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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주택 6채’ 장동혁 콕 집어 “다주택자 특혜 유지해야 한다고 보느냐”

입력 2026.02.16 09:02

  • 기사를 재생 중이에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5회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은 16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국민의힘은 다주택자를 규제하면 안 되고, 이들을 보호하며 기존의 금융 세제 등 특혜를 유지해야 한다고 보십니까?”라고 물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시40분 자신의 엑스에 “(장 대표가) 청와대에 오시면 조용히 여쭤보고 싶었던 게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묻겠다”며 이같이 적었다.

이 대통령은 이와 함께 자신의 SNS 다주택자 관련 메시지에 대한 여야 공방을 담은 기사를 함께 게시했다. 국민의힘이 “이재명 대통령 분당 아파트부터 팔라”고 주장하자 더불어민주당은 “장동혁 대표는 주택 6채 보유한 다주택자”라고 맞받았다.

이 대통령은 “집은 투자수단일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주거수단”이라며 “긍정적 효과보다 부정적 효과가 큰 것은 분명한 만큼 국가정책으로 세제, 금융, 규제 등에서 다주택자들에게 부여한 부당한 특혜는 회수해야 할 뿐 아니라 다주택 보유로 만들어진 사회문제에 대해 일정 정도 책임과 부담을 지우는 게 공정하고 상식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치란 국민들의 이해관계를 조정해 가며 국민 다수의 최대행복을 위해 누가 더 잘하나를 겨뤄 국민으로부터 나라 살림을 맡을 권력을 위임받는 것”이라며 “정치에서는 이해관계와 의견 조정을 위한 숙의를 하고 소수 의견을 존중하되 소수 독재로 전락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고 논쟁의 출발점은 언제나 진실(팩트)과 합리성이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폐해가 큰 다주택에 대한 특혜의 부당함과 특혜 폐지는 물론 규제 강화의 필요성을 모를 리 없는 국민의힘이 무주택 서민과 청년들의 주거 안정, 망국적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한 다주택 억제정책에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를 들어 시비에 가까운 비난을 하니 참으로 안타깝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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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알고리즘에 “왜 이런 걸 보세요”…‘정치 싸움’ 없는 명절 나려면

이념 대신 ‘팩트’·인물 대신 ‘정책’ 제시

유대감 바탕 “평소 대화 여부 돌아봐야”

조해영기자

  • 수정 2026-02-16 08:19등록 2026-02-16 08:00

기사를 읽어드립니다

3:39

게티이미지뱅크

대구가 고향인 직장인 전아무개(27)씨는 최근 아버지의 유튜브 계정에서 몇몇 채널을 ‘차단’했다. 주로 부정선거론 등 음모론을 전하고 반복하는 채널들이다. 이른바 ‘알고리즘 정화 운동’이었다.

명절을 앞두고 젊은 층 사이에 소소한 부모님 알고리즘 정화 운동이 제안된다. 전씨처럼 부모님 유튜브 계정에서 채널을 차단하는가 하면, 극단적인 영상에 덜 노출되도록 정치와 무관한 영상을 부모님 게정으로 반복 시청해 추천 알고리즘 영상에 변화를 주는 방법도 제시된다. 정치적 견해 차이로 가족 간 다툼이 잦아진 현실의 방증이다. 전씨는 “인공지능(AI)으로 만들어진 가짜뉴스 영상을 의심 없이 시청하시는 걸 보고 눈에 띄는 채널을 차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알고리즘 정화’만으로, 최근 들어 한층 깊어지며 가족 사이까지 파고든 정치적 갈등을 해소하기는 역부족이다. 정치적 극단의 시대, ‘정치 얘기로 싸우지 않는 명절’을 위해 전문가들의 소통 제안을 들어봤다.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정치 대화의 핵심은 ①이념보다 팩트 ②인물보다 정책이다. 가족 사이 서로 다른 정치적 성향을 존중하되 차분히 그릇된 사실 관계를 바로잡고, 생산적인 조율과 협의가 가능한 정책을 중심으로 대화를 풀어가자는 얘기다.

정낙원 서울여대 교수(언론영상학부)는 “무조건 ‘아버지는 왜 이렇게 말씀하시냐’고 할 게 아니라, 구체적으로 어떤 왜곡된 정보를 어떤 경로로 얻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정보의 경로와 내용을 확인했다면 이를 바로잡을 수 있는 ‘팩트’를 챙겨야 한다. 가짜뉴스를 퍼트리는 유튜브가 출처라면 공신력 있는 영상을 조금씩 근거로 제시하는 것이다. 이후 대화에 나설 때도 ‘이념’을 바로잡으려는 시도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이념의 옳고 그름을 따지다 보면 다툼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정 교수는 “레거시 언론을 활용해 부모님께 균형 잡힌 정보를 제공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바로잡아줄 수 있는 자료를 조금씩 공유하면서 부모님이 자신이 접하는 콘텐츠의 신뢰성을 생각해볼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사실 여부가 아닌 이념의 차이가 문제라면 부모님 말씀을 경청하고 인정하면서 차분히 대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화의 초점을 인물이 아닌 ‘정책’으로 이끌어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정치 대화가 다툼과 갈등으로 이어지는 것은 대개 특정 인물에 대한 개개인의 호감도나 지지 여부인 탓이다. 인물에 대한 대화는 ‘편 가르기’로 이어질 여지도 많다. 김춘식 한국외대 교수(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는 “개인에 대한 대화는 합의에 이르기가 어렵지만 정책은 합의가 아니라 조정이 필요한 영역”이라며 “정치 얘기가 나올 것을 대비해서 부모님과 함께 얘기해볼 만한 주제를 미리 생각해본다거나, 언론을 인용할 때도 개인보다는 정책을 분석하는 보도를 활용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런 대화 태도가 명절용 단발 ‘이벤트’에 그쳐선 안된다는 것이다. 다른 생각을 지닌 사람 사이 소통의 바탕은 신뢰와 유대감이다. 정현선 경인교대 교수(국어교육과)는 “유대감을 쌓지 않은 상태에서 불쑥 ‘이런 걸 왜 보시냐’는 식으로 접근하면 효과가 없다. 우선 평소에 부모님과 자주 대화했는지를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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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 때문에 끌려간 청년, 40년 만에 무죄 선고받다

[재심: 바로잡은 역사] '삼청교육대'라는 국가폭력의 역사적 심판

26.02.15 19:28최종 업데이트 26.02.15 19:28

1980년 제5공화국 정권창출의 소용돌이 속에서 사회정화라는 미명아래 삼청교육대 입소생들이 봉체조를 받고 있다.연합뉴스

1980년대는 한국 조직폭력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든 시기다. 기업형 조폭이 이 시기의 현상이 됐다. <한국사회학회 심포지움 논문집>(2004.5)에 실린 공유식 아주대 교수의 논문 '한국사회의 조직폭력과 조직범죄'는 "1980년대의 조폭은 유흥업소·빠찡꼬·부동산투기 등을 통해 획득한 부를 바탕으로 합법적인 활동 공간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설명한다.

방성수 <조선일보> 기자의 <조폭의 계보>는 1983년 이후에 "조직폭력배들의 전성시대"로 접어들었다며 "폭력조직들은 오락실·안마시술소·경마·재건축 등으로 사업 분야를 넓혀가면서 황금기를 구가"했다고 기술한다.

그런데 1980년대 초반에 대대적인 폭력배 단속이 있었다. 이때 있었던 삼청교육대 프로젝트의 명분은 폭력배 단속이었다. 삼청교육의 신호탄인 1980년 8월 4일 자 계엄포고 제13호는 "각종 불량배를 일제히 검거·순화함으로써 밝고 정의로운 사회구현을 위하여 다음과 같이 포고한다"고 한 뒤 "검거된 불량배는 일정 기준에 따라 분류·수용·순화 조치한다"고 예고했다.

2006년에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삼청교육대사건 진상조사보고서>에 따르면, 1980년 12월 29일까지 군경에 검거된 '불량배'는 6만 755명이고, 그중 삼청교육대에 끌려간 사람은 3만 9742명이다.

계엄사 주도하에 삼청교육을 담당한 부대는 총 26개 사단이다. 이만한 대군이 폭력배 순화교육에 동원됐다면, 조폭의 역사는 이 시기에 내리막길을 걸었어야 한다. 나중에 되살아난다 해도, 적어도 삼청교육 직후인 1980년대 초중반에는 "조직폭력배들의 전성시대"가 열리지 않았어야 한다. 그런데도 삼청교육 얼마 뒤인 1983년 이후로 조폭의 전성기가 열렸다. 삼청교육의 진짜 목적이 불량배 일소가 아니었고, 그곳에 끌려간 사람들 상당수가 조폭과 무관했기에 이런 일이 가능했다.

어이없이 연행된 사람들

포고 제13호가 발포된 달에 서울 뚝섬유원지(지금의 뚝섬한강공원)에서 23세인 한일영씨가 연행됐다. 2017년 4월 12일 자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그는 부모들의 부탁을 받고 초등학생 7명과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때 경찰이 다가오더니, '서에 가자'며 그를 성동경찰서로 끌고 갔다.

그는 뚝섬 인근의 성동서를 거쳐 경기도 연천군 육군 5사단 연병장으로 연행됐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사방에서 총소리가 들리고, '빨간 모자'들이 사람들을 짓밟고 굴리고 있었다. 삼청교육이라는 국가폭력 현장으로 그가 내던져지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그는 폭력배가 아니었다. 현행범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경찰은 다짜고짜 끌고 갔다. 한일영은 "문신 탓이었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수영장에서 훤히 드러난 그의 문신이 연행 사유가 됐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의 불량배 소탕을 취재한 기자들의 대담을 담은 1980년 8월 7일 자 <조선일보>는 어떤 사람들이 붙들려갔는가를 설명하는 대목에서 "문신을 새긴 사람은 모두 중벌을 받았어요"라고 말한다.

국민학교(초등학교) 시절인 1970년경에 경기도 가평에서 피아노 과외를 받으며 유복하게 살았던 한일영은 서울 성북구 삼선동의 할아버지 댁을 자주 방문했다. 그러다가 6학년 때인 1971년에 삼선동에서 경찰에 붙들렸다. 그날 입은 옷이 초라한 데다가 집 주소를 정확히 대지 못해 고아로 오인된 것 같다고 그는 회고했다.

그는 서울 은평구 응암동의 아동보호소에 수용되고, 약 8개월 뒤 경기도 안산의 선감학원에 보내졌다. 명목상으로는 부랑아 수용시설이지만 실제로는 인권침해 및 강제노역 현장인 곳에 보내진 것이다. 여기서 새긴 것이 그 문신이다. 1976년에 이곳을 탈출한 그는 4년 뒤 수영장에서 폭력배로 오인돼 삼청교육대로 끌려갔다.

한일영처럼 어이없이 연행된 사람들은 한둘이 아니었다. 위 대담 기사는 "우범 지역이나 유흥업소 부근을 배회하는 사람도 모조리 잡아들였어요"라고 말한다. 또, 요즘 말로 하면 카공족도 대거 검거됐다. "다방 같은 데에 아침 일찍 출근, 자리만 차지하고 하루 종일 앉아 있는 사람"도 단속 대상이라고 위 기사는 말한다.

무고한 국민을 감옥에 넣어

선감학원, 삼청교육대 피해자 한일영씨이민선

그렇게 끌려간 피해자들은 일상적인 폭행과 가혹행위에 노출됐다. 위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한일영은 "국민을 보호해야 할 군인이 죄 없는 민간인을 이리 무지막지하게 때려도 됩니까"라고 항의했다가 일명 지옥탕에 빠졌다. 물과 오줌과 진흙이 뒤범벅인 구덩이에 떨어진 그는 '잠수 훈련'을 받았다. 숨이 막혀 '수면' 위로 머리를 내밀면 조교가 막대기로 눌렀다.

한 달간의 삼청교육을 마친 그는 근로봉사대로 끌려갔다. 가혹행위에 더해 강제노동까지 하게 됐던 것이다. 여기서 두어 달쯤 시달리다가 탈출했다. 그런 뒤 기차에 올라타 화장실에 몸을 숨겼다. 얼마 안 가서 기차가 멈추더니, 헌병들의 군화 소리가 화장실 문 앞에서 끊어졌다.

군법회의에 회부된 그는 계엄포고 제13호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공주교도소에서 1년간 복역했다. 순화교육 및 근로봉사 구역을 무단 이탈하면 "영장 없이 체포·구금·수색하고 엄중 처단한다"는 조목이 유죄 선고의 근거가 됐던 것이다.

이 포고는 어떤 행위에 대해 분류·수용·순화 조치를 부과하겠다고 규정하지 않고, "서민착취배"를 포함한 불량배에 대해 이런 조치를 부과하겠다고 규정했다. 특정 범법 행위가 아닌 특정 사람들을 상대로 사실상의 형벌을 예고했던 것이다.

또 서두에 인용된 것처럼, 분류·수용·순화 조치를 부과하는 구체적 기준을 적시하지 않고, 그냥 "일정 기준"에 따라 부과하겠다고 규정했다. 거기다가 "엄중 처단"이라는 모호한 개념도 사용했다. 형벌 규정의 기본 원리를 무시한 이런 포고령을 근거로 무고한 국민들을 감옥에 넣었던 것이다.

한일영은 석방된 뒤에도 괴롭힘을 당했다. 경찰들이 따라다니는 바람에 마음 놓고 살 수가 없었다. 생계를 위해 넝마주이나 고철 수집 같은 힘겨운 노동도 감내해야 했다.

군부 권력을 민생 현장으로 확대하기 위한 프로젝트

전두환 정권이 불량배 일소라는 미명하에 근 4만 명의 국민에게 그런 만행을 저지른 것은 깡패 소탕을 빌미로 국민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보다 중요한 목적은 정치적인 데에 있었다는 것이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의 판단이다.

위 진상조사보고서는 "군부의 권력을 확대하고 정당화하기 위한 것이 주목적이었다"고 말한다. "하루빨리 계엄을 종결시키기보다는 계엄사의 권한을 활용하여 민생 치안까지 확대하고자 한 것이었다"고 지적한다. 국민들이 계엄군의 일상적인 지배를 받아들이도록 만들고 군부의 권력을 민생 현장으로 확대하기 위한 프로젝트였다는 결론을 도출한 것이다.

삼청교육은 폭력배 소탕을 핑계로 일반 국민들을 겁박하고 폭행한 국가폭력이었다. 실제 의도가 거기에 있다 보니, 한일영 같은 무고한 국민들이 표적이 될 수밖에 없었다. 폭력배 소탕은 당연히 뒷전이었다.

삼청교육 문제는 2000년대에 진실화해위원회와 대법원이 그 위법성을 확인하기 훨씬 전부터 위법 논란에 휩싸였다. 전두환이 퇴임한 해인 1988년부터 세상을 들썩인 국회 제5공화국 청문회에서도 삼청교육이 주요 안건이었다.

