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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소득세 논쟁,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

[임수강의 진보금융 찾기] 증권거래세를 되살리는 방안에 대한 사회적 논의 시작해야

 
 
 
 
 

금투세 논쟁의 허점

 

예정대로라면 내년 1월부터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시행된다. 2020년 말에 법이 통과된 지 5년 만이다. 법 통과 당시의 시행 예정 시기는 2023년이었지만 한 차례 연기되어 2년이 늦춰졌다. 시행을 얼마 앞둔 이 세제를 두고 논쟁이 한창이다. 여당은 여야 합의로 만든, 그리고 아직 시행에 들어가지도 않은 금융투자세를 아예 폐지하자고 주장한다. 민주당은 금융투자세를 유예하거나 완화하자는 쪽과 원안대로 즉시 시행하자는 쪽이 나뉘어 치열한 당내 논쟁을 벌이고 있다.

 

성격이 좀 불분명한 한 단체는 금융투자세 폐지를 내세우면서 촛불집회를 열겠다고 한다. 금투세는 금융투자소득 기준으로 많아야 상위 1% 정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이 금투세가 주식 거래 결정에 주는 영향의 정도는 매우 작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주식 투자자들이 주식 매매를 결정할 때 세금보다는 주식 가격이 오르거나 내릴 전망에 압도적인 우위를 두기 때문이다. 또한 정말로 금투세 때문에 주식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확실하게 예상된다면 투자자들은 '풋 옵션'을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주가가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금투세를 반대한다는 주장은 황당하다. 그러한 주장을 내걸고 금투세 반대 집회를 한다는 것은 더욱 황당하다.

금투세는 주식, 채권, 펀드, 파생상품과 같은 금융투자상품에 투자하여 얻은 소득(양도, 환매 등)에 세금을 매기자는 것이다. 지극히 당연한 제안에 대해 논쟁이 벌어지는 것 자체가 어딘지 어색하고 비정상적이다. 안타까운 점은 금투세 논쟁이 본류가 아니라 지류라는 점이다. 무슨 얘기인가? 금투세 도입은 증권거래세 폐지와 패키지로 묶인 제안이다. 이 둘 가운데 앞으로 자본시장에 진정으로 큰 영향을 줄 사안은 사실은 금투세 도입이라기보다는 증권거래세 폐지이다. 그런 면에서 논쟁의 중심에는 증권거래세 폐지 문제가 놓여야 한다. 하지만 현재는 이 문제보다 금투세 도입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논쟁만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거래세에 대한 논쟁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금투세 도입과 증권거래세 폐지가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전개에 어떤 함의를 가질 것인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패키지를 마련하게 된 과정을 살펴보아야 한다.

 

 

외국인 투자자와 증권업계 이해에 휘둘린 증권거래세 폐지

 

증권거래세 폐지와 금투세 도입의 공식화는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20년 6월에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금융투자 활성화 및 과세 합리화를 위한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 방향"에서 이뤄진다. 물론 둘 가운데 핵심은 증권거래세의 폐지이다. 그렇게 보는 이유는 기획재정부의 발표 내용이 증권업계(외국인 투자자, 국내 기관투자자를 포함하여)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고 업계가 바라는 핵심 요구사항은 증권거래세의 폐지였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오래전부터 증권거래세의 인하, 나아가 폐지를 요구해 오던 터였다. 이러한 요구가 2010년대 들어서면 매우 강해진다. 거기에는 증권 거래의 행태가 근본적으로 바뀌었다는 사정이 놓여 있다. 가장 큰 변화는 미국에서 유행한 고빈도 거래의 세계적인 확산이라고 할 수 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 미국에서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미리 짜놓은 논리 구조(알고리즘)에 따라 주식, 파생상품, 외환 등을 자동으로 거래하는 방식이 유행한다. 알고리즘을 이용한 거래 방식의 하나가 고빈도 매매(High Frequency Trading·HFT)인데, 이것이 현대 증권거래의 풍경을 생소한 모습으로 바꿔 놓았다. 자본시장연구원의 2012년 자료에 따르면 고빈도 매매에서는 주문의 전달과 체결이 1초에도 수백 번이 이뤄진다. 이 거래를 위해서는 정교한 자동화 프로그램, 고속 전용선, 고성능 컴퓨터가 필요하다. 주식을 보유하는 기간도 매우 짧은데, 대체로 장 마감 전에 주식을 모두 처분한다.

 

이러한 거래 방식이 유행하게 된 데는 다음과 같은 환경 변화가 있었다. 먼저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서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2000년에 닷컴 주식의 버블이 붕괴하고 거기에다 9.11테러까지 발생하자 미국은 금리를 매우 낮은 수준으로 낮추고 대출 조건도 완화했다. 투자자들은 투자 기회만 발견한다면 얼마든지 돈을 빌려서 자산 시장에서 투자할 수 있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이른바 "양적 완화" 덕분에 빌린 돈으로 자산 투자를 하기가 더욱 쉬워졌다. 그러나 자산 투자가 쉬워진다는 것은 자산 투자자가 늘어난다는 것, 따라서 경쟁이 심해져서 수익을 내기도 그만큼 더 어려워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조건에서 투자자들은 티끌 모아 태산 격으로 잦은 거래를 통해 이익을 조금씩 모아가자는 아이디어에 바탕을 둔 거래 기법을 발전시켰다. 증권시장에서는 저평가된 종목을 매수하여 오랫동안 보유하는 "가치투자"가 시들해지는 대신 기업의 가치에 상관없이 단기의 주가 움직임을 살피면서 인공지능(AI) 기반의 알고리즘을 이용한 거래 방식으로 순식간에 차익을 얻는 투자가 유행했다. 거대한 금융 데이터의 이용 가능성과 거래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컴퓨터의 성능 개선은 이러한 방식의 투자를 뒷받침했다.

 

고빈도 매매 기법은 헤지펀드, 사모펀드, 뮤추얼펀드와 같은 전문 투자기관이 주로 활용했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고빈도 매매 프로그램, 예컨대 예스트레이더(YesTrader), 사이보스트레이더(CybosTrader), 메타트레이더(MetaTrader) 등이 개발되면서 그 활용 대상이 더욱 넓어졌다. 이리하여 알고리즘 기반의 고빈도 매매는 미국과 유럽에서 크게 증가한다. 자본시장연구원의 2012년 자료에 따르면 전체 거래에서 고빈도 매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미국은 50~60% 수준, 유럽은 50% 수준에 이른다. 2019년의 증권거래세법 개정안 전문위원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이 비율이 2018년 기준으로 60% 수준이다.

 

미국에서 발전한 고빈도 매매는 아시아에 진출한 미국인 투자자들에 의해 이들 국가에서도 확산한다. 미국인 투자자들은 금리 인하와 대출조건 완화에 따라 대외 투자를 늘려 나간다. 양적완화로 세계시장에 과잉 공급된 달러 자금의 많은 부분은 먼저 조세회피지역인 오프 쇼어 금융센터에 축적된다. 미국 연준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시기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비거주자 보유의 달러자산 잔고는 카리브해 금융센터가 41.1%, 영국이 22.9%를 차지하는데, 이런 곳들은 조세회피지역이다. 이러한 오프 쇼어 국제금융센터는 달러를 글로벌한 규모로 집적한 다음 각국에 다시 분배하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각국으로 분배된 자본은 그 나라에서도 알고리즘 매매를 추구한다. 올해 한국증권학회지에 실린 "외국인 주도세력의 투자전략 변화: 가치투자에서 고빈도 알고리즘"이라는 논문의 다음과 같은 인용문을 보자. "(Flash Crash라는 주가폭락 사건 이후-인용자)미국의 고빈도 알고리즘 매매에 대한 규제 강화와 시장 포화로 인한 수익성 악화 때문에 관련 회사들이 싱가포르, 일본 등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인 투자자의 아시아태평양 임원들과 면담한 결과 전 세계 많은 고빈도 알고리즘 매매 회사들이 한국 등 신흥 시장으로 이동하는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묘사는 알고리즘 매매가 미국에서 주변국으로 어떻게 확산하는가를 보여준다. 실제로 일본에서도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고빈도 매매가 증가한다. 싱가포르와 홍콩 등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난다.

 

물론 우리나라에 진출한 외국인 투자자들도 가치투자 대신 고빈도 알고리즘 매매로 전환하기 시작한다. 2009년 3월 주문체결시스템이 EXTURE로 교체되면서 고빈도 매매를 할 수 있는 시스템 환경이 구축된다. 위에서 언급한 논문은 우리나라 고빈도 매매의 증가 현황을 보여준다. 이 논문의 저자들은 2005년부터 2022년에 걸친 기간을 5개 구간으로 나누어 연구를 진행했는데 2012년~2016년 구간부터 외국인들의 투자 행태가 가치투자에서 고빈도 매매 중심의 투자로 바뀌어 가고 있음을 증명한다.

 

그런데 고빈도 매매의 걸림돌은 증권거래세이다. 약간의 시세 차익을 노리는 "단타" 매매에서 거래세를 넘어서는 수익을 얻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는 거래세를 물지 않는 분야인 파생상품,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주로 고빈도 매매가 이뤄졌다. 2015년에는 대형증권사 대다수가 거래세를 면제받는데, 시장조성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떠안은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거래에 세금을 면제해 주자는 이유에서였다. 증권사에 증권거래세가 면제되면서 증권사 자기 계정 중심의 고빈도 매매가 늘어나기도 한다.

 

증권사들로서는 사모펀드나 헤지펀드 등과 같은 기관투자자들에 대한 증권거래세의 폐지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증권거래세가 없어야 본격적으로 고빈도 매매가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거래세를 인하하거나 폐지하면 거래량 증가에 따른 새로운 이윤 원천이 창출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여기에는 충분한 근거가 있었다. 미국에서 고빈도 매매가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거래량이 폭증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뉴욕증권거래소의 경우 일일 평균 주식거래량이 2005년의 21억 주에서 2009년에는 59억 주로 늘어난다. 말할 필요도 없이 거래량의 증가는 증권회사의 수익 증가로 이어진다. 이리하여 고빈도 매매를 통해 이익을 얻으려는 외국계 사모펀드나 헤지펀드, 외국인 투자자들의 거래 행태를 모방하려 한 국내 기관투자자들, 고빈도 매매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려고 한 증권회사들, 이들의 이해와 엮여 있는 보수 정당, 보수 경제신문 사이에는 이심전심으로 증권거래세 폐지 동맹이 형성되었다.

 

증권거래세 폐지 동맹의 요구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졌다. 먼저 기업들의 대변기구인 대한상공회의소가 증권거래세 폐지에 앞장섰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016년에 "금융산업의 제도 애로와 개선방안 건의"를 통해 증권거래세 폐지를 건의 형식을 빌려 요구했다. 미국과 일본 등 대다수 선진국들은 거래세를 물리지 않고 있으며, 중국과 싱가포르 등 일부 국가가 과세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보다 세율이 낮다는 이유에서였다. 상공회의소는 특히 투자자가 손해를 보고 파는 경우까지 거래세를 부과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면서 증권거래세의 세율만이라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슷한 시기에 경제신문과 보수 언론에는 갑자기 증권거래세 폐지 주장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났다. 자본시장연구원도 거래세 개편 필요성을 강조하는 보고서를 냈다.

 

증권거래세 폐지 동맹은 구체적으로 법 개정 요구에 나섰다. 집권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은 2018년 11월에 "자본시장활성화 특별위윈회"를 구성하여 이에 대응했는데, 10개월 동안 활동을 벌였다. 증권사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한국금융투자협회는 2019년 1월에 집권 여당 대표와 간담회를 갖고 증권거래세 폐지와 금투세 도입을 묶음으로 제안했다. 특위는 출범 6개월 만에 증권거래세 인하를 수용하면서, 23년 동안 요지부동이던 증권거래세를 성공적으로 낮추었다고 자화자찬했다. 또한 특위는 2019년 9월 초에 "기로에 선 한국경제 자본시장에서 길을 찾다"라는 심포지엄을 개최해서 증권거래세 인하의 정당성을 홍보했다. 같은 달 말에는 특위 위원장이던 최운열 의원실과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실 주최, 금융투자협회와 자본시장연구원 후원으로 "증권거래세 폐지 후 자본시장 과세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토론회를 개최하여 증권거래세 폐지가 여야 합의에 의해 이뤄진 것임을 부각시켰다. 이렇게 해서 다음 해 6월에 증권거래세 폐지, 금투세 도입이 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정리된 것이다.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 등 야4당(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의원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금융투자소득세를 유예 없이 시행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증권거래세 폐지 동맹의 생색내기용 금투세 도입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증권거래세 폐지 동맹이 영리하게도 증권거래세 폐지만을 주장하지는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증권거래세의 폐지와 금투세의 도입을 패키지로 묶어서 제안했다. 사실 금투세 도입은 정부나 여당보다 증권거래세 폐지 동맹이 먼저 주장했다. 증권거래세 폐지만을 주장해서는 이를 관철해 내기 어렵다는 사실을 이들은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다. 큰 것을 얻기 위해서는 작은 것을 내주어야 한다는 지혜를 이들은 모르지 않았다.

 

예를 들어 자본시장 유관기관, 증권사, 자산운용사가 포함된 31개 기관이 참여하여 설립한 자본시장연구원은 주식 거래에 대한 양도소득세의 확대와 증권거래세 인하의 병행 추진을 주문하는 보고서를 냈다. 금융투자협회의 세제지원부장은 부동산의 경우 양도차익에 과세하는 것을 문제 삼지는 않는다면서 주식 투자로 이익을 내더라도 마찬가지로 돈을 번 사람이 차익에 대해 양도세를 내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금융투자협회가 단순하게 증권거래세만 없애 달라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곧, 금융투자협회는 증권거래세 폐지와 아울러 금투세의 도입도 주장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거래세 폐지 동맹이 증권거래세를 폐지하기 위해 내세운 구호는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였다. 증권거래세 폐지 법안을 대표 발의한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은 증권거래세 폐지의 당위성을 설명하면서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의 기본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신문을 포함한 보수 언론들도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기사를 연일 쏟아냈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너무 당연한 주장이 이때는 전혀 엉뚱하게 활용된 셈이다. 이렇게 해서 거래세 폐지, 금투세 도입이라는 패키지가 완성되었다. 증권거래세 폐지 동맹은 금투세 도입을 주장했지만 그것이 기관투자자에게는 부과되지 않도록 하는 빈틈없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전반적으로 증권거래세 폐지, 금투세 도입 패키지는 사모펀드나 헤지펀드 중심의 외국자본, 국내의 기관투자자들, 그리고 증권업계의 이해에 편향된 성격을 갖는다. 이 패키지로 기관투자자들은 증권거래세 인하 혜택은 고스란히 누리면서도 금투세 적용 대상에서는 아예 제외된다. 외국자본도 증권거래세를 면제받지만 이중과세 협약에 따라 금투세 부과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증권사들은 고빈도 매매의 걸림돌이었던 증권거래세가 폐지됨으로써 다양한 매매 전략을 개발하여 거래량을 늘릴 수 있게 된다. 반면 정부는 증권거래세에 비해 훨씬 쪼그라든 규모의 금투세를 지켜보게 될 것이다.

