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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 버스 노선 개편에 반발, 주민감사청구 서명 1만명 돌파

“혈세 1000억 투자하는데, 시민의 편의성과 공공성보다 버스 업체 이익이 우선인가”

울산 울주군 율리공영차고지에 배차를 앞둔 시내버스가 줄지어 서 있다. ⓒ뉴시스


울산시가 27년 만에 감행한 전면적인 버스 노선 개편이 시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한 주민감사청구를 촉구하는 주민 서명도 추석 연휴를 앞두고 1만 명을 돌파했다. 울산시는 '빠른 이동'과 '효율적 운영'을 명분으로 내세워 버스 노선 개편을 단행했지만, 지역에 따라 배차간격 증가, 차량 부족, 환승 지연, 정보 부족 등으로 혼란을 빚고 있는 현실이다.

 

 

 

울산의 유일한 대중교통 버스
27년 만에 노선 개편했다가 주민들 반발 왜?


울산시의 면적은 서울시의 약 1.7배이다. 제조업과 산업 중심의 도시인 만큼 유동 인구가 많다. 하지만 울산시 안에서 시민들의 일상적인 이동을 도와줄 대중교통 수단은 사실상 버스가 유일하다. 서울과 대구, 부산, 광주 등 주요 도시에 있는 지하철이 울산에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버스 노선 개편은 주민들의 생활에 굉장히 밀접한 문제다.

울산시는 2022년 12월 용역 결과 분석과 2023년 11월 주민설명회 개최 등의 과정을 거쳐 2024년 12월 버스 노선 개편의 최종안을 마련했다. 일반버스 노선과 대수, 횟수를 줄이고 좌석버스의 노선과 대수, 횟수를 늘린 게 골자다. 이에 대해 울산 시민사회단체는 버스 이용자 입장에선 교통비가 상승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반발하고 있다. 게다가 이번 개편으로 인해 지나친 우회, 대기 및 이용시간 증가, 환승 불편이 발생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울산시에 민원 제기가 끊이질 않고 있다. 울산시는 버스 노선 개편 최종안을 발표한 이후 지난 7월 5일까지 4차례에 걸쳐 미세조정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시민들의 불만을 잠재우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진보당 울산시당 동구지역위원회가 지난 7월 8일부터 30일까지 동구 거주 주민 및 동구 생활 인구 201명을 대상으로 '버스 노선 개편 이후 전반적인 만족도'에 대해 온·오프라인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과반인 61.7%(124명)이 '매우 불편해졌다'고 응답했고, '불편해졌다'도 19.9%(40명)에 달했다. 10명 중 8명 이상이 불편을 느끼고 있는 셈이다. 반면 '매우 편리해졌다'는 4.5%(9명), '편리해졌다'는 3.5%(7명)에 불과했다.

특히 미세조정을 실시한 이후에도 '만족하지 않는다'('매우 만족하지 않는다' 포함)는 응답이 72.2%(145명)로 높게 나타났다. 울산시의 미세조정도 실효적인 대응이 되지 못한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노선을 원상 복구하라"는 요구가 주민들 사이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진보당 울산시당은 "버스 노선 개편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며 "4차 미세조정으로도 결정적인 불편사항은 해소가 안 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특히 노인층, 청년학생들의 민원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106번, 123번, 124번 등 장거리 일반버스 노선의 원상 복구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울산시 울주군 주민대회조직위원회와 UNIST 학부 총학생회도 지난 2월 기자회견을 열고 "환자가 병원에, 학생이 학교에 갈 교통수단이 제대로 없는 노선"이라며 "공공성이 결여된 채 진행된 울산시 버스노선 개편을 즉각 재조정하라"고 촉구했다. 여러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울산시민연대 역시 버스 노선 개편안이 나온 뒤 입장문을 내고 "버스노선 개편의 필요성은 있었지만, 준비 부족과 예산 절감 우선 및 버스 업체 이익 보장 등이 뒤섞이면서 결과적으로 시민 불편이 나타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런 부정적 여론은 주민감사청구로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진보당 울산시당은 버스 노선 개편과 관련해 주민감사청구를 촉구하는 서명 운동에 돌입했는데, 추석 연휴를 목전에 두고 1만 명을 돌파했다. 서명 운동을 벌인 지 불과 보름 만이었다.

진보당 울산시당 관계자는 "서명에 참여하는 주민이 줄어들고 있지 않아서 목표 인원인 1만 명을 넘어섰지만 계속 서명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주민감사청구 요건은 청구인 300명 이상이기 때문에, 진보당 울산시당은 당장 주민감사청구를 할 수도 있지만, 주민 여론을 더 모으겠다는 계획이다. 추석 연휴를 보내고 10월 23일 울산시청 앞에서 대규모 주민 집회도 열 방침이다.

 

 

 

진보당 울산시당이 지난 9월 11일 버스 노선 개편에 대한 주민감사청구를 촉구하는 서명 운동을 선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진보당 울산시당 제공

 

 

 

시민 편의성보다 버스 업체 이익?
버스 공공성 강화 여론이 커지는 이유


진보당 울산시당은 ▲장거리 일반버스 노선 복원 ▲환승 노선 전면 개편 ▲출퇴근 시간시 버스 배차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역별로 구체적인 버스 노선에 대한 조정안도 마련해 제시했다. 다른 시민사회단체의 요구도 마찬가지다. 

진보당 울산시당 관계자는 "(울산의 특정 지역 주민만이 아니라) 울산 시민 전체가 이렇게 한번에 공분한 적이 없을 정도로 모두가 (이번 버스 노선 개편으로 인해) 힘들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외곽지의 경우 멀리 이동해야 하는데 멀리 갈 수 있는 노선 자체가 없어기도 하다보니 어려움을 겪고 있고, 도심도 마찬가지로 원래 있던 노선이 없어지다보니 환승을 해야 하는데 40~50분씩 기다려야 할 때도 있어 불편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통약자들이 특히 힘들어하고 있다"며 "어르신의 경우 휴대폰 앱을 이용해 버스 오는 시간을 확인할 수도 없다보니 답답함을 크게 호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진보당 울산시당은 무엇보다 버스 노선 개편 근거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해줄 것을 울산시에 요구하고 있다. 앞서 울산시민연대도 울산시에 버스 운행 관련 기본정보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한 바 있다. 하지만 울산시는 교통정책 수립에 필요한 기초적 자료뿐만 아니라 심지어 교통관리센터에 게시돼 있는 자료도 울산시는 대부분 '정보 부존재'로 답변했다. 이에 울산시민연대는 납득할 수 없다며 자료 공개를 위해 행정심판까지 청구한 상태다.

진보당 울산시당 관계자는 "버스 노선을 개편할 때 시민들의 의견 청취를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다. 관련 회의 자료를 비롯해 노선 개편 근거를 알 수 있는 자료를 요청했지만 공개가 되지 않고 있다"며 "울산시가 고통을 겪고 있는 시민들과 제대로 소통을 하지 않고 있다는 부분이 제일 분노를 자아내고 있는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버스는 민영시스템에서 운영되다보니, 개편 과정에서 시민의 편의성을 따지기보다는 돈이 안 되는 노선을 이번에 없앤 거 아니냐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며 "그래서 저희가 주민 감사청구도 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국은 버스의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질 전망이다. 미세조정만으로는 근본적으로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방석수 진보당 울산시당 위원장은 "대중교통 개편은 공공성과 주민의 이동 편의성을 기본으로 해야 하는데, 수익성을 기준으로 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예를 들어 이용률을 조사한다면, 인구가 많은 곳에선 많이 탈 것이고, 적은 곳에선 적게 타지 않겠나"라며 "울산시가 1년에 1000억원 가까이를 (버스 회사에) 지원하는 상태에서 그 예산이 주민의 이동 편의성과 공공성에 얼마나 기여하느냐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데, 그게 아니라 몇 명이 타서 얼마나 수익이 남느냐를 기준으로 삼은 설계에 매우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주민들의 의견을 체계적으로 수렴해야 하는데 형식적으로만 수렴해 제대로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분노가 심한 곳에 찔끔찔끔 미세조정을 하고 있다"며 "이건 대중교통의 일반적 기준 원칙에도 어긋나고 절차적으로 심각한 문제다. 그야말로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방 위원장은 "대중교통은 일반 서민의 발과 같은 역할을 해야 하는데, 공공성을 기본으로 전제하지 않으면 시민의 혈세를 1000억 원 이상 투자하는 건 의미가 없다"며 "근본적으로는 노선의 결정 권한을 시민에게 돌려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울산시 측은 주민 의견을 계속 수렴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울산시 버스택시과 관계자는 "시민단체뿐만 아니라 주민이 개별적으로 민원을 넣거나, 구청 관계 부서, 시의회와 구의회 차원에서도 계속 요구가 들어오고 있다"며 "구체적인 제안이 있다면 검토해서 보완할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또한 "7월 5일까지 4차례에 걸쳐 미세조정을 했다. 그 이후에 최소는 6개월에서 길게는 1년 정도 안정화하고 적응하는 기간 필요하고, 그에 대한 데이터 분석이 돼야 한다"며 "그 결과에 따라 노선을 최적화하겠다"고 말했다. 당장 개편된 노선을 원상 복구하거나 전면적으로 다시 개편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정보 공개 요구에 대해선 "분석을 해서 통계를 내야 하는 자료를 공개해달라고 요청했다. 정보공개 청구를 한다고 해서 우리가 요구 사항에 맞춰 데이터를 계속 만들어줄 수는 없지 않나"라며 "정보 공개를 안 할 이유는 없지만, 행정에서 만들어져 있는 데이터가 아니면, 요청한 데이터를 모두 만들어서 제공해줄 수는 없다"고 답했다.

나아가 이 관계자는 버스 노선은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만큼 현실적으로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는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버스 대수를 늘리는 게 최선의 방법인데,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지자체도)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에 대한 재정 지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지금 상황에서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무작정 버스 대수를 늘릴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지고 있는 한정적인 자원으로 27년 만에 한번 노선을 조정해보자는 게 이번 노선 개편의 취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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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셰셰 정신'이 옳았다…조선일보 사설을 '국힘'에 권유하며

[박세열 칼럼] 혐중 정서에 매몰된 보수 정치의 각성이 필요한 때

<조선일보>가 최근 중국을 다룬 연속 사설을 지면에 실었다. 총 7개 사설을 쏟아냈다. 신문이 '연속 사설'이라는 이름으로 한 가지 주제에 대한 기획 논평을 내는 건 매우 드문 일이다.

 

1번부터 6번까지의 사설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한국 산업 다 잡은 중국 굴기 주역은 기업 아닌 공산당(9월 22일자), 가공한 차이나 스피드, 속도는 한때 우리의 정체성이었다(9월 23일자), 봉제에서 로봇까지, 모든 산업 다 하는 중국, 우린 뭐하나(9월 24일자), 몇년 앞서가 길목 지키는 중, 우리 미래가 막히고 있다(9월 26일자), '중국 밖의 중국'이 더 커져, 우리 설 땅 좁아진다는 뜻(9월 29일자), 이공계 매년 580만명 배출 中, 1년 출생 23만명 韓은 의대로(9월 30일자) 등이다.

 

"공산당", "우린 뭘 하나", "우리 설 땅 좁아진다"는 수사는 '소멸의 공포'다. 이런 차원에서 이번 기획은 조선일보식 '공중증(恐中症)'의 표출로 읽힌다. '시장 보수' 논객인 정규재가 이를 두고 "중국 경계론의 전형적인 황색 과장이며 경제발전에 대한 몰이해"라며 "K시리즈로 시작되는 국뽕물들이 대체로 그렇다 하겠지만 중국을 거대하고도 불가피한 하나의 고형적 법칙처럼 인식하는 것도 실로 허망하다"고 논평한 데 대해 대체로 공감한다. 나아가 정규재는 "한국이 지금의 부국 혹은 유사 선진국으로까지 올라선 것은 그 상당부분이 중국 덕분이었다"며 "조선일보의 사설은 바로 그 본질적 줄거리를 생략한 채 혐중의 위기감을 극화하는데 분주하다. 그런 논리들이 명동거리와 대림동의 유사 폭력적인 극우 시위대를 정당화하는 것"이라고까지 비판한다.

하지만 마지막 7번 사설에서 '급변침'이 벌어졌다. 놀랍게도 조선일보의 사설 제목은 "중국 산업의 쓰나미에 올라타야 한다"(10월 2일자)였다.

ⓒ조선일보 누리집 갈무리

 

조선일보는 "쓰나미 위에서 파도를 타는 법은 무엇일까. 미국은 중국을 배제하려고 하지만 미국조차 불가능한 일이다"라며 "우리는 방벽을 쌓는 것이 아니라 중국의 심장부로 뛰어들어야 한다"면서 " 중국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역설한다. "중국과 함께 세계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파격적이다.

'독재국가' 중국에 비판적이고 '친미 일변도'의 논조를 보이던 조선일보에서 이런 결론은 솔직히 예상하지 못했다. "중국은 공산당의 지휘 아래 인권과 자유를 억압하면서 '기술 발전' 그 자체를 위해 내달리는데, 그런 중국과 싸우기 위해 우리도 민주주의를 일부 희생할 준비가 필요하다"는 식의 결론으로 갈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경제 논리'가 '정치 논리'에 앞서는 보수 내부의 위기감과 인식 변화를 보는 것 같다.

