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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 정치' 끝장낼 차별금지법, 국회 통과시키려면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6/01/28 09:53
  • 수정일
    2026/01/28 09:54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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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윤 사회운동가·연구평론가

misotolenin@gmail.com

사회운동가·연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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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정당

  • 입력 2026.01.28 06:50

  • 수정 2026.01.28 09:36

  • 댓글 0

혐오정치의 구조적 잔재와 이재명 정부의 과제

좌절된 역사의 복기, 종북몰이에서 혐오정치로

기득권 카르텔 이해관계와 정당화 이데올로기

승리 위한 전략 전술적 과제들과 실천적 고민

모든 시민 존엄 지키는 최소한의 생존 방어선

진보개혁 세력의 폭넓은 반차별 전선 구축으로

더 이상 나중이 아닌, 지금 당장의 정치를 향해

(본 기사는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진보당 손솔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차별금지법 발의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손 의원 페이스북

윤석열의 12.3 쿠데타 시도와 그에 따른 탄핵 및 구속, 그리고 이어진 이재명 정부의 출범은 한국 사회에 거대한 전환점이 되었다. 암흑 같았던 겨울이 가고 새로운 공화국의 기틀을 세워야 할 시점에, 최근 진보당 손솔 의원이 주도하여 발의한 차별금지법은 단순한 법안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것은 인권과 평등의 토대를 다시 단단하게 재건하기 위한 출발점이다.

우리는 지난 윤석열 정권 아래서 혐오가 어떻게 국가 통치의 핵심 기제로 작동했는지 목격했다.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선언 아래 여성가족부 폐지가 추진되었고, 장애인과 이주민, 무슬림 등 소수자들은 국가의 '적'으로 규정되어 공격받았다. 기존에 존재하던 학생인권조례나 지역인권조례들이 곳곳에서 사라지거나 개악될 위기에 처했다.

집권 여당의 주요 정치인들이 외국인(중국인) 혐오 선동을 했고, 보수 진영을 대표해 서울시 교육감에 출마한 후보는 "반동성애"를 주장하며 지지를 모았다. 보수 언론들은 '불법 체류자와 외국인 범죄가 증가했다'며 불안감을 유포했다. 차별금지법 제정은 이러한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가장 반대하는 개혁 과제 중 하나였다.

윤석열은 대선 후보 때부터 '다수자 역차별의 위헌적 요소가 있다'며 차별금지법에 반대했고, 국민의힘의 김기현 전 대표는 차별금지법이 "성경적 원리의 근본을 침해"한다며 반대했다. 국민의힘은 극우 개신교 단체들과 함께 "차별금지법이 성소수자와 이슬람 등을 특권층으로 격상시킨다"는 주장을 펴며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극우의 혐중 선동으로 무고한 중국인과 중국동포들이 고통받고 있다 - MBC 뉴스 화면 갈무리

비록 윤석열 정권과 쿠데타 주모자들은 법의 심판을 받고 있지만, 그들이 퍼뜨린 혐오의 씨앗은 우리 사회 곳곳에 깊게 뿌리박혀 있다. 한때 차별금지법을 발의하거나 지지한다던 정치인들(김한길, 이상민, 금태섭, 류호정 등)이 국민의힘이나 그 아류 정당으로 흡수됐던 것도 뼈아픈 기억이다. 이들은 차별금지법을 정치적 스펙으로 이용하고 헌신짝처럼 버렸다.

이런 기회주의 정치인들은 차별과 혐오에 기반한 정치를 더욱 강화하기만 했다. 이재명 정부는 이러한 '혐오의 유산'을 청산해야 할 역사적 책무를 지닌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언급한 차별금지법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무리하게 밀어붙일 사항은 아니다"라는 발언은 인권과 평등을 염원하는 이들에게 우려를 안겨준다.

이것은 문재인 정부 시절 우리를 고통스럽게 했던 '희망고문'의 시즌2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중대한 개혁을 뒤로 미루는 전형적인 논리가 새로운 정부에서도 반복된다면, 쿠데타를 막아내고 민주주의를 지켜낸 적지 않은 시민들의 기대와 열망은 다시 사그라들 수 있다. 이제는 더 이상 '나중에'가 아니라 '지금 당장'의 목소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애써온 역사를 되돌아볼 때, 우리는 노무현 정부가 국정과제로 약속하고 정부 입법을 추진했던 것을 그 출발점으로 기억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기득권 우파와 보수 종교계, 경제 단체들의 반발 속에서 좌절의 역사가 시작됐다. 그 연장선에서 2013년에 당시 민주당이던 김한길 의원이 스스로 발의를 철회한 것을 보통 단절의 기점으로 이야기한다.

하지만 진정으로 결정적인 기점은 2012년 통합진보당 김재연 의원의 차별금지법 발의였다. 김재연 의원은 혐오 세력의 집중포화 속에서도 무릎 꿇지 않았고 법안을 철회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벌어진 광기 어린 '종북몰이'와 통합진보당 강제 해산 속에서 2016년에 차별금지법은 자동 폐기됐고, 이후 관련 논의는 사회적 금기가 되고 말았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관계자들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차별금지법 제정 요구 단식투쟁을 마무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지난달 11일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미류 책임집행위원은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며 단식을 시작한 바 있다. 2022.5.26. 연합뉴스

당시 통합진보당을 향했던 '종북 혐오'는 오늘날 성소수자, 이주민, 난민을 향한 혐오와 그 궤를 같이한다. 기득권 우파 세력은 타자와 소수자를 '적'으로 규정하여 내부 결속을 다지는 방식으로 권력을 유지해 왔다. 이러한 혐오의 기술은 종북몰이의 핵심 무기인 국가보안법이라는 법적 장치와 결합하여 민주주의의 숨통을 조여왔다.

따라서 차별금지법 제정은 국가보안법 폐지와 함께 차별과 혐오에 기반한 정치를 이겨내기 위한 역사적 과제에서 동전의 양면을 이룬다.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금지하는 것은 국가보안법이라는 사상의 감옥을 허무는 길과 구분되기 어렵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두 법안의 제정과 폐지를 연결하려는 문제의식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다.

국가보안법 폐지와 마찬가지로 차별금지법 제정을 가로막는 세력의 정점에도 극우 개신교와 기득권 보수 정치 세력의 카르텔이 존재한다. 이들은 차별금지법의 본질을 왜곡하고 과장하는 가짜 뉴스를 유포하며 지지자들을 결집시킨다. 특히 핵심에 있는 극우 개신교 세력은 2년 전에 대규모 집회까지 열며 반대에 앞장섰다.

당시에 구약 전문가 김근주 교수는 극우 개신교의 이런 행태를 통렬하게 비판했다. “'성소수자들을 마음껏 비난하지 못할까 봐' 주일 예배까지 빼먹으면서 200만 명을 모은다? 정말 끔찍하다 싶어요. 미친 짓, 미친 짓의 한자어인 '광란', 거기에 접두사를 하나 더 붙여서 '대광란' 말고는 도대체 이걸 무슨 말로 수식할 수 있나 싶어요."

하지만 문제의 본질은 종교적 신념이 아니라 경제적·정치적 이해관계에 있다. 극우 개신교 쪽의 목소리 큰 사람들을 따라가 보면 우리 사회의 부와 권력을 독점한 사람들과 연결성을 확인할 수 있다. 강남의 대형 교회들은 단순한 신앙의 공동체가 아니라 부와 권력을 대물림하는 파워 엘리트들의 허브이며 사교 공간이기도 하다.

그들에게 차별금지법은 교육, 고용, 재화 공급의 현장에서 학력, 성별, 종교, 인종에 따른 차별적 이익을 더 이상 누리지 못하게 만드는 위협적 장치다. 즉, 차별과 혐오를 통해 돈벌이를 하고 보수적 질서를 유지하려는 세력에게 이 법은 눈엣가시이다. 반공주의와 연결해 복음과 구원을 강조하며 성장해 온 한국 개신교의 위기도 그 배경에 있다.

갈수록 사회적 신뢰와 신자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세습하는 교회, 성폭력한 목사, 비리와 부패에 대한 자정이었지만 개신교 우파가 찾은 것은 무슬림, 성소수자, 차별금지법이라는 희생양이었다. 결국 이들이 유포하는 종교적 논리는 기득권을 포장하고 지지자들을 묶어세우기 위한 이데올로기에 불과하다.

 

민변의 환영 성명

이것이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70~80%가 찬성하는데도 보수적인 기득권 카르텔 세력이 차별금지법에 한사코 반대하며 그것의 제정을 막아서는 이유이다.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눈치 보아야 할 것은 이러한 기득권 보수 카르텔의 목소리가 아니라, 차별과 불평등 속에서 고통받고 죽어가는 사람들의 신음이다.

따라서 이제 우리는 차별금지법 발의를 넘어서, 제정을 위한 지혜롭고 효과적인 전략과 전술을 고민해야 한다. 벌써 8번 넘게 발의했다 실패한 차별금지법은 더 이상 발의로는 만족할 수 없다. '우리는 어쨌든 발의했다'라고 자족하려는 게 아니라면 단순한 도덕적 당위의 선언이나 강조를 넘어서 정교한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

첫째, 전략과 전술에서 항상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다. 국회에서 차별금지법을 적극 반대하는 기득권 우파 정당들이 상대적 소수이거나 분열해 있는 반면,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개혁 정당들이 과반을 훌쩍 넘어선 지금의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윤석열 정부 시절을 생각하면 정말 달라진 상황과 기회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

둘째, 프레임의 힘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차별금지법 역시 마찬가지다. 혐오 세력은 이 법을 '소수자에게 특혜를 주는 법' 혹은 '다수를 역차별하는 법'이라는 프레임에 가두려 한다. 우리는 이를 돌파하여 모든 시민이 인간다운 존엄을 유지하며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선'이라는 점을 여론의 상식으로 정착시켜야 한다.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었을 때 여성, 노동자, 청년, 대다수 시민의 삶이 어떻게 구체적으로 나아지는지, 그리고 이 법이 결국 '나'를 지키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는 점을 설득력 있게 전달해야 한다. 보수적 족벌 언론들의 무관심과 적대감을 뚫고 SNS와 유튜브 등 대안 미디어들까지 최대한 활용하며 '혐오 뉴스'를 '평등 담론'으로 압도해야 한다.

셋째, 반대 세력의 핵심인 국민의힘과 극우 개신교 진영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철저히 고립시켜야 한다. 이들이 유포하는 가짜 뉴스를 팩트체크로 무력화하는 것을 넘어, 그들의 혐오 선동이 민주주의에 대한 '테러'임을 명확히 규정하고 법적·사회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들이 얼마나 집요하게 차별금지법을 막아섰는지 기억하고 고발해야 한다.

 

30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국가인권위 바로잡기 공동행동, 무지개 행동, 차별금지법제정연대가 공동 주최한 '혐오 앞에 중립 운운 안창호 국가인권위 규탄 및 공개 질의'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2025.4.30. 연합뉴스

넷째, 진보 정당들이 그 중심에 있는 차별금지법 지지 세력을 결집하고 강화하며 협력 체제를 구축하면서 원내외에서 힘을 모아야 한다.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조국혁신당 등 진보개혁 정치 세력들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 21대 국회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노력했던 정의당과 지금 22대 국회에서 그것을 이어받고 있는 진보당의 협력도 중요하다.

두 진보정당은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노력 속에서 어떤 걸림돌에 부닥쳤고, 우리 편에서는 어떤 시행착오와 부족함이 있었는지 서로의 경험과 그 과정에서 얻는 교훈을 공유할 수 있다. 그것은 통합진보당 강제 해산 이후 이어진 서로 간의 불신과 반목으로 지지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었던 뼈아픈 과거를 극복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다섯째, 차별금지법은 필요하다고 하면서도 계속 국민의힘과 혐오 세력의 눈치를 보고 타협하려 하는 민주당을 압박하고 견인해야 한다. 압도적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의 지지와 동참이 없다면 차별금지법 제정은 어려운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여기서도 단지 민주당을 비난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현명하고 효과적인 전술이 필요하다.

이 문제에서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똑같다고 한다면 정확하고 공정한 평가가 아닐 뿐 아니라, 차별금지법을 찬성하는 세력을 늘리는 것에서도 효과적이지 않은 면이 있다. 민주당 내부를 봐도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이들은 소수이고 대다수는 적극적 또는 소극적으로 찬성하는 이들이다. 우리는 이들을 동일하게 취급해서는 안 된다.

노골적 반대자에게는 단호한 비판을 가하고,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함께하려는 의원들에게는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특히 '당원 중심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이재명 정부의 특성에 주목하며, 500만 민주당 당원과 더 많은 지지자들의 압력으로 차별금지법을 민주당의 핵심 과제로 만들도록 아래로부터의 여론을 형성해야 한다.

민주당 정부에서도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 추미애 법사위원장 등은 차별금지법에 우호적인 입장을 드러낸 바가 있고, 조원철 법제처장은 혐오 발언에 대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적이 있는데 이런 것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물론 차별금지법 제정에 앞장서 왔던 국가인권위가 다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안창호 인권위원장은 빨리 몰아내야 한다.

여섯째, 차별금지법 발의 이후에 혐오 세력에게 공격받고 괴롭힘을 당하는 의원들을 방어하고 응원하는 운동이 필요하다. 그래서 더 많은 의원이 불이익과 보복의 두려움 없이 차별금지법 제정에 동참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반대로 소신 있게 입법에 앞장서는 의원들에게는 압도적인 지지와 후원을 집중하여 그들이 정치적 효능감을 느끼게 해야 한다.

 

진보당 손솔 의원은 최근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작전회의'를 열었다. 사진=손 의원 페이스북

일곱째, 과거에 중대재해처벌법과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의 제정 과정에서 무엇이 중요한 힘이 됐는지 경험과 교훈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다. 언제나 정확한 정세 판단과 기회의 포착, 강력한 프레임의 전환, 우호적인 여론의 조성, 민주 진보 개혁 진영의 폭넓은 연대, 정치권을 압박할 수 있는 거대한 아래로부터의 힘이 중요했다.

'사회적 합의'와 '나중에'를 말하며 기다리는 사이에, 차별과 혐오의 칼날에 상처 입은 소중한 이들이 너무 많이 우리 곁을 떠났다. 지금 문제는 사회적 합의의 부재가 아니라 '혐오할 자유'를 외치는 세력의 목소리가 너무 크다는 데 있다. 닭장 속의 여우에게 활개 칠 자유를 허용하는 것은 닭에게는 죽음의 공포일 뿐이다.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는 혐오의 공포에서 해방되어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에 발의된 손솔 의원의 법안을 중심으로, 모든 힘을 집중하여 연대 전선을 구축해야 한다. 혐오 세력을 타격하고, 동요하는 세력을 압박하며, 지지 세력을 총결집하는 지혜로운 투쟁이 필요하다. 노동, 여성, 환경, 이주민, 장애인 등 각계각층의 시민사회가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강력한 '반차별 공동전선'을 형성해야 한다.

검찰개혁이나 사법개혁은 별로 중요하지 않고 차별금지법 제정이 가장 중요하다는 식으로 대립시킬 이유는 하나도 없지만, 차별금지법 제정이 혐오 정치를 끝내며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일이 될 것이라는 사실도 부정할 수 없다. 이 길의 끝에서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온전히 긍정하는 진정한 민주공화국의 희망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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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뒤통수’에 조선일보 “정부, 美 동향 뭘 아나”

[아침신문 솎아보기] 트럼프 ‘뒤통수’ 의도에 정보통신망법과 쿠팡 언급되는 배경은

국민의힘, 김종혁 탈당 권유에 조선일보 “1970년대 정당 돼가는 국힘”

기자명정민경 기자

  • 입력 2026.01.28 07:34

  • 수정 2026.01.28 08:23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 사진=flickr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SNS 트루스소셜에서 “자동차, 목재, 의약품을 대상으로 한국산에 부과하는 관세와 기타 모든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며 “한국 입법부가 미국과의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가 28일 주요 일간지의 1면과 사설에서 일제히 다뤄졌다.

언론은 트럼프의 행동을 두고 1면 기사 제목으로 ‘독촉장’, ‘관세 폭탄’, ‘관세 뒤통수’, ‘어깃장’ 같은 표현을 썼다. 또한 트럼프의 의도로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조속한 대미 투자를 받아 성과를 내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공통적으로 언급됐다. 미국이 한국의 디지털 규제에 대한 강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모든 관세를 무역 합의 이전으로 되돌리겠다고 밝힌 것은 한국이 처음이라는 점도 강조됐다.

대부분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행동을 비판하는 제목이었으나 중앙일보는 미국에서 세 번의 경고를 했으나 정부와 국회가 묵살했다는 내용을 제목으로 뽑았다. 다음은 주요 일간지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트럼프 “관세 인상”…대미투자 압박>

국민일보 <트럼프 “韓 관세 25% ‘빨리 돈 내라’” 독촉장>

동아일보 <합의 흔드는 트럼프 “한국 관세 25%로 인상”>

서울신문 <또 25% 관세 폭탄>

세계일보 <또 뒤집은 트럼프…“韓관세 25%로 인상”>

조선일보 <합의 석달 만에 ‘관세 뒤통수’>

중앙일보 <미 세 번의 경고장, 정부·국회가 묵살>

한겨레 <트럼프 “한국관세 25%로”…대미투자 실행 압박>

한국일보 <트럼프, 느닷없이 “韓관세 25%로” 어깃장>

▲28일자 조선일보 1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과 나는 2025년 7월 30일 두 나라를 위한 위대한 합의를 했고 내가 2025년 10월 29일 한국에 있을 때 그런 조건을 재확인했다. 왜 한국 입법부는 합의를 승인하지 않았느냐”며 관세 인상은 “한국 입법부가 우리의 역사적 무역 합의를 법으로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것은 그들의 권한(prerogative)”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한미는 지난해 7, 10월 정상회담 후 11월14일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를 발표, 한국이 3500억 달러(약 500조 원) 규모 대미 투자를 하는 조건으로 미국이 한국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국가별 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한다는 합의한 바 있다.

