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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감정

옛날사진을 다시 살펴보다가

갑자기

전화가 하고싶어졌다.

옛적에 친하게 지냈던 사람들에게. 물론 지금도 연락하면 반겨줄 사람들.

 

"잘지내?"

"그럼.왠일이냐?"

"그냥 생각나서 결혼식 전에 함 봐야지~!"

"그러게. 근데 결혼식 전엔 정신 없을 것 같고, 결혼식 끝나고 애들이랑 한번 보자"

"어..그래"

 

혼자 옛 감정에 빠져

타인에게까지 그 감정을 기대하는 것은 정말....이기적인 일이다.

이기적이었다 나..

혼자 심심한 사과를 전하고

다시 열일 모드로 바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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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방위 훈련

오늘(3/14) 삼성본관에 약 20분간 갇혀있었다.

검은양복 입은 아저씨들이

밖에 상황이 좋지 않아 나갈 수 없으니,

이 빌딩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말라고

친절히 설명해주셨다.

결국 2시부터 20분까지 삼성본관 1층 삼성디지털갤러리에서

최신 휴대전화 단말기와 노트북, 디지털 LCD TV 등을

구경할 수밖에 없었다.

 

하필 그 시간에 그곳을 지나갔는지.

민방위 훈련이 그렇게 철저하게 진행되고 있는지

28년만에 처음 알았다.

 

그렇게 들어가려고 해도 들어가지 못했던 그곳을

민방위 훈련 덕분에 들어가 헤집고 다닌 것도 참,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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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티엔도 그만 봐야겠다..

나는 주5일,대략 6,8시간 가량 쉬지 않고 뉴스를..듣는다. 그것도 와이티엔.

어제였던가!

"비만인의 입냄새가 그렇지 않은 인간보다 더 심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는 뉴스를 접했다.

이를 듣고 있던 이모씨왈 "아니 이젠 입냄새까지..."라며 한탄했다. 뒤이어 이말을 듣고 있던 최모씨가 끼어들며 "와이티엔은 흡연하고 뚱뚱한 비혼 여성을 디게 싫어해"라며 거든다. 

 

어제 늦게까지 송년모임이 있어 새벽 1시나 되서야 버스에 올랐다. 버스는 특히 여성에게는 기본 불쾌한 공간이지만, 연말이라서인지 어제는 유독 더했다. 우선 막차시간이 가까워져왔음에도 버스는 만원이다 못해 더 사람을 태워서는 안될 지경이었고, 술과 땀이 섞인 남자들의 체취가 코를 찔러 숨을 쉴 수 없었으며, 심지어는 꼬꾸라지며 꾸벅꾸벅 졸고 있는 남자가 팔뒤꿈치로 내머리통을 가격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유독 그 남자가 내 뒤에서 친구에게 칭얼댔는데, 친구가 조용히 이를 받아주고 있었다.

"야! 난 출근할 때도 서서가는데, 퇴근할 때도 서서가야 하냐. 정말 너무해너무해..나 앉고 싶어..그냥 앉아버릴까??잉잉잉 너 집샀지? 얼마에 샀냐? 많이 올랐지?그래도 넌...야..."

 

나는 그 남자가 내가 보았던 배나오고 뚱뚱한 사람이라고 추측했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고선 와이티엔을 끊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칭얼대던 그 남자는 멀쑥하게 키가 컸으며 객관적 훈남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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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인터뷰

사람을 상대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인터뷰가 어려운 것 가운데 가장 큰 것이라고 꼽는다면 단연 입체적 취재가 가능해야 한다는 점이다. 인터뷰이의 이력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하고 최근 활동 뿐만 아니라 성격 혹은 그날의 기분까지 잘 파악하고 접근해야 성공적인(?) 인터뷰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약 30여 명? 더 되려나! 그래 약 50여 명 쯤이라고 해두자. 이 중 나의 성공률은 채 10%에도 미치지 못할 듯 싶다.

