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제는 한마리가 아니라 더 많은 모기들에 시달렸다. 아마 여기가 호수가라서 그런가보다. 도심으로 옮겨볼까하는 생각이 스친다. 일단 밥을 먹자. 호수를 처다보며 야체볶음과 밥을 먹었다. 하루만 더 있자. 방을 옮겨달라고 했다. 일보는 캄보디아인 얼굴에 장난기가 쓰여져있다. 내 팔을 툭툭치면서 장난을 친다. 같이 놀아주기에는 좀 뭐하다. 밥을 먹고 영문소설 남아있는 날들 1장을 읽었다. 3000단어 이상 레벨의 소설이라 이해는 하겠는데 확실하게 문장들이 장악이 안된다. 영화를 안보았으면 읽지 못했을거 같다.
2.
오늘은 여기서 가까운 중앙도서관에 가보자. 지도를 보고 이리저리 찾다가 묻고 물어 한 황량한 건물로 들어갔다. 도서관이 맞다. 그런데 열람시간이 오전 8시부터 11시까지,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다. 한시간을 좀 넘게 기다려야 한다. 옆에 노천식당이 보인다. 생선구운것 몇개 덮어 밥이 나오는데 생선이 딱딱하다. 여기 일하는 사람들도 점심식사를 하나보다. 열명정도 되는 사람들이 식사를 시작한다. 뭔가 먹음직하게 보인다. 저런데 껴서 먹어야 제맛인데 하면서 입맛을 다셨다. 냉커피 비슷한 거를 시키고 2시가 오기를 기다렸다.
3.
2시가 되었다. 학생 옷차림 하나가 건물로 들어간다. 계산을 하고 도서관안으로 들어갔다. 천장은 아주 높다. 전방에는 넓고 긴 나무 책상들이 있고 후방에 열람 책꽃이가 있다. 책에 먼지가 수북하다. 영어 코너는 10년전것이 새거로 쳐줄만할 정도로 고풍스러운 분위기다. 대부분 서양에서 기증을 받았다한다. 그런데 책상쪽 코너에 새책들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두꺼운 하드카바 책들이 꽃혀있다. 영어를 습득하는 책 시리즈인데 픽션 논픽션 시 소설 유머 희곡 등등의 장르에서 볼 만한 작품들을 선정해서 추려놓고 얼마나 이해했는지 질문이 뒤에 붙는 방식이다. 5키로 정도는 될 묵직한 책이다. 마음에 든다.
4.
이 책 보다 더 마음에 들었던 것은 역시나 묵직한 하드커버의 문화인류학에 대한 책이다. 사람들의 생활하는 양식들, 언어, 종족, 관계맺기, 의식주, 일상, 분쟁의 해결 등등을 그 사람들의 전통적인 원리를 찾아가는 그런 분야인거 같다. 이런책은 여행가기 전에 좀 읽어줘야 한다. 즐겁게 책을 이러저리 넘기고 있는데 도서관 사서가 와서 뭐라고 한다. 저쪽 책들은 열람이 안된단다. 아니 그나마 볼 만한 것들이 거기 모여있는데 안되면 뭘보나. 알았다고 하고 다시 책을 가져다 놓았다. 사서가 들어가지 못하게 의자로 울타리를 세게 친다.
5.
다시 고풍스럽고 책먼지로 가득한 서가로 들어갔다. 한 권 골라낸것이 이상한나라의앨리스다. 이책은 일러스트레이터가 곁들어진 책으로 디자인 상을 받았다한다. 이상한나라의앨리스하면 어랄적 만화가 우선 생각난다. 우주의 대마왕~~ 주제가 노래도 조금 떠오른다. 책을 이리저리 뒤적이다 보니 4시가 넘는다. 문화인류학 책만 볼 수 있어도 여기 며칠 더 와서 공부 좀 하는건데 하면서 공부핑게를 그쪽으로 돌리고 나왔다.
6.
도서관은 어제 갔던 웨트 프놈펜과 가까웠다. 거기 화장실에 들렀다가 피씨방 갔다가 면하나 사먹고 바게트빵 사가지고 숙소근처에서 망고주스하나 사먹고 앙코르 맥주 한캔 사가지고 숙소에 들어갔다. 들어와 세계지도를 펼쳐놓고 잠시 상상에 빠지다가 호수가로 나왔다. 아무것도 안보인다. 오늘은 편하게 잘 수 있었으면... .
* 050210 (목) 여행 77일차
(잠) 프놈펜 북쪽 뱅칵 호수 그린 사이드 게스트하우스 욕실없는 싱글 3150원 (3불)
(식사) 아침 고기계란 덮밥 1800원 (1.75달러)
점심 생선덮밥, 티 750원 (3000리알)
저녁 바케트햄버거 400원 (1500리알)
라면 일종 750원 (3000리알)
(간식) 물 1개 130원 (500리알)
망고주스 500원 (2000리알)
앙코르맥주 500원 (2000리알)
(기타) 인터넷 1250원 (5000리알)
화장실 50원 (200리알)
....................................................... 총 9,18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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