27일 청와대는 “미국 정부의 공식 통보나 세부 내용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현재 방위산업 협력 강화 논의차 캐나다를 방문 중인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을 미국으로 보내 트럼프 행정부의 의중을 파악하고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일보는 1면 기사에서 “한국이 관세 인하 반대급부로 미국에 약속한 대미 투자를 요즘 원화 약세 등을 이유로 미루지 못하도록 압박하려는 의도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나온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바라는 것은 조속한 대미 투자”라고 분석했다. 이어 “해당 합의에 따른 한국의 투자가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인 것으로 보인다”며 입법 지연과 원화 가치가 떨어진 상황에서 부담이 커진 한국 상황을 설명했다.

국민일보는 1면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진의를 파악하긴 어렵지만 정부는 결국 연간 200억 달러의 대미투자 집행을 독촉한 것으로 본다”라면서도 “한국을 먼저 본보기 삼은 것도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이라 전했다. 이어 “한국의 디지털 규제에 대한 강한 반감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심도 일부 있다”며 “미 의회와 행정부는 한국의 디지털 규제 법안을 비판해 왔고, 지난 23일 J D 밴스 부통령은 김민석 국무총리를 만나 쿠팡 사태에 대한 정부 대응을 묻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동아일보 역시 1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관세 재부과 방침을 밝힌 것은 한국의 대미 투자 이행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라 전했다.

▲28일자 동아일보 1면.

대부분의 신문들이 트럼프의 돌발행동을 비판하는 것과 그 의도를 분석하는 제목을 뽑았지만 중앙일보는 <미 세 번의 경고장, 정부·국회가 묵살>이라 뽑았다. 이 기사에서 중앙일보는 “트럼프는 입법부(legislature)만 세 번 거론하며 불만을 토로했다”며 “직접적으로는 대미 투자의 법적 근거가 되는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문제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이어 “여당은 이제야 부랴부랴 입법 절차를 서두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앙일보는 3면으로 이어진 <쿠팡 제재·온플법 불만…2주전 날아온 미 서한, 경고였다>는 기사에서 “미국은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과 온라인 플랫폼 법에 공식적으로 우려를 표명해왔다”, “정부와 국회가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다루는 과정에 대한 미국의 불신도 관세 재부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라 전했다. 그러면서 중앙일보 기사는 “결국 경고음이 여러 차례 울렸는데도 정부가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으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28일자 중앙일보 3면.

트럼프 ‘뒤통수’ 의도에 정보통신망법과 쿠팡 언급되는 배경은

이날 주요 일간지는 일제히 사설도 썼다.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은 입법을 미룬 국회 탓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이 디지털 규제 법안에 우려를 담긴 서한을 보낸 것이 경고였는데 미국 동향을 잘 파악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관점을 보였다. 동아일보는 사설 <韓 입법 문제 삼은 트럼프의 ‘관세 어깃장’…빌미주지 말아야>에서 “하지만 우리 국회도 빌미를 준 측면이 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나 상임위위원장 자리를 차지한 국민의힘 모두 적극적으로 입법에 나서지 않았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 <對美핫라인 자랑 직후 ‘관세 25%’ 폭탄, 미 동향 뭘 아나>에서 “최근 한·미 간 경제 문제에서 여러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최근 국회가 처리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에 ‘중대 우려’를 표명했다”며 “미 빅테크 기업들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2주 전에는 주한 미국 대사 대리를 통해 디지털 규제 법안에 대한 우려가 담긴 서한을 보냈다. 쿠팡 사태에도 예기치 않게 미국 조야에서 한국 정부에 항의하고 있다. 이 문제도 어떻게 비화할 지 모른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 우리 정부는 미국 정부 동향에 대해 정말 얼마나 알고 있나”며 비판했다.

▲28일자 조선일보 사설.

중앙일보 사설 <트럼프의 관세 압박, 원칙 지키며 치밀하게 대응을>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돌출 관세 번복이 한·미 간 소통의 균열을 드러낼 뿐만 아니라 우리 정부 대응의 안일함을 보여준다는 점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편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트럼프의 의도를 파악하는 게 먼저라고 했다. 한겨레는 사설 <‘관세 재압박’ 황당한 트럼프, 정부·국회 냉정한 대응을>에서 “우선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의도와 배경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며 “단지 국회의 입법 지연으로 대미투자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것인지, 일각에서 제기하는 것처럼 정보통신망법이나 온라인 플랫폼 규제,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 조사 등에 대한 불만이 영향을 끼친 것인지 확인하고, 상황에 맞춰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전했다.

경향신문 사설 <트럼프발 관세 압박 돌출, 대미 소통·후속 조치 만전을>은 “트럼프는 관세 재인상을 거론했지만 시기는 명시하지 않았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대미 투자를 재촉하고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관세를 또다시 위협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것일 수 있다”며 “정부는 양국 간 고위급 소통 채널을 가동해 트럼프의 본심을 정확히 파악하고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국회도 대미투자특별법 논의를 더 이상 미루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28일자 경향신문 사설.

국힘, 김종혁 탈당 권유에 조선 “1970년대 정당”, 경향신문 “정치적 자해”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지난 26일 한동훈 전 대표 측근인 김종혁 전 최고위원의 탈당 권유를 결정했다. 당무감사위가 윤리위에 권고한 ‘당원권 정지 2년’보다 높은 수위의 징계로, 김 전 최고위원은 10일 내 탈당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제명된다.

김 전 최고위원이 혐오·자극적 표현을 동원해 장동혁 대표와 당원들을 지속적으로 비난·비방했다는 게 징계 사유다. 윤리위는 김 전 최고위원이 장 대표 등을 비판하면서 “망상 바이러스” “장 대표가 영혼을 판 것” 등 표현을 한 걸 문제로 삼았다. 이와 관련해 대부분의 주요 일간지들이 국민의힘 지도부를 비판하는 사설을 썼다.

경향신문 사설 <국민의힘 윤리위, 김종혁 탈당 권유 논리 황당하다>는 “당대표를 비난했다고 이런 중징계를 내린 전례가 있나. 정당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전체주의적 행태라 아니할 수 없다”며 “내란 세력과 단절하기는커녕 극우 사당화의 길로 폭주하며 민심과 더욱 엇나가고 있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런 정치적 자해가 없다”고 전했다.

국민일보는 <끝없는 국힘의 자중지란, 국민 피로감만 높아진다>라는 사설을 내놨고 세계일보는 <당 대표 비판했다고 제명, 국힘 민주 정당 맞나>에서 “국민의힘이 대안 세력으로서의 면모를 보이기는커녕 내홍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지금 국민의힘이 해야 할 일은 ‘반대파 솎아내기’가 아니라 무너진 보수 재건을 위해 힘을 모으는 것”이라 전했다.

관련기사

▲28일자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 <‘당 대표 모독죄’ 징계, 1970년대 정당 돼가는 국힘> 사설에서는 “지금 국힘 지도부는 도가 지나친 정도를 넘어서 이상하다”라며 “윤리위는 김종혁 전 최고위원이 부정선거론자와 ‘윤어게인’ 세력을 ‘망상 바이러스’라고 비판한 것도 문제 삼았다. 다수 국민은 부정선거론을 믿지 않고, ‘윤어게인’을 거부하는데 이 사실을 지적한 것이 어떻게 징계 대상이 되나. 납득할 수 없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도 <당 대표는 비판하면 안 된다는 국민의힘의 반헌법적 발상>에서 “단식을 끝내고 다시 외연 확장에 나서야 하는 장 대표에게 윤리위의 상식 이하의 결정문은 악재가 아닐 수 없다. 민주주의 기본 질서에 반하는 윤리위 결정을 하루 빨리 거둬들이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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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형량, '부당이득'에 달렸다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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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6/01/28 09:33
  • 수정일
    2026/01/28 09:33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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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의 인사이트] 도이치 주가조작 판결 따라 형량 요동...부당이득 5억 이상 인정되면 다른 혐의 합산해 10년 이상 중형 가능

26.01.28 06:29최종 업데이트 26.01.28 06:36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공천개입,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씨가 지난 2025년 12월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28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공천개입 의혹 등으로 구속기소된 김건희 판결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형량은 주가조작 부당이득 액수에 달려있다는 관측이 제기됩니다. 특검은 도이치 사건과 통일교 금품 수수 혐의로 징역 11년, 명태균 여론조사 무상 이용 의혹에 징역 4년을 각각 구형한 바 있습니다. 이들 세 가지 혐의 가운데 주가조작 사건이 가장 가변적이어서 전체 형량을 좌우할 거라는 게 법조계 전망입니다. 특히 도이치 주가조작 판결은 '2차 종합특검' 수사 대상 중 검찰의 김건희 봐주기 의혹과 직결돼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됩니다.

도이치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쟁점은 김건희의 시세조종 행위가 인정되는지, 인정된다면 부당이득이 얼마로 산정되느냐는 점입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시세조종 등 주가조작 행위는 1년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그에 상응하는 벌금에 처해집니다. 여기에 주가조작으로 얻은 이익이 5억원 이상일 경우에는 징역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가중처벌될 수 있습니다. 특검은 김건희가 도이치 주가 시세조종 행위에 가담해서 약 8억 1000만원을 취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대로라면 대법원 양형 기준에 따라 최고 6년형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김건희의 주가조작 가담 사실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견이 없는 상황입니다. 특검팀은 김건희가 시세조정 관련 계좌를 이용해 고가·허위매수 등 수법으로 3017차례 이상 매매주문을 해 주가조작에 가담했다는 물증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게다가 김건희가 증권사 관계자에게 "계좌 관리자(블랙펄인베스트) 쪽에 수익금 40%가량을 주기로 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녹음파일도 입수했습니다. 김건희는 줄곧 "주가조작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여러 정황상 단순방조자가 아닌 시세조종 공모자로 재판부가 판단할 가능성이 큽니다.

문제는 부당이득 산정이 쉽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주가조작 사건에서 부당이득은 시세조종 행위로 인해 얻은 초과이익을 뜻하는 것으로, 정상거래와 조작행위로 얻은 이익을 구분하기가 여의치 않은 게 현실입니다. 김건희 측도 이를 들어, 정상적인 주가변동 요인 등으로 인한 주가상승 가능성을 배제한 채 특검이 부당이득을 책정된 건 잘못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특검은 주가조작 기간 중 시세 변동에 특별한 영향을 미치는 내용이 없었다고 반박했지만 재판부가 어떻게 판단할지는 불투명합니다.

또다른 난관은 권오수 전 도이치 회장 등 사건 관련자들과의 형평성입니다. 이미 대법원에서 집행유예 확정 판결까지 받은 권 전 회장은 같은 사안에서 부당이득을 산정할 수 없다는 판단을 받았습니다. 시세조종 기간의 주가변동 중 정상적인 것과 위법한 것을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이런 판단은 1심에서부터 대법원까지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김건희의 경우만 부당이득을 인정할 수 있겠느냐는 현실적인 문제가 따릅니다.

'김건희 모녀 도이치 주식거래로 23억 수익' 검찰 의견서 주목

긍정적인 대목은 김건희 부당이득이 앞선 검찰 수사에서도 제기됐다는 사실입니다. 도이치 사건을 수사한 검찰 1차 수사팀은 2022년 당시 도이치 사건 재판부에 제출한 종합의견서에 김건희 모녀가 도이치 주식거래로 모두 23억원의 수익을 올린 사실을 기재했다고 보도됐습니다. 당시 자료에는 김건희가 13억여원, 최은순씨가 9억여원의 차익을 거뒀다고 돼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검찰은 윤석열에 의해 서울중앙지검 수뇌부가 전격 교체한 뒤 "부당이득 산정은 불가능"이라고 입장을 바꿨지만, 검찰 내에서도 의견이 갈렸던 셈입니다. 결국 관건은 재판부가 특검이 적시한 부당이득 산정 방식과 액수를 어느정도 수용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만약 도이치 사건 부당이득이 5억원 이상으로 인정되면 김건희 전체 형량은 징역 10년이상의 중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큽니다.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적용된 알선수재죄는 법정형 상한이 징역 5년이고, 명태균 여론조사 혐의까지 인정되면 충분히 예상 가능한 형량이라는 게 법조계 예상입니다. 하지만 도이치 사건에서 부당이익이 산정되지 않거나 5억원 미만인 경우 형량은 길어야 2년 수준이고, 다른 혐의를 합산해도 총 형량은 구형의 절반 정도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사건 발생 10년도 훨씬 지난 시점에서야 내려지는 법원의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심판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입니다.

#도이치모터스주가조작 #통일교 #명태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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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는 없다. 쿠팡은 '관리' 아닌 '처벌' 대상"

전국민중행동·트럼프저지행동, '미국의 쿠팡사태 압박 규탄-내정간섭 중단하라'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6.01.27 15:22
  •  
  •  댓글 0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준)과 전국민중행동은 27일 오전 서울 광화문 미국대사관 앞에서 '미국의 쿠팡 사태 압박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은 내정간섭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준)과 전국민중행동은 27일 오전 서울 광화문 미국대사관 앞에서 '미국의 쿠팡 사태 압박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은 내정간섭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 문제가 양국 정부 사이의 오해로 비화하지 않도록 과열되지 않게 상호 관리해 가는 것이 좋겠다"고 한 JD 밴스 미국 부통령의 발언이 알려지며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밴스 부통령은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중인 김민석 국무총리와 면담에서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쿠팡에 대한 한국 정부의 조사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문제가 되었는지'를 묻고 이에 대해 김 총리가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대우는 없다'고 설명하자 이같은 의견을 밝혔다.

면담을 마친 김 총리가 워싱턴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전한 내용이다.

밴스 부통령은 면담 첫번째 의제로 쿠팡문제를 제기했는데, 전날 쿠팡의 주요 투자사인 그린오크스 캐피털 파트너스와 알티미티 캐피털 매니지먼트 등이 뉴욕증시 상장기업인 쿠팡에 대한 한국정부의 조사를 '통상적 규제 수준을 넘어선 과도한 조치'라며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정식 조사를 요청하고 한국 정부에 대해서는 미국 스스로 사문화시킨  한미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 의향서를 제출하는 등 압박을 가한 것이 배경으로 거론된다.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준)과 전국민중행동은 27일 오전 서울 광화문 미국대사관 앞에서 '미국의 쿠팡 사태 압박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은 내정간섭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대한민국 국민 3,37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초유의 사태를 두고, 미국의 행정부 2인자가 직접 나서 '관리'를 운운한 것"이라며, "쿠팡 측이 한국 정부가 미국기업을 부당하게 차별하고 있다는 식으로 미국 고위 당국자와 의회에 집중 로비를 펼친 이후 나온 이 발언은 한국에서 벌어진 쿠팡의 범죄행위를  한국의 법률로 조사, 처벌하지 말라는 압박이며 사실상의 내정간섭"이라고 규탄했다.

또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수천만 한국 국민이 입은 피해와 분노를 철저히 무시한 채 자국 기업의 이익만을 대변하며 이를 '오해'라 치부하는 미국의 태도는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하면서 "밴스 부통령은 '범죄'를 '오해'로 둔갑시키는 기만적인 언동을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범죄 혐의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하고 '처벌'해야 할 대상이지 외교적으로 흥정하고 '관리'할 대상이 아니"라고 하면서 "동맹이라는 가면 뒤에 숨어 대한민국의 사법 시스템을 미국의 입맛대로 주무르려는 오만한 패권주의를 우리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새벽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와 의약품 및 모든 관세 25% 인상'을 발표한데 대해서는 '상호관세 25% 인상을 빌미로 3,500억 달러 대미투자를 강요하는 행위'라며, "한국 정부는 지금 당장 3,500억 달러 투자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이 쿠팡을 비호하고 있다며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의 체포를 촉구하는 상징의식을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이 쿠팡을 비호하고 있다며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의 국내 송환을  촉구하는 상징의식을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함재규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은 "미국 국가안보전략(NSS)의 핵심은 어떤 국가도 미국의 이익을 위협할 정도의 지배적인 위치에 오르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라며, "쿠팡의 범죄행위를 처벌하려는 한국을 대하는 일련의 태도는 그것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지적했다.

쿠팡에서 전 국민의 75%에 해당하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에 대해 수사하고 처벌하지 말아야 한다면, 3억 4천만 명의 미국 인구 중 75%인 2억 5천만 명의 고객정보가 유출되어도 미국은 처벌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되물었다.

정성희 자주연합 집행위원장은 미국이 △천문학적인 대미 투자 강요 △외국 사업자 규제를 위한 정보통신망법 역외적용 조치에 대한 압력에 이어 △쿠팡 지주회사 이윤 보호를 위한 노골적 간섭을 서슴치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는 "김민석 국무총리를 미국으로 호출해 혼을 내고는 점잖은 표현으로 '관리 잘하자'고 했지만 사실 '협박'에 해당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국 상법에 의해 만들어진 쿠팡 코리아는 당연히 한국법을 따라야 하지만 미국이 쿠팡 투자자들의 이익을 위해 이에 간섭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미국의 대표적인 이중잣대이며 폭력적인 내정간섭, 주권침해라고 맹비난했다.

