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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사라질 수도... "영정사진 찍으러 오라"는 사람들

[2025 환경생태 현장르포]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 원종태 활동가와 함께한 대흥란 답사

사회 정윤영(y_iuna)

25.09.05 17:14최종 업데이트 25.09.05 20:23

기후위기와 생태학살로 드러나는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부정의. 하루하루 현실로 다가오는 생존의 위기 앞에서 과연 다른 세계는 가능할 것인가를 묻는다. 다른 세계는 물론 가능하다고 믿는다. 다만 다른 행성이 아니라 바로 여기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우리가 발 딛고 있는 땅과 아직 푸른 하늘과 바다에서,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나무와 새들, 함께 호흡하는 뭇생명들이 공존하는 세계를 함께 상상하고자 한다.[기자말]

골프장 예정지로 지정된 노자산의 모습.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

산에 골프장이 들어선다. 18홀짜리 골프장 하나가 들어서는데 최소 30만 평의 산이 깎인다. 키가 큰 나무와 온갖 꽃들이 베이고 흙과 바위가 속절없이 쓸려 나간다. 온갖 동물들이 흙과 함께 쫓겨난다. 30만 평, 축구장 150개 면적의 살아있는 산이 사라지고 녹색으로 고르게 뒤덮인 잔디가 들어선다.

골프장에는 생명이 살지 못해 녹색 사막이라 부른다. 그런 골프장이 전국에 525개(2024년기준, 한국골프장경영협회)가 있다. 한국의 골프장 개수는 전 세계 8위, 국가 면적 대비 전 세계 3위('한국 골프장 숫자 전 세계 8위?', <뉴스톱>, 2023. 09.27)이다.

골프장 건설로 생기는 지역 갈등과 환경 파괴 등의 문제는 198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국적인 땅값 폭등으로 재벌들의 부동산 소유에 대한 여론이 커지자, 기업들은 부동산을 줄이는 대신 비난을 피하면서 부동산을 합법적으로 소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골프 대중화 정책이 추진된 것은 바로 그때이다.

먼저 1988년 교통부 장관의 '골프장 조성 사업 계획 승인권'을 각 시, 도지사에 넘기는 방침이 정해졌다. 그때도 명분은 지방 재정 확충이었다. 승인권이 넘어가자마자, 농경지와 산림 보전 지역에도 골프장을 지을 수 있도록 법령이 바뀌었다. 다음 해 5월 대통령은 골프 대중화를 지시하고 당시 체육부가 이를 추진했다. 차례차례, 빠르게 골프장 건설을 위한 정책이 착착 진행되고 1990년, 재벌이 소유한 골프장은 업무용으로 인정받는다.

'토지 투기를 합법적으로 인정하는 특혜(조성윤, '개발, 환경, 그리고 농촌 공동체의 붕괴' 1993.)', '국가가 정치 자금과 뇌물을 받는 형태로 골프장 승인이 이루어'진 것(윤종한, '환경문제에 대한 국가 대응 양식에 관한 연구', 1992)'이라는 평가가 나온 이유였다.

골프장이 마구 생겨났다. 지역 재정 확충이라는 이유를 댔지만, 골프장이 들어선 자리는 주민들이 농사를 짓던 땅이었고, 동식물이 살던 산이었다. 골프장은 지역 주민들의 생존을 위협했고, 대중화라는 말이 무색하게 회원제 골프장은 주민들이 이용할 수 없는 것이었다. 주민들은 골프장을 반대했다.

물론 찬성하는 주민들도 있었다. 사업자는 행정기관을 등에 업고 승인을 얻을 수 있었으며 보상금으로 주민들을 설득할 수 있었다. 골프장이 들어서자 산과 함께 마을이, 공동체가 무너졌다.

산은 물을 품고 있지만 잔디는 주변의 물을 빨아들인다. 잔디가 자라기 위해서는 비료와 살충제, 살균제와 제초제를 뿌려야 한다. '독(조지 마시, <인간과 자연>)'을 뿌리지 않으면 땅은 식물들의 싹을 틔우기 때문이다. 온갖 독성 물질이 물과 함께 흙으로, 또 하천으로 흘러 들어간다.

농약에는 EU에서 사용이 금지된 어독성 I 급 클로로탈로닐 살균제를 비롯해 발암 물질인 비펜트린, 이프로디온 등이 들어있다. 전국 골프장에 쓰이는 농약은 294품목으로 213톤(2021년 기준)이 사용됐다. 골프장이 들어서자 산이 메마르고, 물과 땅에 독이 흘렀다.

거짓 작성된 환경영향평가서에도 사업 승인, 걸림돌 없어진 난개발

올해는 팔색조 새끼 열다섯 마리가 골프장 예정지에서 태어나 숲을 날아다닌다. 노자산은 팔색조가 잠시 머무르다 가는 곳이 아니라, 둥지를 틀고 새끼를 낳아 기르는 집이자 고향이다.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

경남 거제 노자산에도 골프장이 들어선단다. 100만 평의 땅에 관광 단지를 만들 계획이다. 100만 평의 깎아지른 산을 골프장으로 만들려면, 160만 톤의 흙을 파내고, 173만 그루의 나무를 베어내야 한다. 사업주는 경동건설(주), 경상남도에서 승인하고 협의 기관은 낙동강유역환경청이다. 2017년 경동건설에서 '거제남부관광단지' 지정을 신청할 때 2022년 완공을 목표로 했다.

2018년 전략환경영향평가(아래 전략평가, 환경영향평가 중 하나로 개발기본계획 단계에 해당한다) 협의가 완료되고 2019년 경남도는 거제남부관광단지로 지정한다. 그러나 전략평가는 거짓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환경단체는 거짓 작성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재조사를 요구했다.

국립생태원이 조사하자 관광 예정지 면적 중 1.8%라던 생태자연도(자연환경을 생태적 가치, 자연성, 경관적 가치 등에 따라 등급화하여 자연환경보전법 제34조의 규정에 의하여 작성된 지도) 1등급이 41%로 나왔다. 생태자연도 1등급은 보존 가치가 높아 개발이 매우 제한되는 구역이다.

산지경사도도 거짓이었다. 개발 예정지 43.7%가 경사도 25도 이상으로 급경사이다. 경사도가 심한 만큼 훼손이 심각하기 때문에 골프장으로 적합하지 않다. 전략평가에서는 경사도를 낮추기 위해 바다의 면적을 포함해 경사도를 계산했다가 바다 면적을 제외하라는 수정 권고를 받았다. 팔색조와 긴꼬리딱새 등 법정보호종도 없거나 훼손할 정도는 아니라고 거짓 작성했다. 환경부는 생태자연도를 수정하도록 했고, 2020년 낙동강환경청은 전략평가를 거짓 작성한 업체를 고발했다.

개발은 멈춘 듯 보였다. 부산지검은 전략평가를 작성한 업체를 기소했고, 낙동강환경청은 '거짓부실검토전문위원회'를 개최했다. 경동건설은 환경영향평가서 본안을 제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2022년 정권이 바뀌자 상황이 달라졌다. 사업체는 환경영향평가서 본안을 제출했다. 환경부는 낙동강환경청에 생태자연도 1등급을 적용하지 말라는 공문을 보내고, 멸종위기종 추가 조사를 조건으로 본안에 협의해 준다. 그 사이 거짓부실전문검토위원회는 환경영향평가서가 거짓이나 부실이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한편 전략평가를 거짓 작성한 업체 관계자는 환경평가법 위반으로 처벌받았다.

다시 공동조사를 실시했다. 시민과 환경단체가 낙동강환경청 앞에서 노숙 농성을 벌이고 수차례 생태보고서를 발간하고 또 수없이 많은 기자회견과 캠페인을 한 결과였다. 공동조사 결과 전략평가에는 없다던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대흥란 727촉을 발견했고, 거제외줄달팽이 22마리를 찾았다. 거제에는 법정보호종 50여 종이 살고 있었다. 특히 거제외줄달팽이는 멸절된 줄 알았던 종이었다.

거제외줄달팽이를 만난 것은 우연이라고 했지만, 노자산을 지키려는 시민들과 환경단체 회원들이 매일같이 산을 오르고 대흥란과 팔색조를 찾아나선 덕이었다.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의 원종태 활동가는 거제외줄달팽이를 만난 날을 잊지 못한다.

"팔색조 우는 소리를 따라다니다가 지쳐서 앉아 있는데, 이상한 달팽이가 하나가 보여요. 껍데기가 거제외줄달팽이 같더라고요. 멸종위기종 중에 유일하게 '거제'자가 붙어 있어서 기억하고 있었거든요. 전문가랑 다시 조사를 갔어요. 그동안 껍데기만 가지고 연구할 정도로 (거제외줄달팽이가) 귀했다더라고요. 폭우가 오는 날 가슴 장화를 신고 올라갔는데, 그날 거제외줄달팽이를 찾은 거예요. 그 뒤로 5년 동안 100마리쯤 봤어요. 거제외줄달팽이한테는 여기가 제일 좋은 장소인 거죠."

비가 오는 날이면 노자산에서 거제외줄달팽이를 볼 수 있다.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

멸종위기종이 확인되자 낙동강환경청은 본안에 조건을 추가한다. 대흥란 727촉 중 230촉을 이식하고, 그 가운데 23촉의 경우 2년간 생존 여부를 모니터링한다는 내용이다. '대흥란 이주 사례는 없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나 대흥란 증식 기술을 보유한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와 협업을 통해 이주·이식을 실시할 계획'이라는 환경영향평가서에 따라 대흥란 이식을 허가한 것이다. 그러나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에 정보공개청구한 결과 대흥란 증식은 연구중이며 이식 연구는 진행되지 않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원종태 활동가는 두꺼운 환경영향평가서를 한 장씩 넘기며 '이것도, 또 이것도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지금의 환경영향평가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할 때 그는 격앙되어 있었다.

"환경영향평가제가 제 역할을 하면 난개발을 막을 수 있어요. 이것 말고는 걸림돌이 없어요. 왜냐하면 (사업자나 행정) 모두 같은 편이니까. 지금 환경영향평가는 그냥 통과의례예요. 사업 계획의 마지막 단계에 있거든요. 그러니까 사회적 비용이나 에너지가 어마어마하게 들어간 거예요. 애초에 전략평가를 공정하게 했으면 헛돈 안 쓰고 사회적 갈등도 이렇게까지 안 생겼겠죠. 그래서 환경영향평가를 사업 계획 전에 하도록 하자는 거예요."

그러니까 환경영향평가가 제대로 되었다면 출발조차 하지 못했을 사업이었다. 할 수 없는 사업, 해서는 안 될 개발을 하려니 거짓이 늘고 일이 복잡하게 꼬여갔다. 환경영향평가를 작성하는 건 개발사업을 하는 사업체지만, 사업체뿐 아니라 행정기관의 역할을 지적할 수밖에 없었다.

"국가는 멸종위기종 보호 책임이 있어요. 공무원들이 대놓고 (멸종위기종) 별것도 아닌 것 가지고 난리냐고 얘기해요. 국가의 귀중한 자산을 사업자한테 맡겨버리면, 사업자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성공시키려고 할 거예요. 이미 땅도 다 파헤쳤는데 어짤기고, 잘못은 있지만 되돌릴 수 없다는 '사정판결'(처분이 위법하지만 취소하는 것이 공공복리에 적합하지 않아 기각하는 판결)을 받으려고 죽어라 속도 내는 거예요."

