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김정은, “조중 친선협조관계 발전시켜야”

북·러 집권당, “서방 강요 없는 새로운 세계질서 수립해야”

  • 기자명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5.10.10 11:07
  •  
  •  수정 2025.10.10 11:15
  •  
  •  댓글 0
 
9일 오후 평양에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를 만난 김정은 위원장. [사진-중 외교부]
9일 오후 평양에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를 만난 김정은 위원장. [사진-중 외교부]

9일 오후 평양에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만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통적인 조중 친선협조관계 중시” 입장을 확인했다.

10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9일 김 위원장은 리창 총리의 방북을 환영하면서 “습근평총서기동지가 고위급대표단과 함께 관록있는 예술단을 파견해줌으로써 우리 당창건 80돐을 더욱 뜻깊고 화기롭게 하여준데 대하여 충심으로 되는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어 “리강 동지와 중국당 및 정부대표단의 이번 평양방문은 우리 당과 정부, 인민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와 각별한 우의의 정, 전통적인 조중친선협조관계를 중시하고 가일층 강화발전시켜나가려는 중국당과 정부, 인민의 의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계기로 된다”고 평가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조중친선협조관계를 시대적 요구에 맞게 더욱 강화발전시켜나가는 것은 조선로동당과 공화국정부의 드팀없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리창 총리는 “중조친선은 오늘 두 당, 두 나라 최고령도자동지들의 전략적 인도 밑에 관계발전의 새로운 장을 열어나가고 있다”며 “중조관계를 훌륭하게 수호하고 훌륭하게 공고히 하며 훌륭하게 발전시키는 것은 중국당과 정부의 일관하고도 확고부동한 전략적 방침”이라고 화답했다.

이날 면담에서는 두 당, 두 나라 간 친선협조관계를 보다 폭넓고 전면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상호 고위급 왕래와 전략적 의사소통, 다방면적인 교류와 협력을 확대해나가는데서 나서는 문제들이 논의됐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10일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내왔다. 

시 주석은 먼저 “조선로동당창건 80돐에 즈음하여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를 대표하여 그리고 나자신의 이름으로 총비서동지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전체 조선로동당 당원들과 조선인민에게 열렬한 축하와 아름다운 축원을 보낸다”고 밝혔다.

지난달 김정은 위원장의 ‘전승절’ 참석과 회담을 통해 “중조친선협조관계를 가일층 발전시키기 위한 앞길을 밝혀주었다”며 “중국측은 조선측과 함께 전략적 의사소통을 강화하고 실무협조를 심화시키며 조률과 협동을 긴밀히 하여 중조관계의 끊임없는 발전을 추동해” 나갈 용의가 있다고 확인했다.

한편, 9일 방북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통합러시아당 위원장 겸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조용원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와 회담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이 자리에서는 양국 정상들에 의해 북러관계 발전의 새 시대가 도래한 현실적 요구에 맞게 “조선로동당과 통일로씨야당사이의 다방면적인 교류와 협조를 계속 강화해나감으로써 쌍무관계를 보다 풍부히 하는데 적극 기여할 의지”가 표명됐다.

회담 이후 리히용 조선노동당 중앙위 비서와 블라디미르 야쿠세프 통합러시아당 연방평의회 서기가 서명한 ‘공동성명’이 채택됐다.  

‘공동성명’은 “유라시아대륙과 전 세계에서의 정치군사적 긴장 수위가 고조되고 있는 것”은 “서방의 침략적인 정치와 직결되여 있다”고 지적했다.

통합러시아당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지도부가 나라의 국방력강화를 위해 취하는 조치들에 확고한 지지”를 표명하고, 쿠르스크 수복작전에 참전한 “조선인민군 장병들의 위훈을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쌍방은 력사적 사변들을 외곡하려는 시도들에 공동으로 대처하고 조선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시아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세력들, 파시즘과 나치스사상의 부활, 서방이 집요하게 감행하고 있는 신식민주의적행위들을 반대하여 투쟁하기 위한 공동의 목표에 대해 견해 일치를 보았다”면서 “서방의 강요가 없고 모든 나라와 인민들의 권리가 믿음직하게 담보되는 새로운 세계질서수립을 옹호하고 추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쌍방은 이미 이룩된 합의들을 이행하기 위하여 각급에서의 적극적인 대화 의향을 표명하고 “대표단교류를 계속 진행하고 활성화해나가는 것을 비롯하여 일련의 공동행사들”을 계획했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미중 ‘희토류 전쟁’ 발발? 트럼프 “100% 추가관세” 경주 정상회담도 ‘불투명’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5/10/11 09:20
  • 수정일
    2025/10/11 09:2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 강화에 미국 보복 조치

주요 소프트웨어에 대해 수출 통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월 1일부터 모든 중국산 제품에 10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경주의 APEC 회의를 계기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최근 단행된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 강화 등에 대한 보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오전(한국시간) SNS인 소셜트루 개인 계정에 “중국이 무역에 대해 매우 공격적인 입장을 취했다는 사실이 방금 알려졌다”면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9일 중국 상무부는 해외 기업이 중국산 희토류를 비롯해 중국산 희토류가 0.1% 이상 함유된 물품, 중국의 희토류 관련 기술을 사용한 품목 등을 상무부 허가 없이 타국으로 수출할 수 없다고 공고했다.

또한 희토류 채굴, 제련 분리, 금속 제련, 자성 재료 제조, 희토류 2차 자원 재활용 관련 기술과 저장장치 및 이와 관련된 생산 라인의 조립, 디버깅, 유지 보수 및 업그레이드와 같은 기술에 대해서도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4월 시행한 희토류에 대한 수출 허가제를 더욱 확장한 조치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로 생산에 큰 문제를 겪고 있는 미국 군수업체들 입장에선 어려움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조치에 대해 “모든 국가에 영향을 미치며, 이는 분명히 수년 전부터 구상한 것”이라며 “국제무역에서 전례가 없는 일로, 다른 국가들을 상대하는 데 있어 도덕적 수치”라고 맹비난했다.

또한 “11월 1일부터 미국은 현재 중국이 지불하고 있는 모든 관세를 초과하여 100%의 관세를 부과하고, 주요 소프트웨어에 대해 수출 통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이 조치는 중국의 추가 조치나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몇 시간 전에도 소셜트루에 글을 올려 “중국에서 매우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그들은 전 세계 국가들에게 희토류와 관련된 모든 생산 요소에 대해 수출 통제를 부과하겠다는 서한을 보냈다”고 지적했다.

이 조치가 “시장을 ‘막히게’ 하고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 특히 중국의 삶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며 “우리는 극도로 분노한 다른 국가들로부터 연락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개월 동안 중국과의 관계는 매우 좋은 관계였기 때문에” 중국 조치에 더욱 놀랐다면서 “중국이 세계를 ‘포획’하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 되지만, ‘자석’ 등을 시작으로 꽤 오랫동안 그들의 계획이었던 것 같다”고 적었다. 자석은 희토류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주 후 한국의 APEC에서 시 주석을 만날 예정이었지만, 지금은 그럴 이유가 없는 것 같다”며 중국에 강력한 대응조치를 취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모든 것이 그렇듯이 이제 때가 온 것 같다. 고통스러울 수 있지만 결국 미국에 매우 좋은 일이 될 것”이라며 “미국으로 수입되는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대응책도 많다면서 추가 조치도 경고했다.

“ 고희철 기자 ” 응원하기

  •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홍수 초토화’ 위화도 1년새 주상복합 즐비…달라진 북·중 접경 풍경

  • 북·중 접경 1334㎞를 가다

  • 군 동원 복구 속도전과 그 역설

  • 대중국 무역 증가와 불균형도

  • 이제훈기자

  • 수정 2025-10-10 08:23등록 2025-10-10 05:01

2025년 9월 하순 단둥강변공원에서 바라본 압록강 하류 하중도인 위화도의 하단리(평안북도 신의주시) 모습. 지난해 7월말 압록강 범람으로 침수된 헌집의 흔적은 온데 간데 없고, 10여층 높이의 새 주상복합아파트가 즐비하다.

2024년 8월 하순 단둥강변공원에서 바라본 압록강 하류 하중도인 평안북도 신의주시 하단리의 수해 복구 현장. 홍수로 지붕이 없어진 2층 건물에 돌격대원들이 올라가 철거 작업을 하고 있다.

  • 가을 한복판을 지나는 압록강은 분주하다. 압록강변 북한의 농촌마을은 가을걷이에 한창인 사람들로 흥겹다. 만포·혜산 등의 시멘트공장은 24시간 가동하며 높이 솟은 굴뚝으로 연기를 거세차게 내뿜는다.

  • 지난해 7월 말 압록강 범람으로 초토화된 압록강변 북녘은 새로 지은 10여층짜리 주상복합아파트 건물이 줄줄이 늘어섰다. 그뒤로 끝 간 데 없이 온실이 펼쳐진다.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올해 세 차례나 현지지도에 나선 북한 최대 규모라는 ‘신의주온실종합농장’이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의 참상을 상징하던 낡고 야트막한 단층 살림집들과 산비탈을 타고 오른 뙈기밭은 감소세가 뚜렷하다.

  •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 중국을 잇는 국경 교량으로 대형 화물차들이 바삐 오간다. 북-중 최대 무역 창구인 신의주와 단둥을 잇는 (열차와 자동차가 오가는) 복합교인 ‘조중우의교’, 내륙 최대 무역 거점인 혜산과 창바이현을 잇는 인도교 등의 물동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 압록강 너머 북녘의 강변길엔 전기자전거와 오토바이, 승용차·에스유브이(SUV) 따위를 타고 질주하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 등짐을 이고지고 걷거나 자전거를 탄 이들이 대세이던 이전과 확연히 달라진 풍경이다.

  • 한국은행은 지난 8월말 북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곧 경제성장률이 2023년 +3.1%, 2024년 +3.7%로 상승세라고 분석한 자료를 내놨다. 압록강과 두만강을 따라 1334㎞의 북-중 접경을 따라 살펴본 북녘의 변화는 한국은행의 분석보다 더 도드라진다.

2024년 8월 하순 단둥 호산장성에서 바라본 압록강 하류 하중도인 어적도(평안북도 의주군)의 홍수에 전쟁 폐허처럼 변해버린 북녘 마을.

2025년 9월 하순 중국 호산장성에서 바라본 압록강 하류 하중도인 어적도(평안북도 의주군)의 농촌마을. 지난해 7월말 압록강 범람으로 전쟁 폐허처럼 변해버린 옛 살림집·건물이 모두 철거되고 3~7층 높이의 새 살림집·건물이 들어섰다.

  • 김정은의 ‘보복복구’, 위화도·어적도의 변신

  • 이성계의 회군으로 유명한 압록강 하류 위화도의 하단리(평안북도)는 지난해 7월말 “큰물피해가 큰 지역”으로 노동신문이 지목한 곳이다. 지난해 8월말 접경을 찾았을 때 ‘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의 침수 살림집·건물 철거 작업이 한창이었다. 압록강 너머 어두운 무채색의 풍경은 처참했다.

  • 13개월 만에 단둥 강변공원에서 살핀 하단리의 풍경은 ‘상전벽해’라는 옛 비유가 무색하다. 단둥의 고층아파트에 뒤지지 않겠다는 듯 10여층의 주상복합아파트가 즐비하다. 1층엔 ‘하단1약국·하단식당·하단종합상점·하단도서관·하단정보기술보급실·식량공급소’ 따위의 편의시설 간판이 내걸렸다. ‘식량공급소’는 국가가 양곡을 배급하는 거점이다. 국가가 독점적으로 싼값에 양곡을 판매하는 ‘양곡판매소’와 함께 북녘에서 합법적으로 양곡이 유통되는 양대 창구다.

  • ‘한걸음이면 조선에 닿는다’는 뜻의 ‘일보과’(一步跨)를 품은 호산장성에 60위안을 내고 오르면 어적도(평북 의주군)가 한눈에 들어온다. 지난해 압록강 범람으로 하단리처럼 쑥대밭이 된 어적도의 농촌마을도 헌집을 버리고 3~7층짜리 살림집으로 새 단장을 했다. 호산장성은 고구려 옛성 ‘박장성’ 터에 세워진 산성으로, 중국이 ‘만리장성의 동단 기점’이라 주장하는 복잡한 역사를 품은 곳이다.

2025년 9월 하순 중국 호산장성에서 내려다본 압록강 하류 하중도인 어적도(평안북도 의주군)의 제방 공사 현장. 기존 제방의 두배 높이로 쌓고 있는데, 바로 옆 논흙을 파서 쓰고 있다.

  • 김정은식 속도전, 수해복구의 역설

  • 김정은 위원장이 주도하는 수해복구는 어림잡아도 새도시 몇개를 만들 정도의 엄청난 규모다. 그일을 ‘청년돌격대’와 ‘인민군 건설부대’를 앞세워 한해 만에 해치우려 한다. 어적도에선 제방을 기존의 두배 높이로 쌓고 있는데, 바로 옆 논흙을 파내서 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후계자 시절부터 앞세운 ‘속도전’을 떠올리게 한다. 많은 북한 연구자들은 그 ‘속도전’이 자원 배분을 왜곡시켜 결과적으로 북한 경제의 기반을 훼손했다고 지적해왔다. ‘김정은식 속도전’은 아버지의 그것과 다른 결과를 낳을까? 아직은 가늠하기 어렵다.

  • 수해복구의 여파일까? 수해 피해를 크게 입지 않은 접경 지역의 변화 속도는 눈에 띄게 더뎌졌다. 신의주시의 압록강변 세쌍둥이 원통형 아파트 사이에 올라오던 두 동의 건물은 2024년 8월말 접경을 찾았을 때와 같은 상태다. 변화가 없다. 접경 연구자들이 “압록강변 북녘의 현실·변화·지향을 한데 보여주는 상징적 공간”이라 부르는 자강도 중강군 중상리 강변 농촌마을도 큰 변화가 없다. 압록강 범람에 쓸려나간 마을의 제방을 보수한 정도다. 짓다만 3~4층짜리 살림집 여러 동은 13개월 전과 같은 모습이다.

  • 압록강 범람에 대응해 강변 제방을 정비하는 작업도 한창이다. 중국은 제방을 더 높이 더 많이 쌓고, 철책을 설치하고는 그 위에 윤형(둥근) 철조망을 얹고 있다. 북한도 강변 철책에 커다란 폐회로티브이(CCTV)를 새로 달았다. 강을 낀 이웃마을 같던 북-중 접경에 ‘차단’ 장치가 더 많아진다.

2025년 9월 하순 압록강변 량강도 김형직군을 지나는 화물열차.