 

증권거래세 가운데 농특세는 남는다는 사실이 그나마 위안일지 모르지만 이것도 꼭 장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증권거래세가 폐지되면 증권거래세 폐지 동맹은 이어서 농특세 폐지에 달라붙을 것이다. 증권거래세 폐지 뒤의 농특세 폐지 요구는 정해진 수순이다. 예를 들어 "폐지 시한 20년 넘긴 시대착오적 농특세, 존치 이유 없다"는 <매일경제> 신문의 2024년 5월 12일자 사설, "금투세 시행하려면 농특세 담긴 거래세부터 정리하라"는 <조선비즈>의 2024년 8월 12일 기사가 이를 증명한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증권거래세의 단계적 폐지가 확정되기 전인 2019년에 이미 자본시장 포커스 2019-08호에서 "주식양도세의 대안으로 도입된 증권거래세는 양도소득세 과세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유지할 명분이 점차 약화하고, 부과근거 자체가 불분명한 농어촌특별세도 마찬가지이다"라는 보고서를 쓰고 있다.

 

진보주의자들이 주장해 온 금융거래세

 

증권거래세 폐지론자들이 내세운 논리는 과세체계의 합리화이다. 곧, 증권거래세가 불합리한 조세이기 때문에 이를 폐기하고 합리적인 소득세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조세는 정책 목적에 따라 소득에 매길 수 있고 거래에 매길 수도 있다. 거래에 세금을 매긴다고 해서 그것이 불합리할 이유는 없다. 다만 상품 거래세라면 저소득층이 상대적으로 조세를 더 많이 부담하게 될 가능성이 있어서 불합리할 수 있다. 그렇지만 증권거래세에는 그런 면이 없다. 증권거래세는 사실 오랫동안 진보활동가들이 요구해온 의제이다.

 

증권거래에 대한 과세를 포함한 금융거래세는 존 메이나드 케인스라는 이름을 떼어 놓고는 얘기할 수 없다. 케인스는 1936년에 출판한 <일반 이론>에서 증권거래세 아이디어를 꺼냈다. 이 책에서 케인스는 시장의 심리를 예측하는 활동을 투기로, 그리고 자산의 수명 전체에 걸쳐 미래수익을 예측하는 활동을 기업으로 정의했다. 쉽게 얘기해서 시장 심리를 예측해서 돈 버는 활동을 투기, 자산 투자를 해서 거기에서 생기는 현금흐름을 통해 돈 버는 활동을 기업이라 한 것이다. 그런데 케인스에 따르면 시장에서 이뤄지는 기업에 대한 가치평가는 변덕이 심하다. 그것을 안정적으로 지탱할 강력한 확신의 뿌리가 없기 때문이다.

 

케인스는 금융시장이 발달하면 투기 활동이 기업 활동보다 우세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다. 만약 투기 활동이 기업 활동이라는 꾸준히 흐르는 강물 위에서 벌어진다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거꾸로 기업 활동이 투기 활동이라는 소용돌이에 말려든다면 상황이 심각해진다고 케인스는 주장했다. 케인스는 자본의 활동이 카지노의 부산물이라면 일이 제대로 될 리 없다는 말로 상황을 비유했다. 따라서 공공의 이익을 위해 카지노에는 접근이 어려워야 하고 그것은 증권시장에도 마찬가지라고 케인스는 말한다. 케인스는 투기 활동이 기업 활동을 압도하는 현상을 막기 위해 증권거래세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케인스는 과도한 금융거래나 금융의 성장이 실물자본의 축적을 오히려 더디게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산업자본이 장기에 걸쳐 안정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과도한 금융거래를 억압해야 하고 그래야 더 많은 자본축적, 더 많은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고 케인스는 보았다. 케인스의 이러한 아이디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브레턴우즈 체제, 케인스식 복지국가 제도에도 반영되었다. 케인스는 금융의 발전이 꼭 좋은 것인가, 투기활동에 의한 주가의 상승이 장기적인 경제 발전에 좋은 것인가를 물었다. 그는 그렇지 않다고 대답하면서 정책 대안으로서 거래세 부과나 금융억압을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주식 가격의 상승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닐 수 있다는 케인스의 말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왜냐면 증권거래세나 금투세의 모든 논의들은 예외 없이 주가의 상승을 바람직한 현상으로 전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1970년대 초에 토빈은 케인스의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토빈세를 제안했다. 이 토빈세는 케인스의 증권거래세 아이디어를 외환거래에 적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금융거래세는 크게 보자면 국내의 증권거래(주식, 채권, 파생상품)에 적용되는 증권거래세와 외환거래에 적용되는 외환거래세가 있다. 토빈이 토빈세 아이디어를 낸 1970년대 초는 자본이동의 자유가 본격적으로 증가하면서 국경을 넘나드는 자본의 폐해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던 무렵이다. 이를 완화하기 위한 정책으로 제시된 토빈세는 이후 진보 활동가들의 의제로 자리잡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금융거래세를 도입하자는 요구가 전 세계적으로 높아졌다. 이러한 운동의 원류에는 케인스의 아이디어가 놓여 있다. 실제로 몇몇 유럽 국가에서는 금융거래세를 도입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주식을 포함한 금융거래에 거래세를 도입했다. 프랑스는 2012년 8월부터 금융거래에 대해 0.2%의 세금을 부과하기 시작했는데, 2017년에는 세율을 0.3%로 높였다. 이탈리아는 2013년부터 금융거래세를 도입하여 0.22%의 세금을 매기고 있다. 영국은 거래세 성격의 인지세를 0.5%의 세율로 부과한다. 한편 미국 민주당의 해리스는 금융거래세 도입을 이번 대선의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금융거래세는 일찍부터 진보 의제로 꼽혀왔다. 2008년 이후에는 금융거래세의 도입 필요성이 훨씬 높아졌고 실제로 금융거래세를 도입하자는 진보 활동가들의 목소리도 커졌다. 글로벌 수준에서 볼 때 금융거래세를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다. 금융 과잉이라는 2008년 글로벌 위기의 주요 원인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현실에서 금융거래세의 유용성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증권거래세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고 나섰다. 물론 구멍이 숭숭 뚫린 금투세로 이를 대체한다지만 말이다.

 

증권거래세 되살리는 방안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증권거래세 폐지에 따라 고빈도 매매 기술을 활용한 투기 거래가 증가하면 케인스의 표현대로 투기의 거품 위에 기업이 놓이는 상황이 생겨날 수 있다. 그런 거래는 장기에 걸친 안정적인 투자나 일자리를 감소시킬 수 있고 이 때문에 자본시장 발전에도 역행할 수 있다. 투기 거래의 증가는 장기적으로 주가의 상승이 아니라 오히려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증권거래세는 여전히 유용한 기능을 할 수 있다. 기획재정부가 2019년의 국회 답변 자료에서 밝힌 바와 같이 증권거래세는 과도한 단기매매 억제 효과를 분명히 갖는다.

 

우리나라의 증권시장에서는 투기 성향이 매우 강하게 나타난다는 현실도 되돌아보아야 한다. 선물, 옵션 거래액의 절대액이나, GDP 또는 시가총액에 대비한 선물 옵션 거래량 비율은 주요 나라들에 비해 매우 높게 나타난다, 그만큼 투기성향이 강하다는 의미이다. 더욱이 우리나라 증권시장의 변동성도 매우 높은 편이다. 우리나라 증권시장에는 외국의 핫머니 유출입이 많아서 국제시장이 동요할 때는 자금이 급격하게 빠져 나가는 모습을 자주 보인다. 심지어 우리나라가 외국자본의 ATM이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한다. 이런 현실을 개선하는 데도 증권거래세는 여전히 유용하다.

 

증권거래세 폐지로 거래가 증가하면 중개업자들은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해지펀드나 사모펀드도 초단기 거래를 통해 이익을 얻어낼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다 그렇다고 그것이 국민경제에 무슨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증권거래세를 소득세로 전환하는 데에서 생기는 손에 잡히는 이익을 떠올리기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증권거래세를 중심으로 하면서 금투세를 보완해서 운용하는 조세체제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획재정부도 2019년 국회 답변자료에서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도 증권거래세와 주식 양도세를 모두 과세하고 있으며, 두 세금을 병과할지, 택일할지 여부는 입법정책적 결정사항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증권거래세의 필요성이 큰 우리나라가 금융소득세 단일체제를 선택하고 있는 미국을 따라가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그렇다면 이미 단계적 폐지를 결정한 증권거래세에 대해 그 유용성을 재검토하고 이를 되살리는 방안에 대한 사회적인 논의를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도움받은 자료>

 

이인형·강소현․김준석, "글로벌 거래소 변화 양상과 시사점", 자본시장연구원, 2012

구기동, "증권거래제도와 조세의 역할", 한국조세재정연구원, 2019.

기획재정부, "금융투자 활성화 및 과세합리화를 위한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 방향", 2020.6.25.

대한상공회의소 "금융산업의 제도 애로와 개선방안 건의", 2016.12.7.

김갑래·황세운, "금융투자상품 양도소득 과세체계 선진화:입법정책적 고려 사항", 이슈보고서 17-10, 자본시장연구원, 2017.

임수강

 

임수강 금융평론가(linsk@hanmail.net)는 정치경제학을 전공한 독립 연구자이다. 증권회사에서 채권 트레이더로 일했고 은행 경제연구소와 금융경제연구소 등에서 연구 활동을 했다. 최근 국제결제은행(BIS)의 역사를 다룬 <바젤탑>을 번역해서 출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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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김건희 사기꾼' 표현, 한국대사관 이의 제기로 수정"

체코 유력 일간지 <블레스크> 부편집장, <오마이뉴스> 질의에 이메일 답변..."기사 주제는 유지"

24.09.23 21:43l최종 업데이트 24.09.23 21:43l
 
 체코 일간지 <블레스크>의 21일 새벽 5시 보도(왼쪽)와 수정된 것으로 보이는 21일 오후 3시 현재 보도 내용. 최초 보도된 기사의 제목은 "사기꾼이 파벨의 성에? 대한민국 영부인은 거짓말을 하고 수백만 달러로 자신을 풍요롭게 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였다.
▲  체코 일간지 <블레스크>의 21일 새벽 5시 보도(왼쪽)와 수정된 것으로 보이는 21일 오후 3시 현재 보도 내용. 최초 보도된 기사의 제목은 "사기꾼이 파벨의 성에? 대한민국 영부인은 거짓말을 하고 수백만 달러로 자신을 풍요롭게 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였다.
ⓒ 블레스크 갈무리 / 구글 저장된페이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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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순방 마지막 날인 지난 21일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들을 보도한 체코 언론 <블레스크>는 최초 보도 당시 김 여사를 '사기꾼'에 빗대 표현했으나, 주체코 대한민국 대사관(이하 한국대사관)의 이의 제기를 받고 기사 속 표현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한국대사관이 구체적으로 이의를 제기한 단어는 "사기꾼"으로 파악됐다. 이는 <블레스크>가 <오마이뉴스> 이메일 질의에 답변한 내용이다.

<블레스크>는 첫 보도 당시 제목은 '사기꾼이 파벨의 성에? 대한민국 영부인은 거짓말을 하고 수백만 달러로 자신을 풍요롭게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Podvodnice u Pavlových na Hradě? První dáma Jižní Koreje měla lhát i obohatit se o miliony)로 뽑았다. 또한 기사의 첫 문장은 "대한민국 국가 원수 곁에 사기꾼이 있을까요?(Má jihokorejská hlava státu po boku podvodnici?) 윤석열 대통령은 금요일 체코를 국빈 방문했습니다"였다.

그러나 이후 제목이 '흠결 있는 영부인이 파벨 앞에? 한국의 대통령 부인이 여러 차례 조사를 받았다'로 바뀌었고, 기사 속 첫 문장 '대한민국 국가 원수 곁에 사기꾼이 있을까요?'은 삭제됐다.

<오마이뉴스>는 이에 대해 <블레스크>에 기사 속 표현 삭제의 이유 등을 직접 질의했다.

"주체코 한국 대사관, 사기꾼 표현에 이의 제기"
 
 <오마이뉴스>의 질의에 에바 심코바(Eva Simkova) <블레스크> 편집팀장 겸 부편집장이 기자에게 보낸 메일. 해당 메일은 9월 23일 오후 7시 29분(한국시각)에 수신했다.
▲  <오마이뉴스>의 질의에 에바 심코바(Eva Simkova) <블레스크> 편집팀장 겸 부편집장이 기자에게 보낸 메일. 해당 메일은 9월 23일 오후 7시 29분(한국시각)에 수신했다.
ⓒ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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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에바 심코바(Eva Šimková) <블레스크> 부편집장은 이메일 답변을 통해 기사 속 표현이 달라진 배경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전문 그대로 싣는다(괄호 안은 기자 주).
 
문의 메일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블레스크>는) 프라하에 있는 한국대사관으로부터 'podvodnice(사기꾼)'라는 표현에 대한 이의 제기를 받았습니다.

저희는 이의 제기와 함께 논거를 검토하고, 이를 받아들여 약간의 수정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기사의 주제와 의미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thank you for your email with your questions. We have received an objection from the Korean Embassy in Prague to the expression "podvodnice".

We have considered and accepted this objection along with the arguments and decided to make a minor modification. The topic and meaning of the articles remained unchanged.

정리하면 한국대사관의 이의 제기가 있었고 <블레스크>는 이를 검토해 기사 속 표현을 일부 덜어냈다는 설명이다.
 
큰사진보기 체코 일간지 <블레스크>의 김건희 여사 관련 기사의 '저장된 페이지'. 기사 하단에 내려가다보면 그래픽 요소가 들어간 이미지도 확인할 수 있었다.
▲  체코 일간지 <블레스크>의 김건희 여사 관련 기사의 '저장된 페이지'. 기사 하단에 내려가다보면 그래픽 요소가 들어간 이미지도 확인할 수 있었다.
ⓒ 블레스크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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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이날 대통령실 관계자는 출입기자단의 '대통령실이 삭제를 요청한 것이냐'라는 질문에 "그건 좀 확인을 해봐야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영부인을 폄하하고 악의적으로 보도한 외신 보도를 굳이 그렇게까지 보도할 필요성이 있는 것인지, 그럴만한 가치가 있었는지 의문"이라면서 "악의적으로 보도한 기사 자체에 문제가 있어서 삭제 조치된 건데 '삭제됐다'는 것까지 기사화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블레스크>의 보도 내용과 기사 속 표현 삭제 등의 과정을 보도한 국내 언론을 비판했다.