일이 복잡해지는 만큼 지역 주민들의 갈등도 깊어졌다. 노자산을 사이에 두고 탑포 마을과 율포 마을이 갈라졌다. 골프장이 들어서면 물이 오염되고, 물에 살아가는 생명들은 사라질 게 뻔하다. 남해에 기대 살아가는 어민들은 먹고 살 일이 막막해진다.

골프장을 찬성하는 주민들도 있다.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이 집회를 하면 그 앞에서 맞불집회를 한다. 2017년 처음 주민설명회를 할 때만 해도 골프장 건설을 반대하던 주민들은 '마을 복지시설과 주민고용 등 보상'을 이유로 찬성으로 돌아서 '남부관광단지 탑포마을 대책위'를 만들었다. 갈등이 심하겠다고 하자, 원종태 활동가는 한숨을 푹 쉬며 속상함을 토로했다.

"아~ 말이 아니죠. 우리는 죽겠다고 데모하고, 또 (사업체와) 협상이 끝난 주민들은 빨리 만들라고 맞불집회하고. 서로 마주 보고 이게 뭔 일입니까. 마을 주민들은 평당 천 원짜리 땅을 5만 원, 10만 원에 사준다니까 지금이 절호의 기회인 거예요. 저한테도 '이기 어찌 되겠노? 지금 팔아야 될 시기가?' 물어보는데 본심은 그거죠. 제가 볼 때 대규모 개발의 최대 목표는 부동산 가치 상승이에요."

갈등이 깊어지자, 경남도는 2022년 사회대통합위원회를 만들었다. 위원회는 멸종위기종 서식지를 개발 부지에서 제외하는 등 협의 내용을 권고했지만, 경동건설은 골프장 건설을 포기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현재 골프장을 공공 필요성이 있는 체육시설로 인정받기 위해 국토부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토지강제수용을 요청한 상태이다.

토지보상법에 따라 공익사업으로 인정받으면 협의 매수되지 않은 사유지를 강제로 수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21년 관광단지는 공익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부결된 토지수용계획을 2025년 다시 요청한 것이다.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은 결과를 기다리며 다음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기사를 쓰는 동안 중앙토지수용위원회는 '거제남부관광단지' 공익사업 인정 심의 결과 '조건부 동의' 결정을 내렸다. 관광단지의 핵심은 27홀짜리 골프장. 중토위가 골프장을 공익사업으로 인정해 준 꼴이 되었다.)

(관련기사: 거제 노자산 개발, 토지 강제 수용 가능 결정 두고 논란 https://omn.kr/2f552_)

땅속 균들의 네트워크로 살아가는 대흥란

땅 위로 올라온 대흥란. 땅속에는 대흥란의 뿌리줄기와 근균이 한 몸처럼 얽혀 있다.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

지난 7월 13일,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과 함께 대흥란 답사를 위해 시민 30여 명이 노자산에 올랐다. 시민들은 골프장 건설로 곧 사라질 '대흥란의 영정사진'을 찍으러 와달라는 말에 모였지만, 사실은 대흥란의 최대 서식지, 노자산을 지키고 싶어서였다.

산에 오르기 전부터 원종태 활동가는 사람들에게 조심해서 걸으라고 신신당부했다. "여기 전부가 대흥란밭"이었기 때문이다. 산에 오르며 본 대흥란만 200촉이 넘었다. 답사에 함께 한 김종원 식물사회학자는 '골프장이 아니라 대흥란 보전지역을 만들어야 할 곳'이라고 평했다. 시범적으로 이식한 대흥란에는 분홍색 테이프가 둘러 있었고, 이식 장소에는 깃대가 꽂혀 있었다. 김종원은 대흥란 이식은 '성공한 사례도 없고 이식한 사례도 없다'고 열을 올렸다.

"대흥란은 땅속에 뿌리줄기가 연결되어 있거든요. 뿌리 하나에 몇 촉이 있어서, 꽃대가 하나만 올라왔더라도 나중에 십 수개가 올라올 수도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대체 서식지가 의미가 없습니다. 근균과 나무가 오랜 세월 동안 땅속에서 관계 맺었는데, 산을 통째로 들어올리면 몰라도 이식은 말이 안 돼요."

대흥란은 난초과의 부생식물로 근균에 기대서 살아간다. 근균도 식물뿌리와 공생체를 이루어 식물들을 서로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하며 살아간다. 땅에 살며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은 대흥란만이 아니다. 팔색조와 긴꼬리딱새, 거제외줄달팽이와 도롱뇽, 그리고 인간도 이 땅에서 같은 물과 공기와 햇볕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땅이 파헤쳐지고 근균의 네트워크가 훼손되면, 식물과의 연결은 끊어지고 산은 생기를 잃는다. 팔색조는 고향을 잃고, 거제에만 살아서 거제외줄달팽이라는 이름을 얻은 이는 아마 멸종될 것이다. "나무 하나 쓰러질 때 온 산이 함께 운다"(<멸종위기종>, 원종태, 푸른사상)라고 한 이유이다. 동물이 살지 않는 땅은 죽어가는 땅, 죽은 땅에서 인간의 삶이, 인간다운 삶이 가능할지 묻게 된다.

대흥란 답사를 위해 모인 사람들 바로 옆에는 골프장 건설에 찬성하는 주민들이 ‘남부관광단지가 희망’이라는 현수막을 들고 있었다. 골프장을 반대하는 주민도 찬성하는 주민들도 ‘생존’을 외치고 있었다. 대흥란이 살아가는 노자산에 오르고 보니, 산을 지키자는 목소리는 지역개발과 대립하는 ‘한가로운 주장’이 아니라 공존해야 생존한다는 절박한 외침이었다.정윤영

덧붙이는 글 기획 공동진행 : (사)세상과함께, 익천문화재단 길동무

#환경르포 #노자산지키기시민행동 #노자산 #골프잔 #거제남부관광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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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김정은과 회담 중 북한에 특수부대 침투 승인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5/09/06 07:27
  • 수정일
    2025/09/06 07:2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이유 에디터

yooillee2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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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교안보

  • 입력 2025.09.05 23:55

  • 수정 2025.09.06 00:28

  • 댓글 0

뉴욕타임스 "2019년 초 김정은 도청 극비 작전"

북한 반발 예고…문재인 정부 이 작전 알았나?

미 네이비씰, 북 해안 접근했다 민간인들 사살

백악관, 합동특수전사령부, 존 볼턴 논평 거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1기 때인 2019년 초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 관계 개선 등을 놓고 협상을 벌이면서, 다른 한편으론 미 해군 특수부대의 북한 침투를 허용했다는 충격적인 보도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 06. 30 [AFP=연합뉴스]

트럼프, 김정은과 협상 중이던 2019년 초

김정은 도청차 북에 특수부대 침투 승인

뉴욕타임스(NYT)는 5일 '씰(SEAL) 팀6'의 극비 북한 침투 임무는 어떻게 실패했나'란 기사에서 미 해군 특수부대 중 최정예인 네이비씰 6팀 요원들이 2019년 초 한 겨울밤 '김정은 도청' 극비 작전을 맡아 북한 해안에 침투했다가 조우한 비무장 북한인들을 사살했을 뿐 임무를 마치지 못한 채 돌아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임무는 트럼프 대통령과 고위급 핵 협상 중이던 북한의 은둔형 지도자 김정은의 통신을 도청할 수 있는 전자 장치를 심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보도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북한의 반발이 예상되면서 향후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시도 등에 악영향이 우려된다. 이런 맥락에서 트럼프가 지난달 25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올해 안에 김정은을 만나고 싶다는 말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북한이 반발할 만한 극비 내용을 NYT에 흘려준 것은 북미 대화 재개를 방해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게 아니냐는 일각의 시각도 있다.

또한 당시 한국의 문재인 정부가 한국 내에서 벌어진 이런 미국의 극비 작전을 인지하고 있었는지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NYT는 이 같은 내용을 익명을 요구하는 수십 명의 전·현직 미 정부 및 군 관계자를 인용해 처음으로 폭로했다. 이 내용은 미 의회에도 보고하지 않은 채 지금까지 기밀로 유지돼왔다. 이 보도에 대해 백악관은 물론 미 합동특수전사령부(JSOC)도 논평을 거부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 도중 악수하고 있다. 2025. 09. 04 [EPA=연합뉴스}

사실 드러나면 북미 대화 가능성에 악영향

북 반발 예고…문재인 정부 이 작전 알았나?

북한 침투 작전에 투입된 네이비씰 팀6은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했던 부대이며, 작전 개시 이전에 미국 해안에서 수개월 동안 훈련을 벌였다. 작전 당일 투입된 미 특수부대 요원 중 일부가 북한 해안에 도착하는 순간 어두운 바다위에 북한 민간인 여러 명을 태운 선박이 나타나자, 발각될 것을 우려해 이들을 모두 사살한 뒤 잠수함으로 돌아왔고, 결국 작전은 실패했다고 한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인 2005년에도 미 네이비씰 대원들이 소형 잠수함을 이용해 북한 해안에 상륙했고 발각되지 않고 되돌아왔다고 한다.

NYT는 "군 관계자들은 2018년 가을, 북한과 고위급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씰) 팀6를 감독하는 합동특수작전사령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침투) 준비를 승인받았다고 말했다"며 "트럼프의 의도가 협상 중 즉각적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더 광범위한 목표였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5일 트럼프 미 행정부 1기 때인 북미 정상회담이 진행되던 2019년 초 미 해군 특수부대인 네이비씰 팀6를 북한에 침투시켰으나 작전이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2025. 09. 05 [뉴욕타임스 캡처]

미 네이비씰, 북 해안 접근했다 민간인들 사살

백악관, 합동특수전사령부, 존 볼턴 논평 거부

NYT는 "트럼프가 처음 취임했을 때 최우선 순위는 김정은의 생각을 파악하는 것이었다. 김정은은 갈수록 예측 불가능하고 위험해 보였고, 그와 트럼프 관계는 우정의 편지들과 공개적 핵전쟁 위협 사이에서 변덕스럽게 요동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18년에 (북미) 관계는 평화를 향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 시험들을 중지했고 양국은 협상을 개시했지만, 미국은 여전히 김정은의 의도를 정확히 알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때 미 정보기구에서 백악관에 김정은을 도청할 수 있는 최신 전자 장치를 개발했다고 보고했다.

 

27일 경기도 여주시 연양동 남한강에서 열린 한미연합 제병협동 도하훈련에서 한미 장병들이 부교를 구축하고 있다. 이번 훈련에는 육군 제7공병여단과 미2사단/한미연합사단 제11공병대대 등이 참여했다. 2025.8.27 연합뉴스

NYT는 "씰 팀6는 몇 달간 미국 해역에서 훈련했고 2019년 첫 몇 주간 준비를 계속했다. 그해 2월, 트럼프 대통령은 그달 말에 베트남에서 핵 정상회담을 위해 김정은과 만날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소개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 임무를 위해 씰 팀6는 미 해군 최고의 수중 팀과 협력해 핵 추진 잠수함에 타고 북한으로 향했으며, 잠수함이 공해에 진입하고 통신이 차단되기 직전에 트럼프로부터 최종 작전 승인을 받았다. 이에 대해 당시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존 볼턴과 국방장관 대행인 패트릭 섀너핸은 논평을 거부했다. NYT는 "북한이 이 임무를 얼마나 파악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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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광수가 드러낸 적폐 실태…"검찰개혁 5적 사퇴하라"

김호경 에디터

haojing610@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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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조

  • 입력 2025.09.04 22:00

  • 수정 2025.09.04 22:44

  • 댓글 2

여론 지탄에 통일교 한학자 총재 변호인 사임해

이재명 정부 첫 민정수석이 특검 수사 방패 노릇

김오수 전 검찰총장도 통일교와 자문 계약 취소

전관예우 이용 최악 돈벌이…검찰 썩은 풍토 확인

촛불행동 "현 정부에 이런 자가 오광수뿐만 아냐"

"임은정이 지목한 검찰개혁 5적, 인적 청산 필수"

오광수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 연합뉴스 자료사진

통일교 교주 한학자 총재의 변호인단에 합류해 특검 수사의 방패 노릇을 한 오광수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이 여론의 지탄이 쏟아지자 결국 변호인직에서 사임했다. 한 총재에게 법률 자문을 해온 김오수 전 검찰총장은 김건희 특검팀에서 통일교 관련 수사를 지휘하는 박상진 특검보와 같은 로펌 소속이라는 사실이 드러나자 이미 통일교와의 자문 계약을 취소한 바 있다.