  • 자전거→전기자전거·오토바이

  • 압록강변 북한 쪽의 교통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경제활동이 늘고 있다는 방증이다. 중국 후커우 공원에서 유람선을 타고 수풍호를 거슬러 오르면 북한 청수노동자구를 지나는데, 전기자전거·오토바이·승용차·승합차·화물트럭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 함경북도 온성군의 남양노동자구에 있는 ‘남양역’, 량강도 혜산시 외곽의 ‘위연역’ 등 접경의 주요 역마다 석탄 등을 실은 화물칸을 최대 17칸까지 이어붙인 열차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만포혜산청년선 구간에선 남쪽의 지하철 객차 1~2량 길이의 여객열차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13개월 전보다 서너배는 는 듯하다.

  • 북-중 접경 내륙 물류와 ‘밀무역’의 거점으로 불리는 혜산시의 교통량 증가는 인상적이다. 창바이현 ‘빈강공원’에서 강 건너 혜산시의 영흥동과 성후동 사이를 오가는 자동차를 세어봤다. 토요일 밤 10시를 넘어서는 5분에 11~15대가, 일요일 오전 11시쯤엔 5분에 34~38대가 지났다. 승용차는 창청이나 비야디, 대형 화물차는 중궈이치 자동차가 많았다. 대부분 중국 가솔린차다. 이는 한국의 경북 봉화, 강원 인제, 전북 진안의 같은 시간대 교통량에 견줄 수 있다. 혜산시의 교통량이 남쪽의 ‘중소도시 외곽 국도 또는 군청 소재지 주변 지방도 수준’이라는 뜻이다. 국책연구기관의 북한경제 연구자는 “교통량 증가가 인상적”이라며 “그만큼 북한의 경제활동도 활성화되고 있다는 얘기”라고 평했다.

2025년 9월 하순 단둥 유람선 선착장에서 찍은 조중우의교(압록강철교, 뒤쪽 다리)와 압록강단교(앞쪽 다리). 조중우의교 위를 신의주에서 단둥 방향으로 대형 화물 트럭이 달리고 있다. 교각 아래 불빛이 들어온 고층 건물군은 수해복구가 끝난 하단리의 주상복합아파트 군이다.

2025년 9월 하순 중국 지안과 북한 만포를 잇는 인도교 위에 많은 대형화물트럭이 눈에 띈다. 사진 위쪽이 만포다. 만포로 들어가는 대형트럭엔 예외없이 화물이 가득한데, 만포에서 지안으로 나오는 대형트럭의 화물칸은 비어 있다.

  • 분주해진 변경 교량

  • 압록강·두만강을 낀 북-중 교량의 물동량 증가도 확연하다. 신의주와 단둥을 잇는 ‘조중우의교’(압록강철교)로 해가 진 뒤에도 대형 화물트럭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2023년 9월과 2024년 8월엔 화물차 이동을 보지 못한 만포-지안 인도교에도 지안세관을 거쳐 화물을 가득 싣고 만포로 들어가는 대형트럭 행렬이 꼬리를 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만포 인도교’는 해방 뒤 북-중 접경에 북한이 세운 유일한 다리다. 창바이현과 혜산을 잇는 인도교에도 해가 지고 나서도 화물을 가득 실은 트럭 행렬이 이어졌다.

  • 그런데 화물의 이동이 일방향이다. 중국→북한 방향 화물트럭엔 예외없이 화물칸이 꽉 차 있는데, 북한→중국 방향은 대부분 화물칸이 비어 있다. 북한의 대중 무역 역조의 현장이다.

2025년 9월 하순 창바이현의 강변 테마파크 ‘천년애성’(千年崖城)에서 내려다본 혜산시 압록강변 지역. 이 사진에서만도 최소 8군데에 각종 차량과 중장비가 밀집주차돼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 혜산은 수입차 집결지?

  • 창바이현이 관광객을 끌어모으려 만든 테마파크인 ‘천년애성’(千年崖城)에 99위안을 내고 들어가 ’유리잔도’에 오르면 혜산시 외곽 위연역 인근이 한눈에 들어온다. 위연역에서 압록강변에 이르는 지역의 공터 곳곳에 각종 차량과 중장비 등이 밀집 주차돼 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어림잡아 십수곳, 적어도 수백대는 되는 듯하다. 대부분 번호판이 없다. 운행 차량이 아니라, 누군가한테 넘길 차량이라는 방증이다.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 2397호’(2017년 12월22일)는 7조에서 “운송수단, 산업용 기계류”를 북한에 “직·간접 공급·판매·이전”하는 행위를 금한다. 이 많은 차량은 누가, 어떤 경로로 구해서, 어디에 쓰려고 혜산시에 모아뒀을까? 궁금증을 풀 실마리를 찾기 어렵다. 북-중 무역에 관여하는 이들의 오랜 경구라는 “위에 정책이 있다면 밑에는 대책이 있다”는 말은 곱씹을만하다.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노동자구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남양정’이 있는 지린성 투먼 ‘연경무역센터’ (圖門 延景 86界碑店)에 진열된 북한 과자류.

  • 제재는 무력화됐나?

  • 수입차 집결지를 방불케 하는 혜산시의 풍경은 제재 무력화의 증거인가? 중국 정부는 대북 제재 이행에 무관심한가? 그렇게만 보기는 어렵다.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노동자구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남양정’이 있는 지린성 투먼 ‘연경무역센터’에서 만난 중년 상인의 설명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우리 가게가 아마 조선 물품을 가장 많이 갖췄을 거다. 우리가 파는 조선 상품은 모두 세관 검사를 받았다. 공식무역이다. 우리는 조선 물건을 모두 선불로 구매하는데 (대북 제재 탓에) 송금이 안 된다. 우리가 조선에 들어가 달러나 위안화 현금으로 지불한다.” 대북 송금을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 2270호(2016년 3월2일)를 중국 정부가 이행하고 있다는 뜻이다.

  • 북-중을 잇는 교량을 오가는 대형 화물트럭은 모두 중국 번호판을 달고 있고, 운전기사도 중국인이다. 조선의 물류비 상승이 불가피하다. 그런데도 ‘중국차·중국기사’만 교량을 오가는 이유는 밀수가 스며드는 걸 막으려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안전장치’일 수 있다.

  • 북-중 접경에서 대북 제재는 ‘전면적 이행’도 ‘무력화’도 아닌 그 사이 어디쯤 ‘제한적 이행’의 얼굴을 하고 있는 듯하다.

2025년 9월 하순 출근 시간 직후의 단둥세관 모습

  • 북-중 무역의 복원과 불균형 심화

  • 접경의 풍경이 드러내듯이 북-중 무역은 상승 추세다. 중국 해관의 통계를 보면 지난 1~7월 북한의 대중국 수입은 12억2078만달러다. 2024년 같은 기간의 9억1408만달러보다 33.6% 늘었다. 수출은 2억4507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억9716만달러보다 24.3% 늘었다. 수입이 수출보다 5배 많다. 북-중 무역이 대북 제재가 본격화하기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데, 무역 불균형은 심화하는 추세다. 김정은 위원장이 9월4일 시진핑 중국 주석과 회담에서 “양국 간 호혜적 경제·무역 협력을 심화하여 보다 많은 성과를 거두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한 까닭이다.

  • 김 위원장의 ‘희망’은 조만간 현실이 될까? 쉽지 않아 보인다. 제재가 북한 경제의 기본 제약 요인이지만, 상품 경쟁력 부족도 간단치 않은 문제다. ‘연경무역센터’의 중년 상인은 “조선 사람들은 열번에 한번 정도나 (납기) 약속을 지킨다. 더구나 요즘 젊은 여행객은 큰 포장을 사지 않는데, 작은 포장으로 만들어달라고 해도 무반응이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높은 물류비 부담에 소비자 지향적이지 못한 태도는 북한 물건이 상품이 아닌 기념품으로 취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5년 9월 하순 강건너 자강도 우시군이 보이는 수풍호변 언덕엔 “나는 압록강에서 당신을 생각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G331 ROUTE 此生必駕, Must go in your life” 입간판

2025년 9월 하순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노동자구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지린성 투먼의 ‘남양정’에 올라 남양노동자구를 배경으로 틱톡 등 SNS에 올릴 사진과 동영상을 찍고 있는 중국 MZ 연인.

  • 중국 MZ들의 로망 G331 여행

  • 압록강·두만강 1334㎞를 따라 이동하며 강건너 북한을 관찰하려면 중국의 ‘G331 도로’를 이용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뒤처진 동북 3성(랴오닝·지린·헤이룽장성)의 경제를 관광을 지렛대로 일으키려는 중국의 지방·중앙 정부는 ‘G331 도로’의 독특한 매력을 관광자원화하려는 듯하다. ‘G331 도로’는 압록강 하류 단둥에서 옌지를 거쳐 내몽골~간쑤~신장위구르까지 9301㎞에 이르는 중국 북쪽 변경 도로다. ‘G331 도로’는 한국의 강원도 해변을 달리는 ‘7번 국도’와 비무장지대 여행을 결합한 것에 가까운데, 시베리아 횡단철도(9288㎞)보다 길다. “G331 ROUTE 此生必駕, Must go in your life”라 적힌 노란색 입간판이 자주 눈에 띈다. ‘이 생에 반드시 와봐야 할 길’이라는 뜻이다. 자강도 우시군이 보이는 수풍호변 언덕엔 “나는 압록강에서 당신을 생각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입간판이 있다. ‘G331 도로’ 주요 지점마다 한국의 고속도로 휴게소와 비슷한 크기·시설을 갖춘 관광 조망소 공사가 한창이다. 중국 정부가 2012년 시진핑 주석 집권 이후 심혈을 기울이는 사회주의애국주의 ‘홍색 관광’에 ‘엠지(MZ) 감성’을 덧씌우는 관광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2025년 9월 하순 백두산 천지. 중국의 국기인 오성홍기가 걸려 있다.

  • 9월28일엔 중국 동북의 최대도시인 선양과 백두산(중국 이름 창바이산)을 잇는 고속철도 ‘선바이(瀋白)’선이 개통했다. 430.1㎞ 거리를 2시간 안에 달린다. 이전보다 2시간 남짓 절약할 수 있다. 백두산관광을 활성화해 동북의 경제를 부양하려는 전략적 포석이다. 김 위원장도 2016년부터 삼지연을 중심으로 ‘백두산관광문화지구’를 “세계적 산악 관광지”로 만들겠다며 심혈을 기울여온 터다.

  • 중국의 ‘G331 도로’ 관광자원화와 백두산 고속철 개통은 북-중 변경 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접경과 백두산관광의 ‘중국화’일까, 아니면 김 위원장의 바람대로 백두산(창바이산)을 거점으로 한 북-중 연계 관광의 활성화로 나아갈까? 지켜볼 일이다. 다만 압도적 자본과 사람을 앞세운 중국의 공세를 북한이 효과적으로 활용하리라 낙관하기는 어렵다.

  • 그런데 중국인의 북한관광은 왜 아직도 이뤄지지 않을까? 동북의 한 여행사 관계자는 “북한관광은 된다는 말은 많은데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러시아 사람들은 받으면서 중국 사람들은 받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투덜거렸다.

2025년 9월 하순 해질 무렵 단둥의 강변에서 바라본 신압록강대교. 사진 오른쪽이 신의주다.

  • 신압록강대교의 희망고문

  • 신압록강대교라 불리는 ‘중조압록강대교’는 북-중 협력 방향·강도의 가늠자다. 북-중 접경 최대·최장의 4차선 현수교(길이 3016m)로 2015년 완공됐는데, 10년째 개통이 미뤄지고 있다. 단둥 여행사의 한 관계자는 “조선과 무역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 2026년엔 개통한다는 얘기가 있긴 한데, 10년째 들어온 소리”라며 심드렁한 반응을 보였다. 다리 끝 북쪽 세관 건물로 추정되는 공사는 아직 터닦기 수준이다.

  • 접경 경협을 둘러싼 북-중의 셈법은 복잡미묘하다. 2010년 5월 김정일 위원장 방중 때 후진타오 중국 주석과 합의한 ‘(압록강 하구) 황금평·위화도 경제지대’ 창설 계획은 사실상 폐기 수순이다. 위화도엔 김정은 위원장 주도로 축구장 625개 크기(450정보)의 초대형 온실농장이 들어서고 있다. ‘황금평·위화도 경제지대 관리위원회’ 건물은 바람찬 황금평에 유령처럼 서 있다.

2025년 9월 하순 한 중국인이 중국의 동북쪽 끝 훈춘시 팡촨 용호각에 올라 ‘조-러 우정의 다리’(철교)와 그 바로 뒤 ‘두만강국경자동차다리’ 건설 상황을 담은 영상. 사진 왼쪽 철교 뒤쪽 우뚝 솟은 기둥이 하산에서부터 자동차다리 터닦기 작업을 하는 모습이고, 하진 오른쪽 열차 바로 뒤가 북한 두만강리부터 자동차다리 터닦기 작업을 하는 현장이다. 북쪽의 공사 진척도가 러시아 쪽보다 빨라 보인다. 바이두 영상 갈무리

  • 접근을 거부하는 두만강국경자동차다리

  • 북한과 러시아는 2024년 6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평양 방문 계기에 ‘두만강국경자동차다리’ 건설에 합의했고, 지난 4월30일 착공했다. 중국의 동북쪽 끝 훈춘시 팡촨 용호각에 50위안을 내고 오르면 ‘조-러 우정의 다리’(철교)보다 400m 두만강 하류의 자동차다리 건설 상황을 살필 수 있다. 그런데 외국인 관광객은 팡촨 방문이 극히 어렵고 용호각 입장은 ‘금지’다. 지난해 말부터라는데, 이유는 공지되지 않았다. 북·중·러 3국의 국경이 교차하는 팡촨의 안보 민감성 탓이라고만 하기는 어렵다.

  • 중국은 청 말기인 1860년 러시아에 연해주를 빼앗겨 아직도 동해 항구가 없다. 팡촨에서 두만강을 따라 북-러 국경 16.93㎞를 더 가야 동해에 이를 수 있다. 그런데 러시아 쪽 설계도면을 보면 자동차다리의 교각 높이는 수면에서 7m 남짓으로 기존 철교와 사실상 같다. 이래선 중국의 선박이 조-러 양국의 협조 아래 동해로 나아갈 수 없다. 장쩌민 전 중국 주석이 “역사의 꿈”이라 한 중국의 동해 출해는 아직 손에 잡히지 않는다. 북·중·러가 마주한 이곳의 동향은 북중·북러·중러, 3개의 양자 관계와 북·중·러 삼각 관계의 향배를 가늠할 시금석인데, 의미심장한 ‘답보’다.

