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이 대통령, “기존 남북 합의 단계적 이행 준비하라”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5/08/19 08:29
  • 수정일
    2025/08/19 08:29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기자명

  •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5.08.18 10:45
  •  
  •  수정 2025.08.18 14:52
  •  
  •  댓글 0
 
18일 을지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이 대통령. [사진 갈무리-KTV 유튜브]
18일 을지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이 대통령. [사진 갈무리-KTV 유튜브]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관련 부처는 기존 남북합의 중에서 가능한 부분부터 단계적인 이행을 준비해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이날부터 한·미 연합군사연습 ‘을지프리덤실드’(UFS)가 시작된 가운데, ‘을지국무회의’를 주재한 그는 “급변하는 대외 여건 속에서 대한민국의 국익을 지키고 외교적 공간을 넓혀가기 위해서는 남북관계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금 필요한 것은 철통같은 대비태세를 굳건하게 유지하는 바탕 위에서 긴장을 낮추기 위한 발걸음을 꾸준하게 내딛는 용기”라며 “작은 실천들이 조약돌처럼 쌓이면 상호 간에 신뢰가 회복될 것이고 평화의 길도 넓어져서 남북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토대도 마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5일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이 대통령은 “6.15 공동선언, 10.4 선언, 판문점 선언, 9.19 공동선언”을 거론하면서 “우리 정부는 기존 합의를 존중하고, 가능한 사안은 곧바로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북측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일체의 적대행위를 할 뜻도 없음을 분명히 밝”하고 “특히, 남북 간 우발적 충돌 방지와 군사적 신뢰 구축을 위해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으로 그리고 단계적으로 복원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18일 오전 브리핑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선제적으로 취하려는 조치가 있는가’는 질문을 받은 국방부 이경호 부대변인은 “현재로서는 구체적으로 드릴 말씀은 없고, 국방부는 정부의 한반도 평화 구축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군사 대비 태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실효적인 긴장 완화 조치들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대답했다.

‘이번 UFS 군사연습 일정 중 서북도서나 접경지역에서의 사격훈련이 예정대로 진행되는가’는 의문에는 “서북도서 해상 사격훈련 중지에 대해서는 검토한 바는 없다”거나 “접경지역 훈련에 대해서는 제가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18일 통일부 구병삼 대변인은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의 한반도 새 시대를 열어나가기 위한 대북정책 방향을 천명하였다”면서 “핵심 대북 메시지로 북측의 체제 존중, 흡수통일 불추구, 일체의 적대행위 불추진의 세 가지를 제시하였다”고 확인했다. 

“이는 지난 윤석열정부 8.15 통일 독트린의 반북 흡수통일, 자유의 북진론을 폐기하고 평화 공존의 대북정책 기조를 분명히 한 것”이라며 “정부는 앞으로도 한반도의 실질적 긴장 완화와 남북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를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강유정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을지연습은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방어적 성격으로, 이를 통해 북한을 공격하거나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의도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도사」를 통해 “민주주의와 평화, 민생경제”를 위해 분투했던 김 전 대통령을 추모하면서 “대통령께서 앞장서 열어주신 그 길 따라서, 멈추지 않고 직진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대화와 협상은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해결의 필연적 경로

기자명

  •  [번역] 김정호 북경대 박사
  •  
  •  승인 2025.08.18 10:23
  •  
  •  댓글 0
 
 

환구시보 사설 2025-08/18

8월 15일, 미국 대통령 트럼프와 러시아 대통령 푸틴이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회담을 가졌다. 회담은 3시간도 채 지속되지 않았지만, 적어도 평화를 향한 긍정적인 한 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3년 반 동안 지속되고 지정학적 대립이 계속 고조되는 배경 속에서, 이번 회담은 세계에 다시 한번 분쟁이 아무리 복잡하더라도, 대화와 협상으로 돌아가는 것만이 분쟁 해결의 유일한 출구임을 증명했다. 이 원칙은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뿐만 아니라 글로벌 갈등을 다루는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이번 회담은 러시아-미국 관계의 교착 상태를 타개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널리 인식되고, 양국 관계가 완화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이번 외교적 시도의 의의는 미-러 고위급 대화 메커니즘을 재개하고, 후속 협상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알래스카가 회담 장소로 선택된 것에 대해, 서방 언론은 푸틴이 "러시아를 방어하기 위해 설립된 미군 기지"에서 미국 대통령의 영접을 받은 것이 매우 상징적이라고 묘사했다. 이는 양측이 이 지역 위기를 공동으로 관리하려는 의지가 있음을 보여주며, 분쟁이 더욱 확대되거나 파급되어 심지어 두 핵 강대국 간의 직접적인 대립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세계의 우려를 완화시켰다.

이번 회담은 미-러 관계의 방향에 새로운 변수를 가져왔을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을 위한 새로운 기회도 제공했다. 더욱 중요한 것은, 회담이 역사적으로 반복해서 증명된 한 가지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점이다. 즉, 협상과 대화는 위기 해결의 유일한 출구이며, 이는 중국의 일관된 원칙과 입장이기도 하다. 이미 2023년 2월, 중국은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 해결에 관한 중국의 입장> 문서에서 명확히 지적했다: 대화와 협상은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의 유일한 실행 가능한 출구이다. 지난 3년 이상, 일부 강대국의 갈등 부추김과 일방적 제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의 방향을 바꾸지 못했고, 오히려 분쟁의 장기화와 손실의 확대를 초래했다. 이러한 "전쟁으로 전쟁을 멈추려는" 사고방식은 상황 완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위기 확산 위험을 지속적으로 악화시켰고, 대화의 문은 한때 완전히 봉쇄되었다. 역사가 반복해서 증명했듯이, 외부 세력의 개입은 종종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며, 각 당사자는 이로부터 교훈을 얻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

인류가 중대한 위기 앞에서 내려야 할 올바른 선택은 결코 무력 대결이 아니라 냉정한 협상이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수많은 분쟁과 전쟁이 협상과 대화의 중요성을 증명했다. 예를 들어 쿠바 미사일 위기에서 미국과 소련은 긴장된 외교 협상을 통해 결국 전 세계 핵전쟁을 촉발할 수 있는 위기를 피했다. 또한 한반도 문제를 보면, 상황이 여전히 복잡하지만, 수년간 각 당사자들은 6자 회담 등 다양한 협상 메커니즘을 통해 어느 정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해왔다. 오늘날, 어떤 분쟁도 단순히 지역적 문제가 아니며, 그 영향은 종종 전 세계로 파급된다. 따라서 협상과 대화를 통해 위기를 해결하는 것은 분쟁 당사자들의 인민에 대한 책임일 뿐만 아니라, 전체 국제사회에 대한 책임이기도 하다.

 

미국과 러시아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문제에 관한 간접 협상을 가진 것부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이스탄불에서 직접 협상을 한 것, 그리고 이번 미-러 정상의 대면 교류에 이르기까지, 러시아-우크라이나 문제의 정치적 해결 맥락이 점차 명확해지고 있다. 과정에는 여전히 어려움이 존재하지만, 갈등과 의견 차이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번에 2024년 6월에 제안했던 휴전 조건보다 완화된 요구를 제시했다. 트럼프는 러시아에 100% 에너지 관세 제재를 실시하는 것을 언급하지 않았는데, 이는 미-러 갈등이 완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외교 협상은 어렵고 느리지만, 의견 차이를 줄이고 심지어 제거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현재, 우크라이나 위기의 각 당사자들은 입장이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모두 공정하고 지속 가능하며, 구속력이 있고, 모든 당사자가 수용할 수 있는 평화 협정을 달성하기를 희망한다. 우리는 러시아와 미국이 접촉을 유지하고, 상호관계를 개선하며,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 해결 과정을 추진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또한 모든 당사자와 이해관계자들이 적절한 시기에 평화 협상 과정에 참여하여, 조속히 분쟁을 종식시키고 지역 평화를 재건하기를 기대한다.

(원문보기) https://opinion.huanqiu.com/article/4Nx286HNoCT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단독]짓는데 1조, 새 단장에 3조?···배보다 배꼽이 큰 인천공항 리모델링



수정 2025.08.18 07:01

  • 박준철 기자

AI 활용 설정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2001년 완공된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이 전면 새 단장(리모델링)을 추진 중이다. 리모델링 비용이 개항 당시 공사비(1조3816억원)의 두 배가 넘는 약 3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돼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27년 12월부터 2033년까지 제1여객터미널의 외장과 지붕, 골조를 제외한 모든 시설을 리모델링할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리모델링 계획안은 지난 5월 기본설계를 마쳤고, 조만간 실시설계에 착수할 계획이다.

 

계획안을 보면 개항 이후 365일 24시간 무중단 운영으로 노후화된 건축·기계·전기·통신·소방·수하물시스템(BHS)의 시설이 전면 교체된다. 1990년대 기준으로 설계된 소방·내진·내화 등 성능 개선과 안전기능 강화 등이 포함된다.

AI 활용 설정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박준철 기자

 

3층에 있는 출국장 6곳은 4곳으로 통합된다. 중앙에 있는 출국장 4곳을 2곳으로 통합하고, 동·서 끝단에 2개의 프리미엄 출국장을 조성하는 방식이다. 보안구역 내 동·서편의 환승장도 한 곳으로 통합하고, 예비 환승장 한 곳을 신설하게 된다.

 

출국심사 절차도 변경된다. 지금은 체크인 후 보안검색을 받고 출국심사를 받지만, 리모델링 이후부터는 출국심사를 먼저 받은 뒤 보안검색을 받게 된다.

 

1층에 있는 6곳의 입국장과 환영홀도 2곳의 통합입국장으로 조성된다. 별도로 ‘특별입국장’ 한 곳을 신설한다. 1층과 2층 중간에 설치된 입국장 출구 쪽 ‘유리 다리(글라스브릿지)’는 모두 철거된다.

AI 활용 설정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통합출입국장 조성 계획.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문제는 공사가 추정한 리모델링 비용이다. 기본설계에서 제시한 사업비는 2조8466억원이다. 제1터미널 건설 비용인 1조3816억원의 두 배가 넘는다. 2022년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에서 제시한 사업비(1조195억원) 보다도 훨씬 많다.

 

공사는 “물가상승률(30%)을 반영해야 하고, 공사범위가 확대됐다”며 “KDI의 비용 추계에선 여러 개의 항목이 빠진 점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KDI의 비용 추계와 비교하면 건축비가 2369억 원에서 5501억 원으로 갑절 넘게 뛰었다. 기계 부문이 2162억 원서 4185억 원으로, 전기 부문이 1305억 원서 3524억 원으로, 정보통신 부문이 627억 원서 3778억 원으로 느는 등 많게는 6배가량 비용이 상승했다.

AI 활용 설정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박준철기자

 

공항 안팎에서 3조 원에 달하는 리모델링 비용이 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인천공항 4단계 사업으로 지난해 완료된 제2여객터미널에 확장 공사에는 총 2조4000억 원이 소요됐다.

 

인천공항의 한 직원은 “지금도 외국공항에 비해 모든 시설이 우수하고 멀쩡한데, 보수해서 사용하면 될 것을 건축비보다 2배 넘게 들여 리모델링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개항 당시 모든 시설이 100년 이상도 끄떡없다고 했는데, 결국 ‘빈말’이 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그 비용이면 터미널을 새로 짓는 게 낫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KDI는 “공사가 기본·실시설계 과정에서 사업규모를 변경하는 것에 대해서는 관여할 수 없다”며 “기획재정부에서 지시가 있으면 예비타당성 재조사와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를 다시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공사 관계자는 “2조8466억 원은 기본설계가 끝난 뒤 모든 부서의 의견을 취합해 산정했다”며 “비용이 늘어난 부분은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쳐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준철 기자

전국사회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마을 만세] 그 많던 청년은 어디로 갔을까

이하나 문화공동체 히응 대표인구 10만이 되지 않는 작은 도시에 오랫동안 공동체를 꾸려온 사람들이 있다. 그들을 만나 주민의 권리와 지역정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처음에는 마을공동체로 시작했는데 인구도 작고 도심지도 적다 보니 한 도시를 대표하게 되었다.


  • 이곳은 80년대 정부 정책으로 개발한 지역이 있었다. 과거형이다. 나지막한 아파트가 오밀조밀하게 모여있고 오래된 나무들이 아이들을 키워내던 그곳은 몇 년 전부터 하나씩 사라지고 20층이 넘는 아파트가 들어섰다. 마지막으로 남은 몇 곳의 단지도 이제 싸그리 사라질 것이다. 이곳에서 마을교육공동체를 만들고 풀뿌리정치를 꿈꾸던 사람들은 함께 늙어갔다. 새로 높게 올라가는 아파트를 포기하고 떠난 사람도 있고, 더 아늑한 곳이 어울리겠다며 떠난 사람도 있다. 나무와 함께 자라던 아이들도 마을을 떠났다. 그중 몇 명은 집으로 돌아왔지만 친구들은 사라졌다. 대부분의 청년들은 학교와 직장을 찾아 마을을 떠났다.

    이 도시의 한쪽 끝에는 비닐하우스에서 사는 사람들이 있다. 불법건축물이라는 이유로, 그곳이 하루빨리 싹 개발되어 새로운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서길 바라는 이유로, 매년 화재가 일어나도 별다른 대책이 없다. 사람들은 그들을 더러 이해했다가 더러 이해하지 못했다.

    8~90년대의 대규모 개발로 만들어진 1기 신도시와 비슷한 곳들은 대부분 비슷한 과정을 겪고 있다. 공동체에서 자란 어린이가 성인이 되어 학교와 직장을 찾아 떠날 때가 되면 오래되고 낡은 아파트들은 동시에, 한 번에 소멸한다. 어떤 청년들은 자기들이 중고등학교 때 교복을 사러 갔던 낡은 상가가 사라진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들은 철거가 예정된 단지를 드나들며 기억을 모았다. 자료를 찾고 각자의 앨범에 정리된 사진을 찾아냈다. 살림살이가 나와 있는 복도를 오가며 사진을 찍었다. 또래들을 모아 전시회를 열거나 책을 쓴다.

    이들과 비슷한 또래들은 커뮤니티에 글을 쓴다. ‘예전에 그런 나라가 있었단다.’ 이제 서른 정도 된 청년들은 자라나는 후배들에게 먼 옛날의 이야기를 전한다.

    ‘아파트는 모두 복도식이야. 현관문은 항상 열려있어. 집에 아무도 없으면 옆집에 가서 밥을 먹었지. 우리는 녹슨 미끄럼틀에서 해가 질 때까지 놀았어. 그리고 엄마가 저녁 먹으라고 부르면 내일 보기로 하고 헤어졌지.’, ‘같은 층에 모르는 사람이 없었고 명절이면 음식 나눠 먹었어.’, 7~80년대 단독주택 골목에서 복도식 아파트로 바뀌었을 뿐, 생활양식은 비슷했다. 이들의 글은 커뮤니티를 돌다가 유튜브 콘텐츠가 된다. 옆집에서 밥을 얻어먹고 ‘너희 엄마 시장 갔다’고 알려주던 이웃을 기억하는 이들이 그때를 그리워한다는 반증이다.
     
    재건축 추진중인 1기 신도시 산책로 ⓒ필자 제공


    어떤 청년들은 도시에서 가장 싸게 교복을 팔던 집 이야기를 나누다 화가 난다고 말했다.

    “그냥 그 시절이 통째로 사라진다는 게 화가 나요. 왜 화가 날까요?”

    어떤 과거는 지우고 싶겠지만 어떤 과거는 소중하다. 잊고 있던 서랍을 열었을 때 발견한 종이쪽지에 적힌 친구의 메시지처럼, 장소는 기억을 담고 있다. 집단 기억을 담고 있던 한 시절이 내 의지와 무관하게 삭제될 때, 나의 과거도 부정당한다.

    삐 – 당신의 과거는 삭제되었습니다. 소거되었습니다. 또는 소멸되었습니다.
     
    마을의 공간은 끊임없이 삭제되는데 정책과 기득권들은 자꾸 공동체를 강조한다. 상호돌봄이 이루어질 수 있는 마지막 사회적 자산이 공동체뿐이기 때문일 것이다. 사회적 비용이 가장 적게 드는 방법이 공동체다. 이미 자산을 축적한 기득권은 공동체가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부에서 마을공동체 사업을 육성하기 시작하면서 지방자치를 강조하고 마을공동체를 지원했다. 그러나 깨져버린 땅에서, 또는 곧 부서질 예정인 곳에서 어떤 공동체를 새롭게 만들어낼 수 있을까.

