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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예감 603] 핵추진 잠수함 입항과 토의식 핵작전연습

한호석 정세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4/09/30 [07:49]

 

<차례>

1. 미 제국 핵추진 잠수함 포착한 항공우주정찰소

2. 표현 수위 낮아진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

3. 재래식-핵통합전략과 핵협의그룹

4. ‘핵지침’ 문서에서 사용된 핵심 용어

5. 재래식-핵통합 씨나리오 검토하는 토의식 핵작전연습

 

1. 미 제국 핵추진 잠수함 포착한 항공우주정찰소

 

2024년 9월 24일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담화를 발표하였다. 담화의 첫 문장은 다음과 같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가수반의 직속 독립정보기관인 항공우주정찰소는 지난 23일 10시 3분 10초 한국 부산항의 상시 주목 대상인 어느 한 부두에서 이상 물체를 포착하였으며 그 정찰자료를 보고하였다.”

 

이 인용문은 두 가지 중요한 사실을 말해준다.

 

1) 조선에 항공우주정찰소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외부에 공개되었다. 9월 24일 담화에 의하면, 항공우주정찰소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가수반인 김정은 총비서의 직속 독립정보기관이다. 이것은 김정은 총비서가 항공우주정찰소 소장에게 직접 명령과 지시를 내리고, 항공우주정찰소 소장이 김정은 총비서에게 직접 보고하는 정찰 작전 체계가 가동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항공우주정찰소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직능을 평면적으로 대비해보면, 조선 항공우주정찰소 직능은 미 제국 국가정찰실(National Reconnaissance Office) 직능과 국가지리공간-정보국(National Geospatial-Intelligence Agency) 직능을 합친 것과 비슷하다.

 

미 제국 국가정찰실은 정찰위성과 정찰기가 촬영한 항공우주정찰 자료를 수신할 뿐 아니라, 미 제국 중앙정보국(Central Intelligence Agency) 소속 첩보위성과 첩보기가 촬영한 항공우주정찰자료도 받아본다. 다시 말해서, 미 제국 국가정찰실은 정찰위성과 첩보위성이 전송한 위성정찰자료만이 아니라 정찰기와 첩보기가 촬영한 항공정찰자료도 수집하는 것이다.

 

평면적으로 대비해보면, 조선 항공우주정찰소는 미 제국 국가정찰실의 직능과 유사한 직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를테면, 조선 항공우주정찰소는 만리경-1호 군사정찰위성이 실시간 전송하는 위성정찰자료만이 아니라,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와 다른 전술정찰기들이 실시간 전송하는 항공정찰 자료도 수신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주정찰소가 아니라 항공우주정찰소라는 명칭으로 불린다.

 

또한 조선 항공우주정찰소는 미 제국 국가지리공간정보국이 수행하는 직능과 유사한 직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 제국 국가지리공간정보국은 정찰위성과 정찰기, 첩보위성과 첩보기가 촬영한 영상자료를 정밀하게 분석한 지리공간정보(GEOINT)를 미 제국 국방부장관실에 보고해 군사작전에 사용될 수 있게 한다. 조선 항공우주정찰소도 군사정찰위성, 전략무인정찰기, 전술정찰기가 촬영한 영상자료를 정밀하게 분석한 정찰정보를 김정은 총비서에게 보고해 군사작전에 사용될 수 있게 한다.

 

직능은 유사하지만, 사업체계는 다르다. 항공우주정찰소는 국방성 산하 기관이 아니라 김정은 총비서의 직속 기관이다. 그와 달리, 미 제국 국가정찰실과 국가지리공간-정보국은 대통령 직속 기관이 아니라, 국방부 산하 기관이다.

 

조선에서 항공우주정찰소는 언제 조직되었을까?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2023년 11월 21일 발사되어 궤도에 오른 만리경-1호 군사정찰위성은 시험운용을 거쳐 2023년 12월 1일부터 정식 가동되기 시작했고, 정찰위성운용실은 2023년 12월 2일부터 가동되기 시작했다. 이런 정황을 보면 항공우주정찰소는 2024년 7월경에 조직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게 추정하는 까닭은 미 제국이 재래식-핵통합 씨나리오(Conventional-Nuclear Integration Scenario)를 검토하는 토의식 핵작전연습(Table-Top Nuclear Operation Exercise)을 2024년 8월에 감행할 것이라는 한국 언론보도에 접한 조선이 토의식 핵작전연습에 관한 위성정찰정보를 전문적으로 수집, 분석하는 기관을 창설한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2023년 12월 16일 미 제국 국방부에서 핵협의그룹(Nuclear Consultative Group) 제2차 회의에 참가한 직후 워싱턴에 주재하는 한국 특파원들에게 2024년 8월에 진행될 ‘을지-자유의 방패(Ulchi-Freedom Shield)’ 조선 침공연습에 “핵공격작전(연습) 씨나리오를 포함시키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조선은 재래식-핵통합 씨나리오를 검토하는 토의식 핵작전연습이 ‘을지-자유의 방패’ 조선 침공연습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만리경-1호가 전송해주는 위성정찰영상을 통해 파악하려고 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2) 김여정 부부장의 9월 24일 담화에 의하면 “항공우주정찰소는 지난 23일 10시 3분 10초 한국 부산항의 상시 주목 대상인 어느 한 부두에서 이상 물체를 포착하였다”라고 한다. 담화에 나오는 “부산항의 상시 주목 대상인 어느 한 부두“는 부산항에 있는 해군작전기지 부두를 말한다.

 

김여정 부부장은 9월 24일 담화에서 항공우주정찰소가 포착한 ”이상 물체“가 ”2020년 취역한 이래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 본 적이 거의 없는 최신 핵잠수함“이라고 했다. 미 제국 해군 소속 핵추진 잠수함 벌먼트호(USS Vermont)가 바로 그 최신 핵잠수함이다. (Vermont를 읽을 때, r을 발음하면서 mont에 강세[stress]를 주어야 하므로, 버몬트가 아니라 벌먼트라고 표기한다.)

 

벌먼트호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벌먼트호는 2020년 4월 18일에 취역한 버지니아급(Virginia-class) 공격 잠수함이다. 벌먼트호의 수중 배수량은 7,800톤이고, 작전 심도는 약 250m이고,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수직발사관 12문과 530밀리미터 어뢰 발사관 4문을 장착했다. 벌먼트호는 이동식 기뢰와 무인잠수정도 싣고 다닌다.

 

▲ 2020년 10월 15일 미국 코네티컷주 템즈강에서 작전을 수행 중인 USS 버몬트. © 미 해군

 

벌먼트호는 미 제국이 사용하는 여러 유형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가운데서 UGM-109 블록(Block) IV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탑재하였다. 이 순항미사일은 5킬로톤급 전술핵탄두를 장착하고 1,600킬로미터를 날아가 지상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 벌먼트호가 해수면 아래서 기습 발사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출수 뒤에 낮은 고도로 비행하면서 적국의 레이더망을 뚫고 들어가 정밀 핵타격으로 지상목 표물을 제거할 수 있다.

 

김여정 부부장은 9월 24일 담화에서 만리경-1호가 부산 해군작전기지 부두에 정박한 벌먼트호를 촬영한 시각이 2024년 9월 23일 오전 10시 3분 10초라고 밝혔다. 2024년 9월 25일 한국군 소식통의 말을 인용한 ‘조선일보’ 보도에 의하면, 2024년 9월 23일 오전 9시 30분경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한 벌먼트호는 오전 10시경 부두에 정박했다고 한다. 2024년 9월 26일 미 제국 관영 매체 ‘미국의소리(Voice of America)’는 위성전문가 조너던 맥도웰(Jonathan C. McDowell)의 말을 인용해 만리경-1호가 9월 23일 오전 10시 3분 부산 상공을 지나갔다고 보도했다. 이런 사정을 보면 항공우주정찰소는 만리경-1호가 부산 상공을 지나가면서 촬영한 위성정찰자료를 판독해 부산 해군작전기지 부두에 “이상 물체”가 정박했다는 것을 알아냈고, 그 물체가 미 제국 핵추진 잠수함 벌먼트호라는 것을 파악한 것이 분명하다.

 

‘연합뉴스’ 취재기자는 벌먼트호가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했다는 정보를 한국 국방부로부터 제공받고 벌먼트호 입항 소식을 전하는 기사를 작성했는데, 그 기사를 송고한 시각은 당일 오전 10시 44분이었다. 이런 정황을 보면 한국 국방부장관이 벌먼트호 부산 입항에 관한 정보를 보고받은 시각과 거의 같은 시각에 김정은 총비서도 그에 관한 정보를 보고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 표현 수위 낮아진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

 

김여정 부부장은 9월 24일 담화에서 벌먼트호가 “2020년에 취역한 이래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 본 적이 거의 없다”라고 했다. 2020년 4월 18일에 취역한 벌먼트호는 2020년 12월 11일 브라질 해군 소속 1,900톤급 잠수함 우마니타(Humanita)호 취역식에 나타나 처음으로 외부에 자기의 존재를 알렸고 취역식에 참석한 김에 브라질 해군 소속 1,460톤급 잠수함 투피(Tupi)호와 함께 간소한 합동훈련을 했다. 그 이후 지금까지 근 4년 동안 벌먼트호는 다른 나라 군항에 입항해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다.

 

벌먼트호의 모항(home port)은 미 제국 하와이주 오아후섬(Oahu Island)에 있는 진주항(Pearl Harbor)이다. 진주항은 오하우섬 마말라만(Mamala Bay)에 있다. 진주만이라는 지명은 없는데 한국에서는 없는 지명을 날조해 쓴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벌먼트호의 모항은 진주항에 있는 펄하버-힉컴 합동기지(Joint Base Pearl Harbor-Hickam)다. 미 제국 해군 제1잠수함대(Submarine Squadron 1)가 펄하버-힉컴 합동기지에 주둔하는데, 버지니아급 핵추진 잠수함 7척이 제1잠수함대에 배속되었다.

 

벌먼트호는 바다속에서 해수면으로 떠오르지 않고 3개월 동안 수중 작전을 계속할 수 있으므로 아마도 2024년 6월 하순경 펄하버-힉컴 합동기지를 출발해 동북아시아 해역으로 들어간 다음, 3개월 동안 그 해역에서 수중 작전을 계속하다가 2024년 9월 23일 한국 남해에서 해수면 위로 떠올라 부산 해군작전기지로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김여정 부부장은 9월 24일 담화에서 “미국의 전략자산들은 조선반도 지역에서 자기의 안식처를 찾지 못할 것”이라고 하면서, “우리는 한국의 모든 항과 군사기지들이 안전한 곳이 못 된다는 사실을 계속해 알리도록 할 것”이라고 했는데, 강순남 조선 국방상은 2023년 7월 20일 담화에서 미 제국 핵추진 잠수함이 2023년 7월 18일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한 것을 두고 “나는 이 담화를 통하여 미 군부 측에 전략 핵잠수함을 포함한 전략자산 전개의 가시성 증대가 우리 국가 핵무력 정책법령에 밝혀진 핵무기 사용조건에 해당될 수 있다는 데 대하여 상기시킨다”라고 경고하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무력은 조선반도에서 핵을 사용하려는 미국과 그 졸개들의 미친 짓을 철저히 억제, 격퇴”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김여정 부부장은 9월 24일 담화에서 벌먼트호가 “한국에 기항한 것은 걸핏하면 핵전략자산을 꺼내 들고 힘자랑을 하며 상대에 대한 위협을 증대시키고 기어이 악의적인 힘으로써 패권적 득세를 ‘향유’하려는 미국의 야망이 극대화되고 있는데 대한 증명”이라고 했는데, 조선 국방성 대변인은 2023년 10월 4일 담화에서 “한 개 국가를 초토화하고도 남을 핵탄두를 장비한 전략 핵잠수함까지 조선반도 지역에 끌어다 놓은 미국의 무분별한 망동이야말로 전 지구를 파멸시킬 가장 엄중한 대량살륙무기 위협”이라고 규탄했다.

 

위에 서술한 담화 내용을 대비해 보면, 김여정 부부장은 2024년 9월 24일 담화에서 미 제국 핵추진 잠수함의 한국 기항에 대한 표현 수위를 2023년보다 낮추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조선은 정찰 작전이나 감청 작전을 전개하면서 미 제국 항모타격단의 접근이나 전략 핵폭격기의 접근을 즉각 파악하고 대처할 수 있지만, 바다속에서 은밀히 움직이는 미 제국 핵추진 잠수함의 접근을 파악할 수 있는 정찰 수단은 없다. 그런 점에서 미 제국 핵추진 잠수함의 접근은 가장 엄중한 핵위협이다.

 

그런데 9월 24일 담화에서 김여정 부부장은 가장 엄중한 핵위협에 대한 표현 수위를 왜 낮춘 것일까? 이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면, 2023년과 2024년에 미 제국 핵추진 잠수함들이 한국 군항에 입항한 핵위협 사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 제국은 지난 2023년 6월부터 12월까지 6개월 동안 핵추진 잠수함을 한국 주변 해역에 연속적으로 출동시키면서 조선에 핵위협을 가해보려고 광분했다. 조선 외무성 미국연구소는 2024년 8월 18일에 발표한 공보문에서 2023년 미 제국 핵추진 잠수함들이 한국 주변 해역에 출동하는 사태가 2022년에 비해 7배로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미 제국 핵추진 잠수함이 한국 군항에 입항한 핵위협 사태를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2023년 6월 16일 핵추진 잠수함 미시건호(USS Michigan)가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

2023년 7월 18일 핵추진 잠수함 켄터기호(USS Kentucky)가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

2023년 7월 24일 핵추진 잠수함 애너폴리스호(USS Annapolis)가 제주 해군작전기지에 입항

2023년 11월 22일 핵추진 잠수함 쌘타페호(USS Santa Fe)가 제주 해군작전기지에 입항

2023년 12월 17일 미 제국 핵추진 잠수함 미주리호(USS Missouri)가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

 

미 제국 핵추진 잠수함은 2023년 6월부터 12월까지 6개월 동안 다섯 차례나 한국 군항을 들락날락했는데, 2024년에는 9월에 처음으로 한국 군항에 입항했다. 그러나 미 제국 핵추진 잠수함이 2024년에 들어와 9월에 처음 한국 군항에 입항한 것은, 미 제국 핵추진 잠수함의 한국 주변 해역 수중 작전이 대폭 축소되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미 제국 핵추진 잠수함들이 한국 군항에 입항하는 횟수는 줄었지만, 그들의 수중 작전은 한국 주변 해역에서 여전히 은밀하게 감행되고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가시적 핵위협(군항 방문)은 축소되었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불가시적 핵위협(수중 작전)은 축소되지 않았고 되레 더 증대되었을 수도 있다. 가시적 핵위협보다 불가시적 핵위협이 훨씬 더 엄중하고 심각하다.

 

미 제국 핵추진 잠수함이 한국 주변 해역에서 불가시적 핵위협을 계속하고 있는데도, 김여정 부부장이 9월 24일 담화에서 핵위협에 대한 표현 수위를 낮춘 까닭은 재래식-핵통합전략의 내막을 파악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3. 재래식-핵통합전략과 핵협의그룹

 

미 제국이 전술핵무기를 사용해 조선을 공격하겠다는 재래식-핵통합전략은 정세를 격화시키는 결정적인 요인이다. 재래식-핵통합전략을 수립한 일련의 과정을 살펴보자.

 

1) 2023년 4월 26일 바이든-윤석열 정상회담에서 ‘워싱턴 선언(Washington Declaration)’이 채택, 발표되었다. 두 정상은 ‘워싱턴 선언’에서 핵협의그룹 설립을 발표했다. ‘워싱턴 선언’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 제국의 “핵-탄도미사일 잠수함(nuclear ballistic missile submarine)”을 한국에 기항시키겠다고 공약했고, 미 제국 전략사령부가 앞으로 창설될 한국군 전략사령부와 함께 재래식-핵통합 씨나리오를 검토하는 토의식 핵작전연습을 하게 될 것임을 예고했다.

 

2) 2023년 7월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핵협의그룹 제1차 회의가 진행되었다.

 

3) 2023년 12월 15일 미 제국 국방부 청사에서 핵협의그룹 제2차 회의가 진행되었고, 핵협의그룹 공동성명이 발표되었다.

 

4) 핵협의그룹 미 제국 대표단 수석대표와 한국 대표단 수석대표는 2024년 2월 12일 미 제국 국방부 청사에서 핵협의그룹 기본문서에 서명하였다.

 

5) 2024년 6월 10일 한국 국방부 청사에서 핵협의그룹 제3차 회의가 진행되었다. 이 회의에서 ‘코리아반도 핵억제 및 핵작전 지침(Guidelines for Nuclear Deterrence and Nuclear Operations on the Korean Peninsula)’이라는 제목의 핵전략 문서를 검토하는 작업이 완료되었다. 이 글에서는 ‘핵지침’이라는 약칭을 사용한다. 핵협의그룹 회의 참석자들은 회의를 마치고 한국 육군 미사일 전략사령부를 방문했다.

 

6) 핵협의그룹 미 제국 측 수석 대표와 한국 측 수석대표는 2024년 7월 11일 미 제국 국방부 청사에서 ‘핵지침’ 문서에 서명했다. 당시 워싱턴에서 진행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한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은 그 문서를 공식 채택했다. 핵전략 기밀문서인 ‘핵지침’은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다.

 

© 국방부

 

 

4. ‘핵지침’ 문서에서 사용된 핵심 용어

 

2024년 7월 12일 한국 국방부가 취재기자들에게 밝힌 바에 의하면, ‘핵지침’에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중요한 내용이 들어있다고 한다.

 

1) ‘핵지침’에서 미 제국은 평시에 조선의 핵위협을 억제하고, 전시에 조선의 핵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전시와 평시에 각각 한반도에서 수행할 임무가 미국 핵자산에 배정될 것임을 확약했다”. 주목되는 것은 ‘핵지침’ 문서에서 ‘배정’이라는 용어가 쓰였다는 사실이다. ‘핵지침에서 사용된 ‘배정’이라는 용어는 두 가지 뜻을 지닌다. 위기 상황에서 핵무기를 배치하기로 결정한다는 뜻도 있고, 전시 상황에서 핵무기를 사용하기로 결정한다는 뜻도 있다. 이 두 가지 뜻을 풀어보면 다음과 같다.

 

만약 조선이 한국에 전술핵무기를 사용하려는 위기 상황이 발생하면, 미 제국은 한국에 핵무기를 배치(deploy)하지 않고 핵무기를 배정(assign)하게 된다. 다시 말해서, 한국이 핵공격을 받을 수 있는 위기 상황에 대처해 미 제국은 한국에 핵무기를 배치하기로 결정하는 것이다. 이 중대한 문제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토의되고, 대통령이 결정해야 한다.

 

그런데 미 제국 대통령이 조선의 전술핵공격을 억제하기 위해 한국에 핵무기를 배치하기로 결정해놓고서도 핵위기 상황이 미 제국에 불리해지면 핵무기 배치를 유예할 수 있다. 만약 조선의 ‘핵방아쇠’가 작동해 화성포-15형, 화성포-17형, 화성포-18형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이 즉시 발사체계로 전환되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미 제국 본토가 조선의 핵공격을 받는 극단적인 위험을 피하기 위해 한국에 핵무기를 배치하지 못하고 핵무기 배치를 유예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미 제국이 ‘핵지침’ 문서에서 ‘배치’라는 용어 대신에 ‘배정’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그런 극단적인 위험을 피하기 위한 자구책을 예상한 행동이었다.

 

또한 만약 조선이 한국에 전술 핵공격을 실제로 단행하는 최후 상황이 닥쳐오면, 미 제국은 한국에 핵무기를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핵무기를 배정하게 된다. 다시 말해서, 한국이 전술 핵공격을 받은 상황에서 미 제국은 한국을 방어해주기 위해 핵무기를 사용하는 게 아니라 핵무기를 사용하겠다는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미 제국 대통령이 한국을 방어해주기 위해 핵무기를 사용하기로 결정해놓고서도 전황이 미 제국에 불리해지면 핵무기 사용을 포기할 수 있다. 만약 조선의 ‘핵방아쇠’가 작동해 화성포-15형, 화성포-17형, 화성포-18형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이 즉시 발사체계로 전환되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미 제국 본토가 핵타격을 받아 멸망하는 대재앙을 피하기 위해 한국을 방어해주기 위한 핵무기 사용을 포기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미 제국이 ‘핵지침’ 문서에서 ‘배정’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제국이 멸망하는 대재앙을 피하기 위한 최후의 자구책을 예상한 행동이었다.

 

2) 2024년 7월 12일 한국 국방부가 취재기자들에게 밝힌 바에 의하면, ‘핵지침’에서 미 제국은 한국과 함께 재래식-핵통합 씨나리오를 검토하는 토의식 핵작전연습을 정기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한다. 한국 국방부는 재래식-핵통합 씨나리오를 검토하는 토의식 핵작전연습을 정기적으로 진행할 주체를 특정하지 않았지만, 토의식 핵작전연습이 미 제국 전략사령부 주관으로 진행되리라는 점은 너무도 분명하다. 미 제국 전략사령부는 핵작전을 전담한다.