 

지금의 중국을 만든 건 아이러니라는 진부한 수식어를 붙일 필요조차 없이 미국이다. 21세기의 시작을 알린 세계사적 중요한 장면 두개를 꼽으라면 2001년 9월 11일의 9.11테러, 그리고 2001년 12월 11일 중국의 WTO 가입이다. 이 두가지 사건에서 세계 질서는 2001년 12월 11일 재편되기 시작했다. 중국은 미국이 요구하는 혹독한 '시장 개혁'을 겪으며 개방과 구조조정에 나섰고, 구소련 붕괴 후 '1극체제'를 자신하던 미국은 중국의 세계 시장 편입으로 인한 자본주의 확장을 즐기며 부를 쌓아갔다. 그리고 세계는 중국과 함께 부를 쌓아갔다.

 

미국이 착각한 게 하나 있다면 '중국의 경제 발전이 중국을 민주주의로 이끌 것'이라는 믿음이었다. 그러나 중국은 오히려 '시진핑 체제'를 만들었다. 1983년 마오쩌둥 이래 개혁과 개방을 이끌고 평균 10%에 가까운 경제성장률이란 '성과'를 보여왔던 중국은 공산당 집단 지도체제를 '1인 독재' 체대로 전환했다. 사실 시진핑 체제는 중국의 '불안증'의 산물이다. 중국 경제성장률은 시진핑 집권 이후 6.2%로 떨어졌다. 임금 상승, 인구 감소, 부동산 리스크, 경기 둔화 등에 시달리고 있다. 이른바 '중진국 함정'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중국식 '추격형 성장의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시진핑은 지금 2차 '문화혁명'으로 거대 시스템을 통제하려 하고 있다. SNS 시대에 '국가주의'와 '쇼비니즘', 그리고 문화 통제를 통해 '자유주의'를 막아내려 안간힘을 쓰고 있으며, 기술을 이용해 거대한 '디지털 독재' 모델을 전 사회에서 구현해내고 있는 중이다.

 

근본적인 의문은 중국이 '시진핑 체제'를 스스로 만들어 미국 및 서방과 대치하기 지작했는지, 아니면 미국과 서방이 중국을 '시진핑 체제'로 몰아갔는지 여부다. 인과관계를 정확히 따지기는 어렵지만, 1990년 소련의 붕괴 후 미국 중심의 1극 체제가 균열이 간 시점은 2008년 금융위기였다. 위기시엔 '적'이 필요하다. 미국과 서방은 흔들리는 경제 위기의 원인을 찾는 과정에서 '외부의 적'으로 중국과 러시아를 설정했고, 중국은 이에 대해 화답하듯 '시진핑 체제'를 구축했으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켰다.

 

트럼프라는 상징적 인물이 제국 미국이 앓고 있는 불안증(Anxiety disorder)의 표출이라면, 중국 역시 마찬가지다. 사실 '중국의 위협'은 과장된 측면이 많다. 오히려 중국의 내부 불안증을 해소해주면서, 미국과 서방 세계가 상생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가는 게 필요하다. 세계 경제는 중국 없이 돌아갈 수가 없다. 포린어페어스 편집장 등을 지낸 국제 정치 전문가 파리드 자카리아는 <역사는 어떻게 진보하고 왜 퇴보하는가>에서 "미국은 중국이 경쟁자이자 고객이며 적대자이자 협력자라는 복잡한 관계를 반영하는 대중국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전 세계 국가들은) 국제 무대에 펼처진 메뉴판에서 미국 요리 일부와 중국 요리 일부를 각각 골라 단품으로 주문하고 싶어한다. 미국이나 중국이 정식 코스 요리만 고르라고 고집한다면, 즉 중국을 거부해야만 미국과 가까워질 수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라면 각국은 곤경에 처하게 될 것이다. 러시아를 억제하고 무력화시키기 위한 경제 제재가 실패한 것은 세계 경제가 제재를 빠져나갈 수 있을만큼 광활한 공간이며 많은 국가가 미국이 무엇을 원하든 원치 않든 상관없이 어떤 나라와도 기꺼이 교역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되새겨 봐야 한다."

 

지금 국제질서는 80년대 '미소 양극' 체제를 벗어나 90년대 '미국 일극' 체제를 거친 후 '다극 체제'로 접어들고 있다. 쇠퇴하는 미국과 중진국 함정에 빠진 중국, 과거 향수에 빠진 러시아가 각자 처한 불안증을 표출하며 전지구적 불안과 위험을 가중시키고 있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가장 가까운 이웃 나라이자 미국의 동맹인 한국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좁은 길' 외엔 없다. 그러니 우리는 조선일보의 지적대로 '중국의 심장'으로 뛰어들어 '중국과 함께' 하는 길을 택할 수밖에 없다. '양자택일'은 만들어진 공포이자 환상이다.

 

국민의힘 등 보수도 세계가 '자유세계'와 '반자유세계'로 나뉘어 있으며, 우리 내부에 '자유주의 세력'과 '반국가 세력'이 암존하고 있다는 '윤석열식의 망상'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이재명의 '셰셰 정신'을 비웃을 때가 아니다. 아니, 이재명의 '셰셰 정신'이 필요하다. 명동과 대림동에서 펼쳐지는 혐중 시위에 단호히 선을 긋고, '21세기 똘이장군' 같은 이준석 식 '영포티 감성'의 반중 혐오 정치를 버려야 한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 보수 내부에도 성찰이 필요하고, 국제 전략이 필요하다. 조선일보의 사설을 보수 정치인들이 정독하길 바란다.

 

ⓒ연합뉴스

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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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혁신당·진보당·사회민주당, 대미투자 3,500억달러 요구 철회 촉구

국회의원 13명, 미대사관에 '동맹무시, 경제침탈 미국 규탄' 항의서한 전달(전문)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5.10.03 16:37
  •  
  •  수정 2025.10.03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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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형, 한창민, 이재강, 서왕진, 윤종오 의원(왼쪽부터)이 2일 오후 미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문을 갖고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앞서 사진촬영을 했다. [사진-김준형 의원실 제공] 
김준형, 한창민, 이재강, 서왕진, 윤종오 의원(왼쪽부터)이 2일 오후 미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문을 갖고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앞서 사진촬영을 했다. [사진-김준형 의원실 제공] 

대한민국 국회의원 13명이 추석연휴 전날인 2일 오후 미국대사관 앞 광화문광장에서 '동맹 무시, 경제 침탈 미국 규탄'기자회견을 진행한 뒤 실무진을 통해 미 대사관측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의 사회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선불'로 할 것을 압박하고 있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의 삶은 상관없으니, 경제적 항복 문서에 당장 서명하라는 명백한 협박"이라고 비판했다.  

또 "대한민국 외환보유액의 84%에 달하는, 3,500억 달러를 현금 선불로 지급하라는 요구는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하며, 대한민국 경제를 파괴하는 무도한 압박"이라고 하면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투자규모를 일본 수준인 5,500억 달러(770조 원)까지 늘리라는 비공식적 요구를 늘어놓은데 대해서는 "얼토당토않은 무도함을 넘어 경제적 수탈이자, 동맹이라 부르기조차 부끄러운 명백한 약탈"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의약품 100% 품목관세, 반도체 100% 수입관세, 미국밖에서 제작된 영화에 100% 관세 부과 등 미국의 요구는 "대한민국에 대한 경제 침탈과 세계를 향한 수탈적 압박 시도"라고 하면서 당장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불합리한 관세협박, 이어질 안보협박에 흔들리지 않고 단호히 맞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호 존중에 기반한 정당한 협력과 이익의 거래가 아니라, 불평등하고, 부당한 강압에는 불복종으로 강력하게 맞설 것"임을 천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준혁(더불어민주당), 이주희(더불어민주당), 정춘생·박은정·김준형(조국혁신당), 한창민(사회민주당 대표), 이재강(더불어민주당), 서왕진(조국혁신당 원내대표), 윤종오(진보당 원내대표), 정혜경(진보당), 백선희(조국혁신당), 손솔(진보당), 이해민(조국혁신당) 의원이 참가했다.

앞서 지난 9월 22일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5명(김상욱, 김준혁, 이재강, 임미애, 권향엽 의원)이 조지아주 한국인 노동자 구금사태 관련 미국측의 사과를 촉구하고 상호 호혜적 협상 등 입장을 밝힌 뒤 미국대사관을 항의방문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준혁(더불어민주당), 이주희(더불어민주당), 정춘생·박은정·김준형(조국혁신당), 한창민(사회민주당 대표), 이재강(더불어민주당), 서왕진(조국혁신당 원내대표), 윤종오(진보당 원내대표), 정혜경(진보당), 백선희(조국혁신당), 손솔(진보당), 이해민(조국혁신당) 의원(왼쪽부터)이 참가했다. [사진-김준형 의원실 제공]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준혁(더불어민주당), 이주희(더불어민주당), 정춘생·박은정·김준형(조국혁신당), 한창민(사회민주당 대표), 이재강(더불어민주당), 서왕진(조국혁신당 원내대표), 윤종오(진보당 원내대표), 정혜경(진보당), 백선희(조국혁신당), 손솔(진보당), 이해민(조국혁신당) 의원(왼쪽부터)이 참가했다. [사진-김준형 의원실 제공]
기자회견문 (전문)

'동맹 무시, 경제 침탈 미국을 규탄한다.'
-미국은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요구 즉각 철회하라-

우리는 지금, 대한민국의 국익과 미래가 걸린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관련해 ‘선불’을 강조하며 압박하고 있다. 이것은 단순한 압박이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삶은 상관없으니, 경제적 항복 문서에 당장 서명하라는 명백한 협박이다. 

대한민국 외환보유액의 84%에 달하는, 3,500억 달러를 현금 선불로 지급하라는 요구는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하며, 대한민국 경제를 파괴하는 무도한 압박이다. 심지어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우리의 투자 규모를 일본 수준인 5,500억 달러(770조)까지 늘리라고 비공식적으로 요구했다. 

얼토당토않은 무도함을 넘어 경제적 수탈이자, 동맹이라 부르기조차 부끄러운 명백한 약탈이다. 오죽하면 플라자합의로 잃어버린 30년을 한탄해도, 결국 미국의 말이라면 무조건 찬성하는 일본의 유력 총리 후보조차 ‘불공정한 요구라면 재협상’을 하겠다고 국익을 앞세우겠는가?

미국의 부당한 관세 폭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당장 의약품에도 100% 품목 관세를 적용하고, 반도체의 수입 비중이 미국 내 생산을 넘어서면 100%의 관세를 때리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급기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밖에서 제작된 영화에도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박과 현금 강탈도 모자라서 미국이 도둑을 맞았다고 강변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세계를 강탈하고 파괴하고 있는 쪽은 미국 자신이다. 
대한민국을 배신하고, 세계를 배반한 자는 바로 트럼프의 미국이다. 

우리는 미국이 대한민국에 대한 경제 침탈과 세계를 향한 수탈적 압박 시도를 당장 중단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

1. 미국은 대답하라. 
과연, 대한민국이 진정한 혈맹이자 동맹인가? 아니면 돈줄이자 현금인출기인가? 혹은 미군의 세계 전략 재편의 전위 부대일 뿐인가? 
한미동맹은 양국 국민의 고귀한 희생과 공동의 가치 위에 쌓아 올린 소중한 관계이다. 동맹은 존중과 이해 위에서 바로 설 수 있고, 지속될 수 있다. 

2. 미국은 사과하라.
미국을 신뢰하고, 미국민을 존중해 온 우리 국민이 오히려 배신을 당했고, 깊은 상처를 입었다. 자유와 민주주의 가치를 지킨다고 믿었고, 대한민국을 지켜줄 나라가 미국뿐이라며 억울하고, 불편해도 참았고, 불합리해도 이해하려 노력했으며, 불평등한 조약조차 감내해 온 국민이 그 누구도 아닌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이다. 그 인내와 희생 위에 오늘의 한미동맹이 있다는 사실을 미국은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3. 미국을 규탄한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 한미동맹을 뒤흔드는 자가 정작 누구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 이재명 정부인가, 아니면 오만과 협박으로 동맹을 파괴하는 트럼프 행정부인가?
국민의힘과 보수 언론은 관세 협상 리스크로 대한민국이 흔들린다며 호들갑을 떨고 있다. 
그들에게도 묻고 싶다. 국익을 지키기 위한 이재명 대통령의 당당한 요구가 부당한 것인가? 
오히려, 동맹을 무시하며 대한민국을 부도의 길로 몰아넣는 미국의 일방적 요구가 부당한 것이 아닌가? 협박과 강압으로 대한민국 경제를 침탈하고, 우리 국민의 생존권을 무너뜨리려는 자가 누구인가? 결국, 근본적으로 한미동맹을 배신한 자가 누구인지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미국은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요구를 즉각 철회하라. 

