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한겨레 아시아미래포럼 ‘민주주의의 미래’ 열려

  •  

    10월23일 대한상의 국제회의장

    • 수정 2025-09-22 06:00
    • 등록 2025-09-22 06:00

    더 나은 사회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모색해온 ‘한겨레 아시아미래포럼’이 다음달 23일 열립니다. 16회째인 올해 주제는 ‘민주주의의 미래’(Next Democracy)입니다.

    지난해 12월 한국 사회가 겪은 민주주의의 위기는 우리 모두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습니다. 민주주의는 이미 느리지만, 분명하게 후퇴하고 있었습니다. 규범은 지켜지지 않았고, 정치적 반대자는 적으로 규정됐으며, 불평등과 배제는 시민들 사이의 신뢰를 허물었습니다. 그사이 우리의 민주주의는 어느 순간 위험한 벼랑 끝에 섰습니다.

    이번 포럼은 민주주의 위기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회복할 수 있는지, 국내외 최고 전문가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으는 자리입니다.

    23일 오전 섹션에서는 현대 민주주의가 군사 쿠데타가 아니라 내부의 규범 약화, 권위주의적 후퇴, 양극화 등으로 위기에 빠지는 과정을 짚습니다. 스티븐 레비츠키 하버드대 교수(정치학)는 기조강연을 통해 규범과 관용이 무너질 때 민주주의에 어떤 위험이 닥치는지를 세계적 사례로 보여줍니다.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민주주의의 본질이 ‘관용과 절제’임을 절감했던 경험을 나눕니다. 또 감정사회학 분야의 선구자인 에바 일루즈 프랑스 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 연구책임자가 분노·두려움·사랑 같은 감정이 어떻게 정치적으로 동원되어 민주주의를 흔드는지를 설명합니다.

    오후 섹션은 정현백 성균관대 명예교수(사학)가 좌장을 맡아 민주주의 기반을 약화시키는 불평등을 조명합니다. 대니얼 마코비츠 미국 예일대 로스쿨 교수는 엘리트 경쟁이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고 민주주의를 흔드는 원인과 과정을 분석합니다. 조 리틀러 영국 골드스미스대 교수(미디어학)는 ‘공정’이라는 문화적·이데올로기적 담론이 어떻게 불평등을 정당화하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지 들려줍니다. 지역 민주주의 특별섹션에서는 엘렌 랜드모어 예일대 교수(정치학)와 민 뢰샹 벨기에 루뱅 가톨릭대 교수(정치학)가 미국과 유럽의 시민의회 실험을 소개하며, 극단과 분열을 넘어 시민 참여와 숙의 민주주의를 제도화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합니다.
     

    포럼의 마지막 순서로 ‘한겨레 지역 회복력 시상식’이 진행됩니다. 올해 처음 열리는 이번 시상식은 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이라는 지역의 도전 속에서, 지속가능성과 회복력을 높여낸 지방자치단체의 우수 성과를 함께 기념하는 자리입니다.

    제16회 아시아미래포럼 사전등록신청은 포럼 누리집(https://www.asiafutureforum.kr)에서 받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금융위, 주담대 27조 줄여 기업 대출 대폭 늘리기로

이태경 편집위원(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red1968@naver.com

다른 기사 보기

  • 경제

  • 입력 2025.09.20 16:10

  • 수정 2025.09.20 18:56

  • 댓글 1

주담대 위험가중치 15%→20%로 올려

주식·벤처 투자는 400%→250%로 완화

금융사 이자 장사 제동, 생산적 금융 전환

부동산 투기의 화수분 아닌 성장 추동해야

금융 당국이 금융의 부동산 쏠림을 완화하고 기업대출 여력을 확대하기 위해 금융권 자본규제 개선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이를 위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신규 취급분부터 위험가중치 하한을 15%에서 20%로 높이고, 주식 위험가중치는 400%에서 250%로 낮춰 기업대출 확대를 유도한다.

위험가중치를 높히면 금융기관이 같은 자기자본으로 할 수 있는 대출이 줄어들고, 낮추면 대출을 더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이번 조치로 부동산 담보대출 공급총량은 줄고 자본시장에 공급되는 금융의 양은 더 늘어나게 된다. 금융이 부동산 투기의 화수분 노릇을 청산하고, 성장을 견인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금융위, 이자장사 제동걸고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 추동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1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제1차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국가 경제의 방향타 역할을 하는 금융이 우리가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성장을 주도해 재도약하는 한국 경제의 미래를 만들어야 할 때"라며 "정책금융·금융회사·자본시장 등 3대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회사 전환 과제로는 은행·보험 자본규제 합리화를 추진해 생산적 분야로 자금 공급을 유도하기로 했다.

은행권은 대출의 부동산 쏠림 완화를 위해 신규 주담대 취급분부터 위험가중치 하한을 15%에서 20%로 상향한다. 금융위는 주담대 위험가중치 조정으로 연간 최대 27조원 규모의 주담대가 축소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또한 원칙적으로 400%를 적용하던 주식 위험가중치는 250%로 낮추고, 단기매매(보유 3년 미만)나 업력 5년 미만 벤처캐피탈 투자 등 예외적인 경우에만 400%를 적용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이 같은 조정으로 은행권의 자본비율이 높아지고, 기업대출 여력이 31조 6000억 원까지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수치에 기업대출 평균 위험가중치(43%) 적용하면 최대 73조 5000억 원의 투자 확대가 가능하다고도 분석했다. 국내은행의 총자본비율은 평균 약 24bp(0.24%포인트), 지주의 경우 19bp 올라갈 것으로 추산했다.

금융위는 이와 함께 정책금융을 활용해 시중자금의 물꼬를 첨단·벤처기업과 지역경제로 전환한다. 올해 12월 150조 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출범시켜 인공지능(AI), 반도체, 바이오, 이차전지, 미래차 등 전략 산업과 관련 기업에 집중 투자한다. 게임·콘텐츠 분야 산업에도 적극적인 투자를 추진하고, 장기 인내자본 투자가 필요한 벤처생태계도 적극 지원한다.

150조 원 펀드의 상징이 될 만한 메가 프로젝트 발굴에도 나선다. 산업 내 파급효과가 큰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규제·세제·재정·금융·인력양성’ 등 통합패키지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한편 자본시장 측면에서는 국민 벤처투자 확대를 위해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를 도입하고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소기업·소상공인 자산이나 사업의 증권화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토큰증권(STO)을 제도화하고, 대형 증권사의 모험자본 공급도 의무화한다.

금융위는 정책금융·금융회사·자본시장 3개 분야에 대해 업계·전문가 등이 함께하는 실무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이억원 위원장이 주재하는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통해 주요 방안들을 발표할 계획이다.

금융위가 금융의 물꼬를 부동산으로 대표되는 지대추구부문에서 4차 산업 등의 생산적 부문으로 틀기 위한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모양새다.

 

생산적 금융대전환 주요 내용.

위험가중치 상향해 부동산으로 쏠리는 금융 총량을 규제

이번 금융위의 발표 가운데 단연 눈길을 끄는 건 주담대에 대한 통제장치 마련이다. 금융회사들은 자산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자본비율이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당국의 엄격한 규제를 받는다. 자본비율은 위험자산을 가중 평가해 총자산을 산출하고, 총자산에서 자기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계산해 구하는데 위험가중치가 높아지면 자본비율을 산정할 때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

위험가중치가 높아질수록 은행들의 자본 부담이 커져 주담대 공급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은행권의 연간 주담대 신규 취급액이 275조 원 선이라는 점에 비춰보면 이번 조치로 은행들이 별도 자본 확충을 하지 않는다면, 종전 자본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26조~27조 원의 주담대 공급을 줄여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그 동안의 대출 규제는 주로 금융 소비자들을 겨냥해서 이뤄졌다면, 이번의 위험가중치 상향을 통한 대출 규제는 금융 공급자들을 겨냥한다는 점이 차이가 있다.

 

1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2025.9.19. 연합뉴스

주식 및 벤처에 대한 위험가중치는 높여 생산적 투자를 유도

금융위는 금융의 유입을 부동산에는 억제하는 대신 주식 및 벤처에 대해서는 적극 유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은행들의 상장·비상장 주식 투자에 대한 위험가중치를 최대 400%에서 250%로 낮춰 31조 6000억 원 규모의 기업 대출 확대를 유도하기로 했다. 만약 이렇게 되면 한국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 재무구조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산업은행이 HMM 등 대규모 보유 주식의 주가가 오를 때마다 위험가중치를 높게 적용받아 BIS 자기자본 비율이 하락하는 악순환을 겪어왔다.

이번 조치가 시행되면 금융이 보다 적극적으로 기업대출에 나설 공간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은행 대출 관리 (PG) [장현경 제작] 연합뉴스

금융이 지대추구가 아니라 성장 견인할 지 주목돼

4대 금융지주가 올해 상반기 거둔 순이익 규모는 역대 최대로 10조 원을 넘는다. 은행이 생산적 투자나 모험자본에 대한 투자를 통해 천문학적 이익을 거뒀다면 칭찬한 일이지만,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의 은행들은 여전히 부동산 등 지대추구를 통해 돈을 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금융위의 이번 결정은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다만 주담대에 대한 위험가중치 상향이 신규 주담대에만 적용돼 한계가 있다. 적절한 시점에 기존 주담대에도 적용하는 걸 적극 검토해야 한다.

 

저작권자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트럼프, “전문직 비자 수수료 100배 인상” 포고문 서명

H-1B 비자 수수료, 140만원에서 1.4억원으로 인상
미 상무장관 “연간 1.4억원 내야...미국인 고용해야 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자료사진) ⓒ뉴시스(AP)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문직 비자'로 불리는 H-1B 비자 수수료를 1인당 연간 10만달러(약 1억4천만원)로 대폭 인상하기로 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H-1B 비자 프로그램을 개편하는 내용의 포고문(Proclamations)에 서명했다.

H-1B 비자는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 전문 직종을 위한 비자로, 추첨을 통한 연간 발급 건수가 8만5천건으로 제한돼 있다. 기본 3년 체류가 허용되며, 연장이 가능하고, 영주권도 신청할 수 있다.

기존 신청 수수료는 1건당 1천달러인데 이를 100배인 10만달러로 크게 인상했다. 여기에 10만달러의 수수료는 1인당 1년치 금액이다. 체류기간 동안 매년 10만달러의 수수료를 내고 갱신하라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H-1B 비자 프로그램의 개편이 외국인 노동자들의 고용을 줄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날 포고문 서명식에 참석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갱신 때나 처음에나 회사는 이 사람이 정부에 10만 달러를 지급할 만큼 가치가 있는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러트닉 장관은 "핵심은 (수수료가) 연간이라는 것이다. 6년까지 적용되며 연간 10만달러를 낸다는 것"이라며 "해당 인물이 회사와 미국에 매우 가치 있는지, 아니라면 (이 사람은) 본국으로 돌아가고, 회사는 미국인을 고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것이 이민정책의 핵심이다. 미국인을 고용하고, (미국에) 들어오는 사람이 최고인지를 확실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트닉 장관은 "빅테크 기업이나 다른 대기업은 외국인 노동자를 교육해 왔다. 이제 그들은 정부에 10만 달러를 지불하고 급여도 지급해야 한다"며 "누군가를 교육하려면 미국의 위대한 대학 중 한 곳에서 최근 졸업한 인재, 즉 미국인을 교육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경우에 따라, 기업들은 H-1B 비자를 위해 많은 돈을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의 IT업계에서 H-1B 비자를 이용해 인도·중국계 인력을 다수 고용하고 있는 것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로이터는 "새 수수료는 기업들의 비용을 많이 증가시킬 수 있다. 특히 중소 기술기업과 스타트업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인도와 중국인 인력 비중이 높은 기술 기업이 상당한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특정 비이민 근로자의 입국 제한'이라는 제목의 포고문은 "미국에 일시적으로 노동자를 데려와 부가적이고 고숙련 업무를 수행하라고 마련됐으나, (외국의) 저임금·저숙련 노동력으로 대체하기 위해 악용돼 왔다"며 "프로그램의 남용을 통해 미국 노동자를 대규모로 대체하면서 경제 및 국가 안보를 훼손시켰다"고 비자 프로그램 개편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조치가 조지아주의 한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집단 구금 사태 이후 불거진 비자 문제에도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해당 사태 이후 한미는 대미 투자 기업에 대한 비자 제도 개선을 논의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개선 방안 중 하나로 H-1B 비자의 한국인 할당을 늘리는 방안을 제시하는데, 이번 조치로 수수료가 대폭 늘어나게 되면 대미 투자 기업의 비용 부담이 커진다는 또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 김백겸 기자 ” 응원하기


  •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조희대 대선 개입 의혹', 이 기사 보면 정리됩니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5/09/21 08:27
  • 수정일
    2025/09/21 08:2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타임라인] 조희대 대법원장 대선 개입 의혹 불거지자 국민의힘 총공세 "대국민 사기극, 민주당의 광기"

조희대 대법원장이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정치권을 달구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5월 1일 유죄 취지 고법 파기환송을 주도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조 대법원장이 윤석열을 만나 "이재명 사건이 올라오면 대법원에서 선거 전에 확실하게 정리하겠다"고 말했다는 것이, 최초 제기된 의혹(서영교 의원)이었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자료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두 번째 의혹은 '조희대-정상명(전 검찰총장)-김충식(김건희 엄마 최은순의 최측근)-한덕수'가 윤석열 파면 직후 만났고 이 자리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재명 사건 대법원에 올라오면 대법원에서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는 것(열린공감 TV)이다.

