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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현, “북, ‘두 개의 민족’ 올바른 노선인가?”

광화문포럼 등, ‘2024 한반도 전략아카데미’ 6강 개최

  • 기자명 김치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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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9.09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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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이 두 개의 국가론을 선언하는 것은 지금 현실적으로 조성되어 있는 정세에서 보면 이해할 수 있는 측면들이 많이 존재한다. 그런데 그것을 넘어서 ‘완전히 다른 민족이다’라고 하는 것은 과연 이게 올바른 노선인가? 이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적절하게 비판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는 생각이 든다.”

북한의 대남정책 전환에 대한 평가가 분분한 가운데 정창현 평화경제연구소 소장은 지난 7월 18일 서울 광화문 조영래홀에서 열린 ‘2024 한반도 전략 아카데미’ 여섯 번째 강좌에서 “1민족 2국가, 2민족 2국가 – ‘적대적 두 국가’ 선언의 배경과 전망”을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은 문제의식을 던졌다.

정창현 평화경제연구소 소장은 지난 7월 18일 서울 광화문 조영래홀에서 열린 ‘2024 한반도 전략 아카데미’ 여섯 번째 강좌에서 “1민족 2국가, 2민족 2국가 – ‘적대적 두 국가’ 선언의 배경과 전망”을 주제로 강연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정창현 평화경제연구소 소장은 지난 7월 18일 서울 광화문 조영래홀에서 열린 ‘2024 한반도 전략 아카데미’ 여섯 번째 강좌에서 “1민족 2국가, 2민족 2국가 – ‘적대적 두 국가’ 선언의 배경과 전망”을 주제로 강연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올해 1월 15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동족의식이 거세된 대한민국족속들과는 민족중흥의 길, 통일의 길을 함께 갈수 없다”면서 “북남관계가 더이상 동족관계, 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 전쟁중에 있는 완전한 두 교전국관계”라고 천명했다.

나아가 “헌법에 있는 《북반부》,《자주,평화통일,민족대단결》이라는 표현들이 이제는 삭제되여야 한다”거나 “우리 공화국의 민족력사에서 《통일》,《화해》,《동족》이라는 개념자체를 완전히 제거해버려야 한다”고 말하고 오히려 “자주와 정의를 지향하는 모든 나라, 민족들과 사상과 제도의 차이를 초월하여 단결하고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자료 제공 - 정창현]
[자료 제공 - 정창현]

정창현 소장은 “왜 두 개의 ‘민족’ 이야기까지를 하고 있을까? 여러 가지 파장을 과연 고려를 했나?”라고 자문하고 “정치 군사 안보적인 측면에서만 북이 생각한 거 아닌가 라고 하는 의문을 떨쳐버리기 어렵다”고 고심의 일단을 풀어놨다.

정 소장은 북한의 민족론이 민족의 징표로 ‘혈통’과 ‘언어’의 공통성를 중시해 기존 맑스레닌주의의 ‘경제생활’의 공통성을 중시하는 입장과 다르고,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민족주의 문제를 올바로 이해할데 대하여」(2002)로 정리돼 있다며, “지금의 이 논리를 보면 민족론을 새로 규정해야 되는 것”이라고 짚었다.

민족 문제 못지않게 북측의 공식 통일방안이었던 ‘연방제 통일’에 대한 폐기 문제도 우리에게 적잖은 숙제를 던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정 소장은 “연방제 통일 방식을 이제 북이 폐기했으니까 우리가 조금 더 미래를 생각할 때 연방제 통일이 과연 현실적인 가능성이 있는가? 논리적 정합성이 있는가? 라고 하는 것을 우리가 좀 연구를 하고 검토를 해 봐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연방제의 단계론을 새롭게 규정하고 최종적인 형태를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라고 하는 것을 다시 좀 짜야 되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청창현 소장은 북한의 두 개의 국가를 넘어 두 개의 민족을 설정한 점과 연방제 통일방안 폐기를 논점으로 삼았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청창현 소장은 북한의 두 개의 국가를 넘어 두 개의 민족을 설정한 점과 연방제 통일방안 폐기를 논점으로 삼았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정창현 소장은 북한의 대남 정책 전환이 장기적 전략 차원인지에 의문부호를 달았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정창현 소장은 북한의 대남 정책 전환이 장기적 전략 차원인지에 의문부호를 달았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북한이 “지금 생각하고 있는 10년 구상, 20년 구상의 경제건설 플랜이 이루어질 때까지 잠시 따로 살자라고 하는 것인지 아니면, 이게 완전히 다른 민족으로 북이 얘기하는 사회주의 민족과 자본주의 민족으로 우리 민족은 분화됐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통일의 논의라고 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 이렇게까지 논리가 가고 있는 것인지”라고 의문부호를 달았다.

정 소장은 “현재 북쪽 내부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논쟁이 아직 끝나지 않은 것 아닌가라고 하는 여러 가지 징후로 볼 수 있다”며 재일총련 동포들에 대한 관련 지침이나 민족론 수정 여부 등을 예시했다. 실제로 헌법개정을 위한 최고인민회의 개최 일정도 나오지 않고 있다.

정 소장은 “북의 젊은 세대들은 남쪽의 인터넷, 방송, 신문들을 쫙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을 수도 있다. 남과 북의 언어는 이제 완전히 달라졌다. 같은 언어가 아니다”, “대한민국에 있는 사람들이 피를 나눈 과연 동포인가? 그런 동포들이 저런 언어를 쓰면서 북에 대해서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가?”라는 북측 정서의 일단도 소개했다.

[자료 제공 - 정창현]
[자료 제공 - 정창현]

이같은 기류는 남쪽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통일부 차관이 기자회견을 했더라. 일성이 뭐냐하면 자유민주적 질서에 기초해서 북쪽을 흡수통일을 할 수밖에 없다라고 하는 이야기”라며 “북쪽은 여전히 경계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언젠가는 통일로 같이 가야 될 동반자다라고 하는 이런 규정이 남쪽에서도 완전히 폐기가 되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진단했다.

또한 “설문조사를 해 보면 ‘그래도 북은 같은 동포고 같은 민족이고 이다’라고 하는 (응답률은) 40% 간당간당 하고 이미 30% 대로 떨어졌다고 봐야 된다”며 “통일 하는데 돈이 좀 더 들어 세금 더 내야 되는데 그럴 생각은 없다. 그냥 따로 살자라고 하는 생각이 거의 대부분”이라고 세태를 짚었다. 나아가 “북쪽은 어떻게 저렇게 사람들이 살지? 저기서 같이 할 수 없는 형태이기 때문에 따로 살아야 된다라고 하는 그런 논리로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소장은 “남과 북의 동질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남과 북의 젊은 세대들은 IT, 스마트폰으로 동질화 되어 가고 있다”며 “북쪽하고 소통하기보다 우리 젊은 세대하고 소통하는 게 더 어려울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북의 일시적인 변화가 아니라 최소한 10년, 20년은 간다 라는 사고에서 대책이 필요하다”며 “지금의 한국에 있는 대북 NGO 단체 또 협력단체, 여러 가지 평화 통일운동 단체들이 그것에 맞게끔 개편을 해야 된다”고 조언했다.

그 방향성으로는 “가장 좋은 것은 자기 조직도 유지하면서 상층부에 새로운 어떤 연대 기구로 만들어야 된다”며 “그 연대 기구에서 상근자, 중간 활동가들을 위한 교육기관을 만들어야 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20대, 30대들을 대상으로 하는 정기적인 강좌, 아카데미를 열고 그들한테 어떤 메리트를 줘야 되고, 그것에 기초해서 새로운 세대의 평화와 통일을 이야기할 수 있는 활동가들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해외동포들이 이제 북측에 들어가서 북측을 이해하는 프로그램을 돌리고 이런 부분들은 과거보다는 훨씬 좀 더 자유롭게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고 해외동포들의 역할에 기대를 걸기도 했다.

실제로 북한은 대남사업을 전담하는 통일전선부는 국 차원으로 축소됐을 뿐만 아니라 “이제 군부를 기반으로 해서 성장한 사람들이 지금 현재 통일전선부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상황이지만 해외동포위원회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연에 이어 참석자들과의 질의 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강연에 이어 참석자들과의 질의 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정 소장은 김정은 시대의 두 가지 키워드를 ‘세계적인 추세’와 ‘실리 추구’로 꼽고 “결국은 세계적인 추세를 중국, 러시아, 베트남 등의 선진 기술이나 문화들, 이런 부분들이 교류가 되고 실리 추구는 그 속에서 북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들을 취사 선택하는 그런 형태로 가지 않겠느냐”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반동사상문화배격법’(2020) 제정 등에 대해 “자신들이 지금 사회주의를 가는 것에 맞는 새로운 규범들을 만드는 형태와 또 하나는 이 문을 열고 나가기 위해서 예방주사를 지금 막 주고 있다라고 하는 그런 측면들을 같이 얘기해야 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내부 사상통제 강화는 대외 개방을 위한 전초전이라는 파악이다.

정 소장은 지난 5월 ‘2024 한반도 전략아카데미’ 3강 발표에서 발표했듯이 북한의 대남정책 전환의 배경으로 △북미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2019.2) △한미 합동군사연습 상시화 △윤석열 정부의 등장(2022.3) △북러 동맹조약 체결(2024.6) 등을 꼽고 북한 내부적으로 세대교체와 자력에 의한 코로나19 극복, 2023년 경제성장(농업분야) 등에 주목했다.

‘2024년 한반도 전략아카데미’는 “전쟁의 시대, 한반도는 안전한가?”를 주제로 조성렬 경남대 군사학과 초빙교수와 정창현 평화경제연구소 소장이 11월 21일까지 총 10강좌를 진행할 예정이며, 광화문포럼과 포럼열린공감, 평화의길이 공동 주최하고 평화3000과 통일뉴스가 후원하고 있다.

정창현 평화경제연구소 소장은 오는 9월 19일 오후 6시 서울 광화문 변호사회관 조영래홀에서 열리는 ‘2024년 한반도 전략아카데미’ 제7강에서 “북한식 개혁개방 노선 - 북한의 경제전략과 ‘15년 구상’”을 주제로 △변화된 개혁개방 노선의 방향 △북의 ‘15년 구상’ 내용과 의미 △목표와 현실의 격차, 향후 과제 등을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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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강점 79년, 강탈은 지금도 계속된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4/09/10 09:03
  • 수정일
    2024/09/10 09:0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 기자명 장창준 객원기자
  •  
  •  승인 2024.09.09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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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자주독립 좌절시킨 미군의 '강점'

1945년 9월 8일은 미군 중장 하지가 이끄는 미 24군단 7만여 명의 미군이 38선 이남에 들어온 날이다. ‘일본군의 무장 해제’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제 목적은 조선을 점령하고 미국의 이해관계를 대변할 ‘친미 정권’을 세우는 것이었다.

1945년 9월 8일 미군 제24군단 소속 제7사단 17보병연대가 인천항을 통해 들어오고 있다.(미국 국립문서기록청)
1945년 9월 8일 미군 제24군단 소속 제7사단 17보병연대가 인천항을 통해 들어오고 있다.(미국 국립문서기록청)

8.15 광복과 함께 몽양 여운형이 이끄는 건국준비위원회와 자발적으로 조직된 인민위원회를 중심으로 하여 새 조국 건설을 위한 조선 인민의 활동이 본격화되고 있었다. 그러나 맥아더는 8월 28일 조선 총독 아베에게 다음과 같은 서한을 보내 조선 인민의 활동을 제압할 것을 지시한다.

“귀하는 우리 군대가 책임을 떠맡을 때까지 38선 이남의 질서를 유지하고 통치 기구를 보전할 것을 지시한다. 나는 귀하에게 그곳의 질서를 유지하고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권한을 부여하며 지시하는 바이다.”

맥아더는 이에 그치지 않고 9월 7일 '조선 인민에게 고함'이라는 포고령을 내려 조선 점령 정책을 발표한다. 특히 6개에 달하는 점령 조항(conditions of the occupation)은 미군 점령의 본질을 정확히 담고 있다.

제2조

정부, 공공단체 및 기타의 명예 직원들과 고용인 또는 공익사업 공중위생을 포함한 전 공공사업기관에 종사하는 유급 혹은 무급 직원과 고용인 또 기타 제반 중요한 사업에 종사하는 자는 별도의 명령이 있을 때까지 종래의 정상적인 기능과 의무를 수행하고 모든 기록과 재산을 보존 보호하여야 한다.

이른바 친일파들에게 종래의 권한과 임무를 맡긴 것이다. “종래의 정상적 기능과 의무”는 조선의 자치 활동을 불법화하라는 것이며, “재산 보존 보호”는 일본인의 재산을 조선인들에게 넘기지 말라는 것이다.

이 경우 조선인의 저항이 따를 것은 자명한 사실. 점령 조항 3조는 “가차 없는 엄벌”을 강조한다.

제3조

주민은 본관 및 본관 권한 하에서 발포한 명령에 즉각 복종하여야 한다. 점령군에 대한 모든 반항행위 또는 공공안녕을 교란하는 행위를 감행하는 자에 대해서는 가차없이 엄벌에 처할 것이다.

이렇듯 미군의 점령은 자주독립 국가를 건설하려는 조선 인민의 활동을 불법화하는 조치와 함께 시작되었다. 조선 인민 그 누구도 원하지 않는 ‘미군의 강점’은 이렇게 시작되었고, 이후 모든 비극의 출발이 되었다.

미군정의 조선 재산 ‘강탈’

1945년 9월 9일 미군정이 시작되었다. 조선총독부 건물에서 일장기가 내려오고, 성조기가 올라가는 장면은 당시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미군정 실시 이후 자주독립 국가를 건설하려는 조선 인민과 미군정 사이에 투쟁은 이미 본지에서도 여러 차례 보도한 바 있다.

미군정이 한 일은 조선의 독립 국가 건설을 무력화시킨 것만은 아니었다. 미군정은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인이 조선에서 소유한 재산을 모두 자기 소유로 만들었다.

적산은 조선에 있는 일본 정부와 일본인의 재산을 일컫는 말이다. 이들의 재산은 조선을 착취해서 쌓은 것이니 조선이 되찾아야 할 ‘조선의 재산’이다. 해방 직후 노동자들이 일본인 소유의 공장을 ‘자주관리’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1945년 11월까지 38선 남쪽에는 16개의 산별노조가 728개의 공장관리위원회를 구성하여 ‘자주관리’ 운동을 펼치고 있었다. 이 운동에 참여한 노동자가 8만 8천 명에 달한다는 기록도 있다.