4. 미국은 더 이상 한미동맹을 흔들지 마라. 
더 건강한 동맹의 미래를 위해서는 동맹국의 처지를 이해하고, 동맹국 국민을 존중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상호 존중과 호혜의 원칙, 민주주의와 평화‧안정 추구가 바로 동맹의 근간이다. 
대한민국은 언제나 미국이 신뢰할 수 있는 핵심 파트너이자, 진정한 동반자이다. 
우리는 동맹이 결코, 미국의 일방적 요구와 압박이 아니라, 한미 양국이 함께 미래를 설계하는 새로운 전략적 관계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우리는 미국의 부당하고 불합리한 관세 협박에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대미 투자를 요구하기 전에 먼저, 조지아주에서 우리 노동자들을 수갑과 사슬로 묶어 구금하고, 비인도적 처우로 고통을 준 것에 대해 진정한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부터 내놓아야 한다. 그것이 동맹국인 한국을 존중하고 행동으로 증명하는 최소한의 도리이다. 

우리는 미국의 불합리한 관세 협박에 단호하게 맞설 것이다. 그리고 이어질 안보 협박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대한민국은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상호 존중에 기반한 정당한 협력과 이익의 거래가 아니라, 불평등하고, 부당한 강압에는 불복종으로 강력하게 맞설 것이다. 

  미국은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요구 철회하라.
  트럼프는 현금 선불 투자 발언 즉각 취소하라.
  동맹 무시, 경제 침탈 미국을 규탄한다.
  동맹 무시, 안보 협박 미국을 규탄한다.
  동맹 무시, 한국 무시 미국을 규탄한다.

 

2025년 10월 2일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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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찢기고, 여권에 입국 금지 스티커 붙은 트럼프’···확산되는 방한 반대 투쟁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5/10/02 [20:05]

   

▲ 대구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입을 찢는 상징의식을 하고 있다. © 대구촛불행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반대하는 국민의 투쟁이 확산되고 있다.

 

2일 강원도 춘천, 대구, 대전, 부산에서 각각 열린 ‘트럼프 방한 반대 투쟁 선포 기자회견’의 참가자들은 총력 투쟁을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한국민 체포 구금 사태에 대해 한마디의 사과를 하지 않은 채 피해자가 있는 한국에 가해자가 온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먼저 부산촛불행동, 부산경남대학생진보연합, 미군철수공동행동은 이날 오전 11시 부산에 있는 미 영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는) 대체 무슨 낯으로 오겠다는 것인가”라며 “민심은 우리 국민이 당한 그대로 트럼프를 쇠사슬로 묶어 무릎 꿇려 사죄를 받아내자고 들끓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주권과 국민, 국익을 수호하기 위해 트럼프 방한 반대 활동을 적극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부산에서 열린 기자회견 상징의식. © 부산촛불행동

 

대전촛불행동과 대전충청대학생진보연합(대청대진연)은 이날 오후 1시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한성 대전촛불행동 공동대표는 “트럼프는 이 땅에 들어오고 싶다면 당장 우리 국민에게 사과하고 깡패 같은 행위를 당장 그만둬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성환 대청대진연 회원은 “미국의 횡포에 더 이상 놀아나면 안 된다. 악랄한 미국에 맞서 싸울 때”라고 역설했다.

 

참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여권에 ‘입국 금지 스티커’ 붙이는 상징의식을 했다.

 

▲ 대전에서 열린 기자회견의 상징의식. © 대전촛불행동

 

강원촛불행동은 이날 오후 1시 30분, 강원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이길재 강원촛불행동 공동대표는 “트럼프는 비자 문제로 (한국민을) 체포했다고 했으나 핑계일 뿐이다. 더 많은 대미 투자금을 뜯어내려는 인질극”이라며 “트럼프는 사죄 없이 한국에 들어올 수 없다. 트럼프 방한을 저지하기 위해 총력 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혁 진보당 춘천지역위원회 위원장은 연대 발언을 통해 “미국은 3,500억 달러도 부족해 5,500억 달러를 현금으로, 선불로 달라고 한다. 이건 협상도, 외교도 아니다. 그냥 날강도 짓”이라며 “진보당은 반트럼프 투쟁, 대미 투자 철회를 위한 투쟁을 계속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춘천에서 열린 기자회견 상징의식. © 강원촛불행동

 

대구촛불행동과 대구경북대학생진보연합(대경대진연)은 이날 오후 2시 대구 신세계백화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소현 대구촛불행동 집행위원장은 “미국의 요구로 전기 배터리 공장을 짓기 위해 일하러 갔던 우리 국민은 하루아침에 불법 이민자로 낙인찍혀 다리조차 펼 수 없는 수용시설에서 최악의 날들을 보냈다”라며 “동맹국에 대한 예의라고는 눈 씻고 찾아볼 수 없고 식민지 속국 취급하며 우리의 주권을 모독한 트럼프의 사죄가 없다면 방한을 거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신은진 대경대진연 회원은 “우리나라를 속국으로 대하는 미국을 더 이상 존중하거나 들어줄 의무는 없다. 미국과의 종속적인 관계를 이참에 끊어내자. 사죄하기 전까지 트럼프는 이 땅에 발을 붙여선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입을 찢는 상징의식을 했다.

<저작권자 ⓒ 자주시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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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유치장 신세…'보수의 여전사' 행세 결국 화근

김호경 에디터

haojing610@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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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

  • 입력 2025.10.02 16:25

  • 수정 2025.10.03 00:04

  • 댓글 1

현직 때 유튜브서 "민주당·좌파집단" 비난 발언

"보수의 여전사, 참 감사…가짜 좌파들과 싸워야"

국가공무원법·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체포돼

경찰 "6차례나 출석요구서 발송했는데도 불응"

감사원, 이미 '정치적 중립 훼손'으로 주의 조치

"특정 정당 거명, 편향성 나타내"…민주당이 고발

이진숙 "이재명이 시켰나? 정청래·개딸 시켰나?"

약 3시간 조사받고 입감…3일 체포적부심 청구

국가공무원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체포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2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로 압송되며 취재진에 발언하고 있다. 2025.10.2. 연합뉴스

윤석열 정권의 '방송 장악 돌격대'로 활동하며 '보수의 여전사' 행세를 해온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결국 경찰에 체포됐다. 방통위가 폐지되고 방송미디어통신위가 출범하면서 자동 면직된 지 하루만이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2일 오후 4시쯤 강남구 대치동 이 전 위원장의 자택 지하 주차장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한 뒤 경찰서로 압송했다. 경찰은 "피의자에 대해 8월 12일부터 9월 19일까지 6차례에 걸쳐 서면으로 출석요구서를 발송했다"며 "그럼에도 출석에 불응해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자택과 사무실 등으로 전화를 걸고 관련 서류를 보냈지만 이 전 위원장이 응하지 않았고, 9월 27일 오후 2시로 예정했던 소환 조사 요구도 거부했다는 것이다.

이 전 위원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국가공무원법 위반 및 공직선거법 위반이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해 8월 국회 본회의에서 자신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9~10월 각종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민주당이나 좌파집단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집단이고,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것도 하는 집단이다" "다수의 독재로 가게 되면 민주주의가 아닌 최악의 정치 형태가 된다" "보수의 여전사는 참 감사한 말씀으로, 가짜 좌파들하고 싸우는 전사가 필요하다" 등의 발언을 쏟아낸 바 있다.

경찰은 이 같은 발언들이 공무원의 정치 중립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민주당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대목은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을 저지하기 위한 목적의 사전 선거운동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 전 위원장이 올해 3월 페이스북에 올린 글들도 수사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미 감사원은 지난 7월 8일 현직에 있던 이 전 위원장을 향해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이 전 위원장의 유튜브 출연 발언 등에 대해 '주의' 조치를 내렸다. 감사원은 당시 결정문을 통해 "이 위원장은 엄격한 정치적 중립성과 품위 유지가 요구되는 기관장"이라며 "파급력이 큰 유튜브 방송 등에 출연해 특정 정당 또는 정치단체를 지지 혹은 반대해 공무원의 정치중립 의무를 위반하거나 공직사회의 신뢰를 실추시키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정 정당을 거명하며 이를 반대하거나 정치적 편향성을 나타내는 발언을 한 것은 방통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라며 "종합적으로 (이 위원장의 발언은)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큰 경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감사원은 "방통위원장은 정무직 공무원으로 국가공무원법 등에 징계 규정이 없어 징계 요구가 불가능하다. 이에 방통위원장 개인에게 책임을 묻는 가장 높은 수위의 조치인 '주의' 처분을 했다"며 고발까지는 하지 않았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시민단체 등이 이 전 위원장을 경찰에 고발했다.

국가공무원법 제63조는 공무원이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품위가 손상되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제65조 4항은 특정 정당 또는 정치단체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등 정치적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 전 위원장은 지난해 9~10월 보수·극우 성향 유튜브에 세 차례 출연해 위법적 발언들을 서슴지 않았다. 이에 따라 국회는 지난해 11월 이 전 위원장의 정치적 중립 위반 의혹에 대한 감사요구안을 재석 289명 중 191명 찬성, 98명 반대로 통과시켰다.

 

국가공무원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체포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2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로 압송되며 취재진에 발언하고 있다. 2025.10.2

이 전 위원장 측은 경찰이 출석을 요구한 9월 27일의 경우 국회에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 법안을 놓고 진행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일정으로 조사에 응하지 못한 것이라며 부당한 체포라고 반발했다. 법률대리인인 임무영 변호사는 "경찰에선 등기로 출석요구서를 발송했다고 하나 자택에 없어 등기를 수령하지 못했다. 9월 9일, 15일, 27일 등 3차례 소환장은 전부 소환 일자가 지나서 왔다"며 "필리버스터 일정으로 9월 26일 저녁부터 27일 오후 8시까지 국회에 있었다. 26일 경찰에 전화해 내일 출석이 어렵다고 구두 통지했고 불출석 사유서도 팩스로 보냈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5시 40분쯤 수갑이 채워진 채 영등포경찰서에 도착했다. 수갑은 천에 가려져 있었고, 수사관 2명이 이 전 위원장을 연행했다. 경찰서에 들어서기 전 이 전 위원장은 취재진에게 "이재명이 시켰나? 정청래가 시켰나? 아니면 개딸들이 시켰나? 방통위라는 기관 하나 없애는 것도 모자라서 이제 이 이진숙한테 수갑을 채우는 것이냐?"며 5분간 격앙된 어조로 항변하다 손에 찬 수갑을 여러 번 들어 보이기도 했다.

이 전 위원장은 오후 6시쯤부터 오후 9시까지 약 3시간 동안 조사를 받은 뒤 유치장에 입감됐다. 3일 조사는 오전 10시부터 재개될 예정이다. 임 변호사는 "오늘 조사에선 시간이 별로 없어 구체적인 범죄 사실보다는 실질적인 출석 요구가 있었는지 사실관계를 따졌다"면서 "출석 협의가 됐음에도 불응했다고 한 것은 경찰이 검사와 판사를 허위 공문서로 기망한 것이니 내일(3일) 바로 체포적부심을 청구하겠다"고 말했다.

영등포경찰서에는 국민의힘 조배숙·김장겸 의원 등이 찾아와 "이진숙 죽이기" "경찰을 동원한 공포·공안 정치"라며 이 전 위원장 체포에 항의하고 지지환 서장 면담까지 요구했다. 지 서장은 면담에 응하기는 했지만 별다른 대꾸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신자유연대와 자유대한호국단,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등 극우 단체들도 몰려와 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 및 집회를 열고 "정치 보복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이 전 위원장 석방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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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종묘 사적 이용 때문에 '이성계 고조부 신실' 개방

2024년 9월 3일 휴관일 김씨 일행 방문 때 '목조 제1신실' 개방 확인...유네스코 문화유산, 평소 출입 통제

김지현(diediedie)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등의 혐의를 받는 김건희(파면된 전직 대통령 윤석열의 아내)씨가 8월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대기 장소인 서울남부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김건희씨의 세계문화유산 종묘 사적 이용의 절정은 조선 왕실 최고의 신성한 장소인 종묘 영녕전 내 '목조' 신실 개방이었다. 목조는 조선을 세운 태조 이성계의 고조부다. 영부인이라는 지위를 남용한 신실 개방 행위는 윤석열 대통령실 문화체육비서관실의 지시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오마이뉴스>는 '2024년 9월 3일 종묘 영녕전 내 어느 신실이 열렸는지'를 국가유산청에 질의했다. 2일 국가유산청 측은 "목조(穆祖)를 모신 제1신실"이라고 밝혔다. 김씨가 당시 외국인 2명 등과 함께 어느 신실을 방문했는지 확인된 건 처음이다. 다만 김씨 일행 중 신실 내부에 들어간 사람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목조는 태조 이성계의 고조 할아버지로 조선의 추존 왕이다. 고려에서 문신을 지냈다. 영녕전에는 가운데 4개의 방을 양쪽 옆에 딸린 방들보다 높게 꾸미고, 각 방에 태조의 4대조인 목조, 익조, 도조, 환조와 왕비들의 신주(神主, 죽은 사람의 위패)를 모시고 있다.

조선 왕조에 있어 대대로 매우 신성한 곳인 영녕전은 1985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됐다. 또한 영녕전을 포함한 종묘는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영녕전은 평소 관람 및 출입이 엄격하게 제한되는 곳으로 통상 신실은 5월 첫째 주 일요일 종묘대제와 11월 첫째 주 토요일 추향대제 행사 때에만 열린다.