그런데 회동 참석자로 지목된 이들이 모두 이 사실을 부인하면서 진실공방으로 흐르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연일 목소리 높여 민주당을 비난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0일, 예정에 없던 기자 간담회까지 열며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민주당이 국회에 조작된 음성파일을 들고 와 전 국민을 상대로 대국민 사기극을 벌였다. 사법부 장악을 위한 거대한 음모에서 비롯된 파렴치한 중대 범죄다. 1인 독재체제의 한 축이 사법부 장악이고, 그래서 대법원장을 몰아내는데 민주당이 광기를 부리는 것이다."

여기서 장 대표가 말한 '조작된 음성파일'은 열린공감 TV가 보도한 4자회동 취재원의 음성이 AI로 만들어졌다는 의혹을 뜻한다. 이에 대해 열린공감 TV는 언론을 통해 "방송에 나온 목소리는 AI로 제작한 것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민주당이 '대국민 사기극'의 '광기'를 부리는 것은 맞을까. <오마이뉴스>는 조희대 대법원장 의혹 관련 타임라인을 정리해봤다.

[5월 2일] 법제사법위원회 서영교 의원

첫 시작은 서영교 민주당 의원이었다.

"4월 22일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 재판에 끼어듭니다. 전원합의체로 회부합니다. 전원합의체로 회부하고 어제 선고 나는 동안 9일 걸렸습니다. 조희대는 누굽니까? 윤석열의 친구 아닙니까?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재명 사건이 올라오면 대법원에서 선거 전에 확실하게 정리하겠다라고 하는 제보를 받았어요. 조희대 대법원장, 이것 사실 아니면 이야기하세요.

(중략) 4월 29일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재명 사건) '5월 1일 날 선고할 거예요'라고 선고를 지정해요. 그리고 4월 30일에 한덕수가 대선 출마를 예고합니다. 그리고 5월 1일 3시에 2심 판결을 깨고 고법으로 파기 환송합니다. 그리고 4시에 한덕수가 출마를 이야기합니다. 짜고 치는 고스톱 아닙니까?"

(5월 1일 오후 4시 한 전 총리는 총리직 사임 의사를 밝힌 후 '이 길 밖에 없다면 가야한다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공식 출마 선언은 2일에 진행했다.)

[5월 10일] 열린공감 TV

5월 10일 열린공감 TV 는 취재원의 말을 통해 '4자회동' 의혹을 제기했다. ⓒ 열린공감TV 갈무리

열린공감 TV는 "어디까지나 아직까지는 주장입니다. 주장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시고 고소·고발 그만하세요"라며 취재원의 음성파일을 재생했다. 취재원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4월 4일 윤석열 탄핵 선고 끝나고 10일인가 15일인가 조희대 대법원장하고 정상명, 김충식하고 한덕수하고 4명이 만나서 점심을 먹었다는 거지. 조희대가 '이재명 사건 대법원에 올라오면 대법원에서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했대."

[5월 14일] 법제사법위원회 서영교 의원

서 의원은 상임위에서 열린공감 TV 영상을 틀었다.

"윤석열 탄핵 이후 정상명, 한덕수, 김충식, 조희대 4인이 회동했답니다. 이것도 의혹이지만 들어 보세요. 제가 말했던 내용과 똑같은 내용이 들려요. 이게 녹취로 나와 있잖아요."

그러면서 자신이 제보 받은 내용은 "아주 고위직에 있던 사람이 우리 쪽 의원에게 얘기했다"라며 "윤석열과 조희대가 만나서 조희대 왈 '이재명 사건이 대법원에 올라오면 바로 처리하겠다'라고 했다는 거"라고 말했다.

[9월 16일] 대정부질문 부승찬 의원

지난 4월 의혹 제기 당시 불붙지 않았던 사안은, 부승찬 민주당 의원이 대정부질문에서 이 문제를 다시 언급하며 점화됐다. 이번엔 4자 회동 자리의 날짜가 특정됐다.

"4월 7일경에 한덕수, 정상명, 김충식 그리고 조희대 대법원장이 만났다는 제보가 있었습니다. 물론 제보 내용이긴 합니다. 이 모임 자리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이 무슨 얘기를 했냐, 이재명 사건이 대법원에 올라오면 대법원에서 알아서 처리한다라고 했다고 합니다. 이 발언을 윤석열에게도 했다고 하는 제보가 있었습니다. 이 제보 내용이 사실이라면 대법원장 스스로가 사법부의 독립, 재판의 공정성을 훼손한 것을 넘어서 내란을 옹호하고 한덕수에게 정권을 이양할 목적으로 대선판에 뛰어든 희대의 사건입니다.

(중략) 5월 1일 날 이재명 사건 회부 9일 만에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된 것 아시지요? 그런데 파기 환송하자마자 그 소식을 들은 한덕수가 어떤 짓을 했습니까? 대선에 나가겠다고 선언을 합니다. 우연이라고 치기에는 너무도 합리적인 의심이 들지 않습니까? 조희대 대법원장도 수사해 주기를 바랄 겁니다, 억울하면."

[9월 17일] MBC 서영교 의원

서 의원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윤석열에게 '해결하겠다' 발언을 한 시기를 특정했다. 1년 전이다.

"조희대는 벌써 1년 전에 윤석열에게 '이재명은 대선까지 갈 일 없다. 이재명 건이 대법에 올라오면 대선에 못 가게 해결하겠다'고 한 제보를 당시 여권의 고위직으로부터 제보를 받았습니다. 아주 신뢰할 만한 내용입니다. (제보자는) 과거 보수 정권 민정에 있던 사람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거 같습니다."

[9월 17일] 조희대 대법원장 입장문

"■ 최근 정치권 등의 의혹 제기에 대한 대법원장의 입장 전문

최근 정치권 등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이 한덕수 전 총리 등과 만나 대통령 공직선거법 사건 처리에 대해 논의했다는 취지의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장은 위 형사 사건과 관련하여 한덕수 전 총리와는 물론이고 외부의 누구와도 논의한 바가 전혀 없으며, 거론된 나머지 사람들과도 제기되고 있는 의혹과 같은 대화 또는 만남을 가진 적이 없음을 명백히 밝힙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퇴근하고 있다. ⓒ 유성호

[9월 19일] 서영교 의원 페이스북

서 의원은 '의혹'의 갈래를 탔다. 의혹1은 조희대가 윤석열에게 했다는 '발언'이 핵심이다. 그리고, 자신이 제기한 의혹의 제보자는 '현직 국회의원'이라고 부연했다.

"5월 1일에 조희대 대법원장이 '대법원으로 이재명 사건이 올라오면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윤석열에게 이야기했다는 제보를 현직 국회의원을 통해 받았고, 5월 2일에 열린 법사위에서 긴급현안질의를 했습니다."

의혹2는 다음과 같다. 4자 회동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이 '처리한다' 발언을 했고, 이는 과거 여권 고위직 관계자로부터 제보 받은 것이라고 전했다.

"열린공감TV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재명 사건 대법원에 올라오면 알아서 처리한다'는 (4자회동에서) 얘기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열린공감 TV에서 방송한) 녹취 또한 과거 여권 고위직 관계자로부터 제보된 것이라고 (제가) 체크했습니다."

그러면서 서 의원은 다음과 같은 타임라인을 공개했다.

4월 22일 - 오전에 2부(반대 의견을 낸 오경미 대법관 속해 있음)에 배당

- 조희대 대법원장이 전원합의체에 회부/합의기일 진행

4월 24일 - 두 번째 합의기일 진행(대법관 표결)

4월 27일 - 민주당, 89.77% 지지로 이재명 대선후보로 확정

4월 29일 - 조희대, 이틀 뒤로 선고일 지정 공지

4월 30일 - 한덕수 대행, 대선 출마 예고

5월 01일 - 3시, 단 2일 만에! 2심 판결 깨고 고법으로 파기 환송

- 4시, 한덕수 사임 (출마)

조 대법원장이 주도한 '이례적' 상황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출마선언 시기가 교차하는 데 방점을 찍은 것이다. 실제, 조 대법원장은 대법원 2부에 배당된 사건을 오후에 곧장 대법관 전원이 심리하는 전원합의체로 회부하는 결정을 내렸다. 재판장인 조 대법원장이 당일 심리를 했으며, 이틀 뒤에도 심리를 이어갔다. 이 사실을 외부에 공개했고, 전합 회부 9일 만에 선고를 결정했다. 공중파 생중계도 허용했다. 모두 전례 없던 일이다.

다시 의혹 제기 첫 날, 서 의원은 다음과 같이 말했었다.

"이 사건 기록 6만 페이지가 됩니다. 고법에서 무죄 났어요. 그걸 파기환송하려면 이 6만 페이지는 대법관들이 읽어야 되는 것 아닙니까? 읽었답니까? 전원합의체로 회부해서 9일 만에 이렇게 판결된 사례 처음입니다, 국민 여러분."

#조희대대법원장#서영교의원#윤석열#한덕수#4자회동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국보법, ‘예외상태 상례화’로 보도연맹 집단학살 초래

[사상통제 100년 기획강좌②] 강성현, 국보법 제정과 제노사이드

  • 기자명 김치관 기자 
  •  
  •  입력 2025.09.20 17:41
  •  
  •  수정 2025.09.20 18:09
  •  
  •  댓글 1
 
강성현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 소장은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조영래홀에서 ‘이승만의 국가보안법 제정과 제노사이드’를 주제로 강연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강성현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 소장은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조영래홀에서 ‘이승만의 국가보안법 제정과 제노사이드’를 주제로 강연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계엄법과 더불어 국가보안법은 예외상태법이다. 그런 상황을 만드는 법이다. 국가보안법의 운용이라는 건 굉장히 전쟁과 같은 거다.”

강성현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 소장은 16일 오후 6시 서울 광화문 변호사회관 조영래홀에서 ‘치안유지법-국가보안법 사상통제의 역사 100년’ 기획강의 두 번째로 ‘이승만의 국가보안법 제정과 제노사이드’를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말했다.

12.3 계엄 이후 4권의 책과 4편의 논문을 쏟아냈다는 강성현 소장은 “이런 일이 왜 21세기에 가능했는지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48년으로 거슬러서 찾고자 한다”며 “단순한 역사 연구가 아니고 우리가 지금 12.3 비상계엄을 통해서 또 목격한 그런 상황을 이해하는 핵심 열쇠이기도 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4.3사건과 여순사건, 국보법 제정의 계기

이날 강좌는 통일뉴스와 국가보안법폐지교육센터가 주관하고 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 주최했으며, 경희대·서울대·연세대·외국어대 민주동문회, (사)양심수후원회가 후원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이날 강좌는 통일뉴스와 국가보안법폐지교육센터가 주관하고 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 주최했으며, 경희대·서울대·연세대·외국어대 민주동문회, (사)양심수후원회가 후원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강 소장은 국가보안법이 어떻게 ‘예외상태’를 상례화하고 일상적 폭력을 제도화 했는지 파악해야만 제주4.3부터 한국전쟁 시기까지의 ‘제노사이드’(genocide, 집단학살)을 이해할 수 있고, 12.3계엄의 ‘합법적 폭력의 메커니즘’을 제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발표문에서 “제주 4·3사건은 1947년 3월부터 1954년까지 지속된 가장 참혹한 민간인 학살 사건이었으며, 한국 사회 전체에 반공 이데올로기가 뿌리내리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면서 “여순사건(1948.10.19)은 국가보안법 제정(1948.12.1.)의 직접적 계기가 되었다”고 특정했다. 정규군이 반란을 일으킨 여순사건이 “빨갱이는 죽여도 되는 존재”라는 극적인 변곡점으로 작용했고, 이를 김득중은 ‘빨갱이의 탄생’이라고 표현했다고.

모스크바 3상회의에서 제시된 신탁통치안을 두고 찬탁과 반탁이 갈라졌고, “47년 3.1절 좌우익 유혈 충돌을 중요시 생각한다”며 “우파가, 서북청년단이 습격을 하는데, 그 습격하는 장면이 매우 리얼하게 영상으로, 마치 준비되어 있는 각도처럼, 영화처럼 다 찍힌다”고 말하고, 4.3사건의 ‘제주도 메이데이’ 사건 관련 영상과 함께 공개하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그는 또한 “국가보안법은 국회 내 우익 세력의 생산물이었다”며 “이승만계와 한민당계 의원들의 정치적 공조가 핵심적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가 1948년 9월 22일 결성됨으로써 “친일파 청산의 칼날이 이제 현실화되니까 한민당이 적극적으로 이승만을 견제하지 않고 같이 공조해서 통과시킨 게 국가보안법”이라는 것.