해방 후 노동자 자주관리운동의 중심지였던 화순 탄광마을(사진: 한국중앙연구원)
해방 후 노동자 자주관리운동의 중심지였던 화순 탄광마을(사진: 한국중앙연구원)

전라도 화순탄광은 대표적 사례이다. 화순탄광 노동자들은 일본인들이 떠난 광산에 ‘자치위원회’를 조직했다. 당시 ‘자주관리’ 운동에 참여했던 한 노동자의 증언이다.

“해방되니 일본 놈들 두말 못 하고 쫓겨갔제. 압박받고 살다 우리 세상 되니 만세도 부르고 좋아서 죽고 못 살았구만. 서러움 그만 당하고 우리도 좀 살아보자고 맘먹고 직장 관리 자치 위원회를 바로 맨들었제. 긍께로 우리가 탄광 주인이 된 것이었구만.”

일제 강점기 한 달에 7, 8천 톤 정도였던 석탄 생산량은 자주관리 운동 시기 한 달 평균 1만 삼천 톤의 생산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군정은 1945년 12월 12일 “조선 내 소재 일본인 재산 취득에 관한 건”이라는 제목의 군정법령 제33호를 발표하여 공장과 광산 2,690개, 부동산 3,924개 등 남쪽 사실상 남쪽 조선 재산의 전부를 미군정의 소유로 만들었다.

이 법령은 “누구를 불문하고 군정청 허가없이 기 재산에 침입 또 점유하고 기 재산의 이전 또는 기 재산의 가치, 효용을 훼손함을 불법으로 함”이라고 하여 노동자들의 ‘자주관리’ 운동을 불법으로 명시했다.

미군정의 소유가 된 것은 비단 공장만이 아니었다. 미군정은 1946년 2월 21일 ‘신한공사’를 설립해 광범위한 토지를 미군정에 귀속시켰다. 일제가 남기고 간 토지는 조선의 농민들에게 돌려주어야 하는 것이었다.

그 결과 전라남북도의 경우 농민 43%가 신한공사 소유의 땅에서 소작을 할 수밖에 없었다. 작가 조정래는 소설 <태백산맥>에서 당시 소작농의 한탄을 “나라가 공산당 맹글고 지주가 빨갱이 맹근당께요”라는 사투리로 묘사하기도 했다.

미군정은 이렇게 조선의 재산을 ‘강탈’했다.

2024년에도 계속되는 미국의 강탈

미군정은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종료되었다. 그러나 미군정의 그림자는 2024년에도 우리 사회에 짙게 드리워 있다.

2024년 3월 2일 조선일보는 “패전 후 일본인 71만 명, 단돈 1000엔 씩 들고 조선을 떠났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미군정이 적산을 “3년 동안 관리하다가 정부 수립 이후 대한민국 정부로 이관”했으며, 그것이 “한국의 고도성장 이끈 마중물”이 되었다는 것이 기사의 요지다.

기사는 “일본으로 보내기 위해 창고에 보관 중이던 서울 2만 3000여 개, 2만 2000여 개의 탁송 화물이 일본으로 송출되지 못하고 미군정 소유로 몰수되는 일”을 거론하며 미군정이 얼마나 가혹하게 적산을 몰수했는지 상세히 기록한다. 그러나 그 적산이 조선의 재산이라는 사실은 거론하지 않는다. 조선인 노동자들이 ‘자주관리’하던 공장을 미군정이 군사력을 동원해 갈취한 사실은 애써 외면한다.

미군정은 적산을 관리한 것이 아니다. 미군정은 조선의 재산을 강탈했을 뿐이다. 해방 79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미군정의 조선 재산 강탈은 이렇게 ‘찬양’되고 있다.

조선일보는 미군정이 적산을 대한민국 정부에 ‘이관’했다고 주장하나 이 역시 현실과는 거리가 있는 사실 호도이다. 미군정과 이승만 정부는 이 적산을 정부 공시 가격의 50%에 불과한 금액(당시 60%가 넘는 인플레이션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공짜!)으로, 그것도 10~15년 분할 상환 방식으로 불하하면서 친미 자본을 육성했다. 미스코시 백화점 경성점은 이병철에게 넘어가 신세계백화점이 되었고, 조선이연금속은 정주영에게 넘어가 현대제철이 되었다. 조선화약공판은 김종희에게 넘어가 한화그룹의 모태가 되었고, 선경직물은 박두병에게 넘어가 SK그룹이 되었다.

이렇듯 미군정의 적산 불하 정책은 친미 재발 중심의 종속적 경제 체제를 초래했을 뿐이다. 그러나 위의 조선일보 기사처럼, 해방 8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미군의 강점과 미군정의 강탈을 찬양하고 미화하는 친미 사대 세력이 여전히 존재한다.

우리 영토에 대한 미군의 강점과 우리 재산에 대한 미국의 강탈은 80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인플레이션감축법, 반도체법 등을 통해  우리 언론에 종종 등장하는 미국의 법들은 동맹국에 대한 강탈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들이다. 미 패권 세력과 친미 사대 세력을 청산하지 않고서 대한민국은 단 한 걸음도 전진할 수 없다는 것이 1945년부터 2024년 오늘까지의 변함없는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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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문재인-박근혜 2배...윤 ‘퇴임 뒤 사저 경호시설’ 139억

대통령실 “사저 위치 미정, 확정 금액 아냐”

기자심우삼

수정 2024-09-05 21:13등록 2024-09-04 17:15

윤석열 대통령이 8월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열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정부가 윤석열 대통령이 퇴임 뒤 거주할 사저 경호시설을 신축하기 위해 100억원대 사업비를 책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임 대통령들에 견줘 사업비 규모가 2배 넘게 늘어난 것이어서 야당은 “예산 낭비”라고 비판했다.

4일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기획재정부로부터 제출받은 ‘2025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사업설명자료’를 보면, 기획재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업무시설 신축 비용으로 11억6900만원을 편성했다.

윤 대통령이 오는 2027년 5월9일 퇴임한 뒤 거주할 사저 인근에 경호시설을 신축하기 위한 것으로, △건설보상비(토지매입비) 10억 △실시설계비 1억100만원 △기본조사설계비 6800만원 등으로 구성된다.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퇴임한 대통령을 위한 경호시설에는 국고가 지원되는데, 정부는 퇴임 시점을 고려해 통상 대통령 임기 3년 차에 사저 경호시설 관련 예산을 편성한다. 다만, 윤 대통령의 구체적인 사저 위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문제는 경호시설 신축을 위한 3년에 걸친 총사업비가 140억원에 달한다는 점이다. 해당 사업의 중기재정계획상 연도별 투자 계획을 보면, 경호시설을 착공하는 2026년도에 119억8800만원, 완공 및 입주에 들어가는 2027년도에 8억2300만원이 편성될 예정이다. 내년도 예산안까지 합치면 총 사업비만 139억8000만원에 이른다.

이는 전임 대통령들에 견줘 2배가 넘는 액수다. 문재인 정부가 세웠던 중기재정계획을 보면, 사저 경호시설 예산은 지난 2020년도 예산안에 처음 편성됐고 이때 총사업비는 49억2900만원이었다.

이후 2021년도 예산안에서 총사업비가 66억6300만원으로 조정됐고, 국회 심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62억원이 쓰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2016년도 예산안에 67억원이 책정된 바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대통령경호처와 협의해 사업비를 책정했다”며 “총사업비가 늘어난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야당은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인한 긴축 기조 속에 ‘대통령 보위 예산’이 과도하게 책정됐다고 꼬집었다. 최민희 의원은 “긴축재정을 외치던 윤석열 정부가 정작 국민에게는 ‘나만 빼고'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며 “예산이 없다며 25만원 민생지원금도 반대하던 대통령이 정작 자신을 위한 경호시설에는 이렇게 막대한 예산을 쓰는 것이 과연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지 되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강남 고급 아파트에 거주하다가 퇴임 뒤에도 비슷한 수준의 주거지를 선택하려는 것은 아닌지, 그로 인해 사업비가 몇 배로 증가한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현재 사저 위치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서울 및 경기 일원의 부지 가액을 토대로 이전 경호경비시설 규모를 반영하여 추산한 금액으로 확정된 게 아니다”며 “경호경비시설 부지 매입 및 건축 비용 등은 정부규정지침에 따른 단가를 토대로 물가상승분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또 “정부 예산안은 수도권 지역을 고려한 잠정 편성된 금액으로 부지매입 비용의 차이가 있을 뿐으로 건축비는 이전 정부와 비슷하다. 향후 사저 위치가 결정될 경우 세부 예산안에 적용해 확정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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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아프리카 53개국과 운명공동체 선언

신상현 통신원 | 기사입력 2024/09/08 [12:58]

   

▲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 © 중국 외교부

 

지난 8월 23일 천샤오둥(陈晓东)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2024년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 건설’에 대한 중국의 기대와 관련해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이 설립된 지 24년 이래 양측의 공동 노력으로 포럼 기틀 내에서 중국-아프리카 협력이 평등, 실용, 효율성의 특징을 형성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중국은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을 통해 지향하는 바가 ‘▲중국-아프리카 운명공동체 공동 구축 ▲새로운 추진력을 모아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을 심화해 ’일대일로‘의 고품질 공동 건설 모델 창출 ▲상호 이해와 우호의 새로운 장을 지속 형성해 중국과 아프리카 간 상호 이익, 상생, 공동 발전의 더 넓은 길 추진’임을 밝혔다.

 

중국은 2000년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을 만들면서 먼 미래를 내다보고 아프리카 대륙을 상대로 ▲투자 ▲항만 건설 ▲철도 교량 지원 ▲중국으로 지도자들 국빈 초청 등 교류의 물꼬를 텄었다.

 

이후 중국과 아프리카는 2006년 11월, 2015년 12월, 2018년 9월에 각각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 베이징 정상회담,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 요하네스버그 정상회담, 중국-아프리카 협력 베이징 정상회담 포럼을 개최했다.

 

중국-아프리카 포럼 아프리카 회원국은 아프리카 대륙 내 55개 나라 중 중국과 수교한 아프리카 53개국과 아프리카연합위원회 등이 있다. 지난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6년 동안 잠시 중단했던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이 올해 중국 수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을 시작으로 9월 5일~6일까지 양일간 재가동했다.

이번 회담에 참여한 나라는 회원국 53개국 가운데 역대 최대로 85%인 45개국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참가했으며, 이 중 총 30개국과 새롭게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거나 한 단계 고조시키는 협력 관계를 만들어냈다.

 

최근 아프리카 대륙에서 미국 군대가 철수 당하는 등 미국의 패권이 몰락해가는 변화 속에서 진행된 이번 포럼에서 중국은 전략적 관계를 새롭게 추가로 맺으며 압도적인 협력 구축에 성공한 것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정상회담 개막식에 참석해 회의 주제인 ‘손잡고 현대화를 추진하고 운명공동체를 구축하는 높은 수준의 중국-아프리카’에 맞춰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그리고 참가한 모든 국가 정상 및 주요 정부 대표자들과 회담을 갖고 주요 전략 문제에 관해 심도 있는 소통을 진행했다.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은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 아프리카 측 현·차기 공동의장국 외무장관들과 활발한 교류의 장을 열었다.

 

왕이 외교부장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달성한 주요 성과를 네 가지로 짚었다.

 

첫째, 중국과 아프리카 수교국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전면적으로 실현했다.

 

둘째, 중국과 아프리카 지도자들은 중국-아프리카 관계를 신시대 운명공동체인 전천후 중국-아프리카 공동체로 격상시키기로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셋째, 중국과 아프리카가 손잡고 현대화를 추진하는 6대 제안을 명확히 했다. 6대 제안이란 ‘▲공정하고 합리적인 현대화 ▲개방적이고 상생하는 현대화 ▲인민 우선 현대화 ▲다양하고 포용적인 현대화 ▲친환경 현대화 ▲평화롭고 안전한 현대화’를 실현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넷째, 중국-아프리카 다음 단계 협력의 청사진을 마련하여 양측은 향후 3년간 중국-아프리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베이징 선언 및 행동 계획을 채택했다.

 

© 중국 외교부

 

이번 회담은 이미 8월 말부터 아프리카 대륙 현·차기 지도자들이 미리 중국 베이징에 속속 도착하면서 상호 협력 체결의 근간을 확립했다. 그리고 양일간에 걸쳐 10가지 주요 협력 조치를 합의하여 발표했는데 향후 3년간 수행할 구체적 계획이 수반된 것이다.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수행 계획을 살펴보면, 먼저 중국-아프리카 개발 지식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1천 명의 아프리카 정당 인사를 중국으로 초청하여 교류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문명 상호 학습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또한 아프리카 최빈개도국 제품의 세금 항목에 대해 100% 무관세 대우를 부여해 중국의 큰 시장을 아프리카에 큰 기회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보건 파트너십 액션(Health Partnership Action)으로 ▲공동의료센터 공동 구축 ▲의료진 2천 명 아프리카 파견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 건립 지원 등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농업 분야에서 아프리카에 긴급 식량 지원을 제공하고 농업 표준화 시범 구역을 구축하며, 아프리카에 10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미래 아프리카 직업 교육’ 계획을 추진하고 6만 개의 훈련 장소를 제공하며, 2026년을 ‘중국-아프리카 인적 교류의 해’로 만드는 인적 교류 활동을 하겠다고 했다.

 

또 녹색개발 파트너십 행동(Green Development Partnership Action)으로 ▲아프리카에서 청정에너지 프로젝트 30개 시행 ▲공동연구소 30개 건립 ▲위성 원격탐사 ▲달 및 심우주 탐사 협력을 추진한다고 한다.

 

이처럼 방대한 분야에 있어서 구체적인 수행 계획이 나왔다는 것이 주목할 부분이다.

 

회담을 통해 중국과 전략적 관계에 있는 아프리카 회원국들은 상호 미래를 현대화의 길로 개척해 가면서 운명공동체 관계로 나아갈 것을 선언한 것이다. 이 거대한 협력 포럼 관련 내용 속에 배타, 국수주의, 전쟁, 갈등, 보호무역 같은 적대적 논의는 없었다.