6월항쟁을 당한 데 이어 1988년 13대 총선 참패를 겪은 노태우 대통령은 그해 11월 26일의 특별담화를 통해 삼청교육이 "잘못된 공권력의 행사"였음을 시인하고 보상과 명예회복을 약속했다. 그해 12월 12일부터는 시군구 민원실에서 피해자 신고를 받았다. 이런 흐름이 이어지다가 2004년 1월 29일에 '삼청교육 피해자의 명예회복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다.

2020년 5월 13일 연합뉴스TV가 보도한 "삼청교육대 피해자, 40년 만에 재심 무죄 판결"연합뉴스TV

한일영이 겪은 국가폭력은 재심 재판의 소재가 됐다. 2020년 5월 12일, 재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방법원은 63세가 된 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그에게 적용된 계엄포고 제13호는 위헌이라고 판시했다.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신체 자유와 거주·이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였다. 선고 전에 검찰도 무죄를 구형했다.

이로써, 그가 근로봉사대를 탈출한 행위는 무죄로 뒤바뀌었다. 결국 그가 승리한 것이다. 국가의 사과를 받고 배상을 받는다 해도 허망할 수밖에 없는 승리이지만, 뒤늦게나마 '심판'이 그의 손을 들어준 것은 그를 그렇게 만든 세력과 계승자들이 역사의 패자가 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삼청교육대 #국가폭력 #계엄포고 #국가범죄 #사회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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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집 팔라 강요 안 해…손해 감수는 자유”

  • 김미란 기자

  • 업데이트 2026.02.14 11:19

  • 댓글 0

‘사저 매각’ 주장엔 “나는 1주택자…퇴직 후 돌아갈 집이라 주거용”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착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추구할 뿐, 집을 팔라고 강요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14일, <장동혁 “李대통령 한밤중 다주택자에 사자후…부동산 겁박 멈추라”>는 제목의 기사를 ‘X’(옛 트위터)에 공유하고는 “부동산 투자‧투기에 주어진 부당한 특혜를 회수하고, 상응하는 부담을 하게 하려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자가 주거용 주택소유자는 철저히 보호하되, 살지도 않는 투자‧투기용 주택이나 다주택 보유자는 무주택자인 청년과 서민들에게 피해를 입히니 그에 상응한 책임과 부담을 지는 것이 공정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당한 투자수익을 초과하여 과도한 불로소득을 노리는 다주택자, 살지도 않는 투자‧투기용 주택 소유자들이 가진 특혜를 회수하고 세제, 금융, 규제, 공급 등에서 상응하는 부담과 책임을 강화하여 부동산 시장을 선진국들처럼 정상화 하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정상화된 부동산 체제에서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며 집을 소장품이나 과시용으로 여러 채 소유해도 괜찮다”며 “손실을 감수하며 공동체를 위해 경제적 부담을 기꺼이 하겠다는 걸 왜 말리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대통령은 재차 “강요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집은 투자‧투기용보다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니, 그 반대의 선택은 손실이 되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할 뿐이다. 손해를 감수할지, 더 나은 선택을 할지는 각자의 자유”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아울러 “대통령 사저부터 팔라”는 국민의힘 등 일각의 주장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해당 글 말미에 “사족으로, 저는 1주택”이라고 밝히고는 “직장 때문에 일시 거주하지 못하지만 퇴직 후 돌아갈 집이라 주거용”이라며 “대통령 관저는 제 개인 소유가 아니니 다주택자 취급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이어 “다주택 매각권유는 살 집까지 다 팔아 무주택 되라는 말이 아니니 ‘너는 왜 집을 팔지 않느냐’, ‘네가 팔면 나도 팔겠다’는 다주택자의 비난은 사양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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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석 "검찰 어떻게 이재명 궁지로 몰았는지 밝힐 것"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6/02/15 09:50
  • 수정일
    2026/02/15 09:5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김성진 기자

mindle1987@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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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정당

  • 입력 2026.02.14 20:30

  • 수정 2026.02.14 20:32

  • 댓글 0

이화영 변호인도 "늦었지만 용기에 감사"

그간 조작수사에 침묵했던 서민석 변호사

국회서 기자회견 열고 "검찰 교활해" 비판

"가족 수사 빌미로 노골적으로 회유" 폭로

"이화영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침묵했다"

"제가 진술 회유 변호사? 명백히 사실 아냐"

서민석 비판하던 이화영 변호인들도 "환영"

"이화영의 억울함 풀어내는 게 시대 정신"

"서 변호사 문제는 국민과 당원들 몫으로…"

청주시장 출마의 변 밝히는 서민석 변호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불리한 진술을 회유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법률특보에서 물러난 서민석 변호사가 "이화영 전 부지사가 얼마나 고통 받았는지, 그리고 검찰이 얼마나 잘못된 방식으로 이재명 대통령을 궁지로 몰아넣었는지 밝히고자 한다"고 말했다. 서 변호사는 진술 회유 의혹에 대해서도 "명백히 사실이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그간 대북송금 사건에서 벌어진 검찰의 조작수사 문제는 김현철·김광민 변호사가 주도적으로 밝혀왔다. 여러 변호사들이 이 전 부지사를 변호했지만, 나머지 변호인 대부분은 침묵을 유지했다. 되레 일부 변호사는 검찰 쪽에서 이 전 부지사 쪽을 공격하기도 했다. 김현철·김광민 변호사 외에 또다른 변호인이 추가로 검찰의 조작을 밝히겠다고 나서면서, 대북송금 사건 조작의 또다른 국면이 열릴지 주목된다.

서 변호사의 과거 의혹에 대해 비판했던 이 전 부지사 변호인도 검찰 조작을 밝히겠다는 서 변호사의 뜻에 "늦었지만 용기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검찰, 이화영에 교활한 수법쓰고 노골적 회유"

"문제가 된 진술 당시 변호인도 맡지 않았어"

"검찰 조작에 침묵한 건 죄책감·책임감 때문"

앞서 서 변호사는 전날인 13일 여의도 국회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으로서 여러 차례 접견했고 사건 기록을 직접 검토했으며 재판의 전 과정을 당사자와 대면하며 지켜본 사람"이라며 "그 모든 과정에서 저는 변호사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의뢰인이었던 이 전 부지사와 함께 고통스러워했고 같이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서 변호사는 "검찰은 이 전 부지사에게, 그가 핵심 멤버로 활동했던 동북아평화경제협회를 문제 삼으며 그의 정치적 스승이었던 이해찬 전 국무총리 그리고 해당 재단에 후원금을 냈던 장영태 씨까지 수사를 확대해 감옥에 보낼 수 있다는 식으로 압박했다"며 "이는 단순한 참고 차원의 언급이 아니라 이 전 부지사를 주변에서부터 갉아 먹어 심리적으로 무너뜨리기 위한 교활한 수법이었다"고 했다.

이어 "검찰은 이 전 부지사의 배우자와 아들까지도 구속될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을 반복하며 압박했고 측근이던 신명섭 씨를 구속하겠다는 방침을 내비쳤다"면서 "신명섭 씨는 실제로 구속됐고, 이 전 부지사 가족과 그 지인들마저 위협받는 상황에서 (이 전 부지사의) 사모님은 극도의 공포에 떨 수밖에 없는 상태에 놓였다"고 설명했다.

또 "검찰은 이 전 부지사에게 이미 형성된 진술, 즉 이재명에게 보고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유지하면서 그 말에 신빙성을 부여할 구체적인 내용을 추가로 진술한다면, 가족과 정치적 동지들에 대한 수사 확대는 하지 않겠고 이화영 본인 역시 형량을 낮춰 최대한 석방까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노골적인 회유를 시도했다"고 밝혔다.

 

13일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 중인 서민석 변호사의 모습. 2026.2.14. 충북 MBC 보도화면 갈무리

서 변호사는 자신에게 제기된 이화영 진술 회유 의혹에 대해선 "명백히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앞서 이 전 부지사의 부인 백정화 씨는 2024년 4월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서 변호사가 "(박상용) 검사랑 얘기가 잘됐다" "이재명한테 보고했다, 딱 그것만 얘기하면 된다고 했다"며 진술 회유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 같은 인터뷰 내용은 당시 크게 주목받지 못하다가, 최근 민주당 지도부가 대북송금 사건에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을 변호한 전준철 변호사를 2차 종합 특별검사로 추천해 논란이 되면서 함께 수면 위로 오르게 됐다. 당 안팎에선 진술 회유 의혹이 있는 서 변호사가 정청래 대표 법률특보를 맡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서 변호사는 해당 의혹과 관련, "문제가 되고 있는 (회유)진술은 이미 11차부터 14차까지의 피의자 신문 조서에 작성돼 있었고, 저는 이 전 부지사의 제15회 검찰 피의자 신문 이전까지 대북 송금 사건 수사에 대응하는 담당 변호인이 아니었다"며 "진술된 내용도 초기 진술이 있었던 이후에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담당하지도 않은 변호사가 검찰 조사 과정에서 진술을 회유하거나 설계했다는 주장은 시간적으로도 사실관계상으로도 성립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서 변호사는 그간 검찰의 조작수사에 침묵한 이유에 대해선 "이 전 부지사가 가장 끝까지 몰려 있었을 때 그의 손을 잡고 있었던 변호사로서 끝까지 변호하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책임감 때문에 저는 그동안 침묵해 왔다"며 "그러나 최근 이화영 전 부지사를 수 차례 접견하면서 제 생각은 바뀌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국민 여러분께 이화영이 얼마나 고통 받았는지 그리고 검찰이 얼마나 잘못된 방식으로 이재명 대통령을 궁지로 몰아넣었는지 밝히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철 "서 변호사, 검찰 조작 진실 밝히길"

김광민 "서 변호사 문제는 당원들 몫으로"

"이화영의 억울함 풀어내는 게 시대 정신"

그간 검찰의 조작수사에 맞서온 이 전 부지사 변호인들도 서 변호사의 발언에 대해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서 변호사에게 제기된 의혹이나 민주당 내 논란과 별개로 과거 이 전 부지사 변호인으로서 검찰의 조작수사와 관련해 증언한다는 데 대해 높게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쌍방울 그룹의 800만 달러 대북송금 공모 및 억대 뇌물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1심 선고 재판이 열린 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 앞에서 이 전 부지사 측 김현철·김광민 변호사가 재판을 마치고 나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6.7. 연합뉴스

김현철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검찰이 얼마나 잘못된 방식으로 이재명 대통령을 궁지로 몰아넣었는지 밝히고자 한다'는 서 변호사의 기자회견을 들었다"며 "이 전 부지사에 대한 검찰 조작수사에 관하여 서 변호사가 그 진실을 밝혀주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이전에 서 변호사에 대해 비판적인 취지로 쓴 페이스북 글도 모두 내렸다.

김광민 변호사도 서 변호사의 기자회견 직후 페이스북에 "서 변호사님께서 기자회견을 통해 수원지검의 조작수사를 폭로하셨다. 늦었지만 용기에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진술 회유 의혹이 있는 서 변호사를 옹호하는 취지의 글에 일부 민주당 당원이 비판하자, 김 변호사는 이날도 글을 올리고 "서 변호사를 향한 여러 비판이 있다는 점 잘 알고 있다"면서 "그에 대한 평가는 국민과 민주당 당원들의 몫으로 남겨두고자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의 태도를 둘러싼 비판에 대해서는 명확히 소명을 드린다"며 "저의 행보는 오직 한 곳을 향한다. 대북송금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것, 그리고 이 전 부지사의 억울함을 풀어내는 것이다. 저는 이것이 시대의 정의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진실로 가는 길을 가로막는 자에게는 비판을, 단 한 걸음이라도 도움을 주는 이에게는 지지를 보내왔다"며 "최근 서 변호사가 수원지검의 조작 수사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당시 상황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목격자이자, 그 장면을 생생하게 기억하는 증언자다. 진실의 조각을 가진 이의 등장을 환영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는 "지금 저에게는 폭로의 시기나 방식, 사소한 내용을 따지며 힘을 뺄 여유가 없다"며 "오직 진실을 향해 나아갈 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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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 구형, 씨익 웃었던 윤석열... 지귀연 판단에 다시 웃을까?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결심공판에서 변호인들과 대화하며 웃고 있다. 2026.1.13 [서울중앙지법] ⓒ 연합뉴스

전 대통령 윤석열씨에 대한 내란우두머리 재판 선고가 오는 19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대법정 417호에서 내려진다. 내란특별검사팀(특별검사 조은석)이 구형한 사형을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지귀연 부장판사가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윤씨는 지난 공판과정에서 '경고성 계엄'이라는 말을 반복해가며 혐의를 부인했다. 특히 지난 지난달 13일 결심공판의 90분에 걸친 최후진술에서 "주권자 국민을 깨우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의 독립과 국가의 계속성, 헌법 수호에 대한 막중한 책무를 지닌 대통령으로서 국가비상사태를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계엄을 선포한 것이다. 나라의 위기가 초래된 원인이 바로 국회다. 그러면 주권자 국민을 깨우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윤씨는 "저도 검사로 오랜 시간 수사와 공판을 담당했지만, 이렇게 지휘 체계 없이 여러 기관이 미친 듯이 달려들어 수사하는 것은 처음 본다. 무조건 내란을 목표로 수사가 아닌 조작, 왜곡을 해왔다"며 특검 수사에 정당성이 없음을 강조했다.

반면 내란특검은 재판부에 "피고인은 반성하지 않는다"며 "국민은 비극적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다시금 전두환·노태우 세력에 대한 단죄보다 더 엄정한 단죄가 필요함을 실감하게 됐다. 윤석열에 대한 사형을 선고해주시기 바란다"라고 했다.

'사형을 선고해달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피고인 윤씨는 변호인단을 쳐다보며 씨익 웃어 보였다.

'수사권' 논란 정리한 백대현 "공수처, 수사권 있다"

관심은 재판부가 어떤 판단을 내리냐다. 일각에서는 지 부장판사가 윤씨에게 공소기각 선고를 내려 윤씨가 풀려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것이 다수의 평가다.

내란 공판 내내 윤씨 측은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 관할권을 문제삼았다. 계엄 당시 현직 대통령이었던 윤씨는 내란·외환죄만 예외로 둔 대통령의 불소추특권(헌법 84조), 공수처의 수사범위에 내란죄는 빠져있는 점 등을 내세워 '내란 수사는 불법이고, 후속 절차, 증거 등은 모두 위법'이라고 주장해 왔다. 이런 이유로 재판부로 하여금 공소기각을 선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16일 윤씨의 체포방해 혐의 선고공판에서 재판부(형사합의35부 백대현 부장판사)는 "공수처는 피고인의 직권남용 혐의, 내란우두머리 혐의 모두 수사권이 있다"고 명확히 정리했다.

백대현 부장판사는 헌법 84조는 대통령을 대상으로 한 수사까지 제한하고 있는 것은 아니며, 공수처가 당시 수사하던 윤씨 직권남용 혐의는 내란우두머리 혐의와 사실관계가 동일하기 때문에 수사 가능한 '관련 범죄'라고 봤다.