국가유산청은 최근 허민 청장이 새로 취임하면서 김씨 종묘 사적 이용 건을 자체 감찰하다가 김건희특검(민중기 특별검사)의 수사 개시로 현재 내부 감찰이 중단된 상태다.

태조 이성계 고조부 신주 모신 신실 열려


▲2024년 5월 5일 국가 사당이자 세계유산인 서울 종로구 종묘 영녕전에서 종묘대제가 진행되고 있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종묘대제는 조선의 역대 왕과 왕비의 신위를 모시는 제례의식이다. ⓒ 연합뉴스

김씨의 종묘 영녕전 신실 방문 사실은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문체위 소속)이 2일 국가유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밝혀졌다. 해당 자료 내용을 종합하면 종묘 휴관일인 2024년 9월 3일 오후 2시 50분께 김건희씨와 외국인 2명, 궁능유적본부장 이재필씨, 통역사가 방문했다. 이들은 일반인이 출입하는 곳이 아닌 비상시 사용하는 소방문을 통해 출입했다. 김씨 등은 영녕전을 거쳐 망묘루로 이동했고, 망묘루에서 차담회를 진행했다.

종묘 방문을 위해 대통령실까지 나섰다. 차담회 하루 전인 2024년 9월 2일 사전점검이 이뤄졌는데, 이 자리에는 대통령실 문체비서관실 비서관도 참여한 것으로 국가유산청은 파악했다.

"문체비서관실이 김씨 동선과 관련해 영녕전 1신실 개방을 요구했다"는 게 국가유산청의 설명이다. 이밖에도 대통령실은 의자·가구 제공 및 배치, 꽃장식 제공, 다과 준비 장소(냉장고) 설치, 창덕궁·경복궁 행사물품 설치, 형광등 교체를 국가유산청 궁능관리본부 측에 요구했다. 지시를 하달받은 종묘관리소는 차담회 전날 청소 등 시설정비에 나섰고, 이때 병풍도 설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임오경 의원은 "김건희씨 일행의 사적 사용을 위해 신실 개방을 요구한 것은 명백한 직권남용,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에 해당한다"라며 "위법성을 떠나 영부인 스스로 대한민국의 국격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사안이 국가유산 사적사용으로 결론나면 김건희씨에게 비용 및 손해배상 청구하고 담당자들은 징계를 내려야 할 것"이라면서 "특검과는 별도로 이번 국정감사에서 명확히 진실을 파헤치겠다"고 강조했다.

국가유산청은 "종묘 영녕전은 조선 왕실의 신주가 봉안된 공간으로서 신실은 제례와 보존 관리 이외의 목적으로 개방할 수 없으며, 이러한 원칙을 엄격히 지켜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건희#종묘#영녕전#이성계#목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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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3년 반, 장기 교착과 확전의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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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다송 기자
  •  
  •  승인 2025.10.02 09: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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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은 발발 3년 반이 지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전장은 동부 돈바스와 하르키우, 남부 자포리자 일대에서 여전히 격화되고 있다. 전체 전선은 교착 상태에 가까운 양상을 보인다.

전선의 특징은 대규모 돌파보다는 국지적 충돌과 소모전이다. 러시아는 동부지역 주요전선인 ‘오스킬 강’을 넘는 공세와 드론·미사일을 동원한 공격을 진행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도 마찬가지로 러시아에 대한 드론 공격을 이어가고 있으며 서방의 지원 확대를 통해 전세의 전환을 노리고 있다. 

알래스카에서 있었던 푸틴-트럼프 회담이 평화협정으로 이어지지 못한 이후, 유럽은 오히려 강경기조가 득세하며 우크라이나 지원 확대에 무게를 두고 있다. 폴란드 영공을 침범했다는 ‘러시아 드론 사건’은 나토(NATO)의 직접 대응 가능성을 자극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자국의 드론이 아니라는 입장이며 ‘러시아 악마화 캠페인’을 우려했다. 나토는 러시아 전투기가 동맹국 영토에 진입할 경우 격추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천명했지만, 이는 곧 확전 가능성과 제3차 세계대전의 불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운다.

유럽 각국은 국방예산을 늘리고 ‘드론 방벽(Drone Wall)’과 방공망을 구축하는 동시에, 복지 삭감에 반발하는 자국민의 시위와 마주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폴란드 투스크 총리는 “이것이 우리의 전쟁임을 인식해야 한다”며 EU 회원국들에게 모든 수단을 동원해 우크라이나 지원을 촉구하며 유럽의 강경한 분위기를 대변하고 있다.

미국은 여전히 우크라이나의 최대 후원국이다. 최근 유엔총회 기간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을 통해 러시아를 ‘종이호랑이’로 묘사하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빼앗은 모든 영토를 되찾을 수 있다”면서 이전과 비교하면 상당히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보이며 나토의 적극 대응을 주문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 특히 토마호크 제공 문제를 두고는 신중한 입장이다. 러시아 본토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무기가 우크라이나에 넘어가면 이는 곧 미·러 직접 충돌의 위험을 안게 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되 직접개입은 피한다’는 원칙 아래 지원을 조율하고 있다.

 

러시아는 135,000명 규모의 추가 징집령을 발표하며 장기전을 대비하는 모양새다. 전쟁으로 인한 부담에도 전시경제 체제로의 전환을 통해 전쟁 지속 능력을 확보하고 유럽의 제재에도 중국, 인도 등을 통한 에너지 수출 수익을 기반으로 국가적 역량을 유지하고 있다.

러시아는 유럽의 안보위기론을 부정하며, 오히려 유럽의 과장을 지적한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러시아는 나토와 EU를 공격할 의도가 없다”며 유럽 일각의 우려를 일축했다. 오히려 나토 회원국들에게 ‘법적 구속력이 있는 안보 보장’을 마련하자고 거듭 제안했지만 응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시선은 두 가지 쟁점에 모이고 있다. 첫째, 유럽과 나토가 군사적 지원을 어디까지 확대할 것인지, 그리고 실제로 직접 참전에 나설지가 핵심 변수다. 둘째, 미국이 지원 범위를 어디까지 설정할지, 특히 러시아 본토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무기 제공 여부가 향후 국면의 변수가 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향후를 세 가지 경우로 전망한다. 첫째, 지금처럼 소모전이 이어지는 장기 교착국면 둘째, 피로도 누적과 재정 부담으로 인한 휴전과 평화협상에 나서는 경우다. 셋째는 가장 위험한 가능성으로 나토 동맹국과 연관된 군사적 사건으로 전쟁이 확전돼 제3차 세계대전으로 번지는 경우다.

세계는 지금 기로에 서 있다. 이 전쟁이 계속되는 한 피해는 끝없이 누적되고, 불안은 유럽대륙을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될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냉정한 현실 인식이다. 유럽이 이를 외면한 채 전쟁의 수렁으로 깊이 들어간다면, 피해자는 결국 자국 국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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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투자=경제 침탈’... 5개 정당 “미국 부당 강압에 강력히 맞설 것”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5/10/03 07:28
  • 수정일
    2025/10/03 07:28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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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정당 의원들, ‘부당한 대미투자 요구 철회 촉구 기자회견’ 개최0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사회민주당 의원들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동맹무시 경제 침탈 부당한 대미투자 요구 철회 촉구 공동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10.02 ⓒ민중의소리

더불어민주당 등 5개 정당 의원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대미투자 요구를 ‘동맹국에 대한 경제 침탈’이라고 규정하며 미국을 향해 “대한민국에 대한 경제 침탈과 세계를 향한 수탈적 압박 시도를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5개 정당 소속 의원 13명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부당한 대미투자 요구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외환보유액의 84%에 달하는 3,500억달러를 현금 선불로 지급하라는 미국의 요구는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하며, 대한민국 경제를 파괴하는 무도한 압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와 관련해 ‘선불’을 강조하며 압박하고 있다”며 “이것은 단순한 압박이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삶은 상관없으니, 경제적 항복 문서에 당장 서명하라는 명백한 협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러트닉 미국 상무부장관은 우리의 투자 규모를 일본 수준인 5,500억달러(한화 약 770조원)까지 늘리라고 비공식적으로 요구했다”면서 “얼토당토않은 무도함을 넘어 경제적 수탈이자, 동맹이라 부르기조차 부끄러운 명백한 약탈”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미국의 부당한 관세 폭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면서 “당장 의약품에도 100% 품목 관세를 적용하고, 반도체의 수입 비중이 미국 내 생산을 넘어서면 100% 관세를 때리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급기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밖에서 제작된 영화에도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협박과 현금 강탈도 모자라서 미국이 도둑을 맞았다고 강변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지금 세계를 강탈하고 파괴하고 있는 쪽은 미국 자신이다. 대한민국을 배신하고, 세계를 배신한 자는 바로 트럼프의 미국”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우리는 미국의 불합리한 관세협박에 단호하게 맞설 것이다. 그리고 이어질 안보 협박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불평등하고, 부당한 강압에는 불복종으로 강력하게 맞서겠다”고 말했다.

 

 

 

여야 의원들 미 대사관 찾아 부당한 대미출자 강요 규탄 ⓒ민중의소리

얼마 전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한인 구금사태에 대한 날 선 비판도 나왔다. 이들은 “미국은 부당한 대미투자를 요구하기 전에 먼저, 조지아주에서 우리 노동자들을 수갑과 사슬로 묶어 구금하고, 비인도적 처우로 고통을 준 것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부터 내놓아야 한다”면서 “그것이 동맹국인 한국을 존중하고 행동으로 증명하는 최소한의 도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지난달 4일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조지아주 엘러벨에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을 급습해 LG에너지솔루션과 협력사 직원 등 한국인 316명을 체포했다. 당시 미국 이민당국은 한국 노동자들을 이송하는 과정에서 손발을 수갑과 쇠사슬로 결박해 논란이 됐다.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은 “대미투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얘기했듯 현금 강탈에 가깝다”며 “미국 내에서도 이러한 통상 압박이 마치 미국의 갱이 일정 보호구역을 지켜준다는 명목으로 보호비를 갈취하는 것과 같다고 얘기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이러한 방식의 현금 갈취는 승전국이 패전국에나 하는 짓이다. 우리는 동맹국이지 미국의 패전국이 아니다”라면서 “한미 동맹이 과한 요구를 하고 우리의 주권을 무시할 때는 분연히 일어나서 저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보당 손솔 의원도 “미국 조지아주 사태를 온 국민이 지켜보면서 미국이 대한민국을 도대체 어떻게 생각하고 대하는지에 대해 국민들께 물음표가 생겼다”며 “그 이후로 이어지는 관세압박, 투자강요 같은 상황이 이어지는 것을 보면서 국민들께서 불안해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손 의원은 “온 국민이 걱정하고 분노하는 사안”이라며 “원내 정당들이 오늘 이곳에 모여 대미 투자 강요 철회를 촉구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미국에)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솔 진보당 의원이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동맹무시 경제 침탈 부당한 대미투자 요구 철회 촉구 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사회민주당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0.02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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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사유] 재판의 독립성이 국민의 주권 위에 있을 수 있을까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희대 대법원장 대선개입 의혹 관련 긴급현안 청문회’에 조 대법원장과 다른 증인들이 불출석했


12.3 내란이 가져온 해악과 혼란을 빠짐없이 열거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겠지만 지금 국가 체제 자체를 가장 흔들리게 만들고 있는 것을 하나만 이야기하라고 한다면 아무 고민 없이 ‘사법 불신’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 이 사법 불신은 법원 스스로가 자처했다는 점, 그리고 지금까지 아무런 반성적 태도가 없다는 점에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 참담한 심경이 든 지 오래다. 내란과 같은 상황에서 국가를 지탱하는 마지막 기둥이 되어야 했던 사법부는 왜 이 지경이 되었을까.

모두 익히 알고 있듯이 지난 5월 1일 불과 대선을 1달 앞두고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자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을 했다. 말 그대로 나라 전체가 충격에 빠졌다. 그간 판례 경향을 뒤집은 유죄 취지의 파기환송 판결 자체도 놀라웠지만, 국민들이 충격을 받은 것은 판결에 이르는 절차의 속도였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사건이 접수되자마자 전원합의체에 회부하고 순식간에 판결을 내렸는데 사건 접수 기준으로는 34일 만에, 재판부 사건 배부 기준으로는 9일 만에 판결이 이뤄진 것이다. 당연히 이재명 대통령의 상고심은 법원 역사상 이례적으로 속전속결로 판결해버린 사건으로 기록되었다. 상황이 이렇다면 피고가 누구든 절차에 의문이 들기 마련인데 하물며 피고가 유력한 대선후보였기 때문에 유무죄 판결 여부와 관계 없이 판결에 걸린 시간과 판결의 시점 만으로도 어느 한쪽으로부터 사법부가 대선에 개입했다는 혐의를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스스로 만들었다. 이처럼 결국 조희대 대법원장과 재판부는 결과적으로 잘못된 선택을 했고 이는 지귀연 판사가 자신만의 괴상한 논리로 윤석열을 구속취소했던 사건과 함께 한국 사회를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의 사법 불신으로 몰아넣었다.