 

또 중국-아프리카의 우호 협력을 통해 새로운 미래와 성과를 창출해 가면서 다극화 세계를 구축하고 포용적인 경제 세계화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그리고 미국의 대중 전략인 ‘좁은 마당, 높은 장벽’을 허물고 차별과 편견에 반대하며, 역사적 불의를 바로잡고 모든 사람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현대화와 발전을 촉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 베이징 정상회담에 참석한 나라와 지도자 명단. © 신상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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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이재명 만남에 조선일보 “사법리스크 커지자 방탄 동맹”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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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4/09/09 08:17
  • 수정일
    2024/09/09 08:17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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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한겨레 “김건희 명품은 선물, 문재인 사위 월급은 뇌물이냐 말 나와”

중앙일보 “김 여사가 국민에게 진심으로 머리를 숙이는 게 바람직”

기자명정민경 기자

  • 입력 2024.09.09 07:39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된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문 전 대통령을 만났다. 주요 일간지 가운데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는 해당 소식을 1면으로 다뤘다.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은 “검찰 수사는 정치보복”이라 한목소리를 냈다. 보수 성향의 신문들은 이에 대해 ‘방탄 동맹’이라 비판했고 진보 성향의 신문은 현 정권과 검찰이 정략적 수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추석을 앞두고 여야가 상대 진영 핵심 인사의 사법 리스크를 띄우고 있는 가운데, 여당은 ‘문재인 수사, 이재명 재판’을 띄우고 야당은 ‘김건희 특검’을 외치고 있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 관련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가 불기소 처분을 검찰에 권고한 사실이 알려지고 비판이 계속되면서, 9일부터 시작되는 대정부질문은 양 진영의 사법 리스크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겨레 “‘김건희 명품은 선물, 사위 월급은 뇌물이냐’ 말 회자되는 현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만나 “검찰개혁에 공감하고, 검찰 수사가 흉기가 되고 정치보복 수단이 되는 현실에 개탄하고 공감했다”고 민주당이 밝혔다. 최근 문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은 문 전 대통령 수사에 대해 ‘전 정권 정치탄압 대책위원회’를 꾸려 9일 첫 회의를 여는 등 전당적 대처에 나서기로 했다.

이 대표는 이날 “문 전 대통령 가족 관련해 정부가 하는 짓이 정치적, 법리적으로 전혀 이해 가지 않고, 한 줌의 지지세력을 결집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말했고 문 전 대통령은 “당당히 강한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했다.

▲9일 조선일보 4면.

조선일보는 4면에 해당 소식을 다루고 <사법 리스크 커지자… 문재인·이재명의 ‘방탄 동맹’> 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조선일보의 해당 기사는 “7개월만에 만난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가 자기들을 향한 검찰 수사를 ‘정치 보복’으로 규정한 것”이라며 “각종 사법 리스크에 시달려온 이 대표와, 검찰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 수사와 관련해 최근 딸 문다혜씨 압수수색 영장에서 피의자로 적시된 문 전 대통령이 공동 대응을 모색하려는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고 전했다.

한겨레는 1면 기사 제목을 <이재명·문재인 “검찰 수사가 정치보복 수단”>이라고 짓고 5면 기사에는 <검찰 수사에 맞서 ‘명문 연대’ 다져…당분간 단일대오 전망>이라는 기사를 배치했다.

한겨레 5면 기사는 “이 대표가 측근인 김영진 의원을 중심으로 ‘전 정권 정치탄압 대책위’를 꾸려 문 전 대통령 수사에 총력 대응을 당부한 데 대한 화답의 측면도 커 보인다”며 “이 대표 쪽 인사들은 총선 당시 대거 낙선해 세력이 취약해진 친문재인계를 대신해 최전방에서 문 전 대통령 방어에 나서고, 문 전 대통령은 그동안 대장동 의혹과 공직선거법 위반 수사 등으로 당 안팎의 공격을 혼자서 받아온 이 대표에게 ‘동병상련’의 처지에서 힘을 실어준 셈”이라 해석했다.

▲9일 한겨레 5면.

한겨레는 이날 <‘정략적 수사’와 실정에 한목소리 낸 문재인·이재명>이라는 사설에서 “검찰은 문 전 대통령의 전 사위가 2018년 7월~2020년 초 타이이스타젯 전무로 취업해 받은 급여가 회사 설립자인 이상직 전 의원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임명 대가로 문 전 대통령에게 건넨 뇌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문 전 대통령이 평소 딸과 사위 가족의 생활비를 대주는 경제공동체 관계였기에 뇌물이라는 것”이라 전했다.

이어 한겨레 사설은 “문 전 대통령 쪽은 사위가 이미 증권회사와 게임회사를 다니는 등 독자적 생계를 꾸려왔다며, 가끔 대소사에 쓰라고 도와준 걸 침소봉대한 아전인수식 법리라고 반박한다”며 “김건희 명품 백은 선물이고, 사위 월급은 뇌물이냐 말이 회자되는 현실은 검찰 주장에 대한 국민 불신이 크다는 방증일 것”이라 썼다. 이어 “현 정권과 검찰은 상식을 벗어난 정략적 수사로는 국민 반발과 저항을 불러올 뿐임을 한시바삐 깨달아야 한다”고 전했다.

▲9일 한겨레 사설.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심위 불기소 권고에 경향신문 “‘김건희 특검’ 명분 키워”

중앙일보 “김 여사가 국민에게 진심으로 머리를 숙이는 게 바람직”

한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의혹에 대해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가 불기소 처분을 검찰에 권고하면서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수심위 제도 도입 논의에 참여한 박준영 변호사가 비판을 하고 나섰다. 경향신문은 이를 1면으로 다뤘다.

경향신문은 1면 기사 제목을 <‘수심위 설계자’마저 “이럴 바엔 폐지하라”>라고 짓고 수심위 제도 설계에 참여한 박준영 변호사의 말을 전했다. 박 변호사는 “검찰개혁위에서 수심위 도입을 논의할 때, 이렇게 형식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예정하지 않았다”며 “신뢰 회복을 위해 도입한 제도의 운영을 이런 식으로 하면서 제도의 취지와 논의 결과의 권위를 말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계속 이렇게 운영하는 것보다 더 이상 세금을 쓰지 말고 폐지하는 게 나아 보인다”고도 밝혔다.

관련기사

▲9일 경향신문 1면.

경향신문은 이날 사설 <수심위 불기소 권고, 끝까지 납득 못할 ‘김건희 명품백’ 수사>를 통해서도 “검찰은 검찰권 견제 장치인 수심위마저 거수기로 전락시킴으로써 자체적인 교정이 불가능한 집단임을 입증했다”며 “‘김건희 특검’ 명분을 키우고, 근본적인 검찰개혁의 당위성을 재확인한 수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이날 사설 <김 여사가 명품백 사과하고 재발방지책 서둘러야>에서 “지난해 이 문제가 터졌을 때 김 여사가 곧바로 진상을 밝히고 국민에게 사과를 했으면 지금처럼 커질 일도 아니었다”며 “그러나 대통령실이 이 문제를 계속 침묵으로 대응하는 바람에 근거 없는 의혹들이 부풀려졌고, 결국 지난 4월 총선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것 아닌가”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김 여사가 공개적으로 과오를 인정하고 국민에게 진심으로 머리를 숙이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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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치 위기' 윤 대통령... 그가 여기에 집착하고 있다

[이게 이슈] 대통령 교체보다 어려운 건 '의료=상품' 이라는 지배담론의 교체

24.09.09 06:59최종 업데이트 24.09.09 07:00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오후 경기도 한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찾아 응급 의료 현장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2월,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계획 발표로 촉발된 진료 공백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사실 현재도 개원의를 비롯한 대다수 의사들은 평소처럼 진료에 임하고 있다. 문제는 응급·중증환자 치료를 전담하는 상급종합병원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했던 전공의들이 대거 이탈하며 고난도 치료 영역에서 큰 차질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이들 병원은 해당 업무를 전문의와 간호사 등 기존 의료 인력에 분담하고 진료·수술, 응급실 운영 등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대응해 왔다. 하지만 전공의 복귀가 여전히 불투명한 가운데 이러한 비상운영체계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진료 수입 감소에 따른 경영난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수개월간 지속된 과중한 노동으로 남아 있는 의료진들 다수가 '탈진' 상태에 이르렀다. 이는 의료진의 건강뿐 아니라 이들이 제공하는 의료서비스의 질 저하로 이어지며 환자의 생명과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정부는 이참에 전공의 인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급종합병원 구조를 전문의가 중심이 되는 체계로 개편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전공의의 (상대적) 저임금·고강도 노동을 중심으로 설계된, 즉 생산 비용(인건비) 최소화를 통해 이윤을 창출해 온 병원의 의료서비스 생산시스템을 단기간 내 전환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무엇보다 이는 지금 이 순간에도 치료 지연으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환자들에게 공허한 계획일 뿐이다.

또한 수요 발생의 불확실성·불규칙성이라는 보건의료 특성을 고려할 때 현재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하지 않는 경증 환자나 시민들 역시 시스템 개편을 기다려 줄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없다. 즉, 언제든 누구라도 응급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모두 진료 공백 사태의 잠재적 피해자가 될 수 있고, 따라서 지금 국면은 '의료대란'이라는 표현이 결코 과하지 않은 심각한 사회적 위기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윤석열 정부의 오판

▲ 전국 곳곳에서 응급실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지난 6일 서울 시내 한 병원 응급진료센터로 의료 관계자가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그런데 지난달 말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은 현실과 동떨어진 문제 인식을 드러냈다. 실태 파악이 부정확하거나 시민들의 건강 피해를 과소평가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전자라면 관료제의 무능, 후자라면 정권의 낮은 인권 감수성에서 기인한 것일 테다. 정책결정자의 "관리 가능"하다는 말 속에는 의료개혁 완수를 위해 일정 수준 국민의 건강 피해를 감수하겠다는 정치적 판단이 전제돼 있다.

문제는 그 감당 가능한 '수준'이 비민주적으로 결정된다는, 즉 원치 않게 개혁의 '기회비용'을 치르게 된 환자와 병원 노동자, 시민들이 그 결정 과정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점이다. 당국의 판단과 별개로 의료대란에 따른 피해가 사회적 수용 범위를 넘어서는 순간 심각한 통치의 위기를 맞이하게 될 수 있다.

필자는 지난 기고 글에서 정부가 의사 집단이 가진 이해관계와 권력 자원, 전략 등에 대한 충분한 사전 고려와 대비가 부족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대통령은 '헌신적인 의료인'에 대한 믿음이 있는 듯 하나, 의사 집단도 여느 이익집단과 다를 바 없다고 간주하는 것이 합리적 정책판단이다.

자본주의 사회체제에서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동기 자체가 죄악시될 수 없다. 다만 자기 이익을 우선하는 집단적 행태가 사회 전체 공익과 충돌하는 경우 제도적, 비제도적(규범적·문화적) 수단을 동원해 이를 적절히 통제할 수 있는지 여부가 관건이 된다. 그것이 특히 의료와 같이 사회 필수재 공급을 책임진 집단의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그런데 필자가 보기에 오늘날 의사 집단은 이러한 사회적 통제 기전이 잘 '먹히지' 않는 초기득권 집단이 됐다.

정부가 강하게 밀어붙이는 가운데 거의 모든 언론과 70% 시민들이 이를 찬성했음에도 여태껏 힘겨루기를 이어오지 않았나. 이러한 의사 집단의 사회적 힘은 전문 지식이나 부, 명성 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의사 권력의 원천은 바로 '환자의 건강'이다. 굳이 애써 항의하고 시위할 필요 없이, 집단적으로 동시에 진료행위를 멈추는 것, 특히 생명의 촌각을 다투는 응급·중증 치료 현장을 떠나는 것이 가장 큰 권력 행사다.

이를 두고 비윤리적이라 비난할 수 있어도, 억지로 붙잡아 진료를 강제할 수 없는 노릇이다. 의사면허 정지·박탈이라는 가장 강력한 법적 제재를 동원한다면 동시에 의료 공백에 따른 사람들의 막대한 건강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물론 의사들도 이런 극단적 집단행동에 따른 경제적 손해와 직·간접적 불이익 등을 고려하기 마련이다. 다만 이번 의사 증원과 같이 자신들의 이해관계가 크게 침해받는 경우라면 이를 막고자 초강수도 불사할 수 있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오판은 지난 정부들이 의사 증원이라는 시급한 과제를 회피했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정확하게는 하지 않은 게 아니라 하지 못한 것에 가깝다. 마치 핵 억지력과 같이, 의사 집단이 의료대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가능성은 그 자체만으로 정부가 의사들의 이해관계에 크게 어긋나는 정책을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도록 만드는 권력 효과를 발휘해 왔다.

물론 의사들도 실제 집단 행동에 나설 경우 직업 윤리를 저버린 것 외에도 면허제를 통해 시장 독점을 보장해 준 사회와의 암묵적 '계약'을 파탄 낸 것에 대한 일정한 사후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늘 저수가 문제를 외쳐도, 또 때로는 일정수준 손해를 끼치는 정책이 도입되더라도 그 불만을 극단적 형태로까지 표출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 의사 증원은 정부와 의사들 사이에 그어져 있던 일종의 '휴전선'을 훌쩍 넘어선 도발로 간주되었다. 향후 의사 시장에 인력 공급이 확대되면 경쟁이 심화되면서 1인당 소득이 줄어들고 더불어 사회 특권층으로서의 위상 역시 다소간 하락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개원의나 의대 교수보다 비교적 '엉덩이가 가벼운' 전공의들이 응전에 나선 것이다.

현재 버티기 국면에 있는 의·정 갈등이 언제 어떻게 마무리될지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새로운 변수들이 발생할 수 있겠지만, 일단 정부가 더 불리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여론의 압박은 양측 모두 받고 있지만, 건강 피해의 가장 큰 책임은 국가의 몫일 수 밖에 없고, 그동안 버텨 온 전문의 인력마저 속속 이탈하게 되면 그 피해가 가중될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전공의들도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수련병원에 복귀하지 않더라도 개원의나 봉직의 등 다른 활로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정부보다 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돌이켜보면 의사 증원은 정부가 총선 전략으로 꺼내든 측면이 크다는 점에서 정치적 맥락이 변화된 지금 이 시점에서도 이를 관철시키려는 강력한 동기를 갖고 있는지 회의적이다. 문제는 이미 내년 입시요강이 발표된 상황에서 의사들이 여전히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는 탓에 출구전략을 세우기 쉽지 않다는 것인데 결국 어떤 형태로든 정부는 명분을, 의사 집단은 실리를 챙기는 방식으로 타협점을 찾게 되지 않을까 싶다.