  • 두만강리와 하산을 잇는 ‘두만강국경자동차다리’가 완공되면 조-러 교역이 크게 늘 거라는 관측이 많다. 그런데 러시아 전문가의 평가는 차갑다. 지난 9월 중순 블라디보스톡에서 만난 안나 바르달 ‘러시아 극동경제연구원(ERI)’ 수석연구원은 “두만강자동차다리는 기존 철교와 마찬가지로 러-북 경제협력의 상징성과 국제사회에 신호 보내기 차원일뿐 경제성은 전혀 없다”라고 잘라말했다.

2025년 9월 하순 ‘3월5일 청년동광’이 있는 자강도 중강군 호하노동자구의 한복판에 돋을새김된 정치구호들.

  • 김정은 사상 일색화 압록강·두만강변

  • 북녘의 또다른 변화는 정치구호다. 거의 모든 구호가 ‘김정은’에 초점을 맞추는 쪽으로 달라지고 있다. 압록강 하류 신의주항의 “주체조선의 태양 김정은 장군 만세” 구호는 만포와 혜산을 거쳐 두만강변 함북의 남양역 외벽에서도 발견된다. “전당과 온 사회를 김정은 동지의 혁명사상으로 일색화하자”라는 구호도 ‘3월5일 청년동광’이 있는 자강도 중강군 호하노동자구의 한복판, 혜산시 호텔 외벽 등 도처에 내걸렸다. 2026년 1월로 예상되는 조선노동당 9차 대회를 계기로 ‘김정은 동지의 혁명사상’을 당규약에 명시해 “조선노동당의 유일한 지도사상”이라는 ‘김일성-김정일주의’와 같은 반열에 올리기라도 하려는 걸까?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기고] 나아지지 않는 살림살이, 진보의 새로운 해답

진보정책 2.0 : 공공서비스의 ‘소유권’을 바꿔야 한다

  • 장진숙 진보당 공동대표·정책위의장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역대 대선에서 가장 강력한 메시지 중 하나는 2002년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의 “국민 여러분,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라는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2002년 한국 경제성장률은 7%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회복과 성장의 위대한 기록을 달성한 해였다. 그럼에도 외환위기 극복을 앞세운 구조조정 과정에서 대량실업의 상처는 국민의 삶 속에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살림살이’, 이 한마디는 성장제일주의에 가려진 서민의 삶을 정치의 한복판으로 끌어들였다. 이후 ‘친환경 무상급식’, ‘부유세’ 등은 진보정당의 대표 정책 브랜드가 되었다. 20여년이 흐른 지금도 무상급식으로 대표되는 보편복지, 부유세로 대표되는 정의로운 조세정책은 진보정책의 기본 골격을 이루고 있다.
     
    서울 중구 정동길에서 한 어르신이 폐지 담은 리어카 끌고 이동하는 길에 은행나무 낙엽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민중의소리
    민주노동당이 쏘아 올린 진보정책은 보수정치와 격렬한 쟁투의 과정을 겪었다. 2011년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조례를 반대하는 주민투표에서 패배하고,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는 기초연금, 무상보육, 4대 중증질환 무상화 등 복지정책을 쏟아냈다. 오세훈의 주민투표 실패, 박근혜의 당선은 복지가 정치주류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2024년 보건복지 예산은 총 122조 3,779억원으로, 20년 전과 비교해 약 100조 가량이 늘었다. 한국의 복지 지출은 여전히 OECD 회원국 중 하위권에 속하지만, 복지의 종류와 보편적 지원은 확대돼 왔다.

    줄어들지 않는 불평등, K-민주주의는 불평등과 양립할 수 있나?

    오늘날 불평등한 현실을 바로잡기 위한 복지의 확대는 진보, 보수할 것 없이 모두의 문제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평등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자산과 소득 격차는 심화되었고, 계층 이동 사다리는 끊어졌다. 노인빈곤율은 OECD 부동의 1위이며 한창 일해야 할 시기의 청년층에서 기초생활수급자 비중이 급격히 늘고 있다. 지난 3년간 실질임금은 연속 감소했고, 상대적 빈곤율은 매해 악화되고 있다. 많은 서민들이 월급날에도 카드값이며 공과금을 내고 나면 통장이 텅 비는 상황에 처해 있다. 대출이자는 줄어들 줄 모르는데, 기본적인 생활 자체에 드는 돈은 점점 더 늘어났다. 전 세계적 기후위기로 전기‧가스비, 교통비가 오르고, 무더위‧폭우‧폭설의 재난은 불평등에 처한 하위층을 더욱 아프게 공격한다.

    불평등은 민주주의를 위협한다. 계엄의 밤을 밝혀 민주주의를 지켜낸 시민들이 다시금 마주할 일상이 불평등 공화국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두려워해야 한다.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몰락과 함께 극우의 바람이 미국, 서유럽을 휩쓸고 있다. 특권과 불공정에 분노한 Z세대 시위를 무심코 넘기지 말아야 한다. 그 모든 싹들을 품어 키워내는 민주주의는 결코 공고할 수 없다. 하기에 정권교체 이후 우리가 풀어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는 불평등이다. 또한 불평등 해소를 위한 진보의 의제를 급진화해야 할 시점이 온 것이다.

    현대판 봉이 김선달이 활개 치는 세상

    우리에게 익숙한 불평등 해소 방안은 주로 고소득자로부터 징수한 조세로 마련한 재원을 취약계층에게 복지정책 등을 통해 이전하는 방식, 즉 ‘조세-이전’ 모델이다. 증세와 복지를 핵심으로 한 재분배 구조는 불평등 해소를 위해 필수적이다. 하지만 ‘더 많은 복지 급여’와 ‘더 높은 세율’만으로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을까? 증세와 복지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이는 불평등을 구조적으로 초래하는 생산 양식을 그대로 둔 채 거기서 발생한 이윤의 일부를 조세를 통해 사후보정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근본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

    다시, ‘살림살이’를 좀 더 나아지게 하는 방법을 생각해보자. 서민들이 조금이라도 숨 쉴 틈을 가지려면, 실질소득이 늘어야 하고 기본적인 생활에 드는 비용이 줄어야 한다. 누구나 부담가능한 선에서 기본적 생활수준을 유지할 수 있으려면, 생활의 필수재인 공공서비스가 무료로, 또는 부담 가능한 선에서 공급되어야 한다. 그러나, 오늘날 공공서비스는 거대자본의 손쉬운 수익원이 되었다. 거대자본은 정부로부터 인허가받은 공공서비스의 독점력에 근거해 서민들로부터 요금과 세금의 형태로 돈을 벌어들인다. 상식적으로는 납득하기 어렵지만, 자원, 자연력마저도 사적 소유, 독점적 소유권이 행사되고 있다. ‘현대판 봉이 김선달’들이 활개 치는 세상인 것이다.

    진보정책 2.0 : 공공서비스 공영화와 지역공공자산

    진보당은 불평등 해소를 위한 진보의 새로운 대안으로 ‘공공서비스의 공영화’를 제안한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중요한 공공서비스 공급을 책임지자는 것이다. 1948년 제헌헌법에는 자원과 자연력은 국유로 하며, 운수, 통신, 금융, 전기, 수도, 가스 등 공공성을 가진 기업은 국영 또는 공영으로 할 것을 적시하고 있다. 현재 국유의 원칙은 삭제되었지만, 대한민국 헌법정신은 사회와 국민의 필요를 보장하는 사회국가의 원리를 견지하고 있다. 사회공동체의 것이어야 할 자산이 봉이 김선달의 수중에 있다면, 되돌려 놓는 것이 마땅하다.
     
    진보당은 9월 10일 전국 20여 명의 정책담당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지역공공버스 운동을 주제로 한 워크숍을 진행했다. ⓒ진보당 제공

    공공서비스가 시민의 필요를 충족하는 방향으로 공급되고 운영되자면 시민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시민의 참여 없이는 관료제의 피해와 시민 불편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민의 필요와 참여가 활발하려면,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공급하는 것이 적절하겠다. 가장 시급한 분야는 기후변화에 대응해 재생에너지 전환과 탄소배출이 높은 교통분야의 전환이다. 나아가 의료, 주거, 돌봄 등 공영화의 범위는 계속 넓어져야 한다. 지자체의 공공서비스 공영화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기 위해 지역공공은행 설립이 필요하다. 지역공공은행은 예대금리 장사로 수익을 올리는 시중은행과 달리, 공공자산을 위한 투자, 사회적 경제 활성화와 서민금융을 지원하는 공공성이 담보된 은행이다.

    진보정책에 늘 따라다니는 질문들이 있다. “그게 가능해?” “돈이 너무 들지 않아?” “사회주의 하자는 거냐?” 민주노동당의 친환경 무상급식 정책도 마찬가지였다. 증가하고 있는 필요와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 맞추어 사회제도를 개혁하는 일이 진보정치의 일이라고 답하고 싶다. 

    “ 장진숙 진보당 공동대표·정책위의장 ” 응원하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집단 학살 2년, 휴전 합의 1면…경향 “가자지구 공격 중단 여전히 불투명”

[아침신문 솎아보기] 이스라엘-하마스 군 철수·인질 석방 합의

이재명 ‘냉부해’ 출연 공방에 한국일보 “소모적 정치 공세”

한겨레 “이진숙 체포영장 기각, 체포 적법성 부인은 아냐”

기자명김예리 기자

  • 입력 2025.10.10 07:41

▲국경없는 기자회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에 의해 목숨을 잃은 언론들인을 추모하고 팔레스타인 언론인 보호를 촉구하기 위해 플래시 시위에 나선 모습. ⓒ국경없는 기자회

가자지구에서 집단학살이 자행된 지 2년 만인 지난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미국이 제시한 휴전안에 합의했다. 아침신문들은 휴전 합의 소식을 1면에 알리는 한편 “합의가 이행될지는 미지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풀이했다. 이스라엘이 합의 발표 이후 공습을 이어갔다고도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SNS 트루스소셜에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평화 계획의 1단계에 서명했다는 소식을 전하게 돼 매우 자랑스럽다”며 “모든 인질은 곧 석방될 것이며 강력하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향한 첫 단계로 이스라엘은 합의된 경계선까지 군대를 철수할 것”이라고 했다.

신문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한 후 모든 이스라엘 인질 석방과 이스라엘의 단계적 철군, 가자지구 통치 체제 등의 내용이 담긴 ‘가자 평화 구상’을 발표했다.

▲10일 한겨레

▲10일 동아일보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1단계 합의 사실을 확인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9일 내각을 소집해 합의에 서명할 것이라며 “인질 석방이라는 사명에 헌신해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팀에 진심으로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하마스도 “이번 합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관한 책임감 있고 진지한 협상 끝에 이뤄졌다. 이는 가자지구 전쟁의 종식과 이스라엘군의 철수로 이어질 것”이라며 “협정의 요구 사항을 회피하거나 지연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은 합의의 완전한 이행을 지원하고 구호물자 제공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3년 10월7일 이후 지속된 이스라엘의 집단학살로 팔레스타인인 6만7000여명이 숨졌다. 유엔 총회 결의안은 회원국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불법 점령을 지원하지 않을 것, 이스라엘 정착촌에서 생산된 모든 제품의 수입 금지와 무기 거래 중단 등을 권고했다. 한겨레는 “가자전쟁 2주년을 앞두고, 민간인의 대규모 희생을 낳은 확전을 고집해온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극우 내각에 대한 국제적인 비난 여론은 절정으로 치달았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1면에 합의 소식을 알리면서도 “하지만 휴전안의 핵심인 하마스 무장 해제와 이스라엘군의 단계적 완전 철수가 제대로 이행될지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1단계 휴전안 합의 발표 뒤에도 가자지구에서의 공습을 이어갔다”고 했다.

▲10일 동아일보

동아일보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20개 항으로 이뤄진 ‘가자 평화 구상’을 공개하며, 하마스가 이를 거부하면 궤멸될 수 있다고 압박했다. 이에 2년에 걸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큰 피해를 입은 하마스가 존립을 위해 1단계 휴전안에 일단 합의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합의안(1단계)에 따라 하마스가 인질 48명을 전원 석방하면, 이스라엘은 종신형을 선고받은 팔레스타인 수감자 250명과 전쟁 발발 후 추가로 수감된 가자 주민 1700명을 풀어주게 된다. 또 이스라엘군의 단계적 철수도 시작된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1면에서 “가자 휴전 협상의 중대 분수령”이라고 평가했지만, 이어지는 기사에선 “그러나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언제 중단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가자지구 민방위대는 1단계 합의 발표 이후에도 가자 북부를 포함한 곳곳을 이스라엘이 공습했다고 밝혔다”고 했다. “다음 단계 협상의 주요 쟁점으로 꼽히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완전 철군도 난제”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이스라엘 인질 및 팔레스타인 수감자 교환이 예정대로 진행될지도 확실하지 않다. 하마스 고위 관리는 이스라엘이 살아있는 인질 20명을 돌려받는 대가로 약 2000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석방할 것이라고 AFP통신에 말했다”며 “지난 2월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인질을 풀어주는 과정에서 이들의 위치와 상태를 공개하지 않았다며 수감자 620명의 석방을 미룬 바 있다”고 했다.

▲10일 경향신문

중앙일보도 <7만명 목숨 앗아간 가자전쟁…‘트럼프의 힘’ 앞에 일단 봉합>에서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2단계에 들어가면 하마스 무장 해제, 팔레스타인 과도정부 수립, 이스라엘 완전 철군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을 조율하고 이행에 들어가야 한다. 하마스의 해체, 이스라엘군 완전 철수에 대해 하마스와 이스라엘 양쪽 모두 내부 반발이 있다”고 했다.

이어 “‘팔레스타인 자결과 국가 지위로 가는 신뢰할 만한 경로’ 정도로 모호하게 표현된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에 대해서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인들 사이엔 넘을 수 없는 골이 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을 반대한다”고 썼다.

▲10일 중앙일보

한국일보는 “가자평화구상 2, 3단계는 비무장화조치를 통해 영구적 평화를 다지는 단계”라며 “△하마스의 무장 해제 △가자지구 과도정부 수립 △국제안정화군(ISF) 배치 △가자 지구 재건 및 경제특구 설립 △팔레스타인 국가 승인 기반 마련 등을 위한 별도 협상이 필요한데 양측 간 입장 차가 커 단계별 이행을 통해 최종 종전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프란체스카 알바네제 유엔 팔레스타인 점령지 인권특별보고관은 휴전 협정을 환영한다면서도 이스라엘이 지난 휴전 합의를 파기한 바 있다며 다음 사항이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스라엘이 휴전협정을 존중할 것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인질의 석방 △장벽 없는 원조 흐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불법 점령과 아파르트헤이트의 해체 △대량학살을 저지른 자들이 책임을 질 것 등이다.