"공수처는 피고인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한 수사를 하던 중, 피고인의 내란우두머리 혐의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의 관련 범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의 내란우두머리 혐의 수사에 착수했다. 피고인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혐의와 내란우두머리 혐의는 사실관계가 동일하여 중간 행위나 다른 원인의 매개 없이 직접 연결되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피고인의 내란우두머리 혐의가 드러날 수밖에 없는 관련성이 인정되므로 공수처는 피고인의 내란우두머리 혐의를 관련 범죄로서 수사할 수 있다. 따라서 공수처는 피고인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및 내란우두머리 혐의에 관하여 모두 수사권이 있다."

형법 87조 1항 "내란우두머리는 사형, 무기징역에 처한다"

지난 10월 31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 25부(재판장 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에 대한 내란중요임무종사 재판이 진행됐다. 사진은 지귀연 부장판사. ⓒ 서울중앙지법

지 부장판사가 고려해야할 사안은 또 있다. 윤씨와 함께 내란을 일으킨 혐의로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장관에 대한 1심 선고가 각각 지난 1월 21일과 2월 12일에 선고됐다. 이들은 이진관 부장판사와 류경진 부장판사로부터 징역 23년과 7년을 선고받았다. 같은 혐의임에도 형량 차이가 상당해 윤씨에게도 지귀연 재판부가 예상을 벗어난 낮은 형량을 선고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지귀연 재판부가 '작량감경'을 시도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내란임을 인정하더라도 사상자가 없었고 빨리 해제됐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류경진 부장판사가 이 전 장관에게 했던 것처럼 재판부 재량으로 형을 깎아줄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형법 87조 1항에는 아래와 같이 명시됐다.

'내란우두머리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처한다.'

다시 물을 수밖에 없다. 과연 지 부장판사는 해당 조항을 무시할 수 있을까?

내란우두머리의 법정형은 사형 또는 무기형으로 한정돼 있어 유기징역이 포함돼 있지 않다. 작량감경을 적용하더라도 형의 하한을 어디까지 낮출 수 있는지에 대해 엄격한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감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진관·류경진 '선고'가 미친 영향 "12.3 비상계엄은 내란"

무엇보다 이진관 부장판사가 한덕수 전 총리에게 검찰 구형 징역 15년보다 8년 늘어난 23년을 선고하며 "12.3 비상계엄은 국헌문란 목적의 내란"이라고 강조했다.

"12.3 비상계엄 선포와 이에 근거하여 위헌·위법한 포고령을 발령하고 군 병력 및 경찰 공무원을 동원하여 국회, 중앙선관위 등을 점거, 출입 통제하는 등의 행위는 형법 87조에서 정한 내란 행위에 해당한다. 이하에서는 12.3 내란이라고 말하겠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 부장판사는 구체적인 양형 이유를 설시하면서 "친위쿠데타"임을 강조하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12.3 내란은 국민이 선출한 권력인 윤석열 전 대통령과 그 추종 세력에 의한 것으로, 성격상 '위로부터의 내란'에 해당하는데, 이러한 형태의 내란은 이른바 '친위 쿠데타'라고도 불린다. (중략) 12.3 내란은 이러한 '위로부터의 내란'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대법원 판례가 있는 '아래로부터의 내란'과 위험성을 비교할 수 없다."

이 전 장관에게 구형보다 한참 부족한 징역 7년을 내렸지만 내란에 대한 류경진 부장판사의 판단도 다르지 않았다. 류 부장판사 역시 '12·3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규정했다.

"윤석열, 김용현 등은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다수인이 결합해 유형력을 행사하고 해악을 고지함으로써 한 지방의 평온을 해할 정도의 위력이 있는 폭동, 즉 내란 행위를 일으켰다고 판단된다."

류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고위공직자로서 헌법적 의무를 부담함에도, 소방청에 언론사 단전·단수 협조를 지시해 내란에 가담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피고인이 내란 행위를 만류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고, 이후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지기는커녕 은폐하고 위증까지 했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질타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자. 결심공판에서 사형 구형을 받은 뒤 씨익 미소를 보였던 윤석열씨에게 지 부장판사는 과연 어떤 선고를 내릴까?

19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대법정, 지 부장판사의 판단을 대한민국 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윤석열#선고#사형#무기징역#지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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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국민, 설 연휴 첫날에도 긴급하게 모여 “조희대 탄핵” 외쳐

 

이영석 기자 | 기사입력 2026/02/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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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청산 국민주권실현 178차 긴급 촛불대행진’이 촛불행동 주최로 14일 오후 2시 대법원 앞에서 열렸다.

 

‘조희대를 탄핵하라! 법비들을 응징하자!’라는 부제로 열린 이날 집회에 연인원 4,000여 명(주최 측 추산)의 촛불시민이 함께했다.

 

  © 김영란 기자

 

사회를 맡은 김지선 촛불행동 공동대표는 “설 연휴 시작하는 날 만나니까 정말 가족 같고 좋다. 새해 복을 내란 단죄라는 복으로 받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며 인사했다.

 

또 내란 중요임무 종사자 중 한 명인 이상민에게 징역 7년이 선고된 것을 비롯해 최근 있었던 내란 관련 재판 결과들에 열불이 터지지만 “헌법재판소부터 이진관 재판부까지 모든 재판부가 내란죄를 줄줄이 인정하고 있다”라며 “이걸 지귀연이 엎는다면 그날로부터 무기한 총력 투쟁에 들어가겠다”라고 밝히면서 “각오를 단단히 하자. 어떤 결과가 나오든 최종 승리는 국민의 것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사회자가 참가자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며 촛불집회를 시작했다.

 

“촛불로 몰아쳐 내란 완전 단죄하자!”

“내란세력 최후보루 조희대를 탄핵하라!”

“내란단죄 가로막는 법비들을 응징하자!”

“내란수괴 윤석열에게 사형을 선고하라!”

 

권오혁 촛불행동 공동대표는 기조 발언에서 “민주개혁 진영이 모두 힘을 합쳐 내란 청산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 국민이 우려하고 있는 내부 다툼으로 균열을 만드는 일에 힘을 쏟아서는 안 된다”라며 이는 “12.3 내란 이후 일관된 국민의 명령이며, 우리 세대에 부여된 역사적 책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머지않아 내란 법비 조희대를 탄핵하고 내란 청산의 새로운 단계로 올라설 것이다”라며 “촛불광장을 2배, 3배로 키워서 그날을 앞당기자”라고 호소했다.

 

서영교 민주당 국회의원은 최근 국회 법사위에서 법왜곡죄, 재판소원제, 대법관 증원 등 3대 사법개혁안을 통과시켰다며 “설 연휴 끝나고 바로 국회 본회의에서 이 세 가지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저희가 그동안 머뭇거린 게 맞다. 언젠가부터 머뭇거렸다”라고 고백하며 “여러분이 계속 촛불집회를 열어 ‘국회는 정신 차려라’ 해 줘서 세 가지 사법개혁안을 법사위에서 모두 통과”시킬 수 있었다면서 “여러분(국민)이 하자는 대로, 옳은 길을 함께 가겠다”라고 말했다.

 

또 “윤석열이 사형을 선고받고 사면될지 걱정되는가”라며 내란, 외환죄에 한해 사면을 금지하는 법안을 이미 대표 발의했다면서 사면 금지법도 통과시키겠다고 약속했다.

 

▲ 서영교 국회의원(왼쪽)과 윤현주 회원.  © 김영란 기자

 

윤현주 강남서초촛불행동 회원은 “법비 우인성의 김건희 무죄 판결! 법비 김인택의 명태균, 김영선 무죄 판결! 법비 오세용의 곽상도와 아들 50억 뇌물 무죄 판결! 법비 류경진은 이상민 재판에서 사기범의 형량인 고작 징역 7년을 선고하였다”라며 법비들이 “판결을 통해 조희대의 졸개라고 스스로 입증한 거 아닌가”라면서 “조희대 탄핵은 내란 단죄의 필수 조건”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설 명절이 끝나는 바로 다음 날 윤석열 내란 재판 1심 선고가 진행된다. 내란 수괴 윤석열에게 무기징역이나 사형이 선고되지 않는다면 이 나라 사법부는 더 이상 존재 가치가 없다”라며 참가자들을 향해 “설 명절 내내 우리 모두 내란 단죄 홍보대사, 조희대 탄핵 운동의 전파자가 되자”라고 호소했다.

 

여현정 양평군의원은 지금까지 밝혀진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진상을 두고 “서울-양평 고속도로(종점 변경 특혜)가 국정 농단이 아니라는 증거가 하나라도 있는가?”라고 규탄하며 “2차 특검을 통해서 아직 밝혀지지 않은 공흥지구 고속도로 그리고 김선교가 관여했을 것으로 보이는 양평군 공무원 죽음의 모든 진실이 낱낱이 밝혀지고 책임자들이 샅샅이 처벌”되기를 촉구했다.

 

이어 지난 총선에서 여주, 양평의 시민단체들이 최재영 목사 초청 시국 강연회를 개최한 것과 관련해 여주, 양평의 민주시민들이 검찰과 사법부로부터 탄압받고 있는 현실을 고발했다.

 

  © 김영란 기자

 

권현문 새날 PD는 “오늘 장동혁이 어제 송영길 대표 무죄 나온 건에 대해 ‘사법부의 신뢰가 녹아내리고 있다’라고 했다. 그리고 ‘이재명 대통령 재판을 재개하라’는 얘기를 했다”라며 신뢰가 떨어진 사법부 보고 재판을 재개하라는 게 “앞뒤가 안 맞는다”라면서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는가”라고 꼬집었다.

 

또 이재명 재판 파기환송으로 대선 개입 사건을 일으킨 “조희대가 아직도 대법원장직에 있다”라며 “조희대 탄핵”을 연호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명절 연휴 다음 날 윤석열에게는 사형 선고만 남았다”라며 “윤석열 사형 선고뿐만 아니라 김건희와 내란세력들, ‘이채양명주’ 사건을 일으킨 세력들에 대한 분노를 잊어서는 안 된다”라고 당부했다.

 

박근하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상임대표는 “법비들은 친미친일 매국노, 내란범들에게는 한없이 가벼운 형을 선고하며 사실상 면죄부를 주면서, 학생들의 정당한 투쟁에 대해서는 구속영장 청구는 말할 것도 없고 실형 선고와 벌금 폭탄까지 던지고 있다”, “경찰과 검찰도 마찬가지다. 폭력적인 연행과 기소 그리고 수년 전의 투쟁까지 엮어서 병합 사건을 만들고 악랄하게 탄압하고 있다”라고 대학생들에 대한 탄압 실태를 전하며 “이는 대학생들의 정의로운 투쟁을 막기 위한 협박”이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대진연이 지금까지 이렇게 열심히 투쟁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촛불국민의 사랑과 믿음 때문”이었다며 “앞으로도 위대한 촛불국민을 따라 주저함 없이 불의에 맞서 싸워 나가는 용감한 청년학생들이 되겠다”라면서 대학생들의 벌금 모금에 함께해 주기를 부탁했다.

 

촛불행동은 설 연휴가 끝난 다음 날인 윤석열 선고 재판이 있는 오는 19일 오후 2시 대법원 앞에서 긴급 촛불대행진을 다시 개최할 예정이다.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 권오혁 공동대표.  © 김영란 기자

 

▲ 여현정 군의원.  © 김영란 기자

 

▲ 권현문 PD.  © 김영란 기자

 

▲ 안진걸 소장.  © 김영란 기자

 

▲ 박근하 상임대표.  © 김영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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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이 진정 원하는 건 빠른 판결 이전에 바른 판결이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권력 앞에 작아지는 법원이 아니라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공정하고 당연한 상식을 보고 싶다.” 서울 강북구에서 온 권시현 학생.  © 김영란 기자

 

▲ “법비 놈들이 국민 눈치를 볼 수 없을 정도로 이놈들이 끝에 몰려 있다. 이것이 바로 촛불국민 힘 아니겠는가? 법비들을 반드시 응징하고 윤석열 사형 선고 받아내자.” 이길재 강원촛불행동 대표(오른쪽).  © 김영란 기자

 

▲ 오는 19일 윤석열 선고를 앞두고 “조희대 사법부는 작당해 준비를 하고 있는데 우리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결의를 다지려고 오늘 나왔다.” 김미경 천안아산촛불행동 회원.  © 김영란 기자

 

▲ 가수 백자 씨가 「1년8개월쏭」, 「내란수괴 사형하라」, 「법비에게 철퇴를」,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를 불렀다.  © 김영란 기자

 

▲ 최은비 마포은평서대문촛불행동 회원이 ‘몸풀기’ 순서에 무대에 올라 노래 「신발끈 고쳐 매고」에 맞춰 율동했다.  © 김영란 기자

 

▲ 참가자들이 몸풀기 시간에 최은비 씨의 율동을 따라하고 있다.  © 김영란 기자

 

▲ 가수 정도훈 씨가 「재판을 아무나 하나」(개사곡), 「풍문으로 들었소」(개사곡), 「날이면 날마다」(개사곡)를 불렀다.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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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문제 핵심은 '불로소득'...이젠 다른 해법이 필요합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조치가 오는 5월 9일부터 재시행된다. 다주택자가 보유한 조정대상지역 주택 양도차익에는 최고 75%(지방세 포함 82.5%)의 세율이 적용된다. 사진은 12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일대. ⓒ 연합뉴스

안녕하십니까? 대통령님, 분량 때문에 지난 첫 번째 공개서한에서 서술하지 못한 정책 제안에 대해 다양한 요청이 있어서 고심하다가 한 번 더 쓰게 되었습니다(관련 기사 : '똘똘한 한 채' 막을 확실한 방법...이 대통령을 응원합니다 https://omn.kr/2gy74).

요즘 저뿐만 아니라 부동산 개혁을 바라는 시민들의 가장 큰 즐거움은 대통령께서 X(옛 트위터)에 올린 부동산 관련 게시글을 보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부동산 문제가 초래한 사회경제적 폐단을 대통령님처럼 이해하고 표현한 분은 지금까지 없었거든요.

대통령께서는 과거 정부처럼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여 주거 안정을 반드시 달성하겠습니다"와 같은 '선언'에 그치지 않고 부동산 불로소득이 발생하는 경로 하나하나를 조목조목 거론하고 국민과 소통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고 계신데, 이건 아마도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을 총체적이고 유기적으로 파악하고 계시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국민을 믿고 나가겠다고 하셨으니 저 같은 사람의 가슴이 뛰는 것은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일일 것입니다.

여기서 저는 부동산 문제 해결에 실패한 3번의 민주 정부(김대중 정부, 참여정부, 문재인 정부)의 경험을 복기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양한 실패의 원인을 찾을 수 있지만, 정책적 측면에서만 보면 저는 핵심을 놓치거나 간과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합니다.

부동산 문제의 핵심은 불로소득

정책적 측면에서 과거 민주 정부의 부동산 실패의 최대 이유는 부동산 문제가 불로소득 문제라는 점에 대한 인식이 약하거나 놓친 데 있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실수요 보호' 등 수많은 미사여구가 동원되었지만 '불로소득'이라는 과녁에 정조준하지 못한 부동산 세제는 수많은 문제를 발생시켰고, '세입자의 주거 안정'을 내세웠지만 불로소득을 고려하지 않는 전월세 대책은 전세값 폭등은 물론 집값 폭등을 초래했습니다.

