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미 에프티에이 반대 집회에 가는데,

그냥 오전에 맹숭맹숭하다가 가기가 싫었다.

그래서 당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북한산 넘어 집회에 갈 예정이니까

같이 갈 사람은 연락달라고...



한 명도 같이 가겠다는 사람이 없었다는거..

 

어쩌랴. 아침 7시에 집을 나와서 구파발에 8시쯤에 도착,

바로 버스 타고 삼천리골로 들어섰다.

 

혼자 등산은 잘 안하는 편이지만,

혼자 산길을 걷는 것이 어쩌면 가장 편하고 좋다.

우선 누구를 신경쓸 일도 없고, 가고 싶으면 가고, 쉬고 싶으면 쉬면 된다.

그기다 아무데서나 샛길로 빠져서  혼자 놀다 가면 된다.

 

덕분에 자주 간 삼천리골이지만, 계곡을 따라 걸어 올라갔다.

전날 비가 내린 덕분에 물도 제법 있었다.

 

 

뿌리채 뽑힌 나무는

 

놀며 놀며 문수봉을 올랐고, 대남문을 거쳐서 가보지 않은 보현봉을 가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성곽을 따라 올라 가다가 성벽을 넘어서 내려 섰는데,

처음에는 약간 길이 보이는 듯 하더니, 금새 바위로 가로 막혔다.

이쪽이든 저쪽이든 길이 보이지 않는다.

혼자서 길도 모르는 바위로 올라갔다가 떨어지면 나만 바보라는 생각이 들어서

바위로 올라가는건 포기하고, 우회 하기로 했는데,

아랫쪽으로 내려와 봐도 역시 길은 없다. 그 바위위로 사람 몇이 내려오는게 보이는데,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

배가 고파서 따뜻한 바위에 걸터앉아 김밥과 컵라면을 먹고

경사가 급한 곳을 기어 내려와서 등산로로 접어들었다.

정릉이나 북악터널에서 대성문으로 가는 넓은길...

 

북악터널로 가는 길은 한번도 가 본적이 없는 길이라 새로운 기분으로 내려오는데,

올라갈때와 달리 낮이 되니 올라오는 사람들에게 부대껴서

설렁설렁 여유있게 가기가 쉽지 않다.

영불사 아래 내려와서 계곡물에 발도 담그고...

발 담그려 보니까 개구리알이 엄청 많기도 하더라..

 

생강나무 꽃이 노랗게 피고 있었고, 진달래는 아직 봉우리만 붉게 솓아 오르고 있었다.

 

 

북악터널 입구에서 버스타고 시청앞 광장으로..

두어시간 집회에 앉았다가 종로로 가라해서 종로를 돌아 다니다가,

6시 넘어서 부터 저녁먹고 술먹고 놀다가 집에 돌아왔다... 긴 하루였네.

 

시청앞 집회에 있었는데 앞에 앉았던 꼬마는 열심히 뭔가를 뒤지고 있었다.

애들의 호기심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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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26 12:56 2007/03/26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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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잃어버린 심장

 

내게는

느끼고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는

심장이 없다고

당신은 말했지

 

피의 흔들림과

가슴의 따스함도

사랑을 위한 열정도

사라졌다고

당신은 말했어

 

심장을 찾아 

허겁지겁 거리를 헤메고

만나는 사람들에게

내 심장이 어딧는지

물어보기도 했어

 

당신이 떠나던 날

난 알았다네

그 동안

당신이 내 심장을

가지고 있었다는 걸

 

          <2007.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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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24 18:34 2007/03/24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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