대통령의 '신념'을 형성하고 있는 담론을 주목해야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월 2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렇게 마치 제3자가 관망하듯 이야기한 까닭은 처음부터 '그들만의 싸움'이었기 때문이다. 정책 추진과 저항 과정에서 사람들이 입게 될 건강 피해에 무감했다는 점에서 양측 모두 사람 중심 관점이 결여돼 있기는 매한가지다. 더 큰 문제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치르며 의대 정원을 늘리더라도 보건의료체계의 구조적 한계에서 비롯된 '필수·지역의료 공백' 문제 해결을 장담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사람들의 생명과 건강을 볼모로 한 의사 집단의 대응이 정당화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안타깝게도 처음부터 시민들에게는 의사 증원 찬반이라는 양자택일의 선택지만 주어졌을 뿐이다. 그 결과 시민들은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발생한 소용돌이에 휩싸여 큰 고통과 불편을 겪으면서도 정작 정부와 의사들 사이에서 누구의 편을 들어야 할지 판단하기 어려운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다.

물론 둘 다 나쁘다고 비난하고 욕하기는 쉽다. 하지만 이 위기를 더 좋은 보건의료체계를 만들기 위한 기회를 바꿀 수 있으려면 양비론을 넘어 사태의 실체를 규명하는 데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이번 의사 증원 정책을 철저히 정치적 산물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의사 수가 얼마나 부족한지, 미래 의사 인력 수급을 추계한 연구 결과가 얼마나 정확한지 묻는 것을 부차적 문제로 보자는 것이다. 정부와 의사 집단은 자꾸 사람들의 시선을 미시적인 정책기술적 논의에 가두려고 하지만, 우리는 어떤 이해관계와 권력관계 속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정책 결정이 이루어졌는지에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특히 과정에 주목한다는 건 결과적으로 누가 이득을 보고 누가 손해를 보는지 따지는 차원 역시 넘어서야 함을 의미한다. 영국의 건강정책학자 길 월트에 따르면, "정책결정에서 권력과 과정은 겉보기보다 더 '복잡하게 얽혀 있고, 직관적이며, 무의식적인 것'이므로 항상 보이는 그대로가 아니라 좀 더 질서 있고 심층적으로 인식해야" 한다.

우리는 도대체 대통령이 무슨 연유로 대혼란을 야기할 위험이 큰데도 예상을 뛰어넘는 대규모 의사 증원을 결심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그 정책 결정 과정에 여러 복합적 요인들이 영향을 미쳤겠지만, 대통령이 유독 '신념 정치(conviction politics)'에 집착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건의료와 관련해 그의 신념을 형성하고 있는 담론이 무엇인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때 담론이란 사회 내 다양한 행위자들이 "자신들이 추구하는 목표를 정당화하기 위해 창출하는 논리성을 갖는 언술 체계 혹은 넓은 의미에서의 지식체계" 정도로 이해할 수 있겠다. 담론은 이처럼 특정 관점과 의도에 따라 구성되는 것이면서, 동시에 사회 현상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틀로 작동하며 사회적 변화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지난해 우리는 '지역 응급실 문을 닫는다', '대형 병원 간호사도 수술받지 못해 죽었다', '소아과 진료 받기 너무 어렵다' 등의 뉴스를 접했다. 다 있어야 할 곳에 있어야 할 의사가 없거나 부족해서 생긴 문제였다.

그런데 대통령과 정부는 이 문제의 원인으로 인력의 왜곡된 분포보다는 공급 부족에 방점을 찍었다. 전자에 더 주목하거나 아니면 둘 다 균형있게 고려할 수 있었음에도 말이다. 대안이 더 직관적이고 단순하기 때문이었을 수도 있지만, 정책결정자들의 이러한 판단마저 보건의료와 관련된 특정 담론을 수용한 결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에는 보건의료(체계)에 관한 몇 가지 주요 담론이 존재한다. 각 담론은 보건의료체계의 현 상황이 어떠한지(표상), 미래 보건의료체계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비전), 그리고 이렇게 상상된 보건의료체계를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는지(과정)에 대해 서로 다른 가치·지식 체계를 갖추고 있다. 사회적 담론의 장에서 이들 담론들은 헤게모니를 장악하기 위해 서로 경합하는 가운데 영향을 주고받기도 한다.

담론 간 일정한 유사성이 존재하고 중첩되는 부분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큰 틀에서 나눠 보자면 다음과 같다. 우선 의료를 '상품'으로 보는지에 따라 두 갈래로 나눌 수 있다. 극단적인 자유지상주의 입장을 제외하면 보건의료가 가진 공공재, 가치재로서의 특성을 전면 부정하는 담론은 드물다.

다만 '의료=상품' 담론은 이 재화(서비스)의 분배가 시장 거래의 원리와 기전을 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가정한다. 국가는 구매 능력이 부족한 이들을 일정 부분 지원해 주면서, 낮은 수익성 등의 이유로 서비스 공급이 원활치 않은 특정 분야와 지역에 대한 서비스 제공을 책임지는 역할만 하면 된다. 이 담론의 핵심 가치와 목표는 의료를 통해 이윤 창출을 극대화하는 시장 행위를 긍정하고 장려하는 것이다.

이 말이 너무 당연하게 들리는 까닭은 이것이 우리 사회에서 지배담론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지배담론으로서 '의료는 본질적으로 상품이다'라는 명제에 대한 사회적 동의와 수용성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현재 치열하게 힘 겨루기를 하고 있는 정부와 의사 집단 모두 이 지배담론을 전제로 행동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를 강화하고 확산, 유통하는 주체이기도 하다. 또한 보다 시장친화적인 보건의료체계를 미래 비전으로 공유하고 있기도 하다.

역설적이지만 이번에 충돌하게 된 까닭도 둘 다 이 지배담론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경쟁' 강화라는 가장 이상적인 시장 원리에 따라 공급 확대를 선택했고, 의사들은 시장의 상품 판매자로서 '이익 극대화'라고 하는 어쩌면 본능에 가까운 목표에 따라 독점력을 지키고자 했을 뿐이다.

의사 증원이라는 시장친화적 대안, 그게 최선인가?

▲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정부와 의사 집단이 의료 상품화에 있어서는 공모 관계에 있으면서도 서로 대립하는 또 다른 이유는 정부가 보건의료에 대한 국가 책임을 최소화하고 재정 부담을 줄이려는 신자유주의 담론을 추종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국가 책임을 강화 또는 약화할 것인지를 보건의료를 둘러싼 담론을 가르는 또 하나의 축으로 볼 수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건강보험은 가입자에게 의료이용의 경제적 접근성을 보장하는 역할을 하지만 동시에 공급자에게는 안정적인 시장 수요를 확보할 수 있도록 기능하는 측면이 있다. 물론 이미 사보험 시장을 통해 많은 수요가 창출되고 있긴 하지만, 의사 집단은 자신들의 수익 증대를 위해 정부가 수가 인상뿐만 아니라 건강보험의 보장성 역시 확대해주기 바란다. 의사 집단의 이해관계가 시민사회의 보장성 강화 담론과 만나는 지점이기도 하다.

한편 정부는 국가 통치의 차원에서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요구받고 있다. 이를 위해 예전에는 사회 재생산 측면에서만 관심을 가졌던 건강과 보건의료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담론이 대두되었고, 이러한 경향은 윤석열 정부 들어 더욱 노골화됐다. 필수의료를 강조하면서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 비필수 건강관리 서비스에 대한 사기업 진출을 허용한 것도 보건의료 산업화 담론이 작동하는 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산업화 담론은 폐쇄적인 의료 시장의 개방을 핵심 목표 중 하나로 삼는다는 점에서 정부와 의사 집단 간의 분기점이 된다.

물론 기업화된 대형 병원 자본에 합류한 의사들과 그렇지 않은 소자본가로서의 의사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측면이 있지만, 그동안 의사협회를 필두로 의사 집단이 원격의료나 영리병원 도입,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등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며 시민사회의 의료 민영화·영리화 반대 담론과 접점을 이룬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번 의사 증원 사태는 정부와 의사 집단 간 내재해 있던 이러한 담론(이해관계)의 불일치가 큰 갈등으로 표출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국가 권력과 의사 권력 모두 '의료=상품' 담론을 공고히 하는 관계라는 점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이러한 지배담론에서 분화됐거나 친화성이 높은 담론들이 가진 현실 인식과 비전이다.

시장 담론에는 경쟁과 소비자 선택이, 신자유주의 국가 담론에서는 의료비 지출의 효율화와 개인 책임 강화가, 산업화 담론에는 GDP 증대가 핵심 가치와 규범, 목표로 제시된다. 이 담론들이 지배적 영향력을 미치는 사회에서는 사람들의 생명과 건강, 안전, 자유와 평등, 공동체 안녕과 같은 소중한 가치들이 부차적인 것으로 취급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측면에서 의사 증원 정책의 숨겨진 문제점 하나를 꼽자면, 바로 의사 증원이라는 시장친화적 대안이 국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정책인 것으로 표상됨으로써 부지불식간에 의료는 상품이라는 인식이 더 공고해지는 효과를 낳았다는 점이다.

이러한 지배담론에 맞서며, 의료가 상품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하는 대항 담론이 존재한다. 이를 '의료=인권' 담론, 또는 보건의료의 탈상품화나 공공성 강화 담론으로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이 큰 담론 아래 의료 영리화, 민영화, 산업화(금융화) 등에 반대하는 담론들이 연합해 있다. 또 부정의하고 부당한 건강 격차를 줄여야 한다는 건강형평성 담론도 한 줄기를 이룬다.

우리는 '필수·지역의료 공백'으로 불리는 보건의료 위기의 실체를 이러한 담론과 담론 구조를 통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 위기는 예외적인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것이며, 그동안 시장원리에 입각해 끌고 온 보건의료체계가 구조적 모순에 봉착한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의료대란은 지배담론이 제시한 비전이 허상에 불과했음을 증명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여전히 지배담론이 규정한 의료개혁의 틀 속에서 탈정치화된 땜질식 처방만 열심히 쏟아내고 있다. 발표되는 정책들에서 공허한 레토릭들을 거둬내고 보면 사람들의 고통과 건강불평등에 관심이 없는 지배담론의 흔적만 남는다. 보건의료를 통한 이윤 창출과 자본 축적이 위협받지 않도록 시장형 체계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사람들의 불만을 적절히 잠재우면서 언젠가 스스로 체념하도록 만드는 것, 바로 이것이 지금 하려는 의료개혁의 실체 아닌가.

의정협의체 역시 기존 지배담론의 구조를 강화할 것이 분명하다는 점에서 시민들이 직접 정책 논의 과정 전반에 참여하고 정책결정에 대한 최종 통제권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러한 의료민주주의 담론이 헤게모니를 갖게 되면 의료민주주의 위기는 곧 통치의 위기가 될 수 있다. 어쩌면 대통령과 집권세력을 교체하는 것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과제가 새로운 담론 질서를 만들고 지배담론을 교체하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사람 중심의 보건의료체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러한 담론투쟁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의료대란 #의사증원 #의료상품화 #사람중심보건의료체계 #?의료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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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수의 직격] ‘검찰 수사심의위’라는 짝퉁은 이제 그만!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자료사진) 2022.06.03 ⓒ민중의소리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사건에 대해 불기소 의견을 냈다. SBS의 보도에 따르면 의결과정에서 일부 위원들은 ‘수사 계속’ 의견을 냈다고 한다. 알선수재와 ‘변호사법 위반’이 쟁점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5시간이 넘는 논의 끝에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는 결국 불기소 의견을 낸 것이다.

 

독립성없는 위원회가 낳은 예견된 결과


한마디로 ‘짜고 치는 고스톱’같은 판이다. 현재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는 대검찰청 예규인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운영지침」에 의해 운영되는 위원회이다. 법률에 근거가 없고 단지 예규에 의해 운영되는 것이다.

또한 위원 구성 자체도 검찰총장이 전부 위촉권을 갖는 등 독립성도 없는 위원회이다. 외부추천을 받는다고 해도, 결국 위원구성에 대한 최종결정권은 검찰총장이 갖는 것이다.

게다가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간사는 대검찰청의 핵심 보직으로 손꼽히는 정책기획과장이다. 각종 위원회에 참여해 본 사람이라면, 간사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것이다. 간사를 대검찰청 정책기획과장이 맡고 있다는 것 자체가 권력의 의중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위원회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를 연 것 자체가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한 불기소처분을 정당화하려고 한 것이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너그럽게 생각하더라도, 이원석 검찰총장이 면피용으로 연 것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명품백 수수 의혹을 공개한 최재영 목사 측에게 진술기회도 주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불기소 의견을 가진 수사팀과 김건희 여사 변호인에게만 발언기회를 준 것은 사실상 같은 편에게만 발언기회를 준 것이다.


이런 식의 공정하지 못한 진행도 문제이지만, 더 들여다보면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라는 것 자체가 검찰개혁을 피하려고 만든 ‘꼼수’이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이것 자체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검찰개혁을 피하려고 만든 짝퉁


그렇다면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지방검찰청, 고등검찰청에는 검찰시민위원회라는 것도 있다)라는 것은 어떻게 탄생하게 된 것일까?

2010년 ‘스폰서 검사’ 사건이 터지면서 검찰개혁에 대한 요구가 터져 나왔다. ‘스폰서 검사’ 사건은 부산의 어느 건설업자가 수십명의 전현직 검사에 지속적인 금품제공, 향응, 성상납 등의 스폰서 행위를 해왔다는 사건이다.

PD수첩의 보도에 의해 사건이 드러나자 검찰개혁을 해야 한다는 국민적 여론이 들끓었다. 그러자 검찰은 이를 무마하기 위해 검찰 시민위원회같은 것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도입 당시에는 ‘수사와 기소권을 국민들에게 돌려드리겠다’면서 미국의 기소배심같은 제도로 나아갈 것처럼 얘기했지만, 그것은 상황을 무마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했다.