강민욱 전국택배노조 쿠팡본부 준비위원장은 그동안 구팡이 기업경영 과정에서 보여준 산재 사망 은폐 시도 등을 열거하고는 "쿠팡은 한국 사회의 구성원이라는 자각 자체가 없고, 사회적 책임이라는 개념이 없으며, 따라서 상대를 이해하고 책임지고 사과하며 대책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쿠팡이 미국 정부를 등에 업고 한국 정부를 압박하는 것은 힘의 논리로 범죄를 덮으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더 큰 힘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기존 태도와 본질적으로 같다"고 하면서 "미국 정부는 한국 정부의 정당한 법 집행과 국민적 분노에 대해 내정간섭을 할 것이 아니라 범죄인인도 조약에 따라 김범석을 당장 국내로 송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은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3천만 명이 넘는 우리 국민의 민감한 개인 정보가 유출된 사태로 중대한 범죄 행위"라고 하면서 "국민의 개인정보와 인권, 사법주권은 외교적 거래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우리는 주권을 침해하는 그 어떤 개입에도 단호히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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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 국민생명 위해 박물관으로

 

“국가보안법 국민생명 위해 박물관으로”

 

이정훈 통일시대 연구위원 항소심 모두진술, “평화통일 위해 무엇을 했나?”

기사입력: 2026/01/27 [00:54]

 

이정훈 통일시대 연구위원은 26일 오후 2시20분 서울중앙지방법원 서관 522호 법정에서 열린 자신에 대한 국가보안법사건 항소심 1차공판에서 모두진술을 했다. 모두진술 전문을 싣는다. <편집자>

 

[항소심 모두진술]

 

1심판결의 부당성, 편파성에 대해서는 이미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였습니다. 이 모두진술에서는 항소이유서의 미진한 부분과 항소심에서 강조하고 싶은 내용을 몇 가지 추가하여 진술합니다.

 

①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합니다.

 

항소심을 시작하며 저는 재판부에 국가보안법의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요청합니다. 대한민국 헌법 위에 군림하는 반헌법적, 반통일, 반민주 악법인 국가보안법이 존재하는 한, 북한을 반란단체로 판단하게 만드는 비상식적 규정 또한 계속 존재하게 되며, 이로 인해 분단의 평화적 해결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 연장선인 공안당국의 관행적 수사조작과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자행되는 진보인사들에 대한 탄압과 인권유린은 그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의 1심판결처럼, 비록 공판의 형식적 절차는 복잡하고 엄밀해졌지만 국가보안법의 반헌법적 논리와 공안기관의 수사조작에 대해 편파적으로 눈을 감는 재판은 언제든 반복되고 계속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은 제가 대한민국 헌법이 명시하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의 무엇을 해쳤는지에 대한 구체적 행위 내용이 아무것도 없는 사건입니다.

 

제가 대한민국 정부 전복을 모의하거나 국가안보에 위해를 가했습니까? 공소장이 주장하는 적화통일, 즉 사회주의 통일을 주장하거나 그것을 실행하기 위한 모임이나 결사를 조직했습니까? 아니면 헌법에 반하는 시장경제나 사유재산 중심의 자본주의 경제를 무력으로 타도하자는 주장을 했습니까?

 

제가 평생, 그리고 지난 십수년간 한 일은 취약한 한국 민주주의를 확장하면서 진보적 대중단체, 진보언론 매체, 진보적 통일연구단체에서 기자, 연구자, 활동가로 일한 것이 전부입니다. 제가 주장한 것은 공소장에 기재된 적화통일이나 대한민국 체제전복이 아니라 이 나라의 자주화, 민주화, 평화통일이었습니다.

 

공안당국은 4년을 넘게 제 동료들과 주변을 수사해도 공소장 공식에 맞는 행위가 없자, 엉뚱하게도 이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저의 통일 관련 저술물(북 바로알기 100문 100답, 87년 6월 세대의 주체사상 에세이)들을 북을 이롭게 할 ‘이적목적’으로 써서 출판했다고 공소장에 끼워 넣어 기소합니다. 그리고 1심 재판부(윤영수 판사)는 황당하게도 그것을 유죄로 인정합니다.

 

결국 이 사건을 추리고 추리면, 남는 것은 제가 서울에서 ‘고니시’란 정체불명의 사람을 만나 연락을 몇 차례 시도했는데, 공안당국의 주장대로라면 그가 북한공작원이었다는 것이 전부인 사건입니다.

 

그와 만났던 날, 저의 어떤 행위가 어떻게 대한민국 자유민주질서를 해쳤는지에 대한 아무런 내용이 없습니다. ‘고니시’는 북한공작원이며 그를 만나고 연락을 시도만 해도 국가보안법의 통신회합죄와 편의제공죄에 해당한다는 것이 1심판결 내용의 전부입니다.

 

그럼에도 ‘고니시’란 사람의 본명, 국적, 생사 여부도 밝혀지지 않았고, 관련 수사기록의 합법적 국제공조 또한 이루어지지 않은 채 그와 관련된 거의 모든 정보는 확인된 것이 아니라 추정의 영역에 남아 있습니다.

 

국가보안법 수사, 기소, 재판의 불합리성과 반헌법성은 바로 이러한 법적 모순과 법의 태생적 한계로부터 발생합니다. 모든 수사와 기소 판결의 논리가 피고의 행위 자체가 아니라 단지 그가 북한주민이나 공작원이라는 사람을 만났는가, 혹은 통신했는가의 여부를 밝히는 데에만 집중되어 있으며, 유무죄는 오로지 그것으로 판단합니다.

 

왜 만났는지, 어떤 통신을 했는지는 굳이 밝힐 필요도 없습니다. 재판부는 정황증거, 주변증거로 유추하면 그만이지, 그것을 의심할 여지 없이 증명할 증거나 이유가 없어도 쉽게 유죄로 판결할 수 있습니다.

 

결국 국가보안법은 한국 진보운동을 ‘북한공작원’ 또는 ‘북한과 유사한 주장’과 연계해 탄압하고 처벌하는 전근대적인 간첩몰이범과 재판의 뿌리가 됩니다.

 

② 북한의 남조선해방이나 대남적화통일 전략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음으로, 국가보안법 공소장이 반세기 이상 금과옥조로 내걸어온 판박이 논리의 핵심근거인 북한의 ‘대남적화통일전략’이나 북이 주도하는 ‘민족해방 인민민주주의 혁명전략’이 현실에서 실재하며 제대로 작동하는가의 문제를 살펴보겠습니다.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면, 이러한 북한의 대남통일전략이나 남조선해방전략은 단계적으로 모두 폐기되어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국가보안법은 실제로는 존재하지도 않는 허구의 논리와 싸우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은 2023년 이후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결정으로 남조선 통일이나 기존 대남전략을 전면 폐기하였습니다. 이후 남한을 ‘남조선’이 아니라 대한민국 또는 한국이라 공식적으로 호칭하고 있으며 또 북한은 한국과의 통일을 원치 않으며, 현재 전쟁상태인 적대국 관계라는 것이 공식 입장입니다.

 

이것은 저의 주장이 아니라 객관적 현실이며 앞으로 다가올 시간과 현실이 이 모든 근본 변화를 확증해 줄 것이라 봅니다.

 

이러한 남북관계와 안보상황의 근본적인 변화는 마치 윤석열 정권이 비상계엄상황이 전혀 아닌데 비상계엄을 선언하며 계엄을 독재와 영구집권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상황과 유사하다 할 것입니다.

 

남한정부 전복이나 통일을 위한 반국가단체 또는 그러한 것을 노리는 북한은 현실에서 사라졌으며, 한반도 북부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통일을 원치 않는 분리된 타국만 존재하는 것이 오늘 우리가 마주한 현실입니다.

 

한마디로 과거의 남북합의와 남북관계는 현실에서 모두 사라졌으며 무용합니다. 따라서 앞으로 북한 또는 조선과의 근본문제는 과거와 같은 정부의 정통성 경쟁이나 또는 통일이나 교류협력의 문제가 아닙니다.

 

아직도 한국전쟁 상태가 종료되지 않은 냉정한 현실을 직시해 인정하고, 현 정전상태를 종료하기 위한 노력과 한국-조선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역사적 과제만 남아 있습니다.

 

현재 남북관계, 엄밀히 이야기하면 한국-조선 관계는 1945년 해방과 분단 이후 80여년 만에 질적으로 완전히 다른 역사적 환경과 새로운 도전적 상황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현명하게 풀어가는 것은 대한민국 사법, 행정, 입법부를 망라한 우리 모두의 숙제입니다.

 

지금까지 80여년간 한반도라는 하나의 영토에서 2개의 대립된 정부, 즉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각기 정통성을 주장하며 남과 북의 주권을 행사하던 사실상 ‘내전상태’에서 남과 북이 결국 타국으로 분리 재정립되는 단계로 들어서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재정립 과정에 들어선 한국과 조선이 전쟁상태와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평화적 한국-조선 관계를 정립하는가, 아니면 적대관계를 청산하지 못한 채 다시 제2의 한국전쟁의 비극에 빠지는가의 문제가 현재 우리에게 놓인 냉정한 현실입니다.

 

여러 번 이야기하지만, 현재 한국-조선 관계는 이미 한 나라 내부의 통일지향적 특수관계가 아닌 타국관계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남과 북 중 한 주체가 공식적으로 통일을 원치 않아 통일정책을 폐기하면 통일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앞으로 한국의 국가발전 전략과 안보전략은 존재하지도 않는 북한의 ‘대남적화통일전략’이나 ‘남조선해방전략’과 싸우는 국가보안법에 기초하여 수립되어서는 안 됩니다.

 

반대로 상호 적대정책과 북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하는 낡은 구시대적 국가보안법을 폐기하고, 전쟁요소와 전쟁상태를 과감히 종료하면서 적대적 관계를 항구적 평화관계로 전환하는 결단이 필요한 때입니다.

 

③ 대한민국 ‘전시헌법’을 ‘평화헌법’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앞서 저는 재판부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요청한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번번이 기각되는 국가보안법의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다시 신청하는 이유는, 앞으로 전변되는 새로운 정세와 남북관계의 질적 변화에 대한민국 사법부가 역사적 소명의식을 갖고 대처하길 바라는 마음 때문입니다.

 

이미 너무도 늦었지만, 보수적 판결을 거듭하는 헌법재판소도 이제는 이 거대한 시대의 변화를 더 이상 외면하며 뒷짐만 지지 말고, 현명한 역사적 판결로 새 시대의 물꼬를 터야 할 때라고 봅니다.

 

집권 민주당과 입법부인 국회도, 기존의 남북관계 접근 방식으로는 아무것도 실현할 수 없다는 것을 곧 인식할 것이라 봅니다. 따라서 현실을 반영한 ‘헌법 개정’을 가까운 미래에 결단해야 할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 봅니다. 저는 거기에 이재명 정부의 역사적 평가와 전도가 걸렸다고 생각합니다.

 

격변하는 대외환경에 맞게, 현재 한국전쟁 이후 전시 분단체제를 반영한 현행헌법을 수정하여 평화헌법으로 개정하는 것은 시대적, 국민적 과제가 될 것입니다. 새로운 헌법은 한반도에 존재하는 ‘2개의 국가’, 즉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상호 인정하며 평화관계를 정립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대한민국 헌법의 영토조항(제3조)를 한국 주권이 실제 미치는 남한지역으로 개정하여 한국과 조선이 상호 영토, 주권, 주민을 인정해야 합니다. 한국 국민이 평화통일을 계속 주장하는 것은 한국 국민의 자유입니다. 그러나 흡수통일로 해석 가능한 헌법 4조는 폐기해야 합니다.

 

이러한 대외관계와 정치개혁이 앞으로 한국과 조선이 평화관계를 수립하고 다양한 교류와 협력을 재개할 유일한 방도이자 그 전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평화헌법이 실현되면 국가보안법은 박물관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조선과 미국의 평화협정도 병행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지금처럼 한국이 미국 꽁무니만 따라다닐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한국이 먼저 주도적으로 대북 적대정책을 폐기하고 관련 법과 제도를 정비하여 항구적 한반도 평화체제를 건설하려고 시도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사법부, 입법부, 행정부를 막론하고 우리 국민 모두의 안전과 운명을 좌우할 우리 시대의 숙제입니다. 일본의 평화헌법보다 더 중요한 것이 한국의 ‘평화헌법’ 개정입니다.

 

④ 사상과 표현의 자유 탄압이 국민의 생명과 행복을 위협합니다.

 

맑은 공기를 마셔본 사람만이 자신이 지금 숨쉬는 공기가 탁한 지 맑은 지 알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탁한 공기 속에만 있었던 사람들은 자기가 숨쉬는 공기가 탁한 줄도 모릅니다.

 

대다수 한국인들은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탄압받는 피해자이면서도 정작 스스로를 피해자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국 민중들의 줄기찬 투쟁으로 독재의 탁한 공기는 상당히 제거되었으나, 국가보안법으로 인한 북한에 대한 무지와 오해는 날이 갈수록 더 심해지는 양상입니다.

 

북한에 대해 있는 그대로의 사실과 발전상을 말하거나, 국가보안법의 적대논리와 다른 주장을 하는 사람은 이 사건처럼 어느 날 갑자기 이적표현물의 저자로 낙인을 찍어 법정에 세우고 쉽게 처벌받습니다.

 

이러한 처벌이 반복되면 아무도 다른 관점으로 북한 관련 주제를 다루지 않게 되며, 그것이 쌓이면 우리 사회는 누구도 진실의 공기를 마실 수 없게 됩니다.

 

처음에는 진보적 학자와 지식인들이 중단하지만 나중에는 언론인, 정치인, 학자, 일반인 모두 ‘북맹’이 됩니다. 이러한 탄압의 피해자는 결국 진실을 호흡하고 마실 수 없으며 진실에서 배제된 한국 국민 자신이 됩니다. 사상과 표현의 자유는 지식인의 전유물이 아니며 사치품이 아닙니다.

 

민주공화국의 시민이 만약 다양한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 우리가 윤석열 일당의 비상계엄의 불법적 선포를 막을 수 없었던 것처럼 한반도 전쟁 재발과 같은 국민생명과 국가안위를 위협하는 위기사태를 막을 수 있는 힘을 잃게 됩니다.

 

결국 위정자의 전쟁정책과 위험성을 방치하거나 용인하며 공동체 전부를 위기에 빠지게 합니다. 따라서 사상과 표현의 자유 확보는 공동체의 생존과 안전의 문제입니다.

 

얼마전 정부가 북의 ‘로동신문’을 일반 국민도 볼 수 있게 허용하고 또 북한의 주요 인터넷 사이트도 대부분 접속을 허용한다고 합니다. 국가보안법으로 해석하면 이것은 가장 위험한 이적표현물을 온 국민에게 대량 유포하는 것이 됩니다.

 

이것에 비하면 제가 출판한 저술물들은 ‘새 발의 피’도 안 되는 미미한 내용입니다.

 

저는 북한 방송과 주체사상 총서 등을 우리 정부가 전부 개방하고 출판을 허용해도, 한국 국민이 그것을 알아서 해석하고 소화할 능력이 충분하다고 봅니다. 또 그것을 국민, 시민들이 자율적으로 토론과 사색을 통해 판단하고 함께 정리하는 것이 바로 민주공화국의 사상과 표현의 자유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을 바로 알고 북에 대한 바른 정보를 제대로 있는 그대로 알리자는 동일한 목적의 행위가, 정부가 하면 통일정책, 안보정책이고 제가 하면 이적행위가 되는 이중잣대의 근거는 도대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⑤ 재판부의 한국 진보운동과 공안사건에 대한 이해의 한계

 

판사들이 한국 진보운동과 연관되어 벌어지는 각이한 공안사건과, 그 속에서 전개되는 복잡한 인간관계와 인간 내면의 심리와 분위기를 잘 모르고 있다는 점에 대해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1심판결에서 판사의 선입견에 의해 정황증거나 조작증거를 모두 사실로 인정하는 판결문을 보며 상당히 놀랐습니다.

 

실제 있지도 않은 일이었기에 피고인이 부정하는 진술도 마치 자신이 그 상황을 영화처럼 보고 온 양 모두 사실로 인정하는 편파적 오류를 1심판결은 범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자유심증주의인지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공안사건 관련자 피고들의 특징은 각자 견해와 관점은 달라도 각자 나라와 민족 그리고 공익적 양심과 신념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들이라는 점입니다. 각자 입장이 판이하게 달라도 발언을 존중하지만 말보다도 사람들의 태도와 진정성을 보면서 판단합니다.

 

예를 들어 1심판사는 제가 미가참치(2차회합) 대화에서 고니시를 떠보는 듯한 대화는 전혀 없었다고 했는데, 그것은 상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판단입니다. 미가참치 전반부 대화 전체가 사실 ‘고니시’란 사람의 정체를 확인하는 과정의 대화였기 때문입니다.

 

생면부지의 해외동포가 통일운동을 돕겠다며 서울에 와서 만나서 이야기를 하는데, 그가 북한과 관련된 이야기를 한다면 그의 정체를 의심하고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심리적 과정일 것입니다. 그것이 정리되지 않는다면 그 만남이 무엇이든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는 것이 국가보안법 체제 한국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해외에서 통일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부류도 다양합니다. 북과 직접 연계되어 통일운동을 하는 동포들도 있습니다. 국가보안법이 없는 해외에서는 이것이 합법적으로 가능합니다.

