢰를 되찾기 위한 “첫 단추가 김 여사의 활동 자제와 김 여사 라인의 정리를 포함한 대통령실의 쇄신임은 말할 것도 없다”고 했다.

▲ 동아일보 칼럼 갈무리.

정용관 동아일보 논설실장은 ‘정용관 칼럼’에서 “탄핵 공세의 칼끝은 주지하다시피 김건희 여사를 정조준하고 있다”고 했다. 정 실장은 <탄핵 칼끝의 ‘언터처블 김 여사’>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탄핵은 극도로 신중하게 접근할 사안이지만, 대통령도 그런 상황이 오지 않도록 불안 요소들을 해소해야 할 책무가 있다”며 “그런데도 박근혜 때와는 다를 것이란 믿음 때문인지, 11월이 지나면 전세가 역전될 수 있다고 기대하는 건지, 극우 유튜버들의 정권 옹호 논리에 취해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시중의 끌끌 차는 목소리엔 귀를 차단한 듯 벌거벗은 임금님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정 실장은 “김 여사는 그 숱한 논란에도 ‘언터처블’이다. 급기야 검찰이 명품백에 이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도 곧 무혐의 처분할 것이라는 관측”이라며 특검에 대한 여권 균열은 촛불 결집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검찰 출신 대통령인 만큼 더 무거운 책임감과 엄정한 잣대 적용이 필요했다. 이제라도 여론재판이 아닌 사법재판을 받도록 하는 게 ‘대통령 부하’로 전락한 검찰 신뢰를 회복하고 당사자들도 후환을 더는 길”이라며 “김 여사 장벽을 넘지 않고는 만사휴의(萬事休矣)”라고 했다.

‘평양 상공 무인기’ 공방에 “극한 대결 피해야” “상호 절제해야” 우려

북한이 한국 무인기가 최근 평양 상공에 세 차례 침투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남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가 12일 국경선 부근 포병연합부대와 중요화력임무가 부과된 부대들이 완전사격 준비태세를 갖추라는 작전예비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 한겨레 기사 갈무리.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한국 무인기가 다시 발견되는 순간 끔찍한 참변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국방부는 13일 “우리 국민 안전에 위해를 가한다면 그날이 바로 북한 정권의 종말이 될 것임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했고, 김여정 부부장은 다시 “무모한 도전객기는 대한민국의 비참한 종말을 앞당길 것”라고 반격하는 등 발언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14일 아침신문에선 도발적 말과 행동을 자제하고 극한 대결을 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남쪽으로 끊임없이 ‘오물 풍선’을 살포하는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지나치게 자극적인 언사로 긴장을 고조시키는 언행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며 “우발적 충돌이 없도록 위기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경향신문도 사설에서 “일부 시민과 정치인이 북한의 쓰레기 풍선 살포에 강한 대응을 촉구하지만 그것이 대다수 시민들의 목소리는 아니다. 남북한 사람들 절대 다수는 이 땅에서 다시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남북한 당국이 만나 적대행위 중단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다. 북한은 당장 쓰레기 풍선 살포를 중단하고 남한도 대북전단 살포를 중지시켜야 한다. 그게 우리 모두 사는 길”이라고 했다.

한겨레도 사설에서 “일촉즉발로 가지 않도록 남과 북은 상호 절제해야 한다”며 “북한은 쓰레기 풍선 부양과 대남 위협을 중단해야 한다. 정부는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즉시 중단시켜야 한다. ‘북한 정권 종말’ 경고만으로 국민 불안을 가라앉힐 수는 없다”고 했다.

 

경향신문 “노벨상 작가 한강, ‘만성 적자’ 독립서점 지키는 이유” 주목

14일 아침신문에서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에 대한 다양한 보도가 이어졌다. 경향신문은 1면 머리기사에서 한 작가가 독립서점을 지키는 이유에 주목했다. 한 작가는 서울 서촌의 작은 서점 ‘책방오늘’을 운영하고 있다.