또 두터운 주거복지를 강조했지만 불로소득 환수 및 차단과 함께하지 않는 주거복지는 비용 대비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고, 불로소득을 고려하지 않는 재건축/재개발 정책은 주거 안정에 도움은커녕 투기와 부패의 진원지가 된 것이 그간 정책의 역사입니다. 그래서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 탈출"이라는 언어로 표현된 목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부동산 문제의 핵심인 불로소득을 정면으로 응시하게 되니까요.

대통령께서 X에서 지적한 매입형 주택임대사업자들이 누리는 특혜, 즉 보유한 주택이 임대 의무기간이 끝났는데도 양도세 중과 대상에서 제외될 뿐만 아니라 공제도 받고 세율도 낮게 적용되는 것도 역시 불로소득의 문제입니다. 그들이 엄청난 시세차익, 즉 불로소득을 누리게 되는 것이니까요. 대통령님처럼 새로 주택을 건설·공급하는 건설형 임대주택사업자도 아닌데, 이런 과도한 불로소득을 누리게 해서 세입자의 주거 안정을 도모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이것을 지적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불로소득의 문제를 정면으로 응시하지 않았기 때문일 겁니다.

이에 대해서 주택임대사업자에게 이런 혜택을 부여하지 않으면 민간임대주택 공급이 줄고 이것은 '전월세 공급 부족→전월세값 상승'으로 이어져 세입자만 고통스럽다는 반론이 자동으로 튀어나오는데, 이 지점에서 부동산은 체제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대통령께서 찬찬히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부동산 일반에 대한 보유세 강화와 '실거주' 1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혜택의 정책 기조를 입법화하면 부동산 투기가 상당히 차단되어 무주택자들의 내 집 마련 가능성은 크게 높아질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전월세 수요는 줄어들게 됩니다.

또 신규주택도 불로소득이 원천적으로 차단된 주택, 즉 잘 설계된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을 2억 5천에서 3억 5천만 원 사이에 공급하면 전월세 수요는 더 줄어들게 됩니다. 같은 위치에 일반분양주택 전세와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을 비교해 보면 비용은 비슷한데,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이 주거 안정성 면에서 전세보다 압도적으로 우월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대통령께서 강조하신 것처럼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공공임대주택을 꾸준히 공급하면 주택임대사업자에게 엄청나게 혜택을 부여할 '상황적 이유'는 거의 사라지게 됩니다.

주택임대사업자에 혜택 준 '상황'도 정책 실패가 만들어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서울 시내 아파트 4만2천500세대가 적은 물량은 결코 아니다"라며 등록임대주택의 다주택 양도세를 중과할 경우 일정한 부동산 시장 안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송파구청 도시임대사업 민원실 모습. ⓒ 연합뉴스

그뿐 아니라 저는 주택임대사업자에게 엄청난 혜택을 부여해가며 전월세를 안정시키려 했던 상황을 살펴보면 이것 역시 불로소득을 중심에 두고 고민하지 않은 대증요법식 정책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주택임대사업자 제도를 도입한 이유는 전세대출 증가로 인한 전세값 상승이었습니다.

이명박 정부 때부터 시작된 전세대출은 2008년에는 대출한도를 1억 원으로 했다가 2009년부터는 2억 원으로 확대했는데 이렇게 대출한도를 2억 원으로 확대하니까 2억 이하의 전세는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고, 2013년 박근혜 정부에서는 전세대출 한도를 3억 원으로, 2015년에는 5억 원으로 올리니 전세가는 이에 맞추어 계속 상승했습니다. 이렇게 되면서 전세가와 매매가의 갭(gap)이 줄어든 걸 이용하는 이른바 '갭투기'의 시대가 열리게 되었는데, 바로 이런 '상황'을 보고 박근혜 정부는 다주택자에게 각종 세제 혜택을 주는 주택임대사업자 제도를 도입한 것입니다.

게다가 문재인 정부 2017년 12.13 대책에서 주택임대사업자 제도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세제 혜택을 더 크게 늘리면서 전세대출을 더 많이 해주고 세입자의 전세보증금 보호를 위해 도입된 반환보증보험의 한도도 100%까지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했는데, 불행하게도 이때부터 전세 사기 설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정부는 2020년 7.10 대책에서 아파트는 주택임대사업자 대상에서 제외시키자 갭투기의 대상이 전국의 빌라와 오피스텔로 옮겨갔고, 2022년에 기준금리가 상승하자 전세가도 떨어지면서 전세 사기 피해자가 창궐하게 된 것입니다. 제가 대통령께서도 잘 알고 계시는 다주택자들에게 엄청난 불로소득을 누리게 한 주택임대사업자 제도가 만들어진 상황 혹은 배경에 대해 이렇게 자세히 설명한 까닭은 정책에서 불로소득 변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기 위함입니다.

그러나 부동산 세제를 통한 집값의 하향 안정화와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공급과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통해서 전세수요 자체는 줄 수 있지만 전세 대책은 꼭 필요합니다. 즉 '불안한 전세'를 '안전한 전세'로 전환하는 대책 말입니다.

'불안한 전세'에서 '안전한 전세'로

일단 저는 매입형 임대주택사업자에게 주는 세제 혜택은 대폭 줄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주택자의 임대업 등록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로 해야 한다고 봅니다. 정부가 민간임대시장을 제대로 파악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대통령께서도 아시듯이 부동산 대전환이 일어나면 전세는 월세로 점진적으로 전환될 것입니다. 물론 이 과정은 결과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부동산 세제개혁을 통해 투기가 크게 줄어들면, 즉 잔뜩 낀 집값 거품이 서서히 빠져서 매매차익이 기대되지 않으면 임대인은 매월 임대소득을 누리는 월세를 더 선호하게 됩니다. 전세의 월세화 진행은 그 자체로 임대차시장이 안전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월세는 사기의 위험성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보증금이 얼마 되지 않은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월세를 매달 지급하기 때문에 중간에 집주인이 바뀌는 것도 알게 됩니다. 만약 집주인이 얼마 되지 않는 보증금을 의도적으로 돌려주지 않으면 그만큼 더 살면 됩니다.

그렇더라도 기존 전세를 '안전한 전세'로 전환하려면 먼저 전세대출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현재 보증금의 80~90%까지 대출해주는 전세대출을 최소한 보증금의 60~70% 이내로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로 주택가격 하락 시 전세보증금 손실 방지를 위해 매매가 대비 전세보증금이 70% 이상인 경우엔, 깡통전세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세대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사실상 만기가 없다시피 한 전세대출 원리금 상환을 유도할 필요도 있고, 많은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전세대출을 DSR 산정에 포함시키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보증금 반환보증 한도 역시 단계적으로 줄여나갈 필요가 있겠습니다. 이렇게 하면 전세의 안정성은 크게 올라가게 될 것입니다.

또한 전월세의 계약갱신청구권을 2회 이상 부여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주택 임대차 제도는 세입자에게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권한을 1회만 부여하여 4년 거주를 보장하고 있는데, 10년을 보장하는 상가 임대차 제도와의 차이를 줄일 필요가 있습니다. 초등학교가 6년제이기 때문에 최소 6년 이상, 계약갱신청구권을 2회 이상은 보장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불로소득형 재건축'에서 '시장형 재건축'으로

재건축 정책도 불로소득 공화국 탈출 차원에서 기획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재건축의 관건은 '사업성'이었는데, 거칠게 말해서 사업성은 일반분양 수익의 크기에 따라 결정됩니다. 수익이 크면 조합원이 부담해야 할 분담금이 줄어듭니다. 일반분양 수익은 다음과 같이 결정됩니다.

일반분양 수익 = 일반분양 물량 × 분양가

대통령께서도 잘 아시듯이 '기존 용적률'이 낮고 '허용 용적률'이 높을수록, 즉 일반분양 물량이 늘어날수록, 그리고 투기 분위기가 일어나 분양가가 높아질수록 사업성은 더 올라가게 됩니다. 이런 까닭에 재건축 활성화는 언제나 투기의 도화선이 되어왔습니다.

부동산 대전환의 관점으로 보면 사회가 제공한 '증가한 용적률'의 이익을 개별 조합이 누리는 건 불로소득입니다. 그러므로 높아진 용적률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공공임대주택의 형태로 환수하고 재건축으로 인한 초과이익의 일부를 환수하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 이제 가동해야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하면 사업성이 떨어져 재건축이 어려워진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대통령께서 구상할 걸로 예상되는 보유세를 전반적으로 높이면 집값이 하향 안정화되기 때문에 분양가도 낮아지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시장형 재건축'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이름을 붙이자면 지금까지 재건축은 '불로소득형 재건축'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시장형'이 말하는 '시장'이 무슨 뜻인가 하실 것 같아 좀 더 설명을 드려보겠습니다. 쉽게 말해서 '시장'은 자기 돈을 내고 새집을 얻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듯이 시장에서 물건을 사려면 그에 상응하는 값을 지불해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시장형'의 본뜻입니다. 그러니까 단독주택의 경우 낡고 위험해지면 부수고 자기 돈을 들여서 집을 새로 지어서 소유하는 것이 바로 '시장형'인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아파트 재건축은 건축비 일부를, 아니 심지어는 건축비 부담은 고사하고 아예 돈을 받으면서 재건축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기존 용적률은 낮고 허용 용적률은 높아서 일반분양 물량은 많았고 분양가도 높았기 때문입니다. 불로소득 환수의 방법인 공공기여의 의무도 줄여주었습니다. 세간에서는 재건축 과정에서 엄청난 불로소득을 누리는 것이 '시장'의 특징이라고 생각하지만, 원론에서 보자면 이것은 시장 원리와 정면으로 충돌합니다. 시장 원리는 생산에 대한 기여의 결과를 존중하는 사유재산제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이런 관점에서 보면 시장과 불로소득은 상극입니다.

'시장형 재건축'이 정착되면 재건축은 신중해질 수밖에 없는데, 사실 이것이 정상적입니다. 30년 된 아파트를 허물고 다시 짓는다는 것은 자원의 낭비입니다. 환경파괴도 수반됩니다.

이와 같은 '시장형 재건축'은 투트랙으로 진행할 수 있겠습니다. 하나는 사업성이 좋은 경우입니다. 분양가가 매우 높은 강남을 포함한 한강 벨트 지역과 분당 등의 아파트 재건축이 여기에 속할 것입니다. 그러나 재건축의 불로소득 환수 장치는 반드시 제대로 적용해야 합니다.

또 하나는 사업성이 떨어지는 재건축 단지의 경우입니다. 다시 말해서 건물 노후 및 안전 등의 이유로 재건축이 꼭 필요한 단지가 높은 분담금으로 재건축 실행이 불가능한 경우입니다. 물론 분담금을 부담할 수 있는 세대도 있겠지만 대부분 분담금 부담이 버겁거나 불가능할 것입니다. 이 경우에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조합원이 LH 등의 공공에 대지 지분을 매각하고 매각 대금으로 분담금을 상계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방식을 선택하는 조합원에게 건물 분양권을 부여하면 결국 조합원은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을 분양받도록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분담금이 부담스러운 조합원의 대지 지분 가격이 3억 원이고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의 분양가가 2억 5천만 원이면 그 가구는 5천만 원과 함께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의 소유자가 되는 것이고, 대지 지분의 가격이 2억 원이면 5천만 원의 분담금만 부담하면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이라는 새집이 생기는 것입니다. 이렇게 길을 열어 놓으면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재건축은 추진이 쉬워지고 분담금이 부족해서 강제 퇴거 되는 세대는 거의 사라지게 됩니다. 기존 거주자의 정주권이 보호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 방식을 실제 적용하려면 좀 더 정교한 설계가 필요할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시장형'이라는 방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재건축은 건설사와 자금이 충분한 조합원에게는 큰돈을 버는 기회였지만, 분담금이 부족하거나 없는 조합원에게는 그동안 구축한 인간관계가 사라지는 충격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이것은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났습니다. 이 방식이 집값 상승을 촉발하고 자원 낭비를 초래한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이제 '불로소득형 재건축'이 아니라 시장의 원리가 적용되는 '시장형 재건축'으로 전환되어야 하는데, 대통령님의 고민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보아 새로운 방식을 제안해보았습니다.

부동산 대전환에 꼭 성공하는 대통령이 되시길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 연합뉴스

대통령님, 잘 아시는 것처럼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은 '체제'로 작동합니다. 그러므로 불로소득 공화국에서 탈출하려면 새로운 체제를 구성해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불로소득을 차단하고 환수하는 것이 체제의 바탕에 깔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기본이 되는 것이 부동산 세제입니다. 왜냐면 세제는 모든 부동산에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그 위에서 국공유지나 공공택지에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위주로 공급하는 정책이 추진되어야 하고 한편으로는 공공임대주택 공급도 꾸준히 늘려가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전세 수요가 자연스럽게 줄고, 집값이 하향 안정화되기 때문에 전세는 월세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전세대출과 보증금 반환보증 한도를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동시에 1회만 세입자에게 부여했던 계약갱신청구권을 2회 이상으로 부여해서 최소한 초등학교 6년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개정하면 전 국민 주거권 실현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기존의 온갖 사회경제적·환경적 문제를 일으켜왔던 '불로소득형 재건축'은 재건축에서 발생하는 불로소득을 다양한 방식으로 환수하는 '시장형 재건축'으로 전환하되, 분담금이 부족하거나 없는 조합원은 대지 지분을 공공에 매각하는 대신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을 분양받도록 하는 방식을 선택하게 하여 기존 거주자의 정주성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저는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국민을 믿고 부동산 대전환을 추진하겠다는 대통령님의 말씀에서 희망을 발견합니다. 지금까지 정확히 21년 동안 부동산 개혁에 매달려 온 저로서는 가슴이 뛰는 일입니다. 꼭 성공해 주십시오. 말씀하신 것처럼 국민을 믿고 용기를 내주십시오. 그리고 무엇보다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이재명#부동산#불로소득#공화국#대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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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압승에 일본의 호전성을 경계하는 이유

오세훈 씨알의소리 편집위원

goodbridg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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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의 살육의 역사와 제도화된 잔혹성

불안한 땅에 사는 나라의 대외 팽창 야욕

들어가며

2026년 2월 8일. 일본의 집권 자민당이 창당 이래 최다 의석을 차지했다. 일본은 이제 ‘전쟁할 수 있는 나라’의 염원을 이룰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310석이 개헌안 발의선인데, 자민당은 316석을 얻었다. 여기에 연정대상인 일본유신회의 36석을 합하면 여권은 352석이 된다. 전체의석의 3/4 이상(75,7%)을 차지한 것이다.