 

또 주로 경제적 이득이나 문화교류를 목적으로 북과 접촉하는 사람들, 북의 공무원으로 실제 북한의 대외업무나 공개 또는 비공개 통일교류사업을 진행하는 사람들 등 다양합니다.

 

또 이러한 흐름과 결이 다르게 국정원의 프락치로 움직이는 사람들, 외국계로 주로 미국 시아이에이(CIA)나 일본 시아이에이(CIA) 계열에서 움직이는 사람들 등 다양합니다.

 

만약 ‘고니시’란 사람이 북한 대남사업 담당자였다면, 그는 최소한 저와 관련된 지난 사건에 대한 기본정보, 한국 통일운동의 일반적 상태, 북한이 직접 운영하는 매체인 ‘구국전선’의 내용과 실태, 한국 진보운동의 북한 통일정책에 대한 몰이해에서 벌어지는 혼동문제 등에 대해 최소한의 지식이나 의견을 전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그날 이와 관련된 질문들을 그에게 하였으나, 그는 이에 대한 아무런 정보나 견해도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당시 그를 예우하면서 대화한 후 내린 결론은 그는 북한 공무원이 아니라는 것과 정체를 알 수 없는 프락치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1심판사는 제가 그날 ‘고니시’라는 사람에게 ‘보고’를 했다고 했는데 술 2병 마시면서 혼자 이것저것을 물어보고 혼자 이야기하는 보고도 있습니까? 실제 ‘고니시’란 사람도 저의 질문 의도를 속으로 알고 있었다고 봅니다. 사실 그 날 통신수단에 대한 전달은 관심 밖이었고 실제 그가 우려한 것도 그 점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내용을 다시 언급하는 이유는 1심판사가 마치 피고의 입장을 다 이해하면서 공정하게 들어주는 듯 재판을 진행하는 태도를 보이다가 정작 판결은 과거 군사정권의 국가보안법 판결처럼 내리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사법부에 호소합니다.

 

대한민국 사법부가 지난 반세기 이상 헌법에 명시된 평화통일을 위해 한 것은 무엇입니까? 뒤늦은 무죄판결과 반복되는 사과가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대한민국에 민주주의가 안착했다고 믿었지만, 설마 하던 쿠데타와 위로부터의 내란이 발생했습니다. 전쟁과 한반도 평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쟁위기를 높이고 평화관계를 저해하는 법적, 정치적 장애물을 제거할 기회를 놓치고, 그러한 지적을 귀담아듣지 않는다면, 설마 하던 전쟁도 재발할 가능성이 여전한 것이 우리가 사는 한반도입니다.

 

국가보안법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박물관으로 보내야 할 때입니다. 사법부가 헌법 위에 군림하는 국가보안법의 위헌적 폐해를 막고, 새로운 한반도 평화시대, 공존의 시대를 여는 데 기여하는 판결을 다시 한번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2026.1.26.

 

이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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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내 몸이 아니다"… 세상 외면 속 조용히 굶어죽는 모잠비크 피난민

[자원의 저주, 모잠비크] ② 실향민 마을 르포(하) : 영양실조 만연, 먼저 죽는 아이들

손가영 기자 | 기사입력 2026.01.27. 08:34:06

아프리카 최대 규모 천연가스 개발이 이뤄지는 땅, 모잠비크 카부델가두에서 가장 먼저 본 것은 굶주림에 지친 피난민이었다. 카부델가두는 9년째 계속된 분쟁 속에서 황폐해졌다. 한국의 여러 기업과 공공기관도 이곳 가스전 개발에 참여 중이다. 분쟁과 한국의 연결 지점이다. 수년째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는 카부델가두 피난민의 현재를 (하)편에 담았다. 편집자

(관련기사 바로가기 : [자원의 저주, 모잠비크] ① 실향민 마을 르포(상) "삼촌과 조카를 직접 묻었다"… '천연자원의 땅' 모잠비크에 무슨 일이?)

아싸니가 구멍이 난 천장을 가리키며 말했다. 인터뷰는 햇빛만 피하는 용도로 만들어진 간이 오두막에서 진행됐다. 대나무로 외벽과 천장만 엮어 만든 오두막이다. 마을의 집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나무로 기둥과 벽, 지붕 구조를 만들어 세운 뒤 그 위에 진흙을 바르고, 천장 위엔 비를 막을 비닐이나 지푸라기를 덮었다.

비가 오면 천장 구멍으로 빗물이 떨어졌고, 뜨거운 햇빛도 그대로 내리꽂혔다. 때때로 뱀도 들어왔다. 비가 올 때마다 바닥에 둔 매트리스를 말아 들고 비가 그칠 때까지 기다렸다. 아싸니는 "가족들은 오두막 안에서 비를 피해 염소 떼처럼 몰려다녔다"고 표현했다.

대부분이 거실 한 칸의 집이다. 적게는 3~4명, 많게는 7~8명까지도 한집에서 지냈다. 천장에 씌울 비닐도 지원받지 않으면 구하지 못하는 귀한 재산인데, 구했다고 해도 수명은 1년 정도였다. 피난민들은 전기를 한 번도 써본 적이 없다. 압달라(40)는 "저기 있는 것들이 인간이 살 수 있는 집이라고 생각하시나요?"라고 물었다.

지난해 사이클론은 모든 걸 앗아갔다. 모잠비크의 11~3월은 강수량이 증가하는 우기다. 적도에 가까운 모잠비크 북부는 사이클론의 영향권이다. 모잠비크는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이변이 심화하며 사이클론의 강도와 개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2024년 12월 치도, 2025년 1월 디켈레디, 3월 쥬드 사이클론이 연달아 상륙했다. 이곳 메가루마 실향민 마을도 모든 집이 무너졌고 모아 놓은 식량, 옷, 가재도구 등도 모두 파괴됐다.

▲메가루마 실향민마을에서 찍은 가옥 사진. ⓒ프레시안(손가영)

▲메가루마 실향민마을에서 찍은 가옥 사진. ⓒ프레시안(손가영)

"굶주림차라리 분쟁으로 죽고 싶다"

"Food. Only food." (먹을 것이요. 먹을 게 가장 절실합니다.)

호아키나(61)가 말했다. 그는 자신의 몸을 가리키며 "이건 원래 내 몸이 아니"라며 "배가 고파 몸이 말라가고 있다. 신의 기적으로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운 좋게 채소를 구하면, 그날은 채소와 소금을 같이 끓여 먹어 한 끼를 먹고 그 다음엔 물을 마시고 잔다고 했다.

피난민들은 3년가량 극심한 식량난을 겪고 있다. 3년 전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의 지원이 중단되면서 더 심화했다. 분쟁은 장기화됐음에도, 농지를 구하지 못해 자립하지 못하는 이유가 크다. 호아키나는 "땅 주인들이 농지를 빌려주지 않을뿐더러, 운 좋게 허락을 받아도 토양이 맞지 않아 작물이 자라지 않고 벌레가 들끓는다"고 말했다.

이틀 동안 만난10명의 피난민 모두 가장 힘든 게 뭐냐는 질문에 "굶주림이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호아키나는 "여기서 굶어 죽는 것보다는 고향에 돌아가서(반군에 의해) 죽는 게 더 나을 것 같아 돌아갈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읍내로 나가 구걸하는 것뿐이에요. 사람들이 카사바를 조금 주면 그걸 가져와 먹어요. 그들의 집이나 농장에 일을 좀 해주면, 먹을 걸 받아요. 그러나 고향엔 내 땅이 있었어요. 난 곡물 분쇄기도 갖고 있었어요. 지금은 아무도 땅을 내어 주지 않아요. 모든 게 파괴됐고, 너무 절망적이에요. 먹을 게 없어서, 너무, 너무 고통받고 있어요."

2024년에 피난을 온 우쎄네(65)가 말했다. 우쎄네의 마을은 실향민 마을에서 40여㎞ 떨어져 있다. 같은 시우레구의 마을이다. 시우레구는 3년 전까진 반군의 영향이 크게 미치지 않은 남부 지역이었지만, 이제 상황은 변했다. 반군의 영향권은 남부까지 내려왔고, 이제 카부델가두주를 넘어 바로 아래의 남풀라주까지 분쟁 지역이 확대됐다.

▲피난민들이 지붕 아래 모여 있다. 한 주민은 재봉틀로 옷을 수선하고 있다. ⓒ프레시안(손가영)

▲인터뷰에 응한 마리아(왼쪽)와 호아키나. ⓒ프레시안(손가영)

아동부터 죽는다

분쟁이 장기화하고, 피난민 마을이 조성된 곳마저 공격받게 되면서 새로운 갈등도 생겨났다. 카부델가두는 모잠비크에서도 가장 가난한 지역이다. 피난민뿐 아니라 선주민들도 빈곤과 기아 문제를 겪고 있다.

구호 물품이 수년간 피난민들에게만 분배되면서 생긴 형평성에 대한 불만, 같은 지역에 피난민이 대폭 늘어나며 구호 물품이 이들에게만 배분되면서 생기는 갈등 등이 누적됐다. 허위로 피난민으로 등록해 식량을 갈취하는 사례도 벌어졌다. 피난민들을 "쌀자루"라고 비하하거나 "이젠 너희 마을로 돌아가라" "이젠 우리가 공격받았으니, 너희가 포기해라" 등이라 공격하며 피난민을 내쫓으려는 여론도 생겨났다.

이곳 실향민 마을 대표에 따르면, 지금까지 말라리아로 최소 아이 세 명이 죽었다. 말라리아는 초기에 치료제를 먹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죽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가장 가까운 병원은 20㎞ 정도 떨어져 있다. 신속히 가려면 오토바이 택시를 타야 하는데, 100~150메티칼(2400~3000원)이 든다. 대부분 돈이 부족해 제때 병원에 가지 못한다.

또 다른 아이 둘은 학교 가는 길에 큰 도로에서 차에 치여 죽었다. 이 중 한 명은 파울로의 8살 난 조카였다. 파울로는 "가까이에 학교가 없어 아이들이 위험천만한 긴 도로를 왔다 갔다 해야 한다"며 "학교도, 병원도 쉽게 갈 수 없다"고 말했다.

마을 대표는 "제대로 된 집이 제일 필요하다. 그래야 삶을 시작할 수 있고, 농사도 지으러 갈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작은 장사라도 시작하고 싶다. 지원에만 의존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자립할 수 있도록 씨앗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사이클론이 덮쳐 모든 게 파괴돼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지금 또 우기가 다가와서 걱정이다. 비 오면 그나마 있던 식량도 다 젖는데, 바구니에 보관해 놓으려 해도 바구니가 없다"고 걱정했다.

▲우쎄네의 뒷모습. ⓒ프레시안(손가영)

살리모는 "여기 온 처음부터 전기는 없었고, 내일도, 모레도 전기는 없을 것"이라며 "여길 ‘대기 장소’라 생각하고 살고 있지만, 전쟁이 끝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언제쯤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라 물었다. 그리곤 "그걸 모른다 해도, 우리는 이곳에서 더 나은 삶, 인간다운 삶을 살아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분쟁이 시작된 지 9년, 메가루마 실향민 마을이 조성된 지 올해로 6년째다. WFP 등 국제 사회의 원조는 3년 전부터 대폭 삭감됐고, 구호 자원은 수단, 팔레스타인 등의 분쟁 지역으로 옮겨 갔다. 그러나 분쟁은 아직 종식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2024년부터 반군의 소요 사태가 다시 늘었고 2025년엔 더 급증했다. 분쟁 지역도 확대돼, 카부델가두 경계를 넘어 남쪽 남풀라주와 서쪽 니아사주까지 반군의 폭력 사태가 보고되고 있다.

마리아가 말했다.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어요. 한국의 동료들, 이웃들에게 알려주세요. 이곳은 굶어 죽고 있어요. 우리는 식량, 씨앗, 집, 옷이 필요해요. 장사라도 시작할 수 있게 작은 지원이라도 주어지면 좋겠어요. 정부 보복이 두려워 이런 얘길 어디다 하기도 힘듭니다."

▲2025년 11월 30일 실향민 마을에서 만난 라시드. ⓒ프레시안(손가영)

▲메가루마 강제실향민 마을을 멀리서 찍은 전경. 흰색 지붕이 주민들의 가옥이다. ⓒ프레시안(손가영)

※ 이 기사는 세명대학교 저널리즘대학원의 지원으로 제작됐습니다.

손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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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바꾼 이재명 정부? 조선일보 “원전 대못 뽑아” 한겨레 “의문과 비판 나와”

[아침신문 솎아보기] 한겨레 경향 “여론조사 유도질문, 꿰맞추기”

중앙일보 “신천지 수사는 급물살 통일교 전재수 수사는 잠잠 형평성 논란”

기자명조현호 기자

  • 입력 2026.01.27 07:47

  • 수정 2026.01.27 08:19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26일 브리핑에서 신규원전 2기를 예정대로 건설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사진=기후에너지환경부

신규원전은 짓지 않겠다, 감원전하겠다며 부정적 태도를 보였던 이재명 정부가 결국 신규원전을 짓기로 결정했다. AI 시대 막대한 규모의 전기공급이 필요하다는 현실론을 내세웠다. 하지만 공론화를 거치겠다는 약속과 달리 이미 결론을 정해놓은 요식행위에 불과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이 대통령과 이재명 정부에 환영한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탈원전 대못을 뽑았다는 표현까지 썼다.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정부가 제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유도질문이 포함돼 있고, 꿰맞추기식이라고 비판했다. 녹색연합은 국민을 속였다고 했다. 사용후 핵연료 처리 등 난제에 대한 해법없이 업계 이해만 받아들여 원전증설을 밀어붙인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재명 정부 “신규원전 건설 예정대로 추진”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26일 기자 브리핑에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신규원전 건설은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조만간 2.8GW(기가와트) 규모 대형원전 2기의 부지 공모를 시작하고 2030년대 초 허가를 받아 2038년경 준공할 계획이라고 했다.

기후부는 제11차 전기본의 신규원전 건설 계획에 대해 두차례 정책토론회(지난해 12월30일, 지난 7일)와 2개 기관을 통한 여론조사(지난 12~16일)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여론조사 결과, 향후 확대가 필요한 에너지원은 재생에너지와 원전 순으로 나타나고, 원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80% 이상, 제11차 전기본에 반영된 신규원전 계획도 추진되어야 한다는 답변이 60% 이상으로 나왔다고 발표했다.

김 장관은 “기후대응을 위해 탄소배출을 전 분야에서 감축해야하며, 특히 전력분야의 탄소감축을 위해 석탄·LNG 발전을 줄일 필요가 있으므로, 재생에너지와 원전 중심의 전력 운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후부는 ESS·양수발전 등을 통한 재생에너지 간헐성 보완과 탄력운전을 통한 원전의 경직성 보완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현실성 없다던 장관 대통령 왜 돌변했나…AI 전력수급 필요성탓?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신규 원전 건설 여부를 두고 “(건설) 가능한 부지가 있고 안전성이 확보되면 하겠지만 거의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밝혔고. 김성환 장관도 “국민들과 숙의 토론 과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라고 언급했다. 지난해 2월 여야 합의로 확정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중 신규원전건설계획이 백지화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은 급변했다.

조선일보는 1면 기사 <AI시대 ‘탈원전 대못’ 뽑았다>에서 “탈(脫)원전’ 또는 ‘신규 원전 억제’ 기조였던 현 정부가 AI(인공지능)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과 탈탄소 전환이란 현실 속에서, 재생에너지 확대만으로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어렵다고 판단해 입장을 바꾼 것”이라고 보도했다.

▲27일자 조선일보 1면

동아일보는 1면 기사 <‘탈원전’ 접은 李정부, 신규 원전 2기 짓는다>에서 원전 찬성 여론과 함께 “전력 수급에 원전이 필수 불가결하다는 현실론도 작용했다”라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날씨, 기후에 따라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만으로는 AI, 전기차 확산 등으로 늘어날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김 장관이 “(한국은) 에너지 섬나라이면서도 동서 규모가 워낙 짧아서 재생에너지 주력 전원인 태양광만으로 전력 운영을 하기가 매우 어려운 조건”이라고 말한 내용도 소개했다.

세계일보도 3면 기사에서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기조를 이어받은 이재명정부가 입장을 바꾼 배경에는 안정적이고 충분한 전력 공급 없이는 국정 과제인 ‘인공지능(AI) 3강’ 목표도 공염불에 그칠 공산이 큰 점 등 현실론이 크게 작용한 듯하다”라고 해석했다.

“공론화 과정 탈원전 비판 의식한 요식행위, 국민 속였다”

한겨레는 1면 기사 <결국 ‘신규 원전’ 짓겠다는 이재명 정부…부지 선정 갈등·핵폐기물 어쩌려고>에서 “재생에너지 확대를 약속했던 이재명 정부가, 원전도 함께 쓸 수밖에 없다는 ‘에너지 믹스’를 앞세워 기존에 비판했던 신규 원전까지 추진하는 모양새”라며 “이 때문에 이번 공론화 과정 전체에 대해 의문과 비판이 나온다. ‘탈원전 비판’ 여론을 의식해 요식행위를 밟은 것 아니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탈핵시민행동’은 이날 낸 성명에서 “신규 핵발전소 건설은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전환을 해결할 수 없으며, 막대한 비용과 위험을 미래 세대와 특정 지역에 전가할 뿐”이라며 “정부는 지금이라도 건설 강행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에너지정의행동은 “핵산업계의 이해관계에 맞춘 짜맞추기 계획”이라고 비판했고, 녹색연합은 “난타전을 벌여서라도 논쟁하라는 주문과 달리 형식적 공론화로 국민을 속였다”고 질타했다.