그러나 <블레스크> 에바 심코바 부편집장은 "'사기꾼'이라는 단어는 이의를 제기 받고 논의해 수정을 결정했지만 기사의 주제와 의미는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관련 기사]
체코 언론이 김건희 여사 보도하면서 사라진 단어 '사기꾼' '거짓말' https://omn.kr/2a9es
대통령실, 체코 언론 기사 삭제 요청 질문에 "확인해봐야겠다" https://omn.kr/2aa24
 
#김건희#체코#블레스크#사기꾼#도이치모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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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방문한 체코 언론도 조명한 김건희 '탈세‧표절' 의혹

체코 유력 언론, 金 언급하며 '사기꾼' 표현 넣었다가 삭제

서어리 기자 | 기사입력 2024.09.22. 21:06:14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국빈 방문 중에 현지 유력 언론이 윤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와 관련한 여러 의혹을 집중 조명하는 기사를 보도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체코 유력 언론 '블레스크(BLESK)'는 윤 대통령이 방문 중이던 지난 21일(현지시간) '한국의 영부인은 여러 차례 수사를 받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블레스크는 기사에선 "김 여사는 영부인다운 우아함도 있지만 탈세나 표절 등의 의혹도 가지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체코 외교부에 따르면, 블레스크는 현지에서 가장 많은 독자를 보유한 일간지이다.

특히 블레스크는 한국 언론이 윤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가 열렸던 2019년부터 김 전 대표에게 주목했다며 "당시 검찰총장 후보자의 아내였던 김 여사의 아파트가 세무 당국에 압류당하는 일이 있었다"라며 "부동산세를 납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당시 '같은 아파트에서 다른 동으로 이사하면서 세금 고지서를 제때 확인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는 점도 전했다.

▲체코 언론 블레스크(BLESK)의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 관련 의혹 기사. ⓒ블레스크 홈페이지 갈무리

이 매체는 김 전 대표의 논문 표절 의혹도 언급했다. 2022년 국민대가 논문 표절 의혹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발표한 데 대해 국내 각계 단체에서 참여한 16명의 학자 그룹이 반대 의견을 낸 점을 소개하는 한편, 숙명여대 석사 학위 논문 표절 논란도 언급했다.

김 전 대표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서도 "김 여사는 혐의가 제기된 다른 인물들과 함께 (주가조작으로) 10억 원을 챙긴 것으로 추정된다"고도 했다. 한국 검찰이 김 전 대표의 어떤 혐의도 입증하지 못해 기소되지 않았지만, 공범으로 의심받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은 최근 항소심에서 3년형을 선고받았다는 점도 밝혔다.

블레스크는 구글 검색 시 나타나는 기사 제목 하단에 "한국 국가 원수가 사기꾼을 곁에 두고 있나?"(M jihokorejsk hlava sttu po boku podvodnici?)라는 문구를 적기도 했으나, 22일 현재 이 문장은 사라졌다.

윤 대통령과 김 전 대표는 2박 4일간의 체코 공식 방문 일정을 마치고 22일 오전 귀국했다.

서어리 기자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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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기록적 가을 폭우...경향신문 “극단 오가는 날씨 일상화”

[아침신문 솎아보기] 이재민 약 1500명 발생 “기후특위 서둘러야”

윤·한 회동에 한국일보 “밤샘 논의라도 해서 정국해법 찾아라”

조선일보 논설위원 “대통령이 국민·언론 야속해하면 국정 답 없다”

기자명윤유경 기자

  • 입력 2024.09.23 07:40

  • 수정 2024.09.23 09:10

▲Gettyimages.

주말 사이 기록적인 가을 폭우가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쏟아지면서 수천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전국 곳곳에서 사람이 숨지고 수확을 앞둔 논밭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다수 신문은 가을 폭우 피해를 사진과 기사로 1면에서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기후 변화는 빨라지는데 국가적 대응은 턱없이 느리고 미흡하다”며 국회 기휘위기특별위원회 설치를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22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20일부터 내린 호우·강풍·풍랑으로 7개 시도, 46개 시군구에서 1501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전남 장흥군에서는 급류에 휩쓸린 8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고, 부산에선 대형 땅꺼짐 현상이 발생해 부산소방재난본부 배수 차량과 트럭이 구멍에 빠졌다. 경남 김해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대성동고분군 서쪽 사면이 무너지는 등 문화유산 피해도 발생했다. 경남 창원, 충남 서산, 전남 순천, 부산, 경남 거제 등 전국 곳곳에서 9월 하루 강수량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고, 지역 농가 피해도 잇따랐다.

▲ 동아일보 기사 갈무리.

조선일보는 이례적인 가을 폭우의 원인을 “14호 태풍 ‘풀라산’이 약해져서 열대 저압부로 변한 뒤 우리나라를 지나가며 뜨거운 수증기를 몰고 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폭염이 끝나자마자 극한 폭우가 닥친 데 대해 김해동 계명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조선일보에 “지구 면적의 70%를 차지하는 바다의 수온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오른 영향이 크다”며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극한 기후가 일상이 되고, 과거의 기후로 돌아갈 일은 좀체 없을 것”이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극단을 오가는 날씨가 일상화됐지만 이에 대응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는 더디고 헐겁다”며 국회 기휘위기특별위원회부터 설치해야 한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전 세계적으로도 극단의 폭염·홍수·산불·혹한이 교차하거나 이상 기후가 나타나는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며 “한국도 지난 8월 낮기온 33도가 넘는 최장 폭염일수와 열대야를 겪고, 추석까지 한낮 30도를 넘고 열대야를 겪더니, 가을 폭염이 물러나기 무섭게 9월 폭우가 쏟아졌다. 계절을 가릴 것 없이 기후 위기가 시민의 일상과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고 있다”고 했다.

▲ 경향신문 사설 갈무리.

경향신문은 “기후 변화는 빨라지는데 국가적 대응은 턱없이 느리고 미흡하다. 이 문제를 종합적으로 논의하고 대책을 짤 국회 기후특위 설치부터 게걸음”이라며 “우원식 국회의장이 법안심사권과 예결산심의권을 실질적으로 부여한 국회 특위 설치를 촉구하고 여야 원내대표도 이달 9일 동의했지만, 국회 환경노동위·산업통상위·기획재정위 등과 권한·예산 조정이 미뤄지고 있다. 지금도 선진국보다 한참 늦은 기후 정책·대책 전담기구가 국회 상임위 간 이견으로 첫발도 떼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러다가는 헌법재판소가 지난달 29일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2030년까지만 규정한 탄소중립기본법에 내린 ‘헌법불합치’ 결정의 후속 입법·대책 마련도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다”며 “얼마 전 환경부가 내놓은 기후대응댐 구상이 곳곳에서 실효성 논란을 빚었듯이 윤석열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은 근시안적이고 퇴행적이다. 국회는 주도적으로 국민여론을 수렴하고 기후위기의 백년지대계를 짤 특위 설치를 조기에 매듭짓기 바란다”고 했다.

충청 지역 중부매일은 사설에서 “오송 참사 1년 전인 2022년에도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충북도소방본부는 총 51건의 강풍·침수피해 신고를 접수했다. 이처럼 호우 피해는 매년 발생하고 있다”며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의 수해대응은 피해주민들을 안심시키는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중부매일은 “정부는 이번 호우 피해상황을 하루빨리 파악해 위급한 곳의 ‘특별재난지역’선포를 적극 검토하길 바란다. 지자체도 ‘재난안전실’을 중심으로 매년 발생하는 비 피해에 대해 근본적이고 촘촘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기후변화로 인한 위기상황을 더 이상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 경남신문 사설 갈무리.

경남신문도 사설에서 “이상기후로 인해 이번과 같은 호우가 일상화되고 재난이 대형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재난대비를 강화해야 한다”며 “장마철 통영의 국지성 집중호우와 이번 창원, 김해의 폭우는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비가 올 수 있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기후변화로 인해 앞으로 언제, 어디서, 어떤 재해가 발생할지 알 수 없다”고 했다. 경남신문은 “정부와 지자체의 재난대응이 임시방편식 대처가 아닌 장기적 계획 아래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며 “대형 재난으로 이어지기 전에 안전기준을 높인 중장기 재난대응 시스템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한 회동, 한국일보 “밤샘 논의라도 해서 정국해법 찾아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오는 24일로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의 만찬 직전 윤 대통령과의 독대 자리를 요청했다. 신문들은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만찬 회동에 주목하며 장기화되는 의·정 갈등과 김건희 여사 리스크에 대한 정국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 조선일보 기사 갈무리.

조선일보는 1면 기사에서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을 보도하며 “의정 갈등 장기화 등으로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자,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독대해 정국 해법을 모색하려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고 했다. 경향신문도 3면 기사에서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통해 의·정 갈등과 김건희 여사 리스크에 대한 당정 불협화음을 정리하고 여론을 설득할 대안을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을 설득해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겨레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 20%(한국갤럽 기준)로 알 수 있듯이 민심 이반은 심각한 상태다. 의대 정원 증원을 놓고 의-정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은 날로 커져가고 있다”며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한 대처와 최근 불거진 공천 개입 의혹 역시 국정의 또 다른 뇌관이다. 김 여사는 지금껏 이들 사안에 대한 어떠한 사과와 해명도 하지 않아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고 했다.

한겨레는 “23일로 취임 두달을 맞는 한 대표는 그간 주요 현안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국민에게 약속한 ‘채 상병 특검법’ 발의는 기약없이 미뤄졌고, 여야의정 협의체는 첫발도 내딛지 못했다”며 “한 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민심을 가감 없이 전하고 설득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윤 대통령 역시 한 대표와의 대화를 수용해 정국 타개책을 모색해야 한다.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기싸움’을 벌일 만큼 정국 상황이 한가하지 않다”고 했다.

▲ 한국일보 사설 갈무리.

한국일보도 사설에서 이번 회동을 통해 정국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최대 현안인 의료개혁과 관련해 양측은 이견을 극복하고 의료현장에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며 “김건희 여사에 냉랭한 민심을 어떻게 극복할지야말로 머리를 맞대야 할 시급한 현안”이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두 사람은 벼랑 끝에 섰다는 절박한 각오로 이번 회동에 임하기 바란다”며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비상시국임을 인식하고 국민 마음을 되돌려 국정동력을 찾을 해법이 뭔지, 밤샘 회동을 불사한 채 고민하기 바란다”고 했다.

조선일보 논설위원 “대통령이 국민·언론 야속해하면 국정은 답이 없다”

김광일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신문은 정권을 편든 적 없다>는 제목의 ‘태평로’ 칼럼을 썼다. 김 위원은 칼럼에서 “대통령이 국민을 야속하다 여기는 순간 국정은 답이 없는 상태에 빠진다. ‘나는 정말 열심히 하는데 언론이 몰라준다’ 이렇게 불평하는 병에 걸리면 치유가 힘들다”며 “어떤 대통령이 ‘조중동을 내 편이라 여겼는데 어느 날 배신당했다’고 생각한다면 참 난감하다. 우리는 자유민주주의, 상식, 공정, 헌법 정신, 이런 가치를 공유하면 긍정 평가했고, 벗어나면 비판했다. ‘좌냐 우냐’는 전혀 별개 문제”라고 했다.

관련기사

▲ 조선일보 칼럼 갈무리.

김 위원은 “‘용산 사람들’이 외부인과 밥 먹다가 ‘V 전화’라면서 휴대폰 들고 허둥댈 만큼 대통령이 지시 단계마다 뭔가 확인해야 한다면 시스템이 부실하거나 V가 조급하다는 증거다. 월권의 뒤탈이 생길 수 있고, 특검의 빌미도 싹튼다”고 했다. 아울러 “대통령 부인에겐 ‘조용히 지내는 것’이 본인을 위한 ‘방패’다. 영부인이 스스로를 보호하려면 아무도 자신에 대해 알지 못하게 해야 한다. 누구랑 문자하는지, 어디를 다니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라고도 했다.

김 위원은 “대통령이 성심을 다하면 뭐든 할 수 있다 싶었겠지만 현실에선 아무것도 못하는 정치적 코마에 빠지곤 한다. 대통령의 가장 큰 할 일은 젊은이가 국가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절망에 빠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그게 공정”이라며 “지금 분란은 대통령에게서 비롯됐다. 모든 분란을 대통령 손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기 때문이다. 이 역설을 이해 못 하면 답이 없다. 개혁에 가장 큰 걸림돌은 개혁의 주체일 때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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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은 정말 망상일까? 아무도 몰랐던 '청와대 보고서'

[김형남의 갑을,병정] 계엄 의혹 마주한 판박이들, 2016년 새누리당과 2024년 국민의힘

24.09.23 07:05최종 업데이트 24.09.23 07:05

▲ 2018년 7월 26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서울동부지검에서 열린 '계엄령 문건 의혹 합동수사단' 현판식에서 참석자들이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 연합뉴스

2018년 7월,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 지시로 '계엄령 문건 관련 의혹 군·검 합동수사단'이 꾸려졌다. 합수단은 윤석열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던 노만석 검사를 위시한 특수부 검사들과 군검사들로 꾸려졌다. 이들은 8월경, 국방부 청사 컴퓨터 압수수색 과정에서 괴상한 문건 하나를 손에 넣게 된다.

컴퓨터의 주인은 박근혜 정부 말 청와대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실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군법무관 A 중령이었다. 정권이 바뀐 뒤 다시 국방부에 복귀해 복무 중이었다. 그의 컴퓨터에서 발견된 문건은 2016년 10월에 작성된 보고서였다. 그때는 아직 박근혜 탄핵 촛불이 본격화되기 전이었고, '최순실 태블릿PC'도 발견되지 않았을 때지만 대통령 지지율은 20%대로 급락한 상태였다.

A 중령이 작성한 보고서에는 '북한 급변 사태' 발생을 명분으로 남한에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는 법리 검토가 담겨있었다. A 중령은 북한 급변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지 않은 상황에서 곧바로 남한의 행정, 사법 기능이 마비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요건 상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일은 어렵다고 보면서도, 헌법상 대한민국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규정되기 때문에 북한 지역에서 발생한 혼란을 빌미로 대통령이 한반도 전역에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방식으로 계엄 선포 요건을 우회할 수 있다는 황당한 논리를 전개했다.

뿐만 아니라 보고서에는 '국회가 계엄 해제를 시도할 때에 저지할 방안'과 '계엄사령관을 법규가 정한 합동참모의장이 아닌 육군참모총장으로 지정하는 방안', '국무회의를 평소와 달리 수시로 개최하여 수시 보고를 받는 방안' 등 구체적 상황별 대응 계획도 기재되어 있었다. 이러한 내용은 4개월 뒤 국군기무사령부에서 작성한 '계엄 문건'에도 동일하게 담기게 된다.