주권자인 시민이 직접 참여해서 검찰을 통제할 수 있는 제도로 미국의 기소배심, 일본의 검찰심사회같은 제도가 있는데도, 이런 제도 도입 요구를 피하면서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짝퉁’ 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2010년 9월 3일자 대검찰청 보도자료
 

2010년 9월 3일자 대검찰청 보도자료 ⓒ대검찰청

 

무작위 추첨으로 뽑힌 주권자들이 검찰을 통제할 수 있어야


기본적으로 미국의 기소배심이나 일본의 검찰심사회는 무작위 추첨으로 뽑힌 시민들이 일정 임기 동안 검찰을 통제하는 제도이다.

우리와 유사한 법제를 가진 일본의 경우에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군정의 요구에 의해 검찰심사회 제도를 도입했다. 미군정이 일본 검찰을 민주화하려는 의도에서 미국식 기소배심 제도를 도입하려고 했는데, 그것이 검찰심사회라는 형태로 수정되어 도입된 것이다. 그래도 일본의 검찰심사회는 무작위 추첨으로 뽑힌 시민들로 구성된다는 점, 다수결에 의한 결정 등 미국의 기소배심과 유사한 면이 많은 제도였다. 다만 검찰심사회의 결정에 법적 구속력이 없는 등 약점도 있었다.

그러나 2009년부터는 검찰심사회의 ‘기소상당’ 의결에는 법적 구속력도 주어지게 되었다. 즉 검사가 ‘기소상당’ 의결에 따르지 않으려고 하면 재심사를 해서 ‘기소 결정’을 할 수 있고, 공소유지 담당 변호사를 선정해서 공소유지를 하게 된 것이다.

일본의 검찰심사회는 각 지방재판소 및 지방재판소 지부에 설치되며, 일본 전역에 200여 개가 설치되어 있다. 검찰심사위원의 숫자는 11명이고, 임기는 6개월이다. 그리고 검사의 불기소처분에 대해 심사해서 ‘기소상당’이나 ‘불기소 부당’ 의견을 낼 수 있다. 지금까지 일본의 검찰심사회는 정치부패 사건 등에 대한 검사의 불기소 처분을 견제하는 데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제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2010년 검찰이 족보에도 없는 ‘검찰 시민위원회(이후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도 신설)’라는 짝퉁 제도를 만든 것은 검찰개혁을 회피하려고 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검찰심사회 제도를 도입해야


검찰의 막강한 권력은 선별적 수사와 함께 기소ㆍ불기소를 편의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에서 나온다. 표적으로 찍으면 ‘먼지털이’ 식 수사를 하고, 봐주기로 마음먹으면 ‘부실수사’, ‘면죄부수사’를 해서 불기소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2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75주년 정상회의 등 미국 안보순방을 마치고 귀국,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4.07.12. ⓒ뉴시스


그리고 김건희 여사 명품백 사건은 그 모든 것의 총체적인 집합체이다. 검사들이 피의자측에게 휴대폰까지 압수당해 주면서까지 ‘봐주기 수사’를 했고, 어떻게든 불기소를 하려고 애쓰고 있다.

만약 이웃 일본만 하더라도, 이런 상황이면 당장 검찰심사회가 소집되어서 검찰의 불기소 처분이 타당한 지를 주권자인 시민들이 심사를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주권자인 시민들이 직접 검찰을 통제하는 것이 가장 실효적인 통제장치일 수밖에 없다.

안타까운 것은 촛불 이후에 등장한 문재인 정권이 기소배심이나 검찰심사회 도입을 강력하게 추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만약 그랬다면, 검찰의 지금과 같은 행태도 불가능할 것이다.

따라서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한 불기소 처분에 분노하는 것과 함께, 최소한 일본의 검찰심사회와 같은 제도의 도입을 요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이 현재 요구되는 검찰개혁의 핵심적인 한 축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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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친기업 경제정책, 어떻게 국민총소득 감소시켰나

  • 기자명 김성혁 민주노동연구원장
  •  
  •  승인 2024.09.07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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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0
 
 

1. 윤석열 정부의 민간중심 역동경제
2. 한국경제 2분기 –0.2% 역성장
3. 한국경제 발전과 민생경제 회복 방안

1. 윤석열 정부의 민간중심 역동경제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는 ‘민간중심 역동경제’로 정부의 규제나 개입을 최소화하고 기업과 시장의 자율성을 극대화하여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산업허가·환경보호·노동기준(최저임금·노동시간)·금융대출·산업안전 등에서 규제를 제거하고, 법인세·상속세 등 세금을 인하하며, 기업의 기술혁신과 산업재편을 지원한다.

그러나 이러한 시장만능 친기업 정책이 경제성장을 가져오지 못한다. 수출 대기업을 아무리 지원해도 성장의 결과가 총수 일가에게 집중되어 낙수효과가 발생하지 않는다. 재벌 독점과 불공정거래로 중소상공인이 지속해서 몰락하며, 억압적인 노동정책으로 노동조합 교섭력이 약화되어 임금이 감소하고 고용불안이 지속된다. 결국 노동자·서민의 소비감소로 내수경제가 침체한다. 

2023년 1.4%로 저조했던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수출 증가에 힘입어 2024년 1분기 1.3%(전기대비, 연율 5.2%)의 깜짝 성장을 기록했다. 이에 언론은 ‘올해 7천억 불 수출 기대’, ‘하반기 수출 순풍에 돛’, ‘세계 5위 수출국 기대’ 등 장밋빛 미래를 선전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으로 경제회복의 온기를 민생현장에 전달하겠다며 취약계층 지원책을 제시해고, 8월 29일 국정브리핑에서 경제가 확실하게 살아나고 있고 앞으로 더 크게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 한국경제 2분기 –0.2% 역성장

 그러나 한국의 2024년 2분기 경제성장률은 –0.2%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한국은 가계부채(1,896조원)와 고금리 등으로 내수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상반기 수출증가율이 9.1%를 기록했으나 이는 2023년 저조한 수출(-7.7%)에 대한 기저효과가 있으므로 과대평가는 곤란하다.

2024년 2분기 GDP 성장기여도를 보면 건설투자 –0.3%, 설비투자 –0.1%, 민간소비 –0.1% 등으로 내수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KDI에 따르면 내수 위축으로 올해 취업자 수 증가 폭이 20만명(작년 33만명)으로 추정된다. 

수출은 2024년 들어와 계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8월에는 반도체, 선박, 컴퓨터, 무선통신기기, 석유화학, 바이오헬스 등에서 증가하였다. 그러나 한국의 수출은 반도체·자동차 등 특정 품목과 미국·중국 등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고, 미국의 압박에 따라 대중국 수출의 지속적인 둔화 가능성이 크며, 미국 등 해외 현지생산이 확대되어 국내 생산과 수출이 향후 감소할 예정이며, 보호무역이 강화되는 탈세계화 현상과 트럼프 집권시 무역제재 가능성 등 리스크가 상존한다.

 

한편 국내외 국민의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2024년 1분기 567.5조원에서 2분기 559.5조원으로 1.4% 감소하였다. 실질 국민총소득은 실질 GDP에 무역손익과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을 반영한 것인데, 먼저 교역조건(환율 상승, 수입 에너지가격 상승) 변화에 따라 실질무역손실은 1분기 11.3조원에서 2분기 16.6조원으로 늘어났다. 환율 상승으로 수출품 1단위를 판매하여 구매할 수 있는 수입품의 수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교역조건이 악화되었다. 다음으로 외국인 국내소득과 내국인 해외소득의 차이를 나타내는,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은 외국인 현금 배당의 증가(달러로 환전하여 유출) 등으로 1분기 5.9조에서 2분기 4.4조원으로 감소하였다.

3. 한국경제 발전과 민생경제 회복 방안

IMF는 2024년 세계경제 성장률은 3.2%, 한국경제는 2.5%로 전망하고 있고, KDI 경제전망에서 한국경제 성장률은 2022년 2.6%, 2023년 1.4%, 2024년 2.5%, 2025년 2.1%(추정)로, 코로나 이전의 3%대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저성장이 고착되고 있다. 
한국경제 발전과 민생회복을 위해서는, 세계적으로 쇠퇴가 역력한 신자유주의 정책을 폐기하고, 노동자 서민 중심 내수경제와 공공성 확대 정책이 필요하다.

첫째 노동자 서민의 고용과 임금을 안정화하여 내수경제를 살려야 한다. 한국경제 내수침체는 노동자 서민의 소비위축에서 기인하는데, 실질임금과 실질소득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먼저 2023년 자영업자 폐업 신고자는 금융위기 때보다 많은 98만 6,487명(국세청)으로 100만에 육박한다. 다음으로 물가상승과 고금리 등으로 실질임금은 2022년부터 3년째 감소했고 실질소득은 2024년 1/4분기 현재 7년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또한 1/4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12만원으로 전년대비 1.4% 증가했다. 소득 중 사업소득과 이전소득은 증가했으나 근로소득은 329만원으로 명목으로도 전년대비 1.1% 감소하였다. 또한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은 2024년 2/4분기 –2.9%인데 2022년 2분기(-0.2%)부터 9분기 연속 감소하고 있어 내수 붕괴를 보여준다.

둘째 노동기본권을 보장하여 일하는 사람들의 교섭력을 높이고, 원하청 불공정거래를 민주화하여 중소납품업체의 몫을 늘려야 한다. 임금·고용 안정을 위해서는 노동기본권을 보장하여 노동자가 사용주와 대등하게 교섭·투쟁하여 권리를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윤 정부는 말로는 노동 약자를 대변한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건설·화물 등의 단체교섭과 안전운임제 합의 등을 무효화하여 교섭력을 약화시켰고, 진짜 사장과 교섭할 수 있는 권리인 노조법 개정에는 거부권을 행사하였다. 한편 중소하청기업 노동자들의 몫을 늘리기 위해서는 원하청 구조의 민주화가 필요하다. 원청이 단가인하, 기술탈취, 내부거래 등을 자행하고, 티메프 사태처럼 납품업체나 배달기사의 정산금을 맘대로 사용하는 것을 규제하여 중소납품업체의 몫을 보장해야 있다.

셋째 부자 증세로 복지재원을 늘려 공적영역에 대한 무상화를 확대해야 한다. 민간경제가 위축되면 정부가 재정정책으로 경제를 활성화시켜야 하는데, 윤석열 정부는 부자 감세와 경기침체로 세수가 줄어든 가운데 건전 재정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재원을 경기부양용 부동산 정책(특례보금자리론 40조원 정책자금등)과 자산계급 지원(금융업자, 건설업체 정책자금)에 집중하여 불로소득이 늘어나고 공공임대주택 예산 삭감 등 복지지출은 줄어들었다. 불평등과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교육, 의료, 돌봄, 주거, 교통 등 공적영역에서 무상화 확대로 공공성을 보장하고 서민생계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 그러나 윤 정부는 공공영역의 시장화를 확대하고 복지지출은 축소하고 있는데 국회에서 의결한 전국민 25만원 지원금에도 거부권을 행사하였다. 

넷째 미국 중심 경제블록에서 벗어나 중립적인 외교통상으로 중국·러시아 등과 교역을 늘리고, 과도한 해외투자를 지양하여 국내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미중 갈등 등 보호무역 전쟁’, ‘우크라이나·중동 등의 군사충돌’, ‘일본 금리인상으로 앤-캐리 트레이드 청산’ 등 복잡한 국제질서에서 한국은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을 위해 중립적인 외교통상과 핵심산업 자국 생산이 필요하다. 그러나 미국 우선주의에 따른 인플레이션 감축법, 반도체 지원법 등으로 한국 핵심산업의 과도한 미국 투자로 국내 투자가 감소되고, 중국 투자 제한 등 불리한 조건을 일방적으로 강요당해 통상주권이 훼손되고 있다. 

이 기고는 지난 8월 전국금속노동조합 노동연구원에 제출한 칼럼을 보완하여 쓴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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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대로 2만 인파 "기후가 아니라 세상 바꾸자"

[기후정의행진 현장] 신논현~강남~역삼~선릉~삼성역 4km 행진... 각종 요구 분출

24.09.07 20:28l최종 업데이트 24.09.07 20:28l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서 펼쳐진 기후정의행진에서 참가자들이 도로 위에 죽은 듯 눕는 '다이인(die-in)'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서 펼쳐진 기후정의행진에서 참가자들이 도로 위에 죽은 듯 눕는 '다이인(die-in)'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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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내내 위기감을 느꼈다. 습하고 뜨겁고 짜증 나고... 이대로면 지구가 망해버리는 거 아닌가 하는 우려가 머릿속을 떠나질 않았다. 이 와중에 폭염 때문에 일하다가, 자다가 죽었다는 소식은 계속 들려오고. 그런데도 대통령이 국민들을 위해 무엇을 했다는 이야기는 전혀 들리지도 않더라. 그 순간 (나라도)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나온 이유다."

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논현역 인근에서 <오마이뉴스>를 만난 20대 박시은씨가 전한 말이다. 그는 친구와 함께 '907 기후정의행진'(이하 기후정의행진)에 참여하기 위해 시간을 냈다.

절기상 가을바람이 분다는 처서가 훌쩍 지났지만 여전히 한낮 기온 31도를 넘긴 이날, 강남대로 한복판에 2만여 명이 훌쩍 넘는 시민들이 모였다. 이들은 신논현역 5번출구부터 강남역 11번 출구까지 600m에 이르는 4차선 도로를 가득 메웠다. 손에는 '기후 재난 말고 존엄, 안전한 삶 보장', '이윤 말고 생명, 삶의 기본권 보장' 등이 적힌 팻말을 들었고, "지금 당장 기후변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행사를 주최한 기후정의행진 조직위원회는 선언문에서 "경제성장을 위해 전력 수요를 늘리면서 핵 위험과 온실가스를 늘리는 위험한 질주 속에 민생은 없다"며 "기후재난과 불평등 세상을 바꾸고 평등하고 존엄한 삶을 지키기 위해 함께 행진하자"고 밝혔다. 노동자 일자리를 보장하는 '정의로운 전환'과 공공 재생에너지 확대, 온실가스 감축 목표 강화 등도 촉구했다.

"뜨거워진 세상.... 투쟁하고 저항해야"
 
 7일 오후 서울 강남대로에서 열린 기후위기 대응 촉구 대규모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7일 오후 서울 강남대로에서 열린 기후위기 대응 촉구 대규모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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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집회는 오후 3시께 시작됐다. 일상이 된 기후 재난으로 목숨을 잃은 수많은 희생자를 생각하는 묵념이 첫 순서였다.