▲ 경향신문 기사 갈무리.

경향신문은 “출판계에서는 한 작가가 ‘큰 폭의 적자를 내는 비이성적인 활동’(웹진 비유 2022년 7월호 책방오늘 인터뷰 중)을 지속하는 이유에 대해 한 사회에서 독립서점이 갖는 가치와 역할에 대한 작가의 고민이 담겨 있다고 본다”며 “독립서점은 판매량이라는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독자의 시선 밖에 머물러 있는 책이 주목받을 수 있는 공간”이라고 했다.

한 작가는 정부의 도서정가제 폐지 추진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에도 나섰었다. 한 작가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버스정류장 7~8 정거장 안에 서점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동네서점이 사람들의 삶을 바꿔놓는다”며 “동네서점으로 책의 다양성이 지켜진다. 독자들이 책방의 문화행사를 찾아가게되면 생활의 패턴이 달라지고, 읽는 책도 늘어난다. 결국 삶의 패턴도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 조선일보 기사 갈무리.

조선일보는 한강 작가의 책을 인쇄하기 위해 급히 주말 근무에 나선 인쇄소 현장을 찾았다. 12일 오후 경기 파주출판단지 인쇄 업체 ‘영신사’ 공장은 문학동네에서 ‘증쇄가 급하다’는 연락을 받고 스무 명 넘는 직원이 주말을 반납하고 특근에 나섰다. 인근 ‘천광인쇄소’ 관계자는 “급한 대로 2만부 먼저 찍어 (물류 센터로) 보냈고, 3만부, 2만5000부 순으로 더 보낼 예정”이라고 했다.

영신사 공장에서 20년 넘게 일한 직원 최정순(62)씨는 “주말 근무라 화나냐고요? 전혀요. 오랜만에 일이 많아서 좋지요. 한국인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와서 자부심이 넘칩니다”라며 손으로 ‘V’ 모양을 만들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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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군부대에 준비태세 지시 “무인기 보이면 선전포고로 판단”

(자료사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 근처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일대 ⓒ민중의소리
북한이 무력충돌 확대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국경 부근 군부대에 준비태세를 갖추도록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3일 전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국방성 대변인은 이같이 발표했다.

특히 국방성 대변인은 지난 12일 총참모부가 국경선 부근의 포병부대와 중요 화력부대에 “완전 사격준비태세를 갖출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총참모부 지시에는 완전 무장된 8개 포병여단을 13일 오후 8시까지 사격대비태세로 전환하라는 것도 담겼다고 한다.

‘자기 국민의 목숨을 건 도박은 처참한 괴멸로 이어질 것’이라는 국방성 대변인의 별도 담화도 발표됐다.

국방성 대변인은 담화에서 “물리적으로 교전상태에 있는 조선반도에서는 자그마한 불씨도 무력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지금 조선반도에는 한국군부패당의 무모한 용맹으로 말미암아 당장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일촉즉발의 정세가 조정됐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판단과 결심 여하에 따라 강력한 공격수단이 사용될 수도 있는 목전에서, 대한민국 전체가 참담한 잿더미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국가안보실장이라는 자가 입부리를 놀려대며 허세나 떨고 자기 국민의 목숨을 놓고 도박을 하며 체면 세우기에나 급급하고 있는데 어떤 평가가 뒤따를지 궁금하다”고 했다.

또 북한이 지난 3일과 9일에 이어 10일 밤 평양 상공에 나타났다고 발표한 무인기에 대해 “우리 공화국 수도 상공에 침입했던 무인기는 민간단체가 임의의 장소에서 띄울 수 있는 무인기가 아니다”라며 “특정한 발사대나 활주로가 있어야 이륙시킬 수 있는 무인기로, 이것을 민간이 날려 보냈다는 변명은 통할 수 없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설사 국방부의 말대로 방패막이가 된 민간단체가 감행했다고 가정해 보자. 민간단체들이 발사장치 또는 활주로까지 이용하여 국경너머로 무인기를 날려 보내는 것을 ‘고도의 경각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군부와 경찰이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말이 되겠나”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국방성 대변인은 “다시 한 번 무인기가 출현할 때는 대한민국발 무인기로 간주하는 것과 함께 공화국에 대한 선전포고로 여기고 우리의 판단대로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역시 담화를 발표했다.