1945년 8월 15일 이후, 처음으로 일본 우익은 꿈을 이루었다. 이로써 우리 대한민국과 북한, 중국과 대만의 미래가 매우 불안해졌다. 불길하다. 재무장한 일본은 2차대전 때의 그 지상 최악의 악마로 다시 돌아올까. 지난 80년 동안, 세상은 크게 달라졌다. 우리도 부강한 나라가 되었고, 중국은 G2의 한쪽이 되었다. 핵무기도 가지고 있다. 북한도 만만치 않다. 일본은 가장 먼저 핵무기를 개발할 것이다. 동시에 미국과 중국처럼, 일본도 5대양 6대주의 그 어디든, 자국에 이익이 된다면, 서서히 하나씩 사실상의 식민지로 만들 것이다. 초반에는 경제력으로 지배하고, 저항하면 군사력으로 제압할 것이다.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일본 총리(1961~ )는 실은 취임(2025년 10월 21일) 직후부터, 특히 동북아평화를 위협하는 발언을 지속적으로 발설해왔다. 일본 최초의 여성총리(104대)라는 역사성과 故 아베 전 총리 뺨치는 강성 보수성향의 정치인이라는 점이 특징적이다. 그가 ‘야심적으로’ 주장하는 이슈는 세 가지다. 1)비핵 3원칙--보유하지 않는다. 만들지 않는다. 들여오지 않는다—을 재검토하겠다고 큰소리치고 있다. 일본은 세계 유일의 핵공격 피폭국이다. 헌법에 “전쟁을 벌이지도 않고 무장도 하지 않는다”, 는 조항을 둔 것은 그 때문이다. 2)중국이 대만을 점거할 경우, 일본은 집단자위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하였다. 중국은 내정간섭이라며 반발하고, 외교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꺼내면서 초강경 태도를 취하고 있다. 3)우리의 독도 영유권 문제다.

이 여성은 총리가 되기 전부터 지속적으로 독도-일본에서는 竹島(죽도. 다케시마)라고 함-의 영유권을 주장했다. 취임 직전에는, “‘다케시마의 날’ 행사(2월 22일)에 장관급이 참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지난 2022년에는 어느 극우단체 심포지엄에 초대되어 “야스쿠니 신사참배에 관하여 우리가 어정쩡하게 하기 때문에 한국과 중국이 기어오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욕적인 도발이다. 2002년, 고이즈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8월 13일에 참배한 것에 대해서 “종전일인 8월 15일에 참배하라”고 비판한 일도 있다. 바로 그 여인이 지난 1월 13일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최상으로 환대했다. 평범한 사람들도 ‘과공비례’(過恭非禮)의 고사를 떠올렸다.

 

8일 오후 일본 도쿄 자민당 개표센터에서 당선확정자에게 꽃을 달아 주고 있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2026. 02. 08 [AFP=연합뉴스]

다카이치 총리를 앞세운 일본 우익의 저의와 그 흉포한 과거사를 미국도 알고, 중국도 알고 있다. 당연히 우리도 알고 있다. 전쟁은 심지어 사소한 감정다툼으로 시작하기도 하고, 불의한 정치인들과 나쁜 정치가 섞여서 일방이 선전포고도 없이 선제공격함으로써 세상을 지옥으로 만들기도 한다. 역사의 교훈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과연 격동하는 한-중, 한-미, 한-일 관계에서 크고 깊은 지혜를 발휘하여 대한민국과 동북아를 굳건한 평화의 땅으로 너끈하게 지켜낼 수 있을까.

슬픈 열도

일본은 태평양 ‘불의 고리’ 위에 놓인 불안정한 땅이다. 이 열도의 대표적인 특징은 지진과 화산, 태풍과 해일 등 천연재해다. 일본은 3000만년 전, 이른바 ‘태고시대’(太古時代)의 지각변동 때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으며, 비교적 최근이라고 할 수 있는, 대략 10만 년 전쯤에, 열도가 오늘의 지도와 비슷한 모양(지형)이 되었다는 주장이 있다. 6500만년 전(신생대 4기)에 형성되었으며, 200만년 전쯤 오늘의 일본열도와 비슷한 꼴을 이루었다는 주장도 있다. 둘 다 전문가들의 연구내용이다. 그 숫자의 차이를 따지는 일은 별로 의미가 없다.

그 후 변함없이, 규모를 가늠할 수도 없고, 횟수를 헤아릴 수도 없을 만큼 거대하고 빈번한 화산활동이 기나긴 세월 동안 이어졌다. 지금도 1년에 크고 작은 자연재해가 1천 회 넘게 발생하고 있다.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이다. 전국적으로 보면, 하루에 3회 정도의 지진이 발생하는 셈이다. 나는 이 점이 일본과 일본 사람들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고려사항이라고 생각한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같은 초고강도 지진(강도 9 이상)과 해일은 100년~200년 안에 한 번씩 일어나는 경향이라는 연구자료가 있다. 물론 규칙적이라는 말은 아니다. 그 사이에, 여러 차례 일어날 수도 있고,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중대형급은 한 사람의 생애 동안 두세 번 겪을 수 있다고 한다.

멀쩡하던 땅이 언제든 흔들릴 수 있고, 갈라질 수도 있고, 그 틈에서 종말론적 불기둥이 솟아오를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태내에 있을 때부터 느끼기 시작하며, 죽는 날까지 그 공포심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삶은 불행하다. 그 감각은 그들의 무의식 속에 깊숙이 잠재한다. 일본인들은 참으로 특별한 족속이다. 그에 관하여 누구든 측은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오래전부터, 이 특별한 자연환경이 일본족의 정체성을 결정한 핵심요소라고 생각해왔다. 물론 사람들마다 개인차가 있고, 예외도 있으며, 지역별로 재해의 종류와 강도와 빈도가 다를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난 100년 동안, 자연재해로부터 자유로운 지역(현 단위)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상전벽해’

이 말은 원래 도교(道敎)에서 나온 격언이라고 한다. 긴 세월이 흐르면, 뽕나무밭(桑田, 상전)이 푸른 바다(碧海.,벽해)가 되고, 또 그만큼의 시간이 흐르면 바다가 다시 뽕밭이 된다는 신선의 말이었다. 현대인의 수명이 100년 안쪽이니, 이 시대의 남녀노소는 그 불노장생(不老長生)의 초인들에게나 가능한 초월적인 변화를 경험할 수는 없는 일이다.

지질학(地質學. geology)에서 언급되는 숫자들은 좀 크다. 구약성서의 모세 5경(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조차 지금으로부터 불과 3000년 전의 기록이다. 상전벽해(桑田碧海)는 문학 또는 일종의 신학에서 쓰일 수 있는 말이지만, 그 자체로 왜소한 인간의 기준으로는 잴 수 없는 무한수(無限數)이기도 하다.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6분!

동일본대지진이 일어난 시간이다. 제방을 넘어 들이닥친 해수가 강을 타고 역류하기 시작하더니 일망무제(一望無際)의 넓은 들판이 삽시간에 바다가 되었다. 2차대전 때 원자탄을 맞은 일본! 그 폐허 위에 이룩한 빛나는 현대사와 그 화려한 문명! 그 위대한 성취가 천연재해 앞에서 모래성처럼 속절없이 무너졌다.

코발트빛 푸른 바다, 아득한 수평선을 넘는 황홀한 석양, 그 압도적인 풍광을 특권적으로 누리던 언덕들은 사라지고 그곳에 우럭(rock-fish)이 떼 지어 다니고 있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이 충격적인 피해는, 아직 도망치지 못한 어린이들과 노약자들과 그들을 챙기려고 애쓰던 청장년 계층 대부분의 죽음을 포함한다. 그 정도로는 부족하다는 듯, 멈추지 않고 달려드는 해일과 지진은 마치 오래 굶은 표범이 토끼를 쫓는 기세였다. 분명코 인간계의 종말을 목표로 삼은 형국이었다. 쓰나미에 맞아서 망자가 된 2만 명의 이웃들은, 가두리 양식장의 어류가 집단폐사하여 물에 떠 있는 것과 같았다.

실로 참혹한 꼴이었다. 후쿠시마 원전에서는 수소폭발이 일어났다. 재앙으로 인하여, 지도에서 사라진 도시와 마을이 여러 곳이다. 흔적도 없이 사라진 현장은 공허 그 자체다. 이는 현실이면서 동시에 비현실적이다. 기괴한 일이었다.

굴지의 강병부국 일본이 그 진재(震災)지역들을 재생하려고 10년 넘도록 애를 썼으나 실패했다. 죽은 사람을 살릴 수 없는 것과 다르지 않은 일이었기 때문이다. 아슬아슬하게 살아난 사람들은 누구도 죽지 않은 것을 행운으로 여기지 않았다. 가족도 잃고 고향도 잃었으니 그야말로 모두 빈털터리가 되었다. 그들은 희로애락(喜怒哀樂)의 표현능력을 잃었다. 몸과 마음은 활성을 잃었다. 숨이 끊어진 시간부터 죽음으로 계산하는 것은 기계적이다. 그들은 그 상태로 생면부지의 낯선 땅으로 ‘추방되어’ 넋을 잃은 채 우왕좌왕하다가 생을 마칠 것이다. 이 초현실적인 재난의 목격자들은 66년 전(2011년 3월 재앙일로부터 1945년 8월 패전일을 계산한 것), “하늘에서 지옥이 떨어졌다”고 했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그 멸절적 참상을 떠올렸다.

 

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일본 후쿠시마 원전 모습. 2011년 3월 25일. AP 연합뉴스

이 광경은 계몽주의 재난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었다. 불과 10여년 전, 인류사회 전체가 생생하게 목격하며 다 함께 종말론적 상상을 하도록 만들었다. 재발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로 인하여, 일본사람들은 예외 없이 심각한 트라우마를 앓는 집단이 되었다. 후쿠시마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오키나와의 주민들이라 해서 덜하지 않다. 실로 안쓰러운 일이지만, 일본사람들과 일본열도의 숙명이다. 좀더 깊이 생각해보면, 실은 이는 인류사회 전체의 숙명이고 아픔이다. 열도가 형성되고, 사람이 살기 시작한 이후 지속된 현상으로, 언제든, 누구에게든, 어느 지역에서든 일어날 수 있다.

일본이 2차대전 패망의 결과, 그 폐허 위에 이룩한 문명은 어느 모로 보나, 사뭇 기적적이다. 한편으로는, 두 가지 점에서 위태롭기 그지없다는 생각을 피할 수 없다. 하나는 아무리 높은 탑을 튼튼하게 쌓아올린다 하더라도, 동일본 진재(東日本 震災)의 비극은 언제든 재현될 수 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열도인들의 그 심리가 타자에게 상상을 초월하는 공격성으로 나타날 가능성이다.

공포와 공격의 함수관계

작은 일에도 두려워서 벌벌 떠는 소심한 겁쟁이들이 뭉치면, 억눌려 지내던 시간 동안, 높은 퇴적층처럼 쌓인 억압은 언제든지 타자에 대한 공격성으로 돌변할 수 있다. 두려움과 불안이 집단화되면, 외부에 대한 공격성으로 전환된다는 것은 공인된 이론이다. 그 집단 안에서는, 개인의 자아와 책임감은 약화된다. 평소에는 결코 하지 못할 행동을 저지른다. 전쟁 중에 적지(敵地)를 점령한 부대원들이 폭력집단으로 돌변하는 경우가 흔한 것은 이와 관련이 깊다. 아군의 피해를 과장한 정보가 집단에 공유되면 그 메시지를 명분 삼아 야만성이 점차 고조된다. 메시지에 독한 ‘양념’을 집어넣으면 만행은 최악이 된다.

신적인 권위의 천황을 받드는 병력은 그 어떤 악행도 개인적으로, 집단적으로 쉽고 편하게 합리화한다. 제국은 그 만행들을 표창한다. 이 언어도단의 전도현상(顚倒現狀) 앞에서, 정상적인 심리상태와 올바른 판단력을 유지하거나 발언할 수 있는 사람들은 희소하다. 그들의 제안은 채택되지 않고 도리어 보복을 당한다. 죽거나, 정신병자가 된다. 양심의 편에 서는 것은 그런 일이다.

심리학이론 중에 공포-공격 가설(Fear-Aggression Hypothesis)이 있다. 자연재해나 사회적 불안이 길게 지속되고 오래 누적되면, 집단의 상층부는 이를 외부를 공격하는 결정을 내린다. 그 휘하 조직은 상상을 초월하는 폭력성을 야만적으로 발휘하며 역사에 피묻은 족적을 남긴다. 일본은 기나긴 역사를 통틀어 언제나 그 당사자였다.

500년 전, 이순신과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싸움은 건너뛰겠다. 운요호 사건과 강화도조약(1876년)부터 1945년 항복할 때까지, 일제가 조선과 중국, 그 민초들에게 자행한 만행들만으로 국한하더라도, 일제는 150년 동안, 필설로는 형언키 어려운 잔혹함을 실행했다. 그렇게 천인공로할, 용서받지 못할 잘못을 저질렀던 당사자는 아직도 당당하다. 큰소리친다. 오늘의 일본 우익은 그 ‘잔인 유전자’와 언제든 무기산업과 무력으로 전환할 수 있는 굴지의 산업경제력을 믿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이종자, ‘대륙낭인’

나는 몇 년 전, 한상일 교수의 ‘일제의 대륙팽창과 대륙낭인’이라는 책을 흥미진진하게 읽으면서도, 속으로는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대륙낭인’(大陸浪人)이라는 특이한 젊은이들이 비공식 신분으로 만주와 시베리아, 조선과 중국을 종횡무진하며 활약했다. 그들 가운데 대표적인 인물이 우리 독립운동사에서도 종종 거명되는 우치다 료헤이(內田良平. 1874~1937)다. 이 사람은 불과 20대 초반 나이에 대륙낭인이 되었다.

그는 서른 살도 되기 전에, 1901년 도쿄에서 흑룡회(黑龍會)라는 대륙낭인 모임을 창설했다. 황제나 다름없던 이토 히로부미와 거래도 하고, 그를 너무 온건하다, 며 공개비판을 하기도 했다. 1907년, 헤이그 밀사파견으로 일본 수뇌부가 격노하여 고종을 압박할 때, 우치다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며, 강경론을 주도했다. 조선정부를 무너뜨리기 위하여 동학군들을 만나 협상도 하고, 러시아를 상대로 전쟁을 벌어야 한다는 주장을 일관되게 펼쳤다. ‘러시아 망국론’은 그의 저작이다. 중국쪽으로는 일찍이 쑨원(孫文)과 절친이 되어 신해혁명(1911년) 때도 도움을 주었으며, 손문이 죽을 때(1925년)까지 혈맹으로 지냈다. 이때는 ‘지나관’(中國觀)을 집필했다.

일본에서는 그를 학자로 분류한다. ‘대륙낭인’으로 활동한 일본의 극우 우국지사들이 수백 명에 이르렀다. 그들은 정부로부터 비용을 받지 않았다. 이권에 개입하여 사업도 하고, 거기서 번 돈으로, 누구의 지시도 받지 않으면서 일본에 도움이 되는 일을 알아서 하면서 뛰어다녔다. 21세기 일본 우익 강경파들은 100년 전, 그 ‘대륙낭인’의 정신을 착실하게 잇고 있는 후손들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다카이치 사나에는 그 대표적 인물이다. 대륙낭인들은 개인의 정치경제적 성공과 일본의 대륙지배가 목적이었고, 우리 독립군들은 목숨을 걸고 싸워 나라를 되찾는 것이 목표였다.