지금 정보공개센터는 이처럼 사법 불신의 발단이 된 이재명 상고심과 관련해서 대법원 법원행정처와 행정심판을 진행 중이다. 행정심판의 대략적인 내용은 이렇다. 대법원 재판부가 심리와 합의를 할 때 재판연구관 보고서가 제공되는데, 이 보고서가 대법관들 판단의 가장 중요한 자료가 된다. 정보공개센터는 이재명 대통령 사건의 재판연구관 보고서가 언제 작성되었는지, 언제 대법관들에게 배부되었는지, 그 분량은 얼마나 되는지를 법원행정처에 정보공개 청구했다. 이 정보들이 공개되면 재판부가 적절한 시간을 두고 숙고해 합의를 진행했는지 여부를 국민들이 보다 면밀하게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원행정처는 ‘심판의 합의는 공개하지 아니한다’ 내용의 법원조직법 제65조를 근거로 ‘재판연구관 보고서에 대한 이런 기초정보들이 공개되면 불필요한 논란이 일게 되어 '재판의 독립성'이 침해될 수 있다며 비공개 결정을 했다. 이에 정보공개센터는 법원행정처가 법원조직법을 지나치게 넓게 해석·적용하고 있어 국민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 재판에 대한 알권리를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취지로 행정심판을 제기한 것이다.

 

 

 

출근하는 조희대 대법원장 자료사진 ⓒ뉴스1
그런데 법원이 국민의 알권리의 제한을 주장하며 강변하는 이 ‘재판의 독립성’이라는 말이 마음을 답답하게 짓누른다.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조희대 대법원장과 법원은 판결에 신뢰가 가기 힘들 정도로 합의에 이르는 절차가 비상식적으로 빠르게 이루어져 국민들로 부터 많은 비판을 받는 것인데, 이런 비판을 불필요한 논란으로 치부하고 재판과 관련된 단순한 행정정보마저도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법원이 국민과 여론의 비판 자체를 재판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는 이야기 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법원의 인식은 다분히 권위주의적이며 재판의 독립성이라는 말을 자신들에게만 유리하게 적용하는 차원에 머문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법원이 주장하고 있는 재판의 독립성은 국민주권이라는 헌법적 가치, 국민의 감시와 참여라는 민주주의의 가치와 충돌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재판의 독립성의 본질은 국민주권과 국민의 감시와 참여를 성립하기 위해 고안된 개념이다. 국민주권과 국민의 감시와 참여와 같은 가치 보다 중요하거나 그 위에 존재할 수 있는 개념이 아니다.

즉 진실한 의미의 재판의 독립성이라는 것은 부당한 권력의 압력과 영향으로부터 법관들과 사법부 구성원들이 견고한 양심과 윤리로써 지키고 유지해야 하는 것이지 국민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관심이 지대한 재판에 대한 모든 정보를 국민의 감시로부터 감춘다고 지켜지는 것이 아니다. 조금 더 나아가 생각해보면 설령 이런 정보들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해서 국민들의 의견이나 비판이 형성되지 않는 것도 아니다. 되려 장기간 해결되지 않는 의혹과 책임 문제로 사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더욱 장기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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삥뜯는 '호구 동맹'은 끝났다...동맹관계 재정립, 지금 반드시 필요하다

평화너머, 11월 2일 부산에서 '제1회 한국평화주권대회' 개최 (전문)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5.10.01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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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0
 
평화주권행동 평화너머(평화너머)가 1일 오전 주한미군사령부가 위치한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 동창리 게이트 앞에서 주권과 국익을 강탈하는 종속적 한미동맹을 거부하는  기자회견과 행동전을 진행하고 오는 11월 2일 부산 주한미군 55보급창에서 '제1회 한국평화주권대회'를 개최한다고 알렸다. 이날 기자회견은 부산 주한미군 55보급창, 울산시청, 경상남도 진해 미군기지에서 동시다발로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평화주권행동 평화너머(평화너머)가 1일 오전 주한미군사령부가 위치한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 동창리 게이트 앞에서 주권과 국익을 강탈하는 종속적 한미동맹을 거부하는 기자회견과 행동전을 진행하고 오는 11월 2일 부산 주한미군 55보급창에서 '제1회 한국평화주권대회'를 개최한다고 알렸다. 이날 기자회견은 부산 주한미군 55보급창, 울산시청, 경상남도 진해 미군기지에서 동시다발로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관세협상에 이어 도를 넘어도 한참 넘은 이른바 '투자협상'에 '동맹현대화' 요구까지 동맹으로 일컬어지는 미국의 요구가 점입가경이다.

지난 7월 한미 정상이 구두합의한 대미 투자 규모가 3,500억 달러(약 490조 원)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월 25일 일방적으로 한국의 투자는 관세를 인하한 전제조건이라며  '선불'(up front)이라고 못박았다. 

일부 현금에 대부분을 대출·보증 방식으로 조달하겠다는 한국의 입장과 달리 미국은 직접 자본 투자 또는 현금 지출 방식으로, 뿐만 아니라 투자규모도 더 늘려야 한다고 하면서 미국이 투자에 대한 통제권을 쥐고 수익 배분도 일본식 모델(원금회수 전 5 : 5, 회수 후 미9 : 일1)을 압박하는 분위기이다.

올해부터 4년 동안 액화천연가스(LNG), 액화석유가스(LPG), 원유 등 미국산 에너지 수입에 1,000억 달러, 한국 민간기업들의 추가 투자 2,500억 달러 약속은 차치하고서라도 그렇다.

투자라고 말하지만 '강도적인 협박'으로 받아들여질 수 밖에 없는 무리한 요구가 동맹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고 있어 '이런 동맹 필요없다'는 국민의 분노와 탄성이 터져나오고 있다.

평화주권행동 평화너머(평화너머)는 1일 오전 주한미군사령부가 위치한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 동창리 게이트 앞과 부산 주한미군 55보급창, 울산시청, 경상남도 진해 미군기지에서 주권과 국익을 강탈하는 종속적 한미동맹을 거부하는 동시다발 기자회견과 행동전을 진행하고 오는 11월 2일 부산 주한미군 55보급창에서 '제1회 한국평화주권대회'를 개최한다고 알렸다.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72년을 맞는 이날 전지예 평화너머 공동대표의 사회로 캠프 험프리스 동창리 게이트앞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은 "동맹수탈은 지난 72년 동안 계속되어 왔다"며, "한국을 위험에 빠뜨리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추진을 중단해야한다"고 촉구했다.

또 "종속적 한미동맹을 넘어 서는 길이 자주와 평화, 주권을 실현하는 유일한 길"이라며, △강도적 대미투자 철회하고 한미동맹현대화 추진 중단하라! △종속적 한미동맹 필요없다, 한미동맹 해체하라! △미국의 '항공모함, 기지소유' 발언 철회하고 전략적 유연성 추진 중단하라! △한국의 대중국전쟁기지화 반대한다! △한반도 전쟁위기 부르는 한미연합훈련부터 중단하라!는 구호와 함께 앞으로 우리의 10월은 '한미동맹을 넘어서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날로 기억될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한국노동자를 쇠사슬로 묶어 겁박하는 트럼프에게 평화주권의 망치로 응징하는 모습을 보여준 상징의식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한국노동자를 쇠사슬로 묶어 겁박하는 트럼프에게 평화주권의 망치로 응징하는 모습을 보여준 상징의식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조화명 평화너머 서울대의원은 "대미 투자금액 3,500억 달러를 국민 한 사람 한사람으로 나눠보면 갓 태어난 신생아부터 일할 수 없는 노인들까지 모든 국민이 1인당 1천만 원 정도씩 부담해야 할 액수"라며, "대한민국 국민이 모두 아무 대가도 없이 미국을 위해 일하고 갖다바치라는, 한마디로 갈취하겠다는 이야기"라고 개탄했다.

"광장을 열어 무도한 대통령을 갈아치운 우리 국민들이 미국의 이런 부당한 요구를 가만히 앉아서 수용할 수는 없다"며, "트럼프의 강도적 요구를 막아내고 자주의 새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시작은 제1회 평화주권대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정욱 평화너머 대전세종충남본부 운영위원은 "미국은 아시아판 나토를 만들어 대중국 전쟁을 벌이기 위해, 한국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주둔하고 있는 주한미군과 한국군이 한국 영토밖에서 전쟁을 수행하도록 '동맹현대화'라는 포장을 씌워 압력을 가하고 있다. 국가주권을 유린하는 행위이자 내정간섭이다"이라고 하면서 "한반도는 미국의 전쟁기지가 아니다. 한국이 미국 멋대로 남의 전쟁에 개입되지 않도록 한미, 한미일 전쟁연습부터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주현 평화너머 서울대의원은 트럼프가 평택미군기지 부지소유권을 원한다고 한 언급에 대해 "평택기지는 건설 비용 약 10조원 중 90%가 한국 국민의 세금"이라며, 미국이 막대한 비용을 투입했다는 건 잠꼬대같은 소리라고 일갈했다.

또 극동 최북단의 미군기지이자 해외 미군 기지 중 최대 규모이며, 미군 전력의 신속한 전개가 가능한 평택기지를 미국이 소유하겠다는 건 "평택기지를 더욱 유연하게 운영하여 미중 대결의 전초기지로 사용하겠다는 목적이자 국방비 증액과 방위비 인상, 무기구매 확대 요구를 계속 제기하려는 의도"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영토, 군대, 인적·물적 자원 다 내놓으라는 이토록 무리하고 뻔뻔한 날강도 미국의 요구를 절대 수용할 수 없다. 이 따위 동맹이 도대체 왜 필요한가? 이제 미국과의 호구동맹을 끝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이 선포문을 낭독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이 선포문을 낭독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연희 평화너머 공동대표는 최근 미국의 첨단 무기가 계속 국내 미군기지에 배치되면서 한반도는 상시적인 전쟁위기에 시달리고 있다며 "언제까지 우리가 대중국 전초기지로서 전쟁의 위기를 감당하면서 살아야 할지 이제 물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최근 랜디 조지 미 육군참모총장이 오산 공군기지에 있는 주한미군 제35 방공포병여단을 방문했을 당시 배치가 확인된 '간접화력방어능력'(IFPC, Indirect Fire Protection Capability) 체계, 군산공군기지에 상시배치된  MQ-9 리퍼(Reaper) 무인기와 미군 중령이 대대장을 맡은 제431원정 정찰대대 창설, 그리고 군산기지 상시배치가 검토중인 최신형 스텔스 F-35A 등에 관한 것. 

이 대표는 또 주한미군은 이같은 첨단무기와 새로운 작전계획, 그리고 다국적 연합군사훈련으로 '전략적 유연성'을 실현하는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이대로 가다가는 한국은 '대중국 전초기지, 항공모함'의 처지를 벗어나지 한다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군사전략 실현을 위한 '동맹현대화'는 반드시 중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우리 정부가 대미투자를 받아들이지 않았을 때 안보보복이 우려된다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지만, "미국의 경제 수탈은 반드시 안보 수탈로 이어질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지금 맞서지 않으면, 대미투자 철회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우리는 '동맹현대화'할 수 없다. 한국은 대중국기지·항공모함 기지 발언을 철회하라'고 하지 않으면, 우리는 어디까지 끌려들어갈 지 알 수 없다는 것.

이 대표는 "한미동맹 72년을 맞아서 이제 불평등하고 종속적이기까지 한 한미 동맹을 재정립하기 위한 전 사회적인 운동이 필요한 때"라고 역설했다.

평화너머가 준비하는 제1회 한국평화주권대회는 11월 2일 부산 주한미군 55보급창에서 진행된다.

[선포문] (전문)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72년 
종속적 한미동맹을 넘어 평화주권의 길로 나아갑시
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동맹수탈이 도를 넘고 있습니다. 조지아 한국 노동자 체포구금, 3500억 달러 강도적인 대미투자 협박은 미국이 한미관계를 어떻게 취급하는지를 여실히 보여 주었습니다. 트럼프의 관세협박은 한국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유독 만만한 동맹, 수직적인 한미관계의 현주소를 보여준 일련의 사건들은 '이런 동맹 필요 없다' 우리 국민의 분노와 탄성을 터져 나오게 했습니다. 

동맹수탈은 지난 72년 동안 계속되어 왔습니다. 
오늘은 1953년 10월 1일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된 지 72년이 되는 날입니다. 상호방위조약을 근거로 맺어진 한미동맹은 지난 72년 동안 한국 사회에 군림하며 유형무형의 영향을 행사해 왔습니다. 

주한미군은 우리 땅 구석구석에 기지를 두고 주둔하며 치외법권을 누려왔습니다. 기지는 우리 국민의 삶의 터전을 빼앗았을 뿐 아니라 온갖 범죄와 인권유린, 환경파괴의 근원이 되어 왔습니다. 한국군의 실질적 작전통제권을 가진 주한미군과 주한미대사관이 4.19, 군사쿠데타와 5.18, 6월 항쟁 등 현대사의 모든 순간에 개입해 왔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며, 지난 윤석열 내란사태까지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습니다. 