김 부부장은 “무모함에 있어서 세인의 상식과 상상을 뛰어넘는 괴이한 돌연변이들”, “나라와 국민을 온갖 객기와 나불거리는 혓바닥으로 지키는 무리들”이라고 비난하며, “뒈지는 순간까지 객기를 부리다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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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김건희 겨냥하는 한동훈…퇴로 없는 尹-韓 담판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4/10/14 09:33
  • 수정일
    2024/10/14 09:3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휘청거리는 부산 텃밭 재보선에 '김건희 리스크' 수위 높여

임경구 기자 | 기사입력 2024.10.13. 16:28:17 최종수정 2024.10.13. 16:34:43

"저도 그게(김 여사의 활동 자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김 여사가 당초 대선 과정에서 이미 국민들에게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

"김 여사에 대한 국민의 우려와 걱정을 불식시키기 위해 대통령실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에서) 국민이 납득할 만한 결과 내놔야 한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잇달아 요구한 '국민이 납득할만한 쇄신책'은 모두 '김건희 리스크'를 향한다. 10.16 재보궐선거 뒤 열릴 예정인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는 사실상 '김건희 담판'이 될 전망이다.

독대를 앞두고 한 대표가 발언 수위를 높인 일차적인 배경은 부산 금정구청장,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부산 금정은 전통적으로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곳이지만, 명태균, 김대남 씨 등 '김건희 리스크' 관련 인사들의 일탈적 행위가 드러나면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여권의 '김건희 악재'를 파고들며 재보선 심판론 공세를 펴고 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13일 "김건희, 윤석열, 국민의힘 정권의 총체적 붕괴의 시작"이라며 "실권자인 여사는 버티고, 2인자인 대통령은 손 놓고, 수습 담당 여당 대표는 부채질하고 있다"고 했다.

당정 지지율이 동반하락 속에 '텃밭' 보궐선거에서도 패하면 윤 대통령은 물론 한 대표도 책임론에 휘말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한 대표의 영부인 관련 발언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는 국민의힘 친윤계를 중심으로 당 대표 퇴진 압박이 나올 수도 있다. 지난해 10월 서울강서구청장 선거 패배가 올해 4월 총선 참패의 도화선이 됐던 것과 유사하다.

보궐선거 고비를 넘더라도 '김건희 리스크'가 진화될 가능성은 낮다. 명태균 씨의 폭로전에 대통령실이 석연찮은 대응으로 화를 키운 데다, 검찰은 조만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미 보수언론에선 김건희 전 대표의 대국민 사과 정도로 사태가 무마될 단계는 지났으며 사법적 절차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이 불기소를 결정할 경우 야당의 공세와 민심 이반이 극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는 여권에서도 나온다.

친한계인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지난 11일 "검찰이 김 여사를 불기소하면 특검법을 방어하는 게 어려워진다"고 했다. 검찰 기소로 사법적 판단을 받도록 하는 것이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정치적으로는 이득이라는 것이다.

반면 친윤계는 김건희 리스크에 대한 수세적 대응이 보수 분열과 윤 대통령 탄핵론의 빌미가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박대출 의원은 "탄핵의 악몽이 되살아난다"며 한 대표의 요구에 반발했고, 강승규 의원도 "어떻게 법무부 장관을 지낸 여당 대표가 '국민 감정에 따라서 여론 재판을 하라'고 하느냐"고 했다.