 

위에 서술한 것처럼, 2023년 4월 26일 바이든-윤석열 정상회담에서 채택, 발표된 ‘워싱턴 선언’은 재래식-핵통합 씨나리오를 검토하는 토의식 핵작전연습이 미 제국 전략사령부 주관으로 진행될 것임을 예고했었다. 토의식 핵작전연습은 미 제국 전략사령부가 작성한 재래식-핵통합 씨나리오에 따라 미 제국 전략사령부가 주관하고 한국군 전략사령부가 호응하는 식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한국군 합동참모본부는 2024년 4월 25일 ‘전략사령부 창설추진단’을 결성하고, 전략사령부 창설을 준비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테면, 한국군 합참본부는 ‘전략사령부 창설추진단’ 진영승 단장(공군 중장)을 2024년 7월 9일부터 10일까지 미 제국 전략사령부에 파견했다. 진영승 단장은 미 제국 전략사령부 청사에서 앤서니 카튼(Anthony J. Cotton) 미 제국 전략사령관을 만나 재래식-핵통합전략을 공동으로 기획하고 실행하는 문제, 재래식-핵통합 씨나리오를 검토하는 토의식 핵작전연습을 진행하는 문제를 협의했다. 2024년 8월 6일 윤석열 대통령은 전략사령부령을 대통령령 제34789호로 발표했다.

 

▲ 진영승 합동참모본부 전략사령부 창설추진단장이 7월 10일(현지 시각) 미국 전략사령부에서 앤서니 카튼 미 전략사령관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 합동참모본부

 

5. 재래식-핵통합 씨나리오 검토하는 토의식 핵작전연습

 

2024년 7월 30일부터 8월 1일까지 미 제국과 한국은 재래식-핵통합 씨나리오를 검토하는 토의식 핵작전연습을 진행했다. 토의식 핵작전연습은 2024년 8월 19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되는 ‘을지-자유의 방패’ 조선 침공연습에 포함될 것이라는 언론보도가 나왔으나, 미 제국과 한국은 ‘을지-자유의 방패’에 앞서 토의식 핵작전연습을 먼저 진행했다.

 

2024년 8월 1일 ‘연합뉴스’ 보도에 의하면, 미 제국 합동참모본부, 주한미제국군사령부, 한국군 합동참모본부는 2024년 7월 30일부터 8월 1일까지 경기도 평택에 있는 미제국군기지 캠프 험프리스(USAG Humphreys)에서 재래식-핵통합 씨나리오를 검토하는 토의식 핵작전연습을 했다고 한다. ‘철퇴(Iron Mace) 24’라는 명칭이 붙은 토의식 핵작전연습에는 미 제국 군부 인사들과 한국 군부 인사들 40여 명이 참가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토의식 핵작전연습을 주관해야 할 미 제국 전략사령부가 참가하지 않았고, 한국군 전략사령부 창설추진단도 참가하지 않은 것이다. 미 제국 전략사령부와 한국군 전략사령부 창설추진단이 참가하지 않으면, 토의식 핵작전연습을 할 수 없는데, 토의식 핵작전연습이 어떻게 진행된 것일까?

 

2024년 8월 1일 ‘연합뉴스’ 보도에 의하면, 캠프 험프리스에서 진행된 토의식 핵작전연습에서 참가자들은 “미국의 핵탑재 전략자산 전개 시 한국군의 재래식 능력 지원을 위한 공동기획 절차를 논의했다”라고 한다. 그러니까 토의식 핵작전연습을 하기는 했지만, 미 제국 전략사령부가 주관하고 한국군 전략사령부 창설추진단이 호응하는 재래식-핵통합 씨나리오는 검토하지 못했고, 재래식 씨나리오만 검토한 것이다. 이런 사정은 미 제국 합동참모본부, 주한미제국군사령부, 한국군 합동참모본부가 알맹이 없는 씨나리오를 검토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2024년 9월 7일 한국 국방부 발표에 의하면, 재래식-핵통합 씨나리오를 검토하는 토의식 핵작전연습이 2024년 9월 5일부터 6일까지 워싱턴에서 또다시 진행되었다. 2024년 9월 7일 ‘연합뉴스’ 보도에 의하면, 당시 워싱턴에서 진행된 토의식 핵작전연습에 마허 비타(Maher Bitar)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정보-국방정책조정관, 싸샤 베이커(Sasha N. Baker) 미 제국 국방부 정책차관 대행, 비핀 나랑(Vipin Narang) 미 제국 국방부 우주정책 수석부차관보, 허태근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참가했다. 이번에도 미 제국 전략사령부와 한국군 전략사령부 창설추진단은 참가하지 않았고, 핵협의그룹 구성원들만 참가했다.

 

2024년 9월 27일 ‘한국일보’ 보도에 의하면, 핵협의그룹은 재래식-핵통합 씨나리오 40여 개를 검토해왔다고 한다. 핵협의그룹이 검토했다는 40여 개의 재래식-핵통합 씨나리오는 미 제국 전략사령부가 작성한 것이 아니라 핵협의그룹이 작성한 것이다. 재래식-핵통합 씨나리오는 미 제국 전략사령부의 주관으로 작성되어야 하는데, 미 제국 전략사령부가 핵협의그룹에 참가하지 않았으므로 핵협의그룹이 재래식-핵통합 씨나리오를 제대로 작성하였을 리 없다.

 

2024년 9월 27일 ‘한국일보’ 보도에 의하면, 핵협의그룹은 2024년 9월 5일부터 6일까지 워싱턴에서 진행된 토의식 핵작전연습에서 조선인민군이 전술핵무기를 사용해 한국의 전략거점들을 타격하는 상황에 대처하는 씨나리오를 검토하지 못했고, 조선인민군의 전술핵타격 위협이 고조되는 위기 상황에 대처하는 씨나리오만 검토했다고 한다. 또한 보도에 의하면, 당시 핵협의그룹이 검토한 씨나리오는 한국의 전략거점들에 대한 조선인민군의 전술핵타격 위협이 고조되는 경우 미 제국이 B-1B 랜써(Lancer) 전략폭격기를 한국 공역에 출동시키는 씨나리오였다고 한다.

 

B-1B 랜써는 전술핵무기를 탑재한 핵전략폭격기가 아니라 정밀유도무기를 탑재한 전략폭격기다. 전술핵무기는 B-2 스텔스 핵전략폭격기와 B-52H 핵전략폭격기에 탑재된다. 핵전략폭격기는 미 제국 전략사령부가 운용하고, 전략폭격기는 미 제국 공군사령부가 운용한다. 지휘통제 계통이 서로 다르다. 2024년 9월 5일부터 6일까지 두 번째로 진행된 토의식 핵작전연습에 미 제국 전략사령부가 참가하지 않았으므로 핵협의그룹은 핵전략폭격기를 출동시키는 씨나리오를 검토하지 못했고, 전략폭격기를 출동시키는 씨나리오만 검토한 것이다. 이런 사정은 2024년 9월 5일부터 6일까지 진행된 제2차 토의식 핵작전연습이 2024년 7월 30일부터 8월 1일까지 진행된 제1차 토의식 핵작전연습과 마찬가지로 알맹이 없는 씨나리오만 검토한 자리였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런데 의문이 생긴다. 미 제국 전략사령부는 왜 재래식-핵통합 씨나리오를 검토하는 토의식 핵작전연습에 참가하지 않았을까? 만약 미 제국 전략사령부가 토의식 핵작전연습에 참가하면, 토의식 핵작전연습을 주관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미 제국 전략사령부는 비밀 핵작전계획을 토의식 핵작전연습 씨나리오에 어떤 형태로든 반영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하지만 미 제국 전략사령부의 핵작전계획은 외부에 절대로 공개해서는 안 되는 최고 국가기밀이므로 동맹국에 보여줄 수 없다. 미 제국 전략사령부가 재래식-핵통합 씨나리오를 검토하는 토의식 핵작전연습에 참가하지 않은 까닭은 최고 국가기밀인 핵작전계획을 한국 국방부에 보여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미 제국 전략사령부는 앞으로도 토의식 핵작전연습에 참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설령 미 제국 전략사령부가 토의식 핵작전연습에 형식적으로 참가하더라도 핵작전계획을 토의식 핵작전연습에 반영하지 않고 알맹이 없는 씨나리오만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국방부는 재래식-핵통합 씨나리오를 검토하는 토의식 핵작전연습에 집착하면서 전략사령부를 창설하기 위한 준비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토의식 핵작전연습은 알맹이 없는 씨나리오를 검토하는 ‘허풍선’에 불과하다. 김여정 부부장이 2024년 9월 24일 담화에서 미 제국 핵추진 잠수함의 한국 기항에 대한 표현 수위를 낮춘 것은 토의식 핵작전연습이 ‘허풍선’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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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김건희 여사 문제가 정국의 블랙홀… 尹 인식 전환 절실”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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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4/09/30 08:43
  • 수정일
    2024/09/30 08:43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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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동아일보 논설실장 “주가조작 의혹, 검찰 이제라도 정도 걸어야”

조선일보 “김 여사 여론 악화에 ‘김건희 때리기’ 결집하는 좌파 단체들”

이스라엘,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수장 암살… ‘커지는 전운’

기자명박재령 기자

  • 입력 2024.09.30 07:21

  • 수정 2024.09.30 07:24

▲윤석열 대통령(좌측)과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의 2024년 추석 인사 영상 갈무리. 사진=유튜브 '윤석열' 채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부터 공천 개입설까지,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논란이 가중되자 윤석열 대통령에 ‘김건희 리스크’를 해결하라는 촉구의 목소리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한국일보는 사설을 통해 “김건희 여사 문제가 정국의 블랙홀이 되고 있다”며 대통령의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고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최근 윤 대통령에 독대를 요청했지만 일주일 가깝게 답을 듣지 못하고 있다. 30일자 4면 <‘김 여사 리스크’ 민심 악화 속 독대도 난망… ‘사면초가’ 한동훈> 기사에서 한국일보는 “한동훈 대표가 ‘김건희 리스크’에 짓눌렸다”며 “한 대표가 김 여사 문제를 논의하고 싶다는 뜻을 전하면서 독대가 어려워졌다”는 여권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했다.

▲ 30일자 한국일보 사설.

한국일보는 사설 <윤 대통령, '김건희 여사' 문제 인식 전환 절실하다>에서 “김건희 여사 문제가 정국의 블랙홀이 되고 있다”며 “이런 와중에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지난 24일 당정 만찬에 대한 책임 공방으로 허송세월하는 모습은 개탄스럽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대통령실은 한 대표의 언론플레이를 탓하지만, 맹탕 만찬으로 끝난 것은 윤 대통령이 김 여사 문제에 대해 한 대표와 대화하길 꺼리기 때문”이라며 “무엇보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에 대한 사적 감정은 내려놓고 민심을 직시해야 한다”고 했다.

또 “한 대표와의 독대까지는 아니더라도 김 여사가 국정의 중대한 걸림돌이란 국민 인식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국정 책임자로서 윤 대통령은 민심 수습이 어려워지기 전에 김 여사 문제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고 실효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동아일보 “특검 여론이 60%를 넘는 현실 직시하길 바랄 뿐”

동아일보는 김건희 여사 관련 수사를 적극적으로 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는 검찰의 정상화를 촉구하는 칼럼을 냈다.

<“정치가 검찰을 덮어 버렸다” 지금은 뭐가 다른가> 칼럼에서 정용관 동아일보 논설실장은 “만약 집권 후 바로 도이치 사건 등에 대한 검찰총장 수사지휘권이 원상 회복됐으면 어땠을까. 검찰총장 지휘하에 김건희 여사 수사에 속도를 내고 그에 합당한 처분을 내렸다면 어땠을까. 그래도 명품백 같은 사건이 벌어졌을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국민 앞에서 자신이 했던 말과 대통령이 된 뒤의 행동이 다르진 않았다는 당당함은 보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 30일자 동아일보 논설실장 칼럼.

윤 대통령은 2020년 추미애 법무장관이 도이치 사건 등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배제하자 “검찰청법에 어긋나는 위법”이라고 반발한 바 있다. 정용관 실장은 검찰총장 수사지휘권 문제를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실망, 민심 이반의 핵심 고리’라고 분석했다.

정 실장은 “역린을 건드리지 않으려는 듯 요리조리 뭉개 온 한동훈 전 법무장관이나 박성재 법무장관도 ‘방조’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이제 심우정 총장의 시간이다. 수사지휘권 박탈 무효를 선언하든, 지휘권 복원을 공개 요구하든 결국 애초에 꼬인 매듭을 상식에 맞게 풀지 않고는 백약이 무효”라고 했다.

정 실장은 “총장을 패싱한 채 휴대폰까지 맡기고 경호처 부속 건물에서 방문 조사를 했던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이미 신뢰를 잃은 지 오래다. 최근 항소심에서 주가조작 방조 혐의로 유죄를 받은 또 다른 ‘쩐주’ 손모 씨와 김 여사는 구체적 실체가 다르다며 아무리 그럴듯한 법적 논리를 들이대며 방어벽을 쳐봐야 고개를 끄덕일 사람들은 별로 없을 것”이라며 “이제라도 검찰이 정도를 걸어야 한다는 얘기”라고 했다.

이어 “총장의 수사지휘권 박탈 파동 때 라임펀드 사건을 담당했던 한 검사장은 ‘정치가 검찰을 덮어 버렸다’는 말을 남기고 검찰 조직을 떠났다”며 “그때와 지금은 뭐가 다른가. 새 총장이 얼마나 뱃심 있는 인물인지 모르겠다. 특검 여론이 60%를 넘는 현실을 직시하길 바랄 뿐”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박근혜 탄핵 주도 좌파단체들 다시 움직이기 시작”

조선일보는 1면에 <‘김건희 때리기’ 결집하는 좌파> 기사를 냈다.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 ‘탄핵의 밤’ 행사(27일), 서울 숭례문 일대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퇴진 시국대회’(28일) 등을 거론하며 조선일보는 “야당 성향의 사회단체와 민주노총 등이 김건희 여사 관련 이슈를 고리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공세를 본격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이들을 지원하는 모습”이라고 했다.

▲ 30일자 1면 조선일보.

조선일보는 “촛불행동은 윤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탄핵 집회를 열기 시작해 지금까지 108차례에 이른다. 최근 김건희 여사 문제로 윤석열 정부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자 민주노총과 좌파 성향 단체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단체들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을 장외에서 주도했던 곳이기도 하다. 민주당에선 강득구 의원 등 일부가 탄핵 준비 의원 모임을 결성한 상태”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3면 <김여사 여론 악화에… ‘박근혜 탄핵’ 주도 좌파단체들 다시 움직여> 기사에서도 “정치권에선 민주당의 이런 움직임을 두고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과 10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장외 친야 세력까지 묶는 세력전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은 이번 주에 윤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과 해병대원특검법에 대해 재의를 요구하면 곧바로 재표결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야당들이 지난 19일 국회에서 일방 처리한 특검법안들에 대해 10월 4일까지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신문 1면 채운 헤즈볼라 수장 암살… “피의 보복 치닫는 중동”

이스라엘이 지난 27일(현지시간)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암살했다. 이란이 레바논 파병 가능성을 경고했고 친이란 무장세력 ‘저항의 축’이 보복을 암시하는 등 중동 지역의 정면 충돌 우려가 커지고 있다.

▲ 30일자 서울신문 1면.

30일자 아침신문 1면 상단은 관련 소식이 채웠다. 경향신문의 1면 제목은 <‘복수’ 꺼낸 이란… 중동 전면전 위기>이고 서울신문 1면 제목은 <‘피의 보복’ 치닫는 중동>이다. 조선일보는 <벙커버스터 100개로 암살, 폭주하는 이스라엘>라는 제목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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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즈볼라는 1982년 창설 이후 이란의 지원을 받으며 2006년 전면전 등 이스라엘과 여러 차례 무력 충돌을 빚었다. 지난해 10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전쟁이 발발하자 헤즈볼라는 ‘저항의 축’ 일원으로 참여해 활동했다. 사망한 하산 나스랄라는 32년간 헤즈볼라를 중동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조직 중 하나로 키운 인물이다.

▲ 30일자 경향신문 14면 기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모두 ‘정의의 조치’라며 이스라엘의 방어권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스라엘 측이 암살 작전을 사전에 미국과 공유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 미국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향신문은 뉴욕타임스(NYT)를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의 일부 참모들이 네타냐후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당선을 돕기 위해 이번 일을 벌인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하고 있다면서, 미 정부와 네타냐후 총리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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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023년 7월 12일 이화영 녹취록 "대질 명분, 검찰 막 훈련시켜 진술 맞춰"

지난 2022년 9월 27일 오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사전구속영장 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이때 구속된 이 전 부지사는 2024년 9월 현재까지 계속 구속 상태다.

ⓒ 연합뉴스

오는 10월 2일 이화영 전 부지사를 수사했던 박상용 검사 탄핵 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오마이뉴스>가 지난해 7월 12일 이 전 부지사와 변호사(현재 사임)의 구치소 접견 녹음파일과 녹취록을 입수했다. 수원구치소 변호인 접견실에서 단 둘이 약 40분간 이루어진 접견에서 이 전 부지사는 검찰과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회유와 압박에 의해 허위자백을 했다고 토로했다. 이 시점은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과 관련해 자신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연루 사실을 진술한 직후로, 검찰에 협조적인 자세를 유지하던 시기다.

현재 수원지방검찰청은 "이화영 피고인을 회유·압박하여 진술을 번복시키고 실체적 진실을 왜곡하려 한 것은 이화영의 배우자와 민주당 관계자"(23일 입장문)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난해 이 전 부지사가 검찰에 협조하던 시기에 자신의 변호인에게 털어놓는 내용은 검찰의 주장과 정반대다. 당시 이야기를 직접 들은 김형태 변호사(법무법인 덕수)는 그해 8월 8일 법정에서 검찰 측의 회유·압박을 주장하며 다투려고 했으나, 이 전 부지사가 만류하면서 변호인에서 사임했다.

이 전 부지사의 현재 변호인은 지난 26일 항소심 재판부에 이 녹취록을 제출했다. 변호인은 의견서에서 "2023. 7. 12. 접견 과정에서의 발언은 검찰의 압박 속에서 양심의 가책을 느낀 이화영 피고인이 신뢰할 수 있었던 김형태 변호사를 만나 심정을 토로한 것으로, 가장 진실에 가까운 진술"이라고 설명했다.

2023년 7월 12일이 왜 중요한가

이 녹취록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접견 시점이다. 2023년 7월 12일은, 이 전 부지사가 검찰 조사에서 '쌍방울에게 방북 관련 도움을 요청했고, 쌍방울이 대북송금을 대납했고, 이재명 전 지사에게도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직후이자, 이 전 부지사의 배우자가 법정에서 공개적으로 "정신차리라"고 소리치기(7월 25일) 전이다. 이후 9월 7일 재판부에 제출한 자필 진술서를 통해 자신의 검찰 진술을 전면 부인하기까지 약 두달간, 이 전 부지사는 검찰에 협조적인 자세를 유지하면서도 때로는 그와 반대되는 내용의 편지를 외부에 보내는 등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상황은 검찰 문서에서도 확인된다. 수원지검은 '민주당이 이화영을 회유했다'는 관점에서 경과를 정리한 문서('이화영에 대한 주변인물들의 회유 경과'. 아래 이미지 참고)를 그동안 몇차례 언론에 배포했다. 이에 따르면 이 전 부지사는 2023년 6월 9일부터 검찰에 협조적인 진술을 시작해 6월 30일 완료했는데, 민주당 측은 7월 13일부터 최측근과 배우자 회유를 시작한 것으로 되어 있다. 민주당의 회유는 그해 8월 계속 실패하다가 9월 7일 성공했다는 것이 검찰의 입장이다.

즉, 접견이 있었던 2023년 7월 12일은 이 전 부지사가 검찰에 협조적인 때이자, 검찰 주장에 따르면 민주당의 회유가 시작되기도 전이다.

수원지검이 작성해 언론에 배포한 '이화영에 대한 주변 인물들의 회유 경과' 문서.

ⓒ 수원지방검찰청

그날 이화영은 뭐라고 했나

그날 구치소 접견은 이 전 부지사가 김형태 변호사에게 급하게 요청하면서 이루어졌다. 전날인 2023년 7월 11일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이 전 부지사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대북송금과 관련해 이재명 대표의 이름을 처음으로 거론했는데, 이미 6월 검찰 조사에서 김성태의 진술에 일부 부합하는 진술을 했던 이 전 부지사가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대화의 맥락을 보면 이 전 부지사의 검찰 진술을 변호인들도 자세히 알지 못했다. 이 전 부지사는 대북송금 관련 자신과 김성태의 진술이 "팩트가 아니에요, 다"라면서 그렇게 진술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털어놨다.