이스라엘, 한국인 탄 가자구호선 나포…세계 “툰베리 수감됐던 곳”

일부 신문은 한국인 활동가가 탑승한 가자구호선단 선박이 이스라엘군에 의해 지난 8일 나포된 소식도 전했다. 한겨레와 한국일보는 가자구호선단에 참여했다 체포된 한국인 활동가가 이스라엘 사막에 있는 감옥에 구금됐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신속한 석방, 조기 귀국을 위해 국가 외교 역량을 최대한 투입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체포된 활동가들이 구금된 케트지오트 감옥은 네게브사막 한가운데 있다. 이스라엘 정부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주로 수감하는 곳으로, 열악한 환경과 인권침해로 악명 높은 곳이다. 체포된 145명의 참가자 중엔 해초(27·김아현) 평화운동공동체 ‘개척자들’ 활동가도 있다.

세계일보는 “샤인 주한 이스라엘 대사대리는 관련 절차를 거쳐 한국 국민이 최대한 신속하게 석방할 수 있도록 협조하겠으며, 안전 확보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했다. 이어 “최근 구호선단을 타고 가자지구에 접근을 시도하다 지난 6일 추방된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등도 이 교도소에 갇혔던 것으로 전해졌다”고 전했다.

▲10일 한겨레

이재명 냉부해 출연 공방에 “소모적 정치 공세”

연휴 기간 이재명 대통령의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 출연을 두고 정치권이 벌인 공방에 일부 신문들이 “소모적 정치 공세”라고 사설로 비판했다. 한국일보는 “여야가 이재명 대통령 부부의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 출연을 두고 소모적 공방을 9일까지 이어가고 있다”며 “지켜보는 국민만 낯 뜨겁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야당이 이 대통령 부부의 예능 출연을 ‘잃어버린 48시간’이라며 ‘세월호 참사’ 당시 논란이 됐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잃어버린 7시간’에 빗대 공격한 것은 지나치다. 국정자원 화재로 정부 전산 시스템이 마비된 것은 국가적인 대형 사고이지만, 이를 수백 명의 생명이 희생된 국가적 비극인 세월호 참사와 연결시키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했다. 이어 “물론 대통령실과 여당 책임 또한 작지 않다. 대통실은 야당의 문제 제기 직후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방송 녹화 사실 자체를 부인하는 듯한 입장을 내놨다”고 여당과 정부여당 양측을 모두 비판했다.

▲10일 한국일보

세계일보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사태 와중에 대통령이 예능 프로그램을 녹화한 것은 시점이 부적절했다. 지적하고 넘어가면 될 일이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예능 방송 출연이 국가적 재난에 무관심한 사례라면서 추석 민심을 잡기 위한 정쟁 소재로 키웠다”고 했다.

한겨레 “이진숙 체포영장 기각, 체포 적법성 부인 아냐”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체포 이틀 만인 지난 4일 법원 결정으로 풀려난 것을 두고 한겨레가 “법원의 체포영장 기각이 체포의 적법성 자체를 부인하는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겨레는 이날 사설 <이진숙 체포영장 기각, 면죄부 준 게 아니다>에서 “이 전 위원장과 국민의힘은 체포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되자, 마치 무죄를 선고받거나 모든 의혹이 해소된 양 의기양양한 모습이다. 그러나 법원의 체포영장 기각이 체포의 적법성 자체를 부인하는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경찰에 체포됐던 이 전 위원장은 법원의 체포적부심 인용으로 풀려났다.

한겨레는 “서울남부지법의 이 전 위원장 체포적부심 인용 결정문을 보면, 법원은 ‘수사 필요성’과 ‘공소시효 임박’ 등을 인정했다”며 “다만 조사가 상당 부분 이뤄졌고, 심문 과정에서 이 전 위원장이 성실히 출석하겠다는 약속을 했기에 이를 고려한 것”이라고 했다.

▲10일 한겨레

이 신문은 “그럼에도 이 전 위원장은 석방 다음날 페이스북에 경찰의 체포를 ‘계획적이고 조직적’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실에서 답하라’고 하는 등 최대한 부풀리려 애썼다”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대통령과 맞서는 ‘보수 전사’로 자리매김하려는 정치적 행동”이라고 추측했다.

한겨레는 지난달 27일 이 위원장이 소환 조사 불응에 ‘국회 출석’을 이유로 댄 것을 두고도 “법원은 ‘국회 출석이 불가피한 것이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며 “본회의 표결에 해당 부처 장관이 참석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했다. 이날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법’ 표결 날이었다. 한겨레는 “경찰이 이 전 위원장을 굳이 체포까지 했어야 하느냐는 지적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이번 사안은 이 전 위원장의 수사 불응이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지금 평양은... 조선로동당 창건 80주년 앞두고 다양한 경축 행사 열기 고조

기자명

  •  박다송 기자
  •  
  •  승인 2025.10.09 19:26
  •  
  •  댓글 0
 
 

북(조선)의 언론매체와 외신의 보도를 종합하면, 평양은 조선로동당 창건 80주년(10월 10일)을 앞두고 각종 기념행사와 국제 교류 일정이 진행되며 경축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로동신문》, 《조선인민군》, 《청년전위》는 9일 공동사설에서 “위대한 당의 령도는 주체조선의 힘이며 승리”라고 강조하며, 김정은 총비서의 영도 아래 사회주의 강국 건설을 다짐했다. 7일에는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 조선로동당 창건 80돐에 즈음하여 삼가 올리는 충성의 편지 증정모임’이 열렸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평양공항에 도착, 박태성 북(조선) 내각 총리가 영접하고 있다 ⓒ신화통신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평양공항에 도착, 박태성 북(조선) 내각 총리가 영접하고 있다 ⓒ신화통신

9일에는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대표단을 이끌고 평양에 도착했으며, 메드베데프 러시아 안전보장이사회 부의장이 대표단과 함께 방북 일정에 돌입했다. 또한 토 럼 베트남공산당 서기장이 국빈방문으로 평양에 도착했다.

8일에는 라오스 인민민주주의공화국 주석인 통룬 시술릿이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아 경의를 표하고, 조선로동당 중앙간부학교 등 여러 시설을 참관했다.

조선주재 중국대사 왕아군은 8일 《로동신문》 기고문에서 “전통적인 친선을 계속 이어나가며 아름다운 미래를 공동으로 창조하자”고 밝혔다.

지난 5일부터는 조선로동당 창건 80주년 경축행사 참가자들이 평양에 속속 도착하고 있다. 중국조선족총연합회 축하단(6일),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축하단(7일), 니카라과 산디노민족해방전선 정부대표단(7일), 멕시코노동당, 적도기니민주당, 브라질노동자당, 이란이슬람연합당, 베네수엘라통일사회주의당 대표단 등 각국 인사들이 잇따라 입국했다.

 

또한 세계민주청년연맹, 국제민주여성연맹, 세계직업연맹 등 국제기구 대표들도 평양을 찾았으며, 중국 상하이예술단(7일), 러시아 문화성 대표단(8일) 등 문화·예술 분야 교류도 이어지고 있다.

국제김일성상·김정일상이사회 서기장과 이사회 일행, 김일성·김정일기금총회 대표단, 국제고려인사회연합회 축하단 등도 7~8일 사이 평양에 도착했다.

6일에는 주체사상국제토론회에 참가하는 여러 나라의 주체사상연구조직 대표단이 평양에 도착했고, 8일에는 평양고려호텔에서 이들을 위한 연회가 마련됐다.

평양 시내에서는 다양한 경축 문화행사도 열리고 있다. 5일에는 중앙산업미술전시회와 인민문화궁전에서는 영화상영주간이 개막했으며, 7일 인민대학습당에서는 국가도서전람회가 개막했다. 7~8일에는 ‘은반우에 펼친 10월의 환희’를 주제로 한 평양국제빙상피겨축전이 빙상관에서 진행됐다.

지금 평양은 조선로동당 창건 80주년을 맞아 각종 전시, 공연, 학술행사, 외교 일정이 연일 이어지며 경축 열기가 절정에 이르고 있다.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평양공항에 도착, 임천일 외무성 부상이 영접하고 있다 ⓒ타스통신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평양공항에 도착, 임천일 외무성 부상이 영접하고 있다 ⓒ타스통신
토 럼 베트남공산당 서기장이 평양공항에 도착, 환영을 받고 있다 ⓒVNA
토 럼 베트남공산당 서기장이 평양공항에 도착, 환영을 받고 있다 ⓒVNA
당창건 80주년 경축행사 참가자들이 평양에 도착하고 있다 ⓒ로동신문
당창건 80주년 경축행사 참가자들이 평양에 도착하고 있다 ⓒ로동신문
 충성의 편지 증정모임이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리고 있다 ⓒ로동신문
충성의 편지 증정모임이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리고 있다 ⓒ로동신문
평양국제빙상피겨축전이 평양 빙상장에서 열리고 있다 ⓒ로동신문
평양국제빙상피겨축전이 평양 빙상장에서 열리고 있다 ⓒ로동신문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치솟는 먹거리 물가…정부, 물가관리 총 동원령

이태경 편집위원

red1968@naver.com

다른 기사 보기

  • 경제

  • 입력 2025.10.09 20:40

  • 수정 2025.10.09 21:37

  • 댓글 0

식료품 5년새 22% 올라 전체 물가 상승 앞질러

'빵플레이션'…3년간 베이글 44%, 소금빵 30%

이 대통령 "고삐 놔주면 담합·독점해 폭리 취한다"

공정위·국세청 적극 나서 시장실패에 대응할 듯

5년새 우유 등의 먹거리 물가가 20% 넘게 뛰며, 전체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아득히 넘어섰다. 특히 베이글 등의 가격이 폭등해 ‘빵플레이션’이라는 말이 나올 지경이다. 상궤를 벗어난 먹거리 물가 폭등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도 '시장 실패'라고까지 하면서 정부의 강력한 대응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와 국세청 등 관련 부처가 업체들의 담합 의혹 등을 본격적으로 살펴 대응책을 강구할 방침이다.

먹거리의 습격, 체감물가에는 직격탄

8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물가지수는 2020년 9월에 비해 22.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 물가지수 상승률(16.2%)보다 무려 7%포인트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먹거리 물가가 전체 물가보다 훨씬 큰 폭 올랐다는 말이다.

과일(35.2%)과 우유·치즈 및 계란(30.7%) 등은 5년 전에 비해 30% 넘게 치솟았다. 빵(38.5%), 케이크(31.7%), 떡(25.8%), 라면(25.3%) 등이 크게 올라, 빵 및 곡물(28.0%)도 상승 폭이 컸다. 과자, 빙과류 및 당류도 27.8% 상승했다.

고춧가루, 참깨 등이 포함된 기타 식료품(21.4%), 육류(21.1%), 어류 및 수산(20.0%)은 먹거리 평균보다는 조금 낮았지만 상승률이 20%가 넘었다.

비주류 음료 중에 커피·차 및 코코아가 38.2% 치솟았고, 생수·청량음료·과일주스 및 채소주스도 22.7% 올랐다. 주류 및 담배는 상승률이 5.0%에 그쳤지만 이 중 주류만 보면 13.1%에 달한다.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물가는 연도별로 2020년 4.4%, 2021년 5.9%, 2022년 5.9%, 2023년 5.5%, 2024년 3.9%로 계속 높은 수준의 상승세를 이어왔다. 이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0년 0.5%, 2021년 2.5%, 2022년 5.1%, 2023년 3.6%, 2024년 2.3%다.

지난 5년간 생활에 밀접한 품목들의 물가도 수준이 크게 올랐다.

'음식 및 숙박'은 24.8%로 가장 크게 상승했고 이중 외식 비용을 뜻하는 ‘음식 서비스’는 상승률이 25.1%로 더 높다. 식료품 등 원재료 가격이 상승한 영향이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비누·샴푸·미용료 등이 포함된 ‘기타 상품 및 서비스’는 24.1% 상승했다. 세제, 청소용품 등 살림에 필요한 물품과 세탁·청소 같은 가사 서비스를 포함한 '가정용품 및 가사서비스' 물가는 19.4% 올랐다.

전월세를 포함한 주거비와 각종 공공요금 등이 포함된 ‘주택, 수도, 전기 및 연료’ 물가는 16.7%, ‘의류 및 신발’은 16.2%로 평균 상승률과 거의 비슷했다.

다만 연료비, 차량 유지비, 대중교통 요금 등을 포함한 ‘교통’ 물가는 15.9%로 평균보다 낮았다. 오락 및 문화(9.5%), 교육(8.8%), 보건(6.2%)도 상승 폭이 작은 편이었고 통신비는 0.2%로 유일하게 하락했다.

먹거리 등의 가격 폭등은 일상과 직결된 것이라 소비자들의 체감물가가 훨씬 높게 인식되는 효과가 있다.

 

5년간 주요 물가 등락률. 자료 : 국가데이터처

‘빵플레이션’의 폭격…3년 새 44%나 폭등한 베이글 가격

'빵플레이션'이라는 말이 나올만큼 빵값 폭등도 서민들의 허리를 휘게 만들고 있다.

9일 한국신용데이터(KCD)의 '베이커리 시장 트렌드 리포트'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월평균 판매 비중이 가장 높은 빵은 소금빵(15.7%)이다. 샌드위치(15.0%)가 2위였고, 식빵(7.2%), 크로아상(5.3%), 베이글(5.2%) 등이 뒤를 이었다.

KCD가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이 팔린 빵 10종류의 중위가격 추이를 분석한 결과 베이글 가격이 가장 많이 올랐다. 베이글은 6월 말 기준 중위 가격이 4400∼4900원으로, 3년 전인 2022년 6월에 비해 44%나 뛰었다. 샌드위치(7500∼8300원·32%)와 소금빵(3300∼3700원·30%)도 30%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빵 종류별 월평균 중위가격은 각 빵 메뉴별로 사업장에서 책정한 판매 금액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가운데에 위치하는 가격을 뜻한다.

 

빵 종류별 가격 증가율. 자료 : 한국신용데이터(KCD)

KCD에 따르면 소금빵이 2022년 하반기만 해도 2000∼2500원대인 매장이 많았으나, 이후 가격이 꾸준히 오르면서 현재는 3000원∼3500원대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8월 빵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6.5% 상승했다. 2022년 6월과 비교하면 19.4% 뛰었다. 베이글, 샌드위치, 소금빵 가격은 이 기간 평균 빵값보다 배 이상 많이 뛴 셈이다.