재보선, 검찰의 기소여부 판단, 국정감사 등 굵직한 이슈가 일제히 '김건희 블랙홀'에 빨려들어가는 가운데, 윤 대통령이 한 대표와 독대해 배우자 문제에 납득할만한 조치를 내놓을지는 미지수다.

독대에서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처방을 수용하지 않거나 영부인 공개 활동 자제 등 미온적 대응으로 봉합을 시도할 경우, 윤-한 갈등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윤 대통령 부부에 대한 여론 악화와 함께 한 대표의 차별화 시도가 가팔라지며 '김건희 특검법' 저지선이 헐거워질 수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야기 나누는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연합뉴스

임경구 기자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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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향방, 이것이 가른다... 윤 정부, 3가지 명심해야

[강명구의 뉴욕 직설] 미국의 중동외교 딜레마와 한국 외교의 새로운 과제

24.10.14 07:04최종 업데이트 24.10.14 07:04

4월 4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의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지정학적 관념'은 국제 관계의 숨은 열쇠다. 한 국가의 역사와 경험이 녹아든 이 관념은 외교 정책의 근간을 이룬다. 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세계 정세의 실체를 놓치기 쉽다.

미국의 지정학적 관념은 대서양을 중심으로 한다. 태평양을 중심으로 하는 우리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미국인의 눈에 세계의 중심은 아메리카, 유럽, 아프리카, 그리고 중동이다. 특히 중동은 미국 국내 정치와 직결된 최우선 외교 사안이다. 따라서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중동 상황은 미국 대선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년간 미국의 바이든 정부는 이스라엘과의 전략적 동맹과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 사이에서 균형을 잃었다. 결과적으로 무기력한 패권국의 모습을 보이며,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들었다.

바이든 정부의 이중적 이스라엘 정책

유엔 발표에 따르면 2024년 10월 기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4만 3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팔레스타인인 4만 1000여 명, 이스라엘인 1700여 명이며, 절반 이상이 아동과 여성이다. 230만 명의 가자지구 피란민들은 이스라엘군의 봉쇄로 식량, 의약품, 깨끗한 물이 부족해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바이든 정부의 중동 정책은 이중성의 딜레마에 빠져 있다. 이스라엘의 '과도한 대응'을 우려하면서도, 전례 없는 규모의 군사 지원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브라운대학 왓슨연구소 집계에 따르면, 바이든 정부는 작년 10월 이후 이스라엘에 227억 달러를 지원했다. 이는 가자지구 원조액의 30배를 넘는 규모이며, 그중 179억 달러는 역대 최대 규모의 군사 원조다.

이 군사 원조와 함께 100건 이상의 무기 이전이 이뤄졌다. 탱크, 포병 탄약, 정밀 유도 폭탄 등이 신속하게 공급됐고, 이스라엘 현지 전략무기 비축고 물자까지 제공됐다. 문제는 이 무기들이 가자지구 민간인 거주 지역 폭격에 사용되면서 국제법 위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바이든 정부는 무기 판매를 중단하지 않았고, 우크라이나와 달리 사용 제한도 두지 않았다. 미국 내 무기 판매상들의 로비 힘이 더 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막대한 지원에도 바이든 정부는 이스라엘에 대한 영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주요 군사작전을 미국과 사전 협의 없이 독자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이란에 대한 보복 공격도 바이든 정부 뜻과 다르게 전개될 것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미국 민주당 일각에서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돕기 위해 의도적으로 갈등을 조장한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의도와 무관하게, 지난 1년간의 상황은 바이든 정부의 중동 외교정책이 이스라엘에 볼모로 잡힌 형국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6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레바논을 겨냥한 이스라엘의 반복된 공습으로 지금까지 사상자만 1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연합뉴스

이스라엘의 볼모가 된 미국의 중동정책

미국의 대이스라엘 정책은 복잡한 내부 역학의 산물이다. 유대계 인구는 전체의 2.4%에 불과하지만, 그 영향력은 이를 크게 상회한다. 주요 언론사, 싱크탱크, 월가, 학계 등에서 유대계의 존재감이 두드러진다.