① 검찰 → 김성태 → 이화영... "협박의 메카니즘"

구속중인 이 전 부지사는 당시 역시 구속중이었던 김성태 전 회장과 만난 상황을 이야기 했다. 이 전 부지사는 검찰이 김성태를 압박하고 있다고 했다.

- 이화영 : 지금 변호사님 급히 뵙자는 게, 김성태 쌍방울 회장 그자를 계속 검찰이 압박을, 게다가 이제 뭐 횡령 배임 뭐 해서 커지고, 뭐 한 열 몇 가지 혐의를 가지고 계속 이제 검찰의 압박을 받다 보니까, 어... 이제 검찰이 김성태 회장한테 하는 압박이 뭐냐면 '이재명을 불어라'라는 거예요. 그래서 몇 가지 이제, 나한테 김성태가 날 만나서 "이재명에 관련된 얘기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자기가 지금 몰려 있다." 그래서 "그게 뭐냐?" 그랬더니 뭐 변호사비 대납부터 해서 뭐 이재명 대표를 내가 모르게, 뭐 내가 모르게 도와준 것도 있는 모양이에요. 김용 뭐 측근도 있고 이런 것들이.

이렇게 검찰의 압박을 받는 김성태가 이 전 부지사를 압박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것을 "협박의 메카니즘이 만들어져 있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전날 김성태의 법정 증언도 "이재명 대표 수사하는 거에 대한 가이드"라고 해석했다.

- 이화영 : 어제 (법정에서 김성태가 증언을) 이재명 대표님 것만 해 가지고 "이재명 대표한테 내가 다 보고했을 거고, 다 알 거다" 이렇게 해 갖고 이재명 대표 수사하는 거에 대한 가이드를 그 친구가 냈고, 저를 이제 압박하는 마지막 카드가 이제 다음번에는 증언을, 내가 만약에 이거 인정하지 않으면, 자기가 진술한 거 인정하지 않으면 "이재명 대표에 관한 부분과 뇌물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내가 불리한 얘기를 다 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이제 협박의 메카니즘이 만들어져 있는 거여서, 제가 이제 어떻게 해야 되나 한번 말씀을 드리고 싶고...

② "딸들을 불러서 조사하겠다고"... 검찰의 이화영 직접 압박

이 전 부지사는 검찰이 주변 사람들에 대한 수사와 별건 수사를 통해 자신을 직접 압박하고 있다고도 했다. 특히 딸들을 뒤지고 있다고도 말했다.

- 이화영 : 제가 뭐 대북 송금에 대해서 어... 김성태한테 얼핏 들었던 거 같다고 이런 뉘앙스도 중간에 막 진술하고, 그럴 수밖에 없는, 막, 하도 제 주변 사람들 막 다... 그 뭐, 지금 바로 신명섭...

- 김형태 : 신명섭 잡아넣었지요.

- 이화영 : 구속됐지요. 또 제 사무장 하던 애 지금 맨날 불려가지요, 또 제 완전 별건인 뭐 장OO라고 하는 저희, 우리 이해찬 대표님을 도와주신 기업인 불러 가지고 아주 족쳐 갖고 그 양반 거의 죽을 지경까지 만들어 놨지요. 뭐 우리 집 다 털어 갖고 우리 딸들한테 제가 뭐 개인적으로 결혼할 때 뭐 현금 지원하고 이런 거 다 지금 털어놨지요.

- 김형태 : 그런 것도?

- 이화영 : 예.

- 김형태 : 증여라고요? 신고 안 했다고?

- 이화영 : 그러니까 딸들을 불러서 조사하겠다고, 증여뿐만 아니라 뭐 그 돈의 출처 뭐 이런 거 있지요.

- 김형태 : 음...

- 이화영 : 뭐 그리고 앤드(and), 그걸 또 김성태는 자기가 날 줬다라는 거지요. 뭐 그 돈을 더 줬다고.

- 김형태 : 그 돈을?

- 이화영 : 예. 또, 또, 하여튼 또 뇌물에 플러스알파 뇌물이 뭐 막, 4,5건 막 이렇게 만들어 가지고 뭐 거대한 프레임을 만들어서 저를 막 융단으로 압박을 하는 겁니다.

③ 이때 이미 등장하는 '진술세미나'... "막 네다섯 모아 갖고 검찰에서 진술 맞춰"

수원고등검찰청과 수원지방검찰청 입구.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했던 수원지금은 현재 이화영 전 부지사에 대한 회유·압박과 소위 '진술세미나' 의혹에 휩싸여 있다.

ⓒ 이정민

이 전 부지사는 올해 4월 4일 1심 법정에서 사건 관련자들이 수원지검에서 서로 입을 맞추는 "사실상 세미나를 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그런데 9개월 전인 지난해 7월 12일 접견에서 이 내용을 김형태 변호사에게 대략적으로 말했다. 이 전 부지사는 "3자 뇌물과 관련돼서 아직 기소는 안 돼 있는데, 이거와 관련돼 가지고 이재명 대표 기소를 거의 메이드(made) 한 거 같애요"라며 이렇게 말했다.

- 이화영 : 걔네들이 뭐 김성태 진술과 주변의 진술을 다 맞춰 가지고 뭐 삼인성호도 그런 삼인성호가 없지요. 뭐 한, 한, 한, 한 삼십인성호를 만들어 가지고 다 만들어 놨어요. 거기서...

- 김형태 : 핵심이 뭐예요?

- 이화영 : 어... 변호사, 아, 저 저, 스마트팜 비용을 제가 얘기해 가지고, 제가 부탁해 가지고 어... 자기가...

- 김형태 : 아, 김성태한테 부탁해서?

- 이화영 : 예. 김성태가 북한에 돈을 줬고, 내가.

- 김형태 : 이재명 지사를 위해서?

- 이화영 : 예. 내가 그걸 이재명 지사한테 말씀드렸고, 이재명 지사도 잘 알고, 그래서 이재명 지사가 김성태 어머니 모친상에 비서실장을 보내서 그, 그 돈 잘 받았다고 고맙다고, 비서실장이, 그분 돌아가셨거든요. 전OO 비서실장이라고. 아, 그거 그런 정황이 그 시기에 뭐 이렇게 있었다, 다 맞춰 놨고. 그 다음...

- 김형태 : 실제로 그런 게 있어요?

- 이화영 : 조문 간 거요?

- 김형태 : 조문은 뭐 갔겠지.

- 이화영 : 조문 갔고...

- 김형태 : 근데?

- 이화영 : 그건 전혀...

- 김형태 : 근데 거기서 진술을 뭐 저, "스마트팜 비용 부탁을 했다."

- 이화영 : 아, 전혀. 아니, 돌아가셨으니까 걔네들이 말, 다 말 만들어 낸 거고, 다 완전 걔네들이 나중에 보시면 알겠지만 대질, 대질신문이라는 명분 하에 자기들끼리 막 네다섯 명씩 모아 갖고 검찰에서 막 훈련을 시켜 갖고 다 진술을 맞춰 놓은 거예요.

④ "내가 이렇게 부탁한 걸로 하자"... 이화영과 김성태는 어떻게 말을 맞췄나

지난 7월 12일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경기 수원시 수원지방법원에서 진행된 뇌물공여 및 정치자금법위반, 외국환거래법위반 등 혐의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회유와 압박에 못 이긴 이 전 부지사는 결국 김 전 회장의 진술과 큰 틀에서 같은 맥락의 진술을 검찰 조사에서 하게 되는데, 그는 그 과정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 이화영 : 그래서 내가 (김성태에게) "야, 그럼 내가 너한테", 뭐 한참 뒤에 그, 뭐 "니가 북한하고 비즈니스 하는 거", 나중에 알아 가지고 뭐 2019년 7월달에 필리핀 대회라는 게 있었거든요. "그때 알아 갖고 내가 '너 북한하고 우리 지사님 방북 한번 부탁해 봐라.' 이렇게 부탁한 걸로 하고."

- 김형태 : (부탁한 걸)로 하자?

- 이화영 : 예, 하자. 응?

- 김형태 : 그걸 누구하고 얘기했어요?

- 이화영 : 김성태하고.

- 김형태 : 언제?

- 이화영 : 아, 최근에요.

- 김형태 : 법정, 검찰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 이화영 : 예 예. 하고, 그리고서...

- 김형태 : 같이, 그러니까 김성태하고 대질 비슷하게 조사를 받으면서?

- 이화영 : 예 예, 예.

- 김형태 : 아....

- 이화영 : 하고, 그다음에 "그거에 대해서 지사님한테 잠깐, 내가 국제대회 갔다 오면서 잠깐 간단히 말씀을 드렸다 치고".

- 김형태 : 음.

- 이화영 : "그다음에 니가 돈을 보내고 나중에 내가 퇴직", 내가 퇴임하거든요. "퇴임할 때 들어가서 그 말씀을 잠깐 전했던 걸로 하자. 이러면 되겠냐? 응?"

- 김형태 : 음.

- 이화영 : 그래서 (김성태가) "아, 앞의 뭐 스마트팜 다 인정해야 되고, 그럼 이거 인정하지 않으면 난 살 수가 없고, 난 지금 뭐 거의 미치고 환장할 정도로 이렇게 압박을 받고 있어서..."

- 김형태 : 그걸 검사 앞에서 그렇게 얘기를 해요? 아니, 하, 그런 일이 없는데 '~하자' 이렇게 서로 얘기를 했다는 거예요?

이 질문에 이 전 부지사는 "조심스럽다"면서 즉답을 피하는데, 김 변호사가 재차 "실제로 그랬다는 거야?"라고 묻자, "그렇지요"라고 답했다.

김형태 변호사의 조언 "없는 사실 바게인(bargain) 해 갖고 넘어가느냐? 못 넘어가"

당시 이 전 부지사는 일단 이렇게 진술을 해서 김성태와 검찰의 압박을 벗어나는 게 최선이라는 생각을 했던 걸로 보인다. 그는 대북송금 관련 김성태의 수많은 진술과 자신의 진술은 완전히 다르다면서 "작게 얘기하고 그렇게 가서 김성태를 덮고"라고 말했다.

하지만 상황을 모두 들은 김 변호사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핵심은 내가 검사라면 지금 다 잡아놓은 거지요. 딱딱 짚어놓은 거지, 지금 맥을"이라며 큰 틀에서 둘의 진술이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용산 참사 등 과거 굵직한 사건을 많이 했던 김 변호사는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이렇게 할 경우 끝이 안좋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당장 추가되는 부닥치는 고통을 피하기 위해서 임시적으로 그럴 수도 있어요. 근데 그런다고 해서 그게 피해지나? 내가 여태까지 한 케이스로 난 피한 거 하나도 못 봤어"라며 "그렇게 없는 사실을 바게인(bargain. 협상, 흥정) 해 갖고 있는 걸로 해 갖고 넘어가느냐? 못 넘어갔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뭐든 고려 안 하고 아니면 아니고, 기면 기고, 그게 나가는 게 끝에 가서는 제일 득이 된다"라고 설득했다.

노크 소리와 함께 교도관이 들어오면서 두 사람의 의견 차이는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접견이 끝났다. 이 접견 직후 이 전 부지사는 또 조사를 받기 위해 수원지검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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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영#김형태#김성태#수원지검#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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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대 "통치자가 김건희 아니냐는 의혹 확산"

전날 시민단체 집회에서 "대한민국이 '김건희 왕국'됐다"

박정연 기자 | 기사입력 2024.09.29. 14:08:09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부부께서 국민 민심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꼬집었다. 박 원내대표는 연일 윤 대통령 부부의 실정을 부각하며 여론전에 나서는 모양새다.

박 원내대표는 29일 방송된 '전국 9개 민방 공동 특별 대담'에서 "(김 여사가) 마치 통치자와 같은, V('VIP'의 준말)1과 같은 행동하고 있기 때문에 무도한 국정 운영 기조가 전환되어야 할 시점에 민심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거 아닌가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이 분노가 하나같이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향하고 있는데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서 용산(대통령실)이 아셔야 할 텐데 용산만 이 부분에 대해서 모르고 계시는 것 아닌가"라며 "문제가 무엇인지 모르는 게 참으로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특히 최근 마포대교 도보 순찰 등 논란이 된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행보에 대해 "지금 우리 국민들 사이에 용산에 V1이 있다, V2가 있다, 이런 말들이 있는데, 실질적으로 윤석열 대통령보다 더 많은 권한을 김건희 여사가 갖고 계신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마치 통치자와 같은, 정말 VIP 1과 같은 행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통치자가 김건희 여사 아니냐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며 "김건희 여사 리스크를 해소하지 않고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정상적인 국정운영은 불가능하다. 그게 바로 민심"이라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 서울프레스센터 앞에서 한 시민단체가 개최한 '윤석열 거부권 OUT 시민한마당' 집회에 참석해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이 '김건희 왕국'이 됐다"며 "검사 출신 대통령이 대놓고 '김건희 방탄'에 앞장서는 이게 나라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윤 대통령 본인과 배우자 김건희의 범죄 행위를 덮기 위한 게 아니라면 특검을 거부할 이유가 단 하나도 없다"며 "특검과 관련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명백한 수사 방해로 범죄를 비호하는 대통령은 대통령의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진정한 주인은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이라며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씀을 따라 깨어 있는 시민과 무도한 정권의 폭정을 끝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정연 기자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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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내부 “방송4법 폐기, MBC 끝까지 짓밟겠다는 맹목적 의지”

언론노조 MBC본부 “온갖 위법 드러나며 잠시 제동이 걸렸을 뿐, 尹정권이 MBC 장악 음모를 멈출 리 없다”

기자명정철운 기자

  • 입력 2024.09.28 17:41

▲윤석열 대통령과 MBC.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지난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과 방송통신위원회법 개정안 재표결이 국민의힘 반대로 재적 3분의2를 넘지 못했다. 이로써 일명 ‘공영방송 정치독립법’이 또 한 번 폐기됐다. MBC 기자·PD 다수가 소속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26일 성명을 내고 “거부권 말고는 할 수 있는 것도, 하고자 하는 의지도 없는 대통령, 대화와 타협의 시도조차 하지 않는 집권 여당이 만들어 낸 역사적 비극”이라며 “방송3법 거부는 어떻게든 MBC를 장악하겠다는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해당 개정안을 “방송장악4법”으로 부르며 “언론의 자유와 민주주의 위협하는 법”이라고 규정했고 김태규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은 방송3법 개정안을 두고 “공영방송 이사진 구성을 편향적으로 만들 우려가 있고, 공영방송의 공적 책임 실현을 제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언론노조 MBC본부는 “공영방송의 사장 선출에 국민이 직접 참여하고, 공영방송 이사 추천 권한을 학회와 직능단체 등으로 넓혀 집권 세력에 따라 공영방송이 좌지우지되는 폐해를 반복하지 않게 하자는 것이 어떻게 언론의 자유를 위협하고 방송의 공정성을 훼손시킨다는 말인가”라고 되물으며 “어이없고 뻔뻔하며 정말이지 못된 프레임”이라고 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정부 여당을 가리켜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공영방송을 탄압하고, 민간에 팔아넘기고, 아예 없애버리는 등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고 모조리 정권의 발아래 두겠다는 것”이라며 이번 방송4법 폐기의 목적이 “아직 미처 장악하지 못한 공영방송 MBC를 끝까지 짓밟겠다는 맹목적 의지”라고 주장했다. MBC본부는 “온갖 위법이 드러나면서 법원에 의해 잠시 제동이 걸렸을 뿐, 윤석열 정권이 MBC 장악 음모를 멈출 리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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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본부는 “집권 이후 한 것이라고는 방송장악밖에 없는 정권이지만, 아무리 방송을 장악해도 스스로 재촉하고 있는 몰락의 징후들은 절대 숨겨질 수 없다.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영부인의 다채로운 비위들, 그리고 그것을 감추고자 아무 거리낌 없이 자행되는 불공정과 내로남불 등 상상을 초월하는 뉴스를 접하는 국민들의 분노는 이미 임계점을 넘어섰다. 윤석열 정권에 대한 국민적 심판은 이미 끝났다”고 주장했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27일 “방문진 인사 선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 인용에 이어 법원이 어제 ‘바이든 날리면' 보도를 이유로 MBC에 부과된 과징금 3000만원에 대한 효력을 정지했다. 이로써 방심위 및 22대 총선 선거방송심의위가 MBC를 상대로 결정한 법정제재 18건 모두 집행정지됐다”며 “집행정지 가처분의 연이은 인용은 윤석열 정권의 방송장악·언론탄압 폭주에 대한 사법부의 엄중한 경고”라고 강조했다. 이어 “언론을 ‘입틀막’해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처참할 지경의 국정실패와 하루가 머다하고 쏟아지는 대통령 부부의 의혹들을 감추겠다는 저열한 술수에 국민은 더 이상 속지 않을 것”이라며 “윤석열 정권의 파렴치한 방송장악·언론탄압에 맞서 방송4법을 재추진하고, 언론의 자유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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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때문에 눈치봐야 하는 우리는 스스로 '담요부대'라 불렀어요"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를 말하다] 주한미군의 역사 = 여성인권 침해의 역사

안김정애 평화를만드는여성회 대표 | 기사입력 2024.09.29. 05:01:58

"자네는 경비대를 창설한 사람 아닌가. 우리 장교들을 하나하나 잘 아니까 누가 총참모장이 돼야 할지 그 능력을 잘 알 것이란 말이야."

대한민국 대통령 이승만이 미국 군사고문단장 로버츠 대령의 보좌관인 하우스만 대위에게 대한민국의 육군 참모총장 감을 천거해 보라고 하면서 한 말이다(짐 하우스만/정일화 공저 ,[한국 대통령을 움직인 미군 대위:하우스만 회고록], 한국문원, 1995, 164쪽).

아무리 신생국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일국의 최고 통치권자라는 자가 미국의 일개 육군 대위에게 제 나라의 육군을 총지휘할 참모총장 후보를 천거하라고 요청했다는 사실은 외국군 주둔사로 점철된 이 나라의 역사에서도 일찍이 찾아볼 수 없었던 외세 의존의 극치를 보여 준다.

주한미군은 대한민국의 역사와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대한민국을 만들고, 지키고 유지시킨 물리적 기반이자 절대 규정력으로 존재하고 있다. 그리고 오늘날도 미군 철수 얘기만 나오면 보수든 진보든 자지러질 듯이 비명을 지른다. 평등한 한미관계는 불가능하다고 아예 못 박은 자들의 대미추종은 오늘도 계속된다. 이런 상황에서 주한미군에 의한 여성인권침해에 대한 기록과 목소리는 깡그리 무시되어 왔고, 그 단적인 예가 현재 벌어지고 있는 동두천 시장과 시의회가 합작해서 벌이고 있는 동두천 옛 성병관리소의 철거다.

주한미군은 한반도의 외국군 주둔사에서도 전례가 없는 몇 가지의 기록을 세우고 있다.

첫째, 역사상 가장 최장기간의 주둔군으로 기록되고 있다. 1945년 9월 8일에 이 땅에 첫 발을 디딘 후로 2024년 9월 현재까지 79년간 이 땅에 주둔하고 있으며, 앞으로 얼마나 더 지속될지 예측이 불가능하다. 유사 이래 수많은 외국군대가 이 땅을 거쳐 갔지만 이처럼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주둔한 외국군은 없었다. 임오군란 이후 들어온 청국 군대는 3년, 아관파천 직후 러시아 군사교관단은 1년 반, 해방 후 북한에 진주한 소련군은 3년, 한국전쟁 당시 중국인민지원군으로 참전한 중국군은 8년, 일제의 조선주둔군도 36년을 넘기지 못했다. 13세기 원나라가 100년 가까이 고려내정에 간섭했지만 주한미군처럼 상시적으로 대규모 군대를 주둔시킨 것은 아니었다.

둘째, 유사 이래 주둔 규모에서 최대이다. 미군은 한국전쟁 기간 중 최대 30만 명이 주둔한 것을 비롯해 80년 가까이 상시적으로 3만 명 가량을 주둔시켜 왔다. 한국전쟁 당시 북한에 파병된 중국인민지원군이 최대 135만 명에 달한 적도 있지만, 이것은 전쟁기간 중의 일시적인 현상이었으며, 일제의 조선 주둔군도 상시 병력으로는 2개 사단 4만 명을 넘지 않았다.

셋째, 장기간에 걸친 대규모 병력 주둔의 필연적 결과로서 전 국토가 미군 기지화되었다는 사실이다. 오늘날 전국의 명산 치고 미군기지가 들어서지 않은 곳이 없으며, 전국의 대도시 치고 미군이 주둔하지 않은 도시가 없다. 이처럼 전 국토를 기지화한 외국군은 우리 역사에 없었고, 외국에서도 그 예를 찾기가 어렵다. 일제의 쇠말뚝이 한반도 국토의 정기를 끊어 놓았다고 하지만 미군기지에 의한 국토의 황폐화는 이에 비할 바가 아니며, 미군이 전국 도처에 차지하고 있는 7,455만평의 기지와 훈련장은 일제의 조선주둔군 기지를 왜소하게 만들 정도이다.