오 전 수석이 변호사로서 소속된 법무법인 대륙아주는 4일 오후 발표한 입장문에서 "오 변호사가 오늘 민중기 특별검사 쪽에 사임서를 제출하고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총재 변호인에서 사임했다"고 밝혔다. 언론 보도를 통해 한 총재 사건 수임 사실이 알려진 지 이틀만이다. 그는 지난 2일 한 총재의 변호인 신분으로 김건희 특검팀 사무실을 찾아 박상진 특검보를 직접 면담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18기 동기인 오 전 수석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중수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 서울서부지검 차장, 청주지검장, 대구지검장 등을 지낸 대표적 검찰 '특수통' 출신이다. 그는 지난 6월 8일 이재명 정부의 첫 민정수석으로 임명됐으나 거액의 차명 재산 관리 및 대출을 둘러싼 의혹들이 불거지면서 임명 5일 만에 사퇴했다.

하지만 그 5일 사이에 특검법이 공포됐으며 국회가 3대 특검을 추천하고 이재명 대통령이 지명하는 절차가 진행됐다. 대통령을 보좌해 특검 임명 과정에 관여했던 직전 민정수석이 비위 행위로 자리에서 물러난 뒤 반성하고 자숙하기는커녕 불과 3개월 만에 수임료에 눈이 멀어 특검이 수사하는 주요 피의자의 변호인으로 변신한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관예우를 이용한 최악의 돈벌이'라는 비판이 거셌다.

그럼에도 오 전 수석은 언론 취재에 "(한학자 총재 측에) 변호인들이 많이 계시는 걸로 알고 있다. '원 오브 뎀(one of them)'이겠지 뭐. 그렇게 이해합시다"라고 대수롭지 않게 변명해 더욱 여론의 공분을 샀다. 이재명 정부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되면서 여권 안팎의 압박이 커지자 오 전 수석도 더 못 버티고 한 총재 변호를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김오수 전 검찰총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박순찬의 만화시사. 시민언론 민들레

앞서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오광수 변호사가 그 안(한학자 총재 변호인단)에 포함됐다는 내용을 듣고 '이게 맞나?'라고 해서 기사 검색을 여러 번 해봤다"며 "적절했다고 평가할 수 없다. 본인도 생각이 있었다면 이러한 제안을 왜 받았을까 의아하다"고 개탄했다.

이어 "김오수 전 검찰총장도 (법률자문단에) 포함이 돼 있고, (특수통 검사 출신이자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 재판 변호를 맡았던) 강찬우 변호사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면서 "이런 사람들이 포함될 정도면 통일교와 검찰의 관계가 도대체 얼마나 깊은 것인가라는 생각을 했다. 수임료 때문인지 관계 때문인지, 두 가지를 다 의심해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오광수 전 민정수석과 김오수 전 검찰총장 사례를 통해 전관예우를 비롯한 검찰의 뿌리 깊은 적폐 풍토가 새삼 확인된 가운데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이 지목했던 '검찰개혁 5적'에 대한 사퇴 목소리도 확산되고 있다. 검찰 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개혁 목소리를 일관되게 내왔던 임은정 지검장은 지난달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검찰개혁 긴급 공청회에 토론자로 참석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검찰 인사가 '참사' 수준이라며 대통령실 봉욱 민정수석과 법무부 이진수 차관, 성상헌 검찰국장, 김수홍 검찰과장, 그리고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을 '검찰개혁 5적'으로 규정한 바 있다.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검찰개혁의 쟁점은 무언인가 : 국민이 바라는 검찰개혁의 속도와 방향'을 주제로 열린 검찰개혁 긴급 공청회에 참석해 토론하고 있다. 이날 공청회는 촛불행동, 검사를 검사하는 변호사 모임, 민생경제연구소,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 조국혁신당 황운하·박은정 의원 주최로 열렸다. 2025.8.29. 연합뉴스

촛불행동은 4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재명 정부의 검찰개혁 적임자라고 했던 오광수 전 민정수석은 결국 내란 세력의 편으로 갔다. 문제는 현 정부에 이런 자가 오광수뿐만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임은정 동부지검장이 언급한 검찰개혁 5적은 겉으로는 검찰개혁을 말하지만 얼마든지 오광수처럼 뒤통수를 칠 수 있는 자들"이라고 지적했다.

그 근거로 ▲봉욱 민정수석은 2022년 검수완박 논란이 있을 때 전직 검찰 간부들을 모아 입장문을 발표하며 반대 의견 피력 ▲이진수 법무부 차관은 심우정 검찰총장이 윤석열 구속취소 즉시항고 포기를 지휘할 당시 대검 부장회의 멤버 ▲성상헌 검찰국장은 친윤 검사로 윤석열 검찰총장 감찰에 대한 보복 수사를 자행하고 검사장으로 승진 ▲김수홍 검찰과장은 검찰개혁을 방해하는 논리를 개발 ▲노만석 대검찰청 차장은 윤석열 정부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하고 심우정을 보좌한 대검 부장회의 멤버였으며 이날 검찰개혁의 핵심 쟁점인 보완수사권 폐지를 반대한다는 입장까지 내놓은 자라는 점 등을 열거했다.

이어 "내란수괴 윤석열의 측근으로 일하며 승승장구했던 이런 자들이 과연 이재명 정부의 검찰개혁을 국민 뜻에 따라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겠는가. 이들은 오광수와 다를 바 없는 자들로 언제든지 내란 세력의 편에서 검찰개혁을 방해하는 핵심 역할을 할 것이 분명하다"면서 "최근 (건진법사) 관봉권 띠지 분실 사건에서 확인된 것처럼 지금도 검찰은 내란과 국정농단의 증거를 인멸하며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단언했다.

 

촛불행동은 '검찰개혁 5적 즉각 사퇴' 범국민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또 "김건희 특검이 조사하는 16가지 범죄 혐의 중 대부분이 과거 검찰에서 불기소 처분을 내린 것들이다. 몇 주간의 특검 수사에서 다 드러난 범죄 혐의에 대해 검찰은 수사도, 기소도 하지 않은 것"이라며 "인적 청산을 통해 정치검찰을 해체하고, 검찰청 해체로 검찰 권력을 분산하는 것이 바로 검찰개혁을 완수하는 길이다. 검찰개혁 5적은 당장 사퇴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촛불행동은 이날 곧바로 검찰개혁 5적 사퇴 범국민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아울러 5일 저녁 7시부터 대통령실 인근 용산구 삼각지어린이공원에서 '검찰개혁 5적은 즉각 사퇴하라! 촛불문화제'를 진행할 예정이다.

☞ 검찰개혁 5적 즉각 사퇴 범국민 서명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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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북을 최상급으로 의전 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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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다송 기자
  •  
  •  승인 2025.09.04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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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는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수많은 장면 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김정은 총비서가 시진핑 주석, 푸틴 대통령과 나란히 망루에 선 모습이었다.

이번 행사에는 26개국 이상의 정상과 대표단이 참석했다. 김정은 총비서는 푸틴 대통령과 함께 최고 수준의 예우를 받았다. 중국 외교부 차관보는 “전승절 기간 외빈 의전 순서는 푸틴 대통령이 1순위, 김정은 위원장이 2순위로 확정되었고, 이에 따라 입장과 배치가 이루어졌다”고 발표한 바 있다.

북(조선)이 국제 무대에서 이처럼 파격적인 대우를 받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그래서인지 국내외 언론과 전문가들은 김정은 총비서가 시진핑 주석, 푸틴 대통령과 어깨를 나란히 한 장면에 주목하며 다양한 반응과 해석을 내놓았다.

BBC, AP통신 등 서방 언론은 이번 행사를 두고 “중국이 미·중 대립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북을 반서방 전선의 우군으로 세우려는 이벤트”, “북·중·러 연대를 통해 미국 중심 질서에 도전하려는 행보” 등으로 분석했다. 요컨대 ‘중국 주도의 반미·반서방 연대 과시 속에서 북을 전략적 카드로 활용했다’는 시각이다.

국내 언론들도 이와 유사한 맥락을 유지하면서,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북이 핵보유국으로서의 위상을 과시하며 대미 협상에서 지렛대를 확보하려는 전략적 연출”, “러시아 의존을 완화하고 중국과의 관계를 복원하려는 의도”라고 평가했다.

 

이번 행사는 항일전쟁과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였다. 이 맥락에서 중국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반파시스트 전선을 이끈 러시아를 최우선으로 예우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또한 중국과 함께 동북항일연군을 구성해 항일무장투쟁을 벌였던 조선을 예우한 것 역시 당연하다. 중국이 러시아와 함께 조선을 최상위로 대우한 것은 정치적 함의 이전에 역사적 상징성을 고려한 결과로 보인다.

현실 정치적 배경도 무시할 수 없다. 조선은 이미 핵억지력을 갖춘 전략국가로 자리매김했고, 중국도 이를 부정할 수 없었을 것이다. 실제로 26개 참가국 가운데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는 중국, 러시아, 조선 세 나라뿐이었다. 이는 중국이 조선의 전략적 가치를 인정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결국 이번 전승절 열병식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시진핑 주석, 푸틴 대통령과 나란히 선 장면은 중국이 조선의 정치적·군사적·역사적 전략 가치를 전면적으로 인정했음을 보여주는 외교적 신호라 할 수 있다.

 박다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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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김건희 일가 공흥지구 특혜 또 있다···‘유령 하수처리장’ 들여다보는 특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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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5/09/05 09:05
  • 수정일
    2025/09/05 09:05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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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5.09.05 07:17

 

가족회사 ESI&D 사업 승인 조건이었는데

2016년 개발 완료 때까지 첫 삽도 안 떠

양평군, 조건 미충족 알고도 아무 제제 안 해

경찰 “문제없다” 결론 냈지만 특검 ‘재검토’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 사진공동취재단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건희 여사 일가가 경기 양평 공흥지구를 개발하면서 사업기한 연장, 분담금 감면 외에 또 다른 특혜를 받은 정황을 확인해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개발사업 승인 조건이었던 개인하수처리장 설치를 착공조차 하지 않고도 아무 제재를 받지 않은 것이다. 앞서 경찰은 이 사건에 대해 김 여사 어머니 최은순씨를 불송치하면서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결론 냈는데, 특검이 판단을 뒤집을지 관심이 쏠린다.

4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최씨가 운영하는 가족회사 ESI&D는 2011년 9월 양평군에 공흥지구 도시개발구역 지정을 요청하면서 410t 규모의 개인하수처리시설을 설치하겠다는 계획서를 제출했다. 당초 ESI&D는 하수를 공공하수처리시설에 버릴 계획이었으나 양평군이 “해당 사업부지는 (공공)하수처리구역 외 지역으로 방류수 수질을 5㎎/ℓ이하로 처리할 수 있는 개인하수처리시설을 설치해야 한다“는 단서조항을 달면서 계획을 변경한 것이다.