▲27일자 한겨레 1면

한겨레는 3면 기사 <“지을 곳 없다”→“필요하다”…원전정책, 전력수요·여론 내세워 급선회>에서 정부의 현실론이 실제 현실과 거리가 있을 뿐 아니라 스스로 세운 원칙에도 어긋난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전했다. 탈핵시민행동은 “정부가 명분으로 내세우는 전력 수요 증가 전망은 심각하게 부풀려져 있다. 지난 10년간 전력예비율은 5%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반도체 산업단지 등 전력 수요지와 신규 원전 후보지가 서로 다른 지역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재명 정부의 ‘지산지소’ 원칙에도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1면 기사 <이재명 정부도 “새 원전 2기 건설”>에서 핵폐기물 처리 등 주요 쟁점에 대한 해법을 내놓지 않은 채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원전 증설을 밀어붙인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 “에너지 안보차원 큰 다행” 동아일보 “실용적 리더십 보여줘”

조선일보는 사설 <탈원전 폐기 다행, 낡은 운동권 이념이 미래 발목 안 돼>에서 “현 정부 들어 원점에서 재검토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불확실성이 컸던 사안을 기존안대로 확정한 것은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큰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특히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클러스터가 사용할 전력 폭증을 감안하면 이번 2기 건설은 첫걸음일 뿐이다. 더 큰 문제는 시간이 없다는 사실이다. 원전 1기를 짓는 데 평균 14년이 걸린다. 지금 삽을 떠도 전기 생산은 2040년은 돼야 가능하다. 문 정권 때 탈원전은 해가 갈수록 국가 산업 경쟁력에 큰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미국과 중국의 산업용 전기 요금이 ㎾h당 120원 수준인데 비해 우리는 이들보다 1.5배나 비싼 182원에 전기를 쓴다라면서 “이렇게 해서 어떻게 제품 원가 경쟁을 하고, AI 혁신을 이뤄낼 수 있겠나”라고 재촉했다.

동아일보는 사설 <기후부 “원전 계획대로 건설”… 갈등관리-전력망 구축이 과제>에서 “‘인공지능(AI) 3대 강국’ 목표 달성과 제조업 강국 위상 유지를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결정”이라며 “더는 이를 놓고 소모적인 논란이 벌어져서는 안 될 것”이라고 썼다. 동아일보는 특히 “이번 결정은 신재생 에너지에 비중을 둔 현 정부 정책 때문에 원전 건설이 멈출 수 있다는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라며 “특히 이번 결정은 이 대통령이 소모적 탈원전·감원전 논란을 털어내고, 현실에 기초한 실용적 리더십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고 평가했다.

▲27일자 동아일보 3면

한국일보는 사설 <돌고 돌아 신규 원전 확정... 에너지정책 '정권 리스크' 없어야>에서 “작년 2월 확정된 계획이 정권이 바뀌면서 재검토됐다가 1년 만에 제자리로 돌아간 것이다. 적잖은 시간만 허비한 셈이 됐다”라고 평가했다.

한국일보는 김성환 장관이 지난 5개월 동안 어떤 진전된 논의를 통해 입장이 정리됐는지는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두 차례 정책토론회에서도 내세울 만한 뾰족한 논의는 없었고,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신규 원전 건설 찬성(69.6%)이 반대(22.5%)보다 3배 이상 높다는 결과가 나온 게 사실상 전부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인공지능(AI) 시대 안정적 전력 확보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거세지자 여론조사를 구실 삼아 입장을 선회한 것 아니냐는 탈원전 진영의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라고 전했다. 한국일보는 다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뚜럿한 근거도 없이 뒤틀리는 일은 더 이상 되풀이되지 말아야 한다”라고 했다.

세계일보도 사설 <신규원전 2기 계획대로 건설… 더는 정치 개입 말아야>에서 “이번 결정은 진보 정부가 고수했던 ‘탈원전’ 기조의 전환점이란 의미가 있다”라고 평가하면서 “에너지 정책의 중심이 ‘이념’에서 ‘실용’ 노선으로 회귀하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겨레 “공론화 없이 밀어붙인 이재명 정부” 경향신문 “답 정해놓고 꿰맞추기 질문”

한겨레는 사설 <충분한 공론화 없이 한달 만에 신규 원전 밀어붙인 정부>에서 “공론화를 통해 충분한 논의를 벌일 것처럼 보였던 정부가 불과 한달 만에 최종 결론을 내려버린 것”이라며 “핵폐기물 처리 문제 등 미래 세대에도 영향을 미칠 핵심 쟁점에 대한 숙의 과정은 사실상 전무했다”라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몇달 전만 해도 정부는 전임 정부가 수립한 11차 계획을 존중하지만 신규 원전을 짓는 문제는 공론화를 거쳐 결정한다는 방침이었다”라며 “하지만 정부 내 기류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에 안정적인 전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업계 요구가 커지면서 급변했다”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지난 연말 정책 토론회를 열고 공론화에 착수했지만 정책토론회에서는 원전의 경직성을 어떻게 완화할지에 대한 기술적 논의만 이뤄졌을 뿐이고 여론조사에선 원전이 마치 불가피한 해법인 양 유도된 질문으로 중립성 논란을 초래했다고도 우려했다.

한겨레는 원전 가동에 따른 현실적 문제를 두고 “원전을 돌리면 배출되는 고준위 핵폐기물은 현재 처리할 시설을 마련하지 못한 채 부지 안에 보관되고 있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신규 원전을 건설한다는 것은 ‘화장실 없는 아파트’를 계속 짓는 것이나 다름없다”라고 지적했다.

경향신문도 사설 <원전 2기 건설 공식화, ‘선 재생·후 원전’ 기조 이어져야>에서 “정부의 공론화 과정이 충분했는지는 의문이다. 기후부가 두 차례 정책토론회와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 결정했다지만, 답을 정해놓고 꿰맞춘 것 아니냐는 지적들이 나온다”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 신문은 국민 여론조사에서 ‘신규 원전 계획이 추진돼야 한다’는 답변이 69.6%에 달했다는 기후에너지부 주장을 두고 “하지만 대규모 전력 수요를 전제로 원전 추진 입장을 묻는 여론조사 문항이 중립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라며 “전력 수급이 불안하다고 느끼도록 설계된 문항에 원전 찬성 응답이 많은 것은 당연한 결과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원전을 기저 에너지원으로 두는 한 재생에너지 확대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라며 “정부는 핵발전을 중심에 놓고 재생에너지를 보조 전원으로 간주해온 기존 정책에서 탈피해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믹스’ 설계도를 마련할 것을 당부한다”라고 썼다.

신천지 수사는 급물살 통일교 수사는 더딘 경찰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정교 유착 의혹을 수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합수본)가 올해 초 출범한 이후 신천지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합수본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신천지 인사의 만남 정황이 담긴 사진을 확보했고, 관련자 소환조사와 압수수색 등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반해 통일교 수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잠잠하다. 경찰 국가수사본부는 지난해 12월 전 의원의 자택과 의원실을 압수수색하고 소환조사까지 진행했지만, 그 이후엔 별다른 소식이 없다.

중앙일보는 사설 <신천지 수사 급물살…통일교 수사는 어떻게 되고 있나>에서 “종교 집단이 조직적으로 정치권과 접촉해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실체는 엄정하게 규명돼야 한다”라면서도 “다만 수사 방식과 우선순위를 놓고서는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여지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통일교에서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해양수산부 장관직에서 물러난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임종성·김규환 전 의원에 대한 수사는 상대적으로 진척이 더딘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중앙일보는 “실제로 현 정권 출범 이후 여권 인사에 대한 수사가 지연되면서 용두사미식으로 가는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통일교와 신천지는 제기된 의혹과 시점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합수본이 출범한 이상 기본적인 수사 원칙과 기준은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당 인사에게 불리한 사안만 부각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국힘 윤리위 김종혁에 사실상 제명 ‘탈당권유’ “친한계 축출의도”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위원장 윤민우 가천대 교수)는 26일 친한(친한동훈)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탈당 권유’ 징계를 결정했다. 윤리위는 지난 14일 ‘한동훈 전 대표 제명’을 결정했고 현재 최고위원회 의결을 남겨 놓은 상태다.

윤리위가 밝힌 징계 사유는 김 전 최고위원이 언론 인터뷰와 유튜브 방송에서 장 대표 등에 대해 “혐오·자극적 표현을 사용해 비난·비방”했다는 판단이다. 김 전 최고위원이 지난해 9월 월간지 인터뷰에서 “(부정선거 주장 등) 망상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있는 극단적인 사람들과 손을 잡았기 때문에 지지율 하락은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윤리위는 이를 두고 “혐오 자극 공격”, “정당한 비판이나 표현의 자유 한도를 넘어서는 정보심리전”이라고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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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위는 또 김 전 최고위원이 언론 출연 발언을 두고 “당의 지지율이 낮게 나오는 특정 여론조사만 소개하며 당 지도부를 공격하는, 매우 계획적이고 용의주도한 매체 테러 공격을 자행했다”고 했다. 탈당 권유는 10일 내 재심을 청구하지 않을 경우, 그 기간에 자진 탈당하지 않을 시 제명된다.

김 전 최고위원은 “나치 주장을 보는 것 같다”며 “오늘(26일) 징계 통보를 받았는데 지난 23일 결정됐다고 들었다.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조치에도 나서겠다”고 했고, 한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에서 불법 계엄이 진행 중”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당내에서는 “당 지지율이 낮은 여론조사를 인용해 장 대표 체제를 비판했던 사람이 한둘이 아닌데 그런 당원들도 쫓아내야 하는 것이냐”며 “친한계 축출 의도가 뻔히 보인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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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858기, 최상 기후조건인 2월 전후에 수색 서둘러 주길”

KAL858기 유족 김영 명예교수, 이재명․우원식에 호소문 발표(전문)

  • 기자명 김치관 기자 
  •  
  •  입력 2026.01.26 13:55
  •  
  •  댓글 0
“이미 대구 MBC팀의 수색과정에서 추락 해역의 사고지점 좌표와 수심이 50여 미터라는 것이 확인된 만큼, 우선 긴급하게 예산을 편성하여 수색에 최상 기후조건인 2월 전후에 수색을 서둘러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1987년 11월 29일 아부다비에서 김포공항으로 향하던 대한항공(KAL) 858편이 115명의 승객을 태운 채 실종된 이른바 ‘KAL858기 사건’으로 친형을 잃은 김영 인하대 명예교수는 26일 KAL858기 동체로 추정되는 물체의 수중수색을 서둘러 줄 것을 이재명 대통령과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호소했다.

김영 인하대 명예교수는 26일 이재명 대통령과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KAL958기 동체 추정 물체 확인을 위한 조속한 현지조사를 촉구했다. 사진은 2024년 KAL858 가족회가 개최한 37주기 추모제에서 발언하고 있는 김영 명예교수 모습. [자료 사진 - 통일뉴스]
김영 인하대 명예교수는 26일 이재명 대통령과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KAL958기 동체 추정 물체 확인을 위한 조속한 현지조사를 촉구했다. 사진은 2024년 KAL858 가족회가 개최한 37주기 추모제에서 발언하고 있는 김영 명예교수 모습. [자료 사진 - 통일뉴스]

김영 명예교수는 ‘존경하는 이재명 대통령님과 우원식 국회의장님께’ 보내는 “KAL 858기 탑승 희생자의 유해와 유품의 확인을 위한 동체 조사와 인양을 촉구하는 한 유가족의 호소문”을 통해 “정부 당국은 2019년 대구 MBC의 심병철 기자를 비롯한 특별팀이 발견한 KAL기 비행기 동체로 추정되는 물체가 1987년 11월 29일에 추락한 KAL기의 일부인지를 확인해주고, 그것이 맞다면 우선 수색과 인양을 서둘러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2020년 1월 MBC는 KAL858기 동체로 추정되는 물체가 미얀마 안다만 수심 50m 해저에서 발견됐다고 단독보도했고, 외교부는 현지 수색을 위해 예산까지 책정하기도 했지만 당시 코로나 팬데믹과 미얀마의 정정불안이 이어져 아직까지 현장 수색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KAL858기 유족회와 박선원, 정진욱 의원실은 지난해 12월 2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외교부와 국토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토론회를 개최했다. [자료 사진 - 통일뉴스]
KAL858기 유족회와 박선원, 정진욱 의원실은 지난해 12월 2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외교부와 국토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토론회를 개최했다. [자료 사진 - 통일뉴스]

‘대한항공 KAL858기 탑승 희생자 유족회’(회장 김호순, 이하 유족회)는 지난해 12월 2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정진욱 의원실과 함께 토론회를 개최하고 배편으로 태국 푸켓에서 안다만 해역으로 이동해 수색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외교부는 지난 22일 기자의 질문에 “KAL858기 추정 동체 조사단 파견을 미얀마 현지 정세와 우리 조사단 파견 시 안전 확보 문제 등 제반 사안을 고려하여 범정부 차원에서 신중 검토하고 있다”며 “향후 미얀마 군부 대 반군부 간 교전 중단 등 현지 정세가 안정화되는 것이 필요하다”는 원론적 입장을 재확인했다.

MBC 뉴스데스크는 2020년 1월 23일 미얀마 안다만 해저에서 KAL858기 동체로 추정되는 물체를 발견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자료 사진 - 통일뉴스]
MBC 뉴스데스크는 2020년 1월 23일 미얀마 안다만 해저에서 KAL858기 동체로 추정되는 물체를 발견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자료 사진 - 통일뉴스]

김영 교수는 “1987년 12월 대통령선거 직전에 벌어진 이 비극적 사건을 당시 정권은 사고의 실체적 진실 규명과 유가족들의 간절한 유해 수습 요구는 외면한 채 정략적으로 이용하려고 하여, 진실 규명과 유해 수습과 동체인양 문제는 간과되어 왔다”며 “38년의 세월이 흐르도록 우리 유가족들은 KAL 858기 폭파사건으로 희생된 가족의 시신이나 유품 한 조각도 확인하지 못하고 형식적인 의관장을 치를 수 밖에 없었고, 아직도 그 죽음을 실감할 수 없이 한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조사와 수색의 구체적 실행방법은 국회 토론회에 참석한 박선원 의원과 정진욱 의원, 그리고 정부의 외교부 동남아 2과 정중섭 서기관과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박유준 과장, 전성환 경청통합 수석의 의견을 수렴해 실행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성환 대통령실 경청통합 수석은 지난해 11월 29일 KAL858 유족회가 개최한 38주기 추모제에 참석해 진상규명에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자료 사진 - 통일뉴스]
전성환 대통령실 경청통합 수석은 지난해 11월 29일 KAL858 유족회가 개최한 38주기 추모제에 참석해 진상규명에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자료 사진 - 통일뉴스]

전성환 대통령실 경청통합 수석은 지난해 11월 29일 KAL858기 사건 38주기 추모제에 참석해 “관련 수석실과 또 여러 부처와 협의하고 있다”며 “상황이 녹록치는 않긴 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국민주권 정부에서 여러분의 그 기회의 끈들을 이어가서 진실 규명에 그날까지 함께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김 교수는 “이번 국민주권 정부 시대에 우리 유가족들의 38년간 쌓인 한이 풀리고 국민의 생명을 존중하는 인권존중의 새로운 출발이 되기를 바란다”며 “정부 관련 부처와 담당 책임자들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실행을 할 수 있도록 신속히 조처해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KAL858기 사건으로 실종된 김형 교체기장의 동생인 김영 명예교수는 ‘민주사회를 위한 지식인 종교인 네트워크 공동대표’로서 윤석열 탄핵 촛불집회에 앞장서는 등 우리사회의 민주화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

김 교수는 전화통화에서 “이재명 정부 들어서 과거사 진상규명과 여러 사건으로 숨져간 분들의 명예회복, 인권회복 움직임이 있다”며 “현지 어부들과 대구MBC가 동체 추정 물체의 좌표를 알고 있으니 단계별로 먼저 확인하고 인양해 보자고 촉구하고 여론을 일으키기 위해 호소문을 냈다”고 밝혔다.
 

호소문(전문)

<존경하는 이재명 대통령님과 우원식 국회의장님께>
- KAL 858기 탑승 희생자의 유해와 유품의 확인을 위한 동체 조사와 인양을 촉구하는 한 유가족의 호소문 -

격동하는 세계 정세속에서 내란을 극복하고 민주헌정질서를 회복하시고 빛나는 외교적 성과를 이룩하시느라 노고가 많으신 두 분께 경의와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한 사람의 민주 시민이자 KAL 858기 유가족으로서 간절한 호소를 하나 드리고자 합니다.

1987년 11월 29일 파리에서 바그다드, 아부다비를 거쳐 김포공항으로 오던 115명의 승객과 승무원이 탑승한 대한한공 KAL 858기가 지금 미얀마의 안다만 해역 상공에서 폭파되었습니다. 1987년 12월 대통령선거 직전에 벌어진 이 비극적 사건을 당시 정권은 사고의 실체적 진실 규명과 유가족들의 간절한 유해 수습 요구는 외면한 채 정략적으로 이용하려고 하여, 진실 규명과 유해 수습과 동체인양 문제는 간과되어 왔습니다.