주한미군은 한국전쟁 직후인 1953년 10월 1일에 체결된 한미상호방위조약과 SOFA(한미주둔군지위협정)에 의해 권리로서 한국정부로부터 무제한의 토지 공여를 받고 있다(한미상호방위조약 4조, 미합중국의 육군, 해군과 공군을 대한민국의 영토 내와 그 부근에 배치하는 권리를 대한민국은 이를 허여하고 미합중국은 이를 수락한다). 전세계 해외 주둔 미군 가운데 유일하게 사유지까지 무상으로 공여받고 있다.

넷째, 이 땅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의 1차 적이 우리의 형제자매인 동족이라는 사실이다. 이것은 신라가 당나라 군대를 끌어 들여 동족인 백제와 고구려를 멸망시킨 이래 1,300여 년 만에 재현된, 외국군을 매개로 한 동족상잔의 비극이다. 단일민족임을 자랑해 온 우리 민족이 신라 이래 외국 군대와 한 편이 되어 동족의 다른 쪽을 철천지원수로 삼아 총칼을 겨눈 일은 없었다. 물론 원나라의 고려 침략 당시 몽고군과 고려군이 합세하여 삼별초군을 토벌한 동족상잔의 예가 있긴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일부 반발세력을 상대로 한 국지전 수준이었다.

미국은 2차세계대전 종전 시 대일전 처리안으로 당시 연합국인 소련에게 한반도의 38선 분할을 제안했고, 소련은 별다른 이의없이 이를 수락함으로써 전쟁주범인 일본이 분할되는 것이 아닌 한반도의 분할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미군의 진주는 소련군의 남하를 저지하기 위한 ‘대소 응급조치’로, 미국의 대한정책이 전무한 가운데 졸속으로 취해진 것이었다. 3년간 지속된 미군정은 친일파 청산과 자주적인 통일독립정부 건설이라는 한반도인들의 열망을 처음부터 깡그리 무시한 채, 해방 후 자생적으로 조직된 인민위원회를 부정하고, 한민당을 중심으로 한 친일 보수세력과 보조를 같이 하면서 남한 단독정권의 틀을 만들어 나갔다. "미군정의 목표는 소련이 고무하는 국내 혁명의 조류를 저지할 ‘보루’를 만드는 것"(브루스 커밍스, (김주환 역) [한국전쟁의 기원(상)], 청사, 1986, 232쪽)이었다. 미국의 NSC48과 NSC68은 대소봉쇄정책안이었다. 당시 진주한 대부분의 미군은 "한국인은 열등 노예급"이라는 일본인들의 말을 더 신뢰했다. 주한미군사고문단은 제주 4•3항쟁과 여순항쟁 시 미국이 후원하는 이승만 정권의 생존 능력을 시험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로서 판단하고, 이승만 정권 보호를 위해 현장에서 작전계획을 수립하고 감독했다. 제주에서는 초토화 작전 진두지휘, 폭동 진압군에 대한 교육, 포로심문과 게릴라 수색을 위한 미군 정찰기 파견, 제주도 연안 완전 봉쇄, 국방경비대와 경찰전투원, 식량, 무기 등을 수송하였다. 여순에서는 좀 더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개입을 하였는데, 순천 탈환 후 고문단이 작성한 진압작전은 4F(Finding-Fixing-Fighting-Finishing)전술로 알려졌는데, 이는 흩어진 반군을 찾아서-고정시킨 후-싸워서-끝낸다는 것으로, 14연대 반란 진압의 작전 수립 및 전술 전개의 지침이 되었다. 이 때도 역시 제주도에서와 마찬가지로 고문단은 진압군측에 각종 무기• 탄약• 휘발유• 수송기• 정찰차• 식량 등을 무제한 공급하였다. 제주 4•3항쟁과 여순항쟁 시 국가공권력에 의한 민간인집단학살의 과거사 문제와 이행기 정의는 현재진행형이다.

다섯째, 우리 땅에 미국 주소를 버젓이 갖고 있는 외국군이라는 괴이한 현실이다. 세계 최대의 해외 주둔 기지라는 평택 미군기지는 여의도 면적의 5배에 달하는 444만 평의 땅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 속의 ‘미국 도시’로서, 주한미군과 가족 4만 3천 명이 거주하고 있다. 학교와 주요 소매점, 은행 등 지원시설을 갖춘 이 곳의 모든 건물들은 용산 기지 때와 마찬가지로 미국 캘리포니아 주소를 갖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무엇보다도 중요한 기록으로는 주한미군의 역사는 여성인권 침해의 역사 그 자체라는 사실이다. 이는 여러 생존피해자들의 증언에 의해 확인된다.

▲ 경기도 동두천시 소요산 입구의 옛 성병관리소가 폐허로 남아 적막하다.이 건물은 한국전쟁 이후 미군 상대 성매매 종사자들을 관리하기 위해 정부가 운영했다가 1996년에 폐쇄했다. 동두천시는 소요산 관광지 확대개발사업으로 성병관리소 건물을 철거할 계획이다. 그러나 참여연대, 정의기억연대 등 58개 시민단체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근현대사의 아픈 과거를 보여주는 상징적 공간으로 보존가치가 큰 근대문화유산"이라며 철거 계획에 반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지촌의 형성

주한미군 기지촌의 본격적인 형성은 1957년 7월 경 유엔군사령부가 도쿄에서 서울로 이전할 무렵 정부 부처인 보건사회부, 내무부, 법무부 장관 등 3개 기관장은 ‘유엔군 출입 지정 접객업소 문제 및 특수 직업여성(속칭 위안부)들의 일정 지역에로의 집결문제’에 관하여 논의를 갖고 위안부들을 일정 지역으로 집결시키기로 합의하였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유엔군 주둔지를 중심으로 서울에 접객업소 10개소, 인천에 댄스홀 12개소, 부산에 댄스홀 2개소 등을 미군 위안시설로 지정하고, 미군과 한국 정부가 공동으로 성병 대책위원회를 조직하여, 이들 시설에서 일하는 여성들에 대한 성병을 조직적으로 관리하기로 하였다.

보건사회부는 관리를 체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1954년 2월 2일, 법률 제308호로 구 전염병예방법을 제정하고, 1957년 2월 28일부터 시행하였으며, 같은 날 대통령령 제1257호로 구 전염병예방법 시행령을 제정• 시행하였다. 구 전염병예방법 제8조 2항(특별시장 또는 도지사가 성병에 감염되어 그 전염을 매개할 상당한 우려가 있다고 인정한 자는 주무부장관의 정하는 바에 의하여 성병에 관한 건강진단을 받아야 한다)과 시행령 제4조 2항 3조(위안부 또는 매음행위를 하는 자 1주 2회)에 의해 기지촌 미군위안부들은 정기적인 검진을 강요당했다.

정부는 유엔에서 1950년 3월 21일에 체결된 ‘인신매매금지 및 타인의 매춘행위에 의한 착취금지에 관한 협약’에 가입하고, 1962년 5월 14일, 조약 제933호로 발효시켰음에도 불구하고, 1962년 내무부, 법무부, 보건사회부의 공동지침으로 성매매업이 가능한 104개의 ‘특정지역을 설치 관리하였다. 이 때도 역시 구 식품위생법과 전염병예방법 및 시행령에 의한 위안부에 대한 정기적 성병검진이 의무화되었다.

보건사회부는 보건소를 통해 성병을 관리했는데, 보건소를 설치할 수 없는 지역에는 기타 의료기관에 성병관리를 전담하도록 대용진료소를 지정하였다. 위안부들은 단속에 걸리지 않으려면 보건소에 등록하고, 월 2∼8회 검진을 받아야 했다. 비감염자로 판명되었을 때는 ’건강증‘에 도장을 받고 영업을 계속할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건강증을 압수 당했으며, 경찰은 보건사회부의 관리정책에 협조하여 건강증 없이 영업하거나 성병검진을 기피하는 여성들을 단속했다. 이후 정부는 위안부들을 ’지역재건부녀회‘에 가입시켜 등록하도록 하였다가 정부 주도의 재건국민운동이 해체되면서 위안부 등록은 자치회인 ’자매회‘가 담당하는 것으로 변경하였고, 보건증을 일원화된 카드제인 ’검진증‘으로 바꾸었다.

검진증을 발급받은 위안부는 매 주 검진을 받아야 했고, 감염자로 판명되면 낙검자 수용소로 보내져 강제치료를 받아야 했다. 등록과 성병검진을 기피하는 여성들에 대해 정부와 미군의 합동 단속이 수시로 실시되었는데, 정부 측에서는 보건소 직원과 자매회가, 미국 측에서는 S-5(민사과) 미군이 주로 참여하였다. 그 외에도 보건소와 경찰이 주도하는 단속(이른바 ’토벌‘)과, 성병에 걸린 미군이 자신과 성매매를 한 상대여성을 지목하는 미군의 ’컨택‘(Contact tracing, 접촉자 추적조사) 등이 수시로 실시되었다. 이처럼 성병에 감염된 미군으로부터 상대방으로 지목된 위안부는 검진증 소지 여부와 상관없이 곧바로 낙검자 수용소로 보내져서 강제수용 상태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다.

정부는 1969년부터 ’기지촌 정화운동‘을 추진하여, 1971년 12월 22일, 기지촌정화위원회를 발족하고, 1972년 2월에 박정희 대통령이 사인이 들어간 ’기지촌 종합대책‘을 발표하였다. 기지촌 정화운돈 중 ’성병관리정책‘은 성병교육과 의무적인 성병 검사, 엄격한 접촉확인 체계의 제정과 강화로 구성되었다. 미군이 그 숫자를 기억하였다가 의료 당국에 알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지촌 위안부 여성들은 가슴에 번호 또는 영어로 쓰인 명찰이나 보건증을 착용해야 했다.

1980년대 이후에도 보건사회부는 성병진료지침을 하달하여 위험집단을 중심으로 강제검진과 치료를 시행하도록 하였다. 내무부는 1984년 기지촌 주변 종합개발계획을 수립하여 ’외국군이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갖고 출국할 수 있도록‘ 환경을 쾌적하게 만든다는 취지가 포함된 기지촌 환경 개선 사업을 시행하였다.

미군 MP는 한국 경찰, 보건소 직원 등과 함께 단속을 나왔고, 정부는 위안부들에게 "일본한테 미군 뺏기지 말라"(엄00)고 교육했다.

미군에 의한 여성 살해사건

정부가 파악한 미군범죄건 통계는 1967년 SOFA 발효부터 2002년까지 총 52,000건으로, 미군과 군속 범죄 가담자는 총 5만9000명이다. 그러나 시민사회단체 추정은 총 100,000건 이상으로 나타나고 있고(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이 가운데 미군에 의해 살해된 기지촌 위안부 살해사건은 우리가 알고 있는 윤금이 사건 외에도 수없이 많다. 그 중 가해자가 확인된 사건만 추리면 다음과 같다.

0 이00. 25세. 1977. 6. 12, 미공군 1중대 스티브 알랜 타워맨, 목졸라 살해, 방에 석유를 뿌리고 불을 질러 사체 유기

0 윤00. 20세. 1980. 11, 미육군 K-16기지 셔링 데이빗, 술에 취해 발기하지 못하는 것을 비웃었다는 이유로 브래지어로 목졸라 죽임.

0 박00. 25세. 1990. 6. 28, 동두천 여관에 1주일간 미군과 투숙하던 중 변사체로 발견

0 윤금이. 26세. 1992. 10. 28, 미2사단 25보병연대 케네스 리 마클, 머리를 콜라병으로 난타, 자궁과 항문에 맥주병과 우산을 꽂아 살해

0 성명불상. 1967. 10. 21, 미1군단 유니스2세, 매매춘 후 화대를 요구한다는 이유로 목을 조르고 커튼에 불을 지른 후 도주

0 윤0. 햇살사회복지회 생존자 목격 증언(2021. 6. 1)

가해자 미군헌병 벨. 살림을 차렸던 여동생 윤경이 어느날 밤 목졸려 살해당함. 어린 아기가 기어와서 나에게 "이모, 이모, 엄마가 자"라고 하면서 나를 깨웠다. 가 보니 목 졸려 죽어 있었다. 경찰에 신고해서 경찰과 기자들이 많이 몰려 왔는데 경찰이 "그냥 덮어라"고 하면서 사건을 무마시키고 쉬쉬했다.

미군과 결혼하려고 할 때부터 윤경 집에서는 불량해 보여서 반대했다고 한다.

다음 날 범인이 잡혔는데 바로 미국으로 출국시켰다더라.

아이는 홀트에서 데려간 것 같다.

0 강00. 17세. 여공. 1970. 10. 10, 미36공병대 매추스. 강간 치사)

0 권00. 57세. 1973. 11. 19, 페르크 제임스, 뺑소니 치사)

0 김00과 두 자녀. 1994. 6. 미 플로리다 주 포트 월튼 비치 소재 자택에서 김00씨(33세)와 두 자녀가 남편 에드워드 쟈크레브스키 공군중사에 의해 살해된 채로 목욕탕 욕조에서 발견. 사고현장을 수사했던 수사관은 선혈이 낭자한 3구의 시체가 사지가 절단된 채 욕조에 쳐 박혀 있었으며, 집안에서 발견된 중남미 사탕수수밭에서 사용되는 60센티미터가 넘는 큰 칼이 범행에 사용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수사관은 사건현장을 "지금까지 보아온 사건 중 최악의 참혹한 상태"였다고 표현했다.

김00은 1962년 경상남도 울산에서 태어나 진주전문대학을 졸업하고 사망하기 12년 전인 1982년 연애하던 미군과 결혼, 도미했다. 그러나 미국에 가자마자 이혼하고 현재의 남편과 재혼했으며, 울산 공군 기지로 발령받은 남편 자크레브스키와 함께 1989년부터 3년간 울산에서 거주하다 1992년 9월 다시 도미, 남편 직장인 에글린 공군부대 인근에서 살아 왔다.

0 이00. 1996. 9. 7. 오전 10시경 경기도 동두천시 보산동의 셋집에서 이기순씨(44세)가 예리한 흉기로 목이 반쯤 잘린 상태로 숨져 있는 것이 발견. 경찰은 작은 칼로 목이 반쯤 열리도록 잘라놓은 잔인성과 사건 장소가 미군기지 인근이라는 점, 군화 발자국 등으로 미군의 소행으로 짐작. 범인은 미 2사단 소속 뮤니크 에릭 스티븐 이병으로, 경찰에 의해 9월 11일에 검거. 징역 10년 실형 확정. 이기순씨 유족들은 국가배상심의위원회에 국가를 상대로 1억 7천만원의 배상신청을 냈고, 위원회에서는 9천만원으로 산정하여 미군측에 통보. 1997. 3. 28. 미군측은 이기순씨 유가족에게 7천 8백만원의 배상금을 지급하겠다고 최종 통보.

0 허00. 1998. 1. 의정부시 고산동에서 핸릭스 티모시 제롬은 허00씨를 폭행하여 사망케 하고 자신의 범죄를 숨기기 위해 사체를 불태움. 폭행치사죄로 기소.

0 김00. 2000. 2. 서울 이태원의 미군전용 아마존 클럽 종업원 김00씨가 크리스토퍼 메카시 상병에 의해 살해됨. 사건 수사 결과 메카시 상병이 피해자에게 변태적인 성행위를 요구하였으나 거절 당하자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밝혀짐.

아래의 사례는 미군의 범죄자 옹호와 불평등한 SOFA 규정으로 인해 가해자를 확인하지 못한 채 종결된 사건이다.

0 서00. 68세. 2000. 3, 의정부시 고산동에서 속옷차림으로 구타사망, 갈비뼈가 모두 부러진 채 발견. 목격자의 증언에 의하면, 사건 전 날 피해자가 한 미군과 함께 방으로 들어갔으며, 곧 싸우는 소리가 났다고 함. 피의자 2002 미국 출국. 두레방 활동가들이 문제 제기 강력하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윤금이 사건 등 기지촌여성 피살사건을 주로 조사했다는 수사경찰이 비협조적으로 나왔다. 단서도 없고 자료도 없고 어디에선가 막힌다는 식으로. 두레방 활동가들이 국과수 부검현장에 입회하기도 했으나 결국 범인을 잡지 못했다. 두레방에서 주민등록증을 만들어 주고 월요일에 전달할 예정이었는데 전 주 금요일 밤∼토요일 새벽에 돌아가셨다. 주인집 아주머니가 수사에 도움을 안 주었다.

0 이00. 1999. 9, 동두천시 보산동 자기 방에서 3일 만에 사망 시신으로 발견. 새움터 직업재활센터에서 근무 중. 당시 동거하던 미군이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었으나, 미군 당국의 비협조와 한국 경찰의 무성의한 수사로 인해 사인 불명의 미제사건으로 종결.

0 신00. 1999. 1, 동두천시 보산동 전깃줄로 목졸려 사망, 시신에 립스틱으로 ‘창녀’라고 씌어 있었으나, 수사 진전 없이 종료. 사건현장의 벽에는 ‘Whore’ 글씨가 있었으며, 피해자의 몸에서 발견된 정액에 대한 DNA 검사 결과 외국인에게 많이 나타나는 염색체 구조가 확인되었으나 범인 미 검거. 시민단체가 동거 중인 미군 중사를 용의자로 지목했으나 미제로 남음.

0 박00. 1998. 8, 전북 군산, 흉기에 찔려 사망, 미군 용의자를 검거했으나 미군 당국의 비협조로 수사진전 없이 종료.

0 정00. 1996. 3, 대구 대명동, 호텔에서 목졸려 숨진 채 발견, 경찰이 미군 용의자를 확인했으나 이미 출국.

0 손00. 1968. 9. 15, 열차 안 미군용백에서 변사체로 발견

이 외에도 성폭행, 성추행, 폭행, 방화 사건은 부지기수이다.

생존 여성들의 증언

기지촌 위안부 피해생존 여성들은 미군의 폭행과 사망, 사기행각에도 한국과 미국정부로부터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한 사실을 증언하고 있다.

미군 폭행에 의해 사망해도 경찰 효력 없었다.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못 했다.

우리 의사를 무시했다. 우리는 약자였다. 우리를 우습게 봤다. 한국 경찰들이 우리 편을 안 들었다. 우리가 미군에 의한 피해를 신고하면 15일씩 구류처분을 했다.

미군 폭행으로 한 여성이 죽도록 맞았는데 가해자에게 아무런 조치 안 하고 그냥 미군부대 안으로 들여 보냈다.

미군이 돈도 훔쳐갔다. 나도 당했다. 세븐 클럽에서 일할 때 한 미군에게 화대 달라고 하니까 폭행하더라. 그 때 앞 이빨 한 개가 나갔다.

미군들이 사기도 쳤다. 국제결혼한다고 해 놓고 도망가고. 피엑스 물건 사 준다 해 놓고 돈 가로채고.

송탄에서 기지촌여성 시체 본 적 있다. 미군이 구타 폭행으로 살해.

이00란 여성은 미군병사로부터 관자놀이를 맞고 죽었다. 흑인병사를 손님으로 받는 ‘검둥이 언니’였다. 가족이 가해자로부터 합의금 400만원을 받았는데 나중에 여기 언니와 결혼해 살았다. 미군은 처벌 받지 않았다. 미군은 헌병이 데리고 갔다(김00).

미군범죄를 직접 목격한 이 여성들은 직접 시신을 찾아내어 미 헌병대에 인계하고 미군에게 강력항의하기도 했다.

미군과 결혼한 여성이 3개월 만에 집을 나와 기지촌에서 일하는 것을 알고 산에 끌고 가 죽였다. 우리가 시체를 찾아 냈다.

다른 한 건은 여성을 시멘트 바닥에 내동댕이 쳐서 사망하게 한 사건이다.

우리가 미 헌병대에 잡아서 인계했는데, 미군부대는 중상 시 15일, 경상 시 3∼4일 외출금지령을 내렸다(한00).

미군은 기지촌 미군 위안부 여성들에게 마약을 소개하기도 했다.

의정부에서 미군이 권해서 코퀭(코카인)을 하게 됐어. 한 미군이 코카인을 하자고 해서 나를 취하게 만든 후 성관계를 하고 나에게 준 화대를 다시 빼앗아 가기도 했지. 코카인이 없을 때는 대마초를 하였는데, 동네에는 대마초를 파는 아저씨, 할머니들이 있어서 그들에게서 사서 했지. 어떤 미군이 권한 코카인을 하다가 부작용으로 토하고 해서 밖으로 나와서 계속 토하다가 펌프에 머리를 박고 쓰러지기도 했어.