ESI&D는 개인하수처리시설을 설치할 것처럼 서류를 만들고는 2016년 도시개발을 완료할 때까지 첫 삽조차 뜨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보면 ESI&D는 양평군에 공용시설이 있는 아파트 단지 지하 1층에 정화조 두 개를 만들겠다고 오수처리시설 설치 위치도를 그려 제출했다. 또 “무산소·혐기·호기·탈기조와 침지식 중공사막을 이용한 오수처리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구체적인 공법도 소개했으나 설치하지 않았다.

ESI&D가 제출한 개인하수처리장 위치도.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ESI&D가 제출한 개인하수처리장 위치도.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양평군은 이처럼 ESI&D가 사업승인 조건을 만족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았다. 공흥지구가 하수처리 예정구역으로 지정돼 공공하수처리장을 쓰게 되었으므로, 개인하수처리장을 새로 만들 필요가 없어져 문제가 없다는 게 양평군의 논리였다. 그러나 공흥지구가 하수처리구역에 포함된 것은 2015년으로, ESI&D가 개발을 시작한 2011년보다 4년이 지난 뒤다. ESI&D가 4년 뒤 통과될 양평군의 정책을 예상해 착공하지 않았다는 뜻이 된다.

애초에 양평군이 김 여사 일가에게 아파트 개발을 할 수 있게 허가한 것 자체가 특혜라는 시각도 있다. 공흥지구는 상수원인 팔당호를 끼고 있어 ‘수질보전 특별대책지역’ 1권역에 해당한다. 환경정책기본법상 1권역엔 원칙적으론 아파트 건설이 금지된다. 오수를 공공하수처리시설에 처리하도록 정해진 건축물, 지역주민 공공복리시설, 군사시설 중 환경부 장관의 동의를 받은 건축물만 건설할 수 있다.

앞서 경찰은 2023년 최씨를 불송치하면서 “공흥지구 개발부지가 수질보전지인 것은 맞지만, 양평군의 하수도 정비 기본 계획 등에 따라 하수처리시설 설치 등의 여러 의무 사항을 준수하면 아파트 건설 역시 조건부로 가능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특검이 하수처리장 의혹을 다시 들여다보고 경찰 판단을 뒤집을지 주목된다.

특검은 공흥지구 특혜 의혹과 관련해 양평군에 대한 수사망을 좁히고 있다. 특검은 지난 7월25일 개발 당시 군수였던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실을 압수수색했다. 지난달 21일엔 최씨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충식씨를 압수수색하고 22일엔 양평군청, 양평군 공무원 등을 압수수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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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자처한 추경호 “계엄 해제 방해? 국힘 안 들어가도 의결 영향 없어”

‘원내대표실 있으면서 왜 표결 참여 안 했냐’는 질문엔 “총의 모으는 게 원내대표 책무”

남소연 기자 nsy@vop.co.kr

추경호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계엄당시 상황 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5.09.04 ⓒ민중의소리

내란 특별검사팀이 국민의힘의 비상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한 가운데, 당시 원내대표였던 추경호 의원이 4일 기자회견을 자처해 제기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추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신의 행적을 밝힌 뒤 “국민의힘이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했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근거 없는 정치공작에 불과하다”고 반발했다.

추 의원은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후 의원총회 장소를 여러 차례 변경해 의원들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권 행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실제 추 의원은 계엄 선포 후 의원총회 장소를 국회로 소집했다가 국민의힘 당사로 변경했고, 다시 국회로 수정했다가 최종적으로 당사로 바꾸었다. 일분일초가 시급한 상황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은 물론 당시 야당 의원 대다수가 계엄군의 통제를 뚫고 담을 넘어 국회로 향하던 때, 국민의힘 의원들 일부는 국회로, 일부는 국회 통제를 이유로 당사에 모였다.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의 단체 대화방에서는 “집결 장소를 명확히 해달라”, “추 대표가 직접 말씀해달라”는 글이 여러 번 올라온 사실이 추후 드러나기도 했다.

추 의원은 의원총회 장소를 변경한 이유에 대해 “불가피했다”고 주장한다. 처음 의원총회 장소가 국회에서 당사로 변경된 배경과 관련해선 “(한동훈 당시 대표가 소집한) 최고위 장소가 국회에서 당사로 바뀌었는데, 실무진과 일부 의원들이 의원총회 장소도 변경해야 하지 않겠냐는 건의가 있었고, 저는 그 건의가 합당하다고 생각해 최고위 장소 변경에 따라 지도부가 당사로 이동하니 의총 장소도 변경해야겠다 결심했다”고 말했다.

추 의원은 이후 국회 출입 통제가 일시 완화됐다는 얘기를 듣고 다시 국회로 변경한 뒤, 당사에 모여있던 의원들과 함께 국회로 이동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후 다시 국회에서 당사로 의원총회 장소를 바꾼 이유에 대해서는 “임시 집결 장소의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그는 “23시 37분경부터 경찰 2천여명이 동원돼 국회 출입을 전면 차단한다. 제가 당사에서 국회로 진입한 직후에 전면 통제됐다”며 “이후 국회 전면 통제 상황이 의원들간 공유되고 단체방에도 많은 이야기가 나누어졌다. 일부 의원은 들어올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당사로 이동해 자발적으로 가게 되고 저에게 의총 장소에 대한 문제제기를 해 다시 방침을 정해달라고 했다. 그래서 저는 불가피하게 국회 출입 전면 통제 때문에 의원들이 국회 안으로 진입하기 어려우니, 할 수 없이 의총 장소를 국회에서 당사로 변경하는 문제를 보내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실 국회에 들어오지 못한 의원에 대한 임시 집결 장소의 의미였고, 의총 장소를 변경했다고 해서 사실상 거기에서 제대로 된 의총을 개최하려던 의미는 아니었다”며 “당사는 국회 바로 길 건너에 있다. 상황이 허락하면 얼마든지 국회로 진입이 가능하고 짧은 시간 안에 국회 이동이 가능한 곳이다. 의총 장소를 불가피하게 당사 공지로 했다고 해서 이걸 표결 방해라고 했다는 건 정치공세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추 의원은 계엄 해제 표결 당시 일부 의원들과 함께 국회 원내대표실에 있으면서도 표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그 이유에 대해선 “원내대표의 책무” 때문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원내대표로서 개인의 의사도 중요하지만 다수의 중의를 모아 행동하는 게 원내대표의 책무이기도 하다”며 “당시 원내대표실에 있으면서 당사에 다수 의원들이 계시니 이런 상황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지 의견을 모아달라고 요청한 상태고 그 답을 기다린 상태였다. 그래서 원내대표로서 해야 할 책무나 위치가 있기 때문에 진중하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비상계엄 해체를 위한 본회의가 열리기 전 이뤄진 우원식 의장과의 통화에서 본회의를 늦춰달라고 요구한 데 대해서도 “당연”한 요구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 의원은 “국회의장이 저에게 전화하면서 1시간 뒤인 오전 1시 30분에 본회의를 개최하겠다고 해서, 직감적으로 의원들이 이동 중에 있고 당사에 일정 수 의원들이 있으니 의원들을 모으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얘기했다. 그런데 의장은 1시 30분에 열겠으니 그리 알라며 전화를 끊었다”며 “다시 7분 뒤 의장이 다시 전화해 30분 앞당겨 1시에 본회의를 열겠다고 통보했다. 그래서 저는 당연히 ‘이게 너무 급하지 않나, 들어갈 시간을 달라’고 했고, 다수 의원들이 출입 통제로 못 들어와서 당사에 있는데 국회의장이 의원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의장은 ‘여당이 경찰에 요청하라, 이미 의결정족수가 확보됐다’고 말하고 끊었다”고 주장했다.

추 의원은 이어 “현재 국회 의석 구조가 당시 거대 야당 192석으로 언제든지 단독 의결 정족수가 가능한 상황이었다. 우리 의원 일부가 들어가고 들어가지 않고가 의결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가 애초부터 아니었다”며 “이런 상황을 보면 국민의힘이 표결을 방해했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자 정치공세용 거짓 프레임”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로 사흘째 특검의 원내대표실 압수수색을 막아서고 있다. 이날은 조은석 특검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까지 했다. 이와 관련, 박지영 특검보는 브리핑에서 “형사소송법 절차에 따른 원만한 진행을 위해 현재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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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직접 예산 토론? 28년만에 처음 봐...낭비성 예산 5조원 구조조정"

[김종철의 더토크] '나라재정 절약 간담회' 참석,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의 '진짜 예산' 이야기

25.09.04 11:48최종 업데이트 25.09.04 14:09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월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나라재정 절약 간담회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실 그동안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매년 수백조 원의 돈이 쓰이고 있는데도 말이다. 정부 예산, 나라 살림 이야기다. 윤석열 내란사태 후, 지난 6월 출범한 이재명 정부의 첫 번째 예산안이 나왔다. 말 그대로 아직 '안(案)'일 뿐이다. 그럼에도 규모만 따지면 사상 최대다. 국회에 제출된 내년 예산안은 728조 원. 침체된 민생경제를 살리고 성장의 기반을 만들겠다는 것이었다(관련기사: 이재명 첫 예산안 728조, '진짜 성장' 시험대 올랐다 https://omn.kr/2f4e6).

이보다 앞서 지난달 13일 대통령실에선 이례적인 회의가 잡혔다. '나라재정 절약 간담회'라는 이름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 대통령 뿐 아니었다.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예산관련 주요 경제부처 간부와 함께 시민사회단체와 학계, 정부연구기관 등이 참석했다. 이날 사회를 맡았던 류덕현 재정기획보좌관은 "사상 최초로 대통령과 예산을 편성하는 공무원, 재정분야 전문가들이 자유 토론을 벌이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이날 기획재정부는 내년 예산 편성과정에서 27조 원에 달하는 지출 구조조정 계획을 내놨다. 큰 폭의 예산 증가에 맞춰 낭비성 예산 등을 대폭 줄이겠다는 것. 당시 회의에 참석한 우석진 교수는 "(정부의) 27조 절감 얘기는 믿기 어려운 숫자"라고 했고, 이 대통령은 "설마요, 불신이 깊다"는 발언이 그대로 생중계 됐다. 절감된 예산 가운데 5조원 가량은 나라살림연구소(아래 연구소) 보고서 지적에 따른 것이었다.

사상 최초로 대통령이 직접 나서 재정 토론회 연 까닭

간담회에 참석한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달 19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난 이후 추가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1997년부터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편성과 지출 과정에 대한 연구와 감시 활동을 해온 예산 전문가다. 지난 2000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지자체 예산 낭비 사례를 고발하는 '밑 빠진 독 상'을 진행하면서, 16개 사업의 폐지를 이끌기도 했다. 정 소장은 "실제로 '밑 빠진 독'을 모형을 만들어서 예산낭비 보고서를 들고 현장에서 퍼포먼스를 벌였다"고 회고했다. 당시 고발로 1조 4000억 원에 달하는 낭비성 예산을 줄일 수 있었다.

- 대통령이 직접 정부 재정을 두고 전문가를 불러 공개적으로 토론을 했는데.