41년 전시 치안유지법 복제판, 16개월 만에 15만명 피검

강성헌 소장은 12.3 계엄 이후 4권의 책과 4편의 논문을 쏟아냈다.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강성헌 소장은 12.3 계엄 이후 4권의 책과 4편의 논문을 쏟아냈다.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그는 “1948년 국가보안법은 어쨌든 조문만으로 보면 형식적으로는 1925년 치안유지법을 굉장히 닮았다. 베낀 거다”고 두 법이 ‘6조’로 동일하게 구성돼 있음을 살피고, “1948년 국가보안법은 사실은 1941년 전시 치안유지법의 운용 방식이었다”고 강조했다.

1925년 제정된 치안유지법은 1941년 전시 치안유지법으로 강화됐고, 1948년 제정된 국가보안법은 형식은 1925년 치안유지법과 유사하지만 운용은 1941년 전시 치안유지법과 더 가까웠다는 것이다. 더구나 ‘목적 수행죄’ 등은 1949년 전면개정된 국가보안법에 추가로 포함돼 거의 일체화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1925년 치안유지법 1조가 “결사를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한 자”를 처벌토록 했는데, 1948년 국가보안법 1조는 “결사 또는 집단을 구성한 자”를 처벌 대상으로 삼아 ‘실제 행위’가 아닌 ‘목적’을 기준으로 처벌한다는 핵심논리가 그대로 계승됐다는 것.

강 소장이 정작 주목한 대목은 ‘법조문’이 아니라 국가보안법의 ‘운용’이다. 실제로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한국전쟁 직전까지(1948.1~1950.4) 무려 15만 639명이 피검됐고, 11만 2,426명이 석방돼 최종 기소자는 25.4%에 불과했다. 마구잡이로 잡아들인 셈이다. “평시법의 외피를 쓴 전시법이었음을 웅변한다”는 평가가 나온 이유다.

오제도의 『국가보안법 실무제요』와 ‘실무의 선행성’

그는 ‘법조문’ 보다는 ‘법을 운용한 사람들’을 보아야 한다며, “그 중심에는 일제 식민시기 사법부 경험을 보유한 검사들이 있었다”고 당시 서울지검 최대교 감사장, 장재갑 부장검사, 오제도, 선우종원, 정희택 검사 등을 적시했다.

강 소장은 “사상 검찰이 이 경쟁 기관 헌병대라든지 방첩대와 그리고 경찰과 주도권 다툼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노력들”이 진행돼 “수사지휘권이 이때부터 확립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법 밖에서 “사실은 그냥 즉결처형이 더 많았던 거다”고 당시의 실상을 전했다.

대표적인 사상검사 오제도는 국가보안법을 일본 치안유지법 처럼 운용했다. [자료 제공 - 강성현]
대표적인 사상검사 오제도는 국가보안법을 일본 치안유지법 처럼 운용했다. [자료 제공 - 강성현]
오제도가 1949년 8월  발간한『국가보안법 실무제요』 초간본. 주요 내용은 그해 12월 전면개정된 49년 국가보안법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자료 제공 - 강성현]
오제도가 1949년 8월  발간한『국가보안법 실무제요』 초간본. 주요 내용은 그해 12월 전면개정된 49년 국가보안법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자료 제공 - 강성현]

사상 검사 중에서도 오제도는 고등시험 출신이 아닌 ‘미자격 검사’였고, 평안도 출신 월남자로서 공산주의에 대한 적대감은 미자격 검사로서의 지위불안과 결합되어 사상사건에 대한 강한 몰입으로 나타났다고 예시했다. 특히 1940년 신의주지법 검사국 서기 시절 대화숙(1941) 모델을 만든 나가사키 유조 검사 밑에서 일하며 일제의 사상범 교화 시스템을 직접 목격했다고 짚었다.

한국전쟁 발발과 동시에 대량학살(제노사이드) 피해자가 된 국민보도연맹은 오제도의 작품이고, 이는 일제시기 사상보국연맹과 대화숙이라는 일제 관변 사상동원단체의 ‘직접적인 부활’이라는 것. 그는 “일본인 검사의 ‘시다바리’, 일본식으로 표현하면 그런 것들이었는데, 그러나 배울 건 다 배웠다”며 “대화숙이라는 어떤 모델, 사람을 폭력적으로 노출시키면서도 갱생시키는 그런 조직 모델인데, 대화숙의 한국판 버전이 사실 국민보도연맹”이라고 단언했다.

아울러 “보도연맹을 관리해야 됐기 때문에 예산도 많이 배정을 받고 그래서 사실은 보도연맹과 검찰이 같이 성장했다”고 덧붙였다.

오제도는 국가보안법 제정 직후인 1948년 12월 27일에 「자문답신안」을 제출, 사전사찰제도, 적극수사체제, 엄벌주의, 교화전향공작, 공소보류제 등을 제안했고, 1949년 8월 『국가보안법 실무제요』를 발간해 1만 권이 판매됐다. 주요 내용은 그해 12월 전면개정된 49년 국가보안법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그는 “이전의 국가보안법 연구는 조문을 먼저 읽고 법리적으로 해석을 한 건데, 그 다음에 그냥 ‘실무에서는 폭력적이다’라고 한 건데”, 실제로는 “실무로 먼저 하고 있던 거를 조문이 나중에 등장하는 거다”고 바로잡았다. “실무의 선행성이라는 정말 놀라운 발견”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사실은 폭력을 통해서 법이 확립되는, 필요한 조항들이 만들어진 사례”라는 것.

“검찰은 국가보안법이라는 조문과 상관없이 그냥 41년 치안유지법의 경험 그대로 운용”했고, “경찰과 공조하고 헌병대와 공조하면서 납치하고 고문하고 그걸 그대로 기소해 주고 거기에 이제 권한들을 이렇게 보장받고...”라는 당시의 분위기를 전했다.

전면개정 49년 국보법, ‘예외상태의 상례화’

1949년 전면개정된 국가보안법은 일제 사상검사 출신들이 지닌 법 해석과 실무 관행의 연속성이 반영된 결과였으며, ‘목적 수행’ 처벌을 더 강화해 결사 가입자가 아니라도 목적에 부합하는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처벌할 수 있도록 했고, 불법화된 결사를 지원할 목적의 ‘지원결사’ 처벌 규정도 명문화돼 처벌 범위가 사실상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됐다.

[표]  국가보안법체제하 사상범죄 처리 절차

[자료 제공 - 강성현]
[자료 제공 - 강성현]

국가보안법 최고형은 종신형에서 사형으로 개정됐고, 여기에 더해 ‘단심제’가 법제화됐다. “전시 약식 군법회의에 준하는 신속처리를 민간 사건에 도입한 것”이라는 평가다. 국회프락치사건도 단심제가 소급 적용됐다. 부칙으로 ‘소급효’ 규정까지 둔 것은, ‘국회프락치사건’ 처벌을 위한 정치적 의도와 결부된 것으로 파악했다.

일제의 사상범보호관찰제와 유사한 보도구금제가 신설됐지만 실행되지는 못 한 채 보도연맹이 전향·보도 기능을 사실상 대체했다. 그는 “만약에 전쟁이 좀 늦게 벌어졌으면 이걸로 어마어마한 일들이 계속 벌어졌을 거다”며 “국민보도연맹은 국가보안법이 창출한 가장 거대하고 체계적인 집단학살, 전향자 집단학살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1949년 전면개정된 국가보안법에 대해 “‘평시 치안법’의 외양을 지녔던 1948년 법에서, 전시법적 성격이 전면화된 1949년 법으로의 전환이었다”며 “예외 권력이 상시적 통치수단으로 자리 잡는, 이른바 ‘예외상태의 상례화’에 해당한다”고 평가했다.

보도연맹과 ‘예외상태적 법운용’, 그리고 ‘호모 사케르’

그는 발표문에서 보도연맹에 대해 “30만 명에 달하는 연맹원들이 범주화되고 어떤 죽여야 할 적이나 이런 걸로 상징화되고 비인간화되는 과정 속에서 예고돼 있던 것”이라며 “바로 예비검속, 분류, 사살 이렇게 전환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보도연맹이라는 건 단순한 명부가 아니라 평시 소집과 보고를 통해서 집단적 규율화가 이루어진 통치 기술이었다”며 “도로도 고치고 뭐 방공 집회도 동원되고 그러다 전쟁 직후에는 예비검속으로 전환되었고 심사 분류를 거쳐서 학살로 이어진 거다”고 설명했다. 많은 연맹원들이 평상시 반복된 소집과 보고에 학습된 신뢰와 복종으로 인해 별다른 의심 없이 소집에 응했다는 것이다.

그는 “사실 그 많은 사람들을 한꺼번에 검속할 수가 없다. 알아서 모인 거다”며 “동네 뒷산 혹은 뭐 바닷가 인접 마을은 해안 절벽, 대전 골령골 같은 형무소 주변에서, 미결수들이랑 같이 쳐넣었다가 그냥 바로 끌고 나오고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들이 전국 곳곳에 있는 거다”고 설명했다.

이는 일제 말기의 사상보국연맹이나 대화숙도 마찬가지라며 “조선반도라고 표현하는 그 육지에서는 사실 예비 검속이 예정돼 있었다”며 “그런 계획들이 담긴 일본 문서들이 있는데 실행되지는 않은 거다”고 말하고 조르조 아감벤이 말한 ‘호모 사케르’(Homo Sacer) 즉 법 질서 안에 있으면서도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존재라고 통칭했다.

그는 보도연맹 학살은 법의 외부가 아니라 법질서 내부에서 집행되었다는 점이 핵심이라며, 이는 단순한 전시 특수조건이 아니라, 평시부터 축적된 예외상태의 제도화가 전면화된 결과였다고 평가했다.

한국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6월 29일 공포된 「비상사태하 범죄처벌에 관한 특별조치령」은 국가보안법과 결합해 전시 상황에서의 즉결처분을 합법화했고, 7월 8일 선포된 비상계엄은 군법회의를 통한 신속 처리를 가능하게 했다. 이후 7월 26일 긴급명령 제5호 「계엄하의 군사재판에 관한 특별조치령」까지 이어지면서, 국가보안법–특별조치령–계엄이라는 삼중의 법적 구조가 형성되었다고. 이 구조는 ‘예외상태적 법운용’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발표문에서 “연맹원이라는 사실 자체가 곧 ‘반국가단체 목적수행’의 증거로 간주되었고, 구체적 혐의 없이도 처형 대상이 되었다”며 “1949년 오제도가 『국가보안법실무제요』에서 제시했던 극도로 포괄적 해석이 전시 상황에서 대량학살의 직접 근거로 기능한 것”이라고 요약했다.

또한 “제노사이드는 유일하게 집단 책임을 묻는다”며 “국가에게 책임을 묻는 거다”고 말하고 “피해자도 집단적이고 그것에 대한 가해 구조도 집단적인 거다”고 규정했다. 아울러 “만약에 제노사이드로 처벌한다라고 하면 우리가 국제법으로도 형사법정이 있고 사법재판소가 있는데 제노사이드는 사법재판소 관할 영역”이라고 갈래를 지었다. “범죄 처벌도 중요하지만 예방 문제가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국가보안법이 없어진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12.3계엄의 역사적 맥락과 법제도적 배경에 대해 참석자들은 깊은 관심을 보였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12.3계엄의 역사적 맥락과 법제도적 배경에 대해 참석자들은 깊은 관심을 보였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그는 마틴 쇼가 제시한 제노사이드 과정 “조직화(반공 이데올로기와 군·경·방첩대 동원), 타자화(보도연맹을 통한 집단 범주화), 파괴(체계적 학살), 부정(전후 은폐와 왜곡)”은 보도연맹 사건에서 전형적으로 구현되었고, 이후 한국 사회는 ‘부정 단계’가 전면적으로 작동한 공간이었다면서 ‘부정 단계’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파괴는 절멸로 끝나지 않고 계속 왜 부정하는가? 역사 부정이기도 하지만 눈앞에 있는 희생자들을 향해서 조롱하는 부정들이 왜 계속되고 있는가?”라고 반문하고 “유족과 공동체가 여러 번 죽었다”며 4.19 직후 희생자 유족들이 목소리를 냈다가 5.16군사쿠데타 세력의 첫 타겟이 된 사례를 들었다. “정통성을 뒤흔드는 가장 상징적인 집단이자 가장 약한 집단”이기 때문이라는 것.

실제로 5.16 군사정권은 유해와 위령비까지 파괴하며 학살을 다시 ‘공공의 비밀’ 속에 묻었고, 이 봉인은 1987년 민주화 이후에야 비로소 균열을 맞았지만 본격적으로는 2000년대 이후, 특히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발족(2005.12.1.) 이후에야 공론의 장에 등장할 수 있었다고 정리했다.