 

31일 서울 성동구 글로우 성수에 마련된 유튜버 경제유튜버 슈카의 ETF 베이커리 팝업 스토어에 소금빵이 진열돼 있다. 2025.8.31.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 "고삐를 놔주면 담합·독점하고 횡포 부리고 폭리 취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물가 안정이 곧 민생 안정"이라고 강조하며 강력한 대응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 정책이 시장을 이길 수도 없지만, 시장도 정부 정책을 이길 수 없는 관계"라며 “고삐를 놔주면 담합하고 독점하고 횡포를 부리고 폭리를 취한다”고 강도 높게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눈 똑바로 뜨고 기준을 똑바로 만들어서 엄격하게 제시하고 엄정하게 관리하면 정부 마음대로는 안되지만, 또 시장 마음대로 하는 건 통제할 수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식료품 물가 상승이 단순한 수급 문제가 아니라 사실상 '시장 실패'라고 보고, 정부 차원의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44회 국무회의에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물가 동향 관련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2025.9.30.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와 국세청 등이 담합 등의 조사에 착수해

대통령의 적극 대응 주문에 공정거래위원회와 국세청 등이 본격적으로 나섰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국무회의에서 "할 일이 많을 것"이라고 지목한 공정위가 바빠지기 시작했다.

공정위는 이달 안으로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당 등 설탕 담합 혐의와 관련해서 제재 절차(심사보고서 발송)에 나선다. 설탕과 함께 빵값 상승의 주범으로 꼽히는 밀가루·계란 가격 담합 혐의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계란 가격 담합은 현재 조사 중이다. 국내·국제 가격에 차이가 큰 밀가루는 집중 모니터링해 담합 혐의가 잡히면 엄정하게 조치할 계획이다.

가공식품 출고가 줄인상과 관련해 농심, 오리온, 롯데웰푸드, 크라운제과 등의 담합 혐의도 조사 중이다. 공정위는 돼지고기 가격 담합 혐의를 받는 목우촌·도드람·CJ피드앤케어 등 6개 육가공 업체 조사 마무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국무회의에서 가공식품 등 국민 생활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민생 밀접 품목에서 담합 등 경쟁을 가로막는 행태를 계속 모니터링하고, 문제가 있다고 의심이 되는 부분은 직권 조사로 엄중하게 감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9.5. 연합뉴스

사실상 사문화된 제도였던 '가격 조정 명령'이나 한국 경쟁법에는 근거 규정이 없는 '기업 분할' 카드도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가격 조정 명령은 가격이 부당하게 결정될 위험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정부가 강제로 가격을 내리도록 하는 제도로,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언급했다. 공정거래법에 규정돼 있지만, '정상 가격'이 얼마인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아 실제로 집행된 적은 없다.

또한 이 대통령이 언급한 기업 분할은 독점 기업을 강제로 쪼개는 제재다. 미국에서는 '셔먼법'을 근거로 1911년 존 록펠러의 스탠더드 오일을 34개 기업으로 분할하는 등 사례가 있다. 이 대통령은 "제도를 바꾸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꼭 공정위 안에서 시정할 수 있는 것만 하지 말고, 제안이나 보고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국세청도 물가안정을 향한 칼을 빼 들었다. 국세청은 지난달 생활물가와 밀접한 업종의 55개 업체를 상대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대상은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본부(14개), 가공식품 업체(12개), 농·축·수산물 업체(12개) 등이다.

국세청은 이들 업체 가운데 상당수는 원자잿값과 인건비 인상 등을 호소하면서 상품 가격을 올린 뒤, 뒤로는 8000억 원 규모의 탈세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가공식품 업체 중 10% 이상 가격을 올린 곳은 8곳이었고, 30% 올린 곳도 있었다. 프랜차이즈 업체 역시 10곳이 10% 이상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업체들은 원재료 비용이나 인건비를 허위로 올리는 수법으로 원가를 뻥튀기한 뒤 소득을 줄이는 꼼수로 세금을 탈루한 것으로 국세청은 판단하고 있다.

세무조사는 직접 물가를 낮추는 수단은 아니지만, 가격 인상의 정당성을 검증하고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는 간접적 효과가 있다. 이를 통해 바로 드러나지 않는 폭리를 억제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공권력을 동원해 불공정거래행위를 엄단함과 동시에 먹거리 가격을 구조적으로 안정시킬 수 있는 시스템 정비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저작권자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579돌 한글날…토박이말 추어올리자

이창수 시민기자

maljigi@naver.com

얼말글 지킴이 토박이말샘

다른 기사 보기

한글과 토박이말, 우리 말글살이의 두 날개

외국어 남용 나무라기보다 토박이말 살리자

우리말의 뿌리 사랑하는 마음 큰 울림 되길

아름다운 우리글 한글. 연합뉴스

어느덧 579돌 한글날을 맞았습니다. 온 누리에 으뜸가는 글자인 한글을 기리는 이날, 우리가 함께 헤아려야 할 뜻깊은 이야기가 있어 여러분과 나누고자 합니다.

우리는 늘 "말이 먼저일까, 글이 먼저일까?" 묻곤 합니다. 어린아이들도 금세 답하듯, 말은 글보다 먼저입니다. 우리에게 이토록 뛰어난 한글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넉넉하고 아름다운 우리말이 있었기에 비롯된 것입니다. 그 가운데 가장 우리말다운 토박이말은 한글을 낳은 '한글의 어머니'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한글을 기리는 한글날에는 우리 고유의 말인 토박이말을 함께 생각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해마다 한글날이 되면 다른 나라 말을 잘못 마구 쓰는 것과 지나친 줄임말을 쓰는 것을 두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하지만 이는 한글이라는 글자의 풀거리(문제)라기보다는 우리말이라는 삶의 그릇에 대한 풀거리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훌륭한 그릇이 있어도 담을 것이 알차지 못하면, 그 멋과 쓰임새를 다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한글과 토박이말]

우리 말글살이(언어생활)에 있어 한글과 토박이말은 마치 하늘을 훨훨 나는 새의 두 날개와도 같습니다. 한쪽 날개만으로는 드넓은 하늘을 날 수 없는 새처럼, 한글이나 토박이말 어느 하나만으로는 우리의 느낌, 생각, 뜻을 막힘없이 오롯이 주고받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른 나라 말을 마구 쓰는 사람들을 나무라기보다, 아름다운 토박이말을 찾아 곱게 살려 쓰는 사람들을 더 많이 추어올리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어릴 때부터 토박이말을 넉넉하게 가르치고 배우게 하고, 나날살이에서 될 수 있으면 토박이말을 살려 쓰는 자리느낌(분위기)을 만들어 주는 일이 무엇보다 종요롭습니다. 온 나라 사람들이 함께 토박이말을 잘 알고 즐겨 쓰는 나라를 만드는 것, 이것이 우리 말글살이의 두 날개를 튼튼하게 하는 길입니다.

어느새 다른 나라 말보다 더 어렵게 느껴지게 된 토박이말을 다시 우리 삶과 가깝게 만들어 쉽게 느끼도록 '토박이말 나눔'에 함께해 주시길 바랍니다. 우리나라 사람 모두가 토박이말과 한글을 함께 챙기고 가꾸어 가자는 아름다운 움직임이 온 나라로 힘차게 퍼져 나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힘과 슬기를 모아야겠습니다.

새로 알게 된 토박이말을 나날살이에 부려 쓰는 것을 넘어, 그 깊은 뜻과 멋을 다른 이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이 샘솟기를 바랍니다. 579돌 한글날을 맞아 우리말의 뿌리인 토박이말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들이 모여 한글의 큰 울림을 만들어 온 누리에 더욱 맑고 밝게 퍼져나가기를 바랍니다.

뜻을 같이하시는 분들의 발걸음이 모여 더 값진 걸음이 되길 빕니다.

토박이말바라기 모람되기(회원가입) 도움주기

도움 돈자리(후원 계좌) : 농협 351-1053-3219-73(사단법인 토박이말바라기)

[토박이말바라기 모람되기(회원가입) 들기바람종이(입회원서)]

 

저작권자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트럼프 “이스라엘·하마스, 평화구상 1단계에 서명”

트루스소셜 개인 계정에 발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5.08.26. ⓒ뉴시스

평화구상을 놓고 협상 중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1단계에 합의해 서명했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 계정에 9일(한국시간)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평화구상의 1단계에 서명했음을 발표하게 돼 매우 자랑스럽다”고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인질이 곧 석방될 것이며, 이스라엘은 합의된 선으로 군대를 철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이번 합의를 “강력하고 지속 가능하며 영원한 평화를 향한 첫걸음”이라고 평가하며 “모든 당사국은 공정한 대우를 받을 것”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은 아랍과 무슬림 세계, 이스라엘, 모든 주변 국가, 그리고 미국을 위한 위대한 날‘이라며 ”전례 없는 역사적 사건을 성사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한 카타르, 이집트, 튀르키예의 중재자들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지배에 맞서 하마스는 2023년 10월 7일 기습공격과 인질 납치를 단행했고 2년 간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벌어졌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만 6만7000명 이상이 숨졌고, 이스라엘에서도 약 2000명이 사망했다. 상당수 사망자를 포함한 이스라엘 인질 47명은 아직도 억류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72시간 내 모든 인질 석방, 이스라엘의 단계적 철군, 가자지구 전후 권력체계 등을 담은 평화구상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에 협상 타결을 강력하게 종용했다.

지난 6일부터 이집트 홍해 휴양지 샤름엘셰이크에서 이집트·카타르 등의 중재 하에 인질 석방과 휴전을 위한 협상이 이어지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로 중동정책에 관여해온 재러드 쿠슈너와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도 협상에 합류했다.

“ 고희철 기자 ” 응원하기

  •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지구건강을 향한 행진에 함께 하실까요?

안종주 진단

jjahnpark@hanmail.net

다른 기사 보기

살아 있는 유기체 지구가 건강해야 인간도 건강

2020년과 2021년 잇달아 지구건강 관련 책 나와

한국에선 2025년 10월 한국어판 처음 선보여

지난 1월 연대 미래캠퍼스에 지구건강연구소 설립

지구건강 달성하려면 ‘담대한 전환’ 꼭 이루어져야

 

안종주 언론인, 보건학 박사

여러분은 건강을 많이 생각하시죠. 건강에 좋은 음식, 나쁜 음식은 물론 건강 습관과 건강 상태, 질병에 관심을 쏟고 있을 것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가족의 건강, 나아가 여러분 주위의 자연환경과 생태계 건강까지 걱정하는 분들이 많을 줄 압니다. 하지만 지구건강이란 말을 들어 본 분은 별로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만 하더라도 최근에야 알았으니까요.

지난 1월 대학 간 연구소로 처음 만들어진 지구건강연구소

지난달 29일 연세대 미래캠퍼스(원주) 컨버전스홀 323호에서는 지구환경과 건강증진 등의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저명한 학자, 전문가 30여 명이 집필한 「Planetary Health-Protecting Nature to Protect Ourselves」의 한국어판 「지구 건강-자연과 인간이 함께 잘 사는 길」의 출판기념회가 조촐하게 열렸습니다. 저는 오랜 지인이자 한국어판 대표 감수자인 전 세계보건기구(WHO) 표준국장 김록호 박사의 요청으로 축사를 하기 위해 그곳에 갔습니다.

 

이 자리에서 2020년과 2021년에 각각 「Planetary Health」란 제목의 두 책을 서로 다른 저자들이 각각 펴냈고 이번에 나온 한국어판은 2020년 것임을 알게 됐습니다. 2021년 책도 한국에서 내년 상반기에 번역돼 나올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번 한국어판은 한국지구건강연맹 창립준비위원회 모임 이름으로 나왔습니다. 출판기념회가 끝난 뒤 창립준비위 모임이 열렸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월 처음으로 지구건강이 물 위로 떠올랐습니다.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에 지구건강연구소(Institute for Planetary Health, IPH)가 1월 13일 대학 간 연구기구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연구소는 연세대 보건행정학부 노진원 교수를 설립 추진 책임자로, 철학, 데이터사이언스학, 디지털헬스케어학, 의학, 간호학, 경영학, 환경에너지공학, 의공학 등의 전임교원 13명을 공동 발기인으로 해 출범했습니다. 한국 최초로 지구건강이란 이름을 내건 연구소인 셈입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 세계인이 깨닫게 된 인간과 지구의 관계

여기서 먼저 지구건강이란 정의 또는 개념부터 간략하게 살펴보고 글을 이어가겠습니다. 인간의 건강은 지구의 건강에 달려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은 전 세계인들은 이를 잘 이해하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지구의 자연 시스템, 즉 공기, 물, 생물다양성, 기후는 우리의 생명을 유지해주는 시스템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지구는 어떻습니까? 지식인이 아니더라도 학생, 일반 시민들은 기후 변화, 생물다양성 감소, 토지와 담수 부족, 오염, 그리고 기타 많은 위협이 이러한 시스템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것을 정말 잘 알고 있습니다. 즉 지구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거죠.

몇 년 전부터 새롭게 우리 곁에 다가온 지구건강은 뉴 패러다임으로 기후 변화 등이 우리의 건강을 어떻게 위협하는지, 그리고 우리 자신과 나머지 생물권을 어떻게 보호할 수 있는지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지구건강은 앞서 소개한 대로 많은 분야를 아우르고 서로 영향을 끼치고 있어 진단, 연구. 해결 등에 학제적 접근 방식이 필수적입니다.

「침묵의 봄」 「가이아-생명체로서의 지구」 등과 비견할 만한 책

이 「지구건강」 책은 지구 환경과 인간의 건강, 나아가 지구건강 문제를 해결할 나침반이자 교과서라 할 수 있습니다. 식량과 영양, 감염성 및 비전염성 질병, 이주와 갈등, 정신건강 등 인류세에서 피부로 느끼는 광범위한 건강 영향을 다룹니다. 또한 독성 노출 관리, 청정에너지 투자, 도시 디자인 개선 등 환경 변화와 그 악영향에 대처하기 위한 전략도 제시합니다.

우리는 20세기 이후 우리의 생각과 행동, 생활습관을 바꾼 책과 패러다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세계 환경운동의 시발점이 된 레이철 카슨의 「침묵의 봄」(1962)과 자원 고갈과 무분별한 성장을 경고한 로마클럽의 「성장의 한계」(1972), 그리고 환경호르몬(내분비계장애물질)의 역습을 우리에게 각인시켜준 「도둑맞은 미래」(1996) 등이 대표적입니다.