합수단 수사 결과 A 중령에게 보고서 작성을 지시하고 보고 받은 사람은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이었다. 백번 양보해서 국가안보실이 북한 급변 사태에 대비하는 계획을 세웠다 하더라도, 이를 빌미로 법을 우회해 대한민국에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회의원들을 체포해 계엄 해제를 차단하고, 계엄사령관을 합참의장이 아닌 육군참모총장으로 임명하는 해괴한 법리 검토를 시켰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계엄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정부가 할 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대로 계엄을 선포하고, 평소 합참이 준비해 둔 대로 후속 절차를 밟는 것뿐이지, 국회의원들을 잡아 가둘 모략을 꾸미는 것이 아니다.

정리하자면 박근혜 청와대는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의 지휘하에 이미 탄핵 정국이 시작되기도 전인 2016년 10월, 국정농단 의혹으로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 중인 상황에서 계엄 선포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구체적인 검토에 착수했던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김 전 실장은 윤석열 정부에서 특별 사면으로 복권된 뒤 국방 정책 컨트롤 타워인 국방혁신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이 위원회의 위원장은 대통령이다.

기시감이 드는 장면

2024년 다시 계엄령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야당을 중심으로 대통령실이 여소야대와 저조한 정권 지지율을 타개하기 위해 계엄령을 검토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대통령실과 여당인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다.

지난 1일,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야당의 계엄령 주장은 비상식적인 거짓 정치공세"라고 비난했다. 10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국민의힘 임종득 의원은 "황당무계한 정치 선동이자 극단적 망상"이라 했고, 이에 대해 김선호 국방부 차관은 "지금 계엄을 논하는 것은 망상이며 고도의 정치적 선동"이라고 맞장구쳤다.

기시감이 드는 장면이 아닐 수 없다. 2016년 11월 18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추미애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이 계엄령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가 돌고 있다"고 발언했다. 청와대는 즉시 "무책임한 정치적 선동"이라 비난하며 혼란을 부추기는 발언을 자제해달라고 브리핑했다.

▲ 2016년 11월 4일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서울 여의도 당사 대표실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문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의 이정현 대표도 "국민들을 우롱하고 한번 떠보는 것도 아니고 대통령이 계엄령 검토하고 있다는 것을 제1야당의 대표가 얘기한다면 분명한 근거를 가지고 제시를 해서 그러한 부분들에 대해서 대통령이 그렇게 하고 있다면 그 부분 제대로 문제를 삼아야지, 제1야당 대표가 이렇게 전혀 근거도 없는 유언비어를 공식적으로 이렇게 퍼뜨릴 수가 있는 것입니까?"라고 비난했고, 당 대변인실은 "계엄령은 있지도 있을 수도 없는 천부당만부당한 말"이라 일축했다.

그러나 펄펄 뛰며 계엄 의혹을 부인하던 박근혜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무색하게도 2018년 기무사 계엄 문건이 폭로되며 박근혜 정부의 계엄령 검토는 사실로 드러났다. 2021년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도 언론 인터뷰에서 박근혜 정부가 탄핵 정국에서 계엄을 검토했다고 실토한 바 있다.

이러한 사실은 검찰과 법원에서도 인정되었다. 계엄문건 작성을 주도한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의 명을 받아 문건 작성 실무를 도맡아 진행했던 소강원 전 참모장과 기우진 전 5처장은 각각 위헌, 위법한 계엄문건 작성 사실을 감추기 위해 문재인 정부 출범 다음 날 '현 시국 대비계획'이란 계엄문건을 '전시 합수 업무 수행방안'이란 괴문서로 바꿔치기해서 '키리졸브 훈련 2급 비밀'로 허위 등재한 사실이 인정되어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기무사 계엄문건은 명백한 위법 절차에 의해 작성된 반헌법적인 문서이며 군사비밀이 아니다'라고 판시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들도 특별사면했다.

지난 2월 21일에는 검찰도 계엄 문건 작성은 기무사 권한 범위 밖의 일일뿐더러 위헌·위법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을 직권남용죄로 기소했다. 재판은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최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과 대통령실 고위관계자, 여당 인사 등이 국회, 언론 등에서 기무사 계엄 문건은 실체가 없으며, 문재인 정부가 날조한 정치 공작이며, 단 한 사람도 기소된 바 없다는 주장을 펼치며 윤석열 정부의 계엄 검토 의혹을 반박하고 있는데, 이는 모두 거짓말이다. 이들이야말로 사실관계를 날조하며 정치 공작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아무도 몰랐다

▲ 2023년 5월 11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국방혁신위원회 출범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왼쪽으로 박근혜 정부에서 국가안보실장을 지낸 김관진 국방혁신위원회 부위원장이 보인다. ⓒ 연합뉴스

물론 과거에 있었던 일만으로 윤석열 정부의 계엄 검토 의혹이 기정사실화 될 수는 없다. 그러나 불과 8년 전, 권력자의 불순한 의도에 대한 감시와 견제가 망상이나 황당무계한 선동쯤으로 치부되어선 안 된다는 교훈을 얻은 바 있다.

박근혜 청와대는 본격적인 촛불 시위가 확산하기 전부터 북한 정세를 빌미 삼아 전국에 비상계엄을 선포할 계획을 검토하고 있었으면서도, 야당의 의혹 제기를 '무책임한 정치적 선동'이라 천연덕스럽게 받아쳤다.

그로부터 4개월이 지난 2017년 2월에는 앞선 검토를 진화시켜 기무사 내 빈 사무실에 태스크포스팀까지 꾸려놓고 남몰래 계엄문건을 만들었다. 실행이 안 되었다고 이러한 시도들이 없었던 사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정권 보위를 목적으로 하는 계엄령은 검토나 계획 수립 자체가 내란음모나 다름없다.

요즘같이 스마트폰이 보급된 시대에 계엄이 어떻게 가능하겠냐며 의혹을 일축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기무사 계엄 문건에는 KT기지국 등을 장악해 주요 지역 통신을 마비시키고 언론사 보도를 검열할 구체적 계획이 적혀있었다.

정권이 국회의장과 부의장을 모처에 가둬 국회 등원을 막고, 야당 의원들을 계엄법 위반 혐의로 현행범 체포하겠다고 마음먹으면 현실적으로 계엄을 해제할 방도도 없다. 정권을 뒤엎는 쿠데타는 어렵지만, 정권이 벌이는 친위쿠데타는 권력기관을 조기에 장악하고 시민의 저항을 제어하면 그다지 불가능한 일이라고만 볼 것도 아니다.

오히려 위험한 것은 의혹 제기가 아니라, 의혹 제기를 망상쯤으로 치부하는 안일한 인식이다. 세계 곳곳에서 당연하게 여겨지던 견고한 민주주의가 무력 앞에 무너지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분명한 팩트는 김관진이 A 중령으로부터 계엄 검토를 보고 받았을 때도, 기무사가 계엄 문건을 만지작거리고 있을 때도, 아무도 그 사실을 몰랐다는 점이다.

#계엄령 #계엄문건 #기무사 #김관진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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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나흘만에 다시 ‘쓰레기 풍선’ 보내

북, 나흘만에 다시 ‘쓰레기 풍선’ 보내

 

  • 기자명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4.09.23 07:26
  •  
  •  수정 2024.09.23 07:33
  •  
  •  댓글 0
 
지난 6월 8일 북한이 날려보낸 '쓰레기 풍선'. [사진-합참]
지난 6월 8일 북한이 날려보낸 '쓰레기 풍선'. [사진-합참]

22일 저녁 북한이 또다시 ‘쓰레기 풍선’을 날려 보냈다. 지난 18일 이후 나흘만이다. 

합동참모본부(합참)은 22일 저녁 ‘알림’을 통해 “북한이 대남 쓰레기 풍선(추정)을 또다시 부양하고 있다”면서 “현재 풍향 고려시 대남 쓰레기 풍선이 경기도 및 수도권 지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국민들께서는 적재물 낙하에 주의하시고, 떨어진 풍선을 발견하시면 접촉하지 마시고 가까운 군부대나 경찰에 신고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서울시도 이날 저녁 7시께 ‘안전 안내 문자’를 통해 “풍선이 서울 상공 진입시 적재물 낙하 가능성이 있으니 야간활동 간 유의하시기 바란다”고 알렸다. 

7시40분께 문자를 통해서는 “현재 빠른 풍속으로 인해 북한 쓰레기 풍선의 적재물이 낙하할 경우에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니 보다 주의하시기 바란다”고 거듭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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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수의 직격] 비리·불법 얼룩진 용산이전, ‘윤석열·김건희’가 몸통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2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75주년 정상회의 등 미국 안보순방을 마치고 귀국,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4.07.12. ⓒ뉴시스

추석 연휴 직전인 9월 12일 감사원은 ‘대통령 관저의 이전과 비용 사용 등에 있어 불법의혹 관련’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2022년 10월 13일 참여연대가 국민감사청구를 한 때로부터 무려 2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후에 나온 감사결과였다. 그런데 이렇게 오랜 시간을 끌다가 하필이면 추석 연휴를 앞두고 발표한 것부터가 이상한 일이었다.

불법과 비리의 집합체

감사원 홈페이지에 올려진 감사보고서를 보니, 어떻게든 파장을 약화시키려고 하는 듯한 대목들이 보였다. 182쪽에 달하는 감사보고서를 보면,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으나, 긴급하게 용산으로 대통령실과 관저를 이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들’이라는 식으로 무마하려는 대목들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감사보고서 자체에서도 용산으로 대통령실ㆍ관저를 이전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불법들이 있었다는 것이 드러나 있다. 그 내용들을 보면, 정상적인 국가라면 도저히 있을 수가 없는 일들이었다.

자격도 없는 다수의 업체들이 공사를 하는가 하면, 하도급을 주면서 주무관청의 승인도 받지 않았다. 인테리어 업체인 ‘21그램’이 증축공사를 할 자격이 없는 것이 문제가 되자 명의만 빌려준 것으로 보이는 다른 업체를 섭외해서 공사를 계속했다. 심지어 예산도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가 시작되고, 계약도 체결하기 전에 공사가 진행되었다. 계약서도 작성하지 않고 진행된 공사도 일부 있다. 공사비 정산도 제대로 하지 않아 일부 공사비가 과다지급됐다. 게다가 준공검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공무원들이 준공검사 조사를 작성했다.

이 정도면 국민세금으로 공사를 하면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행정절차가 깡그리 무시되었다고 할 만하다.

뿐만 아니다. 이렇게 졸속으로 공사를 하다 보니 비리가 발생했다. 대통령 경호처의 간부가 브로커의 소개로 특정 업체와 수의계약을 하고, 방탄창호 공사비를 부풀려서 15억 7천만원을 챙기도록 해 줬다. 그리고 경호처 간부는 자신의 지인(전직 경호처 직원)이 못 팔고 있던 땅(임야)을 브로커로 하여금 사게 했다. 그 간부의 비리는 2023년 10월에 이미 포착되어서 감사원이 대검찰청에 수사요청을 했는데, 검찰은 시간을 끌다가 감사원 발표 시점에서야 그 간부를 구속했다.

서울 종로구 감사원 (자료사진) 2022.05.27 ⓒ민중의소리

이런 내용들로 가득찬 감사보고서를 읽어 보면, 용산 대통령실 이전과정은 불법과 비리의 집합체라고 불러도 지나치지 않다.

실무를 총괄한 비서관은 차관을 거쳐서 총선으로

그런데 감사보고서에서 용산으로 이전하는 실무를 총괄한 것으로 나오는 김오진 비서관은 누군가의 추천으로 업체를 선정했다고 하면서, 그 ‘누군가’는 밝히지 않은 것으로 나온다. 그러나 대통령실과 관저를 이전하는 중차대한 일을 맡을 업체를 선정하면서 수의계약을 했는데, 누구의 추천으로 수의계약을 했는지가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얘기이다.

감사원 감사보고서 중에서

강사원 감사보고서 중에서 ⓒ감사원 감사보고서

김오진 전 비서관의 이력을 보면, 국회의원 보좌관과 한나라당 당직자 출신이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 시절에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행정관과 총무1비서관을 지낸 경력이 있다.

이런 경력의 김오진 비서관은 용산으로의 이전 실무를 총괄한 이후에, 2023년 6월 국토교통부 1차관으로 자리를 옮긴다. 국토교통부와 관련된 경력도 전혀 없는 사람을 국토교통부 1차관으로 임명한 것에 대해 당시에도 말이 많았다.

그런데 김오진 비서관은 차관이 된 지 6개월 후인 2023년 12월 경북 김천에서 총선출마를 하기 위해 사직을 한다. 그러나 올해 2월 28일에 진행된 국민의힘 경선에서 탈락해서 총선 출마는 좌절된다.

이 과정을 보면, 총선 출마에 도움이 되는 스펙을 만들어주기 위해 경험도 없는 사람을 국토교통부 1차관에 임명한 것이 아닌가 라는 의문이 든다. 누군가가 김오진 비서관을 밀어주려고 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몸통인 윤석열+김건희에 대한 책임추궁이 필요

그래서 이 문제는 감사원의 부실한 감사결과로 끝낼 일이 아니다. 그리고 실무선에서 끝낼 일도 아니다.

결국 이 모든 문제를 일으킨 근원은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무리하게 용산으로의 대통령실ㆍ관저 이전을 밀어붙인 사람에게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그 장본인으로 지목할 수밖에 없다.

김오진 비서관이 ‘누군가’의 추천을 받아서 무자격 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한 것도 김오진 비서관 선에서 책임 추궁을 하고 끝낼 일이 아니다. 김오진 비서관에게 무자격 업체와 수의계약을 하도록 ‘추천’을 했다고 하는 그 ‘누군가’의 실체를 밝혀내야 한다.