그는 “국가보안법이 여러 개정을 거쳤고 여전히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상을 범죄화하고 있고 집단을 적으로 규정하는 구조를 굉장히 강력히 유지해 왔다”며 “사실은 국가보안법 피해자들을 그대로 두고 있거나 무슨 일만 있으면 단속하는 것 아니냐”고 묻고 국가보안법이 ‘사문화’됐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구조화’된 것이라고 파악했다.

더구나 “민간인을 군법회의에 회부할 수 있는 조항이 들어가 있는 헌법 자체가 문제”이고, 내용이 뭔지조차 잘 모르는 ‘전시 특례입법들’도 문제라며 “국가보안법이 없어진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따라서 “국가보안법 연구는 한국 현대사의 비극적 경험을 해명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면서 “그것은 예외상태와 법적 폭력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현재적 실천의 과제이자, 국제적 제노사이드 연구와 법적 폭력론에 기여할 수 있는 학문적 토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나아가 “한국 민주주의가 진정으로 성숙하기 위해서는, 더 이상 유예하지 않고, ‘진실–기억–법제’의 세 축을 동시에 작동시키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북관계 개선의 첫 걸음은 국가보안법 철폐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이계환 통일뉴스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첫 걸음이 국가보안법 폐지라고 말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래곤 통신원]

강연에 앞서, 이번 기획강의를 공동주관하고 있는 통일뉴스의 이계환 대표는 인사말에서 “25년간 통일뉴스도 수구 우익세력들로부터 적지 않게 고소 고발을 당했는데, 그래도 우리는 소소하게 버텼다”며, 대신 통일뉴스 필진과 독자들 일부가 국가보안법으로 곤욕을 치렀다고 밝혔다.

이계환 대표는 “시대가 바뀌고 또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국가보안법이 약해지거나 또 저절로 사라질 것이다, 라는 것은 분명히 환상이고 착각인 것 같다”면서, 최근 북한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개의 국가’로 규정하고 있는 것도 “배후에는 북측이 남측의 국가보안법을 주 혐의로 둔 그런 부분이 많이 있다고 본다”고 진단하고 “남북관계를 개선시키는 것은 국가보안법을 철폐하는 그것이 첫 걸음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제언했다.

김치관 통일뉴스 편집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강좌는 통일뉴스와 국가보안법폐지교육센터가 주관하고 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 주최했으며, 경희대·서울대·연세대·외국어대 민주동문회, (사)양심수후원회가 후원했다.

다음 3강은 9월 30일 오후 6시 광화문 조영래홀에서 김동춘 전 성공회대 교수의 “사상통제의 역사 100년, 혐오와 폭력에 맞서기”를 주제로 열리며, 4강 이정희 국가보안법폐지교육센터 대표의 “혐오표현 규제와 국가보안법 폐지”(10월 14일)도 예정돼 있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요란했던 '민주당 돈봉투'…송영길 이어 이성만도 '무죄'

김호경 에디터

haojing610@mindlenews.com

다른 기사 보기

  • 법조

  • 입력 2025.09.19 19:20

  • 수정 2025.09.19 19:37

  • 댓글 0

검찰이 핵심 증거로 내세운 이정근 녹취록 '불법'

1심 징역형 집행유예 뒤집고 2심 전부 무죄로

재판부 "이정근 휴대전화 녹음파일, 사건과 무관"

"별건으로 확보한 '위법 수집 증거'를 재판 제출"

이성만, 큰소리로 흐느껴…허종식 재판에도 영향

'몸통'이라던 송영길은 이미 1심서 돈봉투 무죄

사실상 별건인 '먹사연' 자금 유죄…보석 풀려나

송영길 보좌관도 마찬가지…녹취 증거능력 배제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에 연루돼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은 이성만 전 의원이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9.19.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돈봉투 수수 의혹 사건으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던 이성만 전 의원의 혐의 전부가 2심에서 무죄로 뒤집혔다. 유죄의 결정적 근거였던 이른바 '이정근 녹취록'이 '위법 수집 증거'로 판명됐기 때문이다. 검찰이 이 사건의 '몸통'처럼 몰아간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현 소나무당 대표) 역시 같은 혐의에 대해 이미 무죄 판결을 받은 바 있어 윤석열 정치검찰의 또 하나의 무리한 기획 수사였다는 사실이 갈수록 분명해지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이재권 박주영 송미경)는 19일 오후 정치자금법·정당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성만 전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해 8월 1심은 이 전 의원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해 징역 9개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300만 원을 선고했었다. 검찰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징역 2년 6개월을 구형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전 의원은 지난 2021년 4월 28일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송영길 전 대표 지지 모임에 참석해 윤관석 전 의원으로부터 300만 원이 든 돈봉투를 수수한 혐의를 받았다. 같은 해 3월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에게 송 전 대표 경선캠프 운영비 명목으로 100만 원,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에게 지역 본부장 제공용으로 부외 선거자금 1000만 원 등 총 1100만 원을 제공한 혐의도 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검찰이 핵심 증거로 내세운 이 전 부총장의 휴대전화 녹취록에 대해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 전 부총장의 알선수재 혐의 수사 당시 제출된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녹취록을 이 전 의원의 정치자금법·정당법 위반 사건에 증거로 쓸 수는 없다는 취지다. 즉, '본건'과 무관한 '별건'으로 확보된 탓에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고 못박은 것이다.

 

청탁 대가 명목으로 사업가로부터 거액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2.9.30. 연합뉴스

앞서 검찰은 이 전 부총장이 2019년 12월부터 2022년 1월까지 정부지원금 배정, 마스크 사업 품목허가, 공공기관 임직원 승진 등 각종 알선 청탁을 빌미로 사업가 박모 씨로부터 32차례에 걸쳐 10억여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했다는 알선수재 혐의를 수사했다. 그 과정에서 임의제출 형식으로 제출받은 이 전 부총장의 휴대전화 3대에서 녹음 파일 3만여 개를 확보했다. 검찰은 이들 파일 속에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관련 내용을 포착해 별건 수사에 착수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피의자신문 내용을 종합하면 이정근이 휴대전화 제출 당시 자신의 알선수재 혐의와 무관한 오늘 사건에 대해서도 전자정보를 전부 제출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이 사건은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송영길을 위해 돈을 주고받았다는 것으로 알선수재 사건과 범행 일시와 장소, 동기가 다르다. 통화 녹음 파일이나 휴대전화 메시지 등은 알선수재 사건과 관련이 없어서 결국 검사가 사건과 무관한 전자정보까지 압수한 것은 위법하다"고 밝혔다.

이어 "임의제출된 정보저장 매체를 탐색하던 중 범죄 혐의와 관련 없는 전자정보를 발견한 경우 중단해야 한다는 법리는 이 사건 수사 당시 확립돼 있었다. 법리에 따른 절차는 반드시 우선적으로 지켜져야 한다"며 "검사는 알선수재 혐의와 무관한 별도의 범죄 혐의에 대해서는 압수수색 영장을 새로 발부받아야 함에도 이정근의 휴대전화를 보관하고 있다가 아예 새로운 사건인 송영길 사건과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재판의 증거로 제출했다. 이정근의 휴대전화에서 (알선수재 혐의와) 무관한 전자정보는 배제하는 게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 전 의원이 법정 진술을 통해 일부 사실을 인정한 것도 결국 위법 수집 증거에 기반했으므로 증거능력이 부정된다고 봤다. 법정에 출석한 이 전 의원은 무죄 선고를 듣고 큰소리를 내며 흐느꼈다. 이정근 녹취록의 증거 인정 여부는 유사한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는 허종식 민주당 의원 등의 재판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허 의원은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징역 3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윤관석 전 의원은 이미 지난해 10월 31일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확정된 탓에 논란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송영길 전 대표가 7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자진 출석 뒤 검찰 관계자와의 면담이 이뤄지지 않자 검찰 청사 입구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3.6.7

송 전 대표의 경우 1심에서 돈봉투 살포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받은 반면 사실상 별건인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에서 유죄를 받아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허경무 김재원 김창수)는 지난 1월 8일 '평화와 먹고 사는 문제 연구소'(먹사연) 후원금 명목으로 총 7억 6300만 원의 정치자금을 기부받은 혐의로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후원자들이 먹사연에 후원한 돈을 송 전 대표의 정치활동 지원금으로 본 것이다.

그러나 2021년 민주당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 이성만 전 의원과 사업가 김 모 씨로부터 각각 1000만 원, 5000만 원을 받아 경선캠프 지역 본부장 10명과 현역 국회의원 20명에게 제공했다는 본래의 돈봉투 혐의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이때도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의 통화 녹음파일을 '위법 수집 증거'로 규정했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송 전 대표가 돈봉투 살포에 관여했다는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 전 부총장이 휴대전화를 임의제출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검사가 이정근의 알선수재 사건에 증거로 제출하지 않은 돈봉투 관련 통화 녹음파일 등 전자정보를 폐기하지 않고 가지고 있다가 별도의 압수수색영장 발부·집행 없이 새 사건인 돈봉투 관련 사건을 시작한 것은 부당하다"며 "수사기관이 어떤 증거를 한 번 임의제출 받으면 어떤 사건에든 무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검사 주장의 법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송 전 대표의 보좌관을 지낸 박용수 씨도 마찬가지다. 같은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는 지난 2월 14일 박 씨가 컨설팅업체에 의뢰했던 송 전 대표 경선 관련 두 차례 여론조사 비용 9240만 원을 먹사연 돈으로 대납했다며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했다. 하지만 전당대회에서 송 전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해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이 전 부총장 등과 공모해 총 6750만 원을 살포한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이정근 녹취록의 증거능력을 배제했으니 당연한 귀결이었다.

송 전 대표는 지난 6월 23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그는 최근 시민언론 민들레 정숙 시민기자와의 인터뷰에서 "(2023년 7월 25일) 다들 검찰 캐비넷이 두려워 숨죽이고 있을 때 검찰청 앞에서 윤석열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했는데 제가 현역 의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모든 레거시 언론사가 생중계를 했다. 그 뉴스를 윤석열과 김건희가 봤을 것"이라며 "(이틀 뒤인) 7월 27일 버스 2대로 검사와 수사관들이 여수상공회의소장부터 10여 군데를 동시에 압수수색 했다. 돈 봉투 사건으로는 구속시키기 어려우니까 제3자 뇌물죄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기소하려고 주위를 조사하다가 이정근을 불러 가스라이팅해 조서를 받았지만, 녹취록 어디에서도 제가 지시했다는 내용은 없었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미국과의 관세전쟁에서 이기려면?

기자명

  •  데스크
  •  
  •  승인 2025.09.19 17:44
  •  
  •  댓글 0
 

관세 협상에서 미국의 동맹 수탈과 조지아주의 ‘쇠사슬 구금’ 사태가 불거지며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 반미‧자주 여론이 거세다.

관세 협상을 위해 미국을 다녀온 조현 외교부 장관은 “탈냉전 이후 30년, 미국이 달라졌다. 과거처럼 동맹국과 협력하던 미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미국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측 요구를 그대로 수용했다면 저는 탄핵당했을 것”이라며 부당한 요구를 간접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구금사태와 관련해 “미국 정부는 동맹국 국민이 겪은 모욕과 인권 침해에 대해 사과하고, 책임 소재를 규명하라”고 촉구했다. 한미 관세 협상과 관련해서도 “불합리한 관세 부과를 중단하라”고 했다.

진보당은 미 대사관 앞 1인 시위와 정당연설회를 통해 “대미 투자 철회 선언으로 약탈적 협상을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사회 역시 ‘트럼프 저지행동(준)’을 중심으로 110개 단체가 ‘트럼프 사과, 대미 투자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한편 미국이 관세협상에서 이처럼 무례할 수 있는 이유가 한미 간 전쟁동맹 때문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한미동맹은 안보를 미국에 의존하는 종속동맹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그 결과 “전쟁을 막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려면 미국의 부당한 요구도 들어줄 수밖에 없다”는 논리가 우리 사회를 지배했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이 거세지며 전쟁 동맹에 대한 회의가 확산되고 있다.

남북이 적대를 거두고 평화공존이 정착하면 전쟁 동맹은 더는 필요하지 않다. 안보 의존이 줄어들면 관세 협상에서 한국이 미국에 주눅들 이유도 없다. 막강한 기술 인재와 탄탄한 제조업을 바탕으로 관세‧투자 협상에서 한국이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중국‧러시아‧이란 등과도 미국 눈치 보지 않고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펼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한설 예비역 준장은 “한미는 동맹이면서 경제전쟁의 교전 상대라는 특이한 관계”라며 “군사동맹과 경제전쟁이 동시에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경제전쟁에서 한미동맹이 오히려 장애로 작용하자, 동맹 재고 여론이 커지고 있다.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과 ‘한반도 비핵화 목표 폐기’ 주장이 대표적이다.