"(예산 문제를 연구한 지) 28년만에 처음 경험한 일이다. 그동안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롯해 여야 정치인들을 상대로 예산 과외를 했었지만, 대부분 '검토해보자' 라는 말만 돌아왔다. 이 대통령은 재정 개혁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갖고 계셨고, 이번에 국민 앞에 직접 보여주신 게 아닌가 생각한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이 <오마이뉴스>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김종철

- 연구소는 어떻게 참석하게 됐나.

"(대통령실로부터) 지난 6월말에 연락이 왔고, 당초엔 타운홀 미팅 방식이었다. 그런데 수차례 협의하는 과정에서 정부와 민간단체,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간담회 형식으로 바뀌었다. 아쉬웠다. 이 대통령과는 과거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예산 편성과 집행 등에 대한 이야기를 해왔던 사이였다."

- 간담회에서 정 소장이 제시한 여러 사업과 발언을 담은 영상들이 화제가 됐다.

"(간담회 이후) 많은 문자메시지와 연락을 받았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 말그대로 '눈떠보니 유명인'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웃음)…재정과 예산을 주제로 한 영상 조회수가 어마했다. 대통령의 영향력을 실감했다. 당초 준비한 사업과 발언을 다하지는 못했지만…"

"27조 낭비성 예산 절감...국민주권정부의 철학에 맞게 예산 지출 구조 바꿔야"

연구소는 이번 간담회에 앞서 기재부 쪽에 지출 구조조정 의견서를 제출했다. 정부의 지출 구조조정의 구체적인 사업 내역 공개를 비롯해 납세자 소송제도 도입, 복지급여의 자동지급제 등을 제안했다. 이어 석탄과 사회간접기반시설(SOC), 국가산업단지 조성과정에서의 비효율적인 예산 사례 등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 간담회 자리에서 기재부가 지출 구조조정을 하면서 구체적인 사업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는데.

"(고개를 끄덕이며) 기재부는 매년 예산을 편성하면서 사업 조정을 통해서 예산 낭비를 줄여왔다고 했다. 하지만 어떤 사업에서 어떻게 지출을 줄였는지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았다. 어떤 기준으로 금액이 나왔는지도 밝히지 않는다. 단순한 예산 절감 차원이 아니라 새 정부의 국정 철학과 목표에 맞게 예산과 지출의 구조를 바꿔야 한다. 물론 그 과정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당시 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바로 화답했다. 정 소장의 정보공개 지적을 듣고, 기재부 예산실장에게 "무엇을 조정했는지, (공개를) 안 할 이유가 없는데 왜 그랬는가"라며 "오해 받을 필요 없다. (지출 조정이) 확정된 것은 공개하자"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과 예산실장 사이에 나눈 짧은 대화 영상은 수백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낳았다. 이후 기재부는 국무회의를 통과한 예산안의 구체적인 지출 구조조정 내역을 열린재정 홈페이지에 자세히 공개했다.

다시 정 소장은 말을 이어갔다.

"대통령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했다. 기재부 쪽과 사전 협의를 하면서 비효율적인 사업 등 35가지를 제안했는데, 물론 간담회 때는 중요한 것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했다. 낭비성, 비효율적인 예산이 오랫동안 유지돼 왔던 것은 과거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일종의 카르텔에 (정부가) 포위돼 있었기 때문이다. 국민주권정부에 맞게 재정 운용도 개혁돼야 한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문신학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8월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성장전략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개정부 졍제성장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이정민

- 납세자 소송제도를 도입하자고 제안했을 때, 대통령도 흔쾌히 동의한다고 했다.

"경기도 용인 경전철 사업에 불법으로 4000억 원의 예산을 낭비한 전 시장을 상대로 소송이 제기됐었다. 무려 14년 만에 법원에서 214억 원의 배상 판결이 내려졌다. 우리나라에선 예산 낭비한 사람에게 책임을 물은 적이 거의 없었다. 미국과 일본에는 납세자 소송제도가 있고, 수십조 원을 정부가 환수하기도 했다. 노무현, 문재인 정부에서도 국정과제로 채택됐지만, 추진되지 못했다."

- 친일파 재산 환수와 국가보훈처 소유의 골프장 매각 사례도 발표했는데, 광복절에 맞춰 사례를 준비한 것인가?

"그렇다. 친일파 재산 문제는 이미 정부에서 나름의 검증과 함께 환수를 추진해 왔다. 아직 환수하지 못한 재산이 1500억 원에 이른다. 주로 진보정권때 추진됐다가, 보수정권때 흐지부지 되는 경향이 컸다. 보훈처 소유의 88골프장도 10년째 매각을 추진했지만 실행되지 못했다. 수도권에 여의도 면적보다 큰 골프장을 굳이 가질 이유가 없다. 매각 대금이 최소 1조 원은 될 것이라고 추정된다."

"복지급여, 자동지급제로 바꾸는 것은 일종의 혁명"

- 기재부에서 연구소의 제안을 받아들여 5조원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을 했다고 밝혔다.

"석탄과 연탄에 대한 보조금으로 올해만 1354억 원의 예산이 집행된다. 석탄공사가 유일하게 운영하던 도계광업소가 지난 6월 말에 문을 닫았다. 유일하게 남은 민영탄광 한 곳도 2030년이면 폐광된다. 연탄은 기후위기에도 맞지 않고, 국민과 농민들의 건강에도 좋지 않다. 이제 바꿔야 한다. 도로와 철도, 공항 등 많은 건설 사업들도 예산들도 공정률이 매우 낮거나 아예 집행 자체가 안 되는 곳들도 많다."

정 소장의 지적 이후, 기재부는 내년 석탄 보조금 90%를 삭감했다. 그는 또 "전국에 걸쳐 만들어진 각종 국가 산업단지가 1331개나 된다"면서 "이들 가운데 생산액 한 푼도 없는 산업단지가 37개나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존 산단의 분양률이 매우 저조한데도 지역마다 각종 산업단지와 밸리, 연구단지 등을 만들려 (예산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기존 산업시설 리모델링하고, 중복투자를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와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도 휴대폰이 계속 울렸다. 정치권과 외부 기관 등에서 찾는 전화였다. 정 소장은 "9월께 정부 예산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각 상임위와 예결위 등에서 본격적인 예산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며 "국회의장이 주최하는 예산재정관련 타운홀 미팅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 재정간담회에서 여러 재정 개혁관련 사업과 토론이 있었는데, 가장 평가할만한 내용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복지 부분이었다. 재정의 역할이 커지면서 복지관련 예산 집행이 늘어날 것이다. 특히 지급 방식을 개선하면 복지 재원도 확보하고, 국민들의 삶도 크게 나아질 것이다. 예를 들어 지금처럼 신청하는 사람들에게만 예산을 집행할 경우, 복지에 대한 체감도가 떨어지게 마련이다. 행정력 소모도 줄일 수 있다. 대통령의 '잔인하다'는 인식과 함께 복지 급여 자격이 되면 자동으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은 혁명에 가깝다고 본다."

- 재정개혁과 함께 기획재정부의 조직개편도 아직 남아있다.

"기재부를 예산과 경제정책 부문으로 나누는 것은 기정사실 아닌가. 공무원 입장에선 오히려 부서 개편과 함께 업무 자체가 늘어나면서 인사적체도 해소되고 장점이 있다. 기획예산처가 부활하면 예산 편성뿐 아니라 성과 분석에 따른 예산 재분배와 국가 경제 장기 계획 등을 세워야 한다. 과거 노무현정부 시절에 기획예산처에서 '2030 플랜'을 세웠던 것과 비슷할 수도 있다."

연구소는 30명의 연구원을 두고 7년 동안 매주 정부의 세입과 세출 등의 과정을 주시하면서 재정 보고서를 만들고 있다. 인터뷰 말미에 그는 "영혼을 팔지 않고 혁신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책상 위에는 두툼한 보고서가 놓여져 있었고, 내용 곳곳에 형광펜과 메모가 빼곡 했다. 28년 만의 재정개혁에 대한 기대감은 이제 현실이 돼 가고 있다. 그 첫 시험대인 내년도 이재명표 예산안의 처리 시한은 오는 12월 2일이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이 <오마이뉴스>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김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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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초선 비하' 발언에 민주당 초선 "윤리위 제소"

김민주 기자

minju@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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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

  • 입력 2025.09.03 18:40

  • 수정 2025.09.03 20:10

  • 댓글 0

"나 의원 발언은 국회 기능을 훼손한 것"

이성윤 "국힘 분위기가 그러니 그런 말 나와"

염태윤 "나 의원 비상계엄 때 한 행동 기억해"

"초선의 고민과 정책 역량을 집단 폄훼한 것"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인 이성윤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의 초선 비하발언을 규탄하고 윤리위 제소방침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나경원 의원은 전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초선 의원들을 향해 "초선은 가만히 앉아 있어라", "아무것도 모른다"라고 말한 바 있다. 2025.9.3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3일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의 '초선의원 비하 발언'을 규탄하며 공식 사과를 요청했다. 의원들은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도 나 의원을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나 의원이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서 "초선은 가만히 앉아 있어. 아무것도 모르면서, 앉아 있어"라고 말한 것에 대해 '국회 기능을 훼손한 것'이란 취지다.

민주당 초선 의원 70명은 이날 오후 국회 본청 로텐더홀 앞 계단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나 의원의 발언에 대해 비판했다.

법사위원인 이 의원은 "나 의원은 법조계 경력으로 보나 지식으로 보나 나보다 후배"라며 "5선이면 초선 의원보다 5배를 더 잘 아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5선 의원이면 도덕성도 높은 거냐"면서 "지금 시대는 국민 모두가 평등한 것 처럼, 국민들이 뽑은 의원들도 모두 평등하다"고 했다.

이 의원은 "나 의원의 발언은 민주당의 현실을 모르고 한 발언"이라며 "민주당은 나이, 초선과 상관 없이 많은 전문가가 있어서 그런 발언이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민의힘은 (나 의원의 발언 같은) 그런 분위기니 자연스럽게 그런 말이 나온 것 아니냐"며 "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더 열심히 하겠다. 회복하고 성장하는데 밑거름이 되겠다"고 말했다.

같은 당 초선인 염태영 의원은 "우리는 12·3 내란의 밤에 나 의원이 어떤 행동을 알고 있다"며 "윤석열 체포 당시 나 의원이 어떤 행동을 했는지도 알고 있다. 나 의원이 민주주의를 어떻게 짓밟았는지 기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나 의원은 12·3 비상계엄 때 윤석열과 통화한 게 드러났고, 이후 계엄 해제 표결에 동참하지 않았다. 윤석열 체포 당시에는 관저 입구에 서서 체포를 방해했다.

염 의원은 "그런 나 의원이 민주당 70명 초선의원을 향해 '가만히 앉아 있어라'고 한 것은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며 "우리는 그에 상응하는 행동을 해야 한다. 이제 국회의원 초선, 재선, 다선이 계급장으로 인식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추미애 위원장의 회의 진행 방식에 항의하며 퇴장하고 있다. 2025.9.2. 연합뉴스

초선 의원들은 성명을 통해 "나 의원의 발언은 단순한 언어폭력을 넘어서 국회의원으로써 기본 예의와 동료의 존중을 저버린 권위주의적 태도이며 나아가 초선이 겪을 수 있는 고민과 정책 역량을 집단적으로 폄훼한 것"이라면서 "이는 국회라는 공적 공간에서 절대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나 의원을 향해 "공식적으로 사과하라"며 "국회 품위를 떨어뜨리는 이번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는 모든 의원이 동등한 자격으로 토론하고 논의할 수 있는 건전하고 민주적인 의회 문화를 조성하도록 노력하자"고 덧붙였다.