 

그날의 인터뷰는 그런 면에서 성공확률이 높았다. 인터뷰이의 이력과 최근 활동, 성격은 물론 생활방식과 활동양식까지 꽤 꿰뚫어보고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꼭 그렇진 않았다. 

 

나와 인터뷰이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을 법한 독자들이 '아버지를 인터뷰 하는 게 어디있어요?ㅋ', '그래서 더 웃겨요ㅋㅋ' 등등의 덧글을 달지 않고 모른 척 넘어가주었으면 물론 더 좋아겠지만, 인터뷰이와 나와의 관계를 알고 있을 독자 등 주변인들이 인터뷰의 성패여부와 이후 게재될 인터뷰기사 작성시 요주사항은 아니었다. 

 

'아빠'를 인터뷰하는, 그 자체가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우선 인터뷰이가 취재를 당하면서 인터뷰어의 편의에 대해 별반 고민하지 않은데 반해, 그는 자신의 답변 보다 인터뷰어의 편의를 먼저 고려했다. 가령 녹취가 용이하도록 말의 속도를 조절한다던가, 알기 쉬운 용어와 문장을 선택한다던가 했다는 점이다. 물론 그것이 그의 성격이라고 지적하는 사람이 있을 듯 싶다. 내가 알고 있는 그에게는 분명 남에 대한 배려를 우선하는 면이 있지만, 자기 할 일을 뒤로 넘겨두지 못하는 사람임은 틀림없으므로 성격 때문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또한 자연스럽지 않았다. 어짜피 단 둘이 앉아서 대화를 나누는 것이라 남을 의식할 필요도 느끼지 못했지만, 아버지와 딸의 관계와 인터뷰이와 인터뷰어의 관계를 넘나들면서 때로는 어긋난 정체성 속에 혼란을 맛보기도 했다. 

 

"비오니 갈 때 우산가져가라"는 멘트를 던지거나 "와!이 컵 진짜 오랜만에 봐요"라는 말에 먹던 컵까지 씻어다가 박스에 싸서 들려보내는 행동을 보면서 '이것만은 넘지 않겠다'고 결의했던 마음을 풀고 지키지도 못할 벽을 넘어버렸다. 그건 나도 못하고 상대도 안되는 일이었으므로..

 

아이러니 한 것은 가정에서 보다 같은 공간에서 자주 마주칠 수밖에 없는 공동의 작업 속에서 소위 '아버지의 모습'을 더 많이 본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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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커(절대금지커피) 17일째

벌써 17일째다. 커피를 끊은 지.

머리두통은 없어졌다.

커피숍 주변을 어슬렁 거리는 일도 극히 드물어졌다.

타인이 먹는 커피를 째려보는 일도 잦아들고 있다.

여전히 깊은 잠은 들지 못하지만, 절커 때문이 아니라 방이 추워서인 것으로 보인다.

 

생리주기는 불안정해졌다. 철저하게 지켜왔던 생리주기였건만 이번달은 일주일씩이나 뒤로 미뤄졌다. 나에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절대로!! 절커 때문일지 다른 심리적 요인이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우선은 다른 이유라고 생각된다. 잡히기만 해봐라!!! 

 

생리주기 외에 많은 것에서 몸에 변화를 느끼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지만, 우선 피부가 투명(?쑥쓰럽네..)해졌고, 때마다 나던 뾰드락지도 생기지 않는다. 몸무게 변화는 별반 없는데, 몸에 붓기는 느껴지지 않는다.

 

심적변화에도 변화는 왔다. 우선 절커의 성공에 따른 성취감 고조 이후 다른 일상 속에서의 소소한 변화에 대한 기대와 자신감이 생겼다. 물론 아직까지 사무실 '드~러운' 내 책상을 정리할 엄두는 안나지만, 그간 미뤄놓았던 방 옷장 정리(아무래도 난 내 일을 잘못 잡은 것 같다. 패션 쪽 일을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옷장을 보면서 입이 딱 벌어졌다)와 방 대!청소를 어제 끝냈고, 기록의 습관도 시작했다. 물론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어떤 것도 단정할 수 없지만.