    인구 10만이 안 되는 도시에 남은 풀뿌리 활동가들은 공동체의 미래를 걱정했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다. 청년들은 시민사회에도 마을공동체에도 진입하지 않는다며 염려가 크다.

    “왜 청년들이 마을이나 풀뿌리 활동에 관심이 없을까요?”
     
    필자가 마을교육을 진행한 초등학교 교실 (2023) ⓒ필자 제공

    정말 그럴까? 내가 체감하기로는 그렇지 않다. 복도식 아파트가 그립다는 이야기를 하거나, 사라진 교복 집을 떠올리는 이들은 안락하게 쉴 수 있는 공동체를 원했다. 그들은 비슷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 했다.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게다가 폭발적으로 모이는 모임은 많다. 청년들이 마을 활동에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라, 마을에 관심이 적을 수는 있겠다. 그들이 어린이일 때부터 어른들은 ‘사람은 서울로 말은 제주로’라고 가르쳤다. 공부 열심히 해라, 좋은 학교 들어가라, 좋은 직장 다녀라. 좋은 학교와 좋은 직장은 경쟁의 상부에 있고 그곳은 마을 안에 없다.

    작년엔가 만났던 한 청년 예술가는 우리 지역에 살다가 서울로 옮겨 자취를 하고 있었다. 그는 자기가 살던 도시와 마을을 추억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그는 작가들과 지역과 마을을 재구성하는 활동을 하면서 자기가 자란 마을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마을과 지역, 그 안에서 발생하는 정치와 정책은 자기 삶과 동떨어져 있었다. 그렇지 않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며, 굳이 서울로 가지 않았어도 괜찮았겠다고 했다.

    만일 그가 마을에서 더 오랫동안 머물렀다면 그는 공동체에 대한 생각을 바꿀 수 있었을까. 어른들은 쉽사리 자리를 내주지 않으면서 청년이 나타나면 반갑게 인사한다. 인구소멸 시대라는 단어에 매몰된 마을은 청년들에게 간이의자를 한 번 내어줄지언정 판을 깔아줄 여유는 없다. 그저 귀하고 귀해서 외부인이 된다. 밖에서 들어온 낯선 자로 여긴다. 청년을 청년이라는 울타리 안에 가둬버린다.

    2010년 이후, 어린이들에게 ‘마을에서 만난 사람’을 떠올려보자고 했을 때, 어린이들은 편의점 아저씨, 태권도 사범님, 미술학원 선생님, 피자집 사장님을 말했다. 청소년들은 피시방 알바 누나, 아이스크림 집 사장님 등 상거래로 만난 사람들만 떠올렸다. 거래 없는 관계는 차츰 실종되었다.
     
    경기도 1기 신도시의 어린이공원 ⓒ필자 제공

    시민사회와 마을공동체, 사회적경제를 비롯한 대안적 삶을 꿈꾸는 활동 영역에서 마을과 지역에 기반을 세우기 위해서 우선 공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지방정부에 따라 이에 대한 지원은 달라진다.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있는 공간은 정책에 의해 계속 삭제되고, 정책은 공동체를 위한 공간을 다시 조성해야 하는 형국이다. 마을은 삭제하고 공간은 만든다. 사람과 사람이 마주칠 공간은 사라지고 아파트는 단지마다 철벽을 치면서 모일 만한 곳을 만들려니 돈도 많이 들고 억지스럽다. 강이 직선으로 흐르지 않는 것처럼, 사람도 바둑판같은 길을 따라 걷지 않는다. 어린이들이 모여 노는 곳을 보면 사람이 어떤 공간을 원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어린이들은 정해진 놀이터에서 놀기보다 어딘가 다른 곳을 발견해 놀이터로 만들어버린다. 그나마 그 어린이들도 사라지고 있다.

    지도 위에서 자를 놓고 찍찍 줄을 그어 만드는 마을, 대통합단지로 거듭나야 한다는 주장, 외부인 출입을 엄금하는 아파트 공동체가 첩첩이 성벽을 쌓고 있는데 마을은 어디서 어떻게 다시 태어나야 할까. 유년 시절을 삭제당한 청년들은 마을로 돌아올 길을 잃었다. 잠자리채를 들고 뛰어다니던, 함께 자라 터널을 만들어준 나무들 사이로 매미가 울고 잠자리가 날던 그 산책로는 하나씩 삭제되는 중이다. 


    “ 이하나 문화공동체 히응 대표 ” 응원하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조국 “내년 선거 때 심판받겠다…사면 반대 국민께 효능 입증할 것”



인터뷰 | 조국 전 혁신당 대표

사면 반대 48%에 저의 효능·역할 입증할 것

11월 혁신당 전대 열리면 당 대표 출마할 생각

민주당과 합당은 내년 초 열린 자세로 논의

윤석열·한동훈, 지위 보전 위해 칼 망나니처럼 휘둘러

 

박찬수,박찬수기자

  • 수정 2025-08-18 08:05등록 2025-08-18 05:00

AI 활용 설정

15일 오후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공유 카페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수감 전에 비해 약간 수척한 모습이었지만 표정은 밝았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사면을 둘러싸고 수많은 논란이 오갔다. 한 개인의 사면이 사회 시스템의 문제뿐 아니라 계급 문제로까지 비화한 건 ‘조국’이라는 발화점의 폭발력을 보여주는 또 다른 단면이다. 숱한 논란과 비판, 정치적 우려를 뚫고서 밖으로 나온 조국 전 대표를 15일 오후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공유 카페에서 만났다. 수감 전보다 약간 수척한 모습이었지만 표정은 밝았다. 그는 “과거로 돌아가는 걸 원치 않기에 분명한 반대 증거가 나오지 않는한 재심 청구를 하지 않겠다. 저는 미래를 보고 갈 생각이다. 제 사면에 반대하신 48%의 국민께 저의 효능, 저의 역할의 필요성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감옥에서 광복절 사면 대상에 포함됐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을 때 심경이 어땠습니까?

 

“이재명 대통령의 헌법적 결단에 감사했습니다. 여론조사로는 찬반이 팽팽했는데, 종합적인 판단에 따라 정부 출범 초기에 (사면을) 결행하기로 하셨구나 짐작했습니다.”

 

― 이재명 정부 출범 두 달이 조금 더 지났습니다.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어떻게 평가합니까?

 

“이재명 대통령 개인의 특성, 장점이기도 한 것 같은데 실무 능력이 아주 좋고, 조직 장악력이 아주 좋으신 거 같습니다. 넓은 의미에서 국정 장악력이죠, 국정 장악력이 아주 좋고, 국무위원까지 포함해서 공무원, 관료에 대한 장악력이 아주 좋은 게 확인된 거 같습니다.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통해서 훈련되고 축적됐던 능력을 지금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내란을 극복하고 경제 위기를 넘어야 하는 비상한 상황이니까, 그런 상황에서 대통령이 맨 앞에 직접 나서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보이니까, 그게 참 좋은 리더십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령 산업재해 문제에서, 역대 어느 대통령도 그렇게 직접 챙기고 지시하고 그런 적이 없잖아요?”

 

― 사면을 둘러싸고 논란이 컸습니다. 형기의 1/3만 복역한 상황에서 사면되는 데 대한 비판도 적지 않았구요. 이런 비판과 논란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민주당 안에서 조기 사면에 대해 의견이 나뉘었고, 2030세대에서는 반대 의견이 높았던 것으로 압니다. 그 우려와 비판, 이해하고 감수합니다. 향후 행동으로 답하겠습니다. 내란 척결과 민생 회복, 사회 대개혁을 이루는 데 역할을 하겠습니다.”

 

― 출소 메시지에서 ‘저의 사면에 비판의 말씀을 해주신 분들에 대해서도 충분히 존경의 마음으로 경청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무슨 뜻인가요?

 

“법률적으로만 얘기하면 사면권은 대통령의 권한이니까 그게 불법이라고 얘기하시는 분은 아마 없을 겁니다. 그 문제보다는, 이유야 뭐든 간에 조국은 유죄 판결이 나지 않았느냐, 검찰권 오남용이 있었다 하더라도 유죄 판결이 난 거 아니냐, 그리고 그것 때문에 투옥까지 된 거 아니냐, 그렇다면 대통령이, 아무리 검찰권에 의해서 피해를 받은 대통령이라고 하더라도 이런 경우엔 유죄 판결을 존중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요구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비판 자체에 대해 제가 고깝다고 생각하지 않고, 그런 비판을 받아들이겠다는 뜻입니다.

 

물론 저는 검찰 수사는 물론이고 법원의 유죄 판결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이 많습니다. 며칠 전 대구문화방송(MBC) 보도(동양대 표창장이 허위라는 법원 판단과 배치되는 증거가 새로 나왔다는 보도)를 봤는데, 재판 과정에서 저는 그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거든요. 그러나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그 말을 지금 하는 건 별로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따지는 건 피고인 시절의 얘기이고, 저는 이제 정치인이 됐기에 더는 얘기를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저는 (대법원) 판결을 받아들였고, 제가 지금 국민께 말씀드리는 건 그걸 전제로 하는 겁니다.”

AI 활용 설정

15일 오후 조국 전 대표가 서울 봉천동 공유 카페 앞 골목에서 뭔가를 설명하고 있다. 류우종 기 wjryu@hani.co.kr

― 조 전 대표를 지지하는 분들 중에는 꼭 재심을 청구해서 무죄를 받아내야 한다고 얘기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재심을 청구할 생각입니까?

 

“저는 과거로 다시 돌아가는 걸 원하지 않습니다. (부인인) 정경심 교수는 어떻게 할지 모르겠지만, 저로서는 재심을 하게 되면 거기에 또 힘을 쏟아야 하는데 그걸 원치는 않습니다. 저는 법원의 사실 판단과 법리에 동의하지 못하지만 판결에 승복한다는 얘기를 이미 여러 차례 했습니다. 그에 따라서 지난해 12월16일 구속돼 8개월의 형을 살았고, 오늘(15일) 사면복권을 받았습니다. 여하튼 법률적으론 끝난 문제입니다. 앞으로 할 일은 저의 사면을 비판하시는 분들, (여론조사에서 사면에 반대한) 48%의 국민께 저의 효능, 저의 역할의 필요성을 입증하는 것입니다. 사면복권을 비판하신 분들이라도 제가 정치인으로서 의미 있는 활동을 하면 받아주실 것이고, 안 그러면 못 받아주실 거라 생각하기에 저는 미래를 보고 갈 생각입니다. 저의 활동의 초점은 재심이 아닙니다.”

 

― 좀 전에 ‘2030세대에서 사면 비판이 높았다’고 언급했는데, 왜 그렇다고 생각하십니까?

 

“2030세대가 저에 대해 가진 불만은 이른바 ‘입시 비리’ 문제에 대한 불만일 겁니다. 자신들은 가질 수 없던 인턴십이라는 기회를 조국이라는 사람은 자식들에게 주고, 그걸 입시에 제출했다는 것 때문에 화를 내시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 점은 사건이 터졌을 때부터 여러 차례 사과했고, 지금도 여전히 죄송한 마음입니다. 그 당시 제도가 그랬다, 부모로서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말로 변명할 수는 없는 문제입니다. 제가 ‘죄송하다, 미안하다’고 거듭 사과한다고 해서 그분들의 마음이 풀리진 않을 거라는 걸 잘 압니다.

 

그래도 제가 석방된 오늘부터, 앞으로의 제 행동과 실천으로 그분들의 고통을 완화하고 그분들의 꿈을 실현해주는 뭔가를 한다면, 마음이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면에 반대했던 분들의 마음을 풀어드리는 건 앞으로 저의 실천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 앞으로의 정치적 행보에 큰 관심이 쏠립니다. 지방선거 출마설, 민주당과의 합당설 등이 떠도는데,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요?

 

“이제 막 석방됐을 뿐인데 여러 추측과 예상이 난무해서 좀 조심스럽습니다. 교도소에서 방송을 보니까 정치평론가들이 수많은 전망을 하시고 시나리오를 말씀하시는데, 지금 당장 제가 무엇을 하겠다 얘기하는 건 너무 성급한 거 같습니다. 먼저 사면 탄원을 해주신 종교계와 시민사회 원로 분들을 만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조언을 받을 것입니다. 그리고 조국혁신당 시도당이 있는 지역을 방문해서, 당원과 국민의 의견을 듣겠습니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저는 정치인으로 돌아왔고 내년 6월 국민으로부터 한 번 더 심판을 받겠다는 것입니다.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 내년 6월에 열리는 지방선거 또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하실 생각이라는 거죠?

 

“그게 지방선거가 될지 국회의원 재보선이 될지를 지금 판단하는 것은 이르지만, 정치적 심판을 받을 것이란 점은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때 상황을 보면서, 제 개인이 아니라 당에서 필요한 곳이 어딘지 결정을 해주면, 저는 거기에 따를 생각입니다.”

 

― 민주당과의 합당 가능성을 얘기하는 분도 많습니다.

 

“많은 분이, 예컨대 박지원 의원님은 공개적으로 민주당과 합당해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저는 선의를 가지고 그런 제안을 하셨다고 생각합니다. 모두 단결하자는 취지라고 봅니다. 그런데 지금 제가 답을 할 수 없는 게, 조국혁신당은 공적 정당인데 내부 논의를 먼저 해야 하고, 또 합당이 최선인가도 신중하게 생각해봐야 합니다. 지난해 4월 총선 때도 조국혁신당을 만들면 민주당의 선거 승리에 방해된다는 비난이 매우 많았지만 결과는 어땠습니까? 별도의 당을 만든 게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모두에 다 도움이 되지 않았나요? 내년 지방선거와 그 이후 2028년 총선까지 생각하면 어떻게 두 당의 관계를 형성하는 게 최선인가, 합당이 옳은 것인가에 대한 내부 논의를 먼저 거쳐야 합니다.

 

물론 저는 예전의 정의당처럼 무조건 민주당과 차별화하고 선을 긋는 방식은 옳지 않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우선은 당을 재건하는 게 시급합니다. 낮은 자세로 당원들의 얘기를 듣겠습니다. 그리고 연말을 지나 내년에 들어갈 때, 어떤 게 진영 전체에 도움이 될지 열린 상태로 고민하고 당내 의견을 모아보겠습니다.”

 

― 조국혁신당 지도부가 임기 단축을 결정했으니 조만간 전당대회를 열어 새 대표를 뽑게 됩니다. 당 대표로 복귀하시는 겁니까?

 

“아직 전당대회 날짜는 결정이 나지 않았지만, 11월 초중순께 열릴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러면 저는 당 대표에 출마할 생각입니다.”

AI 활용 설정

조국 전 대표가 15일 한겨레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기 전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조 전 대표는 “젊은 세대의 ‘입시 비리’ 비판은 변명할 수 없는 문제다. 행동과 실천으로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 감옥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수감과 특검의 체포영장에 막무가내로 저항한다는 소식을 접했을 겁니다. 어떤 생각이 들었습니까?

 

“전직 대통령 이전에 대한민국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품위가 없는 저급하고 몰염치한 겁쟁이임을 재확인했습니다. 국민도 ‘저런 사람이 검찰을 지휘했고 나라를 쥐락펴락했구나’ 하며 한탄하셨을 겁니다. 윤석열은 공포를 주는 ‘폭군’에서 조롱의 대상인 ‘진상’으로 전락했습니다. 저에 대한 사면 결정이 난 후 김건희씨도 구속되어 남부구치소에 입감됐습니다. 남부구치소는 제가 있던 남부교도소 바로 옆입니다. 윤석열-김건희 공동정권 두 주체의 몰락을 확인하면서 저는 옥문을 열고 나온 것이니, 정말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 언젠가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사면하는 게 정치적으로 필요하리라 생각하십니까? 조 전 대표는 윤석열·한동훈 두 사람을 용서할 수 있습니까?

 

“2019년 제가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되자, 윤석열·한동훈 두 사람은 제가 사모펀드를 활용해 정치자금을 모았다는 황당한 논리를 언론에 전파하고 청와대에도 보고했습니다. 얼마 되지 않아 자신들의 주장이 근거가 없음을 알았을 겁니다. 그러면 수사를 멈춰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수사 중단은 자신들의 오류와 책임을 인정하는 것이기에 제 자식들의 인턴증명서 수사로 파고 들어갔습니다. 10년 전 학생 인턴의 상황을 분 단위로 따졌습니다. 털고 또 털었습니다. 그러면서 저와 우리 가족 전체를 짓밟았습니다.