지금까지 드러난 상황을 보면, 용산으로의 대통령실ㆍ관저 이전은 국민세금을 낭비하고, 국가의 행정체계를 완전히 망가뜨린 총체적인 ‘배임’ 행위로 규정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 몸통이라고 할 수 있는 윤석열+김건희에 대해 책임을 추궁하려면, 야당들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철저하게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국정조사나 특검 추진도 검토해야 한다.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이후 너무 많은 국정조사와 특검 사안들이 있는 황당한 상황이지만, 할 일은 해야 한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유를 들어서 대통령실을 하루아침에 옮기기로 결정하고, 국민세금을 어마어마하게 낭비하고, 그 과정에서 각종 불법과 비리가 저질러지도록 한 것은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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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공천개입 폭로 협박, 총선 전 한동훈에게 보고됐다”

김건희 여사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뉴시스
총선에서 지역구를 바꿨지만 컷오프된 김영선 전 의원이 김건희 공천개입 의혹을 폭로하겠다는 주장을 개혁신당은 물론 국민의힘에도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당시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물론 한동훈 대표에게도 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SBS는 20일 김영선 전 의원이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공관위에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폭로를 운운하며 자신의 공천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 공관위원은 “공천 심사가 한창이던 지난 2월 김 전 의원으로부터 여러 차례 압박성 요구를 받았다”고 밝혔다. 당무감사 결과 하위 10%에 포함된 김 전 위원이 지역구를 ‘험지’인 경남 김해로 지역구를 옮길 테니 공천을 해달라고 요구하며, 들어주지 않으면 김 여사 관련 의혹을 폭로하겠다고 했다는 것.

또 다른 공관위원도 김 전 의원이 “다른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만들기 위해 내게 낮은 점수를 줬다”고 주장하면서 “단수공천을 주지 않으면 폭로를 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SBS는 김 전 의원 사안이 당시 비대위원장인 한동훈 대표에게도 보고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즉 이미 지난 2월 김 여사의 공천개입과 관련한 논란을 한 대표가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해당 보도에 민주당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21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한동훈 대표도 공범”이라고 직격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영부인의 공천 개입이라는 사상 최악의 국정 농단을 국민의힘은 알면서도 덮은 것이냐”면서 “시스템 공천을 내세우더니 실상은 마포대교 대통령 김 여사의 픽 공천”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윤 대통령을 향해 “김 여사의 공천 개입이 사실이라면 이는 명백한 국정농단이자 수사 대상”이라며 “당당히 김건희 특검법을 수용해 모든 의혹을 털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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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에서 윤석열 탄핵 횃불 밝히자”…국회 앞 촛불대행진 열려

특별취재단 | 기사입력 2024/09/21 [19:05]

 

윤석열 탄핵을 위해 전국 45개 시군구에서 연인원 9천여 명의 촛불 시민이 국회 앞에 모였다.

 

© 김영란 기자

21일 오후 4시 국회 앞에서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107차 촛불대행진 9월 전국집중촛불’이 ‘애국으로 단결하여 윤석열을 탄핵하자!’를 부제로 진행되었다.

 

사회를 맡은 김지선 서울촛불행동 공동대표가 이날 중심 구호를 외쳤다.

 

“선거 개입 국정농단 김건희를 구속하라!”

“이러다가 다 죽는다! 의료대란 주범 윤석열을 탄핵하자!”

“국힘당에 경고한다. 탄핵에 동참하라!”

 

촛불행동과 함께하는 국회의원 모임(준) 의원들이 무대에 올랐다.

 

장종태 민주당 의원은 “최근에 친일을 넘어서 숭일을 하는 이 정부를 향해서 지금 용산 대통령실에 밀정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 아니다. 용산 그 자체가 밀정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여러분들과 함께 반드시 무능하고 무도한 이 정권을 심판하는 그날까지 함께하겠다”라고 하였다.

 

부승찬 민주당 의원은 “헌법 위에 윤석열이 존재하고 그 위에 김건희가 존재한다. 최상위에는 숭일, 일본이 존재한다”라며 “반드시 범법 행위를 밝혀서 (윤석열 대통령을) 하야시켜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김준혁 민주당 의원은 “비상시국이니 국회가 광장이 되고 광장이 국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역사 쿠데타 막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다짐했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국민들이 원했던 것은 국회의원이 국정 기조를 바꾸고 그게 안 되면 탄핵하라 이거 아닌가?”라고 묻고 “이제 12명의 (윤석열탄핵준비 의원연대) 제안 모임을 시작으로 150명의 탄핵 발의 의원을 만들고 200명의 의원으로 탄핵을 발의하고 결국은 탄핵을 통해서 대한민국을 정상화하는 데 앞장서겠다”라고 결의했다.

 

양문석 민주당 의원은 “민주진영을 아무리 탄압하려고 해도, 탄압의 그 끝이 아무리 예리하다 해도 우리 탄핵의 불꽃은 광야를 활활 태우고 용산을 태울 것”이라며 “용산 방 빼! 윤건희(윤석열+김건희) 방 빼!”라고 외쳤다.

 

▲ 왼쪽부터 부승찬, 김준혁, 장종태, 한창민, 양문석 의원. © 김영란 기자

최지웅 부산촛불행동 공동대표와 김세동 도봉촛불행동 대표가 100일 총력운동 결의 발언을 하였다.

 

최지웅 공동대표는 “100일 총력 운동 기간이 외세에 빌붙어 100년이 넘도록 이 땅을 자신들의 권력 놀이터로 만들어 온 윤석열 일당에게는 탄핵이라는 파산을 선고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부산촛불행동은 100에 만족하지 않겠다. 11월 2일 부산·울산·경남 유권자 대회에 1,000명을 반드시 조직하겠다. 윤석열 탄핵 유권자 서명 명함 1만 장을 배포하도록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김세동 대표는 “작년 여름부터 진행해 온 도봉촛불집회가 지난달부터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라면서 “사전에 준비한 의자가 모자라서 부랴부랴 추가로 구해 오기도 했다. 민심이 바뀌었다는 것이 피부로 확 느껴졌다”라고 소개하고 “전국 방방곡곡에서 윤석열 탄핵의 횃불을 밝히자”라고 호소했다.

 

▲ 최지웅 공동대표(왼쪽)와 김세동 대표. © 김영란 기자

사단법인 생명평화일꾼 백남기농민기념사업회 이사인 김기헌 중앙대 민주동문회장은 “백남기 농민이 우리 곁을 떠나고 한 달 뒤 우리는 촛불을 들었고 마침내 위대한 촛불혁명을 이뤄냈다”라고 말한 뒤 “시절은 8년 전보다 더 수상하고, 시민들은 8년 전보다 더 위험에 빠져있다. 무도한 정권을 끌어내리고 위험에 빠진 스스로를 구하자”라고 외쳤다.

 

백남기 농민은 박근혜 정권 시기 물대포에 맞아 2016년 9월 25일 사망하였고 이 사건은 박근혜 탄핵 촛불의 중요한 계기로 되었다.

 

이날 촛불대행진에는 백남기 추모 부스가 운영되었다.

 

경북 북부 촛불시민인 우미나 씨는 “지난 연휴 우리는 기가 막힌 광경을 목도했다. 검찰청에, 재판정에 출두해야 할 김건희가 마포대교에 출몰한 것이다. 오피스룩을 입은 채 경찰을 대동하고 지도 편달하는 모습은 이 나라의 대통령이 누구인지 명징하게 보여주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기 지리산 자락 칠불사에는 한 번 불을 때면 온기가 49일을 간다는 구들방이 있다. 그곳에서 이 정권의 몰락이 서서히 달궈지고 있는 모양이다. 몰락의 열기가 식기 전에 윤석열을 탄핵하고 김건희를 구속시키자”라고 외쳤다.

 

촛불행동 대표단이 격문을 낭독했다. (격문 전문)

 

▲ 왼쪽부터 김민웅 상임대표, 권오혁·김은진·구본기 공동대표. © 김영란 기자

이들은 격문에서 “대한민국이 붕괴되고 있다”라면서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를 걱정하는 모든 국민들은 크고 작은 차이를 뒤로 미루고 오로지 애국으로 단결해 윤석열을 하루빨리 탄핵하자!”라고 외쳤다.

 

본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여의도 일대를 행진한 후 국회 앞으로 돌아와 정리집회를 했다.

 

윤석열 탄핵소추 촉구 대학생 시국농성단의 조서영 단장은 “매국노들을 척결하는 것, 역사를 바로잡는 것이 우리 대학생들의 과제이고 의무라고 생각한다”라며 “방금 전 국회 앞에서 윤석열 탄핵과 김건희 특검을 촉구하는 농성을 시작했다. 국민들이 열어가고 있는 그 길을 대학생들이 앞장서서 거세게 개척해 나가겠다”라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3시 경기촛불행동이 국회 정문 앞에서 발족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다음 주 촛불대행진은 28일 오후 6시 서울시청역과 숭례문 사이 대로에서 열린다.

 

▲ 촛불합창단이 「내 나라 내 겨레」, 「그런 사람」을 불렀다. © 김영란 기자

 

▲ 백금렬과 촛불밴드가 「뱃노래」 등을 불렀다. 중학교 선생님인 백금렬 씨가 촛불대행진에 참가했다는 등의 이유로 고발을 당해 최근 해직을 당했다고 한다. © 김영란 기자

 

▲ 발언하는 김기헌 이사. © 김영란 기자

 

▲ 발언하는 우미나 씨. © 김영란 기자

 

▲ 발언하는 조서영 단장. © 이인선 기자

 

▲ 노래극단 희망새가 「민요메들리」, 「으라차차」, 「바람아 불어라」를 불렀다. © 이인선 기자

 

 

촛불 참가자들의 목소리

 

촛불대행진 참가자들에게 최근 김건희 씨가 대외 활동을 재개한 것에 관해 물어봤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60대 남성 김 모 씨는 “부적절하다”라고 딱 잘라 말하며 “조사받아야 하는데 자기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떳떳하게 돌아다닌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건희가 검찰 조사를 받도록 하는 것은 특검밖에 답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경기도 의정부시에 사는 40대 여성 하 모 씨는 “김건희의 빽(뒷배)이 빵빵한가 보다. 정말 ‘노답’이다”라면서 “김건희를 빨리 잡아넣어야 한다. 얼굴만 봐도 욕밖에 안 나온다”라고 말했다.

 

또 “윤석열을 탄핵해야만 김건희도 잡아넣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대구 달성군에 사는 20대 남성 김 모 씨는 “김건희가 범죄 의혹이 하나도 해소되지 않은 채 대놓고 다니는 것은 국민을 모욕하는 짓”이라며 “(김건희가) 마치 죄가 없다는 듯 행동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건희의 여러 범죄 의혹 중에서도 “김건희의 명품 가방 수수 사건은 꼭 처벌해야 한다”라며 “권익위가 무혐의로 사건을 종결해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 소정의 ‘마음의 선물’은 괜찮다는 것은 뇌물을 정당화하는 거다. 이는 공정과 상식에 위배된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이어 “윤석열 정권 스스로 김건희 수사와 특검을 하지 않을 것이다. 국민이 촛불을 들고 윤석열을 끌어내리는 것만이 답”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50대 여성 김 모 씨는 “범죄자가 뻔뻔하게 돌아다니고, 공인이 아닌 사인이 국정을 농단하고 있다”라고 분노를 표했다.

 

덧붙여 “최근 총선 공천 개입 사건이 드러나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양평 고속도로 특혜 등 김건희의 혐의가 한두 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본대회 전에 구본기 공동대표가 현장인터뷰를 했다.

 

용산촛불행동 회원 최명희 씨는 “탄핵기금 5억 모금 방법을 이야기하다 돼지저금통에 동전을 모아보자는 얘기가 나왔다. 그런데 동전 모아서 언제 5억 만들 거냐는 얘기가 나오면서 IMF 때 나라를 구하고자 금을 모았던 그 마음을 다시 한번 모아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그래서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물려준 금반지, 금목걸이 그리고 자기 아들, 딸, 헤어진 연인 커플링 그리고 백금으로 했던 결혼반지까지 다 모으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또 “용산 주민들은 매주 목요일 저녁마다 윤석열을 탄핵하기 위한 자체 촛불을 진행하고 있다. 매주 목요일 저녁 함께 모여서 촛불을 들고 대통령실로 진격하는 데 힘을 모아달라”라고 하였다.

 

▲ 최명희 씨. © 김영란 기자

 

충남에서 온 시민은 “전공의 사태를 보라. 국민이 아프고 고통받고 죽어가고 있다. 수술해야 할 사람들이 응급차로 뺑뺑이 돌다 포기하고 죽기로 (생각하고) 누워 있는 사람이 있다. 이 시간도 국민이 죽어가고 있다. 정부 계획이 아무리 백번 천번 만번 옳다 해도 국민을 위한 정치인데, 국민이 죽어가는데 윤석열 대통령은 아무 수렴도 않고 정상적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이게 말이 되는가?”라고 외쳤다.

 

경남 창원 촛불시민연대 회원은 “우리 손녀가 네 살인데 자기가 잘못한 거는 바로 인정하고 또 협의할 줄 안다. 그런데 저 높은 곳에 있는 윤석열은 도무지 타협이 없다. 자기 잘못을 인정하지도 않는다. 지금 당장 끌어내리자”라고 하였다.

 

또 양회동 열사의 부인 김선희 씨는 양회동 열사가 분신 항거하는 장면을 촬영한 CCTV가 조선일보에 유출이 되어 왜곡 보도에 쓰였지만 수사기관이 전혀 수사를 하지 않는다며 서명운동 동참을 호소했다.

 

▲ 김선희 씨.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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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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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응하는 시민들. © 이인선 기자

 

© 이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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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선 기자

 

특별취재단

기사: 문경환 기자

사진: 김영란 기자, 이인선 기자

인터뷰: 이영석 기자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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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윤석열 퇴진'이 간절하다면 '9월 28일' 퇴진 광장으로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4/09/22 08:40
  • 수정일
    2024/09/22 08:4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기자명

  •  편집국
  •  
  •  승인 2024.09.21 09:23
  •  
  •  댓글 0
 
 

9월 28일 전국동시다발 퇴진대회 개최
뜨거운 열의로 지역별 최대 목표 향해 전진 중
2024퇴진투쟁 달라진 4가지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준)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준)

9월 28일 윤석열정권 퇴진 시국대회가 전국에서 동시에 열린다. 이번 대회는 윤석열 정권 퇴진 투쟁의 주요 역량이 한자리에 결집하는 첫 대회다. 9.28대회를 계기로 윤석열 퇴진 투쟁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다.

전국에서 동시에 폭발하는 분노

전국 각지에서 터져 나오는 분노의 함성을 이제는 막을 수 없다. 9월 28일 윤석열 정권의 폭정에 드디어 거대한 저항의 불길이 퇴진대회로 폭발한다. 대전, 대구, 경북은 27일,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을 비롯한 나머지 지역은 28일에 대회를 개최한다. 전국 17개 광역시·도에서 동시다발로 퇴진 대회가 열린다.