이 여성들은 한미군사합동훈련 시에도 동원되었다.

Team Spirit에 따라 간 적 있다. 브라보 홀 근무 시 업주가 "따라 갈 사람 같이 가자"고 해서 빚 갚아 보려고 간 적 있다. 깡시골이었는데 밤에 업주가 둘둘 말린 모포를 한 장 주고 밤에 야산으로 가면 "여기서 기다려라. 미군이 올 거다"고 해서 기다렸다.

화대를 직접 돈으로 받지 않았다. 업주가 대신 군표를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Team Spirit이 있다고 하면 홀이 텅텅 비었다.

경북 예천에서도 훈련이 있었는데, 대구까지 기차로 가고 다음에 택시 타고 들어갔다. 한 할머니가 얻어준 방에서 영업을 했다.

보건소 직원이 Team Spirit까지 따라왔다. 본인은 예천보건소에서 나왔다고 했는데, 우리 여성들을 검진했다(국가배상 소송 시 김00 증언, 2015. 9. 11. 금. 1400. 서울지법466호).

이 여성들은 스스로를 ‘담요부대’라고 불렀다.

빚 때문에 포주 눈치를 봐야 해서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클럽여자들이 따라 나섰어요. 우리가 간 곳은 포항 근처였죠. 미군들이 수도 없이 많았는데, 팀스피리트 훈련을 하고 있었어요. 훈련장 근처 언덕에 가건물들이 있었고, 우리들 말고도 많은 기지촌여자들이 와 있더군요. 그 건물 안엔 누군가 미리 천으로 칸을 만들어 놓았는데, 우리더러 그 안에 한 명씩 들어가서 미군을 받으라고 했어요. 우리는 하루에 20-30명이 넘는 미군을 상대했어요. 끔찍했지만 돈 벌겠다는 생각으로 이를 악물었죠. 그러다가 훈련장소가 옮겨지면 우리도 짐을 챙겨 따라 다녔어요. 담요 한 장 달랑 들고 다니는 우리들은 스스로를 담요부대라고 불렀어요(이00).

미군은 성병관리소에서 직접 투약과 약제 통제를 하였다.

송탄 K-55에서 하얀 가운을 입고 미군이 나옴. 미군이 페니실린 606호 약병을 들고 직접 투약. 빈 병을 수거해 감. 당시 한국인들이 반쯤만 투약하고 빼돌려 팔아 먹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었고, 약품 제공자는 미군이었다(김00).

여주는 성환병원이야. 일주일에 한 번인지 5일에 한 번인지 나와서 검진해. 임질 바이러스다 뭐가 있으면 미군부대에서 직접 나와서 고쳐. 그리고 일도 못 해. 딱 부대정문에 붙여. 아무개 보건증 남바 그거 해 가지고 성병 그거 몇 프로다 그래갖고 정문이다 홀이다 다 붙여놔. 못 들어가게... 검사 떨어지면 하루 한 번씩 주사, 다음 검진 때까지. 다음 검진 때 현미경 보고 깨꿋하면 검진증이 나와(이00).

파주 선유리에 사시던 박00은 2012년 국가손해배상 소송을 준비하던 우리에게 신신당부하셨다. "이왕 시작할 거면 같이 끝장을 보자. 확실하게 해라. 팔 걷어 부치고 독하게 해라. 이번에 온 길이 헛되지 않게 하라. 여성들이 수천명 죽어 나갔다" 박00은 2023년 7월에 영면에 드셨다. 이제는 안보라는 이름으로, 한미동맹이라는 이름으로 내 몸이 미군에게 팔려나가고 폭력으로 멍이 들지 않는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시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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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조국 ‘명·국대전’ 된 영광…‘영광’ 안을 자는 누구

입력 : 2024.09.29 09:00 수정 : 2024.09.29 10:12

이효상 기자

10월 16일 영광군수 재선거…민주당 텃밭에 혁신당 도전장

지난 9월 24일 전남 영광군 영광읍 터미널사거리에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출근길 시민들에게 10·16 영광군수 재선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간경향] “군수 선거인데 대통령선거보다 더 해. 어제(9월 23일)는 이재명 대표가 왔고, 오늘은 조국씨가 요 앞 사거리 신호등에서 손 흔들어주고. 대표들까지 줄줄이 오는 건 첨 봤어. 완전 대선이야.”

전남 영광군의 영광터미널시장에서 식료품 가게를 운영하는 정모씨(67)는 근래 TV에서나 보던 정치인들을 코앞에서 보는 일이 잦다. 오는 10월 16일 열리는 영광군수 재선거 때문이다. 인구 5만1000명의 작다면 작은 지방자치단체, 잔여 임기 20개월의 군수를 다시 뽑는 선거치고는 열기가 뜨거워도 너무 뜨겁다. 주민들 스스로 “민주당의 텃밭”이라고 부르는 이 지역에 조국혁신당(혁신당)이 도전장을 내면서 선거 분위기는 한껏 고조되고 있다. 지난 9월 24일 영광군을 찾아 이번 재선거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혁신당 ‘고인물론’에 선거판 출렁

주민들은 과열 분위기가 싫지만은 않은 기색이다. 이날 오후 영광종합버스터미널 대합실 TV의 뉴스 방송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광 거리 유세 장면이 나오자 한 무리의 노신사들은 TV를 가리키며 “여 거시기 나왔네”라며 반색했다. 터미널 인근 카페에는 “조국씨도 아까 저 앞에 있더만”이라며 삼삼오오 이야기를 나누는 이들도 있었다.

영광군수 재선거에 민주당은 영광군의원과 전남도의원을 지낸 장세일 후보(60)를, 혁신당은 사회복지학자 장현 후보(67)를 냈다. 추석 전후 이뤄진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

한발 먼저 움직여 이 선거판을 띄운 건 혁신당이다. 조국 혁신당 대표는 지난 7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호남 전체에서 민주당(집권)은 30여 년이 넘었다”며 “당대표가 된다면 첫 번째 할 일이 10월 16일 (재보궐선거를)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대책 회의”라고 했다.

혁신당이 꺼낸 민주당 ‘일당 독점론’, ‘고인물론’은 영광 주민들에게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는 듯 보였다. 영광에서 농사를 짓는 60대 함상호씨는 “여그는 한 간디(군데)만 거시기했는디, 한쪽만 계속하면 좋을 게 없다. 경쟁하는 게 더 낫다. 혁신당이 열심히 한다. 잘하면 될 것도 같다”고 했다. 영광터미널시장에서 만난 70대 시민도 “무조건 민주당이라는 인식이 바뀌어야지”라고 했다.

켜켜이 쌓인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도 있다. 민주당세가 강하다 보니 그간 이 지역에서는 민주당 당내 경선이 본 선거 못지않게 중요했다. 민주당 공천 경쟁이 치열했고, 잡음도 많았다. 혁신당의 장현 후보 역시 이번 재선거에서 민주당 경선 예비후보로 등록했다가, 경선 직전 후보 선출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민주당을 탈당했다.

물론 이를 곱지 않게 보는 시선도 있다. 40대 황모씨는 “민주당에 계시다가 마지막에 혁신당으로 가셨다. 안 될 것 같으니까 탈당한 것 아닌가”라고 했다.

반면 선거철마다 나오던 공천 잡음의 연장선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있었다. 50대 시장상인 임모씨는 “경선 과정이 잘못됐다. 민주당 찍어주기 싫다”고 했다. 택시기사 조모씨(68)도 “지난 총선 때도 이석형 후보를 컷오프했는데 경선 과정이 투명하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영광이나 함평에서는 이개호 의원이 표 많이 못 받았다”고 했다. 국회의원선거에서 영광군은 담양·함평·장성군과 한 선거구로 묶여 있는데, 민주당 이개호 의원이 지난 22대 총선까지 내리 4선을 했다. 지난 총선에서 이개호 의원이 민주당 후보로 단수공천되자, 컷오프된 이석형 후보가 “황제·밀실·셀프공천”이라 반발하며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토백이 민주당, 이변 없다”

지난 9월 23일 낮 전남 영광군 영광터미널시장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혁신당이 조국 대표의 현장 숙식 선거운동인 ‘호남 월세살이’, 현장 최고위원회의 개최 등으로 발 빠르게 움직이자 민주당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민주당은 지난 9월 23일 영광에서 최고위를 개최하고 이튿날에는 또 다른 군수 재선거 지역인 곡성으로 향했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도 호남 월세살이에 나섰다. 군수 선거에 양당 대표가 열을 올리는 건 이 선거 결과에 따라 야권 내 위상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혁신당이 선전한다면 당장 2026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당내 경선 결과에 불복한 인사들이 줄줄이 ‘민주당 탈당-혁신당 입당’을 할 수 있다.

텃밭을 수성해야 하는 민주당의 전략은 ‘정권심판론’이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9월 23일 영광에서 “이번 선거는 군수가 누가 되느냐의 문제가 아닌 정권에 다시 회초리를 들어 책임을 묻는 선거”라고 했다. “선거 결과에 따라 민주당 지도체제 전체가 위기를 겪을 수 있다”고도 했다.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민주당 박지원 의원도 “10월 재보선부터 경쟁구도로 가면 진보세력의 분화가 시작된다. 지금은 단결해서 정권교체에 매진해야 한다”고 했다.

민심의 반향은 크지 않아 보였다. 영광읍에서 농약사를 운영하는 60대 김영순씨는 “지방선거는 하등의 당이 필요없당게. 물론 대선 같으면 이재명씨 가는데, 이번에 혁신당한테 간다고 배신한 거는 아니고”라고 했다. 약국을 운영하는 A씨도 “군수 선거에서 혁신당을 찍는다고 분열은 아니죠”라고 했다. 60대 택시기사 황모씨도 “대선도 아직 멀었잖아요. 위기라고 하는 게 옛날엔 먹혔지만, 인자는 안 먹힌다. 여기 사람들 수준이 그렇게 낮지 않다”라고 했다.

물론 민주당이 믿을 구석은 있다. 오랜 지지세다. 택시기사 황씨는 “여기가 토박이 민주당이다. 손님들 태우고 돌아다녀 보면 큰 변화 없다”고 했다. 영광터미널시장에서 만난 60대 남성도 “나만 해도 옛날에 평민당(평화민주당) 가입을 했던 사람이다. 하루아침에 바뀌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거대 야당으로 규모면에서 혁신당을 압도한다는 점 역시 이점이다. 40대 황씨는 “아무래도 당에 힘이 있는 쪽을 뽑는 게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열띤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는 진보당이 변수를 만들 가능성도 있다. 진보당은 이번 재선거에 농민운동가 이석하 후보(53)를 냈다. 50대 시장상인 임씨는 “2파전이 아니라 3파전이다. 진보당이 새벽같이 집게 들고나와서 쓰레기 다 줍고, 할매들 고추도 다 따주고 마음을 흔든다. 보이는 거로는 월등하다. 열심히 하는 걸 봐선 기회 한번 줬으면 싶다”고 했다. 식료품 가게를 운영하는 정씨도 “진보당 사람들이 하루 이틀이 아니라 몇 달 전부터 거리를 싹 다 청소하고 있다. 당선되면 그때뿐 아니냐. 군민을 위해 애쓰는 사람 뽑아줘야 한다”고 했다. 바닥 민심은 흔들었지만 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70대 택시기사 박모씨는 “칼도 갈아주고, 논에 풀도 베 주고 이보다 더 잘할 수 없이 잘하는데 이게 참 표로는 안 갈 것 같다”고 했다.

“당보다 인물을 보겠다”는 의견도 많았다. 영광은 지난 8번의 군수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5번, 무소속 후보가 3번 당선됐다. 때때로 민주당 지지세에 변화도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전임 강종만 군수는 무소속으로 선거에 나서 2번 당선되고도 뇌물수수,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2번 다 중도에 하차했다. “어떡하면 한 푼 뜯어 먹을까, 전부 그런 놈들 아니냐(80대 시민)”는 정치혐오가 민심 깊숙한 곳에 자리한 배경이다.

그간의 군정에 대한 불만도 크다. 영광군은 재정자립도는 낮지만 원자력발전소가 내는 지방세(지역자원시설세), 국·도비 보조금 등으로 인해 예산 규모가 작진 않다. 지난해 영광군은 국·도비 보조금 112억원을 반납하고도 남은 돈(순세계잉여금)이 370억원에 달했다. 예산을 과다하게 짰거나 비효율적으로 예산을 운영했다는 얘기다. 남아도는 예산에 장현 혁신당 후보는 전 군민에게 영광행복지원금 120만원 일괄 지급을, 장세일 민주당 후보는 군민 1인당 연간 100만원의 기본소득 지급을 공약했다. 적재적소에 자원을 배치하는 정교한 정책공약이라기보단 선심성 공약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40대 후반의 택시기사 B씨는 “돈 준다 하는데, 누가 돼도 주니까 이놈 저놈 찍지 않겠어요? 정작 필요했던 방폐장 관련 시설은 딴 데 가버리고. 젊은 사람들이 할 일이 없어요. 제가 여기서 20년 택시 몰았는데 변한 게 없습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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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1, V2 윤건희 정권 퇴진하라" 숭례문~용산 행진

▲ 시국대회에 등장한 "윤건희정권", "윤건희일당" 피켓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준), 전국민중행동, 자주통일평화연대, 전국비상시국회의 주최로 28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 앞에서 열린 '퇴진 광장을 열자! 9.28 윤석열 정권 퇴진 시국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윤석열 정권을 규탄하고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 이정민

▲ "윤석열 정권 퇴진 광장을 열자!"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준), 전국민중행동, 자주통일평화연대, 전국비상시국회의 주최로 28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 앞에서 열린 '퇴진 광장을 열자! 9.28 윤석열 정권 퇴진 시국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윤석열 정권을 규탄하고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 이정민

"우리는 V1, V2 복수 대통령(윤석열·김건희 부부 지칭)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 무슨 해괴한 일입니까. 김건희 같은 대통령 부인을 본 적이 있습니까. 국회의원 공천에 개입했느니, 장성 별 다는 데 개입했느니 참으로 해괴한 일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외칩시다. 복수 대통령 정권 퇴진하라." - 김상근 전국비상시국회의 상임고문

윤석열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단체와 시민들이 10월 국민투표, 11~12월 총궐기를 예고하는 집회를 전국에서 열어 "반민생, 반민주, 반헌법, 반평화 윤석열 정권은 지금 당장 퇴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전국민중행동·자주통일평화연대·전국비상시국회의는 28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숭례문에서 시국대회를 개최해 "박근혜 퇴진 광장을 열어냈던 우리가 앞장서서 퇴진 광장을 열어낼 것"이라고 발표했다.

집회에는 농민·노동·빈민·여성·교육·청년·대학생 단체와 시민들이 참여해 숭례문~서울시청 인근의 한쪽 방향 차선을 가득 메웠다. 정당 중엔 조국혁신당, 진보당, 정의당이 참석했다. 이들은 집회 후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 인근까지 행진했다.

서울뿐만 아니라 14개 지역(부산·대구·광주·대전·울산·창원·춘천·천안·청주·의성·전주·순천·무안·제주)에서도 집회가 진행됐으며 주최 측은 "전국에서 4만여 명 국민들이 윤석열 퇴진의 첫 마중물이 되고자 모였다"라고 전했다.

"포기하면 윤석열 정권만 웃어"

▲ "윤석열 정권 퇴진 광장을 열자!"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준), 전국민중행동, 자주통일평화연대, 전국비상시국회의 주최로 28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 앞에서 열린 '퇴진 광장을 열자! 9.28 윤석열 정권 퇴진 시국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윤석열 정권을 규탄하고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 이정민

▲ "윤석열 정권 퇴진 광장을 열자!"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준), 전국민중행동, 자주통일평화연대, 전국비상시국회의 주최로 28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 앞에서 열린 '퇴진 광장을 열자! 9.28 윤석열 정권 퇴진 시국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윤석열 정권을 규탄하고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 이정민

숭례문 앞 집회에선 강새봄 진보대학생넷 대표, 김식 한국청년연대 상임대표, 김준영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위원장,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양옥희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회장, 이도흠 민주평등사회를위한전국교수연구자협의회 사회개혁특별위원장, 최영찬 빈민해방실천연대 공동대표,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한미경 전국여성연대 대표가 함께 무대에 올라 "이대로는 못 살겠다. 윤석열 정권 끝장내자"라는 내용의 결의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 공안탄압 자행, 민주세력 탄압 ▲ 노동기본권·노동조합 부정 ▲ 농업 파괴, 농민 말살 ▲ 부자 감세, 민생 파탄 ▲ 성평등정책·여성인권 후퇴 ▲ 전쟁 조장, 대북적대 일관 ▲ 역사·영토·항일 정체성 부정 등을 윤석열 대통령의 실정으로 언급하며 "10월 8일 시작되는 윤석열 정권 퇴진 국민투표를 광범위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노동자는 현장에서, 농민들은 들녘에서, 빈민들은 노점에서, 학생들은 학교에서 퇴진의 국민적 요구를 모아낼 것"이라며 "이러한 국민의 뜻과 힘을 모아 11월 9일, 11월 20일, 12월 7일로 이어지는 윤석열 정권 퇴진총궐기에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투쟁사를 발표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도 "윤석열 정권은 감옥으로 가야 할 부정한 범법자 집단이다. 나라와 국민을 팔아먹는 진정한 반국가세력 윤석열 정권을 이제 끝장내자"며 "우리는 윤석열 정권 퇴진을 위해 국민투표에 나설 것이다. 11~12월로 이어지는 총궐기에 다시 한번 항쟁을 조직하자. 이 땅의 주인은 윤석열이 아니라 우리라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자"고 밝혔다.

이어 "포기하고 멈추면 웃는 것은 윤석열 정권이다. 그 꼴은 못 보겠다"며 "탄압에 신음하고 고통 속에 눈물 흘리는 노동자·민중을 위해 우리가 싸우자"라고 덧붙였다.

집회 사회를 맡은 고미경 민주노총 사무총장은 "윤석열 정권 퇴진에 한마음, 한뜻을 가진 우리는 동지"라며 "물가폭등 의료대란 윤석열은 퇴진하라", 친일매국 역사왜곡 윤석열은 퇴진하라", 노동탄압 농업파괴 윤석열은 퇴진하라", "퇴진밖에 답이 없다 윤석열은 퇴진하라" 등의 구호를 요구했다.

집회 참석자들은 "윤석열 정권 퇴진하라", "퇴진 광장을 열자", "윤석열 탄핵", "김건희 특검", "윤건희 정권 타도" 등이 적힌 피켓을 든 채 사회자가 선창한 구호에 호응했다.

"퇴진보다 중요한 것 있나, 단일대오 만들자"

▲ 용산으로 행진하는 "윤석열 정권 퇴진 시국대회" 참가자들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준), 전국민중행동, 자주통일평화연대, 전국비상시국회의 주최로 28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 앞에서 열린 '퇴진 광장을 열자! 9.28 윤석열 정권 퇴진 시국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용산 대통령실 방향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

ⓒ 이정민

이날 집회 무대에 오른 김상근 전국비상시국회의 상임고문은 "윤석열 검사가 대통령이 된 첫날부터 걱정했다. 평생 남의 죄만 찾아 추궁하는 일을 했던 검사가 과연 경제를 알까. 노동, 과학, 문화, 문명, 정치, 국회를 알까 생각했다"며 "이태원 거리에서 시민 159명이 숨졌고 멀쩡한 해병이 익사 당했다. 국가가 (이태원 참사 희생자에 대해) 책임을 졌나. 명령을 내린 사단장을 최고 권력이 비호하고 있는데 장병을 국가가 제대로 보호하고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기괴한 윤석열 정권은 퇴진하라'고 외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윤석열 정권 퇴진 운동의 갈래가 여럿이다. 그러나 지금 윤석열 정권 퇴진보다 더 중요한 게 무엇인가. 단일대오를 만들자"라고 강조했다.

이홍정 자주통일평화연대 상임대표도 "일본의 군국주의 무장화 지원에 앞장서는 것은 물론, 심지어 독도 공유설 등 (윤석열 정부를 향한) 영토주권 포기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친일 파시스트 세력의 국책기관 장악, 교과서 왜곡 등 윤석열 정권의 친일역사쿠데타는 일련의 사대매국 정책과 함께 추진되고 있다"며 "모든 것을 다 퍼주고도 '중요한 건 일본의 마음'(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 발언)이라는 윤석열 정권을 그대로 두고선 주권도, 평화도, 역사정의도, 국민의 안전도 지킬 수 없다"고 비판했다.