 

정리정돈에 거리가 먼 나로써는 매일매일 하루하루와 주변을 정리하는 것을 습관화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고려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미뤄놓았다가 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매일 습관처럼 정리정돈을 생활화해야 한다는 것을 최근에 와서야 깨닫고 말았다.ㅠㅠ   

 

참..운동하는 아빠와 엄마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난 참...가정교육을 제대로 안 받은 모양이다. 그래도 스스로 습득할 수 있는 것들이니 천만다행이다. 그리고 이제라도 깨달아서 참~다행이다. 물론 의지박약, 작심3일로 끝나는 일은 없어야 겠지만.

 

결론만 말하면, 커피는 아주 잘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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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그루'라는 한그루

경험에 의해 체득된 공식은 좀처럼 지워지지 않는다.

가령 주사바늘은 너무 너무 아프고 무섭다라는 것처럼.ㅠㅠ(정말 넘넘 무서워~)

 

안타깝게도 나에게도 몇 가지 사고의 공식이 존재한다.

'40대남성=멀리 해야하는 인간' 이라던가

'50대이상부부=섹스리스 혹은 ≠불타는섹스' 라던가

 

일편향적인 부분만 잡아본 것이지만, 참 다 쓰고 보니 내가 오랫동안 연애 안하긴 했나보다 하필 골라도 저런 것만 골랐나 싶다 ㅠㅠ

 

그래서 나의 편견이 나를 지배하느냐. 정말 안타깝지만 그렇다.

20대 중반을 넘기니깐 추근대는 남성이 어째 죄다 40대인지...그 뒤로부터 40대 남성은 대체로 피한다. 물론 그들의 나이가 나를 정녕 피하게 만들었던 것인지 피하고 싶었던 사람들의 나이가 공교롭게도 40대였는지는 모르겠으나 대체로 그들은 피하고 보자는 주의다. (이런 편견은 정말 없애야 하는데)   

 

50대이상부부의 섹스에 대한 경험은 없으나, 뭐..티비 등을 통해 어떻게 주입된 모양이다. 어느 날 지인들과 수다떨다가 'L'의 "자기 엄마 아빠 요즘 섹스를 안하나봐"라는 말에 나도 모르게 "진짜. 섹스도 하셔?"라고 반응한 것을 보면서 내가 참 왜곡됐구나 라는 생각을 했더랬다.

 

서론이 길어졌다. 본론으로 넘어오면.

 

수능날이던 15일 수능을 거부하고 1인 시위에 나선 고3학생을 만났다. 물론 취재차였다.

취재진들이 꽤 왔었다. 한국일보, 한겨레신문 등에서 와서 여러가지 질문을 했다.

대체로 내가 질문할 거라고 적어온 것들과 내용이 흡사했다.

옆에서 조용히 들으면서 받아적었다. 이런 걸 거저먹는다고 하는 거다.

그런데 듣다보니 거슬린다. 내가 직접 질문했으면 별 문제의식이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기자들이 원래 의심이 많아야 되는 직업이긴 하지만, 의심 자체가 왜곡되어있다는 그것처럼 무서운게 없다.

 

"대안학교 다녀요?"

아마 일반학교에서 수능을 거부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니까 이런 질문이 날아올 수도 있었겠지만서도 수능을 거부한 학생한테는 어떤 학교냐는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다. 지금과 같은 학벌사회에서 어디 학교에 다니건 수능을 거부한다는 것은 굉장한 결단이 필요한 것이다. 결국 기자들은 이 학생이 '간디학교'학생이라는  사실을 캐갔다. 결국 '대안학교'가 이날의 결단의 중요한 결정요소 내지는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주요 환경으로 이해하게 된 셈이다.

 

"무슨활동했었어요?"

"대학 원래 안가려던 것은 아니예요?" 등도 위와 유사하다.