이스라엘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해외 원조의 최대 수혜국이기도 하다. 2020년 미 의회조사국 보고서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현재가치로 약 1423억 달러의 지원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 재임 당시인 2016년에는 2028년까지 매년 38억 달러의 군사원조 약속이 이뤄졌고, 지난 1년간 바이든 정부에서 그 규모가 4배 이상 증액됐다.

이스라엘 로비, 특히 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는 막대한 자금력으로 워싱턴의 정책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AIPAC의 지원을 받은 후보들이 압도적으로 당선된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해 준다.

이런 강력한 로비로 인해 미국의 중동정책은 외교적 유연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이스라엘 입장에 종속되는 경향을 보여왔다. 그 결과, 미국의 편향된 이스라엘 정책은 글로벌 리더십에 심각한 도전을 초래하고 있다.

유럽의 외교적 입장이 미국과 점차 뚜렷이 갈라지고 있다. 2024년 2월, 네덜란드 법원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내 국제법 위반가능성을 들어 F-35 전투기 부품 수출 중단을 명령했다. 프랑스도 이스라엘에 대한 특정 무기 판매를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유럽의 주요 국가들은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에 대해 휴전과 인도주의적 지원을 요구하며 미국과 차별화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중동에서도 미국의 입지는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 아랍 바로미터 조사 결과, 2024년 초 중동 및 북아프리카 10개국에서 미국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평균 28%로, 2004년 조사 시작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엔에서도 중동 문제에 관해 미국이 소수 입장에 놓이는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정에서도 미국만 거부권을 행사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 틈을 중국이 파고들고 있다. 2023년 3월, 중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간 관계 정상화를 중재했으며, 500억 달러 규모의경제 협력을 약속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중동 국가들이 미국을 배제한 채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미국기업의 투자는 감소하는 반면 중국 등의 투자는 증가하고 있다.

만약 미국 패권의 쇠퇴가 본격화된다면, 중동에서의 리더십 상실이 그 첫 징후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대선의 향방 가를 핵심 변수로

8월 11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어본의 아랍계 미국인 국립박물관 밖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이 악화되면서 미 대선의 돌발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주요 경합주의 표심 변화가 특히 주목된다. 미시간에서는 20만 명에 달하는 아랍계의 민주당 지지 철회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2020년 대선에서 1% 미만의 근소한 차이로 승부가 갈렸던 위스콘신, 애리조나 등의 경합주에서 이러한 변화는 선거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중대한 요인이 될 전망이다.

젊은 유권자들, 특히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가자지구의 인도주의 위기에 대한 정치권과 바이든 정부의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들의 투표 행태 변화 역시 초박빙이 예상되는 경합주들에서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즉,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더라도 해리스에게는 투표하지 않는 젊은층이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트럼프 지지층은 바이든 정부의 대외 정책을 지속적으로 비판해 왔다. 주요 쟁점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막대한 군사 원조에도 불구하고 전쟁이 장기화되는 점과, 이 자금이 국내 문제 해결에 사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2년간 1750억 달러에 달하는 우크라이나 지원금이 논란의 중심에 있다. 자연재해 대응보다 해외 군사원조와 불법 이민자 지원에 더 많은 예산이 할당된다는 비판이 중도층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공감을 얻고 있다.

누가 당선되든, 미국의 차기 정부는 당분간 중동 문제에 깊이 관여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결과적으로 동맹 체제 전반과 동북아시아를 포함한 다른 지역에 대한 전략 및 자원 배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에의 시사점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 약화와 중동 정세의 변화는 한국 외교에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제시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세 가지 방향에 주목해야 한다.