무엇보다 한미동맹은 냉전기 소련 봉쇄의 수단에서 현재는 대중국 봉쇄를 우선순위에 두는 미국의 군사안보전략 실현의 수단이 되어 왔다는 점에서, 미국이 한국의 평화와 안보를 위해서 존재해 왔다는 신화부터 바로잡아야 합니다. 지난 72년 동안 미국은 자국의 패권 이익을 위해 주둔해 왔고, 미국의 패권이 약화되고 있는 지금, 더 노골적인 개입과 수탈의 민낯을 내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을 위험에 빠뜨리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추진을 중단해야 합니다.
미국은 동맹현대화라는 이름 아래 전략적 유연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주한미군과 한국군을 미국의 대중국봉쇄전략에 동원하려는 것입니다. 한반도에서 365일 전쟁연습이 진행되고, 수많은 첨단 전략자산들이 한반도로 결집하고 있는 것은 미국의 목표가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주둔의 목적도 훈련의 성격도 바뀌고 있습니다.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의 ‘한국은 중국 앞 항공모함’ 발언은 미국이 한국을 ‘대중국 전초기지’로 삼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한 말입니다. 한국 정부는 전략적 유연성만큼은 용납하기 어렵다고 했지만, 동맹현대화 추진에 동의했고, 이미 주한미군의 역할 변경은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주한미군의 역할 변경은 불평등하고 종속적인 한미동맹의 근거가 된 한미상호방위조약 조차도 위반하는 일입니다. 그러나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법제도적 통제를 벗어나 '한국군은 동원할 수 없다' 정도로 타협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허무맹랑하기 짝이 없는 트럼프의 주한미군 기지소유 발언도 그렇습니다. 그린란드, 파나마운하, 가자지구를 소유하겠다는 트럼프의 발상을 현실로 만들고 있는 것처럼 트럼프가 어떤 의도에서 기지를 소유하겠다고 했는지 따져 물어야 합니다. 기지 사용료 한 푼 내지 않고 지난 72년간 우리 땅을 마음대로 사용했고, 반환된 기지들의 환경오염 문제는 나 몰라라 한 채 자신들이 필요한 새로운 부지들을 골라가며, 세계 최대의 기지를 만든 미국입니다. 

군산 공항 활주로는 왜 미군의 소유이며, 왜 한국 땅에서 우리가 사용료를 내야 하는지 묻고 따져 바로 잡아야 합니다. 군산과 진해, 부산이 미국 해군 함정의 MRO(Maintenance, Repair, Operation)기지로, 또 다른 치외법권이자 조차지가 되는 것을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주권국가로서 도저히 용납하기 힘든 모욕적인 발언과 주장들을 더 이상 용납해선 안 됩니다.  

종속적 한미동맹을 넘어 서는 길이 자주와 평화, 주권을 실현하는 유일한 길입니다. 
트럼프의 관세협박에 인도, 멕시코, 브라질과 캐나다 등 많은 나라들이 맞서고 있습니다. 나토와 한국, 일본. 이 특별한 동맹들만 수탈의 대상이 되고 있을 뿐입니다. 오늘은 관세와 제조업이지만 다음은 안보보복과 수탈입니다. 

미국의 군사전략을 위해 한반도를 신냉전 전쟁터로 내줄 수 없습니다. 하나를 내어주면 전체를 빼앗으려 드는 것이 한미동맹과 미국 패권의 본질입니다. 종속적인 한미동맹으로는 달라진 질서에서 주권과 평화는커녕 살아남을 수조차 없습니다. 동맹의 민낯이 드러난 지금, 지금이야 말로 한미동맹을 넘어설 때입니다.

한미동맹과, 한미동맹의 상징이자 근거인 주한미군과 기지문제를 해결해야 온전한 자주국가로 설 수 있습니다. 당장 미국의 대미투자 압박에 맞서는 것부터, 한미연합군사연습을 중단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오는 11월 2일 한국평화주권대회는 자주와 평화주권을 되찾기 위한, 본격적인 싸움의 시작을 알리는 대회입니다. 위대한 민중항쟁의 역사를 가진 우리는 지난 윤석열 퇴진투쟁을 통해 또다시 ‘과거가 현재를 돕는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이제 종속적인 한미동맹과 결별하고, 평화와 주권을 위해 투쟁해왔던 지난 72년간의 힘을 바탕으로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가고자 나섭니다. 
한미동맹 72년, 10월은 트럼프 미국의 강도적 대미투자 철회와 한미동맹을 넘어서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날로 기억될 것입니다. 함께 해 주십시오. 
 
강도적 대미투자 철회하고 한미동맹현대화 추진 중단하라!
종속적 한미동맹 필요없다, 한미동맹 해체하라! 
미국의 ‘항공모함, 기지소유’ 발언 철회하고 전략적 유연성 추진 중단하라! 
한국의 대중국전쟁기지화 반대한다!
한반도 전쟁위기 부르는 한미연합훈련부터 중단하라! 

 

2025년 10월 1일
평화주권행동 평화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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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국제학자 눈에 비친 이재명의 '국익 실용 외교'

이유 에디터

yooillee2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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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교안보

  • 입력 2025.10.02 05:30

  • 수정 2025.10.02 08:31

  • 댓글 0

"미·일과 협력, 대중 도발 회피…세심한 균형 잡기"

"이재명 대미 외교, 노무현·문재인과 달라"

"한국민 구금 사태, 반미 감정 기름 부어"

시진핑 APEC 참석, 한중 관계 해빙 신호

"윤석열 때 서울의 친미 편향으로 악화"

"푸틴 초청, 이재명의 다자 외교 의지"

"미국, 일본과의 협력을 유지하면서도 중국에 대한 도발을 피하는 신중하고 세심한 균형 잡기를 보여준다."

베트남 호찌민시립 교육대 국제학부의 카오 응우옌 칸 후옌 박사는 '한국의 APEC 정상회담. 이재명 '실용' 외교를 위한 시험대'란 29일 자 <더디플로매트> 기고에서 지난 5개월 이재명 대통령의 정상외교 행보를 이렇게 평가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위싱턴 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SNS를 통해 한국이 정치적으로 불안정하다는 글을 올려 회담 전망을 어둡게 만든 바 있다. 2025.8.26 EPA 연합뉴스

베트남 국제학자가 본 이재명 '실용 외교'

"미·일과 협력, 대중 도발 회피…균형 잡기"

칸 후옌 박사는 "취임 이후 이재명의 '신중한 외교'는 명백했다. 그의 첫 해외 순방은 미국이나 중국이 아닌 일본이었다"며 "더구나, 도쿄(8월 23일), 워싱턴(8월 25일)과의 정상회담을 준비하면서도, 박병석 전 국회의장이 이끄는 특사단을 베이징에 파견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사하게, 이재명 자신은 중국의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불참했지만, 그의 자리에 우원식 현 국회의장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이 첫 해외 순방으로 미국과 일본을 방문하면서도 중국을 '배려'한 대목에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동아시아에서 한국과 비슷한 '중견국'으로서 미·중 간 자주적 균형 외교를 펴는 베트남의 국제 전문가가 이재명 외교를 평가한다는 점에서 경청할 만하다.

칸 후옌 박사는 윤석열 정권의 친미, 반중 외교를 소환해 "전임 정부가 두 강대국 관계에서 균형 잡기에 실패한 것은 이재명 대통령에겐 값비싼 교훈으로 남아 있다. 이 대통령은 '실용적 유연성' 독트린을 통해 한미 동맹을 강화하는 동시에 한중 관계를 안정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0월 31일 경주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 동시에 '참석'하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워싱턴과 베이징 모두 경주 정상회담에 참석한다면, 한국은 균형 전략을 가동하고 가장 중요한 두 파트너와의 양자 관계를 개선할 중요한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부산 누리마루 APEC 하우스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9.30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이재명 대미 외교, 노무현·문재인과 달라"

"한국민 구금 사태, 반미 감정 기름 부어"

대미 외교에서 노무현,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 대통령의 '차이'도 부각했다. 그는 "노무현이나 문재인 같은 이전의 진보 지도자들과 달리, 이재명은 '상대적 자율성'의 입장에서 워싱턴에 접근하거나 의존도를 줄이고, 양자 관계에 긴장시켰던 정책들을 추구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대신, 그는 미국 관세 압력에도 대화를 우선하는, 더 부드럽고 유연한 접근을 선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칸 후옌은 8.25 한미 정상회담을 이재명 정부의 성과로 평가하면서도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 등 관세 협상 후속 협의에서 도전을 겪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미 관계에서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 합의는 잠복한 위험에 비유되며, 통화 스와프 약정과 신중한 정책 조율이 없으면 한국은 재정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더구나 9월 초에 미국의 불법 노동 단속 중 한국민 300명의 구금은 한국 내에서 반미 감정에 기름을 부었고, 양자 관계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논평했다.

 

9월 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의 리셉션 장에서 함께 서 있는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일본경제신문 9월 3일

시진핑 APEC 참석, 한중 관계 해빙 신호

"윤석열 때 서울의 친미 편향으로 악화"

시진핑의 APEC 참석에도 주목했다. 이를 두고 칸 후옌은 "윤석열 대통령 때 서울의 친미 편향으로 악화된 한중 관계의 '해빙' 신호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윤석열은 심지어 작년 12월 자신의 계엄령 선포를 정당화하고자 중국의 정치 개입을 비난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을 베이징은 물론, 지난 4월 윤석열을 탄핵한 한국의 헌법재판소도 근거 없다고 일축했다"고 썼다.

칸 후옌은 또한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트럼프와 시진핑 간 미·중 정상회담이 열리면 관세, 무역 분쟁, 공급망 회복 등의 주요 협상 분야에서 일정한 진전을 이룰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그러나 APEC 기간 중 북미 협상 또는 남북 대화 재개의 실현 가능성은 현재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핵 보유' 의지와 대남 적대적 태도로 볼 때 거의 없다고 봤다.

다만 김정은이 9월 21일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만약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현실을 인정한 데 기초해 우리와의 진정한 평화 공존을 바란다면 우리도 미국과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 것을 두고 칸 후옌은 "워싱턴과의 대화의 문을 열어 두었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의 발언이 트럼프가 APEC에서 시진핑과의 회담 사실을 발표한 지 사흘 만에 나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칸 후옌은 "이는 평양이 중·미 역학 관계를 계속 면밀하게 모니터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이번에 아니어도 내년 초 트럼프의 방중을 계기로 북미 정상회담 재개 가능성을 점쳤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6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화상 회의를 하고 있다. 2025. 09. 26 [스푸트니크=AP=연합뉴스]

러시아 푸틴 APEC 초청 자체에 의미 부여

"다자 외교에 대한 이재명 정부 의지 과시"

칸 후옌 박사는 또한 한국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APEC에 초청했다는 러시아 타스 통신의 보도를 거론한 뒤 "만약 올해 정상회의에 미국과 중국, 그리고 혹시 러시아까지 온다면, 이재명 정부의 주목할 만한 외교적 성과가 될 것이고, '동서양의 가교'로서 한국의 역할을 강화하고 지난 몇 년의 정치, 경제, 사회적 혼란 이후 아시아에서 선도적 위치를 되찾으려는 노력을 보여준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러시아의 참여는 불확실하지만, 서울의 초청은 이재명 정부의 다자 외교에 대한 의지를 과시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와 북한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감안할 때, 대러 관계 강화는 남북대화를 촉진하고 실용적이면서도 유연한 외교 전략을 가동할 또 다른 경로를 서울에 제공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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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한 트럼프 미국의 미래...100년 전에 이미 예견됐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5/10/02 08:59
  • 수정일
    2025/10/02 08:59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임상훈의 글로벌리포트] 20세기 영국과 21세기 미국의 평행이론

25.10.02 06:58최종 업데이트 25.10.02 06:5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월 30일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화이자와의 약가 협상 발표를 하고 있다.EPA/연합뉴스

역사는 종종 반복되듯이, 강대국이 정점에 오른 뒤 도전에 맞서는 순간은 놀랍도록 닮아 있다. 이는 패권이 본질적으로 내부 압력과 외부 도전 사이의 긴장 속에서 유지되기 때문이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영국은 세계의 패권국이었지만, 후발 산업국들의 추격을 받으며 점차 흔들리기 시작했다. 영국은 보호무역 관세와 배타적인 특권으로 제국을 떠받치려 했으나, 그 같은 대응은 오히려 쇠퇴를 가속시켜 세계 패권을 내주게 만들었다.

20세기 초 영국의 실패, 그대로 따라가는 트럼프

오늘날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아래에서 새로운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아메리카 퍼스트'라는 기치 아래 관세, 경제 민족주의, 다자주의 리더십 이탈을 강화하며, 스스로가 주도해 온 국제 질서의 토대를 흔들고 있다.

이러한 정책 궤적이 20세기 초 영국의 실패한 선택과 놀라울 만큼 평행하다는 점은, 단순한 역사적 유사성을 넘어 오늘의 미국이 같은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로 읽힌다.