또 1979년 ‘지구는 살아 있다’라는 슬로건이 가장 잘 어울리는 이른바 지구 가이아 이론과 이를 소개한 책 「가이아-생명체로서의 지구」(제임스 러브록)가 나와 지금까지도 환경주의자뿐만 아니라 세계 시민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가이아 이론은 1970년대 영국의 과학자 제임스 러브록과 미국의 저명한 생물학자 린 마굴리스(「코스모스」로 유명한 칼 세이건의 첫 번째 부인)가 처음 제안했습니다. 이 이론은 지구는 생명체와 무생물 요소가 상호작용하여 지구 전체가 마치 살아 있는 유기체처럼 스스로 환경을 조절하고 유지하는 시스템이라는 주장을 담고 있습니다. 지구건강의 개념과 잘 들어맞는 주장입니다.

 

“인간 복지 좋아진 만큼 생태계 건강과 복지 나빠졌다”

이날 책을 번역해 펴내게 된 과정과 책 내용을 소개하는 발제를 한 김록호 박사는 “2차대전이 끝나고 1950년 이후 소비가 급증해 자연계에 악영향을 심각하게 끼치기 시작했다”라며 “부의 증가와 함께 평균수명과 인간의 복지는 급격히 좋아졌다. 하지만 그 반대로 생태계 건강과 복지는 나빠졌다”라고 밝혔습니다.

김 박사는 또 “우리 환경의 이러한 변화는 우리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지난 수십 년간 이루어 온 공중 보건 성취를 위태롭게 한다”라면서 그 대표적인 사례로 항생제 내성, 독성물질과 다이옥신 노출, 영양결핍, 천식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과 같은 호흡기 질환, 열사병, 심장혈관질환 증가와 감염병 전파의 패턴 변화, 내전과 트라우마, 정신건강 악영향 등을 꼽았습니다.

이제 우리는 기후변화 시대의 한복판에 서 있습니다. 그곳에서는 바로 앞에서 열거한 것을 포함해 모든 것이 변화합니다. 그래서 그는 인류세(Anthropocene) 지구생태계 교란이 인간의 건강과 지구의 모든 생명체에 주는 충격을 분석하고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문제 해결 지향 초학제 분야 연구 및 사회운동이 시급하다고 강조합니다.

할 일은 많고 갈 길은 멀지만 이제 시작은 한 셈

이 책은 지구건강을 온전히 달성하려면 ‘담대한 전환’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며 도시 건설과 도시 속 삶, 식품, 생산품, 에너지 생산과 소비,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 재정립, 자연경관과 자원 관리 등 거의 모든 것을 지금과는 완전히 다르게 해야 한다는 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김 박사는 또 지구건강 실천 영역으로는 △기후변화 완화 및 적응 △지속 가능한 식량 시스템 구축 △생물 다양성 보전 △자원 효율적 사용 △공공 보건 인프라 강화 △도시 교통 시스템의 지속 가능성 △환경 교육 및 인식 제고 △정책 통합 및 협력 △환경보건 연구 증진 △공정성과 형평성 보장 등 10가지를 꼽았습니다.

이를 곱씹어보면 지구건강을 위해서 관심을 쏟아야 할 분야와 할 일은 너무나 많고, 목표를 이루는 데 걸리는 시간은 길며, 성공으로 가는 길에 놓인 걸림돌들이 우뚝 서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제 우리는 지구건강을 향해 작은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뒤를 따르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시작은 미미해도 그 끝은 창대하리라 믿습니다. 이 책을 교재로 해 대학(원)에서 지구건강 전도사를 키우고 이들이 각계각층으로 퍼져나가면 헛꿈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10월 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100개가 넘는 협회와 NGO(비정부기구)로 구성된 연합체인 "기후연합"이 주최한 기후 행진 2025에서 시위대가 지구 모형과 함께 걷고 있다. 2025.10.5. AFP 연합뉴스

모두가 함께 “바꿔, 바꿔, 모든 걸 다 바꿔”

한국에서 지구건강연맹이 발족하면 국제지구건강연맹과 함께하게 될 것입니다.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기후 위기는 건강 위기”라는 의제로 만들어 관련 정책을 수립하는 논의를 본격화하겠죠. 또 학자들도 기후보건과 관련한 연구에 최근 힘을 쏟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고 험합니다. 지구건강을 올곧게 실천하고 목표를 달성하려면 모든 정부 부처가 나서고 지방정부까지 하나가 되어 관련 정책을 곧추세우고 실행에 옮겨야 합니다. 또 성공한 모든 정책과 행정의 밑바닥에는 일반 시민의 지지가 있습니다. 이들이 지구건강의 중요성을 잘 알고 일상생활에서 많은 것을 바꿔야 하니까요. 테크노 가수 이정현의 “바꿔, 바꿔, 바꿔, 모든 걸 다 바꿔”란 노랫말처럼요.

지구건강은 지금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자기만 아는 인간의 욕심과, 그런 인간이 모여 만든 국가는 한술 더 떠 자기 국가만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오만과 독선에 사로잡혀 지구건강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담대한 전환을 위해서는 우리, 대한민국부터 바뀌고 단단해져야 합니다. 나아가 세계 각국과 어깨를 서로 겯고 흔들림 없이 지구건강을 향한 대장정을 시작해야 합니다. 바로 이 순간부터.

 

저작권자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전광훈·전한길 곱셈정치"보다 더 충격적인 그의 대정부질문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5/10/09 10:17
  • 수정일
    2025/10/09 10:1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12.7 탄핵박제 105인 - 82회 임이자] 2024년 12월 4일, 국힘 원내대표실에 있었던 8명 중 한 사람

정치 이경태(sneercool)

25.10.08 16:59최종 업데이트 25.10.08 16:59

2024년 12월 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 무산을 두고 월스트리트저널은 "국가보다 정당을 중시하는 길을 선택한 최악의 결과"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친윤계 윤상현 의원은 "1년 후에는 다 찍어준다"는 말로 표결 불참에 따른 정치적 영향 가능성을 일축합니다. <오마이뉴스>는 12.7탄핵 보이콧에 가담한 105인의 면면을 기록으로 남기고자 합니다.[편집자말]

▲대정부질문 나선 임이자 의원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15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민석 국무총리를 상대로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을 하고 있다. 남소연

"그것은 바로 이재명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발의하는 것입니다. 반드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십시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경북 상주시문경시)이 9월 1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을 마무리하면서 "지금 (더불어)민주당이 시급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려주도록 하겠다"며 한 말이다. 민주당 쪽에서 "대선 불복"이란 고성이 나왔다.

취임 100일을 갓 넘긴 이 대통령을 집권여당이 나서서 탄핵소추해야 할 이유는 딱히 제시되지 않았다. 임 의원은 이날 "이재명 정권은 존재감·양심·진심 등 세 가지가 없는 삼무정권"이라면서 비난을 쏟아냈다.

최근 발생한 군에서의 각종 사고를 거론하더니 "중대재해처벌법 논리에 따라 국무총리가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거나, "친북반미주의자들이 떡 하고 버티고 있는데 제대로 된 대미 협상이 가능할 리가 있겠냐"고 말했다. 또 검찰 수사·기소 분리의 롤모델은 중국의 공안통치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9월 12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야당탄압 독재정치 규탄대회에서 "그 어려운 노력 끝에 탄생시킨 윤석열 정부를 지키지 못했다. 통렬히 반성하고 또 반성한다"면서 다음과 같이 주장한 바 있다.

"분연히 떨치고 일어나서 독재타도와 헌법수호를 위해 싸워야 한다. 이재명 정부의 실정을 보시라. 우선 정치(분야). 무조건 내란몰이로 우리 보수우파를 궤멸시키고 말살시키려 하고 있다. (중략) 저들은 전교조·민노총 똘똘 뭉쳐서 우리를 겨냥하고 있다. 이제 우리도 뺄셈정치 그만하자. 전광훈 목사가 극우라고, 전한길 강사가 더 나갔다고, 이준석이 결이 다르다고 뺄셈정치를 하면 우리는 진다. 이제 곱셈정치 합시다. 이제 뭉칩시다."

임 의원은 2024년 12월 4일 국민의힘 원내대표실 안에 머물면서 계엄해제 요구안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국민의힘 의원 8명 중 한 명이다. 앞서 내란 특검은 이들이 계속 참고인 조사 요청에 불응하면 강제조사가 가능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고 했다.

윤석열 체포영장 발부에 "서부지법 이땡땡 판사님, 양심 걸고 일하시라"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왼쪽 두 번째)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열린 야당탄압 독재정치 규탄대회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5.9.12남소연

임 의원은 2016년 국정농단 사태 때 전직 대통령 박근혜 탄핵을 반대했던 친박근혜 의원 중 한 명이다. 이번에도 그의 선택은 같았다.

윤석열 대국민 담화(12.12) 이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탄핵 찬성 입장을 공식화 한 한동훈 당시 대표를 향해 "뭐 하자는 거냐"고 쏘아붙였다. 윤석열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12.14) 열린 의원총회 때도 한동훈 대표에게 "왜 당론을 따르지 않느냐. 누굴 위한 당 대표냐"고 따졌다. 그는 이후 한동훈 지도부 붕괴 후 구성된 당 비상대책위원회의 비대위원으로 지명됐다.

임 의원은 1월 6일 비대위원 중 유일하게 윤석열 체포를 저지하기 위해 한남동 관저에 갔다. 특히 그날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윤석열에 대한 체포·수색영장을 발부한 판사를 직접 겨냥해 "서부지방법원 이땡땡 판사님, 양심을 걸고 일하시라. 어떻게 법관이, 판사가 자기 자의적으로 법을 만든단 말인가"라고 공격했다.

윤석열 체포 다음 날인 1월 16일 당 비대위 전체회의에서는 "사법부는 헌법과 법률에 따라서 대통령에게 적법한 방어권을 보장해 줘야 한다"면서 계엄 선포 이유를 다음과 같이 추측했다.

"미래 성장 동력의 고사와 안보 붕괴 초래, 간첩 천국, 마약 소굴, 조폭 나라로 변질될 우려를 국민들께서는 걱정을 많이 하시고, 국가 안보 및 경제 기반 파괴에도 국민의 삶이 위협받고 있다고 대통령께 많이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 대통령께서는 번민이 굉장히 크셨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대통령께서 왜 계엄을 선포할 수밖에 없었는지 여기에 대한 내용이 중요하다."

3월 10일 비대위 회의 땐 "계엄령은 윤 대통령이 택할 수 있는 유일한 통치권 회복 방안이었다"는 내용의 칼럼을 낭독했다. 그러면서 "범죄 피고인 이재명 대표, 똑똑히 들으시길 바란다. 당신은 점령군도, 대통령도 아니다. 그저 범죄 피고인일 뿐이다"고 했다.

윤석열 탄핵선고를 하루 앞둔 4월 3일 비대위 회의 땐 "민주당은 일방적인 예산 삭감 횡포로 국정을 마비시키고 오로지 이재명 사법리스크 방탄을 위한 국가 혼란을 획책해 왔다"며 "이런 상황에서 국가 최고 책임자인 윤석열 대통령인들 어떻게 정상적으로 국정을 운영할 수 있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다음은 임 의원의 12.3 계엄 이후 주요 정치적 선택이다.

2024년

12월 4일 : 12.3 비상계엄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에 불참했다.

12월 7일 :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했다.

12월 10일 : 12.3 비상계엄사태 상설특검 수사요구안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졌다.

12월 26일 :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에 불참했다.

2025년

1월 6일 : 윤석열 체포영장 집행 당시 한남동 관저 앞 집결에 참가했다.

2월 17일 : 헌법재판소 항의 방문에 참가하지 않았다.

3월 1일 : 극우세력의 3.1절 탄핵 반대 집회에 참가했다.

3월 12일 : 탄핵심판 각하 촉구 탄원서에 이름을 올렸다.

6월 5일 :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외환 특검 표결에 불참했다.

7월 14일 : 윤상현 의원이 주최한 리셋코리아 발대식(전한길 연설)에 불참했다.

[프로필] 한국노총 출신 3선 중진... "노란봉투법은 불법파업조장법"

임이자 국민의힘(경북 상주시문경시) 의원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2024.10.25유성호

1964년 경북 예천군에서 태어났다. 상주송계초·화령중·화령고를 졸업했다. 이후 경기대 법학과를 거쳐 고려대 노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노동운동을 했다. 사조대림 노조위원장을 시작으로 한국노총 경기지역본부 상임부의장, 여성위원회 위원장, 부위원장 등을 지냈다.

17대 총선 때 한국사회민주당과 녹색평화당의 통합으로 출범한 녹색사민당의 후보로 안산시 상록구 갑 지역구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당시 한국노총과 연대했던 녹색사민당은 녹색정치와 사회민주주의를 내걸고 원내진입을 꿈꿨지만 정당지지율 0.5%에 그치면서 해산됐다.

2006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안산시의원(비례대표)으로 활동했다. 하지만 2008년 2월 임기를 다 마치지 않고 중도사퇴했다. 임 의원은 당시 <반월신문>과 한 전화통화에서 '도의원 출마를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18대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에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지만 최종 명단에는 들지 못한 상태였다. 언론에 밝힌 대로 2010년 지방선거 때 한나라당 후보로 경기 안산시 도의원 선거에 나섰지만 결과는 낙선이었다.

한국노총과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간의 정책연대가 파기됐던 20대 총선 때 현역 한국노총 임원이었음에도 새누리당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다. 비례대표 3번에 배치돼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2016년 노동절을 맞아 열린 한국노총 주최 '5.1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해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되지 않냐. 호랑이에게 잡혀먹지 않도록 해야할 말은 해서 노동자들이 잘 살 수 있는 세상이 되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21대·22대 총선 때 경북 상주·문경 지역구로 출마해 3선 고지에 올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이던 2022년 11월, 그는 당시 노조 쟁의행위에 대한 무분별한 사측의 손배소를 제한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노란봉투법을 '합법파업보장법'으로 부르자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비난하면서 "(노란봉투법은) 노동이슈를 넘어서 헌법과 법치주의에 어긋나는 것이고 자본주의를 부정하는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윤석열이 선출된 20대 대선 이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회문화복지분과 간사를 맡았다.

임이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회문화복지분과 간사가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브리핑 직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오른쪽은 백경란 사회복지문화분과 인수위원. 2022.3.28인수위사진기자단

12.7 탄핵박제 105인 시리즈 전체 기사 보기( https://omn.kr/2bxjc )

다음은 12.7 탄핵 보이콧 105인 명단(가나다 순)

12.3 계엄 이후 정치적 선택에 대해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단 굵은 글씨 표기)

6월 5일, 박수민 의원(서울 강남을)은 "대통령이 동원한 계엄은 명백히 잘못된 일"이라며 같은 당 의원들의 릴레이 반성을 제안했다. 6월 6일, 최형두 의원(경남 창원시마산합포구)은 "대통령이 계엄이라는 엄청난 오산과 오판을 결심하는 동안 여당 의원으로서 아무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사과했다.