38년의 세월이 흐르도록 우리 유가족들은 KAL 858기 폭파사건으로 희생된 가족의 시신이나 유품 한 조각도 확인하지 못하고 형식적인 의관장을 치를 수 밖에 없었고, 아직도 그 죽음을 실감할 수 없이 한을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민주시민들의 끈질긴 저항과 국민들의 주권행사로 권위주의 정권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소중한 가치로 여기는 문민정부로 바뀌면서 과거에 있었던 참사들에 대한 진실규명과 인권유린에 대한 관심과 조사가 이루어져, 제주 4.3 추모제에 대통령 참석, 양민학살에 대한 조사와 유해발굴, 4.16 세월호 참사 및 12.9 이태원 참사에 대한 원인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빛의 혁명’을 통해 민주시민들과 함께 윤석열 검찰독재 정권의 내란을 극복하고 들어선 이재명 대통령의 국민주권정부는 이전 정권보다 훨씬 더 구체적인 과거사 청산과 진실 규명, 유가족들의 한을 풀어주려는 국가적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국민의 생명을 귀하게 여기고 인권존중의 정책을 지향하고 실행하는 이재명 정부의 정책방향과 노력에 대해 경의를 표하며, 1987년에 참사를 당한 KAL 858기 유가족들은 다음과 같이 호소를 드리오니, 정부 관련 부처와 담당 책임자들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실행을 할 수 있도록 신속히 조처해주기를 바랍니다.

1. 정부 당국은 2019년 대구 MBC의 심병철 기자를 비롯한 특별팀이 발견한 KAL기 비행기 동체로 추정되는 물체가 1987년 11월 29일에 추락한 KAL기의 일부인지를 확인해주시고, 그것이 맞다면 우선 수색과 인양을 서둘러주시기 바랍니다.

2. 이미 대구 MBC팀의 수색과정에서 추락 해역의 사고지점 좌표와 수심이 50여 미터라는 것이 확인된 만큼, 우선 긴급하게 예산을 편성하여 수색에 최상 기후조건인 2월 전후에 수색을 서둘러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3. 구체적인 계획은 2025년 12월 23일 국회의원회관 제6간담회의실에서 민주당 박선원 의원과 정진욱 의원이 공동 주최로 개최된 <KAL858기, 동체확인조사,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논의 되었습니다만, 정부 주도의 실행의지와 소요 경비에 대한 국회의 적절한 예산 지원과 협조를 요청합니다.

4. 조사와 수색의 구체적 실행방법은 국회 토론회에 참석한 박선원 의원과 정진욱 의원, 그리고 정부의 외교부 동남아 2과 정중섭 서기관과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박유준 과장,  전성환 경청통합 수석의 의견을 수렴해 실행해주시기 바랍니다.

5. 이번 국민주권 정부 시대에 우리 유가족들의 38년간 쌓인 한이 풀리고 국민의 생명을 존중하는 인권존중의 새로운 출발이 되기를 바랍니다.

2026년 1월 26일

민주사회를 위한 지식인 종교인 네트워크 공동대표
인하대학교 명예교수
KAL 858기 유가족의 한 사람(순직한 KAL 858기 김형 교체기장의 친동생)

김영(金泳)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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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껍데기만 남은 동맹, 미국은 ‘안보 약탈’을 선언했다

  • 기자명 장창준 객원기자
  •  
  •  승인 2026.01.26 15: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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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약탈적 동맹을 선언한 2026 미국 국가방위전략
-발간사에 핵심이 있다: ‘유연한 현실주의’를 표방한 선택적 침략의 선언
-미국의 국방전략 중심: 본토 방어의 실존적 고민과 대중국 ‘힘의 비축’
-안보와 통상 약탈의 예고: GDP 5%의 굴레와 ‘역외 동원’의 덫
-사라진 '비핵화'와 실종된 조선 정책: 위협은 인정하나 대책은 없는 미국의 딜레마
-결론: 전작권 환수의 덫과 동맹의 종언, ‘약탈적 동원’을 거부해야

발간사에 핵심이 있다: ‘유연한 현실주의’를 표방한 선택적 침략의 선언

2026년 1월 23일 발간된 미 전쟁부의 국가방위전략(NDS)은 첫 페이지부터 기존의 외교적 수사를 가차 없이 걷어내고 있다. 피터 헤그세스 전쟁부 장관은 발간사에서 이전 행정부들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그가 사용한 “허황된 국가 건설 프로젝트”, “규칙 기반 국제질서라는 공중에 떠 있는 추상적 개념”이라는 표현은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 사회를 바라보는 냉소적이고도 실용적인 시각을 그대로 보여준다.

주목할 점은 헤그세스 장관이 이를 결코 ‘고립주의’로 정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보고서에서 “유연한 현실주의적 접근 방식”을 강조하며, 미국이 세계 무대에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이익이 걸린 곳에만 압도적으로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는 트럼프 국가안보전략(NSS)의 핵심 기조인 ‘선택과 집중’의 연장선에 있다. 전 세계 모든 분쟁에 개입하여 자원을 낭비하는 대신, 미국의 본토 안보와 경제적 실익에 직결된 사안에만 국방력을 투입하겠다는 계산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미군의 존재 이유는 더 이상 민주주의 가치 수호나 막연한 국제 평화 유지가 아니다. 보고서는 군의 목적을 “결정적인 승리를 거두는 핵심적이고 대체 불가능한 목표”와 “전사 정신의 회복”으로 규정한다. 이는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에 매우 엄중한 경고다. 미국이 공유하는 가치나 도덕적 의무 때문에 한국을 지켜주는 시대는 끝났으며, 이제 모든 안보 지원은 미국의 핵심 이익에 얼마나 부합하는가라는 철저한 ‘전략적 효용성’에 따라 평가될 것임을 선포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국방전략 중심: 본토 방어의 실존적 고민과 대중국 ‘힘의 비축’

보고서가 제시한 4대 노력 방향(LOE) 중 최우선 순위는 단연 ‘미국 본토 수호’다. 표면적으로는 서반구(남미) 내 마약 카르텔 소탕과 국경 안보 강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그 기저에는 미 본토가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실존적 위기감이 깔려 있다.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을 모델로 한 ‘골든돔(Golden Dome)’ 체계를 전 미 대륙에 구축하겠다는 계획은 미국을 거대한 요새로 만들겠다는 선언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초강대국 미국이 느끼는 안보적 불안감이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며, 내부 자원을 외부 투사보다 본토 방어에 우선적으로 할당해야만 하는 절박한 상황임을 시사한다.

대중국 견제 전략 역시 단순한 대결을 넘어선 ‘힘을 통한 평화’와 ‘비축’에 방점이 찍혀 있다. 보고서는 중국과의 즉각적인 전면전보다는 ‘거부적 억제(Deterrence by Denial)’를 강조한다. 이는 트럼프 국가안보전략(NSS)이 천명한 "미국을 압도하는 국가의 등장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고수하되, 당장 중국과 정면충돌하기보다는 승리를 위해 필요한 압도적 힘을 먼저 복원하겠다는 계산이다. 즉, 대결의 포기가 아니라 ‘이길 수 있는 시점’을 만들기 위한 장기적 준비 단계인 셈이다.

결국 이번 NDS가 그리는 구도는 신냉전의 완화가 아니라 ‘중국을 압도하기 위한 장기전’의 본격화다. 미 본토를 요새화하여 배후를 안정시킨 미국은, 이제 인도-태평양의 최전선인 제1도련선에 미군의 전략 자산을 더욱 조밀하게 배치하며 대중국 포위망을 강화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 포위망을 유지하는 핵심 동력으로 동맹국들의 군사력과 재원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동원한다는 사실이다. 미국이 제1도련선 방어의 고삐를 죄는 만큼,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은 미국의 패권 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해 더 많은 비용과 인명을 투입해야 하는 ‘동맹의 병참기지화’라는 냉혹한 현실에 직면하게 되었다.

안보와 통상 약탈의 예고: GDP 5%의 굴레와 ‘역외 동원’의 덫

이번 NDS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대목은 동맹국에 요구하는 구체적인 비용 청구서다. 보고서는 동맹국들이 GDP의 최소 5%(핵심 군사비 3.5%, 안보 인프라 1.5%)를 지출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는 현재 한국 국방비의 두 배에 달하는 압박인 동시에, 안보를 담보로 한국의 재정과 산업 주권을 침해하는 ‘약탈적 동맹관’의 실체다.

하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돈보다 ‘전략적 유연성’의 강요에 있다. 보고서는 주한미군의 역할을 한반도 방어에만 묶어두지 않고, 인도-태평양 지역 전반을 아우르는 ‘역외 기동군’으로 전환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한다. 이는 주한미군이 미국의 필요에 따라 언제든 한반도를 떠나 분쟁 지역으로 투입될 수 있음을 의미하며, 나아가 ‘상호운용성’과 ‘현대화된 동맹’이라는 미명 하에 한국군 역시 미국의 역외 작전에 강제 동원되는 길을 열어놓았다. 동맹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의 젊은이들이 우리 국익과 무관한 타국의 전장에 동원될 위험이 가시화된 것이다.

또한, 보고서가 강조하는 ‘결정적이지만 제한적인(critical but limited) 지원’이라는 표현을 눈여겨봐야 한다. 이는 미국이 안보 책임에서 손을 떼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한국의 독자적인 안보 역량 강화를 요구하면서도, 핵심적인 군사 자산과 지휘 통제권은 여전히 미국이 쥐고 흔들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즉, 전쟁의 결정적 순간에는 미국이 주도권을 행사하되,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인명 피해, 그리고 재래식 방어의 부담은 한국에 전가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미국은 한국의 방위 산업 기반(DIB)을 자국의 공급망에 편입시켜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통상 약탈’과 동시에, 한국군을 미국의 글로벌 전략을 뒷받침하는 하위 군사 체계로 예속시키려 하고 있다. 한국은 천문학적인 방위비를 지불하면서도 정작 우리 안보의 주도권을 잃고 미국의 ‘병참 기지’이자 ‘인적 자원 공급처’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다.

사라진 '비핵화'와 실종된 조선 정책: 위협은 인정하나 대책은 없는 미국의 딜레마

이번 NDS에서 한반도 정책의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단연 ‘비핵화’ 목표의 실종이다. 트럼프 국가안보전략(NSS)에서 조선이 아예 언급조차 되지 않았던 것과 대조적으로, 이번 NDS는 조선을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러시아 등에 비하면 그 비중은 현격히 낮다. 이는 조선 문제를 구체적으로 다루기 꺼려하면서도, 고도화된 핵 위협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트럼프 행정부의 깊은 고민을 드러낸다.

보고서는 조선의 핵무력을 “미 본토에 대한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협”으로 규정하며 미 본토 방어와 현대적 억제력 구축을 강조한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지점은 ‘비핵화’가 빠진 자리에 ‘핵보유국 인정’ 역시 들어서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즉, 현재 미국의 대조선 정책은 사실상 ‘실종 상태’에 가깝다. 조선의 핵이 본토를 위협하는 실체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모호함은 조선과의 대화 선언도, 그렇다고 무제한적인 대결 선언도 아니다. 오히려 조선의 비약적인 핵무력 증강 앞에서 군사적 대결을 회피할 수밖에 없는 미국의 불가피한 처지가 반영된 결과다. 미국은 대화와 대결의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는 듯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전략적 유연함이라기보다는 뚜렷한 해법이 없는 상태에서 상황을 관리하려는 ‘전략적 방치’에 가깝다.

결론: 전작권 환수의 덫과 동맹의 종언, ‘약탈적 동원’을 거부해야

미국은 이 모든 파괴적 변화를 ‘동맹 현대화’와 ‘책임 균형의 재편’이라는 그럴듯한 용어로 포장하고 있다. 특히 한국에 더 많은 군사적 주도권을 부여하겠다는 식의 논리는 자칫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나 자주국방의 완성처럼 비춰질 수 있다. 하지만 그 실상은 전작권 환수라는 달콤한 미끼를 던져 한국의 국방 자원을 미국의 방위전략에 강제로 동원하려는 ‘기만적 술책’에 불과하다. 미국이 말하는 ‘자주’는 한국의 주권 회복이 아니라, 미국이 지고 있던 위험과 비용을 한국에 전가하고 미군은 대중국 견제라는 자신들의 핵심 이익을 위해 자유롭게 움직이겠다는 ‘전략적 유연성’의 극치일 뿐이다.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상에서 한미, 한미일 군사연습은 앞으로 더욱 빈번해지고 고도화될 것이다. 그러나 이 연습들의 실질적인 목적은 한반도 방어가 아니다. 미 본토 방패막이를 세우고 대중국 포위망에 한국과 일본을 돌격대로 세우려는 ‘동원 시스템’의 강화가 본질이다. 미국의 국가방위전략을 위해 우리 군과 자산을 동원하는 시스템이 공고해질수록,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보 환경은 완화되기는커녕 일촉즉발의 긴장 상태로 내몰리는 역설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이제 한미동맹은 사실상 껍데기만 남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맹의 기본 전제는 상호 방위다. 그러나 자국의 위협은 자국이 책임지라는 이번 NDS의 선언은 사실상의 ‘동맹 파기 선언’이자, 미국이 더 이상 동맹 논리가 아닌 ‘약탈 논리’로 국방 정책을 펼치겠다는 선포다. 미국의 전략적 편익을 위해 동맹국을 약탈하는 시스템은 결코 ‘동맹’이라 불릴 수 없다.

이재명 정부는 전작권 환수나 자주국방이라는 명분에 현혹되어 미국의 국방 예산을 대신 분담하고 국가의 운명을 타국의 패권 전략에 맡기는 위험한 거래를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 이제 맹목적인 ‘한미동맹 신화’의 시대는 끝났다. 2026 NDS가 보여준 냉혹한 현실주의에 맞서, 우리 역시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독자적인 생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미국이 우리를 파트너가 아닌 약탈의 대상으로 대한다면, 우리 또한 동맹의 가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주권 국가로서의 길을 당당히 선언해야 한다. 그것이 이 약탈적인 국가방위전략이 우리에게 던지는 마지막이자 가장 엄중한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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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칼 빼든 대통령…추가 대책 촉각

이태경 편집위원,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red196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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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 입력 2026.01.26 00:20

  • 수정 2026.01.26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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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거주 1주택자 장특공 축소·보유세 강화 변수

이재명 대통령 “정부 이기는 시장 없어"

이 대통령 “(양도세)유예 반복한 정부 잘못도 있어”

"저항 많아도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 탈출"

강남 재건축엔 수억원 낮춘 급매물도 등장해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재연장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불과 며칠 전에 같은 의사를 피력했는데도 또다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는 5월 9일로 끝날 것이라고 못을 박은 것이다. 이에 관한 대통령의 의지가 얼마나 확고한지를 잘 보여준다. 대통령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조치를 종결하는 걸 정상사회로 복귀하는 것이라고 묘사했다. 지금껏 그래왔듯 이번에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조치가 연장될 것으로 기대했던 시장은 놀란 기색이다. 급매물이 나오는 곳도 있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대거 없애고 고가 주택에 대한 종부세를 정상화시킨다면 서울 아파트 시장은 빠르게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 “대한민국 예측가능한 정상사회로 복귀 중”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5월 9일 만료되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와 관련해 “재연장을 하도록 법을 또 개정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고 25일 말했다.

윤석열 정부 때 도입된 이 제도는 주택거래 활성화를 도모하는 취지에서 다주택자의 주택 매매 시 부과되던 양도세 중과분을 한시적으로 면제하는 것으로,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 “기간 연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강력하게 말하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다시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5월 9일에 종료되는 것은 지난해 이미 정해진 일”이라며 제도를 유예하지 않고 폐지하겠다는 뜻을 다시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 엑스 캡처

이어 “비정상으로 인한 불공정한 혜택은 힘들더라도 반드시 없애야 한다”며 “비정상적인 버티기가 이익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한민국은 예측 가능한 정상 사회로 복귀 중이다. 비정상을 정상화할 수단과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며 “시장을 이기는 정부도 없지만, 정부를 이기는 시장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 “부동산불로소득공화국 탈출해야”

또한 이 대통령은 “지난 4년간 유예가 반복되면서 (또 기간이 연장될 것이라고) 믿도록 한 정부의 잘못도 있다”며 “올해 5월 9일까지 계약한 것에 대해서는 중과세를 유예해 주도록 국무회의에서 의논해보겠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주택시장 정상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상법 개정 이슈를 예로 들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정상화를 위한 상법 개정을 두고 기업과 나라가 망할 것처럼 호들갑을 떨며 저항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막상 개정하고 나니 기업과 국가, 사회가 모두 좋아지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잃어버린 30년’을 향해 치닫는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을 탈출하는 데에도 고통과 저항은 많겠지만, 필요하고 유용한 일이라면 피하지 말아야 한다”며 “큰 병이 들었을 때는 아프고 돈이 들더라도 수술할 것은 수술해야 한다. 잠시 아픔을 견디면 더 건강해지고 돈도 더 잘 벌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자료집을 손에 들고 발언하고 있다. 2026.1.20.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호가 수억원 낮춘 급매물도 등장한 서울 아파트 시장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조치를 폐지하겠다고 이재명 대통령이 거듭 강조함에 따라 시장은 혼란에 빠졌다. 막연히 유예연장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던 탓이다.

이미 다주택자의 상당수가 매도나 증여를 택했지만, 지금까지 처분을 망설이던 사람들은 급하게 됐다.