 

기자들이야 원체 세련되게 포장하는데 귀재라고 하지만, 내 기사 밑에 달린 덧글은 보다 노골적이다. 대체로 우호적인 덧글이 달려서 유독 튀는 덧글이기도 했는데, '불가능한 세상이다. 부모님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대충 그렇다.

 

그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지 않고 속단해서 미안한 얘기지만

난 이들이 이 고3 학생의 결단을 상대적일지언정 '낮은 수준의 결단'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이것도 편견일까.

뭐 여러가지 기제들이 작동했을 수 있다. 아직 고3이라서 라던가. 사회 경험이 없다던가 하는 등의.

 

그러나 우문의 현답이라고 이 학생의 대답은 퍽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대학을 안 가는 것도 아니고, 못가는 것도 아니다. 단지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대학에 가지 않아도 되는 일이기 때문에 대학을 선택하지 않은 것이다. 하고 싶은 일로 도달하는 그 과정과 방식은 다양해야 한다"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학교교과들이 좋았다. 옷을 만들거나 밭을 일구는 일 등이다. 자주는 아니지만 학교 근교에서 고구마를 재배하기도 하고 직접 옷을 만들어 입어보는 교과가 있었다. 이런 교과들이 사회에 나가면 쓸모없어져 버리는 과학이나 수학보다 좋았고 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배우는 것이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되어야 한다. 시간을 투자한 12년 간의 교육과정에서 배웠던 것이 결국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뭐하러 학교에 다니냐"

 

교육운동을 한다는 사람이라도 '배우는 것이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되어야 한다'고 사고 하기 쉽지 않다.

 

이 학생은 시민사회단체에서 학생(청소년/녀)인권과 관련된 활동을 하고 싶다고 한다. 

 

수능 거부 라는 이슈가 언론에 크게 부각되지 않았지만, 자체로 시사하는 바는 크다.  이 학생의 결단이 한낱 '어린 학생의 철 없는 행동'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기를 희망한다.  

 

이 학생의 이름은 허그루다. 간디학교 3학년인  허그루 군은 '허그루 요. 한그루 할 때 그룹니다'라고 자신의 이름을 소개했다.

 

한그루 허그루 군, 멋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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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끊은지 2일째

최근 커피를 끊기로 했다.

마음은 진작부터 먹고 있었다.

 

하루에 세잔 이상, 믹스커피도 아니고 카페라떼류의 커피를

먹는것이 사치스럽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다이어트를 위한 것이 더 크다. 피부미용도 그렇고^^

 

사람들은 커피끊었다고하면 몇 일 더 봐야 한다고 한다.

주말까지는 가봐야 니가 진정 끊을 맘을 먹었는지 알 수 있다는 이야기다.

 

뭐..대략 수긍은 되지만, 지금으로써는 내 의지에 물을 끼얹기 위한 모략으로밖에 보이지는 않는다. 쩝..

 

아직까지 별다른 금단현상은 없지만,

단 것이 땡기고, 머리가 아프고 머리가 멍하다.

워낙도 집중을 잘 못했는데, 어떤 것에 집중하기도 쉽지 않다.

 

커피 끊는 것을 봐서 라면 등 인스턴트 음식도 차차 줄여나가볼 생각이다. 음...정말 어려운 결심이 될 것 같다.

 

변화를 꾀하는 이유?

글쎄 별다른 것은 없고, 뭐 앞서도 말했지만, 다요트와 피부미용을 위해로 우선 이야기해둬본다. 더늙기전에 관리해야지...

 

근데 생활이 루즈한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면서 하루하루 별다른 각오와 결심없이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은 좀 해봤다. 그리고 루즈한 생활이 넘 몸 편하고 입에 단 것 만 취하려고 하는 생활습관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좀 해봤는데, 이것이 커피를 끊고 등등의 변화와 직접적 영향이 있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여튼 우선 커피는 끊어본다.

 

커피 보다 더 나쁜 것인지 모르겠지만, 단 것이 너무너무 먹고 싶어 2일째 초코유우를 사먹고 말았다.

