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새벽

2007/05/28 05:34

새벽에 피씨방에 와서 이런저런것들을 검색했다.

 

그리고 한 선배가 검토를 부탁한 편지를 읽고 온라인에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고 헤어졌다.

 

그 선배가 쓴 편지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 어린시절부터... 이런저런 우여곡절을 겪으며 나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강한 사람이 되었다'

 

그 문구가 인상적이었다.

 

나 역시 스스로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싶고, 또 그런것을 지향하여 가고는 있지만 아직

 

그렇지 못한 면을 스스로에게서 많이 발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최근에 나는 한 사람과의 관계와 그것으로 비롯된 것때문에 많이 슬퍼하고 눈물을 흘렸다.

 

눈물을 흘리는 것때문에 약하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 나는 내가 눈물 흘릴 수 있는 인간

 

이라는 것을 기뻐하고 또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 어떤 것에도 눈물흘리지 못하

 

는 것은 강한 것이 아니라 무뎌졌고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가 나를 아직 강하지 못한 인간 이라고 생각하는건.

 

내가 사람에 대한 마음가짐과 태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한 사건이나 한 사람으로 인하여 그것의 뿌리가 흔들릴 정도는 아니지만.

 

나는 이제 나와 관련되었던 그 사람을 마주하는 것, 그 사람의 시선이 두렵고

 

(마주할 일이 별로 있지는않지만) 그리고 그가 갖고 있는,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부분까지도

 

 포용할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 

 

앞으로 만날일이 없고 이미 헤어진 사람인데 포용하든 안하든 무슨 상관이냐 할지도

 

모르겠지만,  이건 대상의 문제라기보다는 나의 마음가짐에 대한 문제다.

 

 

 

누군가를 마음에 두기 시작했고, 또 관계가 시작되었으나 끝났고, 그랬다고 해서 그 마음을

 

억지로 지우는 것이 너무 자연스럽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그의 머릿속에 그리고 옆에 누가 있든

 

나는 그를계속  마음에 두고 싶다.

 

일대일 타인배타적인 소유욕은 지우고

 

그저 내가 만났던 한 사람의 세계에 대한 애정을 버리지 않는 것이다.

 

아마 그건 단순한 호감보다는 강하고, 아무래도 연애감정보다는 약하겠지만.

 

 

 

그렇지만 나는 그렇게 할 수 있을만큼 강하고 따뜻한 사람일까 싶다.

 

할 수 있을런지 모르지만, 흔들리지 않는 강하고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

 

꺼풀과 거죽만 그런것이 아니라

 

작은 상처에 좌지우지 하지 않는 그런 사람으로.

 

지금 나의 현실과, 그리고 나의 마음 모든 것을 잘 견뎌내면

 

그렇게 될 수 있지 않을 까 싶다.

 

잘 하고 있다고 믿고 싶다.

 

 이 사적 영역에서의 경험은 단지 하나의 수다거리나 에피소드로 잊혀지는 것이 아니라

 

나를 삶의 전반에서 더 뜨겁고 꾸준한 사람으로 달굴 수 있을 것 같다.

 

그게 내가 무엇보다 소중하고 지켜나가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을 도외시하고 한 사람에

 

대한 감정에만 천착하여 나약한 인간으로 전락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는 길이다.

 

 

 

 미워하거나 잊거나 무덤덤해지는 것보다는 나는 기억하고 사랑하고 싶다.

 

할수 있는한.

 

어떤 원칙때문이 아니라, 그게 나에게 더 쉽고 행복한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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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뮤즈 2007/05/30 00:45

    그렇게 얘기하면 정말 내가 정신적, 육체적으로 강한 사람같지 않수? 작전상 그렇게 얘기한거죠. 여튼 땡쓰땡쓰~ 그리고 아자아자~

    perm. |  mod/del. |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