 

인턴증명서 기재 시간과 실제 활동시간 사이에 차이가 있음을 인정합니다. 이에 대해선 여러 차례 공개 사과를 했고, 처벌도 받았습니다. 그런 기회를 아예 가질 수 없었던 분들에겐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나 윤석열과 한동훈은 자신들의 지위 보전과 검찰개혁 저지를 위해 검찰권이라는 칼을 망나니처럼 휘둘렀습니다. 베고, 찌르고, 비틀었습니다. 더 중요하게는 윤석열은 계엄을 통해 민주헌정을 파괴하려 했고, 저를 포함한 정치인들을 ‘수거’하여 죽이려 했습니다. 솔직히 말합니다. 저는 두 사람을 용서할 수 없습니다. 단, 국민 다수가 용서하라고 말할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되는 경우엔 예외입니다.”

 

― 출소 메시지에서 국민의힘을 ‘극우정당’이라고 칭했습니다. 국민의힘 극우화를 어떻게 바라보십니까?

 

“국민의힘 전신(前身) 정당의 경우엔 수구와 온건 보수가 공존했습니다. 당내에 극우 성향 인사는 있었지만, 당권을 가진 지도부가 극우 일변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윤석열 집권 이후에 수구·극우가 확고한 당내 주도권을 쥐게 됐고 이 흐름이 12·3 계엄 뒤 더 분명해졌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여러 나라에서 극우 정당의 부상이 현저히 눈에 띄는데, 한국의 경우엔 새로운 극우 정당이 등장하는 대신에 국민의힘 자체가 극우화된 겁니다. 지금 윤석열과의 단절 거부, 부정선거 음모론 폐기 거부 등의 모습은 정상적인 정당의 모습이 아닙니다. 윤석열 집권 후 국민의힘이 ‘윤석열화’된 결과이고, 윤석열이 가진 극단성과 저열성이 국민의힘 전체에 전염된 결과입니다.

 

지금 국민의힘은 12·3 비상계엄 이후에도 평균적인 국민 마음을 읽고 그에 부합하는 혁신을 하지 않고 극우 지지층에 영합하는 선택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번 당 대표 선거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대선에서 김문수 후보가 얻은 41.15%를 믿고 이재명 정부가 실책을 범할 시간을 기다리는 겁니다. 국민의힘 자멸을 안타까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 자멸이 가속화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새로운 정치지형을 만들어야 합니다. 위헌 정당 해산 요건이 충족되는지는 내란 특검의 수사와 재판을 통해 확인될 것이나, 이와 별도로 내년 지방선거와 2028년 총선을 통해 국민의 ‘적’이 된 국민의힘을 심판하고 제1야당을 교체해야 합니다. 즉, 국민의힘을 주변화·소수화시키고 그 공간을 조국혁신당과 민주당이 확보해야 합니다.”

 

― 국정기획위가 제시한 이재명 정부의 1호 국정과제가 개헌입니다. 역대 거의 모든 대통령이 공약했지만 이루지 못했던 개헌, 이번엔 현실화할 수 있을까요?

 

“이재명 정부 임기 중 꼭 개헌이 이루어지면 좋겠습니다. 여대야소의 국회 환경이기에 실현 가능성도 크다고 봅니다. 개헌 시기와 관련하여 2026년 6월 지방선거냐 2028년 4월 총선이냐로 의견이 나뉘는 것 같습니다. 2026년 6월까지는 시간이 많지 않고, 올해의 경우 내란 완전종식과 민생·경제 회복에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2028년 4월로 미룬다면 개헌의 동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희망사항을 말하자면, 올해는 검찰개혁·언론개혁·사법개혁 등에 집중하고 연말연초에 개헌 논의에 들어가면 좋겠습니다. 내년 6월 전에 여야 합의가 다 이루어지지 못하면, 쉽게 합의할 수 있는 사항 중심으로 1차 개헌을 했으면 합니다. 예컨대, 5·18 및 6·10 정신의 헌법전문 추가, 대통령의 계엄선포권 제한, 검찰의 독점적 영장청구권 조항 삭제, 감사원의 소속 변경 등을 포함한 개헌입니다. 그리고 내년 6월 지방선거 이후에 논의를 계속하여 대통령 결선투표제 도입, 4년 연임제로 대통령 임기조정, 지방분권 공화국 명시, 수도 조항 신설(행정수도 위헌 방지용), ‘사회권’을 포함한 기본권 조항 강화, 대법원 및 헌법재판소 구성방식 개선 등을 합의해 2028년 4월에 2차 개헌을 하면 됩니다.

 

개헌이 성사된다면 한국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는 한 단계 도약할 것입니다. 1987년 헌법을 만든 주체들이 약 40년을 지속한 헌법을 만들었듯이,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새로운 헌법을 남겨 주어야 합니다. 개헌은 이재명 대통령의 큰 업적 중 하나가 될 것임이 물론이고요.”

AI 활용 설정

15일 오후 인터뷰 직전, 서울 봉천동 공유 카페 앞 골목에서 조국 전 대표가 박찬수 한겨레 대기자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조 전 대표는 “수년간의 긴 터널을 이제야 빠져나온 느낌”이라고 말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 2019년 이른바 ‘조국 사태’를 계기로 학자의 삶은 끝나고 정치인의 삶을 살게 됐습니다. 윤석열 검찰의 수사를 받고 8개월간 옥고도 치렀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생각이 어떻게 바뀌었습니까?

 

“대학 졸업 이후에 학자를 천직이라고 생각하고 살았습니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으로 활동하고 잠시 민주당 혁신위원으로도 일했지만, 언제나 중심은 학교에 두고 있었습니다. 윤석열이 지휘하는 ‘조국 (가족) 사냥’으로 모든 것이 송두리째 바뀌었습니다. 비유하자면 ‘별자리’가 바뀐 것이지요. 이런 총체적이고 전면적 충격을 겪으면 누구든 사람의 생각은 바뀔 수밖에 없을 겁니다.

 

2019년 이후 고민하고 또 고민했습니다. 이를 악물고 주먹을 불끈 쥔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2023년 말 정치 투신을 결심했습니다. 학자 시절에는 학문적·이론적 원칙과 이에 기초한 논리의 일관성과 정밀함이 중요했습니다. 정치인이 된 후로는 정치적 원칙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괴테의 <파우스트>에 나온 말, ‘모든 이론은 회색이다. 영원한 것은 저 푸른 생명의 나무다’를 사고와 행동의 중심에 놓고 있습니다. 학자는 ‘해석’ ‘평가’ ‘분석’이 중심입니다. 정치인은 이를 전제로 ‘변화’ ‘창조’ ‘변혁’을 이뤄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스스로 ‘사건 창조적 인간’이 되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이제 저는 국민의 마음을 읽고 국민과 소통하며 세상의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입니다. 저의 새로운 용도를 국민께 입증할 겁니다.”

 

박찬수 대기자 pcs@hani.co.kr

 

관련기사

  • 대통령·당 지지율 동반 하락…민주 ‘조국 사면 역풍’ 주시

  • 2025-08-17

  • 조국, 내일 DJ 묘역 참배…출소하자마자 ‘SNS 정치’

  • 2025-08-17

  • 조국 SNS 정치 시동…8개월간 ‘문 닫고 독서’ 목록 보니

  • 2025-08-16

  • 조국, 출소 첫날 “가족 식사” 찌개 영상…‘하고 싶은 일’ 이뤘다

  • 2025-08-16

  • 김종인 “조국 목표는 대통령 출마…정치적으로 빠르게 움직일 것”

  • 2025-08-16

박찬수 기자

다른 기사 어떠세요

  • 조국 “내년 선거 때 심판받겠다…사면 반대 국민께 효능 입증할 것”

  • 윤석열의 ‘속옷 저항’과 조국 사면 [박찬수 칼럼]

 

박찬수 기자

청와대와 국회를 오래 취재하며 ‘정치란 결국 권력 행사를 통해 사회를 바꾸는 것’이란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어떻게 하면 권력을 제대로 올바르게 행사할 수 있을까에 관한 기사를 쓰려고 합니다.

  • 조국 “내년 선거 때 심판받겠다…사면 반대 국민께 효능 입증할 것”

  • 윤석열의 ‘속옷 저항’과 조국 사면 [박찬수 칼럼]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아프리카 대륙은 부자 나라의 쓰레기통이 아니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5/08/18 08:20
  • 수정일
    2025/08/18 08:2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인터뷰] 케냐 탈플라스틱 활동가 헬렌 카하소 데나 "쓰레기 투기로 매년 40만~100만 명 숨져"

국제 플라스틱 협약 논의가 '미온적 국가'들로 인해 길어지고 있다. 플라스틱 생산 감축 약속에 소극적인 국가들이다. 여기엔 한국도 포함된다. 플라스틱 논의가 지연되는 사이 지구에서 대량 양산된 플라스틱 쓰레기는 남반구의 가난한 나라로 지금도 수출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올해 내로 탈플라스틱 로드맵을 확정한다. 말레이시아, 케냐, 필리핀의 탈플라스틱 활동가 3명에게 한국이 세계 시민을 향해 가져야 할 윤리를 물었다.

 

마을에 감당치 못할 플라스틱 쓰레기가 쌓이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우기엔 쓰레기 더미가 수로를 막아 홍수를 유발하고, 이에 따라 수인성 질병도 확산한다. 수로에 쌓인 쓰레기는 토양, 수질을 오염시키고 주거 지역에선 설사 등의 질환을 유발한다. 일부 남반구 국가들에서 설사는 주요 사인 중 하나다.

 

플라스틱은 차차 분해돼 토양, 대기, 물 등에 스며든다. 불에 태우면 유해 물질이 대기에 방출돼 동물의 몸에 들어간다. 분해된 미세플라스틱의 악영향은 아직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고, 빈곤국에선 실태조차 거의 기록되지 않았다. 소나 염소가 플라스틱을 먹어 복부 팽창으로 폐사했다는 보고는 수시로 나온다. 대량 쓰레기로 산호초가 파괴되는 등 해양 동·식물의 피해도 심각하다. 이는 관광산업의 축소로도 연결된다.

모두 플라스틱 쓰레기로 진통을 겪은 아프리카 국가들을 조사한 보고서에 나오는 내용이다. 그런데도 석유·화학 업계는 여전히 아프리카 대륙을 '유망 시장'으로 간주한다. 2018년 중국이 폐플라스틱 수입을 금지한 후, 대안 지역으로 지목되면서다. 케냐는 중국의 금지 조치 이후 1년 만에 폐플라스틱 수입량이 4배나 늘었다.

 

케냐의 탈플라스틱 활동가 헬렌 카하소 데나(Hellen Kahaso Dena)는 "케냐와 아프리카는 부유국들의 쓰레기통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헬렌은 지난 4일 <프레시안>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플라스틱 생산에 사용되는 석유와 가스를 땅속에 그대로 두고, 대형 오염 기업의 무분별한 플라스틱 생산을 멈추게 할 국제 조약을 당장 채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3년 10월, 그린피스 아프리카의 활동가 두 명이 케냐의 한 쓰레기 폐기장을 둘러보고 있다. ⓒ그린피스
▲2022년 4월, 케냐 나이로비 인근 단도라(Dandora) 쓰레기 매립지에 쌓인 폐섬유와 폐플라스틱 더미들. ⓒ그린피스

 

 

하루 종일 쓰레기 산 뒤지는 피커, 4000만 명

 

현재 케냐의 상황을 묻자 헬렌은 '피커(picker)'를 먼저 소개했다. 한국말로 풀면 쓰레기를 줍는 사람이다. 해외로부터 막대한 플라스틱 쓰레기가 유입되면서, 케냐 도심지 주변 곳곳엔 매립지와 노천 폐기장 등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3미터(m) 사다리보다 높게 쌓인 폐플라스틱 더미에서 재활용할 수 있거나, 오염되지 않은 쓰레기를 찾아 되팔며 생계비를 버는 이들이다.

 

해외 유입량 못지않게 자국 내에서 버려지는 폐플라스틱도 무시하지 못한다고 헬렌은 말했다. 그는 "케냐는 매년 88만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배출하고 있다"며 "수도 나이로비에서는 하루 약 2400톤의 고체 쓰레기가 발생하는데, 그중 20%가 플라스틱 쓰레기"라고 했다. 또 "이는 주로 단도라(Dandora)나 키베라(Kibera) 같은 비인가 거주지에 버려지며, 여기엔 매립지와 노천 폐기장이 많이 있다"고 덧붙였다.

 

헬렌이 속한 그린피스 아프리카는 지난 5월 피커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공개했다. '쓰레기 산'들이 있는 케냐의 단도라에서 피커로 일하는 조이스(Joyce)의 일상을 다뤘다. 조이스는 어릴 적인 12년 전부터 피커인 어머니를 따라다니며 매립지를 매일 오갔다. 그러다 어머니 건강이 악화하면서 자신이 피커로 일을 이어 갔다. 그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낸 후 하루 대부분을 폐기장에서 팔 수 있는 플라스틱을 찾는 데 보낸다.

 

조이스 가족 중 여럿이 호흡기 질환 등 건강 문제를 앓고 있다. 2019년 케냐 등의 피커 실태를 조사한 티어펀드(Tearfund)에 따르면, 전 세계 피커는 400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그린피스는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쓰레기로 인해, 빈곤국에선 매년 40만~100만 명이 질병이나 사고로 숨진다"고 밝혔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1950년대 연간 200만 톤이던 플라스틱 생산량은 2019년 4억 톤으로 늘었다. 지금까지 플라스틱 생산량은 83억 톤을 넘었고 2060년까지 3배 늘어날 전망이다. 전 세계 플라스틱 쓰레기의 실제 재활용률은 9%에 불과하다. 나머지 91%는 땅에 방치되거나 불에 태워진다.

 

오염 문제가 극심해지면서 2017년 케냐 정부는 일회용 플라스틱 봉투(비닐봉지) 사용을 금지하기 시작했다. 2020년엔 국립공원 등 보호구역에서 모든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했다.

 

헬렌은 그러나 "실질적 이행엔 여전히 어려움이 있다"며 "규제가 시행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케냐의 시장, 노점상, 비인가 거주지에선 비닐봉지가 여전히 쓰이고 있다. 설탕 등 일부 상품은 여전히 비닐봉지에 포장돼 팔린다"고 말했다. 또 병, 쓰레기봉투, 포장 용기 등의 제품은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사각지대도 넓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DUMPED: A WASTE PICKER'S STORY' 다큐멘터리 갈무리. 왼쪽의 두건을 두른 여성이 조이스다. ⓒ그린피스아프리카유튜브
▲'DUMPED: A WASTE PICKER'S STORY' 다큐멘터리 갈무리. 케냐의 한 쓰레기 폐기장 풍경. ⓒ그린피스아프리카유튜브

 

 

"우리는 당신들의 쓰레기장이 아니다"

 

주요 가해자 중 하나는 다국적 기업이다. 헬렌은 "대형 오염 기업들이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책임지게 하기 위한 활동과 이들의 그린워싱을 알리는 활동을 쭉 해왔다"고 밝혔다. 대상은 코카콜라, 유니레버, 네슬레, 펩시코 등이다. 이들 제품의 쓰레기는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 주요 쓰레기 수입국에서 쉽게 발견된다.

 

2020년 <뉴욕타임스>의 보도로 케냐를 향한 석유·화학업계의 로비가 폭로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가 공개한 미국화학협회 이사의 서한엔 케냐가 미국산 화학제품과 플라스틱을 아프리카의 다른 시장으로 공급하는 허브로 기능할 수 있으니, 케냐가 플라스틱 규제 정책을 완화하도록 협상해달라는 로비 내용이 담겼다. 미국과 케냐 간 무역 협상이 진행 중인 때였고, 서한은 미국 무역대표부에 전달됐다.

 

"Africa is not a dumpster(아프리카는 너희의 쓰레기장이 아니다)."

 

케냐의 환경운동가들과 시민들은 이 문구를 내걸고 로비를 막기 위해 캠페인을 벌였다. 해시태그를 붙여 #AfricaIsNotADumpster 온라인 캠페인을 진행했고, 케냐 산업통상부 장관 등에게 미국산 플라스틱의 케냐 수입을 허용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헬렌은 "얼마 후 장관은 무역협상에서 자국 환경법을 위반하는 어떤 제안도 수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헬렌은 지난 8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 속개회의(INC5.2)'에 참관 중이다. 국제 플라스틱 협약의 구체적인 내용을 정하는 회의로, 전 세계의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고 장기적으로 ‘플라스틱 오염 제로’ 체제로 전환하려는 협약이다.