나중에 임상자료에 필요할 지 몰라 기록을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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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운 내 책상~

상가주택, 요즘으로 따지면 5층짜리 주상복합에서 맨 윗층-스쿠루지 같은 쥔 집 영감이 옥상에 가건물을 올린 것으로 치면 위에서 두번째 집이라고 볼 수 있는-가정집을 개조하지도 않고 사무실로 사용하는 청파동 우리 회사는 폭 2미터 세로 1,5미터의 큰 창으로 인해 사시사철 따뜻한 햇볕을 만끽할 수 있다.

 

그 삼실, 창으로부터 맨 우측 두번째 책상에 있는 나의 책상은 적절한 온도와 습도, 햇빛량을 받아 소담하고 따뜻하다.

 

어느날 나의 책상에서 왠 놈의 젓가락 한 짝이 나왔다. 한 벌도 아니고 짝을 잃은 한 개.

당장 온갖 생각과 공포가 엄습했다.

젓가락.

'이건 맘먹기에 따라 무기로도 사용가능한 것이 아니더란 말이냐'

'이런 요망한 물건이 왜 내 책상 위에 있담'

'이건 필시 누군가가 딴 맘을 먹고 잠시 내 책상에 내려놓은 게 틀림없어'

 

이렇게 생각하고 며칠이 지났을까.

내 앞에 앉은 이모씨가 책상 정리 좀 하라고 생난리를 쳤다.

'아니 도대체 내 책상이 어때서!!!'

'..................'

 

언제 먹었는지 모르는 우유 껍데기, 빨대를 싸고 있던 비닐, 구겨진 은박지의 먹다 남은 초콜릿, 아무렇게나 접혀 책꽂이에 쳐박혀 있는 우산, 언젠가 샀으나 몇 번 사용하지 않고 책상 위에 버려진 칫솔 잃은 일회용 세면도구들과 비닐팩, 헤드셋과 유에스비잭, 컴퓨터 주변기기 등 뒤엉킨 선들,

'어 저기있었네~'칫솔 잃은 세면도구들 비닐팩의 본주인 칫솔은 두번째 책꽂이 박스 안에 있었다.

그 밖에 두서없이 뒤섞여 있는 서류종이들과 맥락없는 소설책, 토익책, 맞춤법책 들이 불과 1미터가 채 안되는 내 책상 위에 널부러져 있다.

 

그때 막 생각난 '젓가락'의 용처. 사람들과 쪄먹은 고구마를 젓가락 한 짝에 찍어다가 책상 위에서 우작우작 먹었던 기억이 불연듯 떠올랐다. 으악~~

 

사실 그닥 공감가는 공익광고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공중화장실에 붙은 '자기 집처럼 이용해달라'는  공익광고는 정말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러다 쥐 나오겠다. 

가을도 다 가는데, 책상 청소라도 한 판 해야 겠다.

내 책상 어딘가에서 벌써 쥐가 자라고 있는 건 아닐까..ㅜㅠ 

 

p.s 근데, 이모씨!!

당신 책상에 나만 보이게 쌓아둔 커피병들도 만만치 않거덩~

나중에 독립해서 집 나오면 양념통으로 쓴다는 그 커피병들 쌓아둘려면 꼭 씻어 말려서 올려주셈~네~?

종종 볼 때마다 내 책상의 쥐(?)들이 나중엔 글루 이사갈 것 같단 말야~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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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제 맞짱 뜨자!

소통에는 국경도 장벽이 되지 않는다지만,

소통 상대의 '성별'은 장벽 중에서도 큰 장벽, 아니 난 그동안 이성과 제대로 소통해왔는지 조차 의심하고 있는 중이다. 의심은 의심을 낳았다. 요즘은 '혹시 그간 나의 말을 왜곡해 오진 않았는지'에 대해 불쑥불쑥 고민하게 된다.

 

그간 나는 몇 가지 점에서 인내해왔다.