첫째, 외교적 유연성의 필요성이다. 국내 정치적 이해관계나 동맹 관계에 지나치게 구속되면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윤석열 정부처럼 한 방향만을 고집하는 경직된 외교 방식은 중장기 국익에 해롭다. 국익을 위해 정파를 초월한 유연한 외교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

둘째, 국익과 보편적 가치 사이의 조화다. 단기적 실리나 도덕적 가치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강대국의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 보편적 가치와 원칙을 지지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국가 이익에 부합한다. 가자지구 인도주의 위기에 대한 독자적 지원과 평화 중재 노력은 이러한 균형 잡힌 접근의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가자지구 평화를 위한 다자간 협력체 구성에 적극 참여할 필요가 있다.

셋째, 미국의 중동 정책 변화가 동북아 전략에 미칠 영향에 대비해야 한다. 미국의 관심이 중동에 집중되는 동안, 일본이 미국과의 역할 분담 확대를 통해 동북아 군사질서 재편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아시아판 나토' 창설 제안, 미일동맹의 격상 움직임, 그리고 미일동맹 재조정 논의에 주목하고 이에 대한 전략적 대응을 준비해야 한다.

언제나 그렇듯, 우리의 국익과 가치를 지키는 것은 우리의 몫이며, 그 책임 또한 우리에게 있다.

#이스라엘 #미국대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중동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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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영의 지정학산책] 평양상공 드론? 그리고 ‘전략적 인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2일 "가장 적대적이며 악의적인 불량배 국가인 대한민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수도 평양시에 무인기를 침투시키는 엄중한 정치군사적도발행위를 감행했다"고 보도했다. ( ⓒ뉴스1

평양상공에 드론이 떴다? 우리측은 처음 아니라고 했다가 아예 확인을 거부했다. 그리고 북을 향해 “경거망동하지 말고 자중”하라고 경고했다.

요컨대 결론부터 말하자. 만에 하나 이것이 사실이라면 북은 ‘전략적 인내’로 대응해야 한다고 본다. 이런 종류의 도발은 그 자체로 비단 한반도뿐만 아니라 글로벌한 현상이다. 도발을 통해 상대의 대응태세와 결의를 테스트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그 무엇보다 ‘위기관리’의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긴급하다.

예를 들어 첫째, 지난 5월 말 러의 ICBM 조기경보용 전략적 레이더(보로네즈DM)를 우크라이나를 시켜 드론으로 공격한 뒤 실제 러가 전술핵으로 대응하는지 간을 본 사건이 발생했다. 지금의 우크라이나 전장과는 전혀 무관한 곳이었다. 러시아 핵독트린에 따르면 핵심 군사시설이 공격받았을 경우 핵사용이 허가된다. 실로 3차대전 위기의 순간이었다.

둘째, 이스라엘이 하니예 하마스수장, 나스랄라 헤즈볼라 최고지도자를 암살한 것도 그렇다. 서아시아 정세를 극도로 긴장시켜 확전, 속전을 통해 미국의 개입과 지원을 확보하려는 것은 네타냐후의 기본 전쟁계획이었다. 이는 서아시아 지정전략적 구도의 재편을 통해 미국패권을 유지하려는 바이든정권의 이해와도 맞아 떨어진다.

셋째,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국가인 필리핀의 마르코스를 사주해 남중국해에 군사시설을 구축한 뒤 중국의 반응을 보고, 이를 통해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 그리고 최근 라이칭더 대만총통의 대만독립 발언도 그렇다. 즉 이렇게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의 긴장고조는 미, 영, 호주의 오커스 군사동맹을 확장해서 한미일 군사동맹, 미필 군사동맹과 통합하는 근거를 확보하는 일이다. 그래서 궁극적으로는 글로벌나토를 결성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위에 예로 든 모든 것이 본질은 다르지 않다. 미국은 패권의 위기를 글로벌차원에서 긴장을 격화시켜 한편으로 우군을 결집하고, 다른 한편으로 적군을 소모전으로 끌어들여 넘어가자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의 목표는 얼마전 우크라이나전쟁을 계속하는 이유와 관련해 전 영국 총리 보리스 존슨이 한마디로 요약했다. “서방의 패권(Western Hegemony)”을 위해!