트럼프는 제조업 일자리 상실과 무역적자를 명분으로 전면 관세를 밀어붙이고 있다. 1기 임기에는 중국과의 관세전쟁과 철강·알루미늄 관세가 시행됐고, 2기 들어서는 "해방의 날"까지 선포하며 관세의 범위와 강도를 한층 더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4월 5일, 미국은 전 품목에 10% 일괄 관세를 부과했고, 4월 9일부터는 대미 무역적자 규모에 따라 국가별 추가 관세를 얹는 이중 구조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10월 초 현재, 관세는 생활·주거 분야까지 확대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조치들을 보면, 미국의 관세 압력은 산업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중장비 트럭에 25%, 철강·알루미늄에 최대 50% 관세가 부과되며 제조업 가치사슬 전반에 직접 충격을 가하고 있다. 여기에 브랜드·특허 의약품에는 100% 관세를 예고하면서 미국 내 공장 착공 시 면제를 부여해 사실상 기업 투자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생활과 직결된 품목들도 관세 대상에 포함되었다. 소프트우드 원목(10%)과 가구·주방 캐비닛(25%)이 대표적이며, 이는 주택 건설과 소비재 가격에 파급 효과를 낳고 있다. 이처럼 관세 확대는 수입 물가와 공급망 비용을 밀어 올리는 동시에, 상대국의 보복 관세를 유발할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이러한 조치들은 단기적 산업 보호 효과와 달리 장기적으로는 비용 상승과 동맹 갈등을 불러오며, 미국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20세기 초 영국 역시 비슷한 길을 걸었고, 그 결과는 패권 쇠퇴로 이어졌다.

영국은 19세기 내내 자유무역의 선구자로 군림했지만, 미국과 독일 같은 후발 산업국들이 높은 관세와 적극적인 산업 정책으로 추격하면서 점차 우위를 잃어갔다. 수출 둔화와 실업 문제로 국내 정치적 압력이 커지자 자유무역을 고수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다.

1932년, 영국은 마침내 수입관세법을 제정해 대부분의 수입품에 기본 10% 관세를 부과했다. 다만 일부 원자재와 식량, 그리고 특정 제국 내 제품은 예외를 적용받았으며, 이후에는 수입관세자문위원회 권고에 따라 품목별로 추가 관세가 더해졌다.

같은 해 열린 오타와 회담에서는 제국 특혜 체제를 공식화하여, 영연방 내부에는 특혜를 주고 외부에는 장벽을 세우는 이중 구조를 제도화했다. 이는 영국이 스스로를 제국 블록에 가두는 선택이었으며, 기존의 개방적 무역 질서와 결별을 의미했다.

이러한 조치는 단기적으로 산업 보호와 제국 내부 결속을 강화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곧 소비자 물가 상승과 해외 보복관세가 뒤따르면서 영국 경제는 새로운 제약에 직면했다.

더 큰 문제는 보호막 안에 있던 산업이 경쟁 압력을 잃고 점차 혁신 능력을 상실한 것이었다. 결국 영국은 장기 침체의 길로 들어섰고, 세계 경제 질서의 주도권도 미국에 내줄 수밖에 없었다.

역사의 경고

영국 국기연합=OGQ

무역과 통화 질서에서 나타나는 평행은 단순한 표면적 유사성이 아니다. 미국이 WTO 무력화와 TPP 탈퇴로 다자 규범에서 이탈하자,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CPTPP와 RCEP 같은 '미국 없는'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이는 1932년 영국이 오타와 회담을 통해 제국 특혜 블록으로 후퇴하며 세계 무역을 배타적 구획으로 쪼갠 것과 같은 구조다. 두 경우 모두 보편적 규칙을 버리고 자기 블록에 의존한 결과, 단기 협상력은 커졌지만 세계 질서의 신뢰와 개방성은 약화됐다.

통화 질서에서도 구조적 평행은 드러난다. 달러는 여전히 세계 외환보유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중심 통화로 기능하지만, 관세·제재의 무기화와 누적되는 재정 불안은 점차 신뢰의 균열을 키우고 있다.

달러가 당장 무너질 일은 없지만, 신뢰의 소모가 누적되면 장기적 퇴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된다. 과거 영국의 파운드가 전간기(戰間期)에 겪은 운명이 이를 잘 설명해 준다.

1925년 금본위 복귀는 과대평가된 파운드를 낳아 수출 경쟁력을 갉아먹었고, 1931년 금 태환 포기는 국제적 신뢰를 무너뜨렸다. 군사력이나 경제 규모가 줄어서가 아니라, 기축통화의 핵심인 신뢰가 손상되었기 때문에 파운드는 결국 달러에 자리를 내준 것이다.

이 점은 오늘날 달러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미국의 경제 규모와 군사력이 여전히 막강하다 해도, 관세·제재의 무기화와 재정 불안정이 누적되면 기축통화의 토대인 신뢰가 균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역사는 분명한 경고를 남기고 있다. 영국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채무국으로 전락하고, 산업 경쟁력은 미국과 독일에 밀리며, 실업과 무역적자가 쌓이는 구조적 압력에 직면했다.

자유무역을 유지할 힘이 약화되자, 단기적 돌파구로 보호관세와 제국 특혜에 의존했다. 그러나 그 길은 곧 고립과 쇠퇴로 이어졌다. 산업의 혁신은 둔화됐고, 무역 질서는 블록으로 쪼개졌으며, 파운드의 권위마저 흔들린 끝에 패권은 미국으로 넘어갔다.

현재의 미국 역시 비슷한 압력에 놓여 있다. 제조업 일자리 상실, 만성적 무역적자, 그리고 재정 불안이 결합하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제재·규범 이탈로 대응하고 있다. 이것은 장기적으로 동맹 갈등, 혁신 둔화, 달러 신뢰의 균열을 초래할 위험이 크다.

특권은 패권을 지켜주지 못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월 18일 영국 에일즈베리 인근 총리 별장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패권은 특권이 아니라 책임이다. 특권처럼 사용되는 패권은 단기적 이익에 매달리고 즉흥적 결정을 부추긴다. 순간의 불만을 달래기 위해 관세를 높이고, 내부 지지를 얻기 위해 규칙을 깨뜨리는 태도가 바로 그렇다.

그러나 책임으로 이해되는 패권은 다르다. 그것은 긴 호흡으로 세계 질서를 바라보며, 동맹과 경쟁자 모두가 예측 가능한 환경 속에서 움직일 수 있도록 신뢰를 지켜내는 일이다. 단기적 유혹을 절제하고, 장기적 안정과 공공선을 위한 결정을 내릴 때 비로소 패권은 유지된다.

100년 전 영국은 급변하는 세계 속에서 패권국으로서의 책무를 감당할 역사적 혜안과 철학적 통찰을 갖추지 못한 채, 눈앞의 압력과 조급한 계산에 매달렸다. 그 결과 산업은 쇠퇴하고 무역 질서는 분열되었으며, 파운드의 위신은 무너졌다.

오늘날 미국의 모습이 불안한 것은 바로 이 지점에서다. 세계 패권을 특권처럼 휘두르는 순간, 책임의 긴 호흡은 사라지고 단기적 정치 계산이 자리를 대신한다. 그러나 역사는 반복적으로 보여준다. 특권은 패권을 지켜주지 못한다.

현재의 미국은 100년 전의 영국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초강대국이다. 군사력, 기술력, 금융 인프라, 그리고 글로벌 네트워크의 깊이에서 미국을 대체할 나라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폭주하는 태도가 위험하다. 오늘날의 세계는 20세기 초와 달리 기술 혁신이 질주하고, 자본과 정보가 국경을 가로질러 실시간으로 이동하며, 신흥국들의 집단적 협력이 과거보다 훨씬 민첩하게 전개된다.

초강대국의 지위가 단단해 보일지라도, 신뢰를 소모하는 순간 균열은 예기치 않게 확대될 수 있다. 달러의 권위 역시 힘이 아니라 신뢰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잊는다면, 미국은 스스로 만든 질서 속에서 오히려 고립될 수 있다.

무너진 제국들의 뒷모습은 흔히 비슷한 흔적을 남겼다. 그 공통점은 힘의 부족이 아니라, 힘을 잘못 쓴 오만이었다. 외부의 도전은 늘 있었지만, 패권은 내부의 오만이 그 도전을 오독할 때 무너졌다.

#미국 #영국 #트럼프 #임상훈의글로벌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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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년 전 대구 “미군은 물러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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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호석 기자
  •  
  •  승인 2025.10.01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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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인민항쟁' 79주년

미군정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이는 노동자와 시민
미군정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이는 노동자와 시민

1946년 10월 1일, 대구지역 400여 개 공장 노동자와 시민 1만여 명이 거리로 뛰쳐나와 “미군은 물러가라”고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발포했다. 시민 1명이 총에 맞아 희생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대구 시민 1만5천여 명이 밤새 항의 시위를 이어갔다.

10월 2일 오전 10시, 대구경찰서 앞 광장에서 항의 집회가 이어졌다. 한 청년이 분노에 찬 연설을 하던 그 순간 날카로운 총성이 울렸다. 연설하던 그 청년이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사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계속해서 5명의 연사가 연단에 올랐다. 그들 역시 차례로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져 갔다.

순식간에 벌어진 이 같은 참변은 운집해 있던 시민의 분노를 일거에 폭발시켰고 원한의 표적이었던 경찰서를 향해 맨몸으로 돌진하게 만들었다. 탄압의 아성인 경찰서를 때려 부수고 무기를 탈취했다. 무장한 시민은 100여 명씩 대오를 지어 시내의 모든 파출소를 공략함으로써 대구 전체를 완전히 장악했다.

‘10월 인민항쟁’은 이렇게 시작됐다.

10월 2일 오후 6시, 미군정청은 대구지역 일원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탱크와 기관총으로 무장한 미군이 대구 시민을 무자비하게 진압했다. 그러나 한번 점화된 봉기의 불길은 대구와 인접한 영천, 의성, 군위, 왜관, 선산, 그리고 포항, 영일 등지로 무섭게 번져 갔다. 이르는 곳마다 미군정에 대한 민중의 사무친 증오심이 폭발했고, 미국의 식민통치는 뿌리째 흔들리고 있었다.

항쟁의 불길은 전국으로 확대됐다. 10월 3일 서울시민 1만여 명이 미군정청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경기도 광주에서는 경찰서를 습격하여 수감 중인 애국자들을 석방시켰다. 대전에서는 시위에 참여한 시민 31명이 체포됐다. 전라도에서는 화순탄광을 필두로 도내 전역이 봉기에 돌입했다. 화순탄광 노동자 5천여 명이 파업에 돌입, 이중 3천여 명이 광주로 향했다. 이에 발맞추어 목포 지역 전화 교환원들이 파업을 단행했다. 이들은 미군 병력이 투입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모든 통신을 마비시켰다.

10월 인민항쟁이 벌어진 곳
10월 인민항쟁이 벌어진 곳

한편 미 군정은 미군과 친일 경찰, 그리고 정치 깡패 등을 총동원해 피비린내 나는 진압 작전을 펼쳤다. 그들은 38선 이남 전역에 계엄령을 선포함으로써 언론 활동을 전면 통제하는 등 삼엄한 통제망을 펼쳤다. 대구에서는 10인 이상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도 금지됐다.

10월 7일 마산에서는 미군과 경찰이 시위 중인 시민 6천여 명을 향해 무차별 사격을 가했다. 12월 중순 전주에서는 시위자를 함정에 몰아넣은 후 말을 타고 돌진, 곤봉과 소총 개머리판을 휘둘러 아이와 여성 20여 명을 피투성이로 만들어 죽였다.

 

3개월 동안 계속된 ‘10월 인민항쟁’ 과정에 1,50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26,000여 명이 중상을 입었고, 무려 15,000여 명이 체포‧구금됐다.

당시 주요 정당 및 사회단체가 연석회의를 통해 시국선언에 해당하는 의견서를 발표했다. 의견서에서 ‘10월 인민항쟁’이 발발한 원인을 3가지로 정리하고 있다.

1. 조국해방 전도에 대한 절망감에서 오는 격렬한 울분

2. 경찰 및 각 행정기관 내에 박혀 횡포한 행동을 하는 민족반역자, 친일파 및 군정에 아첨하는 신형 왜놈 등 친일 반동분자에 대한 극도의 증오

3. 가혹한 공출제에 대한 반감과 식량난으로 인해 해방 이전보다 더 불행한 처지에 대한 반발의식

하지만, 잔인한 진압을 명령한 미군정 장관 하지의 생각은 달랐다. 하지는 “공산주의자들의 선동과 지령이 없었다면 10월 2일의 피비린내 나는 제 사건들이나 혼란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간단히 말해 10월 봉기는 공산주의자들이 조종한 것이지 결코 자발적으로 일어난 것은 아니었다”라고 단정했다.

‘10월 인민항쟁’에서 표출된 우리 민족의 조국해방 의지에 놀란 미 군정은 1946년 12월 남조선 과도입법의원을 개원한다. 이듬해 7월 ‘입법의원’은 친일파 청산을 위해 ‘민족반역자·부일협력자·간상배에 대한 특별조례법률안'을 제정해 미군정청에 제출한다. 하지만, 미군정 장관 하지가 비준을 거부함에 따라 실제 실시되지 못한다. 하지가 거부권을 행사한 이유는 당시 미군정청 산하 경찰‧군인‧관료‧기업인 약 70%가 친일파로 구성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 법률이 시행될 경우 이들 대부분이 청산 대상이 되는 상황을 감당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와 관련해 당시 미군정청 경무국장 매글린은 “만약 그들이 과거에 일본을 위해 일을 잘했다면 그들은 우리 미국을 위해서도 일을 잘해 줄 것”이라며 친일파들을 계속 등용했다. 그렇게 살아남은 친일파들은 숭미주의자로 둔갑해 한미동맹을 부르짖으며 지금까지 떵떵거리고 있다.