▲ 용산으로 행진하는 "윤석열 정권 퇴진 시국대회" 참가자들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준), 전국민중행동, 자주통일평화연대, 전국비상시국회의 주최로 28일 오후 서울 중구 숭례문 앞에서 열린 '퇴진 광장을 열자! 9.28 윤석열 정권 퇴진 시국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용산 대통령실 방향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

ⓒ 이정민

박석운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 공동대표는 "(윤석열 정부는) 중소상인 폐업자가 100만 명이 넘어서고 있는데도 부자감세로 사회복지 예산을 대폭 축소해 노동자, 농민, 빈민, 서민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며 "노동자 실질임금은 3년 연속 하락하고 있는데도 오히려 반노동·극우 김문수를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임명하며 노동자와의 전쟁을 선포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쌀값이 끝을 모르고 하락하고 있음에도 저관세 수입을 멈추지 않고 턱없이 모자란 시장 격리로 오히려 농민을 우롱한다"며 "건설업자를 살리려고 부동산 가격 부양책을 쓰며 서울 아파트 가격은 끝을 모르게 폭증하고 있고 가계 부채는 천정부지로 올라갔다. 서민들의 피땀으로 건설업자만 배불리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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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정권#퇴진#집회#김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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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의 아픔을 함께 한 자주평화원정단

  •  미군기지자주평화원정단
  •  
  •  승인 2024.09.27 00: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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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전국 미군기지 자주평화원정단 ‘유엔사 후방기지를 가다’ - 세번째 오키나와평화공원

미군기지를 반대하는 국내 활동가들이 일본 유엔사 후방기지를 탐방하고 있다. 이들 원정단은 9월 22~26일까지 일본 본토 후방기지와 오키나와 후방기지를 둘러보았다. 세번째 방문지는  '오키나와평화공원'이었다.<편집자주>

2024 전국 미군기지 자주평화원정단 넷째 날, 원정단은 오키나와에서의 마지막 일정으로 ‘오키나와평화공원’과 ‘쓰시마마루기념관’에 방문했다.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곳 ‘오키나와평화기원공원’
 
원정단은 오키나와 전쟁에서 가장 희생자가 많았던 남쪽 끝에 위치한 오키나와평화기원공원에 방문했다. 우리는 이곳에서 조선인 위령탑, 자료관, 평화의 광장, 평화의 비 등을 찾았다.
 
1992년에 만들어진 오키나와평화기원공원은 전쟁 당시 희생된 적군, 아군, 주민을 가리지 않고 모두를 기리는 마음에서 건립되었다고 한다.

한국인위령탑

 

한국인위령탑(사진제공: 원정단)
한국인위령탑(사진제공: 원정단)

 우리는 제일 먼저 한국인위령탑으로 이동했다. 위령탑은 1975년에 세워졌으며, 1972년 오키나와가 일본 본토로 복귀된 지 3년 만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오키나와에서 희생된 조선 사람들을 위로하는 것이라면 ‘조선인위령탑’이라고 명명해야 하는 게 아닌가?
 
현장에서 전해 들은 바, 오키나와가 일본 본토로 복귀되면서 본토에 있는 교포, 변호사, 시민단체, 그리고 조총련에서 오키나와 전쟁에서 희생당한 사람들의 위령탑을 세우기 위한 움직임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당시 일본 정부와 한국의 박정희 정부가 이에 관여하게 되면서 ‘한국인위령탑’이 되었고, 매년 재일한국인단체인 ‘민단’이 이곳에서 위령제를 지내고 있다. 위령탑에 새겨진 필체 역시 박정희의 필체라고 한다.

위령탑 앞에서 해설하는 오키미토 후키코 선생(사진제공: 원정단)
위령탑 앞에서 해설하는 오키미토 후키코 선생(사진제공: 원정단)

 ‘한국인위령탑’을 둘러보던 중, 원정단에서는 오키나와 전쟁에서 조선인 희생자들에 대한 조사가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오키나와평화기원공원의 해설을 맡았던 오키모토 후키코(오키나와 시민단체인 恨(한)의 碑(비) 모임 회원이자 향토사학자) 선생은 일본에서 학생운동하고 오키나와 반환될 무렵에 평화운동에 나섰다고 한다. 한국 정부조차 노력하지 않은 오키나와의 조선인 유골을 발굴을 사비로 진행하고 희생자의 호적과 유족을 찾아다니셨다고 했다. 그렇기에 우리는 생생하고도 자세한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일본 정부는 오키나와 전쟁에서 희생된 조선인을 420명 사망으로 발표했다. 동굴에 숨어있다가 죽고, 길가에서 죽는 등 무차별적 학살로 남겨진 유골은 밭일하다가도 발견된다고 한다. 그렇게 각 지역에서 발견된 유골은 화장시켜 버린 탓에 유전자 검사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해 들었다. 현재 화장하지 않은 유골은 700구가 존재하고, 지금도 유골은 계속 발견되고 있어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너무나 오랜 시간이 흐른 탓에 원활한 검사가 이루어지기에는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자료관
 
원정단은 다음으로 오키나와평화공원 자료관을 들렀다. 입구에서부터 오키나와 전쟁의 생생한 흔적을 마주할 수 있었다. 전쟁 당시에 폭발하지 못한 불발탄이 바닥에 전시되어 있었다. 현재도 오키나와에서 발견되고 있어 경찰에 신고하는 일이 다수 존재한다고 한다.

 
자료관에 전시된 오키나와 전쟁 당시의 불발탄(사진제공: 원정단)
자료관에 전시된 오키나와 전쟁 당시의 불발탄(사진제공: 원정단)

이 밖에도 자료관에는 잔인했던 전쟁 당시 현장의 사진과 영상이 전시되어 있었고, 오키나와 전쟁의 포로였던 사람들(당시 어린이~청소년)의 증언자료가 비치되어 있었다. 전후 사람들의 생활과 미군정의 모습, 미군정이 끝나고 일본 본토에 복귀되는 과정이 담겨 있었다.
 
자료관에서는 미군정 이후를 광복으로 표현하고 있지만, 우리는 오키나와 주민들이 여전히 미군기지 반대를 외치고 모습을 지난 이틀간 지켜보았다. 오키나와에서 미군기지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못한 현실이 안타까움을 가지게 했다.
 
한국은 광복 80년을 앞두고도 ‘미완의 해방’이라 표현한다. 아직 한국 땅에도 전쟁을 몰아붙이는 미군기지가 들어서 있고, 분단과 갈등, 한미·한미일 동맹으로부터 평화와 외교 주권을 침해받고 있다. 신냉전 대결에 앞장서있는 미국에게서 받는 고통의 시간은 이로 다 말할 수 없다.
 
 쓰시마마루 기념관
 

쓰시마마루 기념관에 오르는 원정단(사진제공: 원정단)
쓰시마마루 기념관에 오르는 원정단(사진제공: 원정단)

쓰시마마루 기념관은 1944년 8월 21일, 오키나와에서 출항한 ‘쓰시마마루호’가 미군의 격침으로 수장된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건립되었다. 태평양전쟁 당시 미군이 오키나와를 향해 압박해 오자 일본 정부에서는 본도(규슈)와 대만으로 노약자, 여성, 어린이들을 소개(疏開)하던 상황이었다. 승무원과 대부분이 학생들인 승객 1,788명을 태운 쓰시마마루호는 나하항을 출항하였지만 결국 8월 22일 밤, 미군의 어뢰공격으로 수많은 승선자들이 수장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배와 함께 가라앉아 사망했고 생존자는 단 280명뿐이었다. 현재 해저 887m에 쓰시마마루호가 그대로 남아있다고 한다.
 
당시 유족들은 쓰시마마루호가 격침되었다는 사실 자체를 알지 못했다. 일본 정부가 전투에서 패배했다는 사실을 감추고자 사건에 대해 발설하지 못하게 한 것이다. 이 사건을 접하고서 원정단은 일제히 우키시마호 사건을 떠올렸다. 올 9월 일본 정부가 우키시마호 사건 79년 만에 승선자 명부 일부를 한국에 전달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침몰원인 조사와 희생자 유족에 대한 구제, 일본 정부에 대한 사죄배상 요구 등 그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는 상황이다. 쓰시마마루호의 비극이 조선의 비극과 너무나 겹쳐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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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는 못살겠다. 윤석열 정권 끝장내자”

27일 저녁, 윤석열 정권 퇴진 4차 대전시민대회 개최

  • 기자명 대전=임재근 객원기자 
  •  
  •  입력 2024.09.28 01:15
  •  
  •  댓글 0
윤석열 정권 퇴진 4차 대전시민대회가 27일 저녁 7시, 둔산동 은하수네거리에서 열렸다. 시민대회가 시작된 장소는 지난 2016-2017년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가 열렸던 은하수네거리와 대전시교육청 네거리 사이 도로였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윤석열 정권 퇴진 4차 대전시민대회가 27일 저녁 7시, 둔산동 은하수네거리에서 열렸다. 시민대회가 시작된 장소는 지난 2016-2017년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가 열렸던 은하수네거리와 대전시교육청 네거리 사이 도로였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행진 퍼레이드는 힘찬 구호와 노래가 울려 퍼졌다. 때로는 디제잉 구호가 외쳐지면서 행진은 마치 축제를 연상케 하기도 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행진 퍼레이드는 힘찬 구호와 노래가 울려 퍼졌다. 때로는 디제잉 구호가 외쳐지면서 행진은 마치 축제를 연상케 하기도 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윤석열 정권 퇴진 4차 대전시민대회가 27일 저녁 7시, 둔산동 은하수네거리에서 열렸다.

이번 대전시민대회는 앉아서 진행하는 집회 없이 주로 행진을 진행하며 발언과 공연, 집단 퍼포먼스 등을 배치해 역동적이고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퇴진 퍼레이드 형식으로 진행됐다. 퇴진 퍼레이드를 위해 모인 장소는 지난 2016-2017년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가 열렸던 은하수네거리와 대전시교육청 네거리 사이 도로였다.

행진 퍼레이드 시작에 앞서 김율현 윤석열정권퇴진대전운동본부 공동대표(민주노총 대전본부장)는 스카이 크레인 위에 올라 대회사로 참가자들에게 호소했다.

김율현 공동대표는 “윤석열 정권 집권 2년 반 만에 대한민국은 나락으로 떨어졌다.”며, ▲헌법 유린 ▲민주주의 파괴 ▲미국 추종 ▲전쟁위기 고조 ▲친일역사쿠테타 ▲민생 파탄 등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이대로는 못살겠다”며, “윤석열 정권을 퇴진시키자”고 호소했다.

그는 또한 “박근혜 정권을 권좌에서 끌어낸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낸 주역이었던 노동자, 농민, 빈민, 서민, 민주인사들은 다시 윤석열 정권에 맞서 투쟁할 것이며, 함께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에 나설 것”이라 말하며, “반국가세력 운운하며 윤석열 정권에 비판적인 국민을 적으로 규정하는 윤석열 정권에서 맞서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율현 윤석열정권퇴진대전운동본부 공동대표(민주노총 대전본부장)는 행진 퍼레이드 시작에 앞서 스카이 크레인 위에 올라 대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김율현 윤석열정권퇴진대전운동본부 공동대표(민주노총 대전본부장)는 행진 퍼레이드 시작에 앞서 스카이 크레인 위에 올라 대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윤석열 정권 퇴진 4차 대전시민대회에서 행진 퍼레이드에 나서 참가자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윤석열 정권 퇴진 4차 대전시민대회에서 행진 퍼레이드에 나서 참가자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대회사가 끝나자마다 참가자들은 행진 퍼레이드에 나섰다.

방송 장비를 실은 3대의 트럭이 각각 대열 선두에 서며 시작된 행진 퍼레이드는 힘찬 구호와 노래가 울려 퍼졌다. 때로는 디제잉 구호가 외쳐지면서 행진은 마치 축제를 연상케 하기도 했다. 행진 중간에는 윤석열 정권의 문제점을 규탄하는 각계의 발언이 이어지기도 했다.

발언에 나선 손정호 건설노조대전세종건설지부 타설지대장은 노동탄압을 일삼고 민생파탄까지 내모는 윤석열 정권을 규탄했다. 신문수 보건의료노조 대전충남본부장은 의료대란 해결을 촉구하며 윤석열 정권에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구김본희 대전지역대학생공동체 ‘궁글림’ 부대표는 역사왜곡과 친일정치에 몰두하는 윤석열 정권을 규탄했다.

윤석열 정권 퇴진 4차 대전시민대회에서 행진 퍼레이드에 나서 참가자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윤석열 정권 퇴진 4차 대전시민대회에서 행진 퍼레이드에 나서 참가자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윤석열 정권 퇴진 4차 대전시민대회에서 행진 퍼레이드에 나서 참가자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윤석열 정권 퇴진 4차 대전시민대회에서 행진 퍼레이드에 나서 참가자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은하수네거리를 거쳐 방죽네거리, 정부청사네거리까지 가서 유턴 후 은하수네거리까지 되돌아온 행진 대열은 그곳에서 맞이하는 노래패 ‘놀’의 노래공연을 들으며 걸음을 멈췄다. 정리집회는 ‘대전에서 퇴진광장을 열자!’는 글자가 쓰인 가로 5m 세로 30m 대형현수막을 참가자 머리 위로 덮는 퍼포먼스로 마무리했다.

‘대전에서 퇴진광장을 열자!’는 글자가 쓰인 가로5m 세로 30m 대형현수막을 참가자 머리 위로 덮는 퍼포먼스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대전에서 퇴진광장을 열자!’는 글자가 쓰인 가로5m 세로 30m 대형현수막을 참가자 머리 위로 덮는 퍼포먼스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윤석열 정권 퇴진 4차 대전시민대회에서 마무리 집회를 하고 있는 참가자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윤석열 정권 퇴진 4차 대전시민대회에서 마무리 집회를 하고 있는 참가자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윤석열정권퇴진대전운동본부가 주최한 이날 윤석열 정권 퇴진 4차 대전시민대회에는 2,500여명이 참석했다.

윤석열정권퇴진대전운동본부는 민주노총대전본부, 대전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성서대전, 대전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대전충남겨레하나 등 윤석열 정권의 반민주, 반민생, 반평화 정책 및 검찰독재에 반대하는 대전지역의 24개 민중, 시민, 사회, 종교단체로 이뤄진 연대체다.

올해 3.1절에 즈음해 2.29윤석열정권퇴진 만세운동 대회를 1차로 해, 7월 17일 2차대회, 8월 23일 3차대회에 이어 이번이 4차 대회다. 특히 이번 ‘윤석열 정권 퇴진 4차 대전시민대회’는 9월 27일, 28일 양일간 전국적으로 16개 이상의 광역시, 도에서 전국동시다발로 진행되는 윤석열정권 퇴진 대회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행진을 마치고 은하수 네거리 앞 도로에서 마무리 정리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행진을 마치고 은하수 네거리 앞 도로에서 마무리 정리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윤석열 정권 퇴진 4차 대전시민대회에서 행진 퍼레이드에 나서 참가자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윤석열 정권 퇴진 4차 대전시민대회에서 행진 퍼레이드에 나서 참가자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윤석열 정권 퇴진 4차 대전시민대회에서 행진 퍼레이드에 나서 참가자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윤석열 정권 퇴진 4차 대전시민대회에서 행진 퍼레이드에 나서 참가자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한편, 윤석열정권퇴진대전운동본부는 이후에도 매달 네 번째 금요일 저녁 7시에 ‘윤석열정권 퇴진 대전시민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5차 대전시민대회’는 10월 25일에, ‘6차 대전시민대회는 11월 22일에, 7차 대전시민대회는 12월 27일로 예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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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전방 감시카메라 철거 의혹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4/09/28 09:17
  • 수정일
    2024/09/28 09:1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정조준105] 최전방 감시카메라 철거 의혹

 

문경환 기자 | 기사입력 2024/09/28 [09:03]
  •  
 

지난 13일 군 당국은 전방을 비롯해 각 부대에 설치된 경계용 방범 카메라(CCTV) 1,300여 개를 급히 철거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중 30여 개는 군사분계선 인근에 설치돼 전방을 주시하는 경계작전용이었다고 합니다. 중국산 부품이 발견돼 정보 유출이 우려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국산 카메라로 교체하고 있는데 당장 100개만 교체했다고 합니다. 

 

▲ [자료사진]


군은 지난 7월 말 정보기관과 합동으로 군납 장비를 진단하다가 CCTV 1,300여 개가 중국산임을 발견했습니다. 납품업체는 껍데기만 국산이고 내부 부품은 중국산인 카메라를 국산으로 속여 납품했고 군은 30억 원가량 예산을 들여 이 카메라를 설치, 2014년부터 사용했습니다. 다행히 이 카메라는 인터넷망에 연결하지 않아 실제 중국으로 넘어간 정보는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사건은 뭔가 찜찜합니다. 

 

일단 이와 비슷한 일이 2020년에도 있었습니다. 해안 경계용 국산 CCTV가 알고 보니 중국산이었고 핵심 부품에서 악성코드가 발견됐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당시 모든 CCTV를 조사했을 것입니다. 군대의 생명은 보안인데 그냥 넘어갔을 리가 없습니다. 그런데 그때는 적발하지 못한 걸 이제야 적발했다? 껍데기만 국산이었다는데 어떻게 4년이 지나서야 발견할 수 있었을까요? 말도 안 되는 상황입니다. 

 

또 이상한 점은 왜 대책도 없이 서둘러 철거했냐는 점입니다. 10년간 사용했지만 아무 문제 없었고 중국에 넘어간 정보도 없었는데 굳이 서둘러 철거해 군 경계 태세에 빈틈을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요? 애초에 군은 보안을 위해 인터넷과 별도의 폐쇄망을 사용합니다. 따라서 중국으로 정보가 넘어가기는 쉽지 않습니다. 물론 완벽한 보안을 위해 카메라를 교체하는 건 맞지만 지금처럼 경계 공백을 만들면서까지 서두를 일은 아니라는 겁니다. 

 

하나 더. 대체 CCTV가 무슨 대단한 장비라고 지금껏 100개밖에 설치를 안 했을까요? 1,300개 설치에 30억 원 들었다는데 설마 돈이 없어서 100개밖에 설치를 못 한 건 아닐 것입니다. 지금은 병장 월급 200만 원 시대입니다. 국방부는 문제의 납품업체에 구상권을 행사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30억 원 이상을 받아낼 테니 예산 걱정도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데 국방부는 “점진적으로 1,300대 모두를 국산으로 대체하려고 한다”라고 합니다. 군의 경계 공백을 뻔히 보면서 ‘점진적’으로 교체한다? 이게 무슨 황당한 소리입니까!

 

이러니 뭔가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떤 이유로 CCTV를 한동안 없애야 하는데 명분을 찾다가 ‘중국산’을 꺼내 든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처음에 카메라 교체 얘기가 나왔을 때는 ‘또 김건희와 연줄이 있는 어떤 업체가 나랏돈을 빼돌리려고 수작질을 하나’ 하는 의혹이 나왔습니다. 성일종 국힘당 의원이 50, 60대를 군 경계병으로 고용하자는 주장을 하자 ‘혹시 저걸 위해서 일부러 CCTV를 철거했나’ 하는 의혹도 나옵니다. 물론 정상적인 국가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저런 이유로 군 보안을 무너뜨린다니 웃기지도 않습니다. 설마 아니길 바랍니다. 

 

가장 설득력 있는 주장은 최전방이나 군부대에서 어떤 조작 사건을 일으키기 위해 일부러 CCTV를 철거한 것 아니냐는 겁니다. 범죄 영화를 보면 범죄자가 범죄를 저지르기 전에 CCTV부터 가리는 장면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즉, 누군가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군 CCTV를 철거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15년 8월에 있었던 이른바 ‘목함지뢰 사건’ 같은 게 일어났는데 하필이면 그 장면을 찍은 카메라가 없어서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물증이 없고 오로지 정부 발표만 가지고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입니다. 

 

2010년 천안함 사건이 발생했을 때 국방부는 열상감시장비 영상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발표해 논란이 되었습니다. 영상에 별것 없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항의와 의혹이 이어지자 군은 편집본을 공개했습니다. 이에 전체 영상을 공개하라고 요구하자 앞부분을 삭제한 영상을 전체 영상이라며 공개했습니다. 당시 사람들 속에서 미국 잠수함 충돌설이 상당히 퍼지고 있었는데 정부가 영상을 빨리 공개했다면 이런 의혹을 잠재울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자꾸 영상을 숨기고 거짓말을 하니 의혹이 더 커졌습니다. ‘감추는 자가 범인’이라는 건 상식입니다. 

 

이처럼 카메라가 중요한 증거로 쓰일 수 있기 때문에 뭔가 조작 사건을 일으키려면 카메라부터 없애야 합니다. 실제로 온갖 의혹 사건들을 보면 항상 CCTV가 하필이면 고장이 났다거나, 뭔가 오류가 발생해 녹화영상이 삭제됐다거나 하는 뻔한 거짓말이 나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예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CCTV를 철거했다고 공개를 해 버린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럼 대체 무슨 사건을 일으키려는 걸까요? 그건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습니다. 김건희 관련 의혹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윤석열 정권이 심각한 위기에 몰렸다는 점입니다. 조중동도 돌아섰고 정권 안에서도 ‘배신’ 조짐이 나타납니다. 이대로 가면 정권의 몰락은 시간문제입니다. 윤석열 10월 위기설도 나돕니다. 무속인에게 들었다며 윤석열이 10월 26일 ‘서거’할 수 있으니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등장했습니다. 뭔가를 준비하는 징후일 수 있습니다. 