8월 12일, "1년 후에는 다 찍어준다"고 했던 윤상현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을)은 "12.3 비상계엄은 분명히 잘못된 결정이었다"고 사과하면서 "국민의힘은 지난 과오를 반성하고, 각자가 고해성사하며 서로 또 용서하고 국민으로부터 대용서를 받아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강대식(대구 동구군위군을), 강명구(경북 구미시을), 강민국(경남 진주시을), 강선영(비례), 강승규(충남 홍성군예산군), 고동진(서울 강남구병), 곽규택(부산 서구동구), 구자근(경북 구미시갑), 권성동(강원 강릉시), 권영세(서울 용산구), 권영진(대구 달서구병), 김건(비례), 김기웅(대구 중구남구), 김기현(울산 남구을), 김대식(부산 사상구), 김도읍(부산 강서구), 김미애(부산 해운대구을), 김민전(비례), 김상훈(대구 서구), 김석기(경북 경주시), 김선교(경기 여주시양평군), 김성원(경기 동두천시양주시연천구을), 김소희(비례), 김승수(대구 북구을), 김용태(경기 포천시가평군), 김위상(비례), 김은혜(경기 성남시분당구을), 김장겸(비례), 김재섭(서울 도봉구갑), 김정재(경북 포항시북구), 김종양(경남 창원시의창구), 김태호(경남 양산시을), 김형동(경북 안동시예천군), 김희정(부산 연제구)

나경원(서울 동작구을)

박대출(경남 진주시갑), 박덕흠(충북 보은군옥천군영동군괴산군), 박상웅(경남 밀양시의령군함안군창녕군), 박성민(울산 중구), 박성훈(부산 북구을), 박수민(서울 강남구을), 박수영(부산 남구), 박정하(강원 원주시갑), 박정훈(서울 송파구갑), 박준태(비례), 박충권(비례), 박형수(경북 의성군청송군영덕군울진군), 배준영(인천 중구강화군옹진군), 배현진(서울 송파구을), 백종헌(부산 금정구)

서명옥(서울 강남구갑), 서범수(울산 울주군), 서일준(경남 거제시), 서지영(부산 동래구), 서천호(경남 사천시남해군하동군), 성일종(충남 서산시태안군), 송석준(경기 이천시), 송언석(경북 김천시), 신동욱(서울 서초구을), 신성범(경남 산청군함양군거창군합천군)

안상훈(비례), 엄태영(충북 제천시단양군), 우재준(대구 북구갑), 유상범(강원 홍천군횡성군영월군평창군), 유영하(대구 달서구갑), 유용원(비례), 윤상현(인천 동구미추홀구을), 윤영석(경남 양산시갑), 윤재옥(대구 달서구을), 윤한홍(경남 창원시마산회원구), 이달희(비례), 이만희(경북 영천시청도군), 이상휘(경북 포항시남구울릉군), 이성권(부산 사하구갑), 이양수(강원 속초시인제군고성군양양군), 이인선(대구 수성구을), 이종배(충북 충주시), 이종욱(경남 창원시진해구), 이철규(강원 동해시태백시삼척시정선군), 이헌승(부산 부산진구을), 인요한(비례), 임이자(경북 상주시문경시), 임종득(경북 영주시영양군봉화군)

장동혁(충남 보령시서천군), 정동만(부산 기장군), 정성국(부산 부산진구갑), 정연욱(부산 수영구), 정점식(경남 통영시고성군), 정희용(경북 고령군성주군칠곡군), 조경태(부산 사하구을), 조배숙(비례), 조승환(부산 중구영도구), 조은희(서울 서초구갑), 조정훈(서울 마포구갑), 조지연(경북 경산시), 주진우(부산 해운대구갑), 주호영(대구 수성구갑), 진종오(비례)

최보윤(비례), 최수진(비례), 최은석(대구 동구군위군갑), 최형두(경남 창원시마산합포구), 추경호(대구 달성군)

한기호(강원 춘천시철원군화천군양구군을), 한지아(비례)

#임이자 #탄핵박제 #윤석열 #한국노총 #내란특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기자에 “쓸데없는 소리!”, 정복 입고 ‘거수경례’···내란특검 소환 ‘천태만상’

입력 2025.10.09 08:04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6월28일 대면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 마련된 내란특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12·3 불법계엄 관련 내란·외환 특별검사팀이 수사를 시작한 지 9일로 114일째다. 넉 달 가까운 기간 전직 대통령과 국무총리, 현직 국회의장, 전·현직 장관과 군 장성들이 각기 다른 방식과 태도로 특검에 출석했다. 어떤 고위공무원은 기자들을 피해 달음박질해 청사로 들어갔고, 한 장군은 피의자 조사를 앞두고 기자와 여유롭게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매일 그 현장에 있었던 기자가 엄혹한 조사 목전에서 이들이 보인 각기 다른 반응을 관찰해 정리했다.

‘지하주차장 신경전’ 벌인 윤석열…‘굴욕 출석’ 한덕수

특검 수사 중 출석 장면에 가장 큰 관심이 쏠렸던 인물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전직 대통령이자 이 사건 정점에 있는 인물이어서도 그렇지만, 지난 6월28일 첫 출석 당일까지도 출석 방식을 놓고 특검과 신경전을 벌였기 때문이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청사 지하 주차장을 통해 비공개로 들여보내 달라고 특검에 요청했지만 특검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윤 측 변호인단은 당일 무작정 지하주차장으로 간 다음 문을 열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공공연히 밝혔고, 특검 측은 “출석으로 보지 않겠다”며 맞섰다.

당일 포토라인은 서울고검 청사 1층에 설치됐다. 윤 전 대통령의 첫 공개 출석인 만큼 현장에는 기자 수십 명과 대통령경호처 직원, 전직 대통령 경호 규정에 따라 출동한 경찰들로 붐볐다. 어디선가 ‘윤 전 대통령이 지하로 갔다’는 얘기를 듣고 한 기자가 벌떡 일어서자 경호원이 제지하려 민첩하게 움직이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을 실은 승합차는 결국 지하가 아닌 1층 현관으로 올라왔고, 감색 정장을 입고 나타난 윤 전 대통령은 ‘이번에도 진술거부권 행사할 거냐’ 등을 묻는 취재진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곧바로 청사로 들어갔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지난 7월2일 내란특검에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에 출석해 수사관의 안내를 받아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MBC 유튜브 갈무리

‘국정 2인자’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굴욕 출석’으로 관심을 모았다. 지난 7월2일 참고인 신분으로 특검에 소환된 한 전 총리는 서울고검 청사 1층 자동문 현관으로 향했으나 문이 열리지 않아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이 자동문은 보안 출입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문으로, 평소엔 잠겨 있다. 한 전 총리를 안내하러 나온 수사관이 그의 팔을 잡고 측면 쪽문으로 안내했고 이 모습이 취재진 카메라에 담기면서 한 전 총리가 강제 연행되는 것처럼 비쳤다. 이를 의식한 특검은 이후 한 전 총리를 소환할 때는 자동문 현관을 열어 두고 여기에 포토라인을 설치한 뒤 이를 통해 들어가도록 했다. 한 전 총리는 지난 8월19일 2차 출석 당시 취재진의 질문에 “고생 많으시다”고 말한 것 외엔 별도 발언을 하지 않았다.

출석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힌 피의자도 있다. ‘평양 무인기 작전’을 직접 실행한 김용대 국군드론작전사령관은 첫 특검 조사를 받은 지난 7월17일 정복을 입고 출석해 청사 1층 출입구 앞에서 짧은 기자회견을 했다. 김 사령관은 이 자리에서 굳은 표정으로 “저의 모든 행동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이었지 개인적인 이득을 취하려고 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회견문을 다 읽은 뒤 취재진 카메라를 향해 거수경례를 하기도 했다. 이후로도 그는 9차례 넘는 특검 조사를 받으면서 이례적으로 매 차례 전투복을 입고 출석했다.

김용대 국군드론작전사령관이 지난 7월17일 내란특검 사무실 앞에서 입장을 발표한 뒤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KBS 유튜브 영상 갈무리

대부분 수사기관 조사를 앞둔 사람들은 긴장하거나 예민해져 있기 마련이지만 일부 소환자들은 비교적 편안한 태도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무인기 작전을 가장 윗선에서 지휘했다는 혐의를 받는 이승오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은 피의자로 전환된 후 첫 조사를 받으러 온 지난 8월17일 지하주차장을 통해 출석하면서 기자를 만나 피의자 조사 사실을 직접 공개했다. 사복 차림의 이 본부장은 기자의 명함을 받고는 “경향신문의 다른 기자와 친분이 있다”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18일 첫 특검 조사를 받으러 온 정진석 전 대통령비서실장도 지하주차장에서 기자를 만나 “나도 기자 시절 뻗치기(기자가 취재원을 만나기 위해 현장에서 기약 없이 기다리는 취재 방식을 가리키는 은어)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는 동행한 변호인에게 “기자들에게 명함을 건네라”고 먼저 제안하기도 했다.

반대로 예민한 성격을 취재진에게 적극적으로 표출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24일 내란 중요임무종사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는데, 특검 협의와 달리 포토라인을 피해 자의적으로 지하주차장 출입을 시도했다. 그러나 그는 거기서도 기자를 마주쳤고 ‘계엄 당시 합동수사본부에 검사 파견을 지시했나’ 등을 묻자 “당신들에게 이야기해야 할 내용인가” “쓸데없는 소리” 등 신경질적인 반을 보이며 조사실로 올라갔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김영진·우상호 식의 '내부 균열'이 국민 불신 부른다"

김호경 에디터

haojing610@mindlenews.com

다른 기사 보기

  • 정치

  • 입력 2025.10.07 18:20

  • 수정 2025.10.07 20:54

  • 댓글 2

'시끄러운 개혁' 탓에 대통령·여당 지지율 하락?

천주교정의평화연대 "개혁 동력의 균열이 핵심"

"보수언론 공격에 위축돼 자당 개혁파 공개 비난"

"중진들이 지지층 결집 막고 부동층에 혼란 줘"

"개혁의 속도와 방향 회복해야 지지율 움직여"

촛불행동 "국민은 고구마가 목에 걸린 답답함"

"타협 없는 내란 청산, 강력한 개혁 바라는 것"

박지원 "당정대 이견 노출되면 국민은 불안해"

"당이 왜 이래? 그런 말은 카톡방에서나 하라"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정체 현상을 보이거나 다소 하락하자 여권 일각에서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와 추미애 위원장을 위시한 국회 법사위원들을 탓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3선 중진 김영진 의원이 대표적이고, 이례적일 정도로 언론 인터뷰가 잦은 우상호 정무수석도 같은 맥락에서 '시끄럽지 않은 개혁'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개혁 동력 내부의 균열'이 오히려 지지율 상승을 막는 실질적 요인이라는 요지의 반박이 민주진보 진영에서 잇따라 제기돼 눈길을 끈다. 타협 없는 내란 청산과 흔들림 없는 개혁 추진이 요구되는 시점에 국민이 느끼는 '고구마가 목에 걸린 것 같은 답답함', 그리고 수구보수 언론의 상투적 여론몰이에 휘둘려 거꾸로 자당 개혁파를 공격하는 일부 의원들의 여전한 행태가 지지층 결집을 저해하고 부동층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핵심 요인인데도 또다시 문재인 정권 시절의 전철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우려다.

천주교 평신도와 사제, 수도자들의 사회 참여 연대체인 천주교정의평화연대는 5일 <대통령 성과에도 지지율 정체의 역설, '개혁 동력의 내적 균열'이 핵심이다>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경제·외교·안보·사회 전반에 걸쳐 실질적 성과들이 적지 않게 축적되고 있음에도 지지율은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는 단순히 언론 환경이나 여론조사의 기술적 문제를 넘어 개혁 동력 내부의 균열과 리더십의 분산이라는 구조적 원인과 맞닿아 있다"고 전제했다.

천주교정의평화연대의 분석에 따르면, 촛불 시민들은 윤석열 정권하에서 누적된 권력의 적폐를 단호히 청산하고 검찰·사법·언론 개혁을 비롯한 구조 개혁을 새 정부와 민주당이 질풍노도처럼 밀어붙일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현실은 기대와 다른 모습이다. 검찰개혁을 반대하거나 친윤 성향으로 평가받았던 인사들이 대통령실과 법무부 요직에 그대로 기용되었고, 개혁 저항의 상징인 검사들 행태도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민 사이에 "개혁이 실제로 이뤄질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곧 개혁 세력 내부의 '전략적 불일치'와 '속도 차이'로 읽힌다. 국민은 성과가 없어서가 아니라, 성과가 방향성과 결합되지 못하고 표류하는 모습에 실망하고 있다. 개혁은 단순한 행정이 아니라 '정치적 결단'이며, 그 결단의 부재가 지지율 정체의 실질적 요인이라는 것이다.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위원장이 대법원에 대한 현장검증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을 의결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에 반대하는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 등 위원들이 항의하며 회의장을 나가고 있다. 2025.9.30. 연합뉴스

천주교정의평화연대는 "최근 민주당 김영진 의원이 인터뷰에서 지지율 하락의 책임을 정청래 대표와 추미애 법사위원장에게 돌린 발언은 이러한 내부 균열의 전형"이라며 "보수언론의 공격에 위축되어 자당의 개혁파 지도부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모습은 문재인 정부 시절 개혁이 좌초된 과정의 '재판(再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고 지적했다.

또 "김병기 원내대표의 윤리특위 구성 양보안, 특검법 협상 시도, 조희대 청문회 태도 등은 국민이 보고 있는 '민주당 중진 정치'의 민낯"이라며 "개혁파와 관리형 정치인의 온도 차이가 지지층의 결집을 가로막고 부동층의 신뢰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검찰개혁은 단순한 정책이 아니라 촛불혁명의 핵심 과제이자 민주 진영의 정체성이다. 그러나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발언과 행보는 이러한 상징성을 약화시켰다"면서 "중수청을 법무부 소속으로 두자거나 공소청 전환 반대, 윤석열 영장 미집행 등은 국민이 목격한 '결단의 회피'였다. 특히 임은정 지검장에게 경고 서한을 보내고, 검찰 내 반개혁 세력의 집단행동에는 침묵하는 모습은 상징적 균열로 작용했다"고 비판했다.