 

첫 째, 맥락 없이 지엽적인 문제에 물고 늘어지며 이것이 소통이라고 착각하는 것을 참아왔고, 두 번째 언제는 신뢰 운운하더니 배수의진을 쳐놓고 소통에 덤벼드는 것도 참아왔으며, 세 번째 자신의 뜻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소통테이블을 뒤엎는 행위 또한 참아왔다. 그들의 그런 태도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때때로 회의자리였으며 때로는 사적인 자리에서도 변함없는 소통실력(?)을 과시한다.  사적인 자리에서는 그런 대로 참겠는데, 회의자리에서까지 이런 태도를 보이는 건 이젠 정말 못 참겠다.

 

내 경험을 일반화하여 단정할 순 없지만 그들은 대체로 남성이다. 지금까지 "그들은 왜 그 모양일까"를 고민했었다. 이유가 뭐지? 왜들 그러지? 다들 그러나? 내 주변만 그러나? 내가 너무 일반화하나? 안그런 남자도 있을거야. 우리 삼실의 삼X처럼' 그렇다 인정한다. 안 그런 인간도 있다. 그러나 그들은 생물학적으로만 남성이다.  

 

난 아직 원인을 찾지 못했다. 아직도 관찰 중이다. 원인을 찾으며 나는 다음과 같이 대응했고 그들은 다음과 같이 반응했다.

 

첫 번째 문제는 설명하면 고쳐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랬더니 맥락 없이 지엽적인 문제로만 알고 똑같은 일을 되풀이한다. 두 번째는 일종의 협박이라고 봤다. "야 나 다 때려칠거니깐 알아서해"라고까지 얘기하지 않지만, 내 듣기엔 거의 그 말이었기 때문이다. 이 점에 대해서도 난 다소 노기를 띤 항의? 그러니깐 사실상 첫 번째와 같은 방식으로 대응한 것과 진배 없다. 그들의 반응은, "여튼 난 그렇게되면 내 생각대로 의미부여할거니깐 알아서해". 

 

세 번째는 이건 폭력에 가깝다. "야 됐어 나 안해"라고까지 얘기하지 않지만, 내 듣기엔 거의 그 말이 그 말이다. 이에 대해 분노섞인 항의, 다시 말해 첫 번째, 두 번째와 같은 방식으로 대응했다고 본다. 그랬더니 그들 이제는 그런 반응에 대해서 듣지도 않고 그냥 나가버린다. 그들은 테이블만 엎지 않은 것으로 평화적 방식을 택했다고 생각하는 듯 했다.

 

그래서 이 일을 어쩌면 좋을까 고민을 무지 많이 했더랬다. 너네들을 어쩌면 좋겠니?

 

맞아야 정신차리겠니??

 

소통을 위한 인내, 그러나 인내의 한계 벌써 왔다. 우리 이제 맞짱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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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피해주세요

눈병에 걸렸다. 우씨~2주동안 렌즈를 끼지 말란다 우씨~우씨~

유행성 결막염. 전염성이 강하다. 진짜 조심한다고 했는데, 옮아버렸다.

그리고 조심한다고 했는데, 옮겨버렸다.

 

어제부터 오늘까지 발병 이틀째, 어제는 충혈이 심했고, 눈꼬리 쪽 흰자위가  늘어져 눈을 감고뜨기 부담스러웠으며 이물감이 상당했는데, 자고 또 자고, 먹고 또 먹고, 쉬고 또 쉬고의 생활 패턴 반복과 플루메쏘론, 타리비드 안약 처방으로 오늘은 그래도 모든 면에서 어제 보다는 낫다.

 

아직 충혈기가 남아 있고,  시야가 흐릿, 피로감은 여전히 있지만 오늘은 엉엉 울고난 사람 같은 정도이니 어제보다 확실히 오늘은 나아졌다.  

 

어제 하루 결근, 오늘 사무실 출근.

다들 걱정해주었다.(옮을까봐....)

집에 일찍가겠다는 문자를 넣었더니 엄마까지 "집에오면 어케"

오늘은 이미 옮겨놓은 친구네집으로 가야할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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