 

지금 윤석열에게는 위기 상황을 뒤집을 결정적 한 방이 필요합니다. 많은 이들이 윤석열은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부러워하며 따라 하고 싶어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네타냐후는 실각 위기에 몰렸다가 전쟁으로 기사회생했지만 하마스 소탕에 실패하고 수많은 인질이 사망하면서 이스라엘 국민 70만 명이 반정부 시위를 하는 등 다시 위기에 몰렸습니다. 그러자 레바논을 공격해 민간인 학살을 저지르며 전장을 확대했습니다. 그 결과 16%까지 떨어졌던 여당 지지율이 지난달 20%대를 회복해 1위로 올라섰고 이번 달에는 24%로 올라갔습니다. 

 

윤석열도 지지율 회복을 가져다줄 전쟁을 바랄 것입니다. 전면전이 아니라도 연평도 포격전 수준의 국지전이 일어나면 이걸 핑계로 계엄령도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런데 대북 전단도 날리고 확성기 방송도 하지만 북한이 직접적인 군사 행동으로 대응하지 않습니다. 윤석열의 속내가 뻔히 보이는데 북한이 말려들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국지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어떤 조작 사건을 일으키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해 볼 수 있습니다. 새로 국방부장관으로 임명된 김용현의 역할이 바로 이것일 수 있습니다. 

 

혹시라도 전방에서 어떤 수상한 사건이 일어나고, 이걸 이유로 국지전이 발발하고, 이걸 핑계로 계엄령을 발동해 정권 위기를 넘기겠다고 생각하는 건 아닌지 예의주시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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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의 나라'에서 기꺼이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조건

[박세열 칼럼] 이 모든 '우연'들 검증 위해 '특검'이 필요하다

'김건희의 나라'에서는 우연과 기억상실증이 반복돼 나타난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항소심에서 '전주' 역할을 한 손모 씨가 주가조작 방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역시 '전주' 의심을 받고 있는 김건희 영부인에 대한 검찰의 기소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것 같다. 부질없는 일이다. 검찰은 영부인을 절대 기소하지 않을 것이다. 그간 대통령과 검찰이 보여왔던 태도에 비춰보면 그렇다.

 

지난 7월 25일 '친윤 검사'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휘하 수사팀은 도이치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를 직접 조사했다. 당시 이원석 검찰총장에겐 영부인 조사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에서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배우자가 연루된 사건이라면서 해당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의 수사 지휘권을 박탈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단순 보고나 통보조차도 안 한 것은 여히 이해하기 어렵다.

상명하복의 검찰 문화에서 이창수 지검장의 '총장 패싱'이 이 지검장 개인의 양심과 '법과 원칙'에 따른 소신이라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 같다. 검사들은 '폭발 위험' 때문인지 휴대폰을 경호처에 고이 반납한 채 영부인의 주가 조작 가담 및 방조 혐의를 조사해 갔다. 이창수 지검장이 해병대 수사단장 쯤 됐다면 아마 항명수괴죄로 입건돼 옷을 벗어야 했겠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검찰총장보다 더 큰 '뒷배'가 있다는 의심이 합리적이다.

 

새로 임명된 심우정 검찰총장도 도이치 주가 조작 사건 수사에서 배제돼 있긴 마찬가지다. 세월이 흘러 윤석열 검찰총장은 대통령에 당선됐고, 검찰 총장은 윤석열 총장 이후 세 번이나 바뀌었지만, 총장의 도이치 주가 조작 사건 수사지휘권은 복원되지 않고 있다.

 

 

검찰총장이 바뀌었다고, 지금 와서 갑자기 법무부장관이 총장의 도이치 주가조작 사건 수사 배제 조치를 풀어줄 이유도 없다. 따라서 신임 검찰총장은 여전히 도이치 주가 조작 사건 수사를 지휘할 일이 없을 것이다. 도이치 주가조작 사건 수사의 지휘자는 여전히 '친윤 검사' 이창수 지검장이다. '명품백 무혐의' 결론을 낸 이 지검장이 도이치 주가 조작 사건은 기소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은 없다.

 

다시 7월 25일로 돌아가보자. '친윤 검사'가 지휘하는 조사에서 영부인은 '통정 매매' 의혹 거래와 관련해 '독자적으로 직접 판단해 낸 주문'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9월 26일 SBS 보도) 주가조작 '주포' 김모 씨가 '선수' 민모 씨에게 주식 8만 주를 매도하라고 메시지를 보낸후 7초만에 영부인 명의의 대신증권 계좌에서 도이치모터스 주식 8만 주를 매도하는 주문이 나왔는데, 이 모든 게 '우연'이라는 게 영부인의 설명이다. 거의 로또 당첨의 확률이 영부인에게 우연히 일어난 것이다. '주식의 천재'도 이렇겐 못한다. '우연히' 주가조작 세력에 얻어타 수십억 대 이익을 냈다는 말을 검찰은 그대로 믿어주고 있는 것 같다.

 

도이치 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 2020년 9월~10월 사이, 영부인이 40여 차례 이상 주가조작 공범과 연락을 주고 받은 사실을 검찰이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MBC 9월 24일 보도)

 

지난 대선 시즌이던 2021년, 도피 중이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주포' 김모 씨가 공범에 전달하려고 쓴 편지에 "잡힌 사람들은 구속기소가 될 텐데 내가 가장 우려한 김건희 여사만 빠지고 우리만 달리는 상황이 올 수도 있고"라는 말이 적혀 있었다고 한다.(JTBC 9월 25일 보도) 김 씨는 검거된 뒤에 검찰 조사에서 이 편지를 본인이 쓴 내용이라고 인정했다. 그 우려대로 "김건희 여사만 빠지고 우리만 달리는(처벌 받는) 상황"은 이미 온 것 같다. 이런 '예언'도 아마 '우연'이라고 검찰은 볼 것이다.

 

영부인과 도이치모터스 임직원, 주가조작 세력 등과의 친분 관계와 관련된 증언과 증거는 차고도 넘친다. 도이치모터스 대표 권오수 회장의 아들이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떡 하니 자리하고 있는 사진은 널리 알려진 케이스다. 하지만 '김건희의 나라'에선 이 모든 게 그냥 '우연'이다.

 

대통령은 영부인이 도이치모터스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손실을 봤다'고 주장했는데, 역시 우연한 일이 포착됐다. '1차 주가조작' 시기인 지난 2009년 말~2010년 초, 김건희 영부인이 4700만 원의 손실을 봤으나 당시 '주포'인 이모씨 측이 2010년 3월 4일 김건희 영부인에게 지인 명의로 5차례에 걸쳐 4700만 원을 송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JTBC 9월 27일 보도) 공교롭게도 4700만 원은 검찰이 계산한 김건희 전 대표의 손실액 4700만 원과 일치한다.

 

검찰이 영부인에게 송금한 이 '주포'를 불러들여 조사했다. 이 씨는 "돈을 보낸 건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빌렸던 건지, 투자를 하려다 안 하게 되어 다시 돌려준 것 같은데 확실하게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검사가 "4700만원이 손실 보전금 아니냐"고 물었지만 이 씨는 "기억이 없다"고 답했고, "금액이 일치하는 건 우연일 뿐인가"라고 묻자 "모르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엄청난 우연 앞에서 갑자기 기억을 잃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건 '김건희의 나라'의 특징이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유독 영부인에 대해서만은 압수수색도 하지 않았고, 그 흔한 대질 신문도 하지 않았다. 우연히 영부인 앞에서 특수부 검사들의 '수사 능력'이 떨어지고 있는 것인가? 검사들은 수사 과정에서 중요한 정황 증거들을 확보해놓고도 이를 뭉개면서 영부인 앞에서 고개만 끄덕이고 있었다. 그런데도 어떤 검사 한 명도 '이대로 가면 안된다'는 말을 공개적으로 하지 않는다. 이런 걸 두고 '공동묘지의 평화'라고 하는 것이다.

 

모든 국민이 영부인의 명품백 수수 장면을 영상으로 지켜봤는데, 무혐의로 귀결됐다. 이 명품백 사건 하나 무혐의로 만들기 위해 대통령실 경호처와 대통령실 공무원들, 부패 방지 주무 기관(국민권익위원회)과 검찰, 경찰에서 상식적이지 않은 일들이 벌어졌다. 국가 기관이 총동원돼 그렇게 지켜낸 영부인이다. 어디 영부인을 누가 감히 기소를 할 수 있겠는가.

 

죄를 지었으면 처벌받으면 된다. 영부인이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직접 사과하고, 법 위반 사항이 있다면 수사를 받고 합당한 처벌을 받겠다고 했으면 모든 일들이 순조롭게 돌아갔을 것이다. '사인'에 불과한 영부인이 자신의 잘못에 대해 국법을 따라 처벌받는다고 한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겠는가. 하지만 국가 공권력이 영부인 앞에서 딱딱 멈추어 서는 장면이 온 국민 앞에 생중계되고 있는데도, '김건희의 나라'에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방법은 하나다 '김건희 특검'을 도입해 '우연의 연속들'이 진짜 '우연'인지 한번 검증해 보자는 것이다. 기억이 안나는 그들이 정말 기억 상실 상태인지 검증해 보자는 것이다. 그렇게 검증했을 때 모든 '우연들'이 '우연'이 맞다면 기꺼이 '김건희의 나라'에서 살아가겠다는 것이다.

 

▲김건희 여사가 10일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서울 마포대교에서 마포경찰서 용강지구대 근무자와 함께 도보 순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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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방송4법·민생지원법 또 폐기…여당, 국회거부·국민무시 반복

여 국민 등진 정치, 무책임의 반복

공소시효 염두에 둔 거부권 지연?

예상대로 노란봉투법과 방송4법, 전국민25만원지원법이 재표결에서 부결되며 폐기되고 말았다. 김건희 여사와 채 해병 특검법은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지연하면서 오늘 안건에 포함되지 않았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국회(정기회) 제9차 본회의에서 방송 4법과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지급 특별조치법), '노란봉투법'(노동조합·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에 재의의 건이 부결된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나가자 우원식 의장이 잠시 대기하는 것에 대한 항의를 하고 있다. ⓒ 뉴시스

국민 등진 정치, 무책임의 반복

국민의힘은 정치적 책임을 회피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여당은 국정 운영의 책임을 지고 있는 만큼, 야당과 대화와 타협을 통해 대치 정국을 풀어야 할 책임이 크다. 국민이 선출한 입법부의 일원으로서, 단지 대통령의 정치적 방패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입법부 본연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여당은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조건 따르며, 입법부의 독립적 역할을 포기하고 있다. 여당이 국회의 다수 의견을 무시하고, 대의 민주주의를 훼손시켜, 자신의 정치적 이익에만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는 거다.

국민의힘의 책임 회피에 전국민의 민생은 뒷전이 된 상태다. 이 정책 공백은 다음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또다시 심판 받을 가능성을 배가시키고 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노란봉투법 반대에 “국민의힘이 100석 조금 넘는 의석을 가지고 시대적 흐름을 거부한다”며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을 치워버리는 투쟁을 우선으로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법안 부결 직후 야당은 곧바로 로텐더홀에서 규탄 집회에 나섰다.

‘윤석열 탄핵준비 의원연대’ 간사를 맡은 윤종오 진보당 의원은 다시 한번 윤석열 탄핵을 언급했다. “국민을 거부하는 대통령과 국민의 힘은 존재의 가치를 완전히 잃었다”며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사회대개혁을 실현할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고 강한 어조로 경고했다.

민주당 주도로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고,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 재의결에서 부결되는 상황이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윤종군 민주당 의원은 “국회 의결하고 거부권돼서 돌아오고, 폐기되고 돌아오는 도돌이표 식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도 “국회의 입법권, 야당이 해야 할 역할 포기할 순 없다”고 재입법 의지를 보였다.

공소시효 염두에 둔 거부권 지연?

애초 24일 예상했던 김 여사, 채 해병 특검법에 거부권은 아직 행사되지 않았다. 이는 총선 개입 공소시효를 염두에 둔 판단으로 보인다. 지난 19일 본회의를 통과한 김 여사 관련 특검법에는 이번 4·10 총선 개입 의혹이 포함됐다. 이 혐의의 공소시효는 10월 10일이다.

특검법이 통과된다면 공소시효는 곧바로 정지된다. 현재 김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은 더욱 짙어지는 상황이다. 여당도 더는 김 여사의 혐의를 마냥 부정하긴 어려운 정국이라, 8표 이탈표를 막아야 하는 정부가 최대한 시간을 끌려는 모양새다.

오는 30일 김 여사, 채 해병 특검법에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예상된다. 민주당은 10월 7일 국정감사가 시작되기 전 언제라도 본회의를 다시 열어 특검법 재의결에 부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성착취물 소지·시청만 해도 3년 이하 징역에 처하는 딥페이크 성범죄 처벌법과 세종지방법원 설치법 등 민생 법안이 이날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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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동훈, ‘김건희·한동훈 갈등’ 돌파할 수 있나



[정희준의 어퍼컷] 칼자루 쥔 대통령 부부, '배신자 한동훈'의 선택은?

정희준 문화연대 집행위원 | 기사입력 2024.09.27. 05:02:41

 

교수 시절 경험이다. 얼굴 마주 보고 이야기하기 싫은 교수에겐 이메일을 활용한다. 전화로 의견을 물을 수도 있지만 말 섞기도 싫은 것이다. 이보다 더 심한 경우는 조교를 보내 묻는 경우다. 상대하기도 싫은 것이다. 교수들을 오가는 조교를 보며 '너희가 참 수고가 많다'며 측은해했다. 교수로서 부끄러웠다.

 

최근 한동훈 대표는 대통령과의 독대 요청 사실을 언론에 흘렸고, 대통령실은 이를 또 언론을 통해 거부했다. 정부와 여당이 주고받는 언론플레이에 국민은 어리둥절하다. 그런 식으로 대통령을 압박하는 당대표나 '미운 놈' 절대 안 보겠다는 대통령이나 못나기는 매한가지다. 부끄러움이 없다.

 

한 대표가 급해졌다. 당대표 취임 후 두 달이 지나도록 성과도 없었고 문제해결 능력도 보여주지 못했다. 한 대표의 리더십에 자당 의원들마저 냉소적이다. 소속 의원 대부분 안테나 세워놓고 구경만 하는 중이다. 보수 진영은 조중동까지 나서서 이래라 저래라 채근하지만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결국 한 대표는 검사 시절 잘 했다던 언론플레이를 꺼내들었다.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밀어붙여 "나는 대통령에게 할 말 했다"는 사실이라도 만방에 알리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한동훈 죽이기'를 작정한 대통령 입장에선 한동훈만 좋을 독대에 응할 리가 없다. 그런 식으론 될 일도 안 된다. 임기가 절반 이상 남은 대통령을 상대로 한 대표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만 만방에 알린 꼴이다.

 

애당초 한 대표가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것부터가 판단 미스다. 어느 자리에 갈지 말지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저 직을 맡게 되면 '잘할 수 있는가' 여부다. 자리만 탐해서 갔다가 곧 밑바닥 드러나 체면만 구기고 사라진 사람들 많다. 당시 한 대표에겐 잘할 수 있는 조건이 하나도 없었다. 본인은 원외 신세고 당내 세력도 없을 뿐 아니라 대통령 임기는 3년이나 남았는데 둘 간 사이도 틀어진 정도가 아니라 불구대천의 원수처럼 되어버렸다.

 

그런데 한 대표에겐 '잘할 수 있느냐'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있었다. 그가 검사 시절 김건희 여사와 카톡 등 수백 번의 사적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상관의 아내가 남편의 아래 직원과 그런 사적 연락을 주고받는 경우를 본 적 있는가!) 그렇다면 수시로 날아올 김건희 여사의 요청(지시?)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대한 판단을 하고 '윤석열 치하'의 정치판에 뛰어들었어야 했다. 남편이 잠들면 아내가 늦은 밤, 새벽까지 남편의 일을 챙기는 부부 아닌가.

 

본질은 '김·한 갈등'

 

최근 폭로되는 녹취록과 문자 등을 종합하면 한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이 갈라서게 된 결정적 계기는 김 여사의 뜻을 한 위원장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윤·한 갈등'은 실상은 '김·한 갈등'이다.

 

대통령이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다"는 기사가 나오고, 이관섭 대통령실장이 한 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한 게 1월 21일이다. 당시 김 여사가 연이어 보낸 문자에 한 대표가 무대응으로 일관했던 이른바 '읽씹 논란'을 들여다보면 김 여사는 집요하게 공세적 인파이팅을 하는 반면 한 대표는 거리를 두고 피하는 모양새다. 당무 개입은 불법이라 하지도 않았고, 자신이 알아서 하겠다 하지도 않았다.

 

그는 지난 주 조선일보에 "김건희 여사 사과 필요하다"고 말했고 대통령에겐 독대를 신청해 김 여사 문제를 이야기하려 했다고 한다. 그러나 김 여사와는 정면으로 맞서지 않았다. 결국 한동훈이 넘어야 할 산은 김건희다.

 

'배신자 한동훈'의 선택은?

 

윤석열 대통령은 그를 법무부 장관에 발탁해 벼락출세를 시켜준 사람이다. 집권당 비대위원장에도 앉혀줬다. 그런 대통령(부부?)의 지시를 받들지 않고 '자기 정치'에 나섰다. 대통령 비서실장이 "비대위원장에서 물러나라" 했는데 그걸 거부하고 오히려 언론에 공개했다. '나는 당신 꼬붕 아니다'라는 선언이다. 지금도 대통령을 상대로 언론플레이를 한다. 윤 대통령 부부 입장에선 은혜를 배신으로 갚은 것이다.

 

'되게는 못해도 안 되게는 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 윤 대통령 부부는 '배은망덕한 한동훈'을 처단하기 위해 칼을 갈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한동훈은 맞서 항전할 것인가? 그런데 문제다. 상대를 해주지 않는다. 차별화? 터무니없이 너무 일찍 시작했다. 한 줌의 세력도 없이, 혼자 들어가 어떻게 당을 움직이나. 정치를 너무 쉽게 봤다.

 

뭘 해도 안 되는 상황이다. 이제는 언론도 국민도 안다. 그러는 사이 "한동훈 별 거 없네"라는 무능의 이미지만 쌓여갈 것이다. 그러고 보니 한 대표는 평소 "내가 대통령을 잘 안다"고 했다던데, 잘 아는데 저 정도인가?

 

국민은 두 사람, 아니 세 사람의 자존심 싸움이 황당하기만 하다. 세 정치초보(?)의 다툼으로 국정이 뒤엉키는 지경에 이르렀고 어쩌면 이들의 관계 때문에 정계개편이 촉발될 상황이다. 그런데 어쨌든 칼자루를 쥔 것은 대통령 부부다. "내 스태프"여야 할 원내대표는 오히려 나를 무시한다. 그렇다면 한 대표는 이러한 상황에 계속 갇혀있을 필요가 있을까? 과연 한동훈의 길은 무엇일까.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1400만 개인투자자 살리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촉구 건의서 전달식을 마치고 나오며 안경을 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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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준 문화연대 집행위원

스포츠와 대중문화 뿐 아니라 세상사에 관심이 많아 정치 주제의 글도 써왔다. 인간의 욕망과 권력이 관찰의 대상이다. 연세대학교 체육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미네소타대에서 스포츠문화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미래는 미디어가 지배할 것이라는 계시를 받아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동아대 체육학과 교수, 부산관광공사 사장을 지냈다. <미국 신보수주의와 대중문화 읽기: 람보에서 마이클 조든까지>, <스포츠코리아판타지>, <어퍼컷>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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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에 신이 있었다, 나를 고무신·몽둥이로 두들겨 팬..."

[인터뷰] 강제수용시설 '천성원' 피해자 박치온씨... "언제 죽을지 몰랐던 삶"

24.09.27 07:05l최종 업데이트 24.09.27 07:05l
   
 충남 지역 성인부랑인수용시설(천성원) 인권침해 사건 피해자 박치온씨가 13일 오후 천성원이 운영했던 양지원(현 노아의집)으로 가는 길에 있는 '개미고개'에서 피해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  충남 지역 성인부랑인수용시설(천성원) 인권침해 사건 피해자 박치온씨가 13일 오후 천성원이 운영했던 양지원(현 노아의집)으로 가는 길에 있는 '개미고개'에서 피해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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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재수가 없어서"라고 치부하기엔 울분 터지는 날들이었다.