 

석유화학업계의 로비는 이 회의에서도 발견됐다. 국제환경법센터(CIEL)는 234명의 화석연료 및 석유화학 업계 로비스트가 이번 회의(INC5.2)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는 회의에 참석한 유럽연합 대표단 233명보다 많고, 한국 정부 대표단 25명의 10배에 달한다.

 

▲헬렌 카하노 데나. ⓒ그린피스

 

 

7개 국가 플라스틱 생산량 66% 차지

 

국제기구 Zero Carbon Analytics에 따르면, 2024년 단 7개국이 전 세계 플라스틱 폴리머 생산량의 66%를 차지했다. 중국(34%), 미국(13%), 사우디아라비아(5%), 한국(5%), 인도(4%), 일본(3%), 독일(2%) 순이다. 또 18개 기업이 전 세계 플라스틱 폴리머 생산의 51%(2021년 기준)를 차지했다. 시노펙, 아람코, 엑손모빌 등 대형 석유·가스 업체다. 이 중엔 한국 기업인 롯데케미칼(1.7%)도 포함됐다.

 

헬렌이 원하는 건 "플라스틱 생산 그 자체의 감축"이다. 헬렌은 "플라스틱의 생산과 사용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전면적인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원한다"며 "한국과 같은 미온적인 국가는 과학을 인정하고, 자국의 사업·경제적 이익을 잠시 내려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의는 전 세계 플라스틱 위기를 해결할 '일생에 단 한 번 있는 기회'"라며 "협약은 인권을 토대로 하고, 불평등을 줄이며, 인류 건강과 환경을 우선시하면서 저탄소 시스템으로의 정의로운 전환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헬렌은 "아프리카 국가들의 상황에 맞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이 채택돼야 한다"며 "우리는 플라스틱, 섬유, 전자폐기물 등 모든 폐기물 투기 문제에 계속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4년 전 세계 플라스틱 폴리머 생산 비율. ⓒZero Carbon Analytics

손가영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국힘, 아직도 찬탄·반탄 싸움…한겨레 “윤건희 늪에서 허우적”

[아침신문 솎아보기] 22일 전당대회, “전한길 정리 못 하고 반탄 후보 독주하는 국힘”

조국, 한겨레 인터뷰서 출마 선언 “내년 6월, 국민 심판 받겠다” 신문들 평가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이재명 정부서 도입할 수 있을까

  • 입력 2025.08.18 07:39

기자명윤수현 기자

  • 입력 2025.08.18 07:39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5월21일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 관람을 마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비상계엄 선포로 위기를 맞고 있는 국민의힘이 오는 22일 차기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여전히 윤석열 전 대통령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도 정리하지 못하고 있으며,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후보들이 김문수 등 탄핵 반대 후보에게 여론조사에서 밀리고 있다. 이를 두고 18일 “국민의힘이 아직도 윤석열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세계일보), “아직도 윤석열·김건희를 비호하고 있다”(한겨레), “지리멸렬”(동아일보) 언론의 비판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조국 전 조국혁신당 의원은 사면 당일 한겨레와 인터뷰를 통해 내년 6월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세계일보 “전한길 정리 못 하고 반탄 후보 독주”

비상계엄 후 지지율 하락을 이어가고 있는 국민의힘이 오는 22일 전당대회를 앞두고도 찬탄(탄핵 찬성)과 반탄(탄핵 반대)로 나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합동연설회 방해 논란을 불러온 전한길씨는 솜방망이 징계를 받는 데 그쳤으며, 비상계엄을 경험하고도 반탄 후보가 찬탄 후보를 앞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특검은 통일교의 조직적 국민의힘 당원 가입 시도가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국민의힘 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고 있다.

▲18일 세계일보 사설

이와 관련 세계일보는 <전한길 정리 못 하고 반탄 후보 독주하는 국힘> 사설을 통해 “당 지도부의 전씨 엄단 조치 방침이 유야무야된 것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세력이 당을 장악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탄핵을 둘러싼 갈등과 분열을 접고 보수 혁신과 비전을 놓고 경쟁해야 할 전당대회가 아직도 윤석열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으니 한심하다”고 했다.

세계일보는 “국민의힘이 이런 지경에 이른 데는 전씨에 부화뇌동하는 후보들의 책임이 작지 않다”며 “법치와 질서는 보수의 본령인데 수사와 재판을 거부하고 있는 윤 전 대통령을 두둔하고 있다. 표를 얻기 위해 보수의 가치를 훼손한다는 비판엔 귀를 막는다”고 했다. 세계일보는 국민의힘 당대표 선출 방식이 ‘당원 선거인단 80%, 일반 여론조사 20%’인 것이 문제라면서 “강성 지지층의 입김이 더 세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18일 한겨레 사설

한겨레 역시 사설 <‘윤건희’ 늪에서 허우적대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윤석열·김건희 부부와 단호히 절연하고 쇄신을 향해 달려가도 모자랄 판국에, ‘윤건희’ 비호의 수렁으로 더 깊숙이 빠져들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대선 참패로 매서운 국민 심판을 받은 뒤에도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과 탄핵에 대해 제대로 사과한 적이 없다… 이대로 가면 국민의힘은 ‘구제불능’이라는 국민의 혹독한 평가와 심판에 직면하고 말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은 지난 17일 2차 TV토론에 나섰지만, 이날 토론회도 반탄과 찬탄의 난타전으로 끝났다. 찬탄 후보들은 단일화 요구가 이어지고 있지만 당 쇄신에 대한 입장 차이로 인해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조선일보는 5면 <안철수·조경태 ‘찬탄 단일화’ 여부, 전대 막판 변수로>에서 “당내에서 ‘안·조 후보가 지지 세력을 한데 묶으면 김·장 후보와 대적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며 “1차 투표에서 반탄파의 과반 확보를 저지하고 찬탄파 후보가 2위에 올라 2차 투표까지 가면 결과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동아일보는 6면 <‘찬탄’ 후보 단일화 압박에도… “쇄신 온도차” 따지며 지리멸렬> 기사에서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데다 인적 쇄신 강도에 대한 두 후보의 온도 차가 커 실제 단일화 논의가 이뤄지거나 성사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고 밝혔다.

▲18일 한국일보 8면. 클릭 시 큰 화면으로 볼 수 있습니다

국민의힘 내부가 찬탄과 반탄으로 나뉘어 분열 중인 가운데, 특검의 칼날은 국민의힘을 향하고 있다. 한국일보는 8면 <尹-추경호 ‘표결 방해’ 통화했나… 국힘 의원들 동선 CCTV 추적> 보도에서 “최대 쟁점은 계엄 당일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던 추경호 의원의 잇따른 의원총회 소집 장소 변경이 자당 의원의 본회의 참석을 막으려는 의도가 있었는지 여부”라며 “내란 특검팀은 지난해 12월3일 밤 국회의사당 내외부 CCTV 영상 확보와 분석을 병행하고 있다”고 했다.

통일교가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얼마나 개입했는지도 핵심 쟁점이다. 동아일보는 8면 <특검, 통일교-국힘 당원명단 대조 재시도… 국힘, 비상대기령> 보도에서 “김건희 특검이 통일교 교인 120만 명 명단과 국민의힘 당원 명부를 대조하기 위한 압수수색을 재차 시도할 것으로 전해지자 국민의힘은 비상대기령을 내리고 당사에서 의원총회를 열기로 하는 등 총력 저지에 나섰다”며 “특검은 통일교가 2023년 3월 국민의힘 대표 선거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최측근인 권성동 의원을 당선시키기 위해 교인들을 조직적으로 동원해 국민의힘 당원에 가입시킨 게 아닌지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18일 한겨레 6면. 클릭 시 큰 화면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겨레 인터뷰서 출마 선언한 조국 “내년 6월 국민 심판 받는다”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석방된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내년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지방선거가 될지, 국회의원 재보선이 될지 확실하진 않지만, 정치에 재진출하겠다는 의사를 공식화한 것이다.

조국 전 대표는 출소 당일인 지난 15일 한겨레 인터뷰에서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정치인으로 돌아왔고 내년 6월 국민으로부터 한번 더 심판을 받겠다는 것”이라며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지방선거가 될지 국회의원 재보선이 될지를 지금 판단하는 것은 이르지만, 정치적 심판을 받을 것이란 점은 말씀드릴 수 있다”고 했다.

조국 전 대표는 조국혁신당과 민주당 합당 가능성에 대해 “조국혁신당은 공적 정당인데 내부 논의를 먼저 해야 하고, 합당이 최선인가도 신중하게 생각해봐야 한다”면서도 “물론 예전의 정의당처럼 무조건 민주당과 차별화하고 선을 긋는 방식은 옳지 않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했다. 조국 전 대표는 올해 말 당내 의견을 모으겠다고 했으며, 오는 11월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출마하겠다고 했다.

조국 전 대표는 1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의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다. 경향신문은 5면 <조국, 오늘 DJ 묘역 참배… 정치 복귀 ‘시동’> 보도에서 “혁신당 내부에선 조 전 대표가 지방선거에서 서울·부산 시장을 노리기보단 이재명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인천 계양을을 비롯한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출마하는 쪽으로 무게를 두고 있다”고 했다.

▲18일 조선일보 4면

조선일보는 이재명 대통령이 권력 구도 재편을 통해 조국 전 대표 사면을 결정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조선일보는 4면 <李, ‘조국 사면 논란’ 일찍 털고… 與 차기 구도도 염두> 보도에서 “이 대통령이 유력 정치인 간 경쟁을 통해 여권 내 권력 구도를 재편하려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며 “민주당에선 이 대통령이 취임한 후 아직까지 이 대통령을 이을 강력한 주자가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조 전 대표의 복귀는 정치 지형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란 전망”이라고 했다.

▲18일 조선일보 5면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논란, 조선일보는 “꼬투리”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광복 80주년 경축식 기념사가 논란인 가운데, 조선일보는 여당의 비판을 꼬투리라고 표현하며 의미를 축소했다. 반면 한국일보와 한겨레 등은 김 관장의 발언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김 관장은 지난 15일 경축식에서 광복을 ‘연합국의 선물’이라고 표현했다.

조선일보는 5면 <與, 독립기념관장 기념사 꼬투리 잡아 “물러나라”… 尹 임명 인사들에 사퇴 압박> 보도에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광복 80주년 경축식 기념사에서 ‘광복은 연합국의 선물’이라고 한 것을 두고 여당이 ‘독립운동 비하’라며 김 관장 파면을 요구했다”며 “이에 대해 ‘과도한 견강부회’라며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인사의 꼬투리를 잡아 나가라는 압박이 최근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사설 <여당의 정치적이고 과도한 ‘친일 몰이’>에서도 “김 관장의 기념사를 전부 읽으면 (여당)비난이 과하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며 “전 정부가 임명한 보수 성향 인사들에게 ‘친일’ 낙인을 찍어 몰아내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18일 한겨레 5면

반면 한국일보는 5면 <독립기념관장이 할 말인가 김형석 ‘광복절 기념사’ 논란> 보도에서 “(김 관장 발언은) 우리 민족이 항일투쟁으로 일본 제국주의 식민지 지배에서 벗어났다는 역사적 사실과 배치되는 발언”이라고 지적했으며, 한겨레도 5면 <‘광복절 발언’ 논란 독립기념관장 사퇴 목소리 빗발> 보도에서 “광복을 ‘연합국의 선물’로 표현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을 향해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정치권과 광복단체에서 커지고 있다”고 했다.

동일노동 동일임금, 이재명 정부서 도입할 수 있을까

정부가 같은 사업장에서 일하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별을 없애겠다는 취지로 연내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근로기준법에 명시하고, 이르면 내년 하반기 시행하겠다고 했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은 2023년 국회 토론회에서도 “똑같은 일을 하고 같은 결과를 만들어냈음에도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건 매우 비상식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동일노동 동일임금’ 제도 도입을 위해선 연공제를 폐지하고 직무급제를 도입하는 임금체계 개편 등 선행되어야 할 과제가 많다. 경향신문·동아일보도 사전 작업 없이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제도를 도입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18일 동아일보 사설

동아일보는 사설 <“동일노동 동일임금 법제화”… 직무급제 정착 없인 ‘그림의 떡’> 사설을 내고 “문제는 동일노동이라는 개념 자체가 모호한 데다 객관적으로 측정하기가 어려워 원칙을 강제하면 적잖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평생직장 문화’가 오랫동안 유지돼 온 국내에선 성과에 관계없이 근속기간에 따라 임금이 오르는 호봉제 관행 또한 견고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경영계 및 노동계와 충분한 협의를 통해 직무·성과급제 확대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시키고, 제도적 인센티브도 제공할 필요가 있다”며 “사전 정지 작업 없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법제화는 ‘그림의 떡’일 뿐”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경향신문도 사설 <동일노동·동일임금 ‘법제화의 틀’, 사회적 대화로 짜길>에서 “국내 기업 상당수의 임금체계는 연공제다. 연공제는 고용형태·근속기간에 따라 임금 차이를 두기 때문에 동일노동·동일임금을 적용하기 어렵다”며 “직무급제가 도입된다고 하더라도 ‘동일노동’에 대한 객관적 기준이 마련돼야 ‘동일임금’을 지급할 수 있다. 지불 능력이 천차만별인 기업들에 공통적으로 동일노동·동일임금을 적용하려면 업종별 노사협상을 통해 급여 수준을 정하는 산별교섭 활성화·제도화도 필요하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노사정 사회적 대화와 대타협을 통해 해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면서 “노사정은 국가 백년지대계를 마련한다는 대승적인 자세로 사회적 대화에 임해 동일노동·동일임금 법제화의 틀을 짜기 바란다”고 했다.

▲18일 디지털타임스 사설

반면 경제지에선 동일노동 동일임금 제도를 도입할 이유가 없다는 반박이 나온다. 디지털타임스는 <부작용 우려 큰 ‘동일노동 동일임금’ 법제화, 서두를 일 아니다> 사설에서 “‘동일노동 동일임금’은 일자리를 줄이는 또다른 규제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며, 노란봉투법보다도 더 큰 부작용을 야기할 것”이라고 했다. 디지털타임스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제도에 대해 “좌파의 오랜 숙원”이라고 주장하면서 “시장과 기술의 급속한 변화로 일의 종류와 성격은 빛의 속도로 바뀌고 있는데 그때마다 정부나 기업이 이를 평가하고 분류해야 하는 한심한 일이 벌어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특검 “김건희 18일 출석한다”... 구속 후 2번째 소환조사

특검 “김건희 18일 출석한다”... 구속 후 2번째 소환조사

“조사 당일 출석 여부 알리겠다”던 김건희, 입장 바꿔 조사 시간 맞춰 출석하기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 위치한 민중기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5.08.06 ⓒ민중의소리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가 이틀 뒤로 예정된 민중기 특별검사팀 조사에 출석하기로 했다. 구속 수감된 이후 두 번째 대면조사다.

16일 김건희 특검은 김씨 측 변호인단으로부터 18일 오전 10시 특검 소환조사에 출석할 것임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김씨 측은 "당일 10시 반 변호사 접견 후 출석 여부를 알려주겠다"고 특검에 통보했으나, 입장을 바꿔 예정된 조사시간에 출석하기로 한 것이다.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자본시장법 위반)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 공천개입(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선거법 위반) ▲건진법사 전성배 씨 뇌물청탁(알선수재) 등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지난 14일 김씨에 대한 구속 후 첫 소환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김씨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조사는 약 4시간 만에 빠르게 종료됐다. 

“ 윤정헌 기자 ” 응원하기


  •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박근혜·이명박 사면' 외치던 안철수의 조악한 정치쇼



김호경 에디터

haojing610@mindlenews.com

다른 기사 보기

 

  • 정치

  • 입력 2025.08.16 21:15

  • 수정 2025.08.16 22:02

  • 댓글 2

'이재명 씨' '당신' '밀정' '매국노' 도발 점입가경

 

이 대통령 광복절 축사 중 면전서 플래카드 시위

 

조국·윤미향 사면이 헌법 무시, 법치 박살 냈다?