초토화작전과 삼광작전

간도참변

일제가 공식적으로 ‘초토화작전’(焦土化作戰), 삼광작전(三光作戰)이라는 표현을 문서에 남긴 것은 중일전쟁(1937년) 이후라고 하지만, 훈춘사건(일제가 현지 마적패와 짜고 자국 영사관을 공격하여 10여 명의 자국 요원들을 살해하고, 우리 독립군들이 공격한 것으로 조작한 사건) 이후, 간도에서 자행한 무차별적 살육과 그 잔혹함의 내용은 전형적으로 삼광작전(三光作戰)에 의한 초토화였다.

일제는 1920년 10월부터 1921년 4월까지 6개월 넘도록 북간도 전역의 한인촌 초토화작전(焦討化作戰)을 펼쳐 무자비한 살육을 저질렀다. 이 기간 동안, 3만 명 이상의 우리 동포들이 살해되었으며, 요인들 150명을 검거되었다. 가옥 3,500채, 학교 60여 개소, 교회 20여 개소, 양곡 6만 석을 소각했다. 현지에서 사역하던 선교사들이 서방언론에 제보하여 이 지옥의 참상이 세상에 알려졌다.

임시정부 2대 대통령을 역임한 백암 박은식 선생이 ‘한국독립운동지혈사’에 아래와 같은 글을 남겨놓았다.

“아아! 세계민족 중에서 나라를 위하여 몸을 바친 자 수없이 많지만, 어찌 우리 겨레처럼 남녀노유(男女老幼)가 참혹하게 도살당한 자 있을 것이오. 역대 전쟁사에서 군사를 놓아 살육 약탈한 자 수없이 많지만, 저 왜적처럼 흉잔포학(凶殘暴虐)한 자는 들은 적이 없다.

저 왜적이 우리 서·북간도의 양민 동포를 학살한 일 같은 것이야 어찌 역사상에 일찍이 있었던 일이겠는가. 각처 촌락의 인가·교회·학교 및 양곡 수만 석을 모두 불태우고, 남녀노유를 총으로 죽이고 칼로 죽이고, 생매장하고 불에 태우고 결박하여 죽이고, 주먹으로 때려죽이고 발로 차서 죽이고 찢어 죽이고, 불에 태우고 가마에 삶고, 해부하고 코를 꿰고 옆구리를 뚫고 배를 가르고, 머리를 베고 눈을 파내고 가죽을 벗기고, 허리를 베고 사지를 못 박고 수족을 잘라서, 인류로서는 차마 볼 수 없는 일을 저들은 오락으로 삼아 하였다.

조손(祖孫)이 함께 죽고, 혹은 부자가 함께 참륙(斬戮) 당하고, 혹은 남편을 죽여 아내에게 보이고, 형을 베어 아우에게 보이며, 혹은 상인(喪人)으로 혼백(魂魄) 고리를 가지고 난을 피하다가 형제가 함께 죽임을 당하기도 하고, 혹은 산모가 기저귀에 싼 어린애를 품고 화를 피하다가 모자가 같이 명을 끊었다. 그밖에 허다한 일을 종이에 다 적을 수 없으며, 우리와 화양(華洋) 각처의 조사보고도 그 참상을 다 말할 수 없었다.”

이를 간도참변이라고 부른다(*華洋:중국과 서양. 동서양이라는 뜻).

삼광작전은 살광(모조리 죽인다, 殺光), 소광(모조리 태운다, 燒光), 창광(모조리 강탈한다, 搶光)의 단계를 거쳐 초토화한다는 일제의 전쟁기술이었다. 서양학자들은 이를 학술용어로 ‘Scorched Earth Policy’라고 쓰고 있다.

관동대지진

관동대지진(1923년)은 공포가 공격성으로 돌변한 대표적인 사례다.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유언비어는 순식간에 살육의 명분이 되었고, 군과 자경단은 조선인 5천 명을 색출해 죽였다. 당시 일본 유학생이던 함석헌은 이 광경을 직접 목격했다. 함석헌은 이를 우발적 현상이 아니라, 일본사회에 깊고 짙게 뿌리내려 있는 국가주의와 집단적 불안이 결합하여 제노사이드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이와 같은 ‘집단적 불안의식’은 일본열도에 내재되어 있는 자연환경의 특성과 유관하다. 그는 훗날 자연의 붕괴보다 더 두려운 것은 “그 앞에서 무너지는 인간의 마음”이었다고 갈파했다. 연약한 인간들이 거대한 공포 앞에서 연대하지 않고, 증오와 살육으로 돌진했다. 관동진재는 일본 사람들에게 잠재된 공포심이 위기상황에서 어떻게 집단적 잔혹성으로 전환되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원형적 사건이었다.

난징대학살

일제는 1937년 12월 13일부터 6주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난징(중국 남경)의 민간인과 비무장 병사들 합하여 30만 명을 죽였다. 2만 건이 넘는 강간을 저질렀다. 피해자들 안에는 어린이와 노인이 포함되었다. 도시 안의 가옥들 대부분과 상점들은 약탈당했고, 불태워졌다. 간도참변의 규모에 비하여 10배다. 잔혹함의 내용은 동일하다. “지옥 같은 폐허”로 기록되었다.

대만 이민자 부부의 딸로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난 아이리스 장(1968~2004)은 1984년에 난징사건에 관한 사진전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는 그 잔혹한 사건을 세상에 알리기 위하여 ‘난징의 강간’을 썼다. 1997년 출간 후, 일본의 우익세력과 극우민족주의자들로부터 지속적인 협박과 위협을 받았다. 일부는 ‘난징대학살’ 자체를 부정하며 그를 공격했고, 살해위협과 모욕적인 편지를 했다. 그는 끝내 자살로 삶을 마감했다. 진실을 밝힌 대가였다.

위에 서술한 살육의 역사는 극히 일제가 저지른 만행들의 극히 일부다. 일제의 만행은 나치의 홀로코스트에 비하여 단 한 가지 점에서 다르다. 나치는 인간을 숫자로 환원해 제거했다. 살육을 산업화했다. 일제의 폭력은 달랐다. 일본군은 피해자를 끝까지 인간으로 남겨둔 채, 그 인간성을 파괴했다. 참수, 고문, 강간, 생체실험 등은 단순한 군사행위가 아니라 제도화된 잔혹성이었다. 이는 살해가 아니라, 인간을 부수는 일이었다. 존재를 붕괴시키는 악마의 파괴공학이었다.

나는 일본열도의 자연재해가 일본인의 잔혹성을 결정지었다고 단정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끝없이 반복되는 공포가 사회 전반에 축적되었고, 그것이 군국주의와 결합했을 때 외부를 향한 무제한적 공격성으로 분출된 것은 역사적 사실이다. 이 폭력은 생존의 논리가 아니라, 공포를 외화하는 방식이며, 오랜 전통이었다. 더욱 심각하고 우려되는 것은 그 특징은 항구적이라는 점이다.

 

8일의 중의원선거에서 압승한 자민당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9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아사히신문 2월 10일

맺으면서

오늘날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 일본 정객들의 역사 부정과 호전적 언사는 단순한 외교적 무례가 아니다. 한일, 한중 관계사의 바탕에는, 대표적으로 간도참변과 난징대학살에서 보인 잔혹성이 짙게 깔려 있다. 그런 일본은 종종 마치 피해자였던 것처럼 처신한다. 세계가 일본을 경계하는 것은 그러므로 당연하다. 일본 정부가 그걸 모를 리가 없다.

트럼프가 ‘아메리카 퍼스트’를 천명함으로써 21세기 세상은 약육강식의 정글이 되었다. 중국은 ‘중화’의 세상을 위하여 미국에 도전하고 있으며,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하여 온갖 술수를 다 구사한다. 일본은 미-중-러 G3의 세상을 G4로 바꾸려고 이웃과 세상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

일본의 경제력

-GDP:미국, 중국, 독일에 이어 세계 4위

-國富:3위

-대외 순자산: 1위

-증시규모:3위

-외환보유:2위

-비서양권 국가들 가운데, 최초의 OECD 가입국이며 G7 회원국

일본재무장은 일본 우익의 염원이다. 이는 이제까지 미국의 중국 견제 목적에 부합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완승 기자회견‘에서, “헌법개정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그가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현대 일본의 중요한 정책에 관한 대전환‘을 실행하겠다는 말이다. 최종 목표는 단순명쾌하다. 평화헌법 9조의 정신을 지우고, 자위대를 전쟁할 수 있는 군사조직으로 변경하는 것이다. 세계 3위의 경제력은 세계 3위의 전투력으로 전환가능한 무력과 같다. 일본이 플루토늄 10톤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정설이다. 당장 1250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이라고 한다. 그렇게 되면, 일본은 머지않아 핵보유국이 된다. 우리가 어찌 일본의 재무장과 과거사를 문제 삼지 않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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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가 쿠팡에 가혹하다?…실제론 직무유기 중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6/02/14 10:31
  • 수정일
    2026/02/14 10:32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 기자명 김준 기자
  •  
  •  승인 2026.02.1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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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0
 
   
 

택배노조, CLS 경영진 추가 고발
17개월째 결론 없는 쿠팡 수사
미국 자본의 ‘사법 주권’ 흔들기
FTA 파기는 자기들이 해놓고?

12일 서울 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쿠팡 CLS 대표이사 3인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 고발 기자회견' ⓒ 김준 기자
12일 서울 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쿠팡 CLS 대표이사 3인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 고발 기자회견' ⓒ 김준 기자

미국의 쿠팡 투자사는 한국 정부의 쿠팡 조사를 차별 행위라 규정하며 법무부에 국제투자분쟁 중재(ISDS) 의향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실제 정부는 이와 반대로 쿠팡에 관련 수사에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오히려 쿠팡에 유리하게 지연하고 있다.

택배노조는 12일 고용노동청 앞에서 “고용노동부가 1년 5개월째 산재 사망 관련 수사 결과를 내놓고 있지 않다”고 규탄하며 쿠팡로지스틱스(CLS) 대표이사 3인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추가 고발했다.

2024년 5월 야간 배송 중 사망한 노동자, 고 정슬기 씨의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보통 산재 관련 수사가 시작되면 검찰 송치까지 길어도 1년 정도 걸린다. 그러나 1년 5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고용노동부가 결과를 내놓지 않는 거다. 

서비스연맹 법률원의 조혜진 변호사는 “수사기관에서는 쿠팡의 위반 사실을 확인하였는지조차 전혀 확인해 주지 않고 있다”고 말하며 “즉각 쿠팡 CLS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사실을 확인하고 특별 근로감독을 실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사측은 유령 아이디를 돌려 쓰면서 노동자의 휴식권을 강탈하고 연속 근무를 종용하였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며 “이는 단순히 과로를 넘어서 법망을 피하기 위해 기만적인 수법까지 동원된 구조적 살인”이라고 설명했다.

택배노조와 지난해 11월 야간 배송 중 목숨을 잃은 고 오승용 씨의 유족은 “수사기관의 직무유기로 인해 현장에서는 수많은 노동자의 죽음이 반복되고 있다”며 오승용 씨의 사고에 대해서도 CLS 경영진을 고용노동부에 추가로 고발했다.

12일 서울 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쿠팡 CLS 대표이사 3인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 고발 기자회견' ⓒ 김준 기자
12일 서울 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쿠팡 CLS 대표이사 3인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 고발 기자회견' ⓒ 김준 기자

이처럼 정부가 쿠팡을 향한 수사를 지연하고 강한 규제를 가하지 못하고 있으나, 미국의 쿠팡 투자사들은 되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근거해 “한국 국회와 행정부 등이 쿠팡에 부당한 규제를 가하고 있다”고 억지 부리며 한국 정부에 중재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법무부는 언론 공지를 통해 전날 쿠팡 주주인 폭스헤이븐(Foxhaven Capital GP, LLC), 듀러블(Durable Capital Associates LLC), 에이브럼스 캐피탈(Abrams Capital, LLC) 및 각 관계사 등이 ISDS 중재의향서를 한국 정부에 추가 제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투자회사 그린옥스(Greenoaks Capital Partners LLC)와 알티미터(Altimeter Capital Management LP) 등은 지난달 22일 정부에 중재의향서를 제출한 데 이어 한국 정부를 향한 부당한 압박을 시도하는 거다.

이들은 “한미 FTA 11.5(1)조의 공정·공평 대우 의무, 제11.3조 및 제11.4조의 내국민대우 의무와 최혜국 대우 의무, 제11.5(2)조의 포괄적 보호 의무, 제11.6조의 수용 금지 의무 위반으로 이와 관련해 수십억 달러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이 한미 FTA 정신을 사실상 파기하며 자국 우선주의를 노골화하는 상황에서, 미국 투자사들이 거꾸로 FTA 조항을 들먹이며 한국의 정당한 규제 주권을 압박하는 것은 내로남불 행태라고 지적할 수 있다. 자국의 보호무역에는 관대하면서 한국의 민생 규제에는 소송으로 맞서는 것은 명백한 이중잣대라는 비판이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앞서 접수된 중재의향서와 마찬가지로 ‘국제투자분쟁대응단’을 중심으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대응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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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 폐지가 내란세력, 오징어 게임 없애는 지름길

박명훈 기자 | 기사입력 2026/02/13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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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대표, 심리학자, 청년이 ‘한국 국민의 생각과 행동을 검열하고 통제하는 악법 중의 악법 국가보안법’을 주제로 대담을 나눴다. 

 

국민주권당은 13일 오전 11시 유튜브 채널에서 대담 「국가보안법, 폐지가 답이다」를 실시간 중계했다. 대담은 ‘가수 백자TV’, ‘뉴탐사’, ‘민족위TV’, ‘촛불행동TV’ 유튜브 채널에도 동시에 송출됐다.

 

대담에는 박준의 주권당 상임위원장, 김태형 심리연구소 ‘함께’ 소장, 청년 평론가 양희원 씨가 출연했다. 이들은 국가보안법이 한국 사회 전반에 미치는 악영향에 관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 왼쪽부터 박준의 상임위원장, 김태형 소장, 양희원 씨.  © 국민주권당 유튜브 채널

 

국가보안법은 이승만 정권 시기인 1948년 “반국가 활동 규제”를 구실 삼아 제정됐다. 이승만 정권으로 대표되는 극우세력이 ‘반북·반공’ 논리로 국민을 탄압하고, 기득권을 지속하려는 데 그 목적이 있었다. 이후 국가보안법은 80년 가까이 흐른 지금까지 국민의 생각과 행동을 옥죄고 있다.

 

박준의 상임위원장은 “국가보안법의 핵심은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하고 북한과 관계가 있는 모든 행위를 처벌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사상과 생각을 처벌”하는 국가보안법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에 정면 배치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주의 또 자주독립의 요구, 국민이라면 누구나 정당하게 할 수 있는 요구를 권력자들, 집권세력이 마음에 안 들면 탄압하는 그 대표적 도구”로 국가보안법이 활용돼 왔다고 지적했다.