세종·충남지역은 지역 역대 규모인 3천 명을 목표로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민주노총 전현직 본부장들이 직접 현장을 순회하며 조합원들의 참가를 독려하고, 매달 군 단위로 퇴진 행동전을 확대하고 있다. 농민들은 논 갈아엎기 운동을 주도하면서 실천 투쟁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더군다나 충남퇴진운동본부는 노동, 농민, 빈민과 더불어 시국회의 등 지역의 역량이 합심해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강원에서도 1천 명을 목표로 지역 최대 규모의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2016년 박근혜 탄핵 촛불 당시 최대 500명이 조직되었는데 2배를 목표로 조직하고 있다. 강원의 6개 시에서 실천 활동을 진행하면서 지역의 투쟁 열의를 한 곳으로 모으고 있다. 이러한 지역별 준비 상황은 9월 28일 퇴진대회를 목표로 하는 전국적 움직임이 성공적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국적으로 일관되게 퇴진 투쟁이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잡았다. 이번 9.28 퇴진대회는 지역별로 최대의 결집력으로 최강의 힘을 발휘한다는 목표다.

2024퇴진투쟁 달라진 4가지

9.28퇴진대회는 뿔뿔이 흩어졌던 반윤 투쟁을 한자리에 모았다. 전국민중행동, 자주통일평화연대, 비상시국회의 등 각계각층이 윤석열퇴진운동본부로 결집한 것이다. 윤석열 퇴진 투쟁을 전국으로 확산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2023년 까지는 노조법2.3조, 양곡관리법, 후쿠시마 핵오염수, 김건희 주가조작 등 의제를 중심으로 각개 투쟁이 벌어졌으나, 2024년은 '윤석열 정권 퇴진' 깃발아래 뭉쳤다. '심판이냐, 탄핵이냐, 퇴진이냐'를 따지지 않는다.

'총선에서 심판하면 정신차리겠지'라는 미온적 태도도 사라졌다. 22대 총선에서 여당 108석, 야당 192석을 얻었다. 그러나 반성은커녕 윤 대통령은 '개헌 저지선을 확보했다'며 거부권을 남발하고 국회 개원식조차 불참했다. 이는 단지 국회를 무시하는 차원이 아니라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 파기에 해당한다. 주권자 국민의 총의가 퇴진으로 모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죽 쒀서 개준다'는 푸념이 투쟁의 발목을 잡지도 않는다. 퇴진투쟁의 목표는 분명해 졌다. 윤석열 정부를 끝장내고 개헌을 통해 제7공화국으로 전진하는 것. 박근혜 탄핵은 대전환의 밑거름이 되었다. 그 기간 민주노총 조합원은 30만 명이 증가했다. 결코 죽 쒀서 개 주지 않았다는 뜻이다.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준)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준)

윤석열 퇴진이 간절하다면 9.28퇴진광장으로

9.28퇴진대회는 윤석열 퇴진 투쟁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특히 9.28대회를 계기로 11월9일 1차 민중총궐기, 11월20일 2차 민중총궐기, 12월7일 3차 민중총궐기로 이어지는 윤석열 퇴진의 도화선이 구축될 전망이다.

9.28퇴진대회는 국민의 생존이 걸린 절체절명의 투쟁이다. 윤석열 정권은 민생위기, 전쟁위기를 조장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사대 매국 행위로 역사와 주권을 외세에 팔아 먹고 있다. 언론을 장악해 비리를 감추고, 검찰을 장악해 민주주의를 파괴한다. '3년은 너무 길다', 결코 과한 표현이 아니다.

이제 지켜 볼 것도, 물러설 곳도 없다. 분노한 민중의 단결 투쟁이 절실하다. 윤석열 퇴진이 간절하다면 9월 28일 퇴진광장을 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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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 봉사에 고발·가압류?…지자체 무책임에 분노”

[한겨레S] 인터뷰

밥퍼공동체 대표 최일도 목사

급식 이용자 90%가 가난한 노인
‘불법 프레임’에 민간 후원 급감
동대문구청장은 면담 요청 외면
오세훈 서울시장이 나서 풀어야

  • 수정 2024-09-21 07:29
  • 등록 2024-09-21 07:29
    • 지난달 26일 다일공동체 이사장 최일도 목사가 서울 동대문구 밥퍼나눔운동본부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진수 선임기자 jsk@hani.co.kr
      지난달 26일 다일공동체 이사장 최일도 목사가 서울 동대문구 밥퍼나눔운동본부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진수 선임기자 jsk@hani.co.kr

      지난달 27일 최일도 목사를 밥퍼 2층에서 만났다. 1시간 남짓 진행된 인터뷰 내내 최 목사는 “공무원들이 하라는 대로 했을 뿐”이라며 야속함이 묻어나는 말투로 상황을 설명했다. 추가 취재를 위해 통화한 지난 6일 최 목사는 캄보디아에서 해외 봉사 중이었다. 1988년 청량리역에서 시작된 나눔은 현재 11개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투병 소식을 들었는데 건강은 좀 어떤가?

      “33차례 방사선 치료를 하고 항암치료는 본인 선택이라고 해서 안 하겠다고 했다. 작년 여름 무릎에 육종암이 왔다. 처음엔 종기인 줄 알고 동네 정형외과에서 수술했다. 그런데 암세포였다. 재발이 되면 폐나 뇌에 문제를 일으키는 악성 중 악성이라고 했다. 난 이엔에프피(ENFP: ‘성격유형 검사’로 구분하는 성격 유형 중 ‘활동가형’)다. 암에 걸리는 체질이 아닌데,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으면 암이 왔겠나 싶다. 지금은 면역력을 키우면 된다고 하더라.”

    • ―36년간 무료 나눔을 해온 ‘밥퍼’가 철거 위기라는데.

      “현재 이 건물을 이명박 (전) 대통령, 오세훈 서울시장 때 지었다. 서울시가 할 일을 대신 해줘서 감사하다면서 서울시 땅에 서울시가 지은 거다. 12년 동안 아무 문제도 없었다. 그런데 구청장 하나 바뀌었다고 박해를 시작했다. 모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인간은 존엄성과 가치가 있다. 범죄자도 세금으로 입혀주고 먹여주는 이유다. (밥퍼를 이용하는) 이분들은 범죄자가 아니다. 단지 힘이 없어서 여기까지 온 것이다. 예전에는 (밥퍼 이용자의) 90%가 노숙자고 노인이 10%였다. 세월이 흐르면서 지금은 90%가 노인, 10%가 노숙자가 됐다. 그래서 서울시에서 여기는 어르신복지과가 담당한다.”

    • ―서울시 고발도 논란이 됐는데.

      “서울시 어르신복지과에서 고발을 했다. 언론이 폭발했고, 오세훈 시장이 전화해서 하루라도 빨리 만나자고 했다. 혼자 갔다. (오 시장이) ‘정말로 송구하다. 제가 이걸 알았더라면 고발 못 하게 하지, 아무리 정무적 감각이 없는 사람이라도 그렇지 시장이 이것(고발)을 알고 사인했겠냐’고 하더라. 오 시장이 (나를 고발한) 담당 과장을 (문책성) 대기발령을 시켰다고 자기 입으로 말했다. 그건 당시 (복지)정책실장도 확인했다.”

    • ―오 시장과 면담 뒤 서울시가 바로 고발을 취하했나?

      “그렇다. 그런데 서울시가 자기들이 지은 (밥퍼) 건물이 합법화돼야, 양성화돼야 증축이 된다는 걸 몰랐다. (합의가) 다 됐는데 나중에 건축법 전문가들에게 듣고 놀라서는 (본건물) 합법화 전에 증축은 안 되니 신축이라고 심의위에 올렸다. 서울시가 형사고발을 당할 가장 잘못한 일이다. 자기들이 지어놓고 10년 이상을 방치한 것이다. 구청과 협의해서 했어야 했다. 우리는 대가 없이 봉사를 한 건데 갑자기 불법이라고 고발을 했다. 오세훈 시장에게 분노하고 있다. 시장으로서 무책임하다.”

      ―지금은 동대문구와 소송 중이다.

      “공사가 진행되고 있을 때다. 서울시 이아무개 주무관이 와서 ‘서울시에 (밥퍼 공사 관련) 민원이 많은데 민원이 들어오면 응답을 해줘야 하는 게 의무다. (밥퍼가) 구청장한테 신축 설계허가를 받으면 우리도 민원인들에게 할 말이 있지 않으냐’고 하더라. ‘이미 기부채납하기로 합의가 됐는데 무슨 설계허가냐’고 물으니 민원인들 얘기를 하는 거다. (서울시가 밥퍼 건물을) 허물고 새로 지으려면 최소 3년은 걸리는데 예산을 따는 데만 1년에서 1년 반이 걸린다. 집행되려면 3년은 걸리니 (지금 건물을 쓰면서) 신축 설계허가를 받으면 그때 서울시 예산으로 짓겠다고 했다.”

    • ―애초 밥퍼 본건물을 재건축할 계획이었나?

      “박원순 (전) 서울시장 때 옆에 실버타운을 지었는데, 그때 밥퍼도 새로 짓자고 했다. 대신 밥퍼만 쓰지 말고 아이부터 노인까지 토털 복지시설로 만들자고 했다. (서울시) 공무원들이 여러번 왔다 갔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무료급식소이지만 동대문 구민들을 위한 시설로 만들자고 했는데 거기엔 우리가 동의할 수 없었다. (밥퍼 쪽이) 땅을 사서 서울시에 기부채납하는 건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다 박 시장이 사망하면서 (모든 게) 중단됐다.”

      ―유덕열 전 동대문구청장은 밥퍼의 적극적인 후원자였는데도 공사중지 명령을 3차례 내렸다.

      “내가 항의했다. 하라고 해서 했는데 왜 (공사중지 명령이) 왜 내려졌냐고 하니 ‘민원에 대한 응답’이라고 일관했다.”

      ―이필형 현 동대문구청장 쪽에서 시정명령 보내기 전에 면담 요청을 해온 적은 없나?

      “없다. 우리가 다섯번을 공문 넣어서 면담을 신청했는데 한번을 답신하지 않았다. 이 구청장이 들어와서 제일 먼저 한 일 중 하나가 희망트리를 철거한 거다. 희망트리는 김성재 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밥퍼를 방문한 뒤 문광부가 제작해준 거다. 밥퍼를 찾아오는 분들 중 한글을 모르는 분들도 있었다. 희망트리를 굴다리 앞에 세워서 그분들이 찾아오기 쉽게 했던 건데, 그걸 불법 광고물이라고 철거했다.”

      ―‘불법’ 증축 논란이 일면서 밥퍼 후원이나 봉사 등 변화는 없었나?

      “불법 프레임을 뒤집어씌우는 바람에 고액 후원자들이 대거 떠나면서 2년간 후원금이 10억원 이상 줄었다. 또 서울시가 구청을 통해 무료급식에 보조하던 연간 1억2천만원 정도의 후원을 (증축이) 합법화가 될 때까지 우리 스스로 (안 받겠다고) 중단하면서 2년 합쳐서 3억원 손실이 발생했다.”

      ―이행강제금을 내지 않았는데 동대문구에서 조처를 한 게 있나?

      “가압류 예고가 왔다.”

      ―앞으로 계획은?

      “작년 12월까지 15만명이 (밥퍼 철거 반대, 본건물 양성화) 서명운동에 동참했다. 동대문 구민만 8천명이 넘게 서명했다. 10월31일 법원이 (동대문구가) 한 게 맞다고 손들어주면 그땐 여기 문 닫고 모든 분에게 서울시청 앞으로 나와서 밥 드시고 가시라고 할 거다. ‘길에서 시작한 밥퍼인데 길에서 끝내게 하려나 보다’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오세훈 시장이 나서야 한다. 이 문제는 결국 서울시가 나서서 동대문구와 함께 풀어야 할 문제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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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악재 연타로 터졌는데 태연스레 봉사활동 하는 영부인”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4/09/21 07:47
  • 수정일
    2024/09/21 07:47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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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야권 김건희 특검법 통과… 공천개입 의혹까지

‘여당의 짐’ ‘정권 핵심 리스크’ 언론 비판에 “정국 급랭” 전망까지

한동훈, 조선일보 인터뷰서 명품백 논란에 “부적절한 처신, 사과해야”

기자명윤수현 기자

  • 입력 2024.09.20 07:40

  • 수정 2024.09.20 07:42

▲지난 15일 김건희 여사가 ‘다움장애아동지원센터’를 방문한 모습. 사진=대통령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지난 19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채 상병 특검법을 강행 처리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또다시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정국 냉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까지 나온 상황에서 “김건희 여사가 여당의 짐이 됐다”(국민일보), “정권의 핵심 리스크”(중앙일보)라는 언론의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 등 야권 의원 167명은 국회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과 채 상병 특검법 등 양대 특검법을 표결에 부쳤고, 김 여사 특검법은 표결에 참석한 의원 167명이 전원이 찬성해 통과됐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명품가방 수수 의혹 외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까지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실에 거부권 행사를 건의했으며 민주당은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을 예상하고 오는 26일 본회의에서 재의결을 추진할 방침이다.

▲9월20일 국민일보 4면 갈무리

중앙 “악재 연타로 터졌는데 태연스레 봉사활동 하는 영부인”

이번 특검법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이어지면서 내용이 강화된 측면이 있다. 동아일보는 1면 <巨野, 더 세진 ‘金여사-채 상병 특검법’ 본회의 단독처리>에서 “김건희 특검법은 김 여사의 22대 총선 공천개입 의혹을 추가해 8가지 의혹을 수사 대상에 포함시켰다. 채 상병 특검법은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 4명을 추천하면 민주당과 비교섭단체가 2명으로 압축하고 대통령이 1명을 임명하도록 했으며, 야당에 특검 비토권을 부여했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할 방침이어서 정국이 급랭할 전망”이라고 했다.

국민일보는 4면 <뭘해도… 비난 타깃 ‘與의 짐’ 된 김여사>에서 “국민의힘 내에서도 김 여사가 공개 행보를 자제하거나 대통령실 차원의 가이드라인 제시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김 여사가 계속해 정쟁의 중심의 서게 되고, 야당의 ‘프레임 공세’ 대상이 되는 상황에 대해 여당 내에서도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밝혔다.

▲9월20일 중앙일보 칼럼 갈무리

김건희 여사의 행보를 비판하는 칼럼·사설이 나오고 있다. 중앙일보 김정하 논설위원은 칼럼 <정권의 핵심 리스크가 된 영부인>에서 “민심을 자극할 악재가 연타로 터졌는데 아무 일 없다는 듯 태연스레 봉사활동을 하는 영부인이라니. 국민에게 봉사의 진심이 전달되기보단 보여주기식 쇼만 한다는 반발심을 유발할 가능성이 훨씬 크지 않을까”라며 “김 여사는 지난 6일 검찰 수사심의위가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불기소를 권고하자 모든 문제가 끝났다고 생각하고 본격적으로 외부 활동을 재개하려는 심산일까. 정말 그렇다면 큰 착각”이라고 했다.