천주교정의평화연대는 "정치에서 상징의 붕괴는 지지율 하락보다 더 심각한 신뢰 위기의 신호다. 촛불 시민이 느끼는 '고구마가 목에 걸린 듯한 답답함'은 바로 이 상징의 균열에서 비롯된다"며 "정청래, 추미애 등 개혁파 인사들은 보수언론의 집중포화를 받는 동시에, 당내에서 적극적 방어와 프레임 전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중진 의원들이 보수언론의 논조에 편승해 내부를 공격하는 상황은 지지층의 사기를 꺾고 부동층에게 혼란스러운 신호를 보낸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이는 단순한 언론 대응력 부족이 아니라 정치적 의제 설정 능력의 부재이다. 개혁 진영이 주도권을 상실하고 수세적 여론전에 머물 때, 아무리 성과가 축적돼도 그것이 '정치적 지지율'로 전환되기 어렵다"며 "답은 명확하다. 개혁의 속도와 방향을 회복해야 지지율이 움직인다.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의 지지율이 정체된 이유는 성과 부족이 아니라 개혁 동력의 분산, 상징의 약화, 리더십의 눈치 정치, 여론전의 수동성이 맞물린 결과"라고 정리했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이 제언했다.

- 민주당은 개혁의 상징적 인사와 정책을 신속히 정비하고, 중간층의 눈치가 아닌 개혁 지지층의 결집을 우선 확보해야 한다.

- 당내 리더십 구도를 재정렬해 개혁파와 관리형 정치인의 갈등을 명확히 조정해야 한다.

- 보수언론 프레임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공세적 서사와 의제 설정 능력을 복원해야 한다. 무엇보다, '촛불혁명의 정치적 심장'인 검찰·사법 개혁을 빠르게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 계엄 내란이 발생한 지 벌써 10개월이 지났는데도 재판이 지지부진하다. 문제가 심각하다. 여기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한덕수·최상목 내각과 대통령실 누구 하나 감옥에 들어가지 않았다.

 

촛불행동이 9월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주최한 '내란 사건 특별재판부, 위헌인가?' 긴급 공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5.9.17. 촛불행동

앞서 촛불행동 역시 지난 3일 발표한 <개혁을 방해하는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의원을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비슷한 문제의식을 표명했다. 촛불행동은 "지지율 변화에 일희일비하고, 조중동 등 보수언론이 정청래·추미애 의원을 비난하니 졸아들어 자당 지도부를 비난하는 여당 중진 의원의 언행이 참으로 개탄스럽다"며 "김영진 의원의 반개혁 행보는 개혁 와중에 거꾸로 행보를 한 문재인과 이낙연의 재판(再版)이다. 김영진 의원이 계속 이런 식으로 정치를 하면 삽시간에 추락한 제2의 이낙연이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우리 국민들은 개혁을 제대로 하지 않는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에 대해 '고구마가 목에 걸린 것 같은 답답함'을 느끼며 화가 돋우어지고 있다. 검찰개혁을 반대하고 친윤 검사로 승승장구했던 자들이 대통령실, 법무부, 검찰의 요직에 오른 것도 내란 청산을 요구하는 국민의 뜻을 정면으로 거스른 인사였다"면서 "검찰개혁 5적으로 지목된 봉욱 민정수석, 이진수 법무부 차관, 성상헌 검찰국장, 김수홍 검찰과장, 노만석 대검찰청 차장이 아직도 건재해 새 정부의 검찰개혁에 대한 불안과 우려를 계속 키우고 있다. 이로 인해 이재명 정부의 개혁 의지에 대한 의구심까지 일어나고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

특히 정성호 장관에 대해서는 "법무부 장관 취임 후 중수청을 행안부가 아닌 법무부에 두자고 했고, 검찰청을 공소청으로 바꾸는 것도 반대했다. 윤석열에 대한 영장 집행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고, 관봉권 띠지 분실 사건에 대해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검찰개혁을 대변한 임은정 동부지검장에게는 이례적인 경고 서한을 보내고, 검찰개혁에 저항하는 노만석 대행의 행보와 검사들의 집단행동은 감싸기 바쁘다"고 짚었다.

김병기 원내대표를 두고도 '반개혁 행보'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7월 29일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구성 당시 '1·2당 동수 구성'안으로 국힘당에게 양보하는 안을 제출했다가 의원들의 반발로 무산 ▲9월 10일 특검 기간 연장과 인원 보강 등을 담은 3대 특검법 개정안을 두고 국힘당과 야합 시도 ▲9월 19일 SBS 라디오에 나와 조희대의 한덕수 회동 의혹에 대해 '처음 거론하신 분들이 해명해야 할 것 같다'며 조희대가 아니라 오히려 자당 의원에게 책임을 묻는 태도 ▲9월 22일 법사위에서 조희대 청문회 개최를 결정한 것에 대해서도 지도부와 상의가 없었다며 비판적인 태도 등을 사례로 열거했다.

촛불행동은 "타협 없는 내란 청산과 강력한 개혁을 바라는 국민들이 정부와 여당의 이런 행보에 답답함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김영진 의원은 조중동 눈치, 지지율에 매달리지 말고 민심에 귀를 기울이고 국민의 눈치를 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여당도 이제 말만 하지 말고 실제로 개혁을 질풍노도처럼 밀고 나가야 한다"며 "개혁이 허풍이 된다면 국민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을 것이고, 제대로 한다면 지지와 환호를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중앙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12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광주시선대위 출정식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 발언을 하고 있다. 2025.5.12. 연합뉴스

한편 민주당의 현역 원로인 5선 박지원 의원은 우상호 정무수석을 겨냥해 '당이 왜 이래'라는 식으로 당정간 엇박자를 노출하면 곤란하다며 국민 지지를 얻으려면 '정교한 정치'를 해야 한다고 사실상 책망했다. 박 의원은 7일 페이스북에서 "내란 청산, 검찰·사법·언론 3대 개혁은 시대정신이고 국민적 요구다. 청산과 개혁은 신속 정확하게 환부만 도려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보와 민생경제"라며 "저는 일찍이 3대 분업, 즉 대통령과 정부는 안보와 민생경제, 국회는 개혁, 3대 특검은 내란 청산을 맡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정·대를 대표하는 여당 대표, 총리, 대통령 비서실장을 '빅3'로 칭하면서 "이견이 있으면 당정대 정책협의를 빅3 간 혹은 원내대표와 정무수석을 포함한 빅5 간 협의하면 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이견이 노출되면 국민은 불안하고 청산과 개혁은 실패할 수도 있다. '당이 왜 이래' 하면 안된다"며 "이런 말은 빅5 간 '카톡방'에서나 할 말이다. 국민 지지는 정교한 정치에서도 나온다"고 직설적으로 훈계했다.

앞서 우 수석은 6일 KBS 1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더불어민주당의 입장과 운영 방향에 대한 취지는 전부 동의하지만 가끔 (대통령실과 민주당 사이에) 속도나 온도 차이가 난다. 이로 인한 고민을 할 때 제일 난감하다"면서 "앞으로 여당과 대통령실이 협력해 개혁 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당정 간 엇박자 문제를 스스로 꺼냈다.

또 이재명 대통령 국정 지지율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자 "중도나 합리적 보수 진영에 계신 분들과도 친분이 있는데 한결같이 말하는 게 '개혁하는 건 좋은데 너무 싸우듯이 하는 게 좀 불편하고 피곤하다' 등 피로도를 말씀하신다. 개혁을 안 할 수는 없지만 국민의 사랑을 받고 국민의 전폭적 지지를 받는 접근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면서 "(지금 민심은) '여권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런데 세상이 조금 시끄럽다'는 게 총평으로 보인다. 시끄럽지 않게 개혁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회 법사위에서 내란 동조 의혹이 짙은 조희대 대법원장과 지귀연 부장판사의 출석을 요구하는 데 대해서는 "비정상적인 사법부의 행위에 대해 파헤쳐야 하고 진상이 드러나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방법은 좀 지혜로웠으면 좋겠다"며 "어찌 됐든 지금 마치 복수하고 보복하는 것처럼 보여지는 것은 올바른 방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불편하고 피곤하고 시끄럽지 않게' 개혁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은 제시하지 않았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불안정한 10대 여성 집에 불러 마약·성착취…'우울증갤러리' 남성들, 유죄 선고에도 여성 찾고 있다

우울증갤러리 신대방팸·히데팸, 혐의 부인·양형부당 호소에도 2심서 줄줄이 유죄 선고

2023년 4월 16일 오후 2시 30분경, 서울 강남구 한 건물 옥상에서 10대 여학생 A 양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이 사망하는 과정을 생중계한 그는 옥상에서 내려오라는 시청자들에게 "울갤 접고 잘 사시라"고 강조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우울증갤러리'가 그의 사망에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A 양의 죽음이 언론의 주목을 받으면서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10대 여성들이 우울증갤러리를 찾았다가 성인 남성들에게 성착취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성착취 피해를 입거나 목격해 온 우울증갤러리 이용자들은 20대 남성들이 숙소에 10대 여성들을 불러들여 마약과 폭행, 성적 학대를 일삼아 왔다고 증언했으며, 경찰 수사 결과 '신대방팸', '신림팸', '히데팸' 등 성착취를 목적으로 한 남성 무리가 실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A 양이 사망한 지 2년 지난 지금, 우울증갤러리를 통해 미성년 여성들을 착취해온 남성들은 현재 법정에서 줄줄이 유죄를 선고받고 있다. 지난달 23일 서울고법 인천원외재판부 형사1부(부장 정승규)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준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히데팸' B(23) 씨와 C(26) 씨에게 징역 8년과 징역 7년을 선고했다.

같은 달 11일에는 서울고법 형사14-1부(부장판사 박혜선·오영상·임종효)가 미성년자 의제강간 및 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기소된 '신대방팸' D(20대) 씨와 E(20대) 씨에게 각각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700만 원을 선고했다.

 

'히데팸'으로 불리는 B 씨와 C 씨 등은 지난 2023년 1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인천·서울의 오피스텔·다세대주택에서 10대 중고등학생 4명과 만나 성관계와 유사 성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들이 여성들을 불러들이는 창구는 우울증갤러리로, 커뮤니티에서 괴로움을 호소하는 여성들에게 친절히 대해 집으로 불러들인 뒤 항정신성의약품(마약류)인 수면제를 먹여 성폭행하는 식이었다.

'신대방팸'으로 불리는 D 씨와 E 씨 등은 2021년 4~7월 서울 동작구 신대방역 인근에서 자취방을 구한 채 우울증갤러리를 통해 10대 여성들을 불러 집에 감금하고 성관계를 한 혐의를 받는다. 15세 피해자에게 성폭력을 행한 뒤 범행을 숨기기 위해 죽여버린다고 말하거나 목을 조르는 등의 방법으로 신체적·정서적 학대까지 했다.

 

이들은 경찰 수사를 통해 범행 증거가 확보되기 전까지 마약류 투여와 성폭행 등의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히데팸 방장으로 불리는 B 씨는 지난해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합의에 의한 성관계와 폭행이 이뤄졌을 뿐 범죄는 벌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며, 2023년 신대방팸은 성착취 의혹을 퍼트린 이들을 고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재판에서도 이들은 혐의를 부인하거나 양형이 부당하다며 뻔뻔한 태도를 보였으나, 결국 모조리 유죄를 선고받게 됐다. B 씨와 C 씨는 1심에서 선고된 징역형이 부당하다며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는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끝까지 범행을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하던 E 씨도 2심에서 공소사실이 인정돼 벌금형을 받았다.

 

성착취 가해자들의 서식지였던 우울증갤러리는 지금도 수많은 이용자들이 접속하며 매일 3000~4000개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그중에는 1020 여성으로 보이는 이용자들이 자신의 사진을 올리는 글, 남성 이용자들이 여성들을 '울순이'라고 부르며 희화화하거나 접촉을 시도하는 글들도 다수 보인다. 지난해 11월 디시인사이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요청에 따라 게시물 작성 시 성인 인증을 하도록 조치했으나, 이것만으로는 커뮤니티에서 벌어지는 성착취 위험을 규제하기 어려워 보인다.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10대 여성들이 남성들에게 착취의 대상이 되는 현상을 예방하고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이 필요하다. 이재명 정부가 최근 확정한 123대 국정과제는 '아동·청소년 온라인성착취 선제대응 시스템 구축', '성착취 피해아동·청소년 발굴-자립 지원 등 아동·청소년 보호 강화' 등의 목표가 담겨 있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지난달 22일 "온라인을 포함해 청소년들에 대한 성착취를 예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사회복귀를 위한 실질적 자립 지원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현장 관계자 등 시민사회 및 전문가들과 소통해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울증갤러리에서 여성 이용자를 언급하는 게시물들ⓒ디시인사이드 우울증갤러리 갈무리

박상혁

프레시안 박상혁 기자입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이 대통령 “간·쓸개 내주고 손가락질·오해받아도 국민 삶 보탬 될 수 있다면 마다하지 않겠다 각오”

이재명 대통령 부부 추석인사 ⓒ이재명 대통령 엑스 계정


이재명 대통령이 7일 “때로는 간과 쓸개를 다 내어주고, 손가락질과 오해를 감수하더라도 국민의 삶에 한 줌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다면 무엇이든 마다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과 엑스(X) 계정에 한복을 입은 대통령 부부의 추석 인사 사진과 함께 올린 글에서 이같이 밝히며 “국민 여러분의 오늘과 민생의 내일을 더 낮은 마음으로, 더 세밀히 챙길 것을 다시 한번 약속드린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 부부 추석인사 ⓒ이재명 대통령 엑스 계정


국가전산망 사태 중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 녹화에 참여한 것에 대한 국민의힘의 비난이 거세지는 와중에 추석 명절을 맞아 K푸드 홍보 취지였던 만큼 비판을 감수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각자의 자리에서 각기 다른 환경과 상황을 마주하며 살아가는 국민 여러분을 세심히 살피는 것이 대통령의 가장 큰 책무임을 명정을 맞아 다시금 새겨본다”고 했다. 이어 “이번 추석 인사에서도 말씀드렸듯 명절의 즐거움을 온전히 누리기에는 민생의 현실이 결코 녹록지 않다”면서 “‘그럼에도’ 사랑하는 이들과 서로를 응원하고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그럼에도’ 웃으며 함께 용기를 나누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 부부 추석인사 ⓒ이재명 대통령 엑스 계정

이재명 대통령 부부 추석인사 ⓒ이재명 대통령 엑스 계정

“ 김동현 기자 ” 응원하기
  •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