 

또한 극우 유튜버들이 어린아이들을 향해 “종북이냐, 빨갱이냐”라고 물으며 공격적으로 싸움을 붙이고 있다며 여전히 “국가보안법이 살아 있고, 계속 번식하고, 진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개탄했다.

 

김 소장은 윤석열이 국가보안법에서 12.3내란의 명분을 찾았는데 이는 “중세 시대적 사고, 또 히틀러가 했던 사고랑 똑같은 얘기”라며 국가보안법 폐지 없이는 진정한 민주주의 실현이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빨갱이”, “종북”이란 표현은 “마음속, 머릿속에 들어 있는 사상”을 규정하는 거라며 “윤석열 입장에서는 ‘민주당 이놈들이 나한테 협조를 안 하고 계속 딴지 거네. 자꾸 방해하네. 그러니까 분명히 저것들이 마음속에 반국가적인 사상이 있을 거야’”라며 내란을 일으켰다고 분석했다.

 

또 이러한 윤석열의 행태는 국가보안법을 통해 “자기가 마음에 안 드는 사람, 세력”을 “지레짐작, 관심법”으로 찍어 누르려는 거라고 꼬집었다.

 

김 소장은 “국가보안법은 반평화·반통일·반민주·반인권 악법인 동시에 정신병적 악법”이라면서 국가보안법이 한국 국민 사이에서 “내재화·내면화됐다”, “70년을 거치면서 우리 마음속에 들어와 버렸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생각이 다른 이웃과) 같이 살라고 얘기하는 게 맞는 거지 ‘저 사람 쫓아내고 죽여라’ 이건 그야말로 정신병적 광기”, “한국 사회에 국가보안법이 가져온 가장 큰 폐해 중의 하나는 배타주의를 강화한다는 것”이라며 “공존을 거부하고, 마음에 조금만 안 들면 죽이려 하고, 쫓아내려고 하는 쪽의 심리를 강화하는 데 근본 원인”이 국가보안법이라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더 많은 상금을 차지하고자 서로를 죽여야 하는 내용의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거론하며 “한국 청년들은 지금 ‘오징어 게임 사회’에 살고 있다. 어쩔 수 없이 강요된 오징어 게임을 하고 있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이 게임 자체를 없애버리고 싶다’ 이런 생각”으로까지 나아갈 수 있어야 하는데 국가보안법이 있기에 한국 청년들은 그런 생각을 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수도방위사령부에서 군 생활을 하다가 얼마 전 전역한 양희원 씨도 견해를 밝혔다. 양 씨가 소속된 여단은 다행히 12.3내란 당시 계엄군으로 동원되지 않았다고 한다.

 

양 씨는 군대에서 같이 지낸 청년들에 관해 “다 좋다. 다 착하다. 여전히 공동체 의식, 민주주의에 대한 지향이 살아있다”라면서 “그런데 문제는 극우(세력)의 영향에 쉽게 넘어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관해 청년들 사이에서 ‘야 너 친중이야?’, ‘너 설마 이재명 편드는 거야?’, ‘미국은 옳고 북한과 중국은 나쁘다’ 식의 말이 나왔다며 “사상의 자유를 제한하는 국가보안법이 만들어낸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양 씨는 “국가보안법이 청년들의 정치적 상상력을 제한시킨다는 게 제일 커다란 문제”라며 “청년들이 미래를 책임지려면 특히 격변하는 국제 정세, 급격히 발전하는 인류 기술 문명 이런 것들을 감안할 때 정치, 인문학적 상상력도 더욱더 풍부해져야 하는데 국가보안법이 존재하다 보니 기본적으로 정치적 상상력이 절반, 반쪽짜리”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주장하는 것 혹은 그와 유사해 보이는 무언가를 상상하고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처벌받다 보니까 사회주의랄지, 자주의 문제에 있어서는 미군 철수 같은 주장을 하면 ‘어? 나 매국하는 거 아니야? 나 대한민국에 위해를 끼치는 사람으로 취급되는 거 아니야?’라는 자기 검열”을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또 내란세력과 극우 인사들 사이에서 “빨갱이는 죽여도 돼”라는 막말이 나오는 것에 관해 국가보안법이 있기에 한국이 진보·민주진영을 일상적으로 탄압하고 “구조적으로 ‘빨갱이는 죽여도 되는 나라’”가 됐으며, 국가보안법이 “극우세력의 존재 기반”이 되고 있다고 했다.

 

대담자들은 국민이 12.3내란을 제압하고, 국회에서도 진보·민주진영이 극우세력을 압도하는 현 국면이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적기라는 데 공감했다.

 

그 밖에도 국가보안법을 폐지해야 ▲내란세력의 기반 자체를 없애 내란 완전 청산이 가능하며 ▲노조 활동 등 국민의 정치세력화를 보장할 수 있고 ▲청년들이 극우화되지 않고 자신의 포부를 밝힐 수 있는 환경을 꾸릴 수 있으며 ▲한국 사회의 근본적인 개혁을 이루고 ▲미국에 휘둘리지 않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이룰 수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

 

아래는 대담 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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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의 ‘철수 협박’과 빼앗긴 경제주권

  • 기자명 데스크
  •  
  •  승인 2026.02.12 14:39
  •  
  •  댓글 0
 
 

8,100억 원의 혈세를 삼킨 ‘만년 적자’의 비밀
교활한 지엠 자본과 공적 자금 투입의 한계
자주권 없이는 민주주의도 생존권도 없다

한국지엠(GM)이 경영악화를 이유로 전국 9개 직영정비센터를 폐쇄하겠다고 통보했다. 앞서 지난 1월 1일 세종부품물류센터 하청노동자 120명을 해고했다. ‘GM 철수설’이 다시 회자되는 이유다.

한국지엠이 위기를 구실로 보따리를 싸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면, 한국 정부는 국민의 혈세를 쏟아붓는다. 2018년에도 공적자금 8,100억 원을 지원해 ‘10년간 철수하지 않고 공장을 유지하겠다’는 약속받았다. 하지만, 그 기한을 2년 앞두고 또 철수설이 불거진 것이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미국계 다국적기업이 한국법인을 어떻게 이용해 왔는지를 분석해야 한다.

8,100억 원의 혈세를 삼킨 ‘만년 적자’의 비밀

한국지엠은 지난 2018년 적자를 이유로 군산공장을 폐쇄했다. 이로 인해 약 2,000명의 노동자가 실직하고 협력업체들이 도산하며 군산 지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주었다. 창원, 부평 등으로 공장 폐쇄가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당시 문재인 정부는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한국 정부로부터 8,100억 원이라는 막대한 공적자금을 받아 챙긴 한국지엠은 이후로도 장부상 만년 적자를 기록하며 법인세조차 제대로 내지 않고 있다.

생산 현장의 노동자들은 세계 최고의 숙련도를 자랑하며 밤낮없이 공장을 돌리지만, 회사는 늘 ‘적자’를 호소한다.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이 ‘만년 적자’의 실체는 다국적기업이 전매특허처럼 사용하는 ‘이전가격 조작’에 있다.

한국지엠은 완성차를 해외 본사나 계열사에 넘길 때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을 책정한다. 반대로 자동차를 만드는 데 필요한 핵심 부품이나 원재료는 본사로부터 비싼 가격에 사온다. 싸게 팔고 비싸게 사오는 구조 속에서 이익이 남을 리 만무하다.

회사는 이렇게 인위적인 적자를 만든다. 그리고 이를 구실로 한국법인이 내야 할 세금을 면제받는다. 우리 노동자들이 피땀 흘려 생산한 부가가치는 고스란히 미국 본사의 이익으로 흡수되는 구조다.

여기에 본사가 빌려준 돈에 대한 고율의 이자까지 뜯어간다. 불투명한 업무지원비 명목으로 돈을 송금하기도 한다. 이것은 경영이 아니라 약탈이다. 기업 활동이라는 가면을 썼을 뿐, 그 본질은 국부 유출과 다름없다.

교활한 지엠 자본과 공적 자금 투입의 한계

 

지금도 한국지엠은 ‘외국인 투자 촉진법’에 따라 온갖 특혜를 누린다. 그러다 경영악화나 노조와의 마찰을 핑계로 공장을 폐쇄하고, 노동자를 해고한다. 공적자금을 투입한 한국 정부가 지엠의 이런 행태를 막을 방법이 없을까?

산업은행이 한국지엠 지분 17.02%를 가졌기 때문에 한국 정부는 중대한 자산 처분에 대해 거부권(Veto)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지엠 자본은 교활한 방법으로 법망을 빠져나간다.

첫째, 자산의 20% 이상을 처분할 때만 한국 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 지엠은 이를 잘게 나누어 매각하는 ‘살라미 전술’로 법적 감시망을 우회한다. 이번엔 정비센터 몇 개, 다음엔 부품센터 하나, 이런 식으로 야금야금 쪼개서 팔아치운다. 그러면 거부권을 행사할 법적 근거가 사라진다.

둘째, 경영권 보호라는 법적 장벽이다. 수익성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은 자본주의 체제에서 정당한 ‘경영적 판단’으로 해석돼 정부의 개입 근거가 매우 약화된다. 이번 정비센터 폐쇄나 하청 노동자 해고를 지엠은 '경영상의 필요'라고 주장한다. 법원은 기업의 경영권을 폭넓게 인정해주기 때문에, 산업은행이 거부권을 휘두르려 해도 “정당한 경영 활동을 방해한다”는 역공을 당할 수 있다. 법적 싸움으로 가면 정부가 이기기 쉽지 않은 구조다. 더구나 ‘쿠팡 사태’에서 확인한 것처럼 트럼프 행정부나 미 의회 차원의 압박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셋째, ‘철수 협박’ 때문이다. 정부는 지엠이 아예 짐을 싸서 떠날까 봐 전전긍긍한다. 지엠이 철수하면, 정부는 수만 명의 일자리와 지역 경제가 무너지는 걸 감당할 자신이 없다. 그래서 거부권을 당당하게 쓰기보다는, 지엠의 요구를 적당히 들어주면서 "제발 한국에 붙어만 있어 달라"고 사정하는 처지로 전락했다. 8,100억 원이라는 엄청난 돈을 주고도 주도권을 못 잡는 이유다. 특히 2018년도 그렇고, 2026년에도 지방선거가 있다. 한국지엠 철수는 생산공장이 위치한 인천 부평, 창원, 보령 등의 사활이 걸린 문제다.

결국, 정부는 대량 실업과 지역 경제 공동화라는 철수 위협 앞에 적극적인 권리 행사를 주저하게 된다. 이는 경제 주권을 지킬 공공적 통제 수단의 부재를 의미한다.

자주권 없이는 민주주의도 생존권도 없다

한국지엠 노동자들이 직면한 고용 위기는 우리 사회의 ‘경제 주권’ 상실과 직결된다. 외국 자본의 이윤 동기가 국가의 산업 정책을 압도한 것이다. 한 지역 경제 자체가 위협받는 구조다. 투표로 선출된 권력이 행사하는 ‘민주주의’는 달러 자본의 보이지 않는 강제력 앞에 무력해진다.

경제주권을 지키는 길은 달러 자본의 착취를 규제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자주는 단순히 외세를 배격하는 구호가 아니다. 우리 경제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실질적인 힘을 의미한다. 국가가 외국자본으로부터 ‘경제 주권’을 확립하지 못하면 노동자의 생존권도, 지역 경제도, 민주주의도 지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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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덮인 워싱턴 울린 승려들 '침묵의 순례'

박철 시민기자

pakchol@empas.com

샘터교회 원로목사. 부산예수살기 대표.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전 상임의장. 탈핵부산시민연대 전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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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일 간 텍사스~워싱턴 3700 킬로미터 걸어

증오 · 혐오 난무하는 분열된 미국에 평화 메시지

진보 · 보수 떠나 주민들 환영… 합장하고 꽃 선물

평화의 걷기는 권력의 언어에 대한 비폭력적 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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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26일, 텍사스주 포트워스의 맑은 가을 하늘 아래에서 몇몇 불교 승려들이 조용히 발걸음을 내디뎠다. 목적지는 미국의 정치적 심장부인 워싱턴 D.C였다. 자동차도, 비행기도 아닌 오직 두 발로 108일 동안 약 3700킬로미터를 걷는 여정. 이름하여 ‘평화를 위한 순례(Walk for Peace)’. 처음 출발할 때만 해도 그것은 소수 수행자들의 결연한 수행처럼 보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이 순례는 한 종교의 수행을 넘어, 미국 사회 전체를 울리는 상징적 사건으로 확장되었다.

3700킬로미터는 결코 가벼운 거리가 아니다. 사막과 평야, 도시와 농촌, 고속도로 곁의 먼지 날리는 길과 이름 없는 시골길을 지나야 했다. 때로는 매서운 바람이 얼굴을 때렸고, 때로는 갑작스러운 비와 추위가 발걸음을 무겁게 했다. 그러나 순례단은 속도를 재촉하지도, 목소리를 높이지도 않았다. 그들은 구호를 외치기보다 침묵을 택했고, 주장보다 걸음을 앞세웠다. 그 침묵의 행렬이 오히려 더 큰 울림을 만들어냈다.

이들이 거쳐 간 도시마다 예상치 못한 장면이 펼쳐졌다.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거리로 나와 꽃을 건넸고, 아이들은 손을 흔들었다. 어떤 이는 말없이 고개를 숙였고, 어떤 이는 두 손을 모아 합장했다. 종교가 달라도, 정치적 성향이 달라도, 걷는 이들의 고요한 결의 앞에서 사람들은 잠시 말을 멈추었다. 평화라는 단어가 뉴스의 수사나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땀과 물집과 침묵으로 구현되는 모습을 눈앞에서 보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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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보수 성향이 강한 ‘바이블 벨트’ 지역에서의 반응은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종교적, 문화적 차이가 뚜렷한 공간에서 불교 승려들의 순례가 환영받을 것이라고 쉽게 예상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수천 명이 길가에 모여 이들을 맞이했고, 일부는 침묵 속에 행렬 뒤를 따르며 동행했다. 이는 특정 종교에 대한 호감의 표현이라기보다 분열과 갈등에 지친 미국 사회가 ‘평화’라는 단어에 얼마나 목말라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108일이라는 시간 또한 상징적이다. 불교에서 108은 번뇌의 수를 의미한다. 인간을 괴롭히는 수많은 집착과 분노, 탐욕을 상징하는 숫자다. 순례단은 매일의 걸음을 통해 그 번뇌를 하나씩 내려놓겠다는 의지를 몸으로 드러냈다. 그들의 발걸음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내면의 수행이자 사회적 메시지였다. 갈라진 공동체, 증오와 혐오가 난무하는 공적 공간 속에서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도 말할 수 있다”는 선언이기도 했다.