리니지M ‘VANGUARD’

서울신문은 영부인 역할과 권한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상숙 서울신문 논설위원은 칼럼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사랑받는 법>에서 “한국도 영부인의 역할과 권한 제도화에 대해 본격적인 검토를 할 시점을 맞았다”며 “명절 직전 나온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지지율은 20%에 겨우 턱걸이했다. 응급실 뺑뺑이 논란 등 의정 갈등 심화가 가장 많은 영향을 끼쳤겠지만, 김 여사의 민심 무시도 한몫했을 터”라고 했다.

한겨레는 사설 <계속되는 김 여사 공천 개입설, 사실관계 분명히 밝혀야>에서 뉴스토마토가 보도한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에 대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김 여사와 관련된 숱한 논란으로 국민의 인내심이 한계에 이르고 있다. 이날 야당 주도로 통과된 ‘김건희 특검법’의 명분을 김 여사 스스로 제공하고 있다”며 “점점 커지는 공천개입 의혹에 대해 김 여사를 비롯한 관련 당사자들은 사실관계를 분명하게 밝혀 국민들의 의구심을 해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두 특검은 막으려 하면 할수록 국민적 의혹과 여론의 반감만 커진다는 걸 윤 대통령은 알아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의 계속되는 거부권 행사에도 관련 법안을 발의하는 민주당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중앙일보는 사설 <민주당, 쟁점 3법 단독 통과…‘비토크라시’ 악순환 언제까지>에서 “민주당의 3법 강행 처리는 여러모로 무리수란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며 “강공 기류는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 사건 결심(20일)과 위증교사 사건 결심(30일)을 앞두고 사법리스크를 물타기 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쳇바퀴 거부권 정국을 풀려면 먼저 정부·여당이 나서야 한다. 임기 반환점을 맞은 윤 대통령부터 최저치 20%로 떨어진 지지율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협치로 과감히 국정 기조를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월1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누구의 라인이었던 적 없다”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패싱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 대표가 조선일보 김윤덕 선임기자와 인터뷰에서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털어놨다. 한 대표는 당 장악력이 부족하다는 평가에 대해 “당이 꼭 장악돼야 하나. 당은 이견이 표출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했으며, 지난 8일 대통령 만찬에 초대받지 못한 것에 대해선 “밥을 누구랑 먹는 게 중요한 건 아니다”라며 “대통령실 생각이 민심과 동떨어져 있는데, 불편해지는 게 싫다고 편을 들어야 하나”라고 했다.

또 한동훈 대표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분명한 건, 부적절한 처신이었고 사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당대회 때 당대표 후보 4명이 모두 말했듯”이라고 했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의 인간적 섭섭함은 이해될 것 같다’는 김 선임기자 질문에 “대통령이나 나나 긴 인생에서 아주 짧은 동안 국민 위해 봉사할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그 과업에만 집중해야 한다. 개인 간 문제가 뭐 그리 중요한가”라고 밝혔다. 이원석 전 검찰총장과 함께 한때 윤석열 대통령 최측근이었다는 평가에 대해선 “누구의 라인이었던 적이 없다”고 했다.

▲9월20일 조선일보 5면 기사 갈무리

김윤덕 선임기자는 5면 <“의대 증원 찬성하지만, 규모·방식 정답은 하나만 있지 않아”> 기사에서 “그는 어떤 질문도 피하지 않았다. ’한동훈은 술 안 마시는 윤석열, 싸가지있는 이준석’이라는 말이 있다고 하자 ‘1년 뒤에도 그 말이 남아 있는지 보자’고 했다”며 “대선 출마 질문엔 즉답하지 않았으나, 노동·복지·격차 해소 등 ‘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건 분명해 보였다”고 평가했다.

미국 연준, 기준금리 0.5%p 인하… “문제는 국내 가계부채와 집값”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2년 동안 이어온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끝내고 기준금리를 0.5%p 인하하는 빅컷을 지난 18일 단행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도 금리인하 행렬에 동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한국이 물가를 내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문제가 있다. 한국경제는 5면 <한은, 10월 피벗 가능성 높아져… 美처럼 공격적으론 못 내릴 듯>에서 “문제는 한은이 금리인하를 위해 풀어야 하는 물가, 성장, 외환시장, 가계부채의 고차방정식 중 가계부채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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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20일 한국일보 사설 갈무리

한국일보는 사설 <미 기준금리 ‘빅컷’, 면밀한 금리·경기대책 절실하다>에서 “연준의 빅컷은 국내 금리인하 요구를 더욱 높이는 쪽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문제는 좀체 잡히지 않는 가계부채와 집값이다. 주택담보대출은 다소 둔화됐다고는 하나 이달 들어서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고, 집값은 계속해서 들썩이고 있다. 경기 부양을 위해 섣불리 금리를 내렸다가 집값과 가계빚 폭탄만 키운다면 금융시스템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금리인하 시작한 미국, 집값·가계빚에 고민 많은 한국> 사설을 내고 “정책 당국은 늘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는 경향이 있다”며 “정책 우선순위를 세우고 데이터를 마지막까지 확인해 금리인하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 대외 충격에 취약한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은 밀려드는 파도를 막는 방파제를 튼튼하게 쌓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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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미필' 대통령의 '전투식량 타령'을 보면서

[박세열 칼럼] '제복 입은 영웅'이기 전에 '제복 입은 시민'이다

박세열 기자 | 기사입력 2024.09.21. 05:02:22

<조선일보>의 9월 16일자 "尹 대통령, 세계 각국 전투식량 직구해 사먹는다는데…"라는 기사를 보고 실소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미국과 프랑스, 독일, 일본 등 세계 각국의 전투 식량을 직접 인터넷에서 구매해 맛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는 내용인데, 대통령실 관계자는 "젊은 장병들을 잘 먹여야 한다는 평소 생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한다.

'전투 식량'에 대한 윤 대통령의 진심은 추석인 17일 오후 강원도 최전방 부대인 육군 제15사단을 방문해 "잘 먹어야 훈련도 잘하고, 전투력도 생기는 법"이라며 "격오지에 있는 부대들에 대해서는 통조림이나 전투식량 등을 충분히 보급하라"고 지시한 데에서도 느껴졌다. 대통령은 '전투 식량'을 아마 일반 병사들이 실생활에서 먹는 걸로 착각한 모양이다. 통조림이라는 말은 또 어떤가. 얼마나 고색창연한가.

미국이나 프랑스에서 영감을 얻은 전투 식량을 보급해봐야 병사들은 평소에 먹지 않는다. 군대에 다녀온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다. 1~2주 야외 생활을 하는 훈련 때도 '식사 추진'이란 이름으로 밥차를 동원해 '일반식'을 식판에 담아 먹는다. 반합도 잘 이용하지 않는다. 물론 훈련 프로그램 속에 '전투식량' 먹는 날을 하루 정도 따로 정해두긴 한다. 대부분 유통기한이 다하기 전 보급품 제고를 처분하기 위한 목적이다.

대통령의 인식대로 군인이 전장에서 전투 식량을 먹을 정도의 상황이라고 한다면, 제대로 된 식사 보급 자체가 어려운 극한 전투 상황일 것이다. 대통령이 최근 '전쟁 위기'를 부쩍 강조하고 있는데, 대통령의 인식 속에서 우리 나라는 우크라이나 원정 지상군 수준의 전쟁을 치르게 될 상황이나, 과거 베트남 전과 같은 상황, 혹은 6.25와 같은 전쟁 상황에 놓일 수 있는 나라인 건가 싶기도 하다. 그런데 정작 대통령은 전쟁을 겪어 본 적이 없고 군대에 다녀온 적도 없다.

대통령은 '부동시'로 군 면제를 받았다. 대통령이 전세계 각국의 '전투 식량'을 맛 보는 것이 '장병 사랑'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알 수는 없다. 단순하게 대통령이 요리를 좋아한다니, '전투 식량'의 종류와 선택지를 다양하게 만들면 장병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는 것일 수 있겠다고 이해해 보려 한다.

그런데 최근 대통령실이나 국가보훈부, 국방부를 통해 부쩍 강조되고 있는 대통령의 '장병 사랑' 미담 속에서 간혹 이물감 드는 일들이 생기는 데 대해서는 꼭 한 마디를 하고 싶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 빈번하게 사용되는 말이 '제복 영웅'이라는 다소 낯선 용어다. 이 말은 과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현 개혁신당 의원)가 '천안함 용사들'을 언급할 때나 간혹 쓰던 말이었다. 군대에 다녀오지 않은 이 전 대표가(산업기능요원으로 합법적인 병역 대체 의무는 마쳤다) '제복 입은 영웅'이란 낯선 단어를 사용할 때 뭔가 어색함이 느껴졌는데 순전히 개인적으로 추정컨대, 군대에 다녀오지 않은 이 전 대표가 '군복'이나 '경찰복' 같은 근대적 상징물에 모종의 판타지를 느끼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을 뿐이다. 제복 안 입은 영웅들(일반 공무원들)도 국가를 위해 자신의 자리에서 헌신하는 건 마찬가진데, 꼭 '제복 영웅'을 짚어서 얘기할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냥 군인이나 경찰을 지칭하는 자신만의 '수사'라 생각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 들어서 '제복 영웅'이란 생경한 말이 공식 자료에 등장하는 일이 빈번해졌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고 처음 6.25전쟁 기념일을 맞았을 때 국가보훈처(현 국가보훈부)는 6·25 참전용사 단체복을 패션 디자이너와 함께 특별 제작해 지급하면서 '제복의 영웅들'이라는 말을 띄우기 시작했다. 민간에 '영예로운 제복상'과 같은 행사들이 있긴 했지만, '제복 영웅'이라는 말이 공적인 영역으로 들어오면서 이상하다는 생각을 한 것은, 국가가 '제복' 입은 공직자들에게 조금 다른 대우를 하는 것처럼 보이려 노력하는 데에서 특정한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혹은 대통령 개인의 콤플렉스의 발현이라던가.

제복은 군인이나 경찰, 소방관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민간 영역에서도 항공사 직원들이나 선사 직원들, 은행원이나 (요즘은 잘 없지만) 택시기사 등이 제복을 입고 근무하기도 했다. 학생들이 입는 '교복'도 '제복'의 한 종류다. 제복(制服) 말 그대로 절제된 복장을 말하는데, 단어 자체나 유래와 관련해 다소 뜻이 다르지만, 영어로는 '유니폼'(uniform)이란 말이 우리가 흔히 쓰는 '제복'이란 말과 가장 의미가 통하는 단어다. 국어사전에선 "학교나 관청, 회사 따위에서 정하여진 규정에 따라 입도록 한 옷"이라고 돼 있다.

제복의 여러 의미 중에 특정 직업군을 떼 와서 '제복 영웅'이란 말을 만들어 붙여 의미를 부여하는 건 의도가 있을 것이다. 특히 이 정부에서 사용하는 '제복 영웅'은 주로 사람의 생명과 관련된 '물리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것 같다. 대부분 군인, 경찰, 소방관이다. 하지만 복지 담당 공무원들이나, 교사들을 포함한 대부분의 공무원들이 '국가'와 '사회'를 위해 하는 일들은 모두 사람의 생명과 관련된 일들이다. 그들로부터 '제복 영웅'을 분리해 특별히 기리겠다고 하는 게 어색해 보이는 건 사실이다.

제복은 권위이기도 하지만, 통제이기도 하다. 이 정부가 말하는 '제복 영웅'의 핵심을 잘 짚어낸 발언을 소개한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탄원서를 제출하며 "군인은 국가가 필요할 때 군말 없이 죽어주도록 훈련되는 존재"라고 말한 것을 보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이런 일로 사단장까지 처벌하게 되면 대한민국에서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고 했다는 말이 떠올랐다.(대통령은 이런 발언을 한 걸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부인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서 '이런 일'이라는 건 구명조끼도 없이 실종자 수중 수색 작업에 투입됐다 거센 물살에 휩쓸려가 목숨을 잃은 채상병 사건을 말한다.

군말 없이 죽어주도록 훈련된 존재가 죽었던들, 그 존재를 지휘하는 사단장이 그런 '작은 희생'에 물러나는 게 맞느냐는 것이다. 대체 대통령은 어디서 배운 '군인 정신'인지 모를 말을 하고 있는건가. 그렇게 희생된 사람을 '제복 영웅'으로 극진히 기려주면 그만이라는 것인가. 이 정부가 '제복 영웅'이라는 이름으로 요란하게 마케팅을 펼치면서 정작 지우고 있는 것은 제복 안에 들어 있는 사람이다. 군인은 제복 입은 영웅이기 이전에 제복 입은 시민이다. 이를테면 해병대 사망 사건 수사 외압을 폭로한 박정훈 대령은 제복 입은 시민으로서 자신의 본분을 다 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이 정부는 제복 입은 사람은 '시민'이 될 수 없고 희생하는 '영웅'이 되라고만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하나 더 예를 들면 홍범도는 '제복 영웅'이 아니다. 그는 '일본 국적'을 가진 시민들이 살고 있는 '조선땅'의 제국주의에 저항하기 위해 국가 없는 군인이 되었다. 하지만 '제복 영웅'은 정규군만을 지칭한다. 정규군이 아닌 사람은 '제복 영웅'이 될 수 없다.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기 위해 총칼을 들었든, 숭고한 희생으로 독립의 꿈을 안겨줬든, 소련식 군복을 입고 감히 사진을 찍은 홍범도 장군은 육사 교정에 '제복 영웅'으로 존재할 자격이 없다는 게 이 정부의 논리다. 쉽게 말해 대통령의 인식에서 '제복 영웅'은 딱 6.25때까지다. 대한민국이 '건국'된 후에야 비로소 제복 영웅이 탄생하는 것이고, 그 이전의 영웅들은 '제복 영웅'이 될 자격마저 박탈당하는 것이다. 어디에서 많이 본 논리다. 뉴라이트의 인식이 딱 그런 꼴이다. '제복 영웅' 칭송 프로젝트에서 '공산 전체주의'같은 급조된 신조어의 냄새가 나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군부대 시찰을 갈 때마다 '제복 영웅'을 운운할 때 드는 이질감의 정체를 정리해보고자 이 글을 쓴다. 군대에 다녀오지 않은 대통령이 군부대를 방문해 '제복 영웅'같은 특별한 수사를 동원해 사기를 올리겠다고 하는 의지는 잘 알겠다. 하지만 한때 '제복 영웅'으로 2년 넘게 군에서 복무하며 시민의 의무를 다 한 사람으로서, 제복 입은 영웅보다 제복 입은 시민에 대해 더 생각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군 미필자의 콤플렉스를 이런 식으로 해소하지 않았으면 한다.