송파구 잠실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정부가 세금을 올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도 집값이 계속 오르니까 집을 팔지 않고 버티던 다주택자들이 비상이 걸렸다”며 “토허구역이라 임차인의 임대기간이 남아 있으면 당장 집을 팔 수도 없는데 이제와서 양도세 중과 유예 일몰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하니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라고 말했다.

특히 강남권이나 한강벨트 일대는 10.15대책 이후 초강력 대출 규제로 거래가 급감한 상황에서 양도세 중과 시행 전까지 팔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양도세 중과를 앞두고 서울 강남권 초고가 재건축 단지에선 이미 직전 거래가 대비 수억 원 낮은 급매물이 등장하기도 했다. 아파트값이 60억∼130억 원에 달하는 강남구 압구정 구현대는 현재 정상 매물 대비 5%가량 싼 급매물이 나와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일각에선 다주택자들이 절세를 위해 양도차익이 적은 주택부터 매각하면서 서울보다는 수도권이나 지방 주택 시장이 더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과 경기 12곳을 제외한 비규제지역의 주택은 양도세 중과 대상이 아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율. 자료 : 국세청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장특공 축소하고 고가주택에 대한 종부세 정상화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일단 시장에서 예의주시하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조치를 연장하지 않고 폐지하겠다고 공언함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이제 그 다음 스텝이 무엇일지에 쏠리고 있다.

힌트는 이 대통령이 25일 자신의 X에서 “읽어버린 30년을 향해 치닫는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을 탈출하는 데 고통과 저항은 많겠지만, 필요하고 유용한 일이라면 피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힌 대목이다. 이미 역대 가장 강력한 대출정책을 쓰고 있는데다 곧 공급대책까지 나올 예정이다. 토지거래허가제까지 사용해 거래도 묶은 터다. 남은 건 세금정책일 수밖에 없다.

시장에선 앞으로 보유세와 양도세를 포함해 강도높은 부동산 세제 개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만약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혜택을 대거 축소하고 고가1주택에 대한 종부세를 정상화시킨다면 ‘한강벨트’를 위시해 들끓던 서울 아파트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한강변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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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지지율 53% 제자리…“오천피 이뤘지만 이혜훈 악재” [리얼미터]

민주 42.7%, 국힘 39.5%

장나래기자

  • 수정 2026-01-26 09:22등록 2026-01-26 08:43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울산의 마음을 듣다’ 타운홀미팅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지난주와 같은 53.1%를 기록했다. 코스피 5000선 돌파 등으로 주 중반까지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혜훈 청문회 등 악재가 겹치며 보합세를 보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9∼23일 전국 18살 이상 유권자 25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의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포인트)를 보면, 이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지난주와 같은 53.1%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지난주보다 0.1%포인트 하락한 42.1%로 조사됐다. 긍·부정 격차는 지난주 10.9%포인트에서 11%포인트로 소폭 벌어졌다.

리얼미터는 “코스피 5000 돌파라는 경제 호재와 신년 기자회견 효과로 주 중반까지 상승세를 유지했다"며 “그러나 주 후반 이혜훈 장관 후보자의 ‘부정청약 및 갑질’ 의혹을 둘러싼 인사청문회와 여권 내 합당 논란이 인사리스크와 정치적 내홍으로 작용해 경제적 상향 압력을 상쇄하며 최종 보합세로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간 흐름을 보면, 지난주 16일 긍정평가가 51.7%로 마감한 뒤 20일 53.3%, 21일 55.9%로 올랐고 코스피지수가 장중 5000을 돌파한 22일 55.2% 등 50% 중반대를 이어갔으나 이 후보자 청문회가 실시된 23일 50.9%로 전날보다 4.3%포인트 급락했다.

또 지난 22∼23일 전국 18살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정당 지지도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지난주보다 0.2%포인트 오른 42.7%를 기록했다. 국민의힘은 2.5%포인트 오른 39.5%로 집계됐다. 민주당은 소폭 상승했고, 국민의힘은 2주 연속 상승하면서 양당 격차는 지난주 5.5%포인트에서 3.2%포인트로 좁혀졌다.

리얼미터는 “민주당은 지역 통합 추진과 경제 호재가 지지율을 견인했지만, 공천 헌금 스캔들 수사 확대와 기습 합당 제안에 따른 당내 갈등이 도덕성 및 운영 안정성에 타격을 주며 상승 폭을 억제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장동혁 대표 단식 종료(박근혜 방문)를 계기로 보수 통합 명분을 확보하며 상승 발판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국혁신당 3.2%(0.7%포인트↑), 개혁신당 3.1%(0.2%포인트↓), 진보당 1.5%(0.2%포인트↓), 무당층은 8.9%(2.6%포인트↓) 등 차례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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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과 조카를 직접 묻었다"… '천연자원의 땅' 모잠비크에 무슨 일이?

[자원의 저주, 모잠비크] ① 실향민 마을 르포(상) : 굶주리는 사람들

손가영 기자 | 기사입력 2026.01.26. 07:08:44

지난해 11월 말과 12월 초 모잠비크를 방문했다. 한국 기업과 공공기관이 참여한 신규 천연가스 개발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서다. 기후 위기 가속화를 막으려면 더는 화석연료를 새로 개발하지 않아야 한다는 게 국제적 권고다. 모잠비크에서의 가스 개발 문제는 더 깊고 거대했다. 현지에서 기후 위기를 질문했으나, 돌아온 답은 기후 정의였다. '기후 과학'만 보는 렌즈는 관찰자들의 여유로움이라고 했다. 현장은 황폐하고 참혹했다. 가스전은 자연과학의 문제를 벗어나, 개발 지역 300만 명 인구의 죽음에까지 영향을 주는 거대한 사회경제적 문제로 확장돼 있었다.

개발지역 카부델가두주는 9년 째 분쟁이 끝나지 않는다. 최소 6200여 명이 죽고 130만 명이 피난했으며, 가난은 더 심화했다. 분쟁과 가난은 가스전과 이어져 있고, 가스전에서 나올 돈은 한국과 이어져 있다. 기후 정의의 눈으로 본 모잠비크 가스전 현장을 9개 기사로 연재한다. 가장 먼저 분쟁의 모습부터 전한다. 편집자

마리아(35)는 6년 전 그날을 아직 생생히 기억했다. 2019년 3월, 무장한 반군이 고향 마을 무코조(Mucojo)를 습격해 방화, 살상을 벌였다. 총성이 들리자 마리아는 마을 뒤 숲으로 내달렸다. 그렇게 내리 3일을 숲에 숨어 지냈다. 풀숲과 나무 기둥에 몸을 숨겼고, 밤이 되면 나무 아래에서 잤다. 물도, 밥도 없이 견뎠다.

마리아는 그날 삼촌의 머리도 손수 땅에 묻었다. 습격자들은 삼촌의 머리를 잘랐다. 그러곤 잘린 머리를 그의 아내에게 줘 직접 들고 가게 했다. 마리아는 도망친 숲에서 가족들과 땅을 파고 삼촌의 머리를 묻어줬다. 삼촌 말고도 머리가 잘린 이웃들은 많았다.

3일 후, 마리아는 피난을 떠났다. 가족, 이웃 등 수십 명이 함께 였다. 대부분이 신발을 신을 새 없이 도망친 상태였다. 이들은 맨발로 꼬박 15시간 동안 45㎞(킬로미터) 숲길을 걸어 읍내 마코미아(Macomia)시에 도착했다. 가는 길에 노인과 아이들 여럿이 죽었다. 마리아는 "먹을 게 없어서, 배가 고파서 사람들이 많이 죽었다"며 "우리는 울고, 울고, 또 울었다"고 말했다.

피난민을 딱히 여긴 한 주민이 이들을 시우레(Chiure)구까지 차로 데려다줬다. 남쪽으로 150여㎞ 떨어진, 그때는 반군의 영향권 밖에 있었던 카부델가두(Cabo Delgado)주 최남단 지역이다. 마리아는 그로부터 지금까지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6년째 이곳 시우레의 메가루마 강제실향민 마을(Megaruma IDPs center)에서 산다.

<프레시안>은 지난해 11월 29~30일 이틀간 메가루마 실향민 마을을 방문했다. 이곳에서 만난 10명의 피난민이 가장 절박하게 얘기한 건 식량이다. 이들은 "너무 배가 고프다", "죄수처럼 살고 있다", "너무 오래 굶고 있다"라고 힘겹게 말했다.

▲인터뷰에 응한 파울로(왼쪽)와 셀리마의 뒷모습. ⓒ프레시안(손가영)

▲2015년 11월 29일 방문한 카부델가두주 메가루마 강제실향민 마을(Megaruma IDPs center). ⓒ프레시안(손가영)

가장 가난한 땅, 카부델가두

모잠비크 카부델가두는 분쟁지역이다. 2017년 10월부터 지금까지 9년째 반군과 정부군의 무력 충돌과 폭력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 외교부도 출국을 권고하는 적색경보를 발령 중이다.

반군은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알샤바브(Al-Shabaab)', '안사르 알순나(Ansar al-Sunna)' 등 종교와의 연관성을 강조하는 단어부터 비국가 무장 단체 등이다. 지역 주민들은 알샤바브라고 흔히 부르고, 유엔(UN)은 비국가 무장 단체라고 표현한다. 이들이 등장한 맥락은 복합적이다. 종교, 민족, 빈곤, 불평등, 정부 부패, 자원 착취 등의 문제가 오래 누적된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지금까지 130만여 명 피난민이 발생했다. 주 전체 인구 대비 46.4%다. 이 중엔 고향으로 다시 돌아간 주민도 있고, 2번 이상 피난을 반복하는 주민도 있다. 실향민 마을은 주 전역에 98개(2024년 7월 기준)가 있다. 이곳 메가루마 실향민 마을은 2020년 만들어졌다. 지금은 520여 가구가 살고 있다.

초기 반군의 목표는 공무원과 경찰, 군인 등이었으나, 폭력 행위는 민간인 살상, 약탈, 방화 등으로 무차별적으로 확산했다. 주민의 정체를 의심하는 군인과 경찰의 주민 살해와 약탈 문제도 심각하다. <프레시안>이 만난 실향민 10명 모두 "누구도 구원하지 않는 땅"이라고 비관했다.

▲모잠비크 카부델가두주 위치(왼쪽)와 카부델가두 확대 지도. 분홍색 점은 인터뷰에 응한 피난민 10명의 고향이다. 노란색 점은 <프레시안>이 방문한 IDP 마을과 LNG 개발지인 아푼지 지역을 표시했다. ⓒ프레시안(손가영)

호아키나(61)는 2019년 가족 넷을 잃었다. 반군이 고향 마을을 습격했을 때, 그의 딸은 남편과 아이 2명과 함께 집 안에 있었다. 습격자들은 그 집에 불을 질렀다. 호아키나는 딸의 가족이 산 채로 불타는 것을 봤다. 그는 다른 가족들 5명과 함께 숲으로 도망쳤다.

"반군이 사람들을 참수했어요. 이웃들의 잘린 머리 사이로 도망쳤어요. 걷고, 걷고, 또 걸었어요. 계속 숲속에서 잤어요. 그렇게 계속 걸었더니 도로에 이르렀어요. 누군가의 차를 타고 이곳까지 왔어요. 모두가 오진 못했죠. 물도 없고, 먹을 것도 없어 노인과 아이들이 먼저 죽어갔어요. 몇 명이 죽었냐고요? 그건 몰라요. 그러나 매우 많은 사람이 죽었다는 건 알아요."(호아키나)

살해된 가족, 이웃을 땅에 손수 묻어준 피난민도 한둘이 아니다. 6년 전 이곳에 온 중년 남성 아싸니는 "머리가 잘린 삼촌과 조카의 시신을 직접 땅에 묻어 줬다"고 담담히 말했다. 그는 첫 습격이 시작된 때 숲으로 도망쳐 3개월간 노숙했다. 3개월간 카사바(모잠비크 주식인 뿌리식물)와 물만 먹었다. 마을이 잠잠해진 때 다시 돌아갔으나, 무장 세력에게 내쫓겼다. 그는 "사냥하듯 숲까지 우릴 쫓아왔고, 사람들을 죽였다"며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모든 과정이 고통이었다. 지금도 고통밖엔 없다." 아싸니는 이리 말하며, 정주하지 못하는 고통을 토로했다. 그는 마을에서 다시 추방된 후 인근 큰 마을로 도망가 그곳에서 다른 이의 농사를 대신해 주거나 임시직을 전전하며 돈을 모았고, 돈을 번 즉시 남쪽의 남풀라주까지 피신했다. 농부였던 그에게 생계는 곧 농사였다. 그러나 농지는 구할 수 없었고, 집세는 감당할 수 없었다. 그렇게 이곳 실향민 마을로 찾아오게 됐다.

▲실향민 마을의 집. 피난민들은 인간답게 살 수 없는 환경이라고 말한다. ⓒ프레시안(손가영)

▲인터뷰에 응한 아싸니의 뒷모습. ⓒ프레시안(손가영)

군경도 주민 살상

어떤 여성들은 피난길에 출산했다. 파울로(53)가 2020년 2월 가족 9명과 함께 고향에서 도망쳤을 때, 그의 아내는 출산이 임박했다.

"아내와 아이들, 형제들을 데리고 도로가 보일 때까지 15㎞ 정도를 하염없이 걸었어요. 1시간 정도 기다리니 차가 지나갔고, 우릴 도와줬어요. 다음 날 다시 차를 빌려 타고 남쪽을 가는데 다리가 끊겨 있었어요. 강을 걸어서 건너야 했어요. 그렇게 또 길에서 차를 빌려 타고 또 타, 이곳까지 왔어요. 우리가 이곳에 온 첫 번째 실향민입니다."

습격은 두 번 세 번 되풀이되고 있다. 그의 마을도 2년 후 두 번째 습격을 받았다. 고향엔 피난을 떠나지 못한 이들이 남아 있었다. 파울로는 "다시 마을에 방화, 살해가 이어졌고, 이번엔 37명이 참수됐다"고 전했다. 남은 이들은 해안에서 배를 구해 70㎞를 넘게 항해해 남부에 도착했다. 이 과정에서 임신한 그의 조카는 숲속에서 아이를 출산했다.

반군의 살상에 더해, 모잠비크 군경의 가혹행위도 주민들을 힘들게 한다. 살리모(45)의 고향 마을은 2019년 11월 반군의 습격으로 12명이 사망했다. 살리모는 "그러나 군대와 반군을 구분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군대가 숲속에 있는 자들(반군)보다 더 나쁠 때가 있다"며 "사람들의 물건을 훔치거나 빼앗아 가기도 일쑤"라고 말했다.

같은 지역에서 피난을 온 압달라(40)도 "반군, 군대 가릴 것 없이 사람들을 죽이는 것을 보고 피난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압달라는 2020년 이곳으로 처음 피난을 왔다가 2022년 고향으로 돌아갔으나, 고향에서 군대가 민간인을 공격하는 것을 보고 다시 고향에서 도망쳤다. 그는 "주민을 보호해야 할 군대가 주민을 '알샤바브'라 몰아세우며 죽이기 시작했다"며 "사람이 죽어가는 곳에 머물 수 없다. 우린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인근 도로 모잠비크 군대 차량. ⓒ프레시안(손가영)

▲셀리마가 두 살 난 아이를 안고 있다. ⓒ프레시안(손가영)

'땅은 사람 버리지 않아' 귀향 간절한 사람들

"너무 오래 굶고 있어요. 우리는 농부예요. 그런데 땅이 없어요. 농사를 지을 수가 없어요. 돈을 벌 수 없고, 나를 먹일 수가 없어요. 너무 고통스러워요."

두 살 아이를 안은 채 인터뷰에 응한 셀리마(24)는 "죄수처럼 살고 있다"고 말했다. 카부델가두 주민들은 대다수가 농부, 어부다. 이들에게 피난은 생계의 붕괴다. 셀리마는 "음식을 구하려면 다른 이들의 농지에 가서 일을 해주고 카사바를 얻는 방법밖엔 없다"며 "그런데 주인들로부턴 부당대우를 받기 일쑤고, 우린 농지를 임대할 돈도 없다"고 말했다. 한 해 1000메티칼(약 2만 4000원) 임대료도 낼 형편이 안 돼, 농지 임대는 하늘의 별 따기와 같다. 교통비 100메티칼(약 2400원)조차 내지 못해, 아파도 병원을 못 가는 처지다.

그의 옆에서 이야기를 듣던 아싸니는 "땅은 사람을 버리지 않는다(Land never reject anyone)"는 지역의 오랜 속담을 말했다. "농부들은 땅이 있으면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다"고, "고향엔 그런 땅이 있었고, 우린 살아갈 수 있었다"고도 했다. 그는 "하지만 여기선 그렇게 살 수가 없다"며 "고향에 꼭 돌아가고 싶다"고 여러 번 말했다.

12명의 자녀를 둔 파울로는 "자식들에게 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고향에서 농사와 기계수리를 하며 살았다. 피난 후, 고혈압 증세가 심해진 그는 그동안 여러 번 쓰러졌다. "병원에 갈 수는 있지만, 병원에 약이 없다. 약은 비싼 사립 약국에 있다"고 말했다. "멀리 북부에 사는 아들 하나가 캐슈너트를 팔아 보내주는 돈으로 겨우 옥수수를 사먹으면서 산다"고도 했다.