‘10월 인민항쟁’으로부터 79년의 세월이 흘렀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폭탄에 이어 조공을 강요하고 있다. 한국 노동자를 노예처럼 쇠사슬로 묶어 구금한 것도 모자라 미국 비자를 얻으려면 1억3천만 원을 내라며 ‘삥’을 뜯는다. 트럼프 행정부의 한국에 대한 시각은 미군정 장관 하지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

79년 전 ‘10월 인민항쟁’은 여전히 우리에게 묻고 있다. “우리의 주권은 어디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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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진 것 보다 더 심각... 일본 대미투자 양해각서의 실체

[강명구의 뉴욕 직설] 한국이 대미 투자 협상에서 피해야 할 세 가지 함정

25.10.01 06:57최종 업데이트 25.10.01 06:57

지난 2월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AP/연합뉴스

미국과의 3500억 달러 투자 협상 관련해서 통화스와프, 비자 문제 등 다양한 조건들이 논의되고 있다. 이런 공론화는 바람직하다. 더 많은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고 토론되어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반드시 검토해야 할 선례가 있다. 지난 9월 4일 일본이 서명한 5500억 달러(770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양해각서(MOU)다. 일부 내용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지만, 실제 합의 내용은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구조적 문제를 갖고 있다.

첫째, 투자가 실패해도 미국 정부는 법적·재정적 책임을 전혀 지지 않는다. 둘째, 일본은 투자자의 권리도 채권자의 보호도 받지 못하는 기형적 지위다. 셋째, 투자를 거부하면 관세 인상과 수익률 감소라는 이중 페널티를 받도록 설계되어 있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부당한 요구를 소상히 알려 일본의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함정 #1] 돈을 대는 일본, 책임 없는 미국

일본 양해각서에서 가장 충격적인 것은 일본이 770조 원을 대면서도 투자자도 채권자도 아닌 기형적 지위를 받아들였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투자자는 경영 참여권과 의사결정 승인권을 갖는다. 그러나 일본은 투자처 선정부터 운영까지 아무 권한이 없다. 미국 대통령이 결정하고, 상무장관이 감독하며, 일본은 '협의' 대상일 뿐이다.

채권자로서의 보호도 없다. 채권자라면 담보권, 우선변제권, 원금 보장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양해각서 어디에도 이런 보호 조항은 없다. 투자가 실패하면 손실은 100% 일본이 부담한다. 미국은 법적·재정적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롭다.

특수목적법인 설립을 통한 투자 조항이 그 비밀이다. 양해각서 제11조는 모든 투자마다 별도의 특수목적법인(SPV)을 설립하도록 명시한다. 일본의 투자금은 미국 정부가 아닌 이 특수목적법인에 들어가는 구조다. 투자가 실패하면 특수목적법인만 파산하고, 미국 정부는 '별도 법인의 문제'라며 법적 책임을 회피할 수 있다.

제17조는 더욱 충격적이다. 미국은 각 특수목적법인의 모든 투자 결정권을 행사하면서도 "투자에 대한 어떠한 판단이나 행위에도 책임지지 않으며 수탁자 의무도 없다"고 명시했다. 권한은 100% 갖되 책임은 0%인 구조다.

이는 전형적인 '도덕적 해이' 구조다. 의사결정권자(미국)와 위험부담자(일본)가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 성공하면 초과이익의 90%를 미국이 가져가지만, 실패하면 손실 100%를 일본이 부담한다. 이러한 비대칭적 보상 구조는 필연적으로 과도한 위험 추구를 유발한다. 고위험 투자가 대박 나면 미국이 90%를 차지하고, 실패하면 그 손실을 전액 일본에 전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투자 결정권자가 정치적 행위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업적 타당성보다는 정치적 고려가 우선될 개연성이 크다. 러스트벨트 지역의 고용 창출, 경합주 유권자 배려, 중국 견제를 위한 전략적 투자 등 정치적 투자가 상업성보다 우선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기형적 구조는 금융 교과서 어디에도 없다. 투자자와 채권자의 불리한 조건만 선별적으로 결합한, 오직 돈을 대는 쪽만 손해 보도록 설계된 구조다. 향후 교과서에 최악의 불공정 합의의 사례로 등장할 만한 합의다.

[함정 #2] 성공해도 일본이 손해 보는 수익 배분 구조

지난 24일(현지시간)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유엔 총회 기간 중 미국 뉴욕의 파크레인 호텔에서 기자회견 후 자리를 떠나고 있다.AFP 연합뉴스

일본이 투자자도 채권자도 아닌 기형적 지위를 받아들였다면, 최소한 수익 배분만큼은 공정해야 한다. 그러나 양해각서가 설계한 수익 배분 메커니즘은 일본의 불리한 지위를 더욱 악화시킨다. 언론은 "원금 회수까지 50:50, 이후 90:10"이라고 단순화했지만, 실제 구조는 복잡한 계산식으로 일본의 손실 가능성을 숨기고 있다.

핵심은 일본이 받아야 할 '기준 배분액(Deemed Allocation Amount)' 계산식이다. 기준 배분액은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먼저 이자는 미국 단기금리에 추가 금리를 더해 계산하고, 원금은 투자액을 프로젝트 수명으로 나누며, 여기에 못 받은 금액의 이월분을 합산한다.

예를 들어, 100억 달러를 투자한 경우를 보자. 미국 금리를 기준(단기금리 4.5% + 스프레드 1% = 5.5%)으로 연 5.5억 달러의 이자가 발생하고, 100억을 20년에 나눠 갚는다고 보면 연 5억 달러의 원금 상환이 더해져, 일본이 매년 받아야 할 기준 배분액은 10.5억 달러가 된다.

얼핏 보면 은행에 돈을 빌려준 것처럼 안정적이다. 매년 10.5억 달러씩 20년간 받으면 원금과 이자를 모두 회수하는 구조다. 하지만 은행 대출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 은행은 기업이 망해도 담보를 처분해 원금을 회수하지만, 이 양해각서에는 담보도 원금 보장도 없다. 오직 프로젝트가 실제로 벌어들인 현금이 있을 때만 받을 수 있다.

프로젝트 수익이 기준 배분액보다 적으면 일본은 극히 일부만 받는다. 기준 배분액이 10억 달러인데 프로젝트가 5억 달러만 벌었다면, 일본은 2.5억 달러(50%)만 받고 나머지 7.5억 달러는 장부에만 쌓인다. 프로젝트가 끝날 때까지 수익이 부족하면 이 돈은 영원히 받을 수 없다.

프로젝트가 성공해서 기준 배분액을 다 채워도 문제다. 초과 수익의 90%는 미국이 가져가고 일본은 10%만 받기 때문이다. 프로젝트가 대박 나서 1000억 달러의 초과 수익이 나도, 일본은 100억 달러만 받는다.

구조적 불리함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 일본의 기준 배분액은 늘어나지만 프로젝트 수익은 그대로다. 결과적으로 일본이 실제로 받을 수 있는 비율은 더 줄어든다. 프로젝트가 실패하면 손실 100% 부담, 성공해도 초과 수익의 10%만 수령. 망해도 손해, 흥해도 손해인 구조다.

[함정 #3] 거부하면 더 큰 손해, 형식뿐인 선택권

양해각서 제8조는 일본이 "독자적 재량으로" 특정 투자를 거부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 하지만 이 거부권 또한 허울에 불과하다. 일본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순간 더 큰 손해를 보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일본이 투자를 거부하면 세 가지 벌칙이 즉시 작동한다. 첫째, 수익 배분에서 이자를 받을 권리가 영구히 사라진다. 앞에서 설명한 대로 '기준 배분액'을 통해 일본은 매년 이자와 원금을 합쳐 받기로 되어 있다. 그런데 한 번이라도 투자를 거부하면 '개정 배분액'이라는 것으로 바뀌면서 이자가 통째로 사라진다. 더 나쁜 것은 이것이 거부한 그 투자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 다른 모든 투자에도 영구적으로 적용된다는 점이다. 일례로, 100억 달러 투자 하나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5500억 달러 전체 투자의 이자가 사라져 버리는 구조다.

둘째, '캐치업 메커니즘'이 발동된다. 이것은 미국이 일본보다 먼저 돈을 챙기는 장치다. 일본이 100억 달러 투자를 거부했다면, 미국이 다른 투자에서 100억 달러를 먼저 회수할 때까지 일본은 불리한 조건으로 받는다. 예를 들어 다음 투자에서 200억 달러 수익이 나도, 미국이 먼저 100억을 챙긴 후 남은 100억만 분배한다. 이 기간 동안 일본은 이자도 받지 못한다.

셋째, 미국 대통령이 재량으로 일본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양해각서는 "일본이 성실히 이행하는 동안 관세를 인상하지 않는다"고 쓰여 있다. 이를 역으로 이해하면, 일본이 45일 내 투자 이행을 거부하면 언제든 관세를 임의의 수준으로 올릴 수 있다는 뜻이다.

더욱 교묘한 것은 제21조가 이 양해각서를 "법적 구속력 없는 행정적 양해"라고 명시한 점이다. 얼핏 보아, 법적 의무가 없으니 일본이 빠질 수 있을 것 같지만, 현실은 다르다. 트럼프는 이미 "약속 어기면 관세 25% 이상"이라고 공개 협박 중이다. 법적 구속력은 없어도 경제적 압박은 언제든 가동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일본의 거부권은 있으나 마나 한 것이다. 거부하면 수익률 하락, 캐치업 벌칙, 관세 인상이라는 삼중고가 기다린다. 협상의 핵심인 '아니오'라고 말할 힘이 완전히 무력화된 것이다. 2029년까지 4년간 일본은 미국이 요구하는 거의 모든 투자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이것이 단순한 투자가 아닌 '경제적 종속'인 이유다.

일본의 오류를 반복하지 말아야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 소속 민주노총, 진보당 등 정당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네거리에서 집회를 열어 한국노동자 구금과 인권유린을 규탄하고, 트럼프 대통령 사과, 관세협박 중단, 대미투자 철회 등을 촉구하며 미국대사관앞까지 행진을 벌였다.권우성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타임> 인터뷰에서 미국이 요구한 투자 합의서에 서명했다면 탄핵당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3500억 달러는 선불"이라고 공개 발언한 점이다. 일본도 2029년까지 나눠서 투자하는데 한국은 한꺼번에 내라는 것인가? 일본보다 더 나쁜 조건을 요구받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는 미국의 요구 조건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일본 정부가 국민에게 불평등한 조건을 미리 알렸다면, 결코 이런 양해각서에 서명하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 정부도 핵심 쟁점을 국민에게 소상히 알려야 한다. 투자 실패 시 손실은 누가 부담하는지, 거부권은 실질적으로 보장되는지, 환율과 금리 리스크는 누가 지는지. 미국 측 요구의 실상을 정확히 알수록 국민은 올바른 판단을 하고 정부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줄 것이다.

#미일투자양해각서 #관세협상 #대미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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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구치소서 교정직원 7명 심부름꾼으로 부렸다' 교도관 카페에 폭로글 올라와

이대희 기자  |  기사입력 2025.10.01. 07:27:37

 

지난 1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 수괴 혐의로 구속돼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을 당시 '교정직원 7명을 징발해 윤석열의 심부름꾼으로 부렸다'는 내용의 글이 현직 교도관임을 인증해야 가입 가능한 온라인 카페게시판에 올라온 것으로 확인됐다.

 

1일 <한겨레>를 보면 현직 교도관임을 인증해야 글을 쓸 수 있는 한 온라인 카페게시판에 '탄핵 후 법무부에서 감사해야 할 일들'이라는 제목으로 '교정 보안 직원 7명을 차출해 사동 도우미로 부렸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이 게시된 시점은 지난 3월 8일 윤 전 대통령이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으로 출소한 지 한 달 만인 지난 4월 4일이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15일 체포돼 구속된 뒤 52일 동안 서울구치소에서 수감 생활을 했다.

익명의 게시자는 이 글에서 '윤석열이 어떻게 외부에서 들어온 미용사의 손질을 받았는지, 지시한 자에 대한 책임', '특별한 사정이 없음에도 주말과 휴일에 변호사 접견을 무한정하게 한 근거와 지시자에 대한 조사' 등 7가지 사항을 감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교정보안 직원 7명을 징발해서 윤석열의 심부름꾼 및 사동 도우미로 부렸는데, 그 지시를 한 사람(과) 그 직원들이 3부제로 운영되어 24시간 수발을 들었는데 그게 근거가 있는 일인지 조사와 책임자 처벌(이 필요하다)'을 주장했다. 이 게시자는 '이런 일들이 자체 조사가 이뤄지고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우리 교정이 국회 감사에서 온갖 수모를 당하고 예산도 잘 받지 못할 것'이라며 '감사 담당관실은 철저히 조사 바란다'고 했다.

이 글에는 85개의 댓글이 달렸다. '원칙대로 했어야 한다', '실상은 이 건보다 더한 거로 알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법무부는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법무부 관계자는 <한겨레>에 "해당 부분에 대해서 감찰을 진행 중"이라며 "당시 근무일지가 미작성됐다는 의혹 등을 포함해 포괄적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 1차 공판에 출석해 있다. ⓒ연합뉴스

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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