대한민국 시민의 의무인 군대도 다녀오지 않고서, 억울한 병사 사망 사건의 은폐의 핵심으로 지목당하고 있는 대통령의 '제복 영웅론'을 보며 든 단상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추석인 17일 강원도 최전방 육군 15사단 사령부 사열대에서 사단 장병들과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장병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추석인 17일 강원도 최전방 육군 15사단 사령부 사열대에서 사단 장병들과 기념촬영을 마치며 박수를 치고 있다. 윤 대통령 오른쪽 아래는 육군 15사단 군악대에서 복무 중인 방탄소년단(BTS) 리더 김남준(RM) 상병. ⓒ연합뉴스

박세열 기자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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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정권 퇴진" 강우일 황석영 등 1500명 시국선언... 언론재단, 돌연 대관 취소

▲ 시국선언 회견장 일방 취소 한국언론진흥재단 규탄 윤석열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 제안자와 서명자들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언론진흥재단 앞에서 20일 오전 11시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예정되어 있던 '우리 모두 일어나 나라를 지킵시다! 각계 1,500인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한국언론진흥재단 측이 일방적으로 취소 통보했다며 항의행동을 하고 있다.

ⓒ 이정민

▲ "모두 일어나 윤석열 퇴진!" 윤석열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 제안자 100인과 1,500 서명자들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우리 모두 일어나 나라를 지킵시다” 1,500인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현 정권이야말로 국가기강을 허무는 ‘반국가세력’입니다.이제 주저하지 말고, 민생을 파탄시키고 전쟁 위기를 조장하고 국민의 신뢰를 잃은 윤석열 정권을 물러나라고 요구합시다. 우리 모두 일어나 윤석열 정권을 응징하고 즉각 퇴진시킵시다"라고 국민에게 호소했다.

ⓒ 이정민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20%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20일 시민사회 각계 1500명의 시국선언이 나왔다. 7개월째 이어지는 의료 대란과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문제가 무마된 점 등을 들어 정권 스스로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강우일 전 천주교 제주교구장,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최승호 전 MBC 사장, 황석영·현기영 소설가, 정지영 영화감독, 황지우 시인, 정연주 전 KBS 사장, 임재경 한겨레신문 초대 편집인, 이부영 동아투위 위원장, 문규현·문정현 신부, 권영길·단병호 민주노총 전 위원장, 이수호 전 전태일재단 이사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시국선언 '우리 모두 일어나 나라를 지킵시다' 제안·서명자들은 이날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권 2년 반 만에 나라가 밑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라며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지난 7개월 동안 대통령과 의료계의 대립으로 전공의들이 대거 병원을 떠나고 의과대학 교육이 유급 파행을 거듭해도 '의대생 2000명 증원'이라는 대통령의 근거 없는 옹고집은 마치 불변의 진리처럼 의료 대란 출구를 가로막고 있다"라면서 "응급실이 의료 인력 부족으로 문을 닫고 위급한 중증 환자들이 병원을 찾아 길거리를 헤매는 사태에까지 이르렀는데 대통령의 아집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어야 하나"라고 했다.

황석영 "정권 2024년 넘기지 못할 것 같다"

▲ 황석영 "모두 일어나 윤석열 퇴진!" 윤석열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 제안자 100인과 1,500 서명자들 주최로 2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우리 모두 일어나 나라를 지킵시다" 1,500인 시국선언 기자회견에서 황석영 작가가 발언을 하고 있다.

ⓒ 이정민

▲ 함세웅 신부, "모두 일어나 윤석열 퇴진!" 윤석열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 제안자 100인과 1,500 서명자들 주최로 2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우리 모두 일어나 나라를 지킵시다" 1,500인 시국선언 기자회견에서 함세웅 신부가 발언을 하고 있다.

ⓒ 이정민

또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명품백을 받았다는 사실을 대통령 자신이 시인했지만 갖가지 궁색한 거짓 이유를 내세워 무혐의 처분에 그쳤는가 하면, 야권 지도자들에 대한 수사와 압수수색·재판을 통한 정치적 탄압은 가중되고 있다"면서 "권력의 공영방송 장악시도는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통해 집요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윤 정권이 부자감세를 하는 사이 중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 일반서민은 불황의 늪에 빠지고 있고, 청년세대의 미래는 암울해지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이제 주저하지 말고 민생을 파탄시키고 전쟁 위기를 조장하고 국민의 신뢰를 잃은 윤석열 정권을 물러나라고 요구하자"라며 "우리 모두 일어나 윤석열 정권을 응징하고 즉각 퇴진시키자"고 했다. 기자회견장에 나온 황석영 작가는 "이 정권은 2024년을 넘기지 못할 것 같다. 반드시 그렇게 하자. 각계각층이 작은 힘 큰 힘을 다 모아 이 정권을 타도해 버리자"라고 발언했다.

앞서 추석 연휴 전인 10~12일 한국갤럽이 자체 실시해 13일 발표한 여론조사를 보면, 윤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평가는 20%, 부정평가는 70%를 보였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같은 조사에서 긍정평가는 최저치, 부정평가는 최고치였다. 특히 보수 핵심 지지층인 70대 이상에서 긍정 평가율이 37%, 대구·경북에서도 35%에 그쳤다. 전주보다 각각 8%p, 2%p 빠진 수치다. (18세 이상 1002명 대상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석열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 제안자와 서명자들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언론진흥재단 앞에서 20일 오전 11시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예정되어 있던 '우리 모두 일어나 나라를 지킵시다! 각계 1,500인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한국언론진흥재단 측이 일방적으로 취소 통보했다며 항의행동을 하고 있다.

ⓒ 이정민

윤석열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 제안자와 서명자들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언론진흥재단 앞에서 20일 오전 11시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예정되어 있던 '우리 모두 일어나 나라를 지킵시다! 각계 1,500인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한국언론진흥재단 측이 일방적으로 취소 통보했다며 항의행동을 하고 있다. 참석자들과 조국혁신당 김재원 국회의원은 "구체적 이유도 제시하지 않고 이미 행사계획서까지 제출해 대관 승인한 행사를 일방적으로 취소한 만행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항의 서한을 김효재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에게 직접 전달하려다 이를 거부하는 재단 측과 실랑이 끝에 김 의원과 대표자 2명 만이 김 이사장과 직접 대면한 뒤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항의서한을 전달받은 김 이사장은 "규정대로 했을 뿐 사과할 일 아니다"라고 응답했다고 김 의원은 밝혔다.

ⓒ 이정민

윤석열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 제안자와 서명자들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언론진흥재단 앞에서 20일 오전 11시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예정되어 있던 '우리 모두 일어나 나라를 지킵시다! 각계 1,500인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한국언론진흥재단 측이 일방적으로 취소 통보했다며 항의행동을 벌였다. 참석자들과 조국혁신당 김재원 국회의원으로부터 항의 서한을 받은 김효재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이 문 앞에서 이들을 배웅하고 있다.

ⓒ 이정민

한편, 이날 시국선언은 당초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한국언론진흥재단이 하루 전인 19일 돌연 기자회견장 대관을 불허하면서 인근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치러졌다. 주최 측은 "이미 행사계획서까지 제출해 대관 승인을 받은 행사를 한국언론진흥재단이 하루 전날 갑자기 일방적으로 취소했다"라며 "윤석열 정권이 마치 독재 정권 때처럼 언론을 통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측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규정상 정치 행사는 프레스센터 대관이 불가능한데, 행사계획서만 봐서는 정치 행사라는 걸 인지할 수 없었다"라며 "전날 나온 보도자료를 보고 나서야 정치 행사라는 걸 알게 돼 바로 대관을 취소한 것"이라고 했다.

아래는 시국선언 제안자 100인의 명단. 서명자는 1500여 명 이상이라고 주최 측이 밝혔다.

강우일(주교, 전 천주교 제주교구장), 강정채(전 전남대 총장), 강창일(전 주일대사), 강형철(시인, 전 한국작가회의 부위원장), 구중서(문학평론가), 권영길(초대 민주노총 위원장, 전 민주노동당 대표), 김귀옥(한성대), 김민웅(촛불행동 상임대표), 김민환(작가, 고려대 명예교수), 김삼열(독립유공자유족회 회장), 김삼웅(전 독립기념관장), 김상근(목사, 전 KBS 이사장), 김애영(한신대 명예교수), 김영주(목사, 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총무), 김인국(신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대표), 김정헌(전 한국문예위원회 위원장), 김주언(전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장), 김중배(원로언론인, 전 MBC 사장), 김태일(전 장안대 총장, 몽양여운형기념사업회 이사장), 김효순(리영희재단 이사장), 김희중(대주교, 전 천주교 광주대교구장), 나핵집(목사), 노태구(천도교 동학민족통일회 상임의장), 단병호(전 민주노총위원장), 명진(스님), 문국주(6월 민주항쟁계승사업회 이사장), 문규현(신부), 문정현(신부),박맹수(전 원광대 총장), 박석무(다산연구소 이사장), 박중기(추모연대 명예의장), 박찬석(전 경북대총장), 백낙청(서울대 명예교수, 창비 명예편집인 ), 서중석(성균관대 명예교수), 성명옥(목사), 성한표(조선투위 위원장), 송경용(성공회 신부), 송기인(신부, 전 진화위 위원장), 송철원(현대사기록연구원장), 신경하(목사), 신낙균(전 문화관광부 장관), 신인령(전 이화여대 총장), 신필균(사무금융 우분투재단 이사장), 신학철(화가), 신홍범(전 조선투위 위원장), 안병욱(가톨릭대 명예교수, 전 한국학중앙연구원 원장), 안재웅(목사, 전 한국YMCA 이사장), 안충석(신부), 양길승(녹색병원 이사장, 전 참여연대 운영위원장), 양승동(전 KBS 사장), 양홍(신부), 염무웅(문학평론가, 영남대 명예교수), 유경재(목사), 유홍준(미술평론가, 전 문화재청장), 윤덕홍(전 교육부총리), 윤정모(작가, 전 한국작가회의 이사장), 이경호(성공회 서울교구 주교), 이길재(가톨릭농민회 초대회장), 이만열(시민모임 독립 이사장, 전 국사편찬위원장), 이부영(동아투위 위원장), 이부영(전 전교조 위원장), 이선종(원불교 원로 교무), 이수호(전 전태일재단 이사장), 이완기(새언론포럼 대표), 이우재(매헌윤봉길 월진회 명예회장), 이해동(원로 목사), 이해학(목사), 이현배(한반도 중립화를 추진하는 사람들 상임대표), 이혜경(여성문화예술기획 이사장), 임재경(한겨레신문 초대 편집인), 임진택(판소리 명창, 전 경기아트센터이사장), 임헌영(문학평론가, 민족문제연구소장), 장영달(전 우석대 총장, 전 국회의원), 장윤환(동아투위 위원, 10.24 자유언론운동 주역), 장임원(중앙대 의대 명예교수, 민교협 초대 의장), 전진우(언론비상시국회의 대표, 80년 해직언론인), 전홍준(의사, 광주 하나통합의원 원장), 정강자(전 참여연대 공동대표), 정성헌(한국DMZ평화생명동산 이사장, 전 새마을 중앙회장), 정세현(전 통일부 장관), 정연주(동아투위 위원, 전 KBS 사장), 정지영(영화감독, 전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정진우(목사, 윤석열 폭정종식 그리스도인 모임 운영위원장), 정희성(시인, 전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 조성우(겨레하나 이사장), 조성호(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조영선(변호사, 전 민변 회장), 채희완(부산대 명예교수, 민족미학연구소 소장), 천영세(민주노총 지도위원), 최기식(신부, 전 저스피스재단 이사장), 최병모(변호사, 더미래연구소 이사장), 최순영(전 YH무역 노조 지부장, 전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최승호(전 MBC 사장), 표완수(전 시사인 대표, 전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 함세웅(신부, 안중근의사 기념사업회 이사장), 허원배(목사), 현기영(작가), 황석영(작가), 황지우(시인, 전 한예종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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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선거법 공소시효, 내달 10일...여야 지형 변화 생기나

  • 기자명 김준 기자
  •  
  •  승인 2024.09.19 19:04
  •  
  •  댓글 0
 
 

내달 10일, 총선 선거법 공소시효
야 192 여 108 구도 균열 생기나 
“야당 의원, 20여 명 날리려 한다”

10월 10일은 지난 4월 치러진 22대 총선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의 공소시효 만료일이다. 검찰은 선거법을 위반한 사범에 대해 이날까지 기소해야 한다. 편파 수사로 수차례 구설에 오른 검찰이 어떤 결론을 내놓을지 정치권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19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 공약인 지역화폐법과 김건희 여사, 채 해병 특검법이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필리버스터를 고심하던 여당은 본회의 보이콧으로 맞섰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거부권을 행사하면 26일 재의결을 추진하고, 24일 이후 거부권을 행사하면 10월 7일 국정감사 전에 재의결을 추진할 예정이다.

재의결에서 법안이 폐기되고 또 야당은 법안을 통과시키고 대통령은 다시 거부권을 행사하는 무한 대치가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국회(정기회) 제8차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불참 속 채해병 특검법이 통과되고 있다. ⓒ 뉴시스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국회(정기회) 제8차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불참 속 채해병 특검법이 통과되고 있다. ⓒ 뉴시스

192:108 구도 균열 생기나 

대통령의 거부권으로 법안이 국회에서 다시 재의결을 거치게 된다면 정부·여당은 8석 이탈표 단속에 사활을 걸게 된다. 이번 공직선거법 위반 결과가 국회와 대통령실의 무한 대립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다.

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은 비교적 빠르게 결정 난다. 이에 재보선 지역은 내년 4.2재보궐선거 전에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야당 의원, 20여 명 날리려 한다”

 

검찰이 여야 의원을 상대로 어떤 결론을 내놓지도 주목된다. 김건희 여사에 대한 ‘출장 수사’는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야권 인사들에 대한 ‘먼지털기식 수사’와 비교되며, 검찰의 수사가 정치적 중립성을 잃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편파 수사는 이번 공직선거법 위반 수사에서도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은 “들리는 얘기로는 검찰이 이번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민주당 혹은 야당 의원 20여 명을 날리려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야당 의원들이 많아지면, 민주당은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된다. 기소된 의원이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정당은 그만큼의 의석을 잃는다. 또한, 당선 무효가 확정된 의원은 형의 경중에 따라 5~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다만, 검찰이 공소시효인 10월 10일까지 기소하지 않는다면 위법행위가 있더라도 처벌받지 않는다. 이미 중립성을 잃어버린 검찰이 ‘어떤 의도’를 갖는다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있더라도 여당 인사라면 기소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0월 초 검찰이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따져봐야 하는 이유다.

현재까지 수사를 받고 있다고 알려진 의원은 10여 명이다. 국민의힘 김형동, 서일준, 조지연 의원과 민주당 정준호, 정동영, 이상식, 양문석, 이병진 의원 등이다. 이 가운데, 정준호 의원만 기소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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