 

3년여 전엔 "국민 통합 위해 박·이 사면" 앞장서

 

국힘 당대표 선거용 '이재명에 맞선 투사' 노림수

 

'비윤(非尹) 반명(反明)' 표 끌어모아 뒤집기 될까

 

민주 부글부글…"광복절 기념식 이용 정치적 쇼"

 

"갈수록 사람이 왜 그 모양?" "초라하고 우스꽝"

AI 활용 설정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경축사를 진행하는 중에 '조국·윤미향 사면 반대'라는 문구가 적힌 펼침막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5.8.15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망동에 가까운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의 거친 언행이 점입가경이다. 이재명 대통령을 '매국노' '밀정' '이재명 씨' '당신'이라고 지칭하며 원색적으로 비하하던 안 의원은 급기야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경축사를 진행하던 중 객석에서 일어나 '조국·윤미향 사면 반대'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펼쳐 드는 돌출행동까지 연출했다. 안 의원은 행정안전부 의전 담당자가 중단을 요청하는데도 이 대통령이 경축사를 마칠 때까지 플래카드 시위를 고집했다.

 

안 의원은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와 윤미향 전 의원 사면이 '헌법을 무시하고 법치주의를 박살 내는 것'이라고 주장해 이 두 사람이 윤석열 검찰에 의해 마녀사냥을 당했다는 점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도 없음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안 의원은 불과 3년여 전엔 권력형 중대 비리로 수감 중이던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까지 요구한 바 있어 이번 사면 반대론에서 일관성이나 설득력을 전혀 찾을 수 없다. 그는 지난 2021년 12월 16일 국회에서 '국민 통합'을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어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형집행정지를 결정해달라고 문재인 당시 대통령에게 요청한 바 있다.

 

이어 같은 해 12월 24일 국민의당 대선 후보 자격으로 부산 자갈치시장을 찾은 자리에서도 "우리나라 정치 역사를 보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복수의 복수를 거듭했다. 이제는 그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할 때"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은 제가 요구한 것이기도 하므로 환영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국민 통합을 위해서 석방해야 한다"고 재차 '사면을 통한 국민 통합'을 강조했다. ☞ 관련 기사 안철수 "박근혜 사면 환영…이명박도 통합 위해 석방해야"

 

AI 활용 설정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경축사를 마치고 자리로 향할 때 '조국·윤미향 사면 반대'라는 문구가 적힌 펼침막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5.8.15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안 의원이 사면 반대를 핑계로 이 대통령을 겨냥해 최근 하루도 빠짐없이 의도적인 도발을 일삼자 더불어민주당도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16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제80주년 광복절은 독립영웅의 희생정신을 기리고, 불법 계엄과 내란을 막아낸 민주주의 승리를 축하하며, '빛의 혁명'의 시대정신을 되새기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는 날이었다"면서 "그러나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광복절 경축식에서 조국·윤미향 사면 반대 피켓을 들고 광복절 기념식을 당대표 선거 홍보용으로 이용하는 정치적 쇼를 벌였다. 정치적 야욕을 위해 독립영웅과 시대정신을 되새기는 자리를 훼손한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안 의원은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 뛰어든 상태다. 그간 대선과 당내 선거에서 매번 고배를 마시며 '철수'만 거듭하던 안 의원은 이번 8·22 전당대회에 배수의 진을 치고 어떻게든 반전을 꾀하기 위해 언론 주목도가 높은 이 대통령을 물고 늘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에서 여전히 별 기반이 없는 비주류 후보지만 이 대통령에 맞서 싸우는 투사 이미지로 '비윤(非尹) 반명(反明)' 표를 최대한 끌어모아 막판 뒤집기를 해보겠다는 노림수가 깔려 있다. 그래서 백 원내대변인이 '정치적 쇼'라고 일갈한 것이다.

 

다른 민주당 의원들도 개별적으로 신랄한 지적을 쏟아냈다. 안 의원의 1차원적 정치공학이 뻔히 보이면서도 그 정도가 너무 저급해 분노를 표시하는 모습이다. 박홍근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전한길발(發) 극우 쓰나미에 잠식당한 국민의힘 당권 투쟁판에서 어떻게든 관심을 끌어보겠다는 마음은 알겠다만, 광복 80주년 경축식마저도 정치 투쟁의 장으로 오염시키는 건 선열들을 모독하는 일"이라며 "때와 장소를 가리는 건 정치의 기본이다. 갈수록 사람이 왜 그 모양인가?"라고 개탄했다.

 

이광희 의원은 "안철수 씨, 80주년 광복절 행사장에서 뭐 하는 짓인가?"라며 "군대를 동원한 권력자(윤석열) 앞에서는 한없이 존재감 없던 당신이, 권력을 사유화하고 국정농단에 거침없던 V0(김건희)에게는 말 한마디 못하던 당신이, 적어도 민주당 정권에서는 입틀막에 보복당하지 않을 거라는 자신감(?)으로 초라하고 우스꽝스러운 짓을 하는 모습이 참으로 어처구니없다"고 했다. 이어 "손가락은 아직 무탈하느냐"면서 "아무리 당내 선거가 급하기로서니 낄 때 안 낄 때 구별 못하는 찌질함에 실소가 나온다"고 했다.

 

AI 활용 설정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사활을 걸고 있는 안철수 의원 페이스북

앞서 안 의원은 지난 11일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윤미향 전 의원 등이 포함된 광복절 특별사면 명단이 발표된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 당신은 친명 개딸들이 대한민국에 심어놓은 밀정이자 매국노 대통령" "이재명 씨, 당신은 대한민국 대통령 자격이 없다" "사면발이보다 못한 조국, 윤미향 사면" 등의 막말을 하고, 민주당 의원들에 대해서도 "매국 앞잡이들" "국민임명식에서 이들이 또 얼마나 아양을 떨어댈지"라고 표현하는 등 연일 폭주극을 이어왔다.

 

이에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의원의 지난 2022년 20대 대선 때 행적을 들어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이재명 대통령을 두고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망언을 일삼는 안철수 의원, 아직도 손가락이 건재한가?"라며 "내란 수괴 탄생 1등 공신 안철수 의원은 손가락이 10개라도 쓸 말이 없어야 하는 것 아닌가? 여전히 손가락이 멀쩡한 안철수 의원이 써야 할 글은 윤석열과의 단일화로 내란 괴물 정권을 탄생시킨 과오에 대한 통렬한 반성문"이라고 쏘아붙였다.

 

김병주 최고위원은 더욱 격분해 "아무리 당대표가 되고 싶어도 대소변은 가리면서 말씀하라. 그동안 표를 얻기 위해 '세 치 혀'를 가볍게 놀렸다가 '철수'했던 정치인들을 우리는 수없이 봐왔다"면서 "개혁 정치로 시작해 중도를 넘어 막장 보수로까지 철수해버린 안철수, 어쩌다 그 지경까지 됐는가? 안철수에게 품격 있는 사과는 요구하지 않겠다. 이미 품격 있는 정치에서 스스로 철수했기 때문"이라고 매섭게 질타했다.

 

저작권자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빛의혁명 넘어 진정한 해방 이루자"

광복 80년 8.15범시민대회, '불편한 진실...이제 미국과 헤어질 결심을...'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5.08.16 03:20
  •  
  •  댓글 1
 
광복 80년 평화·주권·역사정의 실현 8.15범시민대회가 15일 저녁 서울 숭례문 앞 도로에서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광복 80년 평화·주권·역사정의 실현 8.15범시민대회가 15일 저녁 서울 숭례문 앞 도로에서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빛의혁명으로 위기의 민주주의를 일으켜세우며 민주공화국의 주권자임을 스스로 입증한 광장의 시민들이 광복 80주년을 맞아 이제 미국과 헤어질 결심을 하자고 한 목소리로 외쳤다.

15일 저녁 서울 숭례문 앞 도로에서 진행된 '광복 80년 평화·주권·역사정의 실현 8.15범시민대회' 참가자들은 각계 대표가 낭독한 '광복 80년 평화·주권·역사정의 실현 선언'을 통해 "12.3 계엄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극복한 우리는 항일 독립운동 정신의 진정한 계승자이자 승리자"라며 "광복 80년 분단·냉전을 넘어 자주와 평화의 새 시대를 열자"고 다짐했다.

△내란·외환 범죄를 완전히 청산하고 평화 주권과 역사 정의를 바로 세우자 △미국의 강압과 동맹 수탈에 맞서 주권과 평화를 이루어내자 △한반도 전쟁 위기를 조장하는 적대 행동에 반대하며 평화를 위해 싸우자 △식민지배와 전쟁범죄의 책임을 부정하고 왜곡하는 일본과 모든 역사수정주의에 반대하며 진실에 따른 사죄와 배상을 촉구한다 △주권과 평화를 이뤄낼 힘은 주권자인 우리 모두에게 있다는 믿음으로 중단없이 행동해 나가자는 선언이 이어졌다.

왼쪽부터 윤복남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 문경식 전남 6.15자주통일평화연대 상임공동대표, 이은정 자주통일평화연대 여성본부 상임대표, 김경민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 이용길 전국비상시국회의 공동대표, 정영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왼쪽부터 윤복남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 문경식 전남 6.15자주통일평화연대 상임공동대표, 이은정 자주통일평화연대 여성본부 상임대표, 김경민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 이용길 전국비상시국회의 공동대표, 정영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선언문을 낭독한 윤복남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 문경식 전남 6.15자주통일평화연대 상임공동대표, 이은정 자주통일평화연대 여성본부 상임대표, 김경민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 이용길 전국비상시국회의 공동대표, 정영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등 대표자들은 "우리는 탄핵광장에서 시대의 역행을 막아냈다. 이제 사회대개혁의 과제들을 실현해 나가야 한다"고 하면서 "오랜 분단, 냉전 체제를 청산하는 길이야말로 자주와 평화, 민주주의를 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 땅의 주권은 우리 모두에게 있으며, 주권을 무시하는 동맹은 동맹이 아니다"라며, "지금이야말로 낡은 동맹질서를 과감히 떨쳐내고 과거의 억압과 분단을 넘어서 진정한 평화, 주권, 역사정의가 실현되는 시대를 열어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홍정 자주통일평화연대 상임대표의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홍정 자주통일평화연대 상임대표의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홍정 자주통일평화연대 상임대표의장은 대회사를 통해 "우리는 지금 끝나지 않은 한국전쟁 72년 정전체제 아래 남북이 동족개념의 시간들을 벗어나 교전 중인 적대적 두 국가관계로 전락한 한반도에 기생해 온 미국의 실체를 선명하게 인식하고, 왜 자주하지 않으면 안 되는가를 뼈저리게 깨닫고 있다"며, 자주없이는 독립과 해방, 민주와 민생, 평화와 통일, 그 어떤 것도 가능하지 않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패권적 국익을 위하여 끝내 한반도를 다시 한번 대리 전장으로 소모해도 좋다고 생각하는 미국과 우리가 여전히 불가역적 동맹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가"라고 묻고는 "이제는 제국주의 미국과 헤어질 결심을 하고 자주와 평등을 선언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발언을 이어갔다.

이재명 정부에 대해서는 "한반도의 평화와 주권을 최우선 국익으로 정하고, 오늘 8.15경축사에서 약속한대로 북에 대한 일체의 적대 행위를 금지하겠다고 하면, 지금 당장 한미·한미일 연합전쟁연습을 중단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특단의 선제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또 신냉전적 한미일 협력체제를 도모할 것이 아니라 한반도 전역에 걸친 일본의 전쟁범죄와 식민지배에 대한 책임을 방기한 1965년 한일기본조약을 넘어서는 한일 화해와 협력의 길을 새롭게 모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참가 시민들에게는 이날 8.15 범시민대회가 '자주의 시대를 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지난 116년의 식민 분단 냉전의 역사에 감춰진 불편한 진실을 마주할 용기를 가지고, 동맹의 이름으로 민족의 운명을 옥죄는 미국의 굴욕적 주권침해에 저항하며 자주의 시대를 열어 나가자"고 호소했다.
 

트럼프 동맹수탈 저지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나영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공동대표는 "윤석열 극우 내란세력의 본원지는 한반도 분단과 전쟁의 틈을 타 친미 반공주의로 변신해 권력을 장악하고 분열과 반목, 차별과 혐오를 퍼뜨리며 거대한 기득권 세력으로 자라난 친일 극우세력"이라며, "우리는 일제의 불법 강점과 식민지 수탈, 반인도적 전쟁범죄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아직 어둠속에 묻혀있는 수많은 일제의 수많은 식민지 전쟁범죄를 총체적으로 밝히고, 교묘하게 역사를 비틀어 미래세대를 식민지화하려는 극우세력의 조직적 음모를 철저히 분쇄하는 것이야말로 역사 바로세우기의 첫걸음이자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위한 필수조건이자, 국민의 명령"이라고 말했다.

이태호 시민평화포럼 운영위원장은 이날 오전 이재명 대통령의 8.15경축사에 대해 대체로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대립과 적대의 시대를 끝내기 위해서는 우선 한미·한미일연합군사훈련을 즉각 중단해야 하며, 한미동맹의 지역확대 시도를 당장 멈추고, 국방비 증액과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 증액 요구에 굴복하지 말고 민생복지, 기후위기 대응, 남북한 신뢰회복에 투자할 것"을 요구했다.

또 "핵없는 한반도로 가는 유일한 길은 72년을 이어온 전쟁과 대결을 끝내고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오는 25일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에서 예상되는 미국측이 압박에 대한 빛의혁명 주역인 시민들의 요구를 명쾌하게 제시한 셈이다.

지난 7월부터 국내와 세계 300여 곳에서 진행된 평화행동이 영상으로 비춰지는 가운데 이날 8.15범시민대회를 위해 시민들이 준비한 8.15시민합창단의 합창공연이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지난 7월부터 국내와 세계 300여 곳에서 진행된 평화행동이 영상으로 비춰지는 가운데 이날 8.15범시민대회를 위해 시민들이 준비한 8.15시민합창단의 합창공연이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지난 8일 출정식을 갖고 군산 미군기지 , 소성리 사드기지, 평택 캠프 험프리스, 포천 드론작전사령부 등을 돌며 실천활동을 벌이다 이날 대회에 합류한 2025 자주평화실천단을 대표해 김재하 총단장(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은 "정치적 입장과 지역, 나이, 부문, 성별의 차이를 불문하고 전 민중은 트럼프가 대한민국을 수탈하고 억압하며, 전쟁을 기도한다는데 대해서 분노하고 있다는 것을 직접 확인했다"고 하면서 "자주평화실천단의 활동은 트럼프의 날강도 행각에 분노하는 민심을 확인하는 과정이었다"고 보고했다.

또 "올해 자주평화실천단에는 중앙 1,125명과 10개 광역 시·도 2,100명이 활동하고 전국 300여 곳의 시군구에서 평화행동을 함께 실천했으며, 빠른 시일내에 자주평화실천단을 확대 강화하여 앞으로는 8월에 국한하지 않고 1년 내내 활동할 수 있도록 하자고 결의했다"고 밝혔다.

김기호 민주노총 금속노조 울산지부장과 지은주 부산 자주통일평화연대 상임대표, 최휘주 진보대학생넷 전국대표가 각각 '미국의 경제 수탈은 곧 노동자들의 생존 위협이 되고 있는데, 살기 위해서라도 노동자는 미국 반대를 전면적으로 외칠 수 밖에 없다', '미국의 패권전략에 복종하며 전쟁터로 내몰리는 대리전쟁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진짜 평화는 강압적이고 굴욕적인 미국의 수탈에 당당히 맞서는 것'이라며 강력한 미국 규탄 발언을 이어갔다.

이날 8.15범시민대회를 마친 시민들은 당초 일본대사관, 미국대사관까지 행진하려던 계획을 변경해 명동-을지로입구-종각을 거쳐 송현공원에서 마무리하기로 하고 저녁 9시부터 행진을 시작했으나 경찰이 차량과 병력을 이용해 사전 신고된 행진대열을 가로막아 지체가 발생하기도 했다.

경찰은 같은 시각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정부행사가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고 있으나, 주최측은 행진이 시작된지 얼마 되지 않는 남대문-명동쪽에서부터 적법한 행진대열을 가로막았다고 항의했다. 