가장 먼저 연사로 나선 정록 기후정의행진 공동집행위원장은 "노동, 인권, 여성, 환경, 반빈곤 운동 등 다양한 영역에서 다른 세상을 일구기 위해 분투해온 우리는 뜨거워진 세상, 무너져내리는 세계에서 기후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기 위해 투쟁하고 저항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무대에 오른 강한수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노동안전보건 위원장은 "기후위기와 기후재난의 대표적 문제는 폭염과 폭우 혹한 등 이상 기후"라면서 "온갖 금속 재료와 콘크리트, 아스콘으로 둘러싸인 현장은 기상청 발표와도 10도 이상 차이가 난다"라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매년 증가하는 강수량과 폭우로 (노동자들은) 생계를 위협받고, 우중타설에 내몰리는 건설노동자는 부실시공을 우려하면서도 해고의 위험을 먼저 걱정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윤현정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는 최근 기후 위기 관련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언급하며 "이 판결은 우리 사회의 최선이 아닌, 후퇴할 수 없는 마지노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헌법재판소는) 국가의 기후 대응이 위기에 더 취약함에도 정치 과정에 참여할 수 없는 사람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면서 "위기 속에서 살아갈 사람들의 삶이 삭제된 기후 대응은 위기를 막을 수 없다. 우리는 스스로 변화의 주체가 되기를 선택했다"라고 말했다.

헌재는 지난달 29일 청소년·시민단체·영유아 등이 제기한 헌법소원에서 탄소중립기본법 8조 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이 부족하면 환경권 등 국민의 기본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인정한 결정이다.

신논현-강남-역삼-선릉-삼성역에 이르는 4km 행진
 
 7일 오후 서울 강남대로에서 열린 기후위기 대응 촉구 대규모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7일 오후 서울 강남대로에서 열린 기후위기 대응 촉구 대규모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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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서울 강남에서 열린 '907기후정의행진'에 2만여 명의 시민들이 참가했다. 이들은 강남역 일대에서 본집회를 진행한 후 테헤란로를 따라 삼성역까지 행진했다.
▲  7일 서울 강남에서 열린 '907기후정의행진'에 2만여 명의 시민들이 참가했다. 이들은 강남역 일대에서 본집회를 진행한 후 테헤란로를 따라 삼성역까지 행진했다.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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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를 마친 2만여 명의 시민들은 방향을 바꿔 신논현역에서부터 강남역, 역삼역, 선릉역, 삼성역 등으로 테헤란로를 따라 4km가 넘는 구간을 행진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독수리와 수달, 거위, 물고기 등 동물 모양 옷과 모자를 썼다.

이들은 강남대로 일대에 자리한 구글코리아, GS칼텍스, 쿠팡로켓연구소, 포스코센터 등에서 멈춘 뒤 "생태파괴 및 난개발에 맞서자", "기후재난과 불평등에 맞서자", "정의로운 에너지 체제로 전환하자" 등을 한목소리로 외쳤다.

참가자들은 행진 종착점인 삼성역에 도착한 뒤 도로 위에 죽은 듯 드러눕는 '다이인(die-in)' 퍼포먼스를 벌였다. 기후재난에 사라져 간 생명을 애도하는 의미다.

2018년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등교 거부 시위를 계기로 세계 각국에서는 '기후행동의 달'인 9월마다 대규모 집회가 열리고 있다. 국내에서 2019년 시작된 기후위기행진은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빼고 올해로 네 번째다. 지금까지 광화문과 시청역 일대에서 진행됐으나 올해 처음으로 강남 일대에서 열렸다.
 
 7일 오후 서울 강남대로에서 열린 기후위기 대응 촉구 대규모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7일 오후 서울 강남대로에서 열린 기후위기 대응 촉구 대규모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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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기후정의#툰베리#강남#신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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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비호하는 미국을 규탄한다!”…106차 촛불대행진 열려

특별취재단 | 기사입력 2024/09/07 [20:36]
  •  
 

7일 오후 6시 서울시청과 숭례문 사이 대로에서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106차 촛불대행진’이 열렸다. 

 

  © 김영란 기자


‘자화자찬에 나라는 붕괴 윤석열을 탄핵하자!’는 부제로 열린 이날 집회에는 연인원 5천여 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했다. 

 

사회자인 김지선 서울촛불행동 공동대표가 시작을 알리는 구호를 외쳤다. 

 

“국민이 죽어간다. 의료대란 주범 윤석열을 탄핵하라!”

“독도 지우기 친일매국노 윤석열을 몰아내자!”

“100만 촛불로 계엄 시도 봉쇄하자!”

 

권오민 강북촛불행동 대표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인 국회 개원식에는 불참하면서 미국 상원의원들과 만찬을 벌였다니 이게 말이나 되는가?”라며 국회 개원식이 열리는 날 청와대에서 김건희 씨의 생일파티를 연 사실을 규탄했다. 

 

그러면서 “더 심각한 문제는 미국이 탄핵 위기에 몰린 윤석열을 노골적으로 지지하고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윤석열은 이런 미국을 믿고 대한민국 국회를 무시하고, 더 나아가 국민도 무시한다”라고 지적했다. 

 

권 대표는 “오늘 이 자리에서 미국에 강력히 경고한다. 더 이상 독재자 윤석열을 비호하고 지원하지 말라”라며 “윤석열 비호하는 미국을 규탄한다! 한국 국민 무시하는 미국을 규탄한다!”라고 외쳤다. 

 

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윤석열 정부는 실제로 의사를 늘리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의사 증원에 반발하는 의사들을 때려잡아서 정치적 이익만 얻으려” 한다고 주장하며 “윤석열 정부가 지금 하려고 하는 의료 개혁의 상당 부분은 미국식 의료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라고 폭로했다.

 

또 응급실 본인 부담금을 90%나 올리겠다는 정부 발표를 두고 “부자들은 응급실 이용을 마음대로 하고 대부분의 서민은 응급실 이용을 하지 말라는 것이 윤석열 정부가 말하는 응급실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 정형준 정책위원장.  © 김영란 기자


구본기 촛불행동 공동대표가 ‘윤석열 탄핵을 위한 100일 범국민총력운동’ 상황을 보고했다. 

 

구 공동대표는 “촛불행동 24개 지역지부에서 100일 총력운동 결의문을 발표”했고 “윤석열 탄핵 시국선언에 전국의 107개 단체가 참가해 오늘 발표”했다고 공개했다. 

 

또 “윤석열 탄핵 소추안 발의 참여를 촉구하는 온라인 서명 사이트 ‘탄핵명령.com’이 개통되자마자 시민들의 뜨거운 열기가 모이고 있”으며 “탄핵기금 5억 모금운동도 현재 61,300,000원으로 11%를 넘어서고 있다”라고 하였다. 

 

참가자들은 본대회를 끝내고 평화의 소녀상이 있는 일본 대사관 앞까지 행진한 뒤 정리집회를 했다. 

 

  © 이인선 기자


반일행동 대표는 “반일행동 청년학생들은 2015년 매국적인 한일 합의가 체결된 이후부터 3천 일이 넘는 시간 동안 소녀상을 결사적으로 지키며 일본의 군국주의세력과 친일 극우세력에 맞서 반일 투쟁을 진행해 왔다”라고 소개한 뒤 “반일행동은 수많은 시민의 지지와 성원 속에 오늘날까지 평화의 소녀상을 지켜낼 수 있었다”라며 “우리의 힘으로 반드시 윤석열을 타도하고 우리의 소녀상을, 우리의 역사를, 우리의 미래를 수호하자”라고 외쳤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은 “윤석열이 기시다 절친에게 해준 게 너무 많지만 결정적으로 독도를 포함해서 대한민국 땅에 자위대가 상륙할 수 있는 법적인 길을 놓아주고 있다”라며 “역사를 팔아먹는 윤석열이 내년 광복절에 경축사를 못 하게 하자”라고 호소했다. 

 

또 “10월 16일 서울시교육감 선거가 있다. 10년 동안 교육감을 빼앗겼다고 뉴라이트들이 똘똘 뭉쳐 있다”라며 선거에서 지면 “윤석열 친일파 정권 아래서 뉴라이트 교육감이 뉴라이트 교과서를 가지고 한국 역사를 왜곡”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방학진 기획실장.  © 이인선 기자


촛불행동은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다음 주에는 촛불대행진을 쉬고 그다음 주인 21일 전국 집중 촛불대행진을 국회 앞에서 진행한다고 공지했다. 

 

▲ 배우 유정숙 씨가 격문을 낭독했다. (☞ 아래에 격문 전문 첨부)  © 김영란 기자

 

  © 이호 작가

 

▲ 참가자들이 상징의식으로 윤석열, 기시다 대형 현수막을 찢었다.  © 김영란 기자

 

▲ 가수 박정환 씨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는 없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를 불렀다.  © 김영란 기자

 

▲ 직장인 노래모임 ‘다시부를노래’가 「격문2」, 「꺼져라」를 불렀다.  © 이인선 기자

 

▲ 권오민 대표.  © 김영란 기자

 

▲ 구본기 공동대표.  © 김영란 기자

 

▲ 반일행동 대표.  © 이인선 기자

 

 

“기시다 퇴임 선물을 윤석열이 준 것”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에게 어제(6일) 한일정상회담을 진행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한국에 왜 왔을 것 같은지 물어봤다.

 

서울 은평구에 사는 70대 여성 강 모 씨는 “우리의 모든 것을 뺏어가려고 왔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가 얼마 전 독도 조형물을 다 치웠는데, 기시다가 왔을 때 치운 걸 보여주려고 한 거다”라며 “기시다 퇴임 선물을 윤석열이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 강북구에 사는 50대 여성 양 모 씨는 “독도를 달라고 하려고 왔을 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외국인 세 명이 한국에 놀러 와서 ‘독도에 가보고 싶다’라고 말하더니 정말 독도에 가서 ‘독도는 한국 땅’이라고 노래 부르는 걸 봤다”라며 “외국인들도 이렇게 독도가 한국 땅이라고 하는데 윤석열은 독도를 일본에 넘기려는 것 같다”라고 분노했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80대 남성 송 모 씨는 “기시다가 윤석열이랑 잘 해보자고 짝짜꿍하러 왔다. 여기에 윤석열은 기시다한테 네 맘 내 맘 똑같다고 하면서 국민 생각은 하나도 안 한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라는 자가 국회 개원할 때 참석도 안 하더니 정부 요직에 친일파들이나 들어 앉히고 기시다나 만났다”라며 “국민을 위해서 일은 안 하고 일본에 나라를 갖다 바치려고 한다. 당장 내려오게 해야 한다”라고 일갈했다.

 

경기 부천시에 사는 60대 남성 한 모 씨는 “기시다가 윤석열을 만만하게 본다. 일본이 말 안 해도 알아서 친일하니까”라면서 “뒤에서 둘이 무슨 얘기가 오고 갔는지 모르겠지만, 윤석열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거랑 달리 간다. 아마도 이후에 충격적인 일이 드러나지 않을까 싶다”라고 의심했다.

 

  © 김영란 기자


촛불시민들에게 또 최근 의료대란이 누구 책임인지,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도 물어봤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40대 여성 손 모 씨는 “정부 책임이 크다”라며 “의사 인력을 점진적으로 늘려야지, 윤석열 정부가 2천 명이라는 숫자를 정해 놓고 독선적으로,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게 문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만 피해를 보고 있다. 대화를 통해 서로 합의해야 한다. 정부와 의사들 모두 각자 한발씩 물러나야 한다. 국민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생각하라”라고 주장했다.

 

경기 고양시에 사는 50대 여성 공 모 씨도 마찬가지로 “윤석열 정부에 책임이 있다. 민주사회에서 왜 2천 명인지 근거도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라며 “얼마 전에는 2천 명을 주장한 적 없다고 말 바꾸기까지 했다”라고 지적했다.

 

계속해 “한국 의료 시스템이 5~10년은 무너졌다”라며 “전공의 이탈이 심각하고 이미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야당이 제안한 협의체를 구성해서 해결 방안을 내와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경기도 파주시에 사는 20대 여성 강 모 씨는 “의료계가 문제다. 하지만 정부 책임이 더 크다”라면서 “정부가 국민들 피해를 방임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해결 방안은 잘 모르겠는데 양쪽 다 포기할 생각이 없고 문제를 해결할 의지나 협상할 의지가 없는 것 같아 답답하다”라고 밝혔다.

 

▲ 이원영 수원대 전 교수가 조선일보 처벌 시민걷기대회를 홍보하는 만장을 들고 나왔다. 걷기대회는 9월 28일부터 격주 토요일 오후 1시 반부터 3시까지 백범 김구 기념관에서 출발해 서울 시내를 걷고 촛불대행진에 참석하는 행사다.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윤석열 탄핵 소추안 발의 참여 촉구 유권자 서명을 하는 참가자.  © 김영란 기자

 

  © 이호 작가

 

  © 이인선 기자

 

  © 이인선 기자

 

  © 이인선 기자

 

  © 이인선 기자

 

  © 이인선 기자

 

  © 이인선 기자

 

  © 이호 작가

 

  © 이인선 기자

 

  © 이인선 기자

 

  © 이인선 기자

 

  © 이인선 기자

 

▲ 이번에도 경찰은 방패를 들고 나왔다.  © 이인선 기자

 

  © 이인선 기자

 

특별취재단

기사: 문경환 기자

인터뷰: 이영석 기자

사진: 김영란 기자, 이인선 기자

 

기조 격문

살인자!

살인자라는 손가락질이 싫은가?
그러나 너는 살인자다.
그냥 마른하늘에 날벼락으로 
사람이 죽어 나가는 게 아니라
명이 다해서 운명하는 게 아니라
바로 너 때문에!
너로 인하여!
하늘 같은 목숨들이 지고 있다.

거짓 강요에 맞서 양심을 지키려다 죽고
진실을 밝히려는 이들마다 죽음을 각오하게 하는 나라.
비상 사이렌을 울리며 달리는 구급차를
오늘처럼 간절하게 바라본 적이 있었던가.
두 살 아이가, 일흔 살 노동자가, 스무 살 청춘이 
너는 멀쩡하게 돌아간다는 그 응급실을 도처에 두고
혼절했다. 죽었다.
죽지 않아도 될 목숨들이 너로 인해 매일 죽어 나가고 있다.