피난 초기 지원받았던 가재도구들, 이를테면 냄비, 바구니, 오두막집, 지붕으로 쓸 비닐 등은 지난해 초대형 사이클론으로 모두 잃었다. 모잠비크는 기후변화로 심각한 기상이변을 겪는 나라다. 파울로는 "모든 게 사라져 고향으로 돌아가려 해도 '알샤밥'이 여전히 그곳에 있어서 갈 수가 없다"고 말하며 덧붙였다.

"제가 이 이야기를 계속 하면, 밤이 될 거예요. 그래서 여기서 그만하는 게 낫겠어요." (계속)

▲마을 한 편에 건축에 쓰기 위한 목재가 쌓여 있다. ⓒ프레시안(손가영)

기사의 모든 피난민의 이름은 신변 보호를 위해 가명을 썼습니다. 고향, 피난 시기 등은 아래와 같습니다. 기사에서 지역 구분 Province는 '주'로, 주 내의 행정구역 District는 '구'로 번역했습니다.

- 마리아 : 마코미아구 무코조 출신. 2019년 3월 무장단체의 마을 습격으로 피난.

- 호아키나 : 키상가구 출신. 2019년 피난.

- 살리모 : 모심보아 다 프라이아구 출신. 2019년 11월 피난.

- 아싸니 : 마코미아구 샤이 출신. 2020년 피난.

- 마을 대표 : 모심보아 다 프라이아구 출신. 2020년 피난.

- 파울로 : 키상가구 카젬베 출신. 2020년 2월 피난.

- 셀리마 : 마코미아구 샤이 출신. 2020년 여름 피난.

- 압달라 : 모심보아 다 프라이아구 출신. 2020년 10월, 2022년 두 번 피난.

- 라시드 : 시우레구 마제제 출신. 2023년 2월 피난.

- 우쎄네 : 시우레구 시우레벨류 출신. 2024년 3월 피난.

※ 용어 통일 : 카부델가두에서 무력 공격행위를 이어가는 무장 단체는 '반군'이라고 적었습니다. 일련의 폭력 사태와 무력 충돌은 '분쟁'이라고 적었습니다.

※ 이 기사는 세명대학교 저널리즘대학원의 지원으로 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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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대부' 이해찬 별세... "평생을 민주주의에 헌신"

이해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25일 베트남에서 치료 중 별세했다고 민주평통이 밝혔다. 향년 73세. 사진은 2025년 11월 열린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취임식에 참석한 이해찬 수석부의장 모습 ⓒ 연합뉴스

[기사 보강 : 25일 오후 7시 10분]

베트남 출장 중 건강이 악화한 이해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25일 별세했다.

민주평통은 이날 "이해찬 수석부의장님이 별세하셨다"라며 "현지 의료진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현지시간 1월 25일 오후 2시 48분 운명하셨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유가족 및 관계기관과 함께 국내 운구 및 장례 절차를 논의 중"이라며 "유가족에게 따뜻한 위로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민주평통에 따르면 이 수석부의장은 민주평통 베트남 운영협의회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22일 호찌민에 도착했다. 이후 23일 급작스럽게 몸 상태에 이상을 느껴 긴급 귀국 절차를 밟았지만 호흡 곤란으로 현지 병원 응급실로 긴급 이송됐다. 심근경색 진단을 받은 이 수석부의장은 현지에서 스텐트 시술 등을 받았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1952년 충남 청양에서 7남매 중 다섯 째로 태어난 수석부의장은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재학 시절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을 계기로 학생 운동에 뛰어들었다. 민주화 이후 정계에 입문한 고인은 7선 의원을 지냈다. 김대중 정부에서 교육부 장관을, 참여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역임했다. 2018년 더불어민주당 대표로 취임했으며, 이후에도 민주 진영의 어른으로 구심적 역할을 해왔다. 이재명 출범 후 지난해 10월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에 임명됐다.

이 부의장이 위독하다는 소식에 이재명 대통령은 조정식 정무특보를 베트남으로 급파했다. 이재정·김현·이해식·최민희 의원 등 '이해찬계'로 통하는 의원들도 베트남 현지로 향해 국내 병원 이송 방안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정치권 애도글 잇따라... "민주주의 위해 헌신하신 이해찬 전 총리님... 명복을 빈다"

이해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25일 베트남에서 치료 중 별세했다. 사진은 지난 2012년 6월 9일 '민주통합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이해찬 수석부의장이 대의원들과 당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모습. ⓒ 유성호

이 부의장의 영면 소식이 전해지자 정치권에서는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별세 소식을 접하자마자 제주 일정을 취소하고 서울로 온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이해찬 전 총리님께서 운명하셨다는 비보에 가슴이 무너진다"라며 "평생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하신 민주당 이해찬 상임고문님의 명복을 빈다"라고 추모했다.

고 이해찬 부의장의 문병을 위해 베트남을 방문 중이던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평생동안 민주화와 민주정부를 위해 헌신하신 총리님, 훌훌 털고 편안히 영면하십시오"라며 "감사했고 진정으로 사랑했고 앞으로도 사랑하겠습니다. 총리님!"이라고 애도의 뜻을 밝혔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역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비서실장이 된 이후 총리님께서 하셨던 말들이 불현듯 떠오를 때가 많다"라며 "결국 정치는 사람의 삶을 더 나아지게 하는 일이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누구보다 치열하게 현실을 고민하셨다"고 고인을 기렸다. 그는 "'가치는 역사에서 배우고, 방법은 현실에서 찾는다' 총리님 삶을 관통하던 이 한 문장 저 역시 가슴에 새기겠다"라며 "한 번만 더 뵐 수 있다면 좋았을 것을요. 부디 평온하게 영면하시기를 바란다"라고 애도를 표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해찬 총리님은 평생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지키기 위해 헌신하셨다. 감히 후원회장을 맡기도 하였지만 늘 여쭙고 배웠다"라며 "2019년 제가 독화살을 맞던 시간 당신께서는 단호한 어조로 사태의 본질을 말씀하시며 흔들리지 말고 마음 굳게 먹으라고 당부하셨다. 꽉 잡아주시던 그 손을 잊지 못한다"며 추모 글을 올렸다. 조 대표는 "이해찬 총리님, 이제 무거운 짐 내려놓고 평온히 쉬십시오"라며 "가르쳐주신 대로 남겨주신 발자국을 기억하며 살겠습니다. 당신의 치열함과 치밀함을 새기겠다"라고 밝혔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라며 "오랜 세월 대한민국 정치 현장에서 소임을 다하셨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라고 글을 올렸다.

국민의힘 "깊은 애도 표한다"

국민의힘도 "급작스러운 비보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라고 밝혔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이날 공식브리핑을 통해 "이해찬 수석부의장은 7선 국회의원과 국무총리를 지내며 정치의 중심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분이었다"라며 "재야에서 시작해 국정의 책임을 맡기까지의 길은 우리 정치사의 한 장면으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 수석대변인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국민들과 함께 슬픔 속에 계신 유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라고 덧붙였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고인의 발자취를 기억하겠다"며 애도의 뜻을 밝혔다. 오 시장은 "대한민국 정치의 한 축을 책임지시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신 고인의 발자취를 국민과 함께 기억하겠다"라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슬픔 속에 계실 유가족분들께도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전했다.

#이해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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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대미 로비, 개인정보 유출 조사 ‘미국 기업 탄압’으로 둔갑

미국 여론 흔드는 쿠팡 로비

미 부통령, 쿠팡 사태 언급

“전략적 로비 없이는 불가능”

쿠팡, 4년간 156억 로비 활용

“조폭이 경찰을 협박하는 것”

쿠팡의 로비가 미국에 먹힌 모양이다. 미국 언론과 정치권에서 쿠팡을 옹호하는 발언이 나온 가운데, 제이디 밴스 미국 부통령이 김민석 국무총리와 첫 만남에서까지, 쿠팡 사태를 언급한 거다.

김 총리는 밴스 부통령과의 만남에서 그가 가장 먼저 꺼낸 질문이 “쿠팡 문제였다”고 말하며 “양국 간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관리하자는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안보나 경제 협력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 부통령급 회담에서 기업 간 문제를 최우선으로 언급한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라, 내정 간섭 우려가 제기된다.

22일 데일러 콜러(The Daily Caller) 기사 갈무리. (제목:그리노크스, 한국 정부 미국 기업 차별 및 베이징과의 유착 관계 비난) ⓒ The Daily Caller

2025년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참사를 기점으로 미국 언론과 정치권에서 한국의 규제가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이란 주장이 거세진다. 이에 국내에서는 “미국의 정·재계가 쿠팡의 불법 행위는 외면하고 내정 간섭을 함부로 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쿠팡의 주요 투자사인 그린오크스와 알리미터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의향서를 제출했는데, 로이터 통신, 비즈니스 와이어 등 해외 언론이 이를 그대로 보도하면서 미국 내 여론을 흔들고 있다.

특히,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 성향 매체인 데일리 콜러(The Daily Caller)는 이달 초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한중회담을 언급하며, 한국 정부의 쿠팡 조사를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이자 공격’이라고 규정한 대럴 이사 하원의원의 기고문을 기재했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22일 한국 정부의 조사가 ‘미국 기업 쿠팡에 대한 전례 없는 공격(Unprecedented assault)’이라고 명시했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속적으로 전문가들의 입을 빌려 “한국의 디지털 규제가 미국 테크 리더들을 공격적으로 겨냥하고 있다”는 비판적 시각을 반복하고 있다.

쿠팡의 전방위적인 로비가 미국 정치권과 언론을 움직여 한국 정부를 압박하는 데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이 지배적인 분석이다. 미국 매체인 악시오스(Axios)는 “벤처 캐피털이 국가를 상대로 이 정도 수준의 통상 압박을 가하는 것은 쿠팡의 전략적 로비 없이는 불가능한 이례적 행보”라는 취지의 분석을 내놨다.

이런 미국을 향한 쿠팡의 로비가 내정 간섭으로까지 치닫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의 로비 자금 공개 사이트인 오픈시크릿(OpenSecrets)과 미 상원 로비 공개 자료(Senate Lobbying Disclosure)에 따르면, 쿠팡은 2021년 뉴욕 증시 상장 이후 2025년 3분기까지 약 1,075만 달러(한화 약 156억 원)를 로비 자금으로 활용했다.

이 때문인지, 미 정치권에서는 한국 정부의 규제를 미국 기업에 대한 적대적 행위라는 주장이 나온다.

에이드리언 스미스 미 하원 세입위원회 무역소위원장은 13일 청문회에서 “한국 규제 당국이 미국 기술 기업들을 공격적 표적 삼고 있다” 주장했고, 캐럴 밀러 하원 의원 역시 “한국 국회는 최근 통과된 ‘검열 법안(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포함해 미국 기업을 겨냥한 입법을 계속하고 있으며, 미국인 경영진을 대상으로 ‘정치적 마녀사냥’을 시작했다”고 쿠팡을 옹호했다.

미 정치권의 이러한 발언들은 주권 국가의 정당한 법 집행을 방해하는 내정 간섭이자 통상 압력으로 볼 수 있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은 한국 법령에 따른 엄중한 조사 대상임에도, 이를 ‘마녀사냥’으로 규정하는 것은 정부의 수사 동력을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23일 135개 노동·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안전한 쿠팡만들기 공동행동’과 ‘온라인플랫폼법제정연대’는 “미국 정·재계의 이러한 행태는 명백한 내정간섭”이라며, 쿠팡을 향해서는 “불법을 저지른 쪽이 책임을 지기는커녕, 외부 힘을 빌려 공권력을 압박하는 행태는 조폭이 경찰을 협박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준 기자jkim103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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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검찰에게 가장 큰 피해를 당한 것은 국민”…175차 촛불대행진 열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6/01/25 09:50
  • 수정일
    2026/01/25 09:51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문경환 기자 | 기사입력 2026/01/24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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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4시 대법원 앞에서 촛불행동이 주최한 ‘내란청산 국민주권실현 175차 촛불대행진’이 진행됐다. 

 

  © 김영란 기자


‘조희대를 탄핵하라! 국힘당을 해산하라!’는 부제를 단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연인원 약 3,100명이 매서운 한파를 뚫고 모였다. 

 

사회를 맡은 김지선 서울촛불행동 공동대표는 “이진관 판사가 ‘계엄을 막은 것은 우리 시민들의 용기였다’고 말했다. 내란을 단죄하는 것도 우리들의 용기와 투지에 달려 있다. 결국 국민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내란 단죄의 시간은 머지않았다”라면서 구호를 외쳤다. 

 

“대선개입 내란공범 조희대를 탄핵하라!”

“내란동조 내란본당 국힘당을 해산하라!”

“정교유착 위헌정당 국힘당을 해산하라!”

“검찰수사권 박탈하고 검찰개혁 완수하자!”

 

권오혁 촛불행동 공동대표는 “한덕수가 징역 23년 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었다. 이것이 우리가 바라던 내란 단죄의 장면 아닌가?”라고 한 뒤 “조희대는 이미 이진관 판사의 판결을 뒤집기 위해 항소심, 상고심 재판 작전을 짜고 있을 것”이라면서 “한덕수 23년 선고는 윤석열 사형 선고와 조희대 탄핵으로 이어져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 “내란범을 대선 후보로 내세웠고, 내란범과 함께 정권을 운영했고, 내란 수괴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정했고, 내란 수괴의 체포를 온몸으로 방해한 국힘당”을 “정치계에 그대로 방치하는 것 자체가 직무 유기”라면서 “강력한 내란 정당 해산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라고 외쳤다. 

 

이어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내가) 검찰에 가장 많이 당했다고 생각한다”라고 얘기한 것을 염두에 둔 듯 “정치검찰에게 가장 큰 피해를 당한 것은 그 누구도 아닌 우리 국민”이라면서 “정치검찰에게 바늘구멍만 한 틈도 허용하면 안 된다.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여기에서 한치의 후퇴도 허용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남명진 가천대학교 생명공학부 교수는 “윤석열과 조희대 모두, 그 학교(서울대)를 졸업했다. 그 학교를 나온 사람들이 하나같이 엉망이다”라면서 “인격 수양, 인성 교육은 뒷전이고 국가고시 합격에만 목숨을 거는 대학의 문제점이 아닌가? 법대뿐 아니라 수많은 부정부패한 관료들의 양성소가 되어버린 대학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울대 법대 출신은 입법·행정·사법 요직을 독점하는 ‘권력의 입구’ 역할을 해왔다. 이들이 검사·판사·고위 공무원·정치인으로 서로 보호하는 카르텔을 형성하면서 잘못해도 견제 받지 않았다”라며 교육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 권오혁 공동대표(왼쪽)와 남명진 교수.  © 김영란 기자


진미봉 안성평택촛불행동 회원은 “아직도 제 주변에는 제가 조희대 탄핵 집회를 간다고 이야기하면 ‘조희대가 무슨 대학교냐?’라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우리가 더 많이 알리고, 더 많이 움직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썩은 가구에 페인트를 칠한다고 새 가구가 되지 않는다. 썩을 대로 썩은 국힘당은 당 이름을 바꾼다고 해도 더 이상 국민을 속일 수 없다”라면서 “다가오는 지방 선거에서 내란 정당에 단 한 표도 주지 않도록 끝까지 알릴 것이다”라며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날이 인천촛불행동 사무국장은 “(국힘당은) 오랜 기간 통일교, 신천지와 같은 세력과 끈끈한 유착 관계를 맺고, 그들의 조직력을 빌려 권력을 탐해왔다. 정치적 위기 때마다 사이비의 손을 잡고, 그 대가로 인사권을 내주며 국정을 농단했다”라며 “국민의 안위보다 사이비의 이익을, 법치보다 사익을 우선시하는 국힘당은 존재 자체가 헌법에 대한 도전”이라고 주장했다. 

 

▲ 진미봉 회원(왼쪽)과 그날이 사무국장.  © 김영란 기자


집회를 마치고 참가자들은 고속터미널까지 행진했다. 

 

행진 차량 방송을 맡은 변은혜 씨는 “내란 주요 임무 종사자 한덕수가 징역 23년에 법정 구속이면 내란 수괴 윤석열은 필히 사형을 선고받아야 한다. 문제는 그 판결을 조희대가 꽂아 넣은 지귀연이 한다는 데에 있다. 주권자 국민이 조희대 사법부를 멱살 잡고 가자”라고 외쳤다. 

 

한편 구본기 촛불행동 공동대표가 진행하는 ‘촛불국민 속으로’ 시간에 조을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설명했다. 

 

조 작가는 “대법원에 가면 ‘정의의 여신상’이라고 있다. 다른 나라의 ‘정의의 여신상’은 눈을 가리고 있는데 한국은 두 눈을 부릅뜨고 있다. 그게 우리나라 사법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다”라고 하여 이를 모티브로 해서 작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정의의 여신상’이 눈을 가린 모습을 한 것은 피고의 신분이나 지위에 따른 선입견을 버리고 판결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 조을 작가.  © 김영란 기자

 

▲ 배우 백지은 씨가 최신 뉴스를 재미있게 풍자한 ‘백지의 촛불뉴스’를 진행했다.  © 김영란 기자

 

▲ 대진연 노래단 ‘빛나는 청춘’이 「국힘당 해산송」, 「우리가 바라는 대로」, 「들꽃」을 불렀다.  © 김영란 기자

 

▲ 가수 정도훈 씨가 「재판을 아무나 하나」, 「내란청산 말달리자」, 「촛불로 내란청산하자」 등의 개사곡들을 불렀다.  © 박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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