'8.15전국노동자대회-내란세력 완전청산! 미국의 경제·안보 수탈 저지!'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8.15전국노동자대회-내란세력 완전청산! 미국의 경제·안보 수탈 저지!'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8.15범시민대회에 앞서 오후 5시30분부터 같은 장소에서 민주노총이 주최한 '8.15전국노동자대회-내란세력 완전청산! 미국의 경제·안보 수탈 저지!'가 진행됐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해방 80년을 맞이하는 오늘 우리는 치욕스러운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기억하고 자주권을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며, "국방예산과 방위비 분담금을 증액하라며 노골적인 내정간섭을 하고 있는 미국을 막지 못한다면 우리의 운명은 80년 전으로 돌아갈 것이고 그 고통은 노동자 민중에게 가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미정상회담을 앞둔 이재명 정부를 향해 "자주권을 억압하고 내정간섭을 일삼는 미국에 당당히 'NO'라고 이야기해야 한다. 그들은 눈치보고 비위를 맞춰준다고 한반도의 평화나 우리의 국익을 보장하지 않는다. 철저히 자주적 입장을 견지하고 철저히 민중의 편에 설 때 비로소 대통령 스스로가 천명한 국민주권정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보다 앞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오전 9시 30분 서울 용산역광장에서 중앙통일선봉대원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8.15 광복 80년 기념 양대노총 결의대회'를 열어 '굴욕적 사대외교 청산과 자주평화의 시대를 열어나가자'고 다짐했다.

8.15 광복80년 기념 양대노총 결의대회.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김재하 자주평화실천단장, 함재규 민주노총 통일위원장과 강석윤 한국노총 통일위원장, 김광창 민주노총 통선대장(서비스연맹 위원장)과 김대련 한국노총 통선대장(공공연맹 수석부위원장)을 비롯해 양대노총 통선대원 500여명이 참석했다. [사진-노동과세계]
8.15 광복80년 기념 양대노총 결의대회.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김재하 자주평화실천단장, 함재규 민주노총 통일위원장과 강석윤 한국노총 통일위원장, 김광창 민주노총 통선대장(서비스연맹 위원장)과 김대련 한국노총 통선대장(공공연맹 수석부위원장)을 비롯해 양대노총 통선대원 500여명이 참석했다. [사진-노동과세계]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김건희 무혐의' 4인방, 이 '검사님'들은 수사 안 받나요?

[박세열 칼럼] '부패완판' 주역, 검사들은 왜 '내란 정국'에서 비켜서 있나?

법무부와 검찰의 시간이 오고 있다. 윤석열 내란과 김건희 국정농단 사건 이야기다. 이제껏 검찰은 그간 마치 아무런 배역을 맡은 적 없다는 듯 행동하고 있었다. 그들은 짐짓 점잖은 체 하며 이 거대한 무대의 디렉터 위치로 슬그머니 올라갔다. 마치 연극의 서술자나 된 듯이 간간히 '저는 단죄의 도구일 뿐이랍니다'라는 지문을 삽입하고 관객들을 속이려 하고 있다.

 

하지만 진실의 조각은 조금씩 드러나는 중이다. 윤석열은 비상계엄 선포 후인 오후 11시쯤 여인형 방첩사령관에게 연락해 "상황이 어떤가"라고 물었고, 여인형은 "합수부 개소 중입니다"라고 보고했다. 합동수사본부장은 여인형이 맡을 예정이었다. 그리고 비슷한 시각, 법무부장관 박성재는 "합수부 검사 파견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여인형은 방첩사 수사단장에게 연락해 "합동수사본부를 빨리 구성하라"며 "국방부 장관에게서 받은 명단인데 이재명, 우원식, 한동훈 등 14명을 신속하게 체포해 수도방위사령부 B1 벙커 구금시설로 이송하라"고 명령했다. 그리고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에게 연락해 "(체포 대상) 명단을 불러드리겠다"며 10여 명의 이름을 불렀다. 받아적던 홍장원이 "미친놈이구나" 생각했다는 그 명단이다.

비상계엄 하의 합수부가 해야 할 일은 전두환의 쿠데타 시절을 참조할 수 있다. <제5공화국 전사(前史)>에 따르면 합수부는 "계엄하에서 수사 관할이 다른 모든 정보 수사기관(보안·헌병·검찰·경찰·중앙정보부)의 업무를 조정 감독하고 주요 사건을 신속히 처리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돼 있다. 윤석열이 여인형에 합수부장을 맡기려고 한 건, 보안사령관(전두환)이 합수부장을 맡았던 '전두환 사례'를 참고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보안사는 방첩사의 전신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윤석열의 쿠데타가 최고 권력자의 친위 쿠데타였고, 전두환은 합수부를 통해 쿠데타의 기틀을 다졌다는 것이지만, 계엄 하에서 합수부가 가장 중요한 권력 기구(혹은 도구)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합수부가 할 일은 명확하다. 반국가 세력을 척결하는 것. 그걸 위해선 법 기술이 필요하다. 그리고 검사들은 법 기술자들이다.

 

최소한 박성재는 '법 기술'을 윤석열의 불법 계엄에 적용할 방도를 찾고 있었던 것으로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이미 계엄 당일 법무부 출국금지팀이 움직였다고 하며, 선관위 서버실을 털던 계엄군들 사이에선 '검찰이 파견 나온다'는 소리가 떠돌았다. 공교롭게도 박성재는 계엄이 해제된 날인 12월 4일 밤에 이상민 행안부장관, 김주현 민정수석, 이완규 법제처장 등과 안전가옥에서 만난 후 핸드폰을 교체했다. 박성재의 역할은 무엇인지, 검사들은 어떻게 행동했는지, 아직 아무것도 명확히 밝혀진 건 없다. 특검에 앞서 내란을 수사했던 검찰의 농간인지, 외면인지, 의도된 무지인지 알 수가 없다.

 

▲왼쪽부터 심우정 전 검찰총장과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 검찰이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을 불기소하기 엿새 전인 2024년 10월 10일, 검찰총장 심우정은 민정수석 김주현과 두 차례, 총 24분 가량 통화를 했다. ⓒ연합뉴스

 

자, 법무부가 윤석열을 수반으로 하는 행정부 일원으로서 계엄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면, 검찰은 지난 4년간 '윤석열 김건희 부부의 방패' 내지는 '로펌'이었다는 혐의에서 갖혀 있다. 조국이니, 이재명이니, 청와대 선거개입이니 하는 정치수사 따위는 언급할 필요도 없다. '검수완박'하면 '부패완판'이라고 절규하며 정권을 잡은 검찰은, 오히려 지난 4년 동안 대한민국을 악취나는 부패 비리 공화국으로 만드는 데 일등공신이 됐다.

 

그 정점엔 최고 권력자의 부인이자, 'V0'로 불린 김건희가 있다. 대통령 영부인이 수천만원 짜리 뇌물을 꿀꺽꿀꺽 받아먹고 있으리라는 상상은 87년 민주화 이래로 생각해 본적조차 없었다. 뇌물로 받은 다이아몬드를 전 세계가 지켜보는 자리에 버젓이 차고 나올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국가의 명운을 걸고 떠난 순방 기간 짬을 내 경호원을 대동하고 대낮에 명품 편집숍을 찾아 쇼핑할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나.

 

김건희의 과감한 행보를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은 딱 하나다. 무슨 짓을 해도 충실한 수사기관은 나를 절대 물지 않을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 때문이고, 그 믿음은 자신이 남편 삼은 '내가 곧 검사이고, 검사가 곧 나'인 사람, 윤석열과 그의 부하들이 구축한 검찰공화국의 높은 성벽에서 나온 것이다.

 

김건희가 구속된 지금, 수사 대상이 돼야 할 사람들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무혐의 처리한 검사들이다. 지난해 10월 무혐의로 귀결된 사건이 10개월만에 특검 수사로 180도 뒤집힌 데 대한 책임은 반드시 물어야 한다.

 

검찰이 '도둑'처럼 김건희 출장조사를 했던 게 작년 7월 20일이었고, 김건희를 무혐의 처분한 게 작년 10월 17일이었다. 출장 조사 약 2주 전인 7월 3일, 김건희는 민정수석 김주현과 비화폰으로 두 차례에 걸쳐 30분 넘게 통화했다. 그리고 검찰이 김건희에게 면죄부를 주기 엿새 전인 10월 10일, 검찰총장 심우정은 민정수석 김주현과 두 차례, 총 24분 가량 통화를 했다. 과연 이들의 통화가 이게 전부였을까?

 

이미 도이치 주가조작 주범들은 2심에서 실형 선고를 받아 놓은 상태였다. 그때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 부장 최재훈 수사팀은 수사 결과를 브리핑하며 "김건희가 주범들과 공모했거나 그들의 시세조종 범행을 인식 또는 예견하면서 범행에 가담했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중앙지검 4차장검사 조상원은 브리핑을 통해 권오수를 믿고 수익을 기대하며 권오수 소개로 3자에게 계좌 관리를 맡겼다고 봤다. 아무것도 모르는 김건희의 계좌가 범죄자 권오수에게 활용됐다는 말이다. 그렇게 김건희는 피해자로 둔갑했다. 이 모든 결론을 주도한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은 친윤 검사로 유명한 이창수다.

 

배우들의 이름을 나열해 본다. 최재훈, 조상원, 이창수, 심우정, 김주현. 이들의 이름이 특검 수사에서 나오게 될지 지켜보자. 수사 관계자가 범죄 사실을 알고도 수사를 덮거나 방해했다면 직무유기로 처벌받는다.

 

내란 후에도 검찰의 행태는 이해할 수 없었다. 윤석열 단 한사람을 위해 구속 기간을 '날'이 아닌 '시간'로 산정한 법원이 윤석열을 석방하자 검찰총장 심우정은 항고를 포기했다. 검찰은 내란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청을 뒤지고 다녔고, 윤석열의 체포영장을 저지한 핵심 인물인 경호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세번이나 반려했다.

 

내란 특검과 김건희 특검, 채상병 특검에 파견된 검사만 120명이다. 이들이 '검찰 관계자'나 '검사들'을 조사했다는 소리는 아직까지 들어본 적이 없다. 내란 수괴를 보좌하던 김주현 민정수석이 윤석열의 '내란 혐의'와 관련해 조사를 받은 게 전부다. 특검을 통해 정의가 바로 세워지기 위해서는 법무부와 검사들에 대한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특검 검사들도 그저 '검사들'일 뿐이라는 점, 지난 4년간 침묵해 온 '법 기술자'들일 뿐이라는 점이 내내 걸린다. 윤석열 정권의 '부패 완판'을 방조하고, 나아가 적극 엄호하던 검사들을, 검사들이 수사할 수 있을까? '검사 불패'의 신화를 깨는 게 진짜 내란 청산이다. 국정농단과 내란 청산의 무대 밖에 선 검사들도 배역이 있었다. 이 극이 '메타 연극'이라는 걸 특검은 명심하길 바란다. 더 이상 오해를 사지 말라.

 

▲사진 왼쪽부터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조상원 4차장검사·최재훈 반부패수사2부장. 이들은 2024년 10월 김건희 도이치 주가조작 사건 무혐의 결론을 낸 수사 라인이다. 이후 검찰과 특검은 김건희의 주가 조작 사건을 다시 수사했다. 현재 김건희는 주가조작 범죄 등과 관련한 구속영장이 발부돼 서울 남부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연합뉴스
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해방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8·15 범시민대회서 울린 자주·평화의 외침

“광복 80주년, ‘미완의 광복’ 완성하자”

“친일 극우 세력이 윤석열 세력 근원”

“국민주권 정부, 한미일 전쟁연습 중단”

“통일선봉부대 최대 규모로 꾸릴 것”

15일 서울 중구 숭례문 인근에서 자주통일평화연대 주최로 진행된 광복 80년 평화 주권 역사정의 실현 8.15 범시민대회에서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뉴시스

광화문 앞은 ‘미완의 해방’을 완성하자는 함성으로 가득 찼다. 노동자대회에 이어 열린 ‘광복 80년, 평화·주권·역사정의 실현 8·15범시민대회’ 참가자들은 12월 3일 내란 시도와 미국의 경제·안보 수탈을 규탄하며 “내란세력 완전 청산”과 “제국주의와의 결별”을 외쳤다.

15일 광복 80주년을 맞아 서울에서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17시 30분 민주노총의 노동자대회에 이어, 광화문에서는 ‘광복 80년, 평화·주권·역사정의 실현 8.15범시민대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전국여성연대, 전국비상시국회의, 진보당, 국가보안법폐지국민운동, 성균관대민주동문회 등 많은 단체가 참여하며 부스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번 8·15 범시민대회는 의미가 남다르다. 지난해 12월 3일 불법 비상계엄으로 내란을 시도한 윤석열로 인해 내란·외환세력이 남아 있음을 확인했고, 80년 전 우리 광복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걸 체감했기 때문이다.

이날 가장 주된 목소리는 항일독립운동 정신 계승으로 끝나지 않은 내란을 청산하자는 것이었다. 이승만 정부에서 와해돼 유명무실해진 반민특위의 역사를 다시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거다.

여는 공연에서 마이크를 잡은 한 청년은 “12월 3일 내란을 잊을 수 없다” 말하며 “그날도 80년여 전처럼 자유와 권리가 또 억압받는 과거가 뒤풀이 되는 줄 알고 슬펐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린 내란을 종식 시키고 민주주의를 지켜냈다”고도 말하면서 “세계 시민으로서의 정의도 지켜나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도 “우리는 대한민국을 조선총독부 시절로 돌리려 한 윤석열을 파면하고 빛을 혁명을 통해 민주 정권을 회복했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아직 온전히 해방되지 못했다”고 역설했다.

그는 “냉전체제에 한반도는 두 동강이 났고, 그 틈을 타 친일 극우 세력은 친미 반공주의자로 변신해 권력을 장악해 차별과 혐오를 퍼트려 엘리트 집단으로 자라났다”고 강조하며 “이들이 바로 윤석열 극우 내란 세력의 근원지”라고 규정했다.

해방 전후부터 한국을 식민지화한 미국을 향한 쓴소리도 나왔다. 대회사에서 이홍정 자주통일평화연대 상임대표 의장은 “아직 끝나지 않은 한국전쟁 72년 종전 체제 아래 남북이 적대적 관계로 전락한 한반도의 기생해 온 미국의 실체를 선명하게 인식하고 왜 ‘자주’하면 안 되는가를 뼈저리게 깨닫고 있다”며 “자주 없이 민주와 민생, 평화와 통일이, 식민 분단 냉전 적폐 세력을 청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에 “이제는 제국주의와 헤어질 결심을 하고 자주와 평등을 선언해야 한다”며 “이재명 국민주권 정부는 한반도 평화와 주권을 국익의 최우선 목표로 정하고 오늘 경축사에서 약속한 대로 일체의 적대행위를 금지한다고 한다면 지금 당장 한미일 전쟁연습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6박 7일간 ‘내란세력 완전 청산, 미국의 경제·안보 수탈 저지, 한반도 대중국 전초기지화 반대’를 외친 중앙통일선봉대도 집회에 참석해 연대 발언을 이어갔다. 김재하 자주평화실천단 총단장은 “미제국주의는 최후의 발악을 할 것”이라며 “그 대상은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 군사, 경제, 민생 모든 문제에 걸쳐 미제국주의는 자신이 살기 위해 침략을 할 것”이라고 말하며 “이 국면을 돌파할 주력군, 통일선봉부대를 최대규모로 꾸리기로 하고 조직화에 나섰다”고도 중통대의 경과를 설명했다.

이어 “자주평화실천단의 전 과정은 지금 트럼프의 날강도 행각에 분노하는 민심을 확인하는 과정이었으며 전 민중들은 트럼프의 대한민국에 대한 이 수탈과 탄압 전쟁 기조에 분노했다”고 6박 7일간의 경험을 공유했다.

김 총단장은 “자주를 되찾으려면 선봉대 주력 부대를 적극적으로 엄호하고 지원해야 한다”며 “현장과 지역으로 돌아가 자주와 평화의 깃발이 그 자리에서 다시 만나자”고 다시막 소회를 전했다.

집회를 마치고 행진하는 참여자들 ⓒ 민플러스

김준 기자jkim1036@gmail.com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조국해방 80돌 경축사 “목숨은 버릴지언정 자존은 버리지 않는 조선인민 특유의 강인함”

기자명

  •  편집국
  •  
  •  승인 2025.08.15 13:44
  •  
  •  댓글 0
 
 

[전문] 김정은 총비서, 조국해방 80돌 경축대회 연설문

북이 조국해방 80돌을 맞아 14일 평양 개선문광장에서 경축대회를 열었다고 로동신문이 15일 보도했다.