정전체제에서 미국과의 군사훈련은 그 자체가 대북 적대의 상징이다. 대북 군사훈련을 강행하면서 평화공존을 말하는 것은 강도가 칼을 든 채 도둑질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과 같다.

비핵화 목표도 마찬가지다. 핵보유를 체제의 기둥(국체)으로 삼는 북에 비핵화를 요구하는 것은 정권 붕괴를 뜻한다. 핵보유국과는 평화공존이 유리하며, 대결은 손해다. 미국‧영국‧프랑스는 모두 핵보유국이지만 한국은 이들을 적대하지 않는다. 중국과 러시아도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비핵화를 외교 목표로 내세우지 않는다. 다수 국가가 핵보유국을 대하는 공통된 외교 방식이다.

요컨대 미국과의 경제전쟁에서 이기려면 종속적 군사동맹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동시에 ‘한미 군사훈련 중단’과 ‘비핵화 목표 폐기’를 통해 평화공존 전략을 관철해야 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성차별을 '갈등'으로 본 李대통령…"남녀가 편을 지어 다툰다"

젠더 불평등을 '성별 간 대칭 갈등'으로 단순화…"여자가 여자를 미워한다" 농담도 논란

이재명 대통령이 현재의 청년세대를 한국사회의 기회 부족으로 인한 "피해 계층"으로 규정하며 기성세대의 책임을 강조했다. 청년의 날을 맞이해 청년세대가 직면한 문제를 직접 경청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 자리에서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기성세대와 기존 사회구조에 의해 강요되는 불합리에 대해 "청년들이 대동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과정에서, 청년세대 내부의 성차별 및 안티-페미니즘(反여성주의) 문제를 '성별 간 갈등' 정도로 단순화하는가 하면 "여자가 여자를 미워하는 건 이해하지만 여자가 남자를, 남자가 여자를 미워한다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는 발언을 해 논란을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19일 서울 마포구에서 연 '2030 청년 소통·공감 토크콘서트' 행사에서 "가까워야 할 청년세대, 특히 남녀가 편을 지어 다툰다"며 "어제 수석보좌관 회의 자료를 보니 20대 여성의 70.3%는 여성이 차별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20대 남성의 70.4%는 남성이 차별받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일면 타당한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한 분이 그런 얘기를 하더라. '취업하기까지는 여성이 좀 유리하고 남성이 차별받는 것 같다. 예를 들면 (남자는) 군대도 가야 하는데 가산점도 안 준다. 그런데 취직을 하고 난 다음에는 남자가 더 우대받고 여성이 차별받는 것 같다. 간부도 별로 없고, 상사도 다 남성 중심으로 조직이 돼 있고, 시설도 남성 중심이고, 유리천장 같은 게 실제로 있는 것 같다'(고 한다)"고 했다.

 

이같은 발언은 청년세대 내부에 존재하는 젠더 문제를 단순한 '성별 간 갈등'으로 인식해, 성차별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가릴 위험이 있다는 비판이 예상된다. '남성은 남성이 차별받는다고 생각한다', '여성은 여성이 차별받는다고 생각한다'고 마치 각 집단의 '체감'이 문제인 것처럼 접근할 경우, 성폭력이나 유리천장 등 제도적 차별과 같은 불평등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적 방향성이 모호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남녀 사이에서 여성이 구조적으로 불평등하게 억압당하거나 불이익을 얻는 것이 맞는데, 특정 영역에서는 또 남성들이 상대적으로 차별당하는 측면도 있다"(이 대통령) 같은 언급도 전형적으로 남성과 여성이 각자 사회에서 마주하는 고충이 마치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처럼 착시를 유도하는 면이 있다.

 

이 대통령이 전날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청년 여성과 남성이 대화와 토론을 할 공론장이 필요한 것 아닌가"라고 언급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각자가 피해자라고 '느끼는' 청년 남성과 여성이 한데 모여 토론을 해보라는 것은, 성차별 문제를 해결해야 할 주체인 정부가 오히려 양측 주장의 조정자 내지 사회자 역할에 머무르려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살 수 있다.

 

이 대통령이 이날 행사 마무리 발언에서 원민경 여성가족부 장관을 향해 '남성 차별에 대한 조사'를 지시한 것은 심지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저는 여성들의 차별감, 차별 느낌은 이해한다. 워낙 많이 연구돼 있고 언급돼 있는데, 남성들이 차별받는다(는 주장은), 아는 것도 있고 짐작되는 바도 있는데 몇 가지 사례 때문만은 아닐 듯하다. 종합토론을 하든 조사를 하든 해서 구체적으로 무엇(이 차별)인지, 어떻게 시정할 수 있을지 전체적으로 한 번 알아봐달라"고 당부했다. 여성들이 겪는 차별을 '차별감', '차별 느낌'으로 표현한 점도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거듭 원 장관을 향해 "70.3% 여성이 차별받는다고 생각하고, 그보다 0.1% 더 많은 70.4% 남성이 차별받는다고 생각한다는데 구체적으로 그게 뭔지…(조사하라)"고 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주재한 두 번째 국무회의(7.10) 당시 신영숙 여성가족부 차관에게 "남성들이 불만을 가진 이슈를 담당하는 부서가 있느냐"며 "우리 정부는 여성가족부가 아닌 성평등가족부로 확대·개편해서 폭넓게 그런 것들을 좀 보려고 한다", "남성 차별 부분을 연구하고 대책을 만드는 방안을 점검해달라"고 한 바 있다. (☞관련 기사 : 李대통령"청년 남성, 경쟁에서 여성에 밀려 피해의식 클 것 같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토크콘서트 행사 도중 "괜히 여자가 남자 미워하면 안 되지 않나. 여자가 여자를 미워하는 건 이해하는데 여자가 남자를, 남자가 여자를 미워한다? 이게 상상하기 어려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현재 벌어지고 있다"고 하기도 했다. 농담 섞인 발언이었다고는 하나, 이른바 '여적여(여성의 적은 여성)'라는 성차별적 통념을 무비판적으로 재생산했다는 비판이 예상된다.

 

이날 토크콘서트 행사는 대통령실이 기획한 '청년정책 주간'의 일환으로 열렸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실은 9월 20일 청년의 날을 준비하는 의미로 이번 한 주간 청년과 소통하고, 청년들이 겪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풀어보고자 '청년정책 주간'을 운영했다"며 "오늘 개최된 2030 청년소통공감 토크콘서트 주제와 같이 '청년의 목소리로 청년의 희망을 함께 만들어가는' 진짜 대한민국을 실현할 수 있도록 구체적 성과를 보여드리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서울 마포구 구름아래 소극장에서 열린 2030 청년 소통·공감 토크콘서트에서 참석자 발언을 메모하며 듣고 있다. ⓒ연합뉴스
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무너진 사랑탑'을 어떻게 다시 세울까?

문재인, '9.19군사합의 복원'이 관계개선 출발점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5.09.19 23:51
  •  
  •  수정 2025.09.20 00:52
  •  
  •  댓글 0
 
19일 경기도 파주시 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 남쪽의 민통선(민간인 출입통제선) 내 캠프 그리브스에서 「9.19 평양공동선언·남북군사합의 7주년 기념식 및 2025 한반도 평화주간 개막식」이 진행됐다. [사진-경기도 제공]
19일 경기도 파주시 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 남쪽의 민통선(민간인 출입통제선) 내 캠프 그리브스에서 「9.19 평양공동선언·남북군사합의 7주년 기념식 및 2025 한반도 평화주간 개막식」이 진행됐다. [사진-경기도 제공]

7년전 오늘 평양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9월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하고 '판문점선언 군사분야이행합의서'(9.19남북군사분야합의서)를 평양공동선언의 부속 합의서로 채택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철저한 준수와 성실한 이행을 다짐했다.

언제든지 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는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에 대한 우려를 남북이 합의하여 문서로 발표한 9.19남북군사분야합의서는 '한반도 평화의 안전핀'일 뿐만 아니라 평화체제로 가는 튼튼한 기초를 놓았다는 의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내란의 광기가 바로 잡히기 전까지 한반도는 언제 전쟁이 터질지 모를 군사적 긴장상황에 내몰렸으며, 심지어 전임 대통령 윤석열은 지난 2023년 11월 내용적 관련성이 없는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를 문제삼아 기다렸다는 듯 '9.19남북군사합의' 일부 정지를 의결함으로써 합의 파기를 야기했을 뿐만 아니라 비상계엄의 명분을 위해 북을 도발해 공격을 유도하려 한 정황까지 드러났다.

7년이 지난 19일 경기도 파주시 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 남쪽의 민통선(민간인 출입통제선) 내 캠프 그리브스에서 「9.19 평양공동선언·남북군사합의 7주년 기념식 및 2025 한반도 평화주간 개막식」이 진행됐다.

경기도와 통일부, 그리고 지난 6월 역대 민주정부를 계승하는 김대중재단, 노무현재단, 포험 사의재, 한반도평화포럼이 뜻을 모아 발족한 '민주정부 한반도평화계승발전협의회'가 공동주최한 기념식에 참석한 9월 평양공동선언의 주역인 문재인 전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무엇보다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것은 9.19 남북군사합의 복원이다. 남북군사합의 복원은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은 모든 평화프로세스의 전제조건"이며, "재래식 군사력에 대한 통제장치가 마련되고 안보환경이 안정적으로 관리되어야만 북한 핵에 대한 논의도 진전될 수 있고 북미 대화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라는 것.

"남북한 사이에 당장 전방위적인 대화 재개가 어렵다면, 먼저 9.19 남북군사합의의 복원부터 논의해 나가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8.15경축사를 통해 "역대 남북 간의 합의를 존중하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으며, 일체의 적대행위를 할 뜻이 없다"며, "9.19군사합의를 선제적, 단계적으로 복원하겠다"고 한 데 대해서도 전적인 동의를 표시했다.

또 이재명 대통령이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자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연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이끌어내고 한국 정부의 적극적 역할에 대한 공감대를 만들어낸 것에 대해서도 '탁월한 제안'이라며 공감을 표했다.

다만,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단을 기대하면서 문 전 대통령이 "남북의 정상이 함께 선언문에 서명하며 나눈 약속이 멈춰 선 것은 결코 남과 북의 의지가 부족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국제정세가 우리의 의지를 따라주지 못했을 뿐이다"라고 한 대목은 씁쓸한 뒷맛이 남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연철 전 통일부장관의 사회로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과 이재정 전 통일부장관,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정동영 통일부장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패널로 참가한 특별토론이 진행됐다. [사진-경기도 제공]
김연철 전 통일부장관의 사회로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과 이재정 전 통일부장관,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정동영 통일부장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패널로 참가한 특별토론이 진행됐다. [사진-경기도 제공]

기념식에 앞서 김연철 전 통일부장관의 사회로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과 이재정 전 통일부장관,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정동영 통일부장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패널로 참가한 특별토론에서도 모든 참가자들은 '9.19군사합의 복원'을 △남북정상회담 개최 △한미연합군사훈련 취소, 연기, 변경과 함께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제1과제로 꼽았다.

정세현 전 장관은 "이재명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9.23)에 앞서 '9.19군사합의 복원을 위한 선제적인 조치'를 취하길 바란다"고, 또 "내년 한미연합훈련이 어떤 규모로 실시되느냐에 따라 남북관계 개선의 시간은 결정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동영 장관은 "현재 정부내 협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올해를 넘기지 않고 선제적으로 9.19군사합의가 복원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정부내 기류를 설명했다.

서훈 전 국정원장은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했는데 언제 한 번 쉬운 때가 한번도 없었다. 그렇지만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여러가지 문제를 해결하는데 정상회담이 가장 유효하고 검증된 수단인 것은 분명하다"고 하면서 "결국 준비된자가 할 수 있다. 강한 의지와 함께 철저히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남북정상회담은 임기중에 반드시 두번은 해야 한다. 너무 늦어지면 추진력이 떨어질 수 있으니 임기 절반이 넘어가기 전에 한번하고 그 과정에서 합의결과를 점검하고 다음 정권에 넘겨주기 위해서 후반기에 한번 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금 남북관계가 누구도 낙관적인 전망을 할 수 없을 만큼 너무 어려운 이유는 결국 한반도의 지정학적 구조가 바뀐데 있다"며, "미국과 협의하는 것도 중요하고 미국이 북한과 먼저 회담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못지 않게 우리가 중국, 러시아와 대화, 소통, 협의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서 원장은 2018년 4.27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특별사절단으로 방북할 당시 한미연합훈련을 하면서도 왜 정상회담이 필요한지에 대한 논리를 2페이지에 걸쳐 빼곡하게 준비해 갔는데, 김 위원장이 '예정된 훈련을 어떻게 하겠느냐, 그러나 앞으로 남북 협의를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찾아오면 그런 훈련은 필요없게 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먼저 했다는 일화를 소개하고는 "우리가 지금부터 숙고하고 준비하면 전반기에 남북정상회담은 반드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동영 장관은 "우리가 페이스메이커로서의 역할을 통해 북미정상회담이 가능한 조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이며, 동시에  "한중관계, 다음 단계로 러시아와의 관계를 관리하는 것이 지난 3년을 뛰어넘는 남북관계의 시간으로 갈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우리의 유일한 동맹이지만 미국의 이익과 한국의 이익이 부딪힐 때가 많다"며 "적어도 한반도 평화에 관한 한 우리의 독자성, 자율성, 자주성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DMZ와 접경지역에 대규모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평화에너지 프로젝트 △경기북부 평화경제특구내 기후테크 스타트업과 유망기업 육성 사업 △접경지역 배후지인 미군 반환 공여구역 개발사업을 경기도가 즉시 할 수 있는 평화경제전략이라고 소개했다.