정청래 대표는 오전 국회 본청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나 의원 발언에 대해 "국회의원은 초선이든 5선이든 세비, 월급도 같고 똑같은 의무와 권리를 갖는다"며 "5선 국회의원이라고 초선보다 5배 훌륭하거나 5배 인격이 높은 것도 아니다. 구태스럽고 썩은 5선보다 훌륭한 초선 의원이 더 많다"고 했다.

정 대표는 나 의원을 비꼬듯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나경원 선배 의원의 분부대로 가만히 앉아 있더라도 민주당 초선 의원들께서는 가만히 앉아 있지 마시고 활발하게 자기주장을 펼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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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러 정상 66년 만에 한 자리...동아일보 “反서방 내건 ‘모래성 연대’”

[아침신문 솎아보기] 조선일보 “시진핑 ‘왼팔’ 된 김정은, 66년 전보다 위상 높아져”

김건희 여사, 통일교에 명품가방 받은 뒤 “도움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기자명박재령 기자

  • 입력 2025.09.04 07:38

▲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전승절 80주년 기념 대규모 열병식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함께 이동하는 장면이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TV에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3일 열린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행사에서 함께 망루에 올랐다. 세 나라 정상이 한자리에 선 것은 66년 만으로 새로운 ‘반서방 전선’, ‘신냉전 연대’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선 “시진핑 ‘왼팔’ 된 김정은, 66년 전보다 위상 높아져”

시진핑 주석은 기념 연설에서 세계가 “인류는 다시 평화와 전쟁, 대화와 대결, 윈윈(win-win)과 제로섬 게임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중국 국민은 역사적으로 올바른 편에, 인류 문명의 진보의 편에서 평화 발전의 길을 고수했다”고 말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관세 협상 등 세계 질서 재편 시도를 전쟁으로, 중국을 중심으로 한 반미 연대를 평화로 분류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정은 위원장은 역사상 최고 수준 의전을 받았다. 1959년 열병식 때 김일성, 2015년 열병식 때 박근혜 대통령 등이 받은 예우보다 격상됐다. 조선일보는 2면 <시진핑 ‘왼팔’ 된 김정은, 66년 전 김일성보다 위상 높아졌다> 기사에서 “김정은 자리는 시진핑 바로 왼쪽이었다. 제1 상석인 시진핑 오른쪽에 자리한 푸틴 바로 다음 서열”이라며 “러시아가 중국의 ‘오른팔’이라면 북한은 ‘왼팔’이라는 의미”라고 했다. 이어 “‘사실상 핵보유국’으로서 북한의 몸값과 전략적 가치가 한층 높아졌음을 의미한다”라고 해석했다.

▲ 4일자 경향신문 1면 기사.

▲ 4일자 경향신문 4면 기사.

김 위원장의 딸 김주애도 이번 방중에 동행했다. 경향신문은 4면 <열병식 참석 안 한 딸 김주애, 방중 ‘후계자 수업 일환’ 분석> 기사에서 “후계자로 키우는 수업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며 “‘후계자 수업→후계자 선정→후계자 공식화’라는 과정 중에 첫 단계에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들을 비꼬는 게시물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당신들은 미국을 상대로 음모를 꾸미고 있다”며 시 주석을 향해 “푸틴과 김정은에게 나의 가장 따뜻한 안부 인사를 전해 달라”고 했다. 중앙일보는 4면 <트럼프, 시진핑·푸틴·김정은 비꼬며 “반미 음모, 안부 전한다”> 기사에서 “세 나라 정상과의 개인적 친분을 내세우며 외교적 해결을 호언장담해 왔던 것과 사뭇 다른 반응”이라고 했다.

다만 이 세 나라의 밀착이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동아일보는 4일자 <열병식의 북-중-러 정상… 反서방 내건 ‘모래성 연대’> 사설에서 “저마다 제각각인 세 나라의 처지나 지향점을 살펴보면 당장의 편익을 위한 한시적 밀착에 불과하다는 분석에 무게가 쏠린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중국은 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며 새로운 질서의 주도자가 되고자 한다. 전쟁과 도발로 고립된 러시아나 북한과는 그 처지가 확연히 다르다”며 “당장은 러-북과 함께하지만 그 침략성, 호전성에 거리를 둘 수밖에 없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치르기 위해 북한의 파병과 중국의 측면 지원이 절실하다. 하지만 북한에 대가를 지급할 여력이 충분치 않고, 중국에 국제질서의 주도권을 내줄 생각도 없다”고 분석했다.

“한·미·일 집중하는 외교로는 한계” 신문들 한 목소리

북한이 세계 다자 외교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한국의 외교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북한이 핵보유국으로서 위상을 중국으로부터 인정받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중국과 러시아라는 ‘뒷배’를 확보한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일 수도 있고, 국제 제재망의 균열을 통해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속도를 낼 수도 있다”며 “우리에겐 상당한 안보 부담”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직후 “한국이 과거처럼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태도를 취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그러나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고, 러시아 역시 한반도 안보 문제에서 무시할 수 없는 국가”라며 “양자택일의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이지만, 우리 입장에선 반쪽 외교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안보 문제에선 한·미·일 공조를 단단히 다져야 하지만, 경제나 비안보 분야에서는 중국과 협력 채널을 유지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겨레도 비슷한 논조다. <나란히 선 북·중·러, ‘다극시대’ 국익 지킬 길 찾아야> 사설에서 한겨레는 “북은 2023년 말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뒤 ‘한국은 우리 외교 상대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고 지적한 뒤 “이대로 상황을 방치하면 북의 ‘한국 패싱’ 시도에 밀려 큰 낭패를 보게 된다. 한·미·일에만 집중하는 ‘반쪽 외교’로는 이 거친 파고를 넘어설 수 없다. 지금보다 훨씬 더 유연하고 대담한 외교가 필요하다”고 했다.

▲ 4일자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김씨 일가를 비난하는 사설을 냈다. <기이해지는 김씨 왕조, 북 세습 때마다 한반도 풍파 겪어> 사설에서 조선일보는 “김주애는 베이징역에서 외무상 최선희보다 앞에 섰다. 이제 12세 정도인 김주애가 사실상 ‘후계자’ 자리에 선 듯한 모습”이라며 “근대 이후 특정 일가가 국가 권력을 4대 세습하려는 곳은 북한이 유일하다. 그런 김씨들의 최대 관심사가 무엇이겠나. 자신들이 권력을 잃는 순간 어떻게 된다는 것을 본인들이 가장 잘 안다. 핵도 궁극적으로는 김씨 왕조 수호용”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김씨들은 세습용 ‘업적’을 만들기 위해 도발을 감행하기도 했다. 김정일의 아웅산 테러와 KAL기 폭파 테러, 김정은의 천안한 폭침과 연평도 포격이 그 예”라며 “노예화된 북 주민들의 비극, 우리 국민이 당하는 위협은 본질적으로는 북 김씨 왕조의 세습이 빚어내는 문제”라고 했다. 이어 “김씨 왕조가 후계자를 우상화하면서 세습 작업을 본격화하면 한반도 모두가 고통과 불안을 겪었다. 김주애의 베이징 등장이 그 전조일지도 모른다”고 했다.

한국일보도 <열두 살 딸 4대 세습 예고한 김정은...정상국가 더 멀어진 北> 사설을 통해 “12세 소녀가 백두혈통을 이을 김씨 일가의 후계자라고 상징적으로 알렸다. 유례없는 독재정권의 4대 세습을 국제사회에 공식화한 셈”이라며 “시 주석이 ‘중국의 꿈’을 꾸는 사이 김 위원장은 ‘세습의 꿈’에 젖었다. 김정은 체제의 버팀목인 핵을 포기하지 않을 이유가 늘었다. 한국을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빌미로 삼을지 모른다”고 했다.

김건희 특검 “김건희, 대통령 국정운영에 직간접 관여”

특검 공소장 등을 통해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들이 구체화되고 있다. 동아일보는 6면 <“김건희, 대통령 국정운영에 직간접 관여”…특검, 공소장 적시> 기사에 따르면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 공소장엔 “선출되지도, 법에 의해 어떤 권한도 부여되지 않은 사인이 대통령실 자원을 이용해 사익을 위해 대한민국 법치 시스템을 파괴한 의혹의 실제를 밝히는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통일교 측에 김 여사가 ‘도움을 주려 노력하고 있다’는 취지의 전화를 한 것도 확인됐다. 조선일보는 10면 <김건희, 샤넬백 받고 “정부 차원서 통일교 돕고자 노력”> 기사에서 김건희 여사가 통일교 측에서 명품 가방 등을 받은 뒤 “대한민국 정부 차원에서 통일교에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내용의 통화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관련기사

▲ 4일자 조선일보 10면 기사.

경향신문은 8면 <대선 후 “고맙다” 명품백 받고 “고맙다”…김건희 발목 잡은 ‘두 번의 전화’> 기사에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 여사를 구속 기소하면서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영호씨에게 건 두 차례의 전화 통화를 핵심 증거로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김 여사는 통화에서 ‘통일교가 남편의 당선에 도움을 줘 감사하다’는 취지로 인사했다고 한다. 특검은 이것이 김 여사가 청탁의 대가관계를 알고 있었다는 증거라고 봤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통일교가 윤 전 대통령이 20대 대선에서 당선될 수 있도록 지원했고, 당선 전후로 통일교 숙원사업을 추진하고자 청탁을 했다는 게 특검 판단”이라며 “김 여사 역시 선물이 그 대가라는 사실을 인지했다고도 봤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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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통일교’ 의혹 받는 캄보디아 ODA, 현지 실사도 않고 1300억원 예산 편성

수정 2025.09.04 07:04

불참선언한 은행 예산도 편성돼

“윤 정부, 무리한 캄보디아 ODA 추진 배경 밝혀야”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022년 11월 캄보디아 프놈펜 쯔노이짱바 국제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캄보디아 주최 갈라 만찬에서 훈센 캄보디아 총리와 기념 촬영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정부에서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에 1300억원 가까운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예산을 편성하면서 현지 법인 실사 등을 전혀 거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한 시중은행이 중간에 불참 의사를 밝혔는데도 참여를 전제로 예산이 편성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와 통일교 간 사이에 청탁을 통해 캄보디아 ODA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려 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한국수출입은행에서 확보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민간지원 진행현황 및 향후 계획’을 보면, 캄보디아·인도네시아의 ODA 예산 1297억원은 지원대상 현지법인 선정과 금융계약 체결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는데도 편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를 보면, 수은은 지난해 3월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개 은행으로부터 민간협력 전대차관 참여의향서를 접수했다. 민간협력 전대차관은 특정 사업을 지정하는 일반적인 ODA와 달리, 구체적 사업을 정하지 않고 지원대상 국가의 금융기관에 자금을 지원하는 형태를 말한다.

4개 시중은행이 제출한 참여의향서를 보면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캄보디아 현지법인에 각각 1억달러 규모의 대출을 하겠다고 밝혔다. 대출액은 중소기업과 양성평등, 미소금융, 보건 등에 쓰일 계획이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에 각각 1억 달러 규모의 대출을 통해 중소기업과 환경 분야에 지원하겠다고 했다. 수은은 이를 바탕으로 평가 기준을 마련하고, 각 시중은행과 면담을 통해 사업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그러나 계획은 지켜지지 않았다. 5~6월 참여의향서 평가와 지원대상 현지법인 선정은 물론, 7월 현지법인 실사도 진행하지 않았다. 8월 사업승인과 10월 금융계약 체결 및 자금 집행도 이뤄지지 않았다.