경축대회 연설을 통해 김정은 총비서는 “경축의 오늘은 인민의 운명전환을 안아온 불멸의 정신과 간고한 항쟁사와 함께 장장 80년을 이어온 새 조선의 역사가 어떻게 존엄과 영예의 절정에 자리매김할 수 있었는가에 대한 시대의 조명이자 긍지높은 총화로 된다”라고 조국해방 80돌의 의의를 밝혔다.

김정은 총비서는 “조선인민의 존엄과 영광의 위대한 역사는 천년만년 대를 이어 영원히 빛날 것”이라며 “위대한 강국을 위하여, 후손만대 길이 빛날 사랑하는 우리 국가의 무궁한 안녕과 번영을 위하여 계속 굴함 없이 우리 앞의 도전들을 이겨나가자”라고 강조했다.

이날 경축대회에는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당과 정부 고위 간부들을 비롯해 군 장병, 청년학생, 근로자 등 각계각층이 대거 참석했으며 러시아 볼로딘 국가두마 의장이 러시아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했다.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경축사에서 “조선 해방을 위해 우리와 함께 싸운 소련군의 국제주의 정신과 무훈은 제국주의의 횡포에 맞서 21세기 전장에서 위력한 동맹관계로 승화발전되고 있다”라며 “조러 친선의 영원한 생명력에 대한 뚜렷한 입증으로 된다”라고 했다.

볼로딘 국가두마 의장은 “성대한 경축대회에 참가하여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푸틴 대통령의 축전을 대독했다. 축전에는 조러 친선관계를 귀중히 여기고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관계 조약의 제반 사항들을 철저히 이행하여 두 나라의 관계발전을 위해 노력할 의지를 표명하며 조선인민의 번영과 행복을 축원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이날 경축대회에 이어 개선문 광장에서는 조국해방 80돌 경축공연이 진행되었다. 경축공연은 항공육전대의 집단강하시범을 시작으로 혁명가요, 러시아곡 등 다양한 공연들에 이어 축포로 마무리되었다.

 

금수산태양궁전과 대성산혁명렬사릉 참배

로동신문은 김정은 총비서가 조국해방 80돌을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들을 비롯해 당, 정부, 군 간부들이 동행하여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입상에 꽃바구니를 올렸으며, 영생홀을 찾아 참배했다고 전했다.

같은날 김정은 총비서는 대성산혁명렬사릉을 찾아 화환을 올리고, 조국해방을 위해 생명을 바친 혁명열사들을 추모하여 묵상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볼로딘 러시아 국가두마 의장 접견

김정은 총비서가 조국해방 80돌을 맞아 러시아 대표단을 이끌고 북을 방문한 볼로딘 국가두마 의장을 접견했다고 로동신문이 보도했다. 김정은 총비서는 "러시아 대표단의 방문은 조국해방 80돌 의의를 더해주고 조러관계발전을 추동하는 계기로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볼로딘 의장은 푸틴 대통령의 축전을 김정은 총비서에게 전달했다.

한편, 로동신문은 김정은 총비서가 러시아 푸틴 대통령에게 답전을 보냈다며 전문을 보도했다.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 조국해방 80돐 경축대회에서 하신 연설

친애하는 동지들과 벗들!

사랑하는 평양시민들과 온 나라 전체 인민들과 인민군장병들!

우리는 오늘 나라를 찾은 수천만의 환희로 무한히 격동하던 해방의 광장에서 80년전의 그 감격을 다시 안아보고있습니다.

우리 국가의 신생과 발전의 성스러운 행로를 높이 떠올리는 경축의 오늘은 인민의 운명전환을 안아온 불멸할 정신과 수십성상의 간고한 항쟁사와 함께 장장 80년을 이어온 새 조선의 력사가 어떻게 존엄과 영예의 절정에 자리매김할수 있었는가에 대한 시대의 조명이자 긍지높은 총화로 됩니다.

뜻깊은 이 자리에서 조국의 독립과 륭성을 위한 성스러운 투쟁에 자기의 모든것을 바친 항일혁명투사들과 애국렬사들에게 그분들이 물려준 자유와 번영의 터전에서 값높은 삶을 누려온 모든 후손들의 이름으로 숭고한 경의를 드립니다.

귀중하고 신성한 우리 조국에 열화의 사랑과 무한한 슬기를 드려 부강과 발전의 새시대를 창조해가는 전국의 인민들과 우리 무력의 전체 장병들에게 뜨거운 인사를 보냅니다.

또한 우리 인민의 해방위업에 더운 피를 바친 붉은군대 장병들의 전투적위훈을 경건히 추억하며 렬사들에게 숭엄한 경의를 표합니다.

아울러서 우리 인민의 해방절을 두 나라의 공동의 명절로 경축하며 두터운 믿음과 우의의 마음을 함께 하고있는 로씨야련방 대통령 울라지미르 울라지미로비치 뿌찐동지와 우리 나라를 방문한 뱌체슬라브 월로진동지를 비롯한 로씨야의 귀중한 손님들, 친근한 로씨야의 전우들과 형제적인민들에게 따뜻한 인사를 전합니다.

동지들!

1945년 8월 15일은 조선인민에게 있어서 생명과도 같은 자주적존엄을 되찾은 운명전환의 시발점이며 위대한 승리의 날입니다.

지난 세기들에 세계를 휩쓴 렬강들의 정복전쟁으로 하여 비참한 처지를 겪은 나라와 민족들이 많았지만 일제식민지통치시기 우리 나라처럼 철저히 짓밟히고 깡그리 빼앗긴 수난의 나라는 일찌기 없었습니다.

반만년력사에 가장 큰 치욕을 남기고 인민의 원한과 설음이 사무쳤던 망국사의 흐름을 멈춰세운것은 조국의 해방이였습니다.

우리가 조국해방의 사변을 식민지에서 독립국가에로의 전환을 맞은 경사로서만이 아니라 대를 두고 경건히 되새겨야 할 장거로 기념하는것은 여기에 조선인민의 고귀한 넋과 희생이 고여져있기때문입니다.

일제식민지통치시기는 조선인민의 수난의 력사인 동시에 애국심과 자존심이 강하고 불의와 타협할줄 모르는 우리 인민이 피로써 써온 항거의 투쟁사로 기록되여있습니다.

일본제국주의는 조선의 넋과 정신까지 완전히 말살하려고 인류사에 전무한 폭압과 악행을 들씌웠지만 우리 인민의 견결한 독립정신만은 꺾을수 없었으며 희생을 무릅쓰고 국권을 수복하려는 애국적반일투쟁은 한순간도 멈춤이 없었습니다.

아시아의 렬강으로 군림한 일본군국주의를 상대로 조선인민의 우수한 아들딸들이 전개한 무장투쟁은 조국과 후손들의 운명을 떠메고 엄혹한 고난과 뼈아픈 희생의 고비들을 감내하여온 결사의 피어린 항전이였으며 자주적립장에 일관하여 이루어낸 항일혁명업적들은 조선인민이 개척한 자력독립로정의 뚜렷한 증명입니다.

결코 력사의 흐름이 만들어낸 사변이 아니라 전인민적인 항일력량이 희생을 불사하여 받들어올린 자주정신의 승리라는 여기에 우리 해방위업의 혁명적성격이 있고 정치적의의가 있습니다.

8월 15일과 함께 우리 인민은 잃었던 주권과 령토와 자원, 력사와 문화 그 모든것을 되찾고 비로소 자유와 운명개척의 모든 가능성을 가지게 되였으며 민주주의적발전과 행복을 위한 위대한 창업의 길에 주인으로서 당당히 나서게 되였습니다.

지나온 80년처럼 마주한 력사의 장이 바뀌고 시대의 이름은 새롭게 씌여져도 우리 인민이 자기의 의지와 투쟁으로 안아온 8월 15일의 무게와 가치는 변할수도 덜어질수도 없는 절대적인것입니다.

동지들!

오늘 우리는 해방 80돐을 선렬들앞에, 조국과 후대들앞에 가장 떳떳하고 성스러운 자욱을 새겨온 무한한 긍지와 영광으로 맞이하고있습니다.

목숨바쳐 개척한 위대한 력사가 있다 해도 목숨걸고 지켜가는 계주가 없고 선렬들이 물려준 값비싼 전취물이 있다 해도 지켜가고 빛내이는 대대로의 투쟁이 없다면 그런 나라와 민족의 혈맥은 끊기우고말것이며 영예로운 추억을 할수 있는 권리마저도 잃게 될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조국해방절을 이처럼 성대히 경축할수 있는것은 선렬들의 붉은 피가 스며있는 이 땅우에 후세토록 강대하고 번영하는 강국을 건설하기 위하여 기꺼이 감당해낸 투쟁행정이 참으로 떳떳하기때문입니다.

8.15는 자유와 독립에 대한 우리 민족의 숙망이 실현된 승리의 날인 동시에 수난의 력사를 영영 끝장내기 위한 강국에로의 투쟁이 시작된 날입니다.

8.15를 분기점으로 하여 시작된 조선공산주의자들과 인민들의 새로운 력사적사명은 첫걸음부터 기존의 관념과 공식을 초월하는 미증유의 개척과 반혁명에 명줄을 건 적대국들과의 중과부적인 고전을 동반하는 참으로 어려운 과제였습니다.

해방과 함께 우리 나라의 사회발전을 역행시키려던 세력과 그 지반은 허물어졌지만 새로 독립한 나라들을 또다시 예속시키기 위한 침략전쟁과 분렬리간책동, 신식민주의정책의 일두에 나선 제국주의실체와 더불어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를 영원히 고착시키려는 지배주의세력의 압력과 간섭은 우리앞에 헤아릴수 없는 도전과 난관을 조성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것은 조선인민의 억센 자존심과 강인성앞에서 무기력하였습니다.

다시는 외세에게 유린당하지 않으려는 자주적신념은 폭제와 강권보다 강했으며 떳떳하고 행복한 생활을 창조하려는 애국의 열망과 노력은 고난과 시련을 이기였습니다.

그처럼 혹독한 년대와 년대들에 정치도 경제도 국방도 자기식으로 건설하여온 영광스러운 부국강병사에는 우리 국가건설과 활동의 불변의 원칙으로, 본령으로 되여온 자주로선의 생명력과 함께 목숨은 버릴지언정 자존은 버리지 않는 조선인민특유의 강인함이 력력히 새겨져있습니다.

자기가 선택한 리념과 제도를 수호하고 자기 조국을 강대하고 륭성하는 나라로 만들기 위한 이 길에서 우리가 당한 아픔과 겪은 고난은 수백수천권의 책에도 다 담을수 없는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인민에게는 그것을 영광과 행복으로 추억할만큼 고귀한 투쟁의 보람과 이루어놓은 력사와 현실에 대한 남다른 자부심이 있습니다.

자기의 자주적인 삶과 그 앞날이 기약되여있는 정권을 자기들스스로가 세웠고 지켰으며 그 어떤 세력도 다치지 못하는 강대한 힘을 자기 손으로 받들어올리고 자기식대로 륭성과 번영을 건설해나가고있다는 이것이야말로 그 누구도 체감할수 없는 조선인민만의 긍지입니다.

바로 그 힘, 그 긍지와 더불어 우리 조국은 자주와 정의, 존엄과 평화를 굳건히 수호하는 강력한 보루로 키돋움하였으며 력사의 흐름을 되돌리려는 제국주의의 전횡과 강권을 누르고 인류의 해방위업에 무시할수 없는 공헌을 하고있습니다.

자기의 투쟁으로써, 자기의 힘과 슬기로써 조국강토우에 혁명선렬들의 념원과 그들의 청춘이 찬연히 살아 빛발치는 부강번영하는 나라를 건설하고 해방 80돐을 경축하는 우리 인민의 감격과 긍지는 끝이 없습니다.

조국해방 80돐은 우리 인민이 예속과 굴종을 불사른 자주독립의 터전우에 쌓아올린 조국번영의 기념비이며 투철한 자주의식과 불굴의 투쟁으로 조국의 지위와 명성을 새롭게 적어온 존엄과 영광의 분수령입니다.

동지들!

새 조선의 탄생이 기록된 력사의 그날로부터 장장 80돌기의 년륜을 되돌아보는 이 시각 다시금 사무쳐오는것은 위대한 우리 인민에 대한 더없는 경의심입니다.

우리의 기억속에는 각이한 년대와 시대에 전투적업적과 공훈으로 조국의 승리와 영예를 받들어올린 너무도 많은 이름들이 있고 우리의 심장속에는 꿈도 사랑도 청춘도 이 땅에 고이 묻은 너무도 많은 영웅들의 넋이 살아 높뛰고있습니다.

조국과 혁명을 위한 길에 목숨도 서슴없이 내대고 귀한 자식들도 주저없이 내세우며 그 길에서 돌아오지 못한 아들딸들을 두었다면 그것을 슬픔이 아니라 영광으로 여기는 이 나라 인민의 특유의 강인성은 항일의 나날로부터 오늘까지 한점 흐려짐없이 장장 한세기를 이어 유전되였습니다.

지금에 와서 보면 그것은 결코 항일혁명이라는 력사의 한 구간, 당대의 그 준엄하고 격렬했던 환경에서 발휘된 특별한 감정이나 충동이 아니라 자기 조국의 승리와 영광에 바쳐진 생을 가장 값있고 행복한 생으로 간주하는 우리 인민의 고결한 인생관, 조선인민의 위대성의 발현으로서 언제나 이어지고 반드시 물려받게 되여있는 피줄기와도 같은 정신이고 전통입니다.

이 불멸의 계승이야말로 조선인민의 제일의 우수성이고 위대성입니다.

력사와 현실은 어떤 사람들이 이 나라 정권을 고이고있으며 어떤 신념과 정신이 혁명의 계승성을 지켜가고있는가, 조선의 강대함이 어디에 연원을 두고있는가를 명명백백히 보여주고있습니다.

인민대중은 그 본성으로 하여 정의롭고 힘있는 존재이지만 이 세상에 조선인민처럼 정의롭고 강인하며 자존심이 센 인민은 없습니다.

이런 인민은 그 누구도 꺾지 못하며 그렇듯 애국적이고 그렇듯 자존심이 강한 인민이 건설하고 떠받드는 국가는 영원히 강대하고 불멸합니다.

나는 이 자리를 빌어 조국에 대한 가장 진실하고 변함없는 사랑과 굴할줄 모르는 강인함으로 자기 시대의 력사적사명과 의무에 무한히 충실한 우리 인민에게 숭고한 경의와 충심의 인사를 드리는바입니다.

동지들과 벗들!

조선의 해방을 위한 결전의 기록에는 세계반파쑈전쟁의 일선에서 영웅적으로 싸운 붉은군대 장병들의 공적이 력력히 새겨져있으며 우리 인민은 로씨야인민의 우수한 아들딸들의 숭고한 국제주의적위훈을 생생히 기억하고있습니다.

제국주의, 식민주의를 반대하는 형제적인민의 민족해방투쟁을 지지성원한 로씨야인민의 정의로운 리념과 노력은 피로써 맺어지고 두터워지는 조로관계의 귀중한 유산으로 되고있습니다.

오늘 조로친선관계는 력사에 전무한 동맹관계로 발전되고있으며 신나치즘의 부활을 저지시키고 주권과 안전, 국제적정의를 수호하기 위한 공동의 투쟁속에서 공고화되고있습니다.

우리 두 나라는 언제 어느때나 력사의 옳은 편에 서있었으며 오늘도 패권을 반대하고 공평과 정의를 요구하는 인류의 지향과 요구를 견결한 투쟁으로써 대변하고있습니다.

올해 인류는 전세계를 노예화하려던 파시즘을 격멸하고 그 범죄적만행에 종지부를 찍은 제2차 세계대전종결 80돐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러나 오늘 국제무대에서는 참담한 파괴와 막대한 희생의 대가로 이루어진 세계반파쑈전쟁과 민족해방투쟁의 결과를 지워버리고 역전시키려는 위험한 행위들이 공공연히 벌어지고있으며 주권국가들의 권리와 리익을 침탈하는 제국주의자들의 극단적인 만용이 그 어느때보다 심각해지고있습니다.

력사를 두고 낱낱이 잃어온 정치적지배권을 재생해보려는 야망밑에 끊임없는 전쟁과 공갈정책으로 유럽과 아시아, 나아가서 전세계를 우경화, 일극화하려는 극히 횡포하고 무분별한 책동들을 분쇄하는것은 평화를 사랑하고 정의에 충실한 나라와 인민들이 기꺼이 떠메야 할 력사적임무이며 그것은 진보진영의 강력한 련대와 공동의 투쟁을 요구하고있습니다.