임동원 한반도평화통일포럼 명예이사장은 환영사를 통해 이 대통령의 8.15경축사를 언급하며 "9.19군사합의를 선제적으로, 단계적으로 복원해 나가겠다는 다짐, 북한 체제를 존중하고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으며 모든 적대관계를 중단하겠다는 선언은 남북기본합의서를 비롯해 6.15남북공동선언, 10.4공동선언, 4.27판문점선언과 9.19평양공동선언 등 모든 남북합의에 담긴 기본정신이며 핵심적인 내용"이라고 하면서 "이재명 정부가 지난 민주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에 이어서 한반도평화프로세스를 추진해 나갈 것을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평화를 향한 마라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하는 것이다. 끈기를 가지고 꾸준히 달리다보면 반드시 결승선에 다다를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김정은 무인공격기 성능시험 지도…“무력현대화 최우선 과제”

18일 신의주온실종합농장 건설장도 현지지도

노동당 창건 80돌 앞 ‘민생·군수’ 양날개 행보

이제훈기자

수정 2025-09-19 09:09등록 2025-09-19 08:31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18일 “무인항공기술연합체 산하 연구소와 기업들에서 개발하고 있는 무인무장장비들의 성능시험을 지도했다”고 노동신문이 19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금성’ 계열 전술무인공격기”를 포함한 “전략 및 전술무인정찰기, 다목적무인기” 등 “각종 무인무장장비”의 성능 시험을 지도했다고 19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김정은 총비서는 18일 “무인항공기술연합체 산하 연구소와 기업들에서 개발하고 있는 무인무장장비들의 성능시험을 지도했다”고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현대전에서 무인장비들의 이용 범위가 확대되는 현실은 무인무장장비 체계들의 인공지능 및 작전능력 고도화를 무력 현대화 건설에서 최우선적인 중요과제로 제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총비서는 “무인항공기술 연합체의 기술적 잠재력을 확대 강화하기 위한 조직기구적 대책이 반영된 중요계획 문건을 승인·비준”했다고 신문이 전했다.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18일 신의주온실종합농장 건설 및 지역개발사업을 현지에서 지도했다고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아울러 김 총비서는 18일 신의주온실종합농장 건설 및 지역개발사업을 현지에서 지도했다고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유리수경온실 구역과 남새(채소)과학연구 중심(센터)” 등을 둘러보곤 “한해 전만 해도 년년이(해마다) 들이닥치는 큰물로 하여 불모의 땅으로 취급되던 이 섬지구가 지방경제의 급진적 발전과 지역인민들의 물질생활 향상을 주도할 수 있는 잠재력이 대단히 큰 ‘보물섬’이 됐다”고 만족을 표시했다고 신문이 전했다. 그는 “신의주온실종합농장 건설은 우리 당이 지역경제의 자립적이며 다각적인 발전을 위하여 제일 큰 규모로 조직한 사업”이라고 강조하며 “당 제9차 대회에 선물로 드리자”고 열렬히 호소했다고 신문이 전했다.

앞서 김 총비서는 지난 12일 ‘평양지구 제38훈련기지’를 방문해 저격수 구분대의 사격경기를 참관하고, 남포시 룡강군병원 건설사업을 현지지도했다. 오는 10월10일 노동당 창건 80돌을 앞두고 ‘인민경제’와 ‘군사부문’을 두루 챙기고 있다는 정치적 신호를 발신하고 있는 셈이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특검, 7시간 넘는 대치 끝 ‘국힘 당원명부 DB 관리업체’ 압수수색 집행

‘통일교 교인 집당 의혹’ 관련 압수수색, 7시간 넘는 대치 끝에 강제 집행

 

18일 오후 김건희 특검의 당원 명부 압수수색이 진행중인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원 명부 데이터베이스 관리 업체 사무실에서 의원들이 배석해 있다. 2025.09.18. ⓒ뉴시스
 

 

김건희 특별검사팀이 18일 국민의힘 당원 명부 데이터베이스(DB) 관리 업체에 대한 압수수색 집행에 착수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부터 국민의힘 당사를 찾아 통일교 교인의 당원 가입 여부 자료를 임의제출 받기 위한 협의를 시도했지만, 국민의힘의 반발로 7시간 넘도록 대치가 이어진 끝에 관리 업체에 대한 강제 집행에 나선 것이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17시 35분경부터 강제 집행이 시작됐다”며 “국민의힘 500만 당원 명부에 대해 압수수색이 진행되고 있고, 변호인과 함께 강제 집행 과정에서 제기된 다양한 문제점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특검이 요청한 건 500만 당원 전체 명부”라며 “저희가 문제 삼는 부분은 신규로 유입된 당원 숫자가 많지 않음에도 500만 전체 당원 명부를 통째로 요구하는 데 대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장동혁 대표도 “국민의힘이 당사를 지키며 당원 명부를 절대 내줄 수 없다고 하자, 이제는 저희 당원 명부를 관리하는 민간 업체까지 빈집 털이하듯 쳐들어와 당원 명부를 탈취해 가겠다고 한다”고 강변했다.

특검팀은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통일교 측이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인 권성동 의원을 당 대표로 밀기 위해 교인들을 대거 입당시켰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특검팀은 통일교 교인들이 실제 국민의힘 당원으로 가입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지난달 13일과 18일 두 차례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국민의힘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이날 당원 명부 DB 관리 업체를 압수수색한 특검팀은 문제가 된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일정 기간에 대한 국민의힘 당원의 명부와 특검이 확보한 특정 통일교 교인들의 명단을 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 남소연 기자 ” 응원하기
 
  •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사법 엘리트의 권력 사유화 욕심 보여준 결정적 두 장면

[임상훈의 글로벌리포트] 법 위에 군림하는 '사법 권력', 어떻게 민주주의를 위협하는가

25.09.19 06:34최종 업데이트 25.09.19 06:34

100년 전, 유럽은 문명 전체가 종말로 치닫는 듯한 '세기말적 위기'의 정서에 휩싸여 있었다. 반면, 오늘날 우리가 체감하고 있는 위기는 감성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의 붕괴, 곧 '체제말적 위기'다. 제도가 더 이상 자가 재생 능력을 가지지 못한 채 기반이 침식되고, 민주주의의 존속 자체가 위협 받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양상은 민주주의 체제의 구조적 피로다. 극우의 부상, 권위주의의 부활, 시민 주체의 탈정치화, 권력분립 원칙의 왜곡으로 인해 선거·입헌주의·삼권분립·공론장 같은 민주주의의 근간 장치들이 권력의 순환과 제한, 갈등의 제도화, 시민 대표성 확보라는 본래 기능을 점차 상실하고 있다.

사법 권력의 특권화

2024년 7월 1일, 트럼프 대 미합중국 판결을 앞두고 워싱턴 연방대법원 앞에서 시민들이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AP/연합뉴스

프랑스 정치학자 클로드 르포르는 민주주의를 '권력의 공석'을 인정하는 체제로 보았다. 권력이 특정 집단에 고정되지 않고 경쟁과 교체 속에 열려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오늘날 일부 집단은 '제도적 독립성'을 내세워 권력을 폐쇄된 영역에 고정시키며 민주주의의 개방성과 상호 견제를 무력화하고 있다.

'독립성'이라는 명분 아래 제도적 예외를 부여받은 권력 집단은 이를 방패 삼아 공적 책임을 회피하고 자기 영역을 성역화한다. 이 순간 권력의 특권화는 더욱 견고해진다. 이들은 민주주의에 내재된 절차와 긴장을 받아들이지 않으며, 민중의 선택을 중우적 현상으로 경시하는 우월적 시선을 갖는다.

그들에게 권위는 대중의 승인이나 선택이 아닌, 지명과 내부의 인정에서 성립된다. 비판이나 설득에는 응답하지 않고 자격을 앞세우며, 스스로를 대중정치의 소란과 분리된 존재로 간주한다. 경쟁이나 선출보다는 닫힌 세계의 평가와 자격으로 권위를 계승하려는 이들은 민주주의 내부에서 그 원리를 잠식하는 집단이다.

오늘날의 많은 국가에서 사법부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내부 집단의 대표적 사례로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을 대중정치의 바깥에 있는 존재로 상정하며, 국민의 위임이나 선출과 무관한 권위를 주장한다.

그 정당화의 논리로 자주 등장하는 것이 '권력의 독립성'이다. 이 '독립'은 민중(demos)이 지배(kratos)하는, 즉 민주주의 정치구조로부터 자신들을 분리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장치로 작동한다. 그러나 이들이 말하는 삼권분립은, 자신들의 결정권과 접근불가능한 권위 영역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변질된 채 본래의 사상에서 심각하게 이탈해 있다.

몽테스키외가 <법의 정신>에서 강조한 삼권분립의 목적은 권력의 일방적 행사를 막는 '상호 견제'였다. 그는 "권력이 권력을 제어하게 하라"는 원칙으로 시민의 자유를 보장하려 했다. 요컨대 삼권분립은 권력 사유화를 막기 위한 공동 통제의 수단이다.

오늘날 사법 권력이 이 원리를 '스스로는 통제 받지 않으면서 타 권력만을 감시하는 일방적 특권'으로 해석하는 것은, 삼권분립의 철학적 기초를 정면으로 배반하는 것이며, 사법 카르텔을 지키기 위한 의도된 왜곡에 가깝다. '전문성'이라는 명분 아래 권력을 사유화하려는 시도는 끊임없이 되풀이되어 온 것이다.

사례 1: Trump v. United States (2024)

첫 번째는 2024년 미국의 트럼프 대 미합중국(Trump v. United States) 판결이다. 당시 대법원은 전직 대통령의 '공식 행위(official acts)'에 대해서는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결정했다. 문제는 그 '공식 행위'의 범주를 누가 정하느냐다.

대법원은 이 권한을 전적으로 자신들이 독점함으로써, 대통령의 어떤 행위는 기소할 수 있고 어떤 행위는 면책된다는 선을 자의적으로 그을 수 있게 되었다. 대통령 권력의 범위를 규정하고 정치적 책임의 무게를 조정하는 권한이, 선출되지 않은 소수의 사법 엘리트 집단에 집중된 셈이다. 선거를 통해 대표성을 위임받은 의회가 아니라, 대통령이 지명한 대법관들이 민주주의의 심판자 역할을 자임한 것이다.

사례 2: 슬로터 해임 사건 (2025)

두 번째는 올해 있었던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 레베카 슬로터 해임 사건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메일 한 통으로 민주당 성향의 위원을 해임했고, 1심과 2심 법원은 이를 불법이라 판결하며 복직을 명령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결정을 일시 정지시키며 대통령의 조치에 사실상 힘을 실어주었다. 이는 1935년 루스벨트 대통령 시절 확립된 '험프리 집행인 사건(Humphrey's Executor)' 판례, 즉 대통령이 독립기구 위원을 정치적 이유로 해임할 수 없다는 90년 전의 원칙을 뒤흔드는 조치였다.

대법원은 과거 의회가 정립한 제도적 독립성을 약화시키며, 대통령 권한과 정치 균형을 재정의하는 위치에 스스로 올라선 것이다. 이로써 사법부는 해석의 범위를 넘어 민주주의 권력 구조 자체를 재설계하는 행위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민주주의가 껍데기로 전락하는 이유

판사봉 이미지연합=OGQ

이렇게 정치의 최종 판단권은 민의의 충돌과 조율 속에서 작동하던 의회에서 벗어나, 스스로 통제받지 않는 사법 엘리트 집단으로 넘어가고 있다. 관료주의가 민주주의를 침식하는 가장 은밀하고 위험한 방식이다.

지금 우리가 마주한 위기는 단순한 정권 교체나 특정 정치 세력의 일탈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그것은 민주주의 체제 자체가 스스로를 갱신하고 재구성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는 구조적 징후다.

이러한 상황에서 민주주의를 지킨다는 것은, 단순히 선거의 절차를 반복하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권력 구조의 내면을 감시하고, 그 정당화의 논리를 끊임없이 되묻는 일이다.

'법의 지배'라는 이상이 '사법의 지배'로 전도되는 순간, 민주주의는 이름만 남은 껍데기로 전락한다. 법은 원래 민의의 총합이자 제도화된 정의의 형식으로, 사회 구성원 전체가 따라야 할 보편적 규범의 체계다.