현재 글로벌 차원에서 세계 3차대전으로 가는 ‘방아쇠trigger’로 4가지를 들 수가 있다. 첫째,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여부다. 장거리미사일의 경우 나토군의 좌표 제공과 요원 제공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는 곧 나토의 대러시아 선전포고로 해석된다. 따라서 이미 러시아는 공식적으로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을 제공해 러 본토를 공격할 경우 핵으로 대응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나토의 장거리미사일 제공계획은 공식적으로는 ‘잠시’ 보류된 상태다.

둘째, 이스라엘의 이란 폭격 여부다. 표면적으로는 10월 1일 이스라엘 전력에 적지 않은 타격을 가한 나스랄라 암살에 대한 이란의 응징보복에 대한 이스라엘측의 재보복의 형태를 띤다. 폭격 대상으로는 이란의 핵, 정유, 군사시설이 꼽힌다. 이란은 이미 이스라엘의 보복공격시 핵독트린 변경, NPT(핵확산금지조약) 탈퇴를 공언한 상태다. 이란은 사실상 핵보유 ‘문턱’ 국가다. 현재 보유한 농축우라늄만으로도 수발의 핵탄두를 제조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공지된 사실이다. 핵보유국인 이스라엘을 상대로 극초음속미사일을 비롯 상당한 미사일 전력만으로 ‘억제력’이 확보되지 않는다고 할 때 남은 단계는 핵보유 밖에 없다는 논리다. 이란의 핵보유는 미국으로선 북핵 못지 않은 글로벌 전략적 판단 사안이다.

셋째, 필리핀의 반중국 해상도발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대응 여부다. 남중국해의 해양주권을 놓고 관련국들은 매우 오래된 지루한 싸움을 해왔다. 여기에 미국은 제2의 CIA라는 NED을 통해 필리핀의 여론을 반중국 쪽으로 유도해 왔다. 마르코스 정권 역시 미국의 뒷배를 이용해 중국과의 경제수역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고자 한다. 보기에 따라 대만보다 남중국해가 분쟁 가능성이 더 높다고도 말할 수 있다. 그리고 넷째, 한반도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10월 7일 주체적 국방과학기술 인재 양성의 최고전당인 김정은국방종합대학을 방문하고 창립 60주년을 맞는 교직원, 학생들을 축하 격려했다"라고 보도했다. 이곳은 과거 '국방종합대학'으로 개교했으나 지난 2016년 개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비서는 이날 연설에서 "군사초강국, 핵강국을 향한 발걸음이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1

그런 점에서 김정은의 며칠 전 국방종합대학교 연설에 비상하게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연설에서 김정은은 북은 “대한민국을 공격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또 과거의 ‘남녁 해방’, ‘무력통일’등과 관련 사실상 이를 완전히 기각하는 언급을 한다. 나는 최근에 북측에서 나온 각종 성명 중 가장 주목해야 할 발언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이 연설에 따르면 김정은은 한반도에서의 “전략적 힘의 균형의 파괴는 곧 전쟁”이라고 했다. 여기서 키워드는 ‘전략적 힘의 균형’이란 말이다. 이를 뒤집어 말하면 지금 한반도 정세가 ‘전략적 힘의 균형’상태라는 말이다. 그래서 이 힘의 균형(balance of power)이 엎어지면 한반도가 전쟁의 발원지가 된다는 의미로 해석해도 될 법하다.