조선과 로씨야는 지금 나라의 존엄과 주권,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투쟁의 한전호에서 또다시 정의의 력사를 창조하고있습니다.

숭고한 리념과 진정한 우의로 맺어지고 혁명을 피로써 지원하는 력사와 전통을 주추로 하고있는 조로단결의 힘은 무궁합니다.

우리 당과 정부는 앞으로도 자주와 정의를 위하여 시대와 력사가 부여한 사명에 충실할것이며 이 로정에서 형제적인 우리 두 나라 인민은 언제나 승리자의 거룩한 명성을 함께 할것입니다.

동지들!

위대한 인민이 세우고 가꾸어가는 이 나라는 력사의 준엄한 도전과 난관속에서도 륭성과 번영에로의 힘찬 전진을 계속하고있습니다.

강대하고 무궁번영하는 조국의 오늘과 래일을 위해 생을 묻은 선렬들앞에, 이 땅에서 대대손손 살아갈 후대들앞에 지닌 우리 세대의 임무는 참으로 무겁습니다.

위대한 강국을 위하여, 후손만대 길이 빛날 사랑하는 우리 국가의 무궁한 안녕과 번영을 위하여 계속 굴함없이 우리앞의 도전들을 이겨나갑시다.

투쟁속에서 더욱 강해진 우리의 힘으로써, 우리 인민특유의 자존과 기질로써 내 조국을 더욱 위대하게 안아올립시다.

조선인민의 존엄과 영광의 위대한 력사는 천년만년 대를 이어 영원히 빛날것입니다.

위대한 조선인민 만세!

영광스러운 우리 조국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만세!

 편집국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빛의 임명장' 받은 이 대통령 "국민 믿고 나아가겠다"

김민주 기자

minju@mindlenews.com

다른 기사 보기

  • 정치

  • 입력 2025.08.15 22:20

  • 수정 2025.08.15 23:19

  • 댓글 1

국민대표 80인이 직접 이 대통령에게 수여

문 전 대통령 내외, 노 전 대통령 가족 참여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국힘 의원 등 불참

이 대통령 "국민 소망 담긴 임명장 영광이다"

"기업인·과학자 혁신하도록 든든히 뒷받침"

"꿈과 희망 넘치는 '국민 행복 시대' 열겠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국민임명식 '광복 80년, 국민주권으로 미래를 세우다' 행사에서 국민대표로부터 받은 임명장을 들고 있다. 2025.8.15. 연합뉴스

"국민의 잠재력과 역량을 키우는 일이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5200만 국민 한 명 한 명이 행복한 만큼 국력이 커지고, 그 국력을 모든 국민이 함께 누리는 '국민이 주인인 나라' 우리가 상상하고, 꿈꿀 그 모든 미래의 중심에 위대한 국민이 있을 것이다. 21대 대통령 이재명은 대한민국 주권자의 충직한 일꾼으로서, 오직 국민만 믿고 국민이 주인인 나라,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향해 성큼성큼 나아가겠다." (이재명 대통령)

15일 오후 8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국민임명식 '광복 80년, 국민 주권으로 미래를 세우다'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감격어린 감사인사를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취임 72일 만에 제21대 대통령 국민임명식에 참석했다. 국민대표 80인, 특별초청 국민, 국가 주요인사, 각계 대표, 일반시민 등 약 1만 명이 참석했다. 애초 7월 17일 제헌절에 임명식을 열 예정이었지만, 전국적 호우 피해가 극심해 이날로 미뤘다.

대통령실은 공식 취임식이 아니라는 이유로 해외 정상은 초청하지 않았다. 대신 이 대통령은 행사 직전 117개 공관 대사, 30개 국제기구 대표 등 주한 외교단 전체를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만찬 행사를 열었다.

이 대통령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국민대표는 80명으로 나이·계층·성별을 고루 반영해 선발했다. 국민임명식에는 국가 주요인사와 주한 외교단, 정치·경제·사회·문화·예술·체육·과학기술·교육·노동·여성·산업 등 각계 대표 인사들이 함께 참석했다. 대표단에는 광복군 독립운동가 고 목연욱 지사의 아들 목장균 씨,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 이연수 NC AI 대표, 허가영 영화감독 등이 포함됐다.

계엄 당시 장갑차를 가로막았던 부부, 국내 최초 자연 임신으로 다섯쌍둥이를 출산한 부부 등도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국민임명식 '광복 80년, 국민주권으로 미래를 세우다' 행사에서 국민 대표로부터 '빛의 임명장'을 받은 뒤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2025.8.15. 연합뉴스

이날 행사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가족, 종단 대표, 각계 주요 인사가 함께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고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의 배우자도 초청됐으나 건강상 이유로 불참을 통보했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불참했다.

사회를 맡은 아나운서 도경완, 강지영 씨는 "광복을 맞은 지 80년이 됐다"며 "이 자리는 지난 80년간 빛난 주인공들, 국민 모두가 모인 자리다"라고 말하며 국민임명식의 문을 열었다. 첫 무대는 광복 80주년 기념 프로젝트 그룹 투데이야의 무대로 시작했다. 이어 국민가수 이은미의 '가슴이 뛴다' 노래로 광복 80주년과 국민임명식을 축하했다.

축하 무대가 끝난 뒤 흰색 넥타이를 한 이 대통령과 흰색 정장을 입은 김혜경 여사는 환한 웃음을 띠며 등장했다. 이 대통령이 맨 하얀색 넥타이는 '백지처럼 모든 것을 포용하며 새로이 시작하겠다는 의미'라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이 대통령 내외는 자리로 이동하며 근처에 있는 국민들에게 눈인사를 하거나 악수하며 자리로 이동했다.

이 대통령이 자리에 앉은 뒤, 국민이 '이런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시간을 가졌다. 울진 해양경찰서에 근무 중인 김해인 씨는 영덕 화재 당시 주민 61명을 구조한 당사자다. 김 씨는 "국가 기관 간에 지속적으로 훈련하고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국민의 안전의식을 높여야 한다"고 했다.

계명대 환경공학과 4학년 장웅표 씨는 "다른 나라에 비해서 환경 데이터를 구축하는 것이 많이 부족하다"며 "정책적으로 잘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섯 쌍둥이를 출산한 부부 김준영·사공혜란 씨는 "출산 이후 생애주기에 맞는 정책이 확대되고, 다자녀 정책도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 대표 80명은 이후 각자 자신이 아크릴판에 직접 작성한 '빛의 국민임명장'을 들고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무대 중앙에 설치된 큐에 국민임명장을 올려놨고, 곧바로 이 대통령 내외가 무대에 올랐다. 이 대통령은 직접 국민임명장을 받고 김혜경 여사는 꽃다발을 받았다.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국민임명식 행사에서 국민대표들이 빛의 임명장을 큐브에 올려놓고 있다. 2025.8.15.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감사 인사로 '국민께 드리는 편지'를 낭독했다. 그는 "빼앗긴 국민주권의 빛을 되찾은 80주년 광복절, 국민의 간절한 소망이 담긴 임명장을 건네받아 한없이 영광스럽고, 또 한없이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지난 겨울 광장을 뜨겁게 수놓은 오색 빛 외침이 그랬던 것처럼 오늘 이 자리에 5200만 국민 저마다의 희망이 넘쳐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각각의 꿈이 미래를 향해 유난히 반짝거리고 있지만, 우리 모두에게 절박한 공통의 목표는 분명하다"며 "'더 나은 나라'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자, 꿈과 희망이 넘치는 '국민 행복 시대'를 열어 달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80년 전 1945년 8월 15일, 희망의 함성과 함께 태어난 '광복둥이'가 조국의 성장을 온몸으로 지켜본 팔십 어르신이 되어 이 자리에 함께하고 계신다"며 "1950년 전쟁의 포화를 겪으며 '흥남 철수 수송선'에서 태어난 소중한 생명들이 어느새 일흔네 살의 백발이 되어, 누구도 흔들 수 없는 강한 나라 대한민국을 마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독립과 호국의 전장에서 목숨을 바쳐 나라를 지켜낸 여러분, 이역만리 타국에서 흘린 땀으로 근대화를 일궈낸 여러분 덕분에 세계 10위 경제 강국 대한민국이 존재한다"며 "4·19혁명부터 5·18민주화운동, 6월항쟁을 거쳐 촛불혁명과 빛의 혁명에 이르기까지, 나라에 국난이 닥칠 때마다 가장 밝은 것을 손에 쥔 채 어둠을 물리친 여러분이 있었기에 피로 일군 민주주의가 다시 숨을 쉴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의 피, 땀, 눈물이 닿았던 그 많은 자리들마다 평화와 인권, 자유와 연대의 새 생명들이 솟아났고 칠흑 같은 절망과 위기를 변화와 기회의 역사로 바꿔냈다"며 "위대한 80년 현대사가 증명하듯 대한민국 국력의 원천은 언제나 국민이었다"고 밝혔다. '국민주권 정부'는 국정 운영의 철학과 비전의 중심에 국력의 원천인 국민을 두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 역량이 곧 나라의 역량이고, 국민이 잘 사는 것이 대한민국이 잘 사는 길이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국민임명식 '광복 80년, 국민주권으로 미래를 세우다' 행사에서 국민 대표로부터 '빛의 임명장'을 받은 뒤 대국민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2025.8.15. 연합뉴스

대한민국의 아이들은 정든 학교가 없어지지 않기를 바라고 있고, 어르신들은 마을에 아이들로 넘쳐나길 소망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 모든 국민의 간절한 소망을 무겁게 받아안고 모두가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겠다"며 "전쟁 없이, 걱정 없이 살고 싶다는 파주 대성동 '자유의 마을' 주민들의 간절한 염원이 이뤄지고, 더 이상 억울한 죽음은 있어선 안 된다는 참사 유가족들의 눈물을 씻어내고, '평화롭고 안전한 나라'로 피어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 대통령은 "'높은 문화의 힘'을 갈망하던 선열들의 벅찬 꿈은, 이 자리에 오신 문화인들과 스포츠 꿈나무들의 땀과 노력이 있기에 이제 더이상 꿈이 아닌 현실이 되어 가고 있다"며 "그 꿈에 날개를 달아 드리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기업인과 과학자들을 향해 "도전에 응전하며 위기를 기회로 바꿔낼 우리 기업인들이 자유롭게 성장하여 세계 시장을 무대로 당당히 경쟁할 수 있도록, 나라의 미래를 준비하는 과학기술인들이 오직 혁신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든든하게 뒷받침하겠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역경은 전례 없이 험난하지만, 우리가 그동안 이겨낸 수많은 역경들에 비하면 결코 이겨내지 못할 난관이 아니다"라며 "하나 된 힘으로 지금의 위기를 이겨내고 더 영광스러운 조국을 더 빛나게 반드시 물려주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끝으로 "위대한 우리 대한국민께서 다시 세워 주신 나라,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임명된 것이 한없이 자랑스럽다"며 "이 자랑스러움을 국민의 기쁨과 행복으로 반드시 돌려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문재인 전 대통령, 김정숙 여사와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국민임명식 행사에서 인사하고 있다. 2025.8.15.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국민임명식 행사에서 인사하고 있다. 2025.8.15. 연합뉴스

 

저작권자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기자수첩]‘잘한 건 티를 내야 한다’...아쉬움 남긴 국정기획위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5/08/15 08:24
  • 수정일
    2025/08/15 08:24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  
 

이한주 국정기획위원회 위원장이 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정기획위원회 국민보고대회에서 새 정부 출범 의미 발표를 하고 있다. 2025.08.13. ⓒ뉴시스


"이게 전부인가요?"

국정기획위원회 국민보고대회가 있던 13일 출입 기자들이 모인 단체 채팅방에서 당혹감이 묻은 기자들의 질문들이 쏟아졌다. 국민보고대회가 끝나고 엠바고가 풀린 뒤 국정기회위가 공개한 자료는 행사에서 띄워진 발표자료(PPT)뿐이었기 때문이다.

각 국정과제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담은 자료를 기대했던 기자들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웠던 것이다.

이날 국정기획위가 발표한 '5개년 국정계획'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이라는 국정비전 아래 3대 국정원칙, 5대 국정목표, 23대 추진전략, 123대 국정과제로 이뤄졌다.

개헌, 검찰 개혁,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개혁 과제들이 국정과제로 명시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지방 발전을 위한 '5극3특' 전략과 행정수도 완성 등 균형발전 전략도 담겼다.

특히 실효적 산재 예방과 5인 미만 사업장에 노동관계법 단계적 확대 적용, 노란봉투법 개정, 임금체불 근절, 동일가치노동의 동일임금 명문화 등 노동기본권 강화 내용을 담은 것이 주목된다. 그동안 정부의 경제 발전 일성에 노동기본권은 뒤로 밀려 있어야 했지만, 이제 정부의 국정과제로 명시한 것이다.

이날 발표된 국정과제의 내용은 환영하고 호평할 만하지만, 아쉬운 점들도 보인다. 가장 큰 관심사였던 정부조직개편안이 이번 보고에서 빠졌다. 이재명 정부를 완성하는 화룡점정이 빠진 느낌이다. 또 발표에서도 언급된 '시도별 7대 공약, 15대 추진과제'의 구체적인 내용도 없었다.

특히 구체적인 세부 이행 계획이 나오지 않은 점은 아쉬움이 크다. 사실 개헌, 검찰 개혁 등 굵직한 국정과제들은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시절부터 내세워 온 공약이다. 이번 국민보고대회에서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길 기대했지만, 개혁과제들이 국정과제로 명시되는 수준에서 만족해야 했다.

앞선 정부들은 국정과제들을 발표하면서 이에 대한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함께 내놨다. 인수위원회 없이 출발한 문재인 정부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를 통해 100대 국정과제와 190여 페이지에 달하는 세부 계획을 발표했다. 전임 윤석열 정부도 110대 국정과제와 이에 대한 180페이지가 넘는 세부 이행 계획을 함께 공개했다.

국정기획위가 내놓은 5개년 국정계획도 분명 구체적인 세부 이행 계획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공식적인 정부 정책으로 확정되기 위해선 정부의 최종 검토와 국무회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공개하지 않은 것은 궁금증으로 남는다.

그동안 국민들이 바랐던 개혁과제들이 국정과제에 명시적으로 포함한 것은 높게 평가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국정기획위에서 보다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급하게 대선이 치러진 덕분에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시절 구체적 내용의 공약집조차 내놓지 못했다. 부족한 내용은 국정기획위가 채울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이번 국민보고대회는 이 같은 기대를 모두 채우기에는 아쉽다.

지난 6월 출범한 국정기획위는 시작부터 기획재정부 등 각 부처의 업무보고를 다시 작성하라고 하는 등 공무원 사회의 분위기를 다잡으면서 기대를 모았다. 국정기획위는 활동기간 60일 동안 370여회 업무보고·현장방문·간담회를 진행하고, 700여회 분과별 회의, 240여회 분과간 회의를 열었다. 국민제안은 1만3,000여건을 접수했다.

국정기획위 출범부터 이한주 위원장은 '월화수목금금금'을 주문했다. 국정기획위가 주말 밤낮 없이 고민해 온 결과를 80여 페이지의 발표 자료와 함축적인 국정과제 제목으로만 표현하는 것은 아깝다. 국정기획위가 치열하게 고민한 국정과제의 자세한 내용을 보고 싶은 건 지나친 욕심은 아닐 것 같다. 다만 국정기획위가 8월 중으로 활동백서를 발간할 예정이라고 하니, 백서에는 자세한 이행 계획이 담길 것으로 기대된다.

국정기획위가 쉼 없이 달려온 60일의 결과를 구체적으로 국민에게 보고하는 것도 중요하다. 어떤 성과라도 잘 알리지 않으면 전파되지도, 평가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고생한 건 티를 내야 사람들이 안다.

물론 국정과제가 200페이지 가까이 되는 자료집만으로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건 정부의 실천 의지와 성과다. 이재명 정부가 보여주는 신뢰가 두꺼운 자료집보다 더 중요하다. 그것이 없이는 방대한 세부 계획을 내본들 구호에 불과하다.

국정기획위 조승래 대변인은 마지막 공식 브리핑에서 "국정과제는 발표에서 끝나지 않는다. 국민의 일상 속으로 스며들어 변화를 만들고, 국가의 지속 성장을 이끌어낼 때 비로소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부디 5개년 국정계획과 123개의 국정과제가 진정하게 완성되기를 바란다.


“ 김백겸 기자 ” 응원하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