박치온(69)씨가 청년 시절 2년을 이유도 모른 채 갇혀 지냈던 천성원(양지원·성지원을 운영했던 재단)은 그의 표현에 따르면 "지옥의 불구덩이"였다. 서슬 퍼런 군부정권 시절, 여인숙에서 잠을 청하던 그에게 성인 남성 4~5명이 들이닥친 게 지옥의 시작이었다. 충남 연기군(현 세종시)에 있던 양지원으로 끌려간 그는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구타를 당하며 강제수용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옮겨진 대전 성지원에서는 자물쇠가 걸린 작업장에 갇혀 아침부터 밤까지 야구 글러브를 만들었다. 불량품이 나기라도 하는 날엔 몽둥이나 고무신으로 두들겨 맞기 일쑤였다. 그나마 다리 한쪽이 없는 장애인이라 피해가긴 했지만 다른 입소자들은 '날아라 비행기' 등의 기이한 이름이 붙은 가혹행위를 수시로 당했다.

운 좋게 탈출에 성공한 박씨는 장애인 단체에 몸담으며 살아왔다. 그는 지난 13일 세종시장애인단체연합회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지난 4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조사관을 만나 천성원에 대해 5시간을 내리 설명했다"면서 "최근 진실규명 결정이 난 이후로는 마음이 복잡해 밤잠을 뒤척인다"고 했다.

박씨는 인터뷰 내내 미간을 찌푸리며 "그곳에 있던 '신(神)'의 이름 석 자를 들으면 미칠 것만 같다"고 했다. 신으로 통하던 그의 이름은 현재 82세의 노재중, 당시 천성원 이사장이었다. 어느덧 장년이 된 박씨가 스물여덟 청년의 눈으로 그날을 회상했다.

"항상 언제 맞을지, 언제 죽을지 모르는 채로 살았어요. 노재중씨를 만나면 물어보고 싶어요. 왜 나를 때렸냐고. 왜 나를 잡아갔냐고."

지옥으로 가는 문
 
 박씨가 13일 오전 세종시장애인단체연합회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박씨가 13일 오전 세종시장애인단체연합회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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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헤어진 아버지가 "모든 걸 이뤄서 편안하게 흘러가는 삶을 살라"는 뜻으로 지어준 이름 치온(致穩). 하지만 아버지의 바람과 달리 박씨의 젊은 날은 편안하지 못했다.

박씨는 열다섯 살 무렵 어머니를 여의고 두 동생과 뿔뿔이 흩어졌다. 1976년엔 충남 대천에서 연탄 차 조수로 일하다 교통사고를 당해 오른쪽 다리를 잃었다. 보상금으로 식당을 차렸지만 장사가 잘되지 않았고, 결국 목발을 짚고 수세미와 비누를 파는 거리 행상에 나섰다.

아등바등 살아도 주머니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1983년 11월 14일, 결국 박씨는 친척들에게 도움을 청하기 위해 당숙이 있는 충남 연기군으로 향했다. 하지만 둘은 만나지 못했다. 당시 경찰이었던 당숙이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의 방한 행사 때문에 집에 들어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씨는 조치원역 인근 여인숙으로 가 몸을 뉘었다. 그리고 그날 양지원으로 강제 연행됐다.

"여인숙에서 자고 있는데 난데없이 빨간 모자를 쓴 성인 남자 4~5명이 저를 끌어내더라고요. 탑차 뒷문을 열고 저를 강제로 집어넣었는데, 그 안에 사람들 3~4명이 타고 있었어요. 근처 파출소에 도착했는지 잠깐 탑차 문이 열렸어요. 경찰관들이 사람들 숫자를 세더니 '4명', '5명'도 아니고 '4개', '5개' 이렇게 말하더라니까요. 저희가 개, 돼지도 아닌데.

'어디로 가는 거야?' 하고 물으니 누가 옆에서 '양지원'이라 그러더라고요. 그 외에는 아무것도 안 들렸어요. 이전엔 양지원·성지원이 뭔지 들어본 적도 없었어요. 그런 곳인 줄 알았다면 도망갔을 거예요. 끌려갈 당시에는 연행인지 뭔지도 몰랐으니까 그냥 어리둥절해서 갔죠. 나중에 알고 보니까 저를 잡으러 왔던 남자들은 부장 직원 1명, 그리고 모두 저와 같은 원생들이었어요."

'신'과 마주한 날
 
 청년 시절 교통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잃은 박씨는 의족을 착용한 채 생활하고 있다.
▲  청년 시절 교통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잃은 박씨는 의족을 착용한 채 생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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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원에 도착하고서야 알았다. 그날 열린 탑차 뒷문은 지옥으로 가는 문이었다는 것을. 캄캄한 저녁이 되어서야 도착한 양지원엔 건물 하나와 군대식 막사가 보였다.

"양지원 총무가 밖으로 나왔는데 그곳 사람들이 무슨 대통령을 본 것처럼 다들 거수경례를 하더라고요. 군인도 아닌데 말이에요. '저 사람이 누구길래 충성하지?' 궁금했지만 깊이 생각하진 않았어요. 여기가 뭐 하는 곳인지도 가늠이 안 됐으니까요. '사무실에 들어가라'기에 들어갔어요. 어디에 사는지, 무슨 일을 하는지 다 적게 하더라고요.

책상에 서무가 앉아 있었는데 그 사람도 원생이었어요. 그 사람이 '여러분이 오늘 입소했으니까 일주일 안에 집에다 서신을 보낼 것'이라면서 '집에서 확인 절차가 오면 여러분은 귀가할 수 있다'고 말했어요. 그때는 그런가 보다 했어요. 저는 당숙 집으로 서신을 보내달라고 했죠. 나중에 탈출하고 보니 거짓말이었어요. 당숙 집에 서신은 보내지도 않았어요. 이 XX들."

양지원에서 두어 달을 있었다. 그곳에선 군대에서 쓰는 '중대', '소대'란 표현을 썼다. 원생들은 1개 중대에 6개 소대로 나뉘었다. 대부분 20~40대 남성들이었다. 박씨는 '장애인 소대'라고 불리는 '6소대'로 보내졌다. 소대원의 절반은 박씨처럼 신체 장애를 가진 이들이었고, 나머지 절반은 정신 질환이나 간질 등을 앓는 이들이었다. 그즈음 박씨는 노재중을 처음 봤다.

"어느 날 '노재중씨가 처음으로 6소대를 방문할 것'이라고 했어요. '높은 사람이 온다'는 말에 가만히 앉아 있었는데 노재중씨가 저를 쳐다보더니 이름을 묻더라고요. 며칠 지나 사무실에서 저를 불렀고 '박치온이는 대전에 있는 성지원으로 가야 한다. 그곳에 가면 의족을 맞춰줄 거다'라고 하더라고요. 당시에 제가 의족이 없었거든요. 또 탑차에 타라길래 탔죠. 저를 포함해 여러 명이 성지원으로 향했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속으로 '노재중씨가 좋은 일을 많이 하시는 분인가 보다' 했어요."

박씨의 생각은 성지원에 도착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바뀌었다. 강제노역이 시작됐다. 식사는 "밥과 멀건 소금물, 김치 쪼가리"가 나왔다. 그나마도 "간부들이 먹고 남긴 돼지족발 물 같은 게 있으면 고마운 일이었다"고 했다. 박씨는 "그곳에서 아침부터 밤까지 야구 글러브를 제작했는데 실수로 불량품이 나오기라도 하면 구타가 이어졌다"면서 "탈출하기 전까지는 임금도 받지 못 했다. 월급이라곤 매달 나오는 담배 5개비가 전부였다"고 회상했다.

"성지원 내 7층짜리 원명학교 건물에서 먹고 잤어요. 원생들이 나갈 수 없게 바깥은 자물쇠로 잠겨 있었어요. 그곳 6층이 작업장이었는데 나무 바닥에 담요 하나 덮고 자고, 또 일어나서 일을 했죠. 매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요. 오전 6시에 기상하고 7시에 지하실로 내려가서 아침밥을 먹어요. 그리고 작업장으로 올라가 '작업 시작하라'는 작업반장의 말에 밤 10시까지 일했어요. 손이 찢어지고 여기저기 부르텄어요. 일 잘하는 사람들이 죽기 살기로 작업하면 하루에 18~20개를 꿰맬 수 있었어요.

일요일엔 말이 쉬는 거지 쉬는 게 아니었어요. 7층에 있는 대강당으로 올라가서 교회에서 온 목사님, 전도사님의 설교를 들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일했으니 원생들이 졸잖아요. 졸거나 자면 '왜 하나님에 대해 설교하는데 자냐. 짐승만도 못 한 XX들아' 소리를 들으며 양지원으로 보내지는 거예요. 평일에 작업장에서 불량품이 나와도 양지원으로 보내졌어요. 성지원에 있을 때는 '양지원으로 보낸다'라는 말이 되게 두려운 말이었거든요."

교육이란 이름의 구타
 
 박씨가 13일 오전 세종시장애인단체연합회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박씨가 13일 오전 세종시장애인단체연합회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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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 역시 양지원으로 여러 번 보내져 '정신 교육'이라는 이름 아래 구타를 당했다. 박씨는 가장 많이 폭력을 행사한 사람으로 노재중을 떠올렸다.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바로 그 인물.

- 양지원에서의 '정신 교육'은 어떤 식이었습니까.

"2~3일 연속 잠을 재우지 않는 거예요. 일주일 내내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작업하니까 몸도 고단한데 잠도 안 재우는 거죠. 얼마나 괴롭겠어요. 그러고는 연병장으로 나가서 온갖 가혹행위를 겪는 거죠. 우선 '날아라 비행기'라고 바닥에 엎어져서 양손으로 뒷발을 잡고 가슴으로 언덕을 오르는 게 있었어요. 올라야 하는 언덕이 경사가 40도 정도 됐죠.

'김발 말이'는 사람 여러 명이 동그랗게 겹쳐 누운 뒤 굴러가는 거예요. 잘못 굴러가면 갈비뼈가 다 부러지는 거죠. 그나마도 저는 다리 한쪽이 없는 장애인이잖아요. (날아라 비행기, 김밥 말이 말고) '원산폭격' 같은 훈련을 주로 받았어요. 양팔을 뒷짐 지고 대가리(머리)를 땅에 박고 머리랑 다리로만 몸을 지탱하는 거요. 옆에 있는 간부들이 몽둥이를 들고 있었는데 훈련을 받다 힘이 들어서 낙오되면 뒤지게 맞고 간신히 다시 이어가는 거예요. 얼마나 악랄해요."

- 주로 누구에게 맞았습니까.

"양지원에 있는 교육소대 담당자랑 노재중씨요. 저는 노재중씨한테 특히 많이 맞았어요. 키는 저보다 조금 더 컸고 머리는 홀랑 까진 대머리였는데 그렇게 사람을 잘 때렸어요. 노재중씨는 하얀 고무신을 잘 신고 다녔어요. 그걸 벗어서 제 손바닥, 얼굴, 목, 등짝... 이곳저곳을 다 때렸어요. 며칠 있다가 또 와서 몽둥이로도 때리고요. 지금도 말하면서 너무 분하고 치가 떨려요."

- 반항할 생각은 못 했나요.

"제가 다리를 다치기 전 직장인 씨름선수 생활을 3년간 했거든요. 남들이랑 똑같이 먹어도 힘이 몇 배는 좋은 편이었는데도 그럴 생각은 하지도 못 했어요. 그곳에서 노재중씨는 신이었으니까. 신을 어떻게 건드려요. 노재중씨 옆엔 항상 간부가 딱 붙어있었어요. 그 사람은 악마라고요. 악마."

- 또 기억 나는 노재중씨의 만행이 있나요.

"작업장에서 일반인 원생이랑 장애인 원생이 일을 하고 있으면 종종 높은 사람들이 견학을 오기도 했어요. 하루는 노재중씨가 견학 온 사람들한테 작업장에서 일하는 저희를 보여주면서 '장애인들이 여기서 1년, 2년 일하면서 상태가 좋아진 것'이라고 설명하는 거예요. 자기가 다 고쳐낸 거라고. 본인이 영웅이라고. 그런데도 저희는 아니라고 말을 못 해요. 그곳에는 일종의 지침 같은 게 있었거든요. '눈이 있어도 보지 말 것, 귀가 있어도 듣지 말 것, 입이 있어도 말하지 말 것'이라는 지침이요. 셋 중에 뭐 하나라도 걸리면 바로 양지원으로 가서 또 맞아 죽는 거예요."

노재중에 대해 이야기하던 박씨는 잠시 말을 멈추고는 "그 사람 이름 석 자만 나오면 여기가..."라며 답답하다는 듯 주먹으로 자신의 가슴을 연신 내리쳤다.

"지옥의 불구덩이에서 사는 거예요. 언제 맞을지, 언제 (쥐어) 터질지, 언제 죽을지 모르니까요. 사람이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하고, 바깥에서 햇빛 보고 왔다 갔다 하는 그게 천국인 거예요. 양지원·성지원 안에서의 삶은 지옥이에요. 죽고 싶었죠. 그런데 죽으려야 죽을 수도 없어요. 감시하는 사람들이 옆에 딱 붙어 있기 때문에."

두 번의 탈출
 
 진실화해위가 9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중구 대회의실에서 '성인부랑인수용시설 인권침해 사건'의 진실규명 결정 관련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  진실화해위가 9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중구 대회의실에서 '성인부랑인수용시설 인권침해 사건'의 진실규명 결정 관련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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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는 비가 오는 날이면 작업장 안에서 창밖을 바라보며 '집에 가고 싶다',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그런 마음이 한두 번 드는 게 아니었지만 '나간다고 해서 마음대로 나가질까?', '바깥에 자물쇠를 다 채워놨는데 어떻게 나갈 수가 있겠어'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접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항상 자물쇠로 잠겨있던 작업장 문이 물건을 옮기는 새에 조금 열려 있었다. 입소 후 1년쯤 지났을 때였다. 박씨는 처음으로 탈출을 결심했다. 박씨를 포함한 열댓 명이 열린 문으로 뛰쳐나갔다. 곧이어 뒤에서 호각 소리가 들렸고 성지원 직원들에게 붙잡혔다. "다리 한쪽도 없는데 어쩌다 탈출한 거냐"는 호통이 쏟아졌다. 다시 작업장으로 끌려갔다. 탈출을 시도한 사이 "나 때문에 불량품이 많이 났다"며 또다시 양지원으로 끌려갔다. 구타가 이어졌다.

입소 2년이 지났을 때 박씨에게 두 번째 기회가 찾아왔다. 그날도 작업장 자물쇠가 열려있었다. 밝은 대낮에 탈출에 성공하고 하늘을 보니 숨이 확 트였다. 이번에는 기억하고 있던 동생의 전화번호로 연락해 동생이 직접 그를 데리러 왔다. 보호자가 나타나니 성지원에서도 더 이상 그를 붙잡지 못 했다. 동생과 함께 버스를 타고 조치원역으로 향했다.

성지원 측은 탈출할 때 그가 입고 나온 군복과 군화를 문제 삼아 박씨를 절도죄로 고소하기도 했다. 그나마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박씨가 '지옥의 불구덩이'에서 벗어난 순간이었다.

40년 만에 '그날들' 진술했다
 
 박씨가 13일 오후 양지원(현 노아의집)으로 가는 길에 있는 '개미고개' 인근을 지나며 피해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  박씨가 13일 오후 양지원(현 노아의집)으로 가는 길에 있는 '개미고개' 인근을 지나며 피해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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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 이후 박씨는 여러 장애인 지원 단체에 몸담았다. 현재는 한국장애인기업협회 세종지부장으로 일하며 지역에 있는 장애인들의 직업 훈련을 돕고 있다. 하나뿐인 아들은 아버지의 영향을 받았는지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다.

그렇게 40년이 흐른 지난 4월의 어느 날. 처음으로 박씨에게 양지원과 성지원에서 있었던 일을 먼저 묻는 사람이 나타났다. 진실화해위 조사관이라고 했다. 진실화해위는 박씨 면담을 비롯한 대대적인 조사 끝에 지난 9일 충남 천성원(성지원·양지원)과 서울시립갱생원, 대구시립희망원, 경기 성혜원 등 성인부랑인수용시설 4곳에서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이 있었음을 확인했다.

"저는 진실화해위가 어떤 곳인지, 무슨 일을 하는지 몰라 조사 신청을 한 건 아니지만, (진실화해위에서 먼저 저를 알게 돼)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았어요. 조사관과 사무실에서 만나 5시간 동안 그곳에서 있었던 일들을 털어놨죠. 그 후로 잠을 제대로 못 자고 있어요. 애들 소풍 가는 것처럼 마음이 설레더라고요. 관련된 뉴스가 TV에서 나오면 눈을 못 떼요."

인터뷰를 마친 뒤 박씨와 함께 옛 양지원(현 노아의집)이 있던 곳으로 향했다. 박씨는 시내 곳곳을 가리키며 "여기가 처음에 내가 끌려갔던 여인숙이 있던 자리다", "이 도로는 양지원에 있던 원생들이 포장 작업을 했던 길이다"라며 설명을 이어갔다. 양지원으로 가는 길에 있는 개미고개에서는 잠시 차에서 내리더니 "죽은 원생들을 이곳에 묻었다고 들었다"라고 했다.

양지원 입구에 다다르자 박씨 얼굴에 그늘이 졌다. 그는 "이전에 없었던 건물이 많이 생겼다"면서도 사무실로 쓰이던 건물, 욕실, 빨래터, 교육(구타) 받던 장소에 관해 설명했다.

"지금 가장 바라는 건..."
 
 박씨가 13일 오전 세종시장애인단체연합회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박씨가 13일 오전 세종시장애인단체연합회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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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는 노재중을 만나면 묻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지금도 그 안에서의 2년이 생생해요. 그때만 생각하면 증오가 자꾸 치밀어 오르는데, 노재중씨를 만나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좀 해보고 싶어요. 왜 나를 때렸는지, 왜 나를 잡아갔는지. 노재중씨랑 그 일가는 우리 같은 사람들 피를 빨아먹고 돈을 번 거예요. 노재중씨가 첫째로 해야 할 일은 사과입니다."

그는 이런 부랑인수용시설을 운영할 근거(내무부 훈령 410호)를 준 국가를 향해서도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얼마나 억울한지 몰라요. 20대 청춘의 2년이란 그 시간을 어떻게 보상할 건데요? 갇혀있던 날들을 하루당 얼마로 환산할 수 있나요? 물론 진실화해위가 그동안 이 사건을 파헤치고 조사하느라고 수고들 많이 했지요. 그러나 저는 아직 진실규명이 100% 이루어졌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이제 시작이니까 국가가 나서서 끝까지 조사했으면 좋겠어요. 노재중 일가는 사회복지 사업을 못하게 하고, 사회복지 사업을 하는 기관들을 국가가 정기적으로 점검했으면 좋겠어요. 이런 일이 우리 사회에 두 번 다시 있어서는 안 되잖아요."

박씨는 "아직 진실화해위 조사 신청에는 참여하지 못했지만, 향후 피해자 조사나 또 다른 구제 신청이 있다면 신청할 생각이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기사로 자신의 이야기를 접할 과거 입소자들을 향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 같은 사람들이 모였으면 좋겠어요. 전국에 얼마나 많이 남아 계실지 모르겠지만 우리 한마음 한뜻으로 움직여 봤으면 좋겠어요. 저 혼자 힘으로는 어려워요. 하나가 둘이 되고, 둘이 셋이 되고, 그렇게 수백, 수천 명이 모이면 상황이 달라질 거예요. 국가에서 우리를 바라보는 눈도 달라질 겁니다. 입소하셨던 분들, 언제든 제게 연락해 주세요."

취재 요청에 노재중 "하고 싶은대로 해라"
 
 진실화해위가 9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중구 대회의실에서 '성인부랑인수용시설 인권침해 사건'의 진실규명 결정 관련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상훈 상임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  진실화해위가 9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중구 대회의실에서 '성인부랑인수용시설 인권침해 사건'의 진실규명 결정 관련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상훈 상임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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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원은 지금도 병원 2곳과 특수학교 등 15개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인권침해가 발생했을 당시 중책을 맡았던 노재중의 일가는 지금도 이사장직 및 산하 시설의 원장직을 맡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천성원 측과 노재중에게 전화를 걸어 입장을 물었다. 천성원 측은 지난 23일 강제수용, 가혹행위, 강제노역에 대한 질의에 "너무 옛날에 일어난 일이라 현재 그에 대해 답할 수 있는 분이 없다"고 답했다. '최근 진실화해위의 진실규명 결정'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는 "특별히 답변드릴 만한 내용이 없다"고 했다.

노재중 역시 24일 전화통화에서 '과거 입소자들의 증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하고 싶은대로 하세요"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이후 질문을 정리해 카카오톡 메신저로 전달했으나 확인 후 답하지 않았다.

[관련기사] "비 오면 시체가" 부산뿐 아니라 전국 곳곳 '형제복지원' https://omn.kr/2a4ap
 
#천성원#양지원#성지원#노재중#양지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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