이토록 숨 가쁜 국민들 앞에서 너는
매일매일 태평하구나
권력의 환각에 빠져 아주 신이 났구나
국민에겐 반국가세력 협박을 던져놓고
우리의 국회는 무시로 일관하면서
미국 상전 모시고 축하 파티
일본 총리 퇴임 잔치
꼭 닮은 호위무사들 세워 거느리고
총구는 국민에게 조준한 채 학살을 예비하는 너
갑오년 그때처럼 일본군에게 
80년 그때처럼 미군에게
구원을 기대하는 너 

그러나 너는 모두의 재난이다.
절망의 도화선!
너라는 허수아비를 믿고 폭탄주에 취한 자들에게도
곧 재난이다.
미국 일본 상전들에게도 거대한 재난이다.

특권과 자화자찬이라는 맹독성 마약에 취해
만인을 죽음으로 내모는 독재자에게 주권자 국민이 줄 것은 
탄핵, 탄핵이다!

거리마다 광장마다 
국회의사당에도 저기 외로운 독도에도
사이렌이 울린다.

전 국민 떨쳐나서 윤석열을 탄핵하자!
자화자찬에 나라는 붕괴! 윤석열을 탄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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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조정실 “의료계 의견 안내면 2026년 이후 의대증원 재논의 불가”

국무조정실 “의료계 의견 안내면 2026년 이후 의대증원 재논의 불가”

서울대병원에서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협 비대위가 붙인 성명서 앞을 의료진이 지나고 있다. 2024.04.25 ⓒ민중의소

 

의료계가 2026학년도 이후 의대 정원 증원 규모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한 재논의가 이뤄질 수 없다고 국무조정실이 7일 밝혔다. 2025년 의대 증원부터 백지화해야 한다는 의료계 입장에 반대 의사를 다시 한번 밝힌 것이다.

국무조정실은 보도 설명자료를 내고 “일부 언론에 보도된 2026년 의대 정원 유예 결정은 사실과 다르다”며 “의료계가 계속해서 의견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재논의는 불가하다”고 강조했다.

국무조정실은 “의료 인력 수급 체계는 국민연금처럼 과학적 분석에 기반한 것이어야 하며, 여·야·의·정 협의체에서 논의하더라도 과학적 근거가 기반한 의료인 수요 추계를 가지고 논의해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무조정실은 “의료계가 과학적·합리적 의견을 제시한다면 숫자에 구애받지 않고 유연하게 재논의한다는 정부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과학적 수급 분석을 근거로 필요 최소한도의 규모로 의대 증원을 결정했고, 1년 8개월 이상 의료계 의견을 수렴했으나 의료계는 증원에 공감하면서도 그 규모에 대해 이제껏 한 번도 의견을 제시한 바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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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방한 항의 “친일매국 윤석열 퇴진"..경찰, 강경진압

  • 기자명 김준 기자
  •  
  •  승인 2024.09.06 20:43
  •  
  •  댓글 0
 

기시다 방문에 강력 항의
과거사 면죄부 우려 증폭
참석자 끌어내려, 위험 천만

6일 광화문 이순신 동상에서 집회 참석자들이 '윤석열 퇴진'을 외쳤다. ⓒ 김준 기자
6일 광화문 이순신 동상에서 집회 참석자들이 '윤석열 퇴진'을 외쳤다. ⓒ 김준 기자

정부의 굴욕외교에 분노한 시민들이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독도마저 내줄 거냐, 윤석열은 퇴진하라” 외쳤다. 경찰은 동상 위에 올라간 참석자를 끌어내리는 등 물리력을 동원했다. 그 과정에서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굴욕외교를 등에 업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방한한 것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6일 광화문 이순신 동상에서 집회 참석자들이 '윤석열 퇴진'을 외쳤다. ⓒ 김준 기자
6일 광화문 이순신 동상에서 집회 참석자들이 '윤석열 퇴진'을 외쳤다. ⓒ 김준 기자

사도광산 유네스코 등재,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방조, 역사 왜곡 교과서 도입 등 친일 굴욕 외교에 용산총독부라는 멸칭까지 등장하는 상황이다. 

내년이면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는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새로운 한일 공동선언을 통해, ‘더는 과거사를 문제 삼지 않는다’는 조항을 넣어, 완전한 면죄부를 주려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를 우려한 시민들이 이순신 동상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외쳤다. 곧 이를 저지하려는 경찰과 충돌을 빚었다. 경찰은 동상 위에 올라간 시민을 끌어내리는 등 강경 진압으로 위험천만한 장면이 벌어졌다.

또한, 여성 집회자에 맞서 남성 경찰이 몸싸움을 벌이고 끌어내는 등 인권침해 논란이 일만 한 상황도 일어났다. 

 
6일 광화문 이순신 동상에서 집회 참석자들이 '윤석열 퇴진'을 외쳤다. ⓒ 김준 기자
6일 광화문 이순신 동상에서 집회 참석자들이 '윤석열 퇴진'을 외쳤다. ⓒ 김준 기자
6일 광화문 이순신 동상에서 집회 참석자들이 '윤석열 퇴진'을 외쳤다. ⓒ 김준 기자
6일 광화문 이순신 동상에서 집회 참석자들이 '윤석열 퇴진'을 외쳤다. ⓒ 김준 기자

곧 경찰은 방패를 들고 나타나 이들을 진압했다. 참석자들은 끌려난 곳에서도 물러나지 않고 전범기가 그려진 현수막을 찢으며,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자위대 한반도 진출’, ‘한미일 군사동맹’을 규탄했다.

참석자 중 한 명은 “내년이 을사늑약 120년이 되는 날”이라며 “오늘 기시다가 오는 것을 절대 그냥 두고 볼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기시다가) 사도광산 등재, 오염수 방류에 이어 마지막 남은 이 독도마저 가져가겠다는 생각으로 이 땅에 들어왔다고 생각한다”며 “다시는 이 땅에 지옥의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6일, 방한한 기시다는 또 면피용 발언을 내뱉었다. 로이터 통신에 의하면 기시다 총리는 과거사 문제에 대해 사견임을 강조하면서 “과거 많은 한국인이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한 것이 가슴 아프다”고 밝혔다. 사과도 아니었고, 일본 정부의 입장도 아니었다.

​6일 광화문 이순신 동상에서 집회 참석자들이 '윤석열 퇴진'을 외쳤다. ⓒ 김준 기자
​6일 광화문 이순신 동상에서 집회 참석자들이 '윤석열 퇴진'을 외쳤다. ⓒ 김준 기자
6일 광화문 이순신 동상에서 집회 참석자들이 '윤석열 퇴진'을 외쳤다. ⓒ 김준 기자
6일 광화문 이순신 동상에서 집회 참석자들이 '윤석열 퇴진'을 외쳤다. ⓒ 김준 기자
6일 광화문 이순신 동상에서 집회 참석자들이 '윤석열 퇴진'을 외쳤다. ⓒ 김준 기자
6일 광화문 이순신 동상에서 집회 참석자들이 '윤석열 퇴진'을 외쳤다. ⓒ 김준 기자
6일 광화문 이순신 동상에서 집회 참석자들이 '윤석열 퇴진'을 외쳤다. ⓒ 김준 기자
6일 광화문 이순신 동상에서 집회 참석자들이 '윤석열 퇴진'을 외쳤다. ⓒ 김준 기자
6일 광화문 이순신 동상에서 집회 참석자들이 '윤석열 퇴진'을 외쳤다. ⓒ 김준 기자
6일 광화문 이순신 동상에서 집회 참석자들이 '윤석열 퇴진'을 외쳤다. ⓒ 김준 기자
​6일 광화문 이순신 동상에서 집회 참석자들이 '윤석열 퇴진'을 외쳤다. ⓒ 김준 기자
​6일 광화문 이순신 동상에서 집회 참석자들이 '윤석열 퇴진'을 외쳤다. ⓒ 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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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짜리’ 수사심의위, 김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 모든 혐의 “불기소 권고”

.입력 : 2024.09.06 19:22 수정 : 2024.09.06 23:01

1박 2일간의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6일 도쿄 한 호텔에서 열린 재일동포 오찬 간담회에서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1박 2일간의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6일 도쿄 한 호텔에서 열린 재일동포 오찬 간담회에서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의혹 사건을 심의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가 6일 김 여사 관련 모든 혐의에 대한 ‘불기소’ 처분을 검찰에 권고했다. 검찰은 수심위의 권고를 받아들여 김 여사를 불기소 처분하고 종결할 전망이다. 수심위는 최 목사의 의견서를 검토하는 등 심의의 균형을 맞췄다고 밝혔지만, 김 여사 측과 수사팀만 직접 불러 ‘무혐의 의견’만 청취한 만큼 공정성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수심위는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회의를 열어 5시간여 가량 논의한 끝에 이런 결론을 내렸다. 수심위는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행위에 대해 청탁금지법 위반은 물론이고 뇌물수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증거인멸 혐의와 특정범죄가중법위반(알선수재) 및 변호사법위반 등 법리에 따른 “공소제기 또는 불기소 처분 여부”를 심의했다고 밝혔다. 수심위는 “(명품가방을 제공한) 최재영이 제출한 의견서를 함께 검토하기로 의결하고, 수사팀과 변호인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심의해 피의자 김건희의 모든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으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김 여사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은 수심위에서 불기소 권고가 나온 직후 “부장검사를 포함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수사팀 전원은 수사심의위원회에 출석하여 그동안의 수사결과를 위원들에게 충실히 설명했다”며 “수사팀은 일체의 다른 고려 없이 증거와 법리에 따라 전원이 일치된 결론에 이르렀음을 밝혔다”고 입장을 냈다. 그러면서 “수사팀은 수심위의 결정과 논의 내용을 참고해 최종적으로 사건을 처분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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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이 또 어떤 굴욕적 합의할까 매우 우려”

대통령실 찾은 시민사회단체, ‘기시다 방한 규탄’

  • 기자명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4.09.06 10:56
  •  
  •  수정 2024.09.06 15:34
  •  
  •  댓글 0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등이 6일 오전 대통령실 부근에서 '퇴임 앞둔 기시다 일본 총리 방한'을 규탄했다. 마이크 든 사람은 박석운 대표.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등이 6일 오전 대통령실 부근에서 '퇴임 앞둔 기시다 일본 총리 방한'을 규탄했다. 마이크 든 사람은 박석운 대표.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독도 공동수역화에 대한 우려가 각계에서 제기되고 있으며, 국방차관의 한일군수지원협정 (체결 필요성) 발언까지 나온 가운데, 이번 기시다 방한에 윤석열 대통령이 또 어떤 굴욕적 합의를 할까 시민사회는 매우 우려하고 있다.”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공동대표 박석운)과 자주통일평화연대(상임대표의장 이홍정), 일본방사성해양투기저지공동행동이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지적했다. 

미리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은 강제동원 굴욕해법,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 용인, 네이버 라인 사태 방관, 사도광산 매국 합의까지 기시다 방한할 때마다 마치 선물처럼 굴욕적으로 역사와 한국 기업, 자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팔았다”고 상기시켰다.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등은 “윤석열 정부의 대일 외교는 한 마디로 ‘친일매국’”이라고 거듭 질타했다. 

전날(5일) 서울 광화문 등에서 “독도는 우리땅”, “한일정상회담 반대”, “일본은 불법강점 식민지배 사죄배상부터!” 등 피켓을 들고 1인 시위, 국회 기자회견에 이어 이날 대통령실 앞 기자회견까지 진행한 배경이다. 

6일에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대상으로 ‘재산명시 신청’을 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가 저지른 반인도적 전쟁범죄에 대한 사죄와 법적 배상을 받기 위한 절차”라고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등이 밝혔다.

전날(5일) 국회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진보당 정혜경 의원은 “하나부터 열까지 이해할 수도, 용납할 수도 없는 한일정상회담”이라며 “사도광산에서 조선인 강제동원 역사를 지우게 해 준 것에 감사 인사 받으려고 불렀습니까? 우리 선조들의 국적은 일본이었다는 국무위원을 임명한 것을 칭찬받으려고 불렀습니까”라고 꼬집었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은 “얼마 전 국방부 차관은 한일상호군수지원협정 체결을 말했다. 또다시 일본군을 우리 땅에 불러들이려는 것”이라며 “지금 집권여당과 뉴라이트를 21세기 ‘일진회’로 명명하는 이유”라고 성토했다.

최은아 자주통일평화연대 사무처장은 “일본의 불의하고 부당한 태도를 묵인·뒷받침하면서까지 한일 협력을 강행해 가는 배경에 한일·한미일 군사동맹 완성이 놓여 있다는 것은 공지의 사실”이라며 “자위대의 한반도 재진출을 뒷받침하는 각종 한일협력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시다 일본 총리는 6일 오후 한국을 찾는다. 오후 3시 30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과 소인수 회담, 확대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7일에는 기시다 총리 독자 일정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문지가 어딘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 3일 대통령실은 “양측은 그간 11차례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기시다 총리와 함께 만들어온 한일 협력의 성과를 돌아보고 향후 한일간 양자 협력, 역내 협력, 글로벌 협력 발전 방향을 논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일본 ‘극우’를 대변하는 [산케이신문]은 지난 4일 “기시다 총리가 사도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관련해 한국 정부의 동의에 사의를 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제3국 유사시 한·일 국민 보호 상호협력 방안, [교도통신]은 방일 한국인에 대해 한국 공항에서의 ‘사전 입국심사’ 등이 논의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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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 녹아 사라진 '반도체 소년'… 회사는 "술 때문에"

[열아홉, 간이 녹았다] ②

김연정 진실탐사그룹 셜록 기자 | 기사입력 2024.09.06. 05:01:27

지난 5월 김선우(가명, 23) 씨는 한 통의 우편을 받았다. 발신자는 근로복지공단 경인지역본부. 앞서 제출한 '요양급여신청서'에 대한 회신이었다. 약 20개월 만에 돌아온 대답은 '불승인'이었다.

고등학생 때 반도체 공장에 취업하고, 1년 만에 간이 다 녹아버려 이식 수술을 받은 청년. 선우 씨의 기막힌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한다.

"남들처럼 대학을 가고 싶지는 않았어요. 차라리 돈을 빨리 벌고 싶었어요."

선우 씨는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고심했다. 통학 거리, 학업 분위기, 대학 진학률은 등은 고민거리가 아니었다. 그가 염두에 둔 건 오직 하나. '취업률'이었다. 빨리 돈을 벌어서 가계에 보탬이 되고 싶었다.