반면 사법은 그 법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기능적 권한에 불과하다. 따라서 정상적인 민주주의 체제에서 사법은 법에 복무해야 하며, 민의를 대표하는 입법 권한에 대해 기능적으로 종속된 위치에 있어야 한다.

그러나 사법이 법의 해석 권한을 독점하고 그 의미와 경계를 자의적으로 정하기 시작할 때, 권력의 위계는 뒤바뀐다. 법은 보편성과 예측 가능성을 잃고, 사법이라는 폐쇄된 엘리트 구조 안에서 선택적으로 해석되고 차등적으로 적용되는 도구가 된다. 그 결과 권력의 감시는 불가능해지고, 사법은 책임 없는 권력으로 변한다.

민주주의란 본래 다수 의지와 공론의 절차에 의해 제정된 규범이,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적용됨으로써 성립하는 정치 질서다. 하지만 그 규범을 사법이 독점적으로 해석하고, 정치적 맥락 속에서 자의적으로 적용하는 순간, 민주주의의 본질은 훼손된다.

'법 앞의 평등'은 사라지고, '판사 앞의 불평등'만이 남는다. 이처럼 사법이 법 위에 군림하는 순간, 권력은 더 이상 통제되지 않고, 시민은 더 이상 주권자가 아니다. 이것이 바로 민주주의가 껍데기로 전락하는 이유다.

#민주주의 #임상훈의글로벌리포트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정당정책 토론회, 진보당 “3차대전 막으려면 한미훈련 중단”

기자명

  •  한경준 기자
  •  
  •  승인 2025.09.18 18:12
  •  
  •  댓글 0
 
 
18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2025 제1차 정당정책 토론회’ ⓒ유튜브 캡처
18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2025 제1차 정당정책 토론회’ ⓒ유튜브 캡처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2025 제1차 정당 정책 토론회’가 9월 18일 열렸다. 토론은 △신냉전 시대 외교·안보 전략 △정부 조직 개편안 두 축으로 진행됐다. 진보당 정혜경 의원은 “긴장 고조를 낮추는 위험관리, 권력 분산과 공적 통제 강화가 지금의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외교·안보: 힘에 의한 평화가 아니라 ‘진짜’ 평화를 위한 행동 필요

정혜경 의원은 신냉전의 군사적 긴장을 1순위 변수로 놓았다. 그는 “한미일 군사 훈련으로 인해 자칫하면 3차 세계 대전이 일어날 수 있다”라며 “선제적으로 한미 군사 훈련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군사훈련의 상시화가 역내 충돌 위험을 키운다고 진단한 것이다. 또한 “우리는 중국과 싸울 이유가 전혀 없다”라며 중립 외교를 제안했다.

반면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저쪽(북한)은 미사일을 쏘고 핵을 개발하는데 우리는 손을 묶을 것이냐”라며 한미 연합훈련은 두둔했다. 억지의 강도를 높이면 안전해진다는 오래된 도식에 머문 인식이다.

개혁신당 김성열 최고위원은 더 나가 “북한을 주적이라고 명시하지 못하는 국무위원들이 있는 정권을 데리고 남북 관계를 이야기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 조금 의심이 된다”라고 말했다.

대미 통상·관세: 판이 불공정하다면 멈추고 바꿔야

정혜경 의원은 미국의 25% 관세 위협과 3,500억 달러 현금성 투자 요구를 “국익을 해칠 정도로 불공정한 협상”이라고 규정하며, 보다 단호한 태도를 주문했다. 그는 “관세 협상 자체를 거부하는 전면적 조치가 오히려 주도적이고 공격적으로 협상 프레임을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국 기업이 미국 내에 지은 공장은 전면 철수까지 검토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불리한 조건을 수용하기보다, 필요하다면 협상을 멈추고 다른 선택지를 준비하는 것이 국익을 지키는 길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아세안과 중국 등 대체 시장 확보하고, 국내 산업·고용 완충책 마련까지 아우르는 플랜 B를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외교 참사가 틀림없다”라며 협상의 경과와 정부의 정보 비공개를 비판했지만, 구체적인 교환 조건이나 실행 방안은 제시하지 못했다. 개혁신당 김성열 최고위원은 “미국산 쇠고기 규제 완화와 자동차 관세를 맞바꾸는 식”의 아이디어를 언급했지만, 이는 식품 안전과 농업 주권, 그리고 자동차 공급망의 연쇄 효과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단선적 접근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 조직 개편·사법·금융 감독: 권력은 분산하고 감독은 강화해야

정혜경 의원은 검찰 권한 집중을 해소하고 금융 감독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검찰청 해체에 적극 찬성한다”고 말했다. 또한 “금융위원회를 금융감독위원회로 개편하고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노동자가 직접 참여하는 구조를 보장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라임, 옵티머스 같은 악성 투기 자본들에 의해 우리 경제가 망가졌다”라며 “감시·감독의 권한을 국가와 정부가 가져와야 한다”라고 지적하며, 금융시장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국가의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수영 의원은 검찰청 폐지를 “명백한 위헌”이며 “범죄자들이 판치는 세상”을 만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성열 최고위원도 이번 개편을 “일극 체제, 집권화”라고 평가하며 재정과 금융, 사법권이 대통령에게 집중될 위험을 비판했다.

기후·에너지: 컨트롤타워의 실질화와 정의로운 전환 준비해야

정혜경 의원은 토론회에서 기후 정책의 핵심은 실질적 권한을 가진 컨트롤타워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런데 석유, 가스, 석탄 정책이 그대로 산업부에 남아 있는 상황에서 2030 NDC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겠냐”라고 지적하며, 감축 목표를 선언만으로 끝내지 않으려면 에너지 믹스 조정 권한을 컨트롤타워로 옮기고 노동자와 지역이 참여하는 정의로운 전환 예산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장의 참여와 피해 완충 장치를 마련하지 않으면 정책이 공허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수영 의원은 “기후환경에너지부가 원전을 막아 에너지정책에 타격을 주려는 시도”라며 기후 정책을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찬반 구도로 단순화해 버렸다.

이번 토론회는 각 정당의 시각 차이를 선명하게 드러냈다. 정혜경 의원은 평화와 권력 분산, 공적 통제를 중심축으로 구체적인 대안과 방향을 제시하며 토론의 무게를 잡았다. 반면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반대를 위한 반대만 있었다는 평가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이재명 정부는 6천억 달러 규모 대미투자 전면 재검토하라"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 인권침해 제보센터 운영·서명운동 등 적극 대응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5.09.18 17:01
  •  
  •  수정 2025.09.18 17:03
  •  
  •  댓글 0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준)을 비롯한 110개 단체는 18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조지아 강제구금 인권침해 사과 및 대미투자계획 전면 재검토 촉구' 긴급 각계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에 대한 대미 직접투자 계획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준)을 비롯한 110개 단체는 18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조지아 강제구금 인권침해 사과 및 대미투자계획 전면 재검토 촉구' 긴급 각계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에 대한 대미 직접투자 계획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지난 4일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자행된 미국 당국의 한국 노동자들에 대한 강제구금과 가혹행위가 구체적으로 드러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12일 귀국한 노동자 316명을 통해, 지난 4일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475명 강제구금 과정에 미 이민국이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은 영장은 4명에 불과했고, 강제 연행·체포 과정에 쇠사슬과 수갑이 동원됐으며, 극도로 열악한 시설에 구금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된 것.

한국 정부가 미국과의 통상협상을 통해 4,500억 달러의 대미투자를 합의하고, 기업들이 추가 투자를 약속한 1,500억 달러를 합하면 외환보유고 4,113억 달러(2025.7. 기준)를 넘는 총 6,000억 달러가 투자명목으로 미국호으로 넘어가게 되어 있는 상황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시민사회의 우려와 분노가 분출하고 있다.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준)을 비롯한 110개 단체는 18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조지아 강제구금 인권침해 사과 및 대미투자계획 전면 재검토 촉구' 긴급 각계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에 대한 대미 직접투자 계획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미국 정부가 한국의 3,500달러 대미 직접투자와 그 수익의 90%를 미국이 가져가는 걸 조건으로 관세 조정(25%→15%)을 확정하자는 압박을 가하는 상황인데, 그로 인한 한국의 이익이 150억 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어 불균형한 협상 조건을 감수할 이유가 없다는 것.

이재명 정부는 대미투자에 대해 전면 재검토해야 할 뿐만 아니라 협상 내용을 국민들에게 상세히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현재의 삶뿐만 아니라 미래의 생존과 희망을 국민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국민주권정부임을 표방한 이재명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또 "한국정부는 미 이민국과 조지아주, 미국 당국에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할 것,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과 미 정부당국은 피해자와 한국 국민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할 것"을 거듭 요구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단체들은 강제구금과 가혹행위를 당한 뒤 귀국한 한국 노동자들의 인권침해에 대한 제보와 지원을 위한 '조지아 강제구금 인권침해 제보센터'(010-3398-0616)을 운영해 피해자들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부터 대미투자 전면 재검토를 위한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오는 26일 대규모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박석운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준) 공동대표

박석운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준) 공동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박석운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준) 공동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 LG배터리 공장에서 현장에 있던 475명을 싹쓸이 마구잡이식으로 모두 연행했다.

당시 취업비자를 갖고 있던 한 분은 귀국하지 않고 미국에서 법적으로 싸우겠다며 남아있고, 상당수의 노동자들이 제한적이지만 합법적인 체류와 취업활동이 가능한 'B1 비자'(단기상용비자)를 받고 갔다. 연행자 중에는 심지어 임산부도 있었다.
한국정부가 귀국한 한국국민에 대해 전수조사하겠다고 하는 것은 다행이지만 애로 사항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우리 시민사회가 나서서 제보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묵과할 수 없는 것은 미국 당국이 유엔 최저기준에도 위배되는 인권유린, 가혹행위를 자행했다는 것이다. 도와달라고 해서 갔더니 뺨을 때리는 상황인 된 것인데 조건이 안맞으면 우리는 하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 외환보유고를 현저히 뛰어넘는 6천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했는데도, 이런 짓을 저지르는 것은 말이 안된다.

한가지 더 강조하고 싶은 것은 극우매국세력들에 대한 문제이다.
가해자인 미국정부 편을 들어서 피해자인 한국정부를 비판하는 극우매국세력의 행테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응징해야 한다.

윤복남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

윤복남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윤복남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지난 9월 4일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대규모 체포사태는 국제법상 용납될 수 없는 인권 침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미국에서도 구속력이 있는 자유권 규약이 있고 고문방지 협약 등의 국제인권조약이 있다.
그 조항에 따르면, 고문 및 그 밖의 잔혹한 비인도적인 또는 굴욕적인 대우나 처벌은 긴급한 상황에서도 유예할 수 없는 절대적 금지 사항이라고 말하고 있다. 특히 무분별한 보호장구의 사용은 고문 및 비인도적 처우에 명백히 해당되며 엄격한 요건에서만 허용되고 있다.

미국 이민 당국이 공장건설 현장에서 자행한 475명에 대한 영장 없는 체포는 적법 절차에 어긋난 체포였고, 금지된 보호 장비를 사용했고 무죄 추정의 원칙을 무시한 체포였다. 국제 인권규범이 허용하지 않은 자의적 구금이자 절대적으로 금지해야 돼야 될 고문 및 비인도적 처우에 해당됨이 명백하다. 미 이민당국은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 되어 고통을 겪은 피해자들에게 잘못과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마땅하다.

이홍정 자주통일평화연대 상임대표의장

이홍정 자주통일평화연대 상임대표의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홍정 자주통일평화연대 상임대표의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지난 8월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828조 원이라는 천문학적 대미투자를 약속한 가운데, 미국 조지아주에 있는 합작 배터리공장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한국인 노동자들이 이민세관 단속국에 의해 극단적 인권 유린을 당하며 구금된 사건은 모욕당한 동맹의 본질적 성격이 무엇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한 트럼프 정권의 공식적 사과는 향후 한미관계의 정상화를 위한 최우선적 기본과제이다.

소위 동맹이라는 이름의 관계는 일방적·수직적 관계가 아니라 상호 주체적·수평적 관계가 되어야 한다. 이는 국가주권의 문제요, 주권자 대한국민의 자존의 문제이며 이재명 국민주권정부의 정체성에 관한 문제이다.

트럼프 정권은 동맹을 마가를 위한 제국주의적 수탈전략의 도구로 철저하게 이용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안보 수탈전략은 한미 통상협상을 토대로 한미동맹 현대화를 압박하면서 한국이 미국의 군사 보호를 받으려면 방위비 분담금을 올리고 미국의 안보만 제공받지 말고 역내 글로벌 안보비용도 한국이 더 감당하고, 경제ㅊ기술 공급망에서 미국에 철저하게 의존하고, 대중국 관계에서 확실하게 미국 편에 서는 동맹의 종속적 일체화를 강요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경제 안보 주권과 평화 주권과 이를 위한 전략의 자율성을 침해받지 않고 증진시키는 것 외에 또 다른 국익과 실용이 있다면 그것은 특정 분단 정권의 유지와 재생산을 위해 국민 주권을 파는 행위가 될 것이다.