워싱턴에 도착한 날, 그들의 모습은 처음 출발할 때와 사뭇 달랐다. 얼굴은 햇볕에 그을렸고, 발은 상처로 가득했지만 눈빛은 더욱 맑아 보였다. 순례의 끝은 곧 새로운 시작이었다. 정치적 중심지에 도달한 그들의 침묵은 오히려 더 많은 질문을 던졌다. 과연 평화는 선언으로 오는가, 아니면 이렇게 한 걸음씩 내디딜 때 비로소 가까워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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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회가 이 순례에 열광한 이유는 어쩌면 단순하다. 거대한 담론과 날 선 논쟁에 지친 사람들이, 말보다 삶으로 보여주는 태도를 보았기 때문이다. 평화를 말하는 사람은 많지만, 평화를 위해 3700킬로미터를 걷는 이는 드물다. 그 드묾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평화를 위한 순례’는 하나의 이벤트로 끝날지 모른다. 그러나 그들이 남긴 발자국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 길 위에서 사람들은 잠시 속도를 늦추었고, 서로를 향한 적의를 내려놓았다. 어쩌면 평화는 거창한 합의나 대단한 결단이 아니라, 그렇게 누군가가 먼저 걷기 시작할 때 비로소 현실이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눈 덮인 워싱턴을 울린 침묵의 행진은 단순한 종교적 이벤트가 아니었다. 그것은 하나의 장면이었고, 동시에 하나의 질문이었다. 눈 위를 맨발로 걸어가던 승려들의 발걸음은 느렸지만 단호했다. 입을 닫은 채 합장하고 걸었던 그들의 침묵은 오히려 어떤 연설보다도 또렷했다. 그날의 행진은 오늘의 미국 정치, 더 나아가 세계 질서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묻는 도덕적 경고였다.

워싱턴 D.C.는 폭설 직후의 차가운 정적에 잠겨 있었다. 영하의 기온, 얼어붙은 도로, 흰 눈 위에 선명히 남는 발자국. 그 위를 맨발로 걷는다는 것은 수행의 차원을 넘어 상징적 행위였다. 불교 전통에서 맨발은 겸손과 비움, 그리고 고통을 감내하겠다는 서원을 뜻한다. 그들은 누군가를 공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서로에게 가하고 있는 상처의 속도를 늦추기 위해 걸었다. “몇 초면 누군가를 상처 입힐 수 있다. 대신 그 몇 초를 평화의 시작으로 쓰라.” 이 문장은 그날 행진의 핵심 메시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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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진은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시작해 링컨기념관 방향으로 이어졌다. 동선 자체가 하나의 선언이었다. 내전의 분열을 넘어 연방을 지켜냈던 링컨, 그리고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창조되었다”는 선언을 다시 역사 위에 세운 장소. 그 앞에서 울린 침묵은, 오늘날 미국 사회가 겪고 있는 극단적 분열과 맞닿아 있었다. 참가자들은 “증오를 멈추라”, “자비는 힘이다”, “우리는 서로에게 속해 있다”는 작은 팻말을 들고 있었지만, 구호는 외치지 않았다. 확성기도 없었다. 침묵이 곧 메시지였다.

이 장면이 특별히 무겁게 다가오는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라는 이름이 다시 미국 정치의 중심에 서 있는 시점과 겹치기 때문이다. 한쪽에는 절제와 성찰의 발걸음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힘을 과시하며 세계의 규범을 흔드는 정치가 있다. 대비는 선명하다. 평화의 걷기는 특정 후보를 겨냥한 선거운동이 아니라고 했지만, 그 행진이 던진 질문은 분명히 오늘의 권력을 향해 있었다. 우리는 어떤 리더십을 원하는가. 힘으로 군림하는 정치인가, 아니면 규범을 존중하는 정치인가.

트럼프식 정치는 스스로를 “강한 리더십”이라 부른다. 거래를 통해 이익을 극대화하고, 동맹을 압박의 수단으로 활용하며, 국제 규범을 재협상의 대상으로 돌리는 접근은 단기적으로는 결단력 있어 보인다. 그러나 그 강함이 무엇을 남겼는지 우리는 이미 경험했다. 동맹은 신뢰의 공동체가 아니라 협상 테이블의 카드로 취급되었고, 국제기구와 다자협약은 불신과 탈퇴의 위협 속에 놓였다. 기후협약, 무역 질서, 인권 담론, 동맹 외교 — 수십 년간 축적해온 합의의 구조는 “미국 우선”이라는 구호 아래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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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질서는 완전하지 않다. 불평등과 위선, 이중 기준이 존재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는 최소한의 예측 가능성과 규범 위에서 유지되어 왔다. 약속은 지켜질 것이라는 믿음, 협정은 존중될 것이라는 신뢰가 있었다. 트럼프식 일방주의는 바로 그 토대를 잠식한다. 힘이 곧 정의라는 메시지가 반복될 때, 국제사회는 규범이 아니라 공포와 계산으로 움직이게 된다. 강대국은 더 강하게, 약소국은 더 위축되며, 다자주의의 공간은 축소된다.

문제는 외교 영역에만 머물지 않는다. 국내 정치에서도 갈등은 조정되기보다 증폭되었다. 상대를 협상 파트너가 아니라 제거해야 할 적으로 규정하는 언어, 언론과 사법부 같은 제도적 견제 장치를 불신의 대상으로 몰아붙이는 태도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든다. 민주주의는 승자의 독주가 아니라 패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체제다. 다수의 선택이 존중되되, 소수의 권리가 보호되는 구조다. 그러나 힘의 정치에서는 다수의 환호가 곧 정당성의 전부가 된다. 그 순간, 규범과 제도는 걸림돌로 취급된다.

그의 정치적 언어는 두려움을 동원해 지지를 결집시키는 방식에 의존해왔다. 이민자를 위협으로, 비판자를 배신자로, 타국을 착취자로 규정하는 단순화된 서사는 즉각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두려움은 쉽게 분노로 전환되고, 분노는 합리적 토론을 마비시킨다. 그 결과는 사회적 피로와 불신의 누적이다. 공동체는 하나로 묶이기보다 서로 다른 진영으로 고착된다. 민주주의의 심장은 타협과 숙의에 있는데, 그 공간이 점점 좁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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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점에서 평화의 걷기는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한다. 말의 속도에 맞서 걷기의 속도를 택하는 것. 빠른 분노 대신 느린 성찰을 선택하는 것. 지도자의 몇 초짜리 발언이 시장을 흔들고, 외교적 긴장을 고조시키며,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는 시대에, 침묵으로 걷는 행위는 상징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권력의 언어에 대한 비폭력적 응답이다.

세계는 미국을 단순한 한 국가로 보지 않는다. 미국 대통령의 말과 행동은 국제적 신호가 된다. 만약 미국이 다자주의를 경시하고 동맹을 압박의 수단으로만 다룬다면, 다른 강대국들은 그 틈을 활용한다. 규범이 약해진 공간에서는 힘의 논리가 지배한다. 냉혹한 세력 균형의 시대가 다시 도래할 위험이 있다. 트럼프식 접근은 단기적 협상에서 이득을 얻을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도덕적 권위를 약화시킨다. 권위는 군사력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신뢰와 일관성, 약속을 지키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링컨기념관 앞에서 되새겨진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창조되었다”는 문장은, 그래서 더욱 무겁다. 평등은 거래의 대상이 아니다. 인권은 협상의 카드가 아니다. 국제 규범 역시 일시적 편의에 따라 버릴 수 있는 소모품이 아니다. 미국이 스스로 세워온 질서를 스스로 허무는 순간, 그 불안정은 결국 미국 자신에게 되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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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은 필요하다. 국가는 안보를 지켜야 하고, 자국의 이익을 보호해야 한다. 그러나 힘이 절제되지 않을 때 그것은 보호가 아니라 지배가 된다. 동맹을 설득하기보다 압박하고, 국제 규범을 개선하기보다 탈퇴로 위협하며, 내부의 비판을 포용하기보다 배척하는 태도는 지도자의 강함처럼 보일지 모르나, 실은 불안을 드러낸다. 진정한 강함은 규범을 지키는 데서 나온다. 법과 제도를 넘어서는 충동을 억제하는 데서 나온다.

평화의 걷기는 미국 곳곳에서 이어져온 비폭력 시민행동의 흐름과도 연결된다. 교회와 사찰, 시나고그와 모스크, 시민단체와 지역 공동체들이 이민자 보호, 총기 희생자 추모, 기후 정의 요구 등 다양한 방식으로 목소리를 내왔다. 이번 행진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 종교가 권력을 쟁취하려는 것이 아니라, 권력이 잊기 쉬운 윤리적 기준을 상기시키려는 움직임이다.

눈 위에 남은 맨발의 자국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그 장면이 던진 질문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우리는 어떤 힘을 선택할 것인가. 두려움과 분열을 동원하는 힘인가, 아니면 자비와 절제를 바탕으로 한 힘인가. 민주주의는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더 큰 목소리보다 더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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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필요한 것은 또 다른 구호가 아니다. 규범을 복원하고 신뢰를 회복하려는 의지다. 트럼프 개인을 넘어, 힘으로 군림하는 정치 전반에 대한 성찰이 요구된다. 미국이 다시 세계의 리더십을 말하고자 한다면, 먼저 세계가 신뢰할 수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눈 덮인 워싱턴을 걸었던 승려들의 침묵은 바로 그 점을 일깨운다. 몇 초의 말이 아니라, 오래 남는 태도가 역사를 만든다.

눈 위의 발자국은 사라지지만, 역사의 기록은 남는다. 세계의 규범을 존중한 지도자로 기억될 것인가, 아니면 힘으로 질서를 흔든 인물로 기록될 것인가. 선택의 무게는 권력을 쥔 이들에게 있다. 그리고 그 선택을 지켜보는 시민들의 발걸음 또한, 여전히 눈 위를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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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과 공안기관의 뒤에는 미국이 있다”…영화 「실행자들」 상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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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6.02.13 08:51
  •  
  •  댓글 0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 부부장. [사진-노동신문]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 부부장. [사진-노동신문]

김여정 조선로동당 부부장이 12일 정동영 통일부장관의 대북무인기 침투사건 유감표명에 대해 '비교적 상식적인 행동'으로 평가한다며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김 부부장은 12일 '한국당국은 주권침해도발방지조치를 강구해야 할것이다'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담화에서 "새해벽두에 발생한 반공화국무인기침입사건에 대하여 한국통일부 장관 정동영이 10일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시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한국당국이 내부에서 어리석은 짓들을 행하지 못하도록 재발방지에 주의를 돌려야 할 것이라는 것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앞서 정 장관은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미사’ 제1500회를 맞아 지난 10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미사 축사에서 "이번에 일어난 무모한 무인기 침투와 관련하여 북측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는 바"라며 공개적으로 북측에 유감을 표명했다.

정 장관은 미사 당일 군경합동조사TF가 접경지역에서 북으로 무인기를 날린 민간인들과 이들의 행위에 관여한 혐의가 있는 현역 군인과 국정원 직원을 입건하고 압수수색을 벌인 사실을 언급하고는 "이러한 불행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서로 ‘지상·해상·공중에서의 적대 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약속했던 「9·19 군사합의」가 하루빨리 복원되어야 한다. ‘공중에서의 적대 행위’는 지금이라도 당장 중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부부장이 정 장관의 유감표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임으로써 정부가 추진하는 9.19 남북군사합의 중 비행금지구역 설정 복원 방침이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지난 10일 천주교 명동성당 미사에서 무인기침투와 관련 북측에 유감을 표명한 정동영 통일부장관 [사진-통일부]
지난 10일 천주교 명동성당 미사에서 무인기침투와 관련 북측에 유감을 표명한 정동영 통일부장관 [사진-통일부]

김 부부장은 "한국당국은 자초한 위기를 유감표명같은 것으로 굼때고 넘어가려 할 것이 아니라 우리 공화국 령공침범과 같은 엄중한 주권침해사건의 재발을 확실히 방지할수 있는 담보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다시금 명백히 하지만 우리는 반공화국 무인기침입행위를 감행한 주범의 실체가 누구이든, 그것이 개인이든 민간단체이든 아무런 관심도 없다. 우리가 문제시하는것은 우리 국가의 령공을 무단침범하는 중대주권침해행위가 한국발로 감행되였다는 그 자체"라고 하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신성불가침의 주권을 침해하는 도발사건이 재발하는 경우 반드시 혹독한 대응이 취해질 것임을 예고해둔다"고 거듭 강조했다.

"여러가지 대응공격안들 중 어느 한 안이 분명히 선택될 것이며 비례성을 초월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조선중앙통신]이 13일 보도한 김 부부장의 담화는 [노동신문]에는 게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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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정동영 대북무인기 침투 유감표명은 '상식적인 행동'...재발방지'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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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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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2.13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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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 부부장. [사진-노동신문]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 부부장. [사진-노동신문]

김여정 조선로동당 부부장이 12일 정동영 통일부장관의 대북무인기 침투사건 유감표명에 대해 '비교적 상식적인 행동'으로 평가한다며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김 부부장은 12일 '한국당국은 주권침해도발방지조치를 강구해야 할것이다'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담화에서 "새해벽두에 발생한 반공화국무인기침입사건에 대하여 한국통일부 장관 정동영이 10일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시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한국당국이 내부에서 어리석은 짓들을 행하지 못하도록 재발방지에 주의를 돌려야 할 것이라는 것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앞서 정 장관은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미사’ 제1500회를 맞아 지난 10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미사 축사에서 "이번에 일어난 무모한 무인기 침투와 관련하여 북측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는 바"라며 공개적으로 북측에 유감을 표명했다.

정 장관은 미사 당일 군경합동조사TF가 접경지역에서 북으로 무인기를 날린 민간인들과 이들의 행위에 관여한 혐의가 있는 현역 군인과 국정원 직원을 입건하고 압수수색을 벌인 사실을 언급하고는 "이러한 불행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서로 ‘지상·해상·공중에서의 적대 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약속했던 「9·19 군사합의」가 하루빨리 복원되어야 한다. ‘공중에서의 적대 행위’는 지금이라도 당장 중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부부장이 정 장관의 유감표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임으로써 정부가 추진하는 9.19 남북군사합의 중 비행금지구역 설정 복원 방침이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지난 10일 천주교 명동성당 미사에서 무인기침투와 관련 북측에 유감을 표명한 정동영 통일부장관 [사진-통일부]
지난 10일 천주교 명동성당 미사에서 무인기침투와 관련 북측에 유감을 표명한 정동영 통일부장관 [사진-통일부]

김 부부장은 "한국당국은 자초한 위기를 유감표명같은 것으로 굼때고 넘어가려 할 것이 아니라 우리 공화국 령공침범과 같은 엄중한 주권침해사건의 재발을 확실히 방지할수 있는 담보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다시금 명백히 하지만 우리는 반공화국 무인기침입행위를 감행한 주범의 실체가 누구이든, 그것이 개인이든 민간단체이든 아무런 관심도 없다. 우리가 문제시하는것은 우리 국가의 령공을 무단침범하는 중대주권침해행위가 한국발로 감행되였다는 그 자체"라고 하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신성불가침의 주권을 침해하는 도발사건이 재발하는 경우 반드시 혹독한 대응이 취해질 것임을 예고해둔다"고 거듭 강조했다.

"여러가지 대응공격안들 중 어느 한 안이 분명히 선택될 것이며 비례성을 초월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조선중앙통신]이 13일 보도한 김 부부장의 담화는 [노동신문]에는 게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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