사전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는데도 관련 예산은 배정됐다. 시중은행이 제출한 참여의향서만으로 1300억원 가량의 예산을 편성한 것이다. 특히 신한은행에서 지난해 7월 수은에 해당 사업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는데도 예산이 편성됐다.

김용원 나라살림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민간협력 전대차관 자체가 이례적 방식인데 명확한 근거도 없이 대규모 예산이 편성됐다”고 지적했다.

이 부분은 당시 국회에서도 지적됐다. 송주아 기재위 수석전문위원은 예비심사검토보고서에서 “사업내용이 확정되지 않은 민간협력전대차관에 대해 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부적절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외경제기금 운용관리규정은 수출입은행장이 현지 금융기관과 차관 조건을 협의한 뒤,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에서 캄보디아 ODA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특검은 통일교 전 고위간부 윤영호씨와 ‘건진법사’ 전성배씨, 김건희 여사 사이에 캄보디아 ODA 사업 등을 두고 청탁이 오간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수은 측은 “예상했던 것과 달리 검토해야 할 부분이 많아 사업 절차가 늦어졌다”며 “시중은행 현지법인을 대상으로 신용평가 절차는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해당 규정은 예산 편성 단계가 아닌, 집행 단계에서 지켜야 하는 절차”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국민 세금을 다루는 데 있어 최소한의 절차도 지키지 않았다”며 “윤석열 정부가 왜 캄보디아 ODA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했는지 배경까지 철저히 따져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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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국회 사회적 대화 참여 결정

노사정위원회 탈퇴 이후 26년 만에 사회적 대화 참여

우원식 국회 의장이 지난해 10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 앞에서 '국회의 사회적 대화를 위한 국회의장-노사 5단체 대표 오찬 간담회'를 하기 전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일준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우원식 국회 의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배조웅 중소기업중앙회 수석부회장. 2024.10.30. ⓒ뉴시스

민주노총은 3일 국회 사회적 대화 참여를 공식 결정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중앙위원회를 열어 재적 355명 중 261명이 참석해 과반인 142명 찬성으로 국회 사회적 대화 참여 안건을 가결시켰다고 밝혔다.

국회 사회적 대화는 지난해 8월 우원식 국회의장이 제안한 이후 국회와 노사 5개 단체(민주노총, 한국노총,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가 실무 협의를 이어온 것으로, 이번 민주노총 중앙위원회 결정을 통해 본격화될 전망이다.

민주노총은 입법기구인 국회를 대화의 무대로 삼아, 노정 교섭을 뒷받침하고 산별 교섭을 지원하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노조법 2·3조 개정이 투쟁의 결실이었다면, 국회 사회적 대화 참여는 그 성과를 현실에서 제도적으로 구현하고 더 큰 노동권 확대를 열어가기 위한 출발점"이라며 "향후에도 대화와 투쟁을 병행하며 노동기본권 전면 보장과 사회대개혁을 위해 모든 힘을 다하기로 결의했다"고 전했다.

민주노총이 노사가 모두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에 참여하는 것은 1999년 외환위기 당시 사회적 대화 기구인 노사정위원회에서 탈퇴한 이후 26년 만에 처음이다.

민주노총은 "국회 사회적 대화는 투쟁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투쟁을 힘있게 뒷받침하는 수단"이라며 "사회적 의제 해결과 노동권 확대를 동시에 추구하겠다"고 천명했다.

한편 민주노총 지도부는 금명간 한국노총 지도부와 함께 이재명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국회 사회적 대화 참여에 이어 노정 교섭도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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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절 열병식, "반미연대 결성인가, 다극질서로 전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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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다송 기자
  •  
  •  승인 2025.09.03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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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0
 
 

9월 3일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행사에서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총비서, 푸틴 대통령이 함께 기념촬영하고 나란히 입장하는 모습은 상징적 장면으로 주목 받았다.

이날 행사는 ‘항일전쟁과 세계 반파시스트전쟁 승리 8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였다. 시진핑 주석은 기념 연설에서 항일전쟁의 역사적 의미를 강조하며, 그것이 단순히 중국의 승리가 아닌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의 중요한 일부였음을 환기시켰다.

그는 “중국 인민은 엄청난 희생을 치르며 세계 평화와 인류 문명을 지켜냈다”라며, 이 희생이 인류 공동의 자산임을 강조했다. 이어 “각국이 평등하게 교류하고 화합해야만 역사적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

특히 그는 오늘날 세계가 “평화냐 전쟁이냐, 대화냐 대립이냐, 상생이냐 제로섬이냐라는 갈림길에 서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류 문명과 진보의 편에 서서 평화 발전의 길을 걸을 것”이라며, “인류운명공동체 건설”을 중국의 비전으로 제시했다. 이는 국제무대에서 중국이 꾸준히 강조해온 핵심 담론으로, 일방적 패권보다는 협력적 질서를 강조하는 메시지다.

이날 단상 위의 풍경은 세계의 이목을 끌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시진핑 주석과 함께 김정은 총비서, 푸틴 대통령이 함께 단상에 서서 열병식을 참관했다. 이는 조·중·러 정상의 66년만에 한 자리에 선 것이었다.

중국 관영 매체는 이를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의 공동 기억을 나누는 역사적 순간”이라고 묘사했다. 반면 대부분의 언론과 국제사회는 이 장면을 조·중·러 정상의 ‘공동전선’을 과시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역사적 장면은 현실 국제 정치의 세력 구도를 보여주는 무대로 전환된 것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즉각 반응을 내놨다. 그는 “중국의 자유를 위해 미국은 많은 피와 희생을 치렀다. 중국이 이를 언급할지가 핵심”이라며, 미국이 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의 일원으로서의 기여를 애써 강조했다.

 

동시에 그는 다음 메시지에서 곧바로 날을 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을 겨냥해 “당신이 미국에 대항할 모의를 하면서,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에게 나의 가장 따뜻한 안부를 전해달라”고 했다. 비아냥이 뒤섞인 이 발언은 조·중·러 정상이 나란히 선 모습을 곧장 ‘반미 공동전선’으로 규정한 셈이다.

이같은 반응은 국내의 언론도 다르지 않다연합뉴스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 속에 중국을 중심으로 한 북중러 3국의 '반트럼프반서방연대를 상징하는 장면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중국 전승절 행사는 앞서 진행된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의 연장선상에서 세계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민주적인 국제관계’, ‘평등한 다극질서’ 그리고 ‘협력을 통한 평화’가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를 곧장 반미 공동전선으로 치환하고, 다시금 신냉전의 구도로 몰아가려한다. ‘상생’을 제안하는 목소리를 ‘대결’의 언어로만 해석한다면 국제 사회는 또다시 지난 세기의 비극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

이번 전승절이 보여준 장면은 바로 그 갈림길에서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를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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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외무성, 한미일 사이버 공조 “3각 군사동맹 구축의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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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다송 기자
  •  
  •  승인 2025.09.0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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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조선)이 사이버 공간을 포함한 다영역에서의 한미일 공조 움직임에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조선 외무성은 지난달 31일 담화를 통해 "주권국가를 겨냥한 집단적 압박 공조를 제도화·기구화하고 지정학적 대결을 격화시키려는 미·일·한의 도발적 행태가 새로운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담화는 최근 미국 주도로 한미일이 '북 사이버 위협'에 대응한다는 명목으로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사이버 외교 실무그룹 회의를 개최한 것을 거론하며 "사실무근의 '사이버 위협설'을 국제적으로 여론화해 우리 국가의 영상을 훼손하고 대조선 압박 공조를 합리화하려는 정치 광대극"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한미일은 지난 2023년 8월 바이든, 윤석열, 기시다의 캠프데이비드 정상회담에서 사이버 위협 대응 협력에 합의했고, 그 후속 조치로 ‘한·미·일 사이버 외교 실무그룹’이 출범했다.

이후 같은 해 12월 도쿄에서 첫 회의를 가졌고, 2024년 9월에는 서울에서 3차 회의를 개최했다. 이어 지난 8월 26일 도쿄에서 열린 4차 회의에서는 구글의 사이버보안 자회사 맨디언트와 협력해 ‘북 IT 인력 위협 대응’을 주제로 민관 합동 포럼을 진행했다.

연이어 한미일 외교당국은 8월 27일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공동성명에서 '북한 IT 인력이 해외에서 거짓 신분과 위치를 위장해 활동하며 불법적으로 외화를 벌어들이고 이를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전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재무부는 같은 날 북한 개인 1명과 회사 2곳, 러시아 개인 1명을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

조선 외무성의 이번 담화는 이러한 한미일 공조 움직임에 대응하는 성격이 짙다. 담화는 미국이 "올해만 해도 뮌헨안보회의와 나토 외무장관회의 등에서 ‘북 사이버 위협’을 핵심 의제로 설정하고 대결 분위기를 고취했으며 우리 공민과 단체들을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고 주장했다.

담화는 한미일이 지난해부터 시작한 합동군사연습 '프리덤 에지(Freedom Edge)'를 통해 사이버 영역을 포함한 대북 공격 방식을 연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미일의 사이버 3자 공조 목적이 우리 국가에 대한 정치·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고 3각 군사동맹을 구축하려는데 있다는 실증"이라고 강조했다.

담화는 "미국이 추종국과 공조하여 대조선 적대시 행위에 집착할수록 조미 간 불신만 커질 것"이라며 "사이버 등 다영역에서 적대국가들의 행위로부터 권익을 지키고 악영향을 무력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 김천일 보도국장 담화 발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 김천일 보도국장이 8월 31일에 발표한 담화 《싸이버령역을 지정학적대결마당으로 전락시키려는 미일한의 기도를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

주권국가를 겨냥한 집단적압박공조를 제도화,기구화하고 지정학적대결을 격화시키려는 미일한의 도발적행태가 새로운 령역으로 확대되고있다.

최근 미국과 일본,한국이 우리의 《싸이버위협》에 대응한다는 미명아래 날조로 일관된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싸이버외교실무그루빠회의라는것을 벌려놓은것이 그 대표적사례이다.

적대세력들이 벌려놓은 3자모의판은 사실무근의 《싸이버위협설》을 국제적으로 여론화하여 우리 국가의 영상을 훼손하고 집단적인 대조선압박공조책동을 분식하려는 정치광대극이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은 인류공동의 발전령역인 싸이버공간을 주권국가들을 겨냥한 지정학적대결무대,적대적선동무대로 일삼고있는 미일한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배격한다.

2023년 12월 우리의 《싸이버위협》을 걸고 최초의 3자외교실무그루빠를 발족시킨 미국은 일본,한국과 정기적인 모의판을 벌려놓고 싸이버공간을 제재압박의 중요고리로 활용하려고 획책하였다.

올해에만도 미국은 뮨헨안보회의와 나토외무상회의 등을 계기로 진행된 미일한 3자모의판들에서 우리의 《싸이버위협》을 핵심의제로 설정해놓고 대결분위기를 고취하였는가 하면 우리 공민과 단체들을 제재명단에 추가하고있다.

이와 함께 미일한은 지난해 6월부터 조선반도지역에서 싸이버령역을 포괄한 최초의 3자다령역합동군사연습인 《프리덤 에지》를 년례적으로 강행하면서 우리 국가를 목표로 3자사이의 련합싸이버공격방식을 부단히 련마하고있다.

이것은 미일한의 싸이버3자모의판의 조작동기와 목적이 철두철미 우리 국가에 대한 정치군사적압박을 보다 강화하고 3각군사동맹조작을 포석하기 위한데 있다는것을 실증해주고있다.