주권자 대한국민은 이재명 국민주권정부가 다극화 세계질서 속에서 한미동맹의 덫에서 벗어나 미국의 주권침략과 동맹의 거래화에 당당하게 저항하며 대미투자를 전면 재검토하고 자주와 자강을 기초로 동북아시아와 지구 남반부와의 상호 주체적·다층적 연대를 강화하는 평화적 외교·통상·안보 전략을 구사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

이태호 참여연대 운영위원장

이태호 참여연대 운영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태호 참여연대 운영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대미투자 계획과 대미협상은 이미 국회가 비준 동의한 FTA 협정을 어기는 것이고 미국으로부터는 무시당한 결과이다. 지금까지 발표한 협상 결과가 아주 잘 된 것처럼 얘기해 왔지만, 이미 우리는 한미FTA를 체결하면서 국내법을 수십 개 바꾸면서 우리 제도 자체를 미국화하는 방식을 취함으로써 수출은 조금 늘었을지 모르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불평등한 나라가 되었다.

그런데 비자 쿼터 문제 하나 해결하지 못했고, 쥐꼬리만한 관세없앤 것도 이번에 적용받지 못해서 일본이나 유럽보다 훨씬 더 손해 보는 장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본 수준의 투자를 하겠다는 백지 위임을 하고도 이런 치욕적인 일을 당했다.
정부는 이미 국회가 위임한 범위를 넘어서는 협상을 하고 있다. 이 협상은 중단되어야 한다. 국회는 손 놓고 가만히 있을 것이 아니라 일단 우리 국민들의 의견을 듣는 절차를 시작해야 되고, 위임범위를 넘는 협상 진행에 대해 지금 당장 제동을 걸어야 한다.

이대로는 안된다. 자유무역·FTA는 없어진 지 오래이고 유엔과 WTO 체제도 없어졌다. 지금 미국이 하는 것은 말 그대로 식민주의이다. 여기 굴복하면 안된다. 계속 국민주권정부임을 내세우려면 모든 투자협상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함재규 민주노총 부위원장

함재규 민주노총 부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함재규 민주노총 부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미국은 지난 240년간 전쟁으로 먹고 살았던 나라이다. 이젠 그마저도 안 되니까 남의 나라 등쳐 먹고 사는 그런 나라가 되어 가고 있다. 그들이 한국을 보는 시각은 여전히 인종차별적이어서 인권 탄압은 문제도 안되는 노예 정도로 여기는 것에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인권 유린하는 이런 동맹 필요 없다. 

미국에 올인하면 우리가 올킬당한다. 천문학적인 대미투자에 국내 산업은 이미 산업공동화와 구조조정이 시작되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대미 투자를 전면 중단하고 그 투자를 노동자와 한국 산업을 살리는 데 사용하는 것이다. 더 이상 지구촌을 상대로 안전도, 인권도 존중도 없고 오로지 갈취하고 안보 협박과 희생만 강요하는 미국은 더 이상 필요 없다. 민주노총은 이재명 정부가 대미 투자를 전면 재검토하거나 중단할 것을 재차 강력히 요구한다.

이은정 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

이은정 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은정 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국익 최우선의 실용외교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목표이자 전략이다. 국익을 우선할 것인가, 불평등한 동맹을 중시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 이재명 정부는 불공평하고 불합리하며 국익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대미 투자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홍희진 청년진보당 대표

홍희진 청년진보당 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홍희진 청년진보당 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미국이 우리나라를 망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부는 우리 국민들과 우리나라에 더없이 폭력적이고 무례하게 굴고 있다.동맹이라고 해서 참고 참았더니 돌아온 게 무엇인가? 우리 국민을 중범죄자 취급하며 총과 헬기를 동원해서 체포하고, 마치 맡겨 놓은 것처럼 트럼프 기분따라 수천억 달러를 내놓으라고 휘두르고 있지 않나?
이재명 정부는 미국에게 더 강력하게 사과를 요구해야 한다. 지금 주도권을 제대로 정리하지 않으면 앞으로 경제 안보, 그 어떤 것도 가리지 않고 미국의 목줄에 끌려 다닐 수밖에 없다.

박세희 진보대학생넷 서울인천지부 대표

박세희 진보대학생넷 서울인천지부 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박세희 진보대학생넷 서울인천지부 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제는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한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강제 구금 사건은 반인권적 불법적 굴욕적 조치였다. 미국 이민국이 합법적 비자를 소지한 한국인 직원에게까지 체포 영장을 발부하고 불법 행위를 저지른 사태를 보며 미국 내에서조차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바이든 정부에 이어 트럼프까지 미국은 한국에게 막대한 직접 투자를 요구하고 미국에 공장 설비를 지으라며 사실상 노골적인 조공을 요구하고 있지만, 조공의 대가는 보호도 동맹도 아닌 멸시와 인권 침해였다.
미국 이민국의 비인도적이고 불법적인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 한국 정부는 국민을 대변하여 대미 투자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대미 투자방식 이견 커…'한미 관세협상' 장기화 가능성

이태경 편집위원(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red1968@naver.com

다른 기사 보기

  • 경제

  • 입력 2025.09.18 05:50

  • 수정 2025.09.18 06:23

  • 댓글 0

산업장관 "한미 협상 밀고 당기는 과정"

안보실장 "내용이 중요, 감당 가능해야"

정부, 협상 장기화 대비 지원 방안 마련

한미 관세 협상 후속 협의가 대미 투자 방식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난항을 겪으면서, 협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미국은 일본과 합의한 방식을 한국에도 강하게 압박하고, 한국은 국익을 훼손하는 협상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협상이 타결되는데까진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김정관 산업부장관은 "한미 협상이 밀고 당기는 중"이라고 했고, 위성락 안보실장도 "관세협상은 내용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등 이재명 정부의 핵심 관계자들도 같은 견해를 보이고 있다. 한편 한미 관세 협상 타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정부에서는 수출기업에 대한 지원방안 마련을 적극 강구하고 있다.

일본방식 따르라는 미국 VS 그럴 순 없다는 한국

17일 통상 당국에 따르면 한미 통상 당국은 지난 7월 말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이후 현재까지 협상의 세부 이행사항을 확정하고 문서화하기 위한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한미 양국은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기로 한 25%의 상호관세를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이 3500억 달러(약 486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시행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협상안에 합의했다.

한미 통상 당국은 관세 협상 후속 조치를 위해 지난 8일 워싱턴 DC에서 실무협의를 갖고, 지난 12일에는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뉴욕을 찾아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면담했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장관 귀국 바로 다음 날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다시 워싱턴 DC로 떠나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회담하는 등 고위급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일본이 먼저 대미 투자 관련 양해각서(MOU)에 서명하며 일본차에 대한 품목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조치가 시행되자 국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일본은 관세 협상에서 5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하고, 실무협의를 통해 대미 투자 결정 주도권을 미국이 행사하고, 투자 이익의 90%(투자금 회수 전에는 50%)를 미국에 넘기는 조건에 합의하는 내용의 MOU에 서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미 투자와 관련해 미국이 한국에도 일본과 같은 방식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3500억 달러를 주는 대신 차라리 25%의 관세를 물자'는 주장까지 분출되고 있다. 한국 정부도 국익 관점에서 미국의 지나친 요구는 받기 어렵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지난 15일 관세 협상 마무리가 늦어진다는 지적에 대해 "국익이 훼손되지 않는 것을 최우선으로 두고, 무리한 요구가 있다면 ‘국익의 보전’(목표로) 놓고 협상해 나가겠다는 원칙에서 달라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미국이 요구하는 3500억 달러의 대부분을 현금으로 투자하면 외환시장에 어려움이 닥칠 수 있기 때문에 미국 측에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요청하는 등 협상 세부 사항을 하나하나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도 대체로 합의문에 성급하게 서명하기보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신중하게 협상을 마무리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관세 협상을 마무리하기까지 조금 더 오래 교착 상태가 지속될 것 같다. 길면 두세 달 정도 서로 협의하면서 접점을 찾아나갈 것 같다"며 "조선, 원자력, 반도체 등 한국이 강점이 있고 미국은 잘 못하는 분야의 협력 방안을 통해 미국을 설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도 "자동차도 중요하지만, 국민 경제 전체에 미치는 모든 영향을 고려해 협상해야 한다"며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마스가 등 카드로 재량권을 확대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외교가에서는 오는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를 계기로 한미 관세 협정 문서화 작업이 마무리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어쨌든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며 미소짓고 있다. 2025.8.26. 연합뉴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협상이 밀고 당기는 과정에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한미 관세 협상 후속 협의와 관련해 "협상이 교착 국면에 있다가 이어지고 있는 과정"이라며 "협상이 밀고 당기는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16일 세종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미 협상 관련 질문에 "(협상장에서) 저도 책상도 치고 목소리도 올라가기도 하고 하는 그런 과정에 있다"며 "양측이 '윈-윈'하기 위해 이런 과정들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어떤 분들은 3500억 달러를 미국이 다 가져가는 게 아니냐고 하는데, 그런 구조는 아니다"라며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1500억 달러 사업처럼, 미국에 진출하는 우리 기업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기 위해 3500억 달러를 미국에 주느니 협상을 엎자'는 이야기도 나온다는 질문에 그는 "저도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면서도 "관세 협상 내용을 봤을 때 미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하느냐가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문제)"라며 협상 타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인도나 스위스, 중국을 보면 (협상이) 안되면 관세가 무지막지하게 올라가는 상황"이라며 협상 타결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장관은 러트닉 장관과 지금까지 스무번 미팅했다고 소개하고, "우리가 10년, 20년 전에 알던 미국이 아닌, 새롭게 태어난 미국을 상대하고 있다"라고도 했다.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무역 합의를 압박하는 미국을 상대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표현한 것으로 읽힌다.

한국보다 먼저 투자 양해각서(MOU)에 서명하며 무역협정을 마무리한 일본의 대미 협상에 대해서는 "언더스탠딩(MOU의 '양해')이라는 측면에서 최고의 국익 접점을 찾은 것으로 본다"며 "자동차 전체 품목관세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의 딜(합의)은 언제든 일본 측에 불리하거나 국내법에 안 맞으면 깰 수 있고, 5500억 달러가 한꺼번에 가는 것도 아니어서, (합의가) 일본 기업에도 도움이 되고, 관세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16일 세종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9.17. 연합뉴스

위성락 안보실장, “관세협상, 장기화 바람직 않지만…내용이 중요, 감당 가능해야”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17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한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간담회에서 한미 관세 협상과 관련해 "우리의 국익을 적절한 범위 내에서 방어할 수 있어야 한다"며 "당장은 진전이 없지만 많은 논의가 오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의 과정을 거쳐 뭔가 타협점을 찾아갈 것으로 생각한다"며 "언제쯤이라고 말씀드리지 못하지만 타결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전망했다. 위 실장의 이 같은 발언은 전날 대통령실이 "시한에 쫓겨 손해 보는 합의에 서명할 수는 없다"는 뜻을 밝힌 것과 같은 호흡이다.

또한 위 실장은 한미 관세협상 후속 협의와 관련해선 "(협상이) 장기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중요한 것은 내용이다. 실현 가능, 지속 가능해야 하고 국익을 적절한 범위에서 방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우리에게 큰 손해가 되는 합의는 지속 가능하지 않고 한미 관계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감당할 수 있고 합리적인 협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1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로 열린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5.9.17. 연합뉴스

정부는 한미 관세 협상 장기화에 대비해 피해 기업 지원책 마련에 나서는 중

한편 정부는 한미 관세 협상 장기화에 대비해 기업들의 대미 수출 감소 상황을 견딜 수 있는 지원 방안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수립한 '미국 관세 협상 후속 지원 대책'에 따르면 정부는 미국의 관세 부과로 어려움을 겪는 수출기업들을 위해 13조 6000억 원의 정책자금을 연내 긴급 지원할 예정이다. 이 정책 자금은 △한국산업은행 3조 원 △한국수출입은행 6조 원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4조 2000억 원 △중소기업진흥공단 4000억 원 등으로 구성된다.

또한 정부는 수출기업의 유동성 확보를 위한 무역보험 공급 규모를 역대 최대치로 늘리기로 했다. 정부는 현재 256조 원인 올해 무역보험 공급 규모를 270조 원으로 늘리고, 보험·보증료 60% 할인 대상을 기존 품목관세 업종에서 전 업종으로 넓힐 계획이다.

정부는 국익을 최대한 수호하기 위해 미국과의 관세협상을 호흡을 길게 하면서 끈질지게 이어가고 있다. 그 뿐 아니라 대미 수출 감소로 피해를 입을 기업들을 위해 천문학적 정책자금을 배정하고 무역보험 공급 규모도 역대 최대치로 늘리고 있다. 한마디로 국익수호를 위해 안팎으로 분투 중이다.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