나는 특히 북러조약 이후 이 정세를 좀 다른 말로 표현해 왔다. 한반도는 ‘상호확증파괴(Mutual Assurance Destruction)’로 진입했고 이를 달리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라고도 부를 수 있다고 말이다. 미소냉전기 쌍방의 핵균형을 표현하기 위해 등장한 이 개념은 지금 한반도 쌍방 혹은 양 블록의 힘의 관계를 표현하기에 매우 적절하다고 나는 본다. 특히나 올 3월 바이든 정권은 기존의 ‘핵사용 지침’을 개정했다. 즉 중국의 핵전력이 향후 10년내 미국의 실전배치핵 1500기에 필적할 것으로 예상되는 조건에서 3개의 전선, 3개의 핵전쟁을 상정한 전략설계를 요청했다는 말이다. 이 3개의 핵전쟁 전선이 중, 러, 그리고 북한이다. 한반도를 핵전장으로 상정한다는 말이다. 여기에 맞추어 한미는 이미 한미일 3각 군사동맹뿐만 아니라 나아가 ‘통상-핵전력 통합’(Conventional-Nuclear Integration) 개념을 새로이 합의하고, 7월말에는 평택 미군기지에서 도상훈련을 9월 초에는 워싱턴에서 도상 시뮬레이션까지 끝낸 상태다. 특히나 미 대선을 앞두고 한국군을 미국의 핵전략에 불가역적으로 편입시켜 두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평양 상공의 드론 하나로 위에서 말한 ‘전략적 힘의 균형’이 바뀌지는 않는다. 당연하다. 하지만 저것이 사실이라면 드론의 좌표 설정이나 기종 조달 등은 전문가의 조력 없이는 가능하지 않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른바 북한인권단체가 저런 군사적 전문역량을 갖고 있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어쩌면 어떤 누군가가 이런 도발을 통해 북의 태세를 간보고 싶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이 사건은 궁극적으로 북의 억제력을 부단히 흔들어 정세를 일정하게 에스컬레이션 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해야 한다고 판단한다. 과거에도 그렇고 향후에도 이런 일은 계속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북한 또한 사안별 대응보다는 확고한 전략적 방침에 나침반을 맞춰야 한다고 본다. 그것은 ‘평화공존’이다. 얼마 전 발표된 미국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한반도 유사시 1년만에 한국은 GDP 약 40% 감소를 겪게 된다. 대만 유사시를 보더라도 한국은 GDP 약 23%가 감소한다. 한반도와 대만의 분쟁은 연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면, 이른바 ‘유사시’ 한국은 1년만에 GDP 약 60%를 잃는다. 한마디로 경제적으로 망국이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2일 서부지구의 조선인민군 특수작전부대 훈련기지를 현지 시찰하면서 전투원들의 훈련실태를 료해(파악)했다고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이 자리에서 "우리에게 무력 사용을 기도하면 핵무기로 공격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뉴스1

한반도 분쟁이 통상무기로만 진행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래서 인명피해와 관련 누구라도 손쉽게(?) 해 볼 수 있는 ‘누크맵Nukemap’이라는 앱을 통해 핵실험을 해 보면 북한의 핵미사일 단 한 발(300킬로톤급)이 서울 상공에서 폭발할 때 사상자가 400만명 가까이 발생한다. 마찬가지 미국의 트라이던트D5급(455킬로톤급) 핵탄두 한 발을 평양 상공에서 폭발시키면 사상자가 200만명에 육박한다. 쌍방이 10발 이상씩 발사할 것이므로 이 민족은 이로써 지구상에서 사실상 사라진다.

현재의 조건이 불변이라면 한반도에서의 모든 군사적 충돌은 필시 국제전화, 핵전쟁화할 수밖에 없다. 이는 우리 모두의 절멸을 의미한다. 북이 군사분계선에 대규모 장벽을 쌓을 것이라고 한다. 전쟁보다는 분명히 나은 선택이다. 남북한이 갈라져서도 싸운다면 이는 필요충분히 갈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진정한 의미에서 평화공존은 아니다. 그리고 북은 장차의 발전경로를 다극화세계에서 유라시아방향으로 잡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 과도기에 ‘전략적 인내’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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