우리는 싸이버공간을 우리 국가의 안전을 위협하고 주권적권리를 침해하기 위한 지정학적대결마당으로 전락시키려는 미일한의 적대적기도에 경종을 울린다.

미국이 추종국가들과의 공조강화를 통한 시대착오적이고 악의적인 대조선적대시행위에 집착할수록 조미사이에 넘어설수 없는 불신과 적대감만을 덧쌓게 될것이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싸이버공간을 포함한 다령역분야에서 로골화되고있는 적대국가들의 행위로부터 자기의 권익을 지키고 악의적영향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실천적조치들을 강구해나갈것이다.

 박다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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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계약 취소 10배 급증한 서울 아파트…무슨 일?

이태경 편집위원(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red196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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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 입력 2025.09.02 23:30

  • 수정 2025.09.03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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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100건이던 거래 취소 6월 1000건으로

최고가 중심으로 계약 취소 폭증하고 있어

아파트값 비싼 지역 집중…시세조종 의심

최고가 계약 취소 이후 신고가 랠리 이어져

부동산 시장을 감시할 '부동산감독원' 필요

서울 아파트 가격이 폭등하면서 올해 상반기 매매계약 취소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년간 월 100건 안팎에 머물던 서울 아파트 매매계약 취소가 지난 6월에는 1000건을 돌파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 충격적인 건 매매계약이 취소된 3건 중 1건이 계약 당시 최고가 거래였다는 사실이다. 아파트가격이 비싼 지역의 거래 취소 비율이 높았다는 대목도 눈에 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거래 정보의 객관성 및 투명성을 근간으로 한다. 매도인과 매수인이 가격을 띄울 목적으로 작당해 부동산 시세를 조작하고, 이를 통해 시장을 교란한다면 이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근간을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행위다. 부동산 시장을 면밀히 감시하고 시세조작 행위를 적발해 처벌할 '부동산감독원'의 신설이 시급하다.

서울 아파트 매매계약 최소 월 100건대에 1000건까지 증가

지난달 31일 한국도시연구소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통해 서울 아파트 거래를 분석한 결과, 지난 6월 중 매매계약 취소를 뜻하는 거래 해제건수가 1067건을 기록했다.

해제건수는 2021년 1월(190건)부터 올해 1월(151건)까지 월 100건 내외에서 큰 변화가 없었는데, 올해 2월(442건) 이후 급격히 늘어났다. 3월 858건, 4월 497건, 5월 915건으로 급증세를 보였고 급기야 6월에는 1000건을 넘어섰다. 서울 아파트 매매계약 취소 건수는 월 100건 수준에서 4년새 10배 이상 급증한 셈이다. 신고된 전체 거래건수 대비 해제건수 비율도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해당 비율은 월별로 1.9~4.6%이었는데 올해 2월 5%를 넘어섰고 지난 5월에는 11.1%로 급증했다.

한국도시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최고가로 거래신고했다가 계약을 해제한 비율이 서초구(66.1%), 강남구(52.8%), 용산구(49.4%), 마포구(48.7%), 종로구(48.4%), 광진구(46.2%), 송파구(45.0%), 양천구(42.9%) 순으로 높다. 대체로 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에 계약 해지가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서울 아파트의 월별 거래 해제건수. 자료 : 한국도시연구소

최고가 중심으로 계약 취소 폭발적 증가 추세

올 상반기 폭발적으로 증가한 서울 아파트 매매계약 취소 건수는 특히 최고가 중심으로 폭증했다는 사실이 주목된다. 올해 상반기 취소된 서울 아파트 거래 3건 중 1건은 계약 당시 역대 최고가 거래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전체 해제건수 3930건 중 최고가에 해제된 계약이 1433건으로 36.5%였다.

특히 고가 아파트가 많은 강남 3구와 한강벨트 지역을 중심으로 최고가 거래 해제가 많았다. 올해 상반기 최고가 계약 해제 비율이 가장 높은 서울 자치구는 서초구(66.1%)였다. 이어 강남구(52.8%), 용산구(49.4%), 마포구(48.7%), 종로구(48.4%), 광진구(46.2%), 송파구(45.0%), 양천구(42.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올 6월에는 최고가로 거래신고했다가 계약을 해제한 비율이 가장 높았는데, 9개 구에서는 50%를 초과했다. 서초구(75.0%), 용산구(75.0%), 광진구(69.6%), 동작구(61.5%), 성동구(60.0%), 마포구(59.7%), 강남구(57.8%), 송파구(56.8%), 양천구(50.8%)등이다.

유독 아파트 가격이 비싼 자치구에서 최고가 계약취소가 집중됐다는 사실은 시세조작을 의심할 만한 대목이다. 최고가로 거래신고했다가 계약을 해제한 사례는 계약일과 해제사유 발생일의 간격이 길수록 기존 신고가격이 높았다. 전체 해제건수의 계약일과 해제사유발생일의 격차는 평균 29일이며, 15일 미만(37.8%), 15~30일 미만(23.9%), 60일 이상(16.6%), 30~45일 미만(12.5%), 45~60일 미만(9.2%) 순이다. 계약일로부터 30일을 초과해서 해제신고를 하는 비율은 35.2%에 달했다. 해제건수의 기존 신고가격은 평균 13억 1618만 원인데, 해제까지 60일 이상 소요된 경우는 15억 8146만 원이었다. 해제를 늦게 할수록 신고 가격이 높았다.

 

서울 아파트 거래 해제건수의 해제시점별 건수 비율과 기존 신고가격. 자료 : 한국도시연구소

신고가 거래 취소 후에 신고가 랠리 지속돼

신고가 거래 취소가 문제되는 건 시장이 뜨는 국면에서는 설사 해당 단지의 신고가거래가 취소된다 해도 해당 단지에서는 신고가 랠리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예컨대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서울숲아이파크리버포레' 전용면적 59㎡ 평형은 지난 5월 10일 22억 7000만 원에 거래 신고가 이뤄졌다. 하지만 이 계약은 한 달 반 뒤인 지난 6월 25일 해제됐다.

문제는 그 사이 이 평형의 가격이 급등했다는 사실이다. 5월 17일 23억 5000만 원에, 6월 8일 26억 5000만 원에 거래되며 '릴레이 신고가' 기록을 썼다. 나아가 지난달 14일에는 무려 28억 5000만 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이런 사례는 많다.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11차 183.4㎡같은 경우 2025년 3월 14일 90억 원으로 신고된 거래는 7월 18일 해제됐다. 해제사유 발생일 이전 약 4개월간 90억 원을 초과하는 5건의 거래가 이루어지며, 최고가는 6월 23일 무려 112억 5000만 원을 찍었다. 그러나 8월 14일까지 등기가 완료된 계약은 6월 1일의 101억 원짜리 단 1건밖에 없다.

마포구 공덕동 공덕더샵 85.0㎡ 평형도 3월 7일 18억 원, 4월 29일 18억 8000만 원으로 신고된 거래가 4월 30일 동시에 해제됐다. 하지만 3월 7일부터 4월 30일 사이 3건의 거래가 이루어졌고, 3월 21일 19억 5000만 원에 거래신고된 건이 최고가를 갱신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확대 재지정 이후 서울 강남구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 평균 아파트 매매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26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데오역 인근 부동산 유리창에 아파트가 비치고 있다. 2025.5.26. 연합뉴스

'부동산감독원' 설립해 시장교란 행위를 엄단해야

업계 관계자는 "고가 계약 소문만으로도 패닉바잉이 발생하는데 이후 취소 소식이 들리면 시장은 더욱 동요한다"며 "이로 인해 실거래 통계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시장 시그널이 왜곡되면 매수·매도 양측 모두 잘못된 판단을 내릴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거래 정보의 객관성 및 투명성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긴 설명이 필요치 않다. 가격시스템은 수요와 공급을 비롯해 시장경제를 시장경제답게 만드는 필수장치다. 그런데 이 가격시스템이 오염되고 왜곡되고 교란된다면, 시장경제는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

주식시장에서 시세조작행위를 엄단하고 범죄수익을 환수하는 것과 동일하게 부동산 시장에서도 시세조작행위를 엄벌하고 범죄수익을 전액 환수하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금융감독원의 권한과 역할을 수행하는 부동산감독원의 신설을 집중적으로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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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2일 오후 4시 베이징 도착...둘째 자제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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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행사 동행에 '후계자 내정 마지막 관문'설 등 분분...낭설 가능성 높아 (추가)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5.09.02 23:03
  •  
  •  수정 2025.09.03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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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2일 오후 4시(현지시간) 베이징에 도착했다. [사진-노동신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2일 오후 4시(현지시간) 베이징에 도착했다. [사진-노동신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2일 오후 4시(현지시간) 베이징에 도착했다고 [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베이징역에서는 차이치 중국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와 왕이 외교부장, 인융 베이징시장 등이 영접을 나왔다.

공개된 사진에는 양복차림의 김 위원장이 의장대가 도열한 가운데 붉은 카펫이 깔린 베이징역사에서 환한 표정으로 차이치 서기, 왕이 부장과 악수하고, 바로 뒤에 둘째 자제인 '주애'가 영접인사들과 인사하기 위해 서 있는 모습이 보인다.

최선희 외무상과 조용원·김덕훈 당 비서가 동행한 것도 확인된다.

통신은 "김정은 동지는 중국측 간부들과 뜨겁게 상봉하고 6년만에 또다시 중화인민공화국을 방문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하면서 습근평동지를 비롯한 중국당과 정부, 인민의 열정적이고 극진한 환대에 사의를 표하였다"고 짧게 전했다.

한편, '주애'로 알려진 둘째 자제의 해외 외교행사 동행이 확인되면서 또 다시 '후계자설'이 급부상하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이날 "내부노출에서 해외노출까지 하면서 후계자 내정의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는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으면서 "내년 1월 예상되는 제9차 당대회에서 후계자 내정이 확정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았다.

지난 2023년 건군절 열병식 당시 김 위원장의 옆에서 열병식을 내려다보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처음 나온 '주애 후계자설'은 한동안 잠잠하다가 지난 6월 26일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준공식에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가 딸을 앞에 내세우고 뒤에서 보필하는 듯한 모습이 공개된 후 다시 불거졌다.

그러나 둘째 자제가 현재 만 12살로 추정되는 어린 나이라는 점, 그리고 상당 기간의 내부 검증이 끝나기 전에 후계자를 대외에 노출시키지 않는 북 고유의 특성, 후계자는 이너서클의 독단적 결정이 아니라 '인민'이 납득할만한 업적을 충분조건으로 한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주애 후계자설'은 낭설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

당시 정부기관의 요청으로 이 문제에 대한 '자문'을 한 바 있는, 북 내부 사정에 정통한 전 대외경제부문 간부는 "남편이 예뻐하는 딸 자식을 뒤에서 보필하는 것도, 고위간부들이 최고지도자의 자제를 우대하는 것도 북의 정서상 이상할 것이 전혀 없는 일"이라며 '주애 후계자설'은 여전히 넌센스라고 지적했다. "해외행사 동행이라고 해서 다를 것도 없으며, 각국 정상들에게 딸을 소개한다고 하더라도 그게 후계자가 되는 일과 무슨 상관이 있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공개행사에 어린 자제를 빈번하게 동행하는 것에 대해 굳이 해석하자면, 선대의 갑작스러운 공백으로 인해 충분한 준비없이 최고지도자의 지위를 승계한 자신의 경험을 염두에 두고 현재 김여정 당 부부장이 하고 있는 보좌기능을 어린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하겠다는 의도는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도 높게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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