▲ 지난 7월 15일 선우 씨의 집 앞에서 그를 만났다. ⓒ셜록

그때 눈에 들어온 게 마이스터고등학교였다. 정식 명칭은 '산업수요 맞춤형 고등학교'로, 직업훈련을 통한 전문기술인 양성을 목표로 한다. 마이스터(Meister)는 '장인'이란 뜻. 학교에서 '장인'을 육성해 고졸 채용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집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마이스터고는 높은 취업률을 자랑했다. 선우 씨가 입학하기 직전인 2017년에는 졸업자 119명 중 109명이 취업했다. 취업률 91.6%. 돈을 빨리 벌고 싶었던 선우 씨에게는 매력적인 수치였다. 그는 '고졸 장인'의 길을 택했다.

그는 바람대로 경제활동을 일찍이 시작했다. 전교생 중 가장 먼저 회사로 출근한 '1호 취업생'. 그는 고등학교 3학년이던 해 10월에 반도체 후공정 업체 '스태츠칩팩코리아'에 입사했다.

임직원만 3038명(잡코리아 2023년 12월 기준)에 달하는 대기업. NICE평가정보가 제공하는 기업신용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기타 반도체소자 제조업' 분야 매출로 우리나라 세 손가락 안에 드는 큰 회사였다.

선우 씨는 1년 계약직으로 들어갔다. 4일간 교육을 받았다. 고가의 장비를 조심히 다뤄야 한다는 주의도 빼놓지 않았다.

근무 형태는 새벽, 주간, 야간 4조 3교대. 6일 근무하고 이틀 쉬는 식이었다. 6일 중 하루 이상 연장근무는 필수였다. 그런 날은 작업장에 11시간 30분이나 머물렀다. 식사시간은 50분. 구내식당에서 빠르게 끼니를 때우고 라인으로 돌아오기도 빠듯했다. 이후에는 연장근무 전 30분 휴식을 취하는 게 전부였다.

근로시간은 주 51시간 30분.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 한도인 '주 52시간'를 넘지 않게끔 맞춰진 시간이다. 24시간 가동되는 공장에 사람의 생체리듬을 맞춰 일했다. 연장근무를 하는 날이면 집에 돌아와 씻지도 못하고 뻗기 일쑤였다.

▲ 열아홉 살 고등학생은 화학물질 가득한 작업장으로 향했다. 일러스트 신지현 ⓒ셜록

선우 씨가 맡은 건 칩 어태치(Chip Attach) 공정. 반도체칩에 전자기판을 연결하고 부착하는 등의 일이다. 이때 다량의 화학물질을 다루게 된다. 대표적인 것이 솔더 페이스트(solder paste)였다. 여기에는 간독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구리, 주석, 은 등이 포함된다. 그 때문에 작업장에는 늘 퀴퀴한 냄새와 타는 냄새, 아세톤 냄새로 가득했다.

선우 씨는 방진복과 얇은 덴탈마스크, 천코팅 장갑, 비닐장갑을 착용했다. 마스크는 입 모양이 다 보일 정도로 얇아 냄새를 막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심지어 방진복이 화학물질로 오염되면 집에 가져가 세탁하는 것도 개인의 몫이었다.

"블레이드라는 날카로운 날에 용액을 바르고 세척하는 작업을 해야 되거든요. 그런데 회사에서 주는 게 천장갑, 비닐장갑이니까 비닐 찢기고 (용액에) 손도 젖고 했죠."

화학물질 가득한 작업장과 불규칙한 노동시간. 선우 씨는 취업한 지 약 1년 2개월 만에 몸이 망가졌다. 간이 완전히 녹아내렸다.

의료진마저 선우 씨가 살 수 있을 거라 장담하지 못했다. 가족들은 선우 씨와 '마지막 인사'까지 나눴다. 다행히 선우 씨는 2022년 1월 간 이식 수술을 받았고, 죽음의 문턱에서 기적적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의 나이는 만 열아홉 살이었다.(☞ 관련 기사 : 반도체 공장 취업한 고교생, 1년 만에 간이 녹았다)

당시 병원은 급성간염을 동반한 독성간질환, 상세 불명의 무형성빈혈, 무과립구증을 진단했다. 적출된 간은 광범위한 출혈성 괴사 상태로, "완전히 녹아내려 형체가 없었다". 손상 원인을 파악할 수조차 없는 수준.

생사의 고비를 넘기자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선우 씨는 회사 복귀 또는 퇴사라는 극단적인 갈림길 앞에 섰다. 몸이 좋지 않았던 선우 씨는 회사로 돌아갈 수 없었다. 스태츠칩팩코리아는 기자에게 "사직을 권고한 바 없다"고 해명했으나, 선우 씨 아버지가 기억하는 당시 상황은 달랐다.

선우 씨가 죽음의 문턱에서 '병원 뺑뺑이'를 도는 동안 아버지는 회사에 병가 휴직을 신청했다. 사측으로부터 "6개월간 병가 휴직을 인정해주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기억했다. 덕분에 선우 씨는 2022년 1월 1일부터 병가 상태로 치료를 받았다. 그로부터 약 4개월이 지난 그해 5월, "회사로 복귀하라"는 통보를 들었다.

당시 선우 씨는 상처 부위가 제대로 아물지 않아 재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아버지는 회사에 의사 소견서 등을 보냈으나, "다른 방법이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아버지는 "회사가 무단결근 누적을 이유로 퇴사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산재를 신청하면서 근로복지공단을 통해, 무단결근에서 병가로 기록을 정정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 그에게 불안은 뗄 수 없는 것이었다. ⓒ셜록

"완치라는 건 없고, 평생 면역억제제 먹으면서 살아야 돼요. 심지어 앞으로 재이식(수술)이 한 번이 될지, 두 번, 세 번이 될지 모르는 상황이니까 계속 걱정이 되죠. 경제활동도 차차 해야 되는데…."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격이었다. 2023년 12월 28일 선우 씨에게 정말 고비가 찾아왔다. 몸이 이식받은 간을 거부하며 공격하고 있다는 것. 선우 씨의 면역체계는, 이식받은 '타인의 간'을 외부에서 들어온 위험요소로 인식하고 공격했다. 면역억제제를 사용해 공격 정도를 낮추면 간 수치가 나빠졌다.

간 이식 수술을 받은 지 3년도 채 안 된 시점이었다. 재이식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위기가 닥칠 거라곤 생각 못했다.

선우 씨는 평생 3년마다 간을 새로 이식받으며 살아야 할지 모른다는 걱정 때문에 혼란스러워했다. 다행히 한 달간 입원 끝에 적절한 약물 배합을 찾아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불안은 늘 곁을 맴돌았다.

지난 3년간 든 약값과 치료비만 2억 원.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돈이 들지는 미지수다. 선우 씨가 언제 다시 직장을 구할 수 있을지, 그 또한 불투명하다.

선우 씨는 2022년 9월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신청서'를 제출했다. 약값 부담이라도 덜자는 심산이었다. 이때 근로계약서, 급여명세서, 출근부 등 기초적인 자료와 작업환경과 유해요인 관련자료 등을 회사에 요청했다. 하지만 사측은 모두 제공을 거부했다. 공단을 통해 받으라는 답변.

'녹아버린 간'도 문제였다. 어떤 요인이 간에 치명적으로 작용했는지 의학적으로 더 따져볼 길이 사라진 셈이었다.

선우 씨는 자기 자신이 어떤 화학물질을 다루는지도 잘 알지 못했다. 그가 사업장에 대해 가지고 있는 정보는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서 발간하는 반도체 작업환경 연구보고서 등과, 자신이 직접 몸으로 겪은 '경험'뿐이었다.

▲ 지난 7월 찾은 공장에서 대형 버스 8대가 쏟아져 나왔다. 불투명한 창문 너머 사람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었다. ⓒ셜록

유해인자에 노출되는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은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특수건강진단'을 받는다. 선우 씨도 2021년 4월 특수건강진단을 받았다.

특수건강진단표에 기재된 취급물질로는 간 독성 및 손상을 유발하는 주석, 구리, 이소프로필알콜(IPA) 등 화학물질이 적혀 있었다. 여기에 "급성 간염을 동반한 독성 간 질환은 작업장에서 노출된 미상의 세척 용제에 의한 가능성이 높다"는 주치의 평가 소견서를 덧붙였다.

"제가 사용하던 용액에 '신체에 접촉하지 마세요'가 적혀 있었어요. 근데 회사는 인체에 무해하다고 주장하니까…."

선우 씨와 주치의는 그의 간 손상 원인이 '일 때문'이라 의심했지만, 회사는 다른 것을 의심했다. 바로 '술'이었다. 회사는 근로복지공단에 제출한 '공식' 의견서에 이렇게 적었다.

"김선우 씨의 음주 습관으로 인한 상병이 아닌지 합리적인 의심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회사는 선우 씨의 특수건강진단 결과 '절주 또는 금주가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이 있었음을 근거로 들었다. 건강했던 20대 청년이 불과 1년 만에 간이 다 녹아버릴 정도가 되려면 술을 얼마나 많이 마셔야 할까.

▲ '주의'가 적혀 있는 특수건강진단표에는 '일주일 1잔, 하루 4잔'이라고 적혀 있다. 그 외 빈혈 수치, 간장질환 수치 등은 모두 정상이었다. ⓒ셜록

선우 씨의 특수건강진단표에는 '일주일 1잔, 하루 4잔'이라고 적혀 있다. 당시 선우 씨는 빈혈 수치, 간장질환 수치 등은 모두 정상이었다. 발병 이후 초진 기록에도, 선우 씨의 음주 습관은 '주 1회 소주 1~2병'이라고 적혀 있다.

"제가 산재 (신청) 준비하면서 대학병원에 상담을 받았어요. 교수님이 말씀하시기를 20대 초반이 술을 아무리 들이부어도 간이 이 정도로 상하지 않는다고. 외부 (원인의) 개입이 있는 게 아닌 이상 절대 (이렇게까지) 상하지 않는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니까 회사가 하는 말이 너무 황당한 거예요."

회사 관계자들은 선우 씨와 엄마 하영 씨 눈앞에서도 '술 때문'이란 주장을 입에 올렸다. 지난해 11월 직업환경연구원이 현장조사를 나갔을 때, 그때도 회사 관계자들로부터 "술을 많이 마셔서 아픈 거 아니냐"는 말을 들었다. 선우 씨 가슴속의 상처를 후비는 말이었다.

▲ 인천광역시 중구에 위치한 공장 부지는 약 3만 평에 달한다. 내부에서는 어떠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까. ⓒ셜록

그날 선우 씨는 연구원 2명과 회사 관계자들과 함께 작업장에 들어갔다. 하영 씨는 '영업상 기밀 보안'을 이유로 공장 내부에 들어갈 수 없었다. 선우 씨는 분위기에 압도됐다. 연구원들은 회사 관계자들에게만 질문할 뿐, 선우 씨에게는 눈길을 주지 않았다. 선우 씨에게 그날은 마치 "회사의 변명을 듣기 위한 자리"인 것 같았다.

"회사 관계자가 '용액이 손에 직접 닿을 일이 없다'고 말하면, 연구원이 '그렇군요' 하고 넘어가는 식이에요. 제가 직접 겪은 건데, 저한테는 물어보지도 않고요. 실제로는 비닐장갑이 찢어지면 손에 직접 닿아서 젖고 하거든요. 그때 느꼈어요. (이 조사는) 내 말을 들으려고 온 게 아니고, 그냥 업무 하나를 처리하러 온 거구나."

선우 씨는 그날 직감했다. '산재 승인이 안 되겠구나.' 선우 씨는 그 뒤에 직업환경연구원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현장 조사에서 하지 못한 말들을 적었다.

산재 신청 이후 약 1년 8개월의 기다림 끝에 결과가 나왔다.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5월 '불승인'을 통보했다.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우선 "급성 간염을 동반한 독성 간질환은 확인되고, 개인적인 발병요인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위원 7인 중 6인은 "독성 간염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물질의 노출이 없어 업무 관련성은 낮다"고 봤고, 1인은 "작업 중 간독성 물질이 일부 있으나, 독성이나 노출량을 고려할 때 상병을 유발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판단해 전원 불승인 결정을 내렸다.

"소송으로 (산재 승인을) 다투려고요. 아무리 생각해도 회사가 아니면 다른 원인이 없잖아요."

선우 씨는 지난 8월 산재 불승인 결과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에 몇 년이 걸릴지, 어떤 판결이 나올지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다. 다만, 소송이 진행되는 그 긴 시간 동안 선우 씨와 가족들이 더 지치고 힘들어질 거란 사실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 불확실한 미래에 한 번 더 희망을 걸었다. 열아홉 나이에 녹아버린 간. 그의 간을 사라지게 한 원인을 찾는 일도, 그의 남은 인생도 아직은 포기할 수 없기에.

▲스태츠칩팩코리아. ⓒ셜록

진실탐사그룹 셜록은 스태츠칩팩코리아의 반론을 듣고자 지난달 19일부터 약 30차례 전화 연결을 시도했다.

지난달 30일 기자는 인사팀 관계자, 안전팀 관계자, 임원급 관계자와 번갈아 소통했다. 이들은 "근로복지공단의 (산재 불승인) 판단에 이견이 없다", "절차에 따랐고 오히려 선우 씨를 도우려고 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덧붙여 "(셜록 보도로 인해) 회사에 피해가 발생하면 법적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리고 지난 2일 안전팀 관계자는 기자에게 메시지를 보내 "(김선우 씨에게) 사직을 권고한 사실이 없음을 확인했다"며, "회사는 '김선우 씨에게 헌혈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사내에 공지해 도움을 줬다"고 강조했다.

산재에 관한 사측의 의견은 근로복지공단에 제출한 문건을 통해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스태츠칩팩코리아는 보험가입자의견서에 "해당 작업은 회사 창립 후 수십 년간 이어온 공정이며 그동안 동일 상병 혹은 유사 상병이 발생된 적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선우 씨의 음주 습관으로 인한 상병이 아닌지 합리적 의심이 가능한 상황"이며, 작업환경측정결과와 역학조사 결과 기록을 보면 유해인자에 대해 "불검출 또는 검출한계 미만"임이 확인된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프레시안>